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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우 시의원,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저염식 체험 행사’ 참석

    김경우 시의원,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저염식 체험 행사’ 참석

    서울특별시의회 김 경우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2)은 9월 5일 동작문화복지센터 4층 대강당에서 열린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저염식 체험행사’에 참석하였다. 이날 행사는 김 의원의 도움으로 동작구보건소와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이 공동으로 주관하게 되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871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2,000mg보다 약 2배 가까이 되어 매우 높은 실정이다. 나트륨의 과잉섭취는 비만 위험을 비롯해 국내 10대 사망원인인 뇌혈관·심장 질환 및 고혈압성 질환의 발생 위험도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라매병원은 건강증진병원사업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매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영양교육과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저염식 등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고, 올바른 식습관 형성과 만성질환 예방관리의 증진에 힘써오고 있다. 행사는 동작·관악구 지역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저염식 시연 ▲저염식 식사 ▲건강강의 ▲질의응답 및 설문조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가정에서 나트륨을 줄이는 요령과 저염식에 의한 건강효과, 가정에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저염메뉴 레시피 등을 단순 강의식 교육이 아닌 참여형 교육프로그램으로 선보였다. 또한 참가자 전원에게는 당일 시연한 저염건강식 도시락과 조리법 책자가 무료로 제공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김 의원은 이 날 행사 축사를 통해“ 약사이며 시의원으로서 보건의료현장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접하면서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매일같이 깨닫고 있다”라며 “의료의 본질은 공공성인데 이번 보라매병원과 동작구보건소에서 함께 시행하는‘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저염식 체험행사’는 지역사회의 요구(needs)인 시민의 보건과 건강증진이라는 공공의료의 역할에 매우 충실하고 적합한 좋은 행사”라고 말했다. 끝으로 “생활에서부터 실천하는 만성질환관리는 작게는 개인의 건강수명을 연장하고, 크게는 국가적인 의료비 절감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사는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슬픈 역사…폐허가 돼가는 소록도병원

    슬픈 역사…폐허가 돼가는 소록도병원

    한센인 첫 1만명 미만… 환자 평균 75세의사 필요인력 44%·간호사 22%에 그쳐균열·지붕 파손 등 병사 절반 이상 폐가“기념사업 추진보다 의료기능 강화 필요”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의 한센인 병사(病舍) 절반 이상이 폐가로 방치되는 등 섬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이미 1980년대에 한센병 퇴치가 선언됐지만 급속한 한센인 고령화에 대한 대처는 미흡한 실정이어서 종합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5일 보건복지부가 올해 실시한 ‘국립소록도병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2년 759명이었던 한센병 환자는 지난해 511명, 가장 최근 조사인 지난 2월 503명으로 급감했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75.6세에 이르렀다. 이들은 고혈압(62.1%), 골다공증(38.7%), 당뇨병(25.3%) 등 각종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의 건강을 관리할 의료진은 더 빨리 줄어 의료법 기준에 크게 미달하는 상황이다. 의사 필요 인원은 25명이지만 정원 11명, 간호사는 필요 인원 201명의 4분의1에 불과한 45명이다. 환자들이 거주하던 병사 112개 동 중 64개 동은 방치돼 폐가가 됐다. 대부분 1930년대에 만들어진 건물로 벽체 균열과 지붕 파손 수준이 심각하다. 관사도 79개 동 중 37개 동이 폐가로 남았다. 복지부는 2016년부터 소록도병원에 폐건물 철거용 예산을 지원하고 노인병원 전환을 지시했지만 병원 측은 종합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고흥군과 순례길 조성을 요구하는 천주교 단체,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한센단체 등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정착촌을 떠나 소록도병원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한센인도 있어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한센인 정착촌은 87곳, 거주민은 3129명이나 된다. 2011년 한빛복지협회 조사에서 정착촌 폐쇄 후 돌봄을 받기 위해 소록도로 이주할 의사가 있는 한센인은 34.5%였다. 복지부는 “의료 기능의 강화보다는 문화재 보존, 기념사업 측면으로 편향되게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며 “의료인력 확충 등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병원에 요구했다. 한편 국내 한센인 수는 2002년 1만 8014명에서 2010년 1만 3316명, 지난해 1만 33명으로 해마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올해 이미 1만명 미만으로 줄었고, 2025년이면 7262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198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 한센병 퇴치를 선언했다. 항생제인 ‘리팜피신’을 한번만 복용하면 균 감염력이 99%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균 활동성이 있는 한센병 양성환자는 현재 소록도병원에 단 한 명만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센인 고령화 못 따라가는 소록도병원

    한센인 고령화 못 따라가는 소록도병원

    한센인 첫 1만명 미만… 환자 평균 75세 의사 필요인력 44%·간호사 22%에 그쳐 균열·지붕 파손 등 병사 절반 이상 폐가 “기념사업 추진보다 의료기능 강화 필요”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의 한센인 병사(病舍) 절반 이상이 폐가로 방치되는 등 섬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이미 1980년대에 한센병 퇴치가 선언됐지만 급속한 한센인 고령화에 대한 대처는 미흡한 실정이어서 종합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5일 보건복지부가 올해 실시한 ‘국립소록도병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2년 759명이었던 한센병 환자는 지난해 511명, 가장 최근 조사인 지난 2월 503명으로 급감했다. 환자의 평균 연령은 75.6세에 이르렀다. 이들은 고혈압(62.1%), 골다공증(38.7%), 당뇨병(25.3%) 등 각종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의 건강을 관리할 의료진은 더 빨리 줄어 의료법 기준에 크게 미달하는 상황이다. 의사 필요 인원은 25명이지만 정원 11명, 간호사는 필요 인원 201명의 4분의1에 불과한 45명이다. 환자들이 거주하던 병사 112개 동 중 64개 동은 방치돼 폐가가 됐다. 대부분 1930년대에 만들어진 건물로 벽체 균열과 지붕 파손 수준이 심각하다. 관사도 79개 동 중 37개 동이 폐가로 남았다. 복지부는 2016년부터 소록도병원에 폐건물 철거용 예산을 지원하고 노인병원 전환을 지시했지만 병원 측은 종합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고흥군과 순례길 조성을 요구하는 천주교 단체, 추가 지원을 요구하는 한센단체 등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착촌을 떠나 소록도병원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한센인도 있어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의 한센인 정착촌은 87곳, 거주민은 3129명이나 된다. 2011년 한빛복지협회 조사에서 정착촌 폐쇄 후 돌봄을 받기 위해 소록도로 이주할 의사가 있는 한센인은 34.5%였다. 복지부는 “의료 기능의 강화보다는 문화재 보존, 기념사업 측면으로 편향되게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며 “의료인력 확충 등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병원에 요구했다. 한편 국내 한센인 수는 2002년 1만 8014명에서 2010년 1만 3316명, 지난해 1만 33명으로 해마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올해 이미 1만명 미만으로 줄었고, 2025년이면 7262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198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 한센병 퇴치를 선언했다. 항생제인 ‘리팜피신’을 한번만 복용하면 균 감염력이 99%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균 활동성이 있는 한센병 양성환자는 현재 소록도병원에 단 한 명만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

    발달장애 아들 둔 허강원씨의 삶그날 힘없이 무너져 내린 건 아들의 몸뚱이만이 아니었다. 허강원(73·가명)씨의 실낱같은 희망도 함께였다. 발달장애(지적장애 1급·다운증후군)로 불혹의 나이에 키가 150㎝에서 멈춰버린 큰 아들은 질뚝거렸지만 걸어는 다녔다. 아들이 혼자 걷는다는 건 그 이상의 의미였다. 대소변을 혼자서 가리고, 밥이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한계치이기도 했다. 허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밥 먹자”고 큰아들을 불렀다. 큰아들은 기우뚱하더니 서지 못하고 엎드렸다. 식탁으로 기어 오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밤잠 못 이루며 끙끙댔던 고민들이 명쾌해졌다. ‘그래 같이 죽자’. 한씨는 2015년 4월 15일 집 안방에서 자던 큰아들(당시 41)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지나고 보니 사는 게 그늘이 많았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 간병이라는 게 매스컴에 나오는 그런 것과는 많이 달라.” 유난히 태양이 뜨겁던 지난 7월 31일, 허씨를 서울 그의 집 앞에서 마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세상과 등진 그의 삶이 달라진 건 크게 없어 보였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잖아. 노력도 많이 했고…. 지나간 일이니까”라며 애써 태연했다. 긴 설득 끝에 그의 집 앞에서 지난 삶에 대해 들었다. 아내는 강남구의 한 빌딩에 청소일을 하러 갔고, 작은아들은 결혼 후 따로 살고 있어 때마침 그는 혼자였다. 허씨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여지는 남겼다. 노인의 얼굴에 쓴웃음이 내려앉았다. “그래. 그때 예감했어. 차라리 죽었어야 했어.” 큰아들은 아내가 임신한 지 9개월째 되는 날 태어났다. 수술할 돈이 없어 산파에게 부탁했다. 어렵사리 아이는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왔지만, 한동안 숨을 쉬지 못했다. 산파는 도망갔고, 아내가 급한 맘에 아이의 발을 잡고 들어 올려 엉덩이를 때렸다. 기적처럼 큰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어렵게 살아났지만 아이는 약했다.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다섯 살이 됐지만 서지 못했다.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1급이라고 했다. “요즘 눈으로 생각해 보면 장애를 둔 아이를 키우는 게 짜증 날 일도 아니잖아. 근데 사는 재미가 없었어.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지.” 허씨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랐다. 25살 경기 동두천 내 미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했고, 전역하고 서울에 정착했다. 28살 아내와 혼인해 다음해 큰아들을 가졌다.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울 중랑구 근처 면도칼 공장에서 일했는데,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막노동이나 다름없었다. 없이 살았지만 큰아들의 장애가 나을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없어 수소문 끝에 인천 부평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 그때만 해도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부모들이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포기하던 때다. 10개월쯤 지나서였을까. 특수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밥을 대접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야속했다. “나아지는 것 없다”는 말에 작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없는 살림에 매달 쌀 한 가마니 값을 치러 가며 학교를 보냈지만, 그럴 이유도 사라졌다. ‘발달장애는 질병과 달리 낫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이해할 수 없었다. 첫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첫째가 잘하는 건 집에서 텔레비전 보기였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텔레비전을 틀어 주면 온종일 봤다. 말은 대충 알아들었고, 간신히 걸어 똥오줌은 가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아이가 흘린 김칫국물을 닦고, 국물이 묻은 옷을 벗기고, 발버둥 치는 몸을 씻기는 일은 40여년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큰아들을 돌보느라 나들이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 없었다. 아이를 돌봐야 하니 일을 마치고 퇴근해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큰아들이 어렸을 땐 집에 놀러 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선 이웃도, 친구도 모두 사라졌다. “또래들이 태권도복 입고 태권도장 가는 모습을 보잖아요. 우리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찔찔찔 하는데, 사람 눈 뒤집히지. 행복할 수가 있나.” 우울증이 찾아왔다.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리며 비관했다. 남들한테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 술도 담배도 끊었다. 이게 벌써 수십년 전이다. 언제나 단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남들은 늘 추하게만 보는 것 같았다. 사실 큰아들 밥 차려 주고 거두는 건 힘들지 않았다. 그냥 큰아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공원에 가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얘기의 끝은 늘 아들, 딸, 며느리 얘기였다. 그럴 때마다 할 얘기가 없어서 소심해졌다. 5살 터울인 작은아들에게도 형은 굴레였다. 장애를 둔 형 때문에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 부모가 죽고 없으면 형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은 동생뿐이지 않냐며 상대편 부모가 반대했다.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부모들 모임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그는 인터뷰 도중 자주 엄지와 검지를 말아 쥐었다. 돈을 뜻하는 손짓이었다. 결국 돌보는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허씨 내외는 경제적으로 늘 허덕였다. 맞벌이를 해 봐야 시원치 않았다. 아내는 아이를 낳고 빌딩 청소일을 해 왔고, 허씨는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가 60세에 환경미화원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빌딩 경비 일도 했지만, 2교대 근무 탓에 큰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금방 그만뒀다. “밥 먹다가 숟가락을 딱 떨어뜨렸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약 1년 전 허씨는 뇌출혈 선고를 받았다. 식사를 하다가 손에 힘이 없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더니 뇌경색이 발견됐다. 이미 고혈압과 협심증, 류머티즘 관절염, 척추 디스크, 수면장애 등을 앓고 있었지만 뇌출혈은 느낌이 달랐다. 곧 죽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큰아들은 누가 돌봐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잘못된 생각이 들었다. 큰아들과 함께 죽는 게 모두를 위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믿음도 생겼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걷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봤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팽팽하던 긴장의 사슬은 톡 끊어졌다. “아들을 망치로 내리쳤소. 규남이는 내가 데리고 갑니다. 정선희 당신을 만나 한평생 잘 지냈소. 규남이에겐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소이다.”(유서 전문) 2015년 4월 15일 새벽 6시쯤, 아내가 일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망치로 아들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회한이 몰아치기 전에 유서를 썼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제 수십알을 들이켰다. 정신을 잃기 전에 아파트 복도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중간쯤 갔을까. 허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렇게 질긴 목숨은 끝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발견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허씨는 3일간 혼수상태를 오갔지만, 끝내 깨어났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5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법원은 허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수십년간 정성 들여 보살펴 온 점을 인정했다. 고령이고 지병이 있고, 남은 가족을 생각해 맏아들을 살해했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 그는 돈 때문에 큰아들을 마음껏 못 가르친 게 한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많지 않지만 월 1만~2만원씩 발달장애 아동 단체에 기부금을 낸다. “내가 어려움을 겪어 봤으니까. 그런 애들 불쌍하잖아…. 집사람이 일을 그만두면 이나마 못 하겠죠.”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불혹의 장애아들 돌보던 뇌경색 부친 “가자, 같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불혹의 장애아들 돌보던 뇌경색 부친 “가자, 같이”

    ●발달장애 자식에게 둔기 든 애끊는 父情 그날 힘없이 무너져 내린 건 아들의 몸뚱이만이 아니었다. 허강원(73·가명)씨의 실낱같은 희망도 함께였다. 발달장애(지적장애 1급·다운증후군)로 불혹의 나이에 키가 150㎝에서 멈춰버린 큰 아들은 질뚝거렸지만 걸어는 다녔다. 아들이 혼자 걷는다는 건 그 이상의 의미였다. 대소변을 혼자서 가리고, 밥이 있는 곳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노부부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한계치이기도 했다. 허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밥 먹자”고 큰아들을 불렀다. 큰아들은 기우뚱하더니 서지 못하고 엎드렸다. 식탁으로 기어 오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밤잠 못 이루며 끙끙댔던 고민들이 명쾌해졌다. ‘그래 같이 죽자’. 한씨는 2015년 4월 15일 집 안방에서 자던 큰아들(당시 41)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 “지나고 보니 사는 게 그늘이 많았어. 안 해 본 사람은 몰라. 간병이라는 게 매스컴에 나오는 그런 것과는 많이 달라.” 유난히 태양이 뜨겁던 지난 7월 31일, 허씨를 서울 그의 집 앞에서 마주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지만, 세상과 등진 그의 삶이 달라진 건 크게 없어 보였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잖아. 노력도 많이 했고…. 지나간 일이니까”라며 애써 태연했다. 긴 설득 끝에 그의 집 앞에서 지난 삶에 대해 들었다. 아내는 강남구의 한 빌딩에 청소일을 하러 갔고, 작은아들은 결혼 후 따로 살고 있어 때마침 그는 혼자였다. 허씨는 이미 끝난 일이라며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한편으로 여지는 남겼다. 노인의 얼굴에 쓴웃음이 내려앉았다. “그래. 그때 예감했어. 차라리 죽었어야 했어.” 큰아들은 아내가 임신한 지 9개월째 되는 날 태어났다. 수술할 돈이 없어 산파에게 부탁했다. 어렵사리 아이는 엄마의 자궁 밖으로 나왔지만, 한동안 숨을 쉬지 못했다. 산파는 도망갔고, 아내가 급한 맘에 아이의 발을 잡고 들어 올려 엉덩이를 때렸다. 기적처럼 큰아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어렵게 살아났지만 아이는 약했다.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 등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다섯 살이 됐지만 서지 못했다. 다운증후군, 지적장애 1급이라고 했다. “요즘 눈으로 생각해 보면 장애를 둔 아이를 키우는 게 짜증 날 일도 아니잖아. 근데 사는 재미가 없었어. 희망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었지.” ●장애 아들 돌본 40여년, 살아도 산 게 아니었어허씨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랐다. 25살 경기 동두천 내 미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했고, 전역하고 서울에 정착했다. 28살 아내와 혼인해 다음해 큰아들을 가졌다. 찢어지게 가난했다. 서울 중랑구 근처 면도칼 공장에서 일했는데,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가진 기술이 없으니 막노동이나 다름없었다. 없이 살았지만 큰아들의 장애가 나을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집 근처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없어 수소문 끝에 인천 부평에 있는 학교에 보냈다. 그때만 해도 먹고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적지 않은 부모들이 발달장애 아동의 교육을 포기하던 때다. 10개월쯤 지나서였을까. 특수학교를 찾아가 선생님에게 밥을 대접했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야속했다. “나아지는 것 없다”는 말에 작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없는 살림에 매달 쌀 한 가마니 값을 치러 가며 학교를 보냈지만, 그럴 이유도 사라졌다. ‘발달장애는 질병과 달리 낫지 않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이해할 수 없었다. 첫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다. 첫째가 잘하는 건 집에서 텔레비전 보기였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텔레비전을 틀어 주면 온종일 봤다. 말은 대충 알아들었고, 간신히 걸어 똥오줌은 가렸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아이가 흘린 김칫국물을 닦고, 국물이 묻은 옷을 벗기고, 발버둥 치는 몸을 씻기는 일은 40여년을 해도 즐겁지 않았다. 큰아들을 돌보느라 나들이 한 번 제대로 가 본 적 없었다. 아이를 돌봐야 하니 일을 마치고 퇴근해도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했다. 큰아들이 어렸을 땐 집에 놀러 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고 나선 이웃도, 친구도 모두 사라졌다. “또래들이 태권도복 입고 태권도장 가는 모습을 보잖아요. 우리 아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찔찔찔 하는데, 사람 눈 뒤집히지. 행복할 수가 있나.” 우울증이 찾아왔다. 술만 마시면 눈물을 흘리며 비관했다. 남들한테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 술도 담배도 끊었다. 이게 벌써 수십년 전이다. 언제나 단정하게 보이려고 했지만, 남들은 늘 추하게만 보는 것 같았다. 사실 큰아들 밥 차려 주고 거두는 건 힘들지 않았다. 그냥 큰아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공원에 가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얘기의 끝은 늘 아들, 딸, 며느리 얘기였다. 그럴 때마다 할 얘기가 없어서 소심해졌다. 5살 터울인 작은아들에게도 형은 굴레였다. 장애를 둔 형 때문에 파혼을 당하기도 했다. 부모가 죽고 없으면 형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은 동생뿐이지 않냐며 상대편 부모가 반대했다.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다. “부모들 모임도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가는 거야.” 그는 인터뷰 도중 자주 엄지와 검지를 말아 쥐었다. 돈을 뜻하는 손짓이었다. 결국 돌보는 노동에서 벗어나고자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허씨 내외는 경제적으로 늘 허덕였다. 맞벌이를 해 봐야 시원치 않았다. 아내는 아이를 낳고 빌딩 청소일을 해 왔고, 허씨는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가 60세에 환경미화원을 끝으로 은퇴했다. 이후 빌딩 경비 일도 했지만, 2교대 근무 탓에 큰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금방 그만뒀다. “밥 먹다가 숟가락을 딱 떨어뜨렸어.” 그 사건이 발생하기 약 1년 전 허씨는 뇌출혈 선고를 받았다. 식사를 하다가 손에 힘이 없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더니 뇌경색이 발견됐다. 이미 고혈압과 협심증, 류머티즘 관절염, 척추 디스크, 수면장애 등을 앓고 있었지만 뇌출혈은 느낌이 달랐다. 곧 죽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큰아들은 누가 돌봐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잘못된 생각이 들었다. 큰아들과 함께 죽는 게 모두를 위해 최선이 아닐까 하는 믿음도 생겼다. 고민이 깊어질 무렵, 걷지 못하는 아들의 모습을 봤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팽팽하던 긴장의 사슬은 톡 끊어졌다. “아들을 망치로 내리쳤소. 규남이는 내가 데리고 갑니다. 정선희 당신을 만나 한평생 잘 지냈소. 규남이에겐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소이다.”(유서 전문) 2015년 4월 15일 새벽 6시쯤, 아내가 일을 나간 것을 확인하고 망치로 아들의 머리를 힘껏 내리쳤다. 회한이 몰아치기 전에 유서를 썼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면제 수십알을 들이켰다. 정신을 잃기 전에 아파트 복도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다. 중간쯤 갔을까. 허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렇게 질긴 목숨은 끝나지 않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발견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다. 허씨는 3일간 혼수상태를 오갔지만, 끝내 깨어났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다만 5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법원은 허씨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을 수십년간 정성 들여 보살펴 온 점을 인정했다. 고령이고 지병이 있고, 남은 가족을 생각해 맏아들을 살해했다는 점 등도 참작했다. 그는 돈 때문에 큰아들을 마음껏 못 가르친 게 한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많지 않지만 월 1만~2만원씩 발달장애 아동 단체에 기부금을 낸다. “내가 어려움을 겪어 봤으니까. 그런 애들 불쌍하잖아…. 집사람이 일을 그만두면 이나마 못 하겠죠.”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간병은 전쟁이다, 죽어야 끝나는

    [간병살인 154人의 고백] 간병은 전쟁이다, 죽어야 끝나는

    #피해자 평균 나이 64.2세, #간병기간 6년 5개월, #부부간 살해, #다툼에 따른 우발적 범행, #10명 중 6명 독박간병, #10명 중 4명 목조름.지난 10여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간병살인’ 사건의 핵심 키워드다. 피해자 대부분이 노인이었고, 가해자와는 한때 100년 해로를 약속한 사이였다. 병마와 싸우기를 6년 5개월, 자식들의 도움 없이 서로에게 의지하다 한순간 절망과 분노를 견디지 못해 남편은 아내의 목을 졸랐다. 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노노(老老)간병’으로 귀결된다. 서울신문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간병살인 사건 판결문 108건을 입수해 심층분석했다. 악순환을 막기 위해 개별 사건의 특수성보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성에 주목하고 싶었다. 죽음의 순간은 사건 피해자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죽음에 이르기까지 공통분모는 분명히 존재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언론 보도 내용을 분석하거나, 일부 판결문을 분석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대규모 심층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74% ●아들과 남편의 범행 압도적 간병살인에도 힘의 논리는 또렷하게 나타났다. 가해자는 가족 중 남성인 경우가 80건(74.1%)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들(38건, 35.2%)인 비중이 가장 높았고, 남편(25건, 23.1%)이 뒤를 이었다. 아내와 딸은 각각 14.8%, 2.8%에 그쳤다. 피해자 역시 힘이 약한 순이었다. 아내가 25건(23.1%), 어머니가 22건(20.4%), 아버지가 19건(17.6%), 남편이 16건(14.8%)이었다. 가해자 평균 나이는 56.9세인 반면, 피해자 평균 나이는 64.2세로 더 고령이었다. 피해자들이 앓은 질병 가운데 노인성 질환의 비중은 높았다. 치매가 58건(53.7%), 뇌혈관 질환이 16건(14.8%)이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 7건(6.5%), 지체장애가 6건(5.6%)이었다. 피해자의 일상생활 가능 여부를 알아봤더니, 간병인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대소변 못 가림)가 46.3%나 됐고, 전적인 보호가 필요한 경우(식물인간 수준)가 14.8%였다.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건은 38.%였다. 가해자 35.2%도 우울증 외에 다른 질병을 앓고 있었다. 뇌혈관 질환이 7명(17.9%), 치매가 5건(11.5%), 노환이 5건(12.8%)이었다. 특히 가족 내에 혼자서 환자를 돌봐야 하는 ‘독박간병’은 64건(59.3%)이나 됐다. 33% ●‘3년 미만’ 간병인 범행 최다 범행에 이르는 데 걸린 평균 간병기간은 6년 5개월이다. 비중만 보면 3년 미만이 36건(33.3%)으로 가장 높았다. 간병기간이 짧다고 환자를 돌보기 수월하거나 간병의 스트레스가 가벼운 것은 아닌 셈이다. 환자를 간호한 지 한 달 만에 환자를 살해하는 때도 6건(5.6%) 있었다. 오롯이 간병 문제라기보다는 평소 다양한 이유로 불만이 쌓여 오다가 간병 스트레스가 뇌관이 돼 폭발한 경우가 많았다. 범행 수법으로는 목조름 방식이 41건(38.0%)으로 가장 많았다. 문모(55·여)씨는 2012년 6월 24일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돌보다 다음달 10일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 배경엔 남편의 무책임이 있었다. 남편은 가정을 돌보지 않고 약 20년 전 집을 나갔다가 뇌출혈로 쓰러져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치매까지 걸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자 결국 남편을 살해하고야 말았다. 물론 간병기간이 길어졌을 때 간병살인 가능성이 커지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가해자의 범행 결심 배경에 ‘장기간 간병에 따른 낙담’이 41건(38.0%)이나 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았다. 간병살인 52건(48.1%)에서 가해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선 변호인을 선임한 사례도 61건(56.5%)이나 됐다. 통상 형사사건의 경우 국선 변호인 선임 비율은 30% 남짓이다. 이에 비하면 국선 변호인 선임 비율이 20% 포인트 정도 높은 셈이다. 우리 법원은 피고인이 구속되거나 70세 이상이면서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면 직권으로 국선 변호인을 선정하고 있다. 또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없을 땐 피고인의 청구에 의해 국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 범행 결심 사유 중 ‘다툼에 따른 순간적 분노’가 42건(38.9%)으로 가장 많았다는 것도 눈에 띈다. 돌봄이 필요한 환자와 다툴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치부하는 건 간병을 경험해보지 못한 자들의 편견이다. 식사와 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대소변을 벽에 묻혔다는 이유로, 섭섭한 말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간병 현장은 매일 전쟁터다. 가해자만 피해자를 폭행(26건, 24.1%)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폭행(36건, 33.3%)하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특히 치매에 걸리면 평상시 없던 폭력성이 나타난다. 범행 결심의 주요 이유 중 폭력, 가출 등 다양한 치매 증상에 지쳐서(35건, 32.4%)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폭언을 퍼붓는 건 예사고, 의처증과 의부증 증세도 발현되며, 거울에 비친 자신을 공격하기도 한다. 치매 환자가 사는 집에선 거울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박모(53)씨는 2013년 2월 어머니(87)의 머리 부위를 마구 폭행해 살해했다.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왔는데, 어머니가 “천엽을 사왔으니 함께 먹자”며 걸레를 들이댄 것이다. 누차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그간의 스트레스가 일순간에 터져 나왔고, 혼자서 어머니를 돌보며 사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폭발했다. 박씨는 지난 1년간 성실히 어머니를 부양했지만, 결국 사소한 실랑이 때문에 천륜을 저버린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 이 밖에 범행 배경으로 ‘처지 비관’이 26건(24.1%), ‘자살하기에 앞서 환자부터 살해’와 ‘다른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가 각각 22건(20.4%)으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환자를 돌보다 자포자기를 한 경우다. 판결문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는 흔적은 곳곳에 있다. 피고인이 우울감을 호소(41.7%)하거나 수면부족을 호소(15.7%)하기도 했다. 치매환자를 돌보다 보면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아내와 56년간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한 한모(82)씨는 2013년 8월 서울 강서구 자신의 집에서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10여년 전부터 치매와 고혈압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홀로 돌봤던 그다. 범행 2~3년 전부터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렸고, 미래가 보이지 않아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아내를 살해하고 수면제를 먹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5.5년 ●살인죄 평균 형량의 절반 가족을 살해한 죄로 받는 평균 형량은 5년 5개월(집행유예 제외)로 집계됐다. 2009년 7월 양형기준이 시행된 이후 살인죄의 평균 형량이 약 12.1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절반가량 낮은 형량이다. ‘5년 이상’이 35.2%로 가장 많았고, 집행유예가 34.3%, ‘3년 이상 5년 미만’이 24.1%, 3년 미만이 6.5%에 그쳤다. 존속살인 등에는 가중치가 적용되지만 법원에서 가해자의 상황을 참작했기 때문이다. 감경 요소를 보면 ‘피해자 유족의 처벌불원’이 49건(45.4%)이었고, 자수가 12건(11.1%), 심신미약 9건(8.3%), 미필적 고의 7건(6.5%), 피해자 유발이 6건(5.6%)이었다. 감경 요소가 적용되지 않은 사건은 45건(41.7%)이었다. 물론 가중 요소도 있었다.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 33건(30.6%), 존속인 피해자 32건(29.6%), 잔혹한 범행수법이 5건(4.6%)이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와우! 과학] 인류는 언제부터 살이 찌기 시작했을까?

    [와우! 과학] 인류는 언제부터 살이 찌기 시작했을까?

    유인원과 인류의 공동 조상은 1250만 년 전부터 체내에 지방을 축적하기 시작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튀빙겐대학 연구진이 약 10년간 오스트리아 남부 카린시아(케른텐)에서 발견된 1250만년 전 선조의 치아를 분석한 결과, 당시 치아에서 충치를 비롯해 체내에 지방이 축적된 흔적을 발견했다. 1953년 발견된 이 치아는 유인원의 선조로 여겨지는 드리오피테쿠스(Dryopithecus)의 것으로 추정된다. 드리오피테쿠스는 침팬지와 오랑우탄, 고릴라, 인류의 공동 조상으로 여겨진다. 연구진이 해당 치아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현존하는 인간이나 고릴라, 오랑우탄 등에 비해 요산분해효소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산분해효소의 결핍은 혈액 내 요산의 수치를 높이고, 이는 섭취한 당분이 체내에서 지방으로 축적되는데 영향을 미친다. 또 요산이 많으면 고혈압이나 신장병, 지방간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요산분해효소가 적으면 과당(프룩토오스)가 증가하고 이것이 체내 지방 저장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드리오피테쿠스의 치아의 충치와 체내 지방 축적을 유발한 원인을 찾기 위해 치아가 발견된 카린시아의 나무와 관목, 포도나무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 야생 체리와 딸기 등 총 9종의 고당 과일의 흔적을 발견했다. 또 꿀을 채취할 수 있는 46종의 식물(나무) 흔적도 발견했다. 연구진은 “과거 식량이 부족할 당시 살아남기 위해 우리 조상은 체내에 지방을 저장했어야 했을 것이다. 요산분해효소의 결핍이 체내 지방 축적으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환경이 1250만 년 전 조상의 충치를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농업이 싹튼 초기 신석기보다 훨씬 앞선 시점부터 충치를 가진 고대 조상이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매우 놀라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과도한 지방 축적이 당뇨와 비만 등의 질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러한 과정은 유인원을 유라시아에 정착하게 하고 종의 다양성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상업적인 식량 생산이 이뤄지는 현대에 들어 (질병을 유발하는) 장애물이 됐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30일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대구시 자기혈관 숫자알기 캠페인

    대구시는 9월 1일부터 7일까지 심뇌혈관예방관리 주간을 맞아 시민건강놀이터, 삼성라이온즈파크, 죽전역, 105개의 만성질환 코디네이터 사업장 등 시내 곳곳에서 ‘자기혈관 숫자알기! 2018 레드서클 캠페인’을 펼친다. “자기혈관 숫자 알기”란 레드서클 슬로건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 알기의 중요성을 전달하기 위한 메시지다. 이번 캠페인의 중점 홍보대상은 타 연령에 비해 음주, 흡연 등 가장 많은 건강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지만 건강관리에 있어서는 취약계층인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3040세대이다. 올해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 동안 누구나 대구시 레드서클존(Red Circle Zone) 또는 가까운 보건소에 방문하면 자신의 혈관 건강상태를 체크해 보고,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관리 방법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특히, 2018 대구레드서클캠페인은 3040세대의 특성에 맞게 SNS, 찾아가는 건강서비스, 사업장 참여 등 다양한 테마로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이번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 레드서클 캠페인을 통해 심뇌혈관질환의 선행질환인 고혈압?당뇨병 예방을 위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측정체험을 할 수 있다. 레드서클 현장 인증샷을 SNS(시민건강놀이터 페이스북페이지)에 공유하는 참여형 이벤트를 마련해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방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시민들에게 건강에 대한 흥미와 건강 정보를 동시에 제공할 예정이다. 먼저,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주간이 시작되는 9월 1일부터 온?오프라인 SNS 이벤트를 시작으로 9월 3일 오후 2시 시민건강놀이터 앞마당에서 8개 구?군 보건소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자기혈관 숫자알기, 레드서클 캠페인’ 선포식을 실시한다. 9월 6일 오후 4시에는 대구의 대표 다중이용시설인 삼성라이온즈파크 광장에서, 이번 캠페인의 중점 홍보대상인 3040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8개 구?군이 함께하는 합동캠페인을 실시하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건강 체험부스가 운영된다. 당일 현장에서 실시하는 합동 캠페인 외에도 9월 한 달 동안 삼성라이온즈파크 내에서 경기장내 전광판을 통해 심뇌혈관질환 홍보영상 및 음원 등을 송출하여 시민들에게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9월 7일에는, 죽전역에서 6개 기관·단체가 공동으로 건강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건강 체험부스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측정은 물론 짠맛미각판정(짠맛 줄이기 및 영양상담), 비만(체성분 측정 및 운동상담), 심뇌혈관질환 조기증상 및 대처방안 홍보,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홍보를 위한 퀴즈존, 레드서클 현장 인증 SNS 이벤트관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밖에,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 동안 대구시내 105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만성질환코디네이터가 각 사업장 직원을 대상으로 자기혈관숫자알기, 심뇌혈관질환예방 9대 수칙 홍보 활동을 진행한다. 9월 6일 오후 2시부터 시민건강놀이터 건강콘서트 홀에서는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란 주제로 경북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대구?경북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이장훈 교수의 강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구시 김미향 보건건강과장은 “이번 캠페인이 대구시민들에게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건강관리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만들어 시민 모두가 건강한 대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초밥 먹은 70대 남성, 세균성 감염으로 손과 팔뚝 잃어

    초밥 먹은 70대 남성, 세균성 감염으로 손과 팔뚝 잃어

    초밥을 먹었다가 박테리아에 감염돼 팔을 잃게 된 한국 남성의 사례가 해외 의학잡지에 실렸다.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행되는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은 한국인 남성이 초밥을 먹고 한쪽 팔 절반을 잃은 사례를 소개했다. 학술지에 실린 사례에 따르면 전북 전주 출신의 71세 남성은 날 생선이 올라간 초밥을 먹은 지 12시간 후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왼손이 부풀어 오르면서 커다란 물집과 멍이 생기며 열이 났지만, 이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통증을 참았다. 그러나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이틀 후 전북대 의과대학병원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그의 손을 본 의료진은 “물집이 폭 3.5cm에 길이가 4.5cm로 대략 골프공 크기였고, 손등과 손바닥에 퍼져있었다”면서 “날생선 요리를 먹고 비브리오 속 박테리아류에 의한 비브리오증(vibriosis)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의료진은 남성의 손에서 물집을 짜내고, 세균에 감염된 세포 조직을 제거한 뒤 항생제 처방을 내렸지만 치료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손에 살집이 썩는 피부궤양이 생겼고, 상태가 악화돼 결국 손과 팔뚝을 절단해야했다. 70대 남성의 사례를 소개한 의료진은 “만성 간 질환이나 암을 포함해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은 감염과 합병증의 위험성이 증가한다”면서 “해당 남성 역시 제2형 당뇨병, 고혈압과 말기신장병을 앓고 있어 이 같은 증상에 쉽게 노출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당신이 지금이라도 ‘늦은 휴가’ 떠나야 하는 과학적 이유

    당신이 지금이라도 ‘늦은 휴가’ 떠나야 하는 과학적 이유

    여름의 끝자락에 있음에도 꼭 휴가를 즐겨야 하는 과학적인 이유가 공개됐다. 핀란드 헬싱키대학 연구진은 1974~1975년대 중반, 1919~1934년에 태어난 중년 남성 12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실험을 실시한 기록을 분석했다. 이들은 모두 일상적인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었으며, 모두 1개 이상의 심혈관질환 유발 요인(흡연이나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비만 등)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연구진은 실험참가자를 임의로 두 그룹으로 나눈 뒤 15년간 A그룹은 에어로빅 같은 신체활동 및 건강한 식단, 금연 등을 꾸준히 유지하게 했다. 건강 권고를 듣지 않는 사람에게는 고혈압약이나 항콜레스테롤약 등을 처방받게 했다. 반면 B그룹은 평상시와 같은 생활을 유지하도록 했다. 15년이 흐른 1988년, 건강관리를 권고받아 온 A그룹의 심장질환 발병 위험은 현저하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B그룹에 비해 A그룹에서 더 많은 사망자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연구기간을 2004년까지 연장하고, 근무시간과 수면시간 및 휴가시간 등 기존의 연구에서 빠진 데이터를 채우고 재분석했다. 그 결과 A그룹 중 매년 휴가를 3주 미만으로 보낸 사람이 1974~2004년 사이에 사망한 비율이 3주 이상을 휴가를 다녀온 사람에 비해 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년 짧은 휴가를 보낸 사람이 긴 휴가를 보낸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높았다는 것. 단 이러한 현상은 건강 지침을 권고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보낸 B그룹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스트레스 관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를 이끈 헬싱키 대학의 티모 스트랜드버그 교수는 “스트레스는 일상생활에서 건강에 유해한 요소를 제거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담배를 끊거나 운동을 하는 등 건강을 위한 노력이 유해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휴가가 심혈관 질환의 위협을 낮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프랑스 학술지 ‘영양‧건강과 노화‘(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 Aging)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5000도 고온으로 죽염 효능 높여

    5000도 고온으로 죽염 효능 높여

    죽염의 약성 효능을 극대화한 방법이 제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죽염의 마지막 고열처리 기술을 개선해 근접온도 5000도 고열 용융 죽염 생산에 성공한 ‘5000도 죽염백금’ 이야기다. 기존 죽염의 고열처리는 1500도 정도. 죽염을 발명한 인산 김일훈 선생의 ‘신약본초’에 따르면 죽염은 더 높은 온도로 처리할수록 소금 속의 불순물이 사라지고 인체에 유용한 성분이 극대화된다. 5000도죽염백금(주)은 지난 5월 31일 전북 무주 기술 연구소에서 이 같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10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해 온 성과다. 국내 죽염 제조공장들의 방법에서 벗어나 최첨단 무쇠 강철 용융로 방식을 도입하고, 이온 플라스마 현상을 일으켜 5000도 근접온도로 용융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박 대표는 “세계에서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기술”이라며 “이로써 죽염의 약성(藥性)을 더욱 높였다”고 자신했다.●“황토·송진 등 5개 성분 조화돼야 효능 발휘” 건강에 좋다는 죽염의 효능은 이젠 비과학적인 구전이 아니다. 약으로 쓸 수 있을 만큼 효능이 있다고 여러 논문에서 입증됐다. 항염·항암 효능이 여러 실험으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죽염에 대해 인산 선생이 강조했던 효과 그대로다. 박 대표가 5000도 고열에서 생산하는 죽염에 더욱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해지던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만큼, 기록대로 5000도 죽염이 더 월등한 효능을 나타낸다는 데이터도 머잖아 확인될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죽염 자체를 신뢰하는 만큼 박 대표는 ‘신약본초’에 기록된 방식 그대로 다량의 송진과 황토를 쓰고 있다. 기존 죽염 생산 업체들의 방식에 비해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공정이다. 박 대표는 “진짜 죽염의 효능이 발휘되려면 천일염·무쇠 철·대나무·황토·송진 등 5개 성분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고집의 이유를 밝혔다. 5000도 죽염백금을 만드는 이들이 목표로 삼는 것은 ‘차별화된 고급 죽염’이 아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아닌 실제 약 성분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5000도 죽염백금이 의약품계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강력한 신약 물질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당뇨를 비롯해 고혈압, 치매, 각종 암, 퇴행성 질환들을 실질적으로 치료하는 약효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연히 접한 ‘쑥뜸’ 계기로 죽염 연구 시작 오랜 노력 끝에 죽염 이상의 죽염을 만들어낸 박 대표이지만 그가 처음부터 식품이나 의약품 계열에 매달렸던 것은 아니었다. 이전까지는 아이들 육아에 전념하는 주부였고, 대학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했다. 우연히 접한 ‘쑥뜸’이라는 말이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쑥뜸에 흥미를 가지고 알아보던 중 인산 김일훈 선생을 알게 된 박 대표는 신약본초 책을 접하고 건강 분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다. 어려서부터 잔병치레가 많았던 아이들을 위해 신약본초의 내용을 응용하고 죽염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죽염 연구의 시작이었다. 아이들을 돌보는 엄마의 마음에서 시작된 연구인 셈이다. 이후 가까운 친척이 유방암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서 박 대표는 건강에 좋은 죽염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보급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나섰고, 5000도 죽염백금 시제품 제조 성공으로 주목받기에 이르렀다. 환경오염이 심화됨에 따라 바다 소금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는 가운데 죽염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온 처리 속에서 오염 물질이 정화되고 새로운 약성이 발휘되는 죽염의 성질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소금이자 신비로운 약성을 가진 소금”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죽염 섭취 방법으로 ‘침으로 알갱이 조각을 하나씩 녹여서 먹기’ ‘생수에 죽염을 0.9% 이하로 약하게 녹여서 하루에 2ℓ 마시기’ 등을 추천했다. 이렇게 섭취했을 때 흡수가 빠르고 그만큼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한편 박 대표는 “많은 이들이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죽염의 약효를 알리고, 건강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꿈을 따라 그는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동참할 뜻있는 투자자를 찾고 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부모가 놀아주지 않는 아이들 비만 가능성 높다

    [달콤한 사이언스] 부모가 놀아주지 않는 아이들 비만 가능성 높다

    주 40시간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이전에는 엄두를 내지도 못했던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누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이들이 있는 가정의 경우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들이 늘어났다. 그렇지만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많지 않고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여유가 생겨도 아이들과 놀아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부모들과 놀이 시간을 함께 갖지 못한 아이들은 나중에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대 안슈츠의대,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 펜실베니아주립대 공동연구팀은 부모와 함께 놀이시간을 갖는 것이 아이들의 자아통제능력을 키워 학교에 입학한 다음 자기학습 능력을 키우고 비만도 막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연구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국제 비만학’ 19일자에 실렸다. 미국 어린이 다섯 명 중 한 명에 해당하는 17.5%가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 소아 비만은 어릴 때부터 고혈압, 당뇨를 비롯한 대사질환은 물론 천식같은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게 한다. 또 성인 비만으로 연결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소아비만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부모의 육아행동이 아이들의 체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생후 18개월 된 아이와 부모 각각 108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연구팀은 우선 아이들의 체중을 측정하고 부모에게 아이의 기질과 육아방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다음 연구팀은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노는 시간을 주고 이를 관찰했다. 이후 연구팀은 아이들이 4.5세가 됐을 때 체질량지수(BMI)를 측정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부모와 적극적으로 놀이를 한 아이들의 BMI가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정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BMI가 정상범위에 있는 아이들의 부모들은 명확한 놀이기준을 정해 놀이시간 동안 아이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놀이가 끝난 뒤에는 아이들 스스로 놀잇감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욕구가 충족되는 동시에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게 돼 식욕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게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메론 모딩 콜로라도대 의대 소아과 박사는 “이번 연구는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스스로를 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식욕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욕구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자아조절력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삶의 여러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부모와 자식간 상호작용과 아동의 자기통제능이 취학 이후 아동이나 청소년의 체중 증가와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발암 우려’ 명문제약 고혈압약도 판매 중지

    암 발병 우려가 제기된 ‘발사르탄’ 성분의 고혈압약 가운데 국내 명문제약의 ‘발사닌정80㎎’이 추가로 판매 중지 조처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입됐거나 국내에서 제조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52개사 86품목의 검사를 완료하고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23일 밝혔다. 식약처는 중국 제지앙 화하이에서 제조한 발사르탄에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됨에 따라 관련 조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6일 발사르탄 41개 품목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 발표 후 나머지 45개 품목을 수거·검사한 결과 2개 품목에서 NDMA 관리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원료 의약품들은 스페인 퀴미카 신테티카에서 제조해 팜스웰바이오가 수입한 1개 품목과 중국 지앙쑤 종방이 제조한 명문제약의 1개 품목이다. 이 가운데 팜스웰바이오의 발사르탄을 사용한 5개 완제의약품은 지난달 7일 이미 판매 중지돼 명문제약의 발사르탄 완제의약품 1개만 이날부터 판매가 중지된다. 해당 의약품을 복용하는 환자는 기존에 처방받은 병·의원이나 약국을 찾아 재처방 또는 교환을 받아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에어컨 ‘빵빵’한 실내, 고혈압 환자에 위험 (연구)

    [건강을 부탁해] 에어컨 ‘빵빵’한 실내, 고혈압 환자에 위험 (연구)

    실내온도와 혈압사이에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진은 잉글랜드의 건강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실험참가자 4659명을 선정한 뒤 이들의 거실 온도 및 혈압, 건강상태 등을 일일이 체크했다. 그 결과 실내 온도가 1℃ 떨어질 때마다 심장 수축시 혈압이 0.48mmHg(수은주밀리미터, 압력의 단위), 이완시 혈압이 0.45mmHg 오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온도가 비교적 낮아 쌀쌀한 집에 사는 사람들의 혈압은 126.64~74.52mmHg였던 반면, 온도가 높고 따뜻한 집에 사는 사람들의 혈압은 121.12~70.51mmHg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혈압은 수축시 120mmHg 미만, 이완시 80mmHg 미만이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평상시 혈압이 높은 상태에서, 온도를 낮은 공간에 있을 경우 더욱 혈압이 높아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규칙적으로 운동하지 않는 사람들에게서는 위와 같은 현상이 더욱 짙게 나타났다. 즉 운동량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집을 따뜻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거실 온도가 적어도 21℃ 이상인 것이 고혈압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혈압과 관련한 질병이 있는 경우 실내온도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시원한 집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양의 (고혈압) 약물을 필요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겨울철 적절히 난방을 하는 것은 고령자 또는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혈관 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제적 비용에 대해 걱정할 것 없이, 실내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한 보편적인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협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고혈압 저널’(Journal of Hypertensio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외아들 잃고 임신한 67살 여성 병원 진료거부 당해

    외아들 잃고 임신한 67살 여성 병원 진료거부 당해

    외동자식을 잃고 50~60대의 늦은 나이에 시험관 아기를 임신한 여성들이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하고 중국 사회의 냉대에 시달리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6일 베이징의 장헝(67)이 시험관 시술로 쌍둥이를 임신하는 데 성공했지만 병원 진료를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병원은 그녀의 출산이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으며 여론은 흰머리가 난 여성이 아이를 낳으려는 것을 비난했다. 4년 전 외아들을 잃은 장은 입양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결국 지난 6월 대만에서 시도한 시험관 시술이 성공했다. 그러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장에게 베이징의 대형병원은 임신을 중단할 것을 권유했다. 게다가 보건 당국은 만약 그녀가 치료를 받으려 한다면 그 병원은 당국에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장은 정기적인 병원 진료를 포기해야만 했다. 장은 “나는 사랑하는 아이를 잃었고 또 다른 자식을 원했을 뿐이데 내가 만약 죄가 있다면 무엇을 잘못했는가?”라고 항변했다.  리칭(가명·65)도 20년 전 외동딸을 잃고 다시 딸을 출산했다. 그녀는 “다른 아이를 갖는 것은 자식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같은 경험을 한 사람만이 우리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78~2014년 한 자녀 정책을 편 중국의 외동 숫자는 1억 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100만 가구 이상이 질병이나 사고로 외동자녀를 잃었다.  ‘시두(失獨) 가정’이라 불리는 외동자녀를 잃은 부부는 종종 많은 나이에도 새로운 임신과 출산을 시도한다. 40~60대의 여성들은 임신도 어려울 뿐 아니라 양육도 힘들고 경제적인 압박도 무시할 수 없다. 교통사고로 5년 전 외아들을 잃은 추이(60)는 정부가 장을 도와야 한다며 “이미 임신한 장을 거부하는 것은 그녀를 죽이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웨이하이에서 3살 난 쌍둥이를 키우는 추이는 “남편은 고향인 우한에서 96살 난 부친을 돌보고 있어 매달 며칠씩 아이를 보러 온다”며 “웨이하이는 비싼 유치원 학비가 무료라 여기로 이주했다”고 말했다. 이미 은퇴한 이들 부부는 따로 수입이 없어 연금만으로 생활하고 있다.  추이가 우한에서 55살의 나이로 시험관 시술을 시도했을 때 병원에서는 49살 이상은 시험관 시술을 받을 수 없다며 그녀를 거절했다. 결국 사설병원에서 고통스러운 시험관 시술을 받아야만 했다. 어렵게 아이를 키우는 ‘시두 가정’은 새로운 아이를 포기한 또 다른 시두 가정의 비난도 감수해야만 한다. 추이는 시두 가정이 모이는 온라인 그룹에서 임신을 시도하자 쫓겨나야만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56살에 쌍둥이를 출산한 추이는 결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녀는 “남편이 누구와도 말하지 않고 매일 세상을 뜬 아들과만 대화했다”며 “만약 우리가 쌍둥이를 낳지 않았다면 남편은 오래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소리 없이 당신의 눈 위협하는 ‘녹내장’… 술·담배부터 줄이세요

    [메디컬 인사이드] 소리 없이 당신의 눈 위협하는 ‘녹내장’… 술·담배부터 줄이세요

    4년새 25만명 증가… 3대 실명 질환 안압 상승이 가장 큰 위험 요인 ‘하루 30분 유산소 운동’ 안압 낮아져 허리 숙여 땅 짚기역기 들기 ‘조심’ 베개 없이 자거나 수경 착용도 원인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더불어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힙니다. 환자도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녹내장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3년 62만 7325명에서 지난해 87만 3977명으로 4년 만에 25만명이나 늘었습니다. 12일 가톨릭의대 연구팀이 2013년 환자 자료를 분석해 최근 대한안과학회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의 사회적 비용은 2조 9997억원으로 고혈압(3조 8657억원), 당뇨병(3조 1558억원)에 뒤지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은 녹내장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또 녹내장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생활 습관을 평소에 미리 피해야 하는데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시신경이 망가져 시력을 크게 잃은 뒤에야 병원을 찾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눈 건강을 위한 7가지 녹내장 예방 비결을 소개합니다. 병원을 가지 않아도, 약을 먹지 않고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관악기 불기·넥타이 꽉 조이는 버릇도 조심 녹내장은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는 압력, 즉 ‘안압’ 상승이 가장 큰 위험 요인입니다. 주로 눈 속의 액체인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안압이 높아지고 시신경을 눌러 시력이 손상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결국 안압을 높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산소 운동은 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정윤혜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매일 30분씩 한 달 동안 꾸준히 운동한 녹내장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안압이 3㎜Hg 낮아지는 효과를 얻습니다. 정 교수는 “운동의 강도에 따라 안압 하강 정도가 다르다”며 “최대 심박수의 40%, 80%로 운동을 15분 했을 때 안압이 각각 0.9㎜Hg, 4.7㎜Hg 낮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부 운동은 오히려 안압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허리를 숙여 땅을 짚는 등의 요가 자세는 안압을 무려 8~11㎜Hg이나 높일 수 있습니다. 무거운 역기를 들거나 윗몸 일으키기를 할 때도 안압이 올라갑니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수도 있지만 녹내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입니다. 정 교수는 “무거운 역기를 들면 4㎜Hg 정도 안압이 높아지고 중단하면 1㎜Hg 정도 내려간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피해야 합니다. 담배를 1개비 피우면 안압이 5㎜Hg까지 상승한다고 합니다. 녹내장 위험을 최대 11배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정 교수는 “술도 안압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로 호르몬 문제를 일으키거나 방수 생성을 억제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루 5잔 이상 커피도 금물 ‘카페인’도 안압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커피 1잔은 2시간 정도 안압을 1~2㎜Hg 높였고 하루 5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녹내장 위험이 1.6배 증가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습니다. 1992년 안과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역학조사인 ‘블루마운틴아이’ 연구에서 커피를 정기적으로 먹는 녹내장 환자의 안압은 19.6㎜Hg였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는 16.8㎜Hg였습니다. 정 교수는 “하루 5잔 이상의 커피를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주의해야 할 부분은 ‘수면 자세’입니다. 머리를 평평한 곳에 두는 것보다 베개를 베고 자면 안압이 1.5~3㎜Hg 정도 낮게 나옵니다. 옆으로 누워서 잘 때는 녹내장이 심한 눈이 바닥 쪽을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정 교수는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 중 66~72%에서 아래쪽 눈의 녹내장성 손상이 더 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관악기를 불면 안압이 상승합니다. 특히 오보에, 바순, 프렌치 호른, 트럼펫과 같은 저항이 큰 관악기를 연주하는 사람과 연주 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전문 연주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주 시간이 길수록 시야 손상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물놀이를 할 때 사용하는 수경도 안압을 높입니다. 수경을 착용하면 안압이 4.5~11.8㎜Hg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정 교수는 “작은 수경을 사용하면 안압이 더 많이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넥타이를 다소 느슨하게 매는 것도 중요합니다. 넥타이를 꽉 조이면 3분 뒤 안압이 1.6㎜Hg 높아졌습니다. 다만 환자 스스로 녹내장을 완벽히 예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한 주의 사항은 녹내장 증상을 일부 완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보조적인 방법일 뿐 진료,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만큼 효과가 높진 않습니다. 2016년 김안과병원 연구팀이 녹내장을 발견하는 경로를 조사한 결과 환자 스스로 증상을 확인해 녹내장을 진단받은 비율이 11.8%에 불과했습니다. 안과 진료로 녹내장을 발견한 비율은 74.2%로 훨씬 높았다는 점에서 안과 방문을 통한 정기 검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집에서 실천하는 7가지 녹내장 예방법

    집에서 실천하는 7가지 녹내장 예방법

    4년새 25만명 증가… 3대 실명 질환안압 상승이 가장 큰 위험 요인‘하루 30분 유산소 운동’ 안압 낮아져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더불어 3대 실명 질환으로 꼽힙니다. 환자도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녹내장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3년 62만 7325명에서 지난해 87만 3977명으로 4년 만에 25만명이나 늘었습니다. 12일 가톨릭의대 연구팀이 2013년 환자 자료를 분석해 최근 대한안과학회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의 사회적 비용은 2조 9997억원으로 고혈압(3조 8657억원), 당뇨병(3조 1558억원)에 뒤지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은 녹내장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또 녹내장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생활 습관을 평소에 미리 피해야 하는데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시신경이 망가져 시력을 크게 잃은 뒤에야 병원을 찾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눈 건강을 위한 7가지 녹내장 예방 비결을 소개합니다. 병원을 가지 않아도, 약을 먹지 않고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녹내장은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는 압력, 즉 ‘안압’ 상승이 가장 큰 위험 요인입니다. 주로 눈 속의 액체인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안압이 높아지고 시신경을 눌러 시력이 손상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결국 안압을 높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산소 운동은 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정윤혜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매일 30분씩 한 달 동안 꾸준히 운동한 녹내장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안압이 3㎜Hg 낮아지는 효과를 얻습니다. 정 교수는 “운동의 강도에 따라 안압 하강 정도가 다르다”며 “최대 심박수의 40%, 80%로 운동을 15분 했을 때 안압이 각각 0.9㎜Hg, 4.7㎜Hg 낮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일부 운동은 오히려 안압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허리를 숙여 땅을 짚는 등의 요가 자세는 안압을 무려 8~11㎜Hg이나 높일 수 있습니다. 무거운 역기를 들거나 윗몸 일으키기를 할 때도 안압이 올라갑니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수도 있지만 녹내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입니다. 정 교수는 “무거운 역기를 들면 4㎜Hg 정도 안압이 높아지고 중단하면 1㎜Hg 정도 내려간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도 피해야 합니다. 담배를 1개비 피우면 안압이 5㎜Hg까지 상승한다고 합니다. 녹내장 위험을 최대 11배까지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정 교수는 “술도 안압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로 호르몬 문제를 일으키거나 방수 생성을 억제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술·담배 줄여야 녹내장 예방 가능허리 숙여 땅 짚기역기 들기넥타이 꽉 조이는 버릇도 조심 ‘카페인’도 안압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 커피 1잔은 2시간 정도 안압을 1~2㎜Hg 높였고 하루 5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녹내장 위험이 1.6배 증가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습니다. 1992년 안과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역학조사인 ‘블루마운틴아이’ 연구에서 커피를 정기적으로 먹는 녹내장 환자의 안압은 19.6㎜Hg였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는 16.8㎜Hg였습니다. 정 교수는 “하루 5잔 이상의 커피를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주의해야 할 부분은 ‘수면 자세’입니다. 머리를 평평한 곳에 두는 것보다 베개를 베고 자면 안압이 1.5~3㎜Hg 정도 낮게 나옵니다. 옆으로 누워서 잘 때는 녹내장이 심한 눈이 바닥 쪽을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정 교수는 “옆으로 누워 자는 사람 중 66~72%에서 아래쪽 눈의 녹내장성 손상이 더 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관악기를 불면 안압이 상승합니다. 특히 오보에, 바순, 프렌치 호른, 트럼펫과 같은 저항이 큰 관악기를 연주하는 사람과 연주 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전문 연주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주 시간이 길수록 시야 손상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물놀이를 할 때 사용하는 수경도 안압을 높입니다. 수경을 착용하면 안압이 4.5~11.8㎜Hg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정 교수는 “작은 수경을 사용하면 안압이 더 많이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넥타이를 다소 느슨하게 매는 것도 중요합니다. 넥타이를 꽉 조이면 3분 뒤 안압이 1.6㎜Hg 높아졌습니다. 다만 환자 스스로 녹내장을 완벽히 예방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한 주의 사항은 녹내장 증상을 일부 완화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보조적인 방법일 뿐 진료,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만큼 효과가 높진 않습니다. 2016년 김안과병원 연구팀이 녹내장을 발견하는 경로를 조사한 결과 환자 스스로 증상을 확인해 녹내장을 진단받은 비율이 11.8%에 불과했습니다. 안과 진료로 녹내장을 발견한 비율은 74.2%로 훨씬 높았다는 점에서 안과 방문을 통한 정기 검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부패 호랑이’ 때려잡다 인권 놓친 시진핑

    SCMP에 따르면 시 주석 집권 이후 처벌을 받은 부패 관료는 150만명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에만도 ‘반부패 8항규정’을 위반한 3만 6618명의 공직자가 처벌됐다고 반부패 총괄기구인 공산당중앙 기율검사위원회(기율검사위)가 밝혔다. ‘중국판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반부패 8항규정은 차량·접대·연회의 간소화, 회의시간 단축, 수행인원 축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인권침해 원흉은 구금 조사하는 쌍규 관행 반부패 조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것은 중국 당국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두르는 ‘쌍규’(雙規) 관행이다. 쌍규는 “(피의자에 대해) 규정한 시간, 규정한 공간에서” 조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다. 기율검사위가 8900만여명의 공산당원들 가운데 비리 혐의가 있는 당원을 연행해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이다. 통상 조사가 이뤄지기 전 당원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일종의 격리 감찰권이다. 이처럼 격리해서 처분하는 까닭은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고 자살을 막기 위해서다. 기율위가 쌍규 처분을 내리는 순간 피의자의 모든 직무가 정지되고 인신의 자유가 박탈된다. 압수수색, 압류, 계좌 추적과 동시에 피의자의 모든 재산도 동결 조치된다. 쌍규 기간에는 일반인은 물론 가족과 변호사의 접견조차 제한된다. 기간은 3~4개월이지만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최장 2년까지 연장 가능하다(일반인 구속은 일반사건 최장 14일, 특수사건 최장 37일). 쌍규 처분이 내려지면 각급 검찰기관의 공소 제기나 법원의 재판, 형의 선고와 집행 등은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영장심사나 구금기간 제한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중앙 정법위원회 서기이자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이자 전 정치국원 등 최고위급 관료도 끝내 쌍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백해야 했다. ●국가감찰위, 비당원 재산몰수 ‘무소불위’ 사정이 이러니 부패 혐의를 인정하는 거짓 자백을 한 사례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쌍규 처분을 받은 후 풀려난 이들은 한결같이 “창문이 없는 방에서 12시간 연속 앉아 있거나 12시간 연속 서서 조사를 받는다”고 증언했다. 9일간 철제 의자에 손과 발이 묶인 채 조사를 받기도 했다고 폭로한 이도 있다. 인권침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쌍규 대신 ‘유치’(留置) 제도를 도입했다. 반부패 숙청을 합법화하는 이 제도는 구금기간이 3개월을 초과할 수 없고 특수 상황에서 상급기관의 승인을 받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감찰위원회는 유치 제도를 통해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감찰위는 국무원 감찰부, 국가예방부패국, 인민검찰원 반부패 조직 등을 통합해 지난 3월 출범한 사정조직이다. 당원뿐 아니라 비당원 공직자도 감찰할 수 있고 조사·심문·구금은 말할 것도 없고 재산 동결과 몰수 권한까지 부여받아 ‘무소불위’의 반부패 사정기구로 등장했다. 그러나 국가감찰위의 주장과는 달리 유치 조치를 당하는 피의자들도 쌍규와 마찬가지로 변호인 접견권이 보장되지 않아 인권침해 가능성은 여전하다. ‘형사절차법’에 따라 변호인 접견권 등 기본적 인권보호 조치를 적용받는 살인 피의자만큼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실제로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시 정부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던 천융(陳勇)은 지난 5월 시 부구청장이었던 린창(林强)의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와 관련해 구금돼 조사를 받다가 사망했다. 천의 누나는 “동생의 얼굴이 흉하게 망가져 있었고, 뺨과 허리에 멍이 들어 있었다”며 “동생은 고혈압으로 약을 먹고 위가 좋지 않았으나, 다른 질병은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허난(河南)성 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을 지내다가 2010년 부패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베이징시 북부 친청(秦城)교도소에 수감된 쑨산우(孫善武)는 “수사관들이 내 집과 계좌를 뒤졌지만 아무런 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친구와 동료들은 고문과 협박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쑨의 아내가 뇌물을 받았다고 증언했던 한 사업가는 “그들은 나를 고문했고 잠도 못 자게 했다”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증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쑨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불법적으로 이뤄졌다며 당국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그의 지인들은 쑨이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었던 당 원로의 청탁을 거절했다가 미운털이 박혔다고 주장했다. 이 원로의 친척은 국유 광산을 불하받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후이(安徽)성 국토자원청 부청장으로 재직하다가 비리 혐의로 조사받은 천량강(陳良剛)은 “그들은 내 방 바로 옆에 아내를 가뒀는데, 날마다 아내의 비명이 들렸다”며 “석방된 후에 아내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척추 손상, 신장 질환 등의 진단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中 유치제도, 피의자 접견권 보장 안 해 중국 법률 전문가들은 중국 재판의 유죄판결 비율이 무려 99.9%에 이를 정도로 수사 당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친 시스템이라며 이러한 제도를 개선해 피의자 인권을 개선하고 수사 공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장옌성 변호사는 “중국의 법 집행은 항상 정치와 관련된다”며 “지도자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기도 하고, 파벌 싸움에 얽히거나 정적 제거의 희생양이 돼 감옥에 갇히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런 만큼 유치 제도가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스페인 종교재판은 15세기 가톨릭 왕들이 통치력 강화를 위해 과거 신앙을 은밀하게 믿는 이교도 30만여명을 붙잡아 고문하고 재산을 몰수하는가 하면 3만 2000여명을 화형에 처한 사건이다. 유치 제도 역시 피의자들의 변호인 접견권을 보장하지 않고 구금기간도 국가감찰위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등 인권침해의 소지가 큰 탓이다. 더군다나 국가감찰위는 당원이 아닌 공무원과 국유기업 임직원, 판사, 검사, 의사, 교수, 유치원 교사 등 공공인사 수천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등 감찰의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중국 법률제도 전문가인 제롬 코언 뉴욕대 교수는 “이번 제도 변경은 변호인 접견권, 고문받지 않을 권리 등 피고인에 대한 법적 보호제도 수립을 위해 지난 수십년간 기울여 온 노력을 ‘완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과 정부 간부들, 재계 임직원, 판검사, 변호사,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교수들은 자의적인 중국 제도의 다음 희생자가 될 것으로 보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유치 제도는 중국판 ‘스페인 종교재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버클리대 법학대학원의 스탠리 루브먼 교수도 “이는 당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며 당에 대한 사법권의 복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현장 행정] ‘마봄’ 동행… 키다리 아저씨 마음도 38도

    [현장 행정] ‘마봄’ 동행… 키다리 아저씨 마음도 38도

    거동 불편한 독거노인 찾아 직접 혈압 재며 냉방용품 선물 고령자 쉼터·그늘막 추가 약속도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3일 연희로의 한 낡은 빌라 맨 꼭대기 층(3층)에서 자식도 없이 홀로 사는 성연조(81) 할머니를 찾았다.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에 ‘마봄 협의체’ 주민, 복지 플래너, 방문간호사 등과 함께 취약계층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행정 현장이다. ‘마봄’이란 동(洞) 단위 민관 협력 조직인 ‘서대문구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이름으로 ‘이웃의 마음과 마을을 돌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서울의 최고기온은 38도였다. 할머니는 손님을 맞는다고 선풍기 두 대를 켜 두었지만, 연신 뜨거운 바람만 나오고 있었다. 방바닥은 마치 난방을 켜 둔 것처럼 뜨겁고 살이 쩍쩍 달라붙었다. 집 안의 모든 창문을 열어 둔 상태였지만, 바람 한 점 불지 않았다. 김영미 방문간호사는 “할머니는 통풍, 갑상선 질환, 고혈압 등 질병으로 매일 13가지 약을 드신다”며 “무더위쉼터(경로당)로 더위를 피하면 좋겠지만, 허리 통증 탓에 먼 거리를 걷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과 협의체 주민들은 할머니에게 에어 서큘레이터(공기 순환기), 아이스 스카프 등 냉방용품을 선물했다. 생수, 수박, 아이스크림 등도 건넸다. 문 구청장은 직접 할머니의 혈압을 점검하고 폭염대비 행동 요령 등을 소개했다. 문 구청장은 “어지럽고 구역질이 난다든가 머리가 아프시면 바로 방문간호사에게 연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할머니는 “여기까지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런저런 선물까지 챙겨 줘서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구는 최근 더위를 식히기 위한 다양한 폭염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독거노인과 고령자를 위한 무더위 쉼터 137곳과 노숙인 무더위 쉼터 6곳을 꾸린다. 최근 열대야 때문에 주민센터 14곳은 주말과 평일 모두 오후 9시까지 연장해 무더위쉼터로 개방하고 있다. 보행량이 많은 횡단보도 주변에 그늘막 35개를 설치했으며, 앞으로 6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또한 지열을 식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주요 도로 및 보행로에 날마다 물 90~100t을 뿌리고 있다. 문 구청장은 “현장에 나와 보니 폭염 속 주민을 챙기는 것만큼 각 가정에서도 부모님 안부를 확인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구청 직원들에게도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드리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서대문 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 MB 퇴원 후 첫 재판… “김소남에게 공천헌금 2억원 받아” 김백준 자술서 공개

    MB 퇴원 후 첫 재판… “김소남에게 공천헌금 2억원 받아” 김백준 자술서 공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2008년 4월 총선 전후로 김소남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공천헌금 2억원을 받아 건넸다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자술서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7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는 2008년 총선 당시 공천헌금과 관련된 검찰 측 서증조사가 진행됐다. 지난달 30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수면무호흡증과 당뇨·고혈압 등의 지병에 대한 진료를 받고 지난 3일 퇴원한 이 전 대통령도 재판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법정의 방청성 쪽 난간을 짚으며 약간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천천히 법정에 들어섰다. 머리가 부쩍 하얗게 샌 모습이었다. 재판부가 별도로 이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묻지는 않았고 이 전 대통령 측도 병원 진료와 관련된 의견을 따로 밝히지 않은 채 재판이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의 퇴원 후 첫 재판이어서인지 이날 법정에는 과거 친이계 의원들도 여럿 참석했다. 재판을 여러 차례 방청한 이재오 전 특임장관을 비롯해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 이춘식·임동규·안경률 전 한나라당 의원이 방청석을 지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날 재판에서 2008년 총선 당시 공천헌금에 대한 혐의가 다뤄졌고, 친이계 인사들은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서증조사 자료 화면을 유심히 지켜봤다. 2008년 총선 당시 언론기사나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회고록 등을 통해 “이번 공천은 이재오·이방호가 다 한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과 기사 속 사진을 통해 자료화면에 이 전 장관이 몇 차례나 등장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2008년 3월 김소남 의원으로부터 ‘이명박 대통령께 부탁해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게 해달라’는 말을 듣고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이후 김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됐다”며 자필로 적은 자술서를 공개했다. 지난 1월 30일 작성된 자술서에서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3~4월쯤 김소남 의원으로부터 청와대 앞 도로에서 5000만원씩 4번에 걸쳐 합계 2억원을 받아 대통령의 재산을 관리하는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에게 전달했다”면서 “돈을 받기 전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소남이 인사를 했다’고 말씀드렸고, 이병모와 함께 집무실에 찾아가 돈을 받았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전 기획관은 자술서를 쓴 다음날인 지난 1월 31일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도 이 같은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은 주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에게 직접 (공천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가끔 저에게도 이야기를 한 적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탁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전 의원이 총선 전후로 네 번에 걸쳐 5000만원씩 총 2억원을 건넸는데, 이에 대해 김 전 기획관은 “김 전 의원이 청와대 연무관이나 무궁화동산 부근에 와서 저에게 전화를 해 ‘저 왔어요’하면 제가 연풍문으로 나가 길 건너 인근 도로가에서 기다렸다. 그러면 김 전 의원이 시간 맞춰 차를 타고 와 제가 있는 도로가에 서행하면서 창문을 내린 다음 저에게 검은 비닐봉지를 줬다”고 진술했다. 당시 5만원권이 발행되기 전이라 1만원권으로 5000만원씩 담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총선에서 실제로 비례대표 7번을 배정받아 당선됐다. 김 전 기획관은 “대통령 취임 전 최시중, 이상득, 천신일 등 주요 핵심 멤버들이 공천자 선정회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천신일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김소남 의원을 적극 추천했다”면서 “저는 2008년 3월 다른 업무보고 관계로 대통령 집무실에 갔을 때 ‘김소남이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더니 이 전 대통령이 저에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서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기획관 스스로도 김 전 의원에 대해 경력 등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 “비례대표 7번으로 공천해줄 이유가 없었고, 그래서 김 전 의원이 도대체 이 전 대통령과 어떤 관계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내에서도 말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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