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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조사했나

    서울신문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진행한 ‘국민 법감정’ 온라인 설문조사는 총 1016명이 응답했다. 이 중 남성은 585명, 여성은 431명이었고, 연령별로는 10대 1.4%(14명), 20대 15.4%(156명), 30대 27.2%(276명), 40대 20.2%(205명), 50대 24.4%(248명), 60대 10.1%(103명), 그 이상 1.4%(14명) 비율이었다.전체 설문조사 응답자 가운데 범죄 피해를 경험한 적 있다고 답한 이는 10명 중 3명꼴(27.7%)이었다. 범죄 전과는 대부분 ‘없다’(95.4%)고 답변했고, 전과 전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4.6%였다.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박재홍·송수연·조용철·고혜지·이태권 기자
  • [단독] “불황 탓에 노역 일거리 없어 사실상 구금만, 사회봉사도 유명무실… 제도 개선 고민해야”

    [단독] “불황 탓에 노역 일거리 없어 사실상 구금만, 사회봉사도 유명무실… 제도 개선 고민해야”

    “노역수 대부분 그냥 갇혀 있다가 나갑니다. 노동이 없으니 구금이랑 다를 게 없어요.” 25일 익명을 요구한 모 교도소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역형 집행의 현실을 가감 없이 전했다. 그는 “일을 시키고 싶어도 일거리가 없다”며 “경기가 좋지 않아 교도 작업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징역형을 살고 있는 기결수도 일을 못하는 상황에서 벌금 미납으로 며칠이나 한두 달 살다 나가는 노역 수용자에게 일을 주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며 “교정 본부나 국가의 직무 유기라고 보기는 어렵고 여건상 집행하지 못하는 걸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벌금을 못 내 강제 노역을 하는 환형유치자들은 이른바 ‘벌금방’이라 불리는 곳에서 노동 없이 갇혀만 있다. 3년 전 노역을 경험한 김정환(54·가명)씨나 지난해 말 노역을 살다 출소했던 박봉준(36·가명)씨 모두 “운동시간 30분을 제외하곤 종일 앉아만 있었다”고 전했다. 벌금 미납으로 인한 노역이 사실상 징역형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법무부 보호관찰과 관계자는 “위탁 업체를 통한 교도 작업이 없을 경우 시설 유지 작업에 투입한다”고 해명했다. 노역장 유치 대신 사회봉사가 가능하지만 이 역시 미흡한 점이 많다. 대표적으로 신체 장애가 있는 경우엔 사회봉사 대체가 어렵다. 김준우 송파솔루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사회 봉사로 대체된 장애인들은 협력기관에서 딱히 시킬 수 있는 일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명무실한 노역을 폐지하거나 벌금형 제도 자체의 개선, 사회봉사 제도의 효과적인 재설계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태섭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벌금집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벌금형 집행에 돈을 내는 대신 노역장 유치, 사회봉사, 공제로 대체한 건수는 4만 7725건이다. 이 중 노역장에 유치된 건 3만 5320명(74.0%)이나 된다. 사회봉사로 대체된 경우는 7분의1 수준인 4982건(10.4%)에 그쳤다. 이 밖에 공제(15.6%)는 현행범 체포 등 신병이 구금되는 상황에서 소비된 시간만큼 제외해 주는 경우다. 벌금 미납자 상당수는 저소득층 등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로 파악된다. 지난해 환형유치를 선고받은 2만 6337건 가운데 100만원 이하 소액벌금(1만 4533건)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사회봉사 명령 대상 역시 벌금액 분포를 보면 100만원 미만 벌금 구간 건수가 3359건(45.3%)으로 가장 많았다. 교정기관 관계자들은 “현재의 노역 제도가 과연 시대 흐름이나 인권 개념에 맞는 것인지, 대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단독] “돈·권력 쥔 자, 법망 피해 간다”

    [단독] “돈·권력 쥔 자, 법망 피해 간다”

    국민 10명 중 8명은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법망을 피해 간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취약계층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같은 죄를 저질러도 법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해 사법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빈부와 사회적 지위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다는 ‘형벌 불평등 사회’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응답한 1016명 가운데 ‘유전무죄, 무전유죄 현상이 우리 사회에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86.9%에 달했다. 이 중 ‘매우 그렇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47.1%(479명)였다. ‘빈부나 권력, 지위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법집행이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51.6%)이 ‘매우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도 37.1%로, 10명 중 9명은 현재 법집행이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가난한 사람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법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30.3%, 49.2%로 집계됐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부의 양형 기준이 존재하는 이유는 개인 간 편차나 계층, 직업과 상관없이 공평하게 법을 적용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재벌이나 정치인이 죄를 저질렀을 때는 경제 논리가 개입돼 형을 감경하는 판결이 많기 때문에 사법 불신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판사 “옷 벗고싶나”vs 대리기사 “누가 신고했나”… 같은 공무집행방해죄, 법의 기울기는 달랐다

    판사 “옷 벗고싶나”vs 대리기사 “누가 신고했나”… 같은 공무집행방해죄, 법의 기울기는 달랐다

    벌금 같다고 형벌의 무게 같을까법의 저울 은 동일한 죄에도 기울기가 달랐다.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0만원을 받은 김정환(56·가명)씨는 판사, 최명식(57·가명)씨는 대리 운전기사다. 24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동년배인 두 사람은 공무집행방해로 각각 벌금형을 받았지만, 이들이 겪은 법 집행 과정과 형벌의 무게는 판이하게 달랐다. ●있는 자에게 유리한…기울어진 법의 관용 김씨는 2014년 3월 새벽 1시쯤 서울 압구정동의 한 술집에서 술값으로 실랑이를 벌이다 종업원을 폭행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얼굴을 때렸다. 김씨는 당시 경찰에게 판사라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너 옷 벗게 해줄까”라는 위협도 가했다. 김씨는 공무집행방해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폭행 피해자였던 종업원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김씨의 혐의에서 제외됐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처벌을 원치 않을 경우 벌할 수 없다. 3월에 사건이 벌어졌지만 기소가 된 시점은 9월, 공판은 10월이었다. 재판이 열리기까지 7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법조계는 공무집행방해처럼 사안이 명백한 사건의 경우 기소와 공판까지 걸리는 시간을 통상 3개월 안팎으로 본다. 이수원 변호사는 “기소 시점과 공판 기일이 지연될수록 피해자와 합의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면서 “공판 시점을 늦춰 시간을 버는 일은 변호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결국 김씨는 피해 경찰관과 합의를 했다. 해당 경찰관은 서울신문과 만나 “김씨가 전화로 수차례 사과를 해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써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다른 경찰은 “공무집행방해건의 경우 일반 폭행건과 달리 공적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통상 합의를 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원은 재판에서 피해 경찰관이 선처를 바란다는 점을 감안해 벌금 500만원 판결을 내렸다. 검찰 구형은 징역 10개월이었다. 최씨는 2017년 3월 오후 9시쯤 식당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팔을 내리치고 배로 밀쳤다. “누가 신고한거냐”고 따지는 과정에서 일어난 폭행이었다.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최씨에 대한 법 집행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사건 3개월 만인 6월 재판이 열렸고, 다음달인 7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경찰의 합의서는 존재하지 않았고 “본인이 죄를 뉘우치고 있다”는 국선변호인의 의견이 전부였다. 다수의 공무집행방해건을 처리했던 한 변호사는 “출동한 경찰에게 현직 판사가 ‘옷을 벗고 싶으냐’고 위협하는 것과 일반인이 ‘누가 신고한 거냐’고 따진 행위는 같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라도 수위가 다르다”면서 “김씨와 최씨가 같은 형량을 받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변호사 된 판사, 자신 사건 인터넷 검색 제한 동일한 500만원 벌금형이었지만 두 사람이 짊어진 형벌의 무게는 달랐다. 김씨는 10월 30일 벌금형이 확정되자마자 벌금을 납부한 뒤 그해 바로 사무실을 열었다. 공판이 열리기 한 달 전 법원이 “김씨의 범죄행위가 직무에 관한 위법행위가 아니다”라며 파면이나 해임 등의 강제면직이 아닌 의원면직 처분을 내린 덕분이다.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강제면직을 받았다면 판사 퇴직 후 변호사 활동은 불가능하다. 검찰의 구형인 징역이 아닌 벌금형을 받은 점도 김씨가 변호사 곧바로 개업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금고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각각 5년·2년이 지나야 변호사 개업이 가능하다. 현재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로 활동하는 김씨는 변호사 개업 후인 2015년 1월 법원에 자신의 판결문을 인터넷을 통해 열람할 수 없도록 열람·복사제한 신청을 했다. 김씨의 판결문은 사건번호만 알면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찾을 수 있는 다른 이들의 판결문과 달리 직접 법원에 방문해 열람을 신청하는 절차를 밟아야 볼 수 있다. 반면 사업 실패 후 빚더미에 앉은 최씨는 벌금을 내지 못해 강제 노역의 기로에 섰다. 대리운전을 하며 한 달 150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최씨의 가족에게 벌금 500만원은 수개월치 생활비와 맞먹었다. 그는 장발장은행에서 대출받은 300만원 등으로 노역을 면하고 정상적인 생계 활동에 나섰다. 최씨는 거치기간 6개월 후 매달 25만원씩 장발장은행에 상환해 1년 6개월 만에 벌금형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박재홍·송수연·조용철·고혜지·이태권 기자
  • “이름·나이 비슷” 신분확인도 안 해… 엉뚱한 할머니를 폭행범 만들어 놓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름·나이 비슷” 신분확인도 안 해… 엉뚱한 할머니를 폭행범 만들어 놓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폭행 피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남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대 엉뚱한 노인이 범죄자로 전락했다. 경찰과 검찰은 성명모용(범죄수사 과정에서 타인의 이름을 자기 이름처럼 사용하는 일)을 걸러내지 못했고 법원은 애먼 사람에게 벌금형 판결을 내렸다. 서면으로 간략하게 처리하는 약식명령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부터 검찰·법원까지 거짓 신원 못 걸러 24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 김제에 사는 김영순(81)씨는 날벼락 같은 벌금 선고를 받고 속앓이를 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5월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 폭행 혐의를 벗었다. 서울북부지법은 약식명령서에 김씨가 2018년 10월 5일 서울 동대문구에서 물건을 환불하려는 손님의 옷을 잡아당기고 간이달력으로 머리를 1차례 때렸다는 범죄 행위를 담았다. 그러나 김씨는 사건 당시 서울에 없었고, 거동이 불편해 누구를 폭행할 수 있는 몸 상태도 아니었다. 시골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씨는 경찰서나 법원 한 번 가본 적이 없었다. 자녀들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김씨가 법원 선고에 크게 놀라자 ‘혹여 앓아눕진 않을까’ 마음을 졸였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당시 폭행 피의자 A(81)씨를 조사하면서 성명모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주민등록증을 가져오지 않고 지문 조회도 되지 않았다”면서 “이름과 생년월일을 불러줬는데 김영순씨와 생일이 단 하루 차이이고 이름까지 비슷해 이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인이 아닐 것이라 합법적으로 의심할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A씨의 지문을 종이에 찍어 보낸 만큼 검찰 단계에서 걸러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처리”라고 고개를 저었다. A씨의 성명모용은 검사직무 대리의 약식기소를 통해 법원에 인계됐다. 서울북부지검 관계자는 “송치 기록에 피의자 지문 채취에 장애가 있었다는 내용이 전혀 없어 검찰에서는 지문 신원 대조가 미비한 상태로 송치됐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검찰도 별도의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다. ●누명 벗으려면 부담은 오로지 피해자 몫 김씨의 아들 박모(49)씨는 “경찰과 검찰, 법원이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기본적인 확인도 안 된 상태로 한 사람의 죄를 결정짓고 통보만 보내는 것이 맞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차 단속 일을 하며 매일 생계를 이어가는 입장에서 경찰과 검찰, 법원을 찾아다니며 어머니에 씌워진 누명을 벗기는 것도 가족으로선 큰 부담이 됐다. 박씨는 “우리와 상관없는 황당한 사법 처리에 생업을 팽개치고 불려다녀야 했다”면서 “이런 오류가 애초에 없어야 하고 일방적 통보 전에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가족을 대리해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공소기각을 이끌어낸 건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의 국선변호인 김상현 공익법무관이었다. 김 법무관은 “가해자가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벌금 사안이라 경찰이나 검찰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법원에서도 ‘(조사 내용이) 맞겠지’ 하고 판결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의 벌금형이 공소기각 판결이 난 뒤, A씨에 대한 폭행 처벌은 원점에서 다시 진행됐다. 그러나 남의 이름을 가져다 쓴 성명모용 사건은 사법기관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은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단독] 고2때 채팅 상대 욕했다고 벌금 30만원…범죄경력서 요구하는 기업엔 ‘내 일’은 없다

    [단독] 고2때 채팅 상대 욕했다고 벌금 30만원…범죄경력서 요구하는 기업엔 ‘내 일’은 없다

    ‘전과자’ 주홍글씨 찍힌 청년 장발장들한성수 (25·가명)씨는 2014년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절도죄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보기에 한씨의 범죄 수법은 교묘하고 계획적이었다. 한씨는 주유소가 정회원에게 리터(ℓ)당 50원을 할인해 주는 서비스에 착안해 비회원의 주유를 정회원이 한 것처럼 할인 차액을 빼돌렸다. 그가 편취한 할인 차액은 5000원, 4800원, 2100원, 5050원 총 1만 6950원이었다. 한씨는 그 돈으로 삼각김밥을 사 한끼를 해결했다. 동일 수법으로 네 차례 범행을 반복한 건 의도적인 범죄로 인정됐다. 청년의 철없는 ‘도둑질’로만 보이던 이 사건에는 숨은 사연이 있었다. 한씨는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밤샘 근무를 일주일에 여섯 차례나 했지만 주유소 사장은 임금 지급을 미뤘다. 초과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을 포함해 체불 임금은 300만원까지 불었다. 당시 대학교 1학년이었던 한씨가 체불 임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하자 사장은 절도 혐의로 그를 맞고소했다. 한씨는 체불 임금을 포기하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사장의 회유를 거부했다. 한씨는 지난달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장이 야간근무자 식대도 주지 않았다”며 “할인액을 돈통에서 빼 컵밥이나 김밥을 사먹는 건 같이 일하던 관리자도 묵인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장이 체불 임금을 신고하자 보복으로 절도범으로 고소한 것”이라며 “벌금을 내기 위해 고금리 사채도 알아봤다”고 울분을 토했다.●기초수급 청년, 주운 휴대전화 되팔다 ‘빨간줄’ ‘청년 장발장’들은 소액 벌금에도 삶이 휘청댔다. 15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이민석(30·가명)씨는 학업을 중단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씨는 수년 전 길에서 습득한 휴대전화를 되팔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숨진 어머니의 병원비마저 막막했던 때였다. 이씨는 “검찰의 수배 문자를 받을 때마다 불안에 떨었고 학업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전수 분석한 장발장은행 대출자(2015년 2월~2020년 1월) 792명 중 20대는 107명(13.5%)이었다. 이 중 직업이 없다고 답한 대출자가 40명(37.3%), 단기 아르바이트는 32명(29.9%)이었다. 청년 장발장들은 취업도 쉽지 않다. 벌금형 기록은 주홍글씨의 낙인효과를 일으킨다. 대다수 기업들은 취업 예정자들에게 본인 확인용 범죄· 수사경력회보서를 제출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전국의 각 경찰서가 발급하는 본인 확인용 범죄경력회보서는 기간이 지나 실효(失效)된 처벌기록뿐 아니라 수사기록까지 포함시킨다. 지난해 운전기사 채용을 앞두고 회사의 요구로 범죄경력회보서를 제출했던 임희도(25·가명)씨는 취업에 실패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인터넷 채팅 상대에게 한 욕설로 받은 벌금 30만원 전과 때문이었다. 임씨는 “벌금형이 평생 꼬리표로 따라다니게 될 줄은 몰랐다”고 후회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취업을 원하는 기업들이 회보서 제출을 요구해 발급을 받는 청년층 사례가 많다”면서 “채용자의 이력을 확인하려는 기업의 요구와 수사기관의 회보서 발급 시스템으로 사실상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형실효법은 범죄경력 자료와 수사경력 자료를 법이 허용한 목적을 벗어나 취득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지만 악용되는 것에는 속수무책이다. 또 다른 경찰관은 “사용 목적을 숨긴 채 회보서 발급을 요구하면 의심스럽긴 해도 (발급을) 거절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급된 본인 확인용 범죄경력회보서는 13만 7000건에 달한다. ●벌금형 선고로 유학도 이민도 막혀 약식명령의 벌금형 선고로 유학이나 이민이 막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기관 제출이 불가한 본인 확인용 범죄경력회보서를 요구하는 캐나다의 경우 사안의 경중과 관계없이 5년 이내 범죄 기록이 있으면 비자 발급을 거부한다. 또 10년이 지났더라도 범죄 경력이 2건 이상일 경우 해당 대사관이 별도의 사면 절차를 거쳐 비자 발급 여부를 판단한다. 미국 정부도 소액 절도와 사기 등을 부도덕범죄(CIMT)로 분류해 입국금지 사유에 포함시킨다. 법무법인 한별 관계자는 “부도덕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본인이 저지른 범죄명과 그 범죄의 구성 요건이지 정식 재판과 약식명령을 차별하지 않는다”면서 “청년들의 경우 벌금형만으로도 취업, 유학, 해외 근무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오늘의 눈] 무엇이 내 이웃을 ‘조커’와 ‘장발장’으로 만드는가/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오늘의 눈] 무엇이 내 이웃을 ‘조커’와 ‘장발장’으로 만드는가/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피고인을 벌금 ○○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100,000(일십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짧은 두 문장의 약식명령에 인생이 무너지는 도시의 범법자들이 있다. 대부분 사회적 약자이거나 저소득층이다. ●치료비도 없는 정신질환자, 범죄만 ‘차곡차곡’ 기자가 만난 전과 5범의 이수찬(49·가명)씨는 영화 속 악당 ‘조커’를 떠올리게 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약자였다가 복지 사각지대에서 악당으로 변질된 조커처럼 이씨 역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어머니와 형까지 세 식구 모두 정신장애 3급으로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한다. 그들 셋이 받는 90만원 정도로는 한 명 병원비도 감당이 어렵다. 때문에 이씨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다. 이씨는 충동 장애가 심해지면 무전취식, 폭행, 협박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그의 범죄 이력과 벌금은 쌓여만 갔다. 의지할 곳 없던 조커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무서운 악당으로 거듭났던 것처럼 이씨 역시 벌금이나 노역이 더이상 두렵지 않다. 그는 “누가 시비를 걸어오면 ‘저거 한 번 치고 교도소 갈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인생이 거칠어졌다”고 말했다. 비단 이씨만 조커가 아니었다. 오늘의 가난과 상처가 내일의 범죄를 잉태하고, 오늘의 범죄가 내일 가난의 굴레가 된다. 약자들은 이 악순환 속에서 불편, 위험, 비참함을 거듭하면서 범죄자로 낙인찍히고 사회에 대한 증오까지 싹틔우고 있었다. “위법한 자들을 법대로 처리했을 뿐”이라는 사법기관의 엄중함에는 관용이 결여돼 있다. 가난이 만들어 낸 사법적 약자들을 구제하고 법의 빈틈을 메우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현실에는 은접시를 훔친 장발장을 용서하고 은촛대마저 내어주는 미리엘 주교가 많지 않다. 어느 경찰서 형사과장은 “경찰 조사에서 본인 사정을 다 말할 수 있는데 경찰서에 와선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는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먼저 정상 참작할 만한 사유를 한마디라도 물어보면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취약계층인 피의자에게 수사 단계부터 무료로 법률 조력을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만난 피의자들은 “수사 과정에 나를 변호해 줄 존재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적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만큼 경찰 조사라는 첫 단추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후 사법 절차가 줄줄이 꿰어지기 때문이다. 약식명령 제도가 효율을 추구할지언정 인권을 무시하며 수사마저 간결해선 안 되는 이유다. ●범죄 정당화할 수 없지만, 징벌만이 정의 아냐 조커와 장발장의 범죄 행위는 결코 정당하지 않다. 그러나 징벌만으로 정의는 완성되지 않는다. 용서와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 이는 피폐한 삶 속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가치들이다. 가벼운 벌금형에도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이들을 위한 법적 조력과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질 때 비로소 가난과 범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hjko@seoul.co.kr
  • [오늘의 눈] 무엇이 내 이웃을 ‘조커’와 ‘장발장’으로 만드는가/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오늘의 눈] 무엇이 내 이웃을 ‘조커’와 ‘장발장’으로 만드는가/고혜지 탐사기획부 기자

    ‘피고인을 벌금 ○○만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100,000(일십만)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 짧은 두 문장의 약식명령에 인생이 무너지는 도시의 범법자들이 있다. 대부분 사회적 약자이거나 저소득층이다. ●치료비도 없는 정신질환자, 범죄 만 ‘차곡차곡’ 기자가 만난 전과 5범의 이수찬(49·가명)씨는 영화 속 악당 ‘조커’를 떠올리게 했다. 정신질환을 앓는 약자였다가 복지 사각지대에서 악당으로 변질된 조커처럼 이씨 역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어머니와 형까지 세 식구 모두 정신장애 3급으로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한다. 그들 셋이 받는 90만원 정도로는 한 명 병원비도 감당이 어렵다. 때문에 이씨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한다. 이씨는 충동 장애가 심해지면 무전취식, 폭행, 협박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그의 범죄 이력과 벌금은 쌓여만 갔다. 의지할 곳 없던 조커가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무서운 악당으로 거듭났던 것처럼 이씨 역시 벌금이나 노역이 더이상 두렵지 않다. 그는 “누가 시비를 걸어오면 ‘저거 한 번 치고 교도소 갈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인생이 거칠어졌다”고 말했다. 비단 이씨만 조커가 아니었다. 오늘의 가난과 상처가 내일의 범죄를 잉태하고, 오늘의 범죄가 내일 가난의 굴레가 된다. 약자들은 이 악순환 속에서 불편, 위험, 비참함을 거듭하면서 범죄자로 낙인찍히고 사회에 대한 증오까지 싹틔우고 있었다. “위법한 자들을 법대로 처리했을 뿐”이라는 사법기관의 엄중함에는 관용이 결여돼 있다. 가난이 만들어 낸 사법적 약자들을 구제하고 법의 빈틈을 메우는 건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현실에는 은접시를 훔친 장발장을 용서하고 은촛대마저 내어주는 미리엘 주교가 많지 않다. 어느 경찰서 형사과장은 “경찰 조사에서 본인 사정을 다 말할 수 있는데 경찰서에 와선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는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먼저 정상 참작할 만한 사유를 한마디라도 물어보면 될 일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었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취약계층인 피의자에게 수사 단계부터 무료로 법률 조력을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만난 피의자들은 “수사 과정에 나를 변호해 줄 존재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적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만큼 경찰 조사라는 첫 단추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후 사법 절차가 줄줄이 꿰어지기 때문이다. 약식명령 제도가 효율을 추구할지언정 인권을 무시하며 수사마저 간결해선 안 되는 이유다. ●범죄 정당화할 수 없지만, 징벌만이 정의 아냐 조커와 장발장의 범죄 행위는 결코 정당하지 않다. 그러나 징벌만으로 정의는 완성되지 않는다. 용서와 책임이 수반돼야 한다. 이는 피폐한 삶 속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가치들이다. 가벼운 벌금형에도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이들을 위한 법적 조력과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질 때 비로소 가난과 범죄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hjko@seoul.co.kr
  • ‘1만 6950원 절도’ 청년의 눈물…알고보니 임금체불 피해자

    ‘1만 6950원 절도’ 청년의 눈물…알고보니 임금체불 피해자

    [2020 서울신문 탐사기획-法에 가려진 사람들]1부 - 가난은 어떻게 형벌이 되는가 한성수(25·가명)씨는 2014년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절도 혐의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고 전과자가 됐다. 법원이 보기에 한씨의 범죄 수법은 교묘하고 계획적이었다. 주유소가 정기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에 한해 리터당 50원을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활용한 한씨는 비회원들의 주유를 회원이 한 것처럼 속여 할인 차액을 빼돌렸다. 그가 편취한 할인 차액은 5000원, 4800원, 2100원, 5050원 총 1만 6950원으로 삼각김밥 등을 사 한끼를 해결하는 데 썼다. 그가 동일 수법으로 네 차례 범행을 반복한 건 범죄가 의도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청년의 철없는 ‘도둑질’로만 보이던 이 사건에는 숨은 사연이 있었다. 한씨는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밤샘 근무를 일주일에 여섯 번이나 했지만 주유소 사장은 그에게 월급을 주지 않았다. 한씨는 ‘조금만 기다려보라’는 사장의 말만 믿었지만 초과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을 포함해 체불임금은 300만까지 불었다. 한씨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손님들의 할인 차액에 손을 댄 이면에는 사장의 임금 체불이 있었던 셈이다. 당시 대학교 1학년생이었던 한씨가 체불임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하자, 사장은 절도 혐의로 그를 맞고소했다. 한씨는 체불임금을 포기하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사장의 회유도 거부했다. 한씨는 지난달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장은 야간근무자 식대도 지급하지 않았다”며 “할인액을 돈통에서 빼 컵밥이나 김밥을 사먹는 건 관리자가 묵인했던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장이 체불임금 신고에 대한 보복으로 절도범으로 고소한 것”이라며 “임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벌금을 내기 위해 고금리 사채도 알아봤다”고 말했다. 장발장은행 대출 13.5%는 20대 서울신문이 만난 ‘청년 장발장’들은 소액 벌금에도 삶이 휘청댔다. 한씨가 70만원 벌금을 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를 때 15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민석(30·가명)씨는 학업을 중단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씨는 수년 전 길에서 습득한 휴대전화를 되팔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뇌종양으로 숨진 어머니의 병원비를 떠안았던 절박한 시점이었다. 이씨는 “검찰의 수배 문자를 받을 때마다 불안에 떨면서 학업도 포기했던 막막한 시기였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전수분석한 장발장은행 대출자(2015년 2월~2020년 1월) 792명 중 20대는 107명(13.5%)이었다. 이 중 직업이 없다고 답한 대출자가 40명(37.3%), 아르바이트 중인 사람은 32명(29.9%)이었다.청년 장발장들은 취업 등 미래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벌금형 기록은 낙인 효과를 일으킨다. 상당수 기업들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취업 예정자들에게 본인확인용 범죄·수사경력회보서를 제출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전국의 각 경찰서가 발급하는 본인확인용 범죄경력회보서는 기간이 지나 실효(失效)된 처벌기록 뿐 아니라 수사기록까지 포함된다. 서울에 사는 임희도(25·가명)씨는 지난해 운전기사 채용에 최종 면접까지 올라갔지만, 회사 측이 요구한 범죄경력회보서를 제출했다가 취업에 실패한 쓰라린 경험을 했다.그가 저지른 범죄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인터넷 채팅 상대에게 욕설을 해 받은 벌금 30만원이 유일했다. 임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범죄를 저지른 건 잘못이지만 벌금형이 평생 꼬리표로 따라 다니게 될 줄 몰랐다”고 후회했다. 서울의 한 경찰관은 “취업을 원하는 기업들이 회보서 제출을 요구해 발급을 받는 청년층 사례가 많다”면서 “채용자의 과거 이력을 확인하려는 기업의 요구와 수사기관의 회보서 발급 시스템이 맞물리면서 사실상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불법인데도 기업은 ‘범죄경력’ 요청 현행 형실효법은 범죄경력자료 또는 수사경력자료를 법이 허용한 목적을 벗어나 취득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지만 악용되는 건 속수무책이다. 또 다른 경찰관은 “사용 목적을 숨긴 채 회보서 발급을 요구하면 의심스럽긴 해도 (발급을) 거절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거들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급된 본인확인용 범죄경력회보서는 13만 7000건에 달한다. 약식명령 선고를 받고 해외 유학이나 이민길이 막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기관 제출이 불가능한 본인확인용 범죄경력회보서를 내라고 요구하는 캐나다의 경우 사안의 경중과 관계없이 5년 이내 범죄가 있으면 모든 비자 발급을 거부한다. 또 10년이 지났더라도 범죄 경력이 2건 이상이라면 해당 대사관이 별도의 사면 절차를 거쳐 비자 발급 여부를 판단한다. 미국 정부도 단순 절도와 사기 범죄 등을 부도덕범죄(Crime Involving Moral Turpitude·CIMT)로 보고 입국금지사유에 포함시킨다. 법무법인 한별 관계자는 “부도덕범죄(CIMT)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본인이 저지른 범죄명과 그 범죄의 구성요건이지, 정식재판과 약식명령을 차별하지 않는다”면서 “청년들의 경우 취업, 유학, 해외 파견근무 등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단독] 순간의 실수, 순식간에 빨간줄

    [단독] 순간의 실수, 순식간에 빨간줄

    계도없는 행정편의주의적 처벌국내에서 범죄로 처벌 가능한 조항을 담은 법률은 758개(국회 법제실 현황 기준)에 달한다. 이는 과태료만 부과하도록 규정한 법률을 뺀 숫자다. 각각의 처벌 조문과 특정범죄가중처벌 조항까지 합치면 범죄 죄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사소한 생활 분쟁이나 비범죄화가 가능한 행정절차 위반 상당수도 집행력을 높이기 위해 범죄화된 법의 현실에 비춰 보면 그야말로 천라지망이다. ●“일상 속 분쟁까지도 기계적으로 처벌” 경미한 범죄를 재판 없이 서류만으로 벌금형을 선고하는 약식명령은 효율적인 사법 제도이지만 동시에 ‘기계적 처벌’ 구조로 전과를 양산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난해 약식명령 전과자는 48만 6095명에 달한다. 부산에 거주하는 김정환(54·가명)씨는 지난해 종잣돈과 지인들에게 빌린 자금으로 닭 소매상을 열었다. 그는 장사가 잘되지 않자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 인근 노상에서 얼음에 담긴 생닭을 팔았다. 하지만 그의 장사는 2000원짜리 생닭 10마리를 판매한 30여분으로 끝이 났다. 구청 단속반은 그에게 “허가 없이 야외에서 생닭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채증 사진을 찍었다. 그가 서둘러 노점을 정리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벌금이 나올 수 있다는 통보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김씨는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20여분 간 경찰 조사를 받고 넉달 후 벌금 70만원이 선고된 약식명령문을 받았다. 해당 구청 관계자는 “축산물은 생계형 장사인 붕어빵, 떡볶이 노점상과 달라 권고 사항이 아닌 경찰 고발 사항”이라면서 “김씨가 얼음 외 별다른 냉동 설비도 없이 생닭을 판매한 건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장 상인들은 “구청에서 경고를 먼저 줬어도 되지 않았을까”라며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벌금 선고 후 수입도 신통치 않았던 장사를 접고 일용직을 한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구청 단속부터 경찰과 검찰을 거쳐 법원의 약식명령 선고까지 기계적 절차로 처벌이 이뤄진 것”이라면서 “계도의 여지가 있는 데도 행정적 편의주의로 처벌하는 경향이 적지 않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경찰조사 때 상황 고려했다면 선처도 가능” 부사관 출신인 이지혁(26·가명)씨는 예비군 훈련소집 통지를 받지 못해 200만원 벌금형에 처했다. 그의 죄명은 병역법과 예비군법 위반. 원룸에서 고시원으로 이사하면서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것이 발단이었다. 전입신고 미이행에 따른 과태료는 5만원이다. 이씨는 전차운전병의 후유증으로 제대 후 허리디스크로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대형 온라인마켓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그는 디스크 증세가 악화되면서 출근하지 못하는 날들이 많아지자 월세가 싼 고시원으로 이사했다. 이씨는 “주변에서 고시원은 전입신고가 안 된다고 하는 말만 듣고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이 잘못”이라고 말했다. 고시원은 건축법상 숙박시설로 분류돼 원칙적으로 전입신고가 불가능하다. 각 지역 주민센터에 입실증명서 등 증명 서류를 제출하면 전입신고를 할 수 있지만 생계가 어려워 언제 거처를 옮겨야 할지 모르는 대부분의 고시원 거주자들은 전입신고 없이 생활한다. 이씨는 예비군 동대의 고발을 받고 경찰에 출두했다. 담당 경찰관은 “벌금액이 30만~40만원 소액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200만원이 선고됐다. 그는 “일주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소송 비용 부담이나 벌금액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류하경 변호사는 “경찰 조사나 약식기소 과정에서 이씨의 치료와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 등이 고려되었다면 사법기관의 재량으로 기소유예 같은 선처가 가능했을 사안”이라고 봤다. ●법을 모른 죄… 누구라도 ‘전과자’될 수 있다 20년 넘게 교단에 서 온 한 과학고 교사 강유상(43·가명)씨는 본인 소유의 땅에 그늘막을 치려고 했다가 산지관리법위반으로 3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강씨는 억울함에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진정서를 내고 선처를 호소했지만 자포자기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수도권 지역의 임야를 구입한 후 6㎡(약 2평)에 삽으로 직접 평탄화 작업을 하고 배수로를 팠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군청으로부터 산지관리법위반으로 형사처벌이 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산지관리법에 따르면 본인 소유의 토지라도 산지전용(산지의 형질을 바꾸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강씨는 뒤늦게 “법을 몰랐다”며 원상 복구했지만 처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상업적 용도가 아닌 개인 사용의 그늘막 설치를 위한 평탄화도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줄 몰랐다”며 “한번의 계도 기회도 없이 곧바로 형사 처벌을 하는 건 과도하다“고 항변했다. 공립학교 교사인 강씨는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교육청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규정에 따라 징계 처벌도 앞두고 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 안동환 부장,박재홍·송수연 조용철·고혜지·이태권 기자
  • [단독] 그 체크카드를 줍지 말았어야 했다… 배고픔에 긁은 5만원, 죗값은 250만원

    [단독] 그 체크카드를 줍지 말았어야 했다… 배고픔에 긁은 5만원, 죗값은 250만원

    가난과 범죄, 외줄타기하는 장발장들경찰이 들이닥친 것은 2018년 6월 오주연(45·가명·대구)씨가 유일한 가족인 대학생 아들과 막 저녁 식사를 하려던 참이었다. 며칠째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던 오씨가 쌀밥과 햄으로 준비한 식사를 내오자 아들은 ‘어디서 났느냐’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그때 오씨를 찾아온 경찰은 “분실 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신고를 확인해야 한다”며 경찰서로 연행했다. 영문도 모른 채 자신을 바라보는 아들 앞에서 오씨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오씨는 이날 700원짜리 라면 두 봉지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던 버스 안에서 체크카드를 주웠다. ‘쌀 떨어진 지 한참 됐는데….’ 순간 나쁜 마음이 들었다. 그는 곧장 마트로 가 쌀과 햄 한 통, 두부 한 모, 코카콜라 한 병 등 총 4만 4940원어치를 체크카드로 계산했다. 정육점에서 고기도 사려 했지만 잔액 부족으로 더는 결제되지 않았다. 오씨는 경찰서에서 죄를 자백했다. 넉 달 후 그에게 죗값의 사후 고지서인 벌금 250만원이 선고된 ‘약식명령문’이 송달됐다. 비교적 경미한 사건에 한해 재판을 거치지 않고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형 선고가 이뤄지는 사법제도다. 오씨가 전과자가 되는 과정은 간략하고 신속했다. ‘점유이탈물횡령, 사기, 사기미수, 여신전문금융업위반.’ 남의 카드를 쓴 죄의 항목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벌금을 내지 못하면 노역장에 가야 했다. 오씨는 놀란 가슴을 누르고 경찰서를 찾아갔다. ‘명령문을 받은 7일 이내에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는 말뿐이었다.10년 전 헤어진 남편은 양육비조차 제대로 보낸 적이 없었다. 오씨는 아들을 홀로 키우기 위해 노래방 도우미로 일했다. 그마저 1년 전 다리를 심하게 다친 후 그만뒀다. 우울증과 대인기피증까지 앓게 됐다. 매달 받는 기초생활수급비 50만원 중 40만원을 월세로 내면 생활도 막막했다. 아들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보탰다. 오씨는 그해 11월 장발장은행에서 150만원을 대출받고 주변에서 십시일반으로 빌린 돈을 합쳐 벌금을 갚았다. 감옥 가는 두려움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오씨는 생존이 두렵다고 한다. “전과자가 된 것도 부끄럽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여전히 막막해요.” 가난은 냄새를 풍긴다. 도시의 하이에나들은 가난의 냄새를 맡고 절박한 상황을 이용한다. 청각장애인 최윤정(39·가명)씨는 2015년 5월 교회에서 만난 언니로부터 ‘좋은 아르바이트가 있는데 청약통장을 빌려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2년 전 남편과 헤어지고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자녀 4명을 홀로 키우고 있었다. 집주인이 최근 보증금 100만원을 올려 달라고 해서 막막한 터였다. 그는 회사 팀장이라던 언니에게 청약통장을 건넨 대가로 400만원을 받았다. 그중 100만원은 월세 보증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밀린 공과금을 내거나 생활비로 썼다. 이듬해 여름 대구의 한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최씨는 비로소 청약통장 불법거래의 공범이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택법위반이라고 했다. 최씨 말고도 청약통장을 빌려준 이는 6명이나 더 있었다. 하나같이 장애인이거나 한부모 여성들이었다. 경찰 조사를 받고 집으로 고지된 약식명령문에는 ‘벌금 300만원’이 찍혀 있었다. 최씨가 뒤늦게 법원에 선처를 구했지만 ‘벌금 대신 노역을 하면 된다’는 안내에 가슴만 철렁했다. 네 아이를 남겨 두고 교도소 노역을 갈 수는 없었다. 법원이 그의 벌금을 6개월 분납하도록 배려했지만 이마저도 갚지 못한 최씨는 지명수배가 됐다. “애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 잡혀갈까 봐 끔찍했어요.” 최씨는 누군가 알려준 장발장은행의 도움을 받아 수배 두 달여 만인 2017년 3월 벌금을 완납했다. 최씨는 또다시 ‘팀장 언니’와 같은 사람들이 절박한 처지를 이용해 자신과 아이들을 노릴까 두렵다. 22살에 미혼모가 된 박미진(33·가명)씨는 가난과 범죄, 가난이라는 쳇바퀴를 돌며 전과 4범(기소유예 포함)에 이르렀다. 첫 범죄는 2009년 두 살 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맞닥트린 생활고가 발단이 됐다.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해 일을 하지 못했고, 카드빚은 늘어 갔다. 그는 동네 우유대리점에서 배달받은 넉 달치 우윳값 73만원을 연체한 사기죄로 1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박씨는 2012년 인터넷 사이트에 ‘산양분유를 싸게 판다’는 허위 매물을 올려 본격적으로 돈을 챙겼다. 아이의 우윳값 연체에서 시작된 박씨의 범죄 수법은 온라인 사기로 진화했다. 그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사기 전과를 추가했다. 박씨는 미용 일을 배우며 재기의 희망을 꿈꿨지만 병마가 덮친 현재 꿈을 접었다. 그는 오늘도 빈곤과 범죄의 경계선 사이에 위태롭게 서 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박재홍·송수연 조용철·고혜지·이태권 기자
  • ‘우한 폐렴’ 전세계 확산 우려… 중국 내 사망 41명, 미국·프랑스 확진 환자

    ‘우한 폐렴’ 전세계 확산 우려… 중국 내 사망 41명, 미국·프랑스 확진 환자

    ‘우한폐렴’ 중국 내 사망자 41명으로 늘어미국 두 번째 확진 환자, 프랑스 2명 확진 판정국내 두 번째 확진 환자는 55세 한국인 남성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폐렴’의 사망자와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5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중국 내 우한폐렴 사망자는 41명이다. 전날 하루 동안 16명이 늘었다.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우한(武漢)이 속한 후베이(湖北)성에서 39명이 숨졌으며, 이밖에 허베이(河北)성 1명,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1명이 사망했다. 중국 내 확진 판정 환자는 하루만에 444명이 늘어 1118명에 이르렀다. 이들 가운데 중증 환자는 237명이며 퇴원한 사람은 38명이다. 의심 환자는 1965명 보고됐다. 환자는 중국의 34개 성(직할시·자치구) 가운데 서부의 티베트를 제외한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밀접 접촉자 수는 1만 5197명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1만 3967명은 아직 의학 관찰 중이다. 중국 본토 밖에선 홍콩에서 확진 환자가 5명, 마카오에서 2명으로 늘었다. 미국에서 두 번째 환자가 발생했으며 유럽에서도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2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해외 환자도 부쩍 증가해 20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두 번째 확진 환자까지 발생한 상태다. 이 환자는 지난해 4월부터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근무했던 한국 국적의 55세 남성이라고 질병관리본부가 24일 발표했다. 중국인이었던 첫 확진 환자와 달리 한국인으로는 첫 발병이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현지시간) 긴급 자문위원회를 통해 현 상황이 아직 비상사태를 선포할 만큼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비상 상황이라고 보고 있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설 명절 연휴 동안 지역 간 이동이 많은데다 중국 방문객도 늘기 때문에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 행동수칙에는 손 꼼꼼하게 씻기, 기침시 옷소매로 가리기 기침예절 등이 있다. 또한 호흡기 증상자는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고속도로 정체 오후 3~4시쯤 최고조

    고속도로 정체 오후 3~4시쯤 최고조

    고속도로 정체 오전 9시부터 시작귀성방향 정체 오후 11시부터 해소 전망귀경방향은 26일 오전 2~4시쯤으로 예측 설 당일인 25일 전국 고속도로 정체는 오전 9시쯤부터 귀성·귀경방향 모두에서 시작돼 오후 3~4시쯤 가장 심할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귀성방향 정체는 오후 3~4시쯤 최고조에 달했다가 오후 11시에서 26일 오전 0시쯤 해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귀경방향 정체는 오후 3~5시쯤 절정에 이르렀다 서서히 풀리기 시작해 26일 오전 2~4시쯤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는 25일 오전 9시에 승용차를 타고 서울 요금소를 출발한다면 전국 주요 도시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부산 6시간 20분, 울산 5시간 40분, 목포·광주 4시간 10분, 대구 4시간, 강릉 2시간 40분, 대전 2시간을 예상한다. 각 도시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하는 경우에는 승용차로 서울요금소에 도착하기까지 부산 6시간 20분, 목포·울산 5시간 40분, 광주·대구 4시간 50분, 강릉 2시간 40분, 대전 2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전 8시 기준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한남∼반포 2㎞, 동탄 분기점∼오산 부근 6㎞, 천안휴게소∼옥산 분기점 부근 4㎞ 등 총 19㎞ 구간에서 정체가 심하다. 서울 방향도 기흥~수원 5㎞, 양재 부근~반포 7㎞ 구간에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구리방향 16㎞, 일산 방향 6㎞ 구간에서도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25일 교통량이 604만대로, 연휴 기간 중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 내다봤다. 이 중 수도권에서 지방 방향 고속도로·국도에 48만대, 지방에서 수도권 방향은 48만대가 통행할 것이라 봤다. 특히 서울외곽고속도로는 성묘 차량으로 혼잡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24∼26일 3일동안 면제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민주노총, 정부에 사실상 단독 교섭 요구

    민주노총, 정부에 사실상 단독 교섭 요구

    경사노위 벗어난 별도의 대화 틀 제안 “민주노총과 대화 안 하는 정부가 폭력적” ‘독자 정당 창당’ 조합원 설문도 논란사상 처음으로 제1노조에 올라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정부에 사실상 단독 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양대 노총과 기업(사용자) 대표, 정부 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공식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벗어난 별도의 대화 채널을 언급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30일 정부에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지 말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대화에 대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는 민주노총과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전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제1노총’ 거듭난 민주노총에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라”는 여론이 높아진 데에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2018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민주노총 조합원 수는 96만 8035명으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93만 2991명보다 3만 5044명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조합원 233만명 가운데 민주노총 조합원이 41.5%, 한국노총이 40.0%였다. 민주노총은 올해 초 기준으로는 조합원 수가 100만명이 넘었다며 명실상부 최대 노동단체가 됐다고 밝혔다. 이런 영향력을 등에 업은 김 위원장은 정부에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경제 상황을 핑계로 대며 추진하는 노동 개악, 특히 주 52시간 제도를 형해화(형식만 있고 가치가 없게 됨)시키는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직접 고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 노조 철회 등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약속을 이행하고 행정 조치로 가능한 부분을 하는 것을 (정부 태도 변화의) 중요 지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의 틀이 아닐지라도 다양한 방면에서 정부와 교섭, 협의, 대화를 통해 개혁 의제를 놓고 대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관계가 발전하려면 투쟁도 필요하지만 교섭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정부에 다양한 교섭의 틀을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노총으로서 정부와 마주 앉는 단독 교섭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이 자리에서 “경사노위가 ‘정치 과잉화’돼 있지 않은가”라며 “여기에 들어오지 않으면 (민주노총과)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정부가 폭력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내년 2월 17일로 예정된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조합원과 간부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며 “당장 대의원대회에서 어떻게 결정하겠다는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한편 민주노총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 중인 조합원 설문조사에 민주노총의 독자 정당을 창당하는 방안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복수 진보 정당 시대에 민주노총이 특정 정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정치적으로 대응할지 설문조사를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도심에 나뒹구는 흉물 자전거…당신의 양심입니다

    도심에 나뒹구는 흉물 자전거…당신의 양심입니다

    서울시, 해마다 방치된 자전거 1만 5000대 처리아파트 단지는 사유지라 관리사무소가 모아 버려뒤늦게 나타난 주인이 항의하거나 소송걸기도… 흉물스럽게 방치된 폐자전거 탓에 도시 미관과 시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의 관리 소홀로 아파트 단지에도 공공 거치대에도 버려진 자전거가 넘쳐나 관리사무소와 지방자치단체는 골머리를 앓는다. 이달 초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고철 덩어리로 전락한 자전거 수십 대가 수개월째 쌓여 있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지난 5월부터 “단지에 방치된 노후 자전거 자체 정리 기간을 가진 뒤 처분하겠다”고 공지하고 수거한 자전거였다. 자전거들은 쇠 철조망과 함께 위험한 모습으로 몇 개월을 나뒹굴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연말이 다 되도록 그대로 뒀던 것은 몇 달 동안 연락이 없다가도 처리하고 나면 주인이 나타나 그제야 ‘내 자전거를 허락도 없이 왜 함부로 처분했느냐’면서 민원을 걸거나 심하면 소송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관리사무소는 지난 6일 주인이 끝내 찾지 않은 자전거들을 모두 폐기 처분했다. 다른 아파트도 비슷한 고충을 토로한다. 소방시설법에 따라 각 아파트 계단이나 복도에는 자전거를 세워둘 수 없다. 고가 자전거는 집안에 들여놓지만 대부분 주민이 자전거를 집 밖 거치대에 보관하다가 ‘나 몰라라’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일하는 김모(59)씨는 “주민들의 비양심이 문제”라면서 “집안에 자전거를 들이자니 공간을 차지하고, 버리자니 아깝게 느끼는 것 같다. 버릴 때 폐기물 처리비용 몇천 원이 내기 싫어 그냥 방치하는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치구가 관리하는 공공 자전거 거치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안모(28)씨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고물 자전거가 24시간, 365일 묶여 있는 탓에 정작 자전거를 애용하는 시민들이 쓸 공간이 없다”고 불평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방치 자전거를 해마다 1만 5000대 이상 수거하고 있다. 올해는 9월 기준 1만 3423대를 거둬갔다.방치 자전거를 수거하고 처분하는 영등포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수거한 자전거를 재활용할 수 있으면 하고, 나머진 고물상 고철처리를 해야 하는데 돈이 안 되니까 고철로조차 안 받아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난감해 했다. 영등포구 지역자활센터 관계자는 “반파된 자전거를 민원 받아 수거했다가 몇 달 뒤 전화 항의를 받는 경우가 있다”면서 “사유재산이지만 주인을 명확히 알 수 없어 곤란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거치대를 내 집 앞마당이라 생각하지 말고 모두 함께 쓰는 공공재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레깅스 입은 엘사는 왜 디즈니 샵에 없을까?

    레깅스 입은 엘사는 왜 디즈니 샵에 없을까?

    “또 사줘야 하나” 고민하는 부모가격은 천차만별…품질은 조악해여아는 늘 드레스…성 고정관념 1000만 관객 동원을 앞둔 ‘겨울왕국2’ 인기에 주인공 엘사의 드레스를 입고 극장을 찾는 어린 여자 아이들 눈에 띄지만 학부모들은 즐거워하는 아이 모습이 마냥 기쁘지 않다. “2편에서 새로 선보이는 드레스도 또 사줘야하나” 혹은 “공주 놀이에 빠지도록 그냥 둬도 괜찮나”하는 고민에 많은 부모들이 갈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아들 사이에 겨울왕국2 속 엘사 드레스 유행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영화를 보여주기도 전에 드레스부터 알아보고 있다는 유치원생 아버지 김모(43)씨는 “유치원에 한 명이라도 입고 오면 다른 엄마, 아빠들도 다 사줘야 한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문제는 드레스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가 품질 역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이다. 겨울왕국 1편의 영향력을 맛본 유통업계가 속속 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지만 내구성이나 실용성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김모(38)씨는 “사달라고 하도 졸라서 사주긴 하는데 그만한 값어치를 못한다”면서 “엘사 드레스에는 반짝이 장식이 많이 붙어있는데 이게 자꾸 떨어진다. 아이들한테 유해하지 않을지, 안정성이 걱정이다”라고 털어 놨다. 일각에서는 엘사 드레스 유행이 성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킨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말 영화를 관람한 김모(28)씨는 “2편에서 엘사가 레깅스를 받쳐 입고 뛰어 다니며 능력을 자유자재로 다룬다”면서 “남성 히어로들처럼 역동적인 액션을 취하는데 결국 아이들을 겨냥해 나오는 상품들은 드레스, 구두, 화장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즈니사가 소녀들에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면 굳이 화려한 드레스, 진한 화장이 필요했을까”라고 불만을 토로했다.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영화 속 주인공인 엘사와 안나가 운명을 개척하는 진취적 여성들로 묘사됐지만 달라붙는 옷, 긴 머리, 큰 눈 등 디즈니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공주상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각적 효과의 영향을 제일 먼저 받는 아이들은 이런 공주를 모방, 모사하면서 외모 지상주의, 그 안의 위계 등을 배우게 된다”면서 “부모님들이 ‘그 나이에 으레 하는 공주놀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드레스를 입지 않으면 또래에 끼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학원 강사로 일하는 이모(29)씨는 “이미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이들은 2편에 나오는 드레스, 왕관, 신발, 화장품 놀이 장난감 등을 풀 세트로 갖추고 있다”면서 “원격으로 조종되는 인형까지 사서 경쟁하듯 자랑하고 다니더라”면서 혀를 내둘렀다.전문가들은 유아기에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지성애 중앙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엘사 따라하기를 통해 아동들이 상상력, 어휘력,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면서도 “너무 상품화, 상업화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주놀이에만 치중하도록 어른들이 부추기거나 방치하기보단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한다”고 덧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서울대·고려대 ‘학종 20%’ 줄여야… 現중2~고3 입시 제각각

    서울대·고려대 ‘학종 20%’ 줄여야… 現중2~고3 입시 제각각

    논술·특기자 전형 폐지해 적극 유도 수시 이월 포함하면 사실상 45% 수준 지역선발 20%까지 늘려 학종 축소 효과 당국, 돈줄 틀어쥔 채 사실상 강제 조치 주요大 ‘정시 40%’ 이상 확대 눈치 경쟁상위권·재수생 유치 대책 마련에 분주교육부가 28일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은 지난해 공론화를 통해 합의된 ‘정시 30% 룰’(2022학년도 정시 30% 이상으로 확대)을 정부 주도로 마련된 ‘서울 주요 대학 정시 40% 룰’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교육부는 ‘정시 30% 룰’의 번복이 아닌 ‘수정 및 보완’이라고 밝혔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요 대학의 정시가 사실상 절반 가까이로 확대되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축소될 소지가 많다. 전체 대입 지형이 요동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40%’ 비율은 지난해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이 꼽은 정시의 적정 비중이 39.6%였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정시 확대 대상 대학으로 지정된 16개 주요 대학의 전형별 평균 비율은 2021학년도 기준으로 정시 29.0%, 학종 45.6%, 학생부 교과전형 7.8%, 논술전형 10.6%, 특기자전형을 포함한 실기전형 5.4%다. 이들 대학은 2023년까지 정시를 4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출해야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해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을 대상으로 논술과 특기자전형(어학·국제학) 폐지를 유도하고 정시로 전환하도록 할 방침이다. 가능한 대학은 2022년까지 정시 비율을 4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수시모집에서 이월되는 인원까지 포함하면 16개 대학의 정시는 사실상 45% 수준으로 확대된다.교육부는 “학종이 아닌 논술·특기자전형을 축소하는 만큼 정시와 학종을 축으로 하는 대입의 틀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미 정시 비율이 40%에 가까운 한국외대(38.7%)를 비롯해 건국대(34.4%), 서강대(33.1%) 등은 정시를 40%로 늘리는 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양대(29.6%), 숙명여대(25.7%), 경희대(25.2%) 등 정시 비율이 20%대인 대학들 중에도 논술·실기전형이 20% 안팎이면 이들 전형의 축소를 통해 정시 확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서울대와 고려대는 학종을 축소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대(정시 21.9%)는 논술 및 특기자전형이 없어 정시를 40%로 확대하려면 현재 80% 수준인 학종을 60%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고려대(정시 18.4%)는 논술 전형이 없어 실기전형(4.5%)을 줄이는 동시에 학종과 학생부 교과전형에서도 일정 비율을 정시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확대하는 방안도 일부 대학에서는 학종 축소로 이어진다. 교육부는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지역균형선발전형을 10% 이상, 현재 10% 이상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학종이 아닌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도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서울대는 학종 지역균형선발전형(2022년도 20.8%)이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전환돼 학종은 40% 이하로 축소된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일환인 고교 추천 전형을 학종으로 운영하는 경희대(13.7%)와 건국대(13.2%), 동국대(11.8%)도 해당 전형을 20%로 늘리고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해당 대학은 현재 학생부 교과전형을 운영하지 않고 있어, 2021년도 48% 안팎인 학종의 축소가 불가피하다. 학종 비율이 높은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부가 ‘돈줄’을 쥐고 정시 확대를 강제하고 있어, 16개 대학은 물론 다른 대학들도 교육부 ‘눈치 보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전망이다. 또 정시를 목표로 하는 상위권 학생들과 재수생들이 증가하면 이런 학생을 흡수하고자 다른 대학들도 덩달아 정시 비율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대학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정시 확대 대상인 한 사립대 관계자는 “‘정시 30% 룰’을 만든 지 1년 만에 40%로 늘리라니 곤혹스럽다”면서 “학종을 확대하라고 강조하던 교육부가 충분한 검토나 연구 없이 졸속으로 결정한 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정시 확대 대상에서 제외된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임의로 만든 기준으로 16개 대학을 선정해 대입 전형 비율을 특별 관리하는 근거가 어디 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부모 찬스’ 우려 학교 밖 비교과·자기소개서 폐지, 내신 경쟁 심화 우려… 대학들 “변별력 없다” 반발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를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반영되지 않는다. 학종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이지만 내신 경쟁 심화 등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 또 대학들은 출신 고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배제한 채 지원자를 평가하게 된다. 대학들 사이에선 “학생을 평가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나온다. 교육부가 28일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 교내대회 수상경력, 독서활동이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기재되지만, 대입 평가요소에서는 제외된다. 학교 정규 교육과정 밖에서 이뤄지는 비교과 영역은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 차원이다. 정규 교육과정인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이뤄지는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은 현행처럼 대입에 반영된다. 학생부 교과활동에 기재되던 영재교육 및 발명교육 실적도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 자기소개서도 폐지된다. 이는 이들 활동이 부모나 사교육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동아리와 개인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부족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학생들이 스스로 보완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학교로서는 ‘자동봉진’ 영역에서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해졌다. 학교의 프로그램 여건에 따라 학생들 간 유불리가 생기는 문제점도 예상된다. 독서활동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학교에서의 독서 지도가 힘을 잃는 등 학교의 다양한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학생부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은 기재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돼 교사들은 모든 학생들의 세특을 기재해야 한다. 허위로 기재하거나 기재 금지사항을 위반하는 교원 및 학교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치가 취해진다. 그러나 수업 혁신이 없이 세특 기재만 의무화할 경우 부풀리기 또는 허위 기록이 조장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교과가 축소되면서 학생부 기재 공정성 논란이 세특으로 옮겨 갈 가능성도 있다. 고교별로 학교 정보를 대학에 제공하는 고교 프로파일은 ‘고교 후광효과’를 일으킨다는 비판에 따라 완전 폐지가 추진된다. 대학들은 모집요강에 평가항목과 배점, 평가방식, 기준 등 세부 평가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평가 과정에는 외부 공공사정관이 참여하며, 대학들은 면접 등 평가 과정을 녹화 및 보존해 학생들의 이의제기에 대응해야 한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학교 정보를 없애고 학생들이 스스로 채운 비교과 활동도 없애면 사실상 내신만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 입학사정관은 “고교 프로파일은 ‘스펙’이 부족한 학생을 평가할 때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한 학교 여건을 고려하도록 하는 장치이기도 하다”면서 “학생들로서는 자신 스스로 노력한 과정을 대학에 내보일 기회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학종 비교과가 폐지 또는 축소되면 면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다른 대학들도 면접 강화 또는 수능 최저등급기준 강화 등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대학의 학종 평가기준에 따른 ‘맞춤형 컨설팅’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단독] “살인범 가족 고통의 30년… 잘못 바로잡고 국가가 배상해야”

    [단독] “살인범 가족 고통의 30년… 잘못 바로잡고 국가가 배상해야”

    이춘재(56)가 ‘화성연쇄살인사건’(1986~1991년)의 진범으로 공식 지목된 지 50여일이 흘렀다. 이춘재를 특정한 것을 두고 과학수사의 개가라는 평가가 있지만 이후 재수사 과정에서 누명 씌우기 등 과거 경찰의 민낯 역시 잇달아 드러났다. 10대 용의자의 자백을 받으려 고문하다가 죽음으로 내몬 1988년 ‘수원 화서역 여고생 살인사건’도 경찰이 숨기고자 하는 치부다. 이춘재가 최근 범인이 자신이라고 자백하면서 30여년 만에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고문으로 숨진 명노열(당시 16세)군의 형 명모(49)씨를 만나 그와 가족들이 견뎌 온 지난 30년의 이야기를 물었다.“이춘재 자백 관련 뉴스는 가슴이 떨려 볼 수 없었어요.” 26일 경기 수원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형 명씨는 30년 만에 진실을 밝힐 가능성이 생겼다는 흥분보다는 다시 ‘악몽’을 떠올려야 한다는 괴로움이 더 커 보였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경찰의 마구잡이식 수사에 당한 공권력 피해자의 가족들은 여전히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가족들에겐 명군의 죽음은 지울 수 없는 멍울이다. 어머니는 막내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나서 “부모가 못 배우고, 못 가져서 자식을 못 구했다”고 자책하며 세월을 보냈다. 아버지는 술에 의지해 살다가 2004년 세상을 등졌다. 형은 “동생 사건 이후 경찰차만 봐도 울화통이 치밀어 감정 제어가 안 됐다”면서 “경찰과 싸우려 들어 친구들이 여러 번 말렸다”고 털어놨다. 가족들은 막내아들의 결백을 30년째 주장한다. 형은 “동생은 당시 경찰 주장처럼 불량배가 아니었다”고 했다. 명군은 평소 술·담배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어머니가 늦게 귀가할 때면 설거지를 해놓는 착한 아들이었다고 한다. 형은 “경찰도 없던 일을 꾸며 내려니 가혹행위까지 한 것”이라고 말했다. 형은 1988년 1월 경찰의 연락을 받고 찾아간 병원에서 본 동생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처참했다. 발바닥은 시퍼랬고 얼굴과 몸은 퉁퉁 부어 있었다. 형은 “의사가 폭행 흔적이라고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경찰의 고문 탓에 뇌사 상태에 빠진 명군은 37일 만에 숨졌다. 명씨는 “가족이 겪은 고통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고 했다. 당시 가족들은 경찰로부터 위로금 명목으로 6400여만원을 받았다. 경찰이 명군의 병원 치료비 3800여만원도 냈고 아버지를 청원경찰로 취직시켜 주기도 했다. 그러나 형은 “어머니께서 경황이 없어 경찰이 하자는 대로만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명씨는 “이게 국가 손해 배상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변호사를 통해 이제라도 따로 청구가 가능할지 알아볼 생각인데 시간이 많이 지나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명군의 범행이 아니라는 게 명확하다면 경찰로부터 사과받고 싶다고 했다. 명군 사망 당시 간부급 경찰관이 가족을 찾아와 사과는 했지만 정작 고문한 당사자들의 사과는 없었다. 고문 가해자로 지목돼 실형을 살았던 전직 경찰관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명군이 숨졌을 때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1주기였어서 경찰 고문 사건으로 확대 해석돼 여론몰이를 당했다”면서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명군이 달아나려고 해 다른 형사가 밀었는데 이때 넘어지며 머리를 다친 게 직접적 사망 원인”이라며 억울함도 내비쳤다. 그러나 당시 재판부는 “머리 상처가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가혹행위 역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관련 경찰 3명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명씨는 경찰의 강압수사 피해자가 대부분 배우지 못했거나 장애가 있는 사회 약자라는 점을 들며 “무전유죄 그 자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31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서 없는 사람들이 억울한 일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단독] 이춘재 자백한 그날 형은 억장 무너졌다

    [단독] 이춘재 자백한 그날 형은 억장 무너졌다

    “이춘재가 자신이 진짜 범인이라고 자백한 뒤에도 경찰로부터 사과는커녕 연락 한번 받지 못했어요.” 강산이 세 번이나 변했지만 형은 분을 삭이지 못했다. 1988년 1월 그의 동생인 명노열군은 ‘수원 화서역 여고생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고, 경찰의 고문과 폭행 끝에 숨졌다. 당시 동생은 16세였다. 형 명모(49)씨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생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춘재(56)의 자백 이후 명군 가족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이춘재가 경찰 조사에서 “화성 연쇄살인 10건 외에 4건의 살인을 더 저질렀다. 화서역 사건의 진범도 나”라고 자백할 때 형은 억장이 무너졌다. 진술대로라면 명씨도, 31년 전 죽은 동생도 공권력의 피해자다. ●“동생 고문 경찰들 사과조차 없었다” 형 명씨는 경기 수원시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사과를 받아도 한은 안 풀리겠지만 동생의 명예 회복을 위해 경찰이 꼭 사과했으면 한다”며 “어머니도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막내아들인 명군이 죽은 뒤에도 살인 용의자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이웃들의 수군거림을 피해 도망치듯 이사했다. 아버지도 결국 2004년 사망했다. 화서역 살인 사건은 1987년 12월 24일 여고생 김모(18)양이 실종됐다가 이듬해 1월 수원 화서역 인근 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이다. 경찰은 명군을 성당에서 6200원을 훔친 혐의로 검거한 뒤 “사건 현장 인근에서 명군과 친구가 불을 피우고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여고생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다. 수사는 고문 등 강압적으로 이뤄졌다. 당시 상황을 조사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수원경찰서 소속 경찰관 3명이 명군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비행기태우기’(몸을 포승줄로 묶고 공중에 매달아 돌리는 고문) 등의 가혹행위를 했다. 또 ‘살인 증거물’인 여고생의 시계를 찾겠다며 명군을 데리고 야산에 갔다가 명군이 “시계 행방을 모른다”고 하자 집단 구타했다. 명군은 이후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사망했다. 고문 연루 경찰들은 독직 및 폭행치사 혐의로 징역 1~6년의 실형을 살았다. 형 명씨는 “지금이라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금전적 이유를 떠나 동생이 억울한 피해자였음을 인정받고 싶어서다. ●경찰 “결론난 일, 유족 만날 이유 없다” 이춘재를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당시 (명군이) 범인이 아니라고 판명 났기 때문에 지금 수사본부는 관련 자료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이춘재가 자백했다고 해서) 가족을 찾아갈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경찰이 막내의 무고함을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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