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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불모지 흑인운동에 새전기/만델라 석방과 남아공의 앞날

    ◎3천여 재야단체 통합땐 현정권 위기/흑백조화 못이루면 내전 가능성 높아 남아공 흑인 인권지도자인 넬슨 만델라(71)가 11일(현지시각)27년간의 옥중생활 끝에 석방됨으로써 이 나라의 흑백문제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은 흑인의 제한적인 참정권 인정과 집회를 허용한데 이어 지난 2일에는 ▲만델라석방 ▲아프리카민족회의(ANC)등 재야단체의 합법화조치를 발표,남아공정부에 대한 국제적인 시각 교정작업을 추진해 왔다. 클레르크가 일련의 개혁조치를 시행하고 ANC등이 정부와의 신헌법 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제시된 사항들을 대부분 수락함으로써 종전의 대결일변도의 입장에서 일보양보를 한 것은 그동안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으로 인해 받은 불이익 즉 전세계적인 비난 및 경제제재조치,흑인들의 점증하는 시위 등이 흑백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이뤄진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만델라의 석방조치로 흑인들의 대정부투쟁이 진정 국면에 들어설지 모른다는 조심스런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남아공의 미래는 여전히 수많은 난관과 분쟁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남아공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는 다수인 흑인과 소수인 백인간의 인종갈등이다. 클레르크는 온건노선의 만델라가 남아공정부와 흑인재야 단체와의 중재역할을 해 줄것을 바라고 있으나 만델라의 통제력은 미지수. 만델라가 고령인데다 30년가까이 현실과 격리돼 있었던 탓으로 과연 강ㆍ온으로 나뉘어있는 3천여 재야단체를 강력히 통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정치분석가들은 회의를 표명하고 있다. 흑인들을 3백50년간 지배해온 백인들은 앞으로도 그들의 특별한 지위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반면 흑인들은 이를 반대하고 1인1표의 완전한 참정권을 요구,흑인재야단체와 백인정부와의 골은 너무 깊게 패여있다. 따라서 기득권을 주장하는 백인과 수의 우세로 높은 기대감에 휩싸여 있는 흑인과의 첨예한 대립이 평화로운 협상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개혁을 추구하고 있는 남아공의 사태가 역전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종차별정책을 고수하는 보수당이 지난해 9월 의원선거에서 지지기반을 넓힌데 이어 지난 7일 흑백인이 권력을 공유하겠다는 클레르크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농성ㆍ파업등 극한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힌점,그리고 군의 쿠데타설등은 이를 대변해 주는 조짐이라 하겠다. 동시에 온건노선을 추구하면서 특정 인종의 권력독점을 반대하는 클레르크와 만델라가 타협을 이루지 못할 경우 그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 무력충돌 내지 극우세력의 집권 등도 예상할 수 있는 변수의 하나다. 남아공이 오랫동안 계속된 인종분리정책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국가건설에 성공하느냐 못하느냐는 이제 백인들과 흑인들이 자신들의 견해차이를 이성적으로 극복,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데 달려 있다고 하겠다. 주사위는 여전히 그들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이다.
  • “학생선발 대학에 맡겨야”/대학교육협 세미나/재정지원 확대도 건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2일 『대학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생선발 및 입시절차 등을 대학이 자율로 결정하고 기부금입학제도와 학위등록의 완전해제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문교부에 건의했다. 교육협의회는 이날상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대학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건의하고 『특히 사학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 10년동안 3조원정도의 재정지원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체 대학생의 75%를 수용하고 있는 사립대학의 교육여건이 세계중진국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사립대학법인은 경영의 책임을 담당하는 원칙을 정립하고 대학교육비의 일정수준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혔다. 한편 협의회는 이날 임기가 끝난 조완규회장(서울대총장) 후임에 박영식연세대총장을 선출하고 부회장에는 오병문전남대총장,백현기금오공대학장,하경근중앙대총장을 새로 뽑았으며 김종협동덕여대총장과 배원달안동대학장을 감사로 선출했다.
  • 만델라,온건투쟁 선언/“남아공정부와 대화,인종화해 추구”

    【케이프타운 AP AFP 연합】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지도자 넬슨 만델라는 12일 앞으로 평화와 인종간의 화해를 추구해나갈 것이라고 선언,종전의 강경노선 태도를 완화하고 반정부 폭력행위는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필요한 「방어적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만델라는 이날 석방 하룻만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남아공정부당국간의 협상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이같은 협상은 남아공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FW 드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면서 『클레르크 대통령이 그의 의도대로 집권 국민당을 이끌 수 있다면 남아공의 정치상황은 곧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델라는 하루 전날에는 자신의 석방을 환영하기 위해 케이프타운 중심가에 운집한 5만∼6만 군중에게 『이제 모든 전선에서 투쟁을 가열시켜 나가야 할 때이며 이 시점에서 우리의 투쟁을 완화하는 것은 과오로서 후손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 무공대표단 동독에 양국교역 증대 협의

    【동베를린 로이터 연합 특약】 한국의 무역진흥공사(코트라)대표단이 18일 한ㆍ동독간 무역증진을 논의하기 위해 동독관리들과 만났다고 이곳 ADN통신이 보도했다. ADN통신은 동독 무역회의소 게르트 뭬ㄴ케메이어부회장이 한국시장에서 그들 회원사들의 수출입증진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한국무역진흥공사 대표단과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 입시위주 고교교육 대전환/고교 교육제도 왜 개혁하나

    ◎「대입과열」 진화에 역점… 교육체질 강화 기대/인문고생에 「기능」학습… 사회적응력 부여 문교부가 17일 마련한 「고교 교육제도개혁안」은 지금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시행착오를 겪었던 대학입학시험제도의 거듭된 개선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재수생의 누증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조처이다. 이번 개혁안의 기본방향은 지금까지의 중ㆍ고교과정에서 나타난 진로교육의 미비와 실업계ㆍ인문계의 엄격한 구분에 따른 학생들의 진로선택 제한 및 실업계 고교의 절대부족과 지원부실에 따른 직업교육의 취약점 등을 해소,무조건 대학에만 진학하려는 무분별한 입시과열 현상을 막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임금격차 및 고학력풍조,간판위주 출세주의 등의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한 무작정 대학행이 낳은 재수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중등교육의 다양화를 통해 교육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고입재수」 「과열과외」 「학교간의 수준격차」 등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74년부터 시행된 「고교 교육평준화 정책」은 교육기회의 확대로 인문고 선호현상을 불러 일으키면서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고졸자들을 양산,재수생의 누증을 가중시켜온게 사실이다. ○재수생 누증 심각 지난 80년 이른바 「7ㆍ30 교육개혁」을 통한 대학문호의 확충은 일시적으로 재수생의 감소효과를 거뒀으나 「선지원 후시험」제도로 입시방식이 바뀐 88학년도부터 재수생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90학년도 입시에서는 진학 희망자 88만9천여명 가운데 재수생이 28만1천여명으로 늘어나기에 이르렀다. 91학년도 입시에서도 대학 정원이 올해 수준에서 동결된다면 재수생은 30만4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고졸자들의 자연감소가 예상되는 94년까지 해마다 2만∼3만여명씩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3수 이상을 제켜놓고 재수생만을 따져도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90만명이 19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이 진학도 못하고 직업도 없는 방황의 상태로 있는 셈이다. 이는 사회불안요인이 아닐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마다 입시에서 전ㆍ후기대와 전문대까지 포함해 약 30만명의합격자 가운데 재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선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만도 재수생 28만1천여명 가운데 17만명가량은 또한번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 이 가운데 10∼20%가 3수를 한다하더라도 나머지 12만명은 갈곳이 없다. 재수생들 가운데 성적이 하위권인 50% 정도가 다시한번 실패하면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중위권 이상의 50%는 3∼4수를 해서라도 자기가 바라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입시공부를 계속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재수생들이 세칭 일류로 분류하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 높은 합격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서울대 합격자 가운데 45.8%,고려대 37.4%,연세대 42.2%,포항공대 53% 등이 재수생으로 대단한 강세를 나타냈다. ○사회불안 요인으로 이러한 수치만 보고 재수를 하려는 수험생들이 많은데다 학부모들까지 자녀의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재수만 하면 좋은 학교에 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쉬운 것도 재수를 부채질하는 요인의 하나가 된다. 고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둔 상당수 학부모들이 『안되면재수하지』라는 생각으로 자녀들의 능력이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것을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고졸자들의 대학진학에 대한 욕구를 가중시켜 인문계 고교의 증설을 부른 나머지 일부 실업계 고교까지 인문계로 전환하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6ㆍ25동란 직후인 55년도의 인문고 학생수와 실업고 학생수는 56대 44로 인문고가 많았으나 그 뒤 계속된 실업계학교 육성정책으로 고교평준화 직전인 73년에는 인문ㆍ실업계고의 학생비율이 50대 50으로 형평을 찾았었다. 고교평준화가 정착되자 그때까지 대학을 진학할 수 있던 세칭 일류고가 없어진데 따라 고교진학이 쉬워지면서 대학에 가야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무작정 인문계 고교로 몰리는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89년의 경우,인문계고교의 학생이 1백49만8백46명으로 실업계의 83만5천2백16명의 갑절 가까이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해 고교입시에서는 실업계를 원하는 12만8천여명의 중학졸업생들이 어쩔 수 없이 인문계 고교로 진학하는 기현상 마저 불렀다.문교부 조사에 따르면 내년 인문계 고교졸업생 가운데 6만3천명이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무런 기술없이 사회에 나설 경우 직장을 잡을 수 없어 상당수가 다시 대학 진학쪽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재수생 가운데 이같은 이유로 「타의에 의한 재수생」이 된 학생이 5만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처럼 재수생들이 줄지않고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교졸업생수와 계속 동결 또는 감축되고 있는 대학정원 간의 불균형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무작정 대입문호만 늘리다가는 대학교육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부담이 따르게 된다. ○「학벌위주」 불식 시급 이보다는 대학,그것도 명문대를 나와야 행세를 할 수 있는 학벌위주의 사회풍토와 세계 최고의 교육열,직장에서의 임금격차 등 사회적 차별이 없어져야만 할 것이다. 결국 해방후 지금까지의 교육 및 입시제도개혁이 실패한 원인도 이러한 사회적 환경의 잘못에 있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있다. 이번 고교 교육제도의 개혁은 그 내용으로 보아 입시과열로 허약해진 우리교육의 체질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일선교사 및 학부모 뿐만아니라 교육전문가들까지 「그 효과는 두고봐야 알겠다」고 할 정도로 앞으로 이를 뒷받침할 만한 사회전반의 풍토를 조성하는 일이 더욱 시급한 형편이다. □연도별 재수생 현황 학년도 응 시 자 재 수 생 81 575,130 217,321 82 591,727 202,532 83 674,198 247,630 84 687,651 248,100 85 725,859 266,534 86 713,521 240,320 87 732,931 230,816 88 765,604 256,339 89 803,140 274,180 90 889,147 282,000(추정)
  • 90년대를 연다/새희망을 가꾸는 사람들:6

    ◎공군팬텀조종사 고윤범대위/“FA18개 몰고 영공 수호 첨병으로”/신예기 걸맞는 전술 연마에 새 각오/“2백30억짜리 조종” 자부심속 긴장 새해를 맞는 우리의 소망을 한데 모으면 자유와 평화,통일로 집약될 수 있다. 그것은 어느한쪽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고 또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지키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하고 그 힘의 총화는 바로 국력이며 국력은 국방력으로 표출된다. 국방의 최일선을 지키고 있는 공군 F4E 팬텀기조종사 고윤범대위(29ㆍ제3579부대ㆍ공사33기)는 90년대 첫해를 맞으면서 더욱 야무진 각오를 다지고 있다. 90년대 우리 공군은 모두 1백20대의 FA18전폭기를 도입,주력기로 삼는다는 야심찬 계획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FA18기는 미국 공군의 주력기로 이른바 차세대전투기로 불리는 최첨단 장비를 고루 갖춘 최신 예기. 이 기종이 우리 공군의 주력기가 되면 우리는 세계 최강의 공군력을 갖춘 국가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한대 값이 자그만치 2백38억원(3천5백만달러)으로 F16기의 1백70억원(2천5백만달러)보다 68억원이나 비싸다. 값이 하도 비싸 한때는 F16기의 도입도 고려됐지만 결국 국방력의 중요성을 앞세운 공군의 염원대로 최신 예기가 채택된 것이다. 지난해 공군전투기 사격대회에서 기총소사와 폭탄투하 2개부문 최고득점을 올려 최우수사격조종사의 영예를 안은 고대위로서는 이 신예기를 제일 먼저 타는 것이 90년대의 가장 큰 소망이다. 『지난 연말 우리 공군의 차세대전투기로 FA18기가 선정됐다는 발표를 듣고 저와 동료 전투기 조종사들이 다 함께 만세를 소리높여 불렀습니다. FA18기가 그 만큼 전투능력면에서 공중전은 물론 공대함,공대지공격능력이 뛰어나고 안전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아직도 그때의 감격이 가시지 않은 듯 고대위는 매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6ㆍ25때만해도 정찰기인 L19기와 연습기인 T33 10여대로 북한의 야크기와 맞서느라 분통을 터뜨렸던 우리 공군은 60년대의 F86 전투기에 이어 70년대부터는 꿈에도 그리던 「미그 잡는 도깨비」 F4팬텀기를 주력기로 삼아 오늘에 이르렀다. 80년대 들어서면서는 우리 국내기술도 F5A기를 조립ㆍ생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랐고 이제 90년대에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종인 FA18기로 무장하게 된 것이다. FA18기의 도입으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SU25 및 미그29기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면서 한반도의 전쟁억제에 기여함은 물론,조립생산과 면허생산과정을 통해 한국의 항공우주산업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기종은 공대공 스패로 미사일과 공대함 하푼미사일과 공대함 하푼미사일을 한꺼번에 장착할 수 있어 전투임무가 다양한데다 정찰ㆍ폭격ㆍ기총공격까지 할 수 있어 신속성 시동성 파괴력에서 현존하는 어느 전투기보다 성능이 우수하다. FA18기를 초조하다 할 정도로 기다리는 고대위에게 편대장 이수남중령(42ㆍ공사21기)은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전투기는 대량생산이 될 수 없다. 50여만개의 부품을 조립하고 컴퓨터와 전자장비ㆍ미사일을 장착해야 하는 전투기는 계약부터 인도까지 약 40개월이 소요된다』며 그동안 훈련에 더욱 열중하자고 격려한다. 고대위는 편대장의 설명에 스스로를 달래면서 오늘도 검은 비행복을 입고 애기인 F4E기에 올라 하늘을 가른다. FA18기를 타는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 90년대를 연다/새희망을 가꾸는 사람들:5

    ◎화인계기 창업주 원영종사장/「모험 기업」 이끌어 전자분야 선두에/컴퓨터 기능 완비한 첨단 계측기 개발/수출주문 쇄도… 올 매출 3백만불 추정 눈앞에 닥친 21세기는 첨단과학의 시대이다. 따라서 90년대 우리 산업의 활로는 첨단과학분야를 개척하는 모험기업(벤처컴퍼니)들에게 달려있다할 것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 부천시 남구 송내동 341의5 화인계기주식회사의 원영종사장(43)이 새해를 맞는 감회는 남다르다. 화인계기는 지난86년 12월 원사장과 박인호기술이사(36)가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세운 자본금 5천만원짜리 모험기업. 이제 겨우 3년남짓 됐지만 그동안 10배이상 규모로 급성장,올해 매출액만도 3백만달러로 잡고 있는 모험기업 가운데서도 가장 앞서가는 「무서운 업체」의 하나다. 화인의 주요 생산품인 디지털전자 정밀계측기는 전류의 세기나 저항 등을 측정하는 계기로 전자제품이나 전기제품 생산에 있어 필수품. 다른회사 제품들에 비해 기능이 뛰어나고 독특해 급성장의 원동력이 되고있다. 이 계측기는 종래 제품처럼 바늘이 눈금을 오가는 아날로그식이 아닌 문자발생기를 단 디지털방식인데다가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내장하고 있어 측정된 값으로 그 자리에 갖가지 필요한 수치를 알려주는 첨단기능을 지니고 있다. 바로 이같은 차이점이자 특성을 인정받아 화인은 지난해 10월 한국전자전람회에서 5만여점의 출품상품 가운데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화인의 전자계측기 개발성공은 곧 미국ㆍ일본 및 유럽쪽에 기울어졌던 우리나라의 전자산업의 기초단계를 동일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고있다. 지난69년 한양대 공대를 졸업하고 75년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원사장은 한 재벌그룹의 전자계열회사에 입사,소비자 전자제품에 관심을 기울였었다. 원사장은 곧이어 전자산업의 기초가 되고 수요가 많지만 국산화가 돼있지 않은 전자계측기를 만들어 볼 결심을 하게됐다. 때마침 같은 생각을 하고있던 박씨를 만나 회사를 차리고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디지털계측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약 1년만에 드디어 「Finest」란 상표로 완제품을 내어놓았다. 그러나 처음보는상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너무 냉혹했다. 제품을 직접 보고 질의 우수성을 평가한 외국 바이어들 조차 『유명회사의 제품을 본떤 것이 아니냐』고 묻기 일쑤였다. 이같은 시장의 상황은 자본회수기간을 늘려 자금의 어려움을 겪게했다. 그러나 원사장의 판단은 곧 국내전자산업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판단과 일치해 87년 정부로부터 공업기술향상기금과 공업발전기금 등을 저리로 융자받게 됐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제품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고 수출주문도 늘어났다. 이쯤되면서 원사장은 콧대높은 일본 미국 등지의 굴지회사 간부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리도 가질 수 있었고 그들에게 『우리는 연필과 종이만으로 시작했다』고 자랑할 수 있게됐다. 『큰 발명을 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계측기가 한정된 기능만을 갖고 있던것을 컴퓨터와 교신할 수 있게 부가가치를 높인 것이 오늘과 무한한 미래를 열게 해준 열쇠』라고 원사장은 겸손해 한다. 『90년대의 시작과 더불어 미래는 무한하다』는 원사장은 앞으로도 기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전자계측기분야의 완성이라고 여겨지는 디지털분광기에도 있는 노력을 다 기울여 명실공이 계측기의 대부가 되고 아울러 첨단기술을 손쉽게 기업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기술입국」을 달성하는 것이 90년대를 맞는 원사장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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