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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유 6통씩 보내던 후원자, 3통으로 줄였어요”

    “분유 6통씩 보내던 후원자, 3통으로 줄였어요”

    3평 남짓한 창고 한쪽 선반은 분유 4~5통만 덩그러니 놓인 채 텅 비어 있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영아 임시보호 공간 ‘베이비박스’의 분유 창고를 보여 주던 양승원 주사랑공동체 사무국장은 25일 “평소 분유통을 지금보다 2배는 더 쌓아 놓는데 요즘 경기가 워낙 어려워 분유 후원도 자연스레 줄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치솟으며 사회 취약 계층의 생활고가 심해지고 있다. 식비 등 필수 생활비가 커지면서 후원을 줄일 수밖에 없는 이가 많아져 후원에 의존해 운영하는 복지 시설도 고물가 충격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물가 위기가 사회 약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돼선 안 된다”며 약자와 취약계층에게 더욱 두텁게 지원할 것을 공언했지만 베이비박스 관계자는 “하루하루 버티는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주사랑공동체 재단법인이 운영하는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형편의 사람이 맡긴 위기 영아를 일시 보호하는 미인가 시설로 오로지 후원으로 운영한다. 베이비박스에서 물가 흐름을 가장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는 지표는 ‘분유’다. 양 사무국장은 “한 달 분유 소비량이 300통이 넘을 정도로 가장 많아 평소에는 창고 한가득 분유를 쌓아 둬도 금방 소진된다”면서 “항상 분유 6통씩 보내주던 정기 후원자께서 최근 3통으로 후원량을 줄이시면서 ‘요즘 물가가 올라 여유가 없다’며 죄송해하셨다”고 전했다. 실제로 분유 후원은 물가 인상 영향이 가시적으로 보이던 지난 4월부터 크게 줄었다. 지난 4~6월 주사랑공동체가 후원받은 분유는 총 769통으로 지난 1~3월 후원량(1045통)의 73.5%에 불과하다. 이종락 주사랑공동체 대표는 “경제가 위축되면 마음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후원을 잠시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분들이 2배가량 많아져 물가 인상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후원금이 줄어드는 것은 곧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취약 계층의 생활고로도 이어진다. 주사랑공동체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한부모 가정 긴급 지원이기 때문이다. 양 사무국장은 “현재 한부모 및 난민 가정 등 120여 가정에 육아 키트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급하게 지원을 요청한 사례도 지난 2월에는 2명뿐이었지만 4월부터는 매달 4명씩 부쩍 늘고 있다”고 했다.
  • 美 기준금리에 전 세계 촉각…두 석학, 연준에 상반된 주문

    美 기준금리에 전 세계 촉각…두 석학, 연준에 상반된 주문

    “중앙은행의 강력한 조치(강한 긴축)가 필요하다.”(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VS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피터 다이아몬드 전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6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예정인 가운데 저명한 두 석학이 상반된 주문을 하고 나섰다. 늑장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고 질타한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강한 긴축으로 물가를 확실히 잡을 것을 주장한 반면, 2010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피터 다이아몬드 전 매사추세츠공대 교수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는 불확실성 대응이 힘들다며 속도 조절을 강조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24일 CNN에 출연해 “지난 1년간 (상품·서비스) 가격이 임금상승률보다 3~4% 더 빠르게 오르는 등 우리는 인플레이션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인플레이션을 완화하지 않으면 고통은 계속될 것인 만큼 중앙은행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반면 다이아몬드 전 교수는 지난 19일 보스턴글로브에 “연준은 경제(물가 급등)를 진정시켜야 하지만 천천히 진행해야 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예측을 맹신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금리 인상은 지지하지만 그 속도는 점진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상반된 처방을 내놓은 두 석학은 경기전망 부분에선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다이아몬드 전 교수는 “우리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고 (연준은 목표대로) 물가성장률을 2%까지 낮추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더 강한 코로나19가 오거나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강하고 빠르게 우리를 덮친다면 거기(2% 물가상승률)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도 “인플레이션이 심화됐을 때 본질적으로 경기침체는 항상 뒤따랐다”며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NBC 방송에서 “일자리 창출이 일부 더뎌질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을 경기침체(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 “美 따라가는 금리 인상, 한국 경제에 정답인지 알 수 없어“... 前금통위원의 고언

    “美 따라가는 금리 인상, 한국 경제에 정답인지 알 수 없어“... 前금통위원의 고언

    갑자기 ‘스텝’(step·보폭) 얘기가 많아졌다. ‘시장 출신 1호’ 임지원(59) 전 금융통화위원을 만난 날도 거대한 두 스텝 사이에 낀 때였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은 직후이자,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두 번 연속 밟기 직전이었다. 금리가 올라 봤자 0.25% 포인트 정도 아장아장 오르는 데(베이비 스텝) 익숙했던 우리 국민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커진 중앙은행의 보폭은 급격히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으로 돌아왔다. 시장에 있을 때는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금통위원 재직 때는 ‘강경 매파’(경기보다 물가 중시)로 유명했던 임 전 위원은 “더 엄청난 태풍이 몰아칠 수도, 거센 비바람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다. 변수가 너무 많은 만큼 모든 경제주체들이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야 한다”고 경고했다. 4년 임기를 마친 지 두 달밖에 안 됐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하는 그를 지난 19일 어렵게 만났다. -금리 얘기부터 안 할 수가 없다. 가파른 물가 상승 폭을 꺾으려면 한은이 다음 달에 또 한 번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과 이제는 경기상황도 염두에 둬가며 베이비 스텝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전직 금통위원이 전망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다만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페달을) 밟으라고 말하기는 쉽다. 세게 밟으라고 하는 건 더 쉽다. 미국 등 선진국이 다 급격히 금리를 올리고 있으니까. 하지만 빅스텝을 밟았을 때 우리가 얻을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의 물가 상승은 우리의 통제권 밖인 공급쪽 요인이 크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변동금리 대출도 많다. 선진국을 따라가면 욕은 덜 먹겠지만 그게 과연 우리 경제에도 정답인지는 자신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철저하게 (경기·금융·물가 등) 데이타에 기반한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경 매파치고는 의외의 발언이다. “(웃으며)금융자산이 많은 사람을 빼고 누가 금리가 오르는 걸 좋아하겠나. 하지만 지금의 물가 상승이 임금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고물가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면 모두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기대 인플레를 꺾는 데는 금리만한 게 없다. 따라서 금리 인상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속도와 정도는 우리 실정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정부와 한은은 10월쯤을 물가 정점으로 본다. 동의하나.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계절조정 연율)이 8~9%로 여전히 높다. 이게 한 두 달 안에 다소 꺾이면 10월 정점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가 외에 농수산물 가격 등 물가 불확실 요인이 너무 많다. 농수산물은 태풍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지 않나. 도미노 임금 인상과 슈퍼 강달러가 지속되면 정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예상대로 28일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끌어올리면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2.25%)보다 높아지게 된다. 이런 금리 역전이 자본 유출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많은데. “한미간 금리 역전은 과거에도 세 차례 있었지만 자본 유출은 없었다.” -지금은 유가와 환율이 높아 과거와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반박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금융)시장에 오래 몸담았던 경험에 비춰볼 때 자본 유출의 결정적 요인은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이지, 금리 차가 아니다.” -경제 펀더멘탈을 두고서도 해외 예측기관들의 전망이 너무 다르다. 일본 노무라는 우리 경제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면서 내년에 최악을 맞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 모건스탠리는 지금의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내년에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상황)를 즐길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불확실 요인이 크다는 방증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경로가 다 가능성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의 대응이 중요하다.”-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정부, 기업, 개인 각각의 주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외에 뾰족한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서민층과 금융 취약층의 고통이 너무 커질 수 있다. (금리를 올리는)통화정책은 모든 경제주체에게 무차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취약층을 구제하고 지원하는 것은 재정이 맡아야 한다. 현금 지원이든 부채 리스케줄링(재조정)이든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러려면 나랏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새 정부의 기조는 감세와 건전재정이다. 부가가치세만 빼고 거의 모든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는데. “감세를 하면서 건전재정을 유지하려면 방법은 하나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확 줄이고 대선 공약을 취사선택해야 한다.” -한은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는데 정부는 세금을 깎아 수요를 진작시키려 하니 엇박자라는 지적도 있는데. “공급쪽 요인으로 물가가 올라갈 땐 어느 정도의 엇박자는 불가피하다. 다만, 유류세 인하나 생필품 가격 통제의 경우 정책 시차나 소득계층별 영향 차별화 등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에게 현금이나 바우처(쿠폰)로 직접 지원해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유가 상승이 길어질 때는 가격 부담을 어느 정도 소비자에게 전가해 수입 감소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무역수지가 개선된다.” -미국 경기를 두고서도 더블딥(경기 침체 뒤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이 온다, 안 온다로 전망이 분분하다. “더블딥이 오려면 그 전에 첫 번째 딥(침체)이 먼저 있어야 하지 않나. 미국 경제가 올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긴 했지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있진 않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첫 번째 딥도 안 왔는데 두 번째 딥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르면서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년간 해온 씨름이다(웃음). 한미 통화스와프 주장도 많이 나오는데 안전판 확보라는 측면에서 있으면 좋다. 하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재는 아니다. 그보다는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생긴 데서 보듯 최근 몇 년간 주식이나 부동산 등 개인의 해외투자가 무척 많이 늘었다. 민간 부문 해외자산이 많이 쌓인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좀 더 강구했으면 싶다.” -개인의 해외자산을 국내로 유턴시키자는 얘기인가. “그렇다. 국내에서 보유외환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민간이 나라 밖에 쌓아놓은 외환보유고를 국내로 들여오게 유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자산을 원화로 바꿀 때나 배당소득 등에 대해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준다는지 여러 환류 방안을 고민해 봤으면 한다.” -관료나 교수가 아닌 민간인으로 처음 금통위원을 했는데 4년 일해 본 소감은. “가장 큰 차이는 앵글(보는 시각)이다. 시장과 한은의 앵글이 너무 다르더라. 처음엔 낯설기도 하고 적응이 안 되기도 했다. 퇴임식 때도 얘기했지만 한은은 금융시장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한은도 시장의 일부다. 미국을 보면 시장은 매우 빨리 반응하는 반면 깊이가 부족하다. 이를 받아 (깊이를) 보완하는 게 학계다. 코로나 시절에도 미국 학계는 현안을 매우 활발하게 연구했다. 둘 사이에서 소통을 하는 게 연준(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다. 우리도 이런 구조가 좀 더 활성화됐으면 싶다. 그러자면 한은맨들의 ‘틀릴 자유’가 좀 더 보장돼야 한다. 뛰어난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 보니 틀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께서 그런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어 기대가 크다.” -후임이 두 달 넘게 공석인데. “주요국 중앙은행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시장 출신 금통위원이 너무 늦게 나왔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길 바래 본다.”  ■임지원 전 금통위원은…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고등학교까지 피아노를 전공했다. 대전에서 태어나 7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서울예고 진학 후에도 피아니스트의 꿈을 의심하지 않았으나 고3때 피아노가 더 이상 재미있지 않았다. 문학도(서울대 영문과)로 진로를 틀었다. “삶에 대해 답도 없이 계속 질문을 해대는” 문학에도 다시 흥미를 잃었다. ‘뭔가 실용적인 것을 해보자’고 생각해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경영학을 공부하려니 경제학이 필수였다. “대학에 들어갈 땐 문학, 철학, 역사, 경영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는데 졸업할 땐 하고픈 게 아무 것도 없었다.” 흔들리던 그를 잡아준 것은 가족이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그나마 “답이 명확한” 경제학을 선택했다. 돌고돌아 경제학자로 안착한 순간이었다. 경제학을 함께 공부하던 미국인 친구들은 “그동안 선택을 참 잘 바꿔왔는데 최종 선택이 영 별로”라며 놀렸다고 한다. 박사학위를 딴 직후인 1996년 1월 귀국해 삼성경제연구소에 몸담았다. 2년쯤 지난 어느날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공개 채용 공고를 보고 직장을 옮겼다. 결혼도 이 무렵 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JP모건의 ‘간판’(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자리했다. 2018년 금통위원으로 지명됐을 때 모두가 깜짝 놀랐다. 금융시장의 ‘선수’가 발탁되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성 금통위원으로는 이성남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 이어 두 번째다. 올 3월 말 기준 금통위원 7명의 평균 재산은 57억원이다. “금통위원들이 부자 일색인 것은 문제 아니냐”고 물었다. 불쾌한 기색 없이 그는 “금통위원의 중요한 책무가 금리를 결정하는 일이니 자산가로 너무 꾸려지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으로는 ‘슈퍼리치’ 금통위원의 재테크가 궁금했다. 싱겁게도 집을 뺀 재산의 대부분을 은행 예금에 넣어두고 있었다.
  • “분유 6통 후원이 최근 3통으로”…고물가에 나눔 손길 급감

    “분유 6통 후원이 최근 3통으로”…고물가에 나눔 손길 급감

    물가 인상에 영아 보호시설 후원도 감소보육비 등 각종 운영비는 50% 증가해고물가에 “하루하루 버티는 게 기적”3평 남짓한 창고 한쪽 선반에는 분유 4~5통만 덩그러니 놓인 채 텅 비어 있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영아 임시 보호 공간 ‘베이비박스’의 분유 창고를 보여주던 양승원 주사랑공동체 사무국장은 25일 “평소 분유통을 지금보다 2배는 더 쌓아 놓는데 요즘 경기가 워낙 어려워 분유 후원도 자연스레 줄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치솟으며 사회 취약 계층의 생활고가 심해지고 있다. 식비 등 필수 생활비가 커지면서 후원을 줄일 수밖에 없는 이가 많아져 후원에 의존해 운영하는 복지 시설도 고물가 충격을 그대로 떠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물가 위기가 사회 약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돼선 안 된다”며 약자와 취약계층에게 더욱 두텁게 지원할 것을 공언했지만 베이비박스 관계자는 “하루하루 버티는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주사랑공동체 재단법인이 운영하는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형편의 사람이 맡긴 위기 영아를 일시 보호하는 미인가 시설로 오로지 후원으로 운영한다. 베이비박스에서 물가 흐름을 가장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는 지표는 ‘분유’다. 양 사무국장은 “한 달 분유 소비량이 300통이 넘을 정도로 가장 많아 평소에는 창고 한가득 분유를 쌓아둬도 금방 소진된다”면서 “항상 분유 6통씩 보내주던 정기 후원자께서 최근 3통으로 후원량을 줄이시면서 ‘요즘 물가가 올라 여유가 없다’며 죄송해하셨다”고 전했다. 실제로 분유 후원은 물가 인상 영향이 가시적으로 보이던 지난 4월부터 크게 줄었다. 지난 4~6월 주사랑공동체가 후원받은 분유 수량은 총 769통으로 지난 1~3월 후원량(1045통)의 73.5%에 불과하다.이종락 주사랑공동체 대표는 “‘부족함 없이 아이들을 돌보자’는 신념으로 생활비를 줄이지 않고 운영하지만 물가가 워낙 많이 올라 하반기를 어떻게 버틸지 걱정된다”고 했다. 이어 “경제가 위축되면 마음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후원을 잠시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분들이 2배가량 많아져 물가 인상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후원금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히 운영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보이지 않는 취약 계층의 생활고로도 이어진다. 주사랑공동체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한부모 가정 긴급 지원이기 때문이다. 양 사무국장은 “현재 한부모 및 난민 가정 등 120여 가정에 육아 키트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경제 어려움을 이유로 급하게 지원을 요청한 사례도 지난 2월에는 2명뿐이었지만 4월부터는 매달 4명씩 부쩍 늘고 있다”고 했다.
  • 목구멍까지 파고든 병변…원숭이두창 중증 환자 상태

    목구멍까지 파고든 병변…원숭이두창 중증 환자 상태

    “목이 너무 아파서 침을 삼킬 수 없었다. 죽을까봐 두려웠다.” 중증 원숭이두창 환자가 2주간 병원에 입원한 뒤 죽을까봐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원숭이두창 환자 대부분은 가벼운 증상을 동반하며 별도의 치료 없이 몇 주 이내 회복되지만 이 환자는 달랐다. 영국에 거주하는 하룬 툴루네이(35)는 25일(한국시간) 침을 삼킬 수 없어 극도로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툴루네이는 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자였고 지난 6월 중순 코로나19로 의심되는 미열을 경험했다. 코로나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지만 그는 24시간 동안 “뼈에서 살을 떼어내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동성애자인 툴루네이는 런던에 사는 남성과 키스한 후 원숭이두창에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5일이 지나 툴루네이는 고열과 인후통을 겪었고, 폭염에도 불구하고 담요 네 개를 덮고 잠을 잤다. 감기약과 항생제, 수면제를 복용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툴루네이는 코에 여드름 같은 반점을 발견했다. 통증은 없었지만 3일간 목이 아프고 부어 먹고 마시고, 침을 삼킬 수 없었다. 툴루네이는 그 길로 병원에 입원해 진통제로 치료를 이어갔다. 검사 결과 원숭이두창 감염이었다. 손과 다리, 발에 병변이 나타났고 곧이어 목구멍과 입으로 번졌다. 현재 툴루네이는 천연두에 효과적인 약물치료를 받기 위해 전문 병원으로 이송됐고, 5일간 입원 후 퇴원했다. 7월 14일 마침내 격리가 해제됐고, 현재는 코에 흉터를 제외하고는 몸 상태를 회복했다. 툴루네이는 “다시 누군가를 안을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좀 더 건강을 돌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의 사연을 공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74개국 1.6만명…WHO, 비상사태 선포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74개국으로 확산된 원숭이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WHO가 PHEIC를 선언한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를 시작으로 소아마비(2014년)와 에볼라 바이러스(2014·2019년), 지카 바이러스(2016년), 코로나19(2020년)에 이어 통산 일곱 번째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은 지난 5월 6일 영국에서 비아프리카 지역 최초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5시(현지시간)까지 전 세계 74개국에서 1만 683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스페인(3125명), 미국(2890명), 독일(2268명), 영국(2208명), 프랑스(1567명) 등 서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다.  확진자의 대부분이 감염된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이었지만, 미 CDC는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서나 감염자의 상처, 바이러스에 오염된 옷이나 침구 등과의 밀접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HO는 원숭이두창의 역학 조사와 치료 등의 과정에서 특정 집단이 낙인과 차별을 받지 않도록 각국에 적절한 계획을 수립해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추가 감염은 없는 상황이다. 원숭이두창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지난달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한 질병관리청은 이번 주 중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 대응 조치를 점검할 계획이다.“민감한 부위에 발진” 미 배우도 고백 미국 배우 맷 포드(30) 역시 “사람들에게 증상을 정확히 알리고, 예방 백신 접종을 권유하려는 목적”이라며 동영상공유 플랫폼 틱톡에 원숭이두창 증상을 고백하는 영상을 올렸다. 맷 포드는 지난달 몸의 발진을 발견했고, 이후 몸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열, 기침, 목과 입 주변의 통증, 식은땀 등 독감과 같은 증상이 5일 동안 이어졌고,  병원을 찾은 그는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과 함께 격리 통보를 받았다. 맷 포드는 “여드름으로 오해했던 발진들이 처음에는 몸통과 민감한 부위에만 나타났다”고 했다. 5개도 채 안 됐지만 점차 늘어나기 시작해 크기도 매우 빠르게 커졌다. 얼굴, 팔, 배 등에 약 25개의 발진이 생겼다“고 했다. 온 몸을 덮은 발진은 극심한 통증까지 동반해 밤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그는 결국 마취 진통제까지 맞아야 했다. 발진은 거의 2주 동안 지속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원숭이두창을 ‘동성애 질병’이라며 그를 공격했다. 포드는 “낯선 사람들이 나의 성생활에 대해 (무례하게) 질문을 던져왔다. 왜 사람들이 원숭이두창 감염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싫어하는지 알게 됐다. 원숭이두창은 피부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키스, 성관계, 병변과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확진자 98% 동성 혹은 양성애자 남성” 영국을 중심으로 구성된 연구진 ‘SHARE(Sexual Health and HIV All East Research)’는 최근 전세계 16개국에서 발생한 528명의 원숭이두창 확진자를 관찰한 결과를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지난 4월 27일부터 6월24일까지 16개국 528명 원숭이두창 확진자를 조사한 결과 확진자 98%는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 남성이었다. 이들 평균 연령은 38세이며 이들 가운데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는 41%였다. 이들은 최근 3개월간 평균 5명과 성관계 한 것으로 알려졌다. 3분의 1가량은 한 달 새 사우나, 파티 등 각종 성행위 장소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부 병변이 생긴 위치는 항문성기(Anogenital) 주변이 73%로 가장 많았고, 몸통·팔·다리는 55%였다. 얼굴(25%)이나 손·발(10%)에 생긴 환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제1 연구저자 존 손힐은 성명을 통해 “원숭이두창은 전통적인 의미에서 성적인 감염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어떤 종류의 가까운 신체 접촉이나 옷 등 다른 표면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 연구는 지금까지 대부분 감염이 주로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 사이에서 나타남에 따라 성행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 해외입양인 스스로 털어놓은 120가지 얘기 팟캐스트 ‘어댑티드’

    해외입양인 스스로 털어놓은 120가지 얘기 팟캐스트 ‘어댑티드’

    해외 입양인 출신인 미국 기자가 만든 독립언론 팟캐스트 ‘Adapted’(어댑티드)가 지난달 말에 시즌 5으로 마무리됐다. 인터넷 웹 검색 창에 adaptedpodcast.com 주소를 입력하니 다섯 시즌에 등장한 120명 안팎의 입양인 얼굴이 좌르르 떠올랐다. 가슴이 먹먹하다가 고통스러워졌다. 미국으로 입양돼 미네소타주 트윈시티 PBS 기자로 일했던 카오미 리는 그 전부터 해외입양인들의 고국 방문 사연을 보도해 왔다. 콜럼비아 대학 언론대학원과 세인트 올라프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2016년 한미교육협회의 후원으로 풀브라이트 시니어 연구원 자격으로 서울을 것이 팟캐스트를 직접 만드는 계기가 됐다. 입양인 당사자가 고국을 찾아 뿌리를 탐색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여정을 대중과 공유하자는 취지였다.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15만명이 다운로드 받을 정도로 대중과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해외입양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시선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카오미 리는 시즌 5의 첫 편에 배다른 자매 리사 벡과 함께 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팟캐스트에 소개된 사연들은 인기 드라마 ‘빈센조’와 ‘서른, 아홉’의 구성에 영감을 줬고, 이달 넷플릭스에서는 미국으로 입양된 크리스틴 키쉬와 케빈 크라이더가 조국을 처음 찾는 여정을 담은 작품이 특별 소개될 예정이다. 해외 입양인들은 입양된 가정과 나라에 적응하는 과정에 모국어와 문화 및 정체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고국의 문화적 자산인 언어와 문화 등에 관심을 갖게 되고, 성인이 된 뒤에는 친부모나 친족을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서게 된다. 팟캐스트 내용을 살펴보면 입양인의 삶이라는 집단적 경험이 얼마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지 실감하게 된다. 1953년 한국전쟁의 총성이 멈춘 뒤 해외 12개국으로 입양된 아이들의 숫자는 20만명에 이른다. 국가간 입양의 선례로 자리잡아 국제 입양 제도를 정비하는 기준점이 됐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이런 입양인들의 다양하고 독특한 경험들이 잘 알려지거나 공유되지 않고 편견과 냉대로만 이어진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회고록이나 다큐멘터리, 신문 기사로만 알려진 입양인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와 그들의 실제 경험담과의 간극을 메우려는 것이 팟캐스트 기획 의도였다. 국외입양인들의 지지와 후원 덕에 1만 달러 모금 프로젝트를 통해 25편의 에피소드를 한국어로 옮겨 더 많은 한국인들이 입양인들의 소중한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입양에 대한 연구나 경험담이 입양인이 아닌 연구자나 입양부모들에 의해 기록되고 발간되다 보니, 입양인의 경험을 충실히 전달하지 못했다. 그들의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경험(본 가족의 상실, 고국의 문화 및 언어의 단절로부터 겪는 트라우마, 다인종가정에서 유색인종인으로 살며 경험하게 되는 복잡한 심경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입양부모의 일방적 관점을 통해 왜곡될 수 밖에 없다. 국가가 주체로 나선 입양이 본격화되고 70년이 지나서야 성인이 된 입양인들이 스스로 얘기를 털어놓는 장이 마련된 것을 지켜보는 감정은 복잡다단하다. 카오미 리의 이메일 : kaomig@gmail.com
  • 이상민 “경찰 집단행동 쿠데타 준해, 대단히 부적절”…권성동 “경찰, 배부른 밥 투정”(종합)

    이상민 “경찰 집단행동 쿠데타 준해, 대단히 부적절”…권성동 “경찰, 배부른 밥 투정”(종합)

    이상민 “단순 징계 아닌 범죄 사안”“경찰서장회의, 12·12 쿠데타 수준”권성동 “혈세로 꼬박꼬박 월급받으면서”“경찰 직무유기, 반드시 책임 뒤따를 것”권성동, 민주노총에 “극한 투쟁 또 시도대우조선 정상화 방해시 법대로 엄벌”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5일 행안부의 경찰국 추진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며 작심하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총경의 집단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하다. 경찰이 독립된 나라는 없다”면서 “경찰국의 대한 오해가 누적돼 총경회의 사태가 벌어진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경찰국 신설과 관련한 경찰 내부 반발과 관련해 “직무유기이자, 국민 혈세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비판했다. 권 대행은 “경찰이 비대화된 권력을 무기 삼아 집단행동을 이어간다면 국민적 지탄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반드시 책임이 뒤따를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상민 “해산명령 했는데 정면 위반”서장 190명 “경찰국 신설 보류하라”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 및 최근 전국경찰서장 회의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이 장관은 “경찰청에서 위법성에 대해 엄정히 조사하고 그 후속처리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경찰서장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회가 그렇게 출발했고, 12·12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고도 했다.이 장관은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언론과도 만나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 직무대행자가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도 그걸 정면으로 위반했다”면서 “군으로 치면 각자의 위수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건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경찰국 신설 취지와 배경에 대한 오해와 왜곡이 누적돼 총경회의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경찰국 신설 배경을 다시 명확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역대 정부 민정실 통해 울산시장 불법선거개입, 탈북어민 강제 북송에 경찰 특공대 불법 투입 등 자행” 이 장관은 그동안 역대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명하는 시스템과 계통을 무시하고 대통령실에 파견된 민정수석실, 치안비서관 등이 경찰공무원을 통해 음성적으로 경찰 업무를 지휘해왔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시스템에 의할 경우에는 이미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 울산시장 불법선거개입과 같은 사건, 그리고 현재 수사진행 중인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에서의 불법적인 경찰 특공대 투입 등과 같은 불법이 자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또한 해경 피살공무원 사건에서도 어떤 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없고 밝히기도 쉽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헌법과 법률은 대통령이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무총리 거쳐 각부 장관으로 구성된 국무회의 및 각부 장관을 통해 행정기능을 수행하도록 명하고 있다”면서 “경찰청 역시 대통령,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으로 이어지는 지휘라인에 속해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경찰이 독립돼 있는 나라는 없다면서 “행안부에 경찰국을 설치하지 않으면 헌법과 법률이 행안부 장관에게 부여하는 지휘·감독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돼 경찰은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와 더불어 완벽히 독립된 제4의 경찰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한 경찰 내부반발과 관련,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에서 필요한 조치를 잘 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전국 총경 3분의 1에 가까운 경찰서장 190여명은 회의를 열고 행안부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법령 제정 절차를 당분간 보류하라는 의견을 냈다. 이날 경찰청 지휘부는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모임 자제를 촉구하고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강행한 점에 대해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한다”면서 “복무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한 후 참석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낸 뒤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다.이에 대해 류 총경은 언론에 “이번에도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 후보자를 휘둘러서 이런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총경의 전보권은 행안장관에게 없다. 경찰청장이 알아서 할 일이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찾아보니 (이번 회의는) 국가공무원법상 단순한 징계사유가 아니고 징역 1년 이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형사범죄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야당과 일선 경찰들을 중심으로 ‘검사 회의는 되고 경찰 회의는 안 되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이 장관은 “평검사들은 검찰총장 용인 아래 회의를 한 것이고, 이번에는 최고통수권자의 해산명령을 어겼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선 지휘관들이 위수지역을 이탈해서 모였다는 점, 경찰은 (검찰과 달리) 총칼(물리력)을 동원하는 집단이라는 점” 등이 다르다고 했다.서장 회의 주도 류삼영 총경 대기발령경찰국 신설, 경찰 집단 반발 확산 그러나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대기발령을 받으면서 경찰 내부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경감·경위 등 중간·초급 간부들도 회의 개최에 나서는 등 파장이 심상치 않다. 경찰대 14기인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전날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오는 30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감, 경위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현장팀장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경감은 류 총경 대기발령을 언급하면서 “자신을 버려가며 올바른 행동을 하는 훌륭한 지휘관들을 잃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자신의 이익에 눈먼 충견 지휘관들 밑에서 정권의 하수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팀장회의도 23일 열렸던 전국 경찰서장 회의와 마찬가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참석을 병행하고 미참석자의 동참 의사 화환도 받기로 했다.회의에서는 경찰국 신설의 정당성과 전국 경찰서장 회의 참석자에 대한 징계와 감찰의 정당성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 경감은 “우리 지휘관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베고 나서야 가능할 것”이라면서 “대기발령, 감찰조사도 자청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직장협의회 회장단은 25일부터 29일까지 매일 오전 9시∼오후 6시 서울역에서 경찰국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연다.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류 총경의 대기발령을 비판하는 1인 시위와 함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국회 입법 청원 온라인 서명 운동도 할 계획이다.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지부와 한국노총 경찰청주무관노조도 25일부터 29일까지 주요 KTX 역사에서 대국민 홍보전을 연다.권 “靑울산시장 선거개입 땐 비판않더니”“하명수사 핵심인물 민주당 의원돼” 권성동 대행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은 국민의 세금을 받는 공무원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 한 정치세력화는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며 경찰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청와대가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게 인사권을 행사할 때는 침묵하더니 인사지원부서를 만든다고 장악 운운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누가 봐도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보라.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친구를 울산시장에 당선시키고자 청와대와 울산 경찰은 야당 소속 울산시장에 대해 기획 수사를 했다”면서 “하명 수사의 핵심 인물인 울산경찰청장은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황운하 의원)이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하지만 경찰은 당시 권력의 경찰 통제, 경찰 장악이라고 비판하지 않았다. 이번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 역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이런 경찰이 새삼 정치적 중립을 찾는다고 수긍할 국민이 몇이나 되겠나”라고 말했다.권성동 “대우조선, 세금의 밑빠진 독…경영진,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편 권 대행은 최근 파업 사태가 종결된 대우조선해양과 관련, “노사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대우조선은 국민 세금의 밑 빠진 독이 됐다”면서 “대우조선 대표 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은 그간의 부실 방만 경영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다시 극한 투쟁을 시도하며 대우조선 정상화를 방해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지구를 보다] 폭염에 불타는 휴양지…위성으로 본 산불 난 그리스섬

    [지구를 보다] 폭염에 불타는 휴양지…위성으로 본 산불 난 그리스섬

    최근 유럽이 연일 40℃를 넘나드는 최악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산불까지 겹쳐 그야말로 숨막히는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은 코페르니쿠스 센티넬3 위성으로 촬영한 그리스 섬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지난 23일 위성으로 촬영된 사진을 보면 한 섬에서 흰색 연기 기둥이 올라오는 것이 확인되는데 이 곳은 그리스의 유명 휴양지 레스보스섬이다.실제 이날 오전 10시 경 산불이 일어나 인근 호텔과 민간 주택에까지 번지면서 수백 여 명의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특히 산불로 생긴 두꺼운 연기 기둥이 바다 쪽으로 퍼지면서 햇빛까지 차단되기도 했다.당시 이 모습은 마치 화산이라도 폭발한듯 멀리 위성으로도 한 눈에 보일 정도. 현지 아테네 통신은 탁시아르키스 베로스 서(西)레스보스 시장이 예방 차원에서 해변 휴양지에 대피령을 내렸으며 소방 당국이 불길을 잡기 위해 헬기를 투입하는 등 진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폭염에 이은 최악의 화재로 고통을 받고있는 곳은 그리스 뿐 만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심한 폭염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현재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전역과 미국도 캘리포니아주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이 커지면서 최소 6000명이 대피했다. 
  • [사설] 세금 잘못 물리면 책임 묻겠다는 시도 주목된다

    [사설] 세금 잘못 물리면 책임 묻겠다는 시도 주목된다

    국세청이 세금을 잘못 매기는 직원에 대해 승진이나 성과급 등에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그동안 국세청의 무리한 과세나 잘못된 법 해석으로 납세자의 정신적ㆍ재산적 고통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길 만한 시도다.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다른 정부 부처로의 확산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만큼 주목된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최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앞으로는 조세 불복 소송의 패소율을 따져 인사와 성과급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패소율이 높으면 성과급을 깎고 승진에도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패소율을 성과급과 연계한 것은 처음이다. 국세청의 조세 소송 패소율은 11%대에서 좀체 내려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가 심하던 재작년 9.8%로 주춤했으나 지난해 11.1%로 다시 올라갔다. 패소로 불이익을 받게 되면 세무공무원들의 ‘세금 때리기’가 좀더 신중해질 것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조세 조항도 열심히 익혀 법리 해석 잘못에 따른 오류 과세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30억원 이상 고액 소송에서는 국세청의 패소율이 훨씬 높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여기에는 쟁쟁한 법무법인과의 경쟁 등 현실적인 요인도 무시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세청 내부 변호사단 처우 개선과 송무 조직 보강 등 법률 조력 강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 이런 지원 없이 패소율만 따진다면 ‘복지부동’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몇 년 가는 소송과 1년 단위 성과급 간의 기간 불일치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제도의 순기능이 작동하면 억울한 납세자가 줄어들고 국세 행정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 법적 다툼이 많은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른 부처들도 주시하는 양상이다. 국세청의 첫 시도가 시금석이 될 수 있게 합리적인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 [데스크 시각] 정은혜·이승민, 그리고 우영우/이순녀 수석부국장

    [데스크 시각] 정은혜·이승민, 그리고 우영우/이순녀 수석부국장

    ‘예쁜 얼굴을 안 예쁘게 그려 주는 캐리커처 작가.’ 개성 있는 화풍의 정은혜 작가가 주인공인 다큐 영화 ‘니 얼굴’의 유쾌한 홍보 문구다. 발달장애인인 정 작가는 2016년부터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을 화폭에 담아 온 전업화가다. 그가 대중적인 주목을 받게 된 건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그림 솜씨와 더불어 연기력을 발휘한 덕분이다. 극중 한지민의 쌍둥이 동생 ‘영희’가 된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고, 발달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균열을 냈다. 그는 이제 전국 각지에서 전시와 강연을 하고, 타 장르와 협업하는 등 전방위 예술가로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스물다섯 살 청년 이승민은 발달장애 골퍼다. 지난 21일 미국골프협회가 주최한 제1회 장애인US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골프 역사를 썼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공을 유난히 좋아했던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2014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준회원, 2017년 정회원 자격을 얻는 등 프로골퍼 대열에 섰다. 골프를 하면서 사회성도 좋아지고, 언어 구사 능력도 늘어 자폐성 발달장애 2급에서 3급으로 완화됐다. 경기를 하면서 ‘할 수 있다’는 다짐을 여섯 번 되뇌었다고 밝힌 그의 우승 소감은 고단한 현실에 지친 모든 이들을 위한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로 들렸다. 그리고 여기 우영우가 있다. 신드롬급 화제몰이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이다. 첫회 시청률 0.9%로 시작해 지난 21일 8회에선 13.1%까지 치솟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IQ 164의 천재 변호사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서 뛰어난 기억력과 상상력으로 의뢰인의 사건을 해결하고, 주변 인물들과 소통의 폭을 넓혀 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는 과도하게 진지하거나, 마냥 가볍지도 않은 적절한 균형감 덕분에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웰메이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현실 인물이든, 허구의 캐릭터든 역경과 장애물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 빛나는 결실을 맺는 스토리는 힘이 세다. 특히 그 인물이 신체적·정신적 장애의 한계를 벗어나 한걸음 더 나아가고자 할 때 그 감동은 배가된다. 이들에게 어떤 찬사도 아깝지 않은 이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은혜, 이승민, 우영우 같은 성취는 매우 드물다. 개인의 역량이 최우선이겠지만 그 뒤에는 피눈물 나는 가족의 헌신이 부록처럼 따라다닌다. 정은혜 작가는 만화가인 엄마와 다큐 영화감독인 아빠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꿈을 이뤘다. 이승민은 외교관인 아빠를 따라 미국에 가서 골프를 배웠고, 엄마가 언제나 그의 곁을 지켰다. 우영우 또한 서울대 법대를 나오고도 출세를 포기한 채 김밥 장사를 하는 아빠의 헌신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 서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향한 대중의 관심과 환호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성공한 장애인, 엘리트 장애인의 사례가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재능이 특출하지 않거나 가족의 헌신이 쉽지 않은 대다수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고, 비장애인들에겐 장애의 고통과 차별을 개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로 오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은 이를 ‘사회적 참사’라고 부른다. 이들은 지난 12일 국회 앞에서 “우리는 죄가 없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없어서 발달장애인이 살기 힘든 사회가 문제”라고 절규했다. 우영우의 사랑스런 캐릭터에 열광하는 우리는 이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하다.
  • 부부의 사생활 유출 논란… 세상의 위선·속물성을 꼬집다 [지금, 이 영화]

    부부의 사생활 유출 논란… 세상의 위선·속물성을 꼬집다 [지금, 이 영화]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루마니아 영화 ‘배드 럭 뱅잉’(사진·원제 Bad Luck Banging or Loony Porn)이 받았다. “대중 영화를 위한 스케치”라는 부제가 붙어 있으나, 블록버스터 위주로 영화를 봐 왔던 관객이라면 이 작품은 당혹스러울 것이다. 이때의 당혹은 나쁜 뜻이 아니다. 익숙한 틀 안에서 해석되지 않는 영화라는 말이니까. 무릇 영화란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메시지도 뚜렷해야 한다는 태도를 가진 관객에게는 이 작품을 권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가 생활하느라 무뎌져 가는 감각을 새롭게 벼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관객에게 이 작품은 괜찮은 선택지이다. 영화의 큰 줄거리는 역사 교사 에미(카티아 파스칼리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녀는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남편과 찍은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됐기 때문이다. 삽시간에 “현직 음란 교사”로 낙인찍힌 에미는 학부모 회의에 소집된다. 여기에 참석한 그녀가 어떤 결말을 맞을까. 그것이 이 영화의 뼈대이다. 뼈대만 놓고 보면 영화 ‘경아의 딸’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이 작품 역시 유출된 성관계 동영상으로 일상이 송두리째 파괴된 인물의 고통받는 모습을 담아내기에 그렇다. 하지만 ‘배드 럭 뱅잉’의 에미는 학교 명예를 실추시키고 학생 신뢰를 잃었다고 자신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이렇게 항변한다. “남편과 사랑을 나눈 영상은 음란한 게 아닙니다.” 이러한 그녀의 변론에 찬반 토론은 길게 이어진다. 그런데 정작 이 영화의 초점은 에미가 논쟁에서 이기고 지느냐에 맞춰져 있지 않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오가며, 자명해 보이는 것을 다기한 방식으로 비틀어 왔던 라두 주데 감독은 이번 영화도 그렇게 만들었다. 가령 에미의 이야기는 ‘1부 일방통행’과 ‘3부 실천과 빈정거림(시트콤)’에만 등장한다. ‘2부 일화, 기호, 경이에 관한 소사전’에 그녀가 나오지만 여러 에피소드 가운데 잠깐 얼굴을 비출 뿐이다. 2부는 ‘소사전’이라는 제목처럼 다양한 표제어가 언급되고, 이에 대한 감독의 뜻풀이가 실제 화면과 뒤섞여 제시된다.예컨대 아파트 앞 들판에 동물들이 줄지어 지나가는 풍경을 배경으로 나타나는 ‘진실’이라는 항목은 다음과 같다. “진실/ 그것이 인간들 가운데로/ 들어선다 /은유의 회오리 /한가운데로” 그러한 정의에서 드러나듯이 감독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은유의 회오리”를 영화로 발생시킨다. 거기에는 외설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부터, 감독이 강조하는 바 “우리의 권리와 자유, 디지털 세계 및 모호한 존재론적 특성”이 거론된다. 더불어 과거 루마니아 독재 정권이 남긴 상흔, 이와 깊은 연관을 맺고 횡행하는 오늘의 속물성까지 폭로한다. 농담과 진담을 마구 버무린 블랙코미디 영화의 제목부터가 실은 중의적이었다. “들이닥친 불운, 혹은 미친 포르노.” 오는 28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9조 육박’ 역대급 순이익에도… 웃지 못하는 4대 은행

    ‘9조 육박’ 역대급 순이익에도… 웃지 못하는 4대 은행

    주요 금융그룹들이 올 상반기 ‘이자장사’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또다시 갈아치우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고통 분담’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금융그룹들의 이자이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 당국 수장들이 금융그룹의 사회적 역할을 연일 강조하고 있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18조 8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KB금융은 18.7%, 신한금융은 17.3%, 하나금융은 18.0%, 우리금융은 23.5%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늘어난 대출과 금리 인상 영향으로 역대급 호황을 누린 것이다. 이에 4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순이익도 8조 9662억원으로 9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 덕에 금융그룹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반면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고통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차주 중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38만 2235명으로 전체의 12%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숫자는 3배 가까이 늘었고, 전체 차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배 증가했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2.75~3.0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환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가능성이 큰 개인사업자가 증가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취약층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 대책에서 빠진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사가 답을 줘야 한다”고 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융권이 정부 차원의 대책 외 자율적으로 취약 차주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금융사들과 함께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조치 종료 후 연착륙 지원을 위한 협의체를 만든 금융위는 금융사들과의 논의를 거쳐 관련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사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리스크 관리와 사회적 책임 강화를 공통적으로 밝혔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로 부실 가능성을 차단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이미 대출금리 인하, 취약계층에 대한 우대금리 제공, 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장기분할 상환, 1대1 컨설팅, 저신용 차주 중 성실 이자납부자에 대한 원금 일부 감면 등을 대책으로 내놓은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체적 대책뿐 아니라 정부·정치권의 취약 차주 지원책 재원도 일부 분담해야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 리투아니아가 화물 운송 막지 않기로 한 칼리닌그라드는 어떤 곳?

    리투아니아가 화물 운송 막지 않기로 한 칼리닌그라드는 어떤 곳?

    리투아니아가 러시아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에로의 철도 화물 운송을 더 이상 막지 않기로 했다. 유럽 지도를 보면 칼리닌그라드는 아주 특이한 러시아 땅이다. 본토와 직접 연결돼 있지 않다. 북쪽과 동쪽은 리투아니아에, 남쪽은 폴란드에 꽉 막혀 있다. 두 나라 모두 유럽연합(EU) 회원국이다. 러시아를 편드는 벨라루스는 직접 국경을 맞대지 않고 ‘수왈키 갭’이란 것을 통해 잇닿아 있다. 옛 이름은 쾨니히스베르크, ‘왕의 산’이란 뜻으로 1255년부터 도시가 형성됐다. 1724년 이마누엘 칸트가 이 도시에서 태어나 평생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도시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19세기 동프로이센과 러시아에 철도망이 개통되면서 곡물·씨앗·아마·대마 등 러시아의 작물을 수출하는 기지로 번성했다. 해군 및 육군의 1급 요새로 성장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러시아의 포위 공격을 이겨냈으나 2차 세계대전 때는 적군의 포위 공격에 완전히 파괴됐다. 포츠담회의 결과로 소련에 양도됐다. 북해를 접해 일년 내내 얼어붙지 않는 항만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EU의 러시아 제재 이행 차원에서 지난달 18일부터 러시아가 리투아니아 철로를 통해 칼리닌그라드로 화물을 운송하는 것을 막았다. 칼리닌그라드로의 화물 운송을 리투아니아 육로와 철로에 의존하는 러시아는 철도 운송길이 막히자 거세게 항의하며 리투아니아에 보복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러시아 당국은 철도 운송 차단 조치가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화물 운송 절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투아니아는 15% 정도만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럽의 개방과 하나됨을 지향하는 유럽 통합의 정신을 정면으로 짓밟는다는 반론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100만명이나 되는 칼리닌그라드 주민들의 고통을 가중시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유도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도화선에 불을 지펴 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지난주 EU는 리투아니아를 경유해 칼리닌그라드로 향하는 화물 제재는 도로에만 적용되는 까닭에 러시아가 리투아니아 철로를 이용해 칼리닌그라드에 시멘트, 목재, 술 등을 실은 화물을 운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침을 발표한 데 따라 리투아니아가 더 이상 철로 화물 운송을 막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만타스 두바우스카스 리투아니아 국영철도 화물 운송회사 대변인은 “오늘 일부 화물이 운송될 수 있다”며 고객들에게 운송 재개를 알렸다고 러시아 국영 RIA 통신은 전했다. 타스 통신은 칼리닌그라드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시멘트를 실은 화물열차 60대가 곧 칼리닌그라드로 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 이새날 서울시의원 “청담고 이전, 아이들 학습권 보장 담보되어야”

    이새날 서울시의원 “청담고 이전, 아이들 학습권 보장 담보되어야”

    서울특별시의회 교육위원회 이새날 의원(국민의힘·강남1)은 지난 19일과 20일에 진행된 제311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첫 업무보고를 받고, 교육현안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 질의함으로써 공식적인 의정활동을 개시했다.  이 의원은 최근 법원을 통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은 강남구 초등학교 교육실무사 갑질피해 사망사건을 언급하며, 교육현장 일선의 학교 구성원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을 교육청이 세심하게 챙길 것을 주문했다.  교통안전지도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한 이 의원은 활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는 한편, 어린이 안전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청이 검토해줄 것을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청담고 이전 문제에 대해 학부모들의 관심이 지대하지만, 교육청으로부터 수직적으로 정보를 전달받을 뿐이다”고 지적하며, 그 과정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떠돌게 되고 결국 학부모들은 민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등 행정력의 낭비가 초래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학부모들은 수평적 소통을 통해 교육청으로부터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정기적인 간담회 개최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해줄 것을 요구했다.  덧붙여 이 의원은 강남은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황이기 때문에 필요한 학교용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육청이 좀 더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 아베 사망에 울먹인 중국 기자…사이버테러에 유서 썼다

    아베 사망에 울먹인 중국 기자…사이버테러에 유서 썼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사건을 보도하면서 울먹인 중국 기자가 쏟아진 비난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계 중국기자 쩡잉은 최근 지인들에게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현재 그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쩡잉이 일본 도쿄에 설립한 마케팅 회사 DDBK 측은 보도를 부인하지 않고 “쩡잉이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느꼈다”고 밝혔다. 쩡잉의 친구인 중국의 유명 작가 천란은 자신의 웨이보에 쩡잉의 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유서에는 쩡잉이 지난 2018년부터 우울증을 겪었으며 7월 초부터는 정상적인 삶과 일을 할 수가 없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중국 온라인 뉴스 포털 ‘펑파이’의 일본 특파원인 쩡잉은 지난 8일 아베 전총리의 피격 사건을 보도하면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당시 보도에서 “아베 전 총리는 중국과 일본의 우정에 크게 기여했다. 일본인들에게 그는 사려 깊은 지도자였다”고 말하며 잠시 말을 멈추고 흐느꼈다. 이에 중국의 네티즌들은 일본의 남경대학살을 언급하며 아베 전총리는 A급 전범을 포함한 전사자를 기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해당 보도 이후 강한 비난과 함께 해당 매체의 구독 중단 캠페인(운동)까지 벌어지자, 쩡잉은 웨이보에 “프로답지 못했다. 모두의 마음을 다치게 한 행위에 대해 사과한다”고 사과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이자수익’ 덕에 역대급 실적…‘고통분담’ 책임 압박 커질듯

    4대 금융지주, 상반기 ‘이자수익’ 덕에 역대급 실적…‘고통분담’ 책임 압박 커질듯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은행의 이자수익 덕분에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자장사’에 대한 당국의 경고에 주요 시중은행은 부랴부랴 대출금리를 인하했지만, ‘시늉’ 만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 실적에서 지주사별 4조~5조원 대의 이자이익을 벌어들이면서 올해 상반기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그룹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 75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4%(2823억원) 증가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배경에는 이자이익 증가가 있다. 순이자이익은 5조 441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8.7% 상승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이자 이익이 늘면서 상반기 당기 순이익이 2조 7208억원을 기록해 KB금융그룹과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11.3% 늘어난 수치다. 이자이익은 5조 13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3% 늘었다. 우리금융그룹도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 7614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상반기 이자 이익은 4조 1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5% 증가했다. 금리 인상기에 기업 중심으로 대출이 늘어난 결과라고 그룹측은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1조 7274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거뒀지만, 대손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1조 7528억원)보다 254억원(1.4%) 줄었다. 다만 이자이익은 4조 1906억원으로 1년전보다 18.0% 올랐다. 이자이익이 늘어난 배경에 대해 금융지주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자산 수익률 개선 영향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이유로 대출이자를 급격하게 올려 왔다. 그러나 대출금리는 기준 금리 인상 폭보다도 더 많이 올리고, 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수준으로 올리면서 이자 마진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금융당국이 이자장사에 대해 경고하자, 고정금리 상단은 살짝 내리고 하단 금리는 끌어올리는 식의 대처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가 실제로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되면서 취약 차주에 대한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금융당국이나 사회적 여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반려견은 돌보면서…2살 딸은 개 배설물 먹고 굶겨 죽인 부모 최후

    반려견은 돌보면서…2살 딸은 개 배설물 먹고 굶겨 죽인 부모 최후

    31개월 딸·17개월 아들 원룸에 상습 방치딸, 숨지기 전 2주간 음식 전혀 안 줘아동수당·양육비 챙기며 PC방서 게임양부, 2살 폭행도…사인 영양실조·뇌출혈“엄벌 불가피하나 피해자 친모 임신중 감안”반려견은 사료를 주고 돌보면서도 정작 자신이 낳은 2살 딸은 개 배설물을 먹으며 굶겨 숨지게 한 20대 친모와 의붓아버지에게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의붓아버지는 딸이 쓰레기통을 뒤졌다는 이유로 얼굴을 꼬집고 머리를 때리는 등 폭행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PC방에 놀러간 부모가 방치하던 사이 두 살배기는 2주간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영양실조와 뇌출혈로 끝내 숨졌다.  울산지법 형사11부(박현배 부장판사)는 22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 A씨와 의붓아버지 B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가 상상하기조차 어려워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피고인들이 모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초범인 점, 사망한 피해자의 친부와 합의한 점, 피해자의 친모가 현재 임신 상태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검찰 “개 배설물 먹고 쓰러진 자녀발견시 구호 조치 안해” 무기징역 구형 앞서 검찰은 “A씨 등이 반려견은 돌보면서도 정작 배고파 개 사료나 개 배설물을 먹고 쓰러진 자녀를 발견했을 때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두 사람에게 모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초까지 31개월 딸과 17개월 아들에게 밥을 제때 주지 않고 울산 남구 원룸 집에 상습적으로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딸이 숨지기 전 2주 동안은 먹을 것을 사실상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이들은 아동수당과 양육비 등을 받았으면서도 돈이 없다며 음식을 주지 않고, 자신들은 친구를 만나서 놀거나 PC방에 가서 게임을 했다. 또한 B씨는 딸이 쓰레기를 뒤져 집을 어질러 놓은 것 등에 화가 나 볼을 꼬집거나 머리를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딸은 영양실조와 뇌출혈로 사망했고, 아들도 건강 상태가 매우 나쁜 상태로 지난 3월 발견됐다.
  • 여학생, 남학생보다 사회적 재난 불안감 높아… “외출 자제 등 스트레스 경험”

    여학생, 남학생보다 사회적 재난 불안감 높아… “외출 자제 등 스트레스 경험”

    여성 청소년이 남성 청소년에 비해 사회재난에 대한 안전체감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성이나 사이버폭력 정도는 남학생이 높은 반면, 사회적 위축은 여학생에게 두드러졌다. 최근 발간된 한국청소년연구 제33권 2호에 실린 논문 ‘청소년의 사회재난 안전체감도, 사회적 위축, 공격성, 사이버폭력 간 구조적 관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별에 따라 각 요인에 대한 차이가 나타났다. 논문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실시하는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 2018’ 자료를 활용, 2020년도 기준 중학교 3학년 2384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논문에 따르면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사회재난 안전체감도와 공격성, 사이버폭력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위축은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더 높았다. 특히나 성별에 따라 사이버 폭력은 매우 높은 수준의 평균 차이를 보이지만, 사회재난 안전체감도는 중간 정도의 차이를, 사회적 위축과 공격성은 낮은 수준의 평균 차이를 보였다. 청소년기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사회재난에 대한 안전체감도가 높았다. 사회적 재난은 사람들에게 공포를 확산시킴으로써 외출 자제, 일상생활 통제, 대인관계 철회 등의 사회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사회적 스트레스는 특히 타인지향적인 여학생에게 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공격성과 사이버폭력 수준이 심각했다. 논문은 “청소년기 학생들은 사회화 과정에서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식을 배우게 되는데, 남학생들은 공격성이나 비행 등과 같은 거친 행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또래들과의 관계에서 인정받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위축에 있어서는 여성 청소년이 남성 청소년보다 더욱 높은 수준으로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위축은 낯선 상황에서 타인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주위와 어울리지 못하는 정서적 상태다. 청소년기 여학생의 관게 지향적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면 집단 속에서 위화감을 느끼고, 심리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타인과의 관계를 회피하는 양상을 띠는 것이다. 여러 변인들은 상호 연계돼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사회 재난에 대한 안전체감도가 사회적 위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이다. 또한 성별에 관계없이 사회재난에 대한 안전체감도가 사이버폭력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특히나 코로나19 같은 사회재난으로 인한 대면의 한계를 경검하며 비대면 사이버상 범죄들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연구진은 “사회재난으로 인해 온라인 활용도가 높아진 상황을 고려, 청소년기 사이버폭력 감소를 위한 온라인 교육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사설]두 달 놀다 문 연 국회,민생법안 처리만은 속도내라

    [사설]두 달 놀다 문 연 국회,민생법안 처리만은 속도내라

     두 달 가까이 놀던 국회가 이제서야 제대로 문을 열었다. 여야는 어제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에 합의했다. 지난 5월 30일 전반기 국회 임기가 끝나고 국회 공백 상태가 된 지 53일 만이다. 늦게나마 국회가 일을 하겠다고 하니 다행이기는 하다.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민생과는 상관없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싸고 여야는 계속 힘겨루기를 하다 두 달을 날려 보냈다.  결국 국민의힘이 국회운영·법제사법 등 7곳을, 더불어민주당이 정무·교육·보건복지 등 11곳의 위원장을 각각 맡기로 합의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는 여야가 1년씩 번갈아 맡게 된다. 이런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여야는 여러 번 약속을 어겼다. 상반기 의장 임기가 끝나기 전에 후반기 원구성을 마치도록 규정한 국회법을 우선 어겼다. 이후에도 여러 번 시한을 정해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제헌절까지 끝내겠다던 약속을 포함해 번번이 공수표를 날렸다. 뒤늦게 합의를 도출했지만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대단한 묘안을 낸 것도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합의할 것을 왜 두 달 가까이 씨름을 했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겨우 하루 일하고 1285만원의 한 달 세비를 챙겼다고 하니 국민들은 더 분통이 터질 일이다. 국회가 공전하는 동안 해외출장도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지난달과 이달 출장을 갔다오거나 갈 예정인 국회의원이 60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초선인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이 “국민께 부끄럽고 면목이 없다”며 뒤늦게 세비 반납 의사를 밝혔는데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오죽하면 이 참에 국회의원도 ‘무노동 무임금’을 제도화하자는 말까지 나오겠는가.  지금 국민들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경제위기로 고통을 겪고 있다. 서민·중산층과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도 여야 모두 입으로만 민생을 외치며 모든 잘못은 서로 네 탓이라고 비난하며 정쟁에만 몰입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여야의 무의미한 다툼으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당장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민생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유류세 인하 방안과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민생법안 처리가 정쟁에 휘말려 또 국회에서 지체되거나 좌초되면 모든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간다. 비상시국인 만큼 여야는 협치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국회 정상화는 지각을 면치 못했지만, 민생법안 처리만은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 은수미 “하지 않은 일 진실 밝혀지길”...검찰, 징역 5년 구형

    은수미 “하지 않은 일 진실 밝혀지길”...검찰, 징역 5년 구형

    검찰이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은수미 전 성남시장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22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은 전 시장에 징역 5년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467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은 전 시장은 뇌물수수 및 공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은 전 시장의 범행은 시민들로부터 받은 권한을 사적 남용한 것”이라며 “그러나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공익제보자를 보복적 차원에서 이 사건을 기획한 사람 등으로 모는 등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은 전 시장은 지난 2018년 10월 전 정책보좌관 A씨와 공모해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 B씨로부터 수사기밀을 제공받고 청탁을 받아 B씨 지인을 6급 팀장 보직에 임명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다. 또 다른 경찰 C씨가 요구한 업체와 성남시 납품계약을 체결하는 편의를 제공한 혐의도 있다. 또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휴가비와 출장비, 명절 선물 등 명목으로 A씨로부터 총 467만원 상당의 현금과 와인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관련자는 모두 재판을 받고 있다. B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고, C씨는 징역 5년을 구형받고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은 전 시장과 함께 기소된 A씨는 징역 1년, 보좌관 D씨는 징역 6월에 추징금 550만원이 구형됐다. 은 전 시장은 최후 진술에서 “재임 기간 재판장에 올라 끊임없이 구설에 오른 것을 사과드린다”며 “등잔 밑이 어두워 부정한 일이 벌어진 것을 늦게 알았고 알지 못했던 책임 등을 지기 위해 불출마했으나 여전히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부정한 청탁을 받아 부정한 일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이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더 이상의 억울함이 없도록 살펴봐 달라”고 덧붙였다. 은 시장 선고공판은 9월 1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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