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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5] 그 많던 ‘이’ 는 다 어디로 갔을까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5] 그 많던 ‘이’ 는 다 어디로 갔을까

    숫제 ‘이(蝨)’ 구덩이에서 살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겨울밤이면 아이들은 아랫도리를 발가벗은 채 솜이불 뒤집어 쓰고 내복 솔기를 따라 스멀거리는 이를 잡으며 보냈지요. 이를 찾아 죽이다 보면 어느 새 엄지손톱에 핏자국이 어려 붉어지곤 했는데, 어머니는 식솔들의 속옷을 뒤지며 이를 찾아내서는 연신 뚜둑, 뚜둑 잡아죽이며 “고기반찬에 이밥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뭘 뜯어먹겠다고 이런 하찮은 것들까지…”라며 끌끌거리곤 하셨습니다. 이가 오죽 많았으면 그걸 일일이 잡아낼 엄두를 못 내고 벗은 내복을 뒤집어 마당 빨랫줄에 걸쳐 놓았을까요. 겨울밤, 빨랫줄에 걸쳐놓은 내복에는 얼어붙은 이가 하얗게 달라붙어 있었는데, 그게 어찌나 독한지 그렇게 얼려도 다시 따뜻한 곳에 들여놓으면 죄다 되살아나 진저리를 치곤 했습니다.   ●“목숨 붙어있으니 물기라도 하는 거야” 정말 이가 많았습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은 연신 등짝이나 사타구니를 긁어대느라 정신이 없었고, 여자 아이들은 긴 머리카락 올올이 이가 알을 슬어놓은 서캐가 허옇게 꽃밭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더러는 물색없는 이가 밖으로 기어나와 옷깃을 타고 기어다니거나 엉뚱한 곳에다 알을 뿌리기도 했고요. 초등학교(그 때는 국민학교였다) 때, 한 여자아이의 눈썹에 고약한 이가 밤새 알을 잔뜩 슬어놨는데, 마침 용의검사를 하시던 선생님이 그걸 보고는 “오늘 집에 가서 깨끗하게 눈썹 청소하고 와라”는 숙제 아닌 숙제를 내주셨습니다. 요즘과 달리 집안 곳곳에 거울이 있는 세상도 아니어서 혼자서는 어찌 해 볼 수가 없었지요. 낯이 홍당무가 된 그 아이는 교실에서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아무와도 말을 섞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가는 그의 뒷모습에서 이에 시달리며 살았던 시대의 잔상이 노을 무렵의 그림자처럼 진하게 어렸음은 보지 않아도 알 일이지요. 그날 밤, 그 아이는 엄마 앞에 쪼그리고 앉아 눈썹 올올이 슬어놓은 서캐를 훑어냈을 것이고, 어른이 된 뒤에도 두고두고 그 봉욕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살 것입니다. 군에 입대한 장정들에게도 이가 남긴 추억은 많습니다. 혈기 방약한 청년들이니 피가 뜨거워 이가 더 들끓었겠지요. 모기만 해도 그렇지 않습니까. 나이 들어 피가 탁한 데다 노화로 피부까지 딱딱하거 거칠면 모기가 잘 덤비지 않지만, 피부가 얇고 피가 맑은 아이들에게는 모기가 더 극성스럽게 달려들지요. 이치가 그러니 입대하는 청년들은 너나 없이 적지 않은 이를 ‘거느리고’ 군문(軍門)에 들어섰을 것이고, 그런 사내들끼리 먹고, 자고 뒹구는 군대이니 그 이가 마치 ‘게릴라’처럼 준동했을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여항의 사람들처럼 군인들이 쪼그려 앉아 고의춤을 뒤집어 이를 색출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야말로 ‘당나라 군대’가 따로 없었겠지요. 군대에는 ‘군대식’이라는 게 있습니다. 훈련소에 입소하면 가장 먼저 겪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DDT 세례’였습니다. 모두들 군기가 바짝 들어 자신이 뒤집어쓴 허연 가루가 밀가루인지, 쌀가루인지도 모른 채 “이를 박멸하기 위해 소독을 하겠다. 알겠나.”라는 한마디에 “알겠습니다”라고 외친 뒤 옷가지를 벗어제치고 박박 밀어친 머리를 들이밀어야 했으니, 여기에 무슨 군소리가 필요하겠습니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DDT를 뒤집어쓰고, 입고 온 ‘사제’ 옷가지며 소지품 소포로 포장해 집주소 적어 내면 그것으로 태어나 이십 몇 년간을 함께 살았던 이와 격리될 기본 조건은 다 갖춘 셈입니다. 그렇다고 당시 군대에 이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휴가였습니다. 그나마 군대는 민간에서처럼 이가 들끓지는 않았지만, 휴가를 나갔다 오면 이가 함께 딸려와 금새 퍼지곤 했습니다. 내 몸에 이가 있는 지를 아는 건 어렵지 않았지요. 이가 흡혈을 위해 어딘가에서 입질을 할 때면 금방 가려움증이 느껴지기도 했고, 요놈들이 몸 안에서 의복의 재봉선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을 할 때면 스멀거리는 느낌이 금방 느껴졌으니까요. 그렇게 사람을 따라 ‘입대’한 이들은 금새 새끼를 쳐댔고, 그러면 내무반별로 날을 잡아 ‘이 소탕전’을 벌이기도 했는데, 선머슴같은 청춘들이 어머니처럼 이를 찾아내는 일이 서툴러 벗은 내의를 뒤집어들고 밖으로 나가 탈탈 털어서 다시 입곤 했습니다. 겨울밤,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사랑방에서는 더러 심심파적으로 화투도 치고, 장기도 두고 그랬는데, 사람들 모이면 흰소리들이 낭자했지요. 질정없이 사타구니며 등짝을 벅벅 긁어대는 꼴을 보다가 “너는 마누라 뒀다 뭐해. 이 좀 잡아달라고 그래. 맨날 식은밥 먹고 사는 놈이 그렇게 피를 빨리고도 안 죽는 게 용하다”고 건드릴라치면 “너라고 용빼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닐텐데, 좋게 봐라. 명줄 붙어있으니 이라도 물어주는 거야”라며 티격태격하곤 했습니다.  ●“못 먹고 사는데 피까지 빨려서야…” 이는 워낙 개체가 많고, 살붙이처럼 자나 깨나 몸에 붙어살아 그걸 특별히 해악이 심한 기생충으로는 여기지도 않았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물어대니 귀찮아서 싫었고, 가뜩이나 못 먹고 사는 마당에 그런 시덥잖은 미물에게 피까지 빨린다고 생각하니 그게 마뜩찮았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도 감염병의 매개충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가 옮기는 대표적인 질병이 발진티푸스와 재귀열입니다. 감염이 되면 전신에 발진이 생기는 발진티푸스는 이가 흡혈을 할 때 전파되며, 두통·오한·발열과 전신의 통증이 수반되지만 대부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병증이 나타나도 원인이나 치료법을 몰라 간혹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는 더러 죽기도 했답니다. 그렇더라도 이에 물려서 죽음에 이르렀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을 때이니, 그나마 다행인 듯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에 물려서 죽었다’는 소문이 짜하게 퍼질텐데, 그것도 우습고 난감한 일이었을 테니까요. ‘고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이름 붙은 재귀열 역시 감염 경로가 발진티푸스와 비슷한 급성감염병으로, 열대지역의 풍토병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열과 두통·근육통·식욕부진 등 몸살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대부분은 별 치료 없이도 1∼2주 안에 자연 회복됩니다. DDT가 뭔지도 몰랐던 시절에는 이런 하찮은 이조차도 완전히 박멸하지 못해 애를 태웠습니다. 머릿니를 잡기 위해 빗살이 가늘고 촘촘한 참빗을 만들어 사용했지만, 빗질에 걸리는 이는 ’재수 없는 놈’이었을 뿐, 대부분은 유유히 온몸을 훑고 다녔지요. 그렇다고 옷을 빤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옷가지를 죄다 삶아낼 수도 없어 박멸이 어려웠습니다. 해충의 생리가 그렇거든요. 환경이 열악하면 더 미친 듯이 새깨를 쳐대지요. 종족을 보존하려는 본능의 발현이지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이 한 마리가 빨아먹는 피야 쥐눈꼽만 하겠지만, 한 사람의 몸에서 수 십, 수 백 마리가 들쑤시고 다니며 빨아댄다면 그게 어디 간단한 일이겠습니까. 어릴 적 기억이 생생합니다. 구들이 뜨끈뜨끈하도록 군불을 지핀 저녁, 한 방에서 너댓 가족이 모여서 자는데, 초저녁에는 호롱불을 켜고 이를 잡는 게 일이었습니다. 부엌일을 마치고 방에 드신 어머니가 제 속옷을 벗겨내시고는 두툼한 솜이불을 당겨 덮어주십니다. 총 맞은 메추리 터럭처럼 해진 옷깃을 더듬으며 찾아낸 이는 배가 불룩하니 불렀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뱃속에 빨간 피가 선명했습니다. 피를 얼마나 빨아댔는지, 방구들에 놓여 버둥거릴 뿐 기어가지도 못할 정도입니다. 그런 이를 손톱이 벌겋도록 짓이겨 죽여댔는데, 그러고도 잠자리에 들면 어느 구석에서 기어나왔는지 이가 이곳 저곳을 기어다니며 긁적이게 만들어 난감했던 일이 어디 저만의 일이었겠습니까. 마땅한 구제약도 없어 오로지 수작업으로만 이를 잡아내야 했던 시절의 단상들이 스멀거리며 되살아나는 것은 최근 들어 다시 이가 들끓기 시작한 현실과 잇닿아 있습니다. 잊혀졌던 이가 다시 살아났다는 것은 단순히 이의 끈질긴 생명력만을 말하는 게 아니지요. 이는 우리의 위생 수준이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소비지향적 생활과 달리 아직은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으며, 몸 안팎에서 서식하는 기생충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대응이 좀 더 치밀하고 세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는 게 옳을 것입니다. 그러니 생각을 바꿔야지요. 모든 기생충이 그렇듯 이 역시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없어진 듯 보이지만 언제든 서식 조건만 맞으면 기하급수적으로 개체를 늘려 인간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문명과 이의 마지막 대결 손톱으로 짓이기고, 이빨로 깨물고, 그것도 모자라 얼리고 삶았는가 하면 나중에는 DDT까지 동원했지만 이의 저항은 끈질겼습니다. 아랫도리를 잡도리하면 윗도리에서 새끼를 치고, 윗도리를 어찌 할라치면 머리카락 속으로 숨어드니 나중에는 ‘너도 어렵지만, 나도 힘들다. 서로 살 비비며 사는 사이인데, 같이 잘 해보자’는 식으로 체념을 하게 되고, 싫든 좋든 그렇게 이와 동거한 세월이 어디 일, 이백 년이겠습니까. 불과 20∼30년, 길어봐야 30∼40년 사이에 그렇게 모질게 우리를 괴롭히던 이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다. 몸에 기생하는 해충이 사라졌다고 아쉬울 것은 없었지만, 그렇게 지악스럽게 들러붙어 잡아도 잡아도 씨를 뿌려대던 이가 한 순간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사라진 게 의아했지요. 더러는 나무 대신 연탄을 연료로 사용한 것이 이를 박멸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독한 화학 성분을 넣어 만든 저질(?) 빨랫비누 덕분에 이가 못 견디고 결국 멸종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는 그렇게 홀연히 우리와 결별했고, 우리는 이와의 인연을 정리하면서 춥고 배 고팠던 한 시대를 접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이가 해악을 끼치는 해충이라는 점은 사실이고, 그런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독한 해충이 한 순간에 사라질만 한 압도적인 살충의 환경이 우리의 삶을 바꿔 놓았습니다. 이를 몸에 끼고 산다는 게 불결할 뿐 아니라 발진티푸스 같은 질환을 매개하기도 하지만, 이를 척결해서 문명은 무엇을 얻고 또 잃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게 꼭 달가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걸 척결하기 위해 사람에게 그만한 위해가 가해졌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것이 연탄이 내뿜는 일산화탄소든, 빨랫비누의 독한 화학성분이든 단기적으로는 이 못지 않은 해악을 우리가 받아들였다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가 창궐하는 세상으로 돌아갈 이유는 없지요. 문제는 이를 멸종시킨 DDT 수준의 극악한 생활환경 속에서 여전히 우리가 살고 있을 개연성까지 떨쳐내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곁에서 곰과 호랑이, 표범이 자취를 감추고, 제비가 찾아오지 않는 지금의 환경을 그 시절과 비교해 좋아졌다고 단언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와 벼룩, 빈대가 없어진 자리에 암과 고혈압과 뇌졸중, 천식과 아토피피부염 그리고 분열·착란·우울증 등 수많은 정신질환이 자리를 잡고 있다면, 그래서 우리의 삶이 예전과는 다른 방향에서 또다른 ‘이 앓이’를 하고 있다면 우리는 과연 그 때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일까요. 오랫동안 인류는 이와 전쟁을 벌였고, 마침내 이를 척결했다고 스스로 믿었지만, 이는 결코 패퇴하지 않았고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가 떠난 자리에 이보다 더 치명적이고 거대한 위협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호환’이 두렵다며 호랑이를 모두 잡아 없앴지만, 호환보다 더 무서운 생태 교란이 도래했고, 무섭다는 ‘마마’를 들어낸 자리에는 에이즈나 암, 각종 만성질환이 똬리를 틀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되묻습니다. “그 많던 이는 다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그 빈자리에는 지금….” jeshim@seoul.co.kr
  • [월드피플+] 스타워즈 ‘핑크 R2D2’…시한부 딸 위한 아빠의 헌신

    [월드피플+] 스타워즈 ‘핑크 R2D2’…시한부 딸 위한 아빠의 헌신

    스타워즈의 팬이라면 시리즈의 외전격인 TV 드라마 ‘스타워즈: 클론 전쟁’ 속에 등장하는 분홍색 R2-D2 로봇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이 로봇은 곧 개봉할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그런데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을 이 로봇 캐릭터가 탄생한 배경에는 죽어가는 딸을 위해 헌신했던 어떤 스타워즈 마니아 아버지와 그 동료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담겨져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9일(현지시간) 분홍색 로봇 ‘R2-KT’의 탄생 비화를 소개했다. 11년 전인 지난 2004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살고 있던 앨빈 존슨과 아내는 딸 케이티가 자꾸만 넘어지던 것을 이상하게 여겨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부모는 딸이 치료 불가능한 뇌종양을 앓고 있다는 충격적 사실을 알게 됐다. 힘들어하는 아빠 앨빈에게 힘이 돼 주었던 것은 그가 직접 창립한 스타워즈 팬클럽 ‘501 부대’의 멤버들이었다. 그러던 중 아빠는 딸을 위해 특수한 R2-D2로봇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떠올렸고, 501부대 멤버들은 이 소망을 이루어줄 방도를 찾기 시작했다. 이같은 사연은 R2-D2 로봇을 전문적으로 만들어내는 또 다른 스타워즈 동호회 ‘R2 빌더스 클럽’에게까지 전해졌으며 이들은 본래 파란색인 R2-D2를 케이티가 제일 좋아하는 색상인 분홍색으로 바꾼 새 로봇 제작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즈음 케이티의 병세는 급속도로 악화됐고, 시간 내에 R2-KT가 완성되기는 힘들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은 또 다른 스타워즈 팬인 앤디 슈와르츠였다. 그는 과거에 개인적으로 만들어 두었던 자신의 R2-D2 로봇을 분홍색으로 칠해 존슨 가족에게 쾌척했다. 케이티는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R2-KT를 너무나 좋아했다. 로봇이 마치 곰 인형이라도 되는 양 꼭 끌어안는가 하면, 잠에 들 때는 항상 침대 곁에 두기도 했다. 그렇게 R2-KT는 2005년 케이티가 세상을 떠나던 그날까지 소녀의 곁을 지켜 주었다. 케이티의 사망 이후 R2 빌더스 클럽은 원격조종이 가능한 R2-KT 로봇을 완성해 앨빈에게 보냈다. 이후로 앨빈은 501부대 회원들과 함께 이 로봇을 가지고 각종 스타워즈 팬 행사를 방문해 자선기금을 마련하는가 하면 소아병동을 찾아 아픈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등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R2-KT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최신작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앨빈에 따르면 스타워즈의 제작사 루카스필름이 그에게 R2-KT를 영화에 출연시키겠다고 제안했으며, 이에 따라 6개월 전에 로봇을 제작사 측에 전달해놓은 상태다. 앨빈은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루카스필름 관계자는 R2-KT가 정확히 영화의 어느 시점에 등장할지는 밝힐 수 없으나, 분명히 출연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기뻐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냄새라도 맡겠어~ ‘베이컨향 속옷’ 등장

    냄새라도 맡겠어~ ‘베이컨향 속옷’ 등장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규정한 베이컨. 하지만 베이컨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하는 미국에서는 냄새라도 맡도록 그 향을 넣은 속옷이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속옷을 출시한 미국 시애틀의 ‘제이앤디스’(J&D’s)는 베이컨 마니아인 저스틴(J)과 데이브(D)라는 두 남성이 서로의 이름 머리글자를 따서 설립한 회사로, 온라인으로 베이컨 맛 조미료인 ‘베이컨 소금’을 출시한 것이 시초였다. 자본금은 데이브가 미국의 TV쇼인 ‘아메리카 퍼니스트 홈 비디오’에 응모한 자체제작 영상으로 받은 상금 5000달러였다고 하지만 현재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회사는 급성장했다. 베이컨맛이 나는 마요네즈나 팝콘, 드레싱 등은 이 회사의 간판 상품이다. 이 회사가 ‘온갖 것에 베이컨맛을 넣자’라는 개념은 식품에만 머물지 않는다. 홈페이지에는 베이컨향이 나는 립밤이나 봉투, 면도 크림 등이 소개돼 있다. 그런 회사가 이번에 베이컨 향기가 나는 붉은색 속옷을 출시했다. 장당 가격은 19.99달러(약 2만3000원). 주의사항으로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개를 기르고 있다면 주의하라는 것부터 집배원이나 사자 조련사와 같은 서커스 종사자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추천할 수 없다고 적혀 있다. 또한 곰이 있다고 생각되는 숲에 가지 말라는 문구도 있다. 베이컨 향기의 지속력은 세탁 횟수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6개월부터 1년까지. 주의사항은 향기가 없는 세제로 단독 세탁하는 것이다. 참고로 이 속옷의 개발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참여했다고 한다. 만일 속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베이컨향이 베인 베개 커버도 있다. 가격은 12.99달러(약 1만5000원)로 더 저렴하다. 사진=제이앤디스/메트로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기는 생후 10개월부터 ‘논리적 생각’ 한다” (美 연구)

    “아기는 생후 10개월부터 ‘논리적 생각’ 한다” (美 연구)

    일반적인 생각보다 아기들이 훨씬 더 ‘스마트’ 한가보다. 아기들은 생후 10개월쯤이 됐을 때부터 누가 세고 약한지 구분하는 ‘사회적 서열’을 인지한다는 것을 심리학자들이 발견했다. 최근 미국 에모리대 스텔라 로렌조 심리학과 부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생후 13개월까지의 아기 32명을 대상으로, 인형을 보여주고 그 반응을 살피는 비언어적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첫 실험에서 아기들에게 코끼리와 곰, 하마 형태의 세 인형이 왼쪽에서 오른쪽 순으로 서 있는 상태에서 이들의 서열을 암시하는 영상으로 보여줬다. 아기들은 아직 코끼리와 곰, 하마 중 어떤 동물이 서열이 높은지 알 수 없지만, 인형의 행동을 통해 서열의 높낮이를 짐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첫 시나리오에서는 왼쪽에 있는 코끼리가 큐브 모양의 장난감을 들고 있다가 그 옆에 있던 곰에 장난감을 빼앗기고 이를 다시 오른쪽에 있는 하마가 빼앗는 행동을 보여줬다. 이후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코끼리가 하마로부터 장난감을 빼앗는 장면을 보여줬다. 그러자 대부분의 아기가 다른 어떤 시나리오보다 더 오랫동안 해당 영상에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로렌조 교수는 “곰이 코끼리로부터, 다시 하마가 곰으로부터 장난감을 빼앗은 뒤, 처음 코끼리가 장난감을 빼앗음으로써 보인 우세함은 이행추론(문제해결에서 서열적 관계를 새로운 사태에 적용하는 연역적 과정) 관계를 위배하는 것”이라면서 “아기들은 자신들이 예상했던 것과 다른 행동을 인형들이 보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이행추론을 위배하는 시나리오에 더 오랫동안 더 큰 관심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이 실험의 두 번째 부분으로 새롭게 네 번째 캐릭터인 기린 인형을 등장시켰다. 하지만 아기들은 이 기린 인형이 이전에 등장해서 서열이 얼마나 되는지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서열이 가장 높은 자리인 맨 오른쪽에 있어도 관심을 크게 갖지는 않았다. 이런 데이터는 아기 대부분(23명)이 예상하지 못한 우세 행동을 보게 됐을 때 다른 시나리오를 봤을 때와 비교해서 이행추론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사회적 우세에 관한 이행추론은 진화적으로 중요한데 그 메커니즘은 이행추론과 같은 논리적 추론이 조기에 발달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의 실험 설계자로 참여한 리자이나 게이지스 미 벅넬대 심리학과 조교수는 “아기들이 최소한 눈으로 본 사회적 우세에 대해 그런 추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이런 능력은 조기에 발생하며 아마 다른 동물에서도 보여지는 진화에 의한 오래된 능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데이터는 아기들이 어떻게 정신을 개발하고 어떤 과정으로 학습하게 되는지 알아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해 로렌조 교수는 “인간이 4~5세나 돼야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논리적 추론이 불과 생후 1년 안에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발견했다”면서 “대부분 아기가 논리적 문제를 이런 방식으로 해결 능력을 보였으므로, 우리의 패러다임은 확실히 규범적인 인지발달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아기가 이미 13개월이 됐을 때부터 약자를 괴롭히는 ‘왕따’와 서로 친하게 지내는 ‘우정’, 무슨 일이 발생해도 관여하지 않는 ‘방관자’의 의미까지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발달과학저널’(Journal Developmental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위). 에모리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남동·중부발전] 발전사가 ‘공장’이면 한전은 ‘유통업체’… 매출구조 등 ‘불가분’

    한국전력이 100% 출자한 한국수력원자력,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 등 6개 발전회사는 2001년 정부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리시켰지만 여전히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매출 구조에서 기인한다. 발전회사들이 화력, 수력, 원자력 등을 이용해 실제 전기를 개발, 생산하는 ‘공장’이라면 한전은 이들이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를 통해 입찰을 거쳐 사들이는 ‘유통업체’ 역할을 한다. 한전은 사들인 전기를 국민, 기업 등 소비자가 필요한 곳에 되팔고 전기 요금을 받는다. 발전사에 영업처장이 없는 이유다. 한전의 지난해 자산 163조원에는 발전 6개사들의 자산이 연결재무제표를 통해 합산, 집계된다. 한수원이 49조원이며 화력이 핵심인 5개 발전사 가운데 자산 1위는 남동발전(9조 200억원)이다. 이어 남부발전(8조 7300억원), 동서발전(8조 4100억원), 서부발전(8조 2200억원), 중부발전(7조 2200억원) 순이다. 14년 전 정부가 전력사업구조개편을 진행할 당시 경쟁을 통한 원가 하락 등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민영화 작업이 본격 진행됐었지만 전기라는 공공재의 특성과 발전노조의 반발, 공론화 부족 등으로 민영화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인사·조직 운영은 물론 정부 경영평가도 2011년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되면서부터 따로 받고 있다. 평가 항목에는 누가 연료를 더 싸게 사느냐, 누가 더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느냐 등의 지표가 있어 실제 경쟁 체제 도입을 통한 효율화, 투명성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발전소 건설 수주를 통한 자체 수익 창출에 나서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한 발전사 관계사는 “경쟁 체제가 도입되지 않았더라면 원가를 낮추는 노력에 덜 신경 썼을 것”이라며 “지금은 공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직원들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 주무부처 이원주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장은 18일 “당분간 현 체제에서 발전사 민영화 등의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발전사 일각에서는 ‘재주(전기 생산)는 곰(발전사)이 넘고 돈(전기요금)은 한전이 챙긴다’는 볼멘소리도 나오지만 한전 측은 “민원 업무에 대한 고충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곰돌이 살려” 우유통에 주둥이 박힌 야생곰 화제

    “곰돌이 살려” 우유통에 주둥이 박힌 야생곰 화제

    곰을 소재로 한 유명 동화이자 애니메이션 영화로까지 제작된 바 있는 '곰돌이 푸'에서나 나올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실제 야생 현장에서 벌어져 화제를 몰고 있다. 야생곰 한 마리가 숲 속에서 발견한 우유통에서 우유를 꺼내 먹으려다 그만 주둥이가 그대로 우유통 입구에 박혀 꼼짝달싹 못 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자연환경국(Department of Natural Resources) 대변인 카리스 킹은 "전날 야생곰 한 마리가 우유통에 머리가 박혀 꼼짝달싹 못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전문가들이 출동해 이 곰을 다시 야생으로 안전하게 되돌려 보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우유통을 전기톱으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혹시나 몸무게가 80kg 정도 나가는 이 곰이 놀랄까 봐 진정제를 투여했다"며 "모든 과정이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들은 "유명 동화인 '곰돌이 푸'(Winnie the Pooh)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실제로 야생에서 발생했다"며 관심 있게 보도했다. 2011년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곰돌이 푸'는 '푸'라는 이름의 귀여운 곰돌이 캐릭터가 좌충우돌하는 장면으로 유명하며 특히, 꿀을 먹기 위해 꿀단지를 뒤집어쓰다 머리가 안으로 박히고 마는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킹 대변인은 우유통에서 빠져나온 이 야생곰은 의식을 다시 회복한 직후 걸어서 천천히 다시 야생 숲 속으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사진=우유통에 주둥이가 박혀 있는 야생곰의 모습과 애니메이션 장면 (메릴랜드 자연환경국 제공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건강레시피] 습기에 노출된 견과류 ‘毒’ 품을 수 있습니다

    [건강레시피] 습기에 노출된 견과류 ‘毒’ 품을 수 있습니다

    견과류에는 올레인산, 리놀렌산 같은 불포화지방산(필수지방산)이 들어 있어, 몸속의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 경화를 예방합니다. 하지만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견과류에 접촉하거나 공기 중 견과류 먼지에 노출되더라도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견과류를 잘못 보관해 생기는 곰팡이 중에는 ‘아플라톡신’이란 독소를 생성하는 곰팡이도 있어 습한 곳을 피해 잘 보관해야 합니다. 견과류는 지방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산소와 접촉하면 쉽게 산화돼 변질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밀봉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합니다. 곰팡이 독소는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으므로 곰팡이를 제거했더라도 먹지 말아야 합니다. 어린아이에게는 견과류를 갈아서 우유나 요구르트 등에 섞어 먹이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질식 사고도 일어나지 않고 칼슘 섭취도 높일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견과류 중에서도 밤을 드세요. 밤은 다른 견과류에 비해 열량이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습니다. 항산화 영양소인 베타카로틴은 아몬드, 호두보다 훨씬 많이 들었습니다. 비타민 C는 100g당 18.6㎎이 들었는데 이는 같은 양의 금귤과 오렌지에 함유된 비타민 C의 절반 수준입니다. 땅콩은 100g당 열량이 567㎉인 고에너지 식품이지만 올레인산과 리놀산이 풍부합니다. 아몬드에도 불포화지방산이 100g당 44.37g 함유돼 있습니다. 호두에는 리놀렌산이 100g당 9.8g 정도 들었습니다. 호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혈관 벽을 보호하고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등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오메가3 지방산은 태아의 두뇌 형성에 도움을 줘 임신 6개월 이후 섭취하면 좋습니다. 그러나 호두는 지방 함량이 68.7%로 많아 체중 조절과 배변을 고려해 적당량을 섭취해야 합니다. 아몬드는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천연식품입니다. 아몬드에 함유된 식이섬유소는 아몬드 100g당 11.90g이고 단백질은 100g당 21.26g으로 같은 양의 닭 가슴살에 들어 있는 18.8g보다 많습니다. 또 아몬드에는 유산균 중 건강에 유익한 균의 생육을 촉진하는 프리바이오틱 성분인 이눌린, 락툴로오즈, 올리고당 등이 들었습니다. 잣에는 철분, 마그네슘, 인 등 각종 무기질 성분이 들었는데 특히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빈혈 치료와 예방에 좋습니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구마테쓰 목소리에 송강호 캐스팅 고려했었다”

    “구마테쓰 목소리에 송강호 캐스팅 고려했었다”

    “나이대와 체격도 그렇고 야성미 넘치는 분위기가 구마테쓰 목소리에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해 송강호씨를 캐스팅하려고 했었죠.” ‘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 손꼽히는 호소다 마모루(48)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이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진하게 드러냈다. 오는 25일 신작 ‘괴물의 아이’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애니를 만들기 위해 실사 영화를 자주 보는데 봉준호 감독 작품이나 ‘추격자’, ‘써니’ 등 끝이 없을 정도로 많은 한국 영화들을 좋아한다”면서 “도대체 한국 사회 예술가들은 어떤 비밀이 있길래 이렇게 재미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작의 핵심 캐릭터인 구마테쓰의 목소리를 연기할 성우로 송강호를 진지하게 고려했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판타지물인 ‘괴물의 아이’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9살 소년 렌이 도쿄 시부야의 뒷골목을 떠돌다 제자를 찾으려고 인간 세계로 나온 곰 모습의 괴물 구마테쓰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괴물 세계인 ‘주텐가이’에 발을 들이게 된 렌은 규타라는 새 이름을 얻고 구마테쓰의 제자가 된다. 둘은 사사건건 부닥치지만, 점점 서로에게 의지하고, 혈육이나 다름없는 정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게 된다. 호소다 감독은 전작인 ‘늑대 아이’ 때는 아이가 없어 부모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는데 이후 실제 아들을 낳아 그 체험을 바탕으로 ‘괴물의 아이’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어른과 아이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에 대해 그는 “스승은 완벽하고 완성된 존재이며 아이는 미성숙한 존재라는 게 전통적인 사고 방식인데 자식을 키우다 보니 내 자신이 아이에게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경제 발전을 이룬 나라에서는 자식을 적게 두거나 결혼을 늦게 하고, 아예 결혼하지 않는 등 전통적인 가족관이 무너지고 아이를 키우는 방식이 달라지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아이들의 미래는 어떠해야 하는지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나가며 그 안에서 긍정과 희망을 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컴퓨터그래픽(CG)을 바탕으로 한 3D가 횡행하는 요즘, 여전히 손그림을 활용한 2D를 고집하고 있는 까닭을 묻자 애니는 영화 세계가 아니라 그림 역사의 일부분이라는 지론을 펼치기도 했다. “그림 역사의 최전선에 애니가 있다고 봐요. 인류 문화에 있어서 미술이 갖고 있는 가치를 생각하면 손그림으로 애니를 만드는 방식을 유지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포스트 미야자키’는 피해갈 수 없는 질문. 해외에 나가면 특히 더 많이 듣게 된다고 웃는 호소다 감독은 “미야자키의 작품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지만 그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저는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들고 싶지 미야자키와 유사한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각자 시점으로 그려내야 세상이 더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미야자키 같은 작품을 기대하거나 그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까운 일이죠.”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대한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야자키의 은퇴와 함께 지브리 스튜디오는 앞으로 더이상 장편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런데 일본에는 손그림으로 장편을 할 수 있는 스태프들이 많아요. 그러한 재능을 계속 살려가고 싶습니다. 지금껏 한 번도 그리지 않은 이야기가 무궁무진합니다. 사회적으로, 예술적으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곰돌이 푸가 ‘선정적’이라고? 오해와 진실

    [송혜민의 월드why] 곰돌이 푸가 ‘선정적’이라고? 오해와 진실

    곰돌이 푸.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한번쯤은 봤을 사랑스럽고 유명한 곰 캐릭터다. 그저 유아시절 잠시 빠졌던 ‘어린 시절의 추억’ 정도로만 여기기에는, 곰돌이 푸의 역사가 비교적 장대하고 최근까지도 ‘논란 아닌 논란’에 휩싸일 만큼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익숙하지만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는, 지금까지 몰랐었던 곰돌이 푸에 대해 알아보자. ▲나이는 여든 아홉, 고향은 영국, 풀 네임은 위니 더 푸 곰돌이 푸의 역사는 무려 8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6년 영국의 작가인 A.A.밀른의 동화 속 주인공으로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탄생 51년 후인 1977년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에서 밀른의 동화를 원작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소위 ‘대박’을 치면서 더욱 유명해졌는데, 이 때문에 곰돌이 푸의 ‘고향’을 미국으로 알고 있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곰돌이 푸는 엄연히 영국인으로부터 탄생했다. 현재 숱한 캐릭터 용품에 활용되는 곰돌이 푸의 이미지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E.H Shepard)가 그린 것이다. 즉 작가 A,A 밀른과 일러스트레이터 E.H 쉐퍼드는 곰돌이 푸와 친구들의 '부모'인 셈이다. 곰돌이 푸의 풀 네임은 ‘위니 더 푸’(Winnie-the-Pooh). 여기서 ‘위니’는 밀른의 아들 크리스토퍼가 가지고 놀던 곰인형의 이름이고, 크리스토퍼는 자신이 런던 동물원에서 본 아메리카 흑곰 ‘위니’를 본 뒤 이를 자신이 애정하는 곰인형의 이름으로 사용했다. 물론 곰돌이 푸의 친구들인 티거나 피글릿 등도 작가의 아들 크리스토퍼가 가진 인형을 본 따 탄생했다. 곰돌이 푸가 초절정 인기 캐릭터라는 사실은 삽화 경매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영국 소더비 경매에 나온 E.H 쉐퍼드의 삽화 원본은 각각 11만 5250파운드(약 2억 200만원), 9만 7250파운드(약 1억 7000만원)의 고가에 낙찰됐다. 또 A.A 밀른이 1926년에 출시한 첫 번째 ‘곰돌이 푸’ 에디션은 당시 예상 경매가의 2배에 달하는 3만 9650파운드(약 7000만원)에 팔렸다. 곰돌이 푸의 식지 않는 인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곰돌이 푸를 둘러싼 각종 사건과 논란 어눌한 말투와 친구들을 위하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곰돌이 푸는 약 90년의 세월을 거치며 당혹스러운 논란에 휩싸이거나 미움을 받아야 했다. 곰돌이 푸가 원치 않게 ‘삭제’ 되어야 했던 곳은 다름 아닌 중국이다. 곰돌이 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닮은꼴이라는 이유만으로 굵직한 국가 행사를 앞두고 검열 1순위에 떠오르곤 했다. 2013년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 네티즌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과 매우 유사한 ‘곰돌이 푸’의 한 장면을 웨이보에 올렸고 이 사진은 6만 건이 넘게 공유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인터넷 검열 대상에 올리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들을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9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열병식 직후, 자국산 자동차를 타고 군인들을 바라보는 시 주석의 모습을 본딴 '자동차를 탄 곰돌이 푸' 장난감 사진이 올라온 바 있지만 역시 곧 삭제됐다. 중국 당국은 곰돌이 푸를 검열 대상에 올린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한 바는 없지만, 한 국가의 수장이 희화화 될 가능성을 염두한 것으로 추측된다. 평소엔 바보스럽지만 ‘불의’ 앞에서는 쓴 소리를 마다않는 곰돌이 푸가 어린이들의 비만 주범이라는 ‘오명’을 쓴 적도 있다. 지난 7월 미국 콜로라도대학연구진은 과체중 캐릭터를 본 아동들이 고열량 음식을 더 섭취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서 언급된 ‘비만 체형 캐릭터’에는 곰돌이 푸를 포함해 ‘슈렉’ 등이 포함됐다. 복부비만이 의심되는 곰돌이 푸 등 일부 과체중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을 본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3배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한테 폐 한번 끼쳐본 적 없을 듯한 곰돌이 푸에게는 불명예스러운 연구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하의 벗은 곰돌이 푸는 자웅동체? 황당한 선정성 논란 2014년 곰돌이 푸는 일생일대의 스캔들에 휘말리게 된다. 곰돌이 푸의 ‘성 정체성’이 의심스럽다는 주장이 나온 것. 당시 폴란드 중부도시 튜션(Tuszyn)의 국회의원들은 “이 ‘곰’의 문제는 적절한 의복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상의만 입고 하의는 입지 않은 반나체 복장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캐릭터 사용을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폴란드에서 제작된 또 다른 곰 캐릭터를 예로 들며 “우리(폴란드)가 제작한 이 캐릭터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옷을 입고 있다. 푸 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곰돌이 푸의 ‘퇴출’을 주장한 또 다른 국회의원은 “푸가 하의를 입지 않은 것은 성별이 없기 때문이다. 혹은 자웅동체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이와 관련한 또 다른 주장이 나왔다. 곰돌이 푸는 수컷도, 자웅동체도 아닌 암컷이라는 주장이다. 위에 언급한대로 곰돌이 푸는 런던 동물원에 있던 아메리카 흑곰인 ‘위니’를 본 따 만들어졌다. ‘위니’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수의사가 캐나다에서 어미를 잃은 곰을 발견한 뒤 영국 런던으로 데려갔는데, 당시 ‘위니’가 암컷이었다는 것. 그러니까 곰돌이 푸 원작 모델인 ‘위니’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내다 영국에서 생을 마감하는 글로벌한 삶을 산 암컷 아메리카 흑곰이며, 때문에 곰돌이 푸 역시 암컷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주장의 핵심이다. 원작자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곰돌이 푸가 실제 암컷인지 아니면 자웅동체 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또 바지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반나체’라고 규정하며 선정성을 운운하는 것은 오로지 어른의 시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약 90년간 곰돌이 푸는 성별이 명확하지 않아도, 바지를 입지 않고 있어도 아이들에게 꿈과 우정을 선사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푸’는 원래 곰순이? 암컷 진실 드러나

    ‘푸’는 원래 곰순이? 암컷 진실 드러나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캐릭터 ‘푸’(pooh). 영국인 작가 A.A. 밀른(1882~1956년)이 1926년 발표한 아동소설의 주연으로, 곰돌이 푸와 숲 속 친구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푸의 모델은 지금까지 밀른의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이 늘 지니고 있었던 곰 인형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최근 ‘푸’에 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진실이 공개돼 전 세계 팬들 사이에서 놀라움이 퍼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출간된 ‘위니를 찾아라’(Finding Winnie : The True Story of the World ‘s Most Famous Bear)라는 책의 저자인 린제이 마틱은 ‘푸’가 영국이 아닌 캐나다 태생일 뿐만 아니라 ‘곰순이’였음을 밝히고 있다. 푸의 모델로 ‘위니’라는 이름을 가진 암컷 곰이 실존했다는 것. 저자의 증조부인 해리 콜번은 수의사로,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4년에 우연히 어미를 잃은 어린 곰을 보호하고 영국까지 데려갔다. 이런 어린 곰에 콜번은 자신의 고향인 위니펙에서 이름을 따 ‘위니’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후 위니는 런던 동물원에 맡겨지게 됐다. 이 동물원은 이후 ‘푸’를 만들어낸 밀른의 아들 크리스토퍼가 수시로 드나들던 곳이 된다. 그런데 크리스토퍼가 동물원에 드나들며 만난 곰 위니를 보고 자신의 곰 인형에도 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즉 캐나다에서 보호된 곰 위니가 없었다면 ‘푸’의 이야기는 태어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실제 이야기속 푸가 암컷인 곰순이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 푸가 암컷이라는 사실에 인터넷상에는 “곰순이?” “머리가 혼란스러워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아무리 봐도 수컷 같은데” “게다가 캐나다 출신이라니…” 등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아마존, 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곰이 트렁크에?…사냥 전리품 ‘기념사진’ 논란

    곰이 트렁크에?…사냥 전리품 ‘기념사진’ 논란

    한 남성이 고객에게 전달할 ‘사냥 전리품’을 SNS에 자랑했다가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가 된 사진의 주인공은 올해 24살인 애론 홀스테드다. 그는 최근 자신의 SNS에 곰이 차 트렁크에 ‘널브러져’ 있는 모습, 자신이 기린의 등에 타고 있는 모습, 머리에 ‘사자 모자’를 쓴 모습 등을 올렸다. 사진에 등장하는 소품들은 그가 사냥을 통해 획득한 일종의 사냥 전리품으로 만든 박제품이다. 특히 일부 사진에서는 북극곰이나 코끼리 등 멸종위기동물의 신체 일부도 볼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사진을 접한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일정 기간 홀스테드의 SNS계정을 조사한 끝에 그가 잉글랜드 북서부의 번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이 그를 체포하기 위해 집을 찾았을 때 그의 집에서는 엄청난 양의 박제동물 전시품을 찾아냈다. 대부분은 합법적인 것이었지만 향유고래의 이빨과 치타와 돌고래의 머리뼈 등은 불법에 해당됐다. 또 당국의 적법한 절차 없이 박제된 흰올빼미를 판매하려 한 혐의도 찾아냈다. 역설적이게도 그는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WWF: World Wildlife Foundation)에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후원자 중 한명이라는 사실과, 2011년에도 박제한 멸종위기조류를 판매하다 경찰로부터 주의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현지 경찰은 “홀스테드는 박제사가 아닌 중개상이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동물들을 박제하지 않았다고 해서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는 이미 멸종위기동물의 ‘사냥전리품’을 사들였으며, 이 같은 이유로 실형 등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은 법원으로 넘겨졌으며 곧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흔들어 봐~” 춤추는 ‘아기 곰’ 포착

    “흔들어 봐~” 춤추는 ‘아기 곰’ 포착

    “너희도 흔들어 봐~” 마치 이렇게 말하듯 춤추는 ‘아기 곰’의 귀여운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알래스카주(州)에 있는 레이크 클라크 국립공원 보호지역에서 야생동물 사진작가 마크 시슨이 촬영한 흥미로운 사진을 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사진 속 새끼 곰은 날씨가 점점 따뜻해져 눈이 녹고 있는 설원 위에서 두 발로 서서 몸을 흔들고, 그 옆에는 갈매기 한 쌍이 무심한 듯 서 있는 모습이 마치 관객 앞에서 댄서가 춤을 추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아직 어린 이 귀여운 곰은 마치 갈매기들의 관심을 끌어보기 위해 손, 아니 앞발을 좌우로 펼치는 춤 동작을 선보이는 듯하다. 작가는 당시 두툼한 털옷을 입은 어린 곰을 촬영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아기 곰’은 마치 디스코(춤)를 추는 것처럼 왼발로 원을 그리며 두 번이나 ‘흔들기 춤’을 추는 듯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두 발’ 걸음마가 서투른 이 곰은 춤을 오래 못 췄다. 작가는 “어린 곰이 다시 수줍게 어미 곁으로 ‘네 발로’ 걸어가기 전까지 춤 동작은 단 몇 초밖에 계속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뒤 찍힌 사진에도 춤으로 체력을 소진한 새끼 곰은 편히 쉬기 위해 다시 어미 곰 곁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새 영화] ‘택시’

    [새 영화] ‘택시’

    잠시 거리를 비추던 카메라가 서서히 앞으로 굴러간다. 거리 풍경이 다가온다. 저마다 자신만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한명 한명 타고 내리는 것을 보니 이 차는 택시가 분명하다. 한 남성과 뒤늦게 합승한 여교사가 사형 제도를 놓고 설전을 벌인다. 최신 미국 영화와 드라마를 팔러 다니는 불법 복제 DVD업자가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친 남편과 부인은 울부짖는다. 한 꼬마 아이는 상영 금지 되지 않을 영화를 찍겠다며 학교에서 귀동냥했다는 지침을 나열한다. “남녀 간 접촉을 삼가라, 추악한 리얼리즘을 피하라, 폭력을 피하라,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슈를 다루지 말라….” 어찌 보면 내용은 하품이 날 정도로 지루하기 짝이 없다. 화면도 그저 투박하고 단조롭다. 계기판 쪽에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카메라를 앞뒤로 돌려 가며 담은 좁은 택시 내부와 창 밖 풍경이 스크린에 비치는 전부다. 결코 택시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카메라는 그러나, 운전기사와 승객들의 대화만으로 이란 사회의 차가운 내면을 들려준다.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온 과정을 깨닫는 순간 가슴에서 뜨거운 게 울컥 올라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5일 개봉하는 ‘택시’는 자파르 파나히의 작품이다. 이란이 배출한 세계적인 감독이다. 만드는 작품마다 칸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에서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대개 보수적인 이란 사회를 비판했다. 이란 정부는 2010년 그를 반체제 인사로 낙인찍고는 20년간 영화 연출, 시나리오 집필, 해외 출국, 언론 인터뷰를 금지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2011), ‘닫힌 커튼’(2013)에 이어 ‘택시’까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여봐란듯이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마치 “나는 영화를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고 웅변하는 것 같다. ‘택시’는 택시 운전기사가 돼 승객들 대화를 담으면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처음엔 일반 시민들의 대화를 찍었으나 적어도 택시 안에서만큼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카메라를 껐다. 대신 지인들을 실생활 모습 그대로 출연시켜 보름간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오가며 촬영했다. 그렇게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로 보내진 작품은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다. 영화인을 향한 이란 사람들의 무한한 애정이 무척 감동적이다. 마지막 승객으로 탑승한 실제 이란의 여성 인권 변호사는 파나히 감독에게 꽃 한 송이를 주며 “이건 영화인들에게 바칩니다. 영화인들은 믿을 수 있잖아요”라고 말한다. 짧아도 너무 짧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떠오르는 의문.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란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전체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석촌호수·위례성·올림픽공원 도심에서 만나는 가을의 절정

    석촌호수·위례성·올림픽공원 도심에서 만나는 가을의 절정

    깊어가는 가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하지만, 시간과 주머니 사정으로 망설이고 있다면 송파구에서 추천한 가을길로 떠나보자. 올림픽공원에서 석촌호수를 잇는 서울의 로맨틱 거리로 말이다. 송파구는 2일 석촌호수길과 위례성길, 올림픽공원 등 3곳을 가을거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석촌호수는 송파나루터가 있던 자리에 한강매립사업으로 만들어진 둘레 2.5㎞의 호수공원이다.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담뿍 눈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가을이면 호수 주변을 에워싼 왕벚나무들이 봄꽃보다 화려한 오색을 뿜어내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즐겨 찾는 서울 도심의 명소 중 하나다. 또 석촌호수 동쪽 카페거리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호수경관을 즐길 수 있는 테라스형 카페가 즐비해 한적한 가을 풍경을 만끽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두 번째가 노란 은행길이 수북한 위례성길이다. 몽촌토성역 올림픽공원 입구에서 장미정원 쪽으로 1.4㎞ 이어진 위례성길에는 노란 양탄자가 깔렸다. 양편으로 늘어선 은행나무에 떨어진 낙엽들이다. 노란 은행나무잎을 사뿐히 밟으며 걷다 보면 200여점의 세계적인 조각 작품들과 조경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조각공원과 소마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또 소마미술관 가까이에 자리한 한성백제박물관은 해양강국이었던 백제의 의지를 담아 배모양을 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건물 모습과 어우러지는 확 트인 야외 휴식공간이 함께 자리하는데, 500여년간 백제의 수도였던 송파 곳곳의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가을 명소는 아시안게임과(1986년) 서울올림픽(1988년)을 위해 만들어진 480만㎡(축구장의 600여배)의 드넓은 공원과 올림픽기념 조형물, 야외 조각작품들 그리고 평화의 광장은 2인용 자전거를 빌려 공원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에 그만인 연인들의 데이트 명소다. 올림픽공원을 뒤로하고 곰말다리를 건너면 그 유명한 ‘나 홀로 나무’가 나온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꼭 멀리 가지 않아도 송파구에는 가을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곳이 많다”면서 “남녀노소 모든 시민들이 편안하고 즐거운 가을 나들이를 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 등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새영화] ‘소통의 해방구’ 택시안에서의 이란 사회-택시

    [새영화] ‘소통의 해방구’ 택시안에서의 이란 사회-택시

     잠시 거리를 비추던 카메라가 서서히 앞으로 굴러간다. 거리 풍경이 다가온다. 저마다 자신만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한명 한명 타고 내리는 것을 보니 이 차는 택시가 분명하다. 한 남성과 뒤늦게 합승한 여교사가 사형 제도를 놓고 설전을 벌인다. 최신 미국 영화와 드라마를 팔러 다니는 불법 복제 DVD업자가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친 남편과 부인은 울부짖는다. 한 꼬마 아이는 상영 금지 되지 않을 영화를 찍겠다며 학교에서 귀동냥했다는 지침을 나열한다. “남녀 간 접촉을 삼가라, 추악한 리얼리즘을 피하라, 폭력을 피하라,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슈를 다루지 말라.”  어찌 보면 내용은 하품이 날 정도로 지루하기 짝이 없다. 화면도 그저 투박하고 단조롭다. 계기판 쪽에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카메라를 앞뒤로 돌려 가며 담은 좁은 택시 내부와 창 밖 풍경이 스크린에 비치는 전부다. 결코 택시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카메라는 그러나, 운전기사와 승객들의 대화만으로 이란 사회의 차가운 내면을 들려준다.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온 과정을 깨닫는 순간 가슴에서 뜨거운 게 울컥 올라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5일 개봉하는 ‘택시’는 자파르 파나히의 작품이다. 이란이 배출한 세계적인 감독이다. 만드는 작품마다 칸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에서 크고 작은 상을 받았다. 대개 보수적인 이란 사회를 비판했다. 이란 정부는 2010년 그를 반체제 인사로 낙인찍고는 20년간 영화 연출, 시나리오 집필, 해외 출국, 언론 인터뷰를 금지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2011), ‘닫힌 커튼’(2013)에 이어 ‘택시’까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여봐란듯이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마치 “나는 영화를 찍는다, 고로 존재한다”고 웅변하는 것 같다. ‘택시’는 택시 운전기사가 돼 승객들 대화를 담으면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처음엔 일반 시민들의 대화를 찍었으나 적어도 택시 안에서만큼은 마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는 카메라를 껐다. 대신 지인들을 실생활 모습 그대로 출연시켜 보름간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오가며 촬영했다. 그렇게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로 보내진 작품은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다.  영화인을 향한 이란 사람들의 무한한 애정이 무척 감동적이다. 마지막 승객으로 탑승한 실제 이란의 여성 인권 변호사는 파나히 감독에게 꽃 한 송이를 주며 “이건 영화인들에게 바칩니다. 영화인들은 믿을 수 있잖아요”라고 말한다. 짧아도 너무 짧은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떠오르는 의문. ‘오늘날 한국 사회는 이란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전체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반달곰 형제, 자연 품으로

    반달곰 형제, 자연 품으로

    환경부가 지난 1월 태어난 새끼 반달가슴곰 수컷 2마리를 지난달 27일 지리산국립공원 일원에 방사했다고 1일 밝혔다. 방사한 새끼 반달가슴곰은 2011년 7월 중국에서 도입된 개체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그동안 어미 곰과 함께 지리산 자연적응훈련장에서 별도 관리를 받아 왔다. 새끼 반달가슴곰은 크기가 90㎝에 몸무게가 15㎏ 안팎으로 건강하며 사람이 접근하면 경계 행동을 보이는 등 야생성이 뛰어나다. 이번 방사로 지리산에는 모두 38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살게 됐다. 자체 증식 곰 등을 포함하면 40마리지만 지난 6월 농작물 피해를 유발한 1마리를 회수했고 7월 인공 포육 후 방사한 1마리가 자연 적응 훈련 중 폐사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두산 우승까지 1승, 홍수아 “힘내요 두산” 응원 인증샷 ‘대박’

    두산 우승까지 1승, 홍수아 “힘내요 두산” 응원 인증샷 ‘대박’

    두산 우승까지 1승, 홍수아 “힘내요 두산” 응원 인증샷 ‘대박’ 두산 우승까지 1승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베어스가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가운데 두산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배우 홍수아의 인증샷도 화제다. 홍수아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힘내요 두산!”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홍수아가 두산 유니폼 점퍼와 모자, 머리띠 등을 착용한 채 두산베어스 마스코트인 곰 인형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홍수아는 과거 ‘개념 시구’를 선보여 전설적인 메이저리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이름을 따 ‘홍드로’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다. 한편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 홈 경기에서 두산은 민병헌의 결승타와 노경은의 역투로 힘입어 삼성 라이온즈에 4대 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시리즈 5차전, ‘홍드로’ 홍수아도 “힘내요 두산” 응원… ‘자세히 보니?’

    한국시리즈 5차전, ‘홍드로’ 홍수아도 “힘내요 두산” 응원… ‘자세히 보니?’

    한국시리즈 5차전, ‘홍드로’ 홍수아도 “힘내요 두산” 응원… ‘자세히 보니?’한국시리즈 5차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베어스가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가운데 두산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배우 홍수아의 인증샷도 화제다. 홍수아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힘내요 두산!”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홍수아가 두산 유니폼 점퍼와 모자, 머리띠 등을 착용한 채 두산베어스 마스코트인 곰 인형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홍수아는 과거 ‘개념 시구’를 선보여 전설적인 메이저리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이름을 따 ‘홍드로’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다. 한편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 홈 경기에서 두산은 민병헌의 결승타와 노경은의 역투로 힘입어 삼성 라이온즈에 4대 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두산 우승까지 1승, 홍수아 “힘내요 두산” 응원 인증샷 ‘자세히 보니?’

    두산 우승까지 1승, 홍수아 “힘내요 두산” 응원 인증샷 ‘자세히 보니?’

    두산 우승까지 1승, 홍수아 “힘내요 두산” 응원 인증샷 ‘자세히 보니?'두산 우승까지 1승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베어스가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가운데 두산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배우 홍수아의 인증샷도 화제다. 홍수아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힘내요 두산!”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홍수아가 두산 유니폼 점퍼와 모자, 머리띠 등을 착용한 채 두산베어스 마스코트인 곰 인형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홍수아는 과거 ‘개념 시구’를 선보여 전설적인 메이저리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이름을 따 ‘홍드로’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다. 한편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 홈 경기에서 두산은 민병헌의 결승타와 노경은의 역투로 힘입어 삼성 라이온즈에 4대 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시리즈 5차전, ‘홍드로’ 홍수아 응원 인증샷 ‘자세히 보니 대박’

    한국시리즈 5차전, ‘홍드로’ 홍수아 응원 인증샷 ‘자세히 보니 대박’

    한국시리즈 5차전, ‘홍드로’ 홍수아 응원 인증샷 ‘자세히 보니 대박’한국시리즈 5차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베어스가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가운데 두산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배우 홍수아의 인증샷도 화제다. 홍수아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힘내요 두산!”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홍수아가 두산 유니폼 점퍼와 모자, 머리띠 등을 착용한 채 두산베어스 마스코트인 곰 인형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홍수아는 과거 ‘개념 시구’를 선보여 전설적인 메이저리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즈의 이름을 따 ‘홍드로’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다. 한편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 홈 경기에서 두산은 민병헌의 결승타와 노경은의 역투로 힘입어 삼성 라이온즈에 4대 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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