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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민들은 체감 못하는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894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2012년부터 3년 내리 경상수지 흑자 최대치 경신 행진도 이어 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등 외환 부족 사태로 쩔쩔맸던 경험을 떠올리면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행스럽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많다는 것은 일단 좋기는 하다. 하지만 화려한 수치가 보여 주는 것과는 달리 내용을 한꺼풀만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대목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난 것은 수출이 잘돼서라기보다는 국제 유가가 크게 하락한 덕이고 또 내수가 부진하면서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게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불과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수입은 1.3%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이 함께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같은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꺼리고 있고 개인도 지갑을 꽁꽁 닫아 소비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내수와 기업생산, 투자가 모두 부진하다 보니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안 되고 있고 가계의 실질소득도 늘지 않는다. 대다수 국민들이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라는 뉴스를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얘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몇몇 업종, 일부 대기업의 실적에 의존하다 보니 경상수지 흑자 기록이라는 게 많은 국민들에게는 그저 그런 뉴스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경기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만 커지고 있고 상대적 박탈감만 심해지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 대규모로 들어온 달러는 원화값을 부추기는(환율하락) 압박으로 작용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더 떨어뜨릴 것이라는 걱정까지 해야 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관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내수를 활성화해 수입이 확대되면 경상수지 흑자폭을 자연스레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경상수지 흑자를 서민들이 체감하려면 정부가 서둘러 경제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올해를 ‘골든타임’으로 잡고 추진하는 노동, 교육, 금융, 공공 분야의 구조 개혁을 서두르고 수출과 수입의 균형발전을 통한 지속적인 무역 흑자 구조를 갖춰 나가야 한다. 정부는 중산층과 서민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어려운 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에도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 [현장 행정] 동장에게 洞조직 개편 권한… 노원구의 ‘자치 실험’

    [현장 행정] 동장에게 洞조직 개편 권한… 노원구의 ‘자치 실험’

    노원구가 ‘찾아가는 방문복지’를 위해 구청장의 동 조직 개편 권한을 각 동장에게 부여하는 새로운 지방자치 실험에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기존의 ‘찾아오는 복지상담’이 아닌 ‘마을 속으로 찾아가는 방문복지’ 중심으로 조직을 혁신해 어려운 이웃을 발굴, 신속한 지원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 7월 24일 지역 내 19개 동주민센터 동장과 팀장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실시했다. 그 결과 구청장의 동 조직 개편 권한을 각 동장에게 부여키로 했다. 아울러 지역사정을 잘 아는 각 동장의 책임하에 동 특성에 맞는 조직 혁신에 대한 논의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구는 가장 먼저 동 조직을 ‘맞춤형 방문복지 중심’ 조직으로 변경키로 했다. 동별 사정에 따라 팀 명칭을 변경하거나 제3팀을 신설해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가 가능토록 했다. 아울러 방문복지 강화를 위해 행정직과 사회직의 업무 경계를 없앴다. 실제 출장 등 통장과의 소통이 가능한 직원을 중심으로 ‘통(統) 담당제’도 부활시켰다. 실적에 따라 활동보상금도 제공한다. 구의 동 조직 혁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통장 이하 반장 조직을 적극적 활동이 가능한 인원 위주로 34% 감축(4348명→2858명)했다. 정비된 반장은 일명 ‘마을 살피미’로 명명했다. 구는 동네 약국, 미용실, 슈퍼마켓, 아파트 경비원 등 마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주민을 발굴하는 ‘마을 살피미 자원봉사자’도 별도 모집했다. ‘마을 살피미 자원봉사자’는 반장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자로, 모집 결과 9개동 총 140명이 자원봉사의 뜻을 내비쳤다. 구는 취약계층에 대한 방문보건사업(건강체크) 수행에만 한정됐던 방문간호사들이 필요 시 방문복지사업(가구의 생활실태 파악)도 병행토록 했다. 지난 3개월여 동안 동 조직 혁신을 본격화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동 조직 혁신 이전(2014년 1~9월)에는 동별 월평균 48회(총 8281회)에 그쳤던 방문복지 실적이 조직 혁신 이후(2014년 10~12월) 3개월 만에 동별 월평균 255회(총 1만 4561회)로 약 5배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성환 구청장은 “통·반장, 직능단체, 민간조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을 전체가 실핏줄처럼 움직일 수 있는 복지공동체 복원을 통해 복지 골든타임을 지켜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국회 때늦은 ‘긴급’ 현안보고…‘아동학대’ 발생 2주 만에 받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보육시설 아동학대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하지만 인천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어린이 폭행 동영상이 지난 14일 공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골든타임’이 이미 지난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는 아동 폭행 동영상 공개로 온 나라가 들썩이자 근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여야 지도부는 앞다퉈 어린이집 현장점검에 나섰고, 당 차원의 특위도 일제히 구성했다. 여야 의원들은 ‘법퓰리즘’(법+포퓰리즘)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아동학대 방지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그러나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위한 현안보고 일정은 사고 발생 2주 뒤로 잡혔다. 복지위원들이 대거 해외 출장길에 나선 까닭이었다. 이런 국회의 뒷북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이맘때 ‘전 국민의 신상이 털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했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 정무위원회는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긴급 대책회의 한번 열지 않아 빈축을 샀다. 그때도 의원들의 해외 출장과 지역구 일정이 조속한 대응책 마련에 발목을 붙잡았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이날 복지부가 내놓은 아동학대 근절 대책안에 대해 “근시안적 대안”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보고에서 ▲어린이집 폐쇄회로(CC) TV 의무화 ▲보육교사 자격관리 강화 ▲아동학대 처벌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덜 익은 대책을 자꾸 내놓지 말고 관련 부처 간 종합적 논의 후 정부 차원의 세밀한 대책을 말하라”고 따졌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근본적인 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복지에 대한 철학 부재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문 장관은 “전업주부 자녀의 어린이집 이용 수요를 줄이겠다”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오해가 있었다”면서 “맞춤형 보육을 강화하자는 취지이며, ‘가정이냐, 보육시설이냐’는 이분법이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보육을 커버하자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13월의 분노’ 본질 눈감은 정부

    ‘13월의 분노’ 본질 눈감은 정부

    ‘연말정산 파문’으로 분출된 민심의 분노가 심상찮다. 단순히 정책 실수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속았다’는 데서 비롯된 정부 불신이 강하다. 청와대와 정부가 이런 ‘분노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턱에 걸린 30% 지지율도 더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세금은 덜 깎고(비과세·감면 축소·18조원) 숨은 돈은 끄집어내며(지하경제 양성화·27조 2000억원) 허리띠를 줄이는(지출 구조조정·84조 1000억원) 3대 패키지 등으로 5년 임기 안에 총 134조 8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증세 없이도 복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담이었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성적표를 보면 3대 패키지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비과세·감면만 하더라도 2013~2014년 1조 9000억원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실제 성과는 4000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와 청와대는 증세 논의 필요성이 제기되기가 무섭게 “부적절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렇다고 복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미 실패작으로 기운 3대 패키지만 ‘신주 단지 모시듯’ 내세우고 있을 따름이다. 기재부 공무원들조차 사실상 공약가계부의 대차대조표 맞추기를 포기한 실정이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직장인들의 분노는 바로 이 지점, 즉 ‘왜 우리만 털어 가느냐’와 ‘속았다’에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 정부가 할 일은 본격 증세로 갈 것인지, 무상복지 축소로 갈 것인지 국민적 합의를 시작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정은 “연말정산 원천징수 방식을 납세자가 선택하도록 하겠다”(안종범 경제수석), “간이세액표를 재조정해 체감 환급액을 높이겠다”(새누리당) 식의 조삼모사 대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두지 않은 무상복지 축소는 또 다른 갈등을 낳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인천 부평구 어린이집 ‘폭행 사태’를 계기로 무상보육 지원대상을 ‘워킹맘’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단적인 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증세나 무상복지 축소는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데 박근혜 정부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면서 “증세 골든타임을 놓치면 3년 뒤에는 국채발행으로 재정의 일부를 채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지금이 한국의 ‘사회적 경제’ 골든타임”

    “지금이 한국의 ‘사회적 경제’ 골든타임”

    “사회적 경제가 더 이상 가능성 있는 대안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임을 느낄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김영배(성북구청장) 전국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 회장은 22일 “지난해 10월 출범한 협회 2기는 우리나라 사회적 경제 분야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협의회 1기 때 15개에 불과했던 지방자치단체는 2기 들어 39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협의회는 사회적 경제로 연대하고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전국 기초단체장들이 소속 정당을 초월해 결성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고문이다. 김 회장은 “효율성과 경쟁만 내세우는 기존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의 한계로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분배되지 못해 양극화가 심화됐다”면서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사회적 약자와 나눔으로써 기쁨을 얻는 사회적 경제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 지역 공동체 회복 등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효한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의회 1기가 사회적 경제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2기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로컬푸드운동, 풀뿌리금융으로서의 사회적 금융, 지역 자산 기반의 도시 재생 등의 성공 사례를 디딤돌로 지역 경제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해법을 찾자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3대 약속’ 실천에 노력하고 있다. 지방정부부터 솔선수범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사회적 경제의 제도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관련 법률과 조례 제정에 앞장서며 사회적 경제의 민관 협치 기반 조성을 위해 지방정부의 행정조직을 재편하는 것 등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안전·인사혁신] 모든 재난 매뉴얼 구축… 구조대 육상 30분·해상 1시간 내 도착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안전·인사혁신] 모든 재난 매뉴얼 구축… 구조대 육상 30분·해상 1시간 내 도착

    ‘모든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표준 대응체계를 확립하고 재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육상에서 30분 이내, 해상에서 1시간 이내 첨단장비를 갖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특수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 21일 국민안전처가 2015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핵심 내용이다. 이번 업무보고에서는 일선 소방서나 해양경비안전서 산하 파출소에 대한 인력 및 장비 보강계획이나 재난 예방책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19특수구조대는 충청·강원과 호남 권역에 신설되면서 모두 4곳으로 늘어난다. 해상 사고에 대비한 해양구조대는 남해(중앙)에 이어 동해와 서해에 추가로 설치된다. 2017년까지 제주도와 중부 해역(보령~태안)에 해양구조대가 신설되면 1시간 내 출동체계가 완성된다는 게 안전처의 설명이다. 아울러 모든 재난현장에서 신속하게 작동할 수 있는 ‘재난현장 표준 대응체계’도 구축된다. 재난유형이나 규모에 상관없이 단계별, 대응주체별로 명확한 임무와 역할을 규정한 현장대응 표준모델을 마련하고 재난현장에서 시·군·구(기초자치단체), 시·도(광역자치단체), 중앙부처까지 일원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육상재난은 소방서장, 해상재난은 해양경비안전서장으로 현장 지휘체계를 일원화하고, 수습·복구는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지원본부가 맡게 된다. 안전처는 표준 대응체계 개발을 위해 오는 2월 중 시범 지자체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의 재난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생애주기별 평생안전교육 시스템’도 구축된다. 안전처는 이미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초·중·고 학생에게 안전교육을 의무화한 상태다. 성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도 확충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2017년까지 노후 위험시설 보수·보강을 위한 투자펀드 5조원이 조성되고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무원의 책임성이 대폭 강화된다. 그러나 한정된 예산으로 충원되는 인력과 장비가 일선서가 아닌 특수구조대에 집중되면 실제로 초기 대응을 해야 할 일선서에서는 인력·장비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재난 발생 시 대응 마련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을 제외하면 재난 예방 대책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현장에 대한 지원 없이는 특수구조대 신설이나 재난 대응체계 구축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해양학부 교수는 “재난 대응은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파출소나 소방서가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할이 넓은 특수구조대에 인력 및 장비를 집중하기보다는 파출소에 대한 지원과 전문성 강화가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기환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재난 대응체계 구축으로 다양한 재난 발생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다”며 “실현 가능한 세부계획 마련과 훈련을 거쳐 실제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30분 이내에 특수구조대 현장 도착’이 아니라 일선서의 초기 대응 능력을 끌어올려 골든타임 내 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오늘의 눈] 실체가 없다고?/이두걸 특별기획팀 기자

    [오늘의 눈] 실체가 없다고?/이두걸 특별기획팀 기자

    지난 연말 모교를 찾았다. 모교 출신 언론인 송년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공식 일정으로 학교를 가는 건 6년여 만이었다. 곳곳에 대기업 이름이 수식어로 붙은 빌딩들이 매끈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한때 오붓했던 교정은 교문 밖 신촌 번화가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한 낯선 건물의 강당에 들어섰다. 100여명의 동문이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 몇 차례 순서가 지난 뒤 대외부총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간단한 인사를 끝낸 뒤 작심한 듯 말문을 이었다. “서금회(서강금융인회)는 실체가 없는 조직이다. 모교 출신 제2금융권 인사들의 친목 모임 수준이다. 서금회가 실세라는 식으로 기사를 쓰지 말라.” ‘훈계’는 상당 시간 이어졌다. 자리에 앉은 이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당혹감과 민망함 등이 뒤섞인 한숨도 들려왔다. 그 자리에는 경제부, 정치부 등을 출입하며 관련 사안에 해박한 기자들이 상당수였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서금회 멤버로 거론되는 은행장들이 비슷한 해명을 늘어놨다. 전임 정부 당시 금융 권력을 좌지우지했던 ‘4대 천황’의 위상을 넘어선다는 지적은 그들 귀에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듯하다. 권력자들은 치부를 숨기기 위해 각종 미사여구를 동원한다. ‘실체(實體)가 없다’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굴뚝에 연기는 나지만 땔감이 타고 남은 재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번 정권에서 ‘실체’라는 단어의 사용은 수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안은 지난해 말부터 우리 사회의 이목을 청와대로 쏠리게 했던 ‘정윤회 문건’ 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윤회 문건을) 샅샅이 뒤져도 실체가 나타난 것도 없다”면서 특검 요구를 묵살했다. 논란의 핵심에 있는 문고리 3인방에 대해서는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정윤회씨의 문화부 인사 개입 의혹은 ‘문책’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처럼 조응천 전 비서관의 문건이 ‘찌라시’라고 해 보자. 그러나 웬만한 장관보다 입김이 센 비서관이 공식적으로 작성한 것이라는 ‘팩트’는 여전하다. 3인방과 ‘십상시’, 대통령의 친인척 등이 권력을 두고 벌인 ‘막장 드라마’를 국민의 과대망상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정권 초반의 인사 파동과 ‘수첩 파동’ 등 최근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는 건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국정 혼란의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세월호 진상 규명은 지지부진하고, 서민들의 삶은 파탄 직전이다. 경제 회복의 ‘골든타임’을 외치면서도 이를 스스로 허비하고 있는 꼴이다. 22조 4000억원. 지난 정부 주요 공기업들의 해외자원 투자금 등 회수하지 못한 금액이다. 올해 우리나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24조 4000억원)에 육박한다. 추진 당시 의혹 제기에 대해 ‘실체가 없다’고 묵살당했던 사안이다.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된다”(박 대통령 신년회견)는 ‘훈계’는 그래서 공허하게 들린다. douzirl@seoul.co.kr
  • [사설] 관광·투자 대책 봇물… 국회 속히 玉石 가려야

    정부가 그제 투자 촉진책을 내놓았다. ‘관광 인프라, 기업혁신 투자 중심 투자활성화 대책’이란 타이틀을 붙여서다. 침체된 투자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한 번 더 마중물을 붓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 들어 이미 여섯 차례나 제시한 투자활성화 대책이 법적 뒷받침 없이 겉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권이 이번 투자정책 패키지에 대해 가부간에 옥석(玉石)을 신속히 가려야 할 이유다. 정부가 이번에 빼든 투자유인 카드의 골격은 두 갈래다. 우선 중국 관광객 등을 겨냥한 대형 카지노 복합리조트 2곳과 면세점 등의 증설을 추진해 해외 자본을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다른 하나는 현대자동차·삼성·SK 등 대기업들의 기왕의 투자계획을 촉진하는 제도적 뒷받침을 서두르겠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규제 완화를 통해 현대차가 10조 5500억원에 사들인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개발을 앞당기도록 하는 등 행정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정부가 제시한 액면가처럼 25조원의 투자 효과가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게다. 그러나 누구도 이번 투자 유인책의 절박성을 부인하긴 어렵다. 가계부채 등으로 한계에 직면한 내수를 감안할 때 큰 틀에서는 올바른 방향이란 얘기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설비 투자가 감소세인 데다 대내외적 악재가 쌓여 한국은행도 최근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그렇다면 해외 투자를 견인하고 국내 대기업의 투자를 앞당겨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내수 기반을 확충하는 것 이외에 무슨 뾰족한 대안이 있겠는가. 까닭에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번지르르한 투자 촉진책을 내놓으면 뭘 하나. 법적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그야말로 만사휴의(萬事休矣)다. 현 정부 들어 여섯 번이나 투자활성화 정책을 제시했지만, 큰 효험을 보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겠나. 정부가 다급하게 처리를 요청한 30개 경제활성화법 중 12개가 아직도 국회 본회의 문턱도 넘지 못하는 현실과 무관치 않을 게다. 이번 해외투자 유인책도 실효를 거두려면 ‘관광진흥법’,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등 모두 10여개 법률의 제·개정이 전제돼야 한다. 철강·조선·건설·해운 등 주력 업종이 ‘레드 오션’이 된 대기업들에 관광 서비스 쪽으로 투자의 물꼬를 터 주기 위해서도 그렇다. 정부과 정치권이 불필요한 규제 철폐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물론 이번 대책을 놓고 각론상 이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복합리조트 건설 건만 해도 그렇다. 영종도와 제주도에 이미 건설이 진행 중인 마당에 과잉투자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국회가 무조건 찬성하란 얘기는 아니다. 부작용이 예상되는 부분은 걷어 내되 긍정적인 정책은 결실을 맺도록 입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굳이 “아무 결정도 않고 미적대는 게 최악의 선택”이라는, 미국 어느 대통령의 명언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경제 회생에도 ‘골든타임’이 있는 법이다. 경제는 심리에 좌우되기 마련이라는데 정치권이 투자 촉진과 일자리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가 뿌리내리도록 이참에 입법 불확실성부터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고 본다.
  • [사설] 日, 한·일 관계 개선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한·일 양국 정상이 그제와 어제 한·일의원연맹 한국 측 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을 다리 삼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은 서 의원을 통한 구두 친서를 통해 광복 70주년, 한·일 수교 50주년인 올해가 한·일 관계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전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으로, 양국 국민의 신뢰를 받는 총리와 대통령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한국 국민들도 받아들일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일본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면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에 대해서는 “이 문제가 정치 외교의 문제가 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는 말로 피해갔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집권여당의 좌장 격인 서 의원과의 면담이라는 외교적 무게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양국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은 점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이 수교 50년을 맞아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 핵심 열쇠임을 거듭 강조하며 일본의 태도 변화를 요구해 온 터에 아베 정부는 여전히 위안부 문제는 접어둔 채 정상회담을 필두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할 방안을 논의하자는 오불관언의 자세를 고집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가 정치 문제화된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으나, 정작 안타까운 것은 위안부 문제를 미래지향적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정면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아베 정부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의 양국 정상 간 간접 대화가 구체적 결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해도 희망을 접기는 이르다고 본다. 청와대가 어제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시 여성 피해에 관한 인도적 문제이고, 위안부 피해자 모두가 고령인 만큼 조기에 해결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응수한 것도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은 방증이라고 할 것이다. 청와대의 언급처럼 위안부 문제를 양국이 외교적 현안이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분명 서로가 만족할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명박 정부 후반에 물밑 채널을 통해 논의했던 방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일정한 규모의 사죄금 또는 위로금을 지급하고 일본 총리가 사과의 뜻을 담은 메시지를 천명하는 얼개 속에서 얼마든 절충이 가능할 것이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이들의 명예를 되찾아준다면 한국 국민 대다수도 양국 관계의 미래를 논할 의사를 갖고 있음을 일본은 알아야 한다. 일본 정부에 주어진 시간은 이제 많지 않다. 짧게는 3·1절, 길게 봐도 8·15 광복절 이전에 위안부 문제를 풀어야 한다. 한·일 관계 정상화는 물론 일본 스스로 국제사회로부터 성숙한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 골든타임의 기회를 아베 정부는 놓치지 말기 바란다.
  • [열린세상] 감동 부족한 박 대통령 기자회견/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감동 부족한 박 대통령 기자회견/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미국의 대통령 기자회견은 횟수도 많지만 내용도 알차다. 대통령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한 달에 한 번꼴로 기자회견을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집권 1기 4년 동안 78회의 기자회견을 했다. 그리고 600회가 넘는 언론 인터뷰를 했다. 기자들의 질문 내용도 거침이 없다. 무례하다 싶을 정도의 질문도 스스럼없이 한다. 백악관 출입 기자를 50년간 했던 전설의 기자 헬렌 토머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대통령에 관한 한 기자들에게 무례한 질문은 없다. 기자회견은 국민을 대신해서 기자들이 대통령에게 질문하고 추궁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기자들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르윈스키의 옷에 묻은 액체는 대통령 것입니까?” 아버지 부시 대통령에게는 이렇게 날렸다. “이라크 전쟁의 진짜 이유는 뭡니까? 석유입니까? 이스라엘입니까?”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는 이렇게 물었다. “대통령의 헬스케어 정책은 엉망이고, 지지율은 최저입니다. 올해가 최악의 해인가요?” 오바마는 답했다. “지지율은 오를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습니다.” 기자는 놔주지 않았다. “대통령의 신뢰도가 내려가고, 지금 국민들은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말 한마디 잘못하면 3억명 미국 국민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고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릴 수 있다. 그래도 미국 대통령들은 한 달에 한 번꼴로 살아 있는 기자회견을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민심의 힘은 무섭다. 선거 때는 구원을 바라고 누군가를 지지해 준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을 때 민심은 순식간에 싸늘해져서 등을 돌린다. 권력이 오만하다고 생각될 때 민심은 여지없이 심판에 들어간다. 그래서 ‘구원’과 ‘심판’은 선거 때마다 반복된다. 민심은 권력의 오만과 독선을 그냥 봐주지 않는다. 대중과 공감을 형성하지 못하는 권력은 실패한다. 대중은 지도하고 훈계해야 될 대상이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대상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와 정책이 나온다. 설득력과 소통은 공감에서 시작하고 공감에서 끝난다. 리더의 능력은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공감대 형성은 ‘그들 입장’에서 생각할 때 가능하다. 공감은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할 때 나온다. 그래야 하려는 일을 추진할 수 있다. 공감을 얻지 못하는 리더는 자신만의 새장에 갇힌다. 공감대가 형성돼야 설득력이 생긴다. 공감할 수 없는 일방적인 메시지는 독백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국민 입장에서 정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하면 성공한 정부가 되기는 어렵다.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나온다. 설득력과 소통은 ‘공감’에서 시작하고 ‘공감’에서 끝난다. 메시지에 우선 공감할 수 있어야 설득도 된다. 정치는 국민을 설득하는 작업이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점점 더 정부 권력의 주요 업무가 국민 여론을 설득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명하달 식의 권위로 찍어 누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최고의 국민 감동 서비스여야 한다. 국민 감동 없이는 정부의 성공도 없다.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홍보가 아니라 감동이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에는 감동이 부족했다. ‘불통’ 논란에 대해서는 ‘소통 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모든 신문이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 기사를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오죽하면 한 보수 신문의 논설위원이 대통령의 별명을 ‘말이 안통하네트(마리 앙투아네트의 변형)라고 신문에 썼을까? 소통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대통령과 민심 사이에 이렇게 큰 간극이 있다는 현실을 보지 못한다면 앞으로 국정 운영의 동력은 사라지게 된다. 대통령이 잘돼야 대한민국이 잘된다. 쓴소리에는 귀를 막고, 달콤한 소리에만 귀를 연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 좁은 도로·상습적 이중 주차…울산 85곳 소방차 사각지대

    좁은 도로·상습적 이중 주차…울산 85곳 소방차 사각지대

    울산 남구 장생포 230번지와 327번지 일대 600여m 구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마을 안길을 중심으로 20~30가구가 오래된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람만 간신히 다닐 정도의 좁은 도로 때문에 소방차량 진입은 꿈도 못 꾼다. 화재 발생 때 초동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5분)은 생각도 못 한다. 이곳뿐 아니라 울산 80여곳도 도로 협소와 이중 주차 등으로 소방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울산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울산 지역 내 85곳에 소방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구 장생포 230번지 일대 600m 구간과 울주군 상북면 윗각당마을 안길 300m 구간, 북구 창평동 차일마을 안길 2㎞ 등은 소방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곳으로 나타났다. 낡은 주택이 촘촘히 들어섰지만 마을 안길 확장이 수십년째 이뤄지지 않아 사람만 간신히 통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불이 나면 소화기, 물동이 등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나머지 81곳도 도로가 좁거나 상습 이중 주차, 공단 등으로 소방차량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운 85곳을 용도별로 보면 주거지역이 46곳으로 가장 많고 시장 13곳, 기타(공단 등) 12곳, 고지대 9곳, 상가지역 5곳 순이었다. 소방관서별로는 오래된 주택이 밀집한 중구, 미개설 도시계획도로가 많고 지역이 넓은 북구 일부를 관할하는 중부소방서에 가장 많은 37곳의 소방차 진입 불가 및 곤란 구간이 속해 있었다. 소방차량 진입이 곤란한 이유로는 도로가 좁은 곳이 40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이중 주차 32곳, 기타 9곳, 급경사 4곳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도로가 좁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만 양면주차는 소방차량 운행을 막는 큰 걸림돌이다. 울산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소방차량이 출동한 화재가 1679건 발생했고, 이 가운데 889건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도로 확충을 지자체 등에 꾸준히 요청하고 있지만 많은 예산에 오래된 건축물 등의 문제로 쉽지 않다”면서 “초기 화재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 5분이 굉장히 중요한 만큼 시민들의 의식 개선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설] 한·미 면밀한 강온 전략으로 北 대화 이끌길

    한국과 미국이 대북정책 기조에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는 양상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데 반해 미 행정부는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계기로 금융 제재의 범위를 넓히는 등 대북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나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한 대화’를 강조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발언이 미묘한 반향을 낳고 있다. 듣기에 따라 미국이 남북 간 대화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비쳐지는 까닭이다. 분단 70년이 되는 올해를 한반도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해로 삼으려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데 부심하는 우리 정부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대북 자세가 하나부터 열까지 일치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이치다. 당장 북핵을 놓고서도 ‘선(先) 대화를 통한 단계적 해결’을 도모하는 우리 정부와 ‘북의 핵 활동 중단을 전제로 한 대화’를 추구하는 미 행정부는 분명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양국이 이 미묘한 간극을 어떻게 좁히고, 이를 바탕으로 얼마나 효과적인 대북 정책을 펴나가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성 김 대표 발언 직후 미 국무부 관계자가 “남북 대화의 진전은 북한을 비핵화 협상에 복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대화 지지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도 양국 공조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국의 대북 압박을 남북 대화를 촉진하는 지렛대로 삼는 정부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북으로 하여금 한국과의 대화 말고는 그 어떤 돌파구도 찾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남북 관계 진전의 마중물이 될 설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사 등을 통해 거듭 고위급회담을 제의한 상태인 만큼 이젠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천명했으나 접촉 채널마저 닫아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이런 때일수록 중국 등을 통한 직간접 외교 채널을 폭넓게 가동, 북한 당국을 끌어낼 메시지들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나 북한 당국에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한 채 3월부터 키리졸브 등 연례 한·미 합동훈련을 맞게 된다면 자칫 올 한 해 남북 화해의 골든타임을 허망하게 날릴 수도 있다. 조바심을 내서도 안 되겠으나 북의 선택만 기다려선 더욱 안 될 일이다.
  • ‘골프연습에 교대 직후 수면’ 세월호 골든타임 허비한 진도VTS

    ‘골프연습에 교대 직후 수면’ 세월호 골든타임 허비한 진도VTS

    ‘교대하자마자 엎드려 자고, 골프채 들고 와서 스윙 연습’ 세월호 이상징후를 놓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소속 직원들의 근무 태도 사례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 임정엽)는 15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진도 VTS 소속 직원 13명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관제실 내 폐쇄회로(CC)TV 화면에 대한 증거조사가 이뤄졌다. 애초 피고인들은 “직무를 감시하기 위한 위법한 설비”라며 CCTV 화면의 증거 채택을 반대했지만, 재판부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녹화된 화면은 피고인들이 노출을 꺼린 이유를 일부나마 짐작하게 했다. 직원들은 2인 1조 근무 원칙에도 야간에는 관제석을 홀로 지켰다. 그마저도 ‘단독 근무자’는 관제 모니터보다 관제용이 아닌 중앙 컴퓨터, 휴대전화를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모습은 ‘애교’ 수준이었다. 의자 두개를 붙여 다리를 올려서 대놓고 잠을 자거나 오후 10시 30분 교대와 함께 의자에 앉자마자 책상 위로 엎드려 자는 직원도 있었다. 새하얀 마스크팩에 안경을 덧쓰고 근무하는 남자 직원이나 느닷없이 골프채를 들고 나타나 스윙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는 웃지 못할 모습도 찍혔다. 영상을 제시한 검사는 “이렇게 근무하는 것을 알면서도 동료한테 근무를 미루고 잔다면 직무유기가 아니고 뭐겠느냐”고 개탄했다. 검찰은 센터장이었던 김모(46)씨에 대해 징역 3년을, 팀장 등 4명에 대해 징역 2년을, 관제사 2명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공판을 맡은 검사는 “피고인들은 조직적으로 모의해 야간 근무시간에 1명만 근무하고 나머지 3명은 관제석을 이탈해 휴식을 취했다”며 “단순한 근무태만이나 불성실이 아니고 법적 관제의무 수행을 반복적으로 거부, 유기, 포기한 행위에 해당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검사는 “정상적인 직무로 세월호의 이상 항적을 제때 발견해 최초 신고자, 119상황실과 3자 통화를 했다면 최대 10분 먼저 사고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관제사들은 2인 1조로 구역(섹터)을 나눠 관제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야간에는 1명이 관제를 맡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진도 VTS는 세월호 침몰 당시 급변침 등 항적의 이상징후를 파악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허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들은 관제소홀 사실이 드러날까 봐 2명이 근무한 것처럼 교신일지를 허위로 작성하고 사무실 내부 CCTV를 떼어내 저장화면까지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청, 정기적으로 만날 것”

    “당·청, 정기적으로 만날 것”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박근혜 대통령과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격의 없는 대화를 하겠다”면서 “당·청 간에 지금까지 불편 없이 소통해 왔지만 좀 더 밀접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신년회견에서 “(김 대표와) 언제든 만나겠다”고 밝힌 것을 고리로 당·청 정기회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는 “당·청은 공동운명체”, “집권 여당은 정부 성공을 위한 베이스캠프” 등 양자 간 긴밀한 관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며 소신 발언도 했다. 회견문 15쪽 분량의 대부분은 경제에 방점이 찍혔다. 김 대표는 1990년대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과 비교해 국내 경제·사회 분야 지표를 일일이 언급한 뒤 “올해가 경제살리기의 골든타임이다. 경제살리기와 4대 부문 고강도 구조개혁, 혁신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박 대통령 회견 내용과 보조를 맞췄다. 기업인 가석방과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은 한발 물러선 입장을 취했다. 친박근혜계가 반대하는 박 원장 임명에 대해선 “당에서 비록 소수지만 강한 반대가 있어 제가 강행하면서 당의 평화를 깰 생각이 없다”며 “당분간 시간을 갖고 반대하는 분들과 더 이야기하려 한다”고 했다. 가석방 문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회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방법론적으로 이야기했지만 현재로선 어려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지는 당 대표가 되겠다”며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해서는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대권 도전에 대해선 “당 대표 임무에 충실한 것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여당 일부에서도 요구가 나오는 개헌에 대해 “먼 장래를 볼 때 개헌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당장 꺼야 할 발등의 불이 우리 앞에 와 있다”고 거리를 뒀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 출장 당시 개헌 발언과 관련해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는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경제혁신의 마지막 골든타임이 시작됐다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6개 경제 부처가 어제 박근혜 대통령에게 신년 업무보고를 했다. 해마다 하는 업무보고이지만 올해 더 관심이 가는 것은 특히 경제 분야에서 국내외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세월호 충격에 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의 추진 동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사이 경제 구조개혁도 더디게 진행됐고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여전히 경제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래서 ‘경제 혁신을 본격화할 골든타임’이라고 누누이 강조해 온 대로 박근혜 정부는 집권 3년차인 올해를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제 혁신은 ‘선택지 없는 외나무다리’”라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에서 느껴지듯 우리의 상황은 절박하다. 내수와 투자 부진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마당에 설상가상 유럽의 경제위기와 유가 급락이라는 외생적 악재가 우리를 덮치고 있다. 혁신은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다. 기업은 제품의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야 하며 정부는 의사가 환자를 수술하듯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도려내고 바꿔야 한다. 정부가 업무보고에서 노동·금융·공공·교육 등 핵심 분야의 구조개혁을 재삼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말만큼 개혁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 내놓은 비정규직 대책에 노사 모두 반발했듯이 노동 개혁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난제로 꼽힌다. 근로자의 권익과 처우를 개선하면서도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개혁의 성공에 왕도는 없다. 반발 세력을 설득하고 강한 의지로 밀어붙이는 길뿐이다. 공공개혁 또한 중단 없이 추진돼야 한다. 정부는 공사채 총량제 확대로 방만경영 개선 노력을 제도화하고 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더 중요한 것은 공무원연금 개혁이다. 올해 안에 개혁의 틀을 완성하지 않으면 기회는 더 없다는 사실을 깊이 되새겨야 한다. 장밋빛 전망과 보여 주기 정책으로는 우리 앞을 가로막은 산을 넘을 수 없다. 재탕, 삼탕, 잡탕식 정책으로도 개혁을 달성할 수는 없다. 정책의 무분별한 남발은 도리어 시장에 혼란만 준다. 이번 업무보고에서도 자화자찬과 백화점식 정책 나열의 관행이 여전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최경환 경제팀이 많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결과적으로 칭찬받을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초이노믹스’라 명명됐던 한국식 양적완화도 별무신통이었다. 물론 경제정책은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도 어렵고 단시일 안에 승부를 보려는 근시안적인 시각도 금물이다. 정책의 진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는 끈질긴 리더십이 요구된다. 대통령과 정부의 힘만으로 개혁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와 함께 경제의 3축인 국민(가계)과 기업이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힘을 합쳐야 한다. 개혁에 보수·진보, 노사, 여야가 따로 있을 수도 없다. 상대방의 발목만 잡는 구태는 청산하고 양보와 타협을 할 줄 알아야 경제 혁신은 앞당겨질 수 있다.
  • [서울광장]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남긴 숙제/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남긴 숙제/김성수 논설위원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 그제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문서 유출 사건에 연루된 남동생 지만씨를 지칭한 것 같다. 대통령의 격(格)에 맞지 않는 거침없는 표현이어서였을까. 그 말만 귀에 그대로 꽂혔다. 지난해 기자회견 때 나온 “통일은 대박”에는 못 미치겠지만 한동안 유행어가 될 듯도 하다. ‘조작’, ‘이간질’, ‘허위’라는 거친 단어도 여과 없이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계속 논란이 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문서 유출 사건에 대한 불편한 속내가 느껴졌다. 하지만 정작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한 것은 경제 분야다. 전체의 3분의2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기자회견 때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그만큼 경제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희망의 을미(乙未)년 새해가 밝았지만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힘들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새해 들어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르자 자취를 감췄던 개비 담배가 다시 등장했다. 1개비에 300원이다. 가구당 평균 빚은 6000만원에 달한다.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은퇴자들은 퇴직금을 은행에 맡겨 놓고는 생활이 안 된다. 은퇴 가구의 절반 이상은 빈곤층이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는다고 부러움을 받았던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계는 외환위기 때 못지않은 구조조정의 한파에 시달린다. 지난해 금융권의 일자리는 1년 만에 2만 4000개가 사라졌다. 5년 만에 최대 구조조정 폭이다. 금융권 구조조정은 새해 들어서도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이니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올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당연하다. 정치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대전제도 여전히 유효하다. 공무원연금 개혁, 노사정 대타협 도출 등 지난한 과제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쟁에 빠져 ‘골든타임’을 허비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비선 개입 의혹 등 정치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민심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 또 다른 정쟁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 박 대통령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말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문고리 권력 3인방 비서관에 대해서도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청와대 장악에 실패한 김 실장은 곧바로 교체해야 한다는 국민 대다수의 생각과는 너무나 간격이 크다. 더구나 ‘3인방 비서관’들에게는 날개를 달아 준 격이 됐다. 비서실장의 지시에 반기를 든 김영한 전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항명이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인적 쇄신의 요구가 거센데 이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로 보이지만 잘못된 일이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숙제를 남겼다. 먼저 인적 쇄신이다. 국면 전환용을 내켜하지 않을 수도 있고, 정치 공세에 밀려 물러서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청와대와 내각의 대폭적인 인적 쇄신은 반드시 해야 한다. 대통령의 과거 측근과 남동생, 현 측근,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 등이 서로 엉켜 진흙탕 싸움을 벌였는데, 아무도 잘못이 없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면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집권 3년차 국정 원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시급한 인적 쇄신은 필요충분조건이다. 소통도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각계각층의 국민들을 많이 초청해서 얘기도 듣고 활발히 많이 했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마지막으로 인사 대탕평의 문제다. 박근혜 정권 들어서 특정 지역으로 인사가 편중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 대통령은 “특정 지역이라고 해서 어떤 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지역과 관계없이 최고의 인재를 얻는 것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소위 5대 사정기관장(감사원장·공정거래위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경찰청장) 모두 영남 출신인 게 대표적이다. 군사정권 때도 없던 일이다. 우연히 그렇게 됐다면 지금부터라도 지역과 관계없이 널리 인재를 구해 써야 한다. 인적 쇄신, 소통, 인사 대탕평 이 세 가지 숙제는 박 대통령이 ‘30년 경제 번영의 기초를 닦는 마지막 봉사’에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sskim@seoul.co.kr
  • [박대통령 신년회견-사회 현안] “경제활성화 정책 적극 협력”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만 42번을 거론하며 어느 해보다 강력한 경제 활성화 의지를 표명했다. 재계는 적극적인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4대구조 개혁, 창조경제, 규제개혁 등의 핵심 경제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재계는 ‘기업인 가석방은 법무부 판단’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렸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에서 “규제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내수활성화를 달성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대통령의 노동시장 구조 개혁 의지에 적극 공감한다”면서 “경영계도 성공적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올해가 적극적인 구조개혁과 창조경제의 확산, 균형경제를 이룰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면서 “금융권의 해묵은 보신주의 관행 및 고질적인 규제를 반드시 타파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석방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엇갈렸다. 특히 그룹 총수가 장기 수감 중인 SK그룹 관계자는 “기업인 가석방은 법무부 판단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원칙 수준의 얘기로 들린다”면서도 “긍정적, 부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경제인 가석방에 대해 긍정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해석도 있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말의 순서나 뉘앙스가 특혜보다는 역차별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서 “가석방이 실제 단행될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박대통령 신년회견-경제 운용] “경제” 42차례 언급… 구조개혁·역동성 회복·내수 확대 강조

    [박대통령 신년회견-경제 운용] “경제” 42차례 언급… 구조개혁·역동성 회복·내수 확대 강조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발표한 신년 구상의 방점은 ‘경제’였다. 모두 발언의 절반 이상이 경제 분야였고, 경제라는 단어를 42차례나 언급했다. 선거 없는 올해가 경제활성화에 있어 ‘골든타임’이며 집권 3년차로서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성과물을 내놓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올해 경제 운용의 실천 전략으로 ▲4대(공공·노동·금융·교육) 구조개혁 ▲경제 역동성 회복 ▲내수 확대를 통한 내수·수출의 균형경제 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잠재성장률 4%대,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복안이다. 4대 구조개혁의 방향은 공공 부문이 다른 부문의 개혁을 선도하는 것이다. 올해는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를 추진해 핵심 역량 위주로 기능을 재편한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불가피성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을 이대로 방치하면 484조원, 국민 1인당 945만원이나 되는 엄청난 빚을 다음 세대에 떠넘기게 된다”면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사기 진작책을 보완해 여야가 합의한 오는 4월에 꼭 처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노동계에도 양보와 타협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이 없는 만큼 조금씩 양보할 수밖에 없다”며 “노와 사가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오는 3월까지 반드시 노동시장 구조개혁 종합대책을 도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에 대해서는 담보나 보증 위주의 보신주의를 타파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역직구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뜨거운 쟁점인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게 덩어리 규제(이고), 관심이 큰 규제인데 지난해에 규제 단두대에 올려서 좀 과감하게 풀자, 조금씩 해선 한이 없다, 그래서 규제 단두대 과제로 올라온 건”이라고 말한 뒤 “(수도권 규제는) 종합적인 국토정책 차원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방안도 만들어 올해 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지만 대통령이 공식 언급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디플레이션’(물가하락)보다 역동성 부족과 내수 부진을 꼽았다. “물가가 낮지만 많은 전문가도 디플레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정작 심각한 것은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실제 성장률도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최대 과제는 경제 활력을 되찾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창조경제와 ‘제조업 혁신 3.0 전략’도 강조했다. 부동산시장 회복을 통해 내수를 살리겠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저렴한 토지 공급과 과감한 금융·세제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장기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려 주거비 인하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 현실에 대한 국민과의 괴리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운 12년 만에 50만명대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트리플 크라운’(사상 최대의 수출액·무역흑자·무역규모) 등은 국민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숫자 잔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통령이 여러 경제 성과를 얘기했지만 경기가 하강 국면인 것은 사실”이라며 “노동 구조개혁도 방향성은 맞지만 국민 인식과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00㎏ 번쩍… 소방관 ‘아이언맨 슈트’ 만든다

    100㎏ 번쩍… 소방관 ‘아이언맨 슈트’ 만든다

    3년 뒤면 소방관들이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소중한 목숨을 구출할지 모른다. 소방관들은 건물 붕괴나 산사태, 화재와 같은 재난현장에서 29㎏이나 되는 장비를 착용한 채 임무를 수행한다. 무거운 건물 잔해를 들어 올려야 하는 데다 장비운반 땐 더하다. 이처럼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무게 100㎏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슈트 개발이 추진된다. 유압 액추에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국민안전처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신규과제 29개를 발표했다. 정보기술(IT) 강국의 힘을 앞세운 청사진이다. 리프팅, 이른바 ‘인명구조용 소방대원 근력 지원장치’ 개발엔 올해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29억원을 투입한다. 안전처는 국가 재난을 막고 관리하기 위한 국민 사업공모에 앞으로 5년에 걸쳐 예산 1153억 5000만원을 쏟아붓는다. 재난안전 기술개발 기반 구축과 자연재해 안전 기술개발, 사회재난 안전기술 개발, 소방안전 및 119구조·구급기술 연구개발(R&D), 해양경비안전 R&D 5개 분야다. 부문에 따라 길게는 2019년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종합계획에 올해에만 192억 1500만원을 투자한다. 먼저 기후변화와 함께 도시와 농어촌을 가리지 않고 심각한 피해를 낳는 풍수해 관련 대책이 눈에 띈다. 올해 20억원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피해를 산정하고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가장 많은 188억원을 산정했다. 음파를 활용한 인명 지킴이 시스템 개발에 2017년까지 3년간 130억원, 한반도 주변 화산분화 위험을 고려한 화산재해 대응체계 강화엔 같은 기간 70억원을 쓴다. 고시원이나 노래방같이 협소한 공간에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할 때 현장상황이 어떤지를 탐색하는 장비를 개발하는 데 앞으로 5년에 걸쳐 42억원을 들인다. 화재·산악사고 등 각종 재난 때 ‘골든타임’을 가르는 구조용 헬기 운항을 돕는 시뮬레이터 개발에도 내년까지 38억원을 지원한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해양 위험유해물질 사고에 대응하는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는 데에도 2018년까지 77억원을 책정했다. 적외선 카메라, 통신장비, 방독면 등 첨단기능을 장착한 ‘스마트 소방 헬멧’ 개발엔 3년간 36억원이 투입된다. 안전처는 과제발굴 활성화를 위해 13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2015년 국민안전처 재난안전기술 R&D 사업설명회’를 연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靑문건·항명 파동 사과할까…대북 파격 제안 가능성도

    靑문건·항명 파동 사과할까…대북 파격 제안 가능성도

    12일 이뤄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지난해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 각료들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보좌진을 뒤에 두고 대통령이 새해 국정 운영 구상과 비전을 담은 15분가량의 연설을 한 뒤 현안에 대한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다. 지난해 10명 정도였던 질문 기자는 15명가량으로 늘어나고 회견장에도 더 많은 숫자의 기자가 앉게 될 전망이다. 기자실의 배치도 연단과 좀 더 가깝게 놓이고 형태도 바뀐다. 연설에 질의응답까지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되며 전국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지난해보다 훨씬 높은 강도의 문답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비중 높은 현안이 1년 전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주말 내내 회견 준비에 인력이 총투입된 청와대에서도 이를 예상하고 답변 준비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일각에서는 ‘획기적인’ 답변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회견에서는 ‘비선 실세 국정개입’ 문건 파동이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말 터져 나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정윤회 전 비서실장의 역할 문제나 박 대통령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관리 문제 등이 거론될 수 있다. 인적 쇄신 요구도 마찬가지다. 여권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된 상태에서 지난 주말 기자회견 직전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 사태가 불거져 개편 요구에 불을 지폈다. 지난 1일 신년 시무식에서 기강 확립을 강조했던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해 기강 문란 책임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문건 파동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를 내놓을 것인지,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인지, 특별검사나 국정조사 요구를 받아들일 것인지 등이 핵심 사안이다. ‘소통’ 문제 역시 비켜 가기 어려운 주제다. 당·청 소통, 정책 홍보에 관한 문제 등이 거론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 등이 제기될 수 있다. 청와대로서는 광복 70주년 및 분단 70년을 맞아 대북 구상에 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남북 당국 간 회담의 이달 개최를 제안한 데 이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 놓은 만큼 박 대통령이 이에 대한 생각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북한이 줄곧 요구해 온 5·24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한 정책 변화 가능성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통합진보당 해산, 대북 전단 등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도 드러날 수 있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온 박 대통령은 거듭 이산가족 상봉 및 전면적인 생사 확인, 서신 왕래나 수시 상봉 행사, 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등 교류·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으로는 위안부 문제와 한·일 관계 개선 등에 대해서도 언급이 예상된다. 경제 분야도 핵심 이슈다. 경제인 가석방 문제와 특별대사면, 연금 개혁 추진 계획, 디플레이션에 대한 진단과 해법, 비정규직 문제 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올해가 경제 재도약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노동시장·공무원연금·금융부문·공공기관 등 4대 분야에서의 구조개혁을 강하게 추진할 것이며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이행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할 전망이다. 주말에 터진 의정부 화재 사건으로 고질화된 안전사고에 대한 해법 등도 강하게 추궁될 수 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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