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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 외포항 일원에서 22~23일 거제대구수산물축제

    거제 외포항 일원에서 22~23일 거제대구수산물축제

    경남 거제시는 21일 대구 주산지인 외포항 일원에서 22~23일 이틀동안 제12회 거제대구수산물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거제대구수산물 축제는 겨울철 거제 청정 바다에서 잡히는 대표 어종인 대구를 비롯해 싱싱한 지역 수산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민간이 중심이 돼 해마다 개최하는 겨울 수산물 축제다. 거제대구수산물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거제시호망협의회·외포청년회가 주관하며 거제시·수협중앙회·거제수협이 후원한다.22일 오후 5시30분 개막식을 하고, 멀티미디어 불꽃쇼, 문화공연, 거제대구골든벨, 7080 페스티벌, 풍어기원 국악 한마당, 외포항 문화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는 거제수산물 깜짝 경매를 비롯해 맨손으로 활어잡기, 거제대구직거래 장터, 거제수산물 판매·무료시식, 대구 무료떡국 나누기, 수산물 캐릭터 포토존, 대추나무에 대구 걸렸네 등 여러 참여·체험행사도 마련된다.시는 대구 수산물 축제가 조선산업 경기불황으로 어려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거제 시어(市魚)인 대구는 12월부터 다음해 1월 사이 맛이 최고로 꼽히며, 특히 날씨가 추워질수록 어획량이 늘어나고 대구의 얼큰한 맛도 깊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사이언스가 선정한 2018년 올해의 과학뉴스는?

    사이언스가 선정한 2018년 올해의 과학뉴스는?

    DNA 데이터 분석으로 40년 만에 연쇄살인범을 검거하고 특정 유전자 기능을 차단해 난치병을 치료하는 RNA 약물의 시판허가, 과학계 ‘미투 운동’ 등이 올해 가장 눈에 띈 과학계 이슈로 선정됐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편집자와 전문가들이 선정한 이슈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투표를 통해 올해 과학계에서 주목받았던 ‘2018 과학 이슈’를 꼽아 21일 발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과학계에서도 공공연하게 벌어졌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성추행이나 성희롱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미투 운동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 프린스턴대 교수가 성희롱 및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고발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미투 운동 영향으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지난 9월 소속 교수가 성희롱 및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학교에서 반드시 이를 공개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공개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1970~19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골든스테이트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42년 만에 체포한 것도 중요한 과학계 소식으로 꼽혔다. 미국 공공 DNA 데이터베이스에는 100만명가량의 정보가 저장돼 있어 유럽계 미국인 60%의 유전자를 파악할 수 있다.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이 제브라피시 배아에서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RNA 전사체 염기와 변화과정을 분석함으로써 배아세포가 어떻게 신체 각 부위로 발달하는지를 밝혀냈다. 과학계는 이 연구가 고등생물의 발달 과정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물론 사이언스 독자 모두 올해 가장 중요한 과학 뉴스로 선정했다. RNA는 특정 유전자 기능을 차단해 질병을 억제하는 ‘RNA간섭효과’를 갖고 있는데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RNA간섭효과를 이용해 다발성신경증을 유발하는 희귀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세계 최초로 시판 허가한 일도 세계 과학계가 주목한 이슈로 꼽혔다. 이 밖에 37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날아온 중성미자 포착,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이종교배 사실 규명, 세포 내 물방울의 역할 규명, 극미 유기화합물의 분자구조 파악 기술 개발, 그린란드 빙하에서 찾은 거대 운석 충돌 흔적 발견 등도 올해 과학계를 흥분시킨 뉴스로 선정됐다. 순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브라질 국립박물관 전소,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아기 탄생도 주요 뉴스로 꼽혔다. 지난 9월 2일 200년 역사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이 전소되면서 유물 90%를 잃었다. 지난 11월 말에는 중국남방과기대의 허젠쿠이 교수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에이즈에 저항성이 강한 쌍둥이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해 전 세계 과학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윤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영화 ‘빅’ 감독 페니 마셜 별세

    영화 ‘빅’ 감독 페니 마셜 별세

    미국 배우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빅’(1988년)을 연출해 할리우드 여성 감독으로 처음 흥행수입 1억 달러(약 1124억원)를 돌파했던 감독 겸 배우 페니 마셜이 별세했다. 75세. 18일(현지시간) 할리우드리포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셜 가족의 대변인은 전날 그녀가 당뇨병 합병증으로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뉴욕 브롱크스 출신인 마셜은 모델로 활동을 시작해 골든글로브 TV 부문 후보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하지만 뚜렷한 족적을 남긴 건 최고의 여성 흥행 감독으로서다. 할리우드에서 흔치 않은 여성 감독으로 자신의 두 번째 연출작 ‘빅’으로 대히트를 쳤다. 이어 로버트 드니로와 고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작품 ‘사랑의 기적’(1990년)은 아카데미 작품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992년 지나 데이비스, 마돈나 등의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야구 영화 ‘그들만의 리그’ 역시 흥행했다. 마셜은 영화 ‘귀여운 여인’(1990년)을 연출한 고 게리 마셜 감독의 여동생이자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감독인 고 롭 라이너의 전 부인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한 점 티끌 지구…“천문학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이광식의 천문학+] 한 점 티끌 지구…“천문학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강력한 ‘조망효과'(Overview Effect) 2013년, 인간이 만든 피조물로는 최초로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공간으로 진입한 보이저 1호를 따라 지난주에는 보이저 2호가 두번째로 태양계를 떠나 성간우주로 진출했다. 이들 인류의 두 우주 척후병은 한국어를 비롯한 55개 언어로 된 지구 행성인의 인사말과 사진 110여 장 등이 담긴 골든 레코드를 지니고 있다. 보이저 1호가 출발한 지 13년 만인 1990년 2월 14일, 지구로부터 60억㎞ 떨어진 명왕성 궤도 부근을 지날 때 뜻하지 않은 명령을 전달받았다.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가족사진을 찍으라는 명령이었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은 천문학 동네의 아이디어 맨이자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이었다. 그러나 반대가 만만찮았다. 그것이 인류의 의식을 약간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과학적으로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게다가 망원경을 지구 쪽으로 돌리면 자칫 태양빛이 카메라 망원렌즈로 바로 들어가 고장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이는 끓는 물에 손을 집어넣는 거나 다름없는 위험한 행위라고 미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은 생각했다. 이런 상황인지라 칼 세이건도 아쉽지만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새로 부임한 우주인 출신 리처드 트룰리 신임 국장이 결단을 내렸다. “좋아, 그 멀리서 지구를 한번 찍어보자!” 트룰리는 우주의 조망이 인간의 의식에 얼마나 강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몸소 체험한 우주인 출신이기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날 태양계 바깥으로 향하던 보이저 1호가 지구-태양 간 거리의 40배(40AU)나 되는 60억㎞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를 돌려서 찍은 지구의 모습은 그야말로 광막한 허공중에 떠 있는 한 점 티끌이었다. 그 한 티끌 위에서 70억 인류가 오늘도 아웅다웅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때 보이저 1호가 찍은 것은 지구뿐이 아니었다. 해왕성과 천왕성, 토성, 목성, 금성 들도 같이 찍었다. 이 모든 태양계 행성들도 우주 속에서는 역시 먼지 한 톨이었다. 지구 주변의 붉은 빛띠는 행성들이 지나는 길인 황도대에 뿌려진 먼지들이 태양빛을 받아 만들어내는 빛깔이다. 칼 세이건은 이 ‘한 점 티끌’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으로 명명하고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라고 시작되는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는데, 그 중에 “천문학은 흔히 사람에게 겸손을 가르치고 인격형성을 돕는 과학”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제껏 찍은 모든 천체 사진 중 가장 철학적인 천체사진으로 꼽히는 이 ‘창백한 푸른 점’을 보면 인류가 우주 속에서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를 느끼게 되며, 지구가, 인간이 우주 속에서 얼마나 작디작은 존재인가를 절감하게 된다. 이러한 우주를 보고 받는 충격을 ‘조망효과'(Overview Effect)라 한다.천문학으로 ‘혁신도시’ 만들다 이 같은 조망효과는 우리 주변에서도 더러 볼 수 있다. 얼마 전 한 별지기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가 바로 그러한 사례의 하나가 될 것 같다. 별지기 친구는 어느 날 동네의 학교 운동장에 천체망원경을 새팅하고 목성 관측을 시작했다. 대략 밤의 학교 운동장은 빛공해가 비교적 적어 별지기들이 즐겨 찾는 장소의 하나다. 그날은 유난히 밤하늘이 투명하고 목성 관측하기가 좋은 시기인지라 한창 관측을 하고 있는데 저 멀리 어둠 속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신발 끄는 소리와 침 뱉는 소리를 내면서 서너 명의 청소년들이 주위를 에워싸고는 “대체 뭐하는 거야?” “망원경 보는 거 같은데...” 하면서 저희끼리 말하며 서성거리는 거였다. 이런 상황이면 웬만한 사람이라면 긴장되게 마련인데, 그 별지기는 현명한 친구였다. “야, 오늘밤 정말 목성이 예쁘게 보이네. 대적점도 뚜렷하군. 저거 봐. 4대 위성이 나란히 다 보이는구만.” 그러고는 아이들에게 말을 건넸다. “얘들아, 너희도 망원경으로 목성 한번 볼래?” 망원경으로 천체를 보여주겠다는데 거절하는 사람을 나는 아직껏 본 적이 없다. 아이들이 줄레줄레 다가와 망원경 접안 렌즈에 눈을 갖다대고 들여다본다. 그런 와중에도 별지기는 열심히 목성에 대해 설명한다. “저 목성 말야, 태양계 행성 중에서 가장 큰 놈인데, 지름이 우리 지구의 무려 열 배나 된단다. 몸통에 붉은 점 보이지? 대로 대적점이라는 건데, 목성의 푹풍이야. 지구 몇 개는 너끈히 들어가는 크기란다. 그리구 그 옆으로 나란히 늘어서 있는 작은 별들 보이지? 그게 사실은 별이 아니고 목성의 달들이란다. 갈릴레오가 발견했다고 해서 갈릴레오 위성이라 불리지.” 아이들은 별지기의 설명을 들으며 한 순배 관측을 끝냈다. 그 다음 변화가 놀라웠다. 신발 끌며 침 틱틱 뱉던 아이들이 하나같이 머리를 깊숙이 숙이며 “잘 봤습니다” 하고 인사한 후 가더라는 것이다. “천문학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는 칼 세이건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고 별지기는 전해주었다. 이보다 클래스가 다른 조망효과가 또 있다. 남미 콜롬비아의 메데인 시의 일인데, 아시다시피 남미는 마약과 갱단, 폭력이 난무하는 곳이라, 메데인 시 역시 그런 문제점을 많이 지닌 도시였다. 시장이 범죄로 물든 도시의 분위기를 혁신하기 위해 4가지 테마로 의욕적인 프로젝터를 추진했다. 4가지 테마는 곧, 음악, 미술, 스포츠, 천문학이었다. 시장은 특히 천문학 테마에 심혈을 기울여 시민 천문대와 천체투영관(플라네타리움)을 건립하고, 시민 누구나 언제든 천문대에 와서 천체관측과 천체투영관 감상을 하게 오픈했다.그 결과는 놀라웠다. 대표적인 예로, 어느 날 그 도시의 10대 청소년 갱 보스가 부하 수십 명을 거느리고 천문대를 찾아 천체투영관도 감상하고 천체관측도 한 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주가 이렇게 넓은데 우린 그 동안 너무 좁쌀같이 살았어. 골목 하나를 뺏기 위해 피나게 싸웠다. 우리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공부해야 한다.” 그러고는 중퇴한 학교로 돌아갔다고 한다. 메데인 시는 천문학을 포함한 4가지 프로젝트로 도시 분위기를 일신하여 2013년 <월 스트리트 저널>에 의해 ‘세계의 혁신도시’로 선정되었다. 이처럼 천문학은 힘이 세다. 천문학은 사람의 인성과 정신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과학이자 철학이다. 천문학처럼 사람들에게 정서와 의식 양면으로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도구는 달리 없을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우주를 되도록 많이 보여주는 데 투자해야 하며,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이쪽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크리스퍼유전자가위 악당, DNA탐정, 그래핀 조련사 등…네이처 선정 ‘올해 10대 인물’

    크리스퍼유전자가위 악당, DNA탐정, 그래핀 조련사 등…네이처 선정 ‘올해 10대 인물’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탄생시켜 윤리적 비난을 받은 중국 과학자, 1970~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를 두려움에 떨게 만든 연쇄살인범을 검거하도록 한 데이터 과학자, 네안데르탈인 엄마와 데니소바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자손을 찾아낸 인류학자….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올해 전 세계 과학계를 뒤흔든 10명의 과학자를 선정해 19일 발표했다. 리치 모나스터스키 네이처 수석 편집장은 “이번에 선정된 인물들은 올해 가장 기억될만한 과학적 이야기꺼리를 만들어 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부터 출발했고,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을 만나도록 한 과학자들”이라고 강조했다.네이처는 약관에 불과한 중국과기대 출신 물리학자 위안 차오(Yuan Cao) 박사를 올해의 첫 번째 인물로 꼽았다. 네이처는 22살에 불과한 차오 박사가 꿈의 신소재 그래핀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그래핀 조련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래핀의 ‘마법 각도’를 개발해 냄으로써 저항 없이 그래핀의 전도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새로운 물리학 분야를 개척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차오 박사의 연구는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전송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두 번째 올해의 인물로는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및진화유전학연구소 비비안 슬론 박사가 꼽혔다. ‘인류의 역사학자’ 슬론 박사는 2012년 러시아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굴한 소녀의 화석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네안데르탈인 엄마와 데니소바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이종교배 인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슬론 박사의 연구는 약 40만년 전 완전히 다른 종으로 분리된 것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서로 교류를 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세 번째는 지난 11월 말 전 세계 과학계를 충격으로 빠뜨린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탄생시킨 중국의 유전학자 허젠쿠이이다. 네이처는 그를 ‘크리스퍼 불한당’이라고 부르면서 유전자 편집기술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중국 선전 남방과기대 교수로 유전자 편집 연구를 해온 허젠쿠이는 홍콩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유전자 편집으로 쌍둥이 여자아이 2명이 에이즈 유발 HIV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도록 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했다. 그의 발표 이후 과학계는 물론 중국 정부에서도 그의 연구를 비판하고 나서는 등 곤란에 빠진 상태다. 네이처는 그의 연구가 역설적으로 유전자 기술의 미래와 가야할 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소속 물리학자 제스 웨이드 박사는 과학계에서 여성의 위치를 재조명한 ‘다양성 챔피언’으로 소개되며 올해의 인물로 꼽혔다. 웨이드 박사는 남성보다 여성은 과학분야에서 활약이 덜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여성과학자 페이지를 하루에 한 개씩 만들어 현재 400개에 이르는 여성과학자 페이지를 만들었다. 웨이드 박사는 여성 과학자 페이지 만들기라는 온라인 활동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여성 과학자의 업적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네이처는 소개했다.‘지구 감시자’ 발레리 메송-델모트 프랑스 기후환경과학연구소 박사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부의장으로 기후변화의 물리적 과학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IPCC 발족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메송-델모트 박사는 지난 10월 한국 송도에서 열린 IPCC 총회에서 지구온난화가 생태계를 변형시키고 많은 산호초를 파괴함으로써 인류의 생존과 지구환경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도록 이끌었다.말레이시아 에너지, 과학, 기술, 환경 및 기후변화부(MESTECC) 장관 비 인 예오(Bee Yin Yeo)는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환경을 위한 강력한 힘’이라는 표제로 ‘올해의 과학인물’로 선정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화학공학 석사출신인 비 인 예오 장관은 2010년부터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비 인 예오 장관은 지난 7월 초부터 MESTECC를 맡아 2030년까지 현재 2%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하고 전력시장과 발전비율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처는 비 인 예오 장관의 이런 행보에 대해 ‘환경의 미래를 생각하는 대범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네덜란드 라이덴천문관측소의 천문학자 안소니 브라운 박사는 ‘별 지도 작성자’로 올해의 과학인물로 선정됐다. 네이처는 지난 4월 25일 오전 10시(국제시)는 천문학자들에게 ‘크리스마스’ 같은 날이라고 소개하며 이날 유럽우주국(ESA)의 가이아 위성이 우리 은하계에 있는 별들을 관찰해 13억개에 이르는 별들의 밝기와 색깔, 밀도 등의 정보를 이용해 3차원 지도를 만들어 발표한 것이다. 브라운 박사는 이 가이아 프로젝트를 이끈 인물이다.1970~8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벌어진 40여건의 강간사건과 10여건의 살인을 저지른 ‘골든스테이트 킬러’ 사건은 영원한 미제사건으로 묻힐 뻔했다. 그렇지만 ‘DNA 탐정’ 바바라 레이-벤터(Barbara Rae-Venter)에 의해 42년만에 당시 경찰이었던 범인이 잡혔다. 북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레이-벤터는 은퇴한 특허변호사임에도 불구하고 오픈 데이터를 활용해 DNA를 정밀 분석해 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DNA를 활용해 DNA대조라는 과학적 방법을 이용해 범인을 체포할 수 있도록 한 레이-벤터는 올해의 중요 과학 인물로 꼽히게 된 것이다.유럽연합(EU) 연구혁신총국장을 역임한 로버트 얀 스미츠(Robert-Jan Smits) 유럽정치전략센터(EPSC) 오픈액세스및혁신 수석어드바이저는 EU내 국가에서 공적자금으로 수행된 연구결과물은 2020년까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오픈액세스 학술지에 투고하거나 오픈액세스 플랫폼에 등록하도록 한 ‘플랜S’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지금까지 네이처나 사이언스로 대표되는 폐쇄적인 학술지 시스템이 아닌 오픈액세스 기반 학술활동을 장려해 더 자유로운 연구활동이 이어질 것이라고 네이처는 전망하기도 했다.지난 6월 27일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지구에서 2억 8000만㎞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 안착하는 프로젝트를 이끈 마코토 요시카와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 하야부사-2 프로젝트책임자가 ‘소행성 헌터’로서 올해의 과학계 인물로 선정됐다. 2014년 일본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한지 3년 반만에 류구에 안착한 하야부사-2는 류구 표면의 지형과 화학성분, 중력장 등을 관찰해 지구를 향해 날아드는 소행성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예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스테판 커리, 3점슛으로 1만5000득점 클럽 가입

    스테판 커리, 3점슛으로 1만5000득점 클럽 가입

    스테판 커리(30·골든스테이트)가 개인 통산 1만5000득점을 돌파했다. 커리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아레나에서 열린 2018~19 미국프로농구(NBA) 멤피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2쿼터 7분36초를 남기고 3점슛을 성공시키며 1만5000득점 클럽에 가입했다. 이날 경기가 있기 전까지는 1만 4990득점을 기록중이었던 커리가 자신의 전매 특허인 외곽포로 또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1만5000득점은 NBA 역대 138번째이고 가드 중에는 61번째다. 역대 골든스테이트 선수 중에는 5번째다. 커리는 경기 당일에서야 자신이 1만5000득점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경기 전에 커리는 “방금 알았다”면서도 “어떤 이정표라도 계속해서 (농구를) 하는 데에 동기가 된다”고 말했다. 커리는 2쿼터 도중 3점 라인 멀찍이서 외곽포를 성공시켜 1만5000득점을 만들어낸 뒤 손가락을 흔들며 자축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우디 맞서 美 손잡은 카타르… 오일 패권 지각변동

    사우디 맞서 美 손잡은 카타르… 오일 패권 지각변동

    수니파 국가와 단교로 고립됐던 카타르 美에너지 22조원 투자·멕시코 유전 매입 사우디 주도의 OPEC 탈퇴 앞두고 반격 세계 3위 매장량 ‘천연가스 머니’ 키우고 美 편들어 OPEC 원유 감산 전선 흔들기 주변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과의 단교로 아랍권에서 고립된 카타르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에너지 분야에 200억 달러(약 22조 7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멕시코 해상 유전 지분을 매입하기로 했다. 카타르가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를 앞두고 주무기인 천연가스 생산에 주력하는 한편, 미국에 밀착해 OPEC을 약화시킴으로써 사우디에 반격을 가하는 양상이다.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겸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 회장은 이날 “앞으로 5년간 미국의 여러 사업에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며 주로 텍사스에 있는 수십억 달러의 골든패스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QP는 골든패스 LNG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카비 장관은 “카타르의 LNG 생산량은 (현재 7700만t 수준에서) 연간 1600만t씩 증가할 것이고 향후 5년 내 1억1000만t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QP는 또 이날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와 함께 멕시코 해양유전 3곳에 대한 지분 35%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카타르는 이 지역에서 내년 중반부터 석유 생산을 시작해 오는 2021년에는 하루 평균 약 9만 배럴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수니파 국가들은 카타르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6월 카타르와 단교했다. 이에 세계 3위 천연가스 보유국이자 세계 LNG 생산의 30%를 담당하는 카타르는 막대한 ‘가스 머니’를 앞세워 대응했다. UAE가 자국 항구에 카타르 선박 출입을 금지시키자 지난해 9월부터 자체 항구에 74억 달러를 투자했고, 도하 인근에 식량 자급자족을 위한 농장을 조성했다. 지난 3일에는 내년 1월 1일부로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카타르의 하루 평균 석유 생산량은 사우디의 5% 수준인 60만 배럴로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그럼에도 카타르의 OPEC 탈퇴는 OPEC 회원국들이 유가를 올리기 위해 산유량 감축에 무게를 두는 상황에서 전선을 이탈해 유가 인하를 압박하는 미국의 손을 들어주는 의미가 있다. OPEC과 러시아 등 10개국은 지난 7일 내년 산유량을 올해 10월 대비 하루 총 120만 배럴 감산한다고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러시아의 협력이 없었으면 감산 자체가 어려웠다는 평가다. 이는 석유 시장에 대한 사우디의 지배력이 예전보다 못하며 약화된 OPEC의 위상을 보여준다. 카타르의 텍사스 LNG 투자는 미국이 사우디에 일방적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려는 ‘보험’ 성격도 있다. 특히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는 미군 1만 1000명이 주둔한 중동 내 최대 미군 기지로 교두보 역할을 한다. 카타르가 멕시코 유전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LNG에 주력하면서도 OPEC 비회원국 유전을 인수해 사우디의 통제력에서 벗어난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000억원 규모 의무후송전용헬기 수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4일 방위사업청과 2000여억원 규모의 의무후송전용헬기 양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AI는 지난 2014년 의무후송전용헬기 체계개발에 착수해 2016년 12월 전투용적합판정을 받고 국방규격제정을 승인받아 개발을 완료했다. 의무후송전용헬기는 국산헬기 수리온을 기반으로 다양한 의무장비를 추가해 전시 및 평시 응급환자의 신속한 후송과 응급처치가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중증환자 2명의 응급처치가 가능하며 최대 6명의 환자를 동시에 후송할 수 있다. 또 자동 높이조절 기능을 가진 ‘들것받침장’, ‘산소공급장’, ‘의료용흡인기’, ‘심실제세동기’, ‘인공호흡기’, ‘환자감시장’ 등 첨단 응급의료장비가 장착돼 골든타임 내 신속한 환자후송과 응급조치 능력이 강화된다. ‘외장형 호이스트’를 장착해 산악지형에서도 원활한 구조임무가 가능하며, 장거리 임무수행을 위한 ‘보조연료탱크’도 추가 장착된다. KAI에 따르면 의무후송전용헬기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2020년까지 전력화를 완료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의무후송전용헬기로 골든타임 내 응급조치 능력이 강화되면 군 전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수리온 및 파생형 헬기의 국내 운용실적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등 해외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커리 10득점 톰프슨 14득점 그친 GS, 토론토에 20점 차 완패

    커리 10득점 톰프슨 14득점 그친 GS, 토론토에 20점 차 완패

    서부 선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동부 선두 토론토 랩터스에게 20점 차로 고개 숙였다. 상대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가 엉덩이 부상으로 빠졌는데도 이런 수모를 당했다. 골든스테이트는 13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라클 아레나로 불러들인 토론토와의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대결에서 스테픈 커리가 10득점, 클레이 톰프슨이 14득점에 그쳐 93-113으로 졌다. 커리는 3점슛 8개를 던져 둘만 넣고 2점슛 5개를 던져 하나만 성공했다. 톰프슨은 3점슛 5개를 던져 하나도 성공하지 못하는 등 17개의 야투를 시도해 7개만 성공했다. 수비 리바운드는 35개로 상대와 엇비슷했으나 공격 리바운드 5개로 상대의 절반 밖에 안 됐다. 특히 19개의 턴오버를 남발해 자멸했다. 케빈 듀랜트가 30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토론토는 선발로 나선 5명이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고 벤치 멤버 7명 중 6명이 골고루 공격을 도왔다. 카일 라우리가 23득점 12어시스트, 서지 이바카가 20득점 12리바운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승리에 앞장 섰다. 4연승에서 제동이 걸린 골든스테이트는 2004년 2월 이후 처음으로 홈에서 토론토에 승리를 내줬다. 토론토는 23승7패, 골든스테이트는 19승10패가 되면서 덴버 너기츠(18승9패)에게 컨퍼런스 선두를 내줬다. 샬럿 호니츠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106-106으로 맞선 경기 종료 0.3초 전 제러미 램이 결승 미들슛을 꽂아 108-107로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이 득점 직후 흥분한 샬럿 선수들이 너무 일찍 코트 안으로 뛰어드는 바람에 테크니컬 반칙이 선언됐다. 디트로이트는 자유투 하나를 실패한 다음 시간이 너무 없어 1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보스턴 셀틱스는 워싱턴 위저즈를 연장전 끝에 130-125로 물리치고 7연승을 내달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새 아키텍처 공개한 인텔. 제국은 영원할까?

    [고든 정의 TECH+] 새 아키텍처 공개한 인텔. 제국은 영원할까?

    화무십일홍, 권불십년… 지금 잘나가도 세상에는 영원한 권력도 강자도 없다는 진리를 일깨워주는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영원하지는 않아도 오랜 세월 시장에서 강자의 위치를 지켜온 기업은 있습니다. CPU 업계에서는 인텔이 그런 기업입니다. 1980년대에 시장 지배적인 위치로 올라온 이후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데스크톱, 노트북은 물론 서버 시장까지 세력을 확장해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제국’을 건설한 기업이 인텔입니다. 하지만 그런 인텔도 안팎으로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텔의 미세 공정이 14nm에서 몇 년째 움직이지 않는 사이 경쟁사들은 이미 7nm 공정 양산에 들어갔고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 AMD는 젠(Zen) 아키텍처에서 인텔 CPU를 많이 따라잡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 위협은 내년에 7nm 미세 공정과 차세대 젠 아키텍처로 무장한 CPU가 등장하면 더 커질 것입니다. 이런 위협에 대응할 인텔의 혁신이 시급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인텔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텔은 인텔 아키텍처 데이 2018 (Intel Architecture Day 2018)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혁신을 이뤄낼 것인지를 보여줬습니다. 비록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모든 내용을 속 시원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많은 궁금증을 풀어줄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발표는 역시 차세대 CPU 아키텍처에 관한 것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인텔 CPU는 대부분 몇 년 전 나온 스카이레이크 기반입니다. 더 오래전으로 가면 2011년에 나온 샌디브릿지를 조금씩 개선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아키텍처라도 이제는 변경해야 할 시점이 온 것입니다. 인텔이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있어왔고 AMD에서 젠 아키텍처를 설계한 짐 켈러를 영입했기 때문에 2020년까지는 새로운 아키텍처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짐 켈러는 예상보다 빠른 2019년에 서니 코브 (Sunny Cove)라는 새 아키텍처 기반 CPU가 나올 것이라고 확답했습니다. 서니 코브는 스카이레이크에 비해 더 크고 복잡한 구조를 지녀 한 번에 더 많은 연산을 할 수 있으며 새로운 명령어를 지원합니다. 따라서 같은 클럭의 기존 CPU 대비 싱글 쓰레드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CPU가 커지기 때문에 같은 미세 공정에서는 전력 소모가 증가하고 클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서니 코브는 10nm 공정 기반으로 등장해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성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근 인텔은 7nm EUV 리소그래피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로 인해 10nm 공정은 건너뛰거나 주력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아키텍처 데이에서는 10nm CPU를 보게 될 것이라고 확답했습니다. 인텔은 서니 코브에 이어 2020년에는 서니 코브를 개선한 윌로우 코브(Willow Cove)를 선보이고 다시 2021년에는 골든 코브(Golden Cove)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윌로우 코브에서는 캐쉬를 다시 디자인하고 보안 성능을 높이며 골든 코브에서는 AI나 5G 등 신기술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공정 및 코어 숫자, 작동 클럭 등 여러 가지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아직은 개발 중인 상태로 확정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몇 년째 발전이 멈춘 인텔의 GPU 부분 역시 대폭 물갈이를 할 예정입니다. 2019년 서니 코브와 함께 나올 Gen 11 (11세대) 내장 그래픽은 테라플롭스급 연산 능력을 지녀 기존의 내장 그래픽 대비 큰 폭의 성능 향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인텔이 독립 그래픽 카드 제품을 준비 중이라는 것입니다. Xe로 명명된 이 GPU가 등장하는 것은 2020년으로 현재 엔비디아가 인텔만큼 시장을 독점한 GPU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밖에도 인텔은 3차원 적층 방식의 칩 패키징 방식인 FOVEROS 기술과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서로 다른 공정에서 만든 칩이라도 3차원적으로 쌓아 하나의 프로세서로 만들 수 있으며 메모리처럼 완전 다른 종류의 반도체도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이 인텔의 설명입니다. 역시 2019년에 첫 제품이 나올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제원과 성능에 대해서는 출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많은 내용이 공개될 것입니다. 이 차세대 아키텍처에 인텔의 운명이 걸린 만큼 총력을 다해 개발을 진행할 것은 분명합니다. 2019년에는 개선된 젠 아키텍처와 7nm 공정으로 무장한 AMD와 와신상담 새 아키텍처를 개발한 인텔의 진검 승부가 예상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일반 소비자용에서 서버용까지 x86 CPU의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당연히 그 혜택은 소비자와 IT 산업 전체가 누리게 될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2018 MAMA] 방탄소년단 ‘아이돌’, 뮤직비디오상… 지민·정국 “봐주신 아미들께 감사”

    [2018 MAMA] 방탄소년단 ‘아이돌’, 뮤직비디오상… 지민·정국 “봐주신 아미들께 감사”

    방탄소년단이 ‘아이돌’로 뮤직비디오상을 받았다. 방탄소년단은 12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18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즈’(2018 MAMA)에서 지난 8월 발표한 ‘아이돌’의 뮤직비디오로 페이보릿 뮤직비디오상을 수상했다. 멤버 지민은 “저희 뮤직비디오를 많이 봐주신 아미(팬덤명)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팬들을 먼저 언급했다. 슈가는 “뮤직비디오상이다 보니 룸펜스 감독님께 너무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국은 “저희 뮤직비디오를 즐겨 봐주신 아미분들과 많은 사람들게 감사하다”며 팬들에 대한 사랑을 재차 드러냈다. 이어 “저도 나중에 골든 클로젯 필름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어보고 싶다”며 영상 제작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뷔는 “자켓 촬영은 제가 하겠다”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직비디오는 ‘봄날’인데 오늘 하루 봄날처럼 가고 싶다”는 소감을 말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MAMA’는 지난 10일 서울에서 연 첫 번째 시상식에 이어 이날 일본에서 화려한 축제를 이어갔다.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최고의 무대를 꾸몄다. 오는 14일 홍콩에서 ‘2018 MAMA’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포포비치 SA 감독 통산 1211승 역대 4위, 소감 묻자 “굿이브닝”

    포포비치 SA 감독 통산 1211승 역대 4위, 소감 묻자 “굿이브닝”

    “여러분 모두 좋은 저녁 되시길.” 언제나 그렇듯 냉정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며 문을 향해 걸어가더라고 미국 ESPN의 마이클 라이트 기자가 전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피닉스 선스와의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111-86 완승으로 장식하며 통산 1211승을 거둔 그렉 포포비치(69) 샌안토니오 스퍼스 감독 얘기다. 그는 이날 팻 라일리 마이애미 히트 사장을 제치고 역대 최다 승리 사령탑 4위로 올라섰다. 당연히 취재진이 기쁜 소식을 알렸는데 화난 듯한 특유의 표정으로 문으로 향하더란 것이다. NBA 역대 최다 승리 감독은 밀워키 벅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댈러스 매버릭스 등을 이끌었던 돈 넬슨으로 1335승이며 그 뒤를 레니 윌킨스(1332승)와 제리 슬로언(1221승)이 잇고 있다. 슬로언과는 10승 차이 밖에 안 난다. 이번 시즌이 샌안토니오에서의 23번째 시즌이다. 미국의 4대 프로 스포츠 가운데 그보다 오래 한 팀을 오롯이 지휘한 사령탑은 당연히 없다. 역시 통산 승률 .686으로 4대 프로 스포츠 사령탑 중 두 번째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2일 뉴욕 닉스를 100-91로 따돌리며 조지 칼을 따돌린 뒤 통산 1200승째도 역대 어느 감독보다 빠른 1743경기 만에 달성했다. 원정 515승으로 이제 역대 1위 라일리를 제치려면 6승만 더하면 되고 2위 돈 넬슨(517승)과는 격차가 2로 줄었다. 하지만 포포비치 감독은 올 시즌 매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섯 차례 파이널 우승, 21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20시즌 연속 정규시즌 6할 승률 등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했는데 이날 승리하며 승률 5할을 회복하며 서부 컨퍼런스 10위에 머무르는 등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어려운 형국이기 때문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커리 “달 착륙 못 믿겠다”에 NASA “휴스턴 오면 증거 보여줄게”

    커리 “달 착륙 못 믿겠다”에 NASA “휴스턴 오면 증거 보여줄게”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1969년 미국의 달 착륙이 가짜라는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등의 허튼 소리에 정색을 하고 나섰다. NASA는 커리와 안드레 이궈달라(골든스테이트), 빈스 카터(애틀랜타) 등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을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존스 스페이스센터에 있는 달 실험실을 투어할 기회를 제공할테니 다음번 휴스턴 로케츠와의 원정 경기를 벌이기 전후에 찾아 달라고 제안했다. 알라드 뷰텔 NASA 대변인은 일간 뉴욕 타임스에 “우리는 수백 파운드의 달 암석들과 아폴로 탐사선 등 많은 증거를 갖고 있다. 그가 이곳을 찾으면 우리가 50년 전에 해낸 일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만간 달에 돌아가 이번에는 머무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까지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리는 10일(이하 현지시간) The Ringer’s ‘Winging It’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우리가 달에 간 적이 있나요?”라고 물었고 동료 선수이며 방송을 진행하던 카터와 켄트 베이즈모어는 나란히 “아니지”라고 답했다. 이에 커리는 “그들이 우리를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음모이론 같은 건 꺼내고 싶지 않았는데”라고 덧붙였다. 함께 방송을 진행하던 애니 핀버그가 확인차 재차 묻자 커리는 다시 한번 달 착륙이 실제로 있었다고 믿지 않는다고 확언했다. 그날 밤에도 커리는 취재진에게 “난 만나서 대화할 계획을 갖고 있는 몇몇 NASA 출신 우주인들로부터 흥미로운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분명히 그 중 몇 가지는 참고할 만했다”고 밝혔다. 커리가 유일하거나 처음으로 음모이론을 지지한다고 공표한 NBA 선수는 아니다. 지난해에도 카이리 어빙(보스턴 셀틱스)은 지구는 평평하다고 주장했다가 올해가 돼서야 자신의 발언이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야구] NC, ‘국대 안방마님’ 양의지 125억에 품다

    [프로야구] NC, ‘국대 안방마님’ 양의지 125억에 품다

    계약금 60억+총연봉 65억… 12년간 ‘곰’ 생활 마침표 두산, 민병헌·김현수 이어 거물급 선수 연달아 놓쳐양의지(31)가 자유계약선수(FA)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챙기며 NC 유니폼을 입었다. NC는 11일 양의지와 4년간 125억원(계약금 60억원·총연봉 6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총액 125억원은 이대호(36)가 미국프로야구에서 돌아와 롯데와 계약할 때 받은 150억원에 이어 KBO리그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양의지는 ‘곰의 탈을 쓴 여우’라고 불린다. 투수 리드와 타격 모두 리그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수난’은 KBO 모든 구단이 겪고 있기 때문에 당대 최고의 포수라 불리는 양의지의 ‘FA 대박’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양의지는 2006시즌 2차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뒤 2010년부터 주전 포수로 뛰어올랐다. 그해 신인 포수 최초로 20홈런을 달성하며 KBO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6년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는 타율 .438(16타수 7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타율 2위(.358), 도루 저지율 1위(.378)를 기록했다.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생애 네 번째 ‘황금 장갑’을 품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NC는 주전 포수 김태군(29)이 올 시즌을 앞두고 경찰야구단에 입대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신흥 강팀’이던 NC가 올 시즌 창단 첫 꼴찌(10위)라는 쓴맛을 본 것도 포수 포지션의 불안이 원인 중 하나라는 평가가 많다. 이동욱 신임 NC 감독은 김택진 구단주(엔씨소프트 대표)와 식사를 하면서 NC의 포수 포지션에 대해 설명했고 결국 양의지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이 감독은 “양의지는 앉아만 있어도, 라인업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상대팀에 압박감을 주는 선수”라며 “(좋은) 선수가 있어도 부담이고 없어도 부담이다. 이왕이면 선물을 받고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반면 두산은 2017시즌이 끝난 뒤 민병헌(31·롯데)과 김현수(30·LG)를 떠나보낸 데 이어 또다시 양의지마저 놓쳤다. 팀내에 타격이 뛰어난 선수들이 워낙 많아 전력 누수에도 불구하고 2018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공수겸장’ 양의지는 대체 불가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양의지의 이탈은 1선발이 빠져나간 것과 같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의 백업 포수 박세혁(28)과 이흥련(29)은 아직 양의지에 견줄 만큼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겨울 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NBA 부활시킨 ‘황금 전사들’

    NBA 부활시킨 ‘황금 전사들’

    커리 등 활약에 4연속 챔프전·3번 우승 개인 아닌 팀으로는 역대 4번째 수상 “수십년간 다시 볼 수 없는 세대적 현상”“그들은 수십년간 다시 볼 수 없는 세대적 현상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크리스 스톤 편집장이 11일(한국시간)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를 ‘올해의 스포츠인’으로 호명하며 밝힌 선정 이유다. 2017~18시즌 NBA 챔프전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는 ‘올해의 스포츠인’이 제정된 1954년 이후 팀으로서 이 상을 수상한 네 번째 사례가 됐다. 1980년 미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1999년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 2004년에는 메이저리그(MLB) 보스턴이 팀으로서 ‘올해의 스포츠인’을 수상한 바 있다. SI는 “올해의 수상자는 스포츠가 지닌 놀라운 힘에 대해 초점을 맞춰 선정했다”며 “개인 자격 후보들도 많았지만 골든스테이트가 스포츠계와 문화에 끼친 영향을 뛰어넘을 만한 후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든스테이트가 NBA 인기를 재건하고 있는 모습은 1980년대의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와 1990년대 ‘마이클 조던’이 했던 일들을 연상시킬 정도다”고 곁들였다. 골든스테이트는 신흥 왕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4년 연속 NBA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세 차례(2015년, 2017년 2018년) 우승을 차지했다. 2015~16시즌에는 개막 24연승을 거두고, 단일 시즌 최다승(73승9패)을 달성하며 NBA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7~18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클리블랜드를 4승(무패)으로 누르며 NBA 챔프전 역사상 11년 만에 ‘싹쓸이 우승’을 달성해냈다. 포브스는 2018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구단을 선정하며 골든스테이트를 10위(31억 달러)에 올려놓기도 했다. 2018~19시즌 초반에는 스테픈 커리(30)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한때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어느새 19승9패(승률 .679)를 기록하며 서부콘퍼런스 2위에 올라섰다. 보스턴(1957~1966년) 이후 NBA 역사상 두 번째로 5년 연속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노리고 있다. 밥 마이어스 골든스테이트 단장은 “스포츠와 인생에서 성공하는 데에 팀워크가 핵심 요소라는 점을 인정해주고, 이러한 큰 상도 선사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영화 리뷰] 담담해서 더 단단한 거장의 스토리

    [영화 리뷰] 담담해서 더 단단한 거장의 스토리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자신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다룬 자전적 영화 ‘로마…’를 들고 한국 관객을 찾는다. 전작 ‘그래비티´로 아카데미상을 휩쓸었던 이후 4년 만이다.영화는 1970~71년 멕시코 로마 지역에 사는 한 백인 가족과 가사도우미인 원주민 여성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 분)의 삶을 따라간다. 클레오는 소피아(마리나 데 타비라 분) 집에 살며 4명의 아이를 돌본다. 계급, 인종 차이에도 가족의 사랑을 받는 듬직한 양육자다. 단란해 보이는 가정이지만, 이내 파국을 맞는다. 소피아 남편 안토니오가 가정을 버리고 애인과 여행을 떠나버려서다. 클레오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인다. 남자친구 페르민의 아이를 갖지만, 페르민은 임신 소식을 듣고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린다. 영화는 흑백 화면으로 1970년대 초반 멕시코 사회의 인종과 빈부격차, 불안감이 감도는 사회상을 담아 낸다. 배경이 되는 1970년대 초반 멕시코는 민주화 열망으로 들끓었다. 급기야 1971년 정부 지원을 받은 우익무장단체가 120명을 죽인 ‘성체 축일 대학살’이 일어난다. 쿠아론 감독은 클레오와 소피아 가족의 이야기를 그저 담담하게 보여 줄 뿐이다. 초반부터 집요하리만큼 세세한 사건을 보여 주다가 영화 후반부에 대학살 현장과 가족의 위기로 연결한다. 클레오와 소피아 가족이 위기를 돌파하는 모습으로 ‘결국엔 인간’이라는 답을 담담하게 내놓는다. 클레오를 중심으로 소피아의 가족이 얼싸안은 극 중 한 장면을 담은 영화 포스터는 계급과 인종의 차이를 넘어 위기를 극복하는 이들의 모습을 집약한다. 유명한 배우도 화려한 컴퓨터그래픽도 없지만, 스토리 하나만으로도 거장의 품격을 여실히 보여 준다. 흑백 화면의 장점을 잘 살린 질감과 대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배우의 얼굴을 가득 채운 클로즈업, 페르민의 훈련 장면이나 집회에서 보여 주는 와이드샷, 지루하지 않은 롱테이크는 더없이 감각적이다. ‘로마’는 올 시즌 대부분의 상을 휩쓸었다.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영화 부문에 선정된 데 이어 LA영화평론가협회 올해의 최우수 영화로 선정되는 등 이미 20여개 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유력 수상 후보로도 거론된다. 다만 국내 멀티플렉스 3사가 넷플릭스 영화라는 이유로 상영을 거부해 12일부터 대한극장과 서울극장 등 전국 40여개 관에서만 상영하고, 14일부터는 넷플릭스 플랫폼에서만 공개한다. 국내 흥행은 장담하기 어려우나,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오래 뜨지 못할 것은 분명하다. 135분. 15세 관람가.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연말 시상식이 대체 뭐길래… 100만원에 파는 무료초대권

    연말 시상식이 대체 뭐길래… 100만원에 파는 무료초대권

    숫자 한정돼 아이돌 팬덤 경쟁 탓 “개인 간 직거래 피해 본인이 책임”연말을 맞아 인기 아이돌이 총출동하는 각종 가요 시상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비매품 혹은 1만원 안팎의 저렴한 티켓에 웃돈을 붙여 파는 ‘암표 팔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지난 10일 열린 ‘2018 MAMA 인 코리아’의 시상식 티켓은 추첨을 통해 초대권이 무료로 배부됐다. 하지만 이 티켓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와 각종 티켓마켓,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최대 6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일에 진행된 ‘2018 멜론 뮤직 어워드’의 9900원짜리 스탠딩석 티켓은 무려 1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한국대중음악시상식’(KPMA)의 티켓 가격은 9900원이지만, 무대와의 거리에 따라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내년 1월 예정된 ‘골든디스크어워즈’의 9900원짜리 티켓도 현재 최대 55만원에 판매 중이다. 한 시상식 관계자는 “보다 많은 분들에게 폭넓은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티켓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했는데도 암표 거래가 횡행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암표 거래를 차단하고자 지난달 28일 진행된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 측은 ‘페이스 티켓’ 제도를 도입했다. 페이스 티켓은 종이 티켓 없이 사전에 등록한 사진의 얼굴만 현장에서 확인하고 입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암표는 근절되지 않았다. 암표상들은 사진을 등록할 때 티켓을 양도받을 사람의 얼굴을 미리 올려놓는 수법을 썼다. 뒤에서 이뤄진 거래에서는 본래 가격의 10배를 더 얹어 받았다. 시상식장 주변에서 ‘겉돌’(표가 없어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하고 행사장 주변을 맴돌면서 팬들과 교류하는 것) 하는 팬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오프라인 암표상’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한 티켓 업체 관계자는 “개인 간 직거래나 양도 및 불법 사이트의 예매대행 등으로 인한 피해의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다”면서 “주최·주관사 및 예매처는 적발된 불법 거래에 대해 판매자 및 구매자 모두에게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뒤숭숭한 잔칫상 속 ‘황금장갑’ 4개 낀 두산

    뒤숭숭한 잔칫상 속 ‘황금장갑’ 4개 낀 두산

    양의지, 최다 득표로 네 번째 수상 영예 승부조작 거절 이영하 클린베이스볼상올해 ‘별들의 잔치’는 뒤숭숭했다.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시작 8시간 전 문우람(26·전 넥센)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승부 조작 혐의를 부인하는 와중에 ‘현역 선수 6명에 대해서도 승부 조작 조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중 한 명으로 지목된 정우람(33·한화)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시상식에 불참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두산이 본상 수상자를 4명이나 배출했다. 넥센(3명), 롯데(2명), KIA(1명)를 제쳤다. 역설적이게도 지난 4월 승부 조작을 제안받은 사실을 KBO에 즉각 신고한 이영하(21·두산)는 ‘클린베이스볼상’을 수상했다. 이영하는 “내년에는 야구를 잘해서 우승도 하고 이런 상도 받는,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두산 양의지(31)는 이날 시상자 중 최고 득표율(94.8%)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유효표 349표 중 331표를 받아서 2위 이재원(SK·11표)과의 격차가 어마어마했다. 투수 리드는 물론이고 타율(.358·2위), 출루율(.427·2위)에서도 KBO리그 최고 수준의 실력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생애 네 번째 영광이다. 양의지와 배터리를 이룬 조쉬 린드블럼(30·두산)은 투수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올해 외국인 가운데 유일하게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을 챙긴 김재환(30·두산)도 166표를 얻어 경쟁이 치열했던 외야수 부문 1위로 영광을 차지했다. 전준우(롯데·165표)와 이정후(넥센·139표)도 3명이 받는 외야수 부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재환은 올시 즌 139경기에 출전해 44홈런(1위)과 133타점(1위)을 기록하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약물 복용’ 전력 때문에 득표(47.6%)가 기대에 못 미쳤다. 반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꺾고 정상에 올랐던 SK는 무관에 그쳤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광현(30·SK)이 페어플레이상, 한동민(29·SK)이 골든포토상을 받았지만 ‘황금장갑’은 아무도 끼지 못했다. SK 선수들은 경쟁 8개 부문 중 4개 부문에서 아깝게 2위에 그쳐 수상 기회를 놓쳤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월드피플+] 美 최초 트랜스젠더 복서, 프로 데뷔전 승리하다

    [월드피플+] 美 최초 트랜스젠더 복서, 프로 데뷔전 승리하다

    미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남성 복서가 프로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슈퍼페더급 트랜스젠더 남성 복서 패트리시오 마누엘(34)이 지난 8일 LA 인근 인디오의 한 리조트카지노 특설경기장에서 진행된 데뷔전에서 상대선수 휴고 아길라에게 판정승을 거뒀다.현재 LA 인근 보일하이츠에서 사는 마누엘은 6년 전인 2012년까지만 해도 패트리샤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살았다. 그해 올림픽 대표선수 선발전에 출전할 만큼 그는 실력이 출중했지만, 단 한 경기 만에 어깨를 다쳐 올림픽 꿈은 좌절되고 말았다. 이후 그는 어깨 재활 치료를 받는 동안 인생의 큰 결정을 내렸다. 그건 바로 성전환 수술이다. 어릴 때부터 남자 옷을 입거나 남자아이가 갖고 노는 장난감을 좋아했다는 그는 줄곧 자신이 남자였으면 하는 상상을 해왔다. 다행히 어머니와 할머니 등 가족 역시 그가 행복할 수만 있다면 원하는 대로 하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기에 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이듬해 9월부터 본격적인 호르몬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선발전을 치른지 26개월 만에 솔트레이크 시티로 가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것이다. 6000달러에 달하는 수술 비용은 그의 할머니가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는 꿈에 그리던 남자가 됐지만 자신의 커리어가 끝날 위기에 처하고 만다. 다니던 체육관에서 쫓겨났고 심지어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트레이너와도 관계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혼자 훈련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복싱협회가 그에게 남성 선수 자격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리우 올림픽이 열리기 전 남녀 트랜스젠더 선수들 역시 제한 없이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정책으로 바꾼 뒤에야 마침내 그는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그 후로도 트레이너는 물론 스파링 상대조차 찾기 어려웠다.그러던 어느 날 그는 두아르테 복싱클럽의 베테랑 트레이너 빅 발렌수엘라의 눈에 들어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 데뷔전을 주선한 ‘골든보이 프로모션’의 에릭 고메스 회장과도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발렌수엘라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마누엘은 단지 남자들 중 한 명일 뿐”이라면서 “누가 그에게 '그녀'라고 부르면 따끔하게 혼을 냈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미디어 서커스(언론의 흥미 위주 보도)가 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 전 마누엘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안 대부분의 상대 선수가 경기를 취소했다. 이 때문에 그가 데뷔전까지 치를 수 있었던 경기는 고작 2차례가 전부다. 아길라 역시 경기 전 마누엘의 성전환 사실을 알게 됐지만, 그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경기 이틀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밝혔다. 멕시코 출신으로 미국에서 처음 데뷔전을 치른 아길라는 마누엘에 대해 “매우 존경스럽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봐주는 것은 없다”면서 “그가 이기고 싶어하듯 나 역시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하지만 아길라의 희망은 그야말로 희망으로 끝나고 말았다. 데뷔전 당일 1라운드 경기에서 마누엘은 4번의 잽 공격을 적중시켰다. 2라운드에서는 아길라가 되살아나 펀치를 퍼부어 마누엘 역시 쓰러질 뻔했지만, 3라운드부터는 마누엘이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 후 마누엘은 심판진으로부터 39 대 37로 판정승을 거뒀다.성공적인 프로 데뷔전을 치른 마누엘은 당분간 다음 경기가 있을 때까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휴가도 다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월 말쯤 다음 경기가 치러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이렇게 싸워본지 정말 오래 됐다. 녹은 완전히 떨어졌다”면서 “이제 움직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불후의 명곡 ‘디깅’에 빠진 열여섯 살…최애곡은 81년생 ‘이은하의 봄비’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 불후의 명곡 ‘디깅’에 빠진 열여섯 살…최애곡은 81년생 ‘이은하의 봄비’

    노래 ‘거짓말’을 부른 가수는 누구일까요?” ‘빅뱅’이라고 답했다면 당신은 10대 또는 20대일 것이다. ‘GOD’(지오디)라고 답했다면 30대 혹은 40대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조항조’라고 답했다면 당신의 나이는 분명 50세를 훌쩍 웃돌 것이다.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를 떠올렸다면 70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동명의 노래를 부른 가수를 질문한 뒤 답변에 따라 연령대를 가늠하는 한 방법이다. 하지만 최근 10대와 20대들은 이런 공식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40~50대 중년보다 더 옛날 노래를 많이 알고 있는 ‘요즘 것들’이 적지 않다. 과거에 유행했던 노래를 인터넷에서 직접 찾아 듣는 문화가 10~20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발굴하다’라는 의미의 ‘디깅’(digging) 문화다. 디깅은 1970~80년대 레코드 가게에서 LP판을 뒤적이며 새로운 음악을 발굴하던 데서 유래했다.●20세기 노래로 ‘시간여행’ 떠나는 십대들 고교 1학년생 노무승(16)군이 최근 가장 즐겨듣는 노래로 1981년에 나온 이은하의 ‘봄비’를 꼽았다. 노군의 스마트폰 음악듣기 앱 ‘플레이리스트’에는 김수철의 ‘못다 핀 꽃 한 송이’(1983), 정수라의 ‘환희’(1988),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1991) 등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노래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같은 학년 박상민(16)군은 보물 1호가 통기타, 보물 2호가 1970년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국의 록밴드 레드 제플린의 CD 10장이라고 했다. 이 밖에 좋아하는 가수로는 스콜피언스(1965년 데뷔), 이글스(1971년 데뷔), 딥 퍼플(1968년 데뷔)을 언급했다. 2002년에 태어난 고교생답지 않은 이색적인 음악 취향을 자랑하는 두 학생은 “옛날 음악이 주는 특유의 정서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노군은 “옛날 노래를 들으면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서 “당시 시대상을 느낄 수 있고, 자기 성찰, 외로움,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가사의 노래가 많아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박군은 “중학생 때 아버지가 들었던 김현식의 노래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면서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에 옛날 노래에 빠져드는 것 같다”고 했다. 인기 아이돌 가수의 댄스 음악은 좋아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노군은 “아이돌 가수의 노래는 테크닉은 출중하지만 멜로디가 비슷하고, 옛날 노래와 비교해 가사에 ‘스토리텔링’이 부족해 정서적 충족감도 덜한 것 같다”면서 “목소리가 갈라지는 김현식의 노래가 처음에는 듣기가 거북했는데, 구글에서 인생 스토리를 ‘디깅’해 알고 난 뒤 들으니 이해가 됐고 위로도 됐다”고 전했다. 어쩌면 ‘요즘 것들’은 무한경쟁에 내몰린 팍팍한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인간미’를 찾으려고 겪어 보지도 못한 과거의 추억이 담긴 노래를 ‘디깅’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디깅’으로 부활한 록그룹 ‘퀸’ 최근 전설적인 영국 록밴드 퀸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 40일 만에 국내 누적 관람객 수 700만명을 돌파하며 ‘비긴 어게인’(343만명), ‘라라랜드’(359만명), ‘맘마미아’(457만명), ‘레미제라블’(592만명)을 차례로 제치고 역대 국내 개봉 음악영화 중 흥행 1위에 오른 것도 ‘요즘 것들’의 ‘디깅 문화’가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화가 큰 인기를 끌자 영화관은 관람객들이 영화를 보며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싱어롱 영화관’을 오픈하기도 했다. CGV 리서치센터가 영화가 개봉한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29일까지 관람객 연령을 분석한 결과 20대 이하 관람객이 36.0%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25.8%), 40대(24.4%), 50대 이상(13.8%) 순이었다. 이런 열풍은 음원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12일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2011년 리마스터 버전)는 한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63위에 진입했다. 팬들의 ‘총공’(총공격) 문화로 인해 아이돌 가수의 노래가 장악하는 국내 실시간 음원 차트에 43년 전(1975년 10월 30일) 발표된 외국곡이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내 음악계의 ‘주류’는 아이돌 가수의 음악이나 힙합이라 할 수 있지만 이런 노래가 대중 모두의 정서를 대변하지는 못한다”면서 “퀸의 노래는 주류 사회의 성공 법칙에 반기를 들면서 우리 사회의 ‘비주류’인 젊은층을 향한 위로를 담았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진원지 ‘유튜브’… 7090 숨은 명곡 찾기 디깅 문화의 진원지는 바로 ‘유튜브’다. 옛날 노래 애호가인 노군이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유튜브를 통해서다. 노군은 “처음 가수 이은하의 노래를 듣다가 유튜브의 ‘추천 영상’을 통해 양수경을 알게 됐고, 정수라, 김수철, 조관우, 산울림, 부활 등 ‘새로운 가수’를 연이어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들은 노래에 꽂히면, 해당 노래와 가수를 검색해 정보를 얻고 다른 가수도 함께 ‘디깅’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곡들을 하나하나씩 발굴해 나가는 것이다. 이처럼 젊은층들이 옛날 음악과 문화를 쉽게 소비할 수 있게 되면서 최근 ‘레트로’(복고풍)는 최근 대중문화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떠올랐다. 1981년부터 약 17년 동안 방영되다 1998년 종영된 KBS 음악 순위 프로그램 ‘가요톱텐’도 유튜브에서 부활했다. 5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노래에 ‘골든컵’을 수여한 뒤 순위 집계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도입했던 가요톱텐은 국내 대표 음악 프로그램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새로 생긴 유튜브 채널명은 ‘어게인 가요톱10’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은 900개를 돌파했다. 현재 높은 조회 수를 기록 중인 노래는 가수 투투의 ‘일과 이분의 일’(1994), 혜은이의 ‘작은 숙녀’(1983), H.O.T.의 ‘행복’(1997), 김혜림의 ‘날 위한 이별’(1995),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 백 홈’(1995) 등이다. 또 유튜브에서 지금은 고인이 된 신해철이 데뷔 무대인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를 부른 영상의 조회 수는 450만건에 달한다. 이 영상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이렇다. “직접 느낀 적 없지만 직접 느끼고 싶은 과거다.” 지난 9월 네이버의 음악 사이트인 ‘온스테이지’는 20세기 음악을 21세기 뮤지션이 재해석하는 ‘온스테이지 디깅 클럽 서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시대를 앞서갔던 숨은 음악을 재조명한다는 기획이다. 가수 죠지가 김현철의 ‘오랜만에’(1989)를,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가 이재민의 ‘제 연인의 이름은’(1987)을 각각의 감성으로 재해석해 불렀다. 지난달에는 가수 스텔라장이 부른 윤수일의 ‘아름다워’(1984)가 공개됐다. 글 사진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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