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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교육회의 ‘어정쩡한 권고’… 교육현장 혼란만 키웠다

    국가교육회의 ‘어정쩡한 권고’… 교육현장 혼란만 키웠다

    학부모 “수능 비율은 알려줘야지…” 분통 공론화 참가자 “숙의 민주주의 결과 왜곡” 전교조,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무산 반발 대학들 “지금까지 수시 늘려왔는데” 불만“1년 동안 정책 결정을 미뤄 오며 20억원이 넘는 예산을 써 놓고 사실상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안을 내놨다.”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권고안을 내놓은 7일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등에서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형이 확대되기를 바라는 단체와 그렇지 않은 단체로 서로 입장이 갈리긴 했지만, 국가교육회의의 권고안에 대해서는 “혼란만 키웠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2021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려다 교원단체와 학생, 학부모의 반발에 부딪혀 개편안 발표를 1년 미뤘다. 교육부는 그로부터 8개월이 흐른 지난 4월 국가교육회의에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22학년도 대입안을 결정해 달라”고 ‘SOS’를 보냈다. 국가교육회의는 공론화위를 꾸리고 시민참여단 490명을 모아 숙의토론 후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대입 개편안을 결정하려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최종 결정을 교육부로 떠넘기게 됐다. 1년 동안 돌고 돌아 결국 원점으로 돌아온 개편안과 관련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교육회의가 교육부에 준 대입 개편 가이드라인은 ▲수능 위주의 전형 비율 확대 ▲제2외국어·한문을 절대평가로 전환 ▲국어, 수학, 탐구영역은 상대평가로 유지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 기준 활용 여부를 대학에 위임 등이 전부다. 당장 새 대입 개편안에 따라 입시를 치러야 하는 중3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수능이 확대된다면 최소한 얼마나 확대될지라도 알려 줘야 그에 맞춰서 입시 전략을 짤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학부모단체와 교원단체들도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나리오 1안(수능위주 전형 45%로 확대) 발제자인 이종배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대표, 박소영 정시확대추진 학부모모임 대표와 시나리오 4안(수능-학종-내신 위주 전형 간 비율 균형 확보) 발제자인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이사장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교육회의가 수능위주 전형의 비율을 정하지 않은 것은 숙의 민주주의 결과를 왜곡한 반민주적 결정”이라면서 권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등은 “시나리오 1안이 2안(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과 오차범위 내 있었지만 어쨌든 가장 높은 지지도를 받은 만큼 1안이 채택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2안을 지지했던 좋은교사모임은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해야 한다”면서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 조사 결과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논평을 통해 “국가교육회의는 1안의 입장만을 옹호했다”면서 “2022학년도에 도입할 수 있었던 수능 절대평가를 장기적인 안으로 내몰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들은 수능 위주의 전형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지금까지 대학들은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내신 중심의 대입전형에 무게를 두고 수시를 늘려 왔는데 이제 와서 다시 정시를 늘리라고 하는 꼴”이라면서 “시민 정책단의 공론화 결과에 공감하긴 하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입에서 수능의 ‘힘’이 더욱 강해지게 되면서 “수능의 힘을 빼 공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실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문재인 정부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전제로 하는 고교학점제와 내신 성취평가(절대평가)제 등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국가교육회의가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중장기 과제로 밀어 놓으면서 스텝이 꼬이게 됐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특위 위원장은 “시민사회의 의견이 대통령 공약과 다르다면 그 의견을 듣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도리”라면서 “이번 공론화가 그런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시전문가들은 당장 새 대입제도로 입시를 치러야 하는 중3 학생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임성호 종로학원 하늘교육 대표는 “교육부에서 정시확대 비율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으면 현 중3 학생들의 대학별 입시전형을 둔 혼란은 이들이 고2가 되는 2020년 4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뉴스 분석] 도로 2015 대입 되나… 정시 30%대 확대 가능성

    [뉴스 분석] 도로 2015 대입 되나… 정시 30%대 확대 가능성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의 틀을 논의한 공론화 절차가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채 끝났다. 공론화 과정에 참가한 시민참여단 투표에서는 시나리오1(수능 전형 선발 인원을 전체의 45% 이상으로 확대)과 시나리오2(수능 등 전형 비율은 대학 자율에 맡기고,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실시)가 각각 평점 1·2위를 차지했다. 내용상으로 완전히 상반되는 두 시나리오 간 격차는 오차범위 안에 있어 어느 하나를 택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수능 선발 확대는 당면 과제가 된 반면 수능의 영향력을 크게 낮추는 개혁은 장기 과제가 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제 관심은 당장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를 근거로 뽑는 정시 전형 비율이 지금보다 얼마나 늘어날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4년 전 수준인 30%대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5일 국가교육회의에 따르면 교육회의 측은 6일 전체회의를 열어 권고안을 의결한다. 교육부는 권고안 내용과 수능 과목 구조 및 출제범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안을 종합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확정안’을 오는 20~24일쯤 발표할 예정이다.시민참여단 490명은 수능 위주 전형의 적정 비율을 현행보다 늘려야 한다고 응답했다. 올해 치러질 대입(2019학년도)에서 4년제 대학의 수능위주 전형 비율은 20.7%, 2020학년도는 19.9%다. 시민참여단 가운데 수능위주 전형의 적정 비율을 묻는 질문에 ‘20% 미만’이라고 밝힌 이는 9.1%에 그쳤고, ‘20% 이상’이라는 의견이 82.7%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구간별로 보면 수능위주 전형이 30~50%가 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8.4%로 절반에 가까웠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전형 비율이 늘어나되 45%까지 확대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교육부가 (주요 대학에 협조를 요청해) 수능전형 비중을 늘린 2020학년도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고등교육법상 수시와 정시 등 각 전형의 비율 결정 권한은 대학에 있기 때문에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교육부에서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다만 교육부에서 각 대학 재정지원 사업 등을 통해 수능 전형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 대학들도 수능전형을 30%대까지 늘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론화 과정에 참가한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수능 위주 전형에 대한 입시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대학에서도 수능 전형을 30%대까지 높이는 것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러나 시나리오1처럼 45%까지 높이는 것은 수시로 부족한 학생들을 먼저 뽑고 있는 지방대학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입의 정시 비율은 2007학년도 48.5%(수시 51.3%)로 처음 수시보다 낮아진 이후 계속 줄었다. 수능 위주 전형만 따로 집계를 시작한 2015학년도가 31.6%로 수능 전형이 마지막으로 30%대를 기록한 시기다. 결국 수능위주 전형이 30%대로 늘어나면 2011~2015학년도 시기로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일선 학교에서도 문제풀이 위주의 과거 수업 방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진다. 수도권의 한 고교 교사는 “공교육이 EBS 문제풀이에만 매달리는 교육의 질 저하가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오늘의 눈] 그때그때 다른 ‘교육소통령’ 대입 철학 유감/박재홍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그때그때 다른 ‘교육소통령’ 대입 철학 유감/박재홍 사회부 기자

    31일 서울교육청은 기자들에게 A4 용지 7장짜리 보도자료를 보냈다. ‘대입제도는 공교육 정상화를 중심으로 개편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과 ‘조희연 교육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입장 표명’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요지는 ‘오는 3일 발표될 대입 공론화 시민참여단의 의견이 정시(수능) 확대로 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수능 전형을 확대하는 건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안 될 일’이라는 것이다. 또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더 나아가 내신도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육감 의견에 동의 여부를 떠나 구체 내용과 발표 시점을 보면 의아한 대목이 많다.조 교육감의 주장을 요약하면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는 시대에 뒤떨어지니 안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는 불과 5개월 전 조 교육감이 발표했던 ‘대입 제도 개편 제안’과 다르다. 그는 당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대수술’을 제안하면서 “서울 주요 대학의 학종:학생부교과(내신):수능 선발비율을 1대1대1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고3이 치르는 2019학년도 대입 기준으로 수능 중심의 정시 비율은 23.8%다. 조 교육감 주장대로라면 정시 비율이 33.3%까지 확대돼야 한다. 수능 전형이 오히려 늘어나야 하는 셈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1대1대1 비율 유지는 전체 대학이 아닌 서울의 주요 대학에만 해당하는 제안으로 (수능 확대 반대와 비율 유지) 두 주장이 상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전형별 반영 비율을 서울 주요 대학과 그 밖의 대학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입 개편 공론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된 시점에 교육감이 목소리를 내는 게 적절한가 하는 지적도 있다. 특히 대입은 교육감이 짤 수 있는 정책 영역이 아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대입은 중등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중등교육 책임자로서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공론화 과정의 대입개편 4개 안 중 어떤 안이 교육감의 철학에 가장 부합하느냐는 질문에는 “교육감이 특정 안을 지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한발 물러서며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서울교육감은 ‘교육소통령’으로 불릴 만큼 우리 교육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새 대입제도 결정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설익은 입장으로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maeno@seoul.co.kr
  • [길섶에서] 핀란드발 교육 혁신/박현갑 논설위원

    트위터에서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봤다. 2020년부터 핀란드에서 16세 학생을 시작으로 교과목 중심의 수업을 하지 않고 개별 사건과 현상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바꾼다는 것이었다. 교육 혁명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나라가 핀란드다. 대입 진학을 위한 내신관리를 위해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사건까지 일어나는 우리의 공교육 현실을 생각하니 머리가 띵했다. 좀더 확인해 보니 구문이었다. 2년 전부터 과목별 수업 대신 교과 간 통합수업을 하고 있는데 교과목 수업 폐지로 잘못 전파된 것이었다. 예를 들어 정크푸드가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가정수업에, 정크푸드 역사에 대해서는 역사 시간에 다루는 등 특정 주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과목별 수업시간에 익히는 식이다. 수업 형식은 그대로이나 내용은 바꾼 것으로 혁신은 혁신이다. 이 때문에 외신이 지난 3월 말 이 뉴스를 다시 다뤘는지 모른다. 얼마 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교사방학 폐지를 요청하는 글이 올랐다. 방학 중에도 할 일이 많은데 논다는 외부비판에 대한 현직교사의 항변이었다. 시험지 유출에, 교사청원에, 사교육으로 내몰리는 우리 교육현실에 핀란드식 교실혁명은 아직은 꿈만 같아 씁쓸하다. eagleduo@seoul.co.kr
  • 죽음의 공장 ‘아스콘’… 1급 발암물질 ‘벤조피린’ 검출

    죽음의 공장 ‘아스콘’… 1급 발암물질 ‘벤조피린’ 검출

    11일 방송된 KBS 2TV ‘추적60분’에서는 지난 십여 년 간 원인모를 질병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늘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경기도 안양시 연현마을을 찾았다. 연현마을 주민들은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낮은 야산 너머 아스콘 공장을 의심하고 있다. 석유 찌꺼기를 가열해 크고 작은 골재와 고온에서 섞어 만드는 아스콘. ‘아스콘’은 ‘아스팔트 콘크리트’의 줄임말로 포장도로 등 일상에서도 쉽게 접하는 물질이다. 바람이 불 때면 고무가 타는 것 같은 냄새와 검은 분진이 날아와, 두통과 구역질에 시달린다는 주민들. 이사 온 직후부터 알레르기성 비염과 급성 폐쇄성 후두염 등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살았다는 8살 준영(가명)이. 감기가 낫지 않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길 수차례, 급기야 한밤중에 혈변을 쏟아내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었다. 답답한 것은 각종 검사를 받아도 도무지 병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 호흡기 질환 외에도 아토피성 피부질환 환자가 유독 많은 것도 이 마을의 특징이다. 수시로 코피를 쏟는 아이, 면역질환인 한포진으로 손발에 물집이 잡혀 진물이 나는 아이까지 즐비했다. 제작진은 연현마을 아스콘 공장 인근 6가구와, 주변에 공장이 없는 서울 강동구의 2가구를 선정, 에어컨 필터, 공기청정기, 창틀 등에 쌓인 ‘먼지’를 수거해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분석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연현마을에 위치한 4가구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된 것.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때,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이들은 바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로 전해졌다.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우리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안전할까. 취재진은 국내 최초로 전국에 있는 아스콘 공장 5백여 곳과 공교육기관(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2만여 곳의 주소를 입수해 각각의 거리를 측정, 분석했다. 그 결과, 아스콘 공장으로부터 500m 이내에 위치한 학교의 수는 58곳에 달했다. 1.5km 이내에 위치한 학교 수는 무려 904곳. 제작진이 만난 한 아스콘 공장 관계자는, 자신의 공장에서 직접 점검한 자체 시험성적서와 함께 일부 공장의 경우 배출되는 먼지량 등 신고서를 허위로 작성한다고 폭로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중·고교생 취업하는 2030년 공학 수요 늘지만… 선호 직업은 교사·공무원

    [교육개혁 리포트-대한민국 중3] 중·고교생 취업하는 2030년 공학 수요 늘지만… 선호 직업은 교사·공무원

    2030년까지 전기·전자, 정보통신방송 등 공학 관련 직종의 수요는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작 이 시기에 취업을 해야 할 청소년들은 직업 안정성이 높은 교사, 공무원을 선호해 인력 수급의 불균형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됐다.9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기술혁신을 반영한 중장기 인력수요 전망’에 따르면 현 중·고교생이 본격 취업할 2030년 고용 시장을 분석한 결과 공학 분야인 전문과학기술서비스, 정보통신방송, 전기전자 분야 취업자 수가 2016년보다 각각 38만 1000명, 28만 4000명, 11만 1000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교육 분야는 같은 시기 취업자 수가 1만 2000명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2030년 교육 분야 취업자 수 1만여명 감소 그러나 지난해 교육부가 실시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 조사에서 초·중·고교생 희망 직업 1위는 모두 교사(고교생 기준 11.1%)였다. 2012년 초등학생의 희망 직업 1위로 운동선수가 꼽힌 것을 제외하면 최근 5년 동안 교사가 초·중·고교생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으로 꼽혔다. 반면 공학 분야인 기계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이 되고 싶다는 고교생은 2.9%, 컴퓨터공학자·프로그래머는 2.4%에 그쳤다. 교사와 함께 학력 상위 학생들의 선망 직종인 의약 계열도 미래에는 인력이 넘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서는 향후 10년간 대학 졸업자 중 의대·약대 출신 인력은 1000명가량 초과 공급될 것으로 전망됐다. 의대를 나와도 직장을 찾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입학을 포기한 학생은 386명이었다. 계열별로 보면 공대 합격자가 136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 다른 학교 의대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들이 미래 예측과는 반대되는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보고서는 10년 후 4차 산업혁명 관련 직업 중 가장 많은 인력이 필요한 직업 5개 가운데 4개가 공학 분야라고 예상했으나, 같은 기간 대학 졸업자 중 공학 분야 인력은 18만 9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 직업의 30%는 자영업이지만 우리 교육 제도에서 자영업에 대해 알려 주는 과정은 전무하다. 창업 등 스스로 직종을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을 공교육 과정에서 길러 줘야 한다”면서 “우리 교육이 지금처럼 대입을 중심으로 한 과거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인력 미스매칭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입 중심 교육 지속 땐 인력 미스매칭 심각” 실제로 지난 4월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를 보면 13~24세 청소년 중 25%는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국가기관을 선택했고 공기업이 18.2%로 뒤를 이었다. 교육부는 2016년부터 중학교 1학년 2학기 또는 2학년 1학기에 시험을 보지 않고 다양한 진로 적성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다. 2022년에는 고교에서도 대학처럼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듣는 고교학점제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현장에서는 대입 중심의 현 교육체제에서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열 경남대 교수(교육학)는 “지금 아이들이 교사나 공무원처럼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것은 부모 세대가 겪은 명예퇴직이나 구조조정 등을 실제로 목격하면서 불확실성을 피해 가려는 본능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자유학기제처럼 실제 다양한 사회 생활을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교육과정에 더 많아지면 미래 직업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고차적 사고 평가, 중편

    [박주용의 생각 담은 공부] 고차적 사고 평가, 중편

    선다형 방식이 퇴출 위기에 처했다. 올해부터 부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그리고 서울 지역 22개 중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선다형 방식을 폐지한다. 그 대신 서술형 시험이나 수행평가로 대체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만이 아니다. 스탠퍼드 교육대학원의 린다 달링하몬드 교수가 편집한 ‘차세대 평가: 21세기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선다형 시험을 극복하기’(2014)라는 책은 미국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미국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07년 논의를 시작하여 2010년에 대부분 주가 참여하는 주 공통 교육 성취 기준을 공표했다. 이 새 성취 기준은 초중등 교육의 목표를 대학이나 직장생활을 잘 준비하는 데 두고 있다. 영어 교과는 비판적 사고력, 문제 해결, 그리고 분석력을 강조하며, 수학은 실생활 문제를 풀도록 장려한다. 주 공통 교육 성취 기준의 도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평가인데, 이 평가가 위의 책 제목처럼 서술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일어나는 이런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에서의 변화가 우리 교육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초중등 수준에서의 모든 평가를 서술형으로 바꾸겠다는 것이 공염불이 아닌데, 그 이유는 지난 50여년에 걸친 자동 논술채점 기술이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부터 오하이오주의 초중등 학력 평가에 포함된 서술형 문항에 대한 답안은 자동 채점 프로그램으로 채점되는데 다른 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물론 전적으로 컴퓨터가 다 하지는 않는다. 일부 논술문은 컴퓨터와 채점 전문가가 채점해 두 채점 방식 간의 일치도를 점검하도록 하고 차이가 클 경우 적절히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자동 논술 채점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사람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채점된다. 이 과정은 먼저 채점 전문가가 수백 개 이상의 답안에 대해 자세히 주석을 달며 점수를 매긴 다음 그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해 데이터베이스로 저장한다. 자동 채점 프로그램은 이 데이터베이스로부터 각 점수대에 해당하는 글들에서 관찰되는 글자 수 혹은 사용된 단어와 같은 표면적 특징을 분석한다. 그다음에 채점할 답안을 분석하고 여러 표면적 특징이 어느 점수대와 가장 유사한지를 계산해 점수를 매긴다. 이처럼 의미나 수사학적 분석과 무관하게 표면적 특징만을 이용하는데, 놀랍게도 채점 결과는 전문가의 점수와 유사하다. 그렇지만 컴퓨터 채점의 약점도 몇몇 밝혀졌다. 길이가 상대적으로 긴 글, 복잡한 사고를 나타내는 ‘왜냐하면’ 혹은 ‘더구나’ 등이 포함된 글, 그리고 자주 쓰이지 않는 어려운 단어가 사용된 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심각한 한계일 수 있는데, 내용을 요약하는 부분에서는 논술 자동 채점 프로그램 간 상관이 높지만, 창의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자동 채점 프로그램을 고차적 사고 평가 도구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선다형 시험 방식 때문에 공부가 암기 활동으로 축소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다형 시험 방식 폐지와 서술형 평가가 고차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평가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현행 5급 행정 시험이나 변호사 시험이 서술형이지만 여전히 암기를 요구하는 평가라는 점은 이를 잘 보여 준다. 요컨대 선다형에서 서술형으로의 전환만으로는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따라서 시험 방식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고차적인 생각을 하도록 하는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자동 논술 채점의 대안으로 동료 평가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동료 평가란 통상 교수자나 채점 전문가가 담당하는 평가를 피평가자에게 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피평가자로 하여금 먼저 과제를 수행하게 한 다음 다시 평가자의 역할도 하게 하는 것이다. 두 가지 활동을 차례로 해야 하기 때문에 피평가자의 시간과 노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그런 시간과 노력이 상쇄될 수 있을 만한 다양한 교육적 효과가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 번에 다루도록 하겠다.
  • 부천 상동도서관서 진행되는 한국작가의 프랑스 육아·공교육 체험이야기

    부천 상동도서관서 진행되는 한국작가의 프랑스 육아·공교육 체험이야기

    한국 작가가 프랑스에 살면서 실제 체험한 육아·공교육 이야기가 경기 부천 상동도서관에서 진행된다. 부천시는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 저자 목수정 작가의 특별 강연회를 오는 18일 오전 10시 30분 상동도서관에서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목 작가는 아동문학가이며 부천의 문인 목일신 딸이다. 독립운동가 목치숙의 손녀로 파리에 살고 있는 목 작가는 한국과 프랑스의 경계에 서서 많은 글을 쓰고 있다. 목 작가는 이번 강연에서 자신이 프랑스에서 딸 칼리를 키우며 경험한 육아와 초·중학교 등 프랑스 공교육 체험기를 전할 예정이다. 또 작가로서의 삶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눈다. 특히 이번 강연에서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시험’과 질문·토론하고 연대하는 프랑스 아이의 성장비결을 통해 소프트파워 세계 1위인 프랑스의 공교육과 자녀교육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서로는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을 비롯해 ‘야성의 사랑학’, ‘월경독서’, ‘파리의 생활 좌파들’ 등이 있다. 김영애 상동도서관 독서진흥팀장은 “부천의 문인인 고 목일신 선생님 딸 목수정 작가의 강연을 부천에서 마련하게 돼 더욱 뜻깊다”며, “프랑스 공교육 체험기를 통해 우리나라 공교육과 자녀교육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연회에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www.bcl.go.kr)를 통해 선착순으로 120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궁금한 사항은 상동도서관 독서진흥팀(032-625-4541)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서적] 역량 중심 교육의 동향 소개

    [서적] 역량 중심 교육의 동향 소개

    ‘4차 산업혁명, 교육이 희망이다’를 펴낸 류태호 교수의 두 번째 저서다. 이전 저서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을 개괄한 개론이었다면 ‘성적 없는 성적표’는 그 연장선에서 역량 중심 교육을 깊이 파고드는 일종의 각론이다. 저자는 역량 중심 성적표 도입을 준비하는 미국 교육계의 최근 동향을 자세히 설명한다. 이어 공교육 시스템의 기원과 미래 교육의 방향을 소개하면서 역량 중심 교육이 전개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최신 기술을 활용한 교육 플랫폼, 빅데이터에 기반한 학습 분석 프로그램 등 역량 중심 교육의 실제 모습을 구체적으로 예시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단독] ‘선녀와 나무꾼’ 누가 나쁠까… 성평등 교실, 아이들이 달라졌다

    [단독] ‘선녀와 나무꾼’ 누가 나쁠까… 성평등 교실, 아이들이 달라졌다

    나쁜 행동 알려준 사슴이라 답해 한학기 교육에도 아이들 큰 변화 ‘힘센 여자·우는 남자’도 안 놀려 보수단체 신상털기에 속앓이도설화 ‘선녀와 나무꾼’에서 가장 나쁜 행동을 한 인물은 누구일까. 한 학기 동안 성평등 교육을 받은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에게서 가장 먼저 나온 대답은 바로 ‘사슴’이었다. “나무꾼이 선녀에게 한 나쁜 행동들을 알려 준 게 사슴이기 때문”이란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초등성평등연구회 소속 김영선(30·여) 교사는 “선녀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은 ‘나무꾼’이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올 거라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어른들보다도 앞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짧다면 짧은 한 한기 동안 성평등 교육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를 보여 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6년째 초등교사로 재직 중인 김 교사는 올 초부터 다양한 교과목을 통해 성평등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조차 성역할의 고정관념이나 여성 혐오, 성 상품화 등 셀 수 없이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데서 문제 의식을 느꼈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일본 음란물에 나오는 ‘앙 기모띠’(‘기분이 좋다’는 일본어 ‘기모치 이이’에서 유래)라는 말을 친구나 교사에게 하는 건 예삿일”이라면서 “저학년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를 화장실에 데려가 동전을 주며 “네 소중한 곳을 보여 줘”라고 말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나 정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올 초 ‘초·중·고에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김 교사는 “‘정부는 공교육 내에 체계적인 성평등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지만 지난 4개월간 현장의 목소리를 듣거나 실태를 조사하는 기본적인 일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사이 김 교사로부터 성평등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힘센 여자 아이’나 ‘우는 남학생’을 더는 놀리지 않는다. 성별이라는 틀 안에서 상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서다. 여성 혐오가 담긴 욕설이나 단어도 의미를 충분히 설명하면 아이들도 이를 이해하고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학부모들 또한 지지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김 교사는 “숙제로 내준 ‘우리 가족 인권선언문’을 작성하던 한 학부모로부터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고정관념들과 우리 가족 개개인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평등 교육을 하는 교사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공격의 대상이 된다. 지난해 서울의 한 초등교사는 페미니즘 교육을 했다는 이유로 신상이 공개돼 특정 커뮤니티 회원들과 보수 학부모 단체로부터 갖은 욕설과 비방을 들어야 했다. 김 교사가 소속된 초등성평등연구회에 소속된 교사는 20여명이지만 이 중 실명과 사진을 공개한 교사가 소수인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회 소속 교사들은 지난 1월 ‘이돈명인권상’을 받고도 기념사진조차 남기지 못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단독]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피해망상 남혐책?…도 넘은 ‘혐오 사회’

    [단독]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피해망상 남혐책?…도 넘은 ‘혐오 사회’

    한 고등학교 교사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82년생 김지영’을 수업 교재로 쓰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학교 현장에서 ‘다양성’을 논하고 싶었다는 교사의 의도와는 달리 이 사안을 두고 온라인에는 ‘혐오’로 물든 무분별한 비난성 댓글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 21일 제주의 한 남자고등학교에서 국어과목을 가르치는 고모(30) 교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활용한 수업을 할 계획”이라는 글을 올렸다. 고 교사는 해당 소설 40권이 찍힌 사진을 게시하고, “나도 이 책을 읽고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 영향을 애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수업을 계획했다”면서 “아이들도 나도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 글에는 ‘#페미니즘 #82년생김지영 #국어수업 #남고’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이 글은 ‘고3 국어수업 대참사’라는 제목으로 여러 남성 커뮤니티 사이트에 삽시간에 퍼졌고 수백개의 악의적 댓글이 달렸다. 댓글에는 “피해망상 가득한 남혐책을 왜”, “페미니즘이 편견과 아집인 건 생각 안 하느냐”, “당신의 멍청한 생각을 고3들에게 강요하지 마라”, “교육청이랑 신문고랑 교육부랑 청와대에 민원 넣겠다”는 등의 글이 난무했다. 실제로 26일 기준 제주도 교육청과 국민신문고에는 고 교사에 대한 항의 민원이 약 7건 정도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어느 학교 어떤 선생인지 털어보자”는 글과 함께 교사의 실명을 언급해 공격하는 댓글도 등장했다. 또 해당 교사는 남성이었지만 “어떤 미친년이냐”, “피해의식에 찌든 메갈이 틀림없다” 등 여자 교사임을 전제한 비난도 한가득이었다. 간혹 ‘교사가 수업에 활용할 서적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은 논의가 필요하다’, ‘공교육에서 교사의 수업 내용 권한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욕설이나 비속어가 섞인 비난이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고 교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계정을 비공개 전환했다. 고 교사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쏟아지는 비난이 좀 억울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수업에서 페미니즘을 강요하지 않을뿐더러,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은 학습 제재가 가치중립적이든 가치편향적이든 교사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고 교사는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어머니가 살아오며 겪었던 차별과 고통, 아들에게 무한정 헌신했던 어머니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페미니즘이 이슈가 되니 교사와 학생이 같이 토론해보며 비판적 시각을 함양하려는 의도였다”고 덧붙였다. 학생의 성향이 성적에 반영될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고 교사는 “토론의 내용과 학생의 생각은 평가 대상이 아니다”면서 “토론에 참여하는 정도와 적극성만 평가 대상이다”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또한 “읽기 싫다는 학생들에게는 다른 책을 읽고 대체 과제물을 제출할 수 있다고 안내했고, 지금까지 예정된 수업 8번 중 4번을 진행했지만 다른 책을 고른 학생은 없다”고 전했다. 고 교사는 이 수업이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처음에 이 책과 페미니즘에 거부감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학생 간 토론을 거치며 조금씩 ‘다르게 보기’를 시작한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편견과 선입견이 일부 있었다는 걸 인식했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강북구 발전의 기틀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매듭 짓겠다”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강북구 발전의 기틀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매듭 짓겠다”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당선자는 25일 3선 당선 일성으로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사업을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자는 이날 강북구청장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북한산 자락 순례길을 따라 우이동과 수유동 일대(약 18만㎡)에 가족캠핑장, 숲도서관, 다목적 잔디마당 등을 갖추고 근현대 역사·문화유산들을 엮어 1박 2일 스토리텔링 관광코스로 만들어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3선 구청장으로서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당선 소감은. -당선의 기쁨보다는 어깨가 무겁다. 평화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표출된 선거였다. 구민들이 저를 세 번이나 선택해 줬고 성원에 보답하려 한다. 선거 기간 동안 주민들의 요구는 다양했으나 상충되는 것들도 있었다. 구의 발전이라는 지향점은 같지만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을 보고 소통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민선 7기에는 구와 구민의 소통 그리고 구민 간 소통의 기회를 늘려 나가겠다. ‘사인여천’(事人如天·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을 구정 운영의 핵심철학으로 삼겠다. →구정 운영 방향은. -구는 새로운 변화의 전환점에 놓여 있다. 민선 7기에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들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북구에 지난해 우이신설 도시철도가 들어섰는데 이에 발맞춰 역세권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한 게 한 예다. 앞으로는 청년인구 유입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일자리 문제, 육아 문제 등 청년의 삶과 직결된 사안들을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한 청년허브 구축도 추진한다. 신설된 청년 태스크포스(TF) 운영의 내실화에도 신경 쓰겠다. 이를 통해 생기 넘치는 강북으로 가기 위한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 앞으로 4년간 구의 발전구상은 지금까지 정책의 ‘완료’이자 ‘마침표’라고 할 수 있다. 지역의 변화를 위한 정책들이 완성됨으로써 강북구는 구민이 살기 좋은 또 살고 싶은 서울 동북권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거다. →중점 추진 과제 한 가지만 설명해 달라. -역사문화관광도시의 모습을 성과로 보여 줄 때다. 북한산 자락 순례길을 따라 우이동과 수유동 일대에 가족캠핑장, 숲도서관, 다목적 잔디마당 등을 갖추고 근현대 역사·문화유산들을 엮어 1박 2일 스토리텔링 관광코스로 만들 것이다. 새로운 코스도 준비하고 있다. 통일교육원~근현대사기념관~국립 4·19민주묘지~문익환 통일의 집~한신대~화계사를 연결하는 코스다. 특히 통일운동가인 문익환 목사의 기념관을 지난 1일 개관했는데 지금까지는 남북 대결국면에서 문 목사에 대해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남북화해 분위기를 통해 많은 주민들이 기념관을 방문하고 그의 삶을 새롭게 평가했으면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와 개선책은. -대한민국 사회의 큰 화두는 저출산 문제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해결이 가장 시급한 사회문제다. 구는 저출산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1일부터 확대 추진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산후도우미 서비스 대상이 기준중위소득 80%(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4인 가구 기준 11만 2792원) 이하의 가정으로 제한됐다. 이제는 80% 초과 가정에도 적용된다. 지원 신청을 하면 출산일부터 60일 이내에 산후도우미가 가정을 찾아 건강관리를 돕는다. 이와 함께 발달장애인 문제도 민선 7기에 집중하고 싶다. 현재 발달장애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직장을 구하기 힘들고 집에만 머무른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와 함께 해결해 나갈 문제다. →구민들에게 어떤 구청장으로 남고 싶나. -구민들이 믿을 수 있는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 강북구가 민선 5기와 6기를 통틀어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믿을 수 있는 행정’, ‘투명하고 깨끗한 행정’ 실천으로 구민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점이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3년 연속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로부터 최고등급인 SA 등급을 받았다. 2016년 열린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강북구의 청렴 사례가 최우수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뢰와 청렴이 밑바탕이 된 구정운영을 해야 주민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 자치구도 구정을 이끌고 갈 힘이 생기는 것이다. 앞으로도 저와 강북구 공직자들은 평가를 떠나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자세, 약속실천은 구정운영의 핵심 원칙’이라는 생각으로 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들을 꾸준히 해 나가겠다.→앞으로 지방자치의 방향은. -지방분권 개헌의 필요성은 많은 부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를 뒷받침할 개헌 추진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이 결국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민선 7기 지방선거 승리를 계기로 최대한 빨리 개헌 동력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지역 특색에 맞는 정책, 지역 실정을 반영한 복지 시스템은 지방자치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실질적인 권한 부여를 전제로 한 체계적인 법령 정비와 재원확보 방안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이뤄질 개헌에선 현행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위상을 격상하고,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을 헌법에 명확히 규정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한반도에 온 국민이 염원했던 평화의 빛이 깃들고 있다. 우리는 빠르게 퍼지고 있는 한반도 평화의 기운에 발맞춰 자치구의 본분에 더욱 충실히 임할 것이다. 주민의 민생을 살피는 일에서부터 상생을 통한 지역개발 사업, 친환경 청결도시 조성, 으뜸교육 도시 조성 등 현안 사업들의 내실을 다져 나가며 완성도를 높여 가겠다. 민선 7기에도 흔들림 없는 구정을 이어 가며 구민의 신뢰에 보답하겠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박겸수 당선자는 민추협·시의원 경력… ‘청렴·약속·소통’의 3선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59.31%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민주당 서울시당 공교육정상화특별위원장, 제4~5대 서울시의원, 시의회 교통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다. 평소 소통, 청렴, 약속 실천을 강조하는 그는 “구정 운영의 핵심 동력은 주민의 신뢰”라고 되뇌며 매일 하루 오후 2~4시 구청장 문을 열어 놓고 2시간씩 주민들을 직접 만났다. 사무실 한쪽 벽에도 ‘사인여천’(事人如天·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이라고 적힌 큼지막한 액자를 걸어 놨을 정도다. 청렴 1등 구 강북 실현, 공약 실천 최우수 구 달성 등 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 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과반 득표율인 52.34%를 달성했다. 특히 강북구를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박 구청장은 2016년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를 망라한 근현대사 기념관을 개관했고, 지난해 4·19혁명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대상으로 선정되는 데 일조했다. 4·19혁명기록물은 내년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의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그는 또 1980년대 군사정권에 맞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를 주축으로 결성돼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민주화추진협의회에서 활동했다. 198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라 평화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뒤 당적을 한 차례도 바꾸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우직하다는 평을 듣는다. 이후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강북갑 선대위원장을 지냈다. 1995년 서울 강북구 서울시의원으로 지방자치를 시작했고 20여년 동안 꾸준히 구정을 챙겨 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강북구 발전의 기틀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매듭 짓겠다”

    [민선7기 단체장에 듣는다] “강북구 발전의 기틀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매듭 짓겠다”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 당선자는 25일 3선 당선 일성으로 ‘북한산 역사문화관광벨트 사업을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자는 이날 강북구청장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북한산 자락 순례길을 따라 우이동과 수유동 일대(약 18만㎡)에 가족캠핑장, 숲도서관, 다목적 잔디마당 등을 갖추고 근현대 역사·문화유산들을 엮어 1박 2일 스토리텔링 관광코스로 만들어 지역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3선 구청장으로서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당선 소감은. -당선의 기쁨보다는 어깨가 무겁다. 평화에 대한 갈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표출된 선거였다. 구민들이 저를 세 번이나 선택해 줬고 성원에 보답하려 한다. 선거 기간 동안 주민들의 요구는 다양했으나 상충되는 것들도 있었다. 구의 발전이라는 지향점은 같지만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을 보고 소통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민선 7기에는 구와 구민의 소통 그리고 구민 간 소통의 기회를 늘려 나가겠다. ‘사인여천’(事人如天·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을 구정 운영의 핵심철학으로 삼겠다. →구정 운영 방향은. -구는 새로운 변화의 전환점에 놓여 있다. 민선 7기에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들을 마련할 예정이다. 강북구에 지난해 우이신설 도시철도가 들어섰는데 이에 발맞춰 역세권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한 게 한 예다. 앞으로는 청년인구 유입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일자리 문제, 육아 문제 등 청년의 삶과 직결된 사안들을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한 청년허브 구축도 추진한다. 신설된 청년 태스크포스(TF) 운영의 내실화에도 신경 쓰겠다. 이를 통해 생기 넘치는 강북으로 가기 위한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 앞으로 4년간 구의 발전구상은 지금까지 정책의 ‘완료’이자 ‘마침표’라고 할 수 있다. 지역의 변화를 위한 정책들이 완성됨으로써 강북구는 구민이 살기 좋은 또 살고 싶은 서울 동북권의 중심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거다. →중점 추진 과제 한 가지만 설명해 달라. -역사문화관광도시의 모습을 성과로 보여 줄 때다. 북한산 자락 순례길을 따라 우이동과 수유동 일대에 가족캠핑장, 숲도서관, 다목적 잔디마당 등을 갖추고 근현대 역사·문화유산들을 엮어 1박 2일 스토리텔링 관광코스로 만들 것이다. 새로운 코스도 준비하고 있다. 통일교육원~근현대사기념관~국립 4·19민주묘지~문익환 통일의 집~한신대~화계사를 연결하는 코스다. 특히 통일운동가인 문익환 목사의 기념관을 지난 1일 개관했는데 지금까지는 남북 대결국면에서 문 목사에 대해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남북화해 분위기를 통해 많은 주민들이 기념관을 방문하고 그의 삶을 새롭게 평가했으면 한다. →가장 시급한 문제와 개선책은. -대한민국 사회의 큰 화두는 저출산 문제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해결이 가장 시급한 사회문제다. 구는 저출산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음달 1일부터 확대 추진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산후도우미 서비스 대상이 기준중위소득 80%(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4인 가구 기준 11만 2792원) 이하의 가정으로 제한됐다. 이제는 80% 초과 가정에도 적용된다. 지원 신청을 하면 출산일부터 60일 이내에 산후도우미가 가정을 찾아 건강관리를 돕는다. 이와 함께 발달장애인 문제도 민선 7기에 집중하고 싶다. 현재 발달장애인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직장을 구하기 힘들고 집에만 머무른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와 함께 해결해 나갈 문제다. →구민들에게 어떤 구청장으로 남고 싶나. -구민들이 믿을 수 있는 구청장으로 남고 싶다. 강북구가 민선 5기와 6기를 통틀어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믿을 수 있는 행정’, ‘투명하고 깨끗한 행정’ 실천으로 구민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점이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3년 연속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로부터 최고등급인 SA 등급을 받았다. 2016년 열린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는 강북구의 청렴 사례가 최우수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뢰와 청렴이 밑바탕이 된 구정운영을 해야 주민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 자치구도 구정을 이끌고 갈 힘이 생기는 것이다. 앞으로도 저와 강북구 공직자들은 평가를 떠나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자세, 약속실천은 구정운영의 핵심 원칙’이라는 생각으로 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들을 꾸준히 해 나가겠다.→앞으로 지방자치의 방향은. -지방분권 개헌의 필요성은 많은 부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를 뒷받침할 개헌 추진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이 결국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민선 7기 지방선거 승리를 계기로 최대한 빨리 개헌 동력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지역 특색에 맞는 정책, 지역 실정을 반영한 복지 시스템은 지방자치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빨리 실질적인 권한 부여를 전제로 한 체계적인 법령 정비와 재원확보 방안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이뤄질 개헌에선 현행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위상을 격상하고,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을 헌법에 명확히 규정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한반도에 온 국민이 염원했던 평화의 빛이 깃들고 있다. 우리는 빠르게 퍼지고 있는 한반도 평화의 기운에 발맞춰 자치구의 본분에 더욱 충실히 임할 것이다. 주민의 민생을 살피는 일에서부터 상생을 통한 지역개발 사업, 친환경 청결도시 조성, 으뜸교육 도시 조성 등 현안 사업들의 내실을 다져 나가며 완성도를 높여 가겠다. 민선 7기에도 흔들림 없는 구정을 이어 가며 구민의 신뢰에 보답하겠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박겸수 당선자는 민추협·시의원 경력… ‘청렴·약속·소통’의 3선 박겸수 서울 강북구청장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59.31%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민주당 서울시당 공교육정상화특별위원장, 제4~5대 서울시의원, 시의회 교통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다. 평소 소통, 청렴, 약속 실천을 강조하는 그는 “구정 운영의 핵심 동력은 주민의 신뢰”라고 되뇌며 매일 하루 오후 2~4시 구청장 문을 열어 놓고 2시간씩 주민들을 직접 만났다. 사무실 한쪽 벽에도 ‘사인여천’(事人如天·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이라고 적힌 큼지막한 액자를 걸어 놨을 정도다. 청렴 1등 구 강북 실현, 공약 실천 최우수 구 달성 등 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 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과반 득표율인 52.34%를 달성했다. 특히 강북구를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박 구청장은 2016년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를 망라한 근현대사 기념관을 개관했고, 지난해 4·19혁명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대상으로 선정되는 데 일조했다. 4·19혁명기록물은 내년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의 심사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그는 또 1980년대 군사정권에 맞서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를 주축으로 결성돼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민주화추진협의회에서 활동했다. 198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라 평화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뒤 당적을 한 차례도 바꾸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우직하다는 평을 듣는다. 이후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 강북갑 선대위원장을 지냈다. 1995년 서울 강북구 서울시의원으로 지방자치를 시작했고 20여년 동안 꾸준히 구정을 챙겨 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교육개혁리포트-대한민국 중3] 중3 ‘명문대 스펙’ 가치 떨어진다… 취업 땐 AI와 무한 경쟁

    [교육개혁리포트-대한민국 중3] 중3 ‘명문대 스펙’ 가치 떨어진다… 취업 땐 AI와 무한 경쟁

    한·일월드컵 이듬해 태어난 46만 9000명의 아이들. 대한민국 중학교 3학년(2003년생)이 2018년 교육계의 ‘뜨거운 감자’다. 국내 교육 시스템의 온갖 실험을 온몸으로 겪으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 도입, 고교·대학 입시 제도 개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중3의 처지는 교육 개혁 논의 과정에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아이들이 주축이 될 미래 한국 사회의 모습을 정확히 예측하고, 필요한 능력을 길러 주려는 절박함이 덜하다는 지적이다. 민경찬 연세대 특임교수(수학과)는 “현재 교육부나 국가교육회의에서 하고 있는 논의에는 아이들을 어떤 인재로 성장시킬 것인지 근본적 고민이 빠져 있다”면서 “미래 한국에 맞는 역량이나 품성 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논의의 출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5회에 걸쳐 현재 중3 등 우리 10대가 ‘미래를 살아가는 힘’을 기르려면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대학 등이 바라는 수업·시험 방식과 교육 가치 등을 토대로 바람직한 개혁 방향도 찾는다. 첫 회에서는 2003년생의 ‘16년 인생’을 역추적하고 앞으로 맞닥뜨릴 상황을 연도별로 분석, 예측했다. 국내 인구학 권위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미래학자인 서용석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 등의 도움을 받았다.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을 뜯어보면 대입 위주로만 논의되는 우리 교육의 개편 정책이 얼마나 무신경한지 알 수 있다.#2003년 신생아 49만명(현재 국내 거주 인구는 46만 9000명)이 태어났다. 한 해 출생아 수가 해방 후 처음 40만명대로 떨어진 2002년에 이어 초저출산 시대가 열렸다. 2000년(63만 5000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4만명이나 줄었다. 현재 고1~초6 학년인 2002~2006년생은 연평균 46만 7720명이 태어났다. 2003년생의 부모는 1970~1974년생이 많은데 보통 90~94학번으로 대학 진학이 구직과 경제적 안정을 보장해 준 경험을 한 세대다.#2016년 중학교 입학했다. 박근혜 정부가 자유학기제를 전체 중학교에 도입한 해이기도 하다. 1학년 2학기 또는 2학년 1학기에 국어·영어·수학 등 필수 과목 수업 정도만 듣고 따로 시험을 보지 않았다. 대신 체험·직업 활동 등을 통해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는 데 시간을 썼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 지향적 교육을 받은 세대다. 하지만 “한 학기에 불과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와 “자유학기 탓에 애들이 공부를 소홀히 해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공존한다. 공교육에서 다양한 꿈 찾기를 도우려 했지만, 중학생 25.3%는 ‘공무원’을 희망직업 1순위(통계청 2017년 조사)로 꼽는다. 고용 안정성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2018년 중3이 됐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큰 변화가 생겼다. 교육부와 진보 교육감들이 고교 서열화를 깨겠다며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등의 힘 빼기에 나섰다. ‘사립초→국제중→특목고·자사고→명문대’로 이어지는 진학 ‘KTX 라인’의 한 고리를 허물고, 일반고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올해 고입에서는 외고·자사고가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학생을 뽑는다. 이 때문에 경기도 등에서는 외고·자사고 입시에 실패하면 미달된 일반고에 강제 배정된다. 특히 내년부터 외고·자사고가 일반고로 순차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특정 외고·자사고 출신이라는 학연의 힘이 과거보다 약해질 듯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고입에서 외고·자사고 경쟁률은 예년보다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9년 고1이 된다. 보통 주민등록 인구의 91~92%가 국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니 고1 인구는 약 44만명으로 예측된다. 한 반 학생수는 평균 22명으로 2017년보다 8명 줄어든다. 조 교수는 “학급당 학생 수가 40~50명이던 시대에는 내신 줄세우기로 인재를 가려낼 수 있었겠지만 20명대 초반이면 학생을 9등급으로 나누는 상대평가 내신제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또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안팎이면 주입식 수업 대신 토론 수업 등 참여형 교육이 쉬워진다. 지금부터 제대로 된 토론 수업 등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교육부는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중·장기 과제로 미뤄 놨다. 또 고교학점제(대학처럼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인정해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도 2022년부터 모든 고교에서 시행한다고 했지만 준비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2021년 고3이 된다. 전 세대와 다른 형태의 대입을 본다. 현재 새 제도를 만들기 위한 공론 절차가 진행 중인데 수능 성적으로 뽑는 정시 비율이 지금보다 늘고 내신 성적, 진로·동아리 활동 등을 중심으로 보는 수시 전형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수능의 힘이 커져 공정성은 다소 강화되는 반면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은 조금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수능 전형 비율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죽음의 트라이앵글’(수능·내신 교과성적·학생부에 적을 비교과 활동 등을 빠짐없이 챙겨야 하는 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워 학부모들이 만족할지 미지수다. #2022년 대학 입학이다. 보통 고3의 약 70% 안팎이 대학에 진학한다는 걸 감안하면 2003년생 중 30만명이 22학번 새내기가 된다. 전국 대학 정원과 인구수를 따져볼 때 2003년생이 치를 대입의 평균 경쟁률은 0.59대1. 정원 감축이 없다면 많은 대학이 미달이라는 얘기다. 전국 모든 2003년생이 서울 4년제를 가려 한다고 가정하면 경쟁률은 약 4대1, 수도권 4년제를 모두 합하면 2.6대1 정도다. 경쟁률이 떨어진다는 건 학생 입장에서도 좋을 게 없다. 서울 주요대 졸업장이 ‘스펙’(취업 등에 필요한 요건)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다. 대학 제도 자체가 변화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2003년생 중 49%가 서울·수도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 사립대는 물론 지역거점국립대도 위기를 겪을 수 있다. 대학들은 등록금 인하 등으로 학생 모집에 나설 테지만 상황을 극복하긴 어렵다.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한다. #2024년 대학 2학년까지 마친 지역 사립대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 등으로 대규모 편입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2003년생을 포함한 청년 품귀 현상이 더욱 심각해진다. 임 대표는 “서울 명문대와 지역 대학 간 학생 모집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고교 졸업 뒤 대학 진학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2000년대 이후 정부가 꾸준히 추진해 온 ‘선 취업 후 진학’ 정책도 효과를 내 고교를 졸업하면 일단 대학에 가는 ‘묻지마식 진학’ 관행에 대한 회의감도 커질 전망이다. #2031년 취업 시장에 뛰어든 핵심세대(25~29세)가 모두 초저출산 세대(2002~2006년생)로 채워진다. 인공지능(AI) 등에 의해 일부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청년층이 워낙 없어 구직난은 지금보다 줄어든다. 하지만 AI와 로봇은 엄청난 생산성을 발휘하면서 공장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직군부터 위협받는다. 대졸자가 주로 취업하는 사무업 종사자도 위태롭다. LG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사무 종사자의 86%는 AI에 일자리를 빼앗길 고위험군으로 구분됐다. 회계사나 세무사 등 전문직도 안전하지 못하다. 취업 면접에서 “동료로 일할 AI보다 나은 능력이 무엇인지 설명해 보라”는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2044년 40세가 된다. 통계청 기대수명 예측에 따르면 2003년생 아이들은 평균 77.3세까지 산다. 사고사 등을 제외하면 진짜 ‘100세 시대’를 열 세대다. 기술·산업 변화 등에 맞춰 평생 배우며 능력을 키워야한다. 온라인 강의 등 평생교육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탈분단 시대의 문학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탈분단 시대의 문학

    6ㆍ13 지방선거의 결과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그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는 우리 국민이 ‘분단ㆍ냉전’에서 ‘통합ㆍ탈냉전’으로 이월돼 가는 시대적 흐름에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밝힌 점일 것이다. 해방 이후 우리 민족 전체를 강력하게 지배했던 이른바 분단 체제는 그 점에서 명실상부한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갈등과 상쟁으로 얼룩졌던 분단의 현대사가 이제 화해와 상생으로 전환되는 이행기에 접어든 것이다. 물론 현대사 곳곳에 우리가 치러 낸 중대한 이행기적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우리가 겪는 상황은 이전 시기의 경험들과는 차원이 다른 매우 근원적이고 획기적인 것임이 틀림없다.문학 분야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대처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활발하다. 그 가운데서도 특기할 만한 것은 분단 체제의 남쪽에서 생산돼 반체제적이라고 배척당해 왔던 이른바 분단 극복 지향의 작품들이 최근 제도교육 과정에서도 활력 있게 핵심적 영역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북에서 생산된 작품들에 대해서도 체제의 특수성을 감안하면서 역사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확연한 것은 중등 국어 교육에서 채택하고 있는 문학 작품의 내용이 지난 시대보다 상당 부분 분단 극복의 지향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시대의 문학 교과 과정이 반공 일색으로 편제돼 있던 것과는 첨예하게 달라진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분야 가운데 하나인 공교육 분야에서조차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 분단 이후 펼쳐진 현대문학은 거대한 분단의 벽과 씨름해 온 흔적들로 충일하다. 아마도 분단 극복과 통일 지향의 세계를 담은 문학 작품을 모두 거론한다면, 그 목록만으로도 이 지면은 차고 넘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정치적, 이념적 차원에서 남북 간의 상생과 평화 공존이 공론화되고 있는 만큼 예술을 통해 분단 체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경주해 왔던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 정당한 역사적 가치 평가를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우리의 무의식까지 철저하게 검열했던 냉전 이념과 피해 의식을 떨치고 탈분단의 도정을 묵묵히 지속하는 것이 우리 시대에 지워진 역사적 몫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문학적 형상 속에 나타난 분단 극복, 통일 지향의 속성들을 온전하게 귀납해 우리는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통일 교육보다는 문학 작품 속에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의 구체적인 상처와 열망에 공감하게끔 하는 교육을 진행해 가야 한다. 아울러 그 연장선에서 우리는 문학 작품을 통해 남북이 축적해 온 역사적 상흔이 결국 남북 모두에게 상처와 멍에가 될 뿐이라는 것과 통일이 가치 있는 시대적 과제라는 것을 동시에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70년이 가까워 오도록 상호 적의와 괴리감을 확대해 온 상황에서 문화나 문학을 통해 접점의 가능성을 키우고 그 부문에서 상호 교류를 넓힘으로써 남북 관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일은 더없이 중요한 현안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경제 교류나 군사 협약 같은 결정적 부분에 대한 접근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문화적 소통도 서둘러 개진해 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시야를 넓혀 재일(在日) 조선인 문학, 재러시아 고려인 문학, 연변 조선족 문학, 미국이나 유럽의 한인 문학 등 한민족 문화권 전반과의 포괄적인 관련 아래 남북한 문학의 접점을 찾아볼 필요도 느끼게 된다. 자료의 영성함과 유실이 걱정되는 바는 아니지만, 이러한 노력이 곧 남북의 문학적 통합을 궁극적으로 가능케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분단 체제의 변화와 남북 문학의 과제를 복합적으로 성찰하고 실천하는 일은 모처럼 맞이하는 탈분단 시대가 우리에게 부여한 실존적, 역사적 부채일 것이다.
  • 조희연 “혁신·안정·미래지향적 교육하겠다”

    조희연 “혁신·안정·미래지향적 교육하겠다”

    서울교육감 직선제 첫 재선 성공 “설레는 학교·아쉬운 하교 되도록 공교육의 힘 보여줄 것” 승리 소감“더 혁신적이면서도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육을 하겠다.” 진보 성향인 조희연(62) 서울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했다. 서울교육감이 재선한 건 2008년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조 교육감은 14일 오전 1시 현재 49.6%의 득표율을 기록해 보수 성향의 박선영 후보(34.1%)를 약 15% 포인트 앞서고 있다. 중도 성향인 조영달 후보의 득표율은 16.3%였다. 조 교육감은 이날 밤 서울 서대문의 선거 사무실에서 승리 선언을 하며 “아침이 설레는 학교, 학생들이 하교를 아쉬워하는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면서 “앞으로 4년간 사교육의 힘을 약화시키고 공교육의 힘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의 재선은 서울교육감 선거사에 큰 의미가 있다. 우선 ‘교육감 잔혹사’를 끊었다. 2008년 이후 선거로 당선된 서울교육감은 모두 4명(공정택·곽노현·문용린·조희연)이었는데 이 중 2명(공정택·곽노현)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임기 중 물러났다. 2012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문용린 교육감은 잔여 임기인 1년 6개월을 채우고 2014년 6월 교육감 재선에 도전했지만 고승덕 후보와의 보수 단일화 실패 등의 여파로 낙선했다. 이때 당선된 조 교육감은 선거 과정에서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지만 2016년 12월 대법원에서 기소유예(범행 동기 등을 참작해 형의 선고를 미루는 것) 판결을 받고 교육감 직을 유지했다. 또 조 교육감의 재선으로 교육감 선거 때마다 보수·진보 후보가 교대로 당선돼 온 흐름이 깨졌다. 조 교육감은 앞으로 임기 동안 ‘미래 교육 4년’을 이끌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2010년 당선된 곽노현 전 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 등을 도입하며 혁신교육 1기를 열었고, 조 교육감이 2014년부터 2기를 이끌어 왔는데 다시 주어진 4년의 임기 동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 교육 정책을 펴겠다는 뜻이다. 학생들이 특정 제품을 창안해 3D 프린터 등으로 직접 만들어 보는 ‘메이커 교육’을 강화하고, 객관식 시험 중심인 학교 내 평가 방식에도 변화를 주겠다는 계획도 있다. 또 수업 진도에 따라가지 못해 기초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돕기 위해 ‘1수업 2교사제’를 확대하고, 학교별 학습지원전문교사 배치와 25개 자치구와 연계한 ‘서울학습도움센터’ 운영도 약속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진보 교육 시대… 외고·자사고 없어지고 혁신학교 늘어날 듯

    진보 교육 시대… 외고·자사고 없어지고 혁신학교 늘어날 듯

    진보 후보 17곳 중 14곳서 선두 ‘깜깜이 선거’ 속 文 후광 효과 톡톡 경기 이재정·부산 김석준 확실 보수 ‘교육 심판론’ 빛 못 보고 고전 대구에서도 강은희·김사열 박빙‘앵그리맘’(현 정부 교육 정책에 뿔난 엄마들) 효과는 없었다.’ 17개 전국 시·도 교육감 자리를 놓고 치러진 6·13 지방선거는 진보 후보들의 압승으로 끝났다. 14일 오전 1시를 기준으로 선두를 달리는 교육감 후보 중 진보 성향이 14명인 반면 보수(중도 보수 포함) 후보는 3명뿐이었다. 서울(조희연)·경기(이재정)·부산(김석준)·인천(도성훈)·울산(노옥희)·전남(장석웅)·전북(김승환)·경남(박종훈)·강원(민병희)·충남(김지철)·충북(김병우)·세종(최교진)에서 진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됐다. 진보 교육감은 2014년 지방선거 때 세월호 참사, 보수 단일화 실패 등의 여파로 13명이 당선됐는데 이번엔 당선자 수가 같거나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보수 정권의 교육부와 진보 교육감이 사사건건 충돌했던 박근혜 정부 때와 달리 향후 4년은 ‘진보 교육의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현직 프리미엄 누리며 진보 표몰이 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압승한 데는 문재인 정권의 후광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교육감 후보들은 정당 공천 없이 출마하지만, 유권자들은 ‘진보 후보=여당 후보’라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역대 선거에서 진보 정당이 인기를 누리면 진보 교육감 후보가, 보수 정당 지지율이 높으면 보수 후보가 덕을 봤다. 보수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가 유독 교육 분야에서만 고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교육 심판론’을 기대했다. 한국갤럽의 지난 5월 2~3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85%, 55%였지만, 교육 분야 국정 지지도는 30%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반전’은 없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실장은 “교육 현안들이 선거전에서 의제로 떠오르지 못했고 결국 여당 편으로 인식된 진보 후보의 득표율이 잘 나온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가 무관심 속에 ‘깜깜이’로 치러진 것도 현직이 많은 진보 후보들에게 유리했다는 평가다. 세부 공약 등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보통 이름이라도 들어본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교육학)는 “유권자들이 공약을 하나하나 따져보지 못하다 보니 지역사회에서 인지도가 있는 현직이 유리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재선·3선에 도전한 진보 교육감 후보는 모두 11명이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진보의 세몰이에 ‘현직 프리미엄’까지 더해져 임기 4년 연장에 성공했다. 보수세가 강한 대구에서도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 강은희 후보가 진보 성향인 김사열(경북대 교수)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이는 등 고전했다. 또 현직 교육감이자 중도 보수 성향인 대전의 설동호 후보도 진보 성향인 성광진 후보와 경합을 벌였다. 경북에서만 보수 성향인 후보 2명(임종식·안상섭)끼리 교육감 자리를 다퉜다. ●진보 후보 공약 “고교 서열화 폐지” 당선이 유력한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향후 4년간 유치원과 초·중·고교 현장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변화의 가능성은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등의 일반고 전환이다. 당선이 유력한 조희연 서울교육감 후보가 “외고와 자사고, 국제중을 일반학교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고, 도성훈(인천)·이재정(경기)·김지철(충남)·김승환(전북) 등 다른 진보 후보들도 고교 서열화를 없애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외고·자사고를 일반고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교육부는 외고·자사고의 지정·취소 권한을 시·도 교육감에게 이양했기 때문에 이 공약은 실현될 공산이 크다. 진보 교육의 상징 정책인 혁신학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정 후보는 “혁신학교를 확대, 발전시켜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 모든 학교에 혁신학교 운영 원리를 적용시킬 것”이라고 했고, 조희연 후보 등도 “혁신학교를 질적으로 강화하고 숫자도 늘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조희연·최교진·민병희·김지철 후보 등은 선거 과정에서 아이들의 쉴 권리 보장 등을 위해 일요일 등 휴일 학원 휴무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원계와 일부 학부모들의 반대 등 현실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실제 조례 개정 등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돈 안 드는 교육’을 위해 무상 급식 등 각종 무상 정책도 쏟아질 전망이다. 울산의 노옥희 후보가 “내년부터 고교에서 무상 급식을 하고, 중·고교 신입생에게 교복비를 무상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당선 유력 후보 대부분이 무상 공약을 내놨다. 다만 재원 조달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후보들이 많아 향후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깜깜이 교육감’ 누굴 찍지?… 쟁점 현안 비교해 보세요

    ‘깜깜이 교육감’ 누굴 찍지?… 쟁점 현안 비교해 보세요

    자사고·외국어고 존폐여부 ‘체크’ 입시제도 개편·혁신학교도 주시 ‘무상’ 공약은 재원대책 마련 중요앞으로 4년간 공교육 현장을 책임질 시·도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역대급 깜깜이’라는 우려 속에 치러진다. 지방선거가 북·미 정상회담 등 초대형 이벤트에 가려진 까닭에 많은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어떤 공약을 내놨는지 모른 채 투표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선거일 아침 투표장으로 떠나기 전 공보물만 꼼꼼히 살펴봐도 옥석을 가릴 수 있다. 가장 관심 가는 지역은 상징성이 큰 서울과 경기다. 서울은 현직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진보)와 국회의원을 지낸 박선영 후보(보수),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지낸 조영달 후보(중도) 등 거물급들이 3파전을 벌였다. 경기에서는 현직인 이재정 후보(진보)와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임해규 후보(보수), 시민단체에서 진보 단일후보로 나선 송주명 후보 등이 3강을 구축했다. 서울·경기 교육감 선거는 후보 간 차별성이 뚜렷하다. 특히 쟁점 현안에 대해 각 후보가 다른 입장을 가졌기에 내 생각을 대변해 주는 후보가 누구인지 살펴봐야 한다. 대표적 분야가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등의 존폐 문제다. 서울 지역에서는 조희연 후보가 “고교 서열화를 무너뜨리기 위해 자사고·외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고, 박 후보는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 보장을 위해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조영달 후보는 “자사고와 외고를 유지하되 추첨으로 뽑겠다”고 약속했다. 경기에서도 진보 성향인 이·송 후보는 자사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공약했고, 임 후보는 그대로 두겠다는 입장이다. 자사고·외고의 존폐 문제는 인천과 충남, 울산 등에서도 후보 간 입장이 갈리는 쟁점인 만큼 공약 내용을 잘 봐야 한다. 입시 제도 개편에 대한 공약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 후보 3명은 입장이 비슷한 듯 다르다. 조희연 후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정시)과 내신 교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1대1대1로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시 비중이 23.8%인데 조 후보 얘기대로라면 정시가 30% 이상으로 늘어난다. 박 후보는 정시 비율을 50%까지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영달 후보는 정·수시 비율에 대한 언급 대신 수능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공정성 논란이 있는 학종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 지역 후보 중에는 임 후보가 정시를 40%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다만 정·수시 비율 등 대입 정책은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어서 교육감이 개입할 권한이 없다. 이 밖에 혁신학교 확대나 전교조 합법화 등도 각 지역 주요 후보별로 공약이 엇갈리는 분야다. 무상급식과 교복 등 무상 공약은 전국 대부분 후보가 약속했지만, 돈이 많이 드는 정책인 만큼 재원 마련 대책을 살펴봐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각 후보자의 ‘5대 공약’을 찾아보거나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교육감 선거’로 검색해 공약을 찾아볼 수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울산·인천 “부패 척결” 대구 “학력 신장” 광주 “통일교육”

    울산 7명 중 6명 “청렴도 제고” 대구, 대입 전문가 진로 컨설팅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 59명의 공약을 살펴보면 교육 문제에서 각 지역의 고민과 관심사를 엿볼 수 있다. 울산과 인천 지역 교육감 후보들이 공통으로 내세운 키워드는 ‘청렴’이다. 두 지역 모두 전임 교육감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퇴했기 때문이다. 우선 울산교육감 출마자 7명 중 6명(구광렬 후보 제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에 청렴도 제고 정책을 포함시켰다. 노옥희 후보는 교육 4대 비리(성범죄, 성적조작, 금품수수, 신체폭력)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교육 공무원이 부패·비리에 한 번이라도 연루되면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지역 김석기 후보도 ‘교육비리 고발센터’를 운영하고 비리 연루자를 엄단하기 위한 무관용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인천교육감직에 도전한 도성훈 후보는 ‘인천교육청렴위원회’를 만들고 교육청 안에 ‘고위공무원 비리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고 공약했다. 뜨거운 교육열로 유명한 대구에서는 후보들이 진학과 학력 신장에 도움이 될 공약을 여럿 선보였다. 강은희 후보는 대입 전문가의 경험을 공유하는 ‘대입 내비게이션센터’, 진로 정보를 상시 제공하는 ‘진로진학취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지역별 교육 격차를 줄이겠다고 했다. 같은 지역 김사열 후보는 교사의 책임교육을 연구·지원하는 ‘책임교육 담당관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고 홍덕률 후보는 대입 전문가를 동원해 지역 학생들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구체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광주의 장휘국 후보는 평화통일 교육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남북 학생 교류를 추진하겠다”면서 광주 학생들이 금강산, 개성, 평양, 백두산 등 북한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갈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이재정 경기교육감 후보도 성장 단계별 ‘통일 시민 교과서’를 개발하고 경기 평화통일 교육센터 건립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토론식 수업과 논술·서술식 평가를 특징으로 하는 국제 교육 프로그램인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 과정을 공교육에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눈에 띄었다. 이석문 제주교육감 후보는 “2019년에 IB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 운영하겠다”고 했고 서거석 전북교육감 후보도 IB 과정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문화 가정 학생 비율이 높은 지역의 교육감 후보들은 관련 공약도 빠뜨리지 않았다. 전남교육감 선거에 나선 고석규 후보는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직업 교육과 심리·정서 상담 교육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러시아계 중도 입학생 몰려와… 농촌학교 수업 진행 힘들어요”

    “러시아계 중도 입학생 몰려와… 농촌학교 수업 진행 힘들어요”

    “옛 소련 국가 학생들이 물 밀 듯이 중도 입학해 수업 진행이 무척 힘들어요. 한국말을 못 알아들어 눈만 멀뚱멀뚱 뜬 학생이 많습니다. 더러는 구글 번역기를 보면서 수업을 듣기도 하죠. 원래 수업시간에는 휴대전화를 쓸 수 없지만 선생님도 사정을 아니 눈감아 줄 수밖에 더 있나요.” 충남 아산시 신창초등학교 A 교사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만 벌써 1학년 22명을 비롯해 모두 47명이 우리 학교에 중도 입학했다”며 갖가지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농촌 총각이 베트남, 캄보디아 등 다른 나라 신부와 국제결혼해서 낳은 다문화가정 자녀가 농촌 학교에 많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 외국인 부부가 한국 근로자로 취업하면서 데려온 자녀, 이른바 ‘중도 입학’ 학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대도시도 적잖지만 신생 기업이 많이 입주한 농촌에 이런 현상이 더 도드라집니다.신창초엔 현재 외국인 130여명이 재학 중입니다. 전교생이 490여명이니 26%를 웃돕니다. 우즈베키스탄, 벨라루스 등 옛 소련연방 7개국 아이들입니다. A 교사는 “2014년 전까진 중국 국적 학생 3명 정도만 중도 입학해 전교생이 360여명이었는데 이후 러시아계 학생이 갑자기 늘었다”며 “인근 현대차 아산공장 부품 협력업체와 신창농공단지에 취업한 외국인 자녀들”이라고 했습니다. 임금이 자기 나라보다 높아 모국 친인척과 이웃까지 불러 모으고, 그들이 자녀를 데려와 빚어진 일입니다.1학년은 한 반 20여명 중 6~7명에 이를 만큼 올 들어 더 늘었습니다. 중도 입학생이 한 반의 30%로 매우 높은 비율입니다. ●학습 경험 없는 저학년은 가르치기 너무 벅차 이 학교는 올해 급히 ‘한국어 랭귀지스쿨’인 예비학교를 하나 더 늘렸습니다. 이 과정을 원하는 중도 입학생이 80명 정도로 급증해 2개 반을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죠. 이곳에선 이중언어 강사가 온종일 한국어를 가르칩니다. 학교는 또 올 신학기부터 방과후 수업으로 ‘다문화 이주자활용 외국어교육’을 도입했습니다. 1, 2학년이 주요 대상이지만 고학년도 원하면 들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엔 40명이 있습니다. 빠르면 3개월, 늦으면 2년까지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도 있지만 수업 시간에 헤매기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신창초 B 교사는 “중도 입학생은 한국어를 잘해도 직각삼각형 등 용어를 몰라 많이 당황한다. 교사가 이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뺀다”고 했습니다. 이어 “담임교사가 ‘야, 교실에서 떠들지 마’라고 소리를 쳐도 중도 입학생 대부분이 알아듣지 못해 멈추지 않는다”며 “그래서 한국어를 잘하는 중도 입학생이 통역을 하기도 하고, 이마저 답답해 러시아어를 배우는 교사도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가장 어려운 과목은 국어입니다. 한국어 표현이 다채로워서입니다. 고학년은 사회 과목을 힘들어한다고 합니다. 역사와 사회 규범·시스템이 크게 달라서죠. B 교사는 “중도 입학생은 수학은 물론 전 과목 다 힘들어한다”고 털어놨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있지만 상당수 중도 입학생은 시험을 치르면 백지 답안지를 내거나 제목을 그대로 베껴 제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특히 모국에서 입학 전에 건너와 학습 경험이 전무한 저학년은 모국어로든, 한국어로든 가르치는 것 자체가 벅차다고 합니다. 문제는 예비학교까지 만들어 한국어를 가르쳐야 하느냐는 논란입니다. 일부 교육계 인사는 “자신이 원해서 온 외국인에게 굳이 우리 예산으로 우리말을 가르쳐야 하느냐”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김영숙 충남도교육청 장학사는 “한국에선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전 과목을 다 가르쳐야 하는데 언어장벽 탓에 아예 이수할 수 없어서 선제적 지원으로 한국어 예비학교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박석준 배재대 한국어문화학과 교수도 “단순 외국인이라면 몰라도 장차 귀화인을 교육하는 공교육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미국 등도 외국에서 온 학생들에게 ‘제2 언어로서 영어’(ESL) 과정을 무료로 교육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학기 시작 후에도 중도 입학생 계속 늘어 학부모와의 상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부모 중 한 명이 고려인인 가정도 많지만 한국어를 모르기는 똑같습니다. 학교 안내문은 러시아어로 번역해 보낸다 해도 대면 상담은 큰 장벽에 부딪힙니다. 러시아어를 잘하는 사람을 수시로 동행하기 어려워 학부모나 교사가 휴대전화로 ‘3자 통화’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충남외국인주민통합지원콜센터 황세경 팀장은 “교사와 상담하던 외국인 학부모가 ‘선생님과 상담 중인데 도통 뭔 말인지 모르겠다’고 도움을 요청하는 긴급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합니다. 또 “60%는 충남 학교 학부모들이지만 나머지는 경기, 경남 등에서 걸려와 전국 방방곡곡에서 벌어지는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교육부는 올해 전국 195개 학교에서 모두 221개 학급의 예비학교를 운영 중이라고 했습니다. 지난해 179개 학급에서 40여개 학급이 늘었습니다. 안산 외국인마을을 낀 경기도가 65개 학교 70개 학급으로 가장 많고 충남 20개 학교(20개 학급), 서울 17개 학교(19개 학급), 부산 13개 학교(15개 학급) 등입니다. 그러나 학기 시작 뒤에도 중도 입학이 끊이지 않아 계속 늘어나는 상태입니다. ●이중언어 자격 있는 강사 농촌엔 잘 지원 안 해 이 때문에 교실난이 심각합니다. 김동옥 신창초 교장은 “포화 상태인 중도 입학생 때문에 컴퓨터와 영어를 가르치는 특별실과 보건실을 없애고 교무실도 두 칸에서 한 칸으로 줄였다. 복도를 좁히고 심지어 공터에 컨테이너 교실을 지어 7개 공간을 더 만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그런데도 교실 부족으로 예비학교 정원이 반당 15명을 훌쩍 넘어도 2개 학급밖에 운영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이상 공간을 확보할 곳이 없어 장애학생 등을 위한 특수학급도 만들지 못하는 처지인데 교육청 등 관련 기관에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한 학년 정도 낮춰 한국 학교에 중도 입학합니다. 김 교장은 또 “중도 입학생이 교실에서 자기들끼리 러시아 말로 떠드는 등 심각한 학습권 침해로 한국 학생을 전학 가게 만들기 시작했다”고 혀를 찼습니다. 중도 입학생끼리 놀아도 될 정도로 많아진 것입니다. 김 교장은 “한국말 습득이 더딘 이유”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학교에선 결국 중도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에게 ‘더이상 한국어를 가르칠 여건이 안 되니 각자 알아서 하라’고 예비학교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 협약은 이주 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으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입니다. 집이 대부분 신창초 근처인 학부모로서는 난감한 일입니다. 이곳은 당초 순천향대 학생이 몰려 살던 원룸촌인데 대학 옆에 새 원룸촌이 형성되고 수도권 전철이 대학 근처까지 들어오면서 비어 가던 것을 이들이 채웠습니다. 월세가 싸 25만원 정도면 원룸을 얻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낯선 타국에서 근처 학교 놔두고 먼 학교로 아이를 보내 한국어를 배우게 해야 하니 심란한 것이죠. 끝내 일부 학부모는 신창초에서 4㎞쯤 떨어진 신광초로 자녀를 중도 입학시켰습니다. 이 학교 중도 입학생도 20명을 웃돌죠. ●일반·예비학교 따로 운영 양측 학습권 보호해야 강사 구하기도 어렵답니다. 농촌에선 이중언어 자격 강사를 찾기 어렵고 주거환경이 열악해 잘 오지 않습니다. 신창초엔 인근 순천향대 한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 자격증을 딴 우즈베키스탄인 등 4명이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아산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 등 기업이 강사를 지원하고 한국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탁구부를 운영하게 도울 정도입니다. 신창초 C 교사는 “중도 입학생이 20~30명일 땐 감당할 수 있었는데 100명을 넘기면서 학습지도가 불가능할 지경”이라면서 “일반 학교와 예비학교를 별도 운영해 한국 학생과 중도 입학생의 학습권을 모두 보호해야 한다”고 확실한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함께 예비학교 운영 등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 미흡합니다. 이가원 교육부 사무관은 “경기, 충남, 경북을 중심으로 중도 입학생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고 한국어 교육 여건이 안 되다 보니 입학 거부 사태도 생긴다”면서 “강사의 정규직화에 따른 재정 부담 등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좀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때인 것은 맞다”고 했습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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