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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 인터뷰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 인터뷰

    “교사 스스로 자신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는 강의와 인터뷰 내내 이 점을 강조했다. 교육을 위해 교사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기계공학과 조벽(50) 교수. 최근 동국대 석좌교수로 부임한 그가 지난 15일 서울 방배동 교육인적자원연수원에서 열린 ‘교감 혁신리더십 과정’에서 전국 교감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강의와 인터뷰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교육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아질 기미가 없는 것인가. -우선 평준화냐, 수월성(엘리트) 교육이냐는 논란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는 비행기의 두 날개처럼 균형을 맞춰야 발전한다. 문제는 지금 이 문제가 대립적이고, 이념적이고, 극단적으로 가기 때문이다. 교육 붕괴도 더 심각해질 것이다. 한국의 이혼율이 세계 최고다. 이런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곧 학교에 들어오면 붕괴도 심해질 것이다. 학생들의 기초실력도 계속 떨어질 것이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현실이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인재를 키울지를 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에 따라 교육자의 스트레스도 매우 높아질 것이다. ▶평소 교사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교육자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미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자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은 수업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교사를 받아들인다. 이런 면에서 교육자는 매우 소중한 존재다. 이런 사실을 알 때 학생 중심의 교육이 된다. 교사가 소중한 이유가 또 하나 있다. 학생들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인생 대본이 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유아기와 사춘기, 사회진출 시기, 성인 등 다섯번의 시기에 인생의 중추적인 역할자를 만난다고 한다. 교사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180도 바꿔줄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씩이나 부여받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학생이 부정적인 인생대본으로 절망하고 있을 때 말 한 마디로 인생을 180도 바꿔놓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가 교사다. ▶학생들에게 뭘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를 3불(不)과 3재(才)로 설명했는데. -3불은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하지 말라는 것이고,3재는 하자는 것이다. 우선 지능지수가 높다고 부러워하지 말자. 지능지수는 100년이 넘은 구닥다리 개념이다. 너는 영재니까 특수교육을 받으라는 것은 옛날 얘기다. 우수한 교육은 많은 학생들의 영재성을 발견하고 발전하도록 돕는 것이다. 두번째 ‘도전 골든벨’ 수상자를 부러워하지 마라. 골든벨을 울린 최우수 학생이라고 해도 능력은 최하위 컴퓨터보다 ‘훨씬’ 떨어진다. 암기력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암기력 순위로 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명 대학 졸업하고 의대 편입하는 것을 부러워하지 마라. 최근 뉴스를 보니 한국 청소년들의 꿈이 공무원과 의사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교육은 물론 꿈마저 주입시키는 한국의 현실이 매우 슬프다. ▶그럼 학생들에게 뭘 가르쳐야 하나. -3재로 얘기하겠다. 우선 전문성이다. 이는 일에 대한 실력이다. 공부는 고3까지만 죽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 이젠 공부를 억지로 하지 않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인재가 된다. 두번째는 창의성이다. 이는 일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남이 시키는 일만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남이 시킨 일을 더 효율적으로 시도하는 사람이나 아예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사람이 인재다. 세번째는 인성이다. 이는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실력이다. 즉 남의 입장을 고려할 줄 아는 사람이 인재다. 때문에 학생들에게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기보다 훌륭한 일을 하라고 가르쳐야 한다. 이 세 가지는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요즘 교사들 가운데 누가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좀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스스로 반쪽짜리 선생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인성이 개발되는 과정을 보면 두뇌의 앞 부분, 전두엽이 있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다워진다. 이 부분은 여자는 27세, 남자는 30세에 완성된다. 그런데 전두엽이 발달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가 초·중·고에 다니는 시기다. 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인성 발달을 돕는 것이다. 학생들이 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감정 덩어리인 것은 당연하다. 이를 돕는 것이 교사가 할 일이다. 어린 아이가 걷다가 넘어지면 부모는 백번 천번이라도 일으켜 세워주지 않나. 교사도 마찬가지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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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5개월 앞둔 高3 ‘혼란’

    13일 일부 주요 사립대들이 2008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내신을 1∼4등급까지 모두 만점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선 학교가 혼란에 빠졌다. 내신 위주로 학생을 뽑게 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계획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학이 국민에게 스스로 약속했던 것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강력 대응할 뜻을 밝혔다. 이화여대 황규호 입학처장은 지난 12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과목을 중심으로 4등급 내외에서 만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목별 상위 40% 안에 든 학생들끼리는 내신 성적의 의미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처장도 “학력이 그 정도(4등급)면 수능으로만 따져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성재호 입학처장은 “수험생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내신을 반영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며, 학생부 1∼3등급 정도까지 만점을 주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파문이 일자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었다. 김광조 차관보는 “대학정보공시제를 통해 사전에 학생부 반영 방법과 실질반영비율을 밝히도록 하고 이를 재정지원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경우 올해 공고할 인문학 진흥사업 예산 300억원과 올해 수도권 특성화사업 예산 180억원 등 480억원을 삭감할 수 있다는 경고였다. 특히 사업 프로그램별로 내신 실질반영비율에 따라 예산을 차등 책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대학들의 내신 실질반영률 계산 방식도 보다 구체화해 공개토록 할 방침이다. ●대학들 “비공식 논의” 한발 빼기 교육부의 강경 대응 방침이 알려지자 대학들은 태도를 바꿨다. 이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정시모집 내신 등급에 대해 공식 논의된 바 없다.”며 말을 바꿨다. 연대는 “여러 전형 가운데 하나를 처장이 말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 발 물러섰다. 성대도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올해 정시모집 내신 반영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과 교육부의 생각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모집 정원의 과반수 이상을 뽑는 수시에서 내신 위주의 전형을 하는 만큼 수능 위주의 정시에서는 내신을 어떻게 반영하든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수시든 정시든 내신을 조금이라도 반영한다면 실질적으로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규태 대학학무과장은 “서울대의 경우 내신 1∼2등급을 묶어서 처리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신 적용 방법이 나오지 않아 당장 뭐라고 할 수 없는 반면, 이번 경우는 내신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 누가 봐도 분명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바꾸면 어쩌라고” 서울 경복고 전욱표(46) 교사는 “학생들에게 ‘4등급 안에만 들면 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할 것이다. 학교 교육을 붕괴시키는 정책이나 다름없다.”며 비판했다. 학부모 최광년(52)씨는 “입시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바꾸면 또 어떻게 맞추라는 것이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중대부고 3학년 최성호군은 “내신에 집중했던 친구는 (이번)소식을 듣고 울었다.”며 착잡해했다. 서울의 한 유명 대입학원 관계자는 “주요 사립대가 평소 입시설명회를 열면서 ‘내신에 너무 부담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왔는데 이번 방안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3도 문제지만 당장 내신에 신경을 써야 하는 고 1·2학년도 상당히 당황스러울 것”이라며 걱정했다. 김재천 서재희 이경주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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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전국모의수능 수능등급제 첫 적용

    수능 등급제가 첫 적용되는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한 모의 평가가 7일 전국 2104개 고교와 219개 학원에서 고3학생과 재수생 등을 대상으로 3일제히 치러진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모의 평가가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언어영역 문항 수가 10개 줄어드는 것을 제외하면 출제 방향, 난이도 등이 지난해와 같도록 맞출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이번 평가를 통해 수능 등급제의 변별력 향상 방안 등 개선점을 찾아 수능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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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연수원 24시] (중) 변화의 바람 부는 연수원

    [사법연수원 24시] (중) 변화의 바람 부는 연수원

    5일 찾은 경기도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말쑥한 정장 차림의 연수원생들을 만나리라는 기대는 빗나갔다. 강의실과 도서관에는 야구모자에 면 티셔츠,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연수원생들이 대부분이라 연수원이라기보다는 대학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복장 자유화에 짧은치마·청바지 유행 “요새 여성 연수원생들의 치마가 자꾸 짧아지는 통에 부장 판·검사까지 지낸 점잖은 교수님들이 꾸짖지도 못하고 얼굴만 벌개지는 경우가 있어요.” 연수원에서 만난 2년차 남성 연수원생의 말이다. 연수원생들의 복장이 완전 자유화된 것은 지난해. 원래는 정장 차림이 원칙이었지만, 지나친 규제라는 비판에 자유화된 것이다. 그는 “연수원 과정이 시작된 3월까지는 눈치를 봐가면서 정장을 입지만,4월로 접어들면서 대부분 청바지, 면바지로 바꿔 입었다.”고 말했다. 프린트 티셔츠에 무릎 위로 올라오는 면 스커트를 입은 여성 연수원생의 모습은 연수원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대한민국 최고의 공부벌레’라는 딱딱한 이미지의 사법연수원생들에게 이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윤성식 교수는 “연수원생들이 너무 대학생 차림을 하고 다녀서 제발 공무원증이라도 패용하고 다니라고 잔소리를 할 정도”라며 웃었다. ●남다른 승부욕…체육대회 때는 부상자도 속출 연수원에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역이 마두역. 그래서 붙여진 사법연수원의 별칭이 ‘마두고등학교’다. 고3이나 마찬가지로 빡빡하게 공부를 해야 하는 데다 담임선생님에 해당되는 지도교수가 정해져 있다.4월이면 체육대회도 갖고,2학기에는 수학여행과 엠티도 떠난다. 이윤식 기획총괄교수는 “공부에 다른 활동까지 하려면 스트레스도 받겠지만 사회 경험이 없는 연수원생들에게는 이런 경험이 예비 사회인으로서 소양을 쌓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체육대회에서는 연수원생들의 남다른 승부욕 때문에 부상자가 나와 휴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외교통상부에 근무중인 이지형(32·여·34기) 변호사는 “축구 시합을 하다 사람에 깔려 갈비뼈가 부러진 동기생도 있었다.”면서 “남성 연수원생들은 같은 반 여성 연수원생들이 발야구에서 지는 걸 참지 못해 응원석에서 훌리건처럼 흥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상과 시비가 잦아 올해부터는 국제공인심판제가 도입됐을 정도다. 축구·농구·발야구 등 구기종목 예선경기는 원래 한 달 동안 토너먼트로 진행됐지만 일부 팀이 “그 시간에 공부나 더하자.”면서 일찌감치 일부러 탈락하는 현상이 빚어지자 올해부터 리그전으로 바뀌었다. 연수원생 1000명 시대이지만, 교수와 연수원생들의 관계는 전보다 훨씬 친밀해졌다고 한다. 이윤식 교수는 “분위기가 자유로워지면서 교수를 스승이라기보다는 법조계 선배나 멘토(조언자)처럼 스스럼없이 대하는 연수원생이 많아졌다.”면서 “많은 연수원생 사이에서 자기 존재감을 느끼기가 어렵고, 장래에 대한 불안도 커지면서 지도교수에게 의지하려는 분위기도 많다.”고 말했다. ●5급 공무원…월급은 150만원 연수원생들은 5급 공무원 신분이다.1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 자치회비·동창회비·세금 등을 떼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것은 100만원 남짓. 연수원생은 기본적으로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으며, 품위손상 행위 등으로 연수원 규정을 어기면 징계대상이다. 수업에 빠지면 결석이 아니라 결근 처리가 되고, 근무태도 평정 점수도 깎인다.50점 만점의 근무태도 평정 점수에서 무단 결근 한 번에 2점, 무단 지각·조퇴는 1점씩 감점된다. 지난 2005년 수료한 연수원 34기 출신의 변호사는 “2003년 노동법학회 동기 회원들이 연수원생 500명으로부터 이라크 파병 반대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제출한 적이 있다.”면서 “공무원의 집단행동 금지 규정 위반 등으로 1명이 3개월 감봉의 징계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지난 2003년에는 휴대전화 통화로 알게 된 여성의 나체사진을 찍은 뒤 협박, 금품 등을 빼앗은 혐의로 한 연수원생이 구속됐다. 연수원 사상 최초의 파면이다. 윤성식 교수는 “연수원생들이 월급을 받으며 공부하는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도 많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연수원생의 ‘사랑이야기’ “저희 정보업체에 괜찮은 신부감이 많은데 관심 없으세요?” “전 결혼했는데요.” “결혼 생활은 행복하세요?저희가 재혼도 전문인데요.” 실제로 한 연수원생이 결혼정보업체로부터 받은 전화 내용이다. 예전처럼 ‘열쇠 3개’를 들먹이면서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뚜쟁이’는 거의 없지만, 사법연수원생은 여전히 제1의 신랑감·신부감이다. 수백만원씩 하는 일류 결혼정보업체 특별 회원 가입비도 연수원생들에게는 몇십만원 수준으로 대폭 할인된다. 연수원생들의 이름과 사진, 연락처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연수원생 수첩이 나오는 날이면 자치회 사무실에 전화가 빗발친다. 맞선 시장에서는 수첩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연수원생 1인당 수첩 1부의 원칙이 세워져 있지만, 수첩은 어떻게든 유출되고야 만다고 한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연수원생들이 맞선에 당당하게 나가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맞선 자리에서 상대방이 연수원 성적까지 꼼꼼하게 따지고 드는 경우가 많아 맞선 자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변호사로 활동 중인 한 35기 수료생은 “보통 1학기가 끝나면 벌써 대형 로펌 등 쟁쟁한 곳으로 갈 사람이 정해진다.”면서 “그 시점에서 진로가 확정되지 않거나 성적이 상위권이 아니면 맞선 시장에서 등급도 내려간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연수원 커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현상이다. 반·조 모임을 하면서 늘상 붙어지내는 데다 사시 합격자 1000명 시대의 치열한 취업전선을 함께 헤쳐나가는 입장에서 서로의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의 경우 헤어지기라도 하면 남은 연수원 생활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커플 선정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치회 이정원 사무국장은 “연수원 커플을 두고 ‘총알은 한 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보통 1학기는 사귀어도 절대 티내지 않는 커플 잠복기이고,2학기가 되면 공식 커플이 서서히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전했다.‘총알은 한 방’이란 표현은 커플이 됐다 헤어지기라도 하면 남은 연수원 기간동안 여간 불편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한 결혼정보회사가 올해 초 미혼 남녀들이 선호하는 배우자 직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경우에는 1위가 판사·고위공무원·해외스포츠선수로 나타났고 검사는 4위, 변호사는 14위였다. 여성의 경우에는 판사 8위, 검사 14위, 변호사 15위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자치회’ 이야기 사법연수원에서는 기수별로 ‘자치회’가 구성된다. 자치회란 후생 복리 문제 등을 다루는 학생회 성격의 자율적인 모임이다. 체육대회, 수련회 등 연수원생 친목 도모를 위한 행사를 주관하고, 학회활동 지원 및 학회 세미나 자료집 발간도 자치회의 역할이다. 연수원생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것도 자치회 몫이다. 자치회 회장·부회장 등의 간부진은 나이순으로 정해진다. 최고령자가 회장을 맡고 다음 고령자가 부회장을 맡는 식이다. 연수원의 전통이다. 조·반장 등 다른 팀 리더도 나이순으로 뽑는다. 그러다 보니 자치회 등의 간부는 나이만큼 늦어진 이색 경력의 ‘늦깎이 예비 변호사’들이 많다. 올해 연수원에 발을 디딘 38기 자치회장은 최고령자인 김재용(47)씨. 그는 전남대 80학번으로 대학 1학년때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겪은 뒤 노동운동에 투신, 인천에서 위장취업을 했다가 구속됐다. 조원룡(46) 부회장은 한국해양대 81학번으로 소위 임관까지 두 달을 남겨놓고 반강제로 학교를 자퇴해야 했다. 서울대 학생회에서 활동하던 형이 프락치 사건에 연루돼 지명수배가 내려진 것. 조 부회장은 일반 사병으로 군생활을 한 뒤에도 대학 중퇴의 학력으로 제대로 된 직장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포장마차에서부터 유흥업소 종업원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 대입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봐서 서울대 법대 99학번으로 입학했다. 박성구(39) 기획실장은 지상파 방송사 PD출신이고, 정영선(36) 언론매체실장은 6년 동안 변리사로 일하다 진로를 바꿔 1년 반 만에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사회생활을 하다 사시에 합격한 이들은 임관보다는 경력과 관련있는 분야에서 일하는 쪽으로 이미 진로의 가닥이 잡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유있게 자치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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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훔친 승용차로 도심 질주…고교생 4명 숨지고 2명 중태

    정원을 초과한 도난 승용차로 도심을 질주하던 고교생들이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아 4명이 숨지고 2명이 중태에 빠졌다.3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56분쯤 평택시 진위면 ㈜YKK 앞 1번 국도에서 오산에서 평택방면으로 향하던 SM5 승용차가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이모(19)군 등 4명이 숨지고 황모(19)군과 정모(19·이상 고3)군 등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중태다. 승용차는 사고 충격으로 앞뒤 좌석으로 두동강이 났고 탑승자들은 차량 밖에서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소방구급대원은 “사고 현장에서 급정거한 흔적인 스키드마크가 발견됐고 차량 앞 부분은 7m 떨어진 가로수 옆에, 뒤쪽은 12m가량 떨어진 주차장으로 튕겨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차량은 지난 1월 도난 신고된 차량이었고,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평택 효명고와 진위고를 다니는 친구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도 이들이 집을 언제 나갔는지 알지 못하는 등 사고경위 파악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평택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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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나다,종삼이…”/진경호 논설위원

    “나다, 종삼이…” 세월을 이보다 쉽게 뛰어넘을 수 있을까. 강산이 세 번 변하려 할 즈음, 고교동창인 녀석은 그렇게 말을 걸어왔다. 누구? 먼지 뿌연 기억을 허둥지둥 더듬으려는데 전화 너머 녀석은 아예 그런 수고조차 허용치 않았다.27년의 시간을 사흘 어름으로 싹둑 잘라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사진 보니 너 하나 안 변했더라고, 네 글 종종 읽고 있노라고, 자기가 모임 총무인데 처음으로 다음 달에 3학년 4반 반창회를 연다고, 장소가 대전이라 좀 멀다만 웬만하면 꼭 오라고, 얼굴 한번 보자고 했다. 전화 벨소리만큼 예고 없이 고3의 추억은 이렇게 불쑥 찾아왔다. 양은 도시락에, 들기름 냄새와 발냄새가 뒤섞인 교실 나무바닥, 대걸레 줄빠따와 교련선생님의 돌려차기,3㎝ 앞머리에 목숨 걸던 아이들, 점심 때 학교 담 넘어 찾아간 친구 자취방의 라면 맛…. 종삼이가 일러준 인터넷 카페에 녀석들이 있었다. 아니 녀석들 얼굴을 머금은 아저씨들이 있었다. 반갑다, 대체 어디서 뭣들 하고 지냈냐? 너흰 웃는데 왜 난 자꾸 코가 시리냐….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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