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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불청객 ‘통풍관절염’ 대처법

    서울 광진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세영(가명·54)씨는 사계절 중에 유독 겨울을 싫어한다. 지병인 ‘통풍성 관절염’ 때문에 수시로 손발이 붓고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사가 조언한 대로 몇가지 수칙을 지킨 결과,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을 경험했다. 과연 통풍성 관절염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이 있을까? 통풍성 관절염의 증상은 주로 엄지 발가락, 발목, 무릎 등의 부위가 붓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퇴행성 관절염처럼 쑤시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과 함께 몸에 열이 나다가 만성이 되면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통풍성 관절염의 원인은 단백질 성분의 하나인 ‘퓨린‘(purine)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퓨린이 몸 속에 들어오면 서서히 분해되면서 ‘요산’(尿酸)을 만든다. 통풍성 관절염은 이 요산이 체내에 과도하게 쌓이면서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퓨린의 섭취를 최대한 줄여야 통풍성 관절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퓨린이 많이 포함된 음식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술’이다. 특히 맥주에는 요산을 만드는 ‘핵산’(核酸)이 다량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멀리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주로 접하는 음식 가운데 퓨린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은 계란 노른자, 돼지고기, 푸른 생선, 젓갈, 곱창 등이다. 술과 이런 음식을 같이 섭취하면 증세가 급속히 악화되기 때문에 안주는 가능하면 과일이나 오이, 당근 등의 야채로 준비해야 한다.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도 통풍성 관절염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을 자주 누게 되고 자연스럽게 요산이 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버터, 치즈 등 유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퓨린의 함유량이 적기 때문에 크게 주의하지 않아도 된다. 감자나 고구마 등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도 마찬가지다. 식이조절만으로 통풍성 관절염을 완벽하게 대비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스트레스’는 통풍성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음식과 마찬가지로 주의해야 한다. 통풍성 관절염이 생겨 간헐적인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최대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얼음찜질을 하거나 베개를 받쳐 관절염이 생긴 부위를 높여주는 것도 통증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요산의 생성을 억제하는 ‘알로퓨리놀’, 요산의 배설을 촉진하는 ‘프로베네시드’와 같은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알로퓨리놀은 골수 생성을 억제하고 간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뒤에 복용해야 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도움말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수곤 교수,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 현대유비스병원 박승규 원장
  • 모던 타임스/조윤정 옮김

    모던 타임스/조윤정 옮김

    ‘지식인의 두 얼굴’ ‘근대의 탄생’ 등을 저술한 영국의 석학 폴 존슨(80)의 베스트셀러 ‘모던 타임스’(전2권, 조윤정 옮김·살림 펴냄)가 국내 출간됐다. 책이 영국에서 초판된 것은 1983년. 이후 ‘20세기 대표 역사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초판 이후의 10년을 논의 범주에 추가해 1991년 개정판을 냈다. 국내에 선보인 이번 책은 개정판이다. 폴 존슨이 파악한 20세기 세계사의 동력은 정치였다.20세기는 그대로 정치의 시대였다.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70여년의 역사를 조명한 책은 평범한 연대기식 서술방식이 아니라 인물들을 부표로 삼아 주요사건을 재해석했다는 점이 우선 주목할 만하다. 각권이 700여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임에도 주눅들지 않고 몰입할 수 있는 까닭이다. 저자가 선언한 ‘모던 타임스’의 시발점은 1919년 5월29일이었다. 그날 서아프리카와 브라질에서 촬영된 일식 사진이 젊은 유대계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증명했다. 상대성 이론을 혼동한 산물, 즉 “세계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다.”라는 상대주의적 시각이 세계 정치무대에 만연했다. 기존의 인식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것이 돼버렸고, 사회에는 개인적 책임감과 객관적 도덕규범이 무너져 내렸다.“구질서가 종말을 맞고 방향을 잃은 세계가 상대주의적 우주 속을 떠도는 상황”을 자양삼아 권력의지로 중무장한 독재자들이 세계무대 위로 속속 올라올 수 있었다고 짚는다. 레닌, 스탈린, 히틀러, 무솔리니, 마오쩌둥 같은 인물들이 출현한 태생적 배경이 이렇듯 상대성 이론에 뿌리를 대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레닌은 종교적 혁명가, 히틀러는 낭만적 혁명가 20세기 주요 인물들을 불러내되 그들을 세밀화처럼 정밀묘사한 재담이 독자들에겐 무엇보다 두드러진 흥미포인트이다.1권에서는 권력을 장악하기까지 제각각으로 발현됐던 정치가들의 개인적 성향을 일일이 짚어 보인다. 지나치게 냉담했다는 평가를 들은 레닌. 혁명만을 위해 살았던 그의 외골수 기질 자체가 러시아 혁명과 볼셰비키당의 색깔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히틀러는 어땠을까. 레닌이 종교적 혁명가라면, 그는 “낭만적 혁명가”였다. 화가로 성공하지 못한 히틀러였지만 위축될 때나 혹은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매달릴 때는 예술가의 행동양상을 보였다. 그런 개인적 성향이 독일인의 기질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독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4개 국어를 구사하는 탁월한 언어능력으로 뮌헨회담의 스타로 떠오른 무솔리니는 따져보면 허영심 많은 야망가에 나르시시스트였다는 주장도 덧붙인다. 저자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파시즘은, 여론에 극도로 민감했던 무솔리니의 성향과 천재적 모방능력에 폭력성이 더해져 빚어진 복합적 산물인 것이다. ‘인물’과 ‘사건’의 접점에서 역사를 재평가하는 시각은 상당부분 통념을 뒤집는다. 루스벨트는 “순전히 운이 좋아 미국을 구한 대통령”이었고, 마오쩌둥은 “난폭하고 세속적이며 인정머리 없는 농부”였다. 무솔리니는 “특이한 능력으로 평생 웅장한 오페라와 코미디 사이를 불안하게 오간” 인물이었으며, 처칠은 “대공황 직전 한몫 벌어보려 투기를 하고 객장을 어슬렁거리던” 인물이었다. 비폭력 운동의 상징어가 된 간디에 대해서도 지은이의 평점은 후하지 않다.“간디의 기행은 신성한 기인을 숭배하는 인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그의 가르침은 인도의 문제와 인도의 소망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다. 물레를 돌리는 일은 직물을 대량생산하는 나라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그가 생각한 식량 정책을 추진했다면, 아마 많은 인도인이 굶어 죽었을 것이다.” 간디가 가난한 생활을 유지하는 데에도 엄청난 돈이 들었다는 등 인물 퍼레이드를 통해 아슬아슬한 통념 전복의 묘미가 이어진다. ●“마오쩌둥은 난폭하고 인정머리 없는 농부” 당대 지성인들을 바라본 시선에도 날이 서 있기는 마찬가지다. 스탈린의 러시아, 마오쩌둥의 중국 실정을 서구에 전했던 당시 지식인들의 시각이 신랄히 까발려지기도 했다. 노동수용소를 두고 “인간을 개조하는 소비에트의 방식은 매우 유명하고 효과적”이라고 찬양한 지식인도 있었다. 저자의 개인적 신념으로 이어지는 서술방식에 논쟁의 여지는 물론 많다. 그러나 20세기 ‘정치 실험’의 폐해를 전방위로 반박한 비판적 사유체계는 오만한 세계 위정자들의 각성제가 되기엔 여전히 유효하다. 각권 2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연구팀 “공룡은 성(性)에 일찍 눈 떴다”

    美연구팀 “공룡은 성(性)에 일찍 눈 떴다”

    공룡은 인간의 경우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시기인 10세 전후에 번식을 시작, 다른 동물보다 더 일찍 성(性)에 눈을 떴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연구팀은 북미에서 1억 2500만~1억 500만년 전의 초식공룡 테논토사우루스(Tenontosaurus)의 허벅지에서 골수뼈를 발견, 이 공룡이 8세 전후에 번식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1억 5500만~1억 4500 만년전의 육식 공룡인 아로사우르스(Allosaurus)의 무릎에서도 이같은 골수조직을 찾아내 10세 전후에 번식이 가능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를 이끈 사라 워닝(Sarah Werning)교수는 “이 두 공룡의 수명은 25~30세 정도로 알을 낳기 전에 죽은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공룡들이 조숙했고 빨리 성장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15일자 국립과학아카데미의 정기간행물(journal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되었다. 사진=내셔널 지오그래픽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 저널] 흑인비하 논쟁에 실망하는 지지자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두 상원의원이 벌이고 있는 ‘흑인 비하’ 논쟁이 지지자들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최초의 여성 대통령’(클린턴) 또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오바마)을 탄생시키는 거대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민주당 골수 지지자들은 두 캠프의 대결이 ‘추한’ 양상으로 흘러가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인종 문제가 민주당 지지세력의 통합을 깨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 전문방송인 CNN은 14일(현지시간) 인종 논란에 대한 시청자들의 생생한 반응을 인터넷에 올렸다. JD라는 시청자는 “문제를 처음 만든 쪽은 분명히 힐러리 캠프 아니냐?”고 힐난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흑인 대통령의 당선을 ‘동화 같은 얘기’라고 폄하했고, 힐러리는 흑인인권법을 만든 사람은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아니라 백인인 린든 존슨 대통령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JD는 클린턴 부부가 ‘입에 걸레를 물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흑인이라고 밝힌 시청자 론울프는 “오바마가 힐러리의 발언을 왜곡했으며, 그것은 명백한 반칙”이라면서 “이런 섬뜩한 후보에게는 결코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라는 시청자는 “흑인이고 여성이고 나는 관심없다.”면서 “우리는 당신들이 앞으로 나라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것인지를 앞고 싶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20/20이라는 아이디의 시청자는 “이번 대선에서 ‘인종 카드’가 나올 것이라고 모두 알고 있었고 그것이 현실화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존슨이라는 시청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을 침소봉대하려는 미디어에 정말 염증을 느낀다.”면서 “차라리 기사를 쓰지 말고 클린턴 부부와 오바마가 한 발언을 그대로 올려놓으라.”고 언론의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데니스라는 시청자도 CNN에 “정말로 중요한 정책과 이슈들이 많지 않으냐?”고 반문하면서 “제발 유권자들의 관심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흑인 비하 논란은 한국의 ‘지역 감정’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인종 문제가 얼마나 민감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가를 다시 한번 인식하게 만든다. 또 힐러리 캠프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뉴햄프셔 주 경선을 앞두고 열세를 느낀 클린턴 부부가 인종 문제를 슬쩍 건드린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역대 미국 대통령 부부 가운데 가장 흑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는 두 사람이 흑인 라이벌을 누르기 위해 ‘인종 카드’를 빼어 들었다는 것이 정치와 선거의 비정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dawn@seoul.co.kr
  • 6집 앨범으로 돌아온 가수 박정현

    6집 앨범으로 돌아온 가수 박정현

    ‘언젠가 꿈에서 깨면 그냥 직장 다녀야 돼’. 가수 박정현(31)은 아직도 혼자 이렇게 되뇌인다. 그래서 앨범을 낼 때마다 있는 힘을 다 짜넣는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번 6집 앨범 ‘Come to where I am’도 그렇게 나왔다. 박정현은 노래뿐 아니라 작곡, 프로듀싱으로 음악에 더 깊이 들어왔다.12곡 중 4곡을 직접 쓰고 6곡은 황성제 프로듀서와 공동작업을 했다. 재미교포인 그는 11년 전 미국에서 건너와 가창력 하나로 지금에 이르렀다. 내년이면 벌써 10년차. 그러나 그는 아직도 직업 음악인인 게 고맙다고 했다.“옛날에는 내가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고 우리말도 잘 모르는 신인이었죠. 모든 게 불편하고 낯설고 답답했어요. 그렇게 어설프게 음악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편해졌다는 게 늘 믿어지지 않아요.” ●1집 분위기 다시 한번 이번 앨범에서 그는 4,5집 때 했던 다양한 시도 대신 예전 1집 음반의 느낌으로 다시 돌아갔다.“여기가 지금 제가 있는 곳이에요, 제가 사는 집에 한번 들어와보세요, 하는 거죠.”가장 골머리를 앓은 건 작사.2002년 컬럼비아대 창작작문과에 편입한 그는 곡보다는 가사를 쓸 때 더 힘이 많이 든단다. 그는 지난 3년간 학교를 휴학하고 일본과 국내를 오가며 활동했다. 일본에서는 정규 앨범과 싱글 등 8장의 음반을 냈다. 일본과 국내 가요계의 다른 점도 눈에 띄었다.“우리나라는 가수들의 활동이 TV방송에 고정되는데 일본은 라디오 방송의 콘서트나 초대석, 페스티벌이 굉장히 많아요. 보사노바, 헤비메탈 같은 소수 장르에도 골수팬이 항상 있으니 기분 좋게 음악을 할 수 있죠. 우리는 되는 것만 되고 안 되는 건 안 되죠. 중간이 없잖아요.” ●언젠가 꼭 영어앨범도… 웬만한 팝가수를 능가하는 보컬 실력에 빼어난 영어 실력, 아이비리그 학생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있어 미국 진출을 권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그는 ‘가요를 포기 안 해도 된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미국에서 음악하면 여기서 벗어나야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영어로 쓴 곡이 많아 언젠가 영어 앨범은 낼 예정이다. 그곳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유럽이든 상관없다. 가수들의 콘서트가 빼곡히 들어찬 연말. 올해도 박정현 공연은 이어진다.27∼31일까지 1차 콘서트, 내년 3월 LG아트센터에서 2차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새 앨범 활동의 시작이다.“시장이 좋든 나쁘든 정규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20년이 지나도 남는 게 앨범이니까 제겐 앨범 내는 게 제일 중요했어요. 영 안 팔리더라도 할머니돼서 손자한테 자랑할 수 있잖아요.” 자분자분 말하던 그가 느닷없이 할머니 목소리를 터뜨렸다.“네 할머니가 옛날에 가수였단다∼.” 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3脫선거… 지지구도가 바뀐다

    3脫선거… 지지구도가 바뀐다

    # 장면1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이 정책협약서를 교환하고 굳은 악수를 나눴다. 순간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한나라당 의원들과 노조간부들이 환한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 장면2 “이명박 파이팅.”지난달 28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은 젊은이들의 구호소리로 요란했다. 경남대 등 42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이들은 ‘힘내세요 MB(이 후보의 이니셜)우리가 있어요.’란 푯말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과 상극의 길을 걸어온 노동계와 대학생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2007년 대선에서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한노총, 이명박 지지 선언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와 정책연대를 선언했고 2002년 대선에서는 민주사회당이라는 독자정당을 출범시킨 한국노총의 변신은 간과하기 힘들다. 대학생들도 과거엔 한나라당 후보의 유세를 저지하는 등 골수 반(反)한나라 노선을 견지해 왔다. 이런 변화는 한나라당 후보의 수도권 우위와 호남에서의 선전이라는 기현상과 맞물려 2007년 대선을 탈이념·탈연령·탈지역의 ‘3탈(脫)선거’로 규정짓고 있다. ●중도층 40%로 2배 늘어 전문가들은 과거 대선의 이념적 지형이 ‘보수 40:진보 40:중도 20’이었다면 올해는 ‘보수 30:진보 30:중도 40’으로 변했다고 분석한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이명박 후보의 폭발적 지지율은 보수의 확장이라기보다는 중도의 확대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여론조사에서 중도성향 응답자의 80%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차례 대선에서 이념과 지역에 치우치는 투표를 했지만, 정작 개인에게 돌아오는 과실은 없었다는 기억이 표심의 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사회지향적 투표’(sociotropic voting)에서 ‘개인지향적 투표’(pocket value voting)로의 변화라는 얘기다. 비슷한 현상은 유럽에서는 이미 2차대전 직후에 나타났다. 우파 대 좌파의 이데올로기적 순수성을 탈피, 중간지대의 표를 끌어 모으기 위한 인중(引衆·catch-all)정당의 출현을 말한다. 한국노총 박영삼 대변인은 “여론이 진보에 등돌린 것이 노동자들에게도 나타난 현상이며, 이명박 후보가 극우색채를 탈피해 중도노선을 보인 것이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경남대 김영태 총학생회장도 “학생들은 더이상 정치투쟁을 바라지 않으며, 취업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기업인 초청 강연이 인기가 있다.”고 했다. ●“고질적 지역구도 탈피 출발점” 현재의 3탈 현상이 굳어지면서 내년 총선 등 이후 정치지형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좌우대립과 지역구도, 계층갈등으로 점철된 한국정치의 고질병이 치유되는 시발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나친 이념의 희석화는 ‘잡탕정당’ 출현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형준 교수는 “3탈 현상은 바람직한 변화”라면서도 “기대에 못 미칠 경우 다시 예전의 선명한 이념구도로 돌아가면서 정권교체 주기가 5년 단위로 빨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김상연 김지훈기자 carlos@seoul.co.kr
  • 백혈병도 관리하는 시대 왔다

    백혈병을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처럼 관리하는 시대가 왔다. 최근에는 성능 좋은 항암제가 잇달아 개발돼 백혈병에 걸려도 5년간 생존하는 환자가 전체의 90%를 넘어설 만큼 획기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얼마 전 대한혈액학회(회장 황태주 전남대교수) 특별강연을 위해 방한한 독일 베를린의대 혈액종양학과 필립 쿠트레 박사는 “표적 항암제 글리벡의 탄생으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불치병에서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만성질환으로 개념이 바뀌었다.”며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 나타나는 약물 내성 문제가 새로운 장애물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쿠트레 박사의 설명처럼 글리벡을 복용한 환자 가운데 약 5∼10%는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약을 꾸준히 먹어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 이는 백혈병의 결정적인 원인이며 항암제의 표적이 되는 ‘암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특수 치료제가 새로 나와 희망을 주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새로 개발된 먹는 항암제 ‘타시그나’(성분명 닐로티닙)는 글리벡을 복용해도 내성이 생기는 백혈병 환자의 50% 이상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이 약은 또한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전신성비만세포종(SM), 과호선구성증후군(HES), 전이성위장관기질종양(GIST) 등 다양한 암에도 효과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이에 대해 쿠트레 박사는 “정확히 몇 년이 걸린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타시그나와 같이 임상 연구에서 놀랄 만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백혈병의 완전 정복은 머지않아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타시그나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 승인됐으며, 현재 국내에도 시판되고 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백혈병치료제 ‘타시그나’ 공급허가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위한 치료제 ‘타시그나’의 국내 공급이 허가됐다. 한국노바티스는 글리벡에 저항성을 보이는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기 및 가속기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백혈병 치료제 ‘타시그나’가 최근 식약청으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노바티스에 따르면 글리벡에 내성을 보이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43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타시그나는 만성기 환자의 71%에서, 가속기 환자의 44%에서 백혈구 수를 정상화시켰으며 만성기 환자의 42%, 가속기 환자의 31%에서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표식인 ‘필라델피아 염색체’가 감소하거나 제거됐다.
  • 깊은 계곡, 물그림자는 신비의 누드

    깊은 계곡, 물그림자는 신비의 누드

    ‘붕괴되고 있는 계곡 그 아름다움 화폭에라도 남기겠다. 비경의 계곡들이 파괴되고 있다. 아니 이미 붕괴되었다. 도시는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살아야 하니 집을 지어야 하고 길을 내어야 하지만 깊은 산속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까지 망가뜨려야만 한다는 것은 죄악이다. 이것은 인간의 허황된 욕심이 불러오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다.’ 골수 산꾼인 배종호(裵宗鎬.58) 화백은 스스로를 ‘산과 계곡’을 그리는 화가임을 자임한다. 그렇지만 옆에서 엄밀하게 살펴보면 그는 ‘산과 계곡’이 아니라 ‘계곡과 산’을 그리는 화가다. ‘산보다는 계곡이 먼저’라는 뜻이다. 산행의 형태에 비유를 한다면 그는 ‘등정주의(登頂主義)’가 아니고 ‘등로주의(登路主義)’다. 산행길, 그의 직관에 포착된 계곡의 표정은 맑고 깨끗하고 건강했다. 화가의 길에 오르기 전 그는 대구시가지 도심의 빌딩과 상가, 소음공해 속에서 생업으로 상업미술을 했다. 이러한 환경이었기에 산과 계곡이 더욱 그리워졌을지도 모른다. 주말이면 산을 찾았고 산행길, 계곡의 물가에 앉아 때묻은 일상을 훌훌 털어 버리고 캔버스 위에 계곡의 아름다움을 담기 시작했다. 미술대학에서 정규 미술공부를 한 바가 없다. 독학으로 미술공부를 하고 상업미술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하다가 마흔 살, 불혹의 나이가 되어 화가의 길로 뛰어 들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입문한 화가의 길에는 이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그 산속의 계곡들이 무궁무진 펼쳐져 있었다. 지리산을 찾았다. 지리산 북쪽자락, 경남 함양군 마천면 - 이곳에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계곡, 셋 중의 한 곳인 칠선계곡이 있다.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에서 발원한 급류가 절벽을 뚫고 깊은 계곡을 이루는 곳으로 지리산 10경 중 하나로도 꼽힌다. 화백은 이 골짜기에서 한번 더 꺾인 더 깊은 광점동 계곡으로 들어가서 진을 쳤다. 그림 한 점 담아 오는데 한 달이 걸렸다고 한다. 이 때부터 그의 계곡그림산행은 이어졌다. ‘운문산학소대’에서 ‘가야산홍유계곡’으로, 또 더 멀리 ‘설악산천불동계곡’으로, 그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고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1997년, 드디어 ‘계곡의 선경’들이 담긴 그림들로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제1회 개인전 - 대동은행 본점) 이 그림들을 보고 어느 시인은 ‘계곡은 그 자체로 자연의 가장 은밀한 처소, 깊은 협곡과 맑은 물이 어우러져 빚어낸 신비로운 누드’라고 했고 ‘물은 때로 희게 부서지며 급하게 굽이쳐 흐르거나 폭포를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한없이 느리게 흘러 내리다가 깊은 소(沼)를 만들기도 한다. 배화백은 이러한 계곡의 신비로운 자태를 정감어린 눈으로 어루만지며 정교한 필치로 캔버스에 옮겼다’고도 했다. 제1회 개인전에서 각계 각층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은데 힘을 얻은 배화백은 2000년 제2회, 2004년에는 제3회 개인전을 열었고 2005년에는 현대미술 체코프라하전, 한일작가 교류 아오야마 초대전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배정숙(바르나바수녀) & 배종호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그 빛과 그림자’라는 주제의 이 전시회는 1956년에 문을 연 대구파티마병원 개원 50주년의 기념전이었다. 바르나바수녀는 배화백의 친누님이시고 남매전의 성격이었던 이 전시회에서 누님은 양초공예가로 양초작품을 전시했다. 네 차례의 전시회를 여는 동안 배화백은 미술평론가와 시인들 그리고 여러 언론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배종호, 그를 보면 자연이 떠오른다. 그의 손을 거치면 또 하나의 자연이 된다. 버려진 들녘의 풀 한 포기도, 이름 모를 들꽃과 산야에 나 뒹구는 돌맹이조차도, 그를 만나면 자연의 생명력을 가진다. - 정인열(매일신문정치부장) 화가 배종호는 산수(山水)의 초상화가(肖像畵家)다....늘 그의 그림 산수속에서 등산복 차림으로 불쑥 나타날 것 같은, 즉 자연의 내밀(內密)함을 매우 조심스럽게 표출하는 그에게 ‘산수의 초상화가’라는 말을 붙이는데 대하여 어느 누구도 이견(異見)이 없을 것이다. - 김태수(시인) 바위와 물의 흐름, 그리고 수면에 비친 정경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내는 그의 필치는 범수(凡手)가 아니다…그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숨겨진 계곡을 그리러 자주 산을 오른다. 비경을 감추고 있는 그 계곡들처럼 배종호의 그림 세계 또한 신비한 아름다움을 감추고 있는 숲으로 우거져서 우리 화단을 더욱 풍성하게 할 그날을 기다려 본다. - 박원식(미술평론가) 황금분할, 수평적 구도의 캔버스, 그 위로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의상을 두르고 떠오르는 산과 계곡, 넉넉한 모성애로 그 맑은 계곡을 어루만지며 흐르는 맑은 물…, 그는 아직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원시적 살결을 지니고 있는 계곡을 편애하는 소박하고 감성적인 리어리즘 화가다. - 김선굉(시인) 찬사를 보낸 분들은 ‘아직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원시적 살결을 지니고 있는 계곡’이라는 표현들을 했지만, 막상 계곡 현장에서 배화백이 보고 있는 현실은 그러하지 않다는데서 배화백은 가슴 아파 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억만년 동안 간직되어 온 아름다운 자연이 파괴되고 있는 이 비극을 어떻게 막아야 하나. 그리고 화가인 자신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100년, 200년 후, 후손들이 추하게 망가진 계곡만을 보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화백의 등에는 땀이 흐른다고 했다. 그래서 산으로 계곡으로 향하는 그의 발길은 더 바빠지고 ‘그래도’ 아직까지는 살아 숨쉬고 있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자신의 혼을 불어넣은 그림을 많이 남겨야겠다고 했다. 칠곡미협 회원이자 한국미술전업작가협회 회원이기도 한 배종호 화백은 대구광역시산악연맹 부회장으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글 박재곤《산따라 맛따라》《이렇게 사는 인생》저자, www.sanchonmirak.com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종교플러스] 장기 기증자 봉헌의 날 개최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와 가톨릭중앙의료원은 다음달 4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제15회 헌안(獻眼)자와 장기·골수 기증자 봉헌의 날’을 개최한다. 안구·장기·골수와 제대혈 기증자의 정신을 본받고 교회 안팎에 생명나눔운동을 확산하자는 뜻에서 마련한 행사이다.(02)727-2270.
  • 최강희, 백혈병 환자에 골수 기증

    배우 최강희가 백혈병에 걸린 환자를 위해 자신의 골수(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22일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따르면 최강희는 지난 17일 자신과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영화 ‘내사랑’을 찍고 있는 최강희가 자신과 조건이 맞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은 뒤 주저없이 유전자검사와 신체검사를 받고 연예인으로는 처음으로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최강희는 1999년 조혈모세포를 기증키로 서약했다.
  • [中 17전대 결산] 후진타오 직계 23명 중앙위 새로 진출

    [中 17전대 결산] 후진타오 직계 23명 중앙위 새로 진출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손을 흔들며 기자접견장에 들어온다. 플래시가 터지고 500여명 국내외 보도진의 시선이 쏠린다. 이어 우방궈(吳邦國), 원자바오(溫家寶), 자칭린(賈慶林), 리창춘(李長春)…. 다음부터는 새로운 얼굴들이다. 시진핑(習近平), 리커창(李克强), 허궈창(賀國强), 저우융캉(周永康)까지. 앞으로 5년 중국을 주무를 최고 권력부 9명이다. 22일 인민대회당. 후 주석은 11시40분쯤 외신기자들에게 새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소개하면서 3분류로 나눴다. 우선 “우방궈, 원자바오, 자칭린, 리창춘은 여러분에게 친숙하실 것입니다.”라고 입을 뗐다.“시진핑, 리커창은 비교적 나이가 어린 동지들입니다.54세,52세지요.” 핵심은 2번째, 후계자들인 셈이다. 이어 “16대 정치국원이었던 허궈창, 저우융캉은 모두들 잘 아시지요.”라고 소개했다. ●쩡칭훙, 퇴진 카드로 허궈창·저우융캉 챙겨 후 주석의 소개법은 세대 분류에 가까웠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달랐다. 우방궈, 자칭린, 리창춘에 시진핑, 허궈창, 저우융캉은 모두 광의의 ‘상하이방’으로 분류된다.6명이 ‘장쩌민과 쩡칭훙의 사람들’인 셈이다. 후 주석은 리커창 정도를 챙겼다. 중립지대에 있는 원자바오 총리를 포함하더라도 비(非) 상하이방은 3명뿐이다. 장쩌민의 압승이다. 이번에 무대 뒤로 ‘몸을 감춘’ 쩡칭훙의 성과도 눈부시다. 허궈창, 저우융캉은 그의 수족과도 같다. 시진핑은 쩡과 함께 태자당의 일원이다. 쩡칭훙은 이번 인사의 최대 변수로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쩡은 먼저 자신의 퇴진 카드를 던졌다.68세로 정년 시비를 염두에 둔 것이기도 했고, 워낙 비토 세력이 많아 표결 통과를 우려한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상무위원 자리 2개를 확보하려 했다. 후 주석은 쩡의 퇴진을 말린 것으로 전해진다. 쩡은 후진타오-상하이방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해왔다. 쩡은 2004년 9월 4중전회에서 후 주석과 손잡고 장쩌민을 중앙군사위 주석직에서 물러나도록 한 이후 후 주석의 권력 파트너로 변신했다는 평을 들었다. 후-쩡 체제의 변화는, 후 주석에게 상하이방과 직접 맞닥뜨려야 하는 부담을 지운다. ●시진핑 서열 앞서나 후계구도 여전히 안개속 그러나 이는 장쩌민과 협상의 결과다. 결국 쩡은 막판에 다시 장의 조력자로 되돌아와 자신의 몫을 챙기고 상하이방의 파이를 키웠다. 서열이 앞선 시진핑이 시작은 빨라 보일 수도 있지만, 후계 구도에 대한 속단은 이르다. 태자당 가운데서 가장 먼저 중앙위에 진입했던 시진핑은 17대를 계기로 태자당의 선두로 자리매김한 듯 보인다. 15대 때 태자당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심해 줄줄이 낙선할 때 중앙위 후보위원 선출자 가운데 꼴찌로 입성했다.16대 중앙위 정위원이 될 때도 득표 순위는 198명 중 185위였다.15대 때 낙선했던 보시라이(薄熙來)는 이번에 정치국원에 올랐다. 그러나 공청단의 힘이 세지는 추세가 리커창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될 수 있다. 리커창 스스로도 17전대 개막 직전까지 차세대 지도부의 대표주자로 꼽히다 막판에 시진핑에게 추월당했던 만큼, 역전과 반전이 거듭한 뒤에야 5년뒤 구도가 잡힐 전망이다. 일단 공청단은 상무위원을 뺀 신임 정치국원 8명 가운데 3자리를 차지했다. 우이(吳儀) 부총리 대신 여성 몫으로 배정된 류옌둥(劉延東·여)과 리위안차오(李源潮), 왕양(汪洋) 등은 모두 후 주석의 직계로 골수 공청단원이다. 새로 진입한 왕치산(王岐山)과 보시라이는 태자당으로 중립에 포함시킬 수 있다. 그러나 16기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위원이 된 왕강(王剛)과 쉬차이호우(徐才厚), 장가오리(張高麗) 등은 상하이방이다. 기존 정치국원 가운데는 물론 범상하이방이 압도적으로 많다. 후 주석은 권력 내부의 기층에 뿌려진 공청단원 가운데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새 중앙위원 204명 가운데 공청단 인맥은 38명으로, 약진이 두드러졌다. 태자당 19명, 상하이방 10명으로 홍콩 언론들은 분류했다. 이에 따르면새로 중앙위원회에 진입한 신진 인사 105명 가운데 후 주석 직계 인맥이 2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하이방 인맥은 없었다. 비록 공청단 내부에는 중앙-지방 차이가 커서 모두 후의 직계로 보긴 어렵지만, 일단 우호적인 세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 ●후의 희망, 공청단 출신 각계 약진 인민해방군을 대표하는 중앙위원 42명 가운데 25명이 젊고 전문적인 장교들로 교체됐다. 군에 관한 후 주석의 인사원칙이 적용된 셈이다. 총참모부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 부장 등 옛 멤버들은 모두 중앙위원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 주석 계열인 량광례(梁光烈) 총참모장이 중앙위원으로 선출돼 내년 3월 국방부장 자리를 맡을 전망이다. 쉬치량(許其亮) 신임 공군사령관과 우성리(吳勝利) 해군사령관도 새로 중앙위원회에 진출했다. 이들은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단에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기자 여러분들을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그간 취재에 수고했다. 충심으로 감사한다.”는 위로의 말로 20분에 걸친 기자접견을 끝냈다. 전례가 드문 일이다. jj@seoul.co.kr ●정치국 상무위원회 중국의 최고 권부. 중앙 정치국원 25명 가운데 9명으로 구성. 국가와 당에 관계되는 모든 정책을 최종 결정. 당·정·군의 고위 간부 인사권을 장악.
  • 쌍둥이 중학생 자매 백혈병도 함께 투병

    홀어머니와 살고 있는 쌍둥이 중학생 자매가 동시에 백혈병 진단을 받고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1일 울산대학교 병원에 따르면 울산 동구 일산동에 살고 있는 이재순(49·여)씨의 쌍둥이 딸인 언니 고소영(14·명덕여중 1년)·동생 소정양이 울산대병원에서 지난 8월20일 동시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두 딸이 힘이 없어 보여 운동이 부족해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동네 산책을 하던 중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서 구토를 해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백혈병 진단이 나왔다.”고 말했다. 남편 없이 딸 셋과 셋방살이를 하며 혼자 붕어빵 장사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이씨는 희망인 골수이식을 한다고 해도 생존율이 60% 밖에 안 된다는 주변 이야기에 애를 태우고 있다. 막내딸 소희(10·상진초 4년)의 골수 검사를 했지만 결과가 쌍둥이 언니들과 맞지 않다고 나와 소영·소정 자매는 검사와 수혈을 반복하는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쌍둥이 자매의 이같은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영·소정이가 다니는 명덕여중과 지역 대기업인 현대중공업 등에서는 모금과 헌혈증서 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받는 ‘비호감’

    스포트라이트 받는 ‘비호감’

    ‘훈남·훈녀’ 아닌 ‘비호감’ 캐릭터들이 주연을 꿰찼다. 새달 국내 처음 소개되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와 ‘스펠링 비’,18일 개막한 연극 ‘닥터 이라부’의 주인공들은 수려한 외모나 화려한 이력과는 거리가 멀다. 뚱보, 왕따, 게이, 사회부적응자 등. 지금까지는 조연으로 물러나 주연을 부각시키며 삶의 이면을 보여준 이들이 결점을 당당하게 내세우며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외친다. ●비호감 모녀의 인생찬가 11월16일 선보이는 ‘헤어스프레이’(충무아트홀 대극장)의 뚱뚱한 10대 소녀 트레이시는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나 로켓 조종사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러나 당장은 코니 콜린스 쇼에서 멋진 춤으로 ‘미스 헤어스프레이’가 되는 게 꿈. 그러나 고지는 험난하다. 대통령이 되면 한 달에 한번 있는 흑인의 날을 매일 만들겠다는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뚱뚱한 사회주의자 여자애’라는 적(?)의 공세. 거기에 트레이시의 엄마 애드나는 40년대에 결혼한 이후 60년대까지 한번도 집 밖을 나서본 적 없는 거구다. 개그맨 정준하가 여장을 할 예정이라 더욱 눈길을 끄는 역이기도 하다. 춤바람 난 딸과 이를 말리려는 엄마. 남에게 조롱당해도 늘 긍정적인 두 모녀는 거침없이 사고를 치며 마침내 꽃다발을 목에 걸게 된다. ●사회부적응자들의 행복찾기 11월 충무아트홀에서 개막하는 소극장 뮤지컬 ‘스펠링 비’(11월13일∼2008년 3월9일)에는 사회부적응자들이 총출동한다. 영어철자 맞히기 대회인 스펠링 비에 출전한 6명의 아이들은 모두 어딘가 부족하다. 로게인은 게이 아빠를 둔 탓에 늘 놀림받고,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마시박은 옷장에 숨어 논다. 코니베어는 가족에게 무시받는 외골수, 모두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믿는 바페이는 매사 공격적이고 거만하다. 뛰어나도 지게될지도 모른다는 혼란과 우울을 먼저 배우는 아이들. 그러나 한 명씩 탈락하면서 깨닫는 건 1등이 행복이 아니란 사실. 극이 끝나기 전 10분여의 에필로그에서는 아픔을 딛고 자란 이들의 평범하지만 찬연한 미래를 보여 준다. ●“비호감 선생님, 뾰족한 게 무서워요” ‘닥터 이라부’(2008년 1월13일까지·상상화이트 소극장)의 정신과 의사 이라부는 외모부터 비호감의 전형이다. 그의 연인 간호사 마유미는 풍선껌을 짝짝 씹으며 환자를 맞는다. 환자의 질문은 무시하고 무조건 주사부터 맞히고 보는 여자. 이 엽기 커플이 각종 강박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다루는 ‘황당한 치료과정’이 연극의 골격이다. 어이없는 처방의 연속인데 묘한 점은 환자도 관객도 치유가 된다는 것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혈관 합병증 줄이려면 금연·운동은 필수

    뜨거운 욕탕에 들어가도 뜨거움을 느끼지 못해 피부 화상을 입었다는 당뇨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이는 당뇨병의 부작용으로 다리의 혈관이 좁아져 아래쪽으로 피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이다. 이런 환자들은 발이 차갑게 느껴지고, 걸으면 다리가 저리다가 쉬면 좋아지는 경험을 반복하게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만히 있어도 다리가 저리며, 피부가 거칠어지는가 하면 최악의 경우에는 발이 썩어들기도 한다. 통증을 못 느끼거나 약하게 느끼기 때문에 상처나 화상을 잘 못 느껴 치명적인 감염에 노출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 때문에 골수염으로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혈관 합병증은 흡연과 고혈압, 고혈당, 고콜레스테롤증 등이 특히 중요한 유발요인이기 때문에 금연과 적정한 혈압·혈당의 유지, 규칙적인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또 굳은살을 잘라내거나 화학약품에 노출되는 것은 피하고, 순한 로션을 발라 피부가 갈라지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 신발도 샌들이나 슬리퍼 대신 발을 편하게 감싸는 것을 골라 신는 것이 좋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중국 베이징 톈안먼의 서쪽에 위치한 공원. 이 공원이 한주일에 두 차례씩 유달리 북적거린다. 미혼인 자녀에게 짝을 찾아주러 온 부모들인데, 공원 한쪽에는 아예 이런 부모들을 위한 공간까지 마련됐다. 처음 보는 사람과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 자녀의 신상 정보가 담긴 종이와 사진까지 들고 서 있다.   ●다큐 인(人)(EBS 오후 7시45분) 뮤지컬, 혹은 연극 연출가는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일 것이다?사람들의 이런 상상을 깨는 뮤지컬 연출가가 있다. 배우들의 연습이 한창인 무대 위에는 누가 배우이고 누가 연출가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되는 앳된 외모의 연출가가 있다. 뮤지컬 연출계의 팔방미인 장유정(32)씨를 만나본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외과의사 박경철.‘주식의 귀재’로 불리며 유명세를 얻은 박경철 박사는 외과의사, 투자전문가,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병원에서 겪은 사연을 담은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는 시골 의사생활을 고집하고 있다.   ●닥터스 ‘백혈병 지은이의 세상 밖으로’(MBC 오후 6시50분) ‘급성 림프 모구성 백혈병’을 이겨내기 위한 지은이와 가족의 눈물의 투병기가 방송된다. 암세포로 골수가 꽉 차있는 지은이에게 이제 남은 치료방법은 골수 이식 수술뿐. 천만 다행으로 두살짜리 동생 상민이의 골수가 적합하다는 판정이 내려졌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부솔루션 미안해 사랑해(SBS 오전 9시) 외식을 하고 돌아온 부부. 아내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남편과 이혼하겠다고 한다. 남편이 지난 5년 동안 자신과의 잠자리를 피한다는 것. 남편과의 사이가 멀어진 뒤로 술이 늘었다는 아내. 퇴근한 남편과 술 취한 아내는 어김없이 다투고, 남편이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 아내는 사라져 버리는데….   ●인간극장(KBS2 밤 7시30분) 2001년 ‘카스바의 여인’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가수 윤희상씨.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전신마비판정을 받는다. 절망의 늪에서 그를 일으켜준 건 다름 아닌 그의 아내 이인혜씨. 두 사람이 함께하는 시간이면 절망 속에서도 끊이지 않는 장난에 1분마다 웃음이 터지고 티격태격 싸움도 벌어진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민노당의 희망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민노당의 희망

    마이너리그의 희망을 봤다. 프로야구가 아니라 민주노동당 얘기다. 대통령후보 선출 게임에서 민주노동당은 아무래도 한나라당이나 대통합민주신당에 비해 마이너리그다. 당 지지도나 국민들의 관심도, 예비후보들의 지지율 등을 종합적으로 봐도 그렇다. 3부 리그라는 촌평까지 듣는 민노당이지만 의미있는 변화의 몸부림은 일고 있었다. 당내 최대 정파인 자주파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은 권영길 후보의 손쉬운 승리로 막을 내릴 것 같았던 대선 후보 경선이 권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결선투표로 최종 승자가 가려지게 된 것은 그런 변화의 움직임을 방증한다.‘대세론’으로 밀어붙인 권 후보가 무난하게 1차에서 승리, 대선전에 내리 세 번 출마하는 진기록을 세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권 후보는 과반 확보에 실패했고, 확실한 3등으로 여겼던 심 후보가 막판 대단한 뒷심으로 2위까지 치고 올라가 권 후보와 결승전을 치르게 된 것. 심 후보의 말대로 ‘심바람’이 권 후보의 대세론을 막은 셈이다. 최종 승자가 누가 되든, 민노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2차 투표까지 갔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가 아닐까. 창당 이래 첫 경선이란 점도 그렇다. 민노당의 결선 투표는 양김(김영삼·김대중)이 처음 맞붙은 1970년 신민당 대통령후보 경선을 연상케 한다. 그 때도 1차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어 2차 결선투표를 했었다. 김대중 후보가 1차 2위를 딛고 결선투표에서 1차 1위였던 김영삼 후보를 제치고 뒤집기 드라마를 연출했는데, 민노당의 결선 투표 역시 그런 극적 승부를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권 후보가 대세론을 더욱 밀어붙여 1주일 늦춰진 월계관을 찾아갈 것인지, 또 권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그의 득표율은 얼마가 될 것인지 관심은 커져가고 있다. 이런 관심 자체가 민노당으로선 고무적인 일이다. 민노당은 정체성이 가장 뛰어난 정당이다. 민노당의 당원들에게는 ‘골수’ ‘진성’이란 수식어를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러나 최근들어 대중의 지지나 관심이 점차 엷어지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른바 민심과의 괴리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이를 철학과 과학으로 설명한다. 김 교수는 “민노당은 제 정당 가운데 철학만큼은 투철하다. 그러나 과학적 접근은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 민노당으로선 실용적 자세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의 ‘정체성’은 뛰어나지만, 민심을 꿰뚫어 보는 능력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곧 당이 정체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당이 지나치게 민주노총화(化)돼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노당은 2004년 총선 때 13%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계속 하락세다. 요즘은 당 지지율이 10%를 넘기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민노당이 실용주의 모드를 적극 수용한다면 보수 정당의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고, 정국 운영의 캐스팅 보트 역할도 가능하다. 마의 20% 지지율도 불가능한 얘기만은 아니다. ‘심바람’ 현상은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물론 아직 강풍은 아니지만. 정체성이 뛰어나다고 해도 ‘고인 물’이 돼서는 안 된다. 바깥에서 입출입이 자유로우면서도 정체성을 지켜 나갈 때 당의 생명력은 더 커질 것이다. 정체성을 승화 발전시키면서 그동안 왜 민심과 따로 놀았는지, 그런 민심을 끌어올 방안은 무엇인지 민노당은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다.15일 결선투표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jthan@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WBA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김주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WBA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김주희

    “발톱 모으기가 취미죠. 히히히.” 앳된 처녀의 고운 입에서 나온 대답이라곤 정말 상상 밖이었다. 무슨 ‘본 콜렉터’도 아니고…. 그럴 만한 사연이 있겠지. 지난해 11월이었다. 오른쪽 엄지발가락에서 시작된 염증이 어느새 발목까지 퍼졌다. 나중에는 온몸에 고열까지 생기는 등 증상이 심해졌다. 워낙 낙천적 성격인 데다 아버지 병수발 등으로 차일피일 미룬 것이 화근이었다. 감당해 내기가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혼자 끙끙 앓았다. 그러던 어느날 ‘그래, 저 산꼭대기에 오르는 거야. 그럼 하느님이 낫게 해주시겠지.’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곧바로 서울 도봉산으로 향했다. 막상 산을 오르려니 이날따라 초겨울 찬 바람과 오른쪽 발·다리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운동화끈을 단단히 동여매고 산을 타기 시작했다. 절룩절룩, 걷다가 풀썩 주저앉고 또 주저앉고…. 그러기를 여섯시간 만에 겨우 정상에 다다랐다. 평소 같으면 두 시간도 채 안 걸리는 높이였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쳤고 정신이 몽롱해져 한참을 드러누웠다. 그러면서 ‘하느님이 있다면 제게 의지를 주십시오. 제발 몸을 낫게 해주십시오.’라고 간절히 염원했다. 잠시후 몸을 일으켜 앉았다. 이때였다. 눈앞에 ‘복서’라는 글자가 크게 들어왔다. 아니?! 갑자기 기운이 생기면서 그쪽으로 절뚝절뚝 걸어갔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봤더니 그것은 ‘북서, 남서’라는 방향표지판 글씨였다.‘북서’를 ‘복서’로 착각했던 것.‘피식’ 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어 허공을 향해 “그래, 나는 복서야 복서, 죽어도 링에서 죽을 거야.”라고 크게 외쳤다. 비로소 ‘복서는 나의 운명’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받는 순간이었다. ●‘골수염´ 딛고 따낸 세계챔피언 그는 이날 등산객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산을 내려왔고 이튿날 병원에 입원했다. 골수염으로 발가락 뼈를 잘라내는 등의 수술을 받았다. 하루 20㎞ 이상 달리는 심한 훈련 등으로 염증이 생겼던 것. 이로 인해 빠진 발톱을 자주 찾다 보니 취미가 됐다. ‘얼짱’ 효녀복서로 알려진 김주희(21)가 바로 주인공이다.2004년 12월 최연소 나이로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세계챔피언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이후 파죽지세로 3차방어까지 성공한 그는 지난달 24일 세계권투협회(WBA) 라이트플라이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일본의 사구라다 유키를 TKO로 이겨,IFBA와 WBA 양대 기구를 석권하는 또 한번의 대기록을 세웠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직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다시 링에 올라선 제가 정말 믿기지 않습니다.”라며 한동안 울먹여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5개월 동안 250여회 연습스파링 등의 고된 훈련, 이로 인해 발톱이 빠지고 뼈를 잘라내는 수술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링에 오른 일, 또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극진히 병수발하는 숨은 효행 등이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보통 또래 같으면 대학생활의 낭만을 한참 즐길 나이였기에 이런 사연은 안타까움과 진한 감동으로 전해졌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한 체육관에서 흔치 않은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을 만났다. 체육관 입구에는 ‘작은거인 김주희 세계 챔피언 획득’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그는 시합 뒤에 따르는 회복훈련을 하는 중이었다. 첫인상이 복서라는 느낌은 전혀 안들었다. 화장기 없는 ‘생얼’에 모자쓴 모습이 영락없는 평범한 20대 초반의 앳된 처녀였다. 화장을 안 하느냐는 질문에 “화장품도 없고, 또 화장할 줄도 몰라요. 피부가 하얀 것은 새벽에 운동해서 그래요.”라는 즉답이 돌아온다. 그런데도 얼짱이라고? 눈치를 챘는지 “얼짱이라는 말에는 ‘얼짱구’와 ‘얼짜증’도 포함돼 있어요.”라고 재치있게 웃어 넘긴다. ●“얼짱요? 얼짱구 아닌가요?” 몸상태가 어떤지 궁금했다.“발가락 절단수술로 근력이 떨어지다 보니 걷는 게 힘들어 제대로 운동을 못하고 있어요.”라면서 “지난번 시합 때 발가락 부상 부위를 피해 복사뼈 쪽으로 복싱 스텝을 밟다가 오른쪽 발목 인대가 늘어났어요. 요즘 인대를 조이는 운동도 병행하고 있지요.”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사의 거듭된 권유로 인대수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선천적으로 빈혈이 조금 있었지만 요즘에는 많이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수술하면 아버지 병수발은 어떻게 하느냐고 했더니 “깁스하고서라도 해야죠. 또 직장다니는 언니도 있고요.”라고 대답했다. 그의 부친은 IMF 외환위기때 실직과 이혼을 겪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혈압과 당뇨가 심해졌다. 심지어 뇌경색으로 여러번 쓰러져 현재 말도 제대로 못하는 중환자 신세다.. 김주희는 이런 아버지를 손수레에 태우고 일주일에 2∼3차례 꾸준히 병원엘 다녀 동네에서는 소문난 효녀로 칭찬받는다. 아울러 그는 세계 챔피언이 된 뒤 대학(대학원까지 장학생 혜택)에 들어갔고 얼마 전에는 가난한 셋방살이에서 8평짜리 장애인 아파트로 이사를 하는 등 가장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링은 사실상 삶의 전부나 다름없는 셈이다. “원래는 육상선수였어요. 솔직히 육상보다 더 거친 복싱을 좋아하게 될 줄 미처 몰랐지요. 중학1년 때 말수가 점점 적어지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저를 보고 언니가 불쑥 복싱을 권유하더군요. 그래서 언니가 주유소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할 때 그 옆 복싱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내게 됐지요.” ●저돌적 기교파, 복부공격이 특기 이렇게 해서 복서의 길로 들어선 그는 때마침 당시 관장(현 정문호 스프리스체육관장)의 배려깊은 지도로 이어지면서 숨은 재능과 실력이 일취월장, 발전을 거듭했다. 김주희 자신도 복싱에 재미를 붙여 하루 다섯 시간 이상 잠을 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가 됐다. 중3 때 프로테스트에 무난히 합격했으며 고1 때인 2001년 6월 일본의 사와이미와 선수와 시합(무승부)을 통해 정식 프로선수로 데뷔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그는 중학생 때부터 교내매점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충당하면서 자립심은 물론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근성을 스스로 길렀다. 이후 2002년 9월에는 첫 KO승을, 그리고 11월에는 이인영 선수에게 첫 KO패를 당하는 쓰라림을 맛보았다.2003년 3월 국내 플라이급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2004년 12월 드디어 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지금까지 12전 10승 1무1패(3KO)의 전적이 말해주듯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기교파. 특히 여자선수가 하기 힘든 복부 가격을 주특기로 한다. “흔히 복싱을 무식한 운동이라고 하잖아요. 맞아요. 몸을 사리지 않고 그저 열심히만 하기 때문이죠. 자격증도 어렵게 따야 전문가가 되잖아요. 저는 세상을 살면서 성실이 최상의 무기라고 생각해요. 잘하지 못하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는 못당해요.” IFBA와 WBA 등 두번에 걸친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면서 김주희는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프로는 방어가 아닌 다양한 공격을 통해 관중들에게 이것저것 많은 재미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나름대로의 복싱철학을 피력했다. 아울러 “모든 시합에서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반은 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차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은퇴시기를 언급하자 “도봉산 꼭대기에 있는 방향 표지판의 ‘북서’글씨가 제대로 보일 때가 아니겠어요.”라며 활짝 웃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86년 서울 출생. ▲2005년 영등포여고 졸업. ▲01년 프로데뷔. ▲03년 한국 플라이급 챔피언. ▲04년 한국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IFBA 주니어플라이급 세계챔피언. ▲06년 IFBA 주니어플라이급 3차방어 성공. ▲07년 8월 WBA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 ▲현 대전중부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과 2학년 재학중. ▲전적 12전 10승1무1패(3KO승).
  • [단독]암 등 중증 질환자들 속탄다

    [단독]암 등 중증 질환자들 속탄다

    암 환자 등 국내의 중증 질환자들이 실험적인 치료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정보를 제때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식약청과 관련 환우회 등에 따르면 환자와 의료진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임상시험 정보공개 사업’은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증 질환자와 의료진에게 필요한 임상 정보를 제때 제공하겠다며 사업의 청사진까지 제시했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달리 이들 정보 공개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이나 합리적 유인책이 없어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식약청이 승인한 임상시험 건수는 2004년 136건에서 2005년 185건,2006년 218건으로 3년만에 60%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다국가 임상시험이 61건에서 108건으로 77% 증가했고 국내 임상시험은 75건에서 110건으로 46% 증가하는 등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보 없는’ 임상정보방 보건의료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창보 사무국장은 “지금처럼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 중증 질환자의 현실적인 불이익은 물론 약에 대한 불신·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와 의료계를 중심으로 임상시험 정보공개 요구가 높아지자 식약청은 공청회를 여는 등 논란 끝에 연내에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를 개설하고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임상시험 승인절차와 임상시험 평가지침 등 단순 정보는 즉시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설치된 것이 인터넷 정보 사이트 식품의약품종합정보서비스 내 ‘임상정보방’이다. 지난 6월에는 ‘항암제 정보방’도 개설됐다. 그러나 정부가 국정브리핑과 복지부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항암제 정보방에는 정작 임상시험 계획서 제목만 올라 있을 뿐 임상시험 세부정보는 전혀 없다. 식약청 관계자는 “개방할 수 있는 것부터 빨리 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사이트”라며 “(제약사)기밀도 있는 만큼 공개 범위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강제성도, 유인책도 없는 정보공개 시책 문제는 정보 공개에 대한 강제 규정이나 유인책이 없어 국내·외 제약사들이 정보 공개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식약청은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임상정보방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제약사가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 식약청은 “임상시험 정보는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강제 사항은 아니다.”라며 “정보 공개 수준은 제약사 선택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업계는 여전히 정보공개에 소극적이다. 식약청의 태도에 대해 중증 질환자들은 “식약청이 제약사들의 입장만 두둔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관련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글리벡 내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일명 ‘슈퍼글리벡’의 경우 어렵게 국내 임상 기회를 얻어 2005년 9월부터 임상시험을 시작했지만 관련 정보가 알려지지 않아 생명이 위급한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이 신약을 써볼 기회조차 못 가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 유경상 교수는 “기업의 지적재산권과 기밀도 보호해야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임상시험 결과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추세”라며 “대부분의 제약사가 정보 공개에 따를 수 있도록 합리적인 유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정현용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헝그리 정신/ 구본영 논설위원

    프로복싱이 흥행이 안된 지 오래다. 내일을 위해 ‘헝그리 정신’으로 똘똘 뭉쳐 맹훈련을 감내하는 선수부터 찾기 어렵다. 며칠 전 WBA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에 등극한 ‘얼짱 복서’ 김주희 스토리는 그래서 경이로웠다. 강훈 후유증으로 인한 골수염으로 발가락 일부를 자르고도 링에 올랐다니…. 도무지 ‘헝그리 정신’이라곤 없어 보이는 사춘기 아들에게 꼭 이 비화를 알려 주고 싶었다. 신문을 잘 보이는 곳에 슬쩍 펼쳐 놓았다. 잔소리하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신문은 이틀째 그 자리에 있었건만, 끝내 아무 반응이 없었다. 수학 참고서를 더 파고드는 것 같지도 않았고, 아침이면 헤어스타일에 신경쓰는 것도 여전했다. 주말밤 아들에게 “기사를 봤느냐?”고 물어보려다 말았다. 친구들과 농구를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오는 그 얼굴에서 중학 시절 이곳저곳 쏘다니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됐기 때문이다.‘헝그리 정신’을 갖든,“현재를 즐겨라.(카르페 디엠)”라는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의 말을 좇든 다 때가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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