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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까지 고흐·샤갈만 보실 건가요

    언제까지 고흐·샤갈만 보실 건가요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10월 화단에 특색있는 해외 작가들의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길섶의 낙엽을 지르밟으며 세계적인 현대미술가의 대작이나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3세계 화가의 도발적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날로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단순한 이분법은 또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에코 누그로호(36)는 인도네시아 미술 돌풍의 주역이다.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미술계의 거대 공급처로 떠오른 인도네시아에서 다민족 국가 특유의 신화와 관습을 매개로 작품을 풀어간다. 30여년 이어진 독재 치하에서 벗어난 모국의 사회·정치 문제를 작품에 녹였다. 1990년대 말 수하르토 정권 몰락 이후 민주화 운동이 거세던 시절 화단에 입문한 배경 덕분이다. 최근 루이뷔통과 협업하는 등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누그로호는 “가난, 불평등, 광적인 종교인들, 부패와 폭력으로 점철된 인도네시아에서 내 삶의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도 “의도적으로 내 작품에 정치적 메시지를 넣으려고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특유의 강한 선과 흑백 페인팅, 자수, 우스꽝스러운 인물 형상을 통해 부담스럽지 않게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는 다음 달 3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이어간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선 내년 2월 28일까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76)를 만날 수 있다. 본관 중앙홀에 놓인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모티브에 관한 회화’는 작가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대규모 멀티 캔버스 회화다. 캔버스 50개를 연결한 폭 12m, 높이 4.5m의 풍경화로 영국 테이트 미술관 소장품이다. ‘자연의 무한한 다양성’이란 작가의 최근 작업 경향을 거의 완벽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를 듣는다. 호크니는 다음 달 12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에 맞춰 방한할 예정이다. 이율배반적인 화법으로 유럽과 남미 화단에서 반향을 일으킨 베네수엘라 출신 스타스키 브리네스(36)도 오는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이어간다. ‘그와 우리가 보는 세상’이란 제목의 개인전에선 기괴한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기묘한 스토리를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비엔날레용과 아트페어용으로 갈라져 있는 우리 미술 안타까워”

    “비엔날레용과 아트페어용으로 갈라져 있는 우리 미술 안타까워”

    “우리 미술은 비엔날레용과 아트페어용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미술관 중심의 실험적인 그림과 상업성 강한 예쁜 그림으로 나뉘어 가는 추세죠. 정상적인 미술 생태계라면 두 분야가 어느 정도 겹쳐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공성훈(48) 성균관대 미술학과 교수는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현대 미술을 난도질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안타깝다”고 넋두리를 쏟아냈다. 공 교수는 대형 풍경화로 미술계에 늘 불편함을 자아내는 화가다. 새벽인지 밤인지 도저히 분간이 안 가는 절경 속에서 담배 피우는 남자의 음험한 뒷모습이나 폭풍전야처럼 을씨년스러운 바다, 관람객을 위압하는 청회색 절벽 등 자연을 주로 화폭에 담는다. 그 안에는 불안한 현실이 똬리를 틀고 있다. 그림 구석에 은근슬쩍 등장하는 촛불은 금세 꺼질 듯하고, 돌탑은 무너질 것 같으며, 돌 던지는 아이는 폭포에 빠질 것처럼 위태롭다. 범상찮은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이나 직후의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달라진 우리 삶을 자연의 힘에 비유했다. 예전에는 열심히 일하면 잘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의 ‘2013 올해의 작가’에 선정됐다. 미술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봇물을 이뤘다.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다”던, 그래서 허울뿐인 미술계의 간판 장르인 회화에서 엘리트주의와 상업주의의 어느 한 축에도 끼지 못하던 작가가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단은 “회화의 혁신이란 쉽지 않은 과제에 도전해 일군 성취가 뛰어나다”고 평했고, 작가는 “고교 졸업 후 30년 만에 처음 받는 상”이라고 화답했다. 수상하고 불온한 붓질로 ‘피로사회’, ‘위험사회’를 그려온 작가는 기성 화단의 국전이나 공모전 등에 단 한 차례도 응모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의 학예사로부터 ‘최종 수상자 후보 4명에 포함됐으니 포트폴리오(작품집)를 보내 달라’는 전화를 받고 들러리 서기 싫어 응하지 않으려 했어요.” 그런 그에게 올해의 작가상 수상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회화를 하면서 회의가 많았는데 작업 방향이 틀린 건 아니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중학교 1학년 미술반 이후 줄곧 그림을 그려온 작가는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대학에서 다시 전자공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때 설치미술에 푹 빠져 ‘미술품 자판기’, ‘진공청소기에서 뽑은 먼지를 캔버스에 붙여 만든 그림’ 등 갖가지 실험에 매달렸다. 회화에 다시 눈을 뜬 계기는 1990년대 말 우연찮게 찾아왔다. 서울 갈현동에서 경기 고양시 벽제로 거주지를 옮긴 작가의 눈에 동네 보신탕 집에서 키우던 개들의 서글픈 눈빛이 문득 들어왔다. “매체를 활용하기보다 직접 몸을 굴려 그림을 그리는 게 개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는 작가는 이때부터 회화에 몰두한다. 자연, 동물 등 남루한 일상을 하나씩 화폭에 담아갔다. 얼핏 목가적 장면을 그리는 듯했지만 그 안에는 진실을 보려는 몸부림이 스며 있었다. 그에게는 꿈이 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깡’ 하나로 버텨야 하는 열악한 미술계의 현실이 나아지고, 현대미술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는 일이다. “학생들에게 6·25전쟁을 직접 다룬 그림을 본 적 있느냐고 물으면 ‘없다’고 말합니다. 이게 우리 미술의 현주소입니다. 사람들이 렘브란트나 고흐를 좋아한다고 떠드는데, 우리 사회에서 미술이 신화나 전설과 다름없다는 증거입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염소가 전하는 인간의 120개 희로애락

    염소가 전하는 인간의 120개 희로애락

    조각가 한선현(45)은 염소를 소재로 나무 조각을 한다. 그의 염소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무서워 벌벌 떨다가도, 아빠의 목말을 타고 ‘야호’ 소리를 지른다. 의인화된 염소는 꽃내음을 맡으며 산책을 하고 말다툼도 한다. 인간사의 희로애락을 마다하지 않는다. 흰꽃염송이, 까망염소, 반고흐염소 등 이름도 가지각색이다. 투박하지만 따뜻하고 정겨운 염소들은 10여년간 작가와 함께해 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염소는 화려하거나 주목받지 못하지만 늘 즐겁고 당당하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작가를 쏙 빼닮았다. 작가는 “염소는 내 삶을 대변하는 분신과 같다”며 “염소들이 작품 속에서 걷는 길을 통해 건강한 웃음과 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염소가 작품을 통해 들려주는 여정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작가는 강원도 강릉 관동대에서 조각을 공부하다가 1996년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난다. 친구들과 소풍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성당 문을 만드는 목조장인 클라우디오 치아피니를 만나면서 목조각의 매력에 눈을 떴다. “당시 석조가 대세이던 시절이라 이탈리아까지 유학가서 나무 조각을 공부한다고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어요.” 1999년 이탈리아에서 ‘동물’을 주제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고 이듬해 카라라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귀국해 본격적으로 염소 조각에 천착했다. 하지만 녹록지 않았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대학을 돌며 강의를 하는 등 생계도 책임져야 했다. 그래도 늘 사람 좋게 ‘허허~’ 웃으며 염소를 소재로 수백 점의 나무 조각과 드로잉, 설치작품을 만들어 왔다. 그런데 그 많은 동물 가운데 왜 하필 염소일까. “염소는 사람과 친숙한 듯하지만 가깝지 않은 동물이다. 가파른 절벽이나 외나무다리 위에서 ‘어떻게 저토록 처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뜩 들면서 염소에 푹 빠졌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화나 성경 속에서 세상의 안위를 위해 제물로 바쳐지던 염소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상상 여행의 주연’으로 다시 태어났다. 작가의 작품 120여점은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열리는 열 번째 개인전 ‘염소의 꿈, 그리고 만나다’전에서 소개된다. (02)733-8500.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車디자이너는 왜 비엔날레로 갔나

    車디자이너는 왜 비엔날레로 갔나

    6일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전시된 ‘입체로 표현하는 머시기’(사진 ①)는 화가 이중섭의 ‘떠받으려고 하는 소’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조소작품이다. 기아자동차 디자이너인 김준영 연구원이 만들었다. 국민대 공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입사한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 아이디어 스케치 한 장을 3차원(3D)의 자동차로 만들어내는 일”이라면서 “미술관에서 본 이중섭 화가의 그림을 실물로 옮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자동차 디자인에 쓰는 3D 디자인 프로그램과 3D 프린터를 이용해 형태를 제작한 다음 젯소와 아크릴 물감으로 색칠해 완성했다. 지난 5월부터 꼬박 두 달 반을 매달렸다. 오는 11월 3일까지 광주에서 열리는 디자인비엔날레에는 ‘기아 전시관’이 마련됐다. 기아차 디자인센터 소속 10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상상력과 열정을 표현한 창작품 80여 점을 전시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고객들과 새로운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3번째 참여하게 됐다”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고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약 2만 개의 부속품이 들어가는 ‘기계 덩어리’인 자동차가 예술과 만나는 접점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푸조는 지난 5일 국제아트페어인 ‘아트광주13 특별전’에서 푸조 208 아트카를 공개했다. ‘시연 진 푸조 아트카 2013’(사진 ②)이란 이름의 작품은 미디어 아티스트 진시영이 제작에 참여했다. 힘과 속도, 빛을 연상시키는 그래픽을 차 겉면에 입히고 전시장 부스에 와이어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화려하게 그림을 그렸다. 푸조 아트카는 8일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전시된 뒤 전국 푸조전시장을 돌며 고객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말부터 서울 대치동, 부산 동래 등 전국 11개 지점에서 ‘그랜저 고갱 아트카’(사진 ③)를 전시하고 있다. 지난 1월 선보인 ‘그랜저 반 고흐 아트카’에 이어 2번째 작품이다. 아트카의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고갱전 초대권 등을 주는 경품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2010년 10월 ‘대치 H 아트 갤러리’라는 문화공간을 열었다. 4개월 단위로 다양한 주제의 미술작품을 무료 전시한다. 지난 4월에는 서울역에서 국내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드림 소사이어티전’을 개최하는 등 문화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달 초 반 고흐의 색채감각을 담은 ‘아트컬렉션’(사진 ④)을 SM3, SM5, SM7, QM5 등 전 차종에 걸쳐 출시했다. 오는 11월까지만 한정 판매한다. 와인색, 갈색, 회색 등 독특한 색감과 나파가죽을 사용한 고급 좌석을 옵션으로 적용해 고객들의 다양해진 개성표현의 욕구를 만족시킨다는 취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내 체질에 맞는 술은?

    내 체질에 맞는 술은?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이 주류상식 사전 ‘알코올딕셔너리-취하는 책’을 펴내 화제다. 하이트진로에서 기업문화 업무를 담당하는 교육문화팀 임직원들(김영태 전무, 이장원 부장, 강유미 주임, 김가림 주임)은 지난 1년간 업무 중 틈틈이 관련 자료를 모아 ‘술 좀 마셔본 사람들’이란 또 다른 이름을 붙여 이 책을 공동 저술했다. 책에는 술과 관련된 흥미로운 정보와 지식이 가득하다. 체질에 맞는 술이나 술을 홀수로 마시는 이유 등 사소한 궁금증을 풀어 주는 것은 물론 술자리 게임, 개성 있는 소맥 레시피(제조법), 애주가를 위한 건강관리법 등에 대한 주류회사 직원들만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또한 ‘100년 전쟁은 보르도 와인 때문에 발생했다?’거나 ‘고흐와 김홍도는 그림을 그릴 때 항상 술에 취해 있었다’는 등 술과 얽힌 역사와 숨은 이야기도 들려준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통찰·긍정·절제·실천 갖춘 인재 돼라”

    “통찰·긍정·절제·실천 갖춘 인재 돼라”

    박진수 LG화학 사장이 ‘진정한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 네 가지를 강조했다. 11일 경기 오산의 LG화학 리더십센터에서 신입사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특별강연에서다. 박 사장은 먼저 동양인으론 처음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국장보 자리에 오른 신재원 박사가 출세의 비결로 ‘한 치수 큰 모자’를 쓰라고 말한 것을 인용, “자신의 위치보다 한 직급 높은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고민할 때 역량이 크게 향상된다”며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두 번째로 제시한 덕목은 ‘긍정의 힘’.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개인적으로 불행한 삶과 쓸쓸한 최후를 맞이한 데 반해 스페인 출신의 파블로 피카소가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는 이유는 삶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음으로 조선의 대학자 퇴계 이황이 좌우명으로 삼은 신기독(愼其獨·혼자 있을 때도 삼갈 줄 알아야 한다)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정도 경영은 스스로 삼가고, 떳떳할 수 있을 때 실천이 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꼽은 것은 강한 실행력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다큐 공감(KBS1 밤 10시 50분) 19세기 고흐는 화가들만의 예술을 구축하고자 생산조합을 만들고 싶어 했다. ‘자립음악생산조합’의 정신은 고흐의 이런 생각을 닮았다. 획일화되어 가는 인디가 아닌 음악의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이들. 리어카를 끌고 공연을 하면서도 ‘음악의 다양성이 이 판을 살린다’고 믿는 이들의 아름다운 정신이 담긴 ‘자립음악생산조합’을 만나본다. ■TV소설 은희(KBS2 오전 9시) 행자의 설거지 심부름으로 은행 입금 시간을 놓친 은희에게 백수(최준용)는 불같이 화를 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은희가 늦게 된 이유가 밝혀지고, 금순은 변명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은희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한편 전보를 치려고 거리로 나섰던 정옥은 생각지도 못한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 ■일일연속극 오로라 공주(MBC 밤 7시 15분) 박지영은 극중 오로라(전소민)에게 뺨 때리는 장면을 앞두고 복수를 계획한다. 왕여옥(임예진)은 사임당을 집으로 초대하고, 나타샤는 여옥을 위해 잠시 집 밖으로 나간다. 윤해기는 촬영 중 이해할 수 없는 연기 요구로 로라를 난감하게 만들고, 로라는 참다 못해 은아에게 하소연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태어날 때부터 왼쪽 뇌의 3분의1 이상이 없던 아이. 열 살 아리아나는 선천성 뇌 기형인 분열 뇌증을 앓고 있다. 뇌 기형 탓에 온몸에 강직이 온 것은 물론 먹는 것조차 힘겹기만 하다. 그렇게 앉고 걷는 다른 사람의 평범한 일상이 꿈이자 희망인 아리아나. 엄마는 딸에게 그 희망을 찾아주기 위해 지난 10년을 살아 왔다. ■다큐10+(EBS 밤 11시 15분) 뱀과 거미같이 독을 가진 동물은 인간을 위협하는 해로운 동물로 인식되어 왔다. 그중에는 해롭지 않은 독도 있지만 단 몇 분 만에 생명체를 죽이는 위험한 독도 있어 손쓸 겨를도 없이 사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독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을 살리는 데 쓰이기도 한다. 독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본다. ■가족(OBS 밤 11시 5분) 올해 스물둘의 꿈 많은 청년 도빈 도령. 아직 대학도 졸업하지 않고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그는 특별한 삶을 살고 있다. 요리사의 꿈을 안고 대학도 조리학과에 진학했지만 갑자기 찾아온 신병으로 꿈을 접어야 하는 위기를 맞는다. 그는 신 내림을 받지 않으면 가족이 불행해질 것이라는 말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무속인의 삶을 선택한다.
  • 땔감으로… 도마로… 사라질 뻔한 명품 목판화

    땔감으로… 도마로… 사라질 뻔한 명품 목판화

    근대 이전 한·중·일의 동북아 3국에서 사랑받던 목판화는 전란을 거치며 갖은 고초를 겪었다. 중국에선 목판(木板)을 뜯어 닭장을 만들거나 집을 짓는 데 사용했고, 일본에선 화로나 분첩을 만들었다. 한국에선 불쏘시개로 써 남아 있는 유물이 거의 없다. 땔감으로, 도마로 사라질 뻔한 목판 가운데 가까스로 생명을 부지한 것들은 대부분 국외로 반출되거나 무지한 소장자의 손에 들어가 창고에 갇혔다. 18년간 목판과 목판화를 모아 온 한선학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장은 “199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 고판화의 가치는 여전히 바닥을 기었다”면서 “무시 받던 목판(화)의 예술적 가치가 되살아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8월 30일까지 강원 원주시 치악산의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리는 개관 10주년 기념 ‘아시아 고판화 명품 30선’에선 4000여점의 목판과 목판화 가운데 가려 뽑은 수집품 30점이 공개된다. 국내 유물 중에는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불설아미타경’을 비롯해 조선시대의 가장 오래된 판화 원판인 ‘오륜행실도’ 목판, 울릉도와 독도가 그려진 18세기 조선팔도지도 등이 포함됐다. 조선 선비들이 시나 편지를 쓰기 위해 만든 ‘시전지’ 목판도 감상할 수 있다. 선비들은 지인으로부터 받은 시전지를 고풍스러운 벽장에 붙여 멋을 내곤 했다. 오륜행실도의 경우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4각 화로로 만들어 훼손한 상태다. 원형을 엿볼 수 있는 유일한 유물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평가받는다. 중국 고판화 가운데는 청나라 채색판화인 ‘미인도’가 손꼽힌다. 청나라 중기, 최대의 판화제작소인 천진양류청에서 제작한 작품이다. 일본의 우키요에에 영향을 끼쳤다. 중국 학자들이 국보급으로 평가하는 ‘불정심다라니경’의 번각본을 비롯해 명나라 ‘고씨화보’, 청나라 ‘개자원’ 등 당대에 명성을 떨쳤던 판화 화보도 나왔다. 원래 중국 저장성 박물관의 소장품인 불정심다라니경은 훼손 정도가 심해 전체적인 모습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고판화박물관이 보관 중인 번각본은 글의 앞장 5장만 분실됐을 뿐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다. 한 관장은 “남송과 고려, 조선 초기까지 이어지는 긴밀한 문화교류를 엿볼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신라의 자장 율사가 신인을 만났다는 오대산을 묘사한 ‘오대산성경전도’는 중국과 우리나라가 최근까지 자신의 유물이라고 다퉜으나 지난해 중국의 유물로 판정받은 작품이다. 일본 유물로는 ‘호코사이 북악 36경’ 등 우키요에 회화가 소개된다. 우키요에란 일본 무로마치부터 에도시대 사이에 서민생활을 그린 풍속화로 대부분 목판화로 제작됐다. 고흐 등 서양 인상파 화가들에게도 영향을 줬다. 티베트·몽골 유물로는 ‘타르초 목판’과 불화 판화 등이 나왔다. 타르초는 기도를 써놓은 깃발로 이 지역의 독특한 신앙 양식으로 알려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씨줄날줄] 표암 강세황/문소영 논설위원

    푸르스름하고 동글동글한 집채만 한 바위들이 굴러 떨어질 듯이 놓여 있고 나귀를 탄 선비와 딴청을 피우는 동자가 산으로 난 오솔길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 표암 강세황(1713~1791)이 그린 ‘영통 동구’를 미디어작가 이이남이 재치 있게 표현해 놓은 작품을 보고 낄낄거린 적이 있다. ‘영통 동구’는 강세황이 45살에 개성에 갔다 와 그린 ‘송도기행첩’에 들어 있다. 그는 화제(畵題)에서 ‘영통 동구에 어지러이 놓여 있는 돌들은 집채만큼 웅장하고 크다. 그 돌 밑에 용이 나왔다는데 그 웅장한 모습은 가히 보기 드문 장관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원근법이 나타난 진경산수 화풍인데,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서양화법으로 그렸다고 평가했다. 시·서·화에 모두 능했고 정선, 심사정과 함께 18세기에 삼절(三絶)로 불렸으며, 단원 김홍도의 그림선생이었던 강세황 특별전이 25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탄생 300주년 맞이 기획전이다. 강세황의 일생을 보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강세황은 아버지 강현(1650~1733)이 64살에 얻은 막내아들이었다. 북인인 아버지는 숙종 때 예조참판, 도승지를 거쳐 대제학까지 지냈으니 명문가 출신이다. 그런데 강세황은 32살의 나이에 출세를 포기하고 처가가 있는 안산으로 내려갔다. 큰형이 과거시험에서 부정을 저질러 그 여파가 미쳤고, 무엇보다 당쟁에서 북인이 완전히 밀려났기 때문이었다. 그는 안산에서 30년을 시 짓고 글씨 쓰며 역시 ‘끈 떨어진’ 남인들과 교우했다. 송도기행첩도 이른바 ‘백수’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51살부터 10년 동안 절필도 했다. 영조가 “천한 기술이라고 업신여길 사람이 있을 터이니 다시는 그림 잘 그린다는 이야기를 하지 마라”고 하명했던 탓이다. 그는 61살에 영조의 부름을 받아 여주 영릉참봉으로 첫 관직을 시작했다. 탕평책의 일환이었다는 설도 있고, 영조가 강현의 손자인 강세황의 두 아들이 과거에 합격하자 강현의 아들이 왜 벼슬도 없이 살고 있느냐며 불렀다는 말도 있다. 강세황은 실력이 있었다. 66살에 과거시험에서 당당히 장원급제를 한 것이다. 한성판윤(현재 서울시장)으로 승진했다. 71살에 기로소(耆老所) 에 입소했다. 청나라 건륭제가 칠순맞이 축하연에 70살이 넘은 사신을 보내라고 하자 강세황은 72살에 베이징 연행(1784~1785)을 다녀왔다. 고흐만큼은 아니더라도, 자화상을 강세황도 많이 그렸다. 아쉽지 않은 인생이었다. 늦는다고 늦은 것이 아니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소리칠 것이 없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고갱의 3대 걸작 만나보세요

    고갱의 3대 걸작 만나보세요

    그는 원래 증권거래소 직원이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 35세가 돼서야 뒤늦게 전업 작가의 길을 걷는다.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 버린다. 타히티로의 여정은 즉흥적인 것이었다. 원래 목적지는 베트남 통킹. 타히티에 도착한 그는 참혹한 식민지 현실에 절망한다. 고흐의 친구이자 대작 ‘타히티의 여인들’로 유명한 고갱의 회고전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가 오는 9월 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고갱 예술을 양분하는 브르타뉴 시기(1873∼1891)와 폴리네시아 시기(1893∼1903)의 대표작들을 모아 심도 있게 조명한 국내 최초의 회고전이다. 그림들은 암울한 시대상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노랗고 붉은 색채에 단순한 구성은 후기인상파의 거장임을 말해 준다. 세계 30여개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빌려 온 작품 60여점으로 성찬을 이룬다. 좀처럼 보기 힘든 3대 걸작인 ‘설교 후의 환영’ ‘황색의 그리스도’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도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는 1897년 딸 알린느의 죽음을 접하고 꼬박 한달 동안 밤낮으로 그린 대작이다. 보험료만 3000억원에 이르는 세계 최고가 미술품이다. 성인 1만 3000원, 청소년 1만원. 1588-2618.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졸음 부르던 딱딱한 조례가 아이디어 공유·소통 場으로

    졸음 부르던 딱딱한 조례가 아이디어 공유·소통 場으로

    “나만의 명화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 가슴에 와닿는 그림, 나에게 감동을 주는 그림입니다. 여러분만의 명화를 만드세요. 분명 조금 더 행복해집니다.” 서울 관악구 황인 건축2팀장이 무선 헤드세트 마이크를 착용하고 구청 대강당 무대에 오르더니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불꽃 같았던 고흐의 37년 삶과 시기별 작품 및 특징이 담백하고 재치있는 말솜씨를 통해 7분 만에 정리됐다. 지켜보는 눈들이 반짝였다. 김택영 세무1과장은 시효 소멸 직전 81억원을 추징했던 무용담과 지방세 인터넷 납부 시스템 및 신용카드 납부제를 도입했던 과정을 소개하며 “모든 일을 다른 관점에서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라”고 조언했다. 강당을 꽉 채운 주민 등 600여명으로부터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 11일 오전 9시 찾아간 관악구 2분기 직원 정례조례는 여느 조례와는 사뭇 달랐다. 직원 조례라고 하면 기관장의 딱딱한 연설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날 주인공은 단연 직원들이었다. 7명이 잇달아 무대로 올라가 준비한 이야기를 프레젠테이션 자료와 함께 풀어 나갔다. 강당에 오지 못한 직원들은 구내 방송으로 지켜봤다. 글로벌 지식 콘서트 ‘테드’(TED)를 보는 듯했다. 오디션 방식이 도입돼 더욱 흥미진진했다. 발표 때마다 플래카드와 피켓, 응원 소리가 강당을 흔들었다. 발표에 대해서는 미리 등록한 500명이 투표로 평가했다. 황 팀장이 148표로 1등을 꿰차 하루 특별 휴가와 상금 30만원을 받았다. 발표자 모두에게 해외 배낭연수 우선 순위가 주어진다. 조례는 100분 만에 끝났다. 다소 길었지만 색소폰 공연, 마술 공연을 곁들여 지루할 틈이 없었다. 상큼한 지식 나눔 조례는 유종필 구청장의 엉뚱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이전엔 구청장 훈시나 외부 초청 인사 강연으로 조례를 진행했다. 유 구청장은 공무원 생활에서 체득한 경험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나누고 소통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고 했다. 5명이 도전했다. 그렇게 지난 2월 지식 나눔 조례 ‘발칙한 상상, 깜찍한 발상, 너의 엉뚱한 생각을 맘껏 펼쳐봐’가 처음 열렸다. 유 구청장은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을 가치 있는 아이디어로 키워 행정에 접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름 모를 食口에게… 매일 밥상 차려주는 시인

    이름 모를 食口에게… 매일 밥상 차려주는 시인

    둥글넓적한 소반에 문어를 넣고 반달로 썬 애호박이 수제비와 어우러져 한 그릇, 뒤에 찐 채소에 싼 주먹밥과 쌈장, 갓김치 한 보시기가 놓여 있다. 찐 채소로 싼 주먹밥의 형태와 놓여 있는 모양새가 정갈하고 여간 정성이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밥상의 색깔은 하얗고 푸르고, 붉다. 어느 날은 조개 애호박국, 강낭콩밥에 구운 생선 두 마리, 갑오징어 숙회 그리고 진도홍주가 밥상에서 석류알처럼 붉게 빛난다. 먹음직스럽다. 그런데 수저는 한 벌, 다시 말해 독상을 받았다. 경상남도 남해 미조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시인 오인태(51)의 저녁 밥상이다. 사택에 혼자 사는 그는 자신을 위해 정성껏 상을 차린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자신이 직접 차린 정갈한 저녁 밥상을 거의 매일 페이스북에 올려 낯선 친구들과 그림 속의 밥을 함께 나누고 있다. 밭일에 바쁜 어머니가 얼른 솜씨를 부려 순식간에 차려낸 것 같은 소박한 이 밥상에 사람들은 ‘좋아요’를 800~1000개씩 눌러댄다. 함께 올리는 그의 시 때문일지도 모른다. “너에게는 참 할 말이 없다.// 위로 누나 넷으로 늦본 맏이 그늘에 묻혀/ 입는 것 하나 제대로 네 몫으로 산 것 없고/ 먹는 것 하나 따뜻하게 네 것으로/ 챙겨진 일 없던/ 아우야// 형이 네가 못 나온 고등학교를 나오고/ 값싼 교육대학이나마 졸업한 것은/ 누나들이 그랬던 것처럼/ 보리밥으로 덮은 형의 쌀밥 도시락과/ 쌀밥으로 덮은 네 보리밥 도시락의 차이를/ 묵묵히 눈물로 삼켰을 아픈 인내와/ 희생의 대가임을 이 형인들 모를까// 네가 책가방보다 또래들의/ 주먹다짐에나 어울리고/ 어렵게 입학한 공고를 몇 달 만에/ 네 말대로 때려치우고 나온 것도/ 아우야// 이 형은 네 속 깊은 마음을/ 두려움으로 간직하고 있다.” 밥상과 함께 소개한 오인태의 첫 시집 ‘그곳인들 바람불지 않겠나’(1992년)에 수록된 ‘아우에게’ 중의 일부로, 고단한 1960~70년대를 보낸 중년 아저씨 아줌마의 눈물을 찔끔거리게 했다. 오인태는 지난 29일 전화통화에서 “‘아우에게’는 우리집 가족사죠. 제게는 ‘고흐의 테오’ 같은 아우가 있습니다. 1980~90년대는 리얼리즘의 시대였고, 나의 가족사에 문학성을 덧입혀서 쓴 시들이 나왔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밥상에 대해서는 “혼자 있을 때, 혼자서 쓰는 물건, 결국은 자기 자신에 대해 소홀하기 십상인데 ‘내 스스로 존중하기 위해’ 격식 있는 밥상을 차리는 것이죠. 또 실제로 혼자 먹지만 친구들과 밥상을 나누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정치적인 담론 생산에 열을 올렸던 시인 오인태가 ‘밥상의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였다. 정치이야기에 관심이 떨어졌다. 두 번째 시집이 ‘혼자 먹는 밥’(1998년)이고, 블로그 이름도 ‘시야, 밥먹고 놀자’로 지었던 그는 이제 사람들에게 밥을 챙겨 주고 싶었단다. 그는 1년에 봄·가을로 1박2일 동안 사람들을 불러모아 밥을 지어주고, 밥을 사주곤 하는 행사를 10년째 하고 있다. “공동체의 가장 작은 단위 ‘식구’(食口)이다. 어떤 공동체에 자신이 성원임을 확인하는 것이 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밥 먹는 행위는 삶을 같이한다는 의미죠. 그런데 요즘은 다들 바빠서 식구들끼리도 같이 밥을 먹지 않잖아요. 공동체가 깨진 것이죠. 밥을 같이 안 먹고 뿔뿔이 흩어져 혼자 밥을 먹으니까, 젊은이들이 밥 먹는 행위를 ‘흡입한다’라고 하지 않겠어요. 자동차에 휘발유를 집어넣듯이 그저 밥을 에너지원으로만 생각하는 것이죠.”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상호부조’라고 했다. 댓글도 달고 ‘좋아요’를 누르면서 서로 소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 속의 밥상’이지만 그가 차려내는 밥상은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우리 땅에서 난 재료인지 원산지를 확인하고,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양념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다. 다섯 번째 시집 ‘별을 의심하다’(2011년)을 내고 동시집 ‘돌멩이가 따뜻해졌다’(2012년)을 펴낸 오인태는 “올해 어린이 문학에 집중하고 싶고 동화도 쓰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저녁 밥상을 ‘밥상의 인문학’ 수준으로 더 격상시키겠다니 기대가 크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포토 갤러리] 고흐의 거친 붓자국처럼…

    [포토 갤러리] 고흐의 거친 붓자국처럼…

    건물 공사장 가림막 앞을 행인이 무심히 지나가고 있다. 멀리서 보면 화가가 거친 붓놀림으로 물감을 흩뿌려 놓은 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덕지덕지 광고 전단지를 붙였던 자국들이다. 전단지를 붙이려는 사람들과 떼어내려는 사람들 사이의 지루한 공방전이 이곳에서 벌어졌음이 틀림없다. 짐작하건대 그들 모두 넉넉한 생활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이런 곳에 전단지를 붙이는 것은 물론 불법. 하지만 사회가 정한 규범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 서민들의 삶의 궤적이 여기에 녹아 있다(19일 낮 서울 서대문구 신촌).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생명의 窓]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리고 ‘자고새’/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생명의 窓]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리고 ‘자고새’/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노랫말이 비장한 줄은 애초에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심오한 줄 몰랐다. 국민가수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말이다. ‘불후의 명곡’이란 TV프로그램에서 알리의 몸을 통해(그렇다, ‘몸’이라 했다. 노래는 입으로 부르는 게 아니라 온몸으로 부르는 거다) 부활한 그 노래는 그저 흔한 대중가요가 아니었다. 시작부터 장엄했다. ‘랩’이라고 하면 반복적인 리듬에 맞춰 미국 흑인가수 흉내를 내며 잘 들리지도 않는 가사를 읊조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결연한 목소리와 절제된 손동작으로 표현된 독백은 그 자체가 한 편의 시이자 설교였다. 모두가 하이에나처럼 서로의 상처와 고통을 헤집으며, 남의 실패와 죽음을 통해 제 잇속을 차리는 데 혈안이 된 세상에서 화자는 외친다. 차라리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표범”이고 싶다고. 도시는 하이에나의 욕망이 들끓는 도가니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성경 역시 도시의 기원을 카인에게로 소급한다. 그가 제 아우를 살해한 뒤 에덴의 동쪽에 세운 ‘에녹’이 인류 최초의 도시다(창세기 4:16-17, 새번역성경). 그런 도시 안에서 고고한 표범을 꿈꾸는 이는 반동적이다. 성공한 하이에나에게 주어지는 풍요와 권력이 결코 그의 몫일 리 없다. 가난과 고독을 천형처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십자가만이 그의 운명이다. 그 대표적 인물로 화자는 네덜란드가 낳은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꼽는다. 고흐가 얼마 전에 서울을 다녀갔다. 먹고사는 일에 치여 전시회 같은 것은 사치로만 여기던 내게 그가 말을 걸어왔다. 꼭 만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이 책무감은 순전히 ‘킬리만자로의 표범’ 탓이다. 그 노래에 등장한 고흐, 그러니까 “야망에 찬 대도시 한복판에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대수이랴.” 호기롭게 위무하며, “한 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분연히 결기하는 고흐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 걸린 이번 그림들은 고흐의 파리 시절에 한정된 것으로, 그의 일생을 더듬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내 눈은 ‘자고새가 있는 밀밭’(1887) 하나를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호사를 누렸다. 비단 이 그림이 그가 파리 시절에 그린 유일한 시골 풍경이어서가 아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새가 그동안 익히 알려졌듯이 ‘종달새’가 아니고 ‘자고새’라는 새로운 발견 때문이다. 미술관 측에서는 친절하게도 네덜란드 현지에서 종달새와 자고새의 박제까지 들여와 전시해 놓고 있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랗게 영근 밀이 바람결에 몸을 흔든다. 이에 놀랐는지 자고새 한 마리가 푸드득 하늘 위로 날아오른다. 꿩과에 속하는 자고새는 남이 제 둥지에 낳아놓고 간 알을 제 새끼인 양 품는 바보다. 고흐 역시 그걸 알았는지, 진작에 저 멀리 날아간 이름 모를 새를 점 하나로 표현했다. 어떻게든 남을 이용해 먹으려고 안달하는 세상에서 뻔히 속는 줄 알면서도 속아 주는 바보는 사랑의 다른 이름일 터. 고흐는 이런 식으로 도시 안에서 잃어버린 인간성의 회복을 주장한 게 아니었을까.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이라고 고흐의 자고새가 노래한다. 그런 사랑은 필연적으로 외롭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밝기는 외로움의 깊이와 비례하는 법이다.
  •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진실은 똑같아”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진실은 똑같아”

    지난 3월을 돌아보면 박근혜 정부의 인사청문회가 있었고 ‘성 접대 논란 뉴스’가 큰 화제가 됐다. 그런 와중에 만화가 ‘꼬마비·앙마비’(필명)가 최근 3권으로 펴낸 ‘S라인’(애니북스 펴냄)을 읽다가 픽 웃음이 나왔다. ‘성 접대 논란’의 시시비비가 ‘S라인’과 같은 상황이 된다면 쉽게 해결될 텐데 싶었기 때문이다. ‘S라인’의 ‘S’는 사회(Social)이거나 과학(Science)일 수도 있지만 더 정확한 의미는 섹스(Sex)다. 어느 날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머리 위에 붉은 선이 나와 다른 사람과 이어지게 된다. 이 붉은 선은 자신과 성적인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연결되는 선이다. 대전에서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한 꼬마비(일러스트)는 지난 10일 “일본, 중국의 하늘이 이어준 인연들은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붉은색 비단실로 연결돼 있다는 민담과 설화를 차용한 것”이라며 “공항에서 각 비행사의 항로가 붉은 선으로 표시된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남자들이 섹스를 남용할 때마다 얼굴에 뾰루지가 나거나 붉은 반점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여성들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어느 날 뽕 하고 나타난 이 붉은 선 때문에 연인이 싸우고, 남편은 막 태어난 갓난아이의 아버지가 자신일까 의심하고, 청순한 매력으로 호감을 산 아이돌 스타는 온갖 악성 댓글에 시달린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고 설교하던 목사는 수백 개의 붉은 선이 노출된 탓에 교회에서 쫓겨나고, 성폭행당한 어린 소녀는 억울한 삶을 포기하려고 한다. 포토샵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붉은 선을 없애기 위해 사람들은 ‘지우개’라 부르는 청부살인을 마다하지 않는다. 블랙코미디다. 꼬마비는 네이버에 이 만화를 연재할 때 블로그에 “절대 비밀이 있다면 그 덕분에 환장할 사람은 비밀을 알고 싶어 하는 쪽일까, 비밀을 간직해야 하는 쪽일까”라고 질문했었다. 어느 쪽일까. 그는 “눈에 보이든 눈에 보이지 않든 진실은 똑같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모른다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눈에 보였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거죠”라고 말한다. 꼬마비라는 필명은 “대학 4년 내내 술 먹은 집”에서 따왔다. 그는 무명 만화가 7년 만이던 2011년 펴낸 ‘살인자ㅇ난감’으로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 만화신인상, 오늘의 우리만화상, 독자만화대상 심사위원상 등 그해 만화상을 거의 휩쓸다시피 하면서 ‘만화가’가 됐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갈증을 느낀다. “죽음 3부작 중 2부까지 끝냈다. 대중성, 예술성을 겸비한 만화를 그리려는 만화가를 주인공으로 하는 3부작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다. 인간의 몸을 잃어도 영생할 수 있는 모차르트나 베토벤, 고흐 같은 만화를 나도 그리고 싶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정보마당] 구청소식·대중음악·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28일 오전 11시 논현정보도서관에서 ‘인생에 용기가 되는 따듯한 한마디’라는 주제로 정호승 시인과의 만남을 개최해 책으로만 읽던 시를 작가의 음성으로 직접 들려준다. 문화체육과 (02)3423-5932. 다음 달 1일부터 5세 이상을 대상으로 탄천과 양재천 방문자센터와 학여울습지 등에서 ‘4월 탄천·양재천 하천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탄천·양재천 방문자센터 전화 예약 (02)3423-6277. ●강동구 다음 달 22일까지 2013 허브천문공원 프로그램 신청자를 모집한다. 공원 온실 학습장에서 다양한 허브의 종류 및 특성, 활용법을 배우거나 천문대에서 별자리를 관측한다. 초등학생 대상. 허브천문공원 (02)480-1395. ●강서구 치매지원센터는 28일 오후 2시 등촌동 센터에서 손상준 관동대 의대 교수를 초청해 치매 예방 공개 강좌 ‘강.心.장’을 개최한다. 강서구치매지원센터 (02)3663-0943. 2일부터 6월 4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강서지역아동복지센터 아동가족상담실에서 부모 교육 집단 상담인 ‘행복한 양육 날개 달기’가 진행된다. 강서아동복지센터 (02)2662-3485. ●강북구 30일 오후 2시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해설이 있는 발레 갈라 콘서트 ‘발레야 놀자’를 개최한다. 강북구가 주최하고 서울와이즈발레단이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총 60분간 진행될 예정으로, 4세 이상이면 예매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문화체육과 (02)901-6232. ●관악구 ‘마음의 울림, 수화를 배우다’ 참가자를 모집한다. 구 수화통역센터에서 기초반, 중급반 등으로 나뉘어 총 20회에 걸쳐 수화 관련 이론, 생활 수화를 배운다. 수화통역센터 (02)865-4466. ●광진구 ‘우리 아이 글 잘 쓰게 하는 방법’ 강의를 27일 오전 10시 구의제3동도서관에서 진행한다. 수강을 신청한 학생 학부모를 비롯한 이용자 누구나 ‘글쓰기 중요성’ ‘생각이 살아 있는 글이란’ ‘논리적인 사고란’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교육지원과 (02)454-6294. ●구로구 농촌 지역으로 이주하기를 원하거나 농업 분야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다음 달 3일부터 6월 19일까지 매주 오후 7~9시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8일까지 구 홈페이지(www.guro.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 45명을 모집하며 수강료는 5만원이다. 현장 학습은 궁동 도시농업 실습장에서 진행한다. 지역경제과 (02)860-2860. ●금천구 다음 달 20일까지 독산3동 만수천공원 나무 심기 운동을 진행한다. 등산로 변에는 여름철 흰색 꽃이 아름다운 이팝나무 100여 그루를 심고, 태풍으로 기울거나 쓰러진 나무를 제거한 자리에는 산벚나무, 산철쭉 등 산림 수종 1300여 그루를 심어 생태계를 보존한다. 공원녹지과 (02)2627-1663. ●노원구 집에서 직접 싱싱한 채소를 기를 수 있는 친환경 상자텃밭 가꾸기 참여자를 다음 달 5일까지 모집한다. 전산 추첨을 거쳐 주소가 노원구인 구민 450명에게 한 가구당 4개 이하의 상자텃밭을 나눠 줄 예정이다. 녹색환경과 (02)2116-3216. ●도봉구 29일부터 매월 넷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한방 약선 음식에 관심 있는 주민을 대상으로 ‘한방 약선 음식 체험교실’을 보건소 7층 대강당에서 진행한다.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 소속 학예연구사가 한방 약선 음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의약과 (02)2091-4655. ●동대문구 발레로 듣는 나무 이야기 ‘나무’를 아동, 청소년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30일 오후 1시 30분 구청 2층 대강당에서 공연한다. 구에 거주하는 아동, 청소년과 가족이라면 누구나 사전 예약을 거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노인청소년과 (02)2127-4245. ●동작구 다음 달 15일부터 26일까지 마을기업 사업을 공모한다. 서울시 사회적경제 홈페이지(se.seoul.go.kr)에 관련 내용을 등록하고 서울시 마을기업 필수교육 및 팀 워크숍을 이수하면 된다. 참여자는 5명 이상이면 된다. 다만 지역 주민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하며 총사업비의 10% 이상을 투자금으로 확보해야 한다. 5월 말 최종 선정한다. 선정 뒤 5000만원 한도로 사업비를 지원한다. 일자리경제과 (02)820-9591. ●마포구 다음 달 15일까지 ‘제3회 토정 백일장’ 참가자를 모집한다. 마포구의 대표적 역사 인물인 토정 이지함 선생을 기리는 행사다. 지난 수상자, 등단 문인을 제외한 구 소재 직장인, 주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공보과 (02)3153-8250. ●서초구 다음 달 4일까지 지역 내 거주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 ‘멋따라 길따라’ 참가자를 모집한다. 경복궁, 청와대 사랑채, 효자동 일대 등을 방문한다. 총무과 (02)2155-6168. ●성동구 27일 오후 7시 30분 성동문화회관 3층 소월아트홀에서는 서울시합창단이 헨델의 오라토리오 ‘이집트의 이스라엘인’ 공연을 한다. 소월아트홀 (02)2204-6405. ●성북구 3기 성북구 주민인권학교 참가자를 다음 달 3일까지 모집한다. 인권에 관심 있는 주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강의는 4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9시 구청 3층 배움터에서 각계 인권 전문가들이 진행할 예정이다. 인권팀 (02)920-3424. ●송파구 다음 달 2일부터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자전거 이동 수리 서비스’를 시행한다. 동별 지정 장소에서 브레이크, 기어, 펑크 등을 수리해 준다. 녹색교통과 (02)2147-3145. ●양천구 식목일을 맞아 30일까지 주민들이 좋은 수목을 저렴한 가격에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인터넷 수목전시판매장’을 운영한다. 구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받아 신청한 뒤 다음 달 4~5일 오후 2~4시 안양천 신정교 아래에서 받으면 된다. 공원녹지과 (02) 2620-3592. 27일부터 ‘4월 자전거 교실’ 수강생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교육은 60세 이하 여성 40명을 대상으로 양천공원에서 15~26일 진행된다. 문화체육과 (02)2620-3418. ●영등포구 신길5동에 공영주차장 27면을 조성해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평일 주간은 관리인이 상주하는 유인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평일 야간과 주말은 무인 주차 관리 시스템이 가동된다. 10분당 300원이며 월 정기권은 주간 10만원, 야간 4만원이다. 국가유공자는 80%, 경차는 50%, 승용차 요일제 참여 차량은 30%의 요금 할인 혜택이 있다. 주차문화과 (02)2670-3899. ●용산구 27일부터 선착순으로 ‘용산 종합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 매주 화·목요일 2시간씩 문학, 음악, 미술, 재테크, 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전문 강사들이 전한다. 교육지원과 (02)2199-6490. ●은평구 29일 오후 7시 30분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주민을 위한 신춘음악회가 열린다. 도서를 기부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과 (02)351-6512. 29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구청 소나무광장에서 ‘아름다운 하루’ 바자회를 연다. 주민복지과 (02)356-8004. ●중구 28일 오전 10시부터 구청 지하 합동상황실에서 마을기업에 관심 있는 단체나 주민을 대상으로 마을기업 육성을 위한 필수 교육을 실시한다. 취업지원과 (02)3396-8236. ●종로구 7월 31일까지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 화백의 원서동 가옥에서 전시회 ‘세한삼우전’이 열린다. 위창 오세창의 글씨와 서양화가 및 학자들의 인장을 모아 엮은 ‘근역인수’, 육당 최남선이 발간한 잡지 ‘청춘’ 등 진품 자료들을 전시한다. 고희동 가옥은 지상 1층 연면적 250.8㎡로 고 화백이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해인 1918년 직접 설계한 목조 개량 한옥이다. 서양 주거문화와 일본 주거문화의 장점을 조화시켜 한옥에 적용한 근대 문화유산 중 하나다. 수~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화공보과 (02)2148-1800. ●중랑구 29일 오후 7시 구청 대강당에서 ‘해설이 있는 금요 음악회’를 개최한다. ‘청춘들의 공감 이야기-스쿨 오브 락’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었다. 면목중학교 오케스트라, 망우본동 송곡고 3년 이한서(18)군의 색소폰 연주, 인디밴드 ‘고고스타’의 무대가 이어진다. 행사 당일까지 참석자 예약을 받는다. 문화체육과 (02)2094-1833.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는 12월까지 활동할 이·미용, 전기, 수도, 보일러, 학습 지도, 예체능 지도 분야 재능 나눔 봉사단 봉사자를 수시 모집한다. 학습 지도의 경우 국어, 영어, 수학 과목 등을 1년 이상 주 1회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홍보팀 (031)828-2108. ●고양시 다음 달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2013년도 임대주택 140가구 입주자를 모집한다. 신청 자격은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정이 1순위로, 각 동 주민센터에서 신청받는다. (031)8075-3252. 매월 둘째, 넷째 주 목요일 시청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내 고장 바로 알기 현장 학습’을 실시한다. 시 홈페이지 ‘시민소통란’에 학급별 또는 모둠별로 20~30명씩 예약하면 ‘시청 갤러리 600’과 각 부서를 견학할 수 있다. (031)8075-2094. ●포천시 다음 달 3일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반월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지역 고등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2014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설명회를 연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평가연구소장과 백승한 평가실장이 수시와 정시 모집 요강에 대해 설명한다. 평생학습과 (031)538-2032. 대중음악 ●들국화 콘서트 ‘다시, 행진’ 4월 4~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터파크 아트센터 아트홀. 지난해 14년 만에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한 록의 전설 들국화가 펼치는 10일간의 콘서트. ‘이 땅의 모든 들국화를 위하여,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행진하라’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번 공연에서 들국화는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의 히트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7만 7000~8만 8000원. (02) 334-7191. ●지드래곤 2013 월드투어 ‘원 오브 어 카인드’ 30~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4년 만에 여는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솔로 콘서트. 6월 말까지 8개국 13개 도시에서 열리는 월드 투어의 시작으로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투어 안무와 조연출을 담당했던 트래비스 페인과 당시 함께 안무를 맡은 스테이시 워커가 공동 연출을 한다. 8만 8000~9만 9000원. 1544-1555. 공연 ●음악극 ‘봄·봄‘ 31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 김유정의 소설 ‘봄봄’이 한국의 대표적인 연출가 오태석을 만나 전통 연희가 접목된 음악극으로 태어났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시골 남녀의 순박한 사랑에 익살, 해학, 장단을 담아 풀어냈다. 3만원. (02)745-3966~7. ●공명 콘서트 ‘위드 시’(With Sea) 29일부터 5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3관. 한국 전통음악 특유의 서정성에 흥겨운 리듬을 더한 월드뮤직그룹 공명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과 바다가 주는 여유를 노래한다. 파도의 기억, 연어 이야기, 심해, 은하수 등을 연주한다. 5만원. (070)8699-0132. ●이효주 피아노 리사이틀 ‘D메이저 앤드 D마이너’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 2위, 미국 신시내티 콩쿠르 우승 등의 화려한 이력을 쌓으며 한국을 대표할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이효주가 독주회를 한다. 바흐의 부조니 샤콘 D단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7번,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라흐마니노프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한다. 2만~3만원. (02)324-3814. ●빈센트 반 고흐 음악회 29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니정홀.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를 그림과 해설, 음악으로 풀어내는 공연. 김근혜(첼로), 강준민(피아노)이 연주하고 김이곤이 해설을 덧붙인다. 3만원. (02)2051-0735. 전시 ●죽봉 황성현 서전 4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 죽봉 선생의 60년 서예 인생을 되돌아보는 전시다. 1970년 이후 40여년간 종로에서 학원를 운영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서예 월간지 창간, 서예 전문 출판사 운영, 서첩 출간 등 다양하게 활동했다. 4년간의 준비 끝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황성현은 60여년간 익혀 온 서법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02)720-1161. ●2013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에르메스코리아는 미술상 후보자로 나현, 노순택, 정은영 작가를 선정했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김애령 서울 예술의전당 전시프로그램 디렉터, 문영민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애머스트 교수, 박찬경 작가, 우테 메타 바우어 영국왕립예술대학 학장, 기욤 데상쥐 벨기에 라베리에 아티스틱 디렉터였다. 최종 후보 3명은 재단의 후원 아래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한다. 이 전시작에 대한 평가로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구혜영 ‘김밥의 천국’전 31일까지 서울 신문로 복합문화공간 에무. 시간에 쫓겨 제때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없이 간편한 먹을거리인 김밥이 죽어 열린 장례식을 전시 공간화했다.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다. (02)730-5604. 영화 ●지.아이.조 2 감독 존 추. 출연 이병헌, 브루스 윌리스, 드웨인 존슨. 테러 집단인 코브라 군단의 음모로 최대 위기를 맞은 ‘지.아이.조’가 자신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세계를 구하기 위해 반격에 나선다는 줄거리다. 전편에 비해 스톰 섀도 역을 맡은 이병헌의 비중이 대폭 강화됐고 히말라야 고공 액션 등의 볼거리도 풍부하다. 110분. 15세 관람가. 28일 개봉. ●피치 퍼펙트 감독 제이슨 무어. 출연 안나 켄드릭, 스카이라 애스틴, 레벨 윌슨. 대학가 아카펠라 동아리의 이야기를 담은 유쾌한 뮤지컬 코미디로 신나는 춤과 노래가 돋보인다.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 보이즈투맨 ‘아일 메이크 러브 투 유’를 비롯해 팝 명곡부터 최신 팝까지 27곡의 노래로 꽉 채워졌다. 지난해 23개국에서 개봉해 제작비의 10배를 벌어들이는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112분. 15세 관람가. 28일 개봉. ●콰르텟 감독 더스틴 호프먼. 출연 매기 스미스, 마이클 갬본. 명배우 더스틴 호프먼의 감독 데뷔작으로 전설적인 음악가들의 집 비첨하우스에 모인 세계 최고의 오페라 가수 4인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 황혼의 예술가들을 통해 나이 듦을 격조 있으면서도 유쾌하게 그린다. 98분. 12세 관람가. 28일 개봉.
  • 무거움 벗고 ‘명랑함’으로… “이번엔 웃으며 쓴 글이에요”

    무거움 벗고 ‘명랑함’으로… “이번엔 웃으며 쓴 글이에요”

    “어제도 달이 떴었나요? 오래 전 산책하다 무심코 하늘을 봤습니다. 말간 밤하늘에 둥그렇게 뜬 달이 내려다 보더군요. 알아들을 수 있던 달의 말은 무안하게도 ‘글 좀 재밌게 쓸 수 없냐’는 타박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작가 신경숙(50)이 1년 4개월 만에 신작 소설집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문학동네 펴냄)를 펴냈다. 모성을 상징하는 달에게 들려줄 내 이야기, 혹은 달이 내게 들려줄 법한 이야기란 뜻이다. 작가는 세계 33개국에서 번역 출간한 밀리언셀러 ‘엄마를 부탁해’로 세계 유명작가 대열에 오른 터다. 그런데 뜬금없이 ‘명랑’이란 소재를 들고 나왔다. 장기불황의 터널이 작가의 글에도 영향을 끼친 탓일까. 실제 1930년대 대공황은 미국에서 유난히 짧은 단편인 ‘명랑소설’의 유행을 불러왔다. 2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출간간담회. 작가는 “명랑함 없이 무엇에 의지해 끊어질 듯 팽팽하게 긴장된 삶의 순간순간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가겠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도 “내 글쓰기의 방향을 완전히 그쪽으로 틀 수 없는 것을 잘 안다. 기존 작품들이 주는 무거움이 지탄처럼 들릴 때가 많았기에 이번 작품이 숨통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소설집은 ‘깊은 슬픔’, ‘외딴방’, ‘엄마를 부탁해’를 썼던 작가의 글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예쁜 삽화를 곁들인 26편의 단편이 각기 동화나 콩트를 연상시킨다. 편당 원고지 12~15장에 불과하다. 작가 스스로도 “이걸 소설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라며 장르를 규정짓지 못했다. 약속시간에 늦은 친구가 “오늘 예쁘다는 말을 들었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는 주인공(‘우리가 예쁘다는 말을 들을 때’)이나 화가 고흐의 얘기를 들으며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미대 재수생 소녀 ‘선’(‘하느님의 구두’)의 이야기가 그렇다. 작가는 ‘다소 가볍다’는 지적에 “5년 전 지금은 폐간된 한 서평지 편집장이 ‘손바닥만한’ 글을 ‘자유롭게’ 써보자고 해 매달 한 편씩 2년간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며 “심각하지 않게 애정을 담아 함박 웃으며 썼던 글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이먼드 카버같은 영미권 작가의 단편은 말 그대로 단순한 내용의 ‘쇼트 스토리’다. 그런데 국내 작가들이 써내는 단편의 밀도는 해외 장편과 다를 바 없다”며 “앞으로 웃음과 절절함이 함께 거울처럼 마주보는 빛나는 작품을 쓰겠다”고 말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은 장편소설이다. 어느 날 갑자기 앞을 못 보게 된 사람의 이야기나 4개의 사랑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볼 계획이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책꽂이]

    파워 오브 아트(사이먼 사먀 지음, 김진실 옮김, 아트북스 펴냄) 미술사학자인 저자가 BBC와 손잡고 만든 방송프로그램을 EBS가 8부작 프로그램으로 방영하면서 크게 화제를 모았던 책이다. 카라바조, 베르니니, 렘브란트, 다비드, 터너, 반 고흐, 피카소, 로스코 등 위대한 예술가 8명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담았다. 2008년 출간된 책의 개정판이다. 2만 6000원. 한국인이 좋아하는 밥상(이밥차요리연구소 지음, 그리고책 펴냄) 이밥차,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진짜 2000원이라기보다 그만큼 부담 없이 편안한 재료로 손쉽게 따라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이번 책에서는 가장 흔히 이용하는 메뉴들을 엄선했다. 1만 8800원. 웃음만이 우리를 구원하리라(박성호 등 지음, 예담 펴냄) 요즘 가장 잘나간다는 KBS 개그콘서트의 다섯 개그맨인 박성호, 김준호, 김원효, 최효종, 신보라의 얘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끝에 붙은 서수민 PD의 평이 재밌다. 재밌다 싶으면 망설이지 않는 박성호, 선후배가 함께할 수 있는 코너를 만드는 김준호, 럭비공 같은 의외성에다 진득함까지 갖춘 김원효, 감이 오면 막 달려 나가는 폭주기관차 최효종, 노래에다 연기, ‘똘기’까지 갖춘 완벽한 개그맨 신보라. 1만 3000원. 일과 인생에 불가능은 없다(마쓰시타 고노스케 지음, 김정환 옮김, 청림출판 펴냄) 가난했기에 열심히 살았고, 몸이 약했기에 남에게 일을 부탁하는 법을 배웠고, 못 배웠기에 누구에게나 배우려고 했다는 일본 경영의 신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어록집이다. 노동자 정리해고를 반대하고, 주5일 근무제를 앞장서서 도입하고, 마쓰시다정경숙을 설립해 인재를 양성하는 등 고집스러운 경영을 해 온 그의 면모가 드러난다. 모두 3권으로 2권은 ‘사업에 불가능은 없다’, 3권은 ‘경영에 불가능은 없다’다. 각권 1만 3000원. 책인시공(정수복 지음, 문학동네 펴냄) 책을 펴자마자 맞닥뜨리는, 17개 조항으로 이뤄진 ‘독자권리장전’에서부터 웃음이 나온다. 제목대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을 읽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얘기다. 자신의 경험에다 국내외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다 버무려 놨다. 1만 4000원.
  • 그림에서 읽어낸 삐딱한 철학 이야기

    수백개 단어로 된 책 한 권보다 그림 한 장이 더욱 강렬한 인상을 심을 때가 있다. “철학자의 지성은 미술가의 감각에 비해 느리고 철학자의 구상은 미술가의 상상력에 비해 공허하다. (중략)그래서 철학자는 미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철학자는 화가의 그림을 시대적 상황과 삶의 관점에서 사유하고, 자신들의 입을 통해 그림을 해석해낸다. 그 생각의 연결고리를 엮어 풀어낸 것이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김범수,·김성우 등 11명 지음, 알렙 펴냄)이다. 책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1844)에서 사마천과 공자를 떠올리면서 시작한다. ‘세한도’는 단정한 추사의 글씨와 거친 붓놀림, 나무 두 그루,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도를 가진 집채가 어우러진 그림이다. 이것이 명작으로 손꼽히는 것은 추사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제주로 유배온 자신에게 귀한 책을 보내준 역관이자 제자인 이상적에게 감사와 칭찬을 담아 추사는 그림의 발문에 이렇게 썼다. “태사공(사마천)이 이르길 ‘권세와 이익으로 만난 관계는 권세와 이익을 다하고 나면 사귐 또한, 끝난다’라고 했다.(중략) 태사공의 말이 틀렸단 말인가?” 발문에서 또 “공자께서 이르시길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하셨다. (중략)한갓 늦게 시드는 굳센 절개 때문만이 아니라 또한 날씨가 추워진 뒤에 감동한 점이 있어서일 것이다”라고 했다. 추사의 그림은 감내해야 할 곤궁하고 혹독한 ‘세한’이지만 “온 세상이 어지러워진 뒤에야 비로소 깨끗한 선비가 드러”난다는 속뜻을 품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영국 현대화가 베이컨의 왜곡된 얼굴(‘자화상’)에서 프랑스 현대 사상가 들뢰즈는 자신의 존재론을 완성했고, ‘구두 한 켤레’를 두고 반 고흐는 예술을 말하고 하이데거는 사물을 떠올리기도 했다. 화풍과 철학 사조에 따라 읽기 난이도에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소재와 풀이가 흥미롭다. 1만 7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시대를 말하다(상) 고은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시대를 말하다(상) 고은

    “프랑코가 곧 죽을 모양이다. 사르트르가 그자를 ‘라틴의 돼지’라고 부르고 그놈이 어서 죽기만 기다리노라고 말한 것이 통쾌하다. 거리의 사람들. 독재를 견디어내는 이 인내의 일상 체념과 방관의 일상이야말로 독재의 온상이다. 의병의 역사, 봉기의 역사가 있었으나 그것의 분출 자체가 타자 의존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저항보다 순응과 피동의 역사가 더 길다. 혁명, 영구혁명은 관념인가. 창조는 어떤 경우도 혁명적이지 않으면 창조가 아니다.” 1975년 11월 15일 고은(당시 42세)은 청소년기 이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써온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독재를 견디어내는 이 인내의 일상 체념과 방관의 일상이야말로 독재의 온상이다’는 대목에서는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1974년 11월 18일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로서 ‘문학인 101선언’을 주도했던 침묵을 깨야 한다는 결단이 느껴진다. ‘창조는 어떤 경우도 혁명적이지 않으면 창조가 아니다’에는 문학이 현실과 동떨어지면 안 된다는 철학이 강하게 배어 있다. 함박눈이 쏟아진 지난 연말 경기도 안성 자택에서 만난 고은은 책으로 벽을 쌓아 지은 고분 같은 서재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쪽 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서재는 어두운 듯하면서 환했다. 미닫이문을 터서 만든 10평 안팎의 장방형 서재는 시인에게 어머니 자궁 같은 안온함을 준다고 했다. 짙은 감색 셔츠에 같은 색 실크 머플러를 목에 두른 고은은 고요했다. 전설처럼 떠돌던 술에 전 낭만의 시인이나, 열정의 시인, 독재에 저항하는 시인의 모습은 사라지고, 팔순의 성찰하는 고은이 보였다. 어쩌면 이것이 본래의 고은일지도 모르겠다. 전쟁은 고흐를 열망한 내 소년기를 부쉈다 ‘한국의 고흐’가 되고 싶었던 17살 예술지상주의자였던 소년의 운명을 맨처음 뒤틀어 놓은 것은 한국전쟁이었다. 외삼촌 집에서 본 고흐의 화보집을 보며 꿈을 키우던 고은에게 한국전쟁은 감당할 수 없는 참극이었다. “좌익이 점령했을 때는 우익이 죽었고, 우익이 돌아오자 좌익이 죽었죠. 내 고향에서만도 이 죽음의 재앙이 세 번 되풀이됐다. 군인들이 와 시체를 파내서 옮기라고 했는데, 그 작업을 하고 나면 보름 동안 씻고 또 씻어도 시체 냄새가 몸에서 없어지지 않았다. 그러니 인간 하면 서로 죽이는 행위, 고향 하면 핏줄끼리도 이데올로기 때문에 싸우는 그런 것만 연상됐다. 죽음에 대해 아무 준비도 없던 10대 어린애가 그것을 만난 것이다. 소년 자체가 부서져버렸다.” 고아의 의식이 투철하다는 고은은 한국전쟁으로 조상과 끈이 끊겼다고 생각했다. 고향도 무섭고, 핏줄도 무서웠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피에 주려 있는가를 본 소년의 정신은 온전해지지 못했다. 정신착란으로 집을 뛰쳐나갔고, 자살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전쟁통에 군산고를 중퇴했는데, 전쟁 중에 그는 모교인 군산북중학교 국어교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견딜 수 없는 혐오들이 밀려오던 터에 1952년 출가를 했다. 1957년에 전등사 주지를 지냈고, 1958년 ‘불교신문’을 창간해 주필을 맡았던 그는 1962년 환속했다. 등단은 1958년, 26살 때다. 시인협회 조지훈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폐결핵’이 실렸다. 현대시인이 100명 정도에 불과하던 시절이라 그는 현대문학 2세대 정도되는데도 1세대로 평가받는다고 했다. 김동리, 오상순, 김수영 등과 어울리며 살았다. 유미주의자였던 그의 예술관과 삶의 방식을 전복시킨 것은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 재단사 전태일의 분신자살이었다. 잊어버린 과거가 된 전태일의 죽음이 술에 절어 나른했던 시인의 삶을 바꿔 놓았다. “지금은 서울 무교동에 현란한 고층건물들이 서 있는데, 당시에는 바라크였다. 낮은 건물뿐이었다. 통행금지 시절이었는데, 술을 마시고 돌아갈 수가 없으니 주모에게 사정하고 아첨해서 술집 탁자 같은 데서 자곤 했다. 그날도 아마 그런 날이었다. 먼동이 틀 무렵인데 신문 쪼가리들이 바람에 굴러다니더라. 묵은 신문이었는데, 사회면과 사설면에 ‘노동자 분신자살!’이라고 써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죽음이 워낙 육친화되어 있다 보니 죽음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떠지더라. 어, 이것 봐라! 일종의 죽음의 비교라고 할까. 그런데 이런 죽음이 있었던 것이다. 풀빵 10개로 점심을 때우고,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우이동 판잣집까지 버스비가 없어 한밤중까지 걸어가고, 그런 인간의 삶이 나오더라. 가슴이 서늘해졌다. 이게 뭔가. 현실을 깨달았다. 거대한 착취와 비인간화, 허리도 제대로 펼 수 없는 다락방 지옥의 밀실 같은 곳에서 소녀들이 가혹한 노동을 하고, 폐결핵으로 피를 토하고.” 민주화 전위? 뒤늦게, 엉거주춤 서 있었다 현실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던 그를 두고 사람들이 ‘초개’라고 했는데, 그는 밀물처럼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에 각성이 됐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1970년대 봉제공장의 노동현실을 설명하던 그는 다시 평온한 얼굴로 돌아와 “사람들은 내가 민주화 운동의 전위에 섰다고 하는데, 사실 뒤늦게 뒤꽁댕이를 따라다니면서 한 것이다. 뒤늦게 엉거주춤하게 거기에 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때 전태일의 죽음에 나만 충격받은 것이 아니다. 서울대 법대생들도 다 깨쳤다. 나중에 감옥에서 만난 조영래, 장기표, 걔네들도 다 깨쳤더라. 나는 지식인이랄 것도 없고 예술인이었는데 전태일의 죽음의 폭풍이 나까지 몰아세웠다. 그래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 작가들도 뭔가 해야겠다. 그때 자기 몸을 던지는 행복이 생겼다.” 동료 작가들은 물론 선후배 작가들까지 뭉치도록 앞장서서 나갔다. ‘나를 빼고 몰래 하면 안 된다’는 작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가 설득하면 다소 보수적인 현대문학 1세대 선배들도 동참했단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회 대표간사가 된 배경이다. 당시 자유실천문인협회의 주장은 5가지였다. 구속자를 석방하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라, 자유민주주의 정신의 절차에 따른 새로운 헌법을 마련하라 등이었다. 당시 세종로에서 시위하고 그와 조해일, 윤흥길, 박태순 등 7명이 연행됐다. 고은의 본격적인 빵살이(감옥살이)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뒤부터 시작됐다. 1977년, 1979년이 자유실천문입협회 건이었다. 1980년에는 김대중내란음모죄에 연루됐다. 죽음이 목젖까지 찾아왔던 때다. 1988년 정부가 월북·납북작가 작품들을 해금하자, 고은은 더 나아가 한국작가회의와 함께 북한의 작가동맹 소속 작가들과 ‘남북작가회담’을 추진한다. 이것이 문제가 돼 1989년 다시 투옥됐다. 국가가 달아준 ’별’이 4개다. 1980년대 중반 민주화운동이 본격화될 때 그는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1987년)를 맡았다. 국가와의 갈등이 완화된 건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였다. 그의 나이 60세 때다. 1993년 처음으로 여권이 나왔다. 그전까지는 임시여권만 발급됐다. 시인 고은이 ‘세계의 시인 고은’이 된 시점도 그때부터다. 1970년부터 1993년까지 23년간 그는 1960~70년대 산업화 과정의 각종 폐해를 해소하고,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거리의 시인’으로 살았다. 한국전쟁으로 상처받은 그는 이제 통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나에게는 독특한 통일 이론이 있다. 다연방 통일제를 주장한다. 북한의 언어는 문화어(표준어)-평양중심의 언어로 통합된다. 남한은 표준어는 서울 종로에 사는 중산층의 언어다. 마포에서 쓰는 언어도 아니다. 그런데 표준이나 통합은 말살이다. 시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사투리, 지역어는 다 신성한데 다 말살되고 있다. 이것은 나쁜 단일화다. 그래서 나는 사투리와 지역어가 존중될 수 있도록 제주도, 경상도, 전라도, 함경도 등 20여개 연방으로 만들어서, 수상최고회의를 국가최고의사결정기구로 하는 남북한 통일된 국가를 꿈꾼다. 스위스, 말레이시아, 미합중국, 넓게 보면 중국도 다 연방 아니냐.” 그는 100년 안에 아시아에도 유럽연합(EU)과 같은 국가연합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구상이 한낱 백일몽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올해로 80세인 고은의 삶은 파란만장하다는 표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태어나 식민지와 1945년 해방과 분단, 1948년 대한민국 건국, 1950년 한국전쟁, 1960년 4·19민주화혁명, 1961년 5·16군사쿠데타, 1979년 박정희 정권의 몰락, 1980년 서울의 봄과 5·18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10민주화운동, 1997년 외환위기와 극복까지. 롤러코스터보다 더 다이내믹한 인생이다. 침묵할 수 없던 시대, 그것은 선물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대는 조용할 수 없는 시대였지만, 남들보다 더 격렬하게 부딪치며 살아온 측면이 있다. 시대가 나에게 준 것도 있고, 내가 시대에 준 것도 있다. 이것이 맞물려서 심상치 않은, 비일상적인 삶의 연대기를 갖게 됐다”며 허허롭게 웃은 뒤 “사람들은 나를 ‘풍운아’라고도 부르지만, 돌아보면 시대가 나에게 준 선물과 같은 것이 많다”고 회고했다. 마지막으로 고은은 역사와 사회에 대한 고언을 잊지 않았다. “우리는 역사의 유산을 정리해본 적이 없다. 민족끼리 싸우는 삼국시대, 후삼국시대를 고스란히 복제하고 있다. 그런 바보 같은 땅이 어디 있나. 치유되지 않은 삶을 자손들에게 넘겨줘야 할 판이다. 피의 흔적을 닦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당대의 정당성이 있겠지만, 이대로 가면 역사라고 할 수도 없다. 길들여져 있는 체제에 의해 쉽게 변경될 수 없는 관행, 제도가 있으니 현안을 다루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당대에 손가락질당하고, 역적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온한 꿈을 꾸고 확산해야 한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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