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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⑨-KCC 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⑨-KCC 그룹

    KCC 하면 아직도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페인트 ‘숲으로’ 하면 ‘아∼’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금강고려화학의 영문 첫글자를 아예 사명으로 정한 KCC는 조금만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네 삶과 매우 밀접한 기업이다.KCC 제품 없이는 집을 지을 수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유리, 창호재, 바닥재 등 웬만한 건축자재는 거의 다 만든다.“없는 것은 시멘트와 철골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1958년 8월, 스물두살의 대학생이 “장형의 유학 제의를 뿌리친 채” 직원 일곱명을 데리고 서울 영등포에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세운 게 KCC그룹의 출발이다. 땀에 흥건히 젖어 ‘슬레이트’를 직접 찍어내던 대학생 사장이 바로 오늘날의 정상영(69) 명예회장이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왕 회장)의 막내동생이기도 하다. “왕 회장의 형제나 자식들은 대부분 크든 작든 기업체를 떼어 받았지만 정 명예회장은 오롯이 혼자 힘으로 기업을 일으켰다. 공장의 벽돌 한 장, 물빠지는 배수로 위치, 못 하나까지 직접 얹고 정하고 박았다.” 정 명예회장과 30년 가까이 동고동락해온 한 임원의 얘기다.KCC가 짧은 시간 안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현대’라는 확실한 납품처 덕도 있었지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한 창업주의 저력을 빼놓을 수 없다. KCC그룹은 지난해 1조 9000억원의 매출과 130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KCC건설(옛 금강종합건설), 코리아오토글라스(자동차유리 생산업체), 고려시리카(유리원료 제조사), 금강레저(골프장 운영업체) 등 7개 계열사 모두가 흑자를 내고 있는 재계 서열 29위(공기업 제외)의 알짜그룹이다. 특히 건축·산업자재 부문에서는 2위와의 격차를 갈수록 넓히며 독주하고 있다. 자산규모는 4월1일 현재 3조 5300억여원으로 현대백화점그룹(3조 7800억원)과 비슷하다. ●왕회장도 꺾지 못한 막내의 고집 그 자신 “공부가 싫어 소학교 졸업장이 전부가 된 것이 아니었기에, 아우들은 유학 아니라 그 이상도 해주고 싶었던”(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가운데) 왕 회장은 동국대 경영학과에 다니던 막내동생 상영(SY)도 유학보내려 했다. 그러나 SY는 “나도 내 사업을 하겠다.”며 고집을 피웠다. 왕 회장의 한마디가 곧 법이었던 현대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대가 사람들은 “막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유학자금을 불모지나 다름없던 건자재 사업밑천으로 털어넣은 SY는 “통금시간(밤 12시)에 맞춰 퇴근하고 해제 사이렌(새벽 4시)에 맞춰 출근”했다. 운도 따라주었다. 때마침 새마을운동이 일어나면서 초가 지붕이 속속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었고, 금강스레트는 찍어내기가 바쁘게 팔려 나갔다. 제법 돈이 모이자 젊은 상영은 슬몃 욕심이 생겼다. 당시 인기있었던 초콜릿시장 쪽을 기웃댔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장형의 호된 꾸지람이 돌아왔다.“초콜릿은 네가 아니어도 할 사람이 많다. 이왕 사업을 할거면 국가경제에 도움되는 것을 하라.” 정신이 번쩍 든 SY는 이때부터 건축·산업자재 국산화에 매달리며 한 우물만 팠다. 변변한 기술 하나 없이 선진국이 장악하고 있던 도료(74년), 유리(87년), 실리콘(2003년) 사업에 차례로 진출했다. 다들 “무모하다.”며 말렸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13년이나 걸려 완공한 전주의 실리콘공장은 SY의 뚝심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몽진(45) 회장은 언젠가 사석에서 “전후복구사업과 수입대체 사업으로 국가경제에 이바지했다는 아버지의 자부심은 큰아버지(왕회장)에 못지 않다.”고 말했다. 불같은 성정도 비슷하다. 왕 회장에게 혼쭐나 넋이 나간 현대건설 임원이 출입문 대신에 캐비닛 문을 열고 들어갔다는 일화가 유명하듯,KCC에는 한 임원이 정 명예회장에게 야단맞던 도중에 기절한 실화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아들들이 소신껏 일하도록 부러 13층 회장실에는 출근하지 않는 정 명예회장은 대신 지방공장 순시로 ‘취미’를 바꿨다. 전국 13개 시·도에 모두 공장이 한 곳씩 있어 발길 닿는 대로 불쑥 들러 젊은 날 자신이 직접 들여놓은 설비들을 살펴보곤 한다. ●5개국어 능통한 정몽진 회장 SY는 아들만 셋을 두었다. 지난 2000년 그룹 경영을 장남인 몽진씨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명예회장으로 물러 앉았다. 이 해는 그룹의 양축인 ‘금강’(슬레이트 등 무기화학 전문)과 ‘고려화학’(페인트 등 유기화학 전문)이 합병돼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장남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미국 조지 워싱턴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귀국후 1991년 고려화학 이사로 경영에 합류했다. 예나 지금이나 비즈니스 영어는 그룹 안에서 그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중국 곤산의 페인트공장 준공식 때는 유창한 중국어로 식사를 해 현지인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실리콘 기술 개발을 위해 해외 과학자들과 담판을 벌일 때도 통역 없이 직접 설득에 나섰다. 이런 그를 보고 정 명예회장은 임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외국어를 저렇게 잘 하는 거야.”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왕 회장을 닮아 칭찬에 인색한 정 명예회장은 아들 앞에서는 일절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정 명예회장이 그룹의 기반을 닦았다면 정 회장은 ‘3대 키워드’로 제2 도약을 노리고 있다. 첫번째 키워드는 해외다.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 3곳(중국 2, 싱가포르 1)인 해외 생산공장을 앞으로 3년 안에 5개를 더 지어 8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환경 파괴를 대체할 차세대 성장산업인 실리콘과 건자재 유통도 핵심 키워드다.“유통을 빼앗기면 이름없는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지론이다. 한 임원의 얘기다.“명예회장님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스타일이다. 그러다보니 다소 보수적이다. 반면 회장님은 해외유학파답게 세계시장의 변화와 큰 흐름을 빨리 읽어낸다.” 장남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세 아들 가운데 가장 털털해 친화력이 좋다. 한때 고려대 ‘막걸리 시범조교’로 활약했던 술 실력을 바탕으로 해마다 경기도 여주 남한강변에서 임직원들과 삼겹살 소주 파티를 벌이곤 한다. 요즘에는 위장이 나빠져 와인으로 주종을 바꿨다. ●SY의 또다른 자부심 둘째 아들 몽익 둘째 아들 몽익(43)씨는 미국 시러큐스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을 전공했다. 이어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국제재정학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이 전과정을 4년만에 끝마쳤다. 금강과 고려화학 합병 직후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도록 경영시스템을 새로 구축한 주역이 바로 그다. 최근에는 사무실 기기를 최신 오피스용 가구로 교체하고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시켰다. 그룹의 보이지 않는 경쟁력을 강화시켜온 덕분에 올 2월 KCC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물론 직급은 총괄 부사장으로 같은 대표이사인 형보다 아래다. 입사(89년 금강)는 형보다 2년 빠르다. 적절한 긴장관계를 통해 건전한 경쟁을 이끌어내려는 정 명예회장의 의도가 엿보인다.KCC 지분을 몽진(17.7%)-몽익(8.82%)-몽열(5.29%) 세 아들에게 모두 나눠준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 부사장은 형보다 더 꼼꼼한 편이다. 과묵해서 임원들이 말붙이기를 다소 어려워한다. 의외로 운동은 형제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잘한다. 고등학교 때는 전국체전에서 승마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농구·스키·수영 실력도 프로급이다. 골프는 싱글(핸디 10)에 가깝고 엄청난 장타다. 반면 정 회장은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클래식이나 재즈 등 집에서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한다. 정 회장이 동생 얘기가 나오면 사석에서 곧잘 하는 얘기가 있다.“딜(deal)은 아무래도 내가 좀 더 강하다. 그러나 디테일은 동생을 따라갈 수가 없다. 내가 협상을 통해 골격을 세우면 그 골격에 맞게 디테일을 짜는 것은 몽익이다.” 유난히 용산고 출신이 많은 것도 KCC가의 특징이다. 막내 몽열씨를 빼고는 3부자(父子)가 모두 용산고를 나왔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용산고 출신이다. 모교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애정은 유명하다. 장남 몽진씨가 이른바 ‘뺑뺑이’로 용산고에 배정됐는데도, 발표난 그 길로 친구들에게 한 턱 냈을 정도다. 용산고에 승마반도 만들어줬는가 하면 농구 코트까지 지어줘가며 허재 등을 영입, 오늘날의 ‘농구 명문’으로 키워냈다. 몽진씨와 몽익씨는 고등학교-대학교(고려대)-대학원(조지 워싱턴) 동문이기도 하다. ●‘스위첸’ 성공시킨 ‘리틀 정상영’ 셋째 아들 몽열 89년 미국 FDU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스물여섯살의 나이에 고려화학에 입사한 셋째 아들 몽열(41)씨는 97년 금강종합건설 상무가 되면서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타가 인정하는 ‘건설 체질’이다. 공사판에서 소주잔 기울이기를 좋아하고, 낭만도 아는 기분파다. 그러나 한번 화가 나면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 그룹 임직원들이 정 명예회장 다음으로 무서워하는 존재다. 정 회장도 “우리 형제 가운데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은 아들이 막내”라며 “몽열이가 화나면 나도 무섭다.”고 농반진반 얘기할 정도다. 작고 단단한 체구나 사업 수완도 아버지를 빼닮았다. 2003년 사장으로 승진한 몽열씨는 주택사업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그리고 2년 만에 ‘스위첸’(아파트)과 ‘웰츠타워’(주상복합)를 유명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았다. 여기에는 정 사장의 정보기술(IT) 지식도 한몫 했다. 컴퓨터학을 전공한 그는 일상생활은 물론 기업 경영에도 IT를 일찌감치 접목시켰다. 선진국형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고, 공사를 맡은 주택의 소프트웨어에도 “유별날” 만큼 공을 들였다. 덕분에 KCC건설은 도급순위 32위, 신용도 9위의 중견업체로 성장했다. ●‘창업동지’ 조은주 여사 현대가의 가풍이 그렇듯 정 명예회장은 연애결혼을 했다.“큰형님 회사(현대건설)를 드나들면서 경리팀의 동갑내기 아가씨에게 반해” ‘작업’을 건 것이 결혼까지 이어졌다. 조은주(69) 여사다. 서울 진명여고를 나온 조 여사는 당시 이화여대에 합격해 놓고도 등록금이 없어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독립군이었던 외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이 된 아버지가 6·25전쟁 때 전사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조씨는 ‘대학생 사장’을 남편으로 둔 덕분에 물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슬레이트공장 인부들의 밥이며 새참은 으레 그의 몫이었다. 직원들 식사를 지어 나르는 일은 그후로도 20년 넘게 이어졌다. 지금도 서울 서초동의 구사옥에서 근무하는 고참 직원들 가운데는 사원식당에서 밥을 짓는 조 여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이가 적지 않다. ●큰며느리는 음대… 셋째며느리는 미대 자유연애로 결혼한 정 명예회장은 아들들의 ‘사랑’에도 너그러웠다. 몽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플루트를 전공한 홍은진(41)씨와 ‘소개팅’으로 만나 결혼했다. 홍씨는 한때 아이스크림 ‘퍼모스트’로 유명했던 옛 퍼모스트유업 사장의 딸이다. 전자부품회사인 ‘퍼시픽 컨트롤스’ 홍준 사장이 처남이다. 그렇다면 소개팅 주선자는 누구일까. 다름아닌 사촌형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촌동생에게 친구의 처제인 음악도를 엮어준 것. 정 의장과 죽이 맞아 처제를 소개팅 장소로 내몬 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치과 주치의이자 성균관대 교수인 임순호 박사다. “연애할 때 플루트를 불어주던 모습에 반해 결혼했다.”는 정 회장은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결혼후에는 한번도 플루트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투덜대곤 한다.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과의 혼사는 몽익씨에 이르러 이뤄졌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 최은정(42)씨가 부인이다. 가톨릭 계통인 일본 성심대학 교육심리학과를 나왔다. 최씨의 언니 은영씨는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과 결혼했다. 조 회장이 몽익씨의 손위동서인 셈이다. 막내 몽열씨는 큰형수의 영향을 받았는지 서울대 미대를 나온 이수잔(35)씨와 결혼했다. 독특한 이름 때문에 외국인이라는 오해를 받지만 한자이름이다.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장인이 ‘쌓을 잔( )’자를 썼다고 한다. 여자들의 사회활동을 싫어하는 가풍 탓에, 큰동서와 마찬가지로 결혼과 동시에 그림을 접었다. 막내 며느리답게 활달한 편이다. ●‘숙부의 난’ 할 말 많지만… 정 명예회장은 조카 며느리인 현대그룹 현정은(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었다. 현대가 사정에 밝고 당시 분쟁에도 깊숙이 개입했던 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한 명예회장님의 생각은 분명하다. 현 회장의 외가를 포함해 정씨 집안 사람이 아닌 제3자가 큰형님이 평생을 바쳐 일군 현대를 넘보려 한다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등 관련 지분을 팔지 않고 계속 갖고 있는 것은 이를 위한 최후의 보루다.”라고 설명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정몽헌 회장에게 200억원을 조건없이 내준 것이 ‘의리’가 아니라 ‘경영권을 염두에 둔 계산된 행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 “지나간 상처를 다시 헤집고 싶지는 않다. 명예회장님도 더이상 언급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리셨다. 다만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명예회장님은 장조카인 고 정몽필 인천제철 사장이 아버지(왕 회장)와의 갈등으로 방황할 때 형님 눈치 보지 않고 우리 회사 부사장 자리를 선뜻 내줬다. 또다른 조카가 외환위기로 자금난에 시달릴 때 70억원을 조건없이 빌려준 분도, 몽헌 회장이 군 복무를 6년이나 할 때 뒤를 봐준 분도, 명예회장님이었다.” ●“숫자는 기본” 전문 경영인들 건장한 체격의 김춘기(59) KCC 대표이사 사장이 단연 첫손에 꼽힌다. 정몽진 회장이 “(그룹에)꼭 필요한 분”이라고 언급한 이다.75년 고려화학으로 입사해 꼬박 30년을 KCC와 함께했다. 특히 영업쪽에서 잔뼈가 굵었다. 마당발 인맥과 철저한 고객관리로 KCC의 영업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말단사원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이력도 흔하지는 않지만 ‘국가대표 스키선수’라는 경력이 더욱 눈길을 끈다. 강원도 강릉에서 나고 자란 그는 중학교때 우연히 본 스키영화 ‘백령의 왕자’에 푹 빠져 스키선수가 됐다. 대학생(경희대)때는 동계 유니버시아드와 올림픽 대회에도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그러나 취직과 동시에 “스키는 깨끗이 잊었다.”고 김 사장은 털어놓았다. 꼼꼼함은 모든 임원들의 공통점이지만 김 사장은 유난히 치밀하고 숫자에 밝다.“노력은 능력을 앞선다.”는 게 30년 직장생활의 신조다. 김 사장의 좌우 양쪽으로는 정몽진 회장에 버금가는 영어 실력으로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호(55·부사장) 해외본부장과 전문 무기화학 지식으로 제품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정복동(58·부사장) 생산기술본부장이 포진하고 있다. 금강레저 박연구(51) 대표와 고려시리카 이성수(53) 대표는 대학 졸업장 없이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인 전문인력들이다.“학교 공부는 다소 게을리했을지 몰라도 추진력과 친화력은 (전교 1등보다)훨씬 낫다.”는 KCC의 독특한 사풍이 반영된 결과다. 코리아오토글라스 주원식(62) 사장과 금강화공의 한상기(57) 중국 곤산·신세균(55) 베이징 법인장,KCC 박성완(47) 싱가포르 법인장 등은 전문 기술인맥의 계보를 잇고 있다. 일본 아사히글라스 출신의 시마나가 모토야스(61) 부사장 등도 KCC를 떠받치는 핵심 인력들이다. hyun@seoul.co.kr ■ 정상영 일가 ‘밥상머리 교육’ 정상영 명예회장의 세 아들 부부는 한주 걸러 일요일 오후 5시면 어김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 이태원 본가를 찾는다. 온 가족이 저녁식사를 같이 하기 위해서다.“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며 자식들과 아침식사-사실상 새벽밥-를 함께 했던 왕 회장에 비하면 며느리들의 부담이 한결 덜하다. 음식도 각자 집에서 ‘주특기’ 한가지씩을 싸들고 와 끓이기만 하면 된다. 며느리들의 음식솜씨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 한 토막. 정 명예회장은 며느리를 들이면 반드시 반년씩 데리고 살았다. 그래야 가풍도 익히고 속정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학 내내 플루트만 불다온 큰며느리가 음식을 잘 할 리 만무했다. 둘째며느리에게 기대를 걸었다. 요리학원을 다녔다는 재벌가의 둘째며느리는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을 내놓았다. 견디다 못한 정 명예회장은 급기야 “이러다가 굶어죽겠다.”며 하소연했다고. 그 며느리들이 ‘사원식당 주방장’으로 명성을 날렸던 시어머니의 특별지도 아래 지금은 ‘선수’가 됐음은 물론이다. 정 명예회장은 자식들에게 매우 엄격하다. 그 영향을 받아 정몽진 회장도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아들 명선(11)군을 굳이 외국인 학교나 사립학교가 아닌 집 부근의 일반 공립학교에 보내고 있다. 학교도 자가용을 태우지 않고 걸려서 보낸다.“어렸을 때부터 보통사람, 못사는 사람의 삶도 느껴봐야 한다.”는 지론에서다. 다만 큰딸 재림(15)양은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귀국해 “성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 외국인 학교에 보냈다. hyun@seoul.co.kr ■ 정 명예회장 ‘씨름꾼 경영론’ 왕 회장이 ‘빈대의 철학’으로 유명하다면 정상영 명예회장은 90년대 중반 ‘씨름꾼 경영론’으로 회자됐다.“씨름은 씨름꾼에게 맡겨야 한다.”는 단순 명쾌한 논리였다. 정 명예회장은 “씨름꾼이 아닌 사람이 씨름판에서 승리하기 어렵듯 기업간의 경쟁은 기업가에게 맡겨야 한다.”며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강조했다.KCC그룹의 사시인 ‘맡은 자리의 주인이 되자’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왕 회장의 지론이기도 하다. 지역 거상들이 장악하고 있던 총판(판매실적에 관계없이 물건값 선지급) 체제에 맞서 팔린 만큼만 대금을 지급하는 코카콜라식의 ‘루트 세일’을 도입해 유통 혁명을 일으킨 것이나, 당시로서는 ‘생뚱맞기’ 그지없는 슬레이트 홍보영화를 만들어 275개 시·군에 배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도 큰형에게 영향받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렇듯 정 명예회장에게 있어 왕 회장의 존재는 절대적이었다. 형이라기보다는 아버지에 가까웠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 차이만 스물 한살이었다. 조카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는 두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젊었을 때 잠깐 초콜릿사업에 눈돌린 것 외에는 한번도 한 눈을 팔아본 적이 없는 그가 1970년 8월 현대차 부사장으로 홀연히 옮겨간 것도 “와서 미수금 70억원을 해결하라.”는 장형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이자까지 회수해주고 다시 KCC로 돌아왔을 때는 1년 반이 흘러 있었다. 훗날 정 명예회장은 “중요한 시기에 내 사업에 공백을 가져 아쉬워한 적은 있었어도 불평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여기에는 다른 주장도 존재한다. 왕 회장이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막내동생을 가까이 대했던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KCC측은 펄쩍 뛴다. 한 임원의 얘기다. “92년 대선 패배 이후 두문불출하던 왕 회장이 다시 산업현장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95년 KCC의 여주 유리공장 3호기 점화식에서였다. 또 거동이 심하게 불편해지기 전까지 왕 회장이 거의 매일같이 들러 골프를 친 곳이 금강CC였다. 라운딩 멤버는 언제나 정상영 회장이었다. 인간적으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왕 회장 성격에 이런 일이 가능했겠는가.” 정 명예회장도 세상 사람들의 짐작 이상으로 장형에게 극진했지만, 왕 회장 역시 막내동생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혁신 공기업탐방] ⑦ 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탐방] ⑦ 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인터뷰

    “혹시 애프터서비스(AS)를 받다가 불편한 점은 없으셨습니까. 저희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해줬습니까.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국내 가전업체 AS담당 직원이 수리를 해주고 가면 어김없이 업체 본사로부터 AS의 만족도를 묻는 내용의 전화를 받게 된다. 이런 풍경은 더 이상 민간기업만의 영역이 아니다. 김균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실시간으로 고객만족도를 조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민원의 접수·검토·결재·통보·사후관리 등 전 과정의 고객만족도를 조사해 관리하는 것이다. 그는 또 “올 여름 ‘선풍기로 시원한 여름나기’ 범국민 캠페인을 펼쳐 4500억원의 에너지를 절약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고위공직자에서 민간기업 CEO로 변신했다가 다시 공기업 사장으로 컴백한 김 이사장을 만나 경영 및 혁신의 방향을 들어봤다.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그간 역점을 둔 분야부터 설명해달라. -산업자원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바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공단의 업무를 잘 알고 있었다. 취임하자마자 유가가 사상 초유로 뛰어 할일이 많았다. 공기업의 특성상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일은 많아져 취임 초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취임 이후 업무체계부터 바꿨다. 열심히 일하는 체계보다는 효율적으로 일하는 체계를 도입한 것이다. 공단 직원들이 처음에는 두려움을 느낀 것으로 안다. 그러나 공단에 오기 전 대표이사로 있었던 HSD엔진의 성과가 알려지면서 두려움이 점차 줄어들었다. 이미 검증됐던 길을 걷는 것이기 때문에 저항이 없었다. 고객만족도 향상에 최우선을 두는 느낌이다.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실시간으로 고객만족을 조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민원처리, 업무처리, 경영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업무의 품질향상은 물론 고객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구체적으로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어떻게 바꿨나. -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업무를 온라인화하고, 불필요한 업무는 없애거나 단축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열사용기자재를 검사받기 위해서는 본사나 지사에 와서 신청서를 접수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 접수가 가능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검사시간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검사가 끝나면 그 즉시 해당 업체에 검사를 받을 때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개선할 사항은 없는지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임원진만 볼 수 있도록 했다. 즉 실시간으로 민원처리가 돼 고객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직원들의 근무태도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에너지이용합리화 자금을 융자받을 때도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공단측이 알아서 다 처리해주고 있다. 공단 조직은 어떻게 개편했나. -공단의 체제를 에너지효율 향상, 이산화탄소 저감,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 3가지의 핵심역량사업에 맞춰 개편했다. 이에 따라 경영전략본부, 수요관리본부, 기술개발지원본부, 기후변화대책본부, 신·재생에너지개발보급센터 등 4본부 1센터 체제로 바꿨다. 대팀제도 도입했다. 종전의 12처 32팀의 조직을 14실(대팀)만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30개의 간부 보직이 줄게 됐다. 남는 인력은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 등으로 늘어난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별도의 인원 충원 없이도 인력이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대팀제가 도입되니까 결재 단계도 직원-실장 2단계로 축소됐다. 공단의 혁신방향을 설명해 달라. -기본적으로 능률과 성과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다. 즉,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일을 잘 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업그레이드 KEMCO(에너지관리공단의 영문 이니셜)’라는 슬로건 아래 혁신에 대한 공감대를 조성하고,4대 과제를 전사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정확한 성과평가를 위해 부서별, 사업별로 핵심성과지표(KPI)를 발굴했다. 또 감(感)에 의존해서 일하는 방식에서 통계와 과학적인 근거에 의거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으로 조직문화를 바꿨다. 이른바 6시그마 경영기법이다. 6시그마운동의 진행상황은. -6시그마는 제품 생산업체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경영만족을 위한 품질경영 기법으로 적용될 수 있다. 즉, 이는 효율적으로 일해 남은 시간은 자신의 능력 개발에 투자 할 수 있다. 우선 올해부터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 제도 마련 등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6시그마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34개 프로젝트를 시범실시하고, 하반기부터는 34개의 프로젝트를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매주 수요일을 6시그마의 날로 정해 전사적인 활동도 하고 있다. 경영혁신 차원에서 인사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다면평가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사업이 성과중심으로 진행되고 평가가 실적중심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사는 역량중심으로 단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해 5월 학연·지연·혈연·성별·직군에 대해 5대 무차별 인사원칙을 선언했다. 또 능력 있고 참신한 인재를 발탁할 수 있도록 승진 최소연수제도도 없앴다. 다만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사 다면평가제도, 부서장급 4개 직위에 대한 공모제를 실시했다. 아울러 부서와 개인의 실적을 근거로 성과금을 차등 지급토록 해 역량중심의 근무평정시스템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김균섭 이사장은 김균섭 이사장은 다소 별난 사람이다.‘한창 잘 나가는’ 자리에 있을 때 이를 과감히 버리고 변신을 택하곤 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한다. 기술고시 9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공직생활 25년여만인 지난 1999년 6월 산자부 기획관리실장에 전격 발탁됐다. 하지만 6개월만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기획관리실장까지 했으니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때가 됐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 이사장은 2000년 1월부터 적자기업이었던 HSD엔진(현 두산엔진)의 CEO로 변신했다. 주변에선 공직에만 있던 김 이사장이 곧바로 민간기업 CEO로 성공할까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보란듯이 HSD의 최대 난제였던 조직간 화합을 이끌어냈고, 그 결과 취임 첫해부터 흑자경영을 이뤄냈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김 이사장은 2002년 1월 다시 3년 임기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2003년 8월 HSD엔진 사장직에서 물러났다.HSD엔진의 경영이 정상화된 만큼 더 이상 할 일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남 진주(55) ▲부산고·서울대 항공공학과 ▲기술고시 9회 ▲상공부 수출진흥과장 ▲산자부 산업기술국장·기획관리실장 ▲HSD엔진 사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선풍기로 여름나기’ 100만명 서명운동 ‘한여름에는 에어컨을 과하게 틀고 긴 옷을 입는다. 반면 한겨울에는 실내온도를 과하게 높여 속옷만 입고 지낸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지적하는 우리나라 냉난방 문화의 현주소다. 공단은 사상 유례 없는 고유가 시대에 맞는 실질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리 국민들 사이에 에너지 절약의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여름철 에너지 절약 캠페인으로 4월24일부터 6월30일까지 ‘선풍기로 시원한 여름나기’ 100만명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가두서명과 공단 인터넷 홈페이지(www.kemco.or.kr)를 통해 에너지 절약 실천 약속을 한 시민이 8일 현재 12만여명에 달한다. 서명자 중 공개추첨을 통해 경차(3대)와 김치냉장고(30대), 스탠드(300대), 선풍기(3000대) 등 경품도 나눠준다. 공단은 또 한여름인 7∼8월 전기사용량을 전년대비 10% 이상 절약한 가구에 대해서는 3만 5000원을 돌려주는 행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공단이 이처럼 선풍기 사용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것은 그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냉방온도를 3도만 올려 한여름철 적정온도인 26∼28도를 유지하면 연간 45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냉방전력 수요 감소에 따른 발전소 건설 비용까지 감안하면 경제적 효과는 3조원 이상이다. 공단이 이번 페스티벌의 성공을 자신하는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실시한 ‘따뜻한 가족 페스티벌’을 성공리에 마쳤기 때문이다. 내복을 입어 불필요한 난방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전개하자 캠페인 기간동안 전국 지역난방 열 사용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4% 줄어들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1억원의 효과다. 게다가 캠페인 기간동안 내복 제조업체의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해 경제활성화에도 한몫했다. 공단 관계자는 “앞으로는 구호에만 그치는 캠페인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실제로 동참해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철도公 대전 무의탁노인 초청 KTX 시승행사

    철도公 대전 무의탁노인 초청 KTX 시승행사

    “엄청 빨라 정신이 하나도 없네유.” 보행조차 힘겨운 어르신들이 모처럼 고속철도(KTX)를 타고 봄 나들이에 나섰다. 한국철도공사가 ‘어버이의 날’을 앞두고 6일 대전지역 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270명의 노인을 초청,‘어르신 고속열차 시승행사’를 가졌다.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전 10시34분 대전역에서 KTX와 첫 대면한 노인들은 즐거우면서도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300㎞를 돌파하며 40여분 만에 광명역에 하차하자 “어느새 다왔냐.”며 “정말 살기 편한 세상”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철도공사측은 예비열차를 투입하는 한편,30명당 1명의 직원을 도우미로 배치했다. 시승식에 탑승한 노인들은 경기도 광명역까지 갔다 대전역으로 되돌아온 뒤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마련한 ‘경로잔치’에 참여해 여독을 풀었다. 철도유통측이 제공한 선물꾸러미까지 받아든 김양로(71) 할아버지는 “고속열차는 탈 생각도 못했는데, 좋은 시간이 됐다.”며 흐뭇해했다. 김해수 철도공사 여객사업본부장은 “공기업으로서 지역을 위한 봉사차원에서 이벤트를 기획했다.”면서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민간기업과 당당히 경쟁해 보자”

    정부가 주도하는 혁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공공기관은 구조조정 등 강력한 조치를 받게 된다. 또 지금까지는 공공기관 임원의 연임이 제한적으로만 허용됐으나 앞으로는 성과가 우수한 임원은 원칙적으로 연임된다. 기획예산처는 3일 공기업과 산하기관 기관장, 민간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 각계 인사 18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공기관 CEO 혁신토론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혁신추진계획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노 대통령은 “공기업이 끊임없이 민영화 요구를 받는 것은 비효율 때문”이라며 “공기업이 민영기업보다 효율적으로 경영되면 문제는 다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절한 목표와 평가기준을 세워 민간기업과 당당히 경쟁해 보자.”면서 “민영기업보다 더 효율적이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만들지 않으면 여러분 후배들이 설 땅이 없다.”고 성공을 거듭 당부했다. 예산처는 혁신을 추진해야 할 공공기관이 많은 부처에 혁신자문팀을 운영, 혁신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했다. 만성적인 혁신 부진기관에 대해서는 기능을 재점검, 구조조정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예산처는 또 매년 실시하는 공공기관 사장평가 방식을 개선해 임기가 끝난 뒤 재임기간의 기관설립 목표 달성도와 기관장의 기본적 책무이행 등을 평가하도록 해 사장이 중기적인 비전을 갖고 소신있게 업무를 추진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성과평가는 경영진 인사에도 연계시켜 성과가 우수한 임원은 연임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경영실적이 부진한 경우에는 법에 따라 인사조치를 적극 건의하기로 했다. 예산처는 공공기관의 기능과 예산운용·성과 등 경영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예산처 홈페이지에 ‘공공기관 경영정보’ 검색창을 신설, 수백개의 공공기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아울러 공공기관 지배구조도 국제규범에 맞춰 재분류하고 유형별로 정부 규제범위와 이사회 구성, 평가체계 등에 대한 표준지배구조 모델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농업기반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산업안전공단 등 3개 공공기관의 경영혁신 우수사례가 소개됐다. 농업기반공사는 경영혁신전략팀을 구성, 기능·조직혁신안을 마련하고 전 직원의 5%가량을 혁신세력으로 육성했다. 또 총무과 등 관리부서를 74개 사업부서로 바꾸는 한편 전 직원의 23%에 해당하는 본사 인력 206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대형 재난이 우려되는 시설 3000개를 선정해 종전 사업주가 관리하던 체제에서 사업주와 공사가 공동으로 재난을 관리하도록 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민원서류를 인터넷으로 접수하고 투명상담실을 설치하는 등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원천을 근본적으로 없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사설] 경남도의 은퇴자 모시기 경쟁

    경남의 일선 시·군들이 인구증가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도시지역의 은퇴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농촌지역이 이미 65세 이상의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가운데 지자체들의 이러한 노력은 인구 감소속도를 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잖은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전되는 고령화 문제에 대처하려면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일과 노후생활을 연계할 수 있는 농촌지역이나 지방의 중소도시가 해법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별도의 조례까지 제정하며 다양한 실버 프로그램과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는 경남 지자체의 시도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의욕만 앞섰지 수요자인 은퇴 중산층들을 유인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은 것 같다.1990년대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겨난 고급 실버타운이 성공리에 정착단계에 접어든 것은 맞춤식 공급방식을 통해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베끼기식’ 프로그램으로 덤벼들었다가는 한두해만에 문을 닫은 ‘은퇴농장’의 복사판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는 중앙정부나 농업기반공사 등 일부 공기업이 추진하려는 실버시범사업의 진행과정을 면밀히 분석한 뒤 지자체 특성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선행과제라고 본다. 섣부른 민자유치보다는 실버타운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자체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자체의 재정 여력은 반드시 감안돼야 한다. 특히 실버사업이 단체장의 치적용 사업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 [혁신 공기업 탐방] ⑥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 탐방] ⑥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인터뷰

    한국전력공사(KEPCO)는 종종 ‘공룡’에 비교된다. 직원 수 및 자산 규모 등 외형적인 크기가 재벌기업 못지않게 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룡은 제때 변화하지 못해 멸종됐다. 한준호 사장도 이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장은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직내 벽을 없애지 않으면 변화에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 패거리 문화의 상징이었던 직군을 파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공기업 최초로 ‘부조리 신고 포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윤리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범주다. 한전이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데는 이같은 이유가 있었다. 한 사장과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다.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혁신의 방향부터 설명해 달라. -어느 조직이나 변화를 싫어한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강제적인 개편이 뒤따를 수 있다. 지난 2002년 4월 전력산업구조 개편에 따라 한전 조직이었던 발전부문이 6개 자회사로 떨어져 나갔다.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거대한 한전 조직을 유연한 조직으로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잭 웰치가 GE를 이끌면서 벽없는 조직을 만든 것처럼 한전 조직내 그래도 남아 있는 벽을 깨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한전은 내부에 파벌과 패거리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경영의 핵심은 올바른 인사에 있다. 인사제도의 혁신은 유연한 조직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그래서 보직인사 때 직군을 없앴다. 조직간 벽을 허물어 화합을 유도하려는 차원이다. 실제로 1직급 보직인사 때 사무·배전·송변전 등 직군에 관계없이 인사를 단행했다. 또 국제무대에서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할 글로벌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2015년까지 세계 최고의 글로벌 종합에너지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영역별·지역별·직무별 전문가집단을 양성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를 총 인력의 10% 수준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우리의 시야를 국제무대로 넓히고 각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벽은 허물어지고 조직활력이 높아질 것이다. 공기업 이전 문제가 큰 이슈다. 모두들 한전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복안이 있나. -한전이 먼저 어느 곳으로 이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정부 방침에 충실히 따르겠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복안을 짜고 있다. 공기업 최초로 ‘부조리신고 포상제도’를 만들었다. 이같은 윤리경영으로 부방위 청렴도 조사에서 최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한 것 같다.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가. -윤리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요체다. 취임 이후 무엇보다도 윤리경영을 최우선과제로 추진했다. 그 결과 부방위 청렴도 평가에서 15개 공직 유관단체 중 4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3년까지 2년 연속 최하위에서 상위권으로 크게 도약한 것이다. 향상도면에서는 전체 조사대상 기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조리신고 포상제도를 신설했고, 전자공개 입찰제도를 확대했다. 청렴계약제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변화와 혁신은 전직원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한전은 규모가 커 직원들의 의식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작은 물은 쉽게 물길이 바뀌나 지속성이 없다. 반면 큰물은 그 물길이 더디게 바뀌나 한 번 방향을 잡으면 파급력이 대단하다. 규모가 큰 것이 단점이자 장점일 수 있다.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직원들의 의식변화라고 할 수 있다.21세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고 우리 회사가 지속적으로 번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고, 그러한 변화는 타율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주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종전 계약관계에선 한전이 갑이었고, 하청업체가 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갑이 아닌 을의 자세에서 한전의 모든 제도와 절차를 개선하고 있다. 고객의 불편을 사전에 예방하고 민원사항을 적극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다.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비결은. -고객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값싸고 질 좋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한 것이 이유라고 생각한다.1984년부터 최근까지 소비자물가는 153% 상승했지만 전기요금은 4.7% 인상하는 데 그쳤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저렴하다. 한국이 당 74.58원인 데 반해 일본 201원, 미국 79.02원, 영국 106.28원 등이다. 고급화·다양화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서비스도 혁신했다. 이사하는 고객의 전기요금 계산을 24시간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세금계산서·전기요금 납부증명서도 인터넷으로 발급하고 있다. 해외사업의 추진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해 달라. -국가간 장벽이 없어지고 있다. 전력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한전이 갖고 있는 역량을 결집해서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의 전력 성장률은 연 10%에 달할 정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이같은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 매년 3000만 이상의 발전설비의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허난성에 10만 규모의 순환유동층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한준호 사장은 한준호 사장은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섭섭한 에너지정책 전문가다. 동력자원부 자원개발·석유가스국장, 통상산업부 자원정책심의관·실장을 지낸 경력이 이를 말해준다. 공직생활 30여년 동안 에너지 분야에서만 20여년을 근무했다.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중소기업청장과 한국생산성본부회장, 대통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역임하며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업무수완을 발휘했다. 한 사장은 등산 경영론자다. 국내 대부분의 산을 가봤을 정도로 산을 좋아한다. 특히 직원들과 함께 등산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끈끈한 정을 나눈다. 지난 2월에는 임원들과 한라산을 등반하며 ‘산상 경영전략회의’를 가졌다. 그는 “산을 오를 때는 왼발과 오른발이 같이 움직여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거나 “나무와 바위, 계곡, 풀 등이 제자리에 있어야 산이 산답다.”고 강조한다. 모든 직원이 제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조직의 승패가 갈라진다는 얘기다. 2000년에는 경희대 대학원에서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활성화 요인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늦깎이’이기도 하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출입기자 등 동력자원부에 마지막까지 몸담았던 ‘막동회’ 회원들과 가끔 어울린다. ▲경북(60) ▲경북고·서울대 법학 ▲행시10회 ▲동자부 공보관 ▲산자부 기획관리실장 ▲중소기업청장 ▲중기특위 위원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사업장별 267개 소규모 봉사회 구성 한국전력공사의 사회봉사활동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업무의 특성상 산골오지에 사는 어려운 주민까지 대하다 보니 봉사활동이 오래 전부터 자리잡게 됐다. 하지만 한준호 사장의 취임과 함께 사회봉사활동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사업장별로 이뤄지던 봉사활동을 조직적으로 이뤄지게 한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5월 전국의 사업장에 있던 소규모 봉사회를 267개 봉사단으로 구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의 봉사단원만 4033명에 달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봉사활동을 위한 성금도 자발적으로 거뒀다. 전체 직원 2만명 가운데 89%인 1만 7400명이 성금을 내 모두 8억 6000만원을 마련했다. 사측도 봉사단 활동에 적극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직원들이 거둔 성금에 해당하는 8억여원을 지원, 지난해에만 16억 6000만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봉사활동은 한전의 특성을 살렸다. 우선 저소득층에게 효율이 높은 조명기기를 무상으로 달아주는 사업을 했다. 지난해에만 5000가구에 고효율기기를 지원했다. 올해는 5만가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혹한기나 혹서기 동안 전기요금이 체납된 고객에 대해서는 단전을 유보하는 한편 저소득 가정에 대해서는 전기요금을 대신 내줬다.2437호 가정에 1억 2000여만원을 지원했다. 저소득 가정에 대한 전기요금은 봉사기금과 별도로 캠페인을 통해 마련했다. 지난해 9월부터 2개월 동안 한전 직원들이 ‘빛 한줄기 나눔 캠페인’을 통해 1억 5000여만원을 추가로 조성했다. 지난 1월에는 간부급도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부장급 이상으로 승진한 222명 전원이 일산홀트복지타운과 가평꽃동네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한전은 2일부터 시작되는 어린이주간에는 미아예방을 위해 전국 놀이동산 등에서 어린이들에게 ‘이름표 달아주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달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났을 때는 송전선로 보호를 위해 직원들이 산불진화에 나섰다.”면서 “앞으로도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 한전의 특성을 살려 사회공헌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정부 산하기관·공기업 90곳 ‘이공계 채용목표제’ 새달 시행

    정부 산하기관·공기업 90곳 ‘이공계 채용목표제’ 새달 시행

    한국전력, 철도공사 등 정부 산하기관 및 공기업 90곳에 대해 새달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 ‘이공계 채용목표제’가 시행된다. 정부는 28일 오명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장관 주재로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공계 채용목표제 도입 방안 등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이공계 채용목표제는 우수 청소년의 이공계 진학을 유도하고 과학기술인력의 사회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기관은 정규직원 300명 이상의 경영혁신대상 정부 산하기관 및 공기업이다. 부처별로는 산업자원부 23곳, 과학기술부·건설교통부 각 14곳, 재정경제부 9곳 등이다. 이들 기관은 다음달부터 신규 채용인원 가운데 이공계 인력의 비율을 현재 채용비율보다 매년 5% 이상씩 늘려 5년 동안 추가로 채용하도록 권고를 받게 된다. 예컨대 지난해 이공계 신규채용 비율이 40%라면 올해에는 42.0%,2006년엔 44.1%,2007년에는 46.3%,2008년 48.6%,2009년 51.0% 등으로 이공계 전공자의 신규채용 비율을 높여야 한다. 다만 이공계 채용인력의 비율이 75% 이상이라면 현재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대상기관들은 매년 이공계 채용실적을 정부에 보고하고 이를 경영실적으로 평가받는다. 임상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채용목표제의 도입으로 앞으로 5년 동안 1500명 이상의 이공계 전공자가 공기업 등에 추가 채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전 늦추는 공공기관 예산 줄인다

    지방이전 대상 공공기관이 이전을 계속 지연할 경우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적게 받는 등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된다. 27일 국무조정실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 발표 때 이전대상 기관과 함께 인센티브 및 불이익 조치도 함께 발표키로 했다. 이전기관에 대한 인센티브 조치로는 각종 세제지원 및 부담금 감면, 부족재원 지원, 수도권 지사설립허용 검토, 이전기관 직원자녀 전입학 특례허용, 배우자 직장알선, 퇴직시 실업급여 제공 등이 포함된다. 불이익 조치로는 정부예산지원 억제, 업무범위 축소, 수도권내 사옥 신·증축 및 이전금지, 기관장 경영평가 반영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운영자금 등 공기업에 지원해 주고 있는 각종 예산지원을 제한하고 해당 공기업의 업무범위를 축소하며 수도권 내에서는 아예 사옥을 신·증축하지 못하게 해 지방이전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앞서 이해찬 국무총리는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대해 무관심하고 소극적인 경영진에 대해서는 임기에 관계없이 문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엄중처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청와대 사칭 사기가 통하는 나라

    아직도 청와대나 정권의 실세를 사칭한 사기가 통한다면 웃을 일인가, 울어야 할 일인가. 사기에 속는 사람도 문제지만 이런 사기가 통할 수 있는 풍토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 경찰이 최근 청와대의 모 수석과 사돈관계에 있다면서 한전사장에 발탁시켜주겠다고 속여 한전 전 고위간부로부터 2억 3000만원을 받은 건축업자를 적발했다. 또 다른 건축업자는 같은 사람에게 여권의 실세와 친분이 있다고 속여 2억 600만원을 우려냈다고 한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상상이 되지 않는 일이다. 사례는 더 있다. 청와대 수석이 편지를 보낸 것처럼 꾸며 공사수주를 부탁한 모 일본신문 기자가 입건됐다. 또 청와대 집행관을 사칭한 사기꾼과 짜고 부동산 계약금을 받아내려 한 변호사도 수배됐다. 청와대나 정권의 실세가 뒤를 봐주면 공기업의 사장자리가 굴러떨어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나 이를 이용하는 사기꾼들이 존재하는 것은 아직도 우리가 후진사회라는 것을 입증한다. 몇몇 사람의 사기행각이지만 그 저변에는 권력의 실세면 통한다는 후진형 사회병리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시절은 말할 것도 없이 이번 정권에서도 청와대 사칭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기꾼을 막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사기가 기생할 수 있는 토양을 없애야 한다. 청와대에 부탁하면 될 일도 안 된다는 것을 국민들이 믿게 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사기꾼이나 속은 사람을 탓하기 전에 권력 스스로가 청탁과 부패로부터 떳떳해져야 할 것이다.
  • ‘청와대’ 들먹이면 여전히 통한다?

    청와대나 정치권 실세들을 잘 안다고 속여 수백억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여온 변호사와 기자, 건축업자 등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서로 다른 사건으로 사법처리됐지만 고위층과의 친분관계를 강조하며 ‘눈먼 돈’을 뜯어내려한 점에서 모두 닮은꼴이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4일 부동산매입과 공사수주, 인사 등 각종 이권을 약속하는 방법으로 거액을 챙긴 임모(54ㆍ건축업)씨 등 2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51ㆍ건축업)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달아난 변호사 이모(50)씨 등 2명을 수배했다. 임씨는 2003년 3월 공기업 H사 사장 공모에 응모한 이 회사 전 부사장 고모씨에게 접근,“여권 실세인 Y의원에게 잘 말해줘 사장을 시켜주겠다.”고 속여 2억 6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Y의원과 “호형호제 하는 사이”라는 말에 고씨는 선뜻 돈을 내줬고, 돈은 임씨의 자동차 구입과 주식투자 등에 쓰였다. 임씨는 또 “국회의원들과 골프를 치러 간다.”며 고씨 인척의 고급 승용차를 빌리기도 했다. 건축업자 이씨도 2003년 3월 고씨에게 “사돈 관계인 청와대 M수석에게 부탁해 사장을 시켜주겠다.”고 속여 2억 3000만원을 가로챘다. 임씨와 이씨는 사기행각이 들통나자 받은 돈 가운데 각각 1억원과 2억원을 고씨에게 돌려줬다. 변호사 이씨는 지난해 11월 시가 5000억원쯤 되는 서울 양재동 농수산물유통공사 부지를 “1650억원에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건설회사 대표 채모씨를 속여 계약금 명목으로 350억원을 받아내려 했다. 이씨는 곽모(52), 권모(51)씨에게 청와대 공무원 행세를 하게 한 뒤 이들과 자신의 친분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채씨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일본 유력 일간지의 청와대 담당 외신기자 이모(45)씨는 지난달 청와대에서 받은 기념품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청와대 M수석이 직접 쓴 것처럼 꾸민 카드를 술, 한과에 꽂아 금융기관 N사 서울본부장 정모씨에게 전달했다. 이씨는 “M수석이 내 부탁을 들어달라는 의미에서 드리는 것”이라면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각 지점의 리모델링 공사를 맡겨 달라.”고 청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한라건설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한라그룹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기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풀무질에 매진하고 있는 주인공은 정인영(85) 전 한라건설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원(50) 회장이다. 한라는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전 명예회장이 황무지에서 일궈낸 그룹이다. 형님과 함께 현대건설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독자적으로 창업했다. 소비재·경공업 제품보다는 장치산업 중심으로 키웠고 21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재계 1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던 기업 집단이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계열사끼리 상호출자·지급보증이 족쇄로 작용, 그룹 전체가 한꺼번에 쓰러지는 운명을 맞게 되면서 계열사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는 한라건설이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다. 한라건설은 연간 매출 규모 8000억원 규모인 중견업체로 자회사도 없다. 그래서 한라건설은 한라그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정 회장의 직책도 ‘한라건설 회장’이고, 정 명예회장 직책도 ‘한라건설 명예회장’이다. ●미군 공병대 일감 현대건설 연결 정 명예회장은 동아일보 신문기자 출신이다.14세에 무작정 상경, 야간 YMCA야간 영어과 2년을 다닌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고학으로 아오야마(靑山)학원대학 야간 영어과 2학년을 중퇴하고 귀국, 동아일보에 둥지를 틀었다. 운명은 한국전쟁이 갈라놓았다. 외신부 기자였던 그는 형과 둘이서 피란길에 올랐다. 대구에서 한 일간지 편집일을 했고, 형은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부산까지 내려간 두 형제는 두 끼 먹을 밥값밖에 없어 유일한 재산이던 손목시계를 잡히기 위해 전당포를 들렀다가 미군 사령부 통역 모집 광고를 접했다. ‘왕 회장’은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동생이 미군 통역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는 “인영이가 통역으로 취직하면 미군 식당에서 나오는 빵부스러기를 가져와도 먹는 것은 해결될 것이라면서 통역 취직을 했다.”고 회고했다. 자서전은 “아우가 공사라도 해서 밥을 먹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병대 장교 통역을 자원했는데 일이 뜻대로 잘 풀렸고, 공병대 일감을 현대건설에 연결해 줬다.”고 적고 있다. 이것이 현대건설이 미군 공사를 휩쓸면서 기업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를 인연으로 정 명예회장은 1951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61∼76년 현대건설 사장을 맡아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진 장본인이다. 휴전 이후에는 국내 공사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 그러나 공사를 잘못 수주하는 바람에 미군 공사에서 알뜰하게 벌어들인 돈을 몽땅 털어넣고도 모자라 ‘왕 회장’은 자신의 집과 동생, 매제(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85) 집까지 팔아 공사비를 충당했지만 엄청난 적자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57년 한강 인도교 공사를 수주,40%의 이익을 거두면서 ‘건설 5인조’에 들어갈 만큼 성장했다. 그 뒤 해외건설 시장에 진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신감과 경쟁력을 기르고 ‘세계속의 현대건설’로 성장하는 데 한 축을 맡았다. ●현대양행에서 출발, 중공업에 치중 한라그룹은 정 명예회장이 1962년에 세운 현대양행에서 출발한다. 이 때는 정 명예회장이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질 때였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사장으로 일하면서도 “부존자원 없는 나라에서 중공업 개발 없이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면서 62년 경기도 군포에 독자적으로 세운 기업이 바로 현대양행이다. 그는 76년 현대건설 사장직을 내놓았지만 현대양행은 80년 정부의 산업합리화 조치에 따라 포기해야 했고, 대신 중공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구성하게 됐다. 단일 공장으로 최대 규모인 130만평 부지에 창원종합기계공장(현 두산중공업)을 건설해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후 시멘트와 건설, 조선소, 제지, 자동차 부품,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한라는 장치산업 중심의 그룹으로 우뚝 섰다.96년에는 자산 6조 2000억원, 매출 5조 3000억원, 종업원 2만여명이 딸려 있는 재계 12위의 대기업 군으로 성장했다. 주력 기업은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그룹을 키우는 동안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 말이 있다.“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까이서 그를 본 사람들은 유별난 ‘독서광’이라고 말한다. 출장길이나 차안에서도 영자 신문은 물론이고 경제경영 관련 책이 손에서 떠나질 않았다.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캐내 읽을 정도였다. 집무실에서도 불편한 손으로 영어단어를 외우고 돋보기를 들이대면서까지 셰익스피어전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정신력도 대단했다. 중풍으로 쓰러진 뒤에도 의지를 갖고 치료를 받았으며, 경영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무진 애를 썼던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휠체어의 부도옹’‘오뚝이 기업인’‘프런티어 기업인’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명예회장 자신이 왕성하게 활동하였던 터라 2세에게는 계열사 사장을 맡기는 것으로 족했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휠체어를 타고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경영권을 2세에게 물려주기 위한 수순을 밟았다. ●재계 12위그룹, 건설이 명맥 유지 96년 말 한라그룹의 상황은 다른 대기업 집단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계열사간 상호 출자와 지급보증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96년 말 한라의 경영상태는 부채비율이 현상유지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도로 악화됐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만도기계는 수익성이 높고 지주회사 성격을 지녔다. 역시 자동차 부품 회사인 한라공조와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주력기업에 속했던 한라중공업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공업을 뺀 수익성이 좋은 3개 주력사는 다른 계열사의 지급보증과 채무를 떠안아야 했고 특히 중공업에 발목이 잡혔다.8000억원 이상이 투자된 삼호공단 조성 및 조선소, 플랜트 공장 건설이 뒤따랐다. 이 때 시작된 자금난이 그룹 부도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보아도 된다.96년 조선소가 가동되기는 했으나 막대한 투자비를 일시에 회수하지 못하고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룹 총수도 전셋집, 기업의 사회적 책임 충실 한라그룹이 쓰러질 때는 정몽원 회장 체제였다.97년 1월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외환위기 파고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쳐보지 못하고 그룹 해체라는 상황을 맞게 됐다. 외환위기라는 복병을 만나는 바람에 아버지가 공격적으로 펼쳤던 사업을 추스르기에도 바빴다. 결국 정 회장은 어려운 결단을 내린다. 우량 회사와 적자 회사를 가릴 것 없이 모든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인으로서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자신의 집은 물론 명예회장의 집까지 팔아치우면서까지 모든 것을 버렸다. 재계 12위 그룹 총수였던 명예회장은 지금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잘 나가던 만도기계,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을 팔고 싶어도 중공업에 서준 지급보증 때문에 매각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을 했다. 외국자본을 들여와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찾던 중 미국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가 10억달러 정도를 투자, 주력 업체를 살리는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이를 따랐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했다. 기아나 한보 등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종업원들을 거리로 내몰았지만 한라는 종업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부도 이후에도 생산성이 올라갔고 기업가치도 떨어지지 않았다. 매각된 계열사들이 곧바로 정상을 되찾고 우량 기업으로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 ●그룹 경영권 차남에게 지명 정 명예회장의 장남 몽국(52)씨는 89년부터 92년까지 한라그룹 부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94년 말 정 명예회장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차남을 그룹 후계자로 지명하면서 형 몽국씨는 95년 초부터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유학갔다. 한때 배달학원(한라대학교)이사장을 맡고 부인 이광희(51) 여사가 총장을 맡기도 했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2남으로 고려대 상대를 졸업하고 지난 79년 현대양행에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89년 만도기계 사장을 거쳐 92년 한라그룹 부회장으로 부친과 함께 한라를 키웠다. 차남 몽원씨가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형제간에 약간의 갈등도 있었다.2003년 형 몽국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 그룹 기획실에서 임의 처분했다며 민형사고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형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민사건은 형제간의 원만한 화해로 ‘왕자의 난’을 비켜갔다. 전문 경영인으로는 김홍두 사장이 있다.78년 한라 공채로 입사,96년 관리 분야 부사장에 올랐다.2003년 이후 사장을 맡고 있다. 한라그룹의 부침을 지켜본 몇 안되는 사람으로 판단이 빠르고 부지런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단조로운 혼맥, 독실한 기독교 집안 한라그룹의 혼맥은 다른 현대가처럼 얽혀있거나 거물급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색다른 맛이 없다. 결혼은 자유로웠고 상대 집안도 평범했다. 몽원 회장의 어머니인 고 김월계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자연히 두 형제는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중매쟁이도 교회였다. 두 형제가 모두 교회에서 만나 결혼했다. 장남 몽국씨는 이광희 여사와 만나 연애 결혼을 했다. 평범한 가정으로 알려졌다. 동생 정 회장도 역시 교회에서 아는 사람의 소개로 홍인화(48) 여사를 만났다. 홍여사는 TBC아나운서 출신이다. 장인·장모가 약사였고 굳이 따지자면 장모가 서상목 전 국회의원 누나다. 정 회장은 최근 다니던 교회 장로로 취임했다. 명예회장도 늦게 교회를 나왔고, 몸이 불편한 관계로 최근에는 집에서 가족 예배를 드리곤 한다. chani@seoul.co.kr ■ 성우그룹 성우그룹의 모태는 현대시멘트다. 1970년 1월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정순영(83) 당시 현대건설 부사장이 현대건설에서 떨어져 나온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으면서 성우그룹의 역사는 출발한다. 당시는 성우그룹이 아닌 현대시멘트라는 단일 회사였다. 현대 방계가 대부분 그렇듯이 성우그룹도 ‘왕 회장’이 덩치가 커진 현대건설의 일부 사업을 떼어주면서 시작됐다. 경제개발 호재를 안고 있을 때라서 출발은 순조로웠다. 현대건설이 국내 시장과 해외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즈음이라서 분가도 쉬웠다. 성우그룹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부터다. 성우리조트를 설립하고 사옥을 현재의 서울 서초동으로 옮기면서부터다. ●그룹 우산 키우기 미미 정순영 당시 현대시멘트 사장은 5년 동안 시멘트 단일 품목에만 손을 댔다. 그러다가 75년 현대종합금속을 세워 그룹의 덩치를 키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룹의 위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추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고심하던 끝에 찾은 것이 자동차 부품산업이었고,87년 성우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산업 발전 추세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룹 우산을 제대로 펴기 시작한 것은 현대시멘트를 독립 운영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지나면서부터다.95년에 성우종합레저를 설립, 강원도 둔내에 대규모 레저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같은 해 사옥을 지금의 서울 잠원동에서 서초동으로 옮겼다. 이 때부터 ‘성우그룹’이 통용되기 시작했다.92년에는 성우종합건설을,96년에는 성우전자를 잇따라 그룹사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시멘트와 자동차 부품사, 건설을 뺀 다른 업체들의 경영실적은 영 신통치 않았다. 몇몇 업체는 부도를 맞기도 했고 그룹 위상도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결국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다른 그룹보다 경영권 이양작업을 서둘러 진행했다. ●경영권 이양, 순조롭게 마무리 정 명예회장은 2세들에게 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받도록 했다. 주로 시멘트를 거치도록 했다. 다만 딸과 사위들은 성우그룹 경영과 거리를 두었다. 장녀도 사위가 먼저 세상을 떴지만 단지 현대시멘트 고문으로 있다가 최근 별세했다. 차녀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사위 역시 개인사업을 한다. 경영권은 97년 1월에 이전됐다.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잡음이 거의 없었다. 정 명예회장은 가급적 자식들이 경영 수업을 받을 때 맡았던 분야를 떼어주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단순 주식분배 차원이 아닌 전공을 찾아 맡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계열분리가 이뤄지도록 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정 명예회장은 장남 몽선씨에게 그룹의 주력 기업이던 현대시멘트를 잇도록 했다. 자신과 정 회장이 오랫동안 경영에 참여했던 분야다. 현대시멘트는 시멘트 사업부와 성우리조트를 개발·운영하는 레저사업부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3∼4위를 지키고 있다. 성우종합건설도 장남의 몫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일반 건설사처럼 민간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자체 공사와 관계사 공사를 벌일 정도다. 신생 회사 성우이컴도 정 회장이 지휘한다. 골프장 관리·운영 전문 업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4월에는 형제간 계열 분리도 마쳤다. 주력기업인 현대시멘트는 부실기업인 성우전자 성우정보통신 성우캐피탈 등 3개사를 계열사에서 제외해버렸다. 정몽훈(46) 성우전자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던 회사다. 이로써 형제간 지분정리까지 마치게 됐다. 둘째아들 몽석(47) 회장은 현대종합금속을 받았다. 포항 공장에서 용접봉과 카바이트를 만들어내는 회사다. 현재는 용접봉만 생산한다.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많은 양을 납품한다. 3남 몽훈 회장은 성우전자, 성우캐피탈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서 있다. 막내 몽용(44) 회장은 88년 성우오토모티브와 현대 에너셀을 맡아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로 자동차 부품생산업체를 물려받았다. 오토모티브는 자동차 시트, 알루미늄 휠 등을 생산하는 회사. 포항공장에서 자동차용 주물을 생산,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충주공장에서는 자동차 알루미늄 휠을 전문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시트 생산 부문은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매각했다. 에너셀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업체다.㈜성우는 육상 시멘트 화물 운송 회사다. ●드러내기 싫어하는 성우그룹 혼맥 현대가의 혼맥이 그렇듯이 성우그룹에도 특별히 튀는 집안이 없다. 그런데도 성우그룹은 혼맥이 드러나는 것을 극구 꺼린다. 혼맥이 비치는 자체를 싫어한다. 장남인 현대시멘트 몽선 회장과 결혼한 김미희 여사(작고)는 집안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다. 장남 결혼을 시키면서 말 그대로 평범한 교육자 집안과 사돈을 맺었다. 장인 김태휴씨는 뒤에 현대성우리조트 고문을 지냈다. 김수진 서울대 교수, 차연택 현대백화점약국 대표, 최동일 연세산부인과원장, 정 회장, 전동진 경원대 교수 등이 동서지간이다. 하지만 김 여사는 93년 10월 태릉 아이스링크 선수 대기실에서 둘째딸과 함께 불의의 화재사고를 당했다. 이때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이 전용기를 내주어 일본 행림대학 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았으나 아깝게도 함께 세상을 달리했다. 이를 계기로 사업상 앙금이 있던 왕 회장과 조중훈 회장이 화해하는 계기가 돼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혼한 진영심(36) 여사 역시 평범한 집안으로 알려졌다. 둘째아들 현대종합금속 몽석 회장 처가도 대구에서 작은 기업을 하던 평범한 집안이라는 정도밖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셋째 몽훈 성우전자 회장의 장인은 직업군인이었다. 장성으로 예편한 뒤 공기업 임원으로 근무했다는 정도만 알려진다. 하지만 넷째 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의 결혼 때는 좀 다르다. 잘 알려진 로열 패밀리 가운데 하나인 인촌 김성수가와 사돈을 맺는다. 몽용 회장의 장인이 체육계 원로인 김상겸 박사다. 김 박사는 동아일보와 고려대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의 막내아들이다. 한국 체육 발전에 평생을 바친 전 고려대 명예교수이며 지난해 별세했다. 김 박사는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스키협회회장, 나가노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장, 고려대 사범대학장 등을 지냈다. 장녀, 차녀도 평범한 집안과 결혼했다.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전문 경영인 전문 경영인은 많지 않다.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희대(44)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은 정 회장의 매제. 미국 하트포드대학원 경영·경제학과를 졸업한 유학파.88년 현대시멘트에 입사, 총괄 부사장을 거쳐 올 1월부터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고 있다. 성우리조트는 엄준섭(53·부사장) 본부장이 정 회장을 돕고 있다. 성우이컴 김연문(55) 대표이사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74년 입사해 경리파트를 맡으면서 명예회장과 정 회장을 지근에서 보좌했다.2001년 부사장에 오른 뒤 2002년부터 이컴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골프장 개발 운영업을 이끌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혁신 공기업 탐방] ⑤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 탐방] ⑤ 김칠두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인터뷰

    반월·시화산업단지에 위치한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 연구실. 업체 직원과 인근에 있는 공대 교수들이 6개월 동안의 연구 끝에 초현대식 휴대전화 모니터를 개발했다. 곧바로 단지내에 있는 디지털TV 제조업체의 생산라인을 활용,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생산라인 변경에 따른 금융지원은 단지내 입주한 은행이 맡았다. 수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소개받은 미국 휴대전화 업체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산단공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장기적인 플랜이다. 김칠두 산단공 이사장은 24일 “과거의 산업단지는 제조업체들의 단순한 집합체에 불과했다.”면서 “앞으로는 산업단지내 입주업체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종전의 생산기능에 연구개발과 인적교류, 주거, 물류, 복지시설 등을 집합한 혁신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과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한다. 내부 결재단계를 대폭 줄여 화제가 되고 있다. -종전 과장, 팀장, 처장, 본부장, 부이사장·이사장으로 이어지던 결재단계를 팀장에서 부이사장·이사장으로 줄였다.5단계의 의사결정 단계를 2단계로 줄인 것이다. 권한도 대폭 이양했다. 전체 업무의 70%는 팀장이 전결로 처리한다. 직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자율경쟁체제를 만들었다. 사업이 정례화되면 예산집행도 팀장에게 맡길 생각이다. 조직체계도 바꿨다. 본사 조직은 슬림화시켜 ‘클러스터 추진본부’ 체제로 개편하고,5개 지역본부는 현장 중심의 ‘클러스터추진단’ 체제로 재구축했다. 본사 인력을 대거 지방으로 전진 배치한 것이 골자다. 직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불안해하는 반응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직이 유연해지는 것 같다. 결재단계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대(大)팀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대팀제로 인해 지역본부가 활성화되면서 조직에 활력이 생겼다. 전에는 능력있는 직원을 발탁하고 싶어도, 최소 승진기한이 있어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10년 정도 근무한 3급 직원에게 작은 팀을 맡길 수 있게 됐다. 전체 팀장 가운데 3급 팀장이 9명이다. 그중 여성 팀장도 2명이나 있다. 조직이 유연해지고 탄력이 붙었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성과관리는 어떻게 하나. -전 임직원의 성과관리를 위하여 업적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도별 사업목표에 대한 부서 및 개인별 평가지표를 명확히 설정·평가해 그 결과를 보상체제에 반영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개인별 업적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는 업적평가결과를 보수뿐만 아니라 승진 등 인사고과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또 기관장 경영계약, 임원 성과계약 제도를 도입하여 이사장은 물론 임원들의 책임경영체제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칭찬카드’가 있다고 들었다. 어떤 것인가. -조직의 힘은 단순한 구성원의 합(合)이 아닌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같은 식구, 동료라는 인식을 공유하려면 자기 잘한 것만 따지면 안 된다. 조직이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은 직원 1명을 적어낼 수 있는 칭찬카드를 전직원에게 줬다. 제일 많은 이름이 나온 직원에게 상을 주는 것이다. 일종의 이달의 인기사원 같은 개념이다. 기(氣)를 살리는 직장문화를 중요시하는데, 기를 살리는 직장은 어떤 직장인가. -직원의 기를 살리는 것은 신바람나는 직장을 의미한다. 그래야 우수한 인재가 모이게 된다. 거대한(Big) 기업보다는 좋은(Good) 기업을 추구하는 것이다. 칭찬카드도 같은 맥락이다. 직무공모제를 통해 희망 부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들겠다는 차원에서다. 직원간 친목과 조직활력을 높이기 위해 축구, 등산, 마라톤, 테니스 등 동호인 모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조직내 상하·수평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격주 토요일을 ‘토마토데이’로 지정, 재미있게 토론하고 강의도 듣고 있다. 산단공의 이름도 바꾼다고 들었다. -올해 산단공이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주관 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제2의 창단을 한다는 각오로 회사 개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름은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를 주도하는 산단공의 변화 이미지를 담기에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한국산업단지공단’을 ‘산업단지진흥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른 시일내 관련 법률 개정을 거쳐 변경하겠다.“혁신클러스터 선도기관으로서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각오 아래 그동안의 권위적 이미지를 벗어나 고객 지향의 수준 높은 조직이 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다만 ‘산업단지’란 명칭은 그대로 두어 기존의 정체성을 유지하여 혼선이 없도록 하였다. 또 클러스터의 의미가 국민들로서는 생소한 외래어임을 감안,‘진흥원’이란 용어를 쓰게 됐다. 클러스터 사업을 설명해달라. -제조업 위주로 개발되었던 산업단지에 연구개발과 주거, 물류, 복지시설 등 기업지원 서비스 기능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산업단지내 입주기업체와 다양한 관련기관들이 상호학습, 인적교류 등 네트워킹을 통한 자생적인 혁신능력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혁신역량이 우수한 7개 산업단지를 혁신클러스터 육성 시범단지로 지정했고,4대 주요사업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연구개발 기능과 기업지원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미니 클러스터란 클러스터가 생산기능에 연구개발, 기업지원기능이 결합된 개념이라면 미니클러스터는 세부업종이나 기술별로 조직된 소규모 협의체를 말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7개의 시범 미니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계·메카트로닉스 중심의 클러스터로 지정된 창원산업단지는 공작기계·금형·운송장비 등의 미니클러스터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전자 클러스터인 구미산업단지는 디스플레이·홈네트워크 등 10개 미니클러스터를 구성했다. 울산산업단지는 엔진모듈 등 4개, 반월·시화산업단지는 기계부품·자동차부품 등 7개, 광주첨단단지는 발광다이오드(LED)·광통신 부품 등 6개, 군산산업단지는 자동차부품 등 4개 클러스터를 구성했다. 산업단지내 입주기업의 업종과 환경 등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미니클러스터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완벽하게 조성돼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산단공은 업종별 전문가와 대학교수, 연구원, 지원기관 전문가 등을 망라하는 전문가풀을 만들었다. 언제라도 입주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산단공 관계자는 “클러스터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기술별 미니클러스터가 우선 자리를 잡아야 한다.”면서 “향후 계획대로 클러스터 사업이 추진될 경우 2013년쯤이면 국내 산업단지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산업단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김칠두 이사장은 김칠두씨가 지난해 10월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에 취임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김 이사장이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재직하면서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고, 참여정부가 이를 중점 국정과제로 삼은 것이다. 산단공이 클러스터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됐으니 그가 이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평이다. 지난해 그가 신임 산단공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을 때 노조가 적극 반겼던 것도 전문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클러스터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는 그를 사무실에서는 보기 힘들다.30개에 달하는 관할 산업단지와 기업인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것이 주요 일과다.2만여 산업단지 입주기업체를 대변하는 최고경영자(CEO)를 자임하고 나선 셈이다. 지난 1973년 공직에 입문한 김 이사장은 30여년 동안 줄곧 산업자원부에서만 행정경험을 쌓았다. 산자부 선배로 4년 전부터 같은 자리를 지켜온 노정규 부이사장과 찰떡 궁합을 자랑하고 있다. ▲부산(55) ▲동래고·연세대 행정학 ▲행시14회 ▲산자부 생활산업국장·무역투자실장 ▲산업자원부 차관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빌딩 X파일] 송도신도시 갯벌타워

    [빌딩 X파일] 송도신도시 갯벌타워

    첨단 정보산업단지로 개발이 추진중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송도신도시). 갯벌을 메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보니 10년이 넘게 개발이 이뤄졌음에도 아직까지는 허허벌판이다. 아파트와 일부 산업단지만이 건설되었을 뿐 나머지는 진행형이다. 신도시 2공구에 우뚝선 ‘갯벌타워’의 존재가 빛을 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신도시의 체면을 세워줄 뿐 아니라 도시 전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건물은 지난 2001년 9월 첨단산업기술단지인 송도테크노파크 5만 9130㎡ 부지에 착공돼 지하 3층, 지상 21층, 연면적 2만 5753㎡ 규모로 지난해 6월 준공됐다. 총사업비 410억원 가운데 300억원은 산업자원부와 인천시가 공동출연한 재단법인 송도테크노파크가, 나머지 110억원은 인천시 산하인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각각 부담했다. 이에 따라 전체중 12∼18층 소유지분은 중소기업센터가 갖고 있다. 갯벌타워는 벤처기업 및 관련 공공기업·연구소 등이 입주할 목적으로 세워졌는데 현재 입주율은 85% 정도. 3∼5층에는 시험생산연구소와 바이오지원센터,7층 생물산업실용화센터,12∼13층 선박검사협회,15층 인천중소기업지원센터,16층 한국표준협회,17층에는 인천신용보증재단 등이 각각 들어서 있다. 이들 기관은 집적화를 통해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원스톱서비스 체계를 구축, 산업단지 개발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8∼11층은 벤처기업을 위한 공간인데 예정된 30여개 기업 가운데 지금까지 10여개가 입주를 했다. 특히 이곳에는 창업 이후 정착 단계에 있는 중견 벤처기업들이 들어서 인천지역 벤처요람을 형성하게 된다. 20층에는 바다와 신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가,21층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 홍보관이 각각 설치돼 있다. 이곳에 오면 인천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 1∼2층에는 전시실·회의실·교육실·다목적홀·국제회의장 등 각종 지원시설이, 지하 1층에는 매점·약국·식당 등 편의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갯벌타워에는 앞으로 인하대 산학협력관, 가천의대 생명공학센터 등 각종 연구소도 들어서 명실상부한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된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공기업도 적성검사 도입 움직임

    행정·외무·기술고시 등 고등고시에 도입된 PSAT(공직적성평가)가 공사·공단 등 공기업에도 확산될 조짐이다. 일부 민간기업에 도입된 적성평가도 최종 합격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코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공기업이나 민간기업들이 적성평가를 도입하려는 것은 종전의 단순암기형 문제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뽑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원하는 인재채용이 가능 한국전력은 고등고시에 도입된 PSAT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PSAT의 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의 문제유형이 단순 암기로는 풀 수 없고, 평소의 종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 데 유용하다는 판단에서다. 한전 관계자는 “종전의 필기시험은 단편적인 평가에 좌우돼 암기력이 좋은 수험생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면서 “학력이나 연령제한이 없어진 상황에서 다양한 유형의 인재를 뽑기 위해서는 적성평가가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 한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자체적으로 적성검사문제를 만들어낼지,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할지를 놓고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지공사도 적성검사 도입을 준비 중이다. 종전의 채용시험은 수험생의 표면적인 능력 외에는 측정이 쉽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민영화된 한국통신(KT)은 지난해부터 적성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적성검사의 최대 장점은 각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점이다. 분야별로 적성검사 유형을 달리해 해당 분야에 잠재력이 있는 수험생들을 선별해낼 수 있는 것이다. ●기업 78% “적성검사, 채용에 직접적인 영향” 민간기업에서는 적성검사가 당락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채용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면접만으로는 수험생의 잠재력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전에는 적성검사가 당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기업 101개 가운데 적성검사가 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기업은 78.2%인 79개사에 달했다. 민간기업은 적성검사도 인성·적성검사, 직무수행능력평가, 직업적성검사, 직무적성검사 등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또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해 자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적성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전형과정에 포함하고 있다. 자격요건 미달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응시자에게 SSAT를 실시하기 때문에 필기시험 성격을 지니고 있다. CJ도 BJI 테스트 및 인지능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BJI 테스트는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가치 판단에 있어 지원자 개인적 가치(Value)가 CJ의 가치(CJ Value)에 부합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한 채용전문가는 “인적자원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이 적성검사 비중을 높이고 있다.”면서 “적성검사는 자사의 인재상, 그리고 자사의 가치와 지원자의 가치가 일치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부적합 인재 채용으로 인한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철도公, 오일주식 65% SK등에 넘기려 했다

    철도公, 오일주식 65% SK등에 넘기려 했다

    철도공사(당시 철도청)는 유전사업 추진업체인 코리아크루드오일(KCO)의 민간인 지분을 사들여 석유공사·한국전력 등 2개 공기업과 민간기업인 SK에 매각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러시아 알파에코로부터 사할린 유전개발 사업체인 페트로사흐를 62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계약했으나 인수 후 정유공장 리모델링 등에 20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내부 분석 결과도 나왔다. 석유공사와 SK는 2003년 쿡에너지 대표 권광진씨로부터 사업참여 제의를 받고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한 차례 거절한 바 있어 철도청이 지난해 또다시 이들 기업의 지분 참여를 추진한 배경이 주목된다.SK측은 제의를 받은 뒤 또다시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19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철도공사 내부 회의자료에 담겨 있다. ‘사할린 유전사업 추진계획 회의자료’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지난해 9월30일 당시 철도청 사업개발본부가 신광순 차장 등 17명의 간부가 참석한 회의에서 회람시킨 것으로 ▲추진경위 ▲계약내용 ▲현지 실사결과 ▲국내외 에너지정책 관련 동향 ▲투자계획별 비교분석(안) 등의 항목별로 개략적인 설명이 첨부돼 있다. 문건의 첫 장 윗부분에는 ‘회의 종료후 반납해 주기 바란다.’는 스탬프가 찍혀 있어 비밀문건임을 보여준다. 추진 경위 항목에는 KCO의 주주구성을 석유공사·한전·SK 65%, 철도교통진흥재단 35%로 바꾼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당시 KCO 지분은 철도재단이 민간사업자인 하이앤드 대표 전대월(42%)씨, 쿡에너지 대표 권광진(18%)씨 등의 지분을 120억원에 매입하기로 계약한 뒤여서 철도재단이 99.9%를 보유하고 있었다. 나머지 0.1%는 KCO 대표 허문석씨 지분이다. 문건에는 또 계약내용 항목에 6200만달러의 계약금 외에 리모델링 비용 등으로 2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적시돼 있다. 현지 실사결과 항목에도 ‘페트로사흐의 시설이 매우 낙후돼 리모델링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한편 철도공사는 다음의 유전사업과 관련, 사할린 6광구 개발권은 국내외 기업에 7억달러가량에 팔고, 페트로사흐의 사할린 정유공장은 리모델링해 정부가 새로 만들려던 석유개발 전문회사와 중국국영석유공사의 자금을 끌어들여 석유개발전문회사와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는 궁극적으로 KCO 지분을 석유개발전문회사에 매각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는 이날 유전사업을 처음 기획했던 권씨를 핵심 관련자 중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권씨를 상대로 전씨에게 유전사업을 제안한 경위와 전씨가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을 통해 허씨를 만나고 철도공사가 유전사업에 참여하게 된 과정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또 철도공사와 KCO 주식 양수·양도계약을 맺게 된 경위와 실제 금전이 오갔는지 등도 캐물었다. 이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개입설을 주장한 권씨를 이날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박승기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그룹총수들 ‘글로벌 경영’ 직접 뛴다

    삼성, 현대차,LG,SK그룹 회장의 해외 현장경영이 한창이다. 삼성은 국내 1위를 넘어 진정한 세계일류로 도약하는 전환점에 서 있고 ‘쾌속질주’ 중인 현대차도 세계무대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이은 그룹 분리로 ‘세력’이 많이 약해진 LG는 해외시장에서 전자·화학사업이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다. 내수업종 위주에서 최근 ‘수출그룹’으로 변신을 선언한 SK 역시 해외시장 개척이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 들어 해외경영이 가장 활발한 회장은 현대차 정몽구 회장. 정 회장은 지난 18일 대통령 수행을 마치고 터키에서 귀국한 데 이어 다음달 중순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식에 맞춰 현지로 떠난다. 지난달초에도 앨라배마를 다녀왔다. 그 직전에는 중국시장 점검차 베이징을 다녀왔고 2월에는 인도를 다녀왔다. 이같은 그를 두고 미국의 시사잡지 ‘타임’은 “전 세계 자동차역사상 가장 놀라운 기적을 이뤄낸 이”라고 극찬했다. 타임은 최신호(4월25일자) 아시아판에 ‘현대차, 글로벌 메이커로 대약진(Hyundai Revs Up)’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4쪽에 걸쳐 실었다. 이 기사에서 타임은 “경쟁이 치열한 중국시장에서 2년 만에 업계 1위로 부상하는 등 1999년 이후 현대차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특히 정 회장의 품질에 대한 열정이 오늘날 현대차 성공의 직접적인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지난 1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삼성 디자인 전략회의’를 가진 뒤 최근 귀국했다. 지난달말 출국한 이 회장은 약 20일에 걸쳐 유럽지역을 돌며 삼성의 해외사업을 점검하고 사업전략을 구상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일류기업으로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된 디자인이 필수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이 회장이 멀리 밀라노를 전략회의장으로 택했으며 앞으로도 필요하면 전 세계 어디든 가리지 않고 사장들을 불러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교외에서 열릴 예정인 LG전자 디지털가전 공장 기공식을 위해 18일 출국했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터키에서 모스크바로 날아가 구 회장을 수행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연초에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 ‘2005 CES’에 그룹 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구 회장의 현장경영은 올 들어서만 벌써 여덟번째로 LS,GS그룹 분리 이후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 최태원 회장도 정 회장과 함께 대통령 일행과 터키 일정을 함께했다. 최 회장은 김신배 SK텔레콤 사장과 함께 터키 교통통신부 장관 등과 만나 민영화를 추진중인 통신 공기업인 트루크텔레콤의 지분 참여 여부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싱가포르·홍콩에서 열린 SK 기업설명회를 직접 주재한 데 이어 2월말에는 미 조지아주의 SKC공장과 SK텔레콤의 합작사인 ‘어스링크’를 방문했다. 터키로 떠나면서 짬을 내 중국의 ‘SK차이나’에 들러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안미현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새 국면 맞는 ‘오일게이트’] SK등 왜 끌어들이려 했나

    19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철도공사(옛 철도청) 내부 문건에는 러시아 유전사업 추진 및 운영계획이 상세히 담겨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유전사업을 주관하던 코리아크루드오일(KCO)에 다른 공기업과 민간기업을 끌어들여 민·관 석유회사로 만들려 했다는 점이다. 이 문건이 철도청 간부들에게 회람된 지난해 9월 30일 회의에서는 외부 전문경영인을 영입, 자금유치 등을 맡겨야한다는 보고 내용이 들어있다.KCO 지분 5%를 보유, 사실상 전문경영인으로 볼 수 없던 허문석씨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허씨는 같은 달 16일 KCO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한전 등 3곳 투자유치 시도 문건에 따르면 KCO 지분 65%를 석유공사, 한전,SK 3개 회사에 넘기는 것으로 돼 있다. 석유공사와 SK는 이미 2003년 쿡에너지 대표 권광진씨의 사업참여 제의를 ‘사업성이 부족하다.’며 거절한 바 있어 또 다시 투자를 제의했을때 동의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하지만 철도청은 허씨로 보이는 ‘외부 전문가’를 통해 이들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철도청은 하이앤드 대표 전대월씨와 권씨 등이 보유하고 있던 KCO의 지분을 120억원에 매입하기로 계약하기 하루 전 이같은 주주구성 변경 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를 대한석유공사로 잘못 적는 등의 허점도 보인다. ●석유개발전문회사 설립 확신 왜? 유전사업을 주도한 철도청 사업개발본부는 이날 회의에서 투자계획별 3개의 비교분석안(案)중 실리추구 형태인 ‘제3안’이 가장 합리적인 추진방안이라고 보고했다. 정부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석유개발전문회사 등의 투자를 이끌어 내 이 업체와 KCO가 정유공장을 공동 운영하는 방안이다. 여기서 필수적인 것은 석유개발 전문회사가 실제 설립돼야 한다는 점이다. 사업개발본부는 “산업자원부 및 국회 산자위를 중심으로 기존 석유공사의 개발 업무를 독립시켜 30억∼50억달러 규모의 석유개발전문회사 신설을 추진중”이라며 지난해 8월 산자부 자원정책실이 작성한 보고서를 첨부했다. 이 보고서에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자원개발 추진을 위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자원개발 전문기업’을 설립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기업 형태 등이 제시돼 있다. 허씨를 전씨에게 소개한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에너지 종합대책을 담은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는데 여기서 이 의원도 국제적 규모의 대형 석유개발회사 설립 필요성을 제안했었다. 사업개발본부는 또 문건에서 석유공사의 유전개발 사업이 투기성이 높은 곳에만 투자하는 폐단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영진의 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월권적’ 분석도 내놓아 주목된다. 석유공사의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사에게 보고하는 형식을 띠고 있는 점에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할아버지 왼 다리는 ‘백만불짜리’

    서울의 대표적인 인공 호수인 잠실 석촌호수. 오전 4시면 조깅족들 사이로 검붉은 조깅 트랙 위를 왼발과 목발만으로 힘차게 내딛는 반백의 할아버지를 어김 없이 만날 수 있다. 주인공은 한국전쟁 상이용사인 차춘성(車春成·77)씨.23년째 뛰다 보니 벚꽃 나무들과 함께 석촌호수의 익숙한 풍경이 됐다. ●‘왼발의 마라토너’ 차씨가 본격적으로 조깅을 시작한 것은 1983년. 석촌호수 옆 석촌동에 이사오면서부터다. 동호와 서호로 나뉘어져 있는 석촌호수의 한 바퀴는 2.5㎞다. 차씨는 매일 석촌호수를 네 바퀴씩 모두 10㎞를 달린다.20대 젊은이도 쉽게 추월할 정도의 스피드를 자랑한다. 달리기에 자신감을 얻은 차씨는 같은 해 여의도 한강둔치에서 열린 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제2의 ‘왼발의 마라토너’ 인생을 열었다. 그동안 출전한 대회만 해도 307회.10㎞를 주로 뛰어온 그는 그동안 3000㎞ 가까이 완주한 셈이다. 요즘도 10㎞를 1시간40분 정도에 주파할 정도로 비장애인 못지 않은 실력을 자랑한다. 차씨의 목발은 서울은 물론 부산, 경북 경주, 전북 무안, 강원 춘천 등 전국을 넘나들었다. 대회에서 감투상은 항상 그의 몫이었다. 지난 2000년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전쟁 50주년 행사에 참가, 주최측이 제공한 꽃마차를 사양하고 목발로 7㎞를 달려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88장애인올림픽 예선전에 사이클 선수로 참가,50㎞를 한 발로 페달을 밟았을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다. 차씨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8년 전 강원 평창에서 열린 국제알몸마라톤대회. 차씨는 “영하 20도의 추위 속에서 수영복만 걸친 채 달리다 보니 온 몸이 동태가 됐다.”면서 “이후에는 웬만한 추위에서도 끄덕 없게 됐다.”고 떠올렸다. ●80 전에 풀코스 완주가 목표 차씨의 사라진 ‘오른발’은 비틀린 한국 현대사를 아프게 증언한다. 황해도 연백 출신인 차씨는 초등학교 시절 서울에 내려왔다가 1사단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1952년 5월 지금의 경기도 고양시 근처인 서부전선 전투에 나섰다가 박격포 파편에 맞아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신체의 결함도 끈기와 근면성을 타고난 그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차씨는 도자기와 비누의 원료인 소·돼지 뼈를 일본에 수출하면서 제법 돈을 만질 수 있었다.3남1녀의 자식들도 공기업 간부로 근무하는 등 ‘자식 농사’도 성공했다. 그러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2년 전 생때 같은 유도 선수 출신 막내 아들을 위암으로 먼저 보냈다. 유일한 위안은 마라톤뿐이었다. 그는 아들을 가슴에 묻은 채 달리고 또 달렸다. 차씨의 남은 희망은 나이 80을 넘기기 전까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이다. 기력은 충분하지만 대회 주최 쪽에서 심장마비 등을 이유로 말려 한번도 시도하지 못했다. 차씨는 “풀코스 완주로 굴곡 많았던 인생의 대미를 장식하고 싶다.”면서 “하루빨리 통일이 돼 고향까지 오른발과 목발로 뛰어가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밝게 웃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혁신 공기업탐방] ④공민배 지적공사 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탐방] ④공민배 지적공사 사장 인터뷰

    대한지적공사가 대내·외적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공공성 때문에 생산성은 뒷전이었다. 전체적으로는 흑자이나 12개 전국본부 가운데 8곳이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독점적으로 해오던 지적업무도 외국과 민간에 개방됨으로써 ‘독점’이란 울타리가 없어졌다. 공민배 사장은 17일 “이런 여건 등을 고려, 올해를 창조적 경영기반 조성의 해로 정했다.”면서 “혁신적 기반기축과 전략적 사업추진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공 사장을 만났다. 정부 차원에서 혁신의 바람이 강하게 분다. 공기업도 예외는 아닌데. -우리는 행자자치부 산하기관이다. 이미 기존 조직과 다른 방향으로 조직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본사 조직도 중요하지만 지사가 많다. 일반적인 조직기법으로 하면 느슨할 수밖에 없다. 다수의 소규모 조직에 대한 관리가 효율적이라야 한다. 그래서 혁신이 필요하다. 조직의 경쟁력은 어떤가. -공기업이다보니 그동안 공공성에 치우쳐 경영이나 효율성을 너무 쉽게 본 측면이 있다. 공기업은 공공성도 확보돼야 하지만 이제는 생산성 확보도 중요하다. 경영이나 효율성에 좀더 비중을 둬야 한다. 기존엔 너무 안이했다. 지적업무에 대해 독점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조직이 상당히 큰데 슬림화를 말하는가. -직원이 3808명이다.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면 4000여명이 된다. 조직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으로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조직을 줄이기보다 사업확대에 비중을 둔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시장 개척과 지적재조사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의 지적 제도를 이식하면 된다. 그런 시점에서 효율성을 증대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인력을 해외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경영성과를 설명한다면. -75억 7200만원의 흑자를 냈다.2003년에 비해 6.5배 증가했다. 경영혁신을 통해 달성했다. 하지만,12개 본부 가운데 4개본부만 흑자다. 적자를 내는 지역본부의 흑자경영을 위해 적자폭을 줄이는 신경영마이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각 본부별로 독립채산형태로 책임경영제를 도입할 생각이다. 완전한 독립채산제는 불가능한가. -현재의 상태로는 바로 갈 수 없다. 서울이나 부산은 대규모 개발 수요가 없다. 과거에는 강성했지만 지금은 사업이 없어 계속 적자다. 옛날에 하던 규모를 줄이지 못해 그렇다. 그런 것 때문에 독립채산제가 안 된다. 서울이나 부산 등 남는 인력을 빼내 해외투자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다. 성과에 따라 보수차이는 있나. -성과급제도를 실행하는데 차이가 크지 않다. 생활급적 요소의 비중이 큰 편이다. 이제는 성과급의 폭도 넓게 조정할 생각이다. 상여금 가운데 200%를 성과급에 따라 배분한다. 성과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눠 40%씩 차등화한다. 최하위가 120%를 받고, 최고는 280%를 받아 최고와 최저가 160%의 차이가 생긴다. 앞으로는 더 늘리려고 한다. 더불어 성과배분 방식도 바꿀 생각이다. 본부는 적자 소속 지사가 흑자인 경우, 흑자지사에 성과급을 인정했다. 앞으로는 이렇게 못해준다. 본부와 지사가 연대를 하도록 해야 성과를 늘릴 수 있다. 고객만족도는 어떤가. -업무상 근본적으로 좋을 수 없다. 지금은 중하위권이다. 우리의 경우, 민원이 있는 부분만 고객이 있다. 그러다 보니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해관계자가 많기 때문에 고객만족도를 다른 조직과 같은 방법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계속 불만이 있는 곳과 혜택만 베푸는 곳을 같은 기준으로 보는 것은 문제다. 이런 것을 감안해 줘야 한다. 수수료에 대한 불만은 없나. -있다. 비싸다고 한다. 수수료를 매년 고시한다. 사업의 영역이 커지면 수수료를 올릴 필요가 없다. 현재는 내릴 생각은 없고, 다른 사업을 해 수수료를 동결할 생각이다. 업무가 개방되면 경쟁력이 중요한데. -해외기업과의 경쟁은 자신 있다. 좀더 갈고 닦으면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민간은 견해가 다르다. 민간의 경우, 대부분 영세업자나, 전직 공무원, 지적공사 근무자 출신이다. 그들이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업체 규모가 작기 때문에 큰 사업을 수행할 수 없다. 우리가 지나치게 견제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해외진출을 하면 공백이 생긴다. 그런 분야를 민간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고액은 우리가 하고, 저가의 사업은 민간이 하도록 해 서로 ‘윈-윈’으로 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경영혁신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서비스 개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터넷 접수시스템 구축, 신용카드 결제제도 도입 등의 제도를 앞으로 더욱 확대하겠다. 현재 팀제를 운영하는가. -모든 부를 일률적으로 팀으로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 처장급 팀과 부장급 팀 등 행자부와 같이 팀의 규모도 다양화할 생각이다. 팀제와 성과관리를 연계할 것이다. 행자부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혁신의 바람이 거센 행자부를 벤치마킹하기가 쉽다. 자체적으로 팀제 연구를 위해 조직을 만들 생각이다. 조직의 경쟁력을 키우는 작업을 추진중인데. -전문성과 창의성, 개혁성을 키우기 위해 인력관리부장을 내부 직위공모제로 선발했다. 법무·홍보·영업 등 전문분야에는 경험이 우수한 외부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있다. 공사의 미래 핵심사업 준비 및 사업다각화에 따른 법령·제도 연구를 위해 ‘지적연구원’을 오는 7월 발족할 예정이다. 경영혁신을 위해 우선 역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우선 인사관리의 합리화에 비중을 둔다. 신규직원 채용 때 학력과 연령 제한을 폐지했다. 여성 및 지방인재의 고용도 확대할 생각이다. 보수도 합리적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인건비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수당을 일부 조정할 예정이다. 정리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한국 지적 수준 세계적 라오스등 이미 성사단계 대한지적공사가 경영혁신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은 ‘해외진출’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머지않아 결실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민배 사장은 “현재의 조직을 줄이는 것보다는 효율적인 업무 확대차원에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사회주의가 퇴조하고 시장주의로 가는 국가가 많은데, 사유재산을 인정하게 되면 지적업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때문에 남는 인력을 활용해 다른 나라에 가서 우리의 지적 제도를 이식하고, 사업을 따낸다는 구상이다. 지적공사는 외교부와 코트라 등을 통해 해외개척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미 아프리카 기니공화국으로부터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라오스와는 고속도로 개설에 따른 측량문제를 논의 중이다. 구소련에서 독립한 사하공화국과 캄보디아도 접촉하고 있다. 공 사장은 “100개국과 접촉을 해 한 곳만 성공하더라도 우리나라 전체를 하는 것과 규모가 비슷하다.”면서 “우리나라의 지적수준도 세계적이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다. 지적공사는 해외에서 사업을 따낼 경우 다른 사업도 함께 참여할 수 있으므로 국내 다른 기업의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은 있는데, 정작 우리나라는 옛날 일본식 지적공부를 그대로 쓰다보니 외국과의 접촉에 한계가 있다고 실토한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공민배 사장은 공민배 사장은 지적업무와는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하지만 공직에 들어온 뒤 경남도에서 지방과장, 문화공보담당관, 관선 함양군수 등을 거치며 지방 행정과 지적 관련 업무를 많이 경험했다. 또 지방자치가 시작된 뒤에는 민선 창원시장을 2차례나 지내면서 지적과 관련해 각종 민원인을 만났다.1기 민선시장 때는 41세로 전국 최연소였다. 공 사장은 “과거 민선 시장때 불부합지 때문에 주민간, 주민과 행정기관간 마찰을 빚는 것을 많이 보았으며, 지금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좌우명은 ‘자기능력이나 가치를 스스로 수양’(自信自修)이다. 축구와 탁구 등 구기 종목을 좋아한다. 매일 공원을 10바퀴 정도 속보를 하며 몸을 관리한다. 하지만 고위 관료나 CEO들이 즐기는 골프는 하지 않는다. 민선시장 시절 절친했던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등과 자주 만난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고교·대학 각각 1년 선배다. ▲경남 창원(51) ▲경남고·경희대 ▲행시22회 ▲함양군수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민선1·2기 창원시장.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기업도시 8곳신청

    기업도시 8곳신청

    기업도시 시범사업에 전남 무안 등 8개 지방자치단체가 신청서를 냈다. 건설교통부는 15일 기업도시 후보지 접수 마감 결과 ▲전남 무안(산업교역형)▲충북 충주, 강원 원주(이상 지식기반형)▲충남 태안, 전남 영암ㆍ해남, 전남 광양·경남 하동, 경남 사천, 전북 무주(〃관광레저형) 등 8곳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민간위원 15명과 관계부처 장관 15명으로 구성된 기업도시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의 심의를 거쳐 6월 중 4곳 가량을 선정하게 된다. 이후 실시계획과 환경영향 평가 등을 거쳐 오는 2006년 말에 착공,2009년쯤 공사를 마치게 된다. 기업도시 선정기준은 지역의 낙후도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국가균형발전 기여 정도, 지속가능한 발전 여부, 당해 지역의 특성 및 여건 부합 여부, 개발사업의 실현 가능성 등이다. 또 토지투기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투기방지대책의 수립 여부도 평가요소에 반영키로 했다. 기업도시로 지정되면 개발구역의 50% 이상 부지를 확보할 경우 토지수용권을 행사할 수 있고, 개발부지 가운데 일부를 주택용지로 주택업체에도 분양할 수 있다. 또 시업시행자에게는 소득세와 법인세를 3년간 50%, 이후 2년간 25%를 깎아준다. 입주기업에는 시행자보다 조세감면 혜택을 두배 더 주게 된다. 각 지역의 기업도시 시범사업에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금호산업, 롯데건설 등 건설업체와 대한주택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공기업이 참여했다. 또 국민은행과 대한전선, 일본 및 중동계 기업도 참여했다. 그러나 그동안 기업도시 추진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를 받아왔던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LG그룹,SK그룹 등 재계 ‘빅4’의 계열사들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박상규 복합도시기획단장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원칙에 따라 시법사업 대상지를 지정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땅값이 크게 오른 지역은 대상지역 선정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했다. 한편 건교부는 시범사업 외에도 내년부터 매년 1∼2개씩 기업도시를 지정하기로 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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