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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 눈 돌린 그리스… 親시장주의자 미초타키스 택했다

    성장 눈 돌린 그리스… 親시장주의자 미초타키스 택했다

    과반 158석 확보… 단독정부 구성도 가능 “고통스러운 한 시대 끝났다… 재도약할 것”7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총선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51) 대표가 이끄는 중도우파 신민주당(신민당)이 알렉시스 치프라스(44)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누르고 4년 6개월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미초타키스는 1990~1993년 총리를 역임한 그리스 정치계 거물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2017년 별세)의 아들로, 그리스에서 2대에 걸친 첫 부자 총리가 탄생하게 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신민당은 개표 결과 39.8%를 득표해 2015년 1월 총선과 그해 9월 조기 총선의 패배를 설욕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위기가 절정이던 지난 총선 당시 ‘긴축 종식’을 약속하며 돌풍을 일으킨 시리자는 31.5%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신민당은 전체 의석 300석 중 과반인 약 158석을 확보해 단독정부 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자는 86석을 얻어 제2당으로 밀려나게 됐다. 미초타키스는 미 명문 하버드대를 나와 컨설팅사 매킨지와 영국 체이스은행 등 금융계에서 경력을 쌓은 시장주의자다. 1984년부터 10년간 신민당 당수를 지낸 부친의 뒤를 이어 2000년 정치에 입문했다. 누이인 도라 바코얀니스는 여성 최초 아테네 시장, 외교 장관을 지내는 등 그의 집안은 그리스의 오랜 정치 명문가로 꼽힌다. 그는 유세 기간 총리직에 오르면 채권단과 긴축 관련 재협상을 해 재정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그리스는 앞으로 수년간 채권단으로부터 엄격한 재정 감독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초타키스는 2013년 개혁행정부 장관 재직 당시 공공부문 일자리를 대폭 삭감한 전력이 있다. 그가 총리 자리에 오르면 노동자의 권리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초타키스는 승리가 결정되자 TV 연설을 통해 “고통스러운 한 시대는 끝났다”면서 자신의 재임 기간 중 “자랑스럽게 재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리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였던 치프라스는 패배를 인정했다. BBC는 치프라스 총리가 ‘긴축 종식’이라는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내세워 재신임을 받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취임 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가시화되자 국제채권단에 백기를 들고 더 혹독한 긴축 요구를 담은 3차 구제금융안을 받아들여 공약을 뒤집었다. 지난해 8년에 걸친 구제금융 졸업을 이끌어 냈으나 오랜 긴축에 지친 유권자들은 외국인 투자 유치, 감세 등 시장친화적 정책을 앞세운 신민당을 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그리스 유권자들이 성장으로 눈을 돌렸다”고 평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은 왜 지붕에 올랐나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은 왜 지붕에 올랐나

    2008년 전면 외주화된 요금수납원, 고용불안 연속1·2심 재판부, “요금수납원은 한국도로공사 소속 노동자”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방침에 공사는 자회사 방식 전환요금수납 노동자, “용역업체 대신 자회사로만 바뀌었을뿐”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의 농성이 이번주 내내 계속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 지붕격인 캐노피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고, 청와대 앞 노숙농성를 하다 경찰과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다. 4일 오전에는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서울 톨게이트 6개 진입로를 막고 연좌농성을 하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도로공사가 요금 수납원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자회사를 만들어 고용을 전가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며 “1500명이 해고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의 농성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화 방침에 편승한 떼쓰기에 불과할까. 톨게이트 수납원 1500명이 해고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봤다.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톨게이트 영업소에는 일하는 요금수납원은 2008년 전면 외주화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일부 영업소의 요금수납원들은 공사의 정규직 직원이었지만,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을 거치면서 수납원들의 신분은 모두 용역업체 소속이 됐다. 이들의 일상은 고용불안의 연속이었다. 해마다 재계약을 해야했고, 사측과 관리자의 갑질을 견뎌야 했다. 외주화로 인해 용역업체 신분이 된 요금수납원들이 직접 고용을 주장하는 것은 일찌감치 법원의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2013년 요금수납원 529명은 자신들이 파견·용역업체 소속이 아니라 도로공사 직원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15년 1월 도로공사가 수납원들을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했으며, 직접 고용의무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서울동부지법은 요금수납원들이 도로공사의 지휘와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고용의 형태가 파견 계약이라고 판단했다. 계약의 목적과 대상, 업무 수행 과정, 계약 당사자의 적격성 등을 감안하면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고 봤다. 파견법에 따르면 불법 파견의 경우 일한 지 2년이 지난 노동자들은 도로공사에 고용된 것으로 봐야 하고, 2년이 되지 않은 노동자들은 도로공사가 직접고용해야 한다. 재판부는 계약 내용에 대해 “도로공사와 용역업체가 맺은 계약을 보면, 수납업무 등 공사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요금수납원에게 맡겼다. 또 노동자들은 수납뿐 아니라 각종 단속 업무 등 공사가 지시하는 업무를 수행했다”고 판시했다. 업무수행의 과정에 대해서도 공사가 노동자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주도하는 등 사실상 직접 사용자로서 지휘명령권을 행사한 것으로 봤다. 근무표작성, 출퇴근 관리 등에 공사가 일일이 개입한 것으로 볼때 도급 계약으로는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요금수납원과의 고용 형태가 도급 계약 관계라는 공사의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용역업체가 용역 계약 당사자로 적격성이 낮다고 봤다. 용역업체 운영자 대부분은 공사를 퇴직한 직원인데다 사업자 등록부터 회사 관리까지 모두 공사의 지침대로 이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용역업체에 대해 “톨게이트 영업소 운영 전반에 관한 지식이나 능력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용역 계약을 통해 경영상 위험을 부담하는 것도 아니며, 노무관리상 독립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판결 내용을 요약하면, 요금수납원들이 일한 용역 업체는 실질적으로 공사의 지침에 따라 운영됐고, 요금수납원도 형식적으로는 용역 업체 소속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사의 지휘·명령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요금수납원들이 도로공사 소속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017년 2월 2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 사건은 2년 넘게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공사는 대법원 최종 판결을 기다린다는 이유로 이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개월이 지난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공공기관인 한국도로공사도 대상에 포함됐다. 공사는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2017년 10월 노사 및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했다. 같은해 11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협의회가 진행됐다. 공사는 2018년 9월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에 노사가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협의회에서 노동자 대표 6명 중 5명이 합의에 서명했고, 민주노총만 거부했다는 것이다. 박순향 민주노총 톨게이트지부 부지부장은 “당시 무노조 대표와 조합원에게 탄핵된 노조 대표에게 개별 동의 서명을 진행했다”며 “전문가위원마저 퇴장한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자회사 전환을 밀어부친 것”이라고 말했다. 요금 수납 노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지난 1일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출범했다. 공사는 지난당 1일 31곳, 16일 13곳의 영업소를 먼저 자회사 전환해 시범 운영했다. 1일에는 남아있는 영업소 310곳을 자회사로 전환했다. 박 부지부장은 “자회사 전환이 추진되면서 자회사를 가지 않으면 잘릴 수 있다는 이유로 동의한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국 전체 6500여명의 요금 수납원 가운데 자회사 전환에 동의한 5000명을 제외한 1500여명은 일자리를 잃게 됐다.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은 기존의 ‘공사·용역 업체·영업소’의 구조에서 용역 업체 대신 자회사가 들어간 것일 뿐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2004년부터 요금수납원으로 일한 도명화(48·여)씨는 “자회사는 또 다른 방식의 용역업체다.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이유는 고용 불안에 떨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민주노총 달래는 이인영 “내주 김명환 위원장 면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지지층이지만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불참에 이어 김명환 위원장의 구속, 최근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노동자 총파업에 이르기까지 민주노총과 정부의 관계가 악화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지난번 사무금융노조 행사에 갔다가 김 위원장과 ‘언제 한번 보자’고 인사했는데 구속되는 바람에 못 만났다”며 “이제 나왔으니 다음주쯤 시간을 조율해 편하게 우선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비공식적으로 만나고 필요하면 공식적, 공개적으로 만날 것”이라며 “민주노총만 만나는 것은 아니고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나 노동단체를 이제 만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원내대표는 경사노위에 국한하지 않는 사회적 합의를 추진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정례화해 틀을 굳이 갖추지 않고 편안하게 다양한 채널로 만나 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이번 총파업에 대해 “정부가 파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에 대한 청와대 입장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비정규직이라고 계속 보도는 되지만 사실은 무기계약직”이라면서 “그분들의 파업에 대해 비판 여론도 많지만 옹호 여론도 많더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황교안 “일본 경제 보복 심각…문 대통령, 답이 없다” 질타

    황교안 “일본 경제 보복 심각…문 대통령, 답이 없다” 질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일본의 경제 보복 강도가 최고 수준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답이 없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큰일이다. 정부가 아무런 대응을 못 하고 있기에 더욱 큰일이다”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황교안 대표는 “갈등 상황을 풀어갈 최소한의 외교 채널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심각한 문제에 정부가 아무런 해결책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답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황교안 대표는 “일본이 지난해 10월부터 보복 조치를 예고했고 8개월이 지났는데 그 동안 우리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했나”라고 물으며 “정부의 안일한 인식이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정부는 현실을 외면했다. 현실 인식은 없고 오직 평화 이벤트를 위한 상상 속에만 머물러 있는 문재인 정권, 너무 무능하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라면서 “한일 관계가 파국으로 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 해결해야 한다. 그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외교 참사이자 경제 참사”라고 규정한 뒤 “상상에서 깨어나시라. 자유한국당이 해결책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께 사과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 지휘관들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만 문책했는데 이번 사태가 그렇게 끝날 수 있는 문제인가”라면서 “외부기관 조사는 하지 않았고, 핵심 조사 대상인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도 조사하지 않아 치졸하게 꼬리만 잘라낸 면피용 조사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은폐·축소 과정에 개입한 흔적이 역력한데 청와대는 아예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며 “국방부 장관과 국가안보실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 꼬리만 자르면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더 이상 국방 붕괴가 없도록 9·19 군사합의를 무효화하고 국정조사를 받아들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는 또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과 관련해 “이들 요구의 핵심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공약을 지키라는 것”이라면서 “선거에서 이기겠다고 무리한 공약을 남발한 결과 사회 혼란과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애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정부는 사실상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안 지키느니만 못한 공약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국민에게 더 큰 피해가 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토] ‘차별 없는 세상으로’ 학교 비정규직 파업 이틀째

    [포토] ‘차별 없는 세상으로’ 학교 비정규직 파업 이틀째

    급식 종사원 등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이틀째인 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 인천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 [속보]톨게이트 진입로 점거한 수납원 노조 “직접고용 하라”

    [속보]톨게이트 진입로 점거한 수납원 노조 “직접고용 하라”

    오전 7시 40분부터 서울TG에서 연좌 농성공사 측 자회사 채용 방침에 직접 고용 요구법원 1·2심에서 “도로공사 직원” 인정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시위해온 요금수납원들이 서울 톨게이트(TG) 진입로 일부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서울 TG에서 노조원 120여 명이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부산 방향 총 12개의 TG 진입로 중 6개 진입로의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다만 나머지 6개 진입로는 소통에 지장이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5개 중대를 동원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요금수납원들은 공사 측에 “우리를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앞서 공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기존의 용역회사 소속이었던 요금수납원들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영업소노조·서비스노조 조합원 등 5000여명은 자회사 전환 방식에 동의했다. 그러나 1500여명은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자회사 전환을 거부했다. 이들이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는 것은 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재판 1, 2심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2013년 자신들은 파견·용역업체 소속이 아니라 도로공사 직원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1심에서, 2017년에는 2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실제로는 도로공사의 지휘·명령을 받고 일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간의 노동 계약 관계를 불법 파견이라고 판시했다. 또 도로공사가 요금수납원들을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직접 고용의무가 있다고 봤다. 요금수납원이 도로공사 소속 노동자라는 판단이 내려졌지만, 사건은 이후 2년 넘게 대법원에 계류됐다. 그 사이 도로공사는 자회사 전환을 밀어붙였다. 노조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자회사로 전환한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수납원 30여명은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TG 구조물 위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노동계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요구 왜

    “자회사 전환 중단하라.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직접고용 쟁취하자.”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공공 비정규노동자 총파업·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울려 퍼진 구호다. 이날 현장에서는 다양한 요구가 분출됐지만, 노정 갈등의 핵심은 정규직 전환 방식이다. 노동계는 지금 추진 중인 자회사 전환 방식은 ‘또 다른 용역회사’일 뿐이라며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정부는 각 기관의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 전환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며 거리를 두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을 보장받고 처우가 개선되려면 직접고용 정규직화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보고 있다. 광주시 공공부문에서 직접고용으로 전환된 노동자 692명을 조사한 박해광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의 논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인정투쟁(2017)’에 따르면 노동자 중 36.5%는 전환 이후 인간관계에서 자신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전환 전에는 고용 안정성에 만족한다는 노동자가 9.9%에 불과했지만, 전환 후에는 40.7%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직접고용 정규직화 요구는 ‘떼쓰기’, ‘불공정’으로 매도되는 상황이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공기관에 취업한 사람과 같은 대우를 받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채로 들어오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은 같은 직렬이나 직군이 되는 게 아니고 임금체계도 다르다”면서 “다만 복리후생을 차별해서는 안 되는데, 이마저도 불공정하다며 비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계급 나뉜 학교가 정상입니까”… 조리복 대신 ‘투쟁복’ 입었다

    “계급 나뉜 학교가 정상입니까”… 조리복 대신 ‘투쟁복’ 입었다

    무기직 전환에도 열악한 처우·차별 여전 “방과후 수업 수당 달라 했더니 해고 압박” “공무원 해달라는 것 아냐… 서로 존중을”“오십 평생 이렇게 큰 집회에는 처음 나왔어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일하는 8년차 급식 조리사 박윤숙(50·여)씨는 3일 급식실 주방 대신 서울 광화문광장에 섰다. 조리복 대신 분홍색 ‘투쟁복’도 챙겨 입었다. 이날부터 열린 전국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는 “올해 특성화고를 졸업한 아들이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내가 잘못 살아서 집안에 비정규직이 둘이나 되나’ 싶었다”며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계급이 나뉜 사회는 잘못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박씨는 근무 일수에 따라 매월 150만~160만원 정도 번다고 했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월 70만원 벌던 것과 비교하면 나아졌지만 여전히 박봉이다. 2013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갑작스러운 해고 우려는 덜었지만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 잔업을 해도 시간외수당은 받지 못한다. 그는 “우리 학교는 샤워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리사들은 찜통 같은 급식실에서 일하지만 씻을 공간조차 갖추지 못한 학교가 많다. 박씨처럼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2만 2000여명과 다른 공공분야에서 일하는 4000여명 등 총 2만 6000여명(정부 집계 기준, 노조 집계는 5만 3000명)은 이날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노동자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올해 열린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업종 특성상 여성 노동자가 많았다. 이들은 ▲기본급 인상 ▲각종 수당 지급 시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 ▲퇴직금 확정급여형 전환 등을 요구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열악한 현실을 토로했다. 특수교육 실무사 이지순(53·여)씨는 “매달 164만 7100원을 임금으로 받는다. 많게는 일주일에 35시수까지 일하는 등 격무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특수아동을 가르치는 일이라 아이가 화장실에 갈 때도 따라다녀야 해 휴식시간은 거의 없고, 방학 급여가 나오지 않아 실질적으로 한 달에 136만원을 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씨는 “최근 학교 비정규직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차별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방과후 수업을 진행하라고 해 일반 교사들처럼 지원 수당을 달라고 하니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고하겠다는 말까지 했다”면서 “정규직 교사와 비정규직 실무사들 사이에 카스트제도(인도의 계급제)처럼 차별이 만연해 있다”고 밝혔다. 파업 노동자들은 “일각에서 ‘비정규직이 공무원으로 신분 전환해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비판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기본적 의식주가 해결될 정도의 급여, 교사와 실무사가 상하 관계가 아닌 업무상 동반자로 서로 존중해 주길 바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집회에는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도 참여했다. 수납원으로 9년간 일하다 지난 1일 해고된 이민아씨는 “공사 정규직처럼 높은 연봉과 복지 혜택을 받으려는 게 아니라 딱 하나 고용 안정을 원할 뿐”이라며 “도로공사 수납원은 불법 파견을 인정받아 직접고용 판결을 받은 상태임에도 직접고용을 주장하다 해고됐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성실히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내몰려 정부로부터 버림받은 기분”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 참가자, 대부분 학교 비정규직”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 참가자, 대부분 학교 비정규직”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일 돌입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에 2만 6000여명의 노동자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총파업에 참여한 공공부문 사업장의 노동자는 2만 60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의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는 17개 교육청과 국립학교의 2만 2000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4000여명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등 40여개 사업장의 노동자로 파악됐다. 다만 노동부는 “오늘 민주노총 공공부문 공동파업 참여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노조의 특성 때문에 민주노총 내부적으로도 총파업 참가자의 규모를 정확히 집계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총파업 참가자들의 일부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집결해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민주노총 산하 노조도 참가한다. 민주노총은 4∼5일에는 지역별로 파업 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학교 비정규직 노조 오늘 총파업…3600개교 대체급식

    학교 비정규직 노조 오늘 총파업…3600개교 대체급식

    기본급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급식조리원과 돌봄교실 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일부터 총파업을 벌인다. 전국 3600여개 학교가 대체 급식을 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등이 속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이날부터 민주노총 공공부문 노조 공동파업에 동참해 총파업에 들어간다. 예정된 파업 기간은 5일까지 총 사흘이지만, 연장될 수 있다고 연대회의는 설명했다. 연대회의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 4만명이 참가하는 등 연인원 9만명 이상이 파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체 국·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특수학교(1만 4890개) 중 약 40%인 6000개 학교에서 파업참가자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연대회의 조합원은 9만 5117명이며 앞서 쟁의행위 찬반투표 때 6만 5953명이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 1만 426개 학교 중 44.1%인 4601개교에서 급식이 중단된다. 앞서 2017년에는 모두 1만 5000여명이 파업해 1929개 초·중·고 급식이 중단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교육부와 각 교육청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인원을 활용해 급식이 정상운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급식이 중단된 학교 중 3637개교는 빵과 우유 등 대체식을 준비하거나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744개 학교는 기말고사로 급식을 하지 않는다. 220개 학교는 급식이 필요 없게 단축수업을 한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교직원들이 맡아 운영한다. 일반 학교 특수학급은 일부 과목만 특수학급으로 운영하던 시간제 특수학급을 전일제 특수학급으로 통합하는 등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연대회의는 기본급 6.24% 인상과 근속급과 복리후생비 등에서 정규직과 차별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으로 임금 인상과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에 포함해달라는 것도 이들의 주요 요구사항이다. 이에 교육당국은 기본급만 1.8% 올리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전날 오후 7시까지 막판 협상을 계속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공공 비정규직 연대파업, 대화·타협으로 해법 찾아야

    민노총 산하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가 오늘부터 사흘간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학교 현장이 뒤숭숭하다. 급식조리원, 영양사, 돌봄전담사 등 조합원 5만여명이 파업에 동참해 급식과 돌봄교실의 공백은 불가피하다. 그래도 과거와 다른 점은 이들의 파업권을 인정하는 학생과 교사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와 교육 당국 간 마찰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민노총 공공부문 조합원들이 첫 연대파업을 조직한 만큼 규모와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1만 5000여명이 참여했던 2년 전에 비하면 이번은 거의 세 배에 가까운 인원이 파업에 동참한다. 학비연대의 요구 사안은 기본급 6.24% 인상과 정규직 대비 근속수당 등에서의 차별 해소 등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9급 공무원의 80%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 달라는 것이 사실상 골자다. 교육청마다 재정 여건이 다르니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다. 교육청들은 당장 2학기부터 시행되는 고교 무상 교육에 추가 예산을 밀어넣어야 해서 실무협의안인 기본급 1.8% 인상도 빠듯하다는 입장이다. 어느 쪽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 주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전체 교직원의 40%나 되는 학교 비정규직의 열악한 처우를 계속 눈감아 줄 수도 없고, 임금과 근로환경을 개선하라고 교육청에 책임을 전부 떠넘길 수도 없다. 다만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은 현 정부가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었던 노동정책의 골간으로 학교 비정규직들 중 82% 이상 무기계약직으로 돌려 고용의 안정성을 확보했지만, 같은 일을 하는 만큼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잖아도 예산이 빠듯한 교육청 등에만 맡겨 둔다면 정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 노력을 기울여 학교와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 “급식 불편보다 학교내 차별 없어야” 피켓 든 특성화고 학생들

    “고졸자 절반이 비정규직… 내 미래일 수도 찜질방 같은 조리실… 외로운 싸움 막아야” “고졸 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50% 이상이다. 비정규직 파업은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다.” 특성화고인 광주전자공고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솔선수범 학생회’ 페이스북에 급식실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입장문을 올렸다. 학생회는 이날 점심시간에 노란색 학생회 조끼를 입고 급식실 앞에서 “광주전자공업고등학교 학생회 일동은 조리사분들의 파업을 지지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이 학교 급식조리실무사 10여명은 3일부터 시작되는 학교 비정규직 연대 파업에 참여한다. 학생회가 급식실 노동자 파업을 응원하고 나선 이유는 지난 5월 버스 파업 때 주변 친구들이 보여 준 모습 때문이다. 당시 일부 학생들은 버스 노동자가 겪는 어려움이나 파업의 원인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당장 겪게 될 불편에만 민감해했다고 한다. 학생회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면서 “이들이 응원보다는 밥을 안 준다는 원망을 들을까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학생회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과 함께 급식실을 찾아 알게 된 조리사들의 노동 조건도 친구들에게 전했다. 학생회는 “여름이면 조리실은 찜질방이 된다”면서 “뜨거운 불 앞에서 1200명분의 음식을 조리하다 보면 땀이 비 오듯 흘러 일이 끝난 뒤 양말을 짜면 덜 마른 빨랫감을 짤 때처럼 물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공공부문 비정규직 70만명 중 절반이 넘는 38만여명이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차별이 학교에 만연해 있다”고 밝혔다. 입장문을 작성한 학생회 부회장 박상민(18)군은 “특성화고 학생들은 대부분 졸업 이후 취직을 한다”면서 “당장 우리가 겪을 일인데도 노동자들이 왜 파업을 하는지 헤아리기보다는 당장의 불편만 생각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점심을 책임지는 조리사님들이 외로운 싸움을 하도록 보고만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박군은 또 “많은 친구들이 급식실 조리사님들을 학교 구성원으로 생각하지 못한다”면서 “학교공동체 안으로 조리사님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파업 지지 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광주전자공고에 이어 밀양영화고와 송파공고 학생회도 학교 비정규직의 파업을 응원하는 입장문을 냈다. 인천서흥초 교사들은 “모두가 잠시 불편해질 수 있지만,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고 그것이 결국 모두를 위하는 일임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급식대란’ 공황 막아라… 전국 초중고 빵·우유 공수 나선다

    ‘급식대란’ 공황 막아라… 전국 초중고 빵·우유 공수 나선다

    광주 공립학교 절반 급식 제공 안 돼 도시락 지참 통보하거나 간편식 대체 “연례행사인데 교육청 무대책 일관” 분통 학교비정규직노조가 3일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전국 상당수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된다. 학생들은 사흘간의 파업 기간 동안 도시락이나 빵, 우유 등으로 점심을 때워야 한다. 앞서 2017년 총파업에는 경기 6300여명, 부산 1300여명 등 총 1만 5000여명이 참가해 전국의 1929개 초·중·고교에서 사흘간 급식을 중단한 바 있다. 3일 광주에서는 253개 공립 초·중·고교 가운데 132개교에서 급식을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105개교는 빵이나 우유 등 대체 급식을 제공하거나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고 27개교는 기말고사나 단축 수업으로 점심 전 학생들이 하교하게 된다. 4일(29개교)과 5일(26개교)에도 급식에 차질이 예상된다. 경기에서는 6000여명의 비정규직이 총파업에 참여한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조리사 및 조리실무사 등의 파업 참여율이 50%가 넘어가면 학생들이 도시락을 지참하거나 학교에서 빵, 떡, 우유 등을 제공하도록 했다. 충남에서는 전체 742개 학교 비정규직 8278명 중 138개교 1013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56개 학교가 빵·우유 등 간편식을 제공하고 25개 학교는 도시락 지참을 통보했다. 간편식 제공과 도시락 지참 통보를 병행한 곳도 있다. 울산지역 학교들은 도시락을 가져 오지 못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만 빵, 우유 등 간편식을 제공한다. 전국 시도교육청은 특수아동 지원과 방과후 돌봄교실 운영의 경우 특수교사와 교직원 등 학교 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지만 혼란은 불가피하다. 울산 학부모 김모(42·여)씨는 “비정규직 파업은 예견된 연례행사인데도 교육청과 학교가 근본적인 대책은커녕 대응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게 한심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전국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각 지역 연대회의에 따르면 조리실무사, 돌봄전담사, 특수교육 실무사 등 학교 비정규직은 3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여한 뒤 4~5일 지역별로 돌아가 파업을 이어 간다. 주최 측은 경기 6000여명, 부산 3000여명, 충북 3000여명, 경남 3000여명 등 총 5만명 이상이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종합·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며칠쯤 불편해도 괜찮아요” 조리사 파업 지지한 특성화고 학생들

    “며칠쯤 불편해도 괜찮아요” 조리사 파업 지지한 특성화고 학생들

    광주전자공고 학생회, 급식실 앞에서 피케팅“급식 조리사들 찜질방에서 요리하는 수준”“노동자는 우리의 미래…관심 가져야 마땅”“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중 고졸 노동자는 40%를 넘는다. 고졸 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50% 이상이다. 우리가 졸업하면 비정규직이 된다는 얘기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은) 미래 우리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성화고인 광주전자공고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솔선수범 학생회’ 페이스북에 급식실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이런 내용의 입장문을 올렸다. 학생회는 이날 점심시간에 노란색 학생회 조끼를 입고 급식실 앞에서 “광주전자공업고등학교 학생회 일동은 조리사 분들의 파업을 지지합니다”라며 피켓을 들었다. 이날 급식실을 지나는 학생 중엔 무관심한 이들도 있었지만, 급식 줄을 서다 피케팅에 참여한 학생도 있었고, “잘하고 있다”며 격려해주신 선생님들도 많았다고 한다. 광주전자공고 급식조리실무사 10여명은 3일부터 시작되는 파업에 참여한다. 학생회가 파업 지지 입장문을 올리고 피케팅에 나선 이유는 지난 5월 버스 파업 때 주변 친구들이 보여준 모습 때문이다. 당시 일부 학생들은 버스 노동자가 겪는 어려움이나 파업의 원인 등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파업 때 당장 겪게 되는 불편함에만 민감해했다고 한다. 학생회는 “버스 파업 이야기가 각종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와 인터넷을 장식하던 때 학생회는 학생들이 노동자들의 파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편적으로 확인했다”면서 “그것은 학교에서 노동인권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이유이며 지금의 노동인권교육이 부족하다는 방증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노동자들의 파업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면서 “다만, 조리사 선생님들에게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가 아니라 밥을 안 준다는 원망하는 이야기를 할까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전날 교장 선생님과 함께 급식실을 찾아 알게 된 조리사들의 노동 조건도 학생들에게 전했다. 이들은 “바깥 날씨가 더우면 급식실 조리실은 찜질방이 된다”면서 “뜨거운 불 앞에서 1200여명의 음식을 조리하고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을 벗고 양말은 짜면 물이 덜 마른 빨랫감을 짤 때처럼 떨어진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힘든 노동환경 속에서 우리들의 밥을 해주시는 급식실 조리사 선생님들이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학생회는 학교 내 비정규직의 실태도 지적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70만명 중 절반이 넘는 38만여명이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차별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학교 안에서”라며 씁쓸해했다. 이어 “이는 우리의 미래이기도 하다”고 했다. 특성화고를 졸업하면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급식조리실무사들의 싸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입장문을 작성한 ‘솔선수범 학생회’ 부회장 박상민(18)군은 “특성화고 학생들은 졸업 뒤 공장이나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인데도 노동자들이 파업을 왜 하려고 하는지 모른 채 자신에게 피해가는 것만 생각하는 모습이 아쉬웠다”면서 “이번에도 그럴까 봐 걱정이 됐고 우리의 점심을 책임져주시는 조리사님들의 파업이기에 외로운 싸움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은 학교공동체나 학교구성원을 생각할 때 급식실 조리사님들을 쉽사리 떠올리지 못한다”라면서 “이러한 것들은 학교공동체를 훼손시킬 수 있어 파업지지행동으로 이어졌고, 파업을 지지하는 글까지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 며칠 학교에 급식이 나오지 않아 불편한 것보다 학교가 일터인 조리사님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게 연대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앞두고 교육 당국과 노조 막판 협상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 앞두고 교육 당국과 노조 막판 협상

    교육당국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인다. 교육부와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에 따르면 교육 당국과 연대회의 실무교섭단은 2일 오후 1시쯤 서울 서초구 모처에서 만나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육부와 17개 교육청이 전날 부교육감 회의 결정에 따라 연대회의에 긴급 협상을 제안하면서 이날 양측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협상을 통해 양측의 입장차를 확인하고 총파업의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로의 입장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확인하고 내일부터 시작될 총파업을 철회하거나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없는지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9급 공무원 임금의 80%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기본급을 6.24% 인상하고, 이 밖의 다른 수당에서도 정규직과의 차별을 해소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교육공무직을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에 포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교육부와 17개 교육청은 지난달 27일 교섭에서 기본급을 1.8% 올리되 다른 요구사항은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연대회의 조합원은 9만 5000여명으로 전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66%를 차지한다. 조합원 가운데 5만여명이 3일부터 사흘간 진행될 총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파업에 참여하면 급식과 돌봄교실은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계와 노동계에서는 이번 파업에 민주노총 공공부문 노조들이 연대한 만큼 철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교육 당국은 협상이 결렬돼 총파업이 진행될 경우 지역별·학교별로 급식·돌봄 등에 관한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급식은 우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을 동원할 계획이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학교에서 도시락·김밥·빵 등 대체 급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돌봄교실의 경우에도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교직원을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집배원 이어 학교 비정규직까지…역대급 ‘하투’ 예고

    집배원 이어 학교 비정규직까지…역대급 ‘하투’ 예고

    우정노조 인력 충원 합의 못하면 총파업 민주노총, 3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 학교 비정규직 5만명 참여 ‘최대 규모’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5일 파업에 돌입한다. 급식조리사·돌봄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세한다. 오는 9일부턴 전국우정노동조합 소속 집배원의 파업도 예정됐다. 정부를 상대로 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사상 최대 하계투쟁이 예고된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노정 관계가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1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우정노조와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쟁의 조정에 들어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조정 기한을 오는 5일로 연장했다. 올해에만 집배원 9명이 목숨을 잃은 우정노조는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지만 우본은 적자가 심해 추가 채용이 어렵다고 맞섰다. 노조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는 9일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에 나서면 이는 우정사업 사상 첫 번째 파업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공동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이들의 움직임도 거셀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급식조리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시도 교육청 사이의 막판 교섭이 결렬되면서 이들도 총파업에 참여키로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이 소속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5일 학교를 비우고 총파업에 나서기로 했다”면서 “5만명이 참여하는 최대 규모이자 3일 이상 이뤄지는 최장 기간 파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무기계약직·파견·용역·민간위탁까지 포함하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는 85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일부만 파업에 나서도 상당한 공공서비스 차질이 빚어진다. 나아가 이달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하계투쟁은 ‘노동존중 사회’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던 문재인 정부의 노정 관계를 가늠할 최대 고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는 게 이들의 불만이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말 기준 공공기관 파견·용역노동자 중 43.9%가 아직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으며 지방자치단체로 가면 전환하지 않은 비율이 76.9%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대신 용역업체의 주인을 바꾸는 ‘자회사 전환’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도 이들의 불만이다. 노조는 실질적인 사용자인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 등 정부가 직접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원칙적으로 이들의 사용자는 해당 기관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공공부문 파업 예상 노동자 다수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업무에 종사해서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면서 “이를 감안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노사에 요청드린다. 고용부도 현안 문제가 해결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학교 비정규직 3일 총파업 돌입, 급식 ‘비상’

    전국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급식 등에 비상이 걸렸다. 교육 당국은 급식과 돌봄 종사자의 총파업 참여로 생길 공백을 메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국 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와 각 지역 연대회의는 1일 청와대 분수대 앞, 시·도 교육청 등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오는 3∼5일 총파업을 거듭 선언했다. 지역별 총파업 참가자는 울산 700여명, 경북 1000여명, 충북 3000여명, 충남 1000여명 등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파업 참여 인원은 2일 오후 쯤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연대회의는 “사상 최대·최장 파업을 앞두고도 정부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고 교육감 중에도 책임지고 교섭 타결과 문제해결에 나서는 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연대회의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9급 공무원의 80% 수준 임금 지급, 기본급 6.24% 인상, 다른 수당에서 정규직과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 노조, 교육 공무직 본부, 여성노조 등으로 구성된 연대회의 조합원은 9만 5000여명으로 전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66%를 차지한다. 연대회의 측은 이들 중 5만명 이상이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대회의는 오는 3일 광화문 광장에 집결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여하고 4∼5일에는 지역별로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 교육청은 상황실, 태스크포스 등을 중심으로 파업 규모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총파업으로 급식과 돌봄교실, 교무 행정 등 차질이 불가피하다. 돌봄교실은 교원 등 학교 인력을 활용할 수 있지만, 급식 제공은 상당수 학교에서 멈춰 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천은 이미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로 160곳에 달하는 학교가 한 달 넘게 급식에 차질을 빚고 있어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인천에서는 서구·영종도·강화군 학교 106곳이 아직 생수를 이용해 급식하고 있다. 이 밖에 급수차 급식(37곳), 외부 위탁 급식(9곳), 대체 급식(1곳) 등이 이뤄지고 있다. 교육 당국은 정상적인 급식 제공이 어려우면 빵과 우유 등 대체 급식, 도시락 지참, 단축 수업 가운데 학교 사정에 맞는 대안을 선택하도록 했다. 저소득층이나 도시락을 챙기지 못한 학생을 지원하고 대체 급식으로 생길 수 있는 식중독 사고 등을 예방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지역 교육청마다 파업 직전까지 현황을 파악하기로 해 참여 인원은 2일에나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대회의 측이 조합원 절반 이상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 시·도 교육청들은 대체로 2017년 총파업 때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참여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에는 경기 6300여명, 부산 1300여명 등 모두 1만 5000여명이 파업해 1929개 초·중·고 급식이 중단됐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과 돌봄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용한 인력과 방법을 동원해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전북 학교 비정규직 4천명 파업-급식대란 우려

    정규직 전환을 촉구해 온 전북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다. 1일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공동파업위원회와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에 따르면 각 노조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 업무를 중단하고 도교육청 등에서 파업 대회를 개최한다. 파업에 동참하는 전북지역 조합원은 조리실무원과 교육 행정실무원, 돌봄전담사 등 4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멈춰버린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인 현재 중앙과 지방정부는 서로에게 정규직 전환을 미루는 무책임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는 일관성이 없고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의 행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는 처우개선의 희망을 품고 20년을 넘게 견디고 참아왔다”며 “정규직화 약속을 계속해서 파기하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 교육청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리실무원 등의 업무 중단으로 급식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하거나 학교에서 빵이나 떡, 음료 등 대체식품을 제공하도록 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파업 동안 대책반을 설치해 학교의 급식과 관련법 준수 여부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며 “또 학교의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정년 연장보다 실제 일할 수 있어야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정년 연장보다 실제 일할 수 있어야

    최근 현행 60세인 법적 정년의 연장 논의가 뜨겁다. 향후 10년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매년 50만명 정도 증가하지만 15세부터 64세까지 생산가능인구는 해마다 30만명 이상 감소해 생산가능인구가 부양할 ‘노년부양비’가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을 고려할 때 법적인 정년 이후에도 거의 20년 이상 소득이 필요하다. 더구나 65세 이상 소득하위 70%에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포함해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의무적인 성격의 정부 지출이 증가하며 재정 부담이 커질 상황이어서 고령인구를 소득창출계층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재정운영계획에 따르면 노인 대상 의무(義務)성 지출은 연평균 14.6%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주에게 추가노동 비용으로 인식될 수 있는 법적인 정년 연장이 제도적 보완 없이 실시되면 이미 지금도 심각한 청년실업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공식 청년실업률은 5월 9.9%(1분기 9.7%)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로 정의되는데, ‘조사 대상 기간에 수입 있는 일을 전혀 하지 않았고,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던 사람’이라는 공식 실업자의 엄격한 정의를 고려하면 실제로 구직의 어려움으로 인해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까지 포함된 체감실업률, 그중에서도 특히 청년 계층의 체감실업률은 공식 수치에 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재 높다고 볼 수 있다. 취업준비생 등도 포함해 실제로 체감실업률에 가까운 ‘고용보조지표3’은 5월 12.1%에 이르고, 청년층의 경우는 24.2%에 달한다. 이렇게 심각한 노동시장 상황은 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인력을 정리할 필요에 직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런데 인력 정리가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고비용의 고령층 고용을 법적인 정년 연장으로 강제해 기업으로 하여금 계속 고용 부담을 떠안게 만들면 청년층을 신규 채용하지 못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2013년 58세에서 60세로 정년 연장이 법제화된 전후(前後) 시점을 중심으로 청년실업률이 7%대에서 9%대로 상승했고, 2016~17년 정년 연장 시행 당시도 청년실업률이 높아졌음에 유의해야 한다. 물론 당시 상황의 모든 것을 정년 연장 때문만으로 볼 수는 없지만, 경제성장으로 노동 수요가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이 노인과 청년 사이에 일자리 대체효과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높다. 최근 정년이 연장된 일본에선 이러한 대체 현상이 뚜렷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경기 활황으로 노인과 청년이 모두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서 정년 연장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처럼 기본적으로 법적인 정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미국은 노동시장이 유연하거나 성과보상 체계가 확립된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법적인 정년이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고령인구가 증가한다고 이를 단순 적용해 노동시장 구조가 다른 상태에서 다른 보완 체계 없이 법적으로만 정년을 연장하면 노동시장에 또 하나의 비용 충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현실에서는 공공부문이나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 실제 정년까지 일할 수 있는 경우도 많지 않다. 결국 단순 정년 연장보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은 사람이 고용되고 실제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을 만드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보상을 받거나 단순히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높아지는 현재의 보상체계를 벗어나 생산성 및 성과에 부합되는 임금을 받도록 함으로써 능력 있는 인력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은퇴 연령을 늦춰 줄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더욱 중요하다. 물론 경험 축적이 생산성을 좌우하던 과거에는 연공서열이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기술과 경제여건 변화로 근무 연수보다 다양한 요인이 생산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는 성과와 생산성에 따른 임금제도와 보상 체계가 존재해야 기업이 자발적으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공공부문 등 법적인 정년이 실제 작동하는 영역은 오히려 이러한 체계와 거리가 있다. 결국 이러한 임금제도와 보상체계의 개편 없이 정년만 법적으로 연장하면 경제 전체로는 상당한 부담이 따르면서 그 혜택은 특정 부문 종사자에게만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현실화… 급식·돌봄 대란 벌어지나

    연대회의 “임금인상액 최저임금 못 미쳐” 전체 비정규직의 66%… 급식·돌봄 차질 “설익은 정책으로 정부가 노노갈등 조장” 교육청 “대체 급식 제공·돌봄 직원 지원” 학교 급식조리원과 돌봄전담사, 청소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현실화됐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등이 속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오는 3~5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막판 교섭도 결렬됐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대회의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용자(시도교육청)들은 지난 27일 교섭에서 기본급 1.8% 인상을 제시했는데, 이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월 2만원 정도에 불과해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사실상 임금 동결안”이라며 파업 투쟁을 선포했다. 연대회의는 9급 공무원의 80% 수준의 임금 인상을 위해 전 직종 기본급 6.24% 이상 인상과 근속수당, 명절휴가비, 정기상여금 등에서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를 요구해 왔다. 연대회의 조합원은 9만 5000여명으로 전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교육공무직)의 약 66%를 차지해 이들이 파업에 돌입하면 급식과 돌봄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전체 학교 교직원의 40%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실무사와 사서, 조리사, 영양사 등 이들 비정규직의 신분을 규정하는 법적 근거가 없어 처우나 근로조건 등은 시도교육청별로 제각각이다. 시도교육청은 한정된 예산 안에서 이들의 처우 개선을 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현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를 1호 국정 과제로 내걸었지만 학교 비정규직과 교육당국 간 갈등은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가 임용고시를 통과한 교사와 공무원시험을 통과한 공무원과의 형평성 논란으로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학교 비정규직을 ‘희망고문’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2017년 기간제 교사 등의 정규직 전환도 검토했으나 무산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인 2016년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골자로 한 교육공무직법을 발의했다가 철회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설익은 정책이 기존 교원과 공무원, 예비교사 및 공시생들의 반발을 일으켜 ‘노노(勞勞)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파업을 둘러싸고 교원단체들의 입장은 둘로 갈라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파업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을 볼모로 한 파업의 부담이 학교 현장에 전가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각 시도교육청은 식단 간소화나 대체급식 제공, 교직원의 돌봄교실 지원 등 파업에 따른 대책을 마련 중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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