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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리뷰] 코난의 14번째 극장판 ‘천공의 난파선’

    [영화리뷰] 코난의 14번째 극장판 ‘천공의 난파선’

    30~40대는 코난 하면 자연스럽게 미래 소년 코난을 떠올리지만 요즘 초등학생부터 20대까지는 “몸은 작아져도 두뇌는 그대로, 진실은 언제나 하나!”라고 외치는 명탐정 코난을 생각한다. 일본의 유명한 추리 만화다. 아오야마 고쇼 작가가 1994년 연재를 시작해 현재 단행본으로 68권까지 출간됐다. 일본에선 1억부, 국내에서는 30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도, 실사(實寫)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인기다. 1997년부터는 해마다 스크린에 걸리고 있다. 명탐정 코난의 열 네번째 극장판 ‘천공의 난파선’이 22일 국내 개봉한다. 코난 극장판의 국내 정식 개봉은 이번이 세 번째. ‘천공의 난파선’이 관심을 모으는 까닭은 지난해 한국을 찾은 13번째 작품 ‘칠흑의 추적자’가 6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4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천공의 난파선’은 ‘칠흑의 추적자’에 이어 코난 극장판 흥행 2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 이야기 구도는 한결 같다. 고교생 명탐정 신이치(더빙판 남도일)가 우연히 뒤를 쫓던 검은 조직에 의해 강제로 의문의 약을 먹게 된다. 약의 부작용으로 초등학생 정도로 몸이 줄어든 신이치는 자신을 먼 친척뻘 동생 에도가와 코난(코난)이라고 속이고 여자 친구 란(유미란)과 란의 아버지인 모리(유명한) 탐정에게 얹혀살며 검은 조직을 쫓는 동시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을 해결한다. ‘천공의 난파선’에서 맞닥뜨리는 적은 살인 박테리아를 훔쳐 세상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이다. 모험을 펼치는 공간도 길이 246m에 달하는 대형 비행선으로, 폐쇄 공간에서의 모험이 주는 효과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본격적인 사건 전개가 이뤄지기 전인 초반 40분은 어른 시각에선 조금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7살 꼬마가 빼어난 두뇌 회전과 아가사(브라운) 박사가 만들어준 각종 도구를 이용해 테러리스트를 쓰러뜨리는 장면은 액션 영화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추리적인 요소보다는 ‘다이하드’식 액션이 강조된 편. 코난의 맞수인 괴도 키드도 극장판에 네 번째로 등장해 코난을 돕게 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역할이 기대에 못미쳐 아쉽다.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식으로 각색된 부분이 많은 더빙판으로만 상영된다. 전작들이 그랬던 것처럼 일본의 명소들이 작품 속에서 정밀하게 재현되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다쿠시마 섬, 고후쿠지(흥복사), 오사카 신사이바시의 도톰부리 등이 곳곳을 장식하며 일본을 소개한다. 103분. 전체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권상우, 벌금 500만원 징계...네티즌 ‘싸늘’

    권상우, 벌금 500만원 징계...네티즌 ‘싸늘’

    배우 권상우가 사고 후 미조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 기소를 당했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13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박균택 부장검사)는 경찰차량 등을 들이받고 뺑소니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로 권상우를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네티즌들은 “오늘 아침 뉴스에 음주 운전자가 도망 갔다더라. 이런게 모방 아닌가, 공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공인이니까 음주 뺑소니 치고도 이틀이나 기다려 주는 경찰이 믿음직스럽다.”, “밤 12시 넘어 집에 들어오면 손태영한테 400만원 준다던데, 뺑소니에 500만원 이면 껌값이네” 등 비난의 댓글이 쏟아졌다. 권상우는 지난 6월 초 영화 ‘포화속으로’ 개봉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자정이 넘어 귀가하면 아내에게 벌금 400만원을 낸다. 지금까지 두 번 약속을 어겼고 벌금을 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권상우는 지난달 12일 새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골목길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 길가에 주차된 승용차와 경찰차를 들이받고 도망쳤다. 권상우는 사고 발생 이틀만인 14일 경찰에 출석해 불구속 입건 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이효정 인턴기자 hyojung@seoulntn.com
  • 도로위에 30억 ‘동전벼락’ …쓸어담기 아비규환

    도로위에 30억 ‘동전벼락’ …쓸어담기 아비규환

    ’돈벼락’과 ‘갈퀴로 돈을 긁어 모은다’란 말이 어울릴 만한 사고가 이탈리아에서 발생했다.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동부 풀리아 지방 포자에서 200만 유로(약30억9천만원)을 싣고가던 동전수송차량이 교통사고가 나면서 말그대로 도로에 ‘돈벼락’이 내렸다. 동전수송차량은 이탈리아 북부 체세나를 출발해 바리에 있는 은행을 향해 가는 중이었다. A14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던 중 타이어가 펑크나면서 다른 차량을 치고는 가드레일과 충돌하였다. 이 과정에서 차량에 있던 동전이 도로로 쏟아졌다. 현지 언론은 ‘잭팟머신에서 돈이 쏟아져나오듯 돈이 도로로 쏟아졌다’고 표현했을 정도. 마침 이 곳을 지나가던 운전자들은 거의 ‘아비규환’수준으로 동전을 주웠고 최종 확인에서 사라진 돈은 약 5만유로(약 7700만원)에 이른다. 당시 목격자는 방송에서 “사람들이 동전을 줍기위해 목숨을 내놓은 듯 했다. 동전을 줍기위해 도로를 가로질러 다뎌 사고위험도 많았다” 고 말했다. 포자 경찰은 “사고차량의 운전자들이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점도 감안이 되지만 사람들은 사고 운전자들을 돌보지도 않은채 동전줍기에 혈안였다”며 “ 동전을 주워간 사람들은 다시 경찰에 신고할 것”을 종용했다. 사고후 경찰과 사고수습대원들은 말그대로 ‘빗자루로 동전을 쓸어담아’ 도로에 쏟아진 돈을 수거했다. 사진=데일리 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 tvbodaga@hanmail.net
  • RFA “北 비료공장서 대형 폭발사고, 30여명 사망”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8일 북한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평안남도 안주시 소재)에서 지난 4월 하순 큰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3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친척을 방문하러 신의주에 온 안주 주민 김모씨의 말을 인용해 “4월23일 남흥청년화학공장 나프타 공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30여명이 숨지고, 당국은 소문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고후 엿새만인 29일 황급히 비료 생산공정 준공식을 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신의주 일대에 “남흥청년화학공장에서 대형 산소분리기가 폭발해 요소비료 생산이 중단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황소뿔 투우사 목 관통 참혹한 투우 사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투우경기 중에 황소의 뿔이 투우사의 목과 입을 관통하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영국 데일리 메일이 보도한 뉴스에 의하면 마타도르(투우사) 훌리오 아파리씨오(41)는 2만5천명이 몰린 마드리드 라스 벤따스 투우장에서 무게 0.5톤인 오피파로라 불리는 황소와 투우대결을 벌였다. 황소의 공격은 투우사가 붉은 망토와 창을 가지고 황소를 희롱하는 ‘파에나’(Faena) 단계를 넘어, 최후의 일격인 ‘에스토카다’(Estocada) 이전에 발생했다. 이미 4개의 창을 몸에 맞고 피를 흘리는 황소는 극도로 포악해져 아파리씨오를 공격했다. 황소의 오른쪽 뿔이 아파리씨오의 목을 관통하면서 입으로 나온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 관중석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고, 동료 투우사들이 경기장으로 몰려가 황소의 뿔에서 아파리씨오를 구출해 냈다. 라스 벤따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아파리씨오는 턱관절이 부서시고 목을 통해서 엄청난 피를 흘려 1시간동안 응급수술을 마치고 마드리드의 대형병원으로 이송됐다. 마드리드 병원에서는 6시간동안 턱과 입을 복원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병원 대변인은 “현재 그는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이 돌아오고 바이탈 사인도 안정적” 이라고 발표했다. 사고후 해당 황소는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려진 바는 없으나, 이날 열린 투우경기중에 6마리의 황소가 목숨을 잃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 tvbodaga@hanmail.net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숨고르기? 무기력증?

    정부가 세종시 수정법안을 입법예고하자, 한나라당이 일시적인 숨고르기에 들어간 형국이다.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세종시 관련 언급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3월 초 세종시 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당내 토론을 시작하겠다.”면서 “특별한 요구가 없는 한 토론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는 2월 임시국회에선 현안 처리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월 중 당론 변경을 시도하면 계파 간 충돌이 불가피하고, 그 후유증으로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아이티 평화유지군(PKO) 파병, 아프가니스탄 파병, 사법개혁 등 주요 현안이 난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정안 찬성 여론이 커질 것이란 여권 주류의 전망도 작용했다.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 21’도 세종시 관련 논의를 계속 미루고 있다. 이달 들어 매주 정례회의 때마다 친박계 의원들이 불참하고 있는 데다, 친이계의 출석률도 저조한 탓이다. 중도파 모임인 중도와 실용은 지난 14일 친박계 의원 섭외 불발로 세종시 관련 토론회 개최가 무산되자 이번에는 정치인을 배제한 전문가 토론회를 추진하고 있다. ‘토론의 장’이 열리지 않는 가운데, 일부 의원은 계파 간 충돌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이계진 의원이 최근 본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를 주장한 데 이어 이한구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세종시 문제를) 토론해 봤자 서로 간에 이해하고 수정할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수정안이 국회에 넘어오면 (당론과 상관 없이 의원 개개인의 소신에 따라 투표하는) 교차투표(크로스보팅)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이 내홍에 휩싸이면서 토지환매권, 계획존속청구권 등을 둘러싼 야당의 법리 공세에 집권 여당으로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의원이 외유중이어서 당의 목소리를 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환매청구권은 법에 명백하게 나와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여당이 침묵하는 것은 법적 정당성에 흠결이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美스포츠스타들 “우즈 외도 안타까워”

    의문의 교통사고후 불륜설에 휘말린 골프황제 타이거우즈에 대해 유명 스포츠스타들도 한 마디씩 거들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프로풋볼(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뛰는 한국계 하인스 워드(33)는 3일(현지시간) “한 인간의 개인사는 운동능력과 관계없다. 완벽한 인간은 세상에 없다. 개인적인 일들이 발가벗겨져 ESPN(언론을 통칭)에 고스란히 방송되는 장면을 지켜보는 것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반면 뉴잉글랜드 페트리어츠의 톰 브래디(32)는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에선 어느 정도의 악명을 떨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스로 추구하는 행복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우즈는 사실상 외도 사실을 인정하며 가족과 팬들에게 사과했다. 우즈는 2일(현지시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정도를 넘은 행동으로 가족들을 실망시켰다. 진심으로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나를 믿고 지지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우즈의 고백은 제이미 그럽스(24)라는 여성이 최근 미국 주간지 유에스 위클리와 인터뷰에서 “3년 가까이 우즈와 사귀면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직후 나왔다. 송한수 오달란기자 onekor@seoul.co.kr
  • JAPAN 문화의 뿌리 나라현을 가다

    JAPAN 문화의 뿌리 나라현을 가다

    │나라(일본) 이경원특파원│최근 충남의 어느 시골을 갔다. 버스가 다닌 지 채 5년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요즘 흔치 않은 깡촌임에도 멀리 고층 아파트 몇 채가 보였다. 대한민국 어느 곳도 아파트 역병(疫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적어도 여행이 휴식을 의미한다면, 스카이라인과 네온사인에 이력이 난 현대인들이 한적한 곳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파트 광풍에 허덕이는 한국인에게는 더욱 더. 사흘간 발도장을 찍고 온 일본의 나라(奈良)현은 이런 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다. 오사카부와 교토부 등 대도시에 둘러싸여 있지만 고층건물이 아닌 골목이 눈에 들어오는 소소한 매력이 있다. 나라현에 고층 건물이 없는 이유는 건축업자들이 공사를 꺼려하기 때문이란다. 나라현 관계자는 “땅을 파면 뭔가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우스갯소리를 건넨다. 나라현은 ‘아스카시대’와 ‘나라시대’가 시작된 일본 역사의 뿌리이자 보고(寶庫)다. 공사를 시작하면 국보급 유물이 출토돼 공사가 지체될 때가 많아 업자들이 달가워할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덕분에 나라현은 일본 고유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됐다. 일본의 전통이 자연스레 물들어 있는 골목의 풍광과 여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담한 일본의 목조 가옥은 마치 소인국에 온 느낌을 자아낸다. 간사이 공항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아스카 지역은 이런 분위기를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 골목을 누비는 데 반나절이면 족하다. 자전거 대여료도 1시간 300엔(약 4000원), 하루 1000엔으로 일본의 높은 물가 치고는 저렴하다. 일본의 전통 기와가 덮여 있는 가옥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담이 낮아 도리어 탁 트인 느낌이다. 낮은 담 너머 다섯평 남짓한 자그마한 마당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정원이 눈길을 끈다. 이렇게 이쁘게들 산다. 일본 문화의 뿌리답게 골목 곳곳에 있는 국보급 유적지는 운치를 더한다. 거석을 쌓아 올린 이시부타이 고분, 일본 최고(最古)의 절인 아스카데라, 에도시대의 건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이마이초 마을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학창시절 배운 국사 교과서가 어렴풋이 생각난다. 삼국통일 뒤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인들이 이곳 아스카에 터전을 잡고 일본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구절. 아스카데라 주지스님이 “아스카 문화는 한국으로부터 문화를 받아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한국인을 무척 좋아한다.”고 반색하며 맞이한다. 아스카를 벗어나 나라현의 현청 소재지 나라시로 향한다. 나라현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그 모습은 여느 대도시처럼 화려하지 않다.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와카쿠사산 정상에 오르면 도시 전경이 한 폭의 양탄자 같다. 높은 건물로 어디 한 곳 모난 구석이 없다. 와카쿠사산 아래 나라공원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천마리의 사슴들이 뛰어노는 곳이다. 목동이 먹이를 주기 위해 나팔을 불면 숲속에 있던 사슴들이 쏜살같이 뛰어 나온다. 머리로 사람들의 몸을 건드리며 먹이를 달라고 아양을 부릴 때면 여기저기서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공원을 빠져 나오는 길목에는 우키미도라는 육각정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연못과 숲, 멀리 보이는 산이 함께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 같다. 바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에 귀가 뻣뻣해진다. 현청 소재지 한복판에 있는 공원이 맞나 싶다. 나라 공원을 빠져나오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가스가타이샤 신사와 도다이사 등 일본이 자랑하는 유적지가 있다. 오층탑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고후쿠지사, 신성한 산이라 하여 벌채가 금지돼 있는 가스가산 원시림도 자전거로 산책하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나라 시내 긴데쓰 나라역 주변을 걷다 보면 대표적인 골목 ‘나라마치’가 나온다. 아스카의 골목이 논과 어우러진 한적한 모습이 특징이라면 나라마치는 다소 도시화된 세련된 맛이 있다. 목조 창살이 내부를 가리고 있어 다소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여운이 느껴진다. 나라 시내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이카루카 지역은 ‘일본 국보의 총아‘로 불리는 호류사로 유명하다. 아스카시대 불교를 보급하는 데 힘쓴 쇼토쿠 태자가 607년 창건한 이 절은 일본인들의 자부심이 그대로 배어 있다. 국보급 문화재만 190점에 달한다. 백제의 승려 담징이 그렸다는 금당벽화를 비롯해 백제 관음상 등 우리 문화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당벽화가 담징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이드의 말이 다소 거슬리긴 했지만 민족주의는 잠시나마 접어뒀다. 일단 그들이 보여주는 것 자체에 집중하고 싶었던 까닭이다. 이카루카에서 차를 타고 시기산을 오르면 멀리 오사카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이곳의 야경은 나라현 최고의 백미로 꼽힌다. 시가·이코마 스카이라인 로드의 우거진 숲 사이로 멀찌감치 보이는 도시의 야경은 마치 달빛에 반사된 밤바다같이 신비롭다. 야경의 아쉬움을 접고 시기산의 한 온천에서 몸을 데운다. 우거진 숲 사이 노천을 발가벗은 몸으로 거닌다는 게 여간 어색하지가 않다. 나라현의 온천은 규모가 크지 않아 유명세는 덜하다고는 하지만 아쉽진 않았다. 나라의 한적한 분위기 덕분에 풀어낼 여독이 크지 않았던 까닭이다. 지금 나라현은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오는 2010년 ‘헤이조쿄(나라의 옛 이름) 천도 1300주년’을 맞이해 1년 내내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잔뜩 들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3일에는 축제 100일 전 행사도 성대히 치렀다. 일본 역사의 시작은 보통 6세기 중엽 아스카 지역에서 시작된 ‘아스카시대’로 보고 있지만 본격적인 중앙집권 국가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기준점은 ‘나라시대’가 개막된 710년 헤이조쿄 천도를 꼽는다. 아스카 시대가 ‘일본의 잉태’를 의미한다면 헤이조쿄 천도는 ‘일본의 탄생’을 뜻한다. 그만큼 일본인들의 마음 속에 ‘710년’의 의미는 크다. 나라현은 이번 행사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나라시의 헤이조궁 유적지에서는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된다. 내년 4월24일부터 11월7일까지 개최되는 유적지 탐방 투어를 비롯해 고대 일본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한 퍼레이드가 열린다. 고대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을 비롯해 붓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이밖에 4월24일부터 5월9일까지 ‘꽃과 신록의 페어’, 8월20일부터 27일까지 ‘빛과 등불의 페어’, 10월9일부터 11월7일까지 ‘헤이조쿄 페어’가 열리며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다. 이번 헤이조쿄 천도 축제를 비롯해 나라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나라현 한국어 홈페이지(www.pref.nara.jp/nara_k/)를 참고하면 된다. 글 사진 leekw@seoul.co.kr
  • 시민·공무원 아이디어 괜찮다~

    시민·공무원 아이디어 괜찮다~

    앞으로 도서관이용증 하나만 있으면 전국의 모든 공공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열차표, 버스표 등에 이용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표시되며, 가족의 사망신고서를 제출할 때 전국의 어느 동사무소에 가더라도 필요한 후속절차를 안내·일괄처리해 준다. ●지난 6월부터 각 부처별로 공모 행정안전부는 지난 6월 각 부처별로 공모·추천받은 국민제안 21건과 공무원제안 155건 등 모두 176건 중 89건을 우수제안으로 선정해 정책에 반영하거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전국의 도서관 이용증을 하나로 통합하자는 정책 아이디어는 서울시민 박성만씨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안한 것으로, 현재 통합대출서비스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용역이 끝나는 대로 문화부는 이를 시행, 전 국민의 도서관 이용패턴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서울시민 이용미씨가 제안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표기는 국토해양부가, 대전시민 김태은씨가 제안한 사망신고후속절차 안내시스템은 행정안전부가 각각 연내 실시를 목표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장애인주차장 표시를 눈에 잘 띄게 주차선 밖에 표시하는 개선안, 버스 내부에 교통정보 안내단말기를 설치하는 개선안 등 모두 12건의 국민제안이 정책에 반영됐거나 조만간 제도화를 앞두고 있다. ●11월 말에 창안 등급별로 표창 이와 함께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 국가정보통신서비스이용제도개선, 탄소마일리지제도 운영 등 우수 공무원 제안으로 선정된 77건도 현재 정책에 반영되고 있거나 제도화될 단계에 있다. 행안부는 오는 11월 말 우수 제안자에 대해 창안 등급별로 표창(500만~50만원)하고 해당 공무원에겐 특별승진 등 인사특전을 부여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민 및 공무원의 정책제안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데다 수준도 높아져 제안제도가 건전한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소통창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계속되는 北도발]北 對美흥정 시작됐다

    [계속되는 北도발]北 對美흥정 시작됐다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 여기자 유나 리(한국계)와 로라 링(중국계)의 재판이 4일 오후 북한 중앙재판소에서 열렸다. 지난 3월17일 두만강 북·중 국경지대에서 북한 당국에 체포된 지 80일 만이다. ●미국인으로 첫 北법정에 미국인이 북한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북한을 불법 입국했다가 억류된 미국인들은 대부분 양국의 협상에 따라 본국으로 송환됐다. 지난 1994년 11월 미 정찰기 비행착오로 월경해 14일간 억류됐던 보비홀 준위와 1996년 8월 압록강을 도강해 불법 입국, 약 3개월간 억류된 에번 헌지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대북 특사 파견이나 양국간 협상 등을 통해 본국으로 돌아갔다. 반면 북한은 미국 여기자들에 대해선 체포한 지 59일 만에 기소를 결정, 재판 회부 의사를 밝혔다. 북측이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해 적용하겠다고 밝힌 혐의는 ‘불법 입국’과 ‘적대행위’였다. 불법 입국은 북한의 ‘출입국법 5조 46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죄행위로 벌금이나 입국 출금 금지, 혹은 추방 등의 처벌을 물을 수 있다. 다른 혐의인 적대 행위의 경우 최고 10년 이상 노동교화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유죄 선고후 석방 유력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자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후 추방 결정을 내릴 경우 미국에 대한 유화 제스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형이 선고돼 구금 등의 조치가 이어지고 신병 인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질 문제로 불거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석방 결정을 내릴 경우 미국과의 대화를 유도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이미 지난달 기소사실을 밝히고 구체적인 혐의까지 거론했기 때문에 중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대화국면 전환 계기될 듯 그는 “북한은 중형을 내린 이후부터는 법리적 해석을 떠나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 ‘사면’의 형식을 빌려 미국 여기자들을 석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형이 선고될 경우 단기적으론 북·미가 서로 공방을 벌이며 냉랭한 분위기를 유지할 것이나 장기적으론 물밑 대화를 시도, 대화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북한이 이번 재판에서 유연성을 발휘해 여기자들을 석방할 경우 향후 미국 측에 강대강의 대결국면이 아닌 양자간 대화국면을 조성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춘규 선임기자 글로벌 뷰] 日 백화점들 존폐 위기

    지난달 29일 파산 위기에 직면한 일본 홋카이도의 137년 된 백화점 ‘마루이이마이가 삿포로 지방법원에 민사재생법 적용을 신청, 수리됐다. 마루이이마이의 부채는 502억엔이다. 금융위기 이후 일본 백화점의 경영파탄은 처음이다. 마루이이마이는 삿포로, 하코다테, 무로란 등 네곳에 백화점을 운영하는 홋카이도 최대 백화점이다. 마루이이마이의 경영파탄은 제휴 백화점회사 미쓰코시·이세탄홀딩스의 경영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 백화점 대부분이 고전하고 있어 백화점 업계의 재편이나 도태가 빨라질 전망이다. 일본 백화점의 위기는 거품붕괴가 시작된 1991년 이후 지속되고 있다. 백화점 업계 전체의 매출이 91년 9조 7000억엔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는 7조 3813억엔으로 7조 8566억엔의 편의점에 밀려났다. 내년에는 매출이 6조엔대로, 2012년엔 5조엔대로 추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 백화점은 포목점인 고후쿠텐(吳服店)을 모태로 300년 이상 일본 소매업의 왕좌를 지켜 왔다. 백화점에서의 고급품 소비는 풍요로운 생활의 상징이었다. 거품붕괴 뒤 휘청이더니 최근의 경제위기로 백화점이라는 업태 자체의 존속마저도 위협받고 있다고 주간 동양경제 등 일본 언론들은 분석한다. 백화점의 위기는 소비행태 변화가 촉발했다. 40년 전 주택가에 편의점이 들어서며 젊은층에 이어 주부층과 고령자들도 백화점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먼 백화점보다는 가까운 편의점으로’라는 분위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제위기로 주가마저 폭락, 백화점의 주고객층인 중산층과 부유층이 지갑을 닫아 버렸다. 대절약시대와 맞물려 백화점이 구조적 불황기에 접어들자 투자를 유보하는 등 비상체제다. 선전중인 한국의 백화점과 대비된다. 다이마루·마쓰자카야 등 대형백화점을 거느린 J 프런트리테일링 오쿠다 쓰토무 사장은 “경기가 회복되어도 과거와 같은 대량 소비사회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기가 좋아지면 물건이 팔리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것이다. taein@seoul.co.kr
  • 또 이천 냉동창고 불… 6명 사망·1명 실종

    또 이천 냉동창고 불… 6명 사망·1명 실종

    지난 1월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의 냉동창고의 근처인 또다른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인부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지하의 밀폐된 공간에서 가스용접 작업 중 불이 나 순식간에 퍼진 유독가스 때문에 많은 희생자를 낸 점도 지난 번과 유사하다.“결국 또 인재(人災)”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인화성이 강한 냉동창고에 대해 그 동안 별다른 소방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하 냉동창고 가스용접 작업 중 발화 5일 낮 12시10분쯤 경기 이천시 마장면 장암리 서이천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지하 1층에서 용접 작업 중이던 남강로지스틱스 택배회사 소속 경장수씨 등 6명이 숨지고,이현석씨가 실종됐다. 불은 지상 2층,지하 1층,연면적 4만 698㎡ 규모의 냉동창고 1개 동을 태우고 5시간 만에 진화됐다.그러나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번지면서 이날 늦은 밤까지 진화작업을 계속했다. 불이 난 냉동창고는 철골구조에다 벽면 보온재로 인화성이 강한 ‘샌드위치패널’를 사용한 탓에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밀폐공간으로 퍼지고 말았다.샌드위치패널이 ‘불쏘시개’ 역할을 한 셈이다.현행 소방법에서는 냉동창고가 콘크리트 구조물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이천지역의 상당수 냉동창고가 인화성 패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화재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화재 당시 창고의 지하에서는 11개 업체 104명이 물품 분류작업을 하고 있었으며,숨진 경씨 등 일부 직원들은 냉장실 문을 수리하기 위해 용접작업 중이었다.용접기 불티가 인화성이 강한 패널로 튀면서 불이 났다. 사망자들은 불이 난 사실을 모르고 작업을 하다 유독가스에 질식됐다.불이 나자 소방차 54대와 소방대원 280여명,헬기 2대 등이 출동했으나 진화에 애를 먹었다. ●11개월 전 사고후에도 소방대책 전무 목격자 송모(72)씨는 “중부고속도로를 지나는데 도로 옆 물류창고 아래쪽에서 불길과 연기가 수십m 높이로 치솟았다.”면서 “순식간에 불길이 솟구쳐 폭발사고가 난 줄 알았다.” 고 말했다. 이성재 이천소방서 예방과장은 “화재 당시 출입문이 닫힌 것은 아니지만 불길이 너무 세 사망자들이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물류창고가 ‘시설물 안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건축물 안전전검을 자체적으로 실시했다는 점을 감안해 안전대책에 허점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특히 지난 1월 화재후 냉동창고에 대해 별다른 소방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중시하고 이와 관련된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에도 수사 중이다.주민들의 말을 토대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등을 이유로 한 방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불이 난 물류창고는 서이천 나들목 인근에 있으며,지난 1월 7일 화재가 발생한 ‘코리아2000’ 냉동창고와 불과 20㎞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사망자 ▲경장수(38·여주하늘공원장례식장) ▲손성태(23·이천효자원) ▲정원(29·이천효자원) ▲김웅원(24·이천하늘공원장례식장) ▲김준수(28·이천의료원) ▲김태영(27)씨 ●실종자 이현석(27)씨 김병철 김승훈기자 kbchul@seoul.co.kr
  • “교통사고후 음주 측정 불응자 음주운전 사고자로 간주 처벌”

     앞으로 교통사고를 낸 후 음주 측정에 불응하면 음주운전 사고자로 간주돼 처벌될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5일 현행 법률의 허점을 이용해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음주 측정을 회피해 형량을 가볍게 받아가는 ‘얌체’ 음주운전사고자들을 엄단하기 위해 교통사고 후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음주교통사고를 낸 사람과 동일한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할 것을 법무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사고자는 통상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이 적용돼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하지만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낸 사람이 음주 측정을 거부하면 도로교통법의 ‘음주측정불응죄’만 적용돼 처벌이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로 비교적 가벼워진다.  즉 국가의 법 집행에 순응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중한 벌을 받는 데 반해 끝까지 불응한 사람은 처벌을 가볍게 받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권익위에 따르면 지난해 2만 8416건의 음주교통사고가 발생해 991명이 숨지고,5만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그러나 음주측정 불응으로 형사입건된 사람은 2%(580명)에 불과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CUV 출시 잇따라

    CUV 출시 잇따라

    기아자동차가 오는 9월 내놓는 신차 ‘쏘울’은 CUV다.‘신개념·정통 CUV’라는 표현을 앞세워 적극적인 사전홍보를 펴고 있다. 르노삼성도 지난해 12월 ‘QM5’를 출시하면서 CUV를 강조했다.‘세단’과 ‘SUV’의 장점을 겸비했다는 게 광고 컨셉트였다. 자동차 업계가 CU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CUV는 영어로 Crossover Utility Vehicle.‘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으로 번역되지만 이해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CUV는 큰 범주에서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에 속한다.SUV는 싼타페, 쏘렌토, 투싼, 스포티지, 윈스톰, 액티언 등 통상 4륜구동을 바탕으로 야외 레저활동에 적합하게 개발된 힘좋은 차를 말한다.CUV는 SUV에 다른 차종의 장점을 접목한 차를 뜻한다. 영어 ‘크로스오버’란 말 자체가 ‘두 가지 이상의 융합’을 뜻한다.‘퓨전(Fusion)’과 비슷한 말이다. 특정유형을 지칭하기보다는 몇몇 차종의 장점을 따온 것을 뜻하다 보니 개념이 명확하지는 않다.SUV(스타일, 기능성, 전방 시계성)와 세단(승차감)의 장점을 접목한 것도 CUV로 부르고 SUV와 미니밴(실내공간, 시트배열) 또는 미니밴과 세단을 결합한 것도 CUV라고 한다. 최근에는 ‘SUV+세단+미니밴’을 표방한 C UV까지 등장하고 있다. 최초의 CUV는 2000년 나온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다. 이후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왔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CUV가 선보이고 있다. 국산 CUV의 효시(嚆矢)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기아차는 2006년 4월 출시된 자사 ‘뉴 카렌스’가 SUV와 미니밴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국내 최초라고 주장한다. 르노삼성은 SUV와 세단을 혼합했다는 점에서 ‘QM5’가 국내 최초 CUV라고 말한다. 오는 9월 출시될 쏘울은 개성있는 외관 라인을 살리기 위해 직선형 디자인을 채택하고 국내 최초로 ‘블랙 A필라(보닛과 차 지붕을 연결해 주는 앞유리 좌우의 기둥)’를 적용했다. 차량의 전면과 측면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느낌으로 전고후저 형태의 측면 디자인과 어우러져 넓은 시야를 확보한 비행기 조종석과 같은 외관을 완성했다. 수입차에서도 닛산 ‘뉴 인피니티 EX35’, 볼보 ‘올뉴 XC70 D5’, 푸조 ‘207SW’, 폴크스바겐 ‘티구안’ 등 어느 해보다 많은 CUV들이 올해 출시됐다. 연말까지 포드 ‘S-MAX’, 닛산 ‘로그’ 등이 차례로 등장할 예정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교통사고 사망 위자료 최고 5000만원

    교통사고 사망 위자료 최고 5000만원

    9월부터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죽거나 장해를 입었을 때 받을 수 있는 위자료가 최고 4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오른다. 교통사고 뒤 차량을 빌리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받는 교통비도 두배가량 오른다. 금융감독원은 30일 교통사고 피해자를 보호하고 법원 판례도 반영하기 위해 이런 내용을 담은 자동차보험 약관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교통사고 사망이나 장해 때 5000만원에서 피해자의 과실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빼고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 피해자 연령이 20세 미만이거나 60세 이상이면 4000만원으로 제한됐던 연령별 보상기준은 없어진다. 식물인간이나 전신마비 경우에만 주던 가정간호비 지급 조건에 고도의 후유장해(장해 1,2등급)가 추가된다. 그동안 후유장해 보험금 지급대상이 아니었던 치아장해과 외모손상에 대해서도 지급기준이 마련된다. 교통사고가 난 뒤 차량을 빌리지 않을 경우 받는 비(非)대차 교통비가 대차료의 20%에서 30∼50% 정도로 높아진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교통사고 1인당 지급되는 비대차 교통비는 평균 5만원이다. 앞으로는 8만∼13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차량 시세 하락에 대한 손해도 출고후 2년 이내에서 3년 이내로 늘어난다. 자기신체사고 중 배상되지 않았던 한시장해에 대해서도 보상기준이 신설된다. 한시장해란 신체기능이 3년,5년 등 일정기간만 상실되고 이후 회복되는 경우를 뜻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태안사고 책임 정밀하게 밝혀내야

    태안 앞바다 유조선 충돌 및 원유 유출사고를 수사 중인 대전지검 서산지청이 어제 삼성중공업 예인선박과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 양쪽 모두에 이번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가해 선박회사인 삼성중공업의 중과실 혐의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우리는 검찰이 ‘쌍방과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고의 책임소재를 엄중히 밝히지 못한 점에 실망감을 표하면서 사고의 책임을 보다 정밀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 삼성중공업은 사고원인을 두고 ‘천재지변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사고’라고 주장했으나 자체 일정에 맞추기 위해 기상악화의 조건에서 무리하게 항해를 강행했고, 항해일지를 조작한 점이 드러난 상태다. 법적·도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데도 지금껏 책임 회피로 일관했다. 해양오염 처리에는 오염자부담 원칙이 확고하다. 그러나 이대로 수사가 종결될 경우 피해지원액은 국제유류보상기금(IOPC)이 규정한 1차 배상한도인 최대 3000억원에 그치게 된다. 이 정도로 피해가 봉합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로 150㎞의 해안이 시커멓게 오염됐다.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땀방울로 외형상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삶의 터전인 바다를 잃은 어민들의 시름과 생계에 대한 막막함은 날로 깊어질 뿐이다. 이번 사고후 생계를 비관해 자살한 어민이 벌써 3명이나 된다. 파괴된 환경과 생태계 복원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더 이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피해 지역민들의 신속한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책임의 소재를 엄중하게 밝혀 오염 당사자로서 책임있는 행동을 하도록 하는 일이다.
  • ‘인혁당 사형수’ 故 여정남씨 44년만에 명예졸업장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조작 사건’으로 사형을 당한 고 여정남씨가 대학 입학 44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16일 경북대에 따르면 다음달 26일 졸업식 때 인혁당 사건에 휘말려 사형을 당한 뒤 제적된 여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인혁당 사건의 법원 무죄 선고후 조카 여상화씨와 추모사업회측이 고인의 명예를 회복해 달라며 명예졸업을 신청함에 따라 이뤄졌다. 경북대는 유족측과 명예졸업장을 줄 장소와 방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고 여정남씨는 1945년 대구에서 태어나 1964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해 민주화 학생운동을 주도했고 1974년 이 사건으로 구속된 뒤 다음해 사형선고를 받고 20여시간 만인 4월9일 사형이 집행됐다. 여씨는 당시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법원은 지난해 8월 여씨 등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숨진 8명의 희생자 유족들에게 국가가 손해배상금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한편 경북대는 여씨를 비롯해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경북대 출신 3명에 대한 추모 조형물과 공원을 올해 안에 교내에 건립할 계획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인수위 “간보기식 보고후 반응 살피더라” 홍보처 “관료는 영혼이 없다” 선처 호소

    “투명한 정보 공개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취재 시스템 마련은….”(국정홍보처 당국자) “5년 동안 사실상 언론을 통제해 국정의 부담만 주지 않았느냐.”(인수위원) 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대한 국정홍보처의 업무보고 석상에서 인수위원들은 국정홍보처의 퇴행적인 ‘취재선진화 방안’에 대해 통렬히 질타했다.“군기잡기식의 고압적 자세를 지양하라.”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지시에 따라 시종 낮은 어조를 유지했지만 지적만큼은 예리하고 정확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마치 ‘간보기’ 식으로 보고한 뒤 인수위 반응을 떠보는 것 같더라.”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배째라로 나오는 것 같다.”고도 했다. 홍보처는 보고에서 취재 선진화 방안과 관련,“언론의 반발에 따른 대립으로 취지가 퇴색됐지만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 취재 시스템 마련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론과 적대적 관계 형성으로 정책 집행 동력과 홍보 효과가 반감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수위는 “취재 선진화 방안을 한다며 언론의 취재원 접근권을 막는 것은 사실상 언로를 차단하는 언론 자유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한 홍보처 당국자는 “관료는 영혼이 없다.”면서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의 보고 태도와 관련해서도 인수위 쪽에서는 “슬쩍 분위기를 보는 것 같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인수위는 이날 총리실 당국자들에게 “총리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지 못했고 부처 군림에 업무 중복도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와 관련,“위기관리 매뉴얼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금감위 당국자들도 이날 인수위에서 관심이 많은 ‘금산분리 완화’를 주요 보고내용에 끼워넣지 않았다가 인수위원들이 이 부분에 대한 질의에 집중하는 바람에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선택 2007 D-8] 검찰 “참을 수 없다” 격앙

    [선택 2007 D-8] 검찰 “참을 수 없다” 격앙

    BBK 사건 수사로 헌정 사상 처음 일선 수사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라는 부메랑을 맞은 검찰은 10일 ‘수사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정치권에 불만을 퍼부었다. ●“재판도 있고 항고도 할 수 있어” BBK 수사를 지휘해 탄핵소추 대상으로 지목된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 검사는 이날 “막연히 공소제기나 불기소 처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탄핵을 발의하는 것은 헌법이 정한 탄핵취지에 어긋난다.”고 공식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 그는 “불편부당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결론냈다. 헌법이나 법률 위반한 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검사는 “검사의 직무행위인 소추권 행사를 문제 삼아 탄핵을 발의한다면 정치권과 관련한 검사의 수사 행위는 번번이 지장을 받을 것이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도 정면 배치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경준씨의 일방 주장을 바탕으로 한 탄핵안 발의에 대해 ‘검찰 신뢰를 담보로 한 정치싸움’이라고 해석한다.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은 확대간부회의 도중에 탄핵안 발의 소식을 듣고 10여분간 수사 정당성을 역설하면서 “‘(탄핵 발의를)도저히 참을 수 없다.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 대처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성진 법무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수사를 100% 신뢰한다.”면서 “수사결과는 법률적 판단이다. 재판도 앞으로 있고 항고나 재항고도 할 수 있다. 지금 ‘정치 검찰’ 운운하면서 신뢰를 손상시키는 것은 안 된다.”고 검찰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수사한 검사들의 편향성을 자꾸 탄핵하는 상황이 돼 가는데 참 우려스럽다.”고 정치적 해석을 비난했다. ●본회의 보고후 72시간내 표결 6차례의 검찰에 대한 탄핵소추 발의도 검찰총장·차장을 대상으로 했지만 일선 수사검사를 대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표결을 하도록 돼 있고, 시한 내에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소추안은 폐기된다. 대통령을 제외한 공직자에 대한 탄핵안 의결은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는 즉시 해당 공직자는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이 있기까지 직무 집행이 정지된다. 홍성규 이재훈기자 cool@seoul.co.kr
  • 20년 고아 1억 유산 있었네

    20년 고아 1억 유산 있었네

    7살때 아버지를, 12살때 어머니를 여읜 고아가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보니 억대거부가 되어 있었다. 20여년동안 모르고 있던 싯가 1억원어치의 유산이 발견된 것. 그러나 20여년동안 버려둔 유산이 얌전히 있을리 없었다. 주인도 모르는새 이미 몇 다리를 건너가 엉뚱한 사람의 소유가 되어 있었다. 유산 1억원 되찾기 작전에 나선 정복도(鄭福道·36·경북 대구(大邱)시 봉산동 228)씨의 손엔, 그래서 소송서류 뭉치만 52개. 재산 많다는 말 들었으나 12살때 고아된후 떠돌아 화제의 주인공 정복도씨의 고향은 마산(馬山). 정씨의 아버지 정장왕(鄭章王·작고)씨는 마산에서 일제때 효모회사를 크게 경영했다. 여기서 나오는 수입을 모두 부동산에 투자, 마산시내 양덕(陽德)동 상남(上南)동일대의 가옥과 창원(昌原)군 귀산면(龜山面) 내서면(內西面) 일대의 논·밭·산들을 사들였다. 등기상 명의도 아들인 정복도씨 이름으로 해두었다. 정씨가 6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채 철이 들기도전인 12살때 어머니마저 여읜 정씨는 주위 사람들로부터『부모재산이 많다』는 소문만 들었을뿐 딱이 어디에 어떤 재산이 남겨져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나이어린 여동생 둘을 외가에 맡긴채 정씨는 마산상중(馬山商中)에 입학, 여관의 심부름꾼 미군부대「하우스·보이」등을 전전하며 고학으로 중·고교를 다녔다. 자기 앞으로 1억원어치 유산이 남겨져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때로는 끼니를 굶으며 남의집 처마밑에서 자기도 했다. 학교를 나온뒤 한때 교편도 잡았고, 수산업, 토목업에 종사하기도 했으나 살림걱정을 안해 본 날은 없었다. 지난해 7월31일은 정씨에겐 잊을 수없는 행운의 날. 공사관계로 대구에 와있는 정씨에게 마산에 있는 외가에서 한통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정씨 앞으로 등기되어 있는 집 한채가 있다는 것이었다. 매일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정씨에게 이처럼 반가운 소식은 없었다. 문서 보따리서 유서 발견 뒤지고 찾으니 재산60건 정씨가 마산에 내려와 등기부를 뒤져보니 자기 이름으로 등기된 가옥 4채가 있음을 발견했다. 여기서 자신을 얻은 정씨는 계속 마산, 창원일대의 등기부를 닥치는 대로 뒤져보았다. 마산에선 자기이름으로 등기된 가옥이 20여채, 창원군에선 어머니 최순남(崔順南)씨 이름으로 등기된 논·밭·임야 30여필지가 발견되었다. 자신을 얻은 정씨는 집에 전해오던 족보·문서덩어리를 뒤져 보았다. 두번째 행운이랄까? 단기 4282년(서기 1949년) 8월7일자로된 어머니의 유서가 발견되었다. 유서에 명시된 상속부동산은 모두 13건. 입회공증인 5명의 서명날인까지 되어있는 이 유서는 불행히도 소유부동산의 지번이 나와있지 않고 막연히 면(面), 동(洞) 만 밝혀져있어 정씨는 면, 동의 등기부를 몽땅 뒤져야 했다. 유서엔「창원군 내서면소재」로 나와 있던 것이 등기부를 뒤져보니 내서면에서만 논·밭·임야가 모두 8필지. 이렇게 해서 현재까지 발견되 유산이 모두 60여건. 앞으로 또 다른 면, 동의 등기부를 뒤져보면 얼마나 많은 부동산이 남겨져 있는지 알수 없는 일이다. 현재 발견된 60여건의 부동산만 처분해도 싯가 1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20년 버려둔 재산이 온전할리 없다. 버젓이 정복도란 이름으로 등기된 집 땅이 20년동안 5번, 6번 주인이 바뀌었기 일쑤. 진짜 주인인 정씨는 전혀 모르는채, 이래서 정씨는 한편으론 등기부 열람으로 소유재산확인, 한편으론 자기재산 되찾기의 양면작전을 벌여야 했다. 이제까지 정씨가 되찾은 재산은 마산시내 가옥 4채, 창원군 내수면소재 임야 2필지, 대지 50평. 아직 되찾지 못한 부동산이 52개나 된다. 마산시 상남동에 있는 집한채는 70년10월18일까지 정씨 소유로 되어있다가 19일자로 이전등기가 되어있기도 했다. 물론 정씨의 인감이 찍힌 매매증서 한통없이 이전등기된 날짜가 어머니가 살아계실때라면 판 것이라고도 할수 있는데 정씨의 어머니가 돌아가신게 51년, 등기 이전은 57년부터 70년사이에 되어 있었다. 정작 주인인 정씨가 모르는채 1억 재산이 남의 손에 넘어가 버린 것이다. 20년 버려졌던 재산이고보니 별의 별 웃지못할 일이 다 벌어져 있었다. 1943년 정씨의 어머니 최순남씨가 당시의 조선총독부에 판 것으로 된 마산시 양덕동 898의3 소재 1백5평(현재·도로)은 해방된 뒤인 49년 어떤 사람이 농지보상법에 의한 보상금을 받아 갔는가 하면, 멀쩡히 주인있는 집이 법원공시최고후 법원판결을 받아 소유권을 이전, 남에게 팔아 넘긴 것도 있었다. 그러니까 정작 주인은 모르고 있는 재산을 제3자인 어떤 인물이 모두 알고 있으며, 이를 교묘히 팔아 넘긴 것이다. 소송 관련자만 3백여명 “유산 포기하라”는 협박도 하루 아침에 1억 유산을 찾아 냈으나 이재산을 자기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다시 민사소송을 벌여야 하게된 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아예 마산에 내려와 하숙을 하며 유산관계자료, 공문서들을 모으고 있으며, 현재 발견된 52건의 소유권확인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되찾은 재산의 일부를 팔아 이돈을 유산되찾기 작전의 군자금으로 쓰고 있다. 정씨가 제기할 52건의 민사소송이 모두 정씨의 승소로 끝날 경우 마산, 창원일대에는 소송사태가 나게 되었다. 정씨 명의로 된 재산이 보통 5,6번 주인이 갈린 까닭에 만약 정씨의 소유권이 확인된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되는 중간 주인들이 모두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자기 권리를 찾게 되는 때문이다. 이래서 정씨의 유산 1억 되찾기 작전은 잘못하다간(정씨의 입장에선 잘되는 것이지만)경남(慶南)도내에서 사상 가장 규모가 큰 소송사태를 유발하게 되었다. 현재 정씨가 확인, 등기를 뗀 52건의 관련자가 3백명이 넘으니 3백여건의 민사소송이 마산, 창원일대서 벌어지게된 것. 이때문인지 정씨가 묵고 있는 여관에는 심심치않게(?) 공갈, 협박 전화가 걸려온단다. 심지어는『유산되찾을 생각 포기하라. 난 당신 살인청부를 맡은 사람이다』등등의 협박 전화도 걸려 온다고. [선데이서울 71년 3월 14일호 제4권 10호 통권 제 1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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