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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쥐 초음파 산란시키는 ‘스텔스’ 나방…비밀은 꼬리

    박쥐 초음파 산란시키는 ‘스텔스’ 나방…비밀은 꼬리

    박쥐와 나방은 오랜 세월 초음파를 두고 경쟁해왔다. 야행성인 나방은 새 같은 다른 포식자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밤에도 초음파를 이용해서 먹이를 잡는 박쥐는 무서운 천적이다. 사자 같은 육식 동물과 얼룩말 같은 초식 동물이 각자 잡아먹거나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점점 빠르게 진화하는 것을 '진화적 군비 경쟁'이라고 부르는데, 재미있게도 나방과 박쥐 역시 초음파를 둘러쌓고 진화적 군비 경쟁을 벌여왔다. 생물학자들은 박쥐의 초음파를 빠르게 감지해서 회피하는 나방의 능력에 감탄했다. 나방이 높은 주파수의 초음파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진화시키자 박쥐 역시 더 높은 주파수를 이용하는 방법을 진화시켰고 그 결과 가장 높은 주파수를 들을 수 있는 동물인 꿀벌부채명나방은 30만Hz의 초음파를 감지할 수 있다. 아예 박쥐의 초음파 신호를 방해하는 초음파 재밍 기술을 가진 나방도 있다. 여기에 더해서 최근 생물학자들은 박쥐의 초음파 신호를 산란시켜 탐지를 어렵게 하는 스텔스 나방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북미에 서식하는 대형 멧누엣나방(Luna moths)이 그 주인공으로 이 곤충은 나방답지 않은 아름다운 날개와 큰 크기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크기가 크다는 것은 박쥐의 초음파에 쉽게 탐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나방은 박쥐의 초음파 신호를 산란하는 특수한 형태의 꼬리를 진화시켰다.(사진)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독특한 꼬리 장식이 초음파 신호를 사방으로 산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2015년에 진행된 연구에서는 이 꼬리가 없는 경우 나방이 훨씬 쉽게 박쥐에 잡아먹힌다는 것이 밝혀졌다. 존스 홉킨스 대학과 워싱턴 대학의 과학자들은 이 나방의 초음파 산란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파장과 주파수를 지닌 초음파를 이용해서 실제 나방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 꼬리 구조가 분명하게 초음파의 반향정위(echolocation·반사된 초음파로 위치를 확인하는 것)를 방해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비록 현대의 스텔스 전투기처럼 초음파를 흡수하지는 못하지만, 초음파가 다시 박쥐에게 돌아가 탐지되는 것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초음파 스텔스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계에서 천적 혹은 먹이의 눈을 피하는 위장술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그러나 초음파 탐지를 피하기 위한 구조를 진화시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우리에겐 하찮아 보이는 나방이 이런 고도의 기술을 개발한 것은 사실 초음파 기술을 개발한 박쥐와 같은 이유이다. 바로 살아남기 위해서이다. 삶은 그만큼 치열한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초음파 스텔스 기술 지닌 나방이 있다

    초음파 스텔스 기술 지닌 나방이 있다

    박쥐와 나방은 오랜 세월 초음파를 두고 경쟁해왔다. 야행성인 나방은 새 같은 다른 포식자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밤에도 초음파를 이용해서 먹이를 잡는 박쥐는 무서운 천적이다. 사자 같은 육식 동물과 얼룩말 같은 초식 동물이 각자 잡아먹거나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점점 빠르게 진화하는 것을 '진화적 군비 경쟁'이라고 부르는데, 재미있게도 나방과 박쥐 역시 초음파를 둘러쌓고 진화적 군비 경쟁을 벌여왔다. 생물학자들은 박쥐의 초음파를 빠르게 감지해서 회피하는 나방의 능력에 감탄했다. 나방이 높은 주파수의 초음파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진화시키자 박쥐 역시 더 높은 주파수를 이용하는 방법을 진화시켰고 그 결과 가장 높은 주파수를 들을 수 있는 동물인 꿀벌부채명나방은 30만Hz의 초음파를 감지할 수 있다. 아예 박쥐의 초음파 신호를 방해하는 초음파 재밍 기술을 가진 나방도 있다. 여기에 더해서 최근 생물학자들은 박쥐의 초음파 신호를 산란시켜 탐지를 어렵게 하는 스텔스 나방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북미에 서식하는 대형 멧누엣나방(Luna moths)이 그 주인공으로 이 곤충은 나방답지 않은 아름다운 날개와 큰 크기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크기가 크다는 것은 박쥐의 초음파에 쉽게 탐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나방은 박쥐의 초음파 신호를 산란하는 특수한 형태의 꼬리를 진화시켰다.(사진)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독특한 꼬리 장식이 초음파 신호를 사방으로 산란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2015년에 진행된 연구에서는 이 꼬리가 없는 경우 나방이 훨씬 쉽게 박쥐에 잡아먹힌다는 것이 밝혀졌다. 존스 홉킨스 대학과 워싱턴 대학의 과학자들은 이 나방의 초음파 산란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파장과 주파수를 지닌 초음파를 이용해서 실제 나방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 꼬리 구조가 분명하게 초음파의 반향정위(echolocation·반사된 초음파로 위치를 확인하는 것)를 방해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비록 현대의 스텔스 전투기처럼 초음파를 흡수하지는 못하지만, 초음파가 다시 박쥐에게 돌아가 탐지되는 것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초음파 스텔스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계에서 천적 혹은 먹이의 눈을 피하는 위장술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그러나 초음파 탐지를 피하기 위한 구조를 진화시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우리에겐 하찮아 보이는 나방이 이런 고도의 기술을 개발한 것은 사실 초음파 기술을 개발한 박쥐와 같은 이유이다. 바로 살아남기 위해서이다. 삶은 그만큼 치열한 것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세계 문화·자연유산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세계 문화·자연유산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한국관광공사가 9월에 가볼 만한 6곳을 선정, 발표했다. ‘세계유산 다시 즐기기’가 테마다. 하나같이 역사와 생태가 잘 보존돼 산책이나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손색없다. 조선 왕릉의 박물관 만나다 ●조선 왕릉 9기 온전하게 보존 - 경기 구리 동구릉 조선 왕릉은 조선왕조 500여년에 이르는 역사를 품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온전하게 보존된 문화유산이다. 특히 경기 구리 동구릉(사적 193호)은 조선 왕릉 가운데 가장 많은 9기가 모여 있어, ‘조선 왕릉 박물관’이라 불린다. 태조의 건원릉부터 가장 늦게 조성된 추존 문조와 신정황후의 수릉까지 9기 17위를 모셨다. 동구릉을 대표하는 능은 태조가 잠든 건원릉이다. 고향을 그리워한 태조를 위해 태종이 함흥 땅의 흙과 억새를 가져다가 덮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아차산 일대의 고구려대장간마을과 아차산고구려유적전시관, 구리타워와 구리시곤충생태관, 구리한강시민공원 등을 묶어 돌아볼 만하다. 구리시 문화예술과 (031)550-8353. 백제인이 꿈꾸던 미래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 전북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등 전북 익산의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문화적으로 융성한 백제 후기를 대표하는 유산이다. 공주와 부여에 가려져 있다가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함께 등재됐다. 금마면 익산 미륵사지는 가람 배치가 독특한 백제 최대 사찰 터이고,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은 백제 무왕 때 건립된 것으로 알려진 국내 최대 석탑이다. 미륵사지 석탑은 복원 작업 중이며, 복원 과정을 참관할 수 있다. 왕궁면 왕궁리 유적은 백제의 궁궐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직사각형 왕궁 터에서 정원 유적, 금을 가공하던 공방 터 등이 발굴됐다. 이웃한 보석박물관, 두동교회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익산시 문화관광과 (063)859-5797. 고인돌에서 채석장까지 ●거석문화 진수 - 전남 화순고인돌 유적 고인돌은 선사시대 무덤이다. 우리나라는 고인돌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 영국의 스톤헨지나 이스터 섬의 모아이상 등과 함께 세계 거석문화의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 화순은 강화, 고창과 함께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1995년 발견돼 가장 늦게 모습을 드러냈지만, 산기슭에 분포해서 보전 상태가 양호하다.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를 잇는 보검재 5㎞ 구간에 있어 탐방 동선도 편리하다. 도곡면 효산리에서 진입하는 게 수월하나, 춘양면 대신리 고인돌발굴지보호각을 먼저 들르면 고인돌 문화를 이해하기 쉽다. 운주사, 적벽투어 등과 연계한 돌 문화 여행도 좋다. 화순고인돌유적 대신리 발굴지 (061)379-3907. 정조의 효심이 낳은 성곽의 꽃 ●우리 건축역사 독보적 건축물 - 경기 수원 화성 과학적이고 실용적으로 건축된 경기 수원 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우리나라 건축 역사에서 독보적인 건축물로 꼽히며, ‘성곽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빼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2016년은 ‘수원 화성 방문의 해’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이 더욱 다양하다. 성곽을 따라 이어진 길이 운치 있고, 옛 성벽과 도심의 빌딩이 어우러진 경치도 볼 만하다. 정조가 화성 행차 중에 머문 화성행궁에서는 장용영 무사들이 날마다(월요일 제외) 무예24기 공연을 선보이며, 일요일에는 장용영 수위 의식이 진행된다. 수원화성박물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나혜석거리 등도 묶어서 돌아보면 좋다. 수원문화재단 (031)290-3600. 문무왕 만나러 가는 ‘왕의 길’ ●신라를 새롭게 만나는 길 - 경북 경주 신문왕 호국행차길 신문왕이 아버지가 잠든 경북 경주 대왕암(문무대왕릉)을 찾아간 ‘신문왕 호국행차길’ 걷기는 신라를 새롭게 만나는 방법이다. 통일신라 격동의 역사와 만파식적 신화가 담겨 있다. 신문왕 행차는 토함산과 함월산 사이 수렛재를 넘어 천년 고찰 기림사에 이른다. 수렛재는 울창한 활엽수림이 장관이고, 용연폭포는 용의 전설을 품고 시원하게 흘러내린다. 걷기는 기림사에서 끝나지만, 문무왕이 용이 되어 드나들던 감은사지를 거쳐 이견대와 대왕암까지 둘러보자. 기와집과 초가집이 어우러진 양동마을에선 조선시대의 풍경과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경주시 관광컨벤션과 (054)779-6077~9. 화산이 빚어낸 시간 속으로 ●성산·오조 지질트레일 7㎞ - 제주 세계자연유산 제주도의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등 12개 명소는 2010년 세계지질공원에 각각 등재됐다. 성산·오조 지질트레일은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성산일출봉과 성산리, 오조리를 두루 지나는 도보 여행 코스다. 내수면을 따라 7㎞ 남짓 걷는다. 거문오름은 만장굴을 비롯해 여러 용암동굴을 만든 모체다. 예약자에 한해 탐방이 허용된다. 해설사와 함께 신비한 화산지형, 곶자왈 등을 돌아볼 수 있다. 용암동굴인 만장굴엔 용암 유선, 용암 선반, 7.6m짜리 용암 석주가 남아 있다. 제주관광공사 (064)740-6074,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1800-2002.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최근 약초를 버무려 만든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에서 실제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산 정력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들 남사스럽다며 대놓고 관심을 표하지는 않지만 사실 정력제 관련 소식은 늘상 화제가 된다. 특히 북한 정력제는 이른바 ‘김일성 정력제’, ‘김정일 정력제’ 같은 수식어가 주는 묘한(?) 신뢰성 때문에 관심도 클 뿐더러 실제 중국을 비롯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 한 탈북자는 “최고 존엄에게 바치는 정력제가 나쁠 리 없다는 순진한 믿음 때문에 짝퉁 정력제가 판을 친다”면서 “과학기술 수준으로만 따지자면 미국산 ‘오바마 정력제’가 최고가 돼야 하지만 그런 단어 자체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전했다. 그러나 진품이라고 해도 이들 대부분은 약효나 안정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에도 잘 알려진 북한의 대표 정력제를 살펴본다. 1. 천궁백화(天宮百花) 야생 삼지구엽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사실 여부를 알 순 없지만 조선시대 왕과 왕비, 후궁들이 사용했다고 해 ‘조선의 국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북한 조선부강제약회사가 제조하는 것으로, 성기능감퇴, 성기능장애, 발기부전, 불감증, 무력증 외에 당뇨, 불임에까지 효능이 있다고 선전한다. “건강한 사람이 쓰면 새 힘이 솟고 사업의욕이 높아진다. 노인들이 쓰면 성욕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노쇠의 증상들이 현저히 경감되며 갱년기 여성들은 월경을 다시 하게 된다”는 게 이 약의 선전 문구다. 말린 삼지구엽초 1t에서 유효 성분이 딱 1g만 추출된다고 하는데 제조 과정을 자세히 알 방도는 없다. 북한이 이중간첩 원정화에게 독을 섞은 천궁백화를 주고는 우리 정보요원에게 이 약을 먹이라고 했지만 이미 깊은 관계(?)에 있던 원씨가 차마 이 약을 먹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항간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2. 서각(犀角) 서각, 즉 코뿔소의 뿔도 북한에서는 정력제로 정평이 나있다. 우리에게는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한약재(?)이지만 북한은 서각 가루를 정력제라며 해외에까지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원에나 있는 코뿔소가 북녘땅이라고 해서 한우처럼 흔치는 않을 터. 북한 역시 서각을 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코뿔소 개체 보호를 위해 서각은 합법적으로 수출이 금지돼 있다. 이에 북한은 대사관 등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을 조직적으로 활용해 서각을 밀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은 공항에서 짐수색을 당하지 않는 특권을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판매한 서각의 수익금은 ‘통치자금’으로도 일부 흘러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지난해 5월에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북한대사관 소속의 한 외교관은 모잠비크에서 서각 4.5㎏을 밀거래하다 체포돼 곧장 추방됐다. 3. 가루지기 극단적인 네이밍이 돋보이는 제품. ‘변강쇠’와 관련 있는, 바로 그 가루지기다. 북한 정력제 중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유명한 제품으로 산삼을 주원료로 했다고 한다. 북한 조선장수문제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산삼 외에 녹용, 영지, 토사자, 달개비 등 ‘순수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일종의 자양강장제다. 연구소 측에서는 화학 합성물 덩어리인 비아그라와 달리 가루지기는 순수한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정력제라는 데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요즘과 달리 남북관계가 좋아 각종 교류·협력이 활발하던 때인 1999년에는 ‘북한의 제조 방법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가루지기를 제조·시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남성용과 여성용이 따로 있으며 시판 당시 가격은 30포 30만원이었다. 현재 각종 쇼핑몰은 물론 중고물품 거래사이트 등 양지에서는 거래되지 않는다. 4. 합마유(哈蟆油) 정말 이런 것까지 먹어야 되나 싶은 약재. 북방산개구리라고도 불리는 백두산기름개구리 암컷의 수란관(나팔관)을 말린 것이다. 개구리를 끈에 꿰어 하루쯤 말린 뒤 배를 갈라 뒷다리 가까이에 있는 수란관을 직접 채취해 모은다. 갱년기가 지난 여성이 합마유를 복용하면 월경을 다시 한다고하나 역시 확인할 길은 없다. 개구리가 더러운 시궁창이나 연못에 알을 낳아도 알이 별 문제 없이 올챙이가 되는 건 바로 합마유에 있는 항균 물질 때문이라고 선전한다. 김씨 일가가 먹는 합마유는 호위과학연구소라는 곳에서 따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 북한이 수출을 한다고 하는데, 중국 민간에서는 폐결핵, 성기능 개선 외에 산후조리에도 합마유를 사용한다고 한다. 물론 중국에서는 백두산기름개구리를 장백산기름개구리라고 부른다. 5. 청춘1호 일명 ‘약초 비아그라’, ‘북한 비아그라’라고 불리는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인 ‘네오 비아그라 YR’의 내수용(?) 제품명이 바로 청춘1호다. 가루지기와 마찬가지로 역시 화학 결합물이 아닌 생약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이 제품의 설명서에는 “2차 이상의 성교시 발기 복귀시간이 15분 주기로 짧아 남녀가 원하는 대로 4~8회의 연속되는 성교를 실현할 수 있는 다회성기능부활제. 발기지속시간 24~36시간. 피로감은 1회 성교와 6회 성교가 같습니다. 피로가 회복되며 활력이 넘칩니다”라고 적혀 있다. 그외에 신장염, 간염, 관절염, 뇌동맥경화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만병통치약’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2006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청춘1호를 입수해 분석해봤더니 수은 등 중금속과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해외에서도 거래되는데 가격은 한 알당 5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6. 자라피 말 그대로 자라의 피다. 피를 마시는 거다. 자라의 목을 자르며 나오는 피를 그냥 마시거나 술 등에 섞어 먹는다. 자라피는 한방에서 별혈(鼈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기력 회복 등에 쓴다. 김일성의 80세 생일에 김정일이 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자라 800마리분의 피를 바쳤다고 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북한의 유도 스타 계순희 선수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산삼과 자라피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평양의 자라 공장(양식장)을 방문해 “공장이 어떻게 돼 이런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억이 막혀 말이 나가지 않는다”고 강한 질책을 한 적이 있다. 지난 7월에는 그 공장을 다시 방문해 “1년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며 칭찬을 했다고 하니 김 위원장의 자라 사랑이 눈물겹다. 7. 체력활성 영양알 이것도 북한산 만병통치약이다. 유럽 등 해외 진출을 노리며 외국을 겨냥한 잡지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한다. 성기능 강화 외에 근육 강화, 학습 집중력 제고, 피로 해소, 멀미와 빈혈에 특효라고 소개한다. 불면증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성기능을 강화하면서 잠이 잘 오게 만드는 동시에 학습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하니 심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노년이 먹으면 정력이 세지고, 아이가 먹으면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고 광고를 한다는데 길거리 약장수들이 흔히 쓰는 카피 문구를 닮았다. 8. 동충하초(冬蟲夏草) 우리나라에서도 건강 식품 등에 널리 쓰이는 바로 그 동충하초다. 겨울에는 곤충 사체에 기생하다 여름이면 풀처럼 자라는 버섯이다. 김일성이 노년까지 즐겨 복용했다고 한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동충하초를 늘상 복용했는데 1978년 방북 당시 김일성을 만나 직접 동충하초를 소개했다고 한다. 이후 김일성은 동충하초 연구를 하부에 지시했고 김일성종합대학의 생물학과 교수 등이 나서 동충하초의 효과 등을 입증한 뒤에야 이를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충하초는 피로회복과 더불어 장기의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성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이런 것까지…김씨 일가도 먹는 ‘북한산 정력제’ 8선

    최근 약초를 버무려 만든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에서 실제 비아그라와 같은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산 정력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다들 남사스럽다며 대놓고 관심을 표하지는 않지만 사실 정력제 관련 소식은 늘상 화제가 된다. 특히 북한 정력제는 이른바 ‘김일성 정력제’, ‘김정일 정력제’ 같은 수식어가 주는 묘한(?) 신뢰성 때문에 관심도 클 뿐더러 실제 중국을 비롯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경로로 유통되고 있다. 한 탈북자는 “최고 존엄에게 바치는 정력제가 나쁠 리 없다는 순진한 믿음 때문에 짝퉁 정력제가 판을 친다”면서 “과학기술 수준으로만 따지자면 미국산 ‘오바마 정력제’가 최고가 돼야 하지만 그런 단어 자체를 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전했다. 그러나 진품이라고 해도 이들 대부분은 약효나 안정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에도 잘 알려진 북한의 대표 정력제를 살펴본다. 1. 천궁백화(天宮百花) 야생 삼지구엽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사실 여부를 알 순 없지만 조선시대 왕과 왕비, 후궁들이 사용했다고 해 ‘조선의 국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북한 조선부강제약회사가 제조하는 것으로, 성기능감퇴, 성기능장애, 발기부전, 불감증, 무력증 외에 당뇨, 불임에까지 효능이 있다고 선전한다. “건강한 사람이 쓰면 새 힘이 솟고 사업의욕이 높아진다. 노인들이 쓰면 성욕이 높아지는 것과 함께 노쇠의 증상들이 현저히 경감되며 갱년기 여성들은 월경을 다시 하게 된다”는 게 이 약의 선전 문구다. 말린 삼지구엽초 1t에서 유효 성분이 딱 1g만 추출된다고 하는데 제조 과정을 자세히 알 방도는 없다. 북한이 이중간첩 원정화에게 독을 섞은 천궁백화를 주고는 우리 정보요원에게 이 약을 먹이라고 했지만 이미 깊은 관계(?)에 있던 원씨가 차마 이 약을 먹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항간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2. 서각(犀角) 서각, 즉 코뿔소의 뿔도 북한에서는 정력제로 정평이 나있다. 우리에게는 이국적이고 이색적인 한약재(?)이지만 북한은 서각 가루를 정력제라며 해외에까지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원에나 있는 코뿔소가 북녘땅이라고 해서 한우처럼 흔치는 않을 터. 북한 역시 서각을 아프리카 등지에서 수입해야 하지만 코뿔소 개체 보호를 위해 서각은 합법적으로 수출이 금지돼 있다. 이에 북한은 대사관 등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을 조직적으로 활용해 서각을 밀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은 공항에서 짐수색을 당하지 않는 특권을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판매한 서각의 수익금은 ‘통치자금’으로도 일부 흘러들어간다고 한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지난해 5월에 주남아프리카공화국 북한대사관 소속의 한 외교관은 모잠비크에서 서각 4.5㎏을 밀거래하다 체포돼 곧장 추방됐다. 3. 가루지기 극단적인 네이밍이 돋보이는 제품. ‘변강쇠’와 관련 있는, 바로 그 가루지기다. 북한 정력제 중 우리나라에서도 제법 유명한 제품으로 산삼을 주원료로 했다고 한다. 북한 조선장수문제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산삼 외에 녹용, 영지, 토사자, 달개비 등 ‘순수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일종의 자양강장제다. 연구소 측에서는 화학 합성물 덩어리인 비아그라와 달리 가루지기는 순수한 생약 성분으로만 만든 정력제라는 데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요즘과 달리 남북관계가 좋아 각종 교류·협력이 활발하던 때인 1999년에는 ‘북한의 제조 방법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가루지기를 제조·시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남성용과 여성용이 따로 있으며 시판 당시 가격은 30포 30만원이었다. 현재 각종 쇼핑몰은 물론 중고물품 거래사이트 등 양지에서는 거래되지 않는다. 4. 합마유(哈蟆油) 정말 이런 것까지 먹어야 되나 싶은 약재. 북방산개구리라고도 불리는 백두산기름개구리 암컷의 수란관(나팔관)을 말린 것이다. 개구리를 끈에 꿰어 하루쯤 말린 뒤 배를 갈라 뒷다리 가까이에 있는 수란관을 직접 채취해 모은다. 갱년기가 지난 여성이 합마유를 복용하면 월경을 다시 한다고하나 역시 확인할 길은 없다. 개구리가 더러운 시궁창이나 연못에 알을 낳아도 알이 별 문제 없이 올챙이가 되는 건 바로 합마유에 있는 항균 물질 때문이라고 선전한다. 김씨 일가가 먹는 합마유는 호위과학연구소라는 곳에서 따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가 많아 북한이 수출을 한다고 하는데, 중국 민간에서는 폐결핵, 성기능 개선 외에 산후조리에도 합마유를 사용한다고 한다. 물론 중국에서는 백두산기름개구리를 장백산기름개구리라고 부른다. 5. 청춘1호 일명 ‘약초 비아그라’, ‘북한 비아그라’라고 불리는 북한산 짝퉁 비아그라인 ‘네오 비아그라 YR’의 내수용(?) 제품명이 바로 청춘1호다. 가루지기와 마찬가지로 역시 화학 결합물이 아닌 생약 성분으로 만든 정력제다. 이 제품의 설명서에는 “2차 이상의 성교시 발기 복귀시간이 15분 주기로 짧아 남녀가 원하는 대로 4~8회의 연속되는 성교를 실현할 수 있는 다회성기능부활제. 발기지속시간 24~36시간. 피로감은 1회 성교와 6회 성교가 같습니다. 피로가 회복되며 활력이 넘칩니다”라고 적혀 있다. 그외에 신장염, 간염, 관절염, 뇌동맥경화증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만병통치약’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2006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청춘1호를 입수해 분석해봤더니 수은 등 중금속과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해외에서도 거래되는데 가격은 한 알당 5달러 정도로 알려져 있다. 6. 자라피 말 그대로 자라의 피다. 피를 마시는 거다. 자라의 목을 자르며 나오는 피를 그냥 마시거나 술 등에 섞어 먹는다. 자라피는 한방에서 별혈(鼈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기력 회복 등에 쓴다. 김일성의 80세 생일에 김정일이 아버지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자라 800마리분의 피를 바쳤다고 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북한의 유도 스타 계순희 선수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산삼과 자라피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평양의 자라 공장(양식장)을 방문해 “공장이 어떻게 돼 이런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억이 막혀 말이 나가지 않는다”고 강한 질책을 한 적이 있다. 지난 7월에는 그 공장을 다시 방문해 “1년 만에 천지개벽을 했다”며 칭찬을 했다고 하니 김 위원장의 자라 사랑이 눈물겹다. 7. 체력활성 영양알 이것도 북한산 만병통치약이다. 유럽 등 해외 진출을 노리며 외국을 겨냥한 잡지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한다. 성기능 강화 외에 근육 강화, 학습 집중력 제고, 피로 해소, 멀미와 빈혈에 특효라고 소개한다. 불면증에도 효과가 크다고 한다. 성기능을 강화하면서 잠이 잘 오게 만드는 동시에 학습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하니 심히 앞뒤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노년이 먹으면 정력이 세지고, 아이가 먹으면 성장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고 광고를 한다는데 길거리 약장수들이 흔히 쓰는 카피 문구를 닮았다. 8. 동충하초(冬蟲夏草) 우리나라에서도 건강 식품 등에 널리 쓰이는 바로 그 동충하초다. 겨울에는 곤충 사체에 기생하다 여름이면 풀처럼 자라는 버섯이다. 김일성이 노년까지 즐겨 복용했다고 한다. 중국의 덩샤오핑도 동충하초를 늘상 복용했는데 1978년 방북 당시 김일성을 만나 직접 동충하초를 소개했다고 한다. 이후 김일성은 동충하초 연구를 하부에 지시했고 김일성종합대학의 생물학과 교수 등이 나서 동충하초의 효과 등을 입증한 뒤에야 이를 복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동충하초는 피로회복과 더불어 장기의 기능을 강화시켜주고 성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생태 돋보기] 볼바키아, 성을 교란하라/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생태 돋보기] 볼바키아, 성을 교란하라/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다윈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생명체의 화두를 진화이론으로 집대성했다. 다윈 이후 생물학자들은 각 생명체가 어떻게 생존하고 번식하는지에 대한 물음과 해답을 찾고자 노력해왔고 또 많은 답들을 찾아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고등한 생명체는 성이라고 하는 매우 독창적인 방법으로 번식한다. 다윈은 생물의 성비에 관해 1871년 저서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에서는 명확히 기술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1874년 2판에서는 자신의 가설을 버렸다. 신다윈주의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인 피셔는 생물의 성과 성비에도 관심을 보였는데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일대일 성비’에 대해 최초로 해석한 연구자이기도 하다. 다윈 이후 최고의 진화생물학자로 불리는 해밀턴은 1967년 ‘사이언스’에 획기적 논문을 발표하는데, 벌의 성비가 왜 암컷으로 치우치는지와 성을 교란함으로써 이득을 취하는 이기적인 존재에 대한 예측이었다. 그로부터 4년 후인 1971년 미국의 옌과 바는 집모기류의 개체군 간 번식 실패가 모기의 세포질에 살고 있는 ‘볼바키아’(Wolbachia)라는 공생 박테리아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한다. 그 후 여러 곤충에서 개체군 간 번식 실패가 볼바키아에 감염된 수컷과 감염되지 않은 암컷이 교미하는 경우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현상이 20세기 기초 곤충학의 8대 발견 중 하나인 ‘세포질 불합치’다. 또 번식 실패뿐 아니라 다른 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도 차례로 알게 된다. 일부 나비와 딱정벌레에서 볼바키아는 수컷이 될 알을 발생 초기에 죽인다. 공벌레는 유전적으로 수컷인 개체가 볼바키아에 감염되면 정상적인 암컷으로 태어나 다른 수컷과 교미해 자손을 낳는다. 여러 기생벌류에서는 수컷 자체가 없이 모든 자손이 볼바키아에 감염돼 암컷으로 발생해 자손을 낳는 단위생식을 한다. 성을 교란함으로써 이득을 취하는 이기적 존재에 대한 해밀턴의 예측이 들어맞는 순간이다. 성의 진화를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는 ‘기생체에 대한 저항기작’이다. 그런데 볼바키아는 그 성을 교란할 수 있게 진화했다. 그렇다면 개체는 자체적으로 성을 결정하는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볼바키아는 왜 이런 일을 벌이고 이토록 성공적일까. 비밀은 볼바키아 삶의 터전이 숙주의 세포질이라는 데 있다. 고등동물에서 수컷은 자손에게 유전자만 제공하는 반면 암컷은 세포질도 함께 전달한다. 따라서 볼바키아는 자신의 터전을 마련해 주는 암컷으로 숙주 개체의 성을 극적으로 유도하며 필요 없는 수컷을 없애거나 감염되지 않은 암컷이 자손을 남기는 것을 세포질 불합치를 통해 억제한다. 볼바키아는 진화라는 거친 세상에서 자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 왕지네가 아토피 치료제로… 생명공학 옷 입은 농식품

    왕지네가 아토피 치료제로… 생명공학 옷 입은 농식품

    의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뜻의 의식동원(醫食同源). 생약으로 병을 다스리는 한의학의 뿌리가 되는 사상이다. “밥이 곧 보약”이라는 말과도 뜻이 통한다. 잘만 먹으면 아픈 병도 고칠 수 있다는 게 옛사람들의 믿음이었다. 오늘날 농식품은 더이상 먹는 용도에만 머물지 않는다. 진짜 의약품 구실을 한다. 성인병을 잡고 아토피도 낫게 한다. 암 세포를 빨리 찾는 조영제로도 쓰인다. 옷감으로 쓰던 누에고치는 수술용 의료 제품으로 거듭났다. 의식동원의 진화다. 농식품에 생명공학 기술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산업구조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 소득 증대에 도움이 돼 일거양득이다. 연구개발을 거쳐 의약품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농식품을 소개한다. ●당뇨 억제 ‘슈퍼 홍미’ 고혈압·위염 치료 성분 함유 윤기가 잘잘 흐르는 흰 쌀밥이 부유함의 상징인 때가 있었다. 건강을 생각하는 요즘엔 피해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탄수화물인 흰 쌀밥은 과도하게 섭취하면 당뇨와 비만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당뇨를 잡는 쌀이 개발됐다. 강렬한 빨간색이 특징인 ‘슈퍼 홍미’다. 지난해 1월 개발된 슈퍼 홍미는 고혈압, 당뇨, 위염 치료 효과가 뛰어나고 혈관 보호 성분이 있는 ‘탁시폴린’을 함유했다. 유전자 조작 없이 다양한 쌀 품종을 교배해 탁시폴린 함량을 100g당 67.72㎎으로 끌어올렸다. 약용식물인 천년초, 양파 껍질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탁시폴린을 쌀에 적용한 것은 세계 최초다. 류수노 방송통신대 교수는 “설탕만 먹은 쥐와 설탕과 함께 슈퍼 홍미를 먹은 쥐의 혈당을 30분 후 비교 실험했다”면서 “슈퍼 홍미를 먹은 쥐의 혈당이 160㎎/㎗로, 설탕만 먹은 쥐(205㎎/㎗)의 78% 수준에 머물러 당뇨 억제 효과가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농진청과 경북대병원은 슈퍼 홍미가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성 소재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네오 한천 올리고당’ 비만 치료물질 체내 생산 유도 해조류인 우뭇가사리(한천)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열량이 거의 없어 묵처럼 굳혀서 여름에 냉국으로 먹는 게 일반적이었다. 우뭇가사리는 매년 국내 연안에서 4000t가량 수확된다. 이 중 6.5%만 단순 가공을 거쳐 활용된다. 그런 우뭇가사리가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기능성 식품 반열에 올라섰다. ‘네오 한천 올리고당’이 주인공이다. 우뭇가사리로 올리고당을 만드는 기술은 있었지만 화학적인 산(酸) 처리를 거치는 탓에 식품으로 쓰지 못했다. 공업용으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농진청은 농생물자원인 토양 미생물 ‘방선균’을 한천을 분해하는 요소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체에 해가 없는 가공 방식이기에 식품 첨가물, 기능성 식품, 천연의약품으로 쓸 수 있다. 연구팀은 네오 한천 올리고당이 ‘아디포넥틴’(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비만과 당뇨병 치료 물질로 추정)의 체내 생산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기술은 벤처기업인 다인바이오 주식회사에 1억 2000여만원에 이전됐다. 서주원 농생명바이오식의약소재개발사업단장은 “한천 올리고당은 항비만, 항당뇨 등 다양한 식·의약 소재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건강기능성 식품 원료로 사업화하면 연간 500억~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싹보리, 알코올 분해 촉진… 숙취 해소제로 유망 보리의 어린 잎인 새싹보리는 술 깨는 데 특효로 알려진 헛개나무와 밀크시슬의 뒤를 이을 차세대 숙취 해소제로 주목받고 있다. 새싹보리를 섭취하면 알코올 분해 효소의 발현이 2.4배 증가해 혈중 알코올 농도가 24% 감소하고, 술 먹을 때 생기는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단백질 합성이 촉진된다고 서우덕 국립식량과학원 박사는 설명했다. 헛개나무 대비 1.5배, 밀크시슬 추출물 대비 2.3배 우수한 효능이다. 그뿐만 아니라 고지혈증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 질환을 예방·개선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인체 시험에서 새싹보리를 섭취한 사람은 위약(가짜약)을 투입한 비교군에 비해 나쁜 콜레스테롤과 혈당이 각각 16%와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개 업체가 새싹보리 관련 특허 기술을 3억 5800만원을 주고 넘겨받았다. 이들은 녹즙, 분말, 환, 차 등으로 가공된 새싹보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소비량 감소와 2012년 농협의 수매 중단으로 이중고를 겪은 보리 재배 농가들은 새싹보리의 등장이 반갑다. 농협 수매가보다 약 28% 높은 농가 소득이 예상되며 일본, 홍콩 등의 수출 계약도 진행 중이라고 농진청은 전했다. ●‘식물 씨앗 조영제’는 암세포에만 반응… 수출 추진 농진청과 오병철 가천대 기초의과학부 교수팀은 2013년 ‘씨앗 조영제’를 개발했다. 식물 씨앗에 존재하는 자연물질을 추출해 크기가 0.2㎜에 불과한 전이암(처음 암이 발생한 부위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생긴 암 종양)을 진단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다. 조영제는 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진단을 받을 때 엑스선의 투과도를 높이거나 낮춰 특정 병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 약제다. 국산 기술이 없어 연 3000억원어치의 암 진단 조영제가 전량 수입되는 실정이다. 문제는 수입 조영제의 안전성과 성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요오드 등 화학물질로 만든 기존 조영제는 혈관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200μ㏖e/㎏의 고농도로 주입해야 한다. 그래서 신체 거부감이 컸다. 사람에 따라 두드러기, 구토, 신부전 등 부작용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암세포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 달라붙기도 해 진단 정확도도 떨어진다. 반면 천연물에서 추출한 씨앗조영제는 신장에 무리를 주는 독성이 적다. 조직과 세포 내에 장시간 체류하고 암세포에만 명확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기존보다 20~50배 낮은 농도인 1~4μ㏖e/㎏만 주입하면 된다. 대웅제약이 10억원에 이 기술을 넘겨받았고 해외 수출도 바라보고 있다. ●왕지네서 항생물질 추출… 아토피 완화 화장품 나와 왕지네는 한방에서 중풍, 관절염 등의 약재로 많이 쓰였다. 농진청과 삼육대는 왕지네에서 분리한 항생물질이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왕지네 등 곤충은 세균에 맞서기 위해 항균 펩타이드를 분비한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왕지네의 학명을 따서 ‘스콜로펜드라신Ⅰ’이라고 이름 지었다. 생쥐 실험 결과 이 성분은 아토피 증상인 가려움, 부종, 짓무름을 다스리는 효능이 탁월했다. 아토피 증상 완화제인 면역조절제와 비교해 스콜로펜드라신Ⅰ을 저농도로 투입했을 때는 약 15%, 고농도로 투입했을 때는 42%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2014년 특허 출원된 이 기술은 이지함화장품 등 6개 업체에 이전됐다. 지난달에는 피앤에스생명과학이 왕지네를 활용한 아토피 증상 완화용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했다. 아토피 치료제 개발을 위해 제약회사와의 기술 이전 계약도 추진 중이다. 황재삼 국립농업과학원 박사는 “우리나라 아토피 환자는 약 100만명으로 추정되고 관련 제약시장 규모는 400억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88%가 스테로이드 제품”이라면서 “왕지네 유래 천연물질 치료제가 개발되면 기존 제품을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에고치 실크’는 임플란트 차폐막 등 의료용 소재 농식품은 의료용 소재로도 쓰인다.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크로 만든 차폐막(유착방지제)이 대표적이다. 체내 공간을 분리시켜 원하는 뼈 조직이 자리잡게 시간을 벌어 주거나 잇몸 뼈가 생성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잇몸 뼈가 손실돼 인공치아(임플란트)를 심기 어려울 때 뼈를 이식하고 차폐막을 넣은 다음 잇몸을 덮어 주면 그 공간에 잇몸 뼈가 자라 임플란트를 단단히 잡아 주게 된다. 생체용으로 가공된 실크는 인체에 흡수되기 때문에 일부러 제거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 봉합 수술에 쓰이는 실도 실크로 만든다. 이런 특징을 살려 고막재생용 실크막, 인공점막, 혈관 패치, 피부 창상 드레싱 제재 등도 개발될 예정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의료용 실크 소재를 3D 입체 프린터로 찍어 내 수술용 생체막과 인공장기에 적용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국내산 누에고치에서 뽑은 실크섬유 단백질과 생분해성 고분자를 혼합해 의료용 3D 프린터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조유영 국립농업과학원 박사는 “누에고치가 의료 소재로 활용되면 침체된 국내 양잠산업의 부활이 가능하다”면서 “600억원 규모의 국내 유착 방지제 시장과 100억원 규모 차폐막 시장에서 300억원 이상의 수입 대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폭우·폭염에 자취 감춘 모기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집 밖에선 매미 소리가 요란하고, 집 안에선 모기 소리가 앵앵거려 잠 못 이루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올여름에는 모기가 확 줄었다. 가장 큰 이유는 올여름 장마 유형 때문이다.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장마전선은 예년보다 약했지만 장마가 막 시작된 7월 초 일주일 동안 전국적으로 많은 비를 뿌렸고 이후에도 강력한 국지성 소나기가 내렸다. 이때 모기 유충과 알들이 강이나 바다로 떠내려갔다. 장마가 끝난 뒤에는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전국이 보름 이상 폭염에 시달리면서 모기의 서식지인 작은 물웅덩이들이 말라붙어 모기의 개체수가 줄어들게 됐다는 해석이다. 신이현 국립보건연구원 질병매개곤충과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모기들은 26~27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13~15도 이하이거나 27도 이상일 경우에는 생육활동에 지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름철만 되면 사람들을 괴롭히는 모기는 파리목 모기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극지방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전 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현재 지구상에 모기는 3500여 종이 존재하고 한반도에는 56종이 서식한다. 그렇다면 내년 여름에도 올해처럼 모기가 적을까. 정답은 ‘그때그때 달라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발견된 모기의 밀도가 이듬해 모기의 밀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알부터 성충까지 모기의 생활사는 한 달 정도로 짧고 해당 연도의 날씨나 환경만이 모기의 밀도에 영향을 미친다. 겨울 날씨도 모기 밀도와 무관하다. 숲모기는 알로 월동하고, 집모기는 겨울에 암컷만 살아남아 가수면 상태로 겨울을 보낸다. 대형 건물이 늘고 겨울에도 난방 상태가 양호해지면서 성충 상태로 겨울을 나는 지하집모기도 생겼다. 간간이 엘리베이터나 환풍기를 타고 실내로 침입해 사람의 피를 빨아먹으며 생존한다. 신 연구원은 “겨울철 모기 방제가 이듬해 모기 개체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기가 월동하는 장소는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깊숙한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울 남산 솔부엉이 번식 확인

    서울 남산 솔부엉이 번식 확인

    서울시는 10일 남산공원에 설치한 대형 인공 새집에서 천연기념물인 올빼미과 솔부엉이가 번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와 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에서 지난 1월부터 운영한 ‘남산의 새 시민모니터링단’은 지난달 남산둘레길 일대에 설치한 인공 새집에서 솔부엉이의 번식을 관찰했다. 여름철새인 솔부엉이는 어두워지면 활동하는 야행성 맹금류로 곤충, 작은 새를 사냥한다. 시민모니터링단은 구멍 지름이 3㎝인 박새류용과 지름 6㎝와 9㎝인 대형 조류용 등 50여개의 인공 새집을 설치하고 새의 번식을 관찰했다. 그 결과 25개의 인공 새집에서 솔부엉이를 비롯해 박새, 쇠박새, 곤줄박이 등의 야생조류 번식을 확인했다. 이번에 발견된 솔부엉이는 구멍 지름 9㎝의 대형 인공 새집에서 번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남산에서 천연기념물 솔부엉이 번식 확인

    남산에서 천연기념물 솔부엉이 번식 확인

    서울시는 10일 남산공원에 설치한 대형 인공새집에서 천연기념물인 올빼미과 솔부엉이가 번식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와 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에서 지난 1월부터 운영한 ‘남산의 새 시민모니터링단’은 지난달 남산둘레길 일대에 설치한 인공새집에서 솔부엉이의 번식을 관찰했다. 여름철새인 솔부엉이는 어두워지면 활동하는 야행성 맹금류로 곤충, 작은 새를 사냥한다. 시민모니터링단은 구멍 지름이 3㎝인 박새류용과 지름 6㎝와 9㎝인 대형 조류용 등 50여개의 인공새집을 설치하고 새의 번식을 관찰했다. 그 결과 25개의 인공새집에서 솔부엉이를 비롯해 박새, 쇠박새, 곤줄박이 등의 야생조류 번식을 확인했다. 이번에 발견된 솔부엉이는 구멍 지름 9㎝의 대형 인공새집에서 번식했다. 서정화 ‘그린새’ 대표는 “도심 숲에서 대형 인공새집을 설치해 관찰한 것은 남산공원이 최초”라고 설명했다. 시민모니터링단은 지난 5월 서울시 최초로 새매의 번식을 확인한 데 이어 작은 새를 먹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인 솔부엉이 번식까지 확인해 남산이 안정적인 생태계임을 증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시흥갯골축제 새달 23일부터

    “소금 놀이터에서 소금 발찜질까지.” 소금으로 즐기는 10가지 체험행사가 경기 시흥갯골에서 열린다. 시흥시는 제11회 시흥갯골축제 어린이 체험프로그램의 사전신청을 다음달 2일까지 접수한다고 9일 밝혔다. 축제는 다음달 23일부터 25일까지 갯골생태공원에서 개최된다. 대상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어린이로 10명이 넘어야 신청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즐길거리로 ‘소금 왕국’ 행사와 악기 만들기가 있다. 갈대염색체험, 곤충오감체험, 갈대위빙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재료비가 들어가는 행사는 참가비 3000원이 있다. 문의는 축제 홈페이지(www.sgfestival.com)나 사무국(031-310-6746).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색다른 곤충 요리

    색다른 곤충 요리

    지난 6일 경북 예천군의 예천세계곤충엑스포 행사장에서 열린 ‘제3회 곤충요리 경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갈색거저리애벌레 등 식용곤충으로 요리하고 있다. 예천 연합뉴스
  • [달콤한 사이언스] 이상한 벌레 많으면 부자 동네?

    많은 사람이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곳보다는 빈민가에서 이상한 벌레나 곤충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이 틀렸음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유럽 과학자들이 모인 연구팀은 부유한 지역에 살수록 집에서 발견할 수 있는 벌레의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는 사실을 발견해 영국왕립학회에서 발간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올로지 레터스’ 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과학아카데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덴마크 코펜하겐대, 덴마크 자연사박물관에 소속된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노스캐롤라이나 주도(州都)인 롤리의 50가구를 대상으로 집의 넓이, 주변 식물의 종류, 가구별 수입을 조사한 뒤 실내에 있는 전등과 카펫, 침대 아래, 벽장 구석 등에서 곤충을 수집했다. 그 결과 부유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곤충의 종류가 그렇지 못한 지역보다 2~3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생물학계에서는 부유한 지역일수록 생물학적 다양성이 유지된다는 의견이 많다. 취미나 과시용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식물, 조류, 박쥐, 도마뱀 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급 효과’(luxury effect)라고 부른다. 이 효과가 큰 생명체가 아닌 작은 곤충류에도 적용된다는 게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알쏭달쏭+] O형이 A형보다 모기에 두 배 더 잘 물린다고?

    [알쏭달쏭+] O형이 A형보다 모기에 두 배 더 잘 물린다고?

    여름이다. 모기가 가장 극성을 부리는 시기가 다가왔다. 요즘에야 아파트 생활이 주를 이루면서 일년 내내 모기가 없는 철이 없지만, 그래도 겨우 명맥만 유지해오던 다른 철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 번 물려 따끔거리고 가려운 정도라면 그저 여름 나절의 얄미운 불청객 선에서 머물 수도 있으련만, 요즘에는 기후변화 탓인지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 등 각종 위험한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위험한 존재이자 극도로 기피해야하는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듯 모기의 ‘공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피부과 전문의의 설명을 인용해 모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해야 하는 법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0~20%는 타인에 비해 모기에 더 잘 물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 특징 중 하나는 혈액형이다. 다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모기에 가장 잘 물리는 혈액형은 O형이며, O형은 A형에 비해 모기에 물릴 확률이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산화탄소도 모기에 물리는 것과 연관이 있다. 모기는 50m 밖에서도 ‘먹이’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는데, 특히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먹이를 찾아 공격하는 습성을 보인다. 즉 호흡과정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는 사람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일반적으로 비만인 사람은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이산화탄소배출량이 높으므로 모기에 물릴 확률도 높아진다. 임심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높은데, 임신으로 인해 체온이 일반인보다 높아지면서 역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기는 보통 후각을 통해 먹이를 찾지만, 종종 시각을 이용해서도 ‘사냥’을 한다. 검은색이나 짙은 파란색 등 어두운 색의 옷을 입을 때 모기에 물릴 확률이 높아지며, 모기에 물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흰색이나 파스텔 계통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그렇다면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 모기 살충제다. 모기 살충제는 총 2가지로 나뉘는데, 화학적 성분을 포한한 살충제의 경우 디에틸톨루아미드(diethyltoluamide·DEET)를 주로 사용한다. 이 성분은 인체에 해가 적으면서도 가장 효과적으로 모기를 포함한 곤충을 쫓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살충제를 고를 때에는 이 성분의 포함 여부를 살피는 것이 좋은데, 생후 2개월 미만의 신생아가 있는 공간에서는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화학제품 사용이 꺼려진다면 식물성분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레몬 유칼립투스 오일이나 식물의 일종이자 향료로 사용되는 시트로넬라 등을 활용하면 되는데, 디에틸롤루아미드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카 바이러스 또는 말라리아 감염 위험 지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하고 있다. 사진=©nechaevkon/ Fotolia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원전참사의 저주?…日서 양성 지닌 사슴벌레 발견

    몸체의 왼쪽은 암컷이고, 오른쪽은 수컷인 사슴벌레가 발견됐다. 일본 니시니폰신문은 28일 일본 후쿠오카(福岡)현 고가(古賀)시의 회사원 후쿠하라 타츠야(39)와 그의 장남 류야(6)가 지난 24일 밤 시내 산에서 곤충 채집을 하던 중 암수 모두의 특징을 한 몸에 가진 사슴벌레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이 사슴벌레는 이들 부자가 잡은 일곱 마리의 사슴벌레 중에 섞여 있었다. 이 사슴벌레의 오른쪽은 집게처럼 생긴 커다란 수컷의 턱이지만, 왼쪽은 집게가 훨씬 더 작은 암컷의 턱이다. 또한 가슴은 오른쪽에만 수컷처럼 털이 나 있다. 이에 대해 일본 규슈대 종합연구박물관(후쿠오카시)의 마루야마 무네토시 조교수(곤충학과)는 이 사슴벌레가 ‘자웅 모자이크’(Gynandromorphism)라고 불리는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오른쪽은 수컷이고 왼쪽은 암컷인 특징을 지녔다고 밝혔다. 자웅 모자이크는 세포 분열로 배아가 생길 때, 성별을 결정짓는 염색체가 제대로 분화되지 않아 이후 이런 비정상적 상태로 분열과 증식을 계속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웅 모자이크에 관한 보고에서 사슴벌레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나비가 보고됐으며 최근 보고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나왔다. 사람의 경우 태아 후반기에 호르몬에 의해 생식기 등 성별 결정 기관들이 형성돼 자웅 모자이크는 나타나지 않는다. 자웅 모자이크의 발생 확률은 수만에서 수십만 마리당 한 마리 정도이며, 방사능 노출이 그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곤충의 경우, 암수가 모양이 외관상 비슷한 경우가 많아 자웅 모자이크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는 암수 턱의 겉모양이 뚜렷하게 달라 관찰될 수 있었다. 자웅 모자이크는 한몸에 암수의 특질들을 동시에 갖는 ‘자웅동체’(Hermaphrodite)‘와는 다르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한편 후쿠오카는 일본 정부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수습을 위해 후쿠오카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2013년 3월부터 1년간 방사능 오염물자를 이송해 소각했던 곳이다. 이후 현지에서는 질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보도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엥~ 치명적인 모기 지구를 떠나거라!?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엥~ 치명적인 모기 지구를 떠나거라!?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세계 곳곳은 폭염과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인류의 근심을 더욱 깊게 하는 대표적인 곤충이 있다. 바로 모기다. 인류가 모기를 두려워하고, 더 나아가 오래전부터 ‘전쟁’을 선포한 데에는, 모기가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임신부가 감염되면 뇌가 정상보다 작은 소두증 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 증상이 가벼워서 감염자를 쉽게 구분해 내기가 어려운 데다 수혈과 성 접촉만으로도 전파돼 더욱 두려움에 떨게 한다. 손톱보다 작지만 끔찍하고 불확실한 위험을 가져다주는 모기. 인류는 백해무익할 것만 같은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방사선·유전자 조작 ‘퇴치전’ 전 세계 과학계가 모기와의 전면전을 치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 해 약 7억명이 모기가 옮기는 병에 걸리고, 이 중 말라리아 등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은 72만 5000명에 달한다. ‘사람을 가장 많이 해치는 생명체’ 1위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것이 바로 모기다. 모기의 뒤를 이어 ‘사람’이 한 해 평균 47만 5000명, ‘뱀’이 평균 5만 명의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가 인간을 죽이는 데 지나친 ‘공헌’을 하는 생물임을 알 수 있다. 인류는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첨단 과학의 힘을 입어 각종 ‘첨단 무기’를 구비해 왔다. 그중 하나는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방사선이다. 지카바이러스 사태의 진앙인 브라질은 지난 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방사선 기술을 이전받아 모기 퇴치 연구를 시작했다. 수컷 모기에 방사선을 쪼여 불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실제 실험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된 수컷과 암컷이 교배해 알을 낳아도 애벌레가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이 방법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불임 모기의 개체수가 일반 모기보다 10~20배 많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또 다른 첨단 무기는 유전자 조작이다. 영국 생명공학기업인 옥시텍은 수컷 이집트숲모기의 유전자를 조작해 이 수컷에게서 태어난 새끼가 성체로 자라기 전 죽게 만들었다. 이 수컷 모기를 대량으로 풀어놓을 경우 암컷과 교배해도 번식 전에 죽는 새끼를 낳는 것이다. 방사선을 쪼여 불임으로 만드는 것과 유사한 방법이지만, 다른 생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보다 안전한 데다 효과 역시 더욱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 실제 옥시텍이 2010년 카리브해 지역에 유전자 조작 모기 330마리를 방사한 결과 현지 개체수가 5분의1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영국의 또 다른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수컷만 낳도록 하는 모기를 만들기도 했는데, 총 5개의 모기 서식장에 유전자 조작 모기와 일반 모기를 풀어 놓은 결과 총 4개 서식장에서 암컷이 사라지면서 6세대 만에 모기가 절멸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를 실제로 도입한 국가나 도시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유전자 조작 모기의 방사를 반대하는 측은 모기의 멸종이 생태계에 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모기는 인간이나 동물의 피 외에도 벌이나 나비처럼 꿀을 먹고 꽃을 날아다니며 열매를 맺게 하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모기를 먹고 사는 박쥐나, 모기 유충을 먹이로 하는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 어류, 수서류 곤충의 개체수가 줄어들거나, 모기를 피해 먼 길을 이동하는 철새의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멸종땐 되레 생태계 교란” 주장도 현재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지카 바이러스 등 모기로 인해 감염되는 주요 질병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백신이다. 하지만 한 해 6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말라리아의 경우 예방약을 통한 예방만 가능하며, 세계 최초로 승인된 백신은 3회 맞은 후 일정 부분 보호 효과가 있었지만 7년이 지난 후에는 이 같은 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그나마 말라리아는 예방약이라도 있지만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는 이마저도 없는 상황이다. 각국 전문가들은 모기와의 전쟁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승리를 위한 수단인 백신 개발에 여념이 없으며, 최근 일부 연구진은 비교적 유의미한 실험 결과를 얻기도 했다. 미국과 브라질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지카바이러스의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조합해 백신 후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지난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유전자인 DNA를 이용했다는 의미에서 ‘DNA백신’이라 불리는 백신 후보를 쥐에게 주사하고 지카바이러스에 감염시키자 쥐의 몸에서 지카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어린아이나 만성질환자, 노인 등을 위한 사백신(바이러스를 화학약품이나 열로 불활성화한 뒤 백신에 포함시킬 성분만 정제해 만든 것) 후보도 제작됐으며, 이것 역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효과를 나타냈다. ●생태계·인류 지킬 ‘무기’ 개발 시급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미 지카바이러스 후보 백신의 임상실험을 승인한 만큼 조만간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기의 번식력과 내성이 경이로운 수준에 달하는 데다 특정 환경에 적응해 진화하는 속도도 빨라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동시에 인류의 생명과 건강에도 보호막을 칠 수 있는 적절하고 효과적인 ‘무기’의 개발이 시급하다. huimin0217@seoul.co.kr
  • 방사능 여파?…日서 암수 특징 함께 가진 사슴벌레 발견

    방사능 여파?…日서 암수 특징 함께 가진 사슴벌레 발견

    몸체의 왼쪽은 암컷이고, 오른쪽은 수컷인 사슴벌레가 발견됐다. 일본 니시니폰신문은 28일 일본 후쿠오카(福岡)현 고가(古賀)시의 회사원 후쿠하라 타츠야(39)와 그의 장남 류야(6)가 지난 24일 밤 시내 산에서 곤충 채집을 하던 중 암수 모두의 특징을 한 몸에 가진 사슴벌레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이 사슴벌레는 이들 부자가 잡은 일곱 마리의 사슴벌레 중에 섞여 있었다. 이 사슴벌레의 오른쪽은 집게처럼 생긴 커다란 수컷의 턱이지만, 왼쪽은 집게가 훨씬 더 작은 암컷의 턱이다. 또한 가슴은 오른쪽에만 수컷처럼 털이 나 있다. 이에 대해 일본 규슈대 종합연구박물관(후쿠오카시)의 마루야마 무네토시 조교수(곤충학과)는 이 사슴벌레가 ‘자웅 모자이크’(Gynandromorphism)라고 불리는 돌연변이의 일종으로, 오른쪽은 수컷이고 왼쪽은 암컷인 특징을 지녔다고 밝혔다. 자웅 모자이크는 세포 분열로 배아가 생길 때, 성별을 결정짓는 염색체가 제대로 분화되지 않아 이후 이런 비정상적 상태로 분열과 증식을 계속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웅 모자이크에 관한 보고에서 사슴벌레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나비가 보고됐으며 최근 보고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나왔다. 사람의 경우 태아 후반기에 호르몬에 의해 생식기 등 성별 결정 기관들이 형성돼 자웅 모자이크는 나타나지 않는다. 자웅 모자이크의 발생 확률은 수만에서 수십만 마리당 한 마리 정도이며, 방사능 노출이 그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곤충의 경우, 암수가 모양이 외관상 비슷한 경우가 많아 자웅 모자이크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는 암수 턱의 겉모양이 뚜렷하게 달라 관찰될 수 있었다. 자웅 모자이크는 한몸에 암수의 특질들을 동시에 갖는 ‘자웅동체’(Hermaphrodite)‘와는 다르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한편 후쿠오카는 일본 정부가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수습을 위해 후쿠오카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도 2013년 3월부터 1년간 방사능 오염물자를 이송해 소각했던 곳이다. 이후 현지에서는 질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보도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급식 안전 걱정 없는 용산

    “벌레 잡는 포충기를 설치한 용산구 어린이집 급식은 위생 걱정 없어요.” 서울 용산구가 부모들의 걱정을 덜어 주기 위해 어린이 급식 안전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구는 다음달부터 전국 최초로 지역 내 어린이 집단급식소 60곳(유치원 11곳·어린이집 49곳)에 유해곤충을 없애는 포충기를 설치한다. 포충기는 열과 이산화탄소, 자외선 등으로 곤충을 유인해 잡는 기기다. 구 관계자는 “바퀴벌레나 파리 등이 매개가 돼 식품에 병균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포충기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구는 집단급식소 위생 점검과 포충기 설치를 한 번에 해 다음달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오는 9월까지 지역 내 어린이 집단급식소 20곳을 돌며 ‘찾아가는 식생활안전 인형극’ 공연도 벌인다. 인형극에서는 막대인형들이 올바른 손 씻기 방법과 불량식품 구별 방법 등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가르쳐 준다. 구는 어린이 급식 재료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벌인다. .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관가 블로그] 장관님 휴가지는 “현장”

    [관가 블로그] 장관님 휴가지는 “현장”

    ‘현장 앞으로~!’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정부부처 장관들이 속속 휴가를 떠나고 있습니다. 집에서 편히 쉬겠다는 장관들도 있지만, 많은 장관들이 지방 현장으로 총출동했습니다. 휴가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인데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휴가를 얻었지만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 등 국회 일정을 소화하느라 첫날부터 일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틀째부터는 울산 조선산업 현장으로 달려갔는데요.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조선업계를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주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그래도 휴가니까 오는 전화는 받아도 먼저 걸지는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부에서는 주 장관이 “일하고 있다”며 전화를 받은 공무원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휴가지이자 조선업계가 몰려 있는 울산은 장관들의 단골 휴가 코스가 된 듯합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가 휴가인데요. 경북 예천의 세계곤충엑스포 개막식에 들른 뒤 박 대통령이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추천했던 울산 십대리숲, 무제치늪 등 울산 지역 내수 살리기 일정을 소화한답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도 다음달 4~5일 조선, 해운업계 구조조정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울산과 경주 어촌체험마을에서 1박 2일을 머뭅니다. 강원도 현장에도 발길이 잦습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달 1~2일 평창으로 휴가를 갑니다. 2018년 열릴 동계올림픽 준비 상황도 챙기고 ‘한국판 융프라우’로 산악 열차가 들어설 대관령 현장 시찰도 하기 위해서랍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27~29일)도 평창에 갑니다. 그런데 휴가 첫날은 대전 대덕연구단지로 내려가 지역 기자 간담회 등 현장과의 스킨십을 강화한다는군요.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25~29일 휴가였지만 초반 사흘은 청사에 나와 휴가를 반납하고 남은 이틀 고향인 강원 강릉과 경남 지역의 해수욕장을 찾아 고생하는 경찰들을 격려하러 다닐 예정이랍니다. 장관들이 지방 현장으로 간 것은 박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의 당부가 영향을 미쳤는데요.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을 방문해 달라”며 경남 거제의 해금강 등을 콕 집어 얘기했습니다. 새달 3~5일 지방 민생 현장을 둘러볼 계획인 황 총리도 지난 26일 구조조정과 내수 침체를 겪는 지역을 찾아 달라고 장관들에게 강조한 바 있습니다. 세종 강주리 기자·부처종합 jurik@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인류vs모기…전면전의 승자는?

    [송혜민의 월드why] 인류vs모기…전면전의 승자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뒤 세계 곳곳이 폭염과 홍수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이러한 환경에서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곤충이 바로 모기다. 인류가 모기를 두려워하고, 더 나아가 오래 전부터 ‘전쟁’을 선포한 데에는, 모기가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임산부가 감염되면 뇌가 정상보다 작은, 소두증 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 문제는 증상이 가벼워서 감염자를 쉽게 구분해내기가 어려운데다 수혈과 성 접촉만으로도 전파돼 더욱 두려움에 떨게 한다. 손톱보다 작지만 끔찍하고 불확실한 위험을 가져다주는 모기, 인류는 백해무익할 것만 같은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유전자 조작부터 백신까지…모기와 전면전 중인 과학계 전 세계 과학계가 모기와의 전면전을 치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 해 약 7억 명이 모기가 옮기는 병에 걸리고, 이중 말라리아 등에 걸려 사망하는 사람은 72만 5000명에 달한다. ‘사람을 가장 많이 해치는 생명체’ 1위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것이 바로 모기다. 모기의 뒤를 이어 ‘사람’이 한 해 평균 47만 5000명, ‘뱀’이 평균 5만 명의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가 인간을 죽이는데 지나친 ‘공헌’을 하는 생물임을 알 수 있다. 인류는 모기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첨단 과학의 힘을 입어 각종 ‘첨단 무기’를 구비해 왔다. 그 중 하나는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방사선이다. 지카 바이러스 사태의 진앙인 브라질은 지난 2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방사선 기술을 이전받아 모기 퇴치 연구를 시작했다. 수컷 모기에 방사선을 쪼여 불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실제 실험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된 수컷과 암컷이 교배해 알을 낳아도 애벌레가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이 방법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불임 모기의 개체수가 일반 모기보다 10~20배 많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또 다른 첨단 무기는 유전자 조작이다. 영국 생명공학기업인 옥시텍은 수컷 이집트숲모기의 유전자를 조작해 이 수컷에게서 태어난 새끼가 성체로 자라기 전 죽게 만들었다. 이 수컷 모기를 대량으로 풀어놓을 경우, 암컷과 교배해도 번식 전에 죽는 새끼를 낳는 것이다. 방사선을 쪼여 불임으로 만드는 것과 유사한 방법이지만, 다른 생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보다 안전한데다 효과 역시 더욱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 실제 옥시텍이 2010년 카리브해 지역에 유전자 조작 모기 330마리를 방사한 결과, 현지 개체수가 5분의 1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영국의 또 다른 연구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수컷만 낳도록 하는 모기를 만들기도 했는데, 총 5개의 모기 서식장에 유전자 조작 모기와 일반 모기를 풀어놓은 결과, 총 4개 서식장에서 암컷이 사라지면서 6세대 만에 모기가 절멸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를 실제로 도입한 국가나 도시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유전자 조작 모기의 방사를 반대하는 측은 모기의 멸종이 생태계에 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모기는 인간이나 동물의 피 외에도 벌이나 나비처럼 꿀을 먹고 꽃을 날아다니며 열매를 맺게 하는 매개자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모기를 먹고 사는 박쥐나, 모기 유충을 먹이로 하는 개구리와 같은 양서류, 어류, 수서류 곤충의 개체수가 줄어들거나, 모기를 피해 먼 길을 이동하는 철새의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여전히 팽팽한 승부…백신 개발 어디까지? 현재로서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지카 바이러스 등 모기로 인해 감염되는 주요 질병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백신이다. 하지만 한 해 6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말라리아의 경우 예방약을 통한 예방만 가능하며, 세계 최초로 승인된 백신은 3회 맞은 후 일정 부분 보호 효과가 있었지만 7년이 지난 후에는 이 같은 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그나마 말라리아는 예방약이라도 있지만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는 이마저도 없는 상황이다. 각국 전문가들은 모기와의 전쟁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승리를 위한 수단인 백신 개발에 여념이 없으며, 최근 일부 연구진은 비교적 유의미한 실험 결과를 얻기도 했다. 미국과 브라질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지카 바이러스의 구조를 유지하는 단백질 유전자를 조합해 백신 후보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지난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바 있다. 유전자인 DNA를 이용했다는 의미에서 ‘DNA백신’이라 불리는 백신 후보를 쥐에게 주사하고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시키자, 쥐의 몸에서 지카 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어린아이나 만성질환자, 노인 등을 위한 사백신(바이러스를 화학약품이나 열로 불활성화 한 뒤 백신에 포함시킬 성분만 정제해 만든 것) 후보도 제작됐으며, 이것 역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효과를 나타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미 지카 바이러스 후보 백신의 임상실험을 승인한 만큼 조만간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기의 번식력과 내성이 경이로운 수준에 달하는데다 특정 환경에 적응해 진화하는 속도도 빨라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모기에 대항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동시에 인류의 생명과 건강에도 보호막을 칠 수 있는 적절하고 효과적인 ‘무기’의 개발이 시급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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