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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장 된 ‘農心 나눔쉼터’

    쓰레기장 된 ‘農心 나눔쉼터’

    “농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에 먼지와 거미줄만 수북해요.” 11일 오전 경북 의성군 봉양면 화전1리 마을 한복판에 자리한 ‘농심 나눔쉼터’. 육각 정자의 나무 바닥엔 찌든 먼지가 수북했다. 천장과 벽체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고, 검은 곰팡이도 피어 있었다. 정자 주변에는 주민이 몰래 내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봉투가 쌓였고,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농민을 위한 공간이라지만 사람이 이용한 흔적이라곤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화전리에는 178가구에 주민 395명이 살고 있다. 주민 김모(61·여)씨는 “수년 전에 쉼터가 설치됐지만 지금까지 주민이 이용하는 걸 못 봤다”면서 “쓰레기 불법 투기 장소로 전락해 하루빨리 철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시·군이 농민들에게 휴식 공간 등을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170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농심 나눔쉼터가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도 등에 따르면 1991년부터 올해까지 23년간 지역 23개 시·군의 농촌마을 2397곳에 나눔쉼터를 마련했다. 나눔쉼터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사각 또는 육각 정자를 비롯해 의자, 탁자, 파고라, 체육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지역별로는 경주시가 137곳으로 가장 많다. 성주군 129곳, 예천군 126곳, 상주시 124곳, 봉화군 123곳 등이다. 여기에는 총예산 172억 9200만원(도비 20%, 시·군비 80%)이 투입됐다. 곳당 설치비는 200만~1000만원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나눔쉼터를 거의 이용하지 않아 막대한 예산낭비 논란이 거세다. 일부 지역 나눔쉼터는 청소년들의 탈선 및 쓰레기 불법 투기 장소로 전락됐다며 주민들이 조속한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대다수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특히 2000년 이전에 설치된 나눔쉼터들은 흉물로 방치돼 보수 또는 철거가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김천시와 칠곡군 등 2개 시·군은 2008년부터 이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박보생 김천시장은 “전시행정으로 예산낭비 요인이 크다”며 사업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경산시 등 다른 시·군 관계자들은 “나눔쉼터의 활용도가 낮은 것은 알지만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1마을 1나눔쉼터를 설치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관리 및 이용 홍보를 통해 유익한 시설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나눔쉼터 운영상의 문제 등으로 2~3년 전쯤 사업 중단을 검토했으나 시·군 요청에 따라 부득이 계속하고 있다”면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결국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의성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랩 필요없는 전자레인지

    랩 필요없는 전자레인지

    LG전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의 디자인을 도입한 2013년형 전자레인지 12종을 출시했다고 4일 밝혔다. 손잡이가 문 아래쪽에 숨겨져 있어 깔끔하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을 구현해 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밥, 빵, 생선 등을 데울 때 ‘수분캡 데우기’ 메뉴를 이용하면 랩을 씌우지 않아도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다. 수분 유지가 필수적인 양배추쌈, 달걀찜, 각종 데침 요리에 유용하다. ‘냉동식품 자동조리’ 메뉴에는 만두, 피자, 고기는 물론 떡과 국 조리 기능도 있다.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해동과 동시에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 전자레인지 내부는 참숯코팅이 돼 있어 곰팡이가 생기거나 악취가 나는 일을 막아준다. 출고가격은 15만 9000∼19만 9000원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까면 깔수록 신통방통한 식품포장의 과학

    [주말 인사이드] 까면 깔수록 신통방통한 식품포장의 과학

    더위가 찾아오면 주부들에겐 음식 관리하는 것도 일이다. 냉장고에 넣어놓는 것을 깜박하거나 국이나 찌개를 보르르 다시 끓여 놓지 않으면 한나절도 못 가 쉰내가 펄펄 난다. 마시다 만 우유는 말할 것도 없다. 이 대목에서 이상한 점이 있다. 마트나 가게 등에서 파는 먹거리는 잘 쉬거나 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몰래 방부제라도 듬뿍 쳐놓은 걸까. 답은 식품 포장 기술에 있다. 식품업계가 포장에 투자하는 비용은 전체 생산비의 4% 정도다. 심지어 콜라나 사이다, 우유 등의 음료 업체는 패키징에만 전체 생산비의 50% 이상을 쏟아붓는다. 맛과 선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식품 포장은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신선한 우유와 주스를 마실 수 있는 것도, 냉장육을 먹을 수 있는 것도, 3분이면 카레밥이 가능한 것도 모두 포장 기술이 발전한 덕이다. 먹는 것을 감싸던 봉지를 넘어 자신의 영역을 무섭게 넓혀 나가는 식품 포장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국내에 즉석밥이 등장한 지 딱 20년이다. 1993년 천일식품에서 내놨던 냉동 볶음밥이 국내 최초다. 당시로선 획기적인 상품이었지만 반응은 시큰둥했다. 밥맛이 문제였다. 냉동 과정을 거치면 쌀에 있는 수분이 날아가기 때문에 밥이 푸석푸석해지기 마련인데 고객은 귀신같이 차이를 짚어냈다. 그 후 3년 뒤인 1996년 CJ제일제당의 햇반이 등장하면서 즉석밥 시장은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일본의 ‘무균 포장’ 기술을 그대로 도입한 것인데 이 기술은 상온에 밥을 놔둘 수 있는 시간을 무려 6개월로 늘렸다. 밥하는 과정이나 재료도 다르지 않다. 무균 포장 기술의 포인트는 즉석밥 안에 일체의 미생물이 들어갈 수 없도록 포장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밥을 짓는 취사부터 포장재에 밥을 넣은 충진, 포장 과정까지 모두 엄격하게 무균시설 안에서만 진행한다. 밥공기 역할을 하는 보관 용기는 산소를 차단하기 위해 3층 구조로, 뚜껑 노릇을 하는 비닐은 4겹으로 만들었다. 평범한 식품 공장과는 달리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 등을 갖춰야 하기에 당시 초기 설비 투자비만 100억원 이상이 들었다. 새 기술은 갓 지은 밥과의 맛 간극을 줄여 놨다. 제품 가격은 1050원(210g 소비자가격 기준). 당시 일반 음식점의 공깃밥 한 그릇 값이 1000원 선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그리 싼 가격이 아니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제품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즉석밥은 지난해 국내에서 1억 3772만 8571개가 팔렸다. 국민 한 사람당 두세개씩 먹은 셈이다. 얼리지 않고 육류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특별한 장치도 있다. ‘가스 치환 포장(MAP: Modified Atmosphere Packaging) 방식’ 이 대표이다. 명절 고급 한우 선물세트 등에는 이 포장법이 이용된다. MAP는 포장 속 공기를 모두 없애고 나서 산소와 이산화탄소, 질소 등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다시 넣는 방식이다. 고기 속에서 호흡하는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시켜 진공포장보다 3일가량 더 선도를 유지해 준다. 덕분에 7일 정도는 부패를 막을 수 있다. 모든 육류는 근육 단백질인 미오글로빈이 있다. 이 단백질은 산소와 결합하면 며칠간 선홍색을 띤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붉은빛으로 고기의 식감을 높여 주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기는 점점 암적색을 띠게 된다. 과학 시간에 배운 산화 현상이다. MAP 포장은 이런 산화를 막고 세균과 곰팡이의 생육도 억제한다. 제과점의 신선함과 경쟁해야 하는 제빵업계에서도 MAP 방식을 도입한다. 우리나라에선 샤니와 삼립식품 등이 발 빠르게 이 방식을 적용했다. 꿀호떡, 호빵, 백설기 등 쉬 상할 만한 제품에 이 기술을 도입했는데 일부 제품에선 포장 하나 바뀐 덕에 매출이 1.5배나 뛰었다. 맛 이상으로 향이 중요한 식품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커피인데 향을 잃으면 가치의 반을 잃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로스팅 과정을 거친 원두커피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차츰 감소된다. 공기 중에 노출되면 원두 향이 이산화탄소와 함께 날아가 버리고, 산소와 습기를 만나면 산화되기 마련이다. 결국 볶은 원두 포장은 신선도 유지를 위해 습기나 빛, 공기를 차단하는 게 관건이다. 밸브포장, 진공포장, 질소포장 등이 주로 사용된다. 밸브포장은 커피 포장지에 밸브를 달아 내부의 기체는 외부로 나올 수 있지만 외부의 공기는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게 하는 방식이다. 스타벅스가 쓰는 ‘향 보존 팩’은 원두의 향은 보존하되 원두에서 나오는 불필요한 가스는 밖으로 배출한다. 커피 포장에서 쓰이는 질소는 과자 포장에도 쓰인다. 과자는 적고 질소만 많다는 뜻에서 최근 ‘질소 과자’라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지만 과자 봉지 속 질소는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이 있다. 과자의 부서짐과 산화를 막는 일이다. 봉지에 담긴 과자는 기름에 튀긴 것이 많은데 기름은 공기를 접하면 쉽게 산화 반응을 일으킨다. 그만큼 맛과 색이 쉽게 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비활성기체인 질소는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비교적 오랫동안 고유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보통 과자의 유통기간은 6개월 정도인데 질소 충전을 했을 때 가장 오래 제대로 된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면서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질소 충전이 단순히 양을 부풀려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유불급인 법. 환경부는 “소비자를 현혹할 소지가 있다”며 오는 7월부터 과자 봉지 내 빈 공간이 전체 공간의 35%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우유처럼 상하기 쉬운 제품을 지금처럼 종이 팩에 담아 먹을 수 있는 건 1952년 스웨덴에서 개발된 테트라팩 덕이 크다. 폴리에틸렌수지와 종이, 알루미늄 코팅 등을 교대로 겹쳐 만든 테트라팩은 우유부터 주스, 두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자외선과 산소, 수증기 등의 투과를 막아 천연 음료도 7주~6개월가량 상온 보관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분야의 독점적 지위 덕에 지난해 테트라팩이 전 세계에서 번 돈은 111억 6000만 유로(약 16조 5066억원)다. 늘어난 유통기간만큼 수출입도 늘었다. 음료시장에 다국적 기업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포장기술 덕이다. 지금은 너무 흔해져 구닥다리처럼 여기지만 통조림과 알루미늄 캔도 산업혁명 이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위대한 발명품이다. 포장에는 첨단 기술도 도입된다. 일부 포장은 스스로 식품의 신선도나 상태를 나타내는 신호등 역할을 하기도 한다. 포장에 붙은 특수 표시부(인디케이터)가 김치 같은 발효 식품의 숙성도를 나타내거나 고기, 야채의 신선도를 보여주는 식이다. 선진국에선 일부가 실용화 중이다. 일례로 유럽에선 유통기간이 지나면 포장지에 붙은 바코드 표시가 자동적으로 사라지도록 한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유통기간이 지난 물건이니 사지도 팔지도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특허도 투자도 연구도 부족해 매년 해외에 로열티만 무는 게 현실이다. 김재능 연세대 패키징학과 교수는 “식품을 포함한 세계 포장산업 시장은 755조원 규모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4%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면서 “선진국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정부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주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1, 2부(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견습 수녀인 마리아는 미사도 잊을 정도로 노래를 좋아하며 기도시간에 늦는 등 수녀로서의 자질을 의심받는다. 하지만 항상 쾌활한 성격으로 원장 수녀의 귀여움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아의 장래를 생각한 원장 수녀는 명문 트랩가의 가정교사로 그녀를 추천한다. 퇴역 해군 대령으로 7명의 자녀를 둔 홀아비 트랩은 엄격한 군대식 교육을 해 아이들은 아빠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즐거운 노래를 부르게 함으로써 밝은 분위기를 찾도록 노력한다. 한편 마리아는 언제부터인가 트랩 대령을 사모하는 마음을 갖게 되지만 그에게는 이미 약혼녀 백작 부인이 있는 상황이다. 트랩 대령이 백작부인을 맞으러 빈으로 떠나자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게 해준다. ■독립영화관-미운오리새끼(KBS1 토요일 밤 1시 5분) 1987년 전직 사진기자 출신에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줄을 놓아버린 아버지와 그 바람에 미국으로 떠나버린 어머니 때문에 멀쩡한 23살 낙만은 오후 6시 정시에 퇴근하는 6개월 방위로 입대한다. 낙만은 이발병으로 입대하지만 그가 하는 일은 고작 사진 찍기, 바둑 두기, 헌병 대신 영창 근무 서기 등 일당 백의 잡병으로 취급당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무시당하던 낙만은 얼른 이 생활을 마무리하고 어머니를 따라 미국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 와중에 별별 희한한 감방 수감자들을 만나고, 자신을 눈엣가시라 생각하는 중대장의 딴죽과 시시콜콜 군대의 온갖 잡일을 시키는 선임병들의 횡포에 시시각각 낙만의 군생활은 위협을 받는다. ■베스트셀러(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희수는 10여년간 대한민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발표한 신작 소설이 한 공모전의 심사를 맡을 당시 작품을 표절했다는 혐의를 받게 돼 하루아침에 사회적 명성을 잃고 결혼생활마저 순탄하지 못하게 된다. 그 후 2년 동안 창작생활이 어려워진 희수는 오랜 친구인 출판사 편집장의 권유로 화려한 재기를 꿈꾸며 딸 연희와 함께 시골의 외딴 별장으로 내려간다. 그들이 찾아간 별장은 굳게 잠긴 2층 구석방, 간헐적으로 집안 전체에 울려퍼지는 기괴한 진공 소리, 작업실 천장에 점차 번져가는 검은 곰팡이 등 왠지 모를 섬뜩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한편 희수의 딸 연희는 ‘언니’라고 불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 도시·농촌 아동방임 실태와 해결방안은

    도시·농촌 아동방임 실태와 해결방안은

    지난 1월 한 어두컴컴한 지하방에서 아사 직전 극적으로 발견된 ‘고양시 세 자매’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KBS 1TV ‘KBS 파노라마’는 가정의 달을 맞아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아동들을 심층 취재한 ‘보이지 않는 아이들’ 2부작을 9일과 16일 밤 10시에 방영한다. 여성가족부의 2010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방임 아동은 약 210만명에 달한다. 제작진은 전국 각지를 돌며 위기에 처해 있는 50여 가구의 아이들을 직접 만났다. 1부에서는 지속된 경제 위기에 방임된 도시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서울역 광장에는 어머니와 함께 노숙하는 4살, 5살 난 아이들이 있다. 주변에는 술병이 널브러져 있고 노숙인들이 유리조각으로 자해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지만 서울역을 오가는 사람 중 아무도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 방안에 빈 소주병이 굴러다니고 벽에 곰팡이가 잔뜩 핀 집에는 세 아이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고 있다. 아버지는 일이 끊겨 알코올 중독자가 됐고 아이들은 잔뜩 주눅이 들어 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1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을 방임하는 행위자의 24.3%가 ‘사회·경제적 스트레스와 고립’ 때문이라고 답했다. 경제위기와 가정의 빈곤, 어른들의 고립감이 아동 방임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여러모로 분석한다. 2부에서는 시골의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을 다룬다. 도시보다 더 많은 아이가 굶는 시골에서 빈곤 아동에게 하루 끼니는 학교 급식이 전부다. 제작진이 만난 한 아이는 아버지가 생계를 위해 집을 비우는 동안 지저분한 밥그릇으로 초고추장과 김가루를 반찬 삼아 밥을 먹는다. 시골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방치한 사이 폭력과 성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기도 한다. 전남 무안의 한 마을에는 아이가 있는 집이 마을의 50가구 중 단 한 가구뿐이다. 이 집의 아이들은 바지를 벗고 동네를 뛰어다니며, 성인방송에서 본 행위를 따라하기도 한다. 부모와 이웃 어느 누구도 아이들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는다. 제작진이 아이들을 상담센터로 데려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아이들은 인지능력이 또래보다 떨어졌고 자존감, 정서, 대인관계 등 여러 영역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애정과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에 늘 혼자였던 아이들의 상처는 장애로 나타났다. 제작진은 고립된 시골에서 빈곤의 악순환에 빠진 아이들을 구해낼 방안을 모색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내가 주문한 치킨도 ‘국내산 반, 브라질산 반’?

    쌀, 소금, 닭 등의 기본 먹거리를 놓고 원산지나 유통기한을 속여 파는 행위가 여전하다. 정부가 불량식품 근절을 실효성 있게 하려면 식품 범죄 형량을 높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7일 송모(48)씨에 대해 농수산물원산지표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산 닭 10만여 마리, 오리 9000여 마리, 브라질산 수입 냉동 닭 52t을 섞어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한 뒤 전국 치킨 전문점 등에 불법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일당 가운데 백모(35)씨는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김모(50)씨는 추적에 나섰다. 이들은 곰팡이가 핀 작업실에서 닭을 다루고 유통기한이 1년 이상 지난 조미료를 사용하는 등 축산물위생관리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브라질산 냉동 닭 가격이 국내산의 절반도 안 된다는 점을 악용해 이를 부위별로 잘라 국내산과 반반씩 섞어 국내산으로 속인 뒤 대형마트 입점 치킨 전문점을 위주로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 쌀과 소금을 포대갈이하는 수법으로 국내산으로 속여 팔던 업자들도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산과 국내산 묵은 쌀을 섞어 국산으로 속인 뒤 약 1만 4000포대를 팔아넘긴 홍모(40)씨 등 7명을 이날 불구속 입건했다. 홍씨 등은 경기 남양주시에서 양곡 유통업을 하면서 중국산과 국산 쌀을 95대5의 비율로 섞어 국내산 쌀 포대에 담아 팔아 70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올렸다. 저가의 중국산 소금을 같은 수법으로 유통시키다 구속된 김모(60)씨는 지난해 9월부터 중국산 소금을 천일염 포대에 옮겨 담아 34t을 파는 등 18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김씨는 앞서 4차례에 걸쳐 같은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지난해 교도소 출소 후 남동생(50)과 매제 김모(58)씨를 동원해 같은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먹거리 원산지와 유통기한 위장 유통이 줄지 않는 이유에 대해 “처벌 수위에 비해 취할 수 있는 이득이 큰 데다 단속 어려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농수산물품질관리법을 위반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지만 실제 형량은 이보다 크게 낮다. 게다가 구속 수사하는 경우도 지금까지는 많지 않았다. 식품 특성상 원산지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단속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 국민의 건강에 광범위하게 위협을 미칠 수 있는 식품 범죄의 형량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내가 주문한 치킨도 ‘국내산 반, 브라질산 반’?

    쌀, 소금, 닭 등 기본 먹거리를 놓고 원산지나 유통기한을 속여 파는 행위가 여전하다. 정부가 불량식품 근절을 실효성 있게 하려면 식품 범죄 형량을 높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7일 송모(48)씨에 대해 농수산물원산지표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산 닭 10만여 마리, 오리 9000여 마리, 브라질산 수입 냉동 닭 52t을 섞어 국내산으로 허위표시한 뒤 전국 치킨 전문점 등에 불법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일당 가운데 백모(35)씨는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김모(50)씨는 추적에 나섰다. 이들은 곰팡이가 핀 작업실에서 닭을 다루고 유통기한이 1년 이상 지난 조미료를 사용하는 등 축산물위생관리법을 위반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브라질산 냉동 닭 가격이 국내산의 절반도 안 되는 점을 악용해 이를 부위별로 잘라 국내산과 반반씩 섞어 국내산으로 속인 뒤 대형마트 입점 치킨 전문점을 위주로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 쌀과 소금을 포대갈이하는 수법으로 국내산으로 속여 팔던 업자들도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산과 국내산 묵은 쌀을 섞어 국산으로 속인 뒤 약 1만 4000포대를 팔아넘긴 홍모(40)씨 등 7명을 이날 불구속 입건했다. 홍씨 등은 경기 남양주시에서 양곡 유통업을 하면서 중국산과 국산 쌀을 95대5 비율로 섞어 국내산 쌀 포대에 담아 팔아 7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올렸다. 저가의 중국산 소금을 같은 수법으로 유통시키다 구속된 김모(60)씨 등 일당 3명은 지난해 9월부터 중국산 소금을 천일염 포대에 옮겨 담아 34t을 파는 등 18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김씨는 앞서 5차례에 걸쳐 같은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지난해 교도소 출소 후 같은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먹거리 원산지와 유통기한 위장 유통이 줄지 않는 이유에 대해 “처벌 수위에 비해 취할 수 있는 이득이 큰 데다 단속 어려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농수산물품질관리법을 위반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지만 실제 형량은 이보다 크게 낮다. 게다가 구속수사하는 경우도 지금까지는 많지 않았다. 식품 특성상 원산지를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단속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 국민의 건강에 광범위하게 위협을 미칠 수 있는 식품 범죄의 형량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꽃의 계절, 피어나는 천식

    꽃의 계절, 피어나는 천식

    누구나 기다리는 봄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봄은 만물이 소생하고, 몸과 마음이 활성화되는 활력의 계절이 아니라 고통과 싸워야 하는 시기다. 문제는 천식이다. 우리나라 1∼4세 소아의 천식 유병률은 23%를 넘고 있으며, 성인도 12∼13%에 이른다는 조사보고도 있다. 안타깝게도 천식 발작이나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천식을 남의 일이라고 여기거나 너무 가볍게만 생각한다. 봄을 맞아 앞다퉈 피는 꽃들이 반갑지 않고, 여기에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문밖을 나서기가 두려운 질환 천식을 두고 어수택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대화했다. →천식이란 어떤 질병인가. -천식은 기관지(기도)가 좁아지는 병이다. 이물질의 자극으로 공기의 길목인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어렵고, 숨 쉴 때 ‘쌕쌕’ 하는 천명음이 들린다. 물론 기침도 심하다. 천식 환자의 기도는 정상인과 달리 찬 공기나 담배 연기, 향수나 화학약품 등의 강한 냄새,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같은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 자극에 민감해 쉽게 좁아지는 게 문제다. →특히 천식이 봄철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가 생기기 때문이다. 천식 환자의 70%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갖고 있는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당연히 천식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봄에 꽃가루를 날려 천식을 악화시키는 나무로는 참나무·자작나무·오리나무·너도밤나무·버드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도 심각한 문제다. 미세먼지를 실은 황사가 환자의 기도를 자극해 천식을 악화시키는데, 이 때문에 황사철에는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찾는 천식 환자가 부쩍 늘어난다. 일교차도 조심해야 한다. 낮에는 문제가 없지만 새벽녘에 차가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면 기도가 쉽게 좁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를 짚어 달라. -천식 유병률은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천식 유병률은 2007년 5.4%에서 2010년 6.7%로 증가했다.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서도 2007년 8.5%이던 것이 2010년에는 9.3%로 높아졌으며,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가 확인된다. 이처럼 천식 유병률이 증가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위생가설’에 주목하고 있다. 생활위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세균이나 기생충 감염이 줄어 역으로 천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견해다. →현 단계에서 천식의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는가. -원인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선천적으로 천식 요인을 가진 사람이 발작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즉, 자극을 받으면 쉽게 기관지가 좁아지는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이 특정 알레르겐이나 직업적 요인, 감기 등에 따른 자극에 노출돼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천식은 중증도에 따라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증상은 다양하다. 경증일 때는 별 증상이 없어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정도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기관지가 좁아진 경우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숨이 찬데, 특히 밤에는 기침까지 심해져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감기나 꽃가루 등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갑자기 기도가 좁아지는 급성 악화의 경우 평소보다 호흡곤란과 기침이 심해 가만 있어도 숨이 차는가 하면 더러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며, 특이증상은 무엇인가. -발작적인 기침과 쌕쌕거리는 천명음, 운동 시 호흡곤란 등의 증상에다 폐기능검사에서 전형적인 소견을 보이면 천식으로 진단한다. 폐기능검사란 기관지 확장제를 이용해 기관지의 확장 정도를 측정하거나, 기관지가 줄어드는 약제를 사용해 기관지가 좁아지는 정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대표적 증상이며, 밤에 기침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찬 공기나 자극적인 냄새, 담배연기를 맡거나 감기에 걸리면 숨이 차고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데, 이때 천명음이 들리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이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숨이 찬 경우에도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 투여인데, 약물 사용방식에 따라 유지요법과 완화요법으로 구분한다. 유지요법은 약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도 질환이어서 기도로 직접 약이 들어갈 수 있는 흡입제를 주로 사용한다. 이때 환자 상태에 따라 스테로이드 단독 제제나 기관지 확장 흡입제를 사용하며, 이후의 증상과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약제를 조절하게 된다. 완화요법은 천식이 갑자기 악화됐을 때 적용하는 방식으로, 10분 안에 기관지를 확장시켜 주는 속효성 기관지확장제가 주로 사용된다. 이와는 달리 아예 천식을 악화시키는 인자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금연을 하게 하는 등 주변의 알레르겐을 없애거나 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알레르겐을 제거하기 어렵다면 장기간 피하주사를 놓는 면역요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 천식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천식 반응과 관련된 물질을 억제하는 주사제를 사용하는 표적치료 방법도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치료 예후와 치료에 따른 합병증도 짚어달라. -환자의 80% 정도는 흡입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임의로 약제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약제를 중단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천식 치료제는 합병증이 거의 없는 편이다. 흡입제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의 경우 고용량이 아니어서 장기간 사용해도 전신 부작용은 없으며, 간혹 구강에 곰팡이가 생기는 정도다. 중요한 것은 천식을 치료하지 않으면 기도벽이 두꺼워지는 개형현상이 나타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천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현재 적용되는 보험 기준이 최근의 치료방법을 반영하지 못해 현장에서의 치료와 보험 기준에 차이가 있는데,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꽃의 계절,천식도 같이 피어난다

    누구나 기다리는 봄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봄은 만물이 소생하고, 몸과 마음이 활성화되는 활력의 계절이 아니라 고통과 싸워야 하는 시기다. 문제는 천식이다. 우리나라 1∼4세 소아의 천식 유병율은 23%를 넘고 있으며, 성인도 12∼13%에 이른다는 조사보고도 있다. 안타깝게도 천식 발작이나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천식을 남의 일이라고 여기거나 너무 가볍게만 생각한다. 봄을 맞아 앞다퉈 피는 꽃들이 반갑지 않고, 여기에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문밖을 나서기가 두려운 질환 천식을 두고 어수택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대화했다.  천식이란 어떤 질병인가.  천식은 기관지(기도)가 좁아지는 병이다. 이물질의 자극으로 공기의 길목인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어렵고, 숨 쉴 때 ‘쌕쌕’ 하는 천명음이 들린다. 물론 기침도 심하다. 천식 환자의 기도는 정상인과 달리 찬 공기나 담배 연기, 향수나 화학약품 등의 강한 냄새,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같은 알러젠 자극에 민감해 쉽게 좁아지는 게 문제다.  특히 천식이 봄철에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알러지를 유발하는 꽃가루가 생기기 때문이다. 천식 환자의 70%가 알러지성 비염을 갖고 있는데, 꽃가루 알러지가 있는 환자는 당연히 천식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봄에 꽃가루를 날려 천식을 악화시키는 나무로는 참나무·자작나무·오리나무·너도밤나무·버드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도 심각한 문제다. 미세먼지를 실은 황사가 환자의 기도를 자극해 천식을 악화시키는데, 이 때문에 황사철에는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찾는 천식 환자가 부쩍 늘어난다. 일교차도 조심해야 한다. 낮에는 문제가 없지만 새벽녘에 차거워진 공기를 들이마시면 기도가 쉽게 좁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유병률과, 최근의 발생 추이를 짚어 달라.  천식 유병률은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천식 유병률은 2007년 5.4%에서 2010년에는 6.7%로 증가했다.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에서도 2007년 8.5%이던 것이 2010년에는 9.3%로 높아졌으며,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가 확인된다. 이처럼 천식 유병률이 증가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위생가설’에 주목하고 있다. 생활위생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세균이나 기생충 감염이 줄어 역으로 천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견해다.  현단계에서 천식의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는가.  원인을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선천적으로 천식 요인을 가진 사람이 발작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즉, 자극을 받으면 쉽게 기관지가 좁아지는 유전적 요인을 가진 사람이 특정 알러젠이나 직업적 요인, 감기 등에 따른 자극에 노출돼 문제가 된다고 보면 된다.  천식은 중증도에 따라 어떤 증상을 보이는가.  증상은 다양하다. 경증일 때는 별 증상이 없어 운동할 때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정도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기관지가 좁아진 경우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숨이 찬데, 특히 밤에는 기침까지 심해져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감기나 꽃가루 등 알러젠에 노출되면 갑자기 기도가 좁아지는 급성 악화의 경우 평소보다 호흡곤란과 기침이 심해 가만 있어도 숨이 차는가 하면 더러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며, 특이증상은 무엇인가.  발작적인 기침과 쌕쌕거리는 천명음, 운동시 호흡곤란 등의 증상에다 폐기능검사에서 전형적인 소견을 보이면 천식으로 진단한다. 폐기능검사란 기관지 확장제를 이용해 기관지의 확장 정도를 측정하거나, 기관지가 줄어드는 약제를 사용해 기관지가 좁아지는 정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대표적 증상이며, 밤에 기침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찬 공기나 자극적인 냄새, 담배연기를 맡거나 감기에 걸리면 숨이 차고,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데, 이 때 천명음이 들리면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이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숨이 찬 경우에도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가장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 투여인데, 약물 사용방식에 따라 유지요법과 완화요법으로 구분한다. 유지요법은 약물을 주기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천식은 기도 질환이어서 기도로 직접 약이 들어갈 수 있는 흡입제를 주로 사용한다. 이 때 환자 상태에 따라 스테로이드 단독 제제나 기관지 확장 흡입제를 사용하며, 이후의 증상과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라 약제를 조절하게 된다. 완화요법은 천식이 갑자기 악화됐을 때 적용하는 방식으로, 10분 안에 기관지를 확장시켜 주는 속효성 기관지확장제가 주로 사용된다. 이와는 달리 아예 천식을 악화시키는 인자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금연을 하게 하는 등 주변의 알러젠을 없애거나 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알러젠을 제거하기 어렵다면 장기간 피하주사를 놓는 면역요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런 방법으로 천식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천식 반응과 관련된 물질을 억제하는 주사제를 사용하는 표적치료 방법도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다.  치료 예후와 치료에 따른 합병증도 짚어달라.  환자의 80% 정도는 흡입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만 증상이 없어졌다고 임의로 약제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약제를 중단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천식 치료제는 합병증이 거의 없는 편이다. 흡입제로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의 경우 고용량이 아니어서 장기간 사용해도 전신 부작용은 없으며, 간혹 구강에 곰팡이가 생기는 정도다. 중요한 것은 천식을 치료를 하지 않으면 기도벽이 두꺼워 지는 개형현상이 나타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점이다.  천식과 관련한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현재 적용되는 보험 기준이 최근의 치료방법을 반영하지 못해 현장에서의 치료와 보험 기준에 차이가 있는데, 이런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두 사람이 사타구니가 쓰리도록 열불 나게 걸어 당도한 곳은 샛재 턱밑인 비석거리였다. 이름하여 선정비나 공덕비란 것들은 길손들의 내왕이 번다한 길목에 즐비하게 세워두기 마련이었고, 그래서 번화한 곳을 가리켜 비석거리로 불러온 것이었다. 그런 곳에 숫막이 들어서고 간혹 들병이들도 술 단지를 끌어안고 길손들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춘궁기를 앞두고 있는 시절이어서 내왕도 뜸하고, 숫막 경영도 한산하기 이를 데 없었다. 비석거리에는 숫막 세 집이 나란하게 문을 열고 있었고, 허술하기 그지없지만 돌을 쌓아 바람막이를 한 마방도 갖추고 있었다. 마방이 딸린 숫막에는 어림잡아 사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낙네가 나이가 이팔인 구월이라는 여식과 사팔뜨기에 밤이나 낮이나 눈에 눈곱을 달고 사는 늙은 중노미 한 사람을 데리고 숫막질을 하고 있었는데, 택호가 난데없는 월천댁이었다. 그것은 6, 7년 전에 역병으로 열명길에 오른 남편이 이곳에서 한식경 거리에 있는 말내(두천) 물가에 움집을 짓고 살며 사람을 업어 내를 건네주는 월천꾼이자 길라잡이로 연명했기에 붙여진 택호였다. 월천댁은 여식 하나를 남기고 졸지에 명줄을 놓아버린 아비를 이곳 비석거리 언덕에 묻고 시묘살이를 하더니, 아예 이곳에 숫막을 열어 자리잡고 말았다. 죽은 남편의 무덤을 떠난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으니, 한미한 집 자손이지만 심덕 한 가지는 열녀의 반열에 올려둘 만하였다. 궐녀는 샛재를 오가는 길손들 중에 반명하는 위인이든 상것들이든 층하를 두지 않고 상종하였다. 선비라고 호들갑스럽게 아양 떨며 납죽거리지 않았고, 상것이라고 체면을 깎고 홀대하는 일을 저지른 적이 없었다. 간혹 도포 입고 행세한다는 표객이 궐녀의 숫막에 식주인을 정하고 객고나 풀자 하고 지분거리기도 하였다. “여보게, 술어미. 그냥 두면 곰팡이만 슬고 젓국 냄새만 등천을 한다네. 더러는 뒷물할 일도 생겨야 쓸모가 있는 게 바로 임자 불두덩 아래 붙어 있는 가죽방아가 아닌가. 어떤가? 내 말의 깊은 이치를 알아듣겠지? 임자가 살보시만 질탕하게 해준다면 먼 길 행보, 만리 행역이 싹 가시지 않겠는가. 해우채는 섭섭하지 않게 헤아려줌세.” “길거리에 나와 앉은 본데없는 계집이라고 깔보고, 실없는 언사가 낭자하시구려. 공규를 지키는 하찮은 계집을 상종하여 양반 행티 너무 마시오. 댁이 남행* 부스러기로 벼슬길 맛을 보았는지… 작둣간에서 풀무질이나 하다가 공명첩으로 양반의 직첩을 얻었는지 어느 개 아들놈이 알겠소. 말본새하며 행티 하는 거조가 댁이 겉보기와는 달리 가문 있는 집 자손이 아닌 것은 분명하오. 육허기가 목젖까지 차올랐거든 나보고 지분거리지 말고 봉놋방 외짝문 닫아걸고 혼자 실컷 용두질이나 해서 육허기를 채우시지요. 그러나 해보았자 허망하긴 마찬가질 것이오.” “술어미… 내 잠깐 실언을 했기로서니 면박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집구석이 망하려면 제석 항아리에 말 좆이 들어간다는 말이 있지요. 제가 간구하게 살다보니 댁과 같이 비위짱 사나운 꼴을 보아도 주리 참듯 참고 살아야 하는 신세가 가련하네요.” 그런 꼴같잖은 위인에겐 가차없이 면박을 주지만, 평소에는 범절이 더없이 무던한 아낙네여서 병자를 샛재까지 한달음으로 업고 온 것이었다. 병자를 좁은 툇마루에 내려놓자 파랗게 질린 월천댁은 불당그래를 손에 든 채로 부엌의 널쪽문을 밀치고 엎어질 듯 내달았다. 봉당 쪽마루에 사지를 늘어뜨리고 누운 병자를 이리저리 살피던 월천댁이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장독을 입었는지 오장육부를 다쳤는지 알 수 없으나, 우선은 된장밖에 약이 없네요.” 정주간으로 달려가더니 된장을 한 바가지나 떠왔다. 우선 병자를 바로 눕힌 다음 서둘러 된장을 발랐다. 정한조가 말했다. “어성초나 소리쟁이 뿌리 말려둔 것은 없소? 어혈을 풀어주는 데 그만한 갈약*이 없소.” “쑥이나 명아주 말린 것은 있습니다.” “지네 말린 것을 가루로 만들어 물에 타 마시게 하면 그것도 효험이 좋소. 타박상에는 광대나물이 제격이오.” “지네나 광대나물 말린 것은 말내 도방에 당도하면 돌팔이를 불러 구처하시고 우선 된장이나 바릅시다. 된장도 만병통치라 하지 않습니까.” 부러진 다리와 상처에는 쑥을 두드려 발라준 다음, 소나무 껍질을 벗겨 지지대로 싸매주고, 경황중에 끓인 미음을 떠먹였다. 그러나 병자는 미음조차 받아들이지 못했다. 병증이 뼈에 사무친 것이었다. 발을 싼 감발을 벗겨보니 이미 오래전부터 동상까지 앓았던 듯 두 발등이 죽장같이 부어올라 있었다. 구완 않고 오래 방치하면 화농되어 썩어들어갈 것이 뻔했다. “어허 이런 야단이 없군.” “한군데도 성한 구석이 없네요. 말린 쑥은 있으니, 싸매주어야 하겠소.” *남행: 음직을 낮추어 부르는 말 *갈약: 상비약
  • [기고] 희망 대한민국, 신뢰와 청렴에 답이 있다/정기창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

    [기고] 희망 대한민국, 신뢰와 청렴에 답이 있다/정기창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

    새 정부가 출범한 올해에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행복을 느끼고 온 국민들의 마음과 역량이 하나로 모아져 우리나라가 세계 속의 새로운 모델이 되는 선진국으로 우뚝 서는 원년이 됐으면 좋겠다. 원동력은 신뢰와 청렴이다. 신뢰는 개인의 행복과 국가 사회발전을 위한 무형의 자산이며, 오늘날 세계적으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사회적 자본의 키워드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사회는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지난해 10월 일반 국민(패널 700명)을 대상으로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신뢰도를 물은 결과, 9.4%만이 ‘신뢰한다’고 한 반면 44.4%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삼성경제연구소가 세계 72개국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자본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22위로 하위수준이며, 특히 사회적 자본을 구성하는 4개 항목(신뢰·사회규범·네트워크·사회구조) 가운데 ‘신뢰’ 항목이 가장 저조(24위)했다. 우리 사회의 낮은 신뢰도는 국민의 행복도를 떨어뜨리고 국민통합을 저해하며, 생산성과 국가경쟁력을 끌어내리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사회 전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공직자가 청렴하고 정부가 하는 일의 공정성이 전제돼야 한다. 즉, 공직자의 청렴성과 정부의 공정성은 사회 전반에서 신뢰의 샘물을 퍼 올리는 ‘마중물’이라 할 수 있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 52.7%가 공직사회의 ‘부패문제’를, 37.6%가 일관성 없는 정책을, 5.2%가 지도층의 리더십 부족을 들고 있다. 공직자의 청렴성과 정부의 공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점에서 전략적인 노력이 경주될 필요가 있다. 첫째, 곰팡이를 없애려면 햇볕을 쪼이고 바람을 통하게 해야 하듯이 정보 공개를 확대하고 정책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특히 건설 건축, 세무, 금융 감독, 정치분야 등 구조적인 부패 취약분야의 정보 공개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부패 공직자 및 비리기업의 명단과 처벌내용을 일정기간 상시 공개함으로써 반면교사로 삼도록 해야 한다. 둘째, 사회 전반에 ‘견제와 균형’ 시스템이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사정 및 권력기관 상호 간 견제와 균형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통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며,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경구를 교훈으로 새겨야 한다. 셋째,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청렴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하고 인사기준은 예측 가능하게 공개돼야 한다. 공무원 채용시험에 ‘공직윤리’ 과목을 포함하고, 공직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대상을 주요 공공기관장 및 감사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넷째, 민관을 아우르는 범국민적 대책이 되도록 추진체계를 확립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전략적인 노력은 바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나라의 주인으로 거듭나게 하는 길이기도 하다.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도 신뢰의 가치가 스며들어 국가 계획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5·끝)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5·끝)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릴레이 인터뷰 마지막인 5회째를 게재합니다. 농업 부문에서 화훼 연구에 매진해 ‘꽃의 달인’으로 선정된 충북 농업기술원 김주형(49) 농업연구사, 오미자를 블루오션 산업으로 키운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이우식(53) 지방농촌지도사, 친환경 관련 신농법 20여 가지를 개발한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김진원(54) 지방농촌지도사를 소개합니다. 열정으로 뭉친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18명의 제도개선이나 새로운 업무 발굴 사례가 다른 부문에도 도미노처럼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 김주형 충북 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논문 103편 써내 농업연구원상 단골, 장미 ‘그린펄’로 화훼 한류 이끌어 농업 부문에서 달인으로 선정된 충북 농업기술원 김주형(49) 농업연구사는 ‘꽃의 달인’으로 불린다. 1990년 농촌진흥 분야 공무원으로 처음 발을 디딘 후 화훼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매진한 그는 연구직 공무원으로는 한 번도 받기 어렵다는 농업연구원상을 두 차례나 받은 이 분야의 최고 실력자다. 김 연구사가 개발한 신품종은 해외와 겨뤄도 이길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개발한 장미 품종 ‘그린펄’은 일본 경매시장에서 본당 170엔으로 최고가에 낙찰됐다. 현지 최상품보다도 50%나 비싼 값이다. 연한 녹색 잎에 가시 없는 줄기가 특징인 그린펄은 ‘화훼 한류’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품종 개발은 그대로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졌다. 국산 품종은 로열티를 외국에 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농가에 큰 이득이 됐다. 장미에서 나오는 추출물인 ‘탄닌’을 산업화하자는 그의 발상은 장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 그는 항산화 작용으로 건강과 미백에 좋다는 탄닌을 활용해 장미오일, 장미차, 장미화장수, 장미음료수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이들의 판매액은 연간 3억~5억원에 이른다. 또 장미 케이크와 장미 김밥 등도 개발해 일반인의 식탁에 장미를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그가 이렇게 개발한 신품종은 장미와 난, 백합, 야생화 등 26종에 이른다. 그는 “이른바 ‘종자 전쟁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세계 각국이 종자 산업에 뛰어들고 있었다”면서 “우리나라는 품종 개발의 볼모지였다”고 소회했다. 그가 연구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농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데 있다. 그가 개발한 국화재절화 재배법은 국화 수확을 1년에 1회에서 2회로 늘려 농촌의 부족한 노동력 문제를 해소했다. 국화재절화 재배법은 1년에 약 250시간의 노동력 감소 효과를 가져왔고, 특허 출원돼 전국 시범사업으로 채택됐다. 국화 재배 농가에서는 대부분 이 방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김 연구사가 연구한 국화 ‘일시개화법’도 노동력 절감에 큰 도움이 됐다. 국화가 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0~120일. 이 가운데 30~40일은 국화를 수확하는 데 소요된다. 그가 개발한 방법은 개화 시기를 균일하게 맞춰 수확 횟수를 줄이는 재배법이었다. 8~12회의 수확 횟수를 6~9회로 줄였고, 17일 이내에 모든 수확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여름철 고온이 특징인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국화의 색깔이 변하는 것은 농촌의 고민거리였다. 그는 시설 내 광량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방법으로 국화 퇴색 방지법을 개발해 농촌에 보급해 큰 호응을 얻었다. 김 연구사가 20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발표한 논문은 103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관련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34건이다. 그는 “도전적이고 열정적으로 화훼 연구에 매진했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로 ‘처음부터 다시 출발’을 한 경험이 큰 밑걸음이 됐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이우식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한약재에 불과했던 오미자를 문경 블루오션으로 年 1000억대 소득 “한약재에 불과했던 오미자를 문경의 블루오션으로 도약시킨 것에 대해 담당 공무원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이우식(53·지방농촌지도사) 오미자연구담당은 오미자를 문경의 새로운 성장 동력산업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지난 7년여간 고집스럽게 ‘오미자 연구’라는 한 우물만 팠다. 이 담당은 이번에 농업분야 달인으로 선정됐다. 주변에선 그를 ‘오미자 박사’라고 부른다. 이 담당과 오미자의 인연은 2004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경 동로농협이 수매한 생오미자가 잦은 비로 폐기 직전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활용 방안을 궁리하던 끝에 사무실에서 시험 삼아 뭉개진 오미자와 소주, 설탕으로 칵테일을 만들었다. 이 담당은 물론 동료까지 붉은빛에 어우러진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 등 다섯 가지 오묘한 맛과 향에 매료됐다. 오미자의 대변신이었다. 이때부터 오미자를 ‘신이 내린 선물’로 여기고 육성에 나섰다. 그는 “고혈압과 뇌졸중 예방 등에 효과 좋은 오미자를 잘 가공하면 ‘제2의 인삼’으로 상품화할 수 있겠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 담당은 생산·가공 등 오미자 연구에 밤낮없이 매달렸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행운도 찾아왔다. 2005년 행정자치부가 전국 낙후 지역 대상 신활력사업 공모에서 그의 오미자 육성 방안이 선정된 것이다. 국비 60억원을 확보할 발판도 마련됐다. 문경시는 2006년 전국 최초로 오미자담당 자리를 만들어 이 담당에게 맡겼다. 그는 이때부터 오미자 육성을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에 옮겼다. 그는 오미자를 산업화하려면 무엇보다 재배 면적 확대가 시급하다고 판단, 농가에 재배 자금을 무이자로 알선해 줬다. 가공과 유통, 판매에도 발벗고 나서 같은 해 오미자산업특구로 지정되도록 앞장섰다. 특히 가공연구소를 설립해 오미자와인, 오미자청, 오미자주스 등 고품질의 제품 생산에도 열정을 쏟았다. 120여종에 이르는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국내외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런 노력으로 문경의 오미자 재배 면적은 2005년 325농가 178㏊에서 지난해 1050농가 800㏊로 4.5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연간 생산량은 600t에서 4800t으로 무려 8배나 증가했다. 문경의 대표 농산물이 됐다. 소득도 껑충 뛰었다. 2005년 41억원에 그쳤던 소득이 현재 1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 등 9개국에 연간 60여억원 어치의 제품이 수출된다. 이뿐만 아니다. 전국의 공무원과 농민들이 매년 문경 오미자 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50~60여 차례씩 찾는다. 이 담당은 “전국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문경 오미자 산업은 매년 20% 이상 성장한다”면서 “10년 내에 연간 소득 5000억원 이상의 효자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김진원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농업기술사 자격증 3종 세트 섭렵, 친환경 신농법 20개나 만들어내 농업 분야 달인 김진원(54·지방농촌지도사)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기술개발담당은 화려한 경력의 전문가다. 남들은 하나도 갖기 힘든 기술자격시험의 고시라 불리는 농업기술사 자격증을 3개나 취득했다. 종자기술사, 시설원예기술사, 농화학기술사 등이다. 이 분야 국내 최초다. 10여년 전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매년 농촌진흥청과 자치단체 등 전국을 무대로 신농법 강의에 나서고 있으며, 매년 60~70차례 현장 교육 및 상담도 빼놓지 않는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그를 주위에선 ‘신농법 제조기’라 부른다. 지금까지 개발한 친환경 관련 신농법만도 20여종에 달한다. 2000년 들어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친환경 농업 강의에 나선 게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웰빙 열풍으로 농가들이 친환경 농업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정작 농법에 어두웠던 데다 관련 제품마저 부실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를 접한 김 담당은 당장 친환경 신농법 개발 및 보급에 팔을 걷어붙였다. 35년 공직생활 동안 갈고 닦은 지식을 총동원했다. 먼저 같은 해 우렁이를 활용한 친환경 농법을 개발했다. 우렁이 투입 시기를 논바닥 평탄 후 8~15일에서 3일 이내로 대폭 앞당겼다. 결과는 1석 3조였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잡초가 제거돼 농경비 절감에다 토양 및 수질 오염까지 예방됐기 때문이다. 2002년엔 축산 농가들의 항생제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생균제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친환경 고급육 생산과 예천한우 브랜드 육성의 전기를 마련했다. 군은 이를 바탕으로 2005년 전국 공공기관 최초로 생균제 공장을 준공, 지역 500여 한우 농가에 연간 600t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집요한 연구와 시험을 통해 각종 작물 재배에 유용한 친환경 미생물 8종을 개발했다. 이들 미생물은 모든 작물에 적용이 가능하며 병해충 발병 억제에 탁월한 효과가 검증됐다. 화학비료 및 농약에 의존하던 농가에 연간 7만ℓ(7000㏊ 사용량)의 미생물을 공급하기 위한 친환경바이오센터 건립에 앞장선 것도 그였다. 이 밖에 돼지 분뇨 발효 및 퇴비 추출물을 이용한 액비 개발, 담배나방 방제용 살충제 개발, 유황 오리알 생산 기술 개발, 시설하우스용 백련 기술 개발 등 친환경 농업 기술 개발 및 영농에 선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업 발전을 위한 그의 연구·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요즘도 담배나방 친환경 방제 기술 및 살충 곰팡이를 이용한 방제 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김 담당은 “내 가슴속에 농민과 농촌에 대한 오롯한 애정이 없었다면 그 어느 하나도 이루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농민이 잘살고 농촌이 발전하는 일에 열과 성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곰팡이 중국산 고추 확인하고도… 향응 눈먼 유통公 고가 수입·유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유통공사)가 곰팡이투성이인 중국산 불량 건고추를 비싸게 수입해 시중에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공사는 입고과정에서 제품의 불량상태를 알고서도 곰팡이 수치를 낮춰 검사결과를 조작하기까지 했다. 감사원은 유통공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을 상대로 실시한 ‘국영무역 주요 농산물 판매·수입 실태’ 감사 결과를 9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농산물안정기금으로 외국 농산물을 수입·판매하는 유통공사는 지난해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초과한 1218t을 포함해 중국산 불량 건고추 6600t을 들여왔다. 감사원은 “유통공사가 중국산 건고추에 곰팡이가 17.8%나 들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절개하지 않고 재검사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조작해 입고시켰다”며 “이 과정에서 오히려 중국 현지가격보다 35%나 더 비싸게 수의계약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유통공사 직원들은 중국산 농산물을 거래하는 매개상인이자 퇴직 직원인 A씨에게 특혜를 주는 대가로 마사지 접대 등 향응을 받기까지 했다. 감사원은 “동일인이 2개 이상의 명의로 입찰하면 무효인데도 유통공사는 A씨가 지인 8명의 명의로 전자입찰인증서를 받아 입찰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 최근 3년간 827억원의 계약 특혜를 줬다”고 말했다. 곰팡이 건고추를 수입한 유통공사는 품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받고 중간상인에게 이를 판매함으로써 관리 부실을 덮으려 했다. 지난해 2∼3월에는 불량 양파 비율이 기준치(5%)를 2∼6배나 초과한 중국산 양파 279t을 수입하는 등 1950t을 국내에 들여와 반품불가 조건으로 입찰 공고를 내고 시중에 판매했다. 식약청도 제기능을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009년 이후 곰팡이 과다로 반송한 실적은 1건뿐이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블루치즈,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

    푸른곰팡이로 숙성시켜 독특한 냄새와 맛을 내는 블루치즈. 프랑스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이 치즈가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생명공학 전문 연구소(라이코텍)가 프랑스산 로크포르 치즈에는 항염증 효과가 있으며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로크포르는 영국의 스틸톤, 이탈리아의 고르곤졸라와 함께 세계 3대 블루 치즈로 널리 알려졌다. 연구진은 숙성된 블루치즈는 장을 건강하게 하고 퇴행성 관절염과 셀룰라이트(부분 비만)와 같은 노화의 흔적을 늦출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블루치즈의 성분은 위의 내벽과 같은 산성 환경에 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치즈가 프렌치 파라독스 퍼즐에서 잃어버린 조각일까?’라는 제목으로 등재된 이 연구는 라이코텍 설립자인 이반 페타예프 박사와 동료 유리 바슈마코프 박사가 주도했다. 여기서 프렌치 파라독스(프랑스인들의 역설)는 프랑스인들이 고지방·고콜레스테롤의 음식을 섭취하는데도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낮기 때문에 나온 말로 기존에는 레드와인이 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레드와인 이외에도 곰팡이로 숙성한 로크포르 등의 소비가 심혈관질환을 낮추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들 전문가는 로크포르 성분을 추출할 수 있으며 이는 제약이나 항노화 제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유명 영양학자인 조이 하콤프는 라이코텍의 연구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그녀는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염증이 단지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데 염증은 신체의 일부가 치료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의 논문 사이트인 펍메드(Pubmed)를 통해 게재됐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시선집중] 부당 체납액 조정·독거노인 생일상… ‘이웃 지킴이’

    ‘희망의 1대1결연 사업’에 참가하면서 동대문구 공무원들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나눔과 봉사를 통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경험을 한다. 맑은환경과에서 근무하는 조석규씨는 지난 4월 이혼 후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결연자(한부모가정)로부터 약 120만원의 지역의료보험료를 체납한 뒤 통장을 압류당해 생계가 막막해졌다는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곧바로 의료보험공단을 방문해 이혼 전 체납금액은 전 배우자와 분리해 감액 신청하고 현재 재산상태 등을 자세히 알려줬다. 덕분에 체납액 가운데 90만원가량을 감경받아 결연자가 계속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틈날 때마다 카카오톡을 통해 결연자와 안부를 나눈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김계수씨는 한 달에 한 번 김모씨의 집을 방문한다. 그는 5년 전 배우자와 사별한 뒤 월 100여만원의 소득으로 노모와 중고생인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집에 곰팡이가 피어도 벽지를 교체할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이에 동료 환경미화원 13명이 함께 도배와 커튼을 교체해 줬다. 김씨는 두 아이들이 성장할 때까지 이들을 지속적으로 돌봐주려고 한다. 공원녹지과 차승희씨는 3남 1녀의 자녀를 두었지만 자녀들이 힘들게 생활하고 있어 경제적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결연자에게 자원봉사자와 함께 생일상을 차려드렸다. 올해 81세인 오모씨는 이날 평생 처음으로 생일상을 받아보았다며 기뻐 어쩔 줄 몰라했다. 유덕열 구청장은 “1대1 결연사업이 자리를 잡아가면 단순 지원에서 직업교육이나 일자리 알선 등으로 확대해 이들이 자활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못 믿을 어린이집

    ■ 세균이 둥둥 대구 어린이집 10곳 가운데 2곳이 허용 기준 이상으로 실내공기가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은 21일 연면적 430㎡가 넘는 대구지역 어린이집 98곳을 대상으로 실내 공기질을 검사한 결과 16.3%인 16곳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공기 중 세균 수가 ㎥당 800CFU(세균수 측정 단위)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부적합 어린이집들은 평균 2배가량 초과했다. 특히 달서구 호산동의 A어린이집은 기준치의 7배가 넘는 5818.8CFU를 기록했으며 달서구 용산동 B어린이집도 5501.2CFU로 나타났다. 또 호산동 C어린이집은 3231.3CFU, 인근의 D어린이집은 2224.8CFU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유 세균은 실내공기에 떠 있는 대장균 등 일반·병원성 세균으로, 먼지나 수증기에 달라붙어 살면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의 호흡기를 통해 아토피, 천식, 알레르기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그러나 부적합 판정을 받아도 개선명령과 50만~200만원의 과태료만 물리는 게 고작이어서 실질적인 공기질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연구원이 기준치 이상 세균이 검출된 어린이집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부모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법에는 면적 430㎡ 이상 어린이집에 대해서만 실내 공기질을 검사하도록 규정해 규모가 작고 영세한 어린이집은 건강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대구지역에만 1300여개에 이른다. 여기에다 환경부에서는 어린이집에 대해 부유 세균은 물론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미세먼지 등 5개 항목을 검사하도록 했으나 연구원은 인력과 장비,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부유 세균 1개 항목만 검사하고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부유 세균은 사람의 밀도와 청결상태, 곰팡이와 습기 등 건물의 관리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며 “항상 청소를 깨끗이 하고 환기 등에 주의를 기울여 오염 예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보조금 꼼수 울산 남구 A어린이집은 지난해 10월 퇴직한 지 14일이 지난 교사 B씨를 근무하는 것처럼 속여 자치단체 보조금 69만 6000원을 받았다가 적발됐다. 남구는 B씨에게서 보조금을 환수하고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운영정지 1개월 처분을 내렸다. 남구가 21일 구의회에 제출한 ‘2012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9월부터 지난 9월까지 지역 내 238곳의 민간·가정보육시설을 점검한 결과 어린이집 9곳이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보육시설들은 어린이나 보육교사를 허위로 등록한 뒤 보조금을 받았다. 6곳은 이미 퇴직한 보육교사와 퇴원한 어린이가 시설을 다니는 것처럼 속여 총 3760만원의 기본 보육료 등을 부정하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Z어린이집은 퇴직한 보육교사를 5개월이나 근무한 것처럼 속여 1700여만원의 기본 보육료와 처우 개선비를 부정하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3곳은 원장이 예산을 부당 지출하거나 어린이를 통학차량에 방치하는 안전사고를 일으켜 보조금 환수조치 및 운영·자격정지 등의 처분을 받았다. 이와 함께 공립 어린이집 2곳도 통학차량을 부적절하게 운영하거나 교사가 상근하지 않아 보조금 환수조치와 시설장 자격정치 처분을 각각 받았다. 남구 관계자는 “부정 수급으로 적발된 보육시설이 다시 법규를 어기면 시설 폐쇄조치를 내리기로 했다.”면서 “혈세인 보조금이 부정하게 사용되는 사례가 없도록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김문이 만난 사람] 세계무대 데뷔 10년 앞두고 단독공연 갖는 팝페라테너 임형주

    [김문이 만난 사람] 세계무대 데뷔 10년 앞두고 단독공연 갖는 팝페라테너 임형주

    어느 날 그에게 정결한 여신이 다가왔다. ‘은색으로 빛나는 정결한 여신이여. 이 신성한, 이 신성한 태고의 나무들, 우리에게 향하소서, 당신의 아름다운 얼굴을. 아~ 구름에 끼지 않고 안개에 가려지지 않은 아~ 지상에 평화를 뿌리소서, 당신이 천국을 만드소서~’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에 나오는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의 일부 대목이다. 마리아 칼라스(1923~1977)가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칼라스의 노르마냐 노르마의 칼라스냐’고 할 정도였다. 비록 마리아 칼라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불멸의 디바 소프라노의 전설로 남아 있다. 1998년의 일이다. 겨우 12살 나이에 공개방송 프로그램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나가 ‘마법의 성’과 ‘아르헨티나여, 울지 말아요’를 불러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클래식 오버 앨범(클래식, 뮤지컬, 팝 등)을 내는 등 한국 음악계의 ‘신동’이 탄생했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부모의 반대가 컸다. 아버지는 장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기를, 어머니는 외교관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남자가 음악을 하면 안 된다는 부모의 고집 또한 셌다. 할 수 없이 신동은 음악을 접기로 했다. 방황이 시작됐다. 그렇게 3~4개월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리아 칼라스의 ‘정결한 여신이여’라는 영혼의 소리를 듣게 됐다. 단박에 매료됐다. 이때부터 성악가로 방향을 틀었으며 ‘정결한 여신이여’는 단골 레퍼토리가 됐다. 이후 신동은 예원학교, 줄리아드 예비학교(영재교육) 입학은 물론 하는 공연마다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내며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세계적인 팝페라테너 임형주(27)씨. 벌써 세계 무대에 데뷔한 지 10년이 된다. 국내 데뷔는 15년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18일 오후 6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을 한다. 대관 심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모든 아티스트를 통틀어 조수미, 조용필, 조영남 이후 네 번째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특히 1988년 개관 이후 역대 최연소인 27살의 나이로 가지는 공연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1부는 ‘클래식 스타일’로 이탈리아·독일·한국의 가곡들로 꾸며진다. 2부는 ‘팝페라 스타일’로 뮤지컬·팝·재즈·가요 등의 장르를 넘나든다. 그의 대표곡들뿐만 아니라 팝페라 히트곡, 드라마 OST 주제가 등도 함께 꾸며져 깊어 가는 가을을 아름다운 선율로 수놓을 예정이다. 오페라 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50인조의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6인조 댄서팀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염곡동에 있는 ‘아트원문화재단’에서 임씨를 만났다. 인터뷰를 앞두고 머리 손질과 간단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약간 긴 머리에 깨끗한 동안(童顔)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무슨 얘기부터 꺼낼까 생각하다 최근 그가 일본에 다녀왔다는 것이 떠올라 먼저 일본 공연이 어땠는지 물었다. “도쿄 시나가와 큐리안 대극장 무대였습니다. 일본에서 데뷔한 것도 10년이 됩니다. 그래서 제 이름 석 자를 내걸고 독창회를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특히 요즘 한·일 관계가 조금 경색돼 있잖아요. 120분 넘게 공연을 가졌는데 앙코르 곡으로는 우리의 가곡 ‘임진강’을 불렀습니다. 이때 두루마기 한복을 입었습니다. 일부에서 한복 입는 것을 만류했지만 당당히 한복 차림으로 다시 무대에 섰지요. 공연이 끝나고 일본 기자들이 ‘역시 임형주의 음악은 위대하다’는 찬사를 보냈고 일부 팬은 ‘한복을 입은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국내 팬들은 주로 30~40대인데 반해 일본에서는 50~60대까지 폭이 넓어졌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웃는다. 특히 국내 팬클럽 회원 30여명이 자비를 들여 가며 비행기 타고 원정을 와 너무 고마웠단다. 일본에서는 ‘형주 오우지(왕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 다음에는 ‘아트원문화재단’이 궁금해졌다. 그는 달변 수준이었다. 어떤 질문에도 지체 없이 답이 줄줄 나온다. “2008년에 설립된 비영리 재단입니다. 국내 데뷔 10년, 세계 데뷔 5년을 맞이하면서 어머니께서 ‘그동안 네가 번 돈을 다 모아 놨으니 어디에 쓰고 싶으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얼른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했지요. 재능은 있으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음악 공부를 못 하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제가 비록 20대이지만 좋은 일 하는 데는 나이가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서울시에 100억원을 기부채납해서 이 위치에 재단을 설립하게 됐지요.” 현재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4기째 17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개인 레슨비도 재단에서 대납한다. 아트원 홀, 갤러리 등을 두어 다양한 예술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재단 산하에 유치부를 두어 어린이교육사업에도 정열을 쏟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사재를 털어 운영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으나 올해 들어 조금 나아졌다고 귀띔한다. 유치부 어린이들에게는 7세까지 재단에서 지원해 주고 있다. 어린이 얘기가 나오자 얼른 그의 어린 시절로 화제를 돌렸다.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때에는 미술대회와 웅변대회에 자주 나갔는데 특히 미술인 경우 대상을 많이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에는 방과후 특활반이라는 것이 있었죠. 동요 부르기반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이 저에게 ‘너는 참 잘 부른다. 장차 성악가로 대성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때 전국 동요대회에 나가 1등을 여러 번 했습니다.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은 셈이지요. 기분이 우쭐해지면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가수 신승훈이나 조성모씨 같은 발라드 가수가 돼야겠다고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와 친분이 있는 삼성영상사업단 관계자를 만나게 됐다. 저녁 자리였는데 즉석에서 노래를 하게 됐다. 감탄한 그 관계자는 임씨에게 “너는 프로로 데뷔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어머니에게 당장 계약하자고 제의를 했다. 그래서 그의 첫 앨범이 나오게 됐고 언론과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공개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로 음악을 중단했다가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곧바로 성악을 두 달가량 공부하고 예원학교에 입학했으며 매번 실기 1등을 차지하면서 수석 졸업을 하게 된다. 이때 청소년 음악대회에 나가 웬만한 상은 거의 휩쓸 정도로 진가를 발휘했다.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다는 생각에 시야를 세상 밖으로 넓혔다. 영재들만 가르친다는 줄리아드 예비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이때에도 부모의 반대가 있어 임씨는 잠시 미국 여행을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사실 그날 이후 미국에서 승부를 걸기 전까지는 한국에 오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을 속인 셈이지요. 곰팡이가 나는 반지하 방에서 혼자 살면서 인터넷 등 수소문 끝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메조 소프라노인 웬디 호프먼의 집을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때마침 그의 남편이자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수석 반주자를 만나게 됐고 여러 번 설득 끝에 오디션을 보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웬디 호프먼은 ‘내가 너를 기꺼이 받아줄 테니 집으로 자주 오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정통 성악보다는 팝페라 뮤지션의 대가가 되라고 했습니다. 이후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맺게 됐습니다.” 타고난 노래 솜씨는 미국에서도 통했다. 줄리아드 예비학교 입학 때 보기 드물게 심사위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합격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자리에서 다음 해 열릴 오페라 주역까지 제의받았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과장이 곱고 맑은 높은 소리는 훌륭하지만 파바로티나 도밍고 같은 큰 성량을 내기 위해선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오페라의 본고장인 피렌체 음악원에 들어갔다. 그렇지 않아도 웅장하고 육감적인 바로크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선뜻 받아들였다. 이 무렵 그는 한국에 잠시 들러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최연소 애국가 독창자로 등장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 2003년 6월 카네기홀에서 독창회를 하게 되면서 세계 무대에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마리아 칼라스가 아니었다면 아마 대중가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 음악 외적으로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느냐고 하자 “어릴 적에는 화가나 뉴스 앵커,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다.”면서 지금도 보는 신문이 10여 종류가 되며 꼭 소리 내어 읽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신문을 보면 논리정연해지고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단다. 지난해 ‘올해의 신문 읽기 스타상’(신문협회)을 받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여자 친구에 대해 묻자 “없어요. 이상형은 강수연, 이영애, 심은하 같은 스타일”이라고 대답했다. 공연 때 단골 앙코르 곡은 무반주 ‘어메이징 그레이스’이며, “조수미 선배는 롤모델이고 나중에 마리아 칼라스 같은 불멸의 음악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서 해맑게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27세 임형주는 누구 독집앨범만 12장… 한국인 최초·최연소 ‘유엔 평화메달’ 수상도 1986년 5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예원학교 성악과를 수석 졸업했으며 뉴욕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 성악과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합격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산펠리체 음악원을 졸업(학사)했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 슈베르트 음대 성악과 ‘초청학생’으로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1998년 국내 무대에 데뷔했고 2003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세계 데뷔 독창회(세계 남성 성악가 중 최연소)를 시작으로 뉴욕 링컨센터,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볼과 월트디즈니콘서트홀, 파리 살 가보, 네델란드 콘서트 헤보, 잘츠부르크 미라벨궁전, 빈 콘체르트 하우스, 일본 국제포럼, 타이완 국부기념관 등에서 공연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역대 최연소로 애국가를 선창했다. 베를린교향악단 및 빈교향악단, 도쿄 필하모닉, 체코 심포니 등과 협연했다. 주요 음반으로는 40만장이 팔린 1집 ‘샐리 가든’을 비롯해 2집 ‘실버 레인’, 3집 ‘미스티 문’, 4집 ‘더 로터스’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포함해 최근까지 총 12장의 독집 앨범을 내놓았다. 2003 미국 USO협회 ‘명예 기여훈장’ (역대 최연소), 2005 일본 NHK ‘홍백가합전’ 트로피(한국 클래식 음악가 중 최초), 2010 유엔본부 ‘유엔 평화메달’을 각각 수상했다. 유엔 평화메달은 한국인 최초이며 역대 전 세계 수상자 중 최연소다.
  • [Weekly Health Issue] 비염

    [Weekly Health Issue] 비염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코가 막히거나 연신 흘러내리는 콧물과 재채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증상이 비슷해 감기라고 여기기 쉽지만 이들의 상당수는 비염 환자다.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콧속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비염을 초기 감기로 오인해 엉뚱한 약을 쓰거나 계절이 바뀔 때면 나타나는 일과성 증상이라고 여겨 방치하곤 한다. 그러나 이런 대처가 비염을 만성화시켜 더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지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국민 10명 중 2명꼴로 갖고 있다는 비염에 대해 정도광 하나이비인후과 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먼저 비염이란 어떤 질환인가. 콧속을 덮고 있는 점막조직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동반하며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비염의 발생 추이는 어떤가. 전체 비염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알레르기비염은 세계적으로 흔한 질병 가운데 하나로, 최근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인구의 20% 이상이 알레르기비염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현재 국내 인구의 15∼20%가 알레르기비염 환자로 추정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0년 분석에 따르면 2007년에 8.5%, 2008년 8.0%이던 유병률이 2009년에는 12.1%로 증가했다. ●비염은 어떻게 구분하며 유형별 원인은 무엇인가. 비염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한다. 급성은 흔히 감기라고 말하는 감염성 비염이다. 만성은 원인에 따라 다양한데 대표적인 것이 알레르기비염이다. 코의 구조적인 이상도 비염을 유발한다. 콧속을 좌우로 나누는 연골인 비중격이 휜 비중격만곡증이 있으면 비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비중격만곡증 때문에 콧속 공기 흐름이 막혀 점막에 쉽게 염증이 생기고 잘 낫지도 않는다. 이 밖에 호르몬 이상이나 특정 약물도 비염을 유발한다. 특히 세균이 원인인 감염성 만성비염은 급성기 비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특성을 보인다. ●그렇다면 알레르기비염과 여타 비염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 알레르기비염은 코 점막을 자극하는 특정 물질에 대한 과민 반응 때문에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코 점막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면 민감하게 반응해 재채기나 콧물이 나오게 된다. 대표적인 원인은 집먼지진드기로, 약 80%의 비염 환자가 여기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꽃가루, 곰팡이, 동물의 털과 비듬 등 항원이 무척 다양하다. 따라서 특정 물질에 노출될 때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유형별 증상의 차이는 무엇이며 감기와는 어떻게 다른가. 대부분의 만성 비염은 증상의 정도만 다를 뿐 양상은 비슷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코막힘으로, 보통 좌우가 교대로 막히나 심하면 양쪽이 모두 막혀 코로 숨을 쉬지 못하게 된다. 또 염증으로 점막이 부어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증상은 코감기와 비슷해 많은 사람들이 감기로 오인하게 된다. 그러나 감기 증상은 1∼2주면 회복되는 데 비해 비염은 몇 달 혹은 몇 년씩 지속된다. 또 감기는 열이 나거나 온몸이 쑤시고 아픈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을 보이지만 비염은 이런 증상이 거의 없다. 콧물도 다르다. 감기는 초기에 맑은 콧물이 나오다 점차 누런 콧물로 변하지만 비염은 계속 맑은 콧물만 나온다. ●비염이 만성화될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가. 비염을 초기에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으로 진행돼 증상이 악화되고 합병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흔한 합병증이 바로 축농증이다. 축농증은 코 점막의 염증이 콧속의 빈 공간인 부비동까지 확산돼 점막이 붓고 고름이 고이는 질환이다. 천식이나 기관지염도 알레르기비염의 흔한 합병증이다. 이런 비염은 코막힘이나 콧물, 재채기가 심해 집중력을 크게 떨어뜨리므로 학생의 경우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또 알레르기비염을 오래 앓은 아이들은 발육도 더디다. 염증이 호흡의 통로를 막아 신선한 공기를 폐에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데다 코막힘이 숙면을 방해해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알레르기비염은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및 수술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회피요법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물질을 피하는 치료법이나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워 보통 약물치료와 병행한다. 약물로는 콧속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을 증상에 따라 처방한다. 환자를 원인물질에 직접 노출시켜 치료하는 면역요법은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하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있다. 문제는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이 만성화돼 1년 내내 코가 막히고 잠잘 때도 숙면을 이루지 못하는 중증 상태다. 이런 경우에는 약물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레이저나 코블레이터로 콧속 점막을 태워 코 점막의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수술이 효과적이다. 비중격만곡증이 같이 있을 경우 이를 교정하는 수술도 병행하는데 이런 수술은 코의 성장이 끝나는 17세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각 치료법의 예후와 장단점도 짚어 달라. 회피요법은 알레르기비염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지만 항원으로부터 완전히 차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한계다. 주로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는 약물요법은 재채기나 콧물에는 효과적이지만 코막힘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수술은 효과가 지속되지만 환자 5% 정도는 효과가 없어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게 문제다. 면역요법은 이론상으로는 확실한 치료지만 여러 항원에 동시에 반응할 경우 이 치료법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아름다운 사람들(KBS1 밤 10시 50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 텅빈 객석 앞, 무대 위에 검은 양복 차림의 노신사가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 그는 55년 경력의 피아노 조율사 이종열씨다. 200여 개의 조율 공구가 들어있는 가방에서 공구를 챙겨든 그의 능숙한 손놀림은 기술이 아니라, 악기를 연주하는 듯 예술성까지 느껴지는데…. ●사랑의 가족(KBS2 오전 11시 20분) 세계 공연예술가들의 꿈의 무대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이 축제의 현장에서 뇌병변장애인으로 직접 극본을 쓰고 단독 코미디 공연을 선보인 로렌스 클락을 만나본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예술 활동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지원하는 ‘아트 앤 파워’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체계적인 문학창작교육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안녕?! 오케스트라 1부(MBC 밤 11시 15분)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이 한국 내에서 많은 상처와 차별을 받고 있는 스물 네 명의 다문화가정 천사들을 만난다. 그렇게 시작된 음악과 아이들의 설레는 첫 만남. 용재 선생님과 아이들이 전하는 기적의 하모니로 아이들의 마음을 변화시킨 3개월간의 오케스트라 이야기가 펼쳐진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추석 날, 송편을 찔 때 솔잎을 까는 이유는 무엇일까. 솔잎을 깔고 떡을 찌면 떡에 세균과 곰팡이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송편은 솔잎으로 찌기 때문에 이름마저 소나무 송에 떡 병 자를 써서 송병으로 불린다. 프로그램에서는 실험을 통해 솔잎의 항균효과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 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50분) 소와 돼지의 발골 작업은 비슷해 보이지만 큰 차이점을 갖고 있다. 소는 부피가 크고 뼈가 많아 분리하는데 고난도 체력이 요구된다. 돼지는 부위별로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 그래서 식육처리기능사에게는 둘의 정형작업이 모두 힘들다. 한편 올해 돼지 값 폭락으로 소 발골 작업자도 돼지 작업에 나서고 있는데…. ●올리브(OBS 밤 11시 5분) 가수 유현상과 손진영, 미스코리아 설수현, 미수다 출신 에바 등이 게스트로 함께한다. 이들은 ‘김기사 대 개성댁’, ‘처월드 대 시월드’등의 키워드로 스타들의 추석 경험담과 그에 따른 명절 증후군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명절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응급 상황에 대한 OX 퀴즈와 명절 증후군의 다양한 관리법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 [CEO 칼럼]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주인의식을/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CEO 칼럼] 직장에서 성공하려면 주인의식을/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가끔 젊은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최고경영인(CEO)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대답이 부담스럽고 어려운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입사 시절에 우수했거나 근무에 성실하기만 한 사람이 CEO가 되는 것도 아니고, 운(運)이 있어야만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무엇이 CEO를 만드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자면 주인의식을 말하고 싶다. 어느 강연에서 들은 얘기다. 한 기업의 회장이 출근하고 있는 직원들을 지켜보며 임원에게 물었다고 한다. “저 많은 사람들 중에 머리를 달고 출근하는 직원이 몇 명이나 될까요?” 웃고 넘길 수만은 없는 씁쓸한 이야기다. ‘내가 회사의 주인이다.’라고 생각하면 일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부터 달라진다. 좋은 생각은 심사숙고 끝에 우연히 떠오르는 경우가 많아 보이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사소한 일도 다른 관점에서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은 실험을 하던 중 주변에 자란 곰팡이가 다른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을 보고 항생제 페니실린을 발견했다. 미국 사무·의료용품 제조업체 3M은 접착력이 약해 실패한 접착제에서 포스트잇을 만들어 냈다. 우연한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 아무 생각 없이 아침에 출근해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는 일상을 반복한다면 치열하게 쌓아 온 지식도, 경험도 시간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월급을 위해 일하는, 심지어 월급받는 만큼만 일하려는 월급쟁이가 되어서는 회사나, 자신 모두가 행복할 수 없다. 처음 출발은 비슷해도, 결국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직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앞서 나가기 마련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자기 것으로 만들 줄 안다면 결국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지나간 30여년의 직장생활을 돌이켜 보면 잘못된 인식과 관행이 주인의식의 확산을 저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선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은 일을 많이 할 것이란 생각이다. 그러나 주인의식은 마음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지 자신의 생활을 희생하며 회사에 충성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런 환경에서는 주인의식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인의식을 갖고 얼마든지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시킬 수 있다. 다음으로 주인이 아닌 사람이 주인처럼 일한다고 생각하는 시선이다. 치열한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려면 주도적으로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지, 남의 시선은 중요한 게 아니다. ‘내 일이 아니야.’, ‘나 아니어도.’, ‘왜 내가.’라는 안일하고 소극적인 생각으로는 안 된다. 회사가 살아야 내가 살고, 회사와 내가 성장할 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주인의식이 있는 사람을 비정상적으로 보는 조직 문화도 문제다. ‘회사의 주인은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일수록 ‘회사는 회사, 나는 나’라며 내 것만 챙기는 것이 ‘쿨(cool)한 일’인 양 착각한다. 주인의식을 갖춘 사람이 대접받는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몇 년 전 국내 굴지의 A기업에 취임한 대표이사가 취임 일성으로 “우리가 경쟁사라고 생각하는 B사 직원들은 우리를 경쟁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가 주인인 반면 우리 직원들은 모두가 월급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고 한다. 풍부한 지식과 경험, 지속적인 자기계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 회사에서 CEO가 되려면 이처럼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겠지만 주인의식만큼 중요한 덕목은 없다. 모든 일의 중심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성실히 일하다 보면 결국 잘하게 되고, 스스로 성취감과 재미를 느끼며, 적절한 평가와 보상을 받게 된다. 결국에는 CEO가 된다. 즐겁게 일하고 성공하고 싶다면, 그로 인해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주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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