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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정부 야간조명 단속 ‘헛구호’

    [Weekend inside] 정부 야간조명 단속 ‘헛구호’

    ‘9·15 정전대란’이 발생한 지 일주일가량이 지났지만 전력 낭비의 모습은 여전했다. 새벽에도 유흥가를 비롯한 거리는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서울시가 지난 3월 8일부터 야간 조명 단속을 시작하고 6개월이 넘었지만 변함이 없었다. 22일 오전 2시 서울 종로구 종각역 부근 유흥가. 늦은 시간인데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북적였다. 거리에 있는 가게들은 대부분 간판 조명을 환하게 밝혀 두고 있었다. 가게 입구 정면에 있는 큰 간판과 벽면에 세워진 간판에도 불은 들어와 있었다. 한 주점 주인은 “처음에 단속을 한다고 해서 조심하긴 했지만 솔직히 불을 끄면 영업하는 줄 모르고 손님이 그냥 가버리기 때문에 불을 켤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강남역 부근 유흥가도 마찬가지다. 유흥업소를 비롯한 일반 술집, 노래방 모두 간판에 불이 들어온 상태였다. 빵집, 어학원, 카페, 휴대전화 가게 등도 영업이 끝났지만 간판 불은 환했다. 유흥가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새벽에도 외부조명을 켜 둔 고층 아파트, 영업을 하지 않지만 조명은 밝게 빛나도록 해둔 자동차 전시장도 눈에 띄었다. 규제조치 기준은 단란주점과 유흥주점 등은 오전 2시 이후에,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은 자정 이후에 야간 조명을 끄도록 규정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자동차 판매업소, 일반 주점 등은 영업시간 이후 소등을 해야 한다. 한 차례 어기면 과태료 50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규칙을 지키는 곳은 거의 없다. 지식경제부가 규제조치를 만들고 단속은 지방자치단체에 맡겨 두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단속 시작부터 9월 현재까지 적발 건수는 모두 54건뿐이다. 규제 조치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데다 효과도 미미하다. 노래방, 24시간 영업점 등은 단속대상에서 제외된다. 종각역 부근 유흥가는 대략 가게 2곳 건너 1곳꼴로 노래방이 영업 중이었다. 단속을 미리 알고 잠시 간판 불을 꺼두다가 단속반이 떠나면 다시 불을 켜는 얄팍한 꼼수를 쓰는 업소도 많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속 초반에 시민들에게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 집중적으로 했다. 하지만 매일 새벽에 인력을 투입해 단속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지식경제부 측은 “에너지 사용 권고가 해제되지 않는 한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속도 현실상 어려울뿐더러 가게 주인 입장에서는 손님을 모으기 위해 간판에 불을 켜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력 낭비를 막을 만한 새롭고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플라스틱 만나 입체를 걸치다

    플라스틱 만나 입체를 걸치다

    온도 차가 크다. 지하 1층에 놓여진 전작들 ‘경계’ 시리즈는 도심 풍경을 다뤘다. 해서 복잡하고 요란스럽다. 입체화면이라 한결 더하다. 지상 1, 2층을 채운 최근작 ‘이민자’ 시리즈는 여백이 넘치는 가운데 먹빛 소나무가 줄줄이 늘어서 있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대는 도심 속 고층빌딩 뒷골목에서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인 들판으로 나온 기분이다. 작품 경향이 바뀐 것 같은데 작가는 “주제의식만큼은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 LED 비추면 그림이 단번에 일어서 10월 23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 ‘이산의 꿈’(The Dream of Diaspora)전을 여는 손봉채(44) 작가다. 조각 전공 뒤 설치작업에 집중해 왔고 키네틱아트 1세대로 꼽히는 작가의 최근작은 입체화면이다. 폴리카보네이트 위에 유화로 그린 뒤 3~4개 겹쳐 세워 뒤에서 발광다이오드(LED)로 빛을 준다. 빛이 주어지자 누워 있던 그림이 단번에 일어선다. 마치 CT촬영처럼, 평면으로 잘개 쪼개진 조각인 셈이다. 이 기법은 중학교 미술교과서에도 실렸고, 특허까지 받아뒀다. 시작은 우연이었다. 2000년 대학에서 시험감독을 맡았다. 시험장은 예나 지금이나 최첨단 커닝기법 경연장. 학생들의 무기는 OHP필름이었다. 투명한 재질에 글만 검게 새겨져 있으니 이미 낙서로 충분히 어지러운 책상 위에 올려두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도 시험 시작 30분 만에 겨우 발견해 냈다. 그렇게 압수한 30여장의 OHP필름을 정리하려 책상 위에 탁탁 치다 눈이 번쩍했다. 평면 여러 장이 모여서 입체감이 나온 것. 이걸 해보자 싶었다. 작업은 쉽지 않다. 세밀붓 들고 하루에 10시간씩, 한 달 보름 정도 작업해야 작품 하나가 완성된다. 더구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작업 없이 “무식하고 우직하게” 하다 보니 겹쳐보고 원했던 결과가 안 나오면 다시 그린다. 물감이 원판에 어느 정도 배기 때문에 덮어 그릴 수도 없다. 작가가 “여백이 많은 동양화풍 작업이 좋다.”고 농담하는 이유다. 한때는 더 정밀하게 하고픈 욕심에 20~30겹 작업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작품 하나의 무게가 280㎏이 넘어 포기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얼마 전부터 국내에서 폴리카보네이트를 생산하기 시작해 제작비가 뚝 떨어진 점.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설치작업을 양껏 하지 못한 판국에 새로운 기법도 하마터면 그렇게 될 뻔했다. # 우직한 세밀붓질…조경수처럼 길러진 우리 작가는 현대인의 삶에 대해 말하고 싶어 했다. ‘경계’ 시리즈가 직접적이었다면, ‘이민자’ 시리즈는 간접적이다. “한 그루에 몇 천만원, 심지어는 몇 억씩이나 한다는 조경수가 실려 나가는 걸 보면서 스펙을 쌓아 인공적으로 길러진 현대인들이 저렇게 뿌리를 잃고 어디론가 팔려 나가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경계’ 시리즈가 도심을 깊이 들여다봤다면, ‘이민자’ 시리즈는 소나무가 구름을 타고 노니는 이유다. (02)736-4371.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동영상]6톤 위성 지구추락..공포의 순간 찍혀

    [동영상]6톤 위성 지구추락..공포의 순간 찍혀

    한 아마추어 천문학도가 고장난 미국 인공위성이 지구로 추락하는 장면을 포착해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출신 티에리 르골은 지난 15일 북부 프랑스 상공을 통과하는 인공위성을 비디오로 찍었다. 무게가 6t에, 수명이 20년이나 된 이 비행체는 최근 궤도에서 벗어나 이달 25일쯤 지구 어딘가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우주항공국은 이 초고층대기관측위성(UARS)의 추락으로 파편에 맞아 인명이 희생당할 확률이 3200분의 1이라고 말했다. 엔지니어인 르골은 지름이 약 35cm에 달하는 망원경을 장착하는 등 특수하게 고안한 카메라를 가지고 추락하는 인공위성을 촬영해 자신이 운영하는 천문학사진 사이트에 게시했다. UARS은 인류 대부분이 거주하고 있는 북위 57도, 남위 57도 사이 어느 곳에라도 추락할 가능성이 있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대부분 인공위성들은 지구에 닿기 전에 대기권에서 파괴되거나 타버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인공위성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26개가 대기권을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살아남아 지구에 떨어질 것이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이 조각들은 가로400~500km에 달하는 지역에 쏟아질 수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연료 탱크 같은 인공위성의 부품들이 종종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사는 과학자들이 인공위성이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기 2시간 전에야 정확하게 어느 곳에 추락할 지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200분의 1이라는 위험 가능성은 나사가 목표로 잡고 있는 10000분의 1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나사는 우주에서 떨어지는 물체에 다칠까봐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했다. 나사의 과학자 마크 매트니는 웹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을 통해 ”지구상에서 인류가 거주하고 있는 부분은 아주 작다.”면서 “지구 표면의 대부분 지역은 사람들이 아예 살지 않거나 거의 살지 않는다. 우리는 인공위성 추락으로 인한 위험이 거의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UARS은 최근 30년 사이에 고장난 채 지구로 추락한 가장 큰 미국 인공위성 가운데 하나다. 1979년 추락했던 우주정거장 스카이랩이 무게가 15배 정도 더 나갔다. 전문가들은 자외선 방사로 달궈져 지구 대기가 팽창되는 바람에 UARS이 예상보다 일찍 지구로 추락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팽창은 대기가 우주에 있는 위성을 끌어당기는 힘을 늘려 대기권 재진입을 가속화 시킨다. 이번에 추락한 위성은 1991년 디스커버리 호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지구 대기권에 대한 연구가 주된 목적이었고, 부분적으로는 오존층 보호도 임무였다. 나사는 대기권을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파괴되지 않고 지구로 떨어진 인공위성 파편들은 절대 만지지 말라고 경고하고, 또 파편을 발견하면 곧바로 당국에 신고하라고 촉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인공위성 지구 상공 추락 순간 포착

    인공위성 지구 상공 추락 순간 포착

    한 아마추어 천문학도가 고장난 미국 인공위성이 지구로 추락하는 장면을 포착해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출신 티에리 르골은 지난 15일 북부 프랑스 상공을 통과하는 인공위성을 비디오로 찍었다. 무게가 6t에, 수명이 20년이나 된 이 비행체는 최근 궤도에서 벗어나 이달 25일쯤 지구 어딘가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우주항공국은 이 초고층대기관측위성(UARS)의 추락으로 파편에 맞아 인명이 희생당할 확률이 3200분의 1이라고 말했다. 엔지니어인 르골은 지름이 약 35cm에 달하는 망원경을 장착하는 등 특수하게 고안한 카메라를 가지고 추락하는 인공위성을 촬영해 자신이 운영하는 천문학사진 사이트에 게시했다. UARS은 인류 대부분이 거주하고 있는 북위 57도, 남위 57도 사이 어느 곳에라도 추락할 가능성이 있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대부분 인공위성들은 지구에 닿기 전에 대기권에서 파괴되거나 타버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인공위성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26개가 대기권을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살아남아 지구에 떨어질 것이라고 확인하기도 했다. 이 조각들은 가로400~500km에 달하는 지역에 쏟아질 수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연료 탱크 같은 인공위성의 부품들이 종종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나사는 과학자들이 인공위성이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기 2시간 전에야 정확하게 어느 곳에 추락할 지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200분의 1이라는 위험 가능성은 나사가 목표로 잡고 있는 10000분의 1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나사는 우주에서 떨어지는 물체에 다칠까봐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했다. 나사의 과학자 마크 매트니는 웹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을 통해 ”지구상에서 인류가 거주하고 있는 부분은 아주 작다.”면서 “지구 표면의 대부분 지역은 사람들이 아예 살지 않거나 거의 살지 않는다. 우리는 인공위성 추락으로 인한 위험이 거의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UARS은 최근 30년 사이에 고장난 채 지구로 추락한 가장 큰 미국 인공위성 가운데 하나다. 1979년 추락했던 우주정거장 스카이랩이 무게가 15배 정도 더 나갔다. 전문가들은 자외선 방사로 달궈져 지구 대기가 팽창되는 바람에 UARS이 예상보다 일찍 지구로 추락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팽창은 대기가 우주에 있는 위성을 끌어당기는 힘을 늘려 대기권 재진입을 가속화 시킨다. 이번에 추락한 위성은 1991년 디스커버리 호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지구 대기권에 대한 연구가 주된 목적이었고, 부분적으로는 오존층 보호도 임무였다. 나사는 대기권을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파괴되지 않고 지구로 떨어진 인공위성 파편들은 절대 만지지 말라고 경고하고, 또 파편을 발견하면 곧바로 당국에 신고하라고 촉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전북대 국가 연구사업 휩쓸어

    전북대가 국가 연구사업을 잇달아 따내 높은 연구 경쟁력을 확인시켰다. 전북대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등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실육성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일반연구자지원사업,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등에서 모두 16건의 연구과제를 따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 연구과제의 국비 지원액은 120억원에 이른다. 기초연구실육성사업에서는 생명공학부 이귀재 교수의 ‘미생물시스템 활용 식물생장 개선 연구과제’가 선정돼 21억원을 지원 받는다. 미생물을 활용해 중금속 오염지역의 환경을 개선하고 간척지에서 바이오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연구다. 공대 한윤봉 교수는 유리창에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와 LED를 접합시켜 에너지를 얻는 기술을, 김영문 교수는 강풍에도 초고층 건물의 진동이 거의 없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게 된다. 의학전문대 정환정 교수는 종양 세포를 치료하는 원천기술을, 김정렬 교수는 괴사한 대퇴골두를 재생시키는 치료법을 각각 개발한다. 이 밖에도 몸에 흡수되는 임플란트 소재 개발, 태양전지 개발, 음악 분류와 검색 서비스 개발 등도 국가 연구사업에 선정됐다. 서거석 총장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교수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5)청원 연제리 모과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45)청원 연제리 모과나무

    부질없는 짓이겠지만, 십 년 전 나무 아래에서 만난 시골 노파들의 수다스러운 음성을 찾아 나섰다. 누구라도 고향으로 떠나는 때여서다. 작고 아담한 마을이었다. 나무는 마을 뒤 민틋한 동산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을 몇 차례나 헛짚으며 찾아갔다. 뉘엿뉘엿 지는 저녁 햇살을 받으며 마을 노파들이 나무 곁에서 맥없는 수다를 늘어놓는 중이었다. 세 명의 노파는 서로의 이야기에 아랑곳 않고 끊임없이 제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허공에 흩어지는 말 속에는 고향에 돌아올 자식들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히 담겨 있었다. 그때도 명절을 며칠 앞둔 날이었다. 어느 시골이나 기다림이 피어나는 때였다. 내일모레가 추석이다.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중심을 지켜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들어선 충북 청원군 연제리의 사라진 옛 풍경이 그랬다. 나즈막한 마을 살림집들을 얼기설기 엮어 낸 비좁은 골목길을 돌아들면 무척이나 커 보이는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올 1월에 천연기념물 제522호로 지정된 모과나무다. 오송단지가 착공되기 전에 이 오래된 마을은 ‘모과울’이라고 불린 유서 깊은 전통 마을이었다. 커다란 모과나무가 서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마을의 살림집은 모두 얕은 지붕, 낮은 울타리여서 그때의 모과나무는 실제보다 더 커 보였다. 나무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이건만 주변 환경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실핏줄처럼 얽히고설킨 골목에 다닥다닥 이어진 살림집들을 모두 헐어 내고 너른 터가 닦였다. 아담한 살림집 대신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첨단’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운 과학단지의 거대한 빌딩이 하나둘 들어섰다.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건 그래서다. 옛날 그때의 듬직한 멋은 불과 5, 6년 사이 가뭇없이 사라졌다. 죄다 헐어 내면서도 나무 주위를 공원으로 조성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모과나무를 중심으로 주변에 새로 잘 생긴 조경수를 심고 ‘모과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곳곳에 들어선 빌딩에는 아직 사람들이 채 들어오지 않았고, 몇몇 건물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공원을 찾는 이가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모과나무의 넓게 펼친 가지 위에서 오수를 즐기던 왕거미 한 마리만 땅바닥까지 넓디넓은 거미줄을 내려뜨리고 한가로이 먹잇감을 기다리는 중이다. ●모과나무 첫 천연기념물 지정 연제리 모과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모과나무 중 하나다. 모과나무 중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첫 번째 나무이기도 하다. 그만큼 의미 있는 나무다. 연제리 모과나무는 키가 12m쯤 되고, 가슴 높이 둘레는 3m를 넘는다. 소나무나 느티나무, 은행나무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모과나무로서는 크다. 500살은 넘긴 것으로 짐작되는 이 나무는 나이로서도 단연 최고다. 이 나무 곁에는 조선 세조 초에 유윤이라는 선비가 살았다. 흥미롭게도 우리나라의 오래된 나무 가운데에는 선비 유윤이 심은 노거수가 또 있다. 어린 시절을 충남 서산에서 보낸 유윤은 글공부하던 서당 앞마당에 향나무 한 쌍을 심었는데 그 나무가 아직 남아 있다. 서산 인지면 애정리 송곡서원의 향나무가 바로 그것이다. 젊은 시절부터 벼슬살이를 한 유윤은 단종이 폐위되자 모든 벼슬을 버리고 바로 이곳 모과울에서 은거 생활을 했다. 그가 왜 고향 서산이 아닌 청원 땅을 찾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선비 유윤이 세조에게 그림으로 알려 세조는 학식과 덕이 깊은 그를 조정으로 다시 불러내려 했다. 그러나 유윤은 자신을 찾아온 조정 관리에게 뒷동산의 모과나무 그림을 그려 주며 돌려보냈다. 그림 편지에는 자신이 ‘이 모과나무처럼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모과나무를 쓸모없는 나무라고 표현한 건 모과 열매의 쓰임새가 적기 때문이다. 여름이 지나 제법 탐스럽게 익는 열매는 보기도 좋고 향기도 좋지만 먹을 수는 없다. 나무 열매의 별다른 쓰임새를 찾아내지 못했기에 옛 사람들은 모과나무를 쓸모없는 나무로 여겼다. 유윤의 서한을 받은 세조는 모과나무를 뜻하는 ‘무’(楙)와 마을 동(洞)을 써서 유윤에게 ‘모과나무 마을에 사는 처사’라는 뜻의 ‘무동처사’(楙洞處士)라는 이름을 지어 보냈다고 한다. 이때가 1450년이었다. 그때에도 이 모과나무는 제법 큰 나무였다고 하니 지금 연제리 모과나무의 나이는 500살을 넘긴 것으로 보아야 한다. ●스스로 상처 치유하며 살아온 500년 바람 따라 세월 따라 나무는 적잖이 상처도 입었다. 상처가 깊어지면 스스로 상처를 감싸 안으며 몸을 부풀리기도 했다. 치유의 흔적으로 남은 울퉁불퉁한 옹이는 뿌리 부근에서부터 침묵 속의 용트림으로 피어올랐다. 단단하면서도 매끈매끈한 줄기 표면에는 모과나무 특유의 얼룩 무늬도 선연하다. 나무의 연륜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나무 그늘에 들어서서 아직은 따가운 한낮의 햇살을 피하며 사라진 옛 마을, 옛 사람들을 떠올렸다. 나무 곁으로 난 텃밭 둑길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끊임없이 늘어놓던 노파들의 왁자한 수다가 그리웠다. 시골 집 뒷동산을 잃고 떠난 그때 그 노인들은 지금 어느 낯선 아파트 빌딩 숲 사이에서 예전의 수다를 잃었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도시의 자식들을 기다리고 있을 노인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오후의 태양이 서쪽으로 떨어지면서 나무 그늘 안쪽으로 햇살을 밀어넣을 때까지 공원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추석이 내일모레인데 기다리는 사람도, 찾아올 사람도 모두 사라진 시골 마을의 추억이 그렇게 흩어졌다. 글 사진 청원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테크노마트 안전성 이상 없다”

    지난 7월 건물 흔들림 현상과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의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최종 진단 결과가 나왔다. 대한건축학회는 7일 “국토해양부 등록기관인 센구조연구소가 2개월간 테크노마트 건물의 주요 골조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한 결과 국토해양부 기준 종합평가 B등급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의 ‘정밀안전진단 종합평가 기준’에 따르면 B등급은 ‘보조 부재에 경미한 결함이 발생했으나 건축구조 기능에는 지장이 없으며, 내구성 증진을 위해 일부 보수가 필요한 상태’를 뜻한다. 여의도 63빌딩과 삼성동 무역센터도 B등급에 해당한다. 대한건축학회는 “준공 후 10년차에 실시하는 건물 정밀안전진단에서 A등급을 받은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센구조연구소는 흔들림 현상이 나타났던 7월 5일 이후 두 달간 테크노마트 건물의 주요 골조에 대한 비파괴검사와 기초지반 탐사조사 등 정밀안전진단을 했다. 조사를 담당한 정란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테크노마트 진동은 최대 진폭 0.5㎜ 이하로, 어떤 고층 건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앞서 건물 흔들림 현상의 원인 규명에 나섰던 대한건축학회도 7월 19일 “건물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집단 태보운동으로 발생한 흔들림이 ‘공진현상’을 일으킨 것이 원인”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었다. 테크노마트 측은 “진동 원인이었던 피트니스센터에 방진 장치를 추가로 설치하고 장기적으로는 이전하거나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옛 모습 살려 재개발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옛 모습 살려 재개발

    한옥 보전에 앞장서온 서울시가 1960~70년대 근·현대 건축물을 보전하면서 달동네 거주자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재개발을 처음으로 시도한다. ‘아날로그 서울’을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은 앞으로 백사마을을 방문하면 1970년대의 깊은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중계본동의 백사마을 주택재개발구역 18만 8899㎡ 중 약 23%인 4만 2000㎡를 보존구역으로 설정해 1960∼70년대 서민들의 집과 그 집들이 형성한 끝없이 이어지는 골목길, 가파른 계단길 등을 고스란히 보존해 재개발한다고 5일 밝혔다. 김효수 서울시주택본부 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백사마을은 과거를 간직한 저층집 354채와 새 아파트 1610여 가구가 공존하며 서울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백사마을은 1967년 도심 개발로 강제 철거를 당한 청계천과 영등포 지역 등의 주민이 옮겨 오면서 형성됐는데, 1971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였다가 2008년 1월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기 전까지 신규 주택이 단 한 채도 들어서지 못했다. 그 결과 서울에서 거의 유일하게 1970년대 서민들의 주거 형태를 온전하게 간직한 지역으로 남았다. 주택 노후로 2009년 5월에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고층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문·도시경관·주거복지 전문가와 사진작가들이 사라져 가는 주거지 생활사로서 지역 보존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고심하던 끝에 서울시가 보존구역으로 지정한 것이다. 보존되는 주택은 SH공사에서 매수해 백사마을 주민과 세입자 750가구에 최우선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40여년이 지나 보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노후·불량 주택들의 외관은 1970년대 모습을 남기고, 내부는 살기 편하도록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다. 김 본부장은 “원래 살던 분이 계속 살면서 백사마을의 공동체를 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1차적 목표”라며 “임대료는 임대 아파트보다 싸겠지만, 현재 기준이 없어 ‘창의적’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내년부터 사업시행인가 등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2016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지방시대] 부산의 진정한 랜드마크는/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부산의 진정한 랜드마크는/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랜드마크(landmark·상징건물)라는 말은 1960년대 미국의 도시계획가인 케빈 린치가 처음 사용했다. 이는 주로 한 도시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라는 의미로 그 이후 널리 쓰였다. 개념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추상적 공간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런데 이러한 랜드마크는 동서양에서 그 역사적 맥락이 서로 다르다. 넓은 평원을 바탕으로 신도시 형태로 발전해 온 미국이나 유럽은 평평한 땅 위에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한 마천루 형태의 랜드마크를 가지려는 욕망이 강했다. 그러다 보니 도시마다 우뚝 솟은 대표적 건조물을 랜드마크로 설정했다. 그러나 한국은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 이뤄져 있고, 도시마다 산을 끼고 발달해 왔기 때문에 단순히 높다는 이유만으로 랜드마크의 의미를 가지기는 사실상 어려웠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부산은 최근 10여년 동안 해안가를 끼고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전국에서 50층 이상 고층건물이 가장 많이 들어선 도시가 됐다. 특히 최근에는 100층을 넘는 건물들이 세 곳에서 잇따라 지붕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고층건물이 새로운 상업, 관광의 명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넘쳐나지만 난개발과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러면 과연 이러한 건물들이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까? 단순히 높다는 이유만으로는 랜드마크로서의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경험에 의하면 고층건조물은 집객력은 높지만, 다양한 인구계층을 끌어안는 삶의 포용력은 제한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작가 요시다 슈이치가 랜드마크를 지향하는 고층건물을 둘러싸고 인간의 정서적인 면을 냉랭한 콘크리트 건물과 절묘하게 조화시켜 표현한 ‘랜드마크’라는 소설에서 랜드마크형 고층건물이 인간을 얼마나 메마르게 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 랜드마크의 의미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워낙 고층건물이 많아지고 식상하다 보니 높이보다는 역사성이, 또 역사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역민의 삶의 상징적 표현이 되지 않으면 랜드마크로서의 특성을 가지기 어렵다. 건축가 승효상이 얘기했듯이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산세가 이미 중요한 랜드마크’인 우리들의 도시는 ‘작은 것들이 모여서 만드는 집합의 아름다움’이 우리 고유의 도시 이미지이자 랜드마크인 것이다. 진정한 랜드마크는 산세를 훼손해 부조화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크기와 모양은 작더라도 그 주위의 흐름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의 산복도로(山腹道路)다. 이곳은 해발 70~150m 지역에 30여㎞에 이르는 부산 중심부 산허리를 둘러싸고 형성된 오밀조밀한 집합 주거지역이다. 이곳은 구릉지 주거지역과 산지의 조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구불구불한 부정형의 공간배치와 기하적 구조의 조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관한 생태건축적 전시장이자,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는 서민적 주거공동체의 교과서다. 게다가 적절한 높이, 피란민의 역사성, 서민적 삶의 상징적 표출 등 랜드마크의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도시의 물리적인 현실로부터 추출해 낸 그림이 바로 도시의 이미지라는 점을 뼈저리게 감안한다면, 바로 이곳 산복도로에서 부산의 랜드마크 역사를 다시 쓸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네덜란드에 세계 최초 ‘인공 산’ 들어선다?

    네덜란드에 세계 최초 ‘인공 산’ 들어선다?

    나라 전체가 거대한 평지로 이뤄진 네덜란드에 거대한 산이 들어설까. 고층건물을 세우듯이 인공적으로 산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네덜란드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인공 산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한 언론인이 한 농담에서 시작됐다. 티지 조네벨트(30)는 지난 5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우리도 슬로프와 초원, 마을이 있는 산을 창조하자.”는 장난 섞인 주장을 펼쳤는데, 이것이 의외로 큰 반향을 일으킨 것. 조네벨트는 “진지하게 한 말이 아니었지만 의외로 적극 검토해보자는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면서 “계산을 해봤을 때 인공 산을 짓는 일은 아주 허황된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농지가 전체의 50%가 넘는 네덜란드는 가장 높은 지역이 323m에 불과할 정도로 평평하다. 인공 산 지지자들은 “네덜란드에 번듯한 산이 들어서면 다른 나라로 스키여행이나 등산을 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기대하는 인공 산의 규모는 폭 5km에 높이가 무려 1~2km로, 두바이에 있는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828m)보다 더 높다. 사업을 실현시키는 데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최대 300조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 이를 위해 조네벨트 측은 스키협회와 산악 스포츠협회, 건설 기업 등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그는 인공 산 프로젝트가 네덜란드의 관광산업은 물론 신재생 에너지로도 활용돼 부동산 경기부양과 고용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것이 극복해야 할 점도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걸림돌을 극복하면 분명 큰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100%자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공 산을 짓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독일인 건축가는 베를린에 있는 옛 템펠호프공항 터에 1000m 높이의 산을 만들자고 주장한 바 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얼굴 단장인가? 역사 훼손인가?

    얼굴 단장인가? 역사 훼손인가?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시민단체와 마찰을 빚어왔던 서울 명동성당이 마침내 개발 국면에 들어섰다. 30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서울대교구는 다음 달 16일 오전 10시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명동성당 종합계획’ 1단계 기공식을 갖는다. 기공식은 지난 18일 서울대교구 사제평의회가 ‘명동성당 종합계획’을 발표한 뒤 전격적으로 열리게 되었다. 1982년 명동성당발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시작된 ‘명동성당 종합계획’이 30여년 만에 사업을 본격화한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의 얼굴’이자 ‘한국 천주교 1번지’인 명동성당은 환골탈태가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대교구 사제평의회가 낸 명동성당 종합계획의 기본 방향은 ▲명동성당 보존과 ▲신자·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 조성 ▲150만여 교구민을 위한 지원 공간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다. ●30여년 만에 사업 본격화 우선 2014년까지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면 로얄호텔 맞은편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명동성당 진입부에 녹지 광장이 들어서고, 광장 지하에 2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도 마련된다. 여기에 대성전 서편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교구청 신관과 문화홀을 새로 들이게 된다. 이와 함께 초기 명동성당 시절 있었던 경사로를 복원하고 옛 사도회관인 교구청 건물도 리모델링해 전시홀로 가꿔낸다. 서울대교구는 이를 위해 지금까지 공사에 참여할 뜻을 밝힌 5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현장 설명회를 열어 새달 초 우선 협상 대상자를 정할 예정이다. 감리업체로는 ㈜건원엔지니어링이 선정됐다. 반면 문화유산 관련 시민단체들은 명동성당 종합계획이 한국 천주교 1번지의 역사·문화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공사 과정에서 대성전 등 유구한 문화유산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계획 변경이나 취소 운동을 지속할 태세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명동성당 개발계획과 관련한 문화재청, 서울시, 중구 등의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끊임없이 일었던 반대 의견이나 시정 건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사를 지속적으로 감시·견제할 뜻을 밝혔다. ●“일부 건물 지반 침하 우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명동성당은 역사성과 종교적 차원에서 결코 훼손되거나 멸실되어선 안 될 귀중한 문화유산인데도 서울대교구가 경제논리와 일부 사제들 편의에 치우쳐 무리하게 확장, 개발하려 든다.”며 “지금이라도 유구·유물의 훼손을 막고 변형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남기 문화유산연대 공동대표도 “각급 단체가 명동성당 개발계획에 문제가 없다며 고층 건물과 주차장 신축을 승인했지만 건축 과정에서 본당과 옛 주교관 등 건물들의 지반 침하가 여전히 우려된다.”며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공사 과정을 밀착 모니터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허영엽 신부는 “명동성당 종합계획은 교회가 세상과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공사 과정에서 시민단체들이 우려하는 성당 유구와 유물의 훼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식민 지배받은 일본식 다리도 문화유산으로

    식민 지배받은 일본식 다리도 문화유산으로

    베트남의 내재적 다문화성이 외세에 대하여 정치적으로는 수구적이지만 문화적으로는 개방적인 특유의 이중성을 낳은 것이 아닐까. 후에의 남쪽에 자리한 고즈넉한 옛 항구 도시 호이안을 둘러보며 떠오른 생각이다. 호이안은 원래 인도와 중국 간의 해상 교역의 중계항으로 출발했다. 중국과 인도 상인들의 중간 계류지로 흥기한 호이안은 16세기에 포르투갈 상인들이 인도를 거쳐 이곳에 들르고 뒤이어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상인, 탐험가, 선교사들이 자주 찾으면서 이른바 바다 실크로드의 중심 교역항으로 우뚝 서게 된다. 다행히 전란의 피해를 면한 투본 강변의 구시가지에서 우리는 국제적 교역항으로서의 호이안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골목길 양편에 늘어서 있는 실크와 면제품, 기념품 가게 그리고 작은 카페와 화랑은 번영을 구가하던 호이안의 코스모폴리탄 서민문화를 재현해 주고 있다. 특이하게도 이곳의 랜드마크 건물은 구시가지의 중심에 있는 일본식 다리이다. 1593년에 일본인들이 건설했다는 이 다리는 2만동짜리 베트남 지폐의 도안을 장식하고 있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겪었으면서도 베트남 사람들은 이 다리를 그들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선양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 수용의 이런 유연성은 조선총독부 건물을 식민지 잔재로 헐어버린 우리와 사뭇 다른 태도이다. 유네스코는 1999년 “문화적 혼성의 뛰어난 사례”로 호이안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중부 해안 풍경이 아름답긴 하지만 베트남의 빼어난 자연 경관을 대표하는 것은 무엇보다 북부 통킹만 연안의 하롱베이 지역이다. 기암괴석의 절벽으로 둘러싸인 200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잔잔한 바다를 수놓고 있다. 찬탄이 절로 나오는 이런 경이로운 형상은 석회암 지형이 오랜 세월 동안 풍화된 결과이다. 어디에서나 그렇듯이 자연의 경이는 전설을 만들어 낸다.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베트남을 구하기 위해 하늘에서 용이 내려와 불과 옥돌을 뿜어냈는데 그것이 식으면서 섬이 되었다는 것이다. 외세에 대항하여 자주성을 지키고자 했던 염원이 만들어 낸 전설이리라. 베트남이 중국의 지배를 떨치고 독립을 쟁취한 항전의 무대도 이곳 강어귀였고, 13세기 몽골의 침입을 격퇴한 곳도 여기 바다였으며, 월남전의 시발이 된 통킹만 사건이 일어난 곳도 이 부근이다. 아름다운 풍경에도 이처럼 전란의 상흔과 고통스러운 기억이 스며 있다. 종전 후 3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월남전의 상처와 아픔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었다. 호찌민의 전쟁박물관 전시실을 가득 메운 기록사진들은 전쟁의 야만적 살상과 폭력, 처참한 후유증과 고통스러운 기억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었다. 박물관을 나와 오토바이 행렬이 장사진을 이룬 거리를 몇 블록 걷자 이내 고층 호텔과 백화점과 명품 부티크가 즐비한 다운타운의 화려한 쇼핑가이다. 전쟁과 첨단 자본주의 문명은 상극이 아니라 바로 자웅동체가 아니던가. 응우옌 반 린 (Nguyen Van Linh)을 중심으로 한 남부 출신의 정치가들에 의해 주도된 ‘도이머이’ 운동의 거센 바람 속에서 구치 터널이나 호찌민 루트와 같은 전쟁의 유물이 관광 상품으로 탈바꿈된 지 오래이다. 전후의 베트남이 보여 준 변혁과 쇄신의 과감한 행보는 특유의 하이브리드 문화에 젖어 온 멘털리티가 아니고서는 내디딜 수 없는 것이라 말하더라도 지나친 진단은 아닐 것이다. 호찌민의 탄손낫 공항을 떠나 귀로에 오르며 인간 문명은 피라미드처럼 대칭적 균형체가 아니라 와르르 무너졌다 다시 만들어지곤 하는 사막의 불안정한 흰개미 언덕에 가깝다는 어느 역사가의 말이 새삼 떠올랐다. 베트남적 하이브리드 문화는 문명의 이런 본질을 잘 보여 준다. 그리고 인간 문명을 그런 비대칭적 복합체로 만드는 중요한 추동력의 하나가 아름다운 풍광과 천혜의 풍요로움의 표상인 열대에 대한 매혹임을 베트남 여정은 다시금 일깨웠다.
  • 114년만에 강진… 워싱턴·뉴욕 ‘패닉’

    114년만에 강진… 워싱턴·뉴욕 ‘패닉’

    초가을처럼 선선하고 화창한 날이었다. 23일 낮(현지시간) 기자는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근처를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움직이더니 뒤집어질 듯 옆으로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중심을 잡아야 했다. 10초 정도 그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해졌다. 길 가던 사람들이 ‘이게 뭐지?’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옆에 있던 30대 남성에게 “지진일까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토네이도 아닐까요.”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워싱턴에서 지진이 났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9·11테러 10주년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혹시 테러 아닐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그는 “설마….”라면서도 일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사람들이 건물들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한 몇몇이 “(테러가 아니라)지진이 났다.”고 확인하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이날 만나는 미국인마다 이구동성으로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워싱턴은 지진과는 무관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오후 1시 51분 발생했고 리히터 규모는 5.8이었으며 진동은 최대 45초까지 지속됐다. 진앙은 워싱턴DC에서 남서쪽으로 135㎞ 떨어진 버지니아주 마이너럴 지역의 지하 6㎞ 지점이었다. 지진은 북쪽으로 캐나다 오타와까지, 서쪽으로는 시카고까지, 남쪽으로는 애틀랜타 이남까지 퍼졌다. USGS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서 이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897년 길리스 카운티의 5.9 지진 이래 1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진은 ‘대서양판’이 ‘(미국)동해안판’을 밀어내면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동부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1986년에도 캐나다 퀘벡에서 6.0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2억년 전에는 이곳이 활발한 지진대였다고 한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나 건물 파손으로 다친 사람들이 있었다. 워싱턴 시내의 건물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유서 깊은 내셔널 성당 첨탑에서 장식물 3개가 부러져 떨어졌다. 168m 높이의 워싱턴기념탑의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헬기가 탑 근처를 근접 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물이 흔들리자 9·11테러 때 공격을 받았던 국방부는 곧바로 직원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고 헬기가 떠서 상공을 경호했다. 백악관과 의회에도 소개령이 내려졌다.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전화가 불통됐다. 병원, 미장원 등의 예약이 취소됐고 은행은 전산망 마비로 일찍 문을 닫았다. 특히 9·11 테러의 악몽을 겪은 뉴욕 시민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안 그래도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돼 온 터였다. 고층건물에서 일시에 뛰쳐나온 시민들로 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목욕탕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벤 파이롤리(68)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내부 장식물이 쏟아져 내리자 테러가 난 줄 알고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혼식 도중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대피하는 신부의 모습도 보였다. 9·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부지에서 진행 중이던 건설 작업은 일시 중단됐고 JFK공항 등엔 한때 소개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한동안 발이 묶였다. 맨해튼 검찰청에서 기자들에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건을 브리핑하던 검사들도 화들짝 놀라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버지니아의 노스 애너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 직후 안전시스템이 작동해 즉각 가동이 중단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밝혔다. 버지니아 주 컬피퍼 카운티에 있는 성인보호감호센터가 파손되면서 재소자 80여명이 다른 곳으로 이송됐다. 지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 비니어드 별장에서도 감지됐다. 골프를 치던 중 지진 발생 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전화로 안보관계 참모회의를 열어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미국이 놀랐다”-워싱턴,뉴욕에 5.8 강진

     초가을처럼 선선하고 화창한 날이었다. 23일 낮(현지시간) 기자는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근처 지하철역 옆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움직이더니 뒤집어질 듯 옆으로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중심을 잡아야 했다. 10초 정도 그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해졌다. 길 가던 사람들이 ‘이게 뭐지?’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옆에 있던 30대 남성에게 “지진일까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토네이도 아닐까요.”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워싱턴에서 지진이 났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9·11테러 10주년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혹시 테러 아닐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그는 “설마?.”라면서도 일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사람들이 건물들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한 몇몇이 “(테러가 아니라)지진이 났다.”고 확인하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이날 만나는 미국인마다 이구동성으로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워싱턴은 지진과는 무관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오후 1시 51분 발생했고 규모는 5.8이었으며 진동은 최대 45초까지 지속됐다. 진앙은 워싱턴DC에서 남서쪽으로 135㎞ 떨어진 버지니아주 마이너럴 지역의 지하 6㎞ 지점이었다. 지진은 북쪽으로 캐나다 오타와까지, 서쪽으로는 시카고까지, 남쪽으로는 애틀랜타 이남까지 퍼졌다. USGS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서 이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897년 길리스 카운티의 5.9 지진 이래 1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진은 ‘대서양판’이 ‘(미국)동해안판’을 밀어내면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동부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1986년에도 캐나다 퀘벡에서 6.0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2억년 전에는 이곳이 활발한 지진대였다고 한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나 건물 파손으로 다친 사람들이 있었다. 워싱턴 시내의 건물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유서 깊은 내셔널 성당 첨탑에서 장식물 3개가 부러져 떨어졌다. 168m 높이의 워싱턴기념탑의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헬기가 탑 근처를 근접 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물이 흔들리자 9·11테러 때 공격을 받았던 국방부는 곧바로 직원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고 헬기가 떠서 상공을 경호했다. 백악관과 의회에도 소개령이 내려졌다.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전화가 불통됐다. 병원, 미장원 등의 예약이 취소됐고 은행은 전산망 마비로 일찍 문을 닫았다.  특히 9·11 테러의 악몽을 겪은 뉴욕 시민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안 그래도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돼 온 터였다. 고층건물에서 일시에 뛰쳐나온 시민들로 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목욕탕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벤 파이롤리(68)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내부 장식물이 쏟아져 내리자 테러가 난 줄 알고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혼식 도중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대피하는 신부의 모습도 보였다. 9·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부지에서 진행 중이던 건설 작업은 일시 중단됐고 JFK공항 등엔 한때 소개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한동안 발이 묶였다. 맨해튼 검찰청에서 기자들에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건을 브리핑하던 검사들도 화들짝 놀라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버지니아의 노스 애너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 직후 안전시스템이 작동해 즉각 가동이 중단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밝혔다. 버지니아 주 컬피퍼 카운티에 있는 성인보호감호센터가 파손되면서 재소자 80여명이 다른 곳으로 이송됐다. 지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 비니어드 별장에서도 감지됐다. 골프를 치던 중 지진 발생 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전화로 안보관계 참모회의를 열어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13층서 추락하고도 멀쩡…박수 받은 가사도우미

    13층서 추락하고도 멀쩡…박수 받은 가사도우미

    아르헨티나에서 영화같은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고층아파트에서 청소를 하던 가사도우미가 아래로 떨어졌지만 기적처럼 목숨을 건졌다. 실려간 병원에서 여자가 의식을 차리자 의사들은 “다시 태어난 걸 축하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아찔한 추락사고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복판에서 18일(현지시간) 발생했다. 13층에서 발코니를 청소하던 40세 가사도우미가 미끄러지면서 아래로 떨어졌다. 아르헨티나의 아파트엔 환풍을 위해 건물 안쪽으로 빈 공간이 있는 곳이 많다. 정원 위로는 층마다 안쪽 발코니가 있다. 사고가 난 곳이 아파트 건물 안쪽 발코니였던 게 천만다행이었다. 마침 1층에 들어 있는 안경점은 양철지붕을 얹고 빈 공간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여자는 양철지붕으로 떨어진 뒤 사무실 안 책상 위로 안착(?)했다. 갑자기 양철지붕이 내려앉으면서 책상 위로 사람이 뚝 떨어지자 컴퓨터 앞에서 사무를 보던 직원은 비명을 지르며 깜짝 놀랐지만 침착하게 경찰에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과 구급차가 여자를 병원으로 옮겼다. 여자는 병원에 들어간 지 2시간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그는 “물비누로 청소를 하다 기우뚱하면서 발코니 밖으로 떨어졌다.”면서 “난간을 잡았었지만 손에 온통 비누가 묻어 이내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가벼운 타박상 외에 다친 곳은 없다.”면서 “양철지붕과 책상이 기적처럼 매트리스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누에보디아리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세계 최고층 빌딩사는 무슬림은 라마단 금식 3분 더

    세계 최고층 빌딩사는 무슬림은 라마단 금식 3분 더

    세계 최고층 빌딩인 828m 부르즈칼리파에 사는 이슬람교도는 라마단 기간 중 금식을 2-3분 더 해야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슬람의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 중 이슬람교도들은 금식을 행하는데 해가 지평선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음식 섭취가 가능하다. 문제는 세계최고층인 부르즈칼리파의 사람들은 일반인들보다 해를 더 오래 본다는 것. 따라서 금식의 조건인 완전한 일몰이 평지의 사람들과 차이가 있다. 무프티(이슬람 율법해석 최고 권위자)인 이슬람 고위지도자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르즈칼리파 80∼150층 주민은 일몰 후 2분 가량 기다렸다가 음식을 먹어야 하며 151∼160층 주민은 일몰 후 3분 뒤부터 음식 섭취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라마단은 금식을 통해 이슬람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 것으로 기간 중 노약자와 어린이, 임산부 등은 금식에서 제외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광장] 함께 가야 오래간다/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함께 가야 오래간다/최광숙 논설위원

    2008년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체류하고 있을 때 금융위기를 겪었다. 외환위기 전 맨해튼의 월스트리트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으리으리한 초고층 빌딩이 줄지어 선 그곳은 미국 경제 전체를 견인하는 튼튼한 보루로 보였다. 보통 사람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수백만 달러 보너스를 받는 월스트리트맨들의 신화도 영원할 것 같았다. 그러나 달러가 넘쳐나던 바로 그곳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돈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탐욕은 수백만명에 이르는 실업자를 거리로 내몰았고, 고통으로 밀어넣었다. 한없이 오를 것 같던 다우 지수는 급전직하했고, 자본주의의 맹주 노릇을 하던 미국은 뒷걸음질치기 시작했다. 그 여파가 지금까지 계속되는 미국은 최근 디폴트 위기까지 겪으면서 급기야 푸틴 러시아 총리로부터 “세계 경제의 기생충”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처지가 됐다. 새삼스레 미국발 금융위기를 떠올린 것은 우리 경제도 탐욕과 약육강식의 원리로만 작동할 경우 자칫하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대기업들은 수조원에 이르는 순익을 냈다고 축배를 드는 반면, 그들과 파트너십을 갖고 일한 중소기업은 오히려 늘어난 적자폭에 허덕인다.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기업은 현금을 자루로 쓸어 담고 있는데, 고물가·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에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그동안 우리는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잘하는 사람이나 기업에 모든 것을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했다. 가정에서 집안을 일으키려 맏이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았듯이, 정부는 대기업이 수출을 잘해야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다며 갖가지 특혜로 그들의 볼륨을 키워줬다. 그러나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이 시점에서는 기존 패러다임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파열음도 들리기 시작했다. 과거 수출 중심의 대기업 독주가 과연 어디까지 갈까 하는 불안감이 우리 사회에 급속하게 번지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까지 나서 재벌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합법을 가장한 지하경제”라고 비난한 것을 보면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나마 인식한 것 같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 허덕이는 ‘워킹 푸어’(working poor), 번듯한 대학을 졸업하고도 알바를 벗어나지 못하는 88만원 세대 등이 거론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때늦은 반응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대기업 매출은 몇 배 늘었지만, 정작 일자리는 60만개가 줄었다고 한다.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형 문제는 우리 경제 전체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똑같은 일을 해도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을 받고, 해고의 불안 속에서 살고 있다. 정치권에서 무상 복지 논쟁이 한창 벌어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점점 심해지는 양극화를 토양으로 삼고 있다. 네팔에 전해오는 일화가 있다. 눈보라 치는 산길에서 두 사람이 동행하게 됐다. 민가를 찾아 헤매던 중 눈 위에 쓰러진 노인을 발견했다. “그냥 두면 얼어죽으니 데리고 가자.” “노인을 데려가다 우리 모두 죽게 된다.” 논쟁 끝에 결국 한 사람이 노인을 업었고, 다른 사람은 먼저 발길을 재촉했다. 노인을 업은 사람은 처음에는 힘이 들었지만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고, 등에 업힌 노인도 더운 기운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체온으로 무서운 추위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먼 발치에 마을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그들은 길 한가운데 꽁꽁 얼어붙어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 동사(凍死)한 사람은 혼자 살겠다고 앞서 간 이였다. 단거리는 혼자 가는 게 빠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랫동안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하는 법이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bori@seoul.co.kr
  • 무려 1km 넘는 ‘세계 최고층 빌딩’ 사우디에 건설

    무려 1km 넘는 ‘세계 최고층 빌딩’ 사우디에 건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828m)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층 빌딩이 건설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 소유의 투자회사 킹덤 홀딩은 2일(현지시간) “사우디 건설사 빈 라덴 그룹과 46억 리얄(1조3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고 밝혔다. 이 빌딩은 홍해 연안 도시 제다 북부에 1천m 이상 높이로 총 5년에 걸쳐 건설될 예정이며 유명 건축사무소인 ‘애드리언 스미스 앤드 고든 길’(Adrian Smith and Gordon Gill)이 디자인 했다. 건축사무소 측은 “아직 타워의 정확한 높이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적어도 1km 이상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건물은 매끄러운 유선 형태로 사우디의 새로운 기운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 했다.” 고 덧붙였다. 이 빌딩에는 고급호텔과 아파트, 고급 콘도미니엄, 사무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편 이번 공사를 수주한 빈 라덴 그룹은 사우디 최대 건설사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아버지가 설립한 기업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세계 최대 규모 ‘신비의 동굴’ 미지의 공간 또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신비의 동굴’ 미지의 공간 또 있다

    베트남에서 세계 최대 규모인 ‘신비의 동굴’의 새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안남산맥 속 정글서 발견된 ‘항손둥 동굴’(The Hang Son Doong Cave)은 뉴욕의 고층 빌딩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2009년 영국 탐험가가 발견한 항손둥 동굴은‘세계 최대 동굴’로 인정받았으며, 아직까지도 동굴의 끝을 발견하지 못했을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탐험가들이 인류의 손길이 닿지 않은 항손둥 동굴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져 신기로움을 더하고 있다. 탐험팀과 함께 이 동굴의 면면을 사진으로 기록한 독일 포토그래퍼 카스턴 피터(52)는 “2주 동안 동굴 깊은 곳에서 먹고 자며 항손둥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공간을 촬영했다.”면서 “엄청난 공간을 한 화면에 담는 작업은 매우 도전적이었으며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5년간 미지의 공간을 수 없이 촬영했지만 이렇게 독특하고 신비로운 공간은 처음”이라면서 “수천, 수 만년에 이르러 형성된 이 공간을 직접 본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동굴의 끝을 찾지 못한 만큼 정확한 규모를 측정하기가 어려운 항손둥 동굴은 탐험가 뿐 아니라 지질학계와 일반인들의 관심까지 사로잡으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연경관으로 자리잡았다. 사진=데일리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반포 빌딩 특혜의혹 가린다

    서초구는 건축 허가 및 공사 과정에서 각종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반포동 소재 업무용 빌딩에 대한 사용 승인 검사를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소규모 빌딩(연면적 2000㎡ 이하)은 감리건축사 1인의 보고서만 받고 구청장이 사용을 승인한다. 서초구에 따르면 반포동 63-7에 위치한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의 이 빌딩은 건축허가 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특혜의혹이 잇따랐다. 2000년 건축허가 이후 공사가 지지부진한 데다 허가를 취소하지 않았고, 일반주거지역에 20층의 고층으로 설계를 변경했음에도 구청에서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구 관계자는 “의혹은 이미 해명됐지만, 또다시 특혜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어 보다 객관적으로 사용승인 절차를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사용승인 처리 절차를 대한건축사협회에 맡길 방침이다. 서울시 조례는 연면적 2000㎡ 초과 건축물의 경우에만 건축사협회의 특별검사원 검사를 받도록 규정했지만, 특혜시비 탓에 외부 기관에 맡겨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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