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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이 120m·30층 이상 고층건물 감리 강화

    앞으로 30층 이상 또는 높이 120m 이상인 고층 건축물을 감리할 때 건축구조기술사가 감리에 참여해 중간감리보고서 및 감리완료보고서에 협력한 내용을 기록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 고층 건물의 건축감리 때도 건축구조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도록 했다고 9일 밝혔다. 공사 감리자가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아야 하는 사항은 설계도 중 구조도 또는 구조계산서의 변경 관련 사항, 구조계산서에 적힌 지반의 내력이나 지하수위의 변동 관련 사항, 주요 구조부의 상세도면 관련 사항 등이다. 지금도 6층 이상 건축물 등을 설계할 때 설계자가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도록 하고 있으나 감리 때는 별다른 규정이 없었다. 설계뿐 아니라 감리에도 구조기술사가 참여하면 고층 건축물의 안전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신축 세계무역센터 역 출입구 폐쇄…얼음이 원인?

    신축 세계무역센터 역 출입구 폐쇄…얼음이 원인?

    미국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 신축된 세계무역센터 상층에서 얼음이 낙하해 빌딩과 연결된 역의 출입구가 폐쇄됐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축된 세계무역센터는 9·11테러로 무너진 뉴욕 쌍둥이 세계무역센터 건물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에 세워진 1776피드(약 541m)의 높이로 원 월드트레이드센터(One World Trade Center)로 명명된 미국 최고층의 빌딩이다. 7일 오전 추운 날씨로 인해 빌딩 상층에 얼어있던 얼음들이 경사진 건물 외벽을 타고 낙하하는 바람에 세계무역센터 역 출입구와 인근 거리, 패스(PATH: 뉴욕 시와 뉴저지 주를 잇는 노선)역과 메모리얼 풀(9·11테러로 죽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그라운드 제로에 조성된 추모공원) 주변이 통제됐다. 1000피트(약 304m)의 건물 외벽 지점에서 떨어진 얼음들로 오전 8시 45분께 PATH역과 연결된 세계무역센터 역 출입구가 전면 통제돼 빌딩 인근으로 출근하던 근로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익명의 목격자는 “건물의 경사진 디자인 구조가 얼음 낙하를 도와 피해가 더 크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폐쇄된 역 출구의 출입은 오전 9시 30분이 경과 돼서야 정상적인 통행이 가능했지만 세계무역센터 북쪽의 메모리얼 폴은 11시까지 여전히 폐쇄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세계무역센터 빌딩에서 떨어지는 얼음의 낙하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사진·영상=뉴욕데일리뉴스/유튜브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바다에 둥둥 뜬 ‘빌딩숲’? 中서 ‘신기루’ 현상 포착

    바다에 둥둥 뜬 ‘빌딩숲’? 中서 ‘신기루’ 현상 포착

    중국에서 ‘신기루’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고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신기루는 물체가 실제의 위치가 아닌 위치에서 보이는 것으로, 불안정한 대기층에서 빛이 굴절하며 엉뚱한 곳에 물상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일 낮 12시 경 선전시 해안가에서는 망망대해 위로 갑작스럽게 거대한 섬이 출현해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를 목격한 주민 관(关)씨의 말에 따르면 베란다에서 바다를 바라봤을 때, 해수면 위로 구름과 안개가 갑자기 피어올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채의 고층빌딩과 섬들이 나타났다. 관씨는 “눈을 씻고 다시 봐도 바다 멀리 건물이 서 있는 듯 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약 5분간 지속되다 갑자기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목격자들도 “햇볕이 내리쬐자 안개가 사라지면서 섬과 건물들도 모조리 눈앞에서 ‘증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지역 기상청은 극히 보기 드문 신기루 현상이라고 설명하면서, 당시 육지의 온도가 비교적 낮고 이에 비해 바다의 수온이 따뜻함을 유지하면서 온도의 변화가 커지자 태양빛의 굴절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신기루 현상은 사막이나 극지방의 바다처럼 바닥면과 대기의 온도차가 높은 곳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바다 한가운데 빌딩이 ‘번쩍’… ‘신기루’ 현상 포착

    바다 한가운데 빌딩이 ‘번쩍’… ‘신기루’ 현상 포착

    중국에서 ‘신기루’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고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신기루는 물체가 실제의 위치가 아닌 위치에서 보이는 것으로, 불안정한 대기층에서 빛이 굴절하며 엉뚱한 곳에 물상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일 낮 12시 경 선전시 해안가에서는 망망대해 위로 갑작스럽게 거대한 섬이 출현해 주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를 목격한 주민 관(关)씨의 말에 따르면 베란다에서 바다를 바라봤을 때, 해수면 위로 구름과 안개가 갑자기 피어올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채의 고층빌딩과 섬들이 나타났다. 관씨는 “눈을 씻고 다시 봐도 바다 멀리 건물이 서 있는 듯 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약 5분간 지속되다 갑자기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목격자들도 “햇볕이 내리쬐자 안개가 사라지면서 섬과 건물들도 모조리 눈앞에서 ‘증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지역 기상청은 극히 보기 드문 신기루 현상이라고 설명하면서, 당시 육지의 온도가 비교적 낮고 이에 비해 바다의 수온이 따뜻함을 유지하면서 온도의 변화가 커지자 태양빛의 굴절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신기루 현상은 사막이나 극지방의 바다처럼 바닥면과 대기의 온도차가 높은 곳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설연휴 TV 한마당] 7번방의 선물·광해·도둑들… 안방극장 박스오피스 풍성

    [설연휴 TV 한마당] 7번방의 선물·광해·도둑들… 안방극장 박스오피스 풍성

    올해 설 연휴 안방극장은 역대 한국 영화 흥행 ‘톱3’가 상영되는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지난해 한국영화가 최고의 성적을 거둔 만큼 TV에서 볼만한 작품도 그만큼 쟁쟁하다. 먼저 KBS2는 128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지난해 전체 흥행 1위를 차지한 영화 ‘7번방의 선물’을 31일 오후 8시 30분 방송한다. 같은 날 낮 12시 10분에는 2012년 1232만명의 관객을 모은 흥행작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내보낸다. 살인 기생충 연가시에 감염되는 재난 상황을 다룬 영화 ‘연가시’는 30일 밤 12시 30분에 전파를 탄다. 국내에서 70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는 새달 1일 밤 9시 15분에 방송된다. MBC도 지난해 화제작 2편을 연이어 방송한다. 30일 밤 11시 15분에는 한국형 첩보 액션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하정우·한석규·전지현·류승범 주연의 ‘베를린’이 방송되고, 경찰 내 특수조직 감시반의 활약을 그린 설경구·정우성·한효주 주연의 범죄 영화 ‘감시자들’도 31일 밤 10시 5분에 방송된다. SBS는 수목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30일 결방하는 대신 남자 주인공 김수현이 출연한 영화를 2편 편성했다. 김수현이 동네 바보로 위장한 남파 간첩 역할을 맡아 코미디와 정극을 오가며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30일 오후 8시 40분에, 2012년 여름 시장을 강타하며 한국 영화 역대 흥행 1위(1298만명) 기록을 세운 ‘도둑들’은 새달 1일 밤 11시 15분에 각각 방송된다. 한편 초고층 빌딩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를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는 31일 밤 10시 5분에 방송된다. 아이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을 애니메이션도 풍성하다.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애니맥스의 설특집 상이 푸짐하다. 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명탐정 코난’의 복수·납치·어린이 탐정단 시리즈 등 세 가지 에피소드로 엮어 보여주고, 31일 오후 4시 30분부터 저녁 8시까지는 애니메이션 ‘라바2’의 전편을 방송한다. 애니메이션 채널 챔프는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모아 내보낸다. 30일 저녁 10시에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은 ‘코쿠리코 언덕에서’가 방송되고, 새달 1일 오전 9시 30분과 저녁 7시 30분에는 갖가지 정령과 귀신들이 모이는 온천장을 배경으로 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전파를 탄다. 투니버스는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배드’를 새달 1일 오전 11시에 내보낸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아파트의 역설과 진화에 대한 단상/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아파트의 역설과 진화에 대한 단상/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주거유형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60%에 이른다. 어디를 가나 아파트다. 사람들이 몰려 사는 도시만이 아니다. 한적한 시골의 논바닥이나 밭 한가운데에도 하늘을 찌를 듯 아파트가 솟아 있다. 반세기 전 처음 등장해 대량 공급체제 속에 진화해 온 아파트는 개인들에겐 큰 투자 가치재였고, 사회적으로는 집값을 부추기는 요소였다. 처음에는 낯선 서양식 입식 주거 양식에 적응하기 어려워 시행착오도 많았다. 무조건 남향으로 짓다 보니 경치 좋은 강이나 산을 뒤로하는 바람에 조망을 잃기도 했고, 김장 담글 공간이 마땅치 않아 욕조에서 배추를 절이기도 했다. 층간 소음이나 비상대피 통로를 소홀히 다룬 것은 우리의 취약한 안전의식이 표출된 측면이기도 했다. 그래도 한국적인 모습의 진화는 있어 왔다. 신발을 벗는 문화를 수용하고 거실 중심의 평면계획 속에서 바닥 난방의 온돌 방식을 고수했다. 김치를 보관할 장독대 대신 김치냉장고를 둘 수 있도록 뒤 발코니나 다용도실을 부엌과 바로 연결되도록 설계한 것도 지극히 한국적이다. 이런 배경에는 사용자가 더 이상 신발에 발을 맞추려 하지 않고 신발이 발에 맞지 않으면 외면당하는 시장원리가 담겨 있다. 이제 아파트라는 주거유형은 우리나라 주(住)생활 문화가 존재하는 한 이를 받아들이면서 변모할 수 있는 진화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독주택에 비해 개인 정원과 마당을 갖추지 못한 아파트에서는 비록 접지성이 떨어질지라도 강이나 근린공원,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권의 매력까지 더해져 단지 내에서도 일말의 계절을 느끼며 다양한 공동체 공간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원스톱 리빙의 편리한 측면은 분명 아파트의 매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아파트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땅콩 주택일지라도 사람들이 점점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것이다. 고만고만한 크기에다 실내구조마저 엇비슷한 공간에서, 소득 수준마저 엇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모습으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다양한 직업과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을 보유한 사람들이 지역 내, 지역 간 다양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소득과 교육수준 심지어 정치 이데올로기까지 유사하다는 사회적 통념 아래 단일문화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서로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모습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동체 문화에는 지극히 소극적이었다. 아파트 가격의 담합과 관리라는 집단 이기주의적 측면에는 단합이 되지만, 그걸 넘어서는 공동체 의식은 싹트지 못한 게 현실이다. 아파트의 역설이다.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것처럼 가깝게 살지만 그래서 더욱 소통하며 공동체를 형성하기 어려운 관계의 역설. 요즘 들어서는 고층 아파트가 또 다른 역설을 낳고 있다. 비싼 땅값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가 있지만 맞통풍이 안 돼 기계설비에 의존하다 보니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킨다. 밀폐된 공간에서 건축자재의 실내공기 오염물질로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이것이 고층 아파트의 또 다른 역설이다. 젊은 사람들과 중년층이 아파트로부터의 탈출을 꿈꾸고 있는 이유는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가족의 해체, 고령인구의 증가, 기후 변화 및 에너지 위기 등과 같은 이슈 등이 지구환경, 자연, 인간, 공동체에 대한 생각과 공생을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늦게나마 관계와 소통이라는 소프트웨어의 진화를 그리워하게 만들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진화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발견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소행주(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북유럽에서 시작한 코하우징(co-housing)과 같은 공동주택을 만들고 공동체적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새롭게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파트 자체는 과거의 단절된 공동(空洞)주택이 아니라 진정한 공동(共同)주택으로 진화해야 하고, 단독주택을 장려하고 보호하는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 번듯한 터만 있다 하면 아파트를 지을 생각이나 하고, 신도시 건설을 발표하기만 하면 아파트 건축계획부터 발표하던 사고방식은 이제 아무한테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 [열린세상] 아파트의 역설과 진화에 대한 단상/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아파트의 역설과 진화에 대한 단상/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주거유형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60%에 이른다. 어디를 가나 아파트다. 사람들이 몰려 사는 도시만이 아니다. 한적한 시골의 논바닥이나 밭 한가운데에도 하늘을 찌를 듯 아파트가 솟아 있다. 반세기 전 처음 등장해 대량 공급체제 속에 진화해 온 아파트는 개인들에겐 큰 투자 가치재였고, 사회적으로는 집값을 부추기는 요소였다. 처음에는 낯선 서양식 입식 주거 양식에 적응하기 어려워 시행착오도 많았다. 무조건 남향으로 짓다 보니 경치 좋은 강이나 산을 뒤로하는 바람에 조망을 잃기도 했고, 김장 담글 공간이 마땅치 않아 욕조에서 배추를 절이기도 했다. 층간 소음이나 비상대피 통로를 소홀히 다룬 것은 우리의 취약한 안전의식이 표출된 측면이기도 했다. 그래도 한국적인 모습의 진화는 있어 왔다. 신발을 벗는 문화를 수용하고 거실 중심의 평면계획 속에서 바닥 난방의 온돌 방식을 고수했다. 김치를 보관할 장독대 대신 김치냉장고를 둘 수 있도록 뒤 발코니나 다용도실을 부엌과 바로 연결되도록 설계한 것도 지극히 한국적이다. 이런 배경에는 사용자가 더 이상 신발에 발을 맞추려 하지 않고 신발이 발에 맞지 않으면 외면당하는 시장원리가 담겨 있다. 이제 아파트라는 주거유형은 우리나라 주(住)생활 문화가 존재하는 한 이를 받아들이면서 변모할 수 있는 진화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독주택에 비해 개인 정원과 마당을 갖추지 못한 아파트에서는 비록 접지성이 떨어질지라도 강이나 근린공원,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권의 매력까지 더해져 단지 내에서도 일말의 계절을 느끼며 다양한 공동체 공간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원스톱 리빙의 편리한 측면은 분명 아파트의 매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아파트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땅콩 주택일지라도 사람들이 점점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것이다. 고만고만한 크기에다 실내구조마저 엇비슷한 공간에서, 소득 수준마저 엇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모습으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다양한 직업과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을 보유한 사람들이 지역 내, 지역 간 다양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소득과 교육수준 심지어 정치 이데올로기까지 유사하다는 사회적 통념 아래 단일문화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서로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모습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동체 문화에는 지극히 소극적이었다. 아파트 가격의 담합과 관리라는 집단 이기주의적 측면에는 단합이 되지만, 그걸 넘어서는 공동체 의식은 싹트지 못한 게 현실이다. 아파트의 역설이다.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것처럼 가깝게 살지만 그래서 더욱 소통하며 공동체를 형성하기 어려운 관계의 역설. 요즘 들어서는 고층 아파트가 또 다른 역설을 낳고 있다. 비싼 땅값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가 있지만 맞통풍이 안 돼 기계설비에 의존하다 보니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킨다. 밀폐된 공간에서 건축자재의 실내공기 오염물질로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다. 이것이 고층 아파트의 또 다른 역설이다. 젊은 사람들과 중년층이 아파트로부터의 탈출을 꿈꾸고 있는 이유는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가족의 해체, 고령인구의 증가, 기후 변화 및 에너지 위기 등과 같은 이슈 등이 지구환경, 자연, 인간, 공동체에 대한 생각과 공생을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늦게나마 관계와 소통이라는 소프트웨어의 진화를 그리워하게 만들고 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진화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을 발견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소행주(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북유럽에서 시작한 코하우징(co-housing)과 같은 공동주택을 만들고 공동체적 삶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새롭게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파트 자체는 과거의 단절된 공동(空洞)주택이 아니라 진정한 공동(共同)주택으로 진화해야 하고, 단독주택을 장려하고 보호하는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 번듯한 터만 있다 하면 아파트를 지을 생각이나 하고, 신도시 건설을 발표하기만 하면 아파트 건축계획부터 발표하던 사고방식은 이제 아무한테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 고층화재 진압 ‘소방드론’ 개발…위험지역 소방관 대신 투입

    고층화재 진압 ‘소방드론’ 개발…위험지역 소방관 대신 투입

    주로 군사용으로 개발되는 드론(drone)의 쓰임새가 끝이 없는 것 같다. 최근 UAE 두바이 당국이 고층빌딩의 화재 진압용으로 쓰이는 ‘소방용 드론’을 15대나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독일의 지오본사(社)가 개발한 이 드론은 열감지 센서 및 카메라가 장착돼 고층빌딩 등 소방관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으로 날아가 발화 지점 포착 및 소화의 임무를 맡게된다. 두바이 당국이 소방용 드론을 구매하고 나선 것은 고층건물이 많은 이 지역에서 화재가 날 경우 소화의 어려움과 소방관의 인명피해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바이 당국 측은 고층빌딩 화재 발생시 3~4대의 드론을 날려 발화지점 포착, 소화, 미디어 사진 제공 등 다양한 임무를 맡길 방침이다. 개발사인 지온본의 폴머 카밍아 이사는 “화재가 난 빌딩에 소방관이 직접 들어가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하다” 면서 “이 드론은 소방 호수를 달고 날아가기 때문에 직접 다양한 화재에 대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10년 안에는 위험한 화재 현장에 소방관 대신 로봇이 들어가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격조종되는 드론은 전문적인 조종사가 필요없고 가격도 저렴해 각 나라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드론은 산업용 이외에도 정찰용, 폭격용 등 군사목적으로 더 많이 개발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경남기업 회생 발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 2년 만에 또다시 ‘재입학’ 처지에 놓인 경남기업의 성완종 회장(새누리당 의원)이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기로 했다. 채권단은 경남기업에 1000억원의 출자전환과 3800억원의 신규자금 등 모두 63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 등 경남기업 채권단은 21일 회의를 열어 경남기업 실사 결과를 토대로 이런 내용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다음 주 초까지 채권금융회사들의 동의서를 받기로 했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최근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경남기업은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연말 긴급 수혈해준 1000억원 외에 ▲신규 지원 3800억원 ▲지급보증 500억원 ▲출자전환 1000억원의 내용이 담긴 회생방안을 마련했다. 채권단이 동의해 출자전환(주당 5000원 기준)이 이뤄지면 최대주주인 성 회장과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은 작년 9월 말 44.41%에서 19.60%로 낮아진다. 반면, 채권단의 지분은 55.86%로 올라간다. 성 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 되는 것이다. 성 회장 측은 기업 회생을 위해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고 채권단 중심의 워크아웃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기업은 베트남 최고층 건물인 랜드마크72 건설 등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자금난에 빠져 지난해 말 두 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고층빌딩 불끄는 참 착한 ‘소방 드론’ 개발

    고층빌딩 불끄는 참 착한 ‘소방 드론’ 개발

    주로 군사용으로 개발되는 드론(drone)의 쓰임새가 끝이 없는 것 같다. 최근 UAE 두바이 당국이 고층빌딩의 화재 진압용으로 쓰이는 ‘소방용 드론’을 15대나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독일의 지오본사(社)가 개발한 이 드론은 열감지 센서 및 카메라가 장착돼 고층빌딩 등 소방관이 접근하기 힘든 지역으로 날아가 발화 지점 포착 및 소화의 임무를 맡게된다. 두바이 당국이 소방용 드론을 구매하고 나선 것은 고층건물이 많은 이 지역에서 화재가 날 경우 소화의 어려움과 소방관의 인명피해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바이 당국 측은 고층빌딩 화재 발생시 3~4대의 드론을 날려 발화지점 포착, 소화, 미디어 사진 제공 등 다양한 임무를 맡길 방침이다. 개발사인 지온본의 폴머 카밍아 이사는 “화재가 난 빌딩에 소방관이 직접 들어가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하다” 면서 “이 드론은 소방 호수를 달고 날아가기 때문에 직접 다양한 화재에 대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10년 안에는 위험한 화재 현장에 소방관 대신 로봇이 들어가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격조종되는 드론은 전문적인 조종사가 필요없고 가격도 저렴해 각 나라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특히 드론은 산업용 이외에도 정찰용, 폭격용 등 군사목적으로 더 많이 개발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위례신도시·강남 재건축·세종시 작년 청약열풍 올해도 이어진다

    위례신도시·강남 재건축·세종시 작년 청약열풍 올해도 이어진다

    아파트 분양 시장이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가운데도 지난해 청약열기를 달궜던 지역이 있다. 위례신도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세종시 등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이들 지역에서 8000여 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일반 분양분은 올해도 청약열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위례신도시에서는 지난해 ‘떴다방’까지 등장,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될 정도였다. 위례신도시에서는 다음 달 현대엠코가 A3-6a블록에 ‘엠코타운 센트로엘’을 분양한다. 전용면적 95㎡ 161가구, 98㎡ 512가구 등 673가구에 이른다. 위례신도시 시범단지에 해당하는 ‘휴먼링’(Human Ring) 안에 위치한다. 모든 가구를 남향으로 배치, 일조권을 최대화했고 대지면적의 40% 정도를 조경공간으로 계획했다. 일신건영도 5월쯤에 위례신도시 A2-3블록에서 ‘위례신도시 휴먼빌’을 분양할 계획이다. 엠코와 달리 중대형 아파트만 공급한다. 101~155㎡ 517가구이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GS건설은 다음 달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6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 자이’ 아파트를 내놓는다. 408가구밖에 되지 않는 소형 단지지만 역세권 아파트인 데다 희소성 때문에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분양분은 114㎡ 86가구이다.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2호선 역삼·선릉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한라건설은 강남구 도곡동 동신3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도곡동 한라비발디’ 아파트를 3월쯤 분양할 예정이다. 84~125㎡ 110가구 소형 단지라서 일반 분양분은 16가구에 불과하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신분당선 양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대림산업도 3월쯤 강남구 논현동 경복아파트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 논현경복’ 아파트를 분양한다. 84~113㎡짜리 368가구 중 56가구가 청약통장 가입자의 몫이다. 분당선 선릉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강동구 고덕시영재건축 아파트도 사업 진척이 빠르게 진행되면 상반기 중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았다. 84~192㎡3658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다. 일반 분양 물량도 1100여 가구에 이른다. 일반 아파트로는 두산중공업이 성동구 성수동에서 분양하는 초고층 아파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47층짜리 4개동, 688가구이다. 25~216㎡로 지어지며 84㎡ 이하가 478가구를 차지한다. 강변북로 바로 앞에 들어서 서울숲과 한강시민공원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일반 아파트와 달리 조식 제공, 청소 대행 등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세종시에서도 분양열기가 이어진다. 올해는 국세청, 법제처 등이 추가로 이전할 예정이다. 올해 공급되는 물량도 2만 가구 안팎에 이른다. 특히 설계 공모를 거쳐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 ‘세종의 강남’으로 꼽히는 2-2생활권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490가구 가운데 1차로 현대·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1704가구를 내놓는다. 중흥건설도 3-2생활권에서 3월쯤 98㎡, 109㎡ 637가구를 공급한다. 대구 아파트 분양 시장도 지난해 청약열기를 이어갈지 기대된다. 협성건설은 달서구에서 ‘대구 월성 휴포레’ 아파트 996가구를 분양 중이다. 4월에는 서한이 대구 혁신도시에서 624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5월에는 수성구 범어동에서 이수건설이 ‘브라운스톤 수성’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752가구(실)이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참~ 행정이 예술이네!

    #지하철 5호선 공덕역 인근에 들어선 삼성래미안타운. 큰 도로 옆에 업무용 고층 빌딩들이 쭉 늘어섰고 그 뒤엔 고층 아파트단지가 가득하다. 이 가운데 KPX빌딩 앞에는 공업용 PVC파이프에 고운 색을 입혀 뛰어가는 사람의 속도와 동세(動勢·그림이나 조각에서 나타나는 운동감)를 표현해 낸 작품이 하나 서 있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의 공허한 모습을 담은 강덕봉 작가의 ‘하이드’(Hide)란 작품이다. 마포구는 16일 미술작품 공모대행제 신청이 쇄도해 2월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상수동 래미안 밤섬리베뉴, 아현 래미안푸르지오 택지 1·2지구와 3·4지구 등 3곳에 설치되는 조각 1점, 부조 8점 등 모두 8억 4300만원 규모의 미술작품 공모다. 각각 2월 18일, 11일, 7일까지 구청에 관련 서류를 내면 된다. 단 밤섬리베뉴는 아파트 단지의 높은 옹벽 구조물을 이용해 부조 작품을 만드는 것이어서 이달 21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현장설명회에 참석해야 응모할 수 있다. 삭막한 도시 풍경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문화예술진흥법은 연면적 1만㎡ 이상인 건물에 의무적으로 미술작품을 설치토록 했다. 참 좋은 조항이지만, 이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누구의 어떤 작품을 선정하느냐를 두고 잡음이 일기도 하고, 해외 유명 작가들의 봉 노릇을 한다거나, 건물과 작품이 따로 노는 바람에 돈을 들인 만큼 효과를 못 본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마포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술작품 공모대행제를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도입, 운영하고 있다. 계약 비리를 없애고 역량 있는 우리 작가들을 후원해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을 골라내자는 것이다. 건축주가 구청에 공모대행을 신청하면 구청이 20일 이상 공모를 진행, 미술작품선정심사위원회에서 작품을 선정한다. 건축주로서는 다소 번거롭지만 올해부터 이렇게 선정된 작품에 대해서는 공개적이고 자율적인 선정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감안, 서울시 미술작품 심의를 면제받는 혜택도 주어진다. 박홍섭 구청장은 “건축주가 임의로 작품을 선정하거나, 전문 브로커가 끼어들면서 제대로 된 작품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도전적인 작가들이 적극 응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보기만 해도 아찔” 30m 공중에서 낮잠 자는 男

    “보기만 해도 아찔” 30m 공중에서 낮잠 자는 男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30m 공중에서 태연히 낮잠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최근 고층 건물 사이를 연결하는 외줄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수면을 취하는 남성의 사진이 공개돼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의 정체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줄타기 전문가이자 도시 전문 모험가인 이고르 스캇랜드다. 스캇랜드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시내에 있는 공공 수족관과 맞은 편 건물사이를 줄로 연결한 뒤 중간에 해먹(천, 그물로 만들어진 침대)을 걸고 그 위에서 낮잠을 즐겼다. 참고로 줄과 지상과의 거리는 무려 30m로 밑에서 이를 지켜보던 보행자들 모두 스캇랜드의 어마어마한 담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스캇랜드를 도와 줄을 함께 설치하고 그의 모습을 촬영해준 것은 사진작가 세바스천 발힐터다. 발힐터는 “비엔나 시내 건물 옥상 중 이 곳 배경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스캇랜드는 ‘비엔나 외줄타기 전문가 모임’ 소속으로 전문 산악인이기도 하다. 그는 “나의 이런 모습을 미쳤다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공중에서 바라보는 비엔나 도시 풍경만큼 아름다운 것도 없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스캇랜드는 이 날 총 12시간을 30m 공중에서 지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도심 고층 건물서… 휴가 사병 투신사망

    서울 도심의 고층 건물에서 퇴근 시간대에 휴가를 나온 20대 사병이 투신해 숨졌다. 15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0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 있는 23층짜리 서울시티타워 옥상에서 경기 연천의 포병부대 소속 이모(23) 일병이 투신했다. 이씨는 건물 아래 주차장의 승용차 위로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차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아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 11일 휴가 나온 이씨는 이날 복귀 예정이었으며 투신 당시 군복을 입고 있었다. 경찰은 이씨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수첩 내용과 현장 폐쇄회로(CC) TV 영상 등을 토대로 초동 수사를 벌인 뒤 사건을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로 이첩할 예정이다. 경찰은 정황상 실족 가능성이 거의 없어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첩에는 가정 문제 등으로 힘들다는 심경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이씨가 평소 별 문제 없이 군생활을 했던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군대 내 가혹 행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첫 휴가 나온 일병, 서울 도심 23층 건물 옥상서 투신

    첫 휴가 나온 일병, 서울 도심 23층 건물 옥상서 투신

    첫 휴가를 나온 일병이 서울 도심 고층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15일 오후 6시 40분쯤 중구 23층짜리 서울 시티타워 옥상에서 경기도 연천에서 군 생활 중인 이모 일병이 투신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씨는 건물 1층에 주차된 승용차 위에 떨어져 그 자리에서 숨졌고 지나가던 시민이 이 일병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퇴근 시간대라 건물 앞은 직장인들로 붐볐지만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건물 옆으로 떨어져 투신 상황을 직접 목격한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 입대한 이 일병은 이등병 생활을 마치고 첫 휴가를 나와 이날 자대로 복귀할 예정이었으며 투신 당시 군복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일병이 갖고 있던 수첩에는 훈련소 생활 당시 힘들어했던 심경을 적은 글이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초동 수사를 마치고 사건을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로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투신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자세한 내용은 군에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바람길의 역습/정기홍 논설위원

    요즘 출근길에 고역 하나가 생겼다. 집 앞에 들어선 백화점 건물을 지날 때면 바람이 여간 드센 게 아니다. 예전엔 없었던 현상이다. 출근 전 ‘완전무장’을 생각하지만 “걸어서 5분 거리를 못 견디겠나” 하며 집을 나선다. 하지만 삭풍으로 돌변한 바람은 하염없이 뺨을 때린다. 건물에 부딪힌 회오리바람은 더 고약하다. 최근에서야 백화점 건물이 칼바람길을 만든다는 걸 알았다. 여름철 도심 ‘열섬현상’을 줄이려고 만든 ‘바람길’과 연관성이 컸다. 도심 고층건물 사이의 바람은 평지보다 두세 배 세지고, 겨울철 체감온도는 큰 폭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여름용 바람길의 역습을 받는 셈이다. 며칠 지속된 혹한 속 칼바람이 겨울의 운치를 앗아가 버린 듯하다. 도심 길들은 빌딩숲 바람길의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동토처럼 얼어붙었다. 서울 도심의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오르내린다. 문득 도심 칼바람길이 바바리코트 주머니에 두 손을 꽂은 채 걷던 옛 정취마저 잊게 할까 걱정스러워진다. 퇴근길 골목에서 흘러나오던 ‘그 겨울의 찻집’ 노래가 코트 속을 파고드는 계절인데 말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커버스토리-디자인 서울] 생태도시 쿠리치바의 비밀… 고립 벗어난 선형 교통축 도입

    [커버스토리-디자인 서울] 생태도시 쿠리치바의 비밀… 고립 벗어난 선형 교통축 도입

    브라질 남서쪽의 ‘생태도시’ 쿠리치바는 1990년대 말 한국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08년 이곳의 도시계획연구소를 방문해 만난 리카르도 빈도(64) 설계담당관은 “도시 설계와 디자인은 도시 개혁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수백년 된 나무와 현대식 연구소가 조화를 이룬 연구소에선 바람의 흐름을 고려한 빌딩 배치부터 눈의 피로를 덜어 주는 색상 배열, 쓰레기 재처리까지 세세한 부분을 다뤘다. 시립연구소가 도시 설계와 개혁을 주도한 남미에선 거의 유일한 성공 사례이기도 하다. 쿠리치바에선 환경을 우선하는 도시 설계, 고립을 벗어난 선형 교통축 도입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역사 중심지 보존과 하부구조 개선 등도 착착 진행됐다. 도심 고층건물은 주변부로 갈수록 낮아지는 형태로, 미관 못지않게 공기 순환을 고려했다. 쿠리치바처럼 창조적인 도시 관리 철학을 실천한 곳은 적지 않다. 연간 100만명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스페인의 빌바오는 회색빛 공업도시에서 문화·디자인 도시로 탈바꿈한 사례다. ‘테러도시’라는 오명을 썼던 빌바오는 세계적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면서 6년간 1조 3000억원의 경제효과를 얻고, 문화 도시로 훌쩍 컸다. 인구 20만명의 탄광도시였던 영국의 게이츠헤드도 마찬가지. 버려졌던 탄광도시는 도시 재설계와 볼틱 미술관, 세이지 음악당 등의 문화시설을 통해 매년 230억원의 관광수입을 올리는 곳으로 바뀌었다. 미국 뉴욕은 스스로 되살아나고 있다. 뉴욕 9~14번가에 걸친 첼시마켓은 버려진 비스킷 공장에서 식당, 상점, 방송국 등이 들어선 다목적 건물로 변형됐다. 1990년대까지 도살장·고기포장 공장이었던 미트 패킹은 디자이너, 작가, 건축가들이 유행거리로 탈바꿈시켰다. 일본의 디자인 혁명도시로 불리는 가와고에는 ‘주민 참여’ 디자인을 활용했다. 상인, 전문가, 자치단체가 뭉쳐 전통 거리 이치반가를 소생시켰다. 전통가옥의 색깔과 채도를 조절하고 거리 정체성을 지키는 일은 독특한 매력뿐만 아니라 상권을 부활시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구글어스를 통해 대한민국 서울 중구의 흥인문과 광희문 사이를 보면 전에 없던 대형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구렁이가 똬리를 튼 것 같기도 하고, 시내 한복판에 불시착한 UFO(미확인비행물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공위성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이 건축물은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들어서 오는 3월 개관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다. 오세훈 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고자 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 건물이 창조와 변혁의 아이콘으로 서울을 전 세계 디자인의 중심도시로 만들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단정짓기엔 설계부터 건설공사 과정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미 5000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혈세가 투입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또 얼마나 많은 세금을 더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심 흉물로 전락한 서울시 신청사, 세빛 둥둥섬과 함께 오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디자인서울 프로젝트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를 조짐이다. 거대한 조감도와 허황된 표어를 앞세운 프로젝트가 시민 모두의 자산이자 살아 꿈틀거리는 서울 도시디자인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제라도 메가시티 서울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 프로젝트 진행절차상의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개관을 앞둔 DDP의 사례에서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 동대문운동장과 그 주변지역을 재개발하는 계획은 2000년대 중반 이전에 이미 세워져 있었다. 민선 4기 오 전 시장은 관광객 1200만명을 목표로 하는 도시마케팅 정책을 내세워 2006년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문화로 돈을 번다’는 컬처노믹스를 강조하며 광화문축, 인사동-명동축, 세운상가 녹지축, 동대문디자인축을 근간으로 하는 도심재창조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07년 월드디자인플라자 건설계획을 추가했고, 이를 위해 국내외 건축가 8명을 지정한 가운데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다. 그해 8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그 일대의 역사성을 살려 공원화하려던 계획은 명품 건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예산규모도 900억원에서 3700억원으로 늘어났다. ‘동대문 잔혹사’는 동대문운동장 철거과정에서 600년 도읍 한양의 역사 유적이 발굴되면서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2008년 겨울 DDP 건설현장에서 청계천 물길이 성곽 밑을 관통해 흘러가도록 만든 이간수문(二間水門) 등 총 123m에 이르는 한양도성 성곽과 조선시대 최대 군영인 훈련도감의 부속기관인 하도감 터 유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성곽은 일제강점기에 경성운동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멸실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최고 잔존 높이 4.1m에 바닥 폭 8~9m에 이르는 규모로 남아 있다는 게 확인됐다. 서울시는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자하 하디드와 협상을 벌인 끝에 1000억여원을 다시 들여 설계를 약간 변경해 공사를 강행했다. 서울성곽 안쪽에 있던 하도감을 성곽 밖으로 이전시키고, 그 터에 있던 유적들도 여기저기로 옮기고 터를 덮어버렸다. ‘주변과도 어울리지 않는 기괴한 외관’이라는 비난은 디자인의 독창성이니 덮어 두더라도,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무시한 채 올라선 건물에 서울시민들이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주기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5000억원짜리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박원순 시장은 DDP의 콘셉트를 ‘세계 디자인 메카’에서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으로 바꾸고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에 들어갔다. 공공건축물이란 용도와 목적이 먼저 있고 그에 맞게 건축물을 구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인데, DDP의 경우는 그 반대가 된 셈이다. 7년여에 걸쳐 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운 서울시 신청사의 건물디자인 공모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영화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시청사 디자인 선정을 둘러싼 논란을 개괄하고, 대형 시공사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맡아 계약하는 턴키 방식으로 인한 상업주의와 관료주의의 폐해를 꼬집는다. 이 영화를 만든 정재은 감독은 “시청사가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공건축물이 진영논리에 갇혀 그 속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하는지의 가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사람들은 흉물이 된 시청사 건설에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것을 문제 삼을 뿐 정작 어떤 가치를 위해 돈을 들여야 하는지, 우리에게 어떤 공간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면서 “DDP의 경우도 세계적인 위대한 건축가의 예술작품을 갖고 싶다는 요구와 욕망이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인 서울’로 가시화되고 본격화된 공공프로젝트에 대한 비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추적해 보자. 발주의 주체인 공무원 혹은 국가기관의 무능과 무지, 리더의 정치적 야심이 그 단초를 제공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무원들에게 건축의 전문성을 갖추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지라도 다른 방식으로 전문성을 갖춰 이를 극복할 것을 주문할 수는 있다. 건축비평가 이종건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공공프로젝트의 성패와 관련한 모든 공과는 주체능력의 한계가 그 원인”이라며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동원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공공프로젝트의 추진과정에서 윤리적인 기준과 전문적 안목을 갖춘, 제대로 된 전문가들을 배제한 채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신청사의 디자인 결정도 그렇고, DDP의 공모당선작 결정도 한국건축문화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을 최종심사에 참여시켜 정치적인 결정에 거수기 역할을 하게 한 결과 시민혈세만 낭비하고 비루한 외형물이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대학에서도 건물을 짓는 데 모든 학생과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공개심사를 하며 문제점을 검토하는 등 결정과정을 거친다”면서 “공공프로그램은 절차가 가장 중요하며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없을수록 모든 절차는 더 투명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앞으로 추진될 공공프로젝트는 전체 절차 안에 검증·비판·감시가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을 부지런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절차상의 문제도 문제지만 정치적인 야심에 휘둘려 조급증을 부린 것도 앞으로의 공공프로젝트 추진에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대목이다. 서울시 신청사를 짓는 데 7년, DDP를 추진하는 데 7년 6개월이 각각 소요된 사실은 세계적으로는 뉴스거리가 될 만하다. 가까운 일본을 예로 들어보자. 일본 오사카 시립역사박물관 건물터는 고대궁궐 유적지 궁터 일부였다. 유적 파괴 논란이 일자 오사카 시는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데만 7년을 보냈다. 그리고 유적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체를 지하에 보존키로 했다. 그 위에 건설된 고층 박물관은 오사카의 랜드마크가 되어 있다. 서울시 디자인 서울 총괄본부장을 지낸 권영걸 서울대 교수는 “서울을 디자인 도시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한 점은 인정해야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다”며 “장·단기 계획을 투트랙으로 진행하면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커버스토리] 전통 덮은 건축… 디자인 서울 길을 잃다

    구글어스를 통해 대한민국 서울 중구의 흥인문과 광희문 사이를 보면 전에 없던 대형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구렁이가 똬리를 튼 것 같기도 하고, 시내 한복판에 불시착한 UFO(미확인비행물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인공위성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이 건축물은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들어서 오는 3월 개관할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앤 파크(DDP)다. 오세훈 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디자인 서울 프로젝트’의 역점 사업이자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고자 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 건물이 창조와 변혁의 아이콘으로 서울을 전 세계 디자인의 중심도시로 만들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단정짓기엔 설계부터 건설공사 과정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미 5000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혈세가 투입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또 얼마나 많은 세금을 더 쏟아부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심 흉물로 전락한 서울시 신청사, 세빛 둥둥섬과 함께 오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디자인서울 프로젝트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에 오를 조짐이다. 거대한 조감도와 허황된 표어를 앞세운 프로젝트가 시민 모두의 자산이자 살아 꿈틀거리는 서울 도시디자인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제라도 메가시티 서울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 프로젝트 진행절차상의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개관을 앞둔 DDP의 사례에서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다. 동대문운동장과 그 주변지역을 재개발하는 계획은 2000년대 중반 이전에 이미 세워져 있었다. 민선 4기 오 전 시장은 관광객 1200만명을 목표로 하는 도시마케팅 정책을 내세워 2006년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문화로 돈을 번다’는 컬처노믹스를 강조하며 광화문축, 인사동-명동축, 세운상가 녹지축, 동대문디자인축을 근간으로 하는 도심재창조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2007년 월드디자인플라자 건설계획을 추가했고, 이를 위해 국내외 건축가 8명을 지정한 가운데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했다. 그해 8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그 일대의 역사성을 살려 공원화하려던 계획은 명품 건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예산규모도 900억원에서 3700억원으로 늘어났다. ‘동대문 잔혹사’는 동대문운동장 철거과정에서 600년 도읍 한양의 역사 유적이 발굴되면서 클라이맥스를 맞는다. 2008년 겨울 DDP 건설현장에서 청계천 물길이 성곽 밑을 관통해 흘러가도록 만든 이간수문(二間水門) 등 총 123m에 이르는 한양도성 성곽과 조선시대 최대 군영인 훈련도감의 부속기관인 하도감 터 유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성곽은 식민지 시대에 경성운동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멸실된 것으로 추정됐지만 최고 잔존 높이 4.1m에 바닥 폭 8~9m에 이르는 규모로 남아 있다는 게 확인됐다. 서울시는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자하 하디드와 협상을 벌인 끝에 1000억여원을 다시 들여 설계를 약간 변경해 공사를 강행했다.서울성곽 안쪽에 있던 하도감을 성곽 밖으로 이전시키고, 그 터에 있던 유적들도 여기저기로 옮기고 터를 덮어버렸다. ‘주변과도 어울리지 않는 기괴한 외관’이라는 비난은 디자인의 독창성이니 덮어 두더라도, 서울의 유구한 역사를 무시한 채 올라선 건물에 서울시민들이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주기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5000억원짜리 애물단지’를 떠안게 된 박원순 시장은 DDP의 콘셉트를 ‘세계 디자인 메카’에서 ‘함께 만들고 누리는 디자인’으로 바꾸고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에 들어갔다. 공공건축물이란 용도와 목적이 먼저 있고 그에 맞게 건축물을 구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인데, DDP의 경우는 그 반대가 된 셈이다. 7년여에 걸쳐 3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세운 서울시 신청사의 건물디자인 공모부터 완성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영화 ‘말하는 건축 시티:홀’은 시청사 디자인 선정을 둘러싼 논란을 개괄하고, 대형 시공사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적으로 맡아 계약하는 턴키 방식으로 인한 상업주의와 관료주의의 폐해를 꼬집는다. 이 영화를 만든 정재은 감독은 “시청사가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공공건축물이 진영논리에 갇혀 그 속에 어떤 가치를 담아야 하는지의 가치가 실종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사람들은 흉물이 된 시청사 건설에 많은 돈이 들어갔다는 것을 문제 삼을 뿐 정작 어떤 가치를 위해 돈을 들여야 하는지, 우리에게 어떤 공간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면서 “DDP의 경우도 세계적인 위대한 건축가의 예술작품을 갖고 싶다는 요구와 욕망이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인 서울’로 가시화되고 본격화된 공공프로젝트에 대한 비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추적해 보자. 발주의 주체인 공무원 혹은 국가기관의 무능과 무지, 리더의 정치적 야심이 그 단초를 제공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무원들에게 건축의 전문성을 갖추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지라도 다른 방식으로 전문성을 갖춰 이를 극복할 것을 주문할 수는 있다. 건축비평가 이종건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는 “공공프로젝트의 성패와 관련한 모든 공과는 주체능력의 한계가 그 원인”이라며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동원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공공프로젝트의 추진과정에서 윤리적인 기준과 전문적 안목을 갖춘, 제대로 된 전문가들을 배제한 채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신청사의 디자인 결정도 그렇고, DDP의 공모당선작 결정도 한국건축문화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을 최종심사에 참여시켜 정치적인 결정에 거수기 역할을 하게 한 결과 시민혈세만 낭비하고 비루한 외형물이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대학에서도 건물을 짓는 데 모든 학생과 전문가들이 모인 가운데 공개심사를 하며 문제점을 검토하는 등 결정과정을 거친다”면서 “공공프로그램은 절차가 가장 중요하며 공무원들의 전문성이 없을수록 모든 절차는 더 투명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만들려면 앞으로 추진될 공공프로젝트는 전체 절차 안에 검증·비판·감시가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도 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을 부지런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절차상의 문제도 문제지만 정치적인 야심에 휘둘려 조급증을 부린 것도 앞으로의 공공프로젝트 추진에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대목이다. 서울시 신청사를 짓는 데 7년, DDP를 추진하는 데 7년 6개월이 각각 소요된 사실은 세계적으로는 뉴스거리가 될 만하다. 가까운 일본을 예로 들어보자. 일본 오사카 시립역사박물관 건물터는 고대궁궐 유적지 궁터 일부였다. 유적 파괴 논란이 일자 오사카 시는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토론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데만 7년을 보냈다. 그리고 유적을 훼손하지 않고 그 자체를 지하에 보존키로 했다. 그 위에 건설된 고층 박물관은 오사카의 랜드마크가 되어 있다. 서울시 부시장 시절 디인서울 총괄본부장을 지낸 권영걸 서울대 교수는 “서울을 디자인 도시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한 점은 인정해야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다”며 “장·단기 계획을 투트랙으로 진행하면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커버스토리-디자인 서울] “서울의 역사성 로마에 꿀리지 않아… 그 결 그대로 살려서 디자인해야”

    [커버스토리-디자인 서울] “서울의 역사성 로마에 꿀리지 않아… 그 결 그대로 살려서 디자인해야”

    도시는 생물이다. 인간이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도시가 살아나고 죽는다. 그러나 보통 인간은 자본의 논리로 그것을 황폐하게 한 뒤 다른 곳으로 옮겨가 똑같은 일을 한다. 고서와 금석학의 거리였던 서울 종로구 인사동이 중국산 제품과 질 낮은 공예품이 판치는 국적 불명의 장소가 된 것이 대표적이다. 푸진 음식으로 서민의 주린 배를 달랜 종로 피맛골, 근대 역사를 품은 동대문운동장 등은 초고층 빌딩과 온갖 상업시설들에 잠식당했다. 600년 고도(古都) 서울은, 대체 어디까지 더 ‘세련’돼지기만 할 것인가. 권영걸(63·서울대 미술관장)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서울은 역사문화 도시로 분명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10일 인터뷰에서 권 교수는 서울의 역사를 먼저 훑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풍납토성과 오륜동 몽촌토성 지역을 백제의 도읍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는 “아주 겸손하게 잡아도 서울은 2000년 역사를 가진 도시로서, 유럽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다”고 했다. “로마나 아테네보다 훨씬 더 오랜 역사의 결이 켜켜이 쌓인 도시”라고 강조했다. ‘디자인 서울’을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초대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을 맡았던 그는 “서울시장은 행정가여야 하는데 역대 시장을 살펴보면 정치가 성향이 더 강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임기 초반에 뭔가를 보여 줘야 한다는 과잉 의욕이 디자인의 오남용을 불렀던 점이 없지 않았다. 서울이 역사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인식도 약간은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고층빌딩을 세우고 지역 개발을 할 때 유적과 유물이 나오면 개발 방향을 틀고 설계 변경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권 교수는 “서울을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만들기 위해서 ‘개발’보다 ‘역사보존’을 앞세우고 문화재법을 지엄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라도’라는 단어에 힘을 주면서 “공무원도, 자치단체장도, 중앙정부도 이제는 ‘유물이 나오면 개발을 중단한다’는 방향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가 3년 만에 탈고해 내놓은 신간 ‘나의 국가디자인전략’ 역시 그런 기조를 깔고 있다. 책에서 그는 ‘공공성’을 바탕에 둔 88개 디자인 전략을 제안한다. “좋은 디자인은 공공성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디자인의 본래 가치는 자연의 도를 따르고 인간을 섬기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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