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곤충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2차 조정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지원책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국기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달 여행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933
  • 경북도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

    경북도가 ‘소나무 재선충병과의 전쟁’에 나섰다. 경북도는 올해 65억 2000여만원(복권기금 12억 2000여만원 포함)의 사업비를 들여 항공 방제 등을 통해 소나무 재선충병 예방 및 확산 저지에 나서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최근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경북도 재선충 방제본부’를 설치, 재선충 확산 저지선 구축과 방제·예찰활동에 들어갔다. 도는 우선 오는 26일 포항·영천시를 시작으로 8월1일까지 60여일간 도내 재선충 발생지 8개 전역에 대한 항공 방제를 벌이기로 했다. 소나무 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의 우화(羽化·곤충류가 생육하여 번데기나 유충에서 성충이 되는 것) 시기에 맞춰 방제활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항공 방제에는 헬기 9대가 투입되며 포항·경주·안동·구미·영천·경산시와 청도·칠곡군 등 8개 시·군 29개 읍·면·동의 재선충 발생지 4944㏊에서 이뤄진다. 도는 또 이달 중에 복권기금 12억 2000만원으로 경주 불국사와 안동 도산서원 등 문화재 보호구역 24곳에 대한 토양 관주 및 지상 방제 등 소나무 재선충병 예방활동을 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나무류(소나무, 해송) 무단 이동을 막기 위해 총 115개 단속반을 구성, 운영키로 했다. 이에 앞서 도는 올 들어 4월 말까지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 1만 7000그루를 벌채해 소각했으며, 경주 무열왕릉 등 주요 사적지 소나무 3만 5000그루에 예방주사를 놓았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서울숲 ‘곤충 직거래장터’ 개장

    ‘친구야, 곤충 바꿔서 키우자.’서울시는 14일 뚝섬 서울숲에서 시민들이 곤충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곤충 직거래장터’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서울숲 곤충식물원 앞 광장에 판매자용 부스 60개를 설치해 당일 선착순으로 부스를 배정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곤충, 바꿔서 키워봐요.’를 비롯해 좌우 대칭 곤충의 반쪽 그림을 보고 나머지를 그려보는 ‘곤충 반쪽그림은 내손으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당선작은 곤충식물원 로비와 2층 특별전시공간에서 16∼21일까지 전시된다. 문의는 460-2918.
  • 9천만년전 딱정벌레

    ‘나비의 고장’인 전남 함평군에서 9000만년전 공룡시대 곤충화석이 대거 발굴돼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전남대 공룡연구센터에 따르면 함평군 학교면과 엄다면 일대에서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곤충과 연체동물, 식물 등 화석 100여점이 발굴됐다. 곤충화석으로는 딱정벌레류, 노린재류, 바퀴벌레류로 길이 3.8∼5.0㎜이다. 식물화석으로는 소철류와 양치류 등 줄기화석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공룡시대 곤충화석은 한반도 동남부(진주시)에서만 발견됐으나 이번에 서남부에서도 발견돼 공룡시대의 생태환경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더구나 함평의 곤충화석은 보존상태가 좋아 자연생태학습장 등으로 활용가치가 높을 것으로 평가됐다.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갯벌서 철인 3종 경기

    8일 전남도와 신안군에 따르면 오는 8월4∼7일 신안군 증도 우전해수욕장 일대 갯벌에서 생태체험 올림픽이 펼쳐진다. 철인 3종 경기는 갯벌 1㎞ 달리기→ 갯벌 수로 200m 수영→ 갯벌 널판지 100m 타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또 갯벌에서 하는 씨름·줄다리기·볼링·컬링대회는 재미를 더한다. 이밖에 뗏목 경주대회와 해변 배구·축구대회가 열리고, 해안선을 따라 섬을 도는 마라톤은 21㎞(하프 코스)와 10㎞,5㎞ 등 3종목이 치러진다. 진흙아가씨 선발대회는 사이사이에 마당극과 레이저 쇼, 전위예술, 영화 상영 등으로 관광객들의 흥을 돋운다. 부대 행사로 갯벌생태 학습전시관(572평)을 무료 개방하고 섬 자생 야생화와 조류 사진전, 곤충표본 전시회, 병어·송어·민어·소금·새우젓 등 수산물 특산전도 함께 연다. 증도는 낙조에 물든 풍광이 아름답고 현대식 펜션(21동)과 짱뚱어다리(470m)가 유명하다. 신안군에는 827개의 섬과 게르마늄이 풍부한 331㎢의 갯벌(전국 14%),2746㏊의 염전(전국 75%) 등 관광자원이 넘쳐난다.신안 남기창기자kcnam@seoul.co.kr
  • 오산 물향기 수목원 개원

    오산 물향기 수목원 개원

    경기도 포천 광릉수목원에 버금가는 수목원이 오산에 탄생했다. ●경기도 임업시험장내 10만평에 조성 이에 따라 서울 강남 등 수도권 남부지역 주민들이 교통이 혼잡한 서울 도심을 통과하지 않고도 대규모 수목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경기도는 오산시 수청동 경기도임업시험장내에 10만평(34㏊) 규모의 ‘경기도립 물향기수목원’을 조성, 지난 4일 문을 열었다. 광릉수목원(30만평)의 3분의1 규모인 물향기수목원은 2000년 착공, 사업비 70억원이 투입됐으며 1601종 42만 5129그루의 자생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수생식물원등 16개 주제원 구성, 4일 개원 수목원은 수목의 특성에 따라 소나무원, 단풍나무원, 유실수원, 미로원, 토피어리원, 만경원, 중부지역자생원, 분재원, 향토예술나무원, 수생식물원, 습지생태원, 호습성 식물원, 난대·양치식물원, 기능성식물원, 무궁화원, 곤충생태원 등 모두 16개 주제원으로 조성됐다. 특히 물이 많이 나오는 입지여건을 이용해 만든 ‘수생식물원’과 ‘습지생태원’은 자연습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국내에서 가장 생태적으로 우수하게 조성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향나무를 이용해 거북이 공작 공룡 크낙새 등 각종 동물 모양을 만들어 놓은 ‘토피어리원’과 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원’은 어린이들의 흥미와 상상력을 넓혀준다. 김소월 이육사 홍난파 등 여러 예술가들의 작품과 노래 속에 등장하는 식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향토예술나무원’과 나비,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물방개 등 곤충들의 생활모습과 변해가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곤충생태원’도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자생식물 ‘보고´… 1600여종 보유 수목원이 보유한 식물은 목본 972종과 초본 629종 등 모두 1601종,42만 5129그루에 달한다. 계절별로 보면 봄에는 개나리, 산수유, 진달래, 목련, 생강나무 등 목본과 할미꽃, 노루귀, 양지꽃, 피나물, 현호색 등 초본이 파릇파릇한 싹과 예쁜 꽃망울을 터뜨린다. 여름에는 이팝나무, 쪽동백, 조팝나무, 때죽나무 등 목본과 참나리, 매발톱, 둥굴레, 기린초, 은방울꽃 등 초본, 그리고 연. 수련, 부처꽃 등 수생식물이 무더위를 식혀준다. 가을에는 구절초, 국화, 벌개미취, 쑥부쟁이 등이 가을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하며, 유실수원의 감나무, 밤나무, 대추나무 등의 열매는 수확의 계절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수목원에는 방문객 편의를 위한 방문자센터를 비롯해 전망대, 잔디마당, 숲속쉼터, 휴게공간 등 각종 부대시설이 설치돼 있다. ●매점·식당·휴지통 없어 특히 수목원 꼭대기에 있는 나무로 만든 전망대에 오르면 꽃향기와 물향기 그윽한 수목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 수목원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산림전시관도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500평 규모로 내년 초 문을 열 예정이다. 수목원에는 매점이나 식당이 없으며 대신 도시락이나 간식을 가져오면 식사장소로 지정된 숲속의 쉼터에서 먹을 수 있다. 그러나 휴지통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아 가져온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가야 한다. ●6월말까지 무료 입장… 서울서 90분 거리 수목원은 도심 가까이에 있어 가족들을 위한 나들이 장소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으며, 승용차로는 서울에서 약 1시간 30분, 수원·화성·용인·평택 등 경기남부지역에서는 30분∼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약 4.5㎞ 길이의 수목원 전체를 천천히 돌아보는 데는 약 2시간이 소요되나 전체적으로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은 물론 노인들도 다니기에 무리가 없다. 4일 문을 연 수목원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11월1일∼2월28일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원한다. 입장료는 개원 기념으로 5월 4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무료이며 7월 1일부터 성인 1000원, 청소년· 군인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 주차료는 경차 1500원, 소·중형 3000원, 대형 5000원이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의왕시, 이틀동안 어린이 축제

    경기도 의왕시는 5∼6일 월암동 왕송호수, 철도박물관, 자연학습공원 일대에서 ‘어린이 축제’를 개최한다. 5개 마당으로 나뉘어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연극 도깨비방망이, 인형극 해님달님, 황새가 된 돌쇠 등이 무대에 올려지고 중국 기예단, 바이윤 매직쇼, 코스프레 공연과 피에로 등의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또 글짓기, 그림그리기, 디카 콘테스트, 장기자랑, 어린이 팔씨름대회가 열리고 행사장 전역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 500여 점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색깔있는 흙놀이, 나만의 탈 만들기, 조류탐사, 천연염색, 미리하는 노인 체험, 미꾸라지 잡기, 한지·리본공예, 꼬마증기차, 곤충체험, 철도 시뮬레이터 및 과학체험 등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행사도 마련돼 있다. 이밖에 한식, 중식, 일식, 분식 등 풍성한 세계 먹거리 한마당과 FM 라디오 공개방송도 진행된다.(031)345-2262의왕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어린이날 서울도심은 놀이터”

    “어린이날 서울도심은 놀이터”

    “어린이 날을 도심에서 보내요.” 회사원 김모(42)씨는 지난해 어린이날을 떠올리면 씁쓸하다. 모처럼 가족과 함께 교외 나들이를 떠났지만 꽉 막힌 도로에서 반나절을 보냈다. 그래서 이번 어린이날에는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도심에서도 다채로운 행사(표 참조)가 열리는데다 대부분 무료라서 부담스럽지 않다. 김씨가 눈여겨본 행사들을 소개한다.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은 온종일 어린이의 놀이터로 변신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고적대 공연,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공연, 러시아 민속댄스, 어린이 동요댄스, 퓨전 타악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한·일대표 로봇이 등장해 ‘로봇 격투기’도 선보인다. 잔디광장에선 영화 ‘왕의 남자’에 나왔던 줄타기 공연도 볼 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오전 11시, 오후 3시30분 두차례에 걸쳐 자녀를 데리고온 가족 관람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뮤지컬 피노키오’를 보여준다.1일 오전 9시부터 홈페이지(www.museum.seoul.kr)에서 선착순으로 예약접수한다. 선유도공원에서는 뮤지컬 ‘내친구 짱돌이’를 오후 2시와 4시에 볼 수 있다. 휴일에 입장정원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미리 문의하고 가는 게 좋다. 여의도 선착장에서는 테크닉 마임과 저글링 공연 등이 펼쳐진다. 용산 전쟁기념관에서는 호버크래프트(미니 공기부양정) 경연대회, 특공무술·전통검법·3군 통합의장 시범 등을 볼 수 있다. 뚝섬 서울숲에서는 오전 10시부터 곤충식물원 광장에서 비단잉어 2마리씩을 선착순 200명의 가족에게 나눠주며, 오후 2시부터 청소년음악회가 펼쳐진다. 남산공원의 석호정에서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어린이 활쏘기 무료강습이 열리며, 분수대와 팔각정 광장에서는 푸짐한 경품이 걸린 ‘보드판 구멍에 공넣기’ 게임도 펼쳐진다. 서울대공원 테마가든에서는 오전 10시부터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무지개를 넘어서’ 행사가 펼쳐지며, 허브차 무료시음회와 시낭송회가 있는 ‘허브 대축제’도 열린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꼭짓점 댄스와 함께 하는 어린이 노래자랑이 오전 11시부터 열리며, 마술 공연, 야간 불꽃놀이 등도 펼쳐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씨줄날줄] 멧돼지/임태순 논설위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멧돼지 때문에 애인을 잃는다. 남성편력이 심한 아프로디테는 전쟁의 신 아레스와 사귀다 잘 생긴 목동 아도니스에 한눈을 판다. 이를 질투한 아레스가 멧돼지로 변신, 사냥하던 아도니스를 물어죽인다. 사랑하는 애인을 잃고 비탄에 잠긴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가 흘린 피로 꽃을 피웠다. 바로 바람이 불면 피고 진다는 아네모네다. 저돌(猪突)이란 말처럼 멧돼지의 습성을 잘 연상시키는 단어도 없다. 멧돼지는 놀라거나 화가 나면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든다. 그래서 탱크처럼 밀고 들고오는 강한 추진력을 흔히 저돌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맹목적이고 요령부득이란 부정적 이미지도 강하다. 그런데 그 저돌성이 끝내 사고를 치고 말았다. 환경부가 수도권 멧돼지 개체수 조절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 산지에는 ㎢당 7.5마리의 멧돼지가 살아 전국 평균(3.7마리)보다 2배나 많다고 한다. 수도권에는 수렵이 허용되지 않는데다 군사보호구역이 많고 호랑이 늑대 등 천적도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고 보니 멧돼지가 서울 시내 산에 출현, 소동을 부리다 군경에 의해 사살됐던 적도 있었다. 논밭에 내려와 농작물을 해친다는 소식도 종종 들린다. 환경부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단체에 구체적인 멧돼지 포획계획을 세워 시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하니 멧돼지들도 성질만 부리다간 온전치 못하게 됐다. 멧돼지는 깊은 산에서 약초나 뿌리 등을 뜯어 먹고 사는 초식동물이다. 동의보감에는 멧돼지 쓸개가 까무라치거나 경기에 걸렸을 때 등 비상시에 효험이 있다고 적어놓았는데 약초 등 진기한 성분이 쓸개에 많이 축적된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먹성이 좋아 들쥐 등 작은 짐승이나 어류와 곤충까지 먹는 잡식성 동물이기도 하다. 자극을 받으면 앞만 보고 질주하는 습성이 있어 저돌에 당하면 생명을 잃을 위험이 높다. 따라서 마주치면 소리치거나 놀라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환경부의 이번 조치도 저돌적이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개체수가 많다는 것이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랑이건 생태계보호건 매사에 저돌적이어선 안 될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주말화제] 주민들 “행복주는 행정”

    [주말화제] 주민들 “행복주는 행정”

    “고된 농사일을 끝내고 온탕에 몸을 담그면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집니다.” 전북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의 주민 김모(68)씨는 28일 오후 주민자치센터의 목욕탕을 나섰다. 개운한 뒷맛이다. 그는 안부를 묻자 “공중목욕탕 설치야말로 자치단체가 추진한 사업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라고 했다. 아니나 다를까. 주민자치센터에 들어서자 아담하고 깔끔하게 단장된 2층 건물이 으레 ‘허름한 산골 면사무소’일 것이란 선입견을 싹 지워버렸다. 지난 2001년 지은 건물의 1층엔 행정사무실과 내과·치과를 겸한 보건소가 있고, 바로 옆에는 목욕탕이 자리하고 있다.2층엔 ‘정보의 바다’란 인터넷카페, 농민사랑방, 여성문화방, 전통솜씨방이 정겹게 주민을 맞이한다. 마침 농번기라 시설을 이용하는 주민이 그리 많지 않지만 겨울철에는 여간 북적거리지 않는단다. 한상오(54) 총무계장은 “주민들이 이곳에서 포크댄스, 한방뜸, 꽹과리 등 사물놀이, 한글 등을 배우거나 쉼터로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목욕탕은 5일장이 열리는 날엔 인근 장수군 주민들까지 이용하는 바람에 늘 만원”이라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곳만이 아니다. 지난 2월 리모델링을 마친 설천면 주민자치센터와 공중목욕탕은 이용률이 가장 높다. 덕유산 자락의 산골이라 주민들이 문화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최근까지만 해도 20㎞ 이상 떨어진 읍소재지나 대전까지 차량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곳 61평 규모의 목욕탕은 사우나 2개와 냉·온탕 1개, 반신욕탕 1개의 시설을 갖췄다.65세 이상 노인과 청소년·어린이는 이용료가 1000원, 일반인은 1500원을 받아 관리비에 보탠다. 한 관계자는 “목욕탕을 홀수날엔 남자, 짝수날엔 여자용으로 번갈아 운영하고 있다.”며 “인근 충북 영동군 주민들까지 몰려와 하루 500여명이 이용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주민자치센터에는 원어민 교사를 둔 ‘영어교실’과 논술·독서를 지도하는 ‘생각교실’등이 개설돼 주민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처럼 무주군이 전체 6개 읍·면사무소를 ‘주민 종합건강·문화센터’로 꾸미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 행정자치부에 의해 때마침 ‘시범군’으로 선정되면서부터. 무주군은 덕유산·적상산 등으로 둘러싸인 산골 오지다. 빼어난 경관과 깨끗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생활고통 지수는 어느 농어촌 벽지보다 높았다. 군은 이때부터 사업비 82억원을 들여 안성면·적상면·부남면·무풍면·설천면 사무소를 차례로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사업에 나섰다. 주민자치센터에 목욕탕을 설치한 것은 전국 처음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자치센터를 설계한 기용건축 정기용 대표는 “당시 주민의 65%가 노인인 안성면의 경우 면접조사를 해보니 모두가 목욕탕을 원해 짓게 됐다.”면서 “효과가 알려진 뒤 너도나도 목욕탕을 지어달라고 해 혼났다.”고 귀띔했다. 주민자치센터가 서서히 문화복지의 전당으로 바뀌면서 보건소, 인터넷카페, 다목적강당, 목욕탕, 이·미용실, 체력단련실, 전통솜씨방, 여성문화교실, 농민회 사무실, 소회의실 등이 들어서게 됐다. 특히 안성면 주민자치센터는 ‘안성 면민의 집’으로 불릴 정도다. 편안한 휴식과 여가활동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자리잡아 전국의 지자체와 민간단체들의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무주군은 이에 고무돼 모든 공공시설을 ‘주민친화적 공간’으로 꾸며가고 있다. 무주읍 당산리 한풍루 어울터 일대에 조각공원과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한창인 것도 같은 맥락. 여기에선 연극, 뮤지컬, 국악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연이 열리게 된다. 무주군의 자랑거리 가운데 또 하나는 전국 유일의 등나무 운동장이다. 기존 운동장은 군수 등 VIP석에만 차양막이 설치됐던 터. 이를 일반인이 앉는 객석에도 등나무를 이용해 그늘숲을 만들어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의 논에는 자치센터를 지으면서 천문대도 만들었다. 밤하늘이 유난히 아름다운 무주의 별빛을 담아내기 위한 배려이다. 홍보관과 대기실, 관람실로 구성된 3층짜리 천문대에는 주망원경, 천체탐색기, 관람용 망원경이 있고 슬라이드 상영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2층엔 50평 콘도를 꾸며 단체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을 정도이다. 자연스레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자치센터의 인기는 그만이다. 무주군은 이런 시설을 활용해 반딧불축제(6월2∼11일) 준비에 한창이다. 설천면 청량리 일대에 ‘반디랜드’를 조성하고 이곳에 곤충박물관까지 세웠다. 김순길 무주군수 권한대행은 “농촌개발 정책은 관광객의 오감을 만족시켜 줄 차별화된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 살거리의 발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 만한 시골, 어떤 게 ‘위민행정’인지 하는 느꺼움에 싸여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무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군사·의료 카메라 기술 대진전

    곤충의 눈을 본뜬 ‘인공 눈’이 재미 한인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UC버클리) 이평세 교수와 김재연·정기훈 박사팀은 수천 개의 인공 홑눈이 돔 모양으로 배열돼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체의 빠른 움직임도 쉽게 감지할 수 있도록 생체모방기술을 적용한 ‘인공 눈’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작년 11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표지 이미지로 채택되면서 간략히 소개됐다. 정기훈 박사를 제1저자로 한 논문 전문이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이날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인공 곤충 눈은 바늘귀만한 수천 개의 인공 홑눈을 입체적인 돔 형태로 배열하는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6각형의 벌집 모양으로 생긴 각각의 홑눈은 돔 모양의 바늘꽂이에 꽂힌 바늘처럼 배열돼 있다. 곤충의 시각은 흑백이지만 이번 인공 곤충 눈은 색채 시각도 가능하다. 따라서 감시 카메라 등의 군사 장비, 내시경용 카메라나 수술용 카메라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인공 곤충 눈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은 바로 감광 폴리머를 이용한 렌즈 제작기술로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PDMS’라는 탄력 있는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틀을 만든다. 수천 개의 렌즈 모양을 벌집처럼 평면에 배열한 다음 이 위에 PDMS를 막처럼 깔면 올록볼록한 ‘PDMS 막’이 만들어진다.여기에 진공 원통을 대고 적당한 음압으로 빨아들이면 바닥이 올록볼록한 그릇 모양의 틀이 완성된다. 그 다음 여기에 실제 렌즈와 빛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될 감광 폴리머를 부어 2.5㎜ 크기의 돔을 만든다. 감광 폴리머 돔 앞에 볼록렌즈를 대고 자외선을 투과하면 자외선이 돔을 지나면서 수레바퀴의 살처럼 한 점으로 모이게 되고 자외선이 지나간 길에는 빛의 통로가 형성돼 비로소 곤충 눈이 완성된다.처음 자외선이 지나간 방향으로 빛의 통로를 형성하는 것이 감광 폴리머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연구 책임자인 이평세 교수는 “인공 곤충 눈이 수년내에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연합뉴스
  • ‘꽃바다’서 향기·때깔에 취해봐요

    ‘꽃바다’서 향기·때깔에 취해봐요

    ‘꽃과 하나되는 꽃세상으로 오세요.’ 국내 최대 규모의 화훼축제 ‘2006 고양세계꽃박람회’가 28일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내달 10일까지 13일 동안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엔 해외 27개국 105개 업체와 국내 139개 업체가 참가했다. 총 1만 6000여평의 실내 전시장이 파도 정원, 모자이크 정원, 대륙별 꽃 정원 등 7개 정원과 세계관·한국관·주제관·분재관·통일관·자연생태관 등 12개 전시관으로 꾸며져 세계 화훼산업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축구장 8배 크기에 달하는 박람회장에 들어서면 제일먼저 높이 10m의 대형 꽃 전망대가 눈에 들어온다. 대형 무대에서는 평양 예술단 공연, 어버이날 특집 악극 등 하루 6회 이상 무료공연이 행사기간중 매일 펼쳐진다. ●다양한 정원 ‘파도 정원’은 파도·고래·등대·배·바다 이야기 등으로 구분돼 벽에 꽃으로 파도를 조성하고, 물개와 돌고래가 망망대해를 자유롭게 노니는 모습과 등대와 배, 해변의 모습 등을 표현했다. ‘모자이크 정원’은 자생화·관엽식물·분화·수생식물 등을 색상에 따라 배치, 연속성과 통일성을 함께 엿볼 수 있으며 한옥·솟대·돌담 등 구조물을 통해 정감을 느끼도록 했다. ‘대륙별 꽃 정원’은 대륙별 특징을 살려 아시아는 왕대나무·소나무 등으로, 아메리카는 신대륙의 이미지에 맞는 고목과 특산 수종으로, 아프리카는 선인장·관엽 등으로 꾸며 연출했다. ●주 전시관 ‘주제관’은 철쭉동산, 알 정원, 꽃 조형물 정원, 디지털체험관, 웰빙 정원, 미니어처 정원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이중 디지털체험관은 관람객이 모니터 앞에 서면 몸에서 장미꽃이 피어나는 신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분재관’은 단풍·해송·진백·철쭉 등의 분재가 석물·폭포·물레방아 등 소품에 어울려 연출된다. 대형 타이완산 분재 10여점과 억원대를 호가하는 고가분재 작품들도 출품됐다. ●특별전시관 ‘통일관’에는 백두산의 아리, 구름미나리아재비, 산톱풀 등 모두 77종의 백두산 자생식물이 석부작·목부작·화분·토피어리 등으로 다양하게 연출돼 있다. ‘자연생태관’에는 다리가 4개인 윌커리하늘소, 좌우 날개 색 상이 완전히 다른 데모레우스호랑나비, 뿔이 6개 달린 오각뿔풍뎅이, 좌우 대칭으로 암수 한몸인 세리시우스사슴벌레 등 세계적으로 희귀한 11점의 곤충 표본이 30여종 1500여점의 국내외 곤충들과 함께 전시됐다. 이밖에 싱가포르 국립 난공원이 개발한 ‘유명인들의 이름을 딴 난(蘭)’들이 세계관에 전시돼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국 왕세자비인 ‘다이애나 비 란’, 성룡의 영어 이름인 ‘재키 챈 난’, 미국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난’, 한류 영화배우 ‘배용준 란’, 대통령 부인 ‘권양숙 란’ 등 5종이다. ●체험·판매 행사 3000∼5000원을 부담하면 청아플라워즈, 윤 플로리스트 아카데미 등 전국의 저명한 화훼 교실과 단체의 화훼 체험강좌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다. 꽃다발·꽃바구니·코르사주 만들기와 식물심기를 배운다. 꽃잎을 소재로 압화(꽃누르미) 휴대전화줄과 열쇠고리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동물얼굴 만들기 등 꽃과 식물을 이용한 토피어리 제작 강좌도 열린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전시장내에 마련된 대형 꽃판매장에서 시중 가격에 비해 30% 이상 싼 가격에 난과 선인장, 소규모 관엽 등 다양한 꽃과 꽃씨 등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화훼용 비료와 재배기구, 농약과 화훼재배 관련 전문서적이나 잡지 등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박람회조직위원회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1500만달러의 화훼수출과 550억원의 지역생산유발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관람객들은 2만여대 주차규모의 KINTEX 임시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대화역에서 도보로는 10분 거리다. 개장은 오전 9시∼오후 8시, 주말은 8시30분까지다. 현장판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학생 6000원,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국가유공자 및 기초생활 수급자 등 특별할인 대상자들은 4000원이다. 평일만 적용되는 단체는 30명 이상 성인 1인당 7000원, 학생 5000원 , 어린이 및 특별할인 대상자는 3000원이다. 문의 (031)908-7752∼4.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문경에는 특별한 게 있다

    문경에는 특별한 게 있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가정의 달 5월이면 어디론가 떠나자고 아우성치는 아이들의 등쌀, 집안에 홀로 계시는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에 고민이 밀려온다. 그렇다면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에 나서보면 어떨까. 짙어진 신록의 기운을 느끼며 가족끼리 오붓하게 걸을 수 있는 옛길들이 가득한 곳. 할아버지도, 나이 어린 아이도 함께 즐거워하는 곳. 바로 경북 문경이다. 5월을 앞둔 이맘 때 가장(家長)들은 고민(?)에 빠진다. 무슨 행사와 챙겨야 할 날들은 이렇게 많은지.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시간적인 여유도 만들기 쉽지 않은 이 시대의 아빠들을 위해 경북 문경에 다녀왔다.3대(代)가 함께 할 수 있는 여행지로 문경은 전국에서 제일이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박물관과 체험장, 어르신들을 위한 온천과 걷기 좋은 옛길들, 또한 유명한 사찰들이 고루 자리잡고 있다.문경새재, 하늘재를 걸으며 할아버지의 옛이야기를 들어보고, 뜨끈한 온천에서 굽을 대로 굽은 아버님 등도 밀어드리자. 도자기 체험, 철로 자전거, 탄광체험 등 다양한 레포츠의 재미가 기다리고 있는 곳이 문경이다. 또한 4월29일부터 5월7일까지는 한국전통찻사발축제가 열려 더욱 문경 나들이의 재미를 더 할 것이다.상품권이나 현금이 ‘선물´로 제일이라지만 부모님,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즐거운 여행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을 우리 가슴속에 남겨 줄 것이다. 글 사진 문경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1 동심을 가득 싣고 파란 하늘 길로 문경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은성광업 등 크고 작은 수십 개의 석탄 광산이 성업을 했으며 전국 석탄 생산량의 13%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탄광지역이었다. 하지만 석탄은 얼마 안가 사양산업으로 밀려나면서 문경의 석탄을 나르던 가은선 철도와 탄광들은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런 가은선 철도와 폐광지역에 요즘은 사람들의 발길이 넘쳐난다. 석탄을 실어 나르던 가은선에는 가족과 연인이 철로 자전거를 타며 사랑을 속삭이고 폐광에 들어선 석탄박물관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문경에 제일 먼저 도착하면 할 일이 철로 자전거 표를 사는 일이다. 주말이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표를 구하지 못해 낭패를 당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문경 진남역(054-550-6375)으로 철로 자전거를 타러 갔다. 어른 두명, 아이 두명이 탈 수 있으며 왕복 4㎞구간을 달린다. 불정역쪽 코스는 낙동강 지류인 영강을 벗삼는 계곡미가 으뜸이고 가은역쪽 코스는 두개의 터널을 지나 맛이 색다르다. 가족과 함께라면 터널을 지나는 가은역쪽이 무난하고 재미있다. 철로 자전거가 ‘끼이익∼’ 소리를 내며 눈앞에 멈춰 선다. 페달은 물론 브레이크, 안전띠까지 달려 있어 자전거보다 안정감이 훨씬 느껴진다. “하나, 둘, 셋∼” 인솔자의 구령에 따라 발에 힘을 주었다. 철로 자전거의 무게가 60㎏인데도 레일 위를 사뿐히 미끄러져 나아간다. 천천히 움직이던 철로 자전거가 어느새 속도를 붙이더니 제법 빠르게 달린다.“와∼신난다. 아빠 더 빨리 달려”라는 아이들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르막 경사도 없어 철로 자전거는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오래간만에 하는 다리운동이라고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다리가 뻐근해져온다. 좀 쉬려고 하면 “아빠 뭐해 빨리 밟아.”라고 더욱 재촉한다. ‘그래 봉사하는 김에 죽어라 하자.’며 다리에 힘을 준다. 가운데 앉으신 어머님도 싱그러운 봄바람과 향기로운 꽃향기에 “아범 덕에 내가 호사를 누리는구나.”라며 즐거워하신다. ‘덜컹 덜컹’소리를 내며 달리는 철로 자전거에 가족의 행복을 가득 싣고 내달린다. 갑자기 ‘와∼’하는 비명과 함께 들어선 진남터널. 오색전구로 불을 밝혀놓은 터널로 빨려 들어간다. 서늘한 터널 안의 공기와 희미한 불빛에 정신이 든다. 저기 터널 끝에 환한 세상을 향해 영차 영차 힘차게 철로 자전거는 달려간다. 이렇게 철로 자전거로 왕복하는 시간은 보통 40분정도 걸리며 1대당 1만원이다. 하지만 인근 석탄박물관이나 관광사격장 이용자들은 30% 할인해 준다. #2 파란 하늘로 떠나는 하늘재 경남 문경은 예로부터 산줄기 사이로 수많은 고갯길이 열렸다. 문경새재, 영남대로 등 예전 과거를 보러 한양에 오르거나 물건을 팔러 전국을 떠돌던 보부상들이 다니던 많은 옛길들이 남아 있다. 가족과 함께라면 하늘재란 옛길을 추천한다. 하늘재는 경북 문경과 충북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를 잇는 고갯길로 하늘과 맞닿아 있다고 붙여진 이름이기는 하나 해발 525m의 고갯길이다. 하늘재 여행은 문경읍 관음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편하다. 하늘재 정상에서 미륵리로 내려가는 고갯길은 숲이 우거진 오솔길로 거의 내리막이라 누구나 편하고 쉽게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포암산 입구를 알리는 커다란 표지가 있는 곳에 주차를 한다. 여기서부터 하늘재의 시작이다. 맑은 솔향기와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에 세상시름을 잠시 묻어두고 걸어 보자. 잔주름이 깊게 자리잡은 부모님 손을 잡아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는가. 굵은 손마디가 가녀리게 변한 아버님, 어머님 손을 잡으며 옛이야기 한번 풀어 보자. 또는 어느새 부쩍 커버린 아이의 손에서 대견함을 느껴 보자. 사는 것이 다 그런 것 아니겠는가. 하늘재 입구에서 아쉽게도 미륵리 절터까지는 2㎞ 남짓으로 천천히 걸어도 40분이 걸리지 않는다. 미륵리 절터에는 원래 미륵대원이라는 석굴사원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사원은 없고 석불입상(보물 제96호)과 5층석탑(보물 제95호),3층석탑, 석등, 당간지주, 돌거북 등만 남아 있다. 또 미륵사터 부근 만수계곡 들머리엔 자연경관을 그대로 이용한 ‘자연관찰로’가 있다. 탐방로에는 150여 종의 야생화와 습지식물, 수서곤충, 소나무, 참나무 군락 등을 만날 수 있다. 군데군데 의자가 있어 쉬기에 그만이다. 가족과 함께 하늘재를 걸었다면 가장은 따로 할 일이 있다. 가족들이 미륵사터를 돌아보고 있을 때 쉬지 말고 포암산 입구에 세워 놓은 자동차를 가져와야 한다. 문경 온천의 물은 전국에서 제일 좋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문경종합온천(054-571-2002)은 꼭 들러 보자. 지하 900m 화강암과 석회암층에서 끌어 올린 칼슘·중탄산온천수를 쓰는데 온천수가 예사롭지 않다. 마치 진흙을 옅게 풀어 놓은 것처럼 온천수가 연갈색을 띠고 있다. 철분을 다량 포함하고 있는 온천수가 공기와 만나면서 산화되어 색깔이 변한 것이다. 또한 끈끈하고 하얀 미네랄이 떠다녀 ‘더러운’물로 오해를 사기도 한다.6000원 #3 문경 나들이의 재미를 더하는 찻사발축제 문경의 ‘도자기’ 역사가 90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예로부터 질 좋은 흙과 풍부한 땔감, 사통팔달의 요지였던 문경에는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문경에서 발견된 가마터는 82개. 동로면에서 발견된 12세기 청자 가마터를 비롯해 19세기의 것까지 다양한 시대의 가마터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문경에 얼마나 도자기가 발전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증거이다. 또한 8대를 이어오고 있는 도자기의 장인, 발물레와 전통 망댕이 가마를 고집하는 도공들이 즐비한 곳으로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문경도자기를 더욱 알아준다고 한다. 이런 도자기의 고향 문경에서 오는 29일부터 5월7일까지 한국전통찻사발축제를 도자기전시관 일대에서 연다. 아이들이 도자기를 직접 빚는 체험은 기본이고 한지·자수·염색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각종 다례시연과 인형극, 노래 등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또 2005년 8월 문경읍 용연리에서 발굴된 백자공방유적 3기를 문경도자기전시관 망댕이가마 앞에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한편 전통 도자기 분야의 유일한 중요무형문화재인 백산 김정옥 선생과 전통도예명장인 도천 천한봉 선생 등 문경 전통 작가들 24명의 도자기를 전시하며 특별할인 판매행사 등 재미난 이벤트가 가득하다. 문경시청 문화관광과 (054)550-6394 ●여기도 빼놓지 마세요 아이들이 중학생 이상이라면 문경관광사격장(054-550-6446)도 좋다.‘앗’하는 기합 소리와 함께 날아가는 빨간 접시를 향해 ‘빵’하고 총을 쏘아 보는 클레이 사격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부서지는 원반에 스트레스도 함께 날아간다. 만 14세 이상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사격이 가능하며 조교가 옆에서 도와 준다.25발에 1만 7000원으로 저렴하며 권총, 공기총도 쏠 수 있다. 문경 석탄의 역사를 고스란히 알려주는 석탄박물관(054-550-6424)은 실제 은성탄광이 있던 곳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폐광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230m의 갱도 체험로에는 붕괴순간, 갱내에서 도시락을 막는 장면 등 다양한 생활모습들이 실감 넘치는 음향과 조명들로 당시의 긴박감이나 생활상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여행정보 문경의 맛있는 음식점으로 진남교반 유원지에 위치한 진남정(054-552-7708)을 추천한다. 문경의 명산에서 채취한 능이버섯, 송이버섯, 싸리버섯, 밤버섯, 석이, 이꽃바라기, 수수버섯, 가지버섯 등 10여 가지를 넣고 사골로 우려낸 육수에 살짝 끓여서 내놓기 때문에 입 안 가득 향긋한 버섯향기가 스며든다.4∼5인용은 5만원,2∼3인용은 3만원으로 가격도 적당하다. 또 게르마늄 성분이 든 거정석을 갈아 사료에 섞어 먹인 약돌돼지 구이와 직접 쑤는 도토리묵·도토리손칼국수로 이름난 문경새재 입구의 ‘초곡관’(054-571-2320)도 유명하다. 찾아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 탄 뒤 문경새재나들목으로 나가면 된다.
  • 과천 국립과학관 착공

    수도권 일대의 새로운 과학문화 명소가 될 과천 국립과학관이 25일 기공식을 가졌다. 경기도는 이날 국비와 도비 등 4275억원을 들여 과천시 과천동 서울대공원 인근 과학관 부지 7만 4000평에 1만 5000평 규모의 과학관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오는 2008년 9월 완공된다. 과학관 건물 주변에는 과학광장과 테마별 옥외전시장, 천체관이 각각 들어서며, 과학캠프장과 생태체험학습장, 곤충관 등도 설치된다. 과학관 중 첨단기술관에는 우주비행사 훈련장비를 체험할 수 있는 항공우주코너와 우주여행을 가상체험할 수 있는 전용 극장이 들어서고, 생명과학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신종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생명과학코너도 조성된다. 전통과학관에는 혼천의 등 고대 천체 관측기기와 해시계, 자격루 등이 선보이고, 거북선을 비롯한 우리나라 전통선박의 구조와 특징도 전시된다.어린이탐구 체험관에는 친환경소재 등 유해물질 차단과 항균, 살균 등을 고려한 실험실, 연극무대 등이 마련되며 자연사관은 살아 있는 동식물 표본, 지구의 대기 및 기상변화 등 실시간 지구관측 자료를 수신하는 동영상시스템 등이 설치된다.옥외전시장은 야외전시장과 생태체험장으로 구성되며, 테마공원도 조성된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쪽지 통신]

    ●교육방송(EBS)은 오는 30일까지 5월에 있을 ‘전국 초·중·고 교사 바둑대회’에 참가할 신청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행사 분야별로 초·중·고 교사부문의 갑조(1~3급)에서 128명을, 을조(4급 이하)에서 128명을, 그리고 초·중·고등 여교사 부문(급수 제한 없음)에서 128명을 선착순으로 신청 받는다. 참가 자격은 전국 초중고 재직 중인 남녀교사다.EBS 홈페이지(www.ebs.co.kr)와 대한바둑협회 경기운영팀(www.baduk.or.kr)에 방문해 접수하면 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아빠와 함께하는 전시체험 행사’를 서울시청 예약시스템(http:///yeyak.seoul.go.kr)을 통해서 접수한다. 무료다. 가족단위 신청도 된다. 행사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상설전시관에서 한다. 오는 5월2일부터 23일까지는 특별전시관에서 출토복전 행사를 갖는다. 전시설명 자원봉사자가 관람시간 내내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걸리는 관람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전시설명을 위해 1회 15인이내로 관람객이 제한된다. 문의는 (02)724-0113. ●국립중앙과학관은 세계곤충체험 학습전을 6월4일까지 갖는다. 대륙별 생체 체험존, 해외나 국내에서 직접 채집해 온 살아있는 곤충을 만지고 살필 수 있는 체험공간존, 살아 있는 곤충들의 다양한 묘기를 즐길 수 있는 특별이벤트존, 곤충소리를 직접 듣고 살아있는 나비의 부화과정을 보고, 나비를 손에 올려놓고 살필 수 있는 오감체험공간 등이 있다. 관람료는 일반 9000원, 학생 8000원, 유아 7000원. 문의는 (042)380-7077∼8.
  •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다시 찾은 청계천의 봄

    청계천에 성(性)이 있다면 아마도 ‘여성’일 것이다. 청계천에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과 넉넉함이 살아 있다. 또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여성미도 느낄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처음 맞는 봄. 청계천에 화사한 봄 옷을 입혀 놓고 보니 영락없는 ‘봄 처녀’의 자태를 닮았다. 수줍은 듯 하얀 꽃향기를 뿜어내는 조팝나무와 연분홍 진달래, 노란 개나리, 조만간 꽃망울을 터뜨릴 노랑꽃창포 등에서도 ‘여심’(女心)이 느껴진다. 그녀는 품속에서 수많은 꽃과 나무와 풀과 곤충과 새들이 어우러져 넉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한다. 어려웠던 지난 시절 서민들과 희로애락도 함께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넉넉함을 잊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 곳에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고, 생명이 있고, 문화가 있고, 삶이 있다. 주변의 ‘맛과 멋과 쉼’에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30년만에 찾아 온 청계천의 봄. 가족들에게는 봄나들이 명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연인들에게는 데이트 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길이 5.84㎞. 나이 7개월 20일.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 그녀의 봄 속으로 들어가 봤다. 글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걸어서 한바퀴 30년 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 풍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컷던 것일까.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고가를 넘어다니던 학창시절 읽었던 박태준의 ‘천변풍경’의 잔영들이 갑자기 되살아난 것일까. 청계천을 찾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청계천변에 모여 살았던 서민들의 모습들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판자촌이 늘어섰던 개천변의 모습과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던 빨래터, 개천변에 모여살던 민 주사와 한약국집 가족, 이쁜이, 점룡이, 여급 하나코’. 이런 상상에 빠져 지난 14일 봄의 새싹이 움트고 있는 청계천을 찾았다. 봄을 만끽하기에는 이른 느낌이었지만 그 곳에는 봄이 있었다. 조팝나무에 하얀 눈송이가 달려 있고, 진달래는 제철을 만났다. 개나리 꽃은 잎사귀에 둘러싸여 내년 봄을 기약한다. 창포와 버들가지에도 봄이 가득하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과 오리가 자맥질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롭다.30년 만에 되찾은 청계천의 봄 풍경이다. #10:00-청계광장 출발 청계천 시작지점인 ‘청계광장’(청계1경)을 내려와 모전교를 출발했다. 천변은 번잡하던 도로 위와는 전혀 딴 세상이 펼쳐졌다. 개천은 지상에서 불과 2∼3m 아래지만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음 대신 물 흐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상쾌하게 파고드는 공기도 지상의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모전교는 청계천 22개 다리 중 첫 다리로 근처에 과일을 팔던 모전(毛廛·과일가게)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먼저 만난 곳은 다리 아래 ‘팔석담’. 팔도의 화합과 정기를 담은 이 곳에서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고 한다. 수거된 동전은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한다고 하니 소원도 빌고, 좋은 일도 할 겸 과감하게 500원짜리 동전을 꺼내 물속에 던졌다.‘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동전을 줍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한다. 던질 수는 있지만 줍지는 말아야 한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계천의 석교인 ‘광통교’(청계 2경) 아래를 지나자 완연한 봄 세상이다. 버들가지에서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천변에 줄지어 늘어선 창포가 푸르름을 자랑한다. 인공미가 물씬 풍기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청계천의 돌과 나무, 꽃 모두는 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로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청계천의 새역사를 써 갈 꽃과 나무는 따사로운 봄볕에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광통교는 청계천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원래는 광교 사거리에 있었지만 1958년 복개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 #10시20분-광교∼관수교 물의 흐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다. 봄을 즐기며 느긋하게 산책을 즐기는 탓도 있지만 유속이 어른의 빠른걸음 정도다. 그러나 강바닥에 군데군데 떨어져 있는 오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광교 다리를 지나 ‘정조반차도’(청계 3경)에 이르렀다. 정조가 모친의 회갑을 기념해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이 있던 화성(현재 수원)에 행차하는 모습으로 김홍도 등 당대 최고의 화원들이 합작해 그린 작품이다. 규모는 폭 2.4m, 길이 192m에 이르는 거대한 도자벽화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자벽화라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반차도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 장통교를 지나자 ‘삼각동 워터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삼일교를 지나 수표교터에 도착했다. 수표교는 청계천을 복개할 때 장춘단 공원으로 옮겨졌고 이 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 청계천의 수심을 측정하는 곳이라는 뜻에서 수표(水標)라는 이름이 붙었다. #10:40-관수교∼나래교 관수교에 이르자 개천 바닥에 녹색 그물들이 눈에 들어온다.‘뭘까?’라는 궁금증을 품기도 전에 자원봉사자들이 먼저와 다가와 “물고기들의 쉼터”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꽃이며 나무들의 이름을 물어봤다. “하얀 꽃을 예쁘게 피운 것이 장미과 조팝나무고, 붉은 것은 진달래, 개천변의 파란 풀들은 창포”라며 자세하게 설명해 줬다. 관수교를 지나자 시원한 ‘고사분수’의 물줄기가 개천에서 하늘로 솟구친다. 새벽다리에 이르자 물흐름이 느려진다. 곳곳에 물고기 산란장이 많다. 개천 위의 돌다리를 건너 다니며 개천 속을 들여보기로 했다. 바닥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 있고, 한무리의 송사리떼가 노닌다. 개천 바닥의 흙색과 닮아 한참을 들여다봐야 송사리떼를 찾을 수 있다. 엄마와 봄 나들이를 나온 아이는 “엄마, 송사리가 어디 있어, 안 보여.”라며 칭얼댄다. 엄마의 손끝을 한참 들여다본 뒤에야 “야, 물고기가 많다.”며 즐거워했다. #11:00-나래교∼오간수교 출발한 지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청계광장에서 나래교까지는 2.5㎞ 남짓. 산책이 즐거운 탓인지 전혀 지루하지 않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천변 담장을 타고 담쟁이덩굴이 올라간다. 시골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다. 개나리도 반갑게 반긴다. 오리 한 마리가 물위를 거닐며 먹이를 찾느라 여념없다. 먹이를 발견한 오리는 자맥질을 한다.“아이고 몇 마리 없는 물고기 다 잡아먹네…”라며 지나가던 한 할머니의 한숨 섞인 탄성도 들린다. 청계천 산책에 동행한 동료가 복원 전과 복원 직후의 청계천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고 거든다. 버들다리를 지나자 ‘패턴천변’(청계 4경)에 이르자 인간과 자연의 상생을 주제로 제작됐다는 ‘문화의 벽’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는 패턴 분수, 그리고 그 주위로 조성된 수변 무대가 발길을 사로잡았다. 엄마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 소리가 정겹게 들려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11:20-오간수교∼비우당교 오간수교 아래에는 오간수문터의 옛모습이 걸려 있다. 도성안의 물줄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점에 있었던 다섯개의 수문이다. 다리 아래에 청계천에서 빨래하는 아낙네와 그 앞에서 멱을 감는 아이들의 흑백 사진은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산교를 지나자 흑백사진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빨래터’(청계 5경)에 도착했다. 시멘트로 만든 대여섯개의 빨래판은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하다. 빨래터는 소설 천변풍경이 시작되는 곳. ‘…간간이 부는 천변 바람이 제법 쌀쌀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곳 빨래터에는 대낮에 볕도 잘 들어, 물 속에 잠근 빨래꾼들의 손도 과히들 시립지는 않은 모양이다’ 인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판자촌 사이로 빨간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빨래 방망이를 겨드랑이에 끼고 아이들을 데리고 청계천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들이 오버랩된다. 인근 다리 아래에 당시 천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몇 점의 사진이 걸려 있다. #11:50분-비우당교∼두물다리 점점 다리가 아파 온다. 쉬지 않고 걸은 탓이다. 밤이면 물줄기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아름답다는 ‘리듬 벽천’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맞은편에는 소망의 벽(청계 6경)이 눈에 들어온다.2만여개의 예쁜 타일에 시민들의 소망이 적혀 있다. 선생님을 따라 봄 나들이를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정겹다. 길게 줄지어 가는 산책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다행스럽다. 벽에서 시원스레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하늘물터’(청계 7경)의 터널분수. 마치 커다란 물줄기 사이를 지나는 듯하다. 바람에 물이 날려 옷을 젖을 수 있어 안경을 썼거나 카메라를 지닌 사람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피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어우러져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개천 가운데 우뚝 솟은 3개의 거대한 기둥이 눈길을 끈다.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의 교각으로 후대에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일부러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12:20-두물다리 도착 ‘구경 한번 잘했다∼.’무학교와 두물다리를 지나 청계천이 끝나는 청계문화관에 이르렀다.2시간 남짓을 걸어서야 5.8㎞의 산책로 끝에 이르렀다. 너무 빨리 걸은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볼거리와 화려함은 덜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욱 정겹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한다면 이곳에서 다시 청계광장까지 거슬러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고산자교를 지나면 청계천에서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적인 ‘버들습지’(청계 8경)을 만난다. 어류, 양서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주변에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힘에 부치는 사람은 두물다리 위로 올라와 ‘청계천문화관’에 들러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뒤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두물다리 위에 있는 성북상수도사업소(청계주차장) 앞에 가면 노란색 1번 버스를 타면 청계광장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노선은 이곳에서 청계8가∼평화시장∼세운상가∼청계 3가∼종로3가∼무교동까지다. 버스는 30∼35분 간격이며, 요금은 현금 550원, 카드 500원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숨은 맛집 완연한 봄이다. 청계천에도 이곳 저곳을 거니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친구끼리…. 청계천엔 수경시설과 금붕어, 청둥오리, 꽃, 전태일 동상까지 많은 볼 거리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청계천 주변을 둘러보면 먹을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그렇지만 성큼 발길이 옮겨지지 않는다. 눈여겨 보면 청계천 주변의 뒷 골목엔 숨은 맛집들이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고집스럽게 단일 메뉴만을 수십년 동안 만든 요리사도 많다. 빠르게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청계천의 맛집을 소개한다. ●북한토속음식 청계천 광장 인근에 북한 토속음식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리북손만두’(776-7350)사장 박혜숙(65)씨는 평양 태생으로 한국전쟁 때 남하해 그동안 줄곧 북한 음식을 했다. 청계천 인근 지금의 장소에서 시작한 지는 17년. 이 가게의 주요 메뉴는 리북손만두와 김치마리밥, 빈대떡, 제육보쌈 등이다. 특히 리북손만두가 맛있다. 김치마리밥은 김치국물에 찬 밥을 말아먹는 북한에선 한겨울 음식. 하지만 손님들은 주로 여름에 이 음식을 찾는다. 빈대떡은 평양식 빈대떡이다. 제육보쌈은 일반적인 보쌈과 달리 삽겹살로 한다. 보통 목살로 하는 경우가 많다. 돼지고기는 북한 사람들이 즐겨먹는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가격은 만둣국과 접시만두는 7000원, 김치마리밥은 6000원, 빈대떡은 1만 2000원. ●70년 이상 추어탕만 파는집 1972년 남북조절위 제3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온 북한의 박성철 대표는 “지금도 무교동 그 자리에 용금옥이 있는거요?”라고 물어 용금옥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용금옥(777-1689)은 전통을 사랑한다. 용금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찾는 사람들도 전통을 사랑한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사장은 함부로 객장을 넓히려 들지 않고 젊은 시절에 친구들과 추어탕 한 그릇에 소주를 기울이던 손님들은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옛모습 그대로인 이곳을 ‘마음의 고향’인양 찾는다. 위치도 무교동 골목길을 헤매야만 찾을 수 있는 그 자리 그대로이다. 용금옥은 1932년 홍기녀(작고)씨가 열었다. 현재 3대째인 신동민(45)씨가 9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전라북도 부안에서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미꾸라지들은 살아있는 것으로 소금에 씻어 얼른 뚝배기 육수 속으로 집어넣기 때문에 연하고 신선하다. 미꾸라지를 넣기 전에 느타리와 목이, 표고버섯, 두부, 양파, 유부 등 갖은 양념이 먼저 육수에 들어간다. 고춧가루를 듬뿍 쳐 내놓는다. 가격은 8000원. ●피아노로 프러포즈를 미리 피아노를 배우지 못 한 걸 후회하는 남성들이 더러 있다. 피아노 프러포즈만큼 낭만적인 게 있을까. 하지만 피아노 프로포즈를 할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민이라면 청계천 장통교에서 종로쪽에 자리잡고 있는 티포투(735-5437)를 추천한다. 홍차와 우롱차, 커피 등을 파는 차 전문점 티포투의 2∼3층엔 피아노가 있다. 간혹 실력을 뽐내는 손님이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매주 두 차례 오후 9시 하프 공연도 잡혀 있다. 일정은 매주 월요일 저녁 때 나온다. 티포투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 찻잎이 담긴 작은 샘플병에서 향을 먼저 맡아보고 원하는 차를 고를 수 있다. 4층은 공연장으로 쓰인다. 극단들이 종종 대관해 공연을 한다. 티포투는 인테리어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워 여성들이 선호한다. 차 가격은 6000∼8000원 ●주문진산 골뱅이 수표교에서 나와 중부경찰서 앞에 오면 골뱅이 집이 10여개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집은 풍남원조골뱅이(2265-2336).1971년 이원희(81)씨가 시작,1981년 방종숙(50)씨가 시집을 온 뒤 요리를 맡고 남편 송병희(54)씨가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쓴다. 골뱅이는 주문진산으로 육질이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비결이다. 송씨는 “일반적으로 골뱅이는 북한산을 써 딱딱한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주문진산을 써 많은 손님들이 온다.”고 말했다. 이 집은 모든 게 푸짐하다. 대접에 골뱅이 무침이 산처럼 쌓여 나온다. 반찬으로 나오는 계란말이도 풍성하다. 또한 주인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인심도 좋다. 골뱅이는 산지에서 잡아 냉동 전 바로 가공된다. 따라서 산 채로 운반되는 것보다 위생적이고 영양 상태도 오래 간다. 젓가락에 돌돌 말아 먹는 맛도 별미. 가격 1만 9000원. ●굴보쌈집 골목 청계천의 관수교에서 나와 서울극장 뒷골목에 가면 굴보쌈집이 6∼7개 있다. 이곳에서 10년 이상 굴보쌈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가게들이있다. 또한 대부분 맛이 좋기로 언론에도 소개된 만큼 믿을만하다. 손님이 많이 찾는 가게 가운데 한 곳이 전주집. 돼지고기와 김치를 말아 김치보쌈을 만들고 여기에 굴을 올리면 굴보쌈이 된다. 맛은 달콤해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함께 나오는 국도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굴보쌈 큰 게 2만 5000원. 중간 크기는 2만원. 정식은 1만원이다. ●대한민국 원조 함흥냉면 동네마다 함흥냉면 가게가 있다. 함흥냉면을 안 먹어본 사람은 드물다. 함흥냉면 가게는 많지만 원조는 오로지 하나. 바로 ‘함흥곰보냉면’(2267-6922). 한국전쟁 때 함흥에서 온 곰보부부가 여기서 냉면집을 시작했다. 당시엔 가게는 없었고 길 구석에 탁자를 놓고 장사를 했다고 한다. 부부는 둘 다 얼굴에 천연두 흉터가 많았고 사람들은 “곰보네 냉면 먹으러 가자.”면서 찾았다고 한다. 그 뒤 이들 부부는 수십년 동안 8명의 주방장에게 요리법을 전수했다고 한다. 현재 모든 함흥냉면 집은 모두 이들 주방장한테 전수받은 것. 부부는 장사가 잘 돼 1968년 가게를 열었고 1987년 배정지(63)씨가 인수,3층 건물에 260석을 갖춘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함흥냉면 특유의 새콤달콤한 양념장 맛이 난다. 육수는 누린내가 완전히 제거됐다. 회냉면은 가장 인기다. 물·회·비빔냉면 모두 6000원. ●4계절 문전성시인 닭집 동대문 종합시장 뒷골목엔 1년 동안 손님이 끊이지 않는 가게가 있다. 바로 진할매원조닭집(2275-9666). 진옥화 할머니는 25년 동안 여기서 오로지 한 메뉴 닭한마리만을 고집했다. 닭이 통째로 대야에 담겨 나온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손님들은 집게와 가위로 닭을 자른다. 대야 안엔 대파와 큰 감자도 있다. 아무리 가위질이 서툴러도 종업원들은 절대 돕지 않는다. 종업원들과 눈 한 번 마주치기 힘들다. 닭은 자란지 35일쯤 된 것으로 냉동하지 않은 걸 쓴다. 영계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다. 김치도 고랭지 배추만을 쓰며 3일 이상 된 것은 없다. 닭을 모두 건져먹으면 국수를 넣고 국수 대신 흰떡을 넣어 먹어도 된다. 닭한마리 가격은 1만 2000원. ●원할머니 보쌈집 본가 김보배(84)씨가 1965년 청계천 8가에 허름한 판잣집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사위인 박천희(49)씨가 1991년 맡아 운영한 뒤 현재 프랜차이즈점으로 커졌는데 원래 본가는 바로 이곳이다. 많은 프랜차이즈점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종구 홍보과장은 “본가 맛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개성식 보쌈으로 보쌈김치의 매콤한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높였다. 해산물을 많이 넣는다. 현재 유명한 보쌈 프랜차이즈점이 이곳에서 배웠다는 설이 있다. 한 손님은 “36년 동안 왔다.”면서 “맛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손긍익씨도 “서울에서 맛을 본 뒤 잊을 수 없어 대구에서 다시 와 먹는다.”고 말했다. ●황학동 곱창골목 연탄불로 곱창을 구우면 기름이 쭉 빠지고 잘 익는다고 한다. 철판에 곱창을 굽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탄불로 곱창을 굽는 음식점이 모인 골목이 있다. 청계천 황학교에서 황학동 사거리로 가면 곱창 골목이 모여 있다. 대부분 음식점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 동안 곱창을 팔았다. 1991년까진 이곳은 곱창을 파는 포장마차가 많았다. 당시엔 심야단속이 있었는데 몰래 장사를 했다고 한다. 당시 정부가 포장마차 규제 정책을 펴면서 하나 둘씩 구멍가게로 전환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업소 주인들은 손님들이 요즘도 곱창을 밖에서 먹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날이 더워지면 손님들이 밖에서 먹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은 가게마다 좀 다르지만 연탄불 곱창은 9000원. 야채곱창은 8000원이다. 원조왕곱창은 유일하게 4년 전부터 메뉴에 껍데기를 추가했다고 한다. 껍데기는 다이어트와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글 사진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어떻게 변했나 ‘청계천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청계천 하류 끝지점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청계천문화관’에 가면 이런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준다. 청계천 물길을 상징하는 긴 유리 튜브 형태의 건물에는 한국전쟁 전후 혼돈과 가난을 담아냈던 청계천의 삶에서부터 도심을 관통했던 청계고가의 모습 등 복원공사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청계천문화관은 오전 9시부터 밤 10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상설전시장은 무료로 개방된다. 건물 외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전시장에 올라가자 상설 전시관이 나타난다. 관람은 4층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람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 자연스럽게 1층으로 내려올 수 있다. ●“엄마, 정말로 저렇게 끔찍한 집에서 살았어?” 가장 먼저 만난 곳은 6·25 한국전쟁 전후인 1950년대 청계천의 모습. 청계천 복개관에 들어서자 개천변으로 늘어선 판잣집의 모형과 영상물이 반겼다. 마치 성냥곽을 붙여 놓은 듯 다닥다닥 붙은 판잣집과 난간에 내걸린 빨래, 천변을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 서민들의 어려웠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모형물 뒤로 대형 스크린에서는 청계천의 실제 모습이 담긴 영상물이 연신 돌아간다. 관람하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살았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짙게 배어 있다. 김인숙(42·동작구 사당동)씨는 함께 온 딸아이가 “엄마, 어떻게 저런 집에 사람이 살아?”라고 묻자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다 저렇게 어렵게 사셨단다.”라고 얼버무린다. ●주변 찍은 대형 항공사진 바닥 ‘장식´ 코너를 돌자 어두컴컴한 터널이 눈에 들어왔다.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하다.‘이게 뭘까.’라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청계천 복원 전 복개도로 아래 지하를 체험하는 곳이란다.1967년 복개 공사로 인해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청계천 아래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5∼6m 정도의 길이에 불과하지만 마치 어두컴컴한 복개도로 아래 지하로 들어온 듯했다. 이어 10㎞에 이르는 복원공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를 그래픽 패널과 영상, 모형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돌아온 청계천 코너에 들어서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의 모습을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3층에는 청계천 주변을 촬영한 대형 항공사진이 바닥에 깔려 있어 하늘에서 청계천을 내려다 보는 느낌을 준다. 2층에서는 조선시대의 청계천 모습도 가늠할 수 있다. 조선시대 청계천의 본류와 지천, 청계천에 얽힌 역대 왕들의 이야기,17·18·19세기 청계천 고지도 등 다양한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또 청계천 복개 논의가 시작됐던 일제시대의 관련자료도 볼 수 있다. 태조과 태종, 영조, 정조로 분장한 배우들이 영상을 통해 청계천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한다. ‘청계천 투어’코너에서는 청계광장∼신답철교까지 복원된 청계천의 모든 구간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잠시 쉬며 합성사진 찍어 볼까 인공 연못과 인터넷 시설을 갖춘 휴식코너인 ‘에코 청계천’의 ‘포토존’은 인기 코너. 청계천 다리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합성해 찍을 수 있다. 사진은 곧바로 프린트를 해주며 1장당 1000원이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 1970년대 청계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 이야기’ 사진전이 열린다. 사진전에서는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청계천 하류 판자촌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일본인 사회운동가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가 기증한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사진에 등장하는 지역은 현재 성동구 마장동과 사근동, 용답동, 송정동 일대로 청계천 하류의 모습과 판자촌 거주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옛날엔 저 구정물에서 수영도 했다네” 사진전은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지는데,‘청계천의 하류 스케치’에서는 1970년대 청계천 하류에 늘어서 있는 판자촌의 모습을,‘판자촌의 하루’에서는 군복 염색과 벽에 폐휴지를 붙이는 모습 등 판자촌 거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마지막 테마인 ‘어린 회상과 증언’에서는 당시 노무라의 어린 자녀들이 판자촌에서 느낀 감회를 적은 글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스크랩북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무료. 사진전을 꼼꼼하게 관람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50∼70대가 대부분이다. 옛날 청계천 인근에 살았다는 한 70대 관람객은 한 사진을 가리킨 뒤 “옛날에는 저기에서 수영도 하고 그랬어. 우리 집은 저기 저쪽이야.”라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문의는 569-069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쇼핑·풍물시장 제일평화시장(2252-3633)은 ‘오전에 밀라노 컬렉션에서 소개된 옷이 저녁에 제일평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본뜬 옷들이 시시각각 선보인다.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직장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평화시장(2265-3531)은 중년 여성복, 스포츠 용품, 아동복, 운동복, 양말, 모자 등이 두루 있는 가장 큰 도매 시장 중 하나다. 신평화시장(2253-0714) 1층에는 속옷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2000∼3000원대부터 유명브랜드까지 다양하다. 동평화시장(2238-1833)은 국내 유명 브랜드 위주의 덤핑 매장이 많다. 동대문의 다른 의류 상가에서도 이곳에서 물건을 떼어 갈 정도로 소매 시장이 잘 형성돼 있다. 남평화시장(2237-0622) 지하 1층·1층은 가방을,2·3층은 청바지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청평화시장(2252-8036)은 가격이 싼 재고 상품들이 많다. 동대문종합시장(2262-0114)은 연면적 2만평으로 1970년 개장 당시 동양 최대 규모의 단일 시장으로 기록됐다. 원단류, 의류 부자재, 침구·커튼,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을 취급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자재 시장.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등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동대문신발상가에는 1000개가 넘는 신발 도매상이 모여있다.A동은 운동화,B·C동은 숙녀화를 주로 취급한다. 물론 신사화도 있다.광희시장(2238-4352)은 가죽·모피 전문 상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수기에는 시중가보다 40∼50% 싸고, 비수기에는 여기서 10% 더 싸다. 광장시장(2267-0291)은 한복, 주단, 직물, 폐백용품, 나전칠기, 제수용품을 판다. 덕운상가(2252-5835) 지하1층에는 벨트·가방·지갑 등 피혁 제품 도매 상가가 모여 있다. 아동복이 품질도 괜찮다.우노꼬레(2250-7829)에는 남성복 매장이 많다. 청대문(옛 프레야타운·2048-2000)은 30대 이상 여성복들이 많다. 광장시장(275-3674)은 1905년 7월 5일 대한제국 한성부 개설허가를 받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근대적 시장.2층은 일본·홍콩 등에서 들여온 구제 의류가 많다.‘빈티지 룩’을 연출할 수 있는 구제의류가 잘 갖춰져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1만∼2만원의 저렴한 가격. 한복, 침구, 의류, 나전칠기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지만 최근에는 빈티지 패션을 이끌고있다. 밀리오레(3393-0001)는 두산타워와 함께 동대문 패션몰 전성시대를 이끈 곳. 두산타워에 비해 의류 디자인이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꼭대기층 식당가에서는 동대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식당 아주머니들의 ‘호객행위’만 아니라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두산타워(3398-3333)는 상인의 30%가 공장·하청 공장을 소유한 디자이너 출신일 정도로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가 많다. 대신 값도 다소 비싸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교환·환불도 가능하지만 현금아니면 잘 안깎아줘 동대문에서도 원칙적으로 교환·환불까지 할 수 있다. 상인들이 환불을 거부하면 상가측 상담센터나 상인연합회 등에 문의하면 도와준다. 가능한 한 현금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원칙적으로 신용카드는 받지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면 가격을 깎아주지 않는다. 설사 가격을 흥정한 뒤라도 신용카드를 내밀면 원래 가격을 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평화시장 등은 소매시장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낮에 문을 닫는다. 시장별로 운영시간을 확인해보고 가야 한다. ■ 만원이면 즐기는 ‘보물찾기’ 동대문 풍물시장 ‘추억여행’ “탱크 말고는 다 있어요.” 낡은 구두, 곰방대, 화폐, 중고 바이올린골동품, 헌옷,LP판, 중고 가전, 성인용비디오까지.동대문 풍물시장(2238-4709)은 그야말로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어야 할 건 없는 벼룩시장이다. 가로 2m, 세로 1.2m의 좌판 1000개가 모여 있다.2003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자 청계천·황학동 일대 노점상이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터를 잡았다. 입소문이 나서인지 평일에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물건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이하.‘보물찾기’하는 기분으로 물건을 골라보자. 물건값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다. 물론 시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시장 체험이, 어른들에게는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다. 시장 한쪽에 마련된 먹자골목에서는 튀김·어묵·잔치국수 등으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상인들이 저마다 문 열고 닫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지만, 대개 오전 8∼9에 장사를 시작해 오후 6∼7시면 문을 닫는다. ■ 서점·극장가 반디앤루니스(종로타워점·2198-3000)는 가장 최근 지어진 서점. 교보·영풍문고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실내에 의자가 많아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몇시간이고 볼 수 있다. 특히 바닥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서가 사이에서 카페트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재즈 등 조용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악이 적당한 크기로 흘러나온다. 서점 입구에는 계단이 있어서 쉬어가기 좋으며, 간이무대에서는 간간이 문화공연이 열린다. 교보문고(광화문점·1544-1900)는 명실공히 업계 1위 서점인만큼 책이 가장 많다. 저자와의 팬사인회도 수시로 열린다. 음반판매점(핫트랙)은 웬만한 음반 전문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많은 음반들을 구비해놓고 있다. 문구점 역시 문구백화점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규모가 크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문구·소품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유명한 만큼 붐비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영풍문고(종로점·399-5600)는 청계천을 걷다가 광교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보인다. 지하 매장에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점, 샌드위치점이 있어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서점인 반즈 앤 노블 한편에서 스타벅스가 성장한 것을 떠오르게 한다. 북스리브로(을지점·757-8100)는 영풍문고에서 명동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아담하지만 서점 곳곳에 4인용 테이블을 마련,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100평)의 만화책 전문매장이 있다. 대형 서점으로서는 유일하게 와인가게도 갖췄다.OK캐시백과 연계돼 있어 적립금 할인혜택이 15%나 되는 점도 장점이다. 청계천을 떠올리면 헌책방 거리를 빠뜨릴 수 없다. 청계천6가 평화시장 대로변(버들다리∼오간수교)에 있다. 한참 잘 나가던 1970년대에는 200여곳이나 됐지만 지금은 40여곳 정도 남아 있다.3평 안팎 되는 가게에 책들이 빼곡하게 쌓여 있다. 책 고르기는 힘들지만, 괜찮은 책을 발견할 때면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마냥 신난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정도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관·공연장 옹기종기 마니아들 발길 북적북적 관수교 북쪽 방향으로 ‘원조 개봉관 삼총사’인 서울극장·단성사·피카디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1907년 개장해 국내 최고(最古) 영화관으로 기록된 단성사(764-3745),1958년 개관한 피카디리(3676-7942)는 지난해 리모델링을 했다. 시설은 깔끔하지만 예전 극장의 낭만은 사라졌다. 영화 ‘접속’에서 주인공이 서로를 기다리던 피카디리 극장 앞 커피숍도 사라졌다. 삼일교 북쪽(인사동) 방향으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극장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시네코아(2285-2090)가 있다. 여기서 더 걸어가면 예술영화 전용관인 서울아트시네마(741-9782)가 연인들을 기다린다. 옛 허리우드 극장 자리의 아트선재센터에 있던 시네마 테크 전용관을 옮겨왔다. 삼일교 남쪽(명동) 방향에는 개봉작과 단편영화를 두루 볼 수 있는 중앙시네마(776-8866)가 있다. 직진하면 우리나라 소극장 공연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319-8020)도 보인다.1975년 개관해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멘트를 펴바른 담벼락 아래로 연극인들의 추억들이 느껴진다. 작가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있다. 광교를 기준으로 명동을 바라보면 애비뉴엘 건물에 롯데시네마(1644-8855)와 아바타 건물에 명동 CGV(1544-1122)가 있다. 마전교를 건너 종로쪽으로는 연강홀(708-5001)이,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과 신당역 사이에는 충무아트홀(2230-6600)이 있다. 모두 뮤지컬·연극·클래식 등이 펼쳐지는 종합 공연장이다. 동대문 시장의 청대문(옛 프레야타운) 건물에는 MMC(2268-01111)가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2002-7770)은 청계광장에서 충정로 방향 쪽의 흥국생명 지하에 있다. 예술영화 전용관. 건물 외관에서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반긴다. 로비에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지하에 푸드코트가 갖춰져 있다. 로비에서 팝콘을 팔지 않아 영화 관람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 ■ 버들치·조팝나무 “날 보러 와요” ‘반갑다. 봄!’ 30년만에 찾아온 청계천의 봄을 가장 반기는 이들은 아마도 청계천의 나무와 꽃들과 물고기, 철새 등일 것이다. 콘크리트 더미에 떠밀려 도시를 등졌던 이들은 화사한 청계천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심은 100여종의 나무와 꽃 이외에 바람을 타고 천변에 날아든 156종의 식물들이 청계천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인다. 맑은 물 아래에는 각종 물고기가, 수면 위에는 긴 겨울을 지낸 새들이 날아와 따스한 봄볕을 즐긴다. ●봄꽃들의 현란한 꽃잔치 요즘 청계천에 가면 조팝나무에 하얀 꽃들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여기에 활짝 핀 빨간 진달래와 영산홍, 노란 개나리가 관람객을 맞는다. 키 1∼2m의 조팝나무는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팝나무라 불린다.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한다. 조만간 청계천 가로변 5.5㎞구간에서는 900여그루의 이팝나무와 물가에 심은 노랑 꽃창포가 만개해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연말 루미나리에 축제 때 화려한 전등이 내걸렸던 이팝나무들은 파란 잎과 하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물가에 심어진 백합목 붓꽃과 식물인 노랑 꽃창포의 꽃망울이 개천을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담쟁이덩굴들은 가로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덩굴손에 흡착근이 있어 담벽이나 암벽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아 회색빛 담장을 푸르게 바꾸어 놓는다. 마장2교에서 용답육교에는 매화거리가 330m 조성돼 있으며, 시점부에서 새벽다리 사이에서는 산수유와 산철쭉, 자산홍, 개나리를 볼 수 있다.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 사이의 사과나무와 감나무도 이달 말부터 꽃망울을 터뜨린다. 하류인 고산자교 일대에는 바람을 타고 온 이름 모를 풀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어졌다. 마디풀과 고들빼기 등 종수는 156종에 이르지만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기란 쉽지 않다. 식물 중에는 다른 식물들에 해를 끼치는 위해식물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돼지풀과 서양등록나무 등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청둥오리등 동물 160여종 관찰 청계천은 정수된 한강물과 지하수가 흐르는 2급수 자연하천으로 1급수 어종인 버들치와 2급수 어종인 붕어, 참붕어, 메기 등 다양한 어종들이 살고 있다. 모전교에서 다산교까지 3.26㎞구간에 물고기 인공산란장 5개소와 물고기 쉼터인 거석 16개소, 거석수제 16개소, 목재방틀 20개소가 설치돼 있다. 이것들은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올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홍수 때에는 물고기들의 피난처로 쓰이게 된다. 버들치는 몸길이 8∼15㎝로 몸 한가운데 황갈색 세로띠가 있다.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고 위턱 끝에서 앞쪽으로 튀어나온 육질돌기가 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송사리는 몸길이가 5㎝정도로 몸은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하다. 몸빛깔은 담회갈색을 띤다. 이 밖에 하류에 가면 메기와 잉어, 피라미, 미꾸라지, 갈견이, 버들치, 돌고기 등도 볼 수 있다. 찾아드는 철새들도 다양하다. 지난해 청계천에서는 황조롱이와 고방오리, 중대백로, 왜가리 등 34종의 조류를 포함해 족제비등 동물 160여종이 관찰됐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청둥오리. 몸길이는 50∼60㎝로 수컷은 머리와 목이 광택 있는 짙은 녹색이고 암컷은 갈색 얼룩이 있다. 집오리의 원종이기도 하다. 청계천관리센터 윤소원과장은 “청계천에는 다양한 동·식물들 서식처로 많은 생태가 점차 복원되고 있다.”면서 “이달 말부터 복원 뒤 처음 찾아온 봄 식물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역 명물’ 多 있네! ‘지방 명물들이 다모였네’ 청계천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기증받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북 상주시와 충북 충주시 등 12개 자치단체에서는 각 지역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을 청계천에 기증했다. ‘곶감’으로 널리 알려진 상주시는 감나무 90그루를 기증, 신답펌프장∼마장 2교 제방에 심었고,‘사과’의 고장 충주시는 사과나무 120그루를 고산자교∼신답철교 제방에 심었다. ‘천안 삼거리 능수버들’의 명소 충남 천안시는 능수버들 16그루를 다산교 하류 빨래터 양측 둔치에 심었으며, 창녕군은 청계천·중랑천 합류지점 호안습지에 갈대 3만포기를 기증했다. 경북 영주시는 산철쭉 5400그루를 오간수교간 둔치에, 경기 포천시는 구절초 2만포기를 살곶이공원 둔치에,‘대나무의 고장’ 전남 담양군은 대나무 260그루를,‘매화의 본고장’경남 하동군은 매화나무 250그루를 신답철교∼용답육교에 각각 심었다. 경북 성주군은 노랑꽃창포 39종 8430그루포기를 지난 15일 기증, 신답철교 하류 생태교육장 부근에 심었으며, 충남 부여군은 이달 말 차집관거∼세월교에 연꽃 300평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밖에 황학교 하류 소망의 벽 주변에 있는 돌하르방은 제주도에서 기증한 것이며, 두물다리 아래에 있는 경관석은 남해군에서 기증한 것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주차장·화장실 못찾아 불편하셨죠? 청계천을 찾을 땐 미리 주변 편의시설을 확인해두면 편리하다. 특히 화장실과 주차시설은 출발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놓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라 청계천과 인접한 무료 주차시설은 거의 없다. 멀리 떨어진 공영 주차장이나 주변 건물의 부설 주차장, 사설 주차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도심이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관광공사 옆 노상주차장은 무료인데 자리가 9개 뿐이라 서둘러야 한다. 서울신문사 등 부설주차장은 24시간 운영하며 최초 30분은 2000원, 초과 10분당 1000원을 받는다. 오히려 성동구 마장동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설관리공단, 성북수도사업소, 동대문우체국 등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청계천 주차장도 10분당 350원에 불과하다.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찾아라 청계천을 거닐다 보면 화장실 찾기가 녹록지 않다. 청계천변에서 올라와 표지판을 살펴보면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지정한 화장실이 눈에 띈다. 공단과 협약을 맺은 곳이라 화장실 이용을 거부하면 신고할 수 있다. 건물에 들어가기 껄끄러우면 무인 자동화화장실을 이용하자. 삼일빌딩, 한국전력변전소, 구 홍보관, 황학교, 고산자교, 성북천 등 7곳에 설치돼 있다. 이용료는 10분당 100원. 남녀공용이란 점이 불편하다. ●청계천 순환버스를 타자 청계광장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해도 동대문운동장을 지날 때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청계천 순환 2층버스를 이용하면 관광이 한결 편안하다. 다음달 4일부터 하루 5차례씩 왕복 14.6㎞를 오간다. 원하는 곳에 내려 구경하고, 다음 버스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2층에 앉으면 청계천 물길도 보인다. 관광 안내원이 청계천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차내에서 관광영상을 보여줄 계획이다. 요금은 3000∼5000원선이 될 전망이다.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를 비치하고 있다. 청계광장 안내소와 청계천 2가 안내센터, 오간수교 등 3곳이다. 청계천 편의시설은 청계천 종합안내도(cheonggy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영·유아 ‘삼킴 안전사고’ 93% 가정서 발생

    [세이프 코리아] 영·유아 ‘삼킴 안전사고’ 93% 가정서 발생

    안형진(36·여·서울 강남구 삼성동)씨는 지난 1월 세살배기 딸아이 소아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밖에 없었다. 소아가 캐릭터 인형 속 수은전지를 어른들 몰래 콧속에 집어넣은 것. 맞벌이인터라 소아의 코에서 화농이 흘러나오고서야 뒤늦게 알게 된 안씨 부부는 병원을 찾았지만 소아의 콧속 연골까지 녹아내려 수술을 받았고, 앞으로 1년 정도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녀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안씨는 “손상을 입은 콧속 연골은 성장하지 않기 때문에 소아가 청소년이 되면 성형수술을 다시 해줘야 한다.”면서 “수은전지가 입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숨지었다. 이처럼 이물질이 아이들의 입이나 코, 귀 등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가는 ‘삼킴 안전사고’가 매년 급증하고 있어 이에 따른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6세 이하 사고율이 전체 86% 차지 17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접수된 14세 이하 어린이의 삼킴 안전사고는 이물질 367건, 의약·화학물질 135건 등 모두 502건이었다. 소보원에 신고된 어린이 삼킴 안전사고는 2002년 165건에 불과했으나,2003년 179건,2004년 249건 등으로 최근 4년간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소보원은 또 최근 2년간 발생한 삼킴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6세 이하 영유아의 사고율이 전체의 85.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는 발달특성상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고,3세 이하의 경우 어금니가 발달하지 못해 음식물 등을 잘게 부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별로는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에 비해 위험률이 1.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삼킴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품목으로는 장난감이 38.4%를 차지했다. 이어 의약·화학제품 27.4%, 생활용품 17.1%, 동전 13.6%, 학용품 9.3% 등의 순이었다. 게다가 삼킴 안전사고의 92.7%는 가정에서 발생, 생활용품에 대한 관리 소홀이나 정리정돈 미흡이 사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것으로 지적됐다. 소보원 소비자안전센터 이진숙 차장은 “어린이 삼킴 안전사고는 혼자 걷고 행동하기 시작하는 2세 전후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은 보호자가 곁에 있었음에도 사고가 발생, 보호자의 유무보다는 순간적인 방심이나 주의소홀이 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사고 발생땐 신속한 응급조치를 삼킴 안전사고가 유발하는 가장 큰 직접적인 위협은 이물질이 아이의 기도(숨구멍)를 막아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 3세 이하 영아 사망사고의 70∼80%는 질식사이며, 이중 상당부분은 삼킴 안전사고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범진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기관지 내경이 작아 성인보다 저산소증이 빠르게 발생한다.”면서 “기도가 막힌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3∼4분 정도 지나면 뇌에 손상을 입고, 세포 자체가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삼킴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재빠른 응급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입속 이물질의 위치를 살피지 않고 손가락으로 쓸어내려는 행동, 연약한 콧속이나 귓속에 손상을 주면서 이물질을 꺼내려는 행동 등은 삼가야 한다. 자칫 기도폐쇄를 유발하거나 불필요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체내에 들어간 이물질을 나중에 발견할 경우 소화기 계통 손상이나 호흡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 예컨대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어지는 좁은 부위가 이물질로 막히면 아이의 발육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핀과 같은 날카로운 물건이 기관지로 들어가면 염증이나 기관지 확장증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울러 완구 등 어린이용품에 대한 관리 강화도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어린이 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 어린이용품 제조업체가 위해정보를 신속하게 보고하고 리콜 등 사후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어린이용품에 대한 소비자 리콜 건수만 매년 수백건에 달하고 있다. 이 차장은 “우리나라는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도 어린이 안전에 무관심한 측면이 커 최근 3년간 리콜 건수도 2건에 불과할 정도”라면서 “삼킴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린이용품에 대한 결함정보 보고제도를 도입하고, 시판품 조사나 리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삼킴 사고’ 예방·응급조치 요령 ‘삼킴 안전사고’는 어린이에게만 주의를 당부한다고 해서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이를 돌보는 부모나 어른들의 경각심이 사고 예방과 대책의 첫걸음일 수 있다. # 삼킴 안전사고 예방하려면 장난감 등 제품에 표시된 경고문을 확인하고, 쉽게 파손될 수 있는 제품이나 작은 조각들로 이뤄진 제품은 구입을 삼가야 한다. 분해되는 장난감도 주의가 필요하다. 눌렸다가 입으로 들어간 뒤 펴지는 물건은 가급적 아이에게 주지 않아야 한다. 작은 구슬이 들어 있는 딸랑이나 장신구 등을 영유아 목에 걸어줘서는 안되며, 아이들의 놀이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보아야 한다. 단추나 구술과 같은 작은 물건은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한다. 장난감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상이 있는 제품은 즉각 폐기한다. # 입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아이가 울거나 말을 할 수 있는 등 호흡곤란이 심하지 않으면 얼굴을 땅을 향해 엎드리게 하고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 아이의 몸을 함부로 움직이면 이물질이 더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안색이 변할 정도로 호흡곤란이 심하면 먼저 다른 사람의 도움을 청해 119를 부르게 한다. 이어 아이의 입을 벌리고, 이물질이 잘 보이면 손으로 빼내 본다. 그러나 이물질이 깊숙이 들어갔을 경우 아이의 머리와 상체를 하체보다 낮게 하고, 등을 손바닥으로 세게 친다. 이물질이 아이의 기도를 막은 사고 후에는 사소한 것이라도 의사의 정밀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귀·코에 이물질 들어갔을 때 귀에 들어간 이물질이 작고 부드러운 것이면 핀셋 등으로 집어내 본다. 핀이나 철사 등 뾰족한 물건은 귓속을 찔러 곪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제해야 한다. 귀에 곤충이 들어갔을 때는 손전등을 비춰 나오게 하거나, 오일이나 물을 조금 넣어 곤충을 죽인 다음 귀를 씻어내면 된다. 코로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 반대편 콧구멍을 막고 입과입 인공호흡법처럼 강하게 불어주면 이물질이 빠질 수 있다. 코에 들어간 이물질이 기도를 막고 있거나 빼낼 수 없는 경우 자칫 폐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병원 응급실이나 이비인후과로 데려가야 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생태계 보물창고’ 남산

    ‘서울의 허파’인 남산의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남산공원관리사업소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남산도시자연공원 자연 생태계 현황 조사 및 관리 방안’ 용역을 실시한 결과 남산에 181종의 생물(곤충류 제외)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6일 밝혔다.●반갑다, 남산 꽃뱀! 이번 조사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동물로 맹금류인 새홀리기와 말똥가리가 처음 관찰됐다. 그동안 허물만 발견된 유혈목이(꽃뱀)도 남산에 서식하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동물들은 남산 생태계가 회복되면서 먹이를 구하려고 찾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성체를 확인하기 힘들었던 도룡뇽과 산개구리, 가재, 다람쥐, 청설모 등 양서파충류, 갑각류도 관찰됐다.1990년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 초반 설치류(쥐) 밖에 없었던 생물종이 다양해지고 있는 셈이다. 야생조류는 모두 35종 1458마리가 관찰돼 1986년 24종,95년 29종이었던 다른 논문의 조사 결과에 비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신갈나무↑ 아카시나무↓ 또 척박한 토양에서 자라는 아카시나무는 1995년 26.6%에서 2005년 13.9%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신갈나무림은 1995년 16.2%에서 2005년 19.8%로 숲의 천이 단계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종은 자생종 108종 등 모두 138종이 관찰됐다. 특히 생태계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자생초 군락은 10종 117곳으로 2000년(3종 29곳)에 비해 크게 늘었다. 김을진 남산공원관리사업소장은 “이는 승용차통행 금지, 생태연못 조성, 생물서식공간(비오톱) 조성 등의 결과”라면서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남산이 청계천과 함께 도심생태계 회복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총성 사라진 곳에 새가 지저귀고…

    |도쿄 이춘규특파원|도쿄 신주쿠에서 전철로 4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도쿄도 다치가와시에는 도쿄도내 6000여개 공원 중 가장 넓은 54만평의 ‘쇼와기념공원’이 있다. 지난 13일 찾아간 도쿄서부 외곽의 이 공원에서는 제3회 튤립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개화(開花)시기를 조절한 형형색색의 튤립 40만포기가 시민들을 유혹했다. 봄에는 튤립축제, 가을에는 코스모스축제, 겨울에는 조명축제 등으로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게 나카이 겐지 쇼와기념공원 기획계장의 설명이다. 지난해는 280만명의 시민들이 유료인 이 공원을 찾았다. 30여년 전만 해도 이 공원은 미군 전투기의 소음이 끊이지 않아 민원이 이어졌던 미군기지였다. 오하시 겐이치 공원 소장은 “지금은 누가 이곳이 미군부대였다고 생각하겠는가.”라고 공원의 변모를 설명했다. 이 공원은 1945년 9월부터 1969년 12월 미군비행장 기능이 정지될 때까지 일본내 미군기지 중 가장 규모가 큰 미군기지 중 하나였다. 일본은 1977년 11월30일 141만평의 이 기지를 돌려받았다. 일본정부는 기지반환 1년 전에 각료회의를 열고 기지 땅 54만평에 국영공원을 조성키로 결정했다. 이름은 당시 쇼와 일왕의 취임 50주년(1975년)의 상징성을 따 결정했다. 반환기지를 ▲공원 ▲광역방재기지 ▲업무지역 ▲유보지 등으로 활용키로 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관련부처가 장기 계획을 마련, 개발했다. 공원은 일본식과 서양식이 어우러진 현대적 공원조성을 목표로 했다. 공원정문 입구에는 분수대를 세웠고, 인공 수로도 만들었다. 연못이 있는 일본식 정원도 꾸몄고, 분재원도 갖췄다. 시민들이 갖가지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니시다치가와역 인근 출입구 옆에는 인공호수를 조성, 야생조류들을 관찰하며 보트놀이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여름에는 수영장도 연다. 축구, 테니스장과 미니골프장, 모험놀이광장 등 스포츠시설도 갖춰져 있다. 연장 9㎞에 이르는 숲속의 자전거도로는 전원 속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외곽도로는 각급 학교의 장거리달리기 코스다.1983년 1차 개원했다. 개원 20여년이 흐른 지금 공원부지의 90%가 공원으로 변모했다.2009년 공원조성사업이 끝난다. 계획입안 뒤 1980년부터 철저하게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했다. 숙소, 시설 철거 뒤 황량했던 부지에는 벚나무와 은행나무 등 각종 나무들을 빼곡히 심어 도심 속의 삼림으로 변모시켰다. 이에 따라 청둥오리 등 야생조류가 120여종, 곤충이 700여종으로 늘어났다.taein@seoul.co.kr
  • [주말탐방]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선 지금

    [주말탐방]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선 지금

    당신이 갈겨 쓴 메모 한 줄만 가지고 언제 쓴 것인지 맞힐 수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무심코 레이저 컬러프린터로 출력한 종이 한 장으로 당신의 프린터 종류와 출력한 시간까지 알아낼 수 있다면, 섬뜩하지 않은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 2층 화학분석과에서는 ‘시간을 되돌리는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시험관 안에 흩어져 있는 깨알 같은 점들은 바로 글씨가 씌어진 종이에서 떼어낸 시료. 연구실에서는 직경 0.5㎜의 시료 20여개를 가지고 글씨가 씌어진 시기를 알아내는 실험이 한창이었다. 원리는 의외로 간단했다. 펜의 잉크를 만들 때 넣는 용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휘발돼 씌어진 지 오래된 글씨일수록 적게 검출된다는 것. 하지만 시료를 초, 분 단위로 분석하는 정밀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고분자연구실의 홍성욱 실장 한 사람뿐이다.2003년부터 이 기법을 개발하기 시작해 2004년 첫 감정을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200건에 대해 작성 시기를 판별해냈다. ●복사기에도 ‘지문´… 범인 딱 걸렸어 필적조사·위조지폐 감별·문서감정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국과수 문서영상과에서는 ‘복사기 지문(指紋)’을 통해 진급 관련 ‘괴문서’를 유포한 예비역 장교를 적발해 냈다. 지난해 10월 충남 계룡대 군인아파트 근처에 현역 대령이 장군으로 승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괴문서가 뿌려진 사건이 발생했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공조해 수사를 벌였다. 검경수사단은 용의자를 압축할 수 있었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었다.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괴문서가 용의자의 복사기에서 복사됐다는 사실을 검증할 수 있는지 국과수에 의뢰해 왔다. 복사기를 통째로 들고 왔다. 문서영상과 나기현(32) 박사는 “복사기의 핵심 부품인 드럼을 교체하지 않는 이상 특정 복사기에서 복사된 종이는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모양의 점(흠점)을 갖게 된다.”면서 “괴문서에 나타난 몇 개의 점이 해당 복사기에서 사용된 것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나 박사의 결정적 분석으로 괴문서는 진급 예정자에 대해 평소 서운한 감정이 있었던 예비역 대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물 성분으로 ‘식품 산지´ 콕 짚고 약독물 분석과 식품연구담당실에서는 성분 분석을 통해 가짜 양주와 가짜 참기름 등을 가려내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분석한다. 감정 건수는 보통 한 달에 20∼30건 수준이지만 수사기관의 기획 수사로 가짜 상품들이 무더기로 적발될 때는 한꺼번에 300건씩 감정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단골 의뢰 상품은 참기름. 옥수수 기름 등과 섞어 놓으면 향이나 맛에서는 별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판가름이 쉽지 않다. 하지만 참기름에는 참깨과 식물에만 들어있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분석을 통해 진위를 가려낼 수 있다. 현재 식품연구담당실의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중국산 식품을 가려내는 일이다. 현재로서는 정상식품의 경우 원산지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에 식품연구담당실은 지역마다 토양과 물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물을 구성하고 있는 수소의 동위원소 함량비를 통해 식품의 산지를 알아내는 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뺑소니범 피해자 봤나 못봤나도 알수있어 뺑소니 사고를 담당하는 교통공학과 분석연구실에서는 ‘마디모(MADYMO)’라는 프로그램을 교통사고에 적용해, 교통사고 상황을 3차원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마디모’는 원래 자동차 범퍼에 가해지는 충격 등을 측정하기 위해 외국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분석연구실 박성기(41) 박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교통사고 상황 재현에 적용하도록 개선했다. 이 프로그램에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부상 정도와 사고 차량의 정보를 입력하면, 교통사고 상황이 3차원으로 파악된다. 교통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최초 사고 발생지점 등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분석연구실 손성건 실장은 “이 프로그램을 좀더 개발하면 운전자가 사고 당시 보행자를 인지했는지도 알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기용 유지혜기자 kiyong@seoul.co.kr ■ 아동11명 ‘얼굴없는 성폭행범’ 최면요법 검거 지난 2003년 평택과 아산에서 초등·중학생 11명이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피해 아동들이 기억하는 것은 무서운 아저씨가 파란 트럭으로 끌고 갔다는 사실 뿐, 동일범이 분명한데도 사건은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수사진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과수 범죄심리과를 찾아 최면을 실시했다. “지금 당신의 손에는 상상의 리모컨이 있습니다. 범인은 당신을 보지 못하고 당신이 범인을 통제합니다.1,2,3까지 세다 범인의 얼굴과 주변의 물건이 가장 잘 보이는 순간에 멈춤버튼을 누르세요. 이제 그 장면을 기억의 카메라에 저장합니다.” 놀랍게도 피해 아동 중 2명이 최면요법을 통해 “끝자리에 둥근 모양의 숫자가 두 개 반복된다.”며 트럭의 차량번호를 거의 정확하게 기억해냈다. 차량 안에 바퀴 하나가 빠진 빨간 자동차 모양의 방향제가 있었고, 범인의 신체 특정 부위에 점이 있었다는 사실도 떠올렸다. 수사진은 당장 비슷한 번호의 트럭으로 대상을 좁혔고 며칠 지나지 않아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국과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머리카락 한 올도, 감쪽같이 조작한 사진도 국과수에 오면 ‘딱’ 걸리기 마련이다. 국과수의 사건 해결담과 그동안의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지난해 12월 강원도 고성 휴전선 인근에 위치한 육군 모 부대에서 발생한 K-2소총 2정과 실탄 700발, 수류탄 6발 도난 사고도 국과수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잡아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범인은 사건 발생 4∼6개월 전인 6월과 8월 각각 이 부대에서 복무하다 전역한 장모(23·예비역 병장)씨와 정모(26·예비역 중사)씨였다. 누구보다도 부대를 잘 아는 사람들이 저지른 ‘완전범죄’였지만, 무기고 주변 철조망에 남아있던 머리카락 한 올이 해결의 열쇠가 됐다. 국과수 분석 결과 밝혀진 범인의 혈액형은 A형. 이때부터 수사는 급진전돼 혈액형이 A형인 전역자들을 면밀히 검토하던 중 장씨와 정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육군 장성진급 비리사건도 국과수가 해결한 사건으로 유명하다. 진급 심사 비리를 폭로하는 문건이 뿌려진 데서 출발한 수사는 결국 2004년 10월5일부터 8일까지 진급 심사가 있었던 회의실의 CC(폐쇄회로)TV 검증으로 이어졌다. 군검찰은 육군본부에서 증거자료를 인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으나, 육군본부는 진급심사 장면을 녹화하지 않았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난처한 상황에 몰린 군검찰은 결국 CCTV 전체를 국과수로 보내 조작 여부 분석을 의뢰했다. 국과수 문서영상과에서는 “여러 차례 실험 결과 ‘육군장성진급 심사’가 있었던 당시 CCTV에는 녹화가 됐고 하드디스크(녹화저장자료)도 바뀌었다.”는 소견을 발표했다. 문서영상과 이중(37) 박사는 법정 증언에서 “해당 CCTV 시스템은 기계가 작동해 녹화를 할 때 항상 시스템 로그 파일이 생기는 동시에 디버그 로그 파일도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육군의 CCTV에는 시스템 로그파일은 존재하나 디버그 로그 파일은 없었다.”면서 조작 사실을 확인했다. 약독물 분석과 식품연구담당실에서는 가장 먼저 2000년대 초반에 가짜로 의심된다고 의뢰가 들어온 동충하초를 분석하다 난데없이 본드 성분이 나와 당황했던 일화를 떠올렸다. 알고 보니 곰팡이를 누에에 접종해 동충하초를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 그냥 누에에 곰팡이를 본드로 붙인 것. 비슷한 시기에 당뇨에 좋다고 인기를 끌었던 누에 가루에 뽕잎 가루를 섞어 양을 늘리고 속여 팔았던 일당도 연구팀 분석으로 꼬리가 잡혔다. 연구팀은 숯가루를 넣은 칡냉면, 공업용 알코올과 캐러멜 색소를 섞어 만든 가짜 양주 등도 밝혀냈다. 유지혜 김기용기자 wisepen@seoul.co.kr ■ 한국 과학수사 CSI도 깜짝? “현장을 철저히 보존하라. 과학수사의 성패를 좌우한다.” 경찰의 과학수사 요원들은 한결같이 이 부분을 강조한다.119구조대 대원이나 경황이 없는 가족들이 현장을 흐트려 놓으면 현장에서 대부분 단서를 취득하는 과학수사가 허사가 되기 때문이다. 한 과학수사 요원은 “현장이 흐트러져 있으면 ‘김이 샌다.’”고 했다. 경찰이 구조대원을 교육시킬 때 ‘지혈한다고 커튼을 찢지 말라.’‘현장에 놓여있는 물을 먹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과학수사의 핵심은 지문과 유전자(DNA) 분석. 요즘은 지문채취 기법이 발달해 썩은 피부도 뜨거운 물에 3초 동안 담갔다가 한꺼풀 벗기면 뜰 수 있다고 한다. 단백질이 굳어져 지문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동남아의 쓰나미사건 때 시체 신원확인에 유용하게 쓰였다. 분말이 많이 쓰이지만 액체시약을 이용해 종이에서 지문을 뜨는 법도 개발됐다. 고운 섬유에서도 마찬가지다. 산화철을 이용해 스티로폼에서 지문을 뜨는 기법도 개발돼 있다. 지문채취법의 압권은 피살자 피부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방법. 미국에서 개발돼 국내에서도 시험하고 있다. DNA 감식은 정액은 물론 침, 머리카락, 혈액에서 모두 가능하다. 뼈나 땀에서도 DNA가 나오고 있다. 대전 ‘원조발바리’도 그의 아들이 버린 담배꽁초에 묻은 침의 DNA를 분석한 뒤 피해 여성에게서 검출한 것과 대조해 검거했다. 몸속의 정액은 72시간 동안 남는다. 올해 초 발생한 천안 연쇄살인사건의 한 피해자에게서 정액이 검출됐으나 범인의 것인지, 사망 전 관계한 다른 남자의 것인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경찰관들이 주로 사용하는 과학수사 장비는 음모를 빗을 때 쓰는 빗, 면봉, 가위 등이 들어있는 현장종합감정세트와 잘 안 보이는 신발자국이나 차바퀴 흔적을 뜨는 족·윤적감정시스템, 얼굴 샘플이 수없이 들어가 몽타주 그릴 때 참조하는 몽타주 그래픽 등이 있다. 과학수사 요원들은 시장에 틈나면 가서 새로 나온 신발 바닥을 찍어오고 있다. 과학수사기법은 지문채취에서 유전자분석으로 옮겨가고 있고 구더기와 알 등 곤충을 활용하는 법도 늘고 있다. 경찰은 CCTV에 찍힌 얼굴과 주민등록 사진의 일치 여부를 판독하는 ‘얼굴인식시스템’ 개발이 끝나면 과학수사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CSI’ 등 드라마에서 과학수사 요원이 범인검거에 나서거나 지문이 겹치는 등의 내용은 과장된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장비도 뒤지지 않지만 범인검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과학수사요원 선발·양성은전문적인 과학수사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말고도 경찰과 경찰도 자체 과학수사 조직을 운용하고 있다. 경찰은 과학수사 요원을 경찰관 중에서 선발하고 있다. 보통 지원을 받지만 ‘일방적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에서는 혼자 맡는 경우가 많아 힘들기 때문에 과학수사 요원이 되길 꺼린다. 그래서 신참 경찰을 뽑아 보내는 경우가 흔하다.”고 귀띔했다. 선발된 과학수사 요원은 3단계(초중고급) 교육을 받는다. 초급과정은 국과수에서 감식과정을 견학하고 2∼3일간 지방청을 돌면서 교육을 받는다. 중급은 2주 정도씩 서울에 있는 수사보안연구소에서 지문채취 등 종합적인 과학수사 기법을 배우게 된다. 고급은 자신이 선택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운다. 분야는 지문채취, 화재감식, 거짓말탐지기 등 10여개로 교육기간이 짧게는 2∼3주에서 3개월까지 있다. 거짓말탐지기 다루는 기법처럼 자격증이 필요한 분야도 있다. 이후 한국가스공사 등 전문분야 관련 기관에 1주일 정도씩 위탁교육을 시킨 뒤 실무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특채하는 분야도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심리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이들을 대상으로 범죄분석 프로파일링 요원을, 간호사 등을 상대로 현장에서 시체를 검시하는 요원을 선발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석·박사 학위자를 뽑는다. 연구직 공무원이다. 현재 240명이 이 연구소의 법의학 및 법과학 분야에서 감식 업무를 맡고 있다. 법의학은 부검, 유전자분석, 문서감정,CCTV분석 등이 있고 법과학은 마약과 전기(화재)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전문의를 비롯, 유전자 및 화학·전기공학도가 이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으나 의사들은 낮은 보수와 과중한 업무 등을 이유로 기피하는 실정이다. 미국 등 외국에서는 일부 대학에 과학수사 관련 전공이 있고 경찰은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요원을 뽑고 있다. 이동주 충남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전문가를 중심으로 요원을 채용하는 시책이 필요하며 인력을 확충하고 장비도 더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마니아] 금천·구로구청 색소폰 동호회 ‘인사모’

    [마니아] 금천·구로구청 색소폰 동호회 ‘인사모’

    지난달 31일 밤 10시 40분 서울 금천구 독산동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서자 감미로운 색소폰 선율이 흐른다. 여성 4인조가 화음에 맞춰 공연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힘차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에 빠져 들었다. 공연이 끝나자 소프라노 김수진, 알토 이연경, 테너 차영희, 바리톤 김경화씨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다. ●공무원들로 구성 금천구청과 구로구청 공무원 9명으로 구성된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사모) 회원들도 여성 4인조를 응원하러 이날 카페를 찾았다. 이들은 2003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색소폰을 함께 배우며 인연을 맺었다. 색소폰 마니아가 많지 않은 터라 공연이 열리면 함께 즐긴다. 인사모는 2003년 5월에 결성됐다. 구로구청 대세영씨가 색소폰을 배우고 싶은 구청 직원을 모았고, 금천구청 박종찬(47) 이동수(44) 이석근(43)씨 등이 초창기 멤버로 참여했다. ●3년 동안 ‘주경야독´ 그리고 고교 때 밴드부로 활동하던 유병호(51)씨를 ‘선생님’으로 초청했다.‘김무균 색소폰 앙상블’에서 활동하던 유씨는 “함께 배우자.”며 기꺼이 참여했다. 먼저 색소폰을 구입했다. 가격은 50만∼300만원으로 다양하다. 그리고 백화점 문화센터에 등록하고 강사를 초빙해 연주법을 배웠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었다. 처음에는 소리내기도 버거웠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색소폰에 빠져들었다. 뱃속 깊은 곳에서 뿜어나온 호흡이 악기를 통과하면 아름다운 선율로 바뀌는 게 신비로웠다. 게다가 기분에 따라 음이 달라졌다. 이들은 “피아노는 건반만 제대로 치면 음이 나지만, 색소폰은 그렇지 않다.”면서 “누르는 방법이 같더라도 호흡에 따라 전혀 다른 음이 들려 우울할 때와 신날 때 색소폰 소리가 완전히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연습을 통해 음색의 차이를 줄여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회원들은 연습 장소가 없어 애를 먹기도 했다. 소리가 커서 아파트에선 연습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일이 끝나면 무작정 차를 몰고 한적한 곳을 찾아갔다. 안양천을 바라보며 차 안에서 연습하다 집으로 돌아온 적도 있다. ●연습장소 없어 차 안에서 하기도 금청구청 한만석(41)씨는 밤 11시에 나가 홀로 연습하다 새벽 1시에 돌아오기도 했단다. 색소폰 소리가 그리워 잠을 잘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2003년말 빗물펌프장 창고를 연습장으로 얻었다. 인사모는 뛸듯이 기뻤다. 틈 날때마다 개별적으로 찾아가 색소폰과 씨름을 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정기모임을 갖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 주고 있다. 색소폰의 매력은 무엇이냐고 묻자 구로구청 김구현(48)씨는 “소리가 너무 좋지 않습니까.”하고 반문한다. 김씨는 이어 “색소폰을 불면서 그 소리에 심취하면 스트레스를 아예 잊어버리는 무아지경(無我之境)에 빠져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병호씨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몇 십년만에 색소폰을 다시 불었다. 그는 “사업에 실패하고 속상한 마음에 술로 세월을 보냈는데 색소폰을 꺼내 불었더니 술보다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양천 코리아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색소폰은 재즈 클래식 대중가요 팝송 등 다양한 음악과 어울리는 것도 매력이다. 누구와도 벽을 허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단다. 박종찬씨는 “고등학생인 딸이 피아노를 치고, 제가 색소폰을 연주하면 집안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다.”면서 “아내는 색소폰 연습하느라 술을 훨씬 덜 마신다고, 아이들은 무뚝뚝하던 아빠가 ‘로맨티스트’로 변해 좋아한다.”고 만족해 했다. ●닦은 기량 뽐내는 발표회 추진 만석씨는 얼마전 작은 공연을 가졌다. 아버지 생신 때 색소폰으로 ‘황성옛터’‘초우’ 등 축하곡을 연주했다. 그는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놀랐다.”면서 “앙코르를 몇 번이나 받았는지 모른다.”고 자랑했다. 친척 어른들이 용돈을 쥐어주며 앞으로 가족 행사마다 공연을 해달라고 한단다. 인사모는 조만간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지난 3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일이 많지만 틈틈이 연습하는 이유다. ●은퇴하면 소외이웃 위문공연 다닐터 이들은 은퇴 후에 본격적인 연주활동을 펼칠 생각이다.“노인정이나 양로원, 독거노인을 찾아다니며 연주회를 갖는 게 꿈입니다. 소록도도, 섬마을도 좋습니다. 지금 어르신들은 색소폰에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가 늙으면 70∼80년대를 그리며 색소폰 연주를 즐기지 않을까요.” 이석근씨가 관객들의 환호 속에서 최성수의 ‘기쁜 우리 사랑은’을 연주한 뒤 나지막이 속삭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독산1동 색소폰교실 주1회 월 수강료 만원 금천구 독산1동 주민자치센터는 지난해 6월부터 색소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6∼8시 동사무소 7층 문화관람실에서 진행한다. 수강료는 월 1만원으로 저렴하다. 50대 안팎인 수강자 모두 처음부터 강좌를 들어 중급수준이다. 그래서 초보자가 수강하기에는 실력차가 심하다. 주민자치센터는 초급회원이 10명 이상 모이면 새로운 교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악기는 본인이 구입해야 한다. 강좌를 맡은 홍원엽 선생님은 “수강자 모두 수업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과제도 충실히 해온다.”면서 “열정은 어느 대학생 못지않다.”고 말했다. 문의 02)839-1381 ■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당신의 눈동자 속에는 그리움이 남아 있습니다. 그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7080에서 접할 수 있는 이 음악밖에 없답니다.”-2005.7.22.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보건소 옆에 자리한 라이브 카페 ‘콘서트 7080’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아마추어 예술가의 아지트답게 매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시낭송과 동아리의 밴드 공연이 이어진다. 손님 가운데 누구라도 악기를 연주하고 싶으면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드럼, 베이스기타,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가 갖춰져 있다. 연주자가 없으면 듣고 싶은 음악을 쪽지에 적어 신청해 보자.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이 1000여 장의 LP판에서 은은하게 흘러 나온다. 실용음악을 전공한 양성진(41) 사장은 “좋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고 싶어 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연습실을 꾸미듯 지난해 문을 열면서 인테리어를 직접했다. 비틀스, 레드 제플린, 조용필, 이선희, 나훈아 등을 벽에 그려 넣었다. 곤충 모양의 동판 조명도 그의 솜씨다. 덕분에 70∼80년대의 향수가 물씬 풍긴다. 오후 2시에 문을 연다. 송이덮밥 등 음식을 팔다 저녁이 되면 맥주를 내놓는다.1인당 1만원이면 무제한 마실 수 있다. 연락처 02)866-7010 ■ 색소폰 자세히 알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색소폰(saxophone)은 소프라노·알토·테너 색소폰 등 3종류가 있다. 소프라노 색소폰은 케니지(50ㆍKenny G)가 주로 연주하는 기다란 악기로 클라리넷과 비슷하게 생겼다. 알토 색소폰은 악기 위쪽이 구부러진 모양으로 중음과 고음을 낸다. 테너 색소폰은 알토와 비슷하지만, 조금 크며 구부러진 모양도 약간 다르다. 중음과 저음을 내며 밤무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외에 소프라니노·바리톤·베이스 색소폰이 등이 있는데 이들은 전문가들이 사용한다. 처음 배울 때는 알토 색소폰이 적당하다. 누르는 방법과 부는 방법이 같아 나중에 소프라노나 테너도 쉽게 연주할 수 있다. 소프라노는 소리 내기가 쉽지만, 전체적으로 음정이 불안정하고, 고음을 처리하기가 어려워 상당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테너는 크기 때문에 많은 호흡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음 중음 고음을 비교적 쉽게 낼 수 있는 알토 색소폰이 초보자에겐 알맞다. 소리를 내려면 마우스피스와 리드가 필요하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의 크기가 다르듯 마우스피스와 리드도 악기에 따라 다르게 선택해야 한다. 특히 악기는 형편에 맞게 구입하더라도, 마우스 피스는 좋은 걸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색소폰을 배우는 기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나지만, 간단한 동요는 2∼3주면 연주할 수 있다. 가벼운 곡은 한 달 정도면 멜로디를 낼 수 있다. 대중가요를 연주하려면 6개월 정도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 제공 색소폰나라(www.saxophonenara.net)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