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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발 하라리 “정의보다 평화가 우선, 하마스 궤멸이 목적 돼선 안돼”

    유발 하라리 “정의보다 평화가 우선, 하마스 궤멸이 목적 돼선 안돼”

    “정의와 평화,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평화를 선택하라.” 이스라엘 출신 세계적인 지성 유발 하라리(47) 히브리대 교수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쓸어버리겠다는 이스라엘 정부에게 건네는 쌉싸래한 조언이다. 그는 영국의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역사상 모든 평화 조약은 절대적 정의가 아닌 타협에 기반했다”면서 “정의는 필수적이지만, 절대적 정의를 추구하면 갈등이 무한히 지속돼 평화에 이르지 못할 수 있다”고 최근의 우려되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하마스가 중동의 평화 무드를 깨기 위해 이번 전쟁을 일으켰고,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도 결국 양측이 타협을 통해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하라리 교수는 1일(현지시간) 엑스(X, 옛 트위터)에다 “8주 전 이스라엘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역사적 평화 협정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면서 “이 조약은 하마스에 큰 위협이 됐고 10월 7일 발생한 공격의 계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마스 측 목표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죽이는 것뿐 아니라 평화 프로세스를 막는 것이었다”면서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건 평화 프로세스로의 복귀를 의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와 ‘아브라함 협약’을 맺고 관계를 정상화한 데 이어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의 국교 정상화도 모색해 왔다.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출범을 국교 정상화의 전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협정 논의는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이 벌어지면서 중단됐다. 하라리 교수는 지난달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도 하마스가 전쟁을 일으킨 목적이 중동 평화 무드 차단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동 지역) 평화 및 관계 정상화 전망은 하마스에 치명적인 위협”이라며 “하마스는 1987년 창설 이후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비타협적 무장 투쟁에 전념했다”고 비판했다. 하라리 교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도 이번 전쟁을 막지 못한 것 이상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X 게시물에서 “네타냐후와 그의 정부는 이스라엘 국가의 기능 장애에 대한 큰 책임이 있다”면서 “네타냐후는 국가를 분열시키고 국민 일부를 반역자로 낙인 찍는 방식으로 경력을 쌓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격이 아닌 충성도를 바탕으로 사람을 요직에 임명했다”면서 “이는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경고이며 코로나19, 전쟁 발발과 같은 위기 상황에 포퓰리스트를 지도자로 선출하면 그 대가를 혹독히 치르게 되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하라리 교수는 이전 WP 기고문에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10년간 온건한 팔레스타인 세력과 평화를 이루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매파적 정책을 강화했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유대인 우월주의를 내세운 우익 메시아 사상도 수용했다고 하라리 교수는 봤다. 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돕고 있다”면서 “네타냐후 정부가 명확한 정치적 목표 없이 이 전쟁을 치르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네타냐후 정부가 장기 비전을 보여주지 않고 하마스 무장 해체라는 군사적 성취에만 몰두해 있다는 비판이다. 하라리 교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이해와 타협을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그는 10월 17일 X 게시물에서 “지금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마음은 각자의 고통으로 가득 차 상대방 아픔을 인정할 여유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틀 뒤 녹화된 일본 매체 인터뷰에서도 그는 “우리는 타협해야 한다. 모두 함께 지구에 발붙이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전쟁 목표는 단순히 하마스를 격퇴하는 게 아니라 팔레스타인인이 그들 고국에서 품위 있는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 “말투 기분 나빠” 태국서 만난 韓여성 치아 부러질 정도로 때린 20대

    “말투 기분 나빠” 태국서 만난 韓여성 치아 부러질 정도로 때린 20대

    태국에서 처음 만난 한국 여성과 술을 마시다가 말투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치아가 부러질 정도로 때리고 귀국 후에는 합의를 종용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강영기 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월 중순 태국 방콕의 한 길가에서 한국 여성 B(29)씨의 말투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에 탄산수를 뿌리고 주먹으로 얼굴과 상체를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당시 태국에서 처음 만나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치아 2개가 완전히 빠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B씨는 전치 4주 진단과 별개로 탈구된 치아의 경과에 따라 발치 및 임플란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후 B씨의 요청으로 태국 현지 병원으로 B씨를 데려간 A씨는 ‘혼자 다쳤다’는 취지로 말할 것을 요구했고, 현지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할 때도 “B씨가 혼자 넘어지면서 치아가 부러졌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귀국한 뒤에도 B씨에게 자신도 피해를 봤다며 “먼저 신고를 해야 하나 의문이다”, “악감정 없고 좋게 끝내고 싶다” 등 합의를 종용하는 듯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강 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을 마치 성범죄자처럼 대하는 피해자의 태도가 무례하고 기분 나쁘게 느껴져 범행했다고 했으나,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을 따르더라도 피해자의 태도에 특별히 문제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피해자의 태도를 오해해 기분이 나빴더라도 범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주변에 쉽게 도움을 청할 수 없는 타지에서 치아가 탈구되는 등 중한 상해를 입는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A씨가 공탁금 500만원을 낸 것에 대해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하고 용서받기 위해 노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합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를 양형 요소로 고려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 “역적이 잘 사는 역사 반복돼선 안 돼”…12·12 맞선 故김오랑 조카의 당부

    “역적이 잘 사는 역사 반복돼선 안 돼”…12·12 맞선 故김오랑 조카의 당부

    1979년 12월 13일 0시 20분 서울 송파구 거여동 특수전사령부(특전사) 2층 사령관실에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한 제3공수여단 부대원 10여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반란을 진압하려는 정병주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려 했다. 유사시 특전사령관을 지켜야 할 3공수가 반란군에게 가담했기 때문에 정 사령관 곁에 남은 건 비서실장이었던 김오랑 소령뿐이었다. 김 소령은 당시 권총에 실탄을 장전하고 사령관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 채 반란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M16 소총에 난사 당해 숨졌다. 당시 35살이었던 김 소령은 직속상관인 특전사령관을 지키고 군사 반란에 맞서 군인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다 희생됐다. 그는 1990년 중령으로 추서됐고, 2014년에는 보국훈장이 추서됐다.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12일째 4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김 중령의 조카 김영진(66)씨가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아내와 함께 영화를 봤는데 (정해인) 배우가 삼촌과 많이 닮아서 보기 좋았다”면서 “삼촌이 죽는 장면은 눈물이 나서 차마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김 소령은 지난달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에서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의 모델이다.김 중령의 부고 소식은 12·12 다음 날 저녁이 돼서야 가족에게 전달됐다. 가슴과 배 등에 6발의 총탄을 맞은 김 중령의 시신은 거의 두 동강이 났고, 신군부는 김 소령의 시신을 특전사 뒷산에 암매장했다. 김씨는 “온 집안이 ‘개천에서 용이 났다’며 삼촌이 머지않아 별을 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며 “집안의 희망이었던 삼촌이 처참하게 죽은 것도 모자라 동네 강아지처럼 야산에 묻힌 충격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김 중령의 아내 백영옥 여사는 남편의 죽음 이후 충격으로 시신경 마비가 되며 실명한 후 1991년 6월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실족사로 결론지었다. 김씨는 “수사관들이 숙모의 죽음은 실족사니까 너무 떠들지 말라고 하더라”며 “정병주 전 사령관 역시 숙모가 돌아가시기 직전에 야산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것까지 생각해보면 숙모의 죽음도 타살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2014년 정부는 김 중령에게 보국훈장을 추서했다. 김 중령이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에서 전투에 참여하거나 접적 지역에서 적의 공격에 대응하는 등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으로 뚜렷한 무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무공훈장 추서 요건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었다. 지난해 11월 국방부는 반란군의 총격에 숨진 지 43년 만이자, 12·12사건을 군사 반란이라고 규정한 지 25년 만에 김 중령의 사망 구분을 ‘순직’에서 ‘전사’로 변경했다. 군 인사법에 따르면 전사자는 ‘적과의 교전 또는 무장 폭동·반란 등을 방지하기 위한 행위 탓에 사망한 사람’, 순직자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으로 구분하고 있다. 김씨는 “정부도 삼촌이 ‘전사’한 것이라고 결정한 만큼 이제라도 무공훈장으로 바꿔주는 게 맞다고 본다”며 “육군사관학교와 특전사령부 안에 삼촌의 흉상까지 세워진다면 그토록 매달렸던 명예 회복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국방부는 김 소령의 사망을 ‘순직’에서 ‘전사’로 변경했다.김씨는 “요즘 보면 나라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게 맞는지 걱정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19년 한 유튜브에 출연해 “12·12는 나라를 구하려고 나온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신 장관은 “쿠데타는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 대한민국 현실에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그때 (방송에서) 쿠데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앞뒤 맥락을 좀 자르고 이야기한 것 같다. 저는 그(12·12)에 관한 대법원 확정판결과 정부 공식 입장을 100% 지지한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기도 안 찬다. 어떻게 반란을 편드는 사람이 국방부 장관이 될 수가 있느냐”면서 “이미 법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판단이 다 끝난 사안에 대해 이제 와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다. 그러면 우리가 역적의 가족이란 소리냐”고 되물었다. 영화가 흥행하는 것을 두고 김씨는 “시간이 흐르며 삼촌의 이름이 잊히는 건 아닐지 걱정했는데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촌은 나라를 지키고 상관을 구하기 위해 몸을 바친 군인의 귀감이었다”며 “많은 분이 영화를 보고 삼촌의 희생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역적들은 편안하게 잘 살고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사람들은 고통받는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더 구할 것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자승스님 영결식 엄수

    “더 구할 것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자승스님 영결식 엄수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자승스님 열반송(스님이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 대한불교조계종이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상월결사 회주 고(故) 자승 스님(세수 69·법랍 44년)의 영결식이 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서 엄숙하게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종정 성파스님, 총무원장 진우스님 등 조계종 주요 인사와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 국회 불자모임 정각회 회장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등 정계 인사,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를 지낸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등 타 종교인, 불교 신자 등 수천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다. 영결식은 명종, 개식, 삼귀의례, 영결법요, 헌향헌다, 행장소개, 추도입정, 생전법문, 영결사, 법어, 추도사, 조사, 조가, 헌화, 조전, 인사말씀, 공지사항, 전법선언제창, 사흥서원 순으로 진행됐다.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영결식 추도사를 통해 “지난 2월 이 자리에서 인도 순례를 간다 해서 많은 대중이 출발할 때 무사히 다녀오라고 격려하는 말을 하러 왔었다”며 “불과 얼마 되지 않아서 뜻밖에도 오늘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기약이 없는 곳으로 자승 스님을 보내려고 온 영결식에서 무슨 말을 할지 말이 나오지 않다”고 애도했다. 진우스님은 “천축국(天竺國) 40여일에 걸친 가행정진길에는 아직도 발자국이 그대로 지워지지 않았고 위례 신도시 상월선원에서 100일동안 앉았던 좌복에는 여전히 따스한 기운이 식지 않았으며 해동(海東)의 삼보사찰을 이어가며 밟았던 순례길에서 떨어뜨린 땀방울은 지금도 마르지 않았다”며 “그 뜻과 의지를 오롯하게 이어받은 상월결사 정신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며 대화상의 수행력과 유훈이 하나로 결집된 ‘부처님 법 전합시다‘라는 전법포교의 길을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주경스님은 “참아보려 해도 밀려오는 안타까움과 슬픔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며 “우리들은 스님께서 열어 보이신 길을 따라 원력 불사를 하나하나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윤석열 대통령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사에서 “자승 큰 스님은 불교의 화쟁 정신으로 포용과 사회 통합의 리더십을 실천하신 한국 불교의 큰 어르신이었다”며 “스님이 걸어온 모든 순간은 한국 불교의 역사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스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연대의 정신으로 어려운 이웃을 더 따뜻하게 살피고 국민의 삶 구석구석 희망이 스며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자승 스님의 극락 왕생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헌화자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학생의 유족, 전국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으로서 복직 투쟁을 했던 김승하 씨,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에게는 자승스님이 총무원장 재직 중인 2012년 8월 만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인연을 맺고 손을 내밀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종교는 달라도 자승 스님을 향한 추모는 한마음이었다. 국제불교도연맹(IBC), 일한불교교류협의회, 베트남중앙불교승가회 등 세계 각국 불교단체가 조전을 보냈다. 천주교의 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김희중 대주교는 “여러 해 동안 지척에서 만나 고견을 나눴는데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며 “불교의 대사회 역할 강조하며 사회통합, 종교간 화합, 고통받는 이웃에게 다가가기 강조한 분. 이 모든 헌신이 헛도지 않도록 종교 지도자들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기독교 남북평화재단 이사장 김영주 목사도 “종교 화합과 더 나아가 한국 사회의 화합을 위해 앞장서신 분, 성탄절에 조계사에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밝히셨던 분, 남북한 화해를 위해 힘쓰신 분이었다”며 “속세에 사는 우리가 헤아릴 수 없는 세계로 순례를 떠나신 스님의 극랑왕생을 기원하다”고 전했다. 영결식을 마친 후 자승스님의 법구는 경기 화성시 소재 용주사로 이운됐다. 경기 화성시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연화대에서 고인의 다비식이 거행된다. 1954년 강원 춘천에서 출생한 자승스님은 1972년 해인사 지관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조계종 재무부장·총무부장, 중앙종회 의원 및 의장을 역임했다. 2009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8년에 걸쳐 33·34대 총무원장으로서 종단을 이끌었다. 그는 한국 불교 중흥을 목표로 승려 8명과 함께 2019년 겨울 경기 하남시의 비닐하우스형 시설에서 동안거(冬安居)했다. 이를 계기로 ’상월결사‘라는 단체를 만들어 국내에서 ’삼보사찰 천리순례‘ 등을 하고 올해 초에는 인도·네팔의 8대 성지를 순례했다. 자승스님은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집)에서 입적했다. 이날 오후 6시 50분쯤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 결과 자승스님의 법구로 확인됐다. 그가 탔던 차에는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라는 메모가 있었다. 서울 봉은사 인근 자승스님 숙소에서는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주십시요”라는 진우스님에게 남긴 글이 발견됐다. 정부는 지난 2일 자승 스님이 한국불교 안정과 화합으로 전통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이웃 종교와의 교류 협력과 사회 통합에 이바지했다며 국민훈장 중 최고 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 “남편·성관계 원한 적 없는데”...‘결혼 강간’ 피해 여성들의 고백 [여기는 인도]

    “남편·성관계 원한 적 없는데”...‘결혼 강간’ 피해 여성들의 고백 [여기는 인도]

    신분 계급과 가부장적 문화가 공존하는 인도에서 일부 여성들은 매일 밤 강간과 다름 없는 부부관계를 요구받는다. 오래전부터 내려져 온 악습과 현존하는 법이 여성들의 삶을 더욱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미국 CNN의 1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아내가 18세 이상일 경우 남편이 아내에게 부부관계를 강요하는 것은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지 여성인권운동가들은 오랫동안 법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국가의 간섭이 인도의 ‘결혼 전통’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법을 손봐서는 안 된다는 보수주의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가부장적 사회는 아내에게 특정한 행동을 요구하며, 아내가 원하든 그렇지 않든 남편이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은다.CNN은 사회복지단체 및 비정부기관을 통해 현지 여성 3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중 한 명인 마야(가명‧21)는 19살 때 대학에서 만난 남성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했지만, 남편과 그의 가족은 마야가 카스트(인도 신분 계급)에서 낮은 계급이라는 이유로 인격적 모독을 가했다. 마야는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남편은 도리어 “현실과 타협하고 가족이 시키는대로 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그리고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의 ‘강제 추행’이 시작됐다. 마야는 “내가 남편에게 ‘당신의 행동을 강간이라고 부른다’며 저항의 뜻을 밝혔지만, 남편은 ‘내가 강간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싫다면 경찰에 신고해라’라고 받아쳤다”고 말했다. 마야는 이 일이 있은 뒤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 대신 집을 떠나 결혼생활을 청산했다. 또 다른 여성인 비디야(가명‧37)는 결혼을 원치 않았지만, 자신의 아버지에 의해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남성과 결혼식을 치렀다. 당시 19살이었던 그녀는 결혼식 당일까지 성(性)에 대한 어떤 지식도 배우지 못했으며, 모르는 남성에 불과했던 남편은 그녀에게 의사를 묻지도 않은 채 부부관계를 이어갔다. 결혼한 지 몇 년이 흐른 뒤 비디야는 아들을 낳았지만, 남편의 폭력적인 요구는 끊이지 않았다. 그녀가 부부관계를 거절하면 남편은 폭력으로 위협했다. 비디야는 한때 남편을 떠날 생각도 했지만, 자신에게 강압적인 남편이라도 함께 있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고는 결혼 상담센터를 찾았다. 그녀는 “남편이 감옥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결혼생활 중 강압적인 부부관계는 범죄에 해당되어야 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NN과 인터뷰한 마지막 여성인 누스라트(가명‧33)는 부모의 친구 아들이었던 남편의 끈질긴 요구로 결혼했지만, 결혼 직후 그가 도벽 및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강압적으로 부부관계를 요구하는 남편에 거부감을 가졌지만, 홀로 세 자녀를 부양할 자신이 없었던 누스라트는 남편을 떠날 수 없었다. 누스라트는 “나는 교육을 받지 못했고, 돈을 벌 능력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자녀들을 생각해 남편과 함께 살고 있다”면서 “남편과 성관계를 맺는 것이 싫었지만, 나는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 인도 전역에서 ‘결혼 강간’을 불법화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법적 보호망, 전혀 없을까? 인도에서는 동의를 얻지 않은 성관계를 범죄로 규정하지만, 여성이 아내인 경우는 대체로 예외에 속한다. 물론 부부 사이의 강압적인 성관계가 발생했을 때, 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CNN에 따르면 현지 민법에 따라 접근 금지를 요청하거나, 강간에 준하는 성폭행 및 가정 폭력을 다루는 형법에 따라 피의자가 기소될 수 있다.그러나 기혼 여성이 강압적 부부관계를 경찰에 신고해도 무시당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일부 법률의 경우 해석의 여지가 분분해 ‘가해자’가 법망을 빠져나가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 정부가 실시한 2019~2021 전국 가족 건강 조사에 따르면, 15~49세 기혼 여성 10만 명 중 17.6%가 “남편이 성관계를 요구할 때 거절할 수 없다”고 답했고 11%는 “남편이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지의 일부 여성은 낯선 사람의 강간만을 폭력적인 행위로 여기며, 부부 사이의 성관계는 아내로서 해야 할 의무라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권리를 위한 비영리단체인 ‘자고리’의 자야 벨란카르 이사는 CNN에 “인도의 가부장적 사회 시스템은 남성에게 특권을 부여한다”면서 “남편은 아내를 때리거나 말로 학대할 수 있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릴 때부터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남자친구는 기억 못해”…엘리베이터조차 못 타는 피해자

    “남자친구는 기억 못해”…엘리베이터조차 못 타는 피해자

    “검찰 구형이 30년이라서 그 이하로 선고될 줄 알았는데 징역 50년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믿을 수 없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른바 ‘대구판 돌려차기 사건’에서 법원이 1일 이례적으로 유기징역형으로는 국내 최장기인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피해자인 20대 연인은 여전히 일상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대구지법 형사11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살인,강간등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보다 많은 50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신상 정보를 공개하고 10년 동안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 등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 속에 괴로워하고 할 것이다. 피해자들 가족들도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정도의 충격을 받고 큰 피해를 입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그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대구판 돌려차기’ 사건…국내 최장 ‘징역 50년’ 선고 사건은 지난 5월 13일 대구 북구 대학가에서 발생했다. A씨는 지난 5월 13일 밤 10시 50분쯤 대구 북구에 있는 한 원룸에 귀가 중이던 20대 여성 B씨를 뒤따라가 흉기를 휘두르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를 제지하던 여성의 남자친구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는다. 당시 B씨는 손목 동맥이 끊겼으며 B씨의 남자친구는 자상으로 인한 다발성 외상, 그에 따른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11살 수준의 인지 능력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배달 기사로 일한 적 있는 A씨는 배달 기사가 여성의 뒤를 따라가도 경계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배달 기사 복장을 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부산에서 30대 남성이 오피스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여성을 성폭행하려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과 비교되며 ‘대구판 돌려차기’로 불리기도 했다. B씨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저라고 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왜 없겠느냐”면서 “엘리베이터조차 타지 못했는데,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남자친구를 보기 위해 매일 가족의 도움을 받아 바깥으로 나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자친구는 사건을 기억 못 했다. 지금도 기억을 못 한다. 집에서 사고를 당한 줄 알더라”며 “기억하지 못하면 아예 기억하지 말라고 했다.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살아 있으니 그냥 감사하다”라고 했다. 또 B씨는 자신과 같은 ‘묻지마 사건’ 피해자들을 위해 법이 제도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 같은 피해자가 많다고 들었다. 사실 저는 운이 좋아서 그렇지,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다”며 “판사나 재판부에 따라 양형이 왔다 갔다 하지 않고 법률적으로 일원화될 수 있도록 법이 보완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국선변호사를 사선 변호사로 바꾸며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진정성이 없었다”며 “가해자 부모 측으로부터도 사과는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대한적십자사 ‘2024 따뜻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선포식’ 개최

    대한적십자사 ‘2024 따뜻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선포식’ 개최

    대한적십자사가 1일 재난 이재민과 사회적 약자 등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달하기 위한 ‘2024 적십자 따뜻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선포식을 열고 내년에도 국민 보호와 지속가능한 인도주의 사업에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대한적십자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종합체육관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 김상열 회장자문위원회 위원장(서울신문 회장), 주한우크라이나 대사 등 외교사절, 대한적십자사 임직원, 봉사·헌혈·기부자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선포식을 가졌다. 대한적십자사는 “재난구호, 사회복지, 헌혈, 공공의료 등 분야에서 인도적 활동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해온 800만 적십자 가족을 격려하고 내년도 적십자 회비 모금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선포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조 장관은 축사에서 “약자를 향한 따뜻한 나눔 정신으로 어려움이 있는 곳에 함께 해주시는 적십자 가족과 봉사원들의 활동에 감사 인사와 함께 큰 존경의 박수 보낸다”며 “정부도 봉사자 여러분의 자긍심을 높이고 예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 등 어려움에 놓인 국민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김 회장은 “오늘부터 내년 1월 말까지 회비 모금 캠페인 진행한다”면서 “국민께서 도와주신 성금을 바탕으로 어려운 이웃과 고통받는 이재민에 든든한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측할 수 없는 재난에 대한 예방 및 대응을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돌봄을 확대하는 한편 미래세대를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과 청소년적십자 인성 교육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글로벌 인도적 위기 지원에 국제 적십자 운동 내에서 위상을 높여 세계 적십자사를 선두에서 이끄는 적십자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조 장관과 대표단 12명은 기금함 점등식 행사를 가졌다. 점등에는 김 회장, 김 위원장, 김문식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전국협의회 회장, 서창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회 위원장, 다회 헌혈자, 구호요원, 간호사 등이 참여했다.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로 활동해 온 배우 안재욱씨는 ‘적십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적십자의 역사와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대한적십자는 정부와 함께 국내 재난 대응 플랫폼 인도적 외교활동 통해 해외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지역사회 대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말했다.
  • 탄핵소동에 국회 ‘새해 예산안’ 3년 연속 지각 처리

    탄핵소동에 국회 ‘새해 예산안’ 3년 연속 지각 처리

    내년도 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2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연말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새해 예산안은 결국 3년 연속 지각 처리 수순을 밟게 됐다. 2014년 국회 선진화법 통과 이후 여야가 법정시한을 지킨 해는 2014년과 2020년 단 두 번뿐이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가 지난달 30일까지인 예산안 심사 기한을 지키지 못함에 따라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다만 이날 본회의에 부의안을 상정 하지는 않았다. 일단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 예산안 처리를 마치겠단 목표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처리가 장기화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정기국회 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의혹 관련 ‘쌍특검’ 처리를 예고한 만큼 여야 대치 전선이 가팔라지고 있고, 쟁점 예산 협상도 진통을 거듭하고 있어서다.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7일부터 예산소위 내 소위원회(소소위) 가동하며 밀실 심사를 해왔다. 하지만 과학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검찰 특수활동비, 원전·재생에너지 예산,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화폐 예산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쟁점을 놓고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민주당은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정부·여당을 향해 준예산 사태가 올 것이란 기대를 버리라고 경고했다. 본회의 정부 예산안이 표결에 부쳐 부결되면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준예산이 편성된다. 준예산은 전년도 예산에 따라 편성되며 감액만 가능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들리는 말에 의하면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합의가 안 되면 원안 표결하고 부결되면 준예산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한다”며 “그러면 나라 살림이 엉망이 되고 국민이 고통받는데 그것이 야당 책임이라는 무책임한 태도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에 대비해 단독 수정안을 준비하겠다고 한 바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예산안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되도록 빨리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다만 몇 가지 중요한 쟁점들이 있고 입장 차이가 확연한 사안도 있다. 여야 간 대화를 통해서 타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서두르도록 예결위 간사를 독려해보겠다”고 했다.
  • [현장] ‘자유·번영의 접경지역 조성을 위한 세미나’…“접경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전 방안 모색해야”

    [현장] ‘자유·번영의 접경지역 조성을 위한 세미나’…“접경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전 방안 모색해야”

    “국가 안보의 최전방에 있는 접경지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은 중요한 과제입니다. 접경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전의 원동력을 발굴해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자 기회입니다.” 접경지역의 자유와 번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 의제를 발굴하는 ‘자유·번영의 접경지역 조성을 위한 세미나’가 1일 오후 1시 30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대강당에서 열렸다.  ‘DMZ 자유·평화 대장정’ 참가자 등 150여명 참석 정전 협정 70주년을 맞아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학계와 연구기관, 환경단체, ‘비무장지대(DMZ) 자유·평화 대장정’ 참가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접경지역의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세미나는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접경지역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문경복 인천 옹진군수, 김성수 서울신문 상무의 축사가 이어졌다. 고기동 차관, “DMZ의 자연과 안보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역발전 나설 것” 고기동 차관은 개회사에서 “한국전쟁 이후의 눈부신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은 어느 지역보다 각종 규제의 무거운 짐이 지어진 접경지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세미나를 통해 접경지역의 생생한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 접경지역이 자유와 번영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 차관은 “정전 협정 70주년을 맞아 행정안전부와 접경지역 지자체는 최근 접경지역을 따라 조성된 ‘DMZ 평화의 길’에서 국민이 참여하는 ‘DMZ 자유·평화 대장정’ 행사를 개최했다”면서 “접경지역의 특화 자원인 DMZ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안보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역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문경복 옹진군수는 “1953년 한국전쟁 정전(停戰)으로 생겨난 DMZ는 현재까지도 남북한의 긴장과 대립을 보여주는 결과물로 남아 접경지역 주민들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군사적 충돌 위기의 상황 속에서 살아가며 각종 규제와 개발 제한으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접경지역 10개 시·군은 접경지역 군사보호구역 완화, 평화 안보 관광자원 활성화, 민군 협력을 통한 규제 해소 노력 등 평화와 번영의 지역으로 변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이 접경지역이 낙후되고 불안한 지역이 아니라 청정한 자연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이것이 접경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하나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서울신문 상무는 “접경지역은 과거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통일과 평화의 길을 열어가기 위한 중요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DMZ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특별한 지역으로, 접경지역의 생태 환경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있어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세미나가 접경지역의 미래를 함께 그리는 중요한 첫걸음이 되길 기대하며,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협력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민조 연구원, “접경지역 특수성 부각시킬 수 있는 사업 추진해야”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진권 강원연구원 원장이 ‘자유 기반 평화의 소중함과 현대적 의미’에 대한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현 원장은 “DMZ는 자유의 가치가 작동하는 마지막 땅이다. 자유의 막다른 길”라면서 “자유를 기반으로 한 평화가 진정한 평화이며, DMZ의 길은 자유의 가치를 생각하는 명상의 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부 행사는 강민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접경지역 주민주도의 지역 활성화 방안’과 김승호 DMZ 생태연구소 소장의 ‘DMZ·접경지역의 생태·환경적 가치’에 대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강 책임연구원은 “DMZ·접경지역을 그린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접경지역의 지역별 특수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남북협력 거점도시 조성 등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분야별·지역별, 중앙부처·지자체, 지역 주민과 전문가 간 통합적 분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남북교류협력이 가능하도록 과도한 규제 완화, 접경지역의 지역별 맞춤형 지원이 가능한 법·제도 제정 및 보완, ‘남북접경위원회’ 설치와 범부처 차원의 강력한 컨트롤 타워 구축, 접경 협력 분야별 사업의 성격과 재원의 특성을 고려한 다각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호 소장, “인류의 모범이 되는 세계적인 생물권 지역으로 나가야” 김 소장은 “냉전의 산물은 DMZ는 한국전쟁 이후 사람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이 스스로 복원되어 ‘접경지 생물권’으로 구분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동서로 연결된 분단의 공간은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높은 종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DMZ가 독일의 그뤼네스반트 같이 인류의 모범이 된 생물권 지역이 되려면 DMZ 일원 남북 공동 학술조사, 접경지 마을 주민 생애사 구술 채록 사업, 평화와 상생 관련 국제교류 활동 등 DMZ 생태기록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 현진권 원장을 좌장으로 주제발표를 한 강민조 연구위원, 김승호 원장, 김원호 접경지역발전팀장 등이 참가한 가운데 DMZ 개발과 환경 보존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DMZ 평화의 길’ 60일간 대장정에 420명 참가  2부에서는 지난 9월18일부터 6회에 걸쳐 60여 일간 ‘DMZ 평화의 길’에서 진행된 ‘DMZ 자유·평화 대장정’ 참가자들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서는 김학면 원정대장이 ‘DMZ 평화의 길 524㎞ 지역별 특색 및 자연환경’에 대한 주제발표와 대장정 참가자들의 완주 소회, DMZ 평화의 길에 바라는 점 등에 관한 토론이 이어졌다. 김 대장은 “유럽에 ‘산티아고길‘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자연이 보존된 DMZ 평화의 길이 있다”면서 “각종 개발로부터 소외된 DMZ 지역 발전과 관광할성화를 위해 국내외 이용객들이 DMZ 평화의 길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 주최로 열린 대장정에는 420명이 참가해 강원도 고성군에서 인천시 강화군까지 조성된 524㎞ ‘DMZ 평화의 길’을 따라 걸으며 지역 생태·안보 관광지를 탐방했다. DMZ 평화의 길은 남북평화 촉진과 접경지역 활성화를 위해 행안부와 문체부, 국방부 등 7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추진한 사업이다.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총 36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정부, 접경지역 지원에 20년간 13조 2000억원 지원 한편, 정부는 많은 규제로 인구와 일자리 감소의 문제를 겪고 있는 접경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2011년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을 제정했다. 2030년까지 13조 2000억원을 투자하는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해 3개 시·도 15개 시·군에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생태·평화 관광 활성화,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정주 여건 개선, 균형발전 기반 구축, 남북 교류 협력 기반 조성 등 4개 전략 10개 추진과제를 설정해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재정이 열악해 문화, 복지, 체육 등에서 소외된 접경지역 주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해 2019년에서 2024년까지 5년간 12곳에 접경지역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아 도시주민보다 비싼 연료를 사용하는 접경지역에 ‘접경지역 LPG 배관망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광객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철원·포천·연천에 걸쳐있는 한탄강 협곡과 주상절리를 체험할 수 있는 한탄강 주상절리길 조성사업도 마무리했다.
  • 박춘섭 靑 경제수석 “고금리 고통에 마음 무거워 … 고민 이어갈 것”

    박춘섭 靑 경제수석 “고금리 고통에 마음 무거워 … 고민 이어갈 것”

    “고금리로 많은 분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박춘섭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들을 만나 “다른 자리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의 추천으로 금통위원에 취임했으나, 지난 30일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임명되면서 7개월만에 한은을 떠나게 됐다. 박 위원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우리 경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취약 부문의 리스크도 상존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저출산 고령화 추세와 함께 구조개혁이 늦어지면서 잠재성장률도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회자정리(會者定離)’라는 말도 있듯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는 것이 순리이지만, 주어진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금통위원직을 떠나게 되어서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수석이 금통위원에 재임한 기간 동안 금통위는 기준금리 동결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다섯 번 참여했는데 (기준금리) 동결만 하다가 가게 됐다”면서 “물가가 안정됐다면 저도 기준금리를 내릴 기회가 한 번 더 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돌이켰다. 박 수석은 “금통위원 경험이 대통령실에 가서도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금통위원은 주로 금리를 중심으로 보지만, 새로 가는 자리는 민생과 국가 정책을 보는 자리”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최상목 전 경제수석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박 수석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총괄과장, 대변인, 경제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을 거쳤으며 조달청장 등을 역임했다. 금통위원 취임 당시에는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줄곧 우려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 부도 증가율 세계 2위 국내 ‘좀비 기업’ 숨통 틔워주나…기업구조조정 촉진법 3년 연장 [법안 톺아보기]

    부도 증가율 세계 2위 국내 ‘좀비 기업’ 숨통 틔워주나…기업구조조정 촉진법 3년 연장 [법안 톺아보기]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본연의 임무는 입법 기능입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으로 발현돼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법안 톺아보기]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을 조명합니다.기업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제도의 일몰을 2026년 10월로 3년 연장하는 내용의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 개정안이 국회 첫 문턱인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이 정무위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 과정을 거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내기 힘든 좀비기업들이 잠시나마 숨통을 틜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기촉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기촉법이 연장되면 채권단 75%의 동의하에 채권단이 주도하는 워크아웃에 들어가 만기 연장과 자금지원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있을 경우에도 시장에 의한 지원이 가능해진다. 기촉법은 1990년대 말 IMF 당시 외환위기로 기업들이 위기를 겪자 2001년 처음 한시법으로 제정됐다. 이후 만료와 5차례의 재입법을 반복하다 올해는 만료 기간을 연장하지 못하고 지난 10월 15일부터 일몰을 맞이했다.기업들은 금융권과의 자율협약 체결을 통해 공백을 메꾸려 했지만 법적 근거가 없는 자율협약이라는 점에 한계를 겪었다. 특히 워크아웃은 채권자 75% 이상의 동의만으로 가동할 수 있는 데 비해 자율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채권단의 100% 동의가 필요하다. 자율협약에 따른 구조조정이 중단되면 기업이 살아날 방법은 법정관리(회생) 밖에 없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엇보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라는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협력업체는 물론 일반 상거래채권자 등과의 모든 채무가 동결되고 수주계약도 자동 해지된다. 이에 기업들은 고금리, 고환율로 고통을 겪으며 기촉법 국회 통과를 촉구해 왔다. 앞서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좀비기업의 비중은 42.3%로 200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금융협회가 내놓은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 기업의 부도 증가율은 1년 전 대비 40%를 기록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결제대금 미스매치 등 자금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해서 워크아웃 같은 채권단의 금융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워크아웃은) 어려움에 빠진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제도인 만큼 (기촉법을) ‘새로고침 지원법’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시간은 벌었지만, 여전히 개정돼야 하는 부분은 남아있다. 앞서 회생법원을 신설하는 등 기업 회생 업무를 강화하고 있는 법원행정처는 기촉법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일몰 연장을 반대해 왔다. 워크아웃에 동의하지 않는 채권자의 재산권 침해 등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다. 이에 정무위에서도 여야는 금융위원회가 2025년 12월 31일까지 제도 개편 방향을 마련하도록 부대 의견을 달았다. 법원의 역할을 확대하는 개편 방안 등을 마련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를 맡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기업들이 법원으로 넘어가지않고 자체적으로 워크아웃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업들한테 도움이 될 거다”라고 말하면서도 “법원의 파산트랙과 기업구조조정 트랙이 공존하는 체계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빨리 법원과 상의해서 일반법으로 합의를 해달라 이런 부대의견을 달아놨다”고 말했다.
  •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은행의 고통 분담 노력 성찰해야” 쓴소리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은행의 고통 분담 노력 성찰해야” 쓴소리

    조용병 신임 은행연합회장이 1일 “은행의 고통 분담 노력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은행은 그간 가계와 기업을 위해 의지가 되는 버팀목이자 재기를 위한 디딤돌이 되고자 노력해 왔지만, 국민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은행이 국민 눈높이에 맞춘 진정성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했다. 또한 그는 “최근 부실한 내부통제로 금융사고가 잇달아 국민께 큰 실망을 안겼다”며 “고객 수요에 맞는 금융서비스 제공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플랫폼 경쟁력이 테크(기술)기업과 비교해 아쉬운 수준”이라며 “편중된 수익구조와 불충분한 디지털 경쟁력은 은행이 혁신을 회피하고 쉬운 영업에 치중한다는 인상을 줘 은행 수익 창출 노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 일반 행원에서 시작해 2017년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올랐다. 지난 3월 회장직 3연임이 유력했으나 스스로 물러난 뒤 은행연합회장 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은행연합회장은 회원사인 20개 은행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자리로 금융당국과 소통을 담당한다.
  • 독감 1년새 확 늘었다… 아동·청소년 독감 3배 이상 껑충, 독감 대처법은

    독감 1년새 확 늘었다… 아동·청소년 독감 3배 이상 껑충, 독감 대처법은

    11월 19~25일 1천명당 45.8명7~12세 101명… 유행기준 15.5배13~18세 104명… 16배 최대 어린이, 임신부, 고령층 무료접종 가능발열·호흡기 증상시 자가 치료 말고 병원손수건·옷깃으로 입 막고 기침… 꼭 손씻기 “충분한 휴식·수면 취해야… 가습 필수” 유치원, 학교, 학원 등 집단 생활이 잦은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1년새 3배 이상 급증하는 등 독감 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 손씻기 등 개인 위생 수칙 준수 등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1일 올해 47주차(11월 19~25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가 45.8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3.9명)보다는 3.3배 높은 수치로 직전 주인 지난달 12~18일보다도 22% 늘었다. 2023~2024년 절기(올해 9월~내년 8월) 인플루엔자 유행 기준 6.5명의 약 7배다. 질병청은 지난 9월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외래환자 1000명당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는 7~12세에서 100.9명로 유행 기준의 15.5배였다. 특히 13~18세는 104.0명으로 유행 기준의 16배에 달했다.또 19~49세 53.2명, 1~6세 35.3명, 50~64세 24.4명, 0세 20.5명, 65세 이상 11.8명 등이었다. 질병청은 전국 196개 의원에서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정보를 수집해 발표한다. 38도 이상 갑작스러운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경우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로 분류된다. 질병청은 인플루엔자가 본격적인 겨울철 유행 양상을 보임에 따라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예방접종에 동참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은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폐렴 등 합병증 시 입원·사망할 수도백신 접종시 성인 70~90% 예방효과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A, B, C형으로 나뉘는데 주로 A형과 B형이 인체에 전염성이 높은 호흡기 감염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입원이 필요하거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 어린이, 임신부, 폐질환·심장질환 환자, 특정 만성질환 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입원할 위험이 높다. 독감은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는 감기와 달리 평균 2일(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40도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함께 나타난다. 대개 근육통과 두통이 가장 고통스럽고 소아에게는 종아리 근육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한다. 관절통과 눈의 작열감이 올 수 있고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위장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쉰 목소리,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은 점점 심해지며 해열 후 3~4일간 지속될 수 있다.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이 감염을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증상을 완화하고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가 크다며 매년 유행하는 혈청형에 맞춘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3가 백신은 올해 유행하는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1종을, 4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2종을 예방한다. 백신을 맞으면 건강한 성인은 70~90% 예방 효과가 나타나며 1년간 지속된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매년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므로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방접종은 2주 이상 지나야 항체가 형성돼 효과가 나타난다. 독감에 이미 걸렸다면 증상이 발현된 지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치료 기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고 폐렴 등 합병증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독감에는 주로 ‘타미플루’를 처방하며 성인 기준 75㎎을 하루에 두 번, 5일간 복용한다. 주사제 ‘페라미비르’도 개발돼 300㎎을 1회 주사한다. 한상훈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자가로 치료하지 말고 빨리 의료기관에 내원해 독감으로 진단될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약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무증상 감염도 바이러스 전파소아는 3주까지 전파 가능 독감이 의심된다면 전파를 막기 위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수건이나 휴지,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 독감 환자에게 전염되지 않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다녀오면 반드시 손을 씻어 손에 묻어 있는 바이러스를 없애야 한다. 조 교수는 “무증상 감염의 경우에도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며 소아는 3주까지 비교적 오랜 기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독감에 감염됐다면 해열 후 24시간이 경과해 감염력이 사라질 때까지 등교, 등원, 출근 등을 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 교수는 “항바이러스제의 투여만큼이나 중요한 치료 방법이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라며 “충분한 가습은 호흡을 편안하게 하고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번식을 막아 준다”고 말했다. 박세윤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에 걸린 사람은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으며 평균적으로 증상 발생 5일 뒤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면서 “어린이집, 학원, 학교 등 집단생활 환경에서 급격한 전파가 이뤄질 수 있어 등원·등교를 자제하거나 외출이 필요한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원룸 여성 성폭행하려다 남친까지 살인미수…징역 50년 선고

    원룸 여성 성폭행하려다 남친까지 살인미수…징역 50년 선고

    귀가 중인 여성을 뒤따라 원룸에 침입, 흉기를 휘둘러 성폭행을 시도하고, 마침 찾아온 피해자의 남자친구까지 살해하려 한 2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검찰이 구형한 형량보다 훨씬 무거운 형을 내렸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이종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으로 기소된 배달기사 A(28)씨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또 10년간 아동 등 관련기관 취업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 13일 오후 10시 56분쯤 대구 북구의 한 원룸으로 귀가 중이던 B(23·여)씨를 뒤따라 집안으로 침입, 흉기를 휘두르고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때마침 집을 찾아온 B씨의 남자친구 C(23)씨가 A씨의 범행을 제지했는데, 이 과정에서 A씨는 C씨의 얼굴과 목, 어깨 등을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A씨의 범행으로 피해 여성 B씨는 손목 부위에 동맥이 파열돼 신경이 상당 부분 손상되는 중상을 입었다. 특히 피해 남성 C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러 중환자실에서 수술을 받고 의식은 회복했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영구 장해를 입었다. 범행 후 달아난 A씨는 오토바이 번호판 등을 통해 신원 확인에 나선 경찰에 3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그는 범행 4일 전부터 ‘강간’, ‘○○ 원룸 살인사건’ 등을 검색하며 원룸에 혼자 사는 여성을 노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여성들이 경계하지 않도록 배달기사 복장을 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하며 흉기를 미리 준비하는 등 사전에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2021년 7월 한 여성의 알몸 사진을 촬영한 혐의도 추가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0년을 구형하고,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 전자장치 부착 20년 등의 명령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죄(살인죄)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법정형이 정해져 있지만, 미수에 그쳤기 때문에 일부 감경을 적용해 징역형을 선고하기로 하고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대담하고 위험하며 중하다. 피해자들은 피고인으로부터 참혹하고 끔찍한 피해를 입었고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 살게 됐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극심한 두통으로 병원 찾은 남성…두개골에 박힌 젓가락! [여기는 베트남]

    극심한 두통으로 병원 찾은 남성…두개골에 박힌 젓가락! [여기는 베트남]

    지난 5개월간 극심한 두통과 끊임없이 흐르는 콧물 때문에 고통받던 베트남 남성의 두개골에서 젓가락 한 쌍이 박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뚜오이째 등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성 A씨(35)는 시력이 약해지고, 극심한 두통과 코에서 이상한 액체가 끊임없이 흘렀다. 다섯 달간 고통을 호소하던 A씨는 결국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진행했다. 뇌 CT 촬영에서 이물질이 코를 뚫고 두개골쪽으로 뻗어 박힌 것이 발견됐다. 정밀 검사 결과, 이물질은 다름 아닌 젓가락 한 쌍이었다.  A씨는 그제야 5개월 전 술에 취해 몸싸움을 벌였던 일이 떠올랐다. 당시 싸움에서 부상을 입었던 A씨는 병원 응급실에 갔지만, 코 부위의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고 외상 치료만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의사는 젓가락이 코를 뚫고 들어가 두개골까지 관통하면서 두통, 시력 상실 등의 증상을 일으킨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두개골 안에 공기가 들어차는 기뇌증 증세도 있다고 진단했다.  의료진은 즉시 내시경 수술을 진행해 두개골에 박힌 젓가락을 제거했다. A씨는 수술 후 안정을 취하며 회복 중이다. 
  • [서울광장] 여행길, 명나라 장수 공덕비와 마주치면/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행길, 명나라 장수 공덕비와 마주치면/서동철 논설위원

    공주 공산성은 백제가 부여로 천도한 이후에도 지방행정의 중심지 북방성으로 기능했다. 이후 신라는 웅천주, 고려와 조선도 공주목의 중심으로 활용했다. 성 내부의 공주목 관아는 17세기 중반에야 지금의 시내 중심가 중동으로 옮겨 갔다. 공산성 내부에는 명국삼장비(明國三將碑)라는 생뚱맞은 비석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제독 이공(李公)과 위관 임제, 유격장 남방위를 기린다. 1598년 세운 것을 1713년 고쳐 세웠다고 한다. 공산성은 당나라 웅진도독부 치소(治所)로도 쓰였으니 중국과의 인연이 질기다. 2030년 부산 엑스포 예정지였던 북항이 내려다보이는 부산진성에는 진남대(鎭南臺)가 있다. ‘남쪽을 진압한다’는 장대의 이름은 말할 것도 없이 왜를 겨냥한 것이다. 곁에는 상당한 크기의 비석이 있는데, 뜻밖에 천만리영양천공비(千萬里潁陽千公碑)다. 천만리는 1597년 평양과 울산 전투에 나섰던 명나라 장수다. 귀화한 영양 천씨 후손들이 1947년 세웠다. 왜군은 정발 장군이 분전한 부산진성을 헐어 내고 뒷산에 증산왜성, 바닷가에는 보조성 자성대왜성을 쌓았다. 왜군이 물러나자 명나라 장수 만세덕을 기리는 부산평왜비(釜山平倭碑)를 세웠는데, 지금은 남아 있지 않다. 조선은 1607년 옛 부산진성을 보수하는 대신 왜성을 그대로 부산진성으로 활용했다. 지금 보이는 가파른 성벽도 왜성의 흔적이다. 고금도는 강진 남쪽, 완도 동쪽의 섬이다. 강진에서 연륙교로 이어지고, 완도에서도 신지도를 거쳐 자동차를 타고 고금도로 들어갈 수 있다. 간척사업으로 고금도와 합쳐진 묘당도는 이순신의 조선수군과 진린의 명나라 수군이 주둔했던 군항이었다. 고금도 관왕묘비는 1713년 좌의정 이이명이 비문을 짓고, 삼도수군통제사 이우항이 글씨를 썼으며, 승려 처환이 새긴 것이다. 관왕묘는 중국인들이 신으로 믿는 삼국지의 영웅 관우를 모신 사당이다. 진린은 1598년 고금도에 관왕묘를 세우고 직접 제례도 올렸다고 한다. 앞서 이이명은 1710년 고금도 관왕묘에 이순신과 진린을 함께 배향했다. 그런데 1931년 소설가 이광수가 불러일으킨 여론이 변화를 몰고 왔다. 이광수는 ‘고금도에서 충무공 유적 순례를 마치고’라는 답사기에서 “통분한 것은 관우의 묘정 서무(西廡)에 충무공을 배향한 것이니, 충무공이 관우의 신하처럼 됐고 동무(東廡)의 진린보다도 아래 서게 됐다”고 썼다. 묘금도 관왕묘는 1947년 이순신 사당이 되어 1953년 충무사 현판을 내걸었다. 명나라는 1592년 원병을 조선에 보냈고, 많을 때는 10만명 남짓한 병사가 주둔했다. 명군은 1600년 모두 돌아갔는데 길지 않은 기간 적지 않은 흔적을 남겼다. 서울에는 민충단ㆍ무열사ㆍ선무사가 세워졌고, 남원ㆍ안동ㆍ성주ㆍ여수 등에 관왕묘가 지어졌다. 장수를 기리는 비석은 공주, 부산, 고금도와 함께 보령, 남해, 울산, 청산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여행길 명나라 장수를 떠받드는 비석을 발견했다고 자괴감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조선 후기 유행한 지방관의 선정비가 그렇듯 비석이란 세운 이들의 존경이 아닌 고통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명나라 장수를 칭송하는 비석도 이면의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 조선의 진심은 이랬다. 부산평왜비를 다룬 선조실록 1599년 10월 1일자 사관(史官)의 평가다. ‘옛날에는 기록할 만한 명망과 공로가 있어야 비석을 세웠다. 그래야 세월이 오래될수록 공로가 알려지고 시대가 멀어질수록 명망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중국 장수들은 한 모퉁이에서 군사를 거느린 채 왜노(倭奴)가 물결을 드높이며 바다를 건너가는 것을 앉아서 보고만 있었다. 헛된 명성을 과장하더니 돌에다 공적을 새겨 이름을 전하려 하고 있으니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극에 이르렀구나.’ 오늘날 국가의 문서에도 어느 구석 진심을 적어 후세에 전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 발코니에 기댄 시인 적시는 ‘사회의 파도’

    발코니에 기댄 시인 적시는 ‘사회의 파도’

    건축 전문 기자로 장소에 예민해파묵의 발코니 사진서 영감 얻어안도 밖도 아닌 공간서 현실 관찰 제목이 정직하다. ‘오늘 사회 발코니’. 수록된 시들은 ‘오늘 사회’에서 마주한 일들을 늘어놓는다. 시인은 이렇게 해명한다. “아마 제가 현실이라는 땅에 발을 매립한 상태에서 썼던 시가 일부 있기 때문일 거예요.”박세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오늘 사회 발코니’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201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 시인의 시집은 2019년 ‘내가 나일 확률’(문학동네) 이후 4년 만이다. “철창살 사이로 들어오는 것은 / 빛이 아니라 / 목 잘린 발들이 일으키는 먼지 // 태양의 고도가 높아지고 / 외부가 한낮으로 향해 갈 때 / 어둠이 숨어드는 / 모두가 짙어지면 홀로 더 깊이 짙어지는, 땅보다 낮은 땅에서 // 절대 상하지 않겠다”(‘일조권’) 건축 전문 기자로 활동하는 박 시인의 시는 장소와 공간을 예민하게 들여다본다. 햇빛과 반지하의 관계를 조명한 시 ‘일조권’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떠올리게 한다. 반지하 창문의 방범용 창살 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다. 어딘가 재단되고 갈라져 왜곡된 세계. 반지하에 사는 이는 그렇게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화이트 셔츠 공장”에서는 “검붉은 피가 번지”거나 “옆자리의 동료가 사라지”기도 한다(‘생산 라인’ 부분) 어느 “국숫집의 주인”은 “기계가 그의 손을 반죽인 양 빨아들”이기도 한다(‘일’ 부분) 이토록 끔찍한 고통에도 화자는 당황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빵 만드는 공장에서 잇따라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듯 돌아가는 현실처럼. 죽음에 무감각해진 시대를 직시하는 시인의 눈은 다소 슬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비로소 기계와 손이 분리되었을 때 / 세 마디로 이루어진 희망은 / 생각보다 더 잘게 부스러지고 굽어지고 있었다”(‘일’ 부분) 시집에서 자주 인용하는 예술가가 장 폴 사르트르인 점은 공교롭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문인인 그는 지식인의 사회참여를 뜻하는 ‘앙가주망’을 공공연히 강조했다. 제목의 일부이기도 한 ‘사회’와 묘하게 겹친다. 시인은 사르트르의 소설 ‘벽’에 쓰인 문장을 시 ‘서프라이즈 박스’에서 한 번, ‘살아 있는 작은 안개가 하는 일’에서 또 한 번 옮겨 적었다. 이 밖에도 ‘장식과 범죄’의 아돌프 로스를 비롯한 미학·건축 거장들이 시 안에서 재치 있게 변주된다.시집의 하이라이트인 것 같은 시 ‘Balkon’은 튀르키예의 지성 오르한 파묵에게서 받은 영감으로 출발한다. 파묵은 소설 쓰기가 막힐 때마다 발코니에 서서 풍경을 찍었다고 한다. 2012년 12월부터 2013년 4월까지 5개월간 8500여장의 사진을 찍고 이 중 일부를 모아 책으로 내기도 했다. 그래서 ‘발코니’는 어떤 곳인가. 생지옥과도 같은 현실에서 벗어날 구원의 공간인가. “그저 제가 살고 있는 집의 발코니입니다. 구조적으로 볼 때 건물에 부가적으로 매달려 있는 것이면서 안에도 속하지 않고 밖에도 속하지 않은, 안과 밖의 자장에서 벗어난 무중력의 시간입니다. (…) 제 앞에 펼쳐진 것은 그저 바다. 아름답고 무섭고 아득한 사회의 바다. 파도가 밀려오면, 발코니가 흔들거립니다.”(시집에 수록된 시인의 인터뷰 중에서)
  • 에이즈보다 무서운 ‘당신의 편견’

    에이즈보다 무서운 ‘당신의 편견’

    감염병·약자 둘러싼 ‘사회적 배제’ 의학적 위기 넘어 박탈·위험 조장무의식에 내재된 ‘암묵적 편견’타인의 고통에 반응 못하게 막아공감·응답 위해 끝없이 질문해야 미국의 문화평론가 수전 손태그(1933~2004)는 ‘은유로서의 질병’이라는 책에서 “질병을 둘러싼 은유는 어떤 질병에 낙인을 찍으며, 좀더 나아가서는 질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어 놓는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질병은 단지 질병이며 치료해야 할 그 무엇일 뿐”이라고 말했다. 손태그가 책을 냈을 때는 1989년. 그로부터 34년이 지난 지금 에이즈는 물론 감염병에 대한 사람들의 낙인찍기는 사라졌을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다. 12월 1일은 에이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하고 예방을 위한 정보 교환, 교육 홍보, 인권 존중 등을 강조하기 위해 유엔이 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때맞춰 사회적 약자와 감염병에 대한 인식과 관련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의료인류학자 서보경의 ‘휘말린 날들’은 여러 질병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낙인이 공고히 찍혀 온 HIV/에이즈를 바탕으로 감염이라는 문제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저자는 에이즈 환자나 그 주변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특수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이거나 그 때문에 숨거나 도망쳐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은 감염이라는 사건을 한발 앞서 겪은 사람들로 우리 사회에 들려줄 이야기가 있는 중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 시기 ‘나는 아직 감염되지 않았다’는 증명이 방역 지침을 성실히 이행한 좋은 시민이라는 유일한 증거처럼 작동했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역사, 의료적 현실, 법의 문제를 넘나들며 질병을 둘러싼 사회적 배제가 단순한 의학적 위기를 넘어 어떻게 박탈과 위험을 만들어 내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러면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감염은 개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공동체의 일’이라는 점이다. 이런 인식은 차별과 고용 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장애인,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 연구해 온 김승섭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신작과도 맥을 같이한다.6년 전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으로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물었던 그가 이번에는 ‘타인의 고통’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고백한다. 그러면서 그는 무의식에 내재한 암묵적 편견은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지 못하게 막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사회는 특히 심하다. 출생 시 법적 성별과 외모에서 드러나는 성별 정체성이 다른 트랜스젠더는 5명 중 1명꼴로 신분증 제시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당한 대우가 두려워 아파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운전기사나 승객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을 포기한다. 2018년 내전을 피해 제주도에 온 예멘 난민 수용을 두고 논란이 일 때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많은 호응을 얻은 것은 한국 사회가 타인에 대한 암묵적 편견을 넘어 명시적 편견을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라고 김 교수는 꼬집는다. 그럼에도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 사회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다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목숨이 계속 부당하게 죽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목격자’인 우리는 계속 질문해야 합니다.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생존경쟁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는 밀렵꾼은 누구인지 말입니다.”
  • “넌 교사도 아니야”… 학부모, 학교서 교사에게 행패

    “넌 교사도 아니야”… 학부모, 학교서 교사에게 행패

    일선 교육 현장에서 교권 추락 사건이 빈번한 가운데 경기도 시흥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수업 중인 교실에서 행패를 부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대전의 한 젊은 교사가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사회적으로 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또다시 학부모 갑질 사태가 발생해 논란이다. 30일 경기도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시흥의 한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 학부모 A씨가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 A씨는 한 남학생에게 때릴 것처럼 위협한 뒤 담임교사에게 “넌 교사도 아니야”라며 등 소리를 치고 행패를 부리다 다른 교사들의 제지를 받았다. 그는 자기 자녀가 급우와 다툼을 벌인 사실을 알고 학교를 찾아와 이 같은 난동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담임교사는 교육 당국에 교권 피해를 신고했고, 학교 측은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해 현재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국회는 지난 9월 본회의를 열어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개정안 등 교권 보호 4법을 일괄 통과시켰다. 이는 교사들이 지난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사태 이후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통과시킬 것을 요구해온 법안이다.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았던 신규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숨진 교사는 평소 학부모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문제 학생 지도에 고충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엔 20년 넘게 교직 생활을 했던 40대 교사가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 선택을 한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틀 만인 같은 달 7일 오후 6시쯤 숨졌다. 해당 교사는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로 해당 학생 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고통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 “병원에 버려진 부패한 영아 시신들”…무너진 가자지구 인권 [포착]

    “병원에 버려진 부패한 영아 시신들”…무너진 가자지구 인권 [포착]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임시 휴전 합의에 따라 인질 교환을 이어가는 가운데,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이 한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사진이 공개됐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유로메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병원 직원들이 강제 퇴거된 가자지구 내 한 병원에서 병원침대에 누워 숨진 영아들의 시신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 속 영아 5명은 신생아 병동 내 침실에 숨진 채 누워있으며, 일부 시신은 침대에 눕혀진 상태로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또 신체 모니터링 장치를 포함한 병원 의료 장비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으며, 병원 전체가 이미 폐허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부패 중인 영아 시신이 발견된 알나스르 병원은 가자지구 북부에 위치해 있으며, 대형 병원에 속하는 알란시티 병원과 인접해 있다. 알란시티 병원과 알나스르 병원은 이미 수주 전 이스라엘군에 포위됐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시가전을 공식화 하면서 가자지구 내 최대 의료센터인 알시파 병원 등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을 강제로 내쫓았다. 알란시티 병원은 가자지구 내에서 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한 유일한 병원 시설이었고, 알나스르 병원에는 많은 피란민과 환자들이 몸을 피해 있었다. 인권단체가 공개한 사진은 이스라엘군의 강압적인 포위와 공습으로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인권이 처참히 무너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엔의 전임 특별보고관인 리차드 포크가 이끄는 유로메드 측은 “이스라엘군이 3주 전 병원을 공격하고 탱크로 포위하면서 의료진에게 병원을 떠날 것을 강요했다. 이후 아기들이 죽도록 방치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의 보건부 대변인은 “영아의 시신이 발견된 병동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이스라엘 군인들이 접근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병원의 병원장은 미국 CNN에 “3주 전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두 차례 받은 후 병원이 버려졌다. 이후 산소 등의 공급이 끊어지면서 어린이 환자가 사망했다”면서 “아무도 병원으로 들어갈 수 없었고, 도로에 서 있던 구급차도 표적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한 지역매체가 공개한 영상은 실제로 이스라엘군 소속 탱크 2대가 알나스르 병원 인근에 대기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또 환자와 직원들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는 가운데, 일부 사람들은 백기를 흔들며 자신들이 ‘적’(하마스 대원)이 아님을 보여주며 병원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가자지구 사망자 전체 중 40% 이상이 아동”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습이 이어지면서 가자지구의 사망자가 급증했다. 가자지구 당국은 23일 기준 누적 사망자가 1만 4854명이며, 이중 아동은 6150명으로 전체 희생자의 41%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UN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주요 분쟁지역에서 사망한 아동의 수는 3000명 미만이다. 불과 한달 여 사이 가자지구 한 곳에서만 이보다 2배 넘는 아동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달 초 “가자지구는 어린이들의 묘지가 되고 있다”면서 매일 수백 명의 아이들이 죽거나 부상을 당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하마스와 이스라엘 당국의 임시 휴전 협정으로 총성은 잦아들었지만, 이스라엘 측은 임시 휴전이 끝나는 즉시 공습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해 긴장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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