한ㆍ소정상 무엇을 논의할까(한ㆍ소 새 시대:2)
◎「한반도 평화구도」 구축 의중 타진/의정서 교환등 수교일정 합의할 듯/남북대화에 대북 영향력행사 요청/남북한 교차승인ㆍ유엔가입 심도있게 거론
오는 4일의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은 획기적인 한소관계진전 뿐만 아니라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평화구도구축이라는 면에서 대단한 기대감을 주고 있다.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무슨 의제에 관해 논의할지에 대해 양국 정부당국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김종휘청와대외교안보보좌관은 노ㆍ고르비회담의 일반적인 수교국간의 정상회담처럼 몇개월전부터 준비하고 양국 외교경로를 통해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의제에 관해 사전에 입장을 조정하고 하는 식이 아니라며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무슨 문제든 얘기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ㆍ고르비회담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회담시간이 1시간30분정도로 예상되고 있고 의사소통이 우리말↔영어↔러시아어로 2중통역 과정을 거치며 정상회담외에 별도의한소 외무장관회담 계획이 없는 점을 감안할때 「외교수사없이 단도직입적으로 큰 시각에서」의견을 교환하고 「알맹이」를 끌어낼 것으로 생각된다.
노ㆍ고르비회담의 의제는 결국 ▲한소 양국관계 ▲동북아 평화구도 구축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한소관계는 국교수립문제와 경제협력방안이 중심이 될 것이며 동북아 평화구도 문제는 남북한관계등 한반도 긴장완화,남북한 교차승인,한국의 유엔가입문제 등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국교수립문제와 관련,『한소정상의 만남자체가 사실상 상호국가로 승인한 것』(김외교안보보좌관)이란 설명에 비추어 양국정상은 조기수교원칙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체적인 수교일정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관계자의 관측대로 6월 정상회담,7월 수교의정서 서명의 수준을 내부적으로 합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소련측이 경우에 따라서는 상주대표부 교환설치라는 중간단계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완전배제할 수 없으나 이는 양국간의 실질적인 경제협력에 대한 합의수준과 어느정도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 경제협력문제는 소련측이 역점을 두고 있고 우리측에 거는 기대도 많아 수교와 동전의 앞뒷면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소간의 경제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소련의 결제수단부족,투자에 대한 확실한 보장,정부간 통상교섭창구부재 등의 장애를 극복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교수립을 통해 투자보장협정,2중과세 방지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점을 우리측이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련측은 우리측에 대해 40억달러 규모의 경협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정부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이 대외결제수단인 외환부족으로 우리 기업과 직교역에 있어 결제를 지연시키고 있는 점,생필품등 소비제품 공급을 위한 투자의 필요성이 절실한 점등을 고려할때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고르비회담에서도 경협문제가 심도있게 거론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는 우리 진출기업의 수출대금연체 해결을 위한 10억달러의 현금차관을 포함하여 한국산 가전제품등 소비제품 구입을 조건으로 하는 20억달러등 30억달러 정도의 경협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련측은 이번에 한국기업들이 시베리아및 레닌그라드 지역등에 대한 대형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노력해 주도록 요청할 것으로 보이며 우리측은 양국 공동조사단 구성수준에서 응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 평화구도구축 문제에 대해서는 노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인식을 같이하면서 남북한 관계개선을 위한 노대통령의 의지와 구상이 비중있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노대통령은 북한을 고립화 시키지 않을 것이며 민족공동체 일원으로 북한을 돕겠다는 뜻과 함께 남북 정상회담개최 등 남북한 관계진전을 위해 소련이 최대한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한 한소관계는 「경협촉진을 위해서는 수교가 급선무」라는 한국측 입장과 「경제협력 관계확대를 통한 점진적인 수교」라는 소련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확실한 접점을 찾지 못했으나 이번의 전격적인 양국 정상회담으로 이같은 「시차」는 단숨에 극복하고 한두달내 수교가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