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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주민 한티족/원추형 움막「춤」서 수렵생활(시베리아 대탐방:5)

    ◎북부 시베리아에 1백 75가구 8백93명 거주/순록 몰고 다니며 물고기·곰·북극여우 등 사냥 상오 10시. 튜멘주 수르구트시에서 북쪽으로 1백30㎞ 떨어진 루스킨스카야마을 중심가.어른키가 1백50㎝쯤 되고 이마가 불쑥 튀어나온 한티족 원주민들이 눈에 들어왔다.중심가에는 이웃 유전개발에 힘입은 탓인지 러시아의 현대식 주택들이 한참 건설중이었다. 취재팀은 이 마을 행정책임자 프로살로브 블라디미르로비치씨(36·동장격)와 함께 원주민 거주지역들을 방문하기 위해 그의 사무실에 도착했다.사무실 테이블위에는 행정전화와 가정전화등 모두 4대의 전화가 가설돼 있었고 러시아연방기가 꽂혀 있었다.비디오를 겸한 텔레비전도 눈에 들어왔다.그가 어딘가에 전화를 걸더니 30분쯤 뒤 헬리콥터 한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사무실 이웃 공터에 도착했다.20명이 족히 탈 수 있는 화물운송용 헬기(MI­8)였다.루스킨스카야 중심가에서 2백㎞까지 떨어진 원주민마을(1백75가구 8백93명)에 생필품을 전달해주는 수단이었다.원주민가옥들은 서로 수십㎞씩 떨어져 있어 이웃간 교통수단은 한달에 두번 뜨는 헬리콥터에 의존하고 있었다.한달에 두번이라는 것은 시정부가 헬기를 지원,원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생필품을 공급하는 날이라는 것이 동장의 설명이었다. ○취재팀에 헬기제공 그는 『당신들의 취재를 위해 예정 배급일을 사흘 앞당겨 헬기를 불렀다』며 으쓱거렸다.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취재진은 모터썰매를 타고 수십㎞씩 살을 에는 찬바람을 맞아야만 원주민 취재가 가능했을 터였다. 헬기가 도착하자 헬기장쪽으로 30대와 50대쯤으로 보이는 한티족여인 두사람이 모였다.원주민들에게 예방주사를 놓아주기 위한 간호원이라는 설명이었다.결핵예방약등 각종 약품가방을 들고 그녀들이 헬기에 올랐다.동장과 취재진들도 함께 탑승했다.곧 헬기는 북쪽으로 1백50㎞쯤 떨어진 첫 「춤」(한티족이 사는 움막이름)을 향해 이륙했다.공중에서 보이는 것은 오직 하얀색의 눈과 검은 갈색의 숲뿐이었다.이따금씩 강으로 보이는 S자형의 굴곡만이 나타날 뿐,말로만 듣던 시베리아벌판이 계속 이어졌다. 40분쯤 비행하자 「춤」 두채가 나타났다.헬기는 이곳 첫마을 상공에서 착륙하지 않고 밀가루 13부대를 던져 떨어뜨렸다.약 70㎏ 정도 되는 빵 제조용이었다.블라디미르로비치씨는 『이곳에 떨어뜨려 놓으면 며칠안에 주위에서 원주민이 모여들어 서로 나눠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헬기가 다시 북쪽으로 향했다.그는 『헬기의 연료때문에 원주민 마을을 일일이 방문할 수 없다』면서 『전체 1백75가구를 일곱지역으로 나눠 헬기가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직경 5m 넓은 공간 다시 15분쯤이 지난 낮 12시 40분.헬기는 두번째 마을에 완전 착륙했다.마을이라야 원추형 「춤」 두채가 고작이다.헬기에서 내려 그곳 주인 포카초브 니콜라예비치씨(20)의 안내를 받아 움막에 도착했다.헬기가 착륙한 곳에서 움막까지 거리는 2백m 정도.눈 깊이는 1.5m 이상 됐다.바깥기온 영하38도.바람만 조금 불면 면돗날 조각이 얼굴에 와 박히는 것 같았다.취재팀은 거의 나아가지 못했다.하지만 니콜라예비치씨는 눈을 가슴에 안고 기는 자세로 잘도 빠져나갔다.그를 따라 비슷한 자세를 취하니 의외로 움직이기가 쉬웠다.움막안은 무척 따뜻했다.장작을 피우고 있었는데 온도계의 온도는 2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바깥기온과의 차가 무려 63도나 되는 셈이었다. 여러가지 짐승가죽을 이어 만든 천막은 원추형이었고 직경은 약 5m.실내는 무척 넓어보였다.이런 움막에서 4∼10명의 가족들이 함께 지낸다는 것이다.니콜라예비치씨 가족은 모두 5명.할머니(50)와 부인,아이 둘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움막안의 현대식시설은 연통이 달린 페치카와 재봉틀이 전부였다.천장에는 사슴등 짐승가죽이 걸려있었고 침실로 보이는 나무바닥도 여러가지 짐승가죽을 꿰매놓은 것이 깔려 있었다.차 대접을 받고 선물로 보드카 한상자와 초콜릿등을 놓고 나왔다.가족들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간호원들이 2살,5살쯤 돼 보이는 아이들을 붙잡아 결핵예방주사를 놓았다.아이들은 주사를 맞지않으려고 도망다녔고 할머니가 아이들을 붙잡아 주자 간호원들은 간신히 주사를 마쳤다.얘기를 더 하려하자 조종사들이 『시간이 없다』고 갈길을 재촉했다. 니콜라예비치씨가 움막 주위에 세워져 있던 현대식 모터썰매로 헬기가 있는 곳까지 데려다 줬다. ○생필품과 가죽 교환 낮 12시 55분.첫번째 마을에서 40㎞쯤 떨어진 두번째 「춤」에 도착했다.역시 두 채가 있었다.헬기에서 내려 움막으로 들어갔다.집주인 포카초브 알렉세예비치씨(70)는 보드카에 취해 있었다.그는 『아들이 순록을 몰고 사냥하러 나갔다』며 가족들을 소개했다.그의 말에 의하면 겨울에는 얼음을 깨고 물고기를 잡고 살며 여름철인 6∼9월까지는 곰·북극여우·족제비·고슴도치·거위등을 잡는다고 했다.수렵생활이 전부였다.이들은 짐승가죽을 루스킨스카야 중심가에 가지고 가 생필품과 교환하거나 판매를 한다는 것이 알렉세예비치씨의 설명이었다.알렉세예비치씨는 『귀한 손님이 왔다』며 「라바스」로 불리는 창고쪽에서 사슴고기를 꺼내 요리했다.그는 그릇을 들고 천막 밖으로 나가 주위의 눈을 담아 들어왔다.물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양념없이 끓는 물에 푹 삶아낸 사슴고기는 쇠고기처럼 맛있고 연했다.별미였다.간호원들은 이곳에서 역시 아이들을 붙잡아 예방주사를 놓았다.할아버지는 『사는 것이 재미있느냐』고 묻자 『만족한다.우리는 물과 먹을 음식만 있으면 살 수 있다』며 흡족해했다.자신은 보드카에 연일 취해 있다고 했고 우리들의 보드카선물에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순록 수를 묻자 『우리는 그 수를 세지 않는다.수를 세면 순록수가 줄어든다』며 대강 1백70마리정도 된다고 했다.알렉세예비치씨가 다시 음식창고 옆의 또다른 창고로 갔다.연장창고였는데 거기서 칼집에 들어있는 사냥칼을 갖고 움막으로 들어왔다.취재진이 깜짝 놀라자 『선물로 칼집을 주겠다』며 칼을 빼들었다.그리고는 가죽으로 된 칼집만 손에 쥐어주었다.사냥용 칼을 줄 수 없느냐며 웃어보이자 『생활수단…』이라며 멈칫거렸다.차대접까지 받고 다음 「춤」으로 향했다. 이런식으로 7개마을을 방문하고 난 시간이 하오 4시.날은 벌써 어두워지고 있었다. ◎한티족/서시베리아 북북 우고르­핀계 종족/성인 키 150㎝정도… 고집 센 소수민족 청동기시대부터 러시아 서시베리아 북부 이루튀시 강변에 거주하던 우고르­핀계의 종족.어른 키가 1백50㎝정도.검거나 푸른 눈동자를 하고 있으며 머리카락은 회색이 대부분이다.일부는 한티­만시스크시 등에서 개화된 도시생활을 하고 있으며 다른 일부는 시베리아 북극 근처에서 원시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 비율은 8:2정도.수줍음을 잘 타고 고집이 센 소수민족이다. 16 37년 이반 3세가 당시 한티족 공작이던 「사마라」가 살고 있는 지역을 평정,동방으로 진출하기 위한 마차역을 세운 곳이 지금의 한티­만시스크시다.마차역은 모피상인들이 오가면서 부유한 상인마을 「사마로보」를 탄생시켰고 이 마을은 19 30년부터 「한티­만시스크 자치구」로 개칭돼 인구 30만명의 도시로 발전했다.
  • “한­영 경협 새경제 질서 형성에 기여”(김대통령 유럽순방 여로)

    ◎42살 영 야당당수 만나 「세대교체」 강조/상원의장 만찬 정·재계인사 50명 참석 김영삼 대통령은 영국방문 이틀째인 9일 야당인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당수를 접견한 데 이어 웨스트민스터사원을 방문,헌화했으며 영국 산업연합회 초청으로 연설을 한 뒤 낮에는 런던시장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존 메이저 총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산업연합회 연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2세 국제회의센터에서 영국 통산부및 산업연합회(CBI)가 주관한 연설회에 참석. 김대통령은 영국 기업인대표 10여명을 접견한 뒤 연설회장으로 이동,한·영 두나라의 경제협력증진방안등에 관해 연설. 김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나의 오랜 투쟁과정에서 영국의 민주주의는 중요한 길잡이가 되었다』고 말하고 『그런 점에서 나의 이번 영국방문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 김대통령은 『유럽연합(EU)을 주도하는 영국과 무역·금융·운송등의 분야에서 아·태지역의 중심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협력은 두나라의 경제발전은 물론 새로운 세계경제질서형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 이날 연설회장에는 최종현 전경련회장과 정세영 현대그룹회장,김만제포철회장등 수행기업인들과 현지주재 기업인등을 비롯,우리측과 거래하는 영국기업인등 6백여명이 참석,대성황. 청와대측은 이날 행사에 3백명의 영국기업인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참석을 희망하는 영국기업인들이 쇄도,CBI측이 2백여명 이상을 추가 참석자로 요청해 김 대통령의 영문연설문 3백부를 더 준비. 김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고드윈 CBI의장은 『더 타임스지가 특집기사에서 지적했듯이 한국은 활활 타고 있는 경제호랑이』라면서 『한국과의 상호투자가 증진되기를 기대한다』고 희망. ▷런던시장 오찬◁ ○…모닝코트 차림의 김영삼 대통령과 한복을 입은 손명순 여사는 이날 낮 런던시장 공관에서 공식수행원및 수행경제인들과 함께 크리스토퍼 월포드시장 내외가 주최한 오찬에 참석. 김 대통령 내외는 월포드시장의 안내로 1층에서방명록에 서명한 뒤 2층 응접실로 가 메케이 클레시펀 상원의장 내외에게 우리측 수행원들을 소개하고 환담. 김 대통령 내외는 이어 영국식 「느린 걸음」으로 도열병을 통과,오찬장으로 이동했으며 참석자들도 「느린 박수」로 환영. 김 대통령은 답사에서 『한국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을 때 영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귀중한 목숨을 바쳤다』고 말하고 『런던시민과 서울시민,영국국민과 한국국민이 서로 손을 맞잡고 협력할 때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게 빛날 것』이라고 강조. ▷웨스트민스터사원◁ ○…연설회 참석에 앞서 김대통령은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웨스트민스터사원에 헌화. 김대통령은 한·영 두나라 국기기수와 한국전참전협회기수,영국의 전통적인 백파이퍼악대등이 도열해 있는 가운데 사원에 도착,마이클 매인 사원장의 영접을 받은 뒤 헌화대로 이동. 사원장의 환영사가 끝난 뒤 김대통령은 주영대사관 무관의 보좌로 헌화를 하고 목례. 이어 김대통령은 손여사와 함께 매인 사원장의 안내로 사원내부를 관람하고 방명록에 서명했으며매인 사원장은 김대통령에게 사원안내책자를 증정. ▷노동당 당수 접견◁ ○…김 대통령은 런던의 숙소인 클라리지호텔에서 야당인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당수를 접견하고 30분동안 환담. 김 대통령은 42세인 블레어당수에게 『30대로 보인다.이렇게 젊은 줄 몰랐다』고 인사를 건넸고 블레어당수는 『김 대통령도 마찬가지다.오늘 아침 리젠트공원에서 조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화답. 김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블레어당수를 가리키며 『여러분 이렇게 세대교체가 된 것을 알겠지요』라고 정치권의 세대교체에 대한 강한 집념을 표출. 이에 블레어 당수는 『노동당도 세대교체작업을 하고 있다.하나 노동당당수가 되면 빨리 늙는다』고 말해 폭소. 블레어 당수는 『내 선거구에 삼성전자에서 대규모투자를 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실업률이 높았는데 참으로 잘됐다』고 감사를 표시했으며 김 대통령은 『고용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 김 대통령이 『보수당에 비해 노동당 인기가 배 이상 높은 것을 알고 있다.다음 선거에 집권할 자신이 있느냐』고 묻자 『자신 있다.그러나 여론은 언제든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고 따라서 절대 자만하지 않는다.우리는 정책의 변화,특히 경제정책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답변. ▷상원의장 만찬◁ ○…8일 저녁 런던의 랭커스터하우스에서 열린 매케이 상원의장내외 초청 만찬은 2시간15분동안 진행. 김대통령은 부인 손여사와 함께 매케이 상원의장의 영접을 받고 중앙홀에서 상원의장내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뒤 2층 칵테일장으로 가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눈 뒤 만찬장으로 이동. 랭커스터하우스는 1800년대에 지어진 3층건물로 루벤스와 반 다이크의 그림을 비롯해 고가의 예술품으로 내부를 장식. 만찬에는 우리측 공식수행원들과 영국측 정계·재계·문화계인사등 모두 50여명의 제한된 인사만 참석. ▷손여사◁ ○…대통령부인 손여사는 이날 상오 런던의 「도로시 가드너 데이」탁아소를 방문,놀이방과 장난감도서관 등을 돌아보고 어린이들에게 곰인형 한개씩을 선물. 손여사는 이어 숙소인 클라리지호텔에서 런던한인학교및 북부런던한인학교 교장과 교사10여명을 접견,격려.
  • 육순의 알랭들롱,베를린영화제 자신의 「특별회고전」 참석(인터뷰)

    ◎“영화는 이세상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영화발전에 기여 「특별공로상」 수상/“내 연기 토양은 유럽… 미 진출 생각없다” 『영화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의 예술인 동시에 무한한 고통과 인내를 요구하는 힘겨운 작업입니다.하지만 영화에는 모든 열정을 다 쏟아 부을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귀공자풍의 외모와 우수에 젖은 눈매로 세계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세기의 스타 알랭 들롱(61)이 제45회 베를린 영화제 기간중 개최되는 자신의 「특별회고전」에 참석키 위해 베를린을 방문,17일 하오4시30분(현지시간)프레스센터인 「세계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6명의 개인경호원에 둘러싸인채 애인 로잘리 판 브레멘과 함께 회견장에 들어선 그는 5백여명의 보도진이 일시에 몰려들자 단상에 올라 두 손을 번쩍 치켜드는 등 스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영화일로 베를린에 온 것은 처음이라는 그는 자신의 영화가 특별상영되는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특히 독일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는 로미 슈나이더와 공연한 범죄영화 「수영장」(원제 LaPiscine)을 소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출연한 영화들을 통해 작품이 원하는 인물을 연기하려고 노력했을 뿐 결코 자신의 모습이나 성격을 앞세운 적이 없다』면서 자신의 상표처럼 돼버린 고통에 잠긴 눈빛도 사실은 어린시절 2차대전을 맞았던 사람들이 지닌 반항적이고 고독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상살이에서의 인간적인 만남에 인생의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알랭 들롱은 어린나이에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탓인지 유난히 사생활과 친구간의 우애를 강조했다. 그는 미국영화에 왜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유럽적 영화토양이 자신의 연기세계를 살찌게 했고 오늘을 만들어준만큼 굳이 할리우드쪽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현재 출연하는 작품은 없어도 언제든 새 영화에 출연할 준비가 돼 있으며 건강 또한 자신있다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알랭 들롱은 대형스타시대의 마지막 인물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자신이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그레고리 펙,존 웨인 등이 거대스타로서의 자질과 면모를 보였다.지금은 대스타를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지만 조만간 모든 사람들이 환호하는 대형스타시대가 다시 올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젊은 영화인들에게 『자신을 닮지 말라』며 『알랭 들롱은 한 사람으로 충분하며 개성을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 최근 영화의 폭력성에 대해 그는 영화 「태양은 가득히」를 예로 들면서 당시로서는 화제가 될만한 「폭력영화」였지만 요즘의 영화속 폭력에 비하면 우스운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 『성애영화도 나름의 미학이 있는만큼 좋은 시나리오와 연기가 뒷받침될 경우 훌륭한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지난 50∼60년대 영화혁신운동인 「누벨 바그」선풍과 함께 불세출의 스타로 떠오른 알랭 들롱은 그동안 「태양은 가득히」「사무라이」「표범」등의 작품을 통해 고독하면서도 야심만만한 청년의 이미지를 굳혀온 「감성파」배우. 어느새 환갑줄에 접어든 알랭 들롱을 기리는 「특별회고전」에는 「열정」「사무라이」등 그의 대표작 22편이 상영된다. 알랭들롱은 이번 베를린영화제에서 영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특별공로상인 「황금곰상」을 받았다.
  • “곰인형 주1회 냉동 필요”/영 아동보건전문가 주장

    ◎천식 유발 먼지진드기 없애야 천식이나 다른 호흡기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장난감 곰을 일주일에 한번씩은 냉동시킨 뒤에 가지고 놀아야한다고 영국의 아동보건전문가가 주장했다. 영국 사우스햄프턴대학 아동보건과의 질 워너 박사는 장난감곰과 같이 아이들이 껴안기를 좋아하는 인형과 카펫,커튼 등에는 천식발작을 일으키는 먼지진드기들이 숨어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장난감곰과 같은 것은 24시간 냉동시켜 먼지진드기를 죽여야한다고 말했다. 워너 박사는 이렇게 냉동시킨 장난감곰은 다시 물에 씻어 세탁을 해야하며 그 이유는 죽은 진드기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워너 박사는 이런 일을 일주일에 한번씩 되풀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키질 천불동/무자트강 40m벼랑위 석굴236개(서역문화기행:10)

    ◎석가 고행 그린 미륵설법도 등 “벽화의 보고”/인도불교문화 동점 중간역… 쿠차·위구르·중국 3가지 문자·풍속 엿보여 쿠차에서 키질천불동을 찾아가는 73㎞는 감탄의 협곡이었다.쿠차에서 서쪽 바이청(배성)까지 그 중로에는 두개의 천불동이 있었다.기암절벽을 병풍으로 두른 염수 계곡을 따라 잠시 북상하면 문득 뻘겋고 황량한 촐타크산을 만나는데 그 바른쪽에 쿠무투라(고목토랍)천불동이 열린다.이곳 사람들은 「아래쪽 천불동」으로 부른다.여기서 다시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방불케하는 도깨비 형상의 뻘건 바위의 협곡을 빠져나오면 활짝 트인 고비사막.그 건너편으로 하얀 눈 모자를 눌러 쓰고 서쪽으로 달리는 천산산맥과 동행한다. 거기서 만난 고비사막 그 대부분은 회백색의 황량이지만 쿠차강 언저리는 기름진 초원이었다.바른편으로 하얀 천산,왼편으로 빨간 촐타크산,그렇게 선연한 색채의 무한속을 덜커덩거리다 필자는 불현듯 서울에 두고온 대칸짜리 집 한채와 반생을 넘게 일심전력 주워모은 만권의 책이 아침 햇살에 희끈거리는 먼지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이 났다. 다시 좌회전,촐타크산의 지맥인 밍우타크산(명옥달격산)의 허리를 넘어 서면 동에서 서로 흐르는 무자트강(목찰제하)이 보인다.산과 강사이에는 기름진 총림에 갈대가 우거졌고,그 북쪽 벼랑 40m쯤의 높이로 비둘기집처럼 네모난 석굴들이 일렬,혹은 이렬·삼렬 횡대로 서 있는데 그 2백36개의 석굴군을 통틀어 「키질천불동」으로 불렀다. ○모래돌 퇴적 벼랑이뤄 그것들은 몇 만년전 모래돌이 퇴적한 벼랑이었다.그것들이 석굴로 개착된 것은 기원1∼2세기 동한후기,불교의 동점때 시작해서 13세기 이슬람교에 밀려나기까지 1천여년에 걸친 일이다.바로 승려와 불도들이 불상을 모시고 종교의식을 올리는 불전으로서의 지제굴,승려들이 기도하면서 고행하는 선굴,그리고 승려들이 생활하는 승방으로서의 비가라굴,그리고 물건을 저장하는 창고굴등의 구실을 했었다. 키질석굴은 카슈가르에 남은 삼선동보다 약간 늦지만 돈황의 막고굴보다 1세기 이상 앞선 것으로 판명된 중국서북지역 최초의 천불동이었다.그 규모나 가치로 보아돈황의 그것보다 초라하고 엉성하지만 키질천불동의 석굴 양식이나 벽화의 내용,기법에 있어 인도의 불교문화가 동점하는 중간역이 분명했다.그속에 쿠차·위구르·중국등의 세가지 문자와 풍속이 출현하는가하면 서역의 간다라미술의 동점이 역력했다.예를 들어 타원형의 얼굴에 가는 눈썹과 높은 코,넓은 턱에 엷은 입술,그리고 물결치는 헤어스타일,그러한 불상이 곧 간다라의 그것이었다. 석굴은 2㎞의 벼랑에 동서로 분포되어 있었다.그 가운데쯤 남북을 움푹 자른 작은 골짜기를 중심으로 서쪽에 81개,골짜기에 55개,동쪽에 1백개의 석굴이 분포되었는데 형체가 온전하거나 벽화를 보유한 것은 1백군데에 미치지 못했다. 석굴의 양식으로 볼때 그 절대다수가 지제굴이었는데 지제굴은 인도에서 전래한 원초적인 형태로 석굴의 안쪽에 기둥을 두고 기둥뒤로 반원형,기둥밖으로 사방형,곧 말굽모양의 중심주형과 다만 네모뿐인 방형,리고 불전을 전후 2개실로 나뉘고 전실 중앙에 입불을 모신 대상형 등 세가지가 있는데 중심주형으론 4호·7호·8호·13호·17호등 40개굴,방형으론 3호·9호·14호·39호·40호등 23개굴,대상형으론 47호·48호·60호·1백36호 등 4개굴이 있었다.용도와 내실을 갖춘 승려의 생활 공간인 비가라굴로 2호·5호·6호·10호·15호 등 31개굴이 있었다. 그러나 키질 천불동의 영혼은 석굴에 있지 않고 거기 벽면마다 그려진 벽화임을 누구나 부인하지 않는다.그 벽화가 자그마치 1만㎡에 달했다.그중 가장 보편적인 주제로 석가모니 전생에 노루나 곰·토끼등 짐승이 되었던 사적을 그린 본생고사가 70여종,석가모니의 일생에 있었던 각양각색의 형을 그린 불전고사가 60여종,다시 인과보응의 설법을 도해한 인연고사가 40여종이 있었다.이밖에도 약간의 천궁기락도·비천도·동물도·천상도 등이 있었지만 그림 자체가 불법을 설명하는 시각적인 강론인만큼 그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오현의 구자비파 발견 필자는 서쪽 벼랑의 석굴부터 순례를 시작했다.그 최서단의 8호굴은 중심주형 지제굴로 높이 6m쯤의 비교적 큰 석굴이었다.비록 그 벽화의 대부분이 벗겨지거나 탈색되었지만 마름모의 무늬,곧 능격화아래 희미하게나마 오현의 비파,곧 당시에 나오는 구자비파를 발견했을 때의 감격은 대단했다.안내자의 손전등을 빌려 그 높은 벽면을 열심히 비추었지만 오현은 더욱 가물가물 침침한 것이 안타까웠다. 8호굴과 비슷한 서쪽 벼랑을 사다리로 10m쯤 올랐을 때 거기 17호굴이 있었다.키질에서는 특굴로 알려져서인지 그 입장료도 곱으로 비쌌다.거기는 키질 특유의 문양인 마름모 무늬의 천장 아래 정병을 가진 미륵보살이 많은 협시 보살을 거느린 「미륵설법도」를 비롯해 석가모니의 생전 고행을 그린 본생고사가 널려 있다. 17호굴의 아래로 역시 특굴로서의 38호굴은 「음악동」으로 불릴만큼 많은 보살이 피리·공후·북·비파등의 악기를 들거나 원형의 천장에는 기다란 낙천도가 흐르는 선율처럼 그려져 있었다.그런가 하면 선연한 마름모 바탕에 두마리 꿩의 「쌍치도」도 눈에 띄었다. 다시 그 옆으로 나란히 있는 47호굴과 48호굴은 모두 대상형의 지제굴이었는데 18m가 넘는 높은 석굴속에 16m의 불상이 버티고 서 있고,그 좌우로 다섯렬의 좌불들이 빽빽했지만 휑하게 쓸쓸한 공간에서 망망했던 찰나,필자는 그 왼쪽 벽면에서 호랑이에게 몸을 바치고 그 먹이가 되는 「사신사호」의 본생고사에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었다. ○독일인이 훔쳐간 흔적 서쪽 벼랑 중앙쯤의 76호굴은 궁융굴,석굴은 직방형이지만 천장은 활모양의 반원형,그런데 그 천장엔 공작의 현란한 날개만 남아 있었다.물론 독일사람에게 절도당한 것이다.이 천장에 저토록 현란한 공작의 날개가 온전한 모습으로 거드름을 펼 수 있더라면 얼마나 광채로울까. 바로 그 옆에 대상형 지제굴 77호굴.그 널따란 석굴의 천장은 너울너울 신나게 춤추는 보살의 무기도,격렬한 선율을 타고 무녀의 귀고리·면사·스카프·치마등이 물결치고 있었다.그리고 후실의 용도에는 꿩·양·사슴·오리·말·호랑이·원숭이등 열한가지 동물이 칙칙한 색상으로 생동했다. 그 옆으로 80호석굴,거기 본생고사와 인연고사에는 한마당 지옥이 그려졌는데 석가모니 앉은 땅밑으로 누군지 사람의 머리를 불로 태우는 끔찍한 장면이 자못 리얼했다. 이밖에 화랑식인 석굴로는 석가모니일생의 각종 형상을 종합한 불전고사 50여폭의 1백10호굴과 호랑이·사자·사슴·개·오리·꿩·토끼·뱀·말·곰·기러기등 열여덟가지 동물이 사실적으로 혹은 인상적으로 그려진 2백24호 굴은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키질천불동에서 잊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있다.그 하나는 인도사람으로 정승의 자리를 마다하고 쿠차로 도망왔던 구마라옌(구마라염)의 아들인 구마라주바(구마라십·Kumarajuva 344∼413)가 여기서 나서 출가하여 「대품반야」,「법화」,「유마힐」 등 74부 3백84권을 중역함으로써 남조의 진체,당의 현장등과 함께 중국 삼대불경번역가로 지위를 굳힌 사람이다.마침 지난해 가을 9월17일부터 키질천불동에 있는 키질석굴연구소에서는 그의 1천6백50주 탄신을 기념하는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고 그 동상을 세웠다. 또 하나는 우리 교포 화가인 한낙연씨(?∼1947).1946년 이곳에 와서 벽화를 임모하다가 결국 석굴의 미술을 고증하는 전문가가 되어 오늘의 69호굴을 발견하고 각 석굴의 벽화를 통일,정리하여 일련번호를 만든 공을 남긴 사람이다.두번째의 정리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1947년6월,그는 비행기사고로 조난당하고 지금 10호석굴에는 그의 작업일지가 석각되어 있다.
  • 「2만년전 선사동굴벽화」불서발견/표범·올빼미 등 동물그림 3백여점

    ◎“세기의 고고학적 개가”… 보존상태 완벽 【파리 AP 로이터 연합】 2만년전 빙하기의 동물들을 그린 선사시대 벽화 약3백점이 프랑스 남부지방의 동굴속에서 프랑스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관리들이 18일 밝혔다. 자크 투봉 문화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르데슈강 협곡의 동굴들을 조사하던 고고학자들이 발견한 말·사자·들소·곰·표범·매머드·올빼미·야생염소·털많은 코뿔소 등이 그려진 이 원시시대 그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과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속의 그림에 필적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일부 관리들은 『세기의 희한한 고고학적 발견』이라고 지칭했다. 투봉 문화장관은 『이것은 보기드문 발견이자 인류의 보물』이라고 말하고 동굴벽화들은 대부분이 기원전 2만년∼기원전 1만7천년의 것인듯 하다』고 덧붙였다. 이 벽화들과 조각품이 있는 동굴은 지난달 24일 선사시대 유물을 조사하던 문화부 관리 장 마리 쇼베와 두 보좌관이 발견했으며 그 위치는 파리 남쪽 4백60㎞,아비뇽 서북 50㎞ 떨어진 아르데슈협곡으로 깊이가 약5백m 되는 곳에 자리잡고 있으며 길이는 수백m에 이른다. 프랑스 문화부는 이 동굴벽화들의 발견 사실을 발표하면서 『가장 위대한 선사시대 미술작품의 하나로 완벽한 보존상태에 있다』고 말했으며 전문가들은 표범과 올빼미를 그린 선사시대 그림으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벽화들은 평균 높이가 약40㎝인 동물들이 서있거나 뛰고 있는 광경의 그림으로 오래전에 멸종된 종류의 몇몇 코뿔소는 뿔을 서로 비비면서 싸우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 선사시대 벽화들은 대체로 숯을 기름·물 또는 다른 액체와 섞은 것으로 그려져 있으며 문화부는 그림양식이 비슷해 같은 사람의 솜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벽화 발견 사실을 뒤늦게 공표한 것은 구경꾼들로부터 벽화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는데 지난 13일 관리들은 일반인의 이 동굴 출입을 금지하는 비상조치를 취했다. 투봉 문화장관은 18일 이 동굴이 훼손되기 쉬운 귀중한 유물들의 보존을 위해 앞으로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며 문화부는 비디오,컴팩트디스크,기타멀티미디어기법등을 통해 이 벽화들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법안심의 뒷전… 말다툼만 요란/정부개편안 4일째 낮잠/행경위

    ◎고함·다그침·으름장·말 가로채기…/「작은 정부」 논의는 언제 하나 전날에 이어 정부조직법 개정안문제를 다룬 13일의 행정경제위원회는 회의진행속도를 둘러싼 여야간의 팽팽한 신경전으로 시작돼 내내 말싸움으로 일관했다. 특히 야당의원이 요구한 자료제출문제로 여야간에 장시간 고함이 오가고 비공개회의마저 연출되는등 우여곡절이 속출했다. 당초 상오10시에 시작,황영하총무처장관의 답변을 듣기로 예정됐던 이날 회의는 민주당 김덕규위원장이 『질의한 의원이 도착하지 않았다』면서 개회를 늦춰 회의에 들어가기도 전에 여당측의 항의가 빗발쳤다. 개회시간이 1시간 가량 늦어지자 『상임위원 수가 여당 10명에 야당 5명인데 야당이 사회봉을 잡았다고 이런 식으로 할수 있나』(조용직간사),『긴급동의안을 내서 위원장교체 표결을 하자』(신상식의원),『이건 우보(오보)작전이 아니라 곰(웅)보작전이다』라 는등 민자당측의 감정이 일찌감치 폭발했다. 이같은 여당측의 「원성」에 마지못해 입장한 야당측은 황장관에 대한 「위협」으로 기선제압을 시도 했다.민주당 강철선간사는 『정부측이 자료제출을 계속 미루고 있는데 하오 2시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장관에 대한 불신임안 제출까지 얘기할 것』이라고 을렀고 김위원장은 『자료 미제출로 인한 의사진행 지연책임은 전적으로 장관에게 있다』고 거들었다. 이어 답변석에 선 황장관이 의원들의 질의를 몇개로 뭉뚱그려 대충 넘어가려 하자 민주당 유준상의원이 말을 막았다.유의원은 질문 하나하나에 답변을 또박또박 할 것을 요구한뒤 갑자기 『장관은 우리당이 제시한 임시국회와 정부조직개편 관련 공청회·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닌가』라고 황장관을 코너로 몰았다.『답변이 긍정적이지 않으면 오늘 회의는 밤12시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다그침도 덧붙였다. 황장관이 계속 궁지에 몰리자 민자당 현경대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그런 문제는 우리가 정할 사항이니 장관에게는 발언관련 답변만 요구하자』고 구원에 나섰다. 그러나 유의원은 『다른 상임위에서 장관답변을 대신하러 왔느냐』고 현의원이 전날 행정경제위로 옮겨온 것을 꼬집었고 이 발언은 곧 현의원과 같은날 옮겨온 민자당 박희부의원의 『행경위에 왔으면 행경위원이지 애초에 다른 상임위에서 안온 사람 어디 있느냐』는 항변과 함께 속기록 삭제요구로 이어졌다. 1차정회에 이어 속개된 하오회의에서는 여야의원들은 마침내 정부측의 자료제출문제로 맞고함을 터뜨렸다.황장관이 각 부처의 직제조정에 대한 자료를 들어보이기만 한뒤 『노출해서 추진하기가 거북하다』고 제출에 난색을 표하자 강철선의원이 『멀리서 보여만주고 안내놓는 것은 약을 올리자는 것 아니냐』면서 『국회가 짓밟히고 무시되는 상황에서는 회의를 더이상 진행할수 없다』고 흥분했다. 이때부터 자료를 제출하라는 야당과 『갈길이 바쁜데 지엽말단적 문제를 갖고 회의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은 오히려 야당』이라며 정부를 편드는 여당측간에 설전이 붙어 『내 얘기좀 들어봐』,『가만있어』,『정말 시비 걸거야』등의 험악한 말들이 오갔다. 결국 자료제출 시비는 김위원장이 요구당사자인 강의원에게만 보여주자는 중재안을 냈으나 여야 모두가 반대,비공개회의에서 전체 의원에게 열람시키는 선에서 가까스로 무마됐다.하지만 이같은 소동으로 이날 회의의 본래 목적인 법안심의는 전날에 이어 계속 겉돌았다.
  • “주가 이상폭등” 8개종목 조사/「대영포장」 올21배 뛰어

    ◎증권거래소/「작전설」 22개종목 가격동향 감시 증권 당국은 9일 최근 작전설이 나도는 가운데 일부 중소형 주들이 뚜렷한 이유없이 폭등하자 해당 종목에 대한 조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증권거래소는 작전설이 나도는 22개 종목의 주가동향을 철저히 감시하는 한편 이상 급등이 뚜렷한 8개 종목을 증권감독원에 통보,조사하도록 했다. 작전 대상으로 의심이 가는 종목은 청산,두산음료,부광약품,신화 및 신화 1신주,한창,삼익공업,동성철강,삼부토건,호남식품,태창,영풍산업 및 영풍산업 1신주,갑을,태림포장,호남석유화학,아세아제지,전방,해태유업,백광산업,신풍제약,도신산업 등이다. 증감원에 통보된 종목은 로케트전기와 로케트전기 우선주,세원,태영판지,삼표제작소,동해펄프,선일포도당,대영포장이다. 대영포장의 경우 세제용 무공해 박스 개발 등의 호재성 풍문이 나돌며 지난 7일에는 8만1천원대까지 치솟아 연중 최저치(3천6백20원)보다 무려 21배 이상 올랐다.청산은 중국 정부와 합작으로 대규모 위락시설을 건립한다는 소문으로 3만9천2백원까지 올라 최저치보다 7배 이상 상승했다. 두산음료는 지난 여름의 매출 호조와 코카콜라 독점판매설로 4만9천원까지 급등,5배가 됐다.부광약품도 항 혈전제인 아스파라톤의 미국 특허 획득설로 8만3천원 대로 상승,4.5배가 됐다. 로케트 전기는 전지 수요의 급증에 따른 매출 증대설로 지난 10월 최저치보다 7배 가까이 오른 7만2천원까지 치솟았다가 하락세로 반전,9일 4만5천원 선으로 내려 앉았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1∼2개 증권사 지점에서 작전을 펴 찾기가 쉬웠으나 요즈음에는 5∼6개 지점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벌이는 등 수법이 고도화돼 찾아내기 어렵다』며 『금융실명제로 수표를 추적할 수 없는 것도 장애요인』이라고 밝혔다. ◎작전세력/「M60」등 20개그룹 뛴다/펀드매니저·학교동문·투자클럽이 조종/엄청난 자금동원 특정주 매입… 주가 조작/연말장과열 주범… 이들의 실체는 연말 폐장을 앞두고 작전설이 난무하며 그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작전세력은 크게 기관투자가에 소속된 펀드매니저(주식운용 역),학교동문 모임,투자클럽,명동과 강남지역의 사채업자로 나뉜다. 펀드매니저 그룹에서는 「피스톨 박」,「장풍」,「신바람」,「M60」,「허대포」가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피스톨 박」은 투신사 펀드매니저 출신의 J은행 박모부부장.작전 때 「서부의 건맨」처럼 속전속결로 끝낸다는 점에서 붙여진 별명이다.지난 8월 악성루머가 돈 뒤 주식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으나 증권투자부에 근무하며 계속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설도 있다. 「장풍」은 작년 가을 자산주 돌풍을 일으킨 H투신의 장모과장.중국영화에 나오는 장풍처럼 단번에 모든 것을 날려버리 듯 무차별 물량공세를 퍼붓는 게 주특기이다.「피스톨 박」보다 「총이 길다」는 의미로 「장총」 또는 「라이플 장」으로도 불린다.한때 징계설이 나돌았으나 주식운용부에 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바람」은 K보험의 심모씨.새로운 종목을 발굴,바람을 일으킨다는 뜻이다.최근 주식운용부에서 채권부로 자리를 옮겼다는 후문이다. 「M60」은 국책 J은행의 공모씨.한 종목을 표적으로 삼아 집중연발탄을 쏘는 것처럼 투자한다.모 건설회사의 작전에 가담,많은 차익을 남겼으나 막판에 물려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소문이다. 「허대포」는 D보험의 허모과장으로 알려졌을 뿐 투자 행태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피스톨 박이나 장총보다 더 세다」는 평판을 듣기도 했으나 근자에는 동면 중이라는 소문이다. 이밖에 검찰에 고발된 외국계 바클레이즈 증권사에 근무한 이모씨와 S은행의 고모씨도 알아주는 꾼이다. 학교 동문으로는 「69결사대」,「YE파」,「KE파」「J고파」,「M상고파」가 유명하다.이들은 대개 기관투자가 소속의 펀드매니저나 증권사 법인영업부에 근무하는 동문들로 1주일에 한번씩 만나 작전을 개발한다. 「69결사대」는 명문 S대 69학번들의 모임.자금이 적기 때문에 「작전에 실패하면 죽는다」고 해서 결사대라고 스스로 붙인 이름이다.「YE파」와 「KE파」는 명문 Y대 경영학과와 K대 경제학과,「J고파」 및 「M상고파」는 호남의 명문 J고와 M상고를 가르킨다. 투자클럽으로는 부산의 「CPA그룹」과 「강남투자클럽」이 대표적이다.「CPA그룹」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7명의 공인회계사 투자모임으로 「부산의 7인방」이라고도 한다.자산주의 선풍을 일으킨 만호제강이 이들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강남 투자세력」은 강남지역 증권사의 대리나 과·차장급의 「젊고 똑똑한 직원」이 주축이다.적게는 20억∼30억원,많게는 1백억원대의 자금을 동원,1∼2개 종목을 집중 매집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채업자로는 「광화문 곰」과 하모씨가 전설적이다.국내 최대의 사채업자인 「광화문 곰」 고모씨는 한 종목을 잡으면 끝장을 볼 때까지 밀어붙인다.90년대 초 엄청난 손해를 본 뒤 손을 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모씨는 당대의 큰 손 장모여인 밑에서 사채를 배웠다는 소문이 있다.직접 투자하지 않고 작전세력에게 판돈을 대주고 이자를 챙기는 게 특징이다.최근 작전종목으로 지목돼 조사를 받고 있는 로케트전기의 작전세력에 돈을 댔다는 후문이다.
  • “일본고기 씨말리려 낚시”/카터가 본 「인간 김일성」

    ◎일제때 복역중 목사가 구명… 기독교에 호감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했던 지미 카터 전대통령이 김일성과의 대화에서 종교와 취미에 관한 많은 얘기를 나눴으며 김의 인간적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레코드지 주말판 퍼레이드가 보도했다. 퍼레이드는 김일성이 『나는 신실한 감리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만주에서 일본경찰에 체포돼 징역을 살 때 기독교 목사들의 도움으로 구출된 적도 있다』고 회상하고 『기독교에 많은 호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은 또 사냥을 즐긴다고 건강을 과시했으며 카터에게 『작년에만 곰 두마리,멧돼지 2백마리를 잡았다』고 자랑했다고 퍼레이드는 전했다. 김은 특히 낚시에 많은 흥미를 갖고 있었다.김은 『해방 뒤 일본에 대한 증오에서 당시 「일본고기」의 씨를 말리려고 마구 잡아들였는데 알고보니 그 고기는 구한말 미국 광산노동자들이 가져온 무지개송어였다』고 말하고 『이제 그 송어들을 다시 살리기 위해 국가적으로 계획을 세워 노력하고 있으나 잘 안된다』고 밝혔다. 카터 전대통령은이에대해 미국의 어류학자와 송어양식 전문가를 북한에 보내줄 것을 주선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퍼레이드는 전했다. 그러나 이제 클린턴 행정부가 김의 아들 김정일과 독자적 협정을 체결한 상황에서 그들의 의제 안에 송어양식기술 이전 문제가 포함돼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퍼레이드는 덧붙였다.
  • 동물가족 겨울나기 “준비 끝”/소설 앞두고 자연농원 등 분주

    ◎추위 약한 코끼리·침팬지 실내 이주/판다·백호는 첨단난방시설서 “호사” 각 동물원의 「겨울나기」 준비가 한창이다.소설(22일)을 하루 앞두고 서서히 기온이 내려가는 요즘 동물가족이 많은 용인자연농원의 경우 놀랍게도 펭귄이 추위를 가장 많이 타고 중국에서 온 귀한 손님 판다와 병마를 딛고 일어선 아기백호가 겨울나기에서 VIP대접을 톡톡히 받고 있다. 중국산 판다 「밍밍」과 「리리」는 올 겨울이 두렵지 않다.항온조절장치 등 최첨단 시설과 최고의 식사가 제공되는 「판다 월드」에서 겨울을 나기때문이다.또 사육사·수의사가 24시간 돌봐주는 귀빈대우를 받아 한국에서 처음 맞는 겨울이 푸근하게만 하다. 아기백호 「평화」도 VIP로서 판다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인도산 코끼리가족은 덩치와 달리 추위에 꼼짝못하는 체질.벌써부터 오금을 못펴고 지낸다.농원측은 실내 코끼리사육장을 섭씨 15도로 높여 겨울을 나게 할 생각이다.코끼리는 기온에 민감해 15도에서 단 1도만 떨어져도 당장 딸꾹질을 해댄다.코끼리의 딸꾹질은 사육사에게는 「추위주의보」에 해당한다.이와함께 침팬지·오랑우탕 등 유인원들도 더위와 추위에는 질색이다.지난 여름 혹서에 혼쭐이 났던 유인원들은 이미 습도·온도가 조절된 따뜻한 실내관람장으로 입주한 지 오래다. 곰은 일반적으로 겨울잠을 자야하지만 이 곳의 곰은 형편이 다르다.야생곰은 겨울에 먹을 것이 없어 굴속에서 지내나 맛과 영양가있는 음식을 언제나 즐길 수 있어 겨울잠이 없다.
  • “한국 호랑이뼈 최대수입국/국제환경단체

    ◎중국과 함께 곰쓸개 주요소비국” 한국은 세계 최대의 호랑이 뼈 수입국이며 중국 대만 홍콩 등과 함께 곰쓸개의 주요 소비국이다.중국은 세계 최대의 멸종위기 동물 수출국이며 또 소비국이다. 15일 한국무역협회 워싱턴사무소 보고에 따르면 환경조사기구 및 지구도서기구 등 환경보호 단체들은 최근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CITES)의 대상인 동식물에 대한 실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환경보호 단체들은 제 9차 CITES 체약국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뿔소,호랑이,아시아산 곰 등은 각국의 CITES 시행의지 부족으로 90년대 말까지 멸종할 것』이라며 『야생동물의 불법거래 규모는 세계적으로 50억달러로 추정되지만,무역자유화에 따른 감시활동의 제약으로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CITES 상임위원회 산하에 협약이행 위원회나 실무 작업팀을 설치하고 ▲지역별 다자간협약 이행단체의 결성을 기술적으로 지원하며 ▲협약당사국은 불법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범 국가적 야생동물 보호기구를 설치해야한다고 촉구했다. CITES 회의는 지난 7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고 있으며 오는 18일 폐막된다.
  • 일 민항기 영공통과 허용할듯/한·중 항공협정 발효 그후

    ◎정부,“특별사유 없는 한 수용”… 중선 거부 한·중 항공노선을 잡아라. 우리나라와 중국간의 항공협정이 지난달 말 발효되자 서울∼북경 노선을 활용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북경 노선에 비행기가 뜨기도 전에 벌써부터 영공 통과권을 요구하는가 하면 서울과 중국을 기점으로 한 중간 및 이원 지점 등이 거론된다.마치 19세기 말 아시아를 삼키려는 열강들의 이권 다툼이 재연되는 듯 하다. 일본이 이미 우리나라에 영공 통과권을 요구했으며,한국과 중국을 동시에 취항하는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들도 비슷한 요구를 할 움직임이다.한·중 노선을 서울과 북경에만 국한된 노선이 아닌,동서양을 잇는 금세기 최고의 황금 노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외국에 영공 통과권을 요구하는 것은 국제 관례상 당연한 일이다.국제항공운송협회(IATA)등 국제 항공기구들은 두 나라 사이에 항공협정이 체결되면 먼저 영공 통과권을 인정한다.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한 나라가 요청하면 허용하는 것이 관례이다. 주유·정비를 위한 착륙권,쌍방 통행권,이원권 등도 제 2∼5의 권리로 못박고 있다.가급적 항공기 취항에 관한 제한을 없애려는 취지이다. 일본이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 길」을 우리나라에 요구한 것도 이런 관례에 따른 것이며,일본 영공을 지나 미주 등으로 취항하는 우리나라가 이를 딱히 거절할 명분도 없다.단,중국이 일본에게 특별한 이유를 내세워 영공 통과권을 거절하면 한반도의 하늘도 닫히게 된다. 문제는 중국이다.중국은 「관제능력」을 이유로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뿐더러 미국과 유럽의 압력도 뿌리치고 있다.언어 소통이 부자유스럽고 통신 설비가 모자라,자국의 영공을 지나는 항공기들을 제대로 관제할 수 없다는 게 표면적 이유이다. 물론 이는 핑계이다.중국이 서울∼북경 노선을 개방하면 한국에 뒤지는 것은 고사하고 일본,미국,독일 등 세계적 항공사에 뒤처질 게 뻔하다.값싼 영공 통과료를 받고 자국 영공을 팔 수 없다는 속셈인 것이다. 때문에 중국은 당분간 영공 통과권이나 이원권 등은 무시하고 서울∼북경만 취항하자고 우리나라에 주장한다. 우리로서는 국제 항공사들이 취항하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이원권을 요구할 수 있어 이득이 더 큰 편이다.예컨대 몽골(울란바토르)∼유럽(파리나 취리히) 노선이 뚫리면 왕복 3∼5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중동 행도 2∼3시간은 벌어 영공 통과권을 반대할 필요가 없다.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국 항공사들의 서울∼북항 노선 취항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중국 사람이 번다」는 속담이 빗나가게 되는 것이다.
  • 버스안 피 얼룩… 책가방·신발 널려/성수대교 붕괴 현장

    ◎경찰 사망집계 하루종일 혼선/“남편 출근 했나” 회사마다 전화 빗발/비상신고 전화에 시큰둥한 반응도 ○…경찰은 이날 늑장 출동·구조작업과 함께 사망자 확인작업 또한 지연,상오 한때 사망자가 48명으로 발표되등 하루종일 오락가락해 눈살. 최종 집계결과 사망자는 32명,부상자는 17명으로 밝혀졌는데 사망자가 이처럼 늘어났던 것은 사망자들을 병원으로 바로 후송하는 과정에서 중복계산되는등 다소 혼선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궁색한 변명. ○…구조작업이 진행중이던 상오 9시30분쯤에는 무너져 내린 5∼6번 사이의 교각상판의 인접부분이 바람에 심하게 흔들려 경찰과 구조반이 황급히 성수대교 북단으로 대피하기도 했으며 경찰은 다리의 또 다른 상판이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붕괴지점에서 1백여m 떨어진 다리 양측에 밧줄을 치고 취재진과 시민을 통제했으나 사고현장 주변인 올림픽대로와 남북단의 강변도로엔 2천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혼잡. ○…이날 출근길에 사고현장에서 추락직전에 멈춰 자신의 승용차 핸드폰으로 경찰서등에사고신고를 한 유해필씨(42·선경증권 법인영업1부장)는 관계당국의 무성의로 사고수습이 늦어졌다며 분통. 유씨는 사고직후 112·119에 전화로 『대형사고가 났으니 빨리 조치를 해달라』고 했으나 상대측에서는 한결같이 장난전화인 것으로 아는 듯 시큰둥했다고 설명. 유씨는 또 114교환에 물어 청와대민원실과 내무부상황실 전화번호를 알아내 이곳에도 전화를 했으나 오히려 『당신 누구야』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해 전화를 끊었다고 흥분. 유씨는 교통방송에 연락,끝내 사고상황등을 알렸지만 신고를 접수한 당국이 좀더 진지했다면 사고수습을 좀더 원활히 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 ○…서울시교육청은 사고에 따른 중·고교 및 국교생들과 교사들의 피해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 시교육청은 동부·북부·중부 및 강남과 강동교육청에 긴급공문을 보내 결석학생과 결근교사 실태와 원인을 확인,보고토록 지시. ○…강북지역에 있는 각 직장에서는 출근후 임직원들의 안전여부를 확인하느라 큰 소동을 빚었고 일부 직장에서는 남편의 무사출근을확인하려는 강남지역거주 주부들의 전화가 빗발.아침출근을 「무사히」한 직장인들은 사무실에 삼삼오오 TV를 보며 『지진같은 천재지변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다리가 중간에 끊어질 수 있느냐』며 흥분. ○…성수대교 붕괴사고현장은 납짝해진 버스의 잔해등 차량들과 처참하게 떨어져내린 교각상판의 잔해등으로 폭파현장을 방불케 하는 참혹한 모습. 붕괴된 교각의 상판은 물위로 내려앉았으며 추락한 한성운수소속 16번 시내버스 1대와 봉고승합차·프라이드·세피아승용차등 3대의 다른 차량들도 어지럽게 널려 사고당시의 아비규환상황을 가늠케 했다. 특히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성냥갑처럼 납작하게 일그러진 버스와 상판 곳곳에는 희생된 승객들의 피로 얼룩져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 상오10시쯤 구조반들이 기중기를 이용,버스를 바로세우자 바닥에서는 짓이겨진 남녀 시체 6구가 발견됐으며 버스안에는 학생들의 가방과 신발·곰인형·사진등 승객들의 소지품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경찰과 군은 22일에는 순찰정 6정과 해경 특수구조대 보트 2정·헬기2대를 동원,한강 하구까지 수색작업을 다시 벌일 예정이나 또다른 피해 차량이나 실종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으로 관측. ◎“8명 참변” 무학여고 울음바다/비보에 학우들 부둥켜 안고 통곡/딸 확인하러온 아버지 충격 실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요.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옆자리에서 함께 공부했던 친구였는데…』 성수대교붕괴사고로 꽃다운 8명의 제자와 친구들을 잃어버린 서울 성동구 행당동 무학여고 교사와 학생들은 아침 등교길에 일어난 참변에 넋을 잃었다. 특히 3명의 친구들을 한꺼번에 빼앗긴 1학년2반 학생들은 대부분 충격과 놀라움으로 말문을 열지 못했고 일부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서로 부둥켜 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학교측에서 사고소식을 안 것은 이날 상오 8시쯤.전교생 모두가 아침 자율학습을 받기 때문에 상오7시30분까지 등교를 해야 하는데 이때까지 오지 않은 학생이 20여명이었다.비가 뿌리는 궂은 날씨에다 평소에도 지각생이 종종 있었던 터라 별다른 생각없이 수업을진행하던 교사와 학생들은 8시쯤 각 교실마다 설치된 TV에서 숨가쁘게 방송되는 뉴스를 듣고서야 이들의 「지각」이 평소와 다른 것임을 직감,순식간에 각 교실은 비명소리와 울음바다로 변했고 교사들은 경황이 없는 와중에서도 학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으나 역부족이었다. 교무실에는 아침 일찍 등교길에 오른 딸의 안부를 확인하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쳤으며 전날 밤샘근무를 하고 귀가하던 길에 「설마」하는 마음으로 학교에 들렀던 환경미화원 황인오씨(41)는 딸 선정양(16)의 사망소식에 한동안 실신,주위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사망자가운데 유일하게 3학년인 장세미양(18)의 담임 유갑례교사(50)는 『수능시험을 한달 앞두고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던 세미의 얼굴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린다.가정형편이 어려운데도 근면하고 착해 유달리 정이 가던 아이였는데…』라며 말끝을 맺지 못하고 눈시울을 적셨다. 교사와 학생들은 또 『왜 어른들이 잘못한 일로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느냐』며 그동안 문제가 많다고 지적돼온 성수대교의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당국에 분노를 터뜨렸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충격이 너무 커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4교시가 끝난 하오 1시쯤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대책회의를 열었다. 어쩔수 없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예고된 인재」로 졸지에 사랑하는 제자와 친구들을 잃고 비통해하는 이들의 울음소리가 차가운 가을비에 섞여 운동장을 적시고 있었다.
  • 핵협상타결 이후가 중요하다(사설)

    미국과 북한이 그동안 제네바에서 계속해온 핵회담이 포괄 타결형식으로 최종 타결됐다고 18일 공식 발표됐다.지난해 3월12일 북한이 돌연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돌출된 북한핵 파문이 시작된지 1년7개월만이다. 이번 합의내용을 놓고 국내에서조차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는 측이 있는가 하면 환영하는 측도 있다.어쨌든 합의가 기정 사실인 이상 이것이 한반도의 안정과 남북 관계진전에 도움이 되도록 관계당사자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번 회담결과는 총체적으로 보아 긍정적 면이 적지않다.우선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세력으로 간주돼온 북한의 핵무장 의지를 동결하고 북한을 NPT체제하에 계속해서 묶어두게 됐다는 점에서 그렇다.이는 북한핵문제를 전쟁없이 해결할 수 있는 평화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냉전의 소멸이란 외부구조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만 유독 남아있는 냉전적 장벽 하나를 들어낸 큰 수확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북한핵 동결이후 경수로지원이나 경제협력은 필연적으로 북한의 개방과 변화를 유도하게 될 것이다.이것 또한 우리가 바라는 방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결과에 한국민들의 일반 감정이 곱지만 않고 여론도 전반적으로 매우 비판적인 것은 「선특별사찰 후경수로지원」이란 한­미간 합의된 협상기본원칙을 미국이 일방적으로 깨버림으로써 과거핵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게된 점 때문이다.또 북한이 합의내용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란 담보가 없어 남북간 오랜 협상경험을 가지고 있는 한국민들로선 일말의 불안감을 지울 수 없는 일면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민감정의 근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외」라는 뿌리가 깊이 깔려있다.한국은 북한핵의 직접당사자이자 막대한 경수로 지원비의 태반을 부담하게 돼있으면서도 「재주는 곰이 넘는형국」에 적지아니 심사가 뒤틀린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한국민감정을 보다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다.어떤 의미에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북한핵 문제를 의문없이 종결짓는 일에서부터 경수로지원,미국의 대북수교전남북회담재개 보장등 한­미공조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보아야한다.한반도문제의 최종목표는 한반도에 평화구도를 확고히 구축하는 일이다. 아울러 정부는 상처입은 국민감정을 추스리는 일과 그동안 한국이 외교적으로 겉돌지않았느냐는 국민의 불만 해소를 위해 경수로 지원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과정에서나 대북경협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주길 기대한다.
  • 올 종토세부과액 23% 늘어/천만원이상 8천7백명

    ◎납세자 1인당 평균 9만5천원/골프장대표 윤익성씨 2년째 1위/법인으론 1백54억 낸 한전이 최고 땅부자 0.1%가 전국토지의 47.4%(가액기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무부가 7일 발표한 전국의 종합토지세 부과내역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종합토지세는 1천1백41만명에게 1조8백92억원이 부과됐다.이는 지난해 1천89만명의 8천8백59억원보다 납세자는 52만명(4.8%),세액은 2천34억원(23%) 각각 늘어난 것이다.또 납세자 1인당 평균부과액은 9만5천원으로 지난해의 8만1천원보다 17.3%가 올랐다. 내무부는 『과표현실화 방침에 따라 토지과표현실화율이 10%미만인 토지의 현실화요율을 20%까지 인상한데다 토지과다 보유에 따른 누진세율이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인당 세액부담 분포상황을 보면 10만원(토지가액 4천5백만원선)미만이 전체납세자의 91.5%(1천44만5천명)로 1천6백27억원(전체세액의 14.9%)을,나머지 96만9천명이 85.1%인 9천2백65억원을 각각 부담하고 있다. 토지가액 9억원이상의 땅부자들인 1천만원이상 납세자는 전체의 0.1%인 8천7백명에 불과했으나 부과된 세액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7.4%(5천1백56억원)로 땅소유의 편중이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고액 납세자는 개인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대표 윤익성씨(72)였다.신안종합건설대표 박순석씨(7억2천6백만원)는 32만여㎡이외에 경기도 하남시와 안양시 비산동일대를 중심으로 2만여㎡를 추가로 매입,지난해 35위에서 올해에는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3위는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박옥성씨(5억6백만원)가 차지했고 증권계의 큰손으로 「광화문 곰」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고성일씨가 지난해 18위에서 4위로 껑충 뛰었다.이밖에 민자당 조진형의원이 8위를 차지했고 ▲김문기 전의원이 15위 ▲나산그룹 회장 안병균씨가 16위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18위였다 법인은 한국전기통신공사를 제치고 지난해 2위였던 한국전력공사가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한국전기통신공사,한국토지개발공사,삼성생명보험 순으로 지난해와 큰 변동이 없었다. 이번에 부과된 종토세는 오는 16일부터 이달말까지 납부해야 되며 부과내용에 이의가 있을 때에는 고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60일이내에 해당 시·군·구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 「지존파」의 엽기적 범행을 보고/백상창(기고)

    ◎“네탓”만 하는 사회풍조 20대 초반의 범인들이 6명씩 떼를 지어서 치밀하고 반복된 훈련 끝에 그랜저를 타고다니는 사람들을 골라서 금품을 뜯은뒤 납치살해,『용기를 북돋우며 힘을 얻는다』며 시체의 일부를 먹는등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죄가 벌어졌다.그렇지 않아도 박한상의 부모살해사건,60대 노인의 생활고로 인한 80대 어머니의 살해,그리고 인천에서 공무원들이 짜고 국민의 혈세를 조직적으로 착복하여 모처럼 발족된 문민정부의 개혁의지를 손상케하는 일등이 터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존파」범죄사건은 차라리 경악을 넘어선 절망감과 불길한 예감마저 던져주고 있다. 어째서 이런 망국적 범죄가 일어나야 하는가. 여기에는 현정부만 나무랄수 없는 사회병리적 원인들이 누적되어 왔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이들 20대 초반의 범인들이 치밀한 계획과 수차례에 걸친 끔찍한 범죄행위를 반복하는 동안에도 아무도 관심을 쏟거나 충고,선도하거나 따뜻한 사랑을 베푼 일이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는 무엇이그리 바쁜지 쫓기며 살고,남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과 불신등이 판을 치고 있는 점이다. 또 당사자들에게 있어 인면수심의 도덕적 양심의 결핍증을 들수 있다.이들에게는 본능적 충동을 억제하고,무엇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초자아(Superego)즉,양심층이라는 인성에서 마치 오존층이 파괴되듯 일부 마비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고,심지어는 살인·방화·시체의 일부를 먹기등에서 묘한 병적 쾌감마저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은 선량한 한국전체 국민들의 위신마저 송두리째 추락시켰으며 그 원인은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투사심리(Projection)와도 관계가 있다. 원래 겸양했고 천지인의 조화를 강조해 왔으며 동방례의지국으로 일컬어져온 한국의 전통가치는 상처를 입었다.너나 할것없이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의 존재를 과대하게 보며,바라는 일들이 안되거나 실패하게 되면 남을 원망하고 제도·사회·조상등에 책임을 돌리는 풍조가 만연된 현상은 아닌가 생각해봐야 할 때다. 이번 사건과 같이 반사회적인 범죄의 빈발을 차단하는 처방은 무엇인가.우선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치권을 비롯한 행정부및 지식층등의 분발이 요구된다. 김영삼대통령이 「한국병」을 진단하고 이의 퇴치를 다짐하고는 있지만 대통령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고 추진하겠다는 정치지도층의 불같은 정열과 곰같은 뚝심,명경지수 같은 개혁의지의 동참이 요청된다. 이번 사건과 같이 상상을 넘는 범죄행위는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하며 엄중하고 단호한 처벌이 있어야 일벌백계의 교훈을 얻게된다. 더욱이 이런 동물과도 같은 극악한 범죄꾼이 나오지 못하도록 가정·학교·사회가 혼연일체가 된 인격교육(Educationforpersonality)이 요청되는데 특히 만1세에서 7세까지의 인격형성기에 있어 「따뜻한 모유주기」,「가정속에서 안도감주기」,「아버지는 모범적인 모습보이기」,「어머니는 과잉보호,무관심이 아닌 적절한 사랑주기」,「자신의 뜻을 펴되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해롭히는 일을 하지않도록 교육하기」등을 가르쳐주는 사회운동이 요청된다. 끝으로 정치권의 책임을 들수 있다.좌절감,실망감에 빠지는 일이없는 사회정책을 펴고,많은 기회를 주는 고용창출을 하며,외롭거나 방황하는 이들이 쉽사리 접근하여 도움을 요청할수 있는 상담실운영 등이 요청된다. 범인은 반드시 붙잡히고 처벌을 받는다는 대중적 인식이 확산되게 해야할 것이다.
  • 팬더 한쌍 한국에 온다/삼성,중국서 10년임대 형식반입

    ◎10월 용인자연농원서 일반 공개 흑백의 절묘한 조화,귀염둥이 아가의 천진한 몸짓,북경 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 중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동물인 팬더(곰의 일종) 한쌍이 23일 공수돼 서울에 온다. 10월에는 용인자연농원을 찾는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삼성그룹의 중앙개발은 15일 중국 북경동물원협회측과 팬더곰 한쌍을 10년간 임대형식으로 국내에 반입,사육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팬더의 국내반입은 89년 삼성측이 북경동물원측과 접촉,6년여의 노력끝에 민간차원에서 성사된 것이나 백두산호랑이의 반입에 이어 양국간 교류및 우호관계의 사절성격을 띠고 있다. 중국의 팬터메카인 성도동물원에서 들여오는 암컷은 「리리,중경동물원의 수컷은 「밍밍」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팬더는 오카피·봉고와 함께 세계 3대 희귀동물로 꼽히며 곰이긴 하나 「팬더과」로 분류돼 있다. 이번에 들어올 팬더는 두살바기로 키 1m,몸무게 80㎏안팎으로 2년쯤 더 자라면 키 1백20㎝,몸무게 1백60㎏까지 나가 보통 20년을 산다. 팬더는 무엇보다 독특한 몸색깔이 특징.귀·눈둘레·코·앞뒷발·어깨가 검은색을 이루고 나머지는 순백의 크림색을 자랑한다. 화석을 통해 3백만년전부터 서식이 증명된 팬더는 흰색으로 태어나 한달쯤 뒤 검은색을 갖추게 된다. 지금껏 흑백의 조화에 대한 유전적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옛날 어느 숲속의 소녀가 표범과 싸우는 팬더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자 이 애달픈 사연을 들은 팬더들이 목놓아 슬피 울다 눈물을 훔친 부분들이 검게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또 팬더는 식욕이 까다롭고 중국 내륙고지대에서만 살아 번식이 어렵다. 중국 사천성일대에 1천마리 정도가 살며 미·중,일·중 수교기념 등 특별한 일에만 기증돼 우리나라를 포함,10개국만이 보유하고 있다.
  • 패망의 설화(백제를 다시본다:28)

    ◎의자왕 실정 등 좌절의 역사 우회 표출/천정대 전설은 흥수·성충 유폐 비판/「철 먹어치운 딱정벌레」선 멸망 암시/「계백 키운 호랑이 석달사흘 통곡」엔 백제인 자존심 깃들어 설화를 통해 백제인의 의식을 살피는 일은 그것이 역사적 사실의 확인 여부를 떠나서 꽤 흥미있는 일이다.왜냐하면 설화는 역사 현실에 대한 민중의 의식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다.백제설화가 생각보다 많이 채록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런대로 지금까지 알려진 설화들이 꽤 전해지고 있다. 사비시대가 막을 내리고 유민들이 항쟁을 벌인 시기는 백제로서 비극의 시대다.그 무렵 좌절의 역사가 더러 설화로 우회되어 나타났다.의자왕이 말년 실정을 거듭한 끝에 패망한 역사와 관련한 「희녀대」전설 역시 이 범주에 속한 것이다.사비성 밖 반월성 부근에 있는 희녀대에는 전국에서 뽑혀 온 처녀들이 가득 차 있었는데 백제가 망할 때 이 여자들이 모두 희생되어 백제에는 고운 모습의 여자들이 없어졌다.이는 「삼천궁녀」전설과 통하는 이야기라고도 할수 있다. ○「삼천궁녀」 전설 비슷 부여 규암면에 있는 「천정대와 임금바위 신하바위」전설은 의자왕의 실정을구체적으로 보여준다.천정대는 임금이 정승될 신하의 이름을 적어 넣으면 도장이 찍혀나오는 곳이다.의자왕은 흥수와 성충이 직간을 하자 다른 사람의 이름만을 적어 넣었더니 도장이 찍혀나오지 않았다.그럼에도 의자왕은 이들을 유폐시켜 나라가 망했다는 이야기다. 서산에 있는 「안흥목과 불가사리」전설은 백제 멸망의 징후를 보여준다.사비성에 남편을 보내고 바느질 품삯으로 사는 여인이 있었는데 하루는 딱정벌레가 나타나 가슴을 찌르고 사라졌다.며칠 후 그 딱정벌레는 사비성의 쇠붙이를 모조리 먹어치워 황소만해졌다가 안흥에 이르러 신진도 물살에 뒤집혀 죽었다.딱정벌레가 남편이 전쟁에 나간 여인의 가슴에 붙어있었다는 것은 전쟁에 나가 죽은 병사들의 혼과 수절하는 여인들의 한이 어우러진 것을 상징한다.또 사비성의 쇠를 모조리 먹었다는 것은 백제에서 무기를 만들 쇠가 없게 되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임천면에 구전되어 온 「성흥산성과 일곱왕자」는 성흥산성에서 일곱왕자와 항전하던 윤충이 사비성에 갔다가 모함을 받아서 죽었다는 내용이다.은산면에도 윤충이 나오는 「삼괴정의 세 장수」이야기가 있다.윤충이 세 장수와 함께 왕에게 충간끝에 옥에 갇혔다가 탈옥하여 은산에 은거하며 국난에 대비한다.그러나 윤충은 흑치상지의 배신으로 죽고 장수들은 왕자들의 권력다툼으로 패하고 말았다는 줄거리다. 이 두 전설은 시간적으로 맞지않지만 전설은 이를 문제시하지 않는다.요는 백제 유민들에겐 윤충이 백제의 국난을 위해 싸우려다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의자왕의 어리석음 때문에 죽는 다는 것이다.장수들이 지도자들의 권력싸움과 동료들의 배신으로 패한 것이 안타깝다는 울분을 설화를 통해 달래고 있다. ○윤충 모함받아 죽어 그러면서도 막상 백제가 망하고 의자왕을 비롯한 관료와 백성들이 당으로 잡혀간다니까 백성들이 의기투합하여 모인다.양화면의 원당산 또는 사당산이라고 불리는 곳이다.이름 그대로 당을 원망한다,또는 당을 향해 화살을쏜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유래된 민요가 「산유화가」이다.부여지역 백제인들의 국가에 대한 집단의식이 어떠했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소정방과 관련된 전설로는 「조룡대」전설을 비롯해서 「석연지와 백제탑」「맹괭이방죽」「군장동」「문동교」 등이 있다.「석연지와 백제탑」은 소정방이 「대당평재국비명」을 석연지에 새기려 하자 석공이 이를 거절한다.소정방이 이번에는 백제탑에 그 글귀를 새기려하나 석공은 탑 앞에서 죽어버린다.석공의 백제혼을 이야기한 것이다.그러나 실제로는 석연지와 백제탑에는 소정방이 새긴 비명이 남아 있다.이 전설은 수모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 치욕을 유민의 입장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민중의식을 담은 것이다. 「조룡대」전설은 각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된 내용은 소정방이 당군을 이끌고 조룡대에 이르러 돌풍으로 더이상 진격하지 못하고 있을 때 백마를 이용하여 용을 낚았다는 내용이다.각편에 따라 용의 화신은 의자왕,무왕,간신인 구가,천일장군 등으로 나온다.다만 의자왕이나 구가일 경우에는 이들에 대한 민중들의 부정적 시각이 드러나 죽은 시신이 떨어져 썩은 냄새가 난다는 구릿내로 되어 있다.그러나 무왕이나 천일장군일 경우에는 호국신답게 무왕이 밤에 도사로 변신하여 소정방을 괴롭혔다거나 소정방이 천일장군의 짝인 암룡을 잡기위해 강에 소금과 독약을 넣었다고 하여 그의 잔인성을 고발하고 있다. ○소정방 잔인성 고발 백제유민들의 국가에 대한 집단의식이 극명하게 나타난 설화는 「맹광이 방죽」이다.이름난 점쟁이 이민광이 계룡산 치마바위 아래 숨어있는 의자왕을 소정방의 위협에 못이겨 알려주고 난 뒤 뱀한테 물려죽었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이 역시 의자왕이 나라를 망친 장본인일지라도 배신자는 용서할 수 없다는 백제유민들의 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표뜸과 계백장군」은 패배한 백제장수들에 관한 대표적인 전설이다.계백은 다섯살이 될 때까지 호랑이에게서 키워졌다.어릴 때는 홍수를 건너 서당엘 다녔고 성장해서는 호랑이의 도움으로 많은 무공을 세웠으며 그가 죽자 호랑이가 석달 사흘을 울었다는 것이다.백제유민의 입장에서 비록 전쟁에서 진 장수이지만 근본은 신이성 내지 신통력을 가진 존재로 그의 패배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님을 밝혀 백제유민들의 정신적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 끝으로 백제유민,특히 여인들의 항거를 통해 유민의식을 보여주는 전설로 부여의 「각시바위」「가음산 궁녀바위」「낙화암과 삼천궁녀」「마가산 선녀」「연화지의 두 도령」,당진의 「영웅바위의 한」,청양의 「장수바위」「고란초」,서산의 「은행나무와 사자암」,금산의 「창평의 중바위」,대덕의 「새여울 두 처녀의 우정」 등이 전한다. ◎설화의 의미/건국·인물탄생의 사실 반영/「곰나루 전설」로 마한인의 유래 추정도 설화는 역사를 반영한다고 한다.설화의 내용이 곧 역사는 아닐지라도 역사적 사실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설화연구자들은 백제의 시조 온조가 남하하기 전 마한지역의 선래 토착인들이 누구였는지도 설화를 통해 추정하기도 한다. 공주 「곰나루전설」은 곰과 어부가 교혼을해 살다가 어부가 인간 세상이 그리워 도망가자 곰이 자식과 함께 강에 뛰어든뒤 금강에서 거룻배가 자주 뒤집어져 사람들이 곰의 사당을 짓고 곰을 제사지냈다는 이야기이다.이 설화는 이 지역의 선래 토착인들이 북쪽에서 이주한 곰 신앙 부족의 후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백제 무왕이 되었다는 서동이나 후백제 시조인 견훤의 탄생설화는 지렁이와 과부가 교혼을 해서 낳았다는 수평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이에비해 단군 주몽 혁거세 등 다른 국조 영웅들의 탄생설화는 천부지모의 수직적 구조를 보여준다. 이 두 설화는 마한지역에 온조부족 이외에 적어도 서로 다른 신화의 세계관을 지닌 두 부족이 공존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백제 초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청양군 「고금티 곰 울음」전설은 이들 서로 다른 부족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줄거리는 이렇다.백제군사에게 어미 곰을 잃은 아기 곰이 고개너머 다른 어미 곰과 아기 곰을 만났다.그러나 그 어미 곰 마저 백제군사에게 잡혀갔다.아기 곰들은 서로 의지하고 살려고 했지만 숯 굽는 사람들이 피우는 연기 때문에 고개를 넘어갈 수 없어 서로 울부짖으며 혼자 늙어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곰은 물론 마한지역에서 곰을 숭배하며 살아온 부족을 상징하는 것이다.결국 이 전설은 백제군사들이 이 지역의 곰 부족을 분열시켜 축출한 비극적인 역사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초대하고 싶은 고향/오동춘(굄돌)

    올 여름 어느날 아버님 산소에 가기 위해 타고 달리는 승용차 안에서 바라본 도로변 넓은 들에는 푸른 벼가 물결치고 있었다.전주 남원을 휙휙 지나 지리산 기슭의 고향땅 마천에 이르니 벼꽃이 활짝 피어 춤을 추고 있었다.문득 장만영 시인이 믿은 /소쩍소쩍/솥이 작다고/소쩍새가 운다/「소쩍새」시의 한 구절이 들려 오는듯 했다.기쁜 풍년이 예고 되기 때문이다. 동구 마천 큰애기는 곶감깎기로 다나가고/하개 산청 큰애기는 알밤 주으러 다 나가요/의 민요만 들어봐도 마천은 씨 없는 곶감으로 이름난 산골이요 감나무 고향임을 알 수 있다.광복 직후의 마천엔 멧돼지 덫에 표범이 잡힌 일이 있고 강청 마을엔 곰한테 볼이 할퀸 사람도 있었다.내가 자란 도촌마을 우리 집에 닭 물러 온 여우가 밤중에 오줌 누러 나온 내게 들켜 「이놈!」하고 소리치는 바람에 뒷동산으로 도망간 일도 있다.침침한 호롱불 아래에서도 아낙네들의 바늘솜씨는 좋았다.보릿고개에 쌀만 조금 섞어 밥을 먹어도 그집은 부자였고 배고픈 어린이의 소원은 수북한 쌀밥 한그릇 먹어보는일이었다.반찬만은 지리산 산나물이나 냇가의 맛좋은 민물고기로는 늘 넉넉하였다. 이젠 고향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너무 달라져서 고향을 가도 고향이 없다는 말도 있다.짚공을 하늘 높이 차며 십리 학교길을 가던 신작로는 넓은 아스팔트도로가 되어 함양 남원을 거쳐 오는 전국의 자동차물결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사철 등산객이 붐빈다.방아 찧던 물레방아도 자취를 감추고 창호지 만드는 곳이나 제기공장도 없어졌다.미루나무로 걸쳐 놓았던 흙다리는 비만 오면 떠내려갔는데 이젠 그 위에 시멘트로 놓인 강청교는 백무동을 가는 입구가 되었다.도촌마을 언덕엔 지리산교회의 십자가가 우뚝 서 있다.경남(함양 산청 하동)전남(구레)전북(남원)등의 3도 5개군에 걸쳐 자리잡은 지리산은 곳곳이 무릉도원이요,포근한 민주적인 명산이다.천왕봉은 마천에 주소를 두고 있다.누구나 초대하고 싶은 고향에 우리 북한동포들을 초대하고 싶다.언제 우리는 남북의 고향을 마음대로 오고 갈 수 있을까?
  • 궁궐:6(서울 6백년 만상:43)

    ◎창경궁/1909년 행락장소로 전락/일제,전각 60여채 헐고 동·식물원지어/창경원으로 개명… 6·25거치며 황폐화 융희 원년(1907년).순종황제가 덕수궁에서 창덕궁으로 이어하면서 창경궁은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일제는 이듬해부터 「창덕궁 전하」로 전락한 순종의 마음을 달래준다는 명목으로 창덕궁에 인접해 있는 창경궁의 전각들을 헐어내고 곰과 호랑이·공작등 각종 동물과 조류를 모아 동물사를 만들었다. 이때 일제가 헐어버린 전각은 무려 60여채로 옛 근농장터에는 못을 파서 춘당지라는 연못을 만들었고 연못 북쪽에 일본식 수정을 지었으며 근처에 식물원과 박물관을 세워 궁궐의 위엄은 찾을 길이 없었다. 일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조가 자신의 생모이자 사도세자 빈인 혜경궁홍씨를 위해 지어준 자경전을 헐고 이곳에 일본식 빨간 벽돌건물을 지어 「이왕가박물관」이라고 이름지었다.이 건물은 1937년 덕수궁에 총독부박물관이 건립되면서 전시된 유물을 옮기고 장서각이란 이름을 얻었다.이후 창경궁 복원이 이뤄진 최근까지도 명맥을 유지하다 지난 92년 빗발치는 여론에 밀려 철거되는 운명을 맞는다. 일제가 얼마나 조선의 민족정기를 끊는데 혈안이 돼있었느냐하는 것은 풍수사상으로 볼때 장서각은 좌청용,식물원은 우백호의 자리인데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창경원은 1909년 11월1일 순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한 개원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됐다.처음엔 창덕궁의 동쪽에 있다고해 「동원」이라고 불렀으나 얼마뒤에 창경궁의 위치를 나타내는 「창경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7만평규모로 동양최대였던 창경원이 일반에 공개되자 장안은 온통 술렁거렸다.서민들에게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온갖 진귀한 동물과 식물을 구경한다는 것 말고도 임금이 사는 궁궐에 들어갈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매력이었던 것이다. 당시의 신문은 창경원을 『청량리밖과 노들강변,우이동이 놀기는 좋아도 피곤한 몸을 쉬기엔 창경원이 제일이다』고 적은뒤 몰려드는 인파가 『구름같다』고 표현하고 있다.참으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었지만 현실이 그랬다. 봄이면 서울시민들의 시속(시속)으로까지자리매김했던 「야사쿠라」(밤벚꽃 놀이)의 시작은 1924년부터인 것으로 전해진다.서울인구가 28만명에 불과했던 시절 하루저녁 밤벚꽃 놀이를 즐긴 시민이 전체의 1할이 넘는 3만명으로 기록됐다.예나 지금이나 행락객의 수를 높여잡는 것이 언론의 속성이긴 하지만 많은 숫자임에는 틀림없다. 서울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은 창경원에 어느날 동물들의 신음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패망직전의 일제는 1944년 미군이 창경원을 공습하면 맹수들이 우리를 뛰쳐나와 시민들을 해칠것이라는 그럴듯한 구실을 붙인뒤 독극물을 먹여 호랑이·사자·곰·표범등 수많은 동물들을 죽인 것이다. 조선조의 몰락과 거의 동시에 태어난 창경원은 일제의 패망과 6·25를 거치며 완전히 황폐화됐다. 1954년 김태선서울시장을 중심으로 「창경원 재건위원회」가 구성됐다.그리고 이듬해 4월6일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창경원은 다시 개원됐다.이때 동물가족수는 1백여종 5백여마리로 시민들의 사랑을 흠뻑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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