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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쳐 먹고 쪼사 먹고… 얼큰한 국물에 입이 호강하네

    데쳐 먹고 쪼사 먹고… 얼큰한 국물에 입이 호강하네

    남도 여행,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빼놓을 수 없는 이유, 풍성한 먹거리다. 올여름 남도로 휴가를 떠난다면 하루쯤은 부러 전남 장흥으로 발길을 돌리길 권한다. 식욕을 자극하는 여름철 별미가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산과 들, 바다와 강이 어우러지며 길러낸 싱싱한 식재료에 남도 특유의 맛이 버무려져 장흥 어디를 가도 만족스럽다. ‘하모도 한철’이라 했다. 여름에 잡힌 갯장어가 특히 맛있다는 뜻이다. 하모는 갯장어의 일본식 표현이다. 정약전이 지은 ‘현산어보’는 갯장어를 ‘견아리’(犬牙?), 즉 개와 같은 이빨을 가진 장어라고 적고 있다. 성질도 포악해서 물 밖으로 나오면 곧잘 사람에게 덤벼든다. 여기에 뱀을 닮은 외모를 하고 있으니 그다지 먹음직스러운 식재료는 아니다. 우리 선인들도 갯장어를 그리 즐기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다르다. 책 ‘현산어보를 찾아서’(이태원 지음)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엔 갯장어를 수산 통제 어종으로 지정해 함부로 잡거나 유통시키는 것을 금지했다. 어획량이 저조하면 어민들이 숨겨 놓고 내놓지 않는다고 의심해 배 밑창까지 조사할 정도였다.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갯장어가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식감이 쫄깃하고 성인병 예방이나 원기 회복에 좋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갯장어는 7~8월에 잡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8월이 지나면 몸에 기름기가 많아져 주로 육즙을 내서 먹는다. 현지인들은 갯장어를 여름철 최고의 횟감으로 꼽는다. 하지만 대개는 샤부샤부(사진 ①)로 살짝 익혀 먹는다. 갯장어에 촘촘하게 칼집을 낸 뒤 육수에 데쳐 자색 양파, 부추 등과 함께 싸 먹는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싱싱회마을(863-8555, 이하 지역번호 061), 해돋이(862-7234) 등이 알려졌다. 특히 싱싱회마을 육수가 진국이다. 장어 뼈를 고아낸 육수에 전복, 대추 등을 넣고 끓인다. 샤부샤부를 먹은 뒤엔 녹두죽으로 입을 가신다. 올해 유난히 생산량이 떨어져 값이 많이 올랐다. 한 접시에 9만원 선. ‘여름철 지쳐 누운 소도 벌떡 일어서게 한다.’ 식도락가라면 주인공이 누군지 단박에 알 터다. 스태미나 식품으로 즐겨 먹는 낙지다. 우리나라 낙지 생산 1번지는 장흥이다. 장흥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잡힌 낙지의 60%가량이 전남산이고 이 가운데 40% 정도가 장흥산이었다. 장흥이 전국 최대 낙지 산지가 된 건 2008년부터다. 어민들이 김 양식에 염산을 사용하지 않은, 이른바 ‘무산김’을 생산하면서 득량만의 생태계가 살아난 게 기폭제가 됐다. 이젠 어민들이 수작업으로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러다 보니 어류나 연체동물의 먹잇감이 풍부해졌다. 김 맛도 좋아지고 낙지 등의 해산물 생산량도 덩달아 늘어나게 된 것이다. 장흥산 낙지는 머리가 작다. 발은 오종종하고 길다. 몸 맛은 씹을수록 쫄깃쫄깃하다. 한데 먹는 방식이 문제다. 영국의 한 일간지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음식 8가지’ 가운데 낙지를 1위에 올렸다고 알려진 데 이어 국내에서도 최근 낙지 관련 사고가 잇따랐다. 낙지는 한 마리를 둘둘 말아 통째 먹는 게 최고다. 통째 먹는 게 불편하면 낙지를 잘게 ‘쪼사’(잘게 자른다는 뜻의 사투리) 먹는 ‘탕탕이’(사진 ②)가 좋겠다. 현지에선 한우 육회를 얹어 먹는 ‘소고기 낙지 탕탕이’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읍내 만나숯불갈비(864-1818~9)와 싱싱회마을이 알려졌다. 3만 5000~4만원. 낙지는 낱마리에 3000~4000원이다. 생산량에 따라 매일 경매가가 달라진다. 대리 수산물어판장에서 싸게 살 수 있다. 메기매운탕(사진 ③)도 빼놓을 수 없다. 핵심은 된장으로 맛을 낸다는 것. 그게 대체 무슨 맛이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된장의 구수한 맛과 고추장의 얼큰한 맛이 어우러졌다고 보면 틀림없겠다. 먼저 소머리와 사골로 육수를 낸다. 시래기와 들깨 등도 듬뿍 넣는다. 여기에 된장과 약간의 고추장을 섞은 소스를 넣는다. 끓일수록 국물은 걸쭉해지고 시래기 등엔 양념 맛이 듬뿍 밴다. 민물새우도 빼놓을 수 없다. 매운탕 맛을 한결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2만~4만원. 탐진강 메기탕(864-6543)이 유명하다. 글 사진 장흥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강호동 치킨678이 발표한 전국 ‘치킨지도’ 보니

    강호동 치킨678이 발표한 전국 ‘치킨지도’ 보니

    전국 5만개 이상의 치킨집이 영업하고 여름 성수기에 호황을 누리는 치킨천국 대한민국에서 ‘강호동 치킨678’이 ‘전국 치킨지도’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방송인 강호동의 치킨 브랜드 ‘강호동 치킨678’이 올 상반기 동안 전국 200여개 가맹점에서 판매된 자료를 조사한 결과, 서울과 경기를 포함한 중부지방에서는 고추치킨 등 매운치킨의 판매비중이 높은 반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일반치킨의 판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의 경우 맵고 양념이 첨가된 치킨류 판매가 2배 이상 많아 자극적인 맛을 찾는 소비자가 대도시에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방의 경우 담백한 치킨류를 많이 찾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육칠팔 관계자는 주변에 경쟁업체가 많은 수도권 일수록 메뉴의 차별성이 부각되어 일반적인 메뉴보다는 회사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는 메뉴가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이 회사가 내놓은 ‘고추장사치킨’은 한식과 접목한 알싸한 맛을 내 매운맛을 선호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출시후부터 빠르게 매출이 늘어난 상품이다. 후라이드와 양념치킨이라는 기존 메뉴를 세분화시켜 불고기 갈릭치킨을 비롯해 애(愛)간장 윙스, 눈물나게 매운 윙스, 바사삭윙스 등 차별화된 제품들은 지방보다 수도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모습. 또한 전국적으로 치킨을 가장 많이 찾는 요일은 서울과 경기지역은 토요일 오후 6시~10시, 충청과 전라지역은 금요일 오후 7시~9시, 강원과 영남지역은 목요일 오후 8시~10시로 나타나 지역별로도 치킨을 즐기는 요일이 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 지역은 강호동이 MC로 출연중인 ‘SBS 놀라운대회 스타킹’의 방영시간대인 토요일 6시 주문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20~30% 높은 것으로 나타나 외식보다는 집에서 치킨을 주문해 함께 즐기는 ‘홈파티’를 즐기는 성향을보였다. 이밖에도 가맹점주들의 성비를 조사해본 결과 전체적으로는 7:3으로 여성 가맹점주의 비중이 높았고, 수도권 지역의 경우 여성 가맹점주 비중이 절반을 넘어 ‘여사장 강세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했다.부부가 함께 점포를 운영하는 부부점주의 비중도 지난해 10%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에는 30%로 높아져 외식시장에 부부창업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가맹점별 평당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5%가량 증가했다. 최근 오픈한 신규매장의 매출은 66m2(약 20평) 기준 약 200만원 가량으로, 가맹점이 적극적으로 늘어난 올해 상반기의 매출 증가세 30%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액이 가장 높은 지역은 역시 수도권 일대로 사업진출 초기 대비 30%를 훌쩍 넘어서 충청 및 전라지역의 경우 23%, 강원 영남권은 18%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현재 ‘강호동 치킨678’은 론칭 1년여 만에 200여개 전국망을 갖춰 한주에 2~3개꼴로 가맹점이 늘어나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 회사가 운영하는 7개의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육칠팔 김상곤 총괄이사는 “건강함과 친숙함의 강호동 이미지가 빠른 성장세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100여개 이상의 가맹점을 오픈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강호동 치킨678은 오는 25일 오후 2시 ㈜육칠팔 본사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농촌으로 ‘유학’ 보냈더니… 경쟁 지쳤던 아이 얼굴에 ‘웃음꽃’

    농촌으로 ‘유학’ 보냈더니… 경쟁 지쳤던 아이 얼굴에 ‘웃음꽃’

    “내가 잡은 고추잠자리 좀 봐봐.” 지난 17일 충북 단양의 한드미 마을. 장난기 어린 얼굴을 한 남자 아이 셋이 나무 아래 모였다. 아이들의 눈이 향한 곳에는 고추잠자리가 날개를 파르르 떨고 있었다.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잠자리를 관찰했다. 잠시 뒤 아이들은 옆 계곡으로 자리를 옮겨 자그마한 손으로 계곡물을 떠서 마셨다. 임현영(11)군은 “배 아프지 않겠냐”라는 질문에 “물이 얼마나 깨끗한데요!”라고 활짝 웃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자연과 호흡하고 있었다. 계곡과 산은 이미 아이들의 친구이자 선생님인 듯 보였다. 아이들이 농촌 지역을 방문해 6개월 이상 생활하는 농촌유학이 인기를 얻고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의 농촌유학시설은 2010년 24개소에서 2012년 37개소로 늘어났다. 유학생 역시 302명에서 464명으로 상승 추세다. 2007년 설립돼 농촌 유학의 원조격으로 불리는 단양 한드미 농촌유학센터 역시 처음보다 학생 수가 4배쯤 늘었다. 박종현(35) 생활지도교사는 “첫해 12명이었던 유학생들이 지금은 48명이나 된다”고 귀띔했다. 한드미 농촌유학센터는 일본의 산촌유학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2006년 당시 정문찬(58) 한드미 마을 대표가 농림부의 ‘1인1촌 전문가 컨설팅 지원사업’을 신청했고 마을을 방문한 김재현 건국대 환경과학과 교수로부터 일본의 산촌유학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정 대표는 “산촌유학을 통해 젊은 사람의 유입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한드미 마을을 위해 적합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농촌유학은 과도한 경쟁에 지친 도시 아이들의 쉼터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다. 경기 성남에서 충북 단양으로 온 지 2년 반 됐다는 김유석(11)군은 “성남에 있을 때 다닌 학원만 영어, 수학, 태권도 등 10개가 넘고 오후 2시에 학교가 끝나도 8시쯤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면서 “지금은 좋아하는 야구나 축구 같은 운동도 친구들과 실컷 할 수 있어 참 좋다”고 웃어 보였다. 인천에서 초등학교 5학년인 남동생과 함께 왔다는 홍영민(15)양도 “학생 간의 경쟁이 인천보다 훨씬 덜하고 활동량이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실제 센터 내에서 어두운 낯빛을 한 아이를 찾아 보기는 힘들었고 유학센터는 시끌벅적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거나 게임에 중독된 도시 아이들도 일부 있었다. 아이들의 하루 일과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이날은 초등학교 2~4학년을 대상으로 ‘미술심리 모니터링’ 수업이 진행됐다. 유학센터 근처 가곡초 대곡분교에서 아이들이 정규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였다. 단양에서 온 선생님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빙 둘러앉았다. 선생님은 각자 아이들에게 태극기를 그리게 하고 태극 무늬가 가진 뜻을 질문했다. 아이들은 조그마한 입을 연신 움직이며 ‘하늘’, ‘물’과 같은 답을 내놨다. 이세정(27) 생활지도교사는 “‘영어로 배우는 사물놀이·민요교실’, ‘로컬푸드 요리교실’, ‘한드미 관악 빅밴드’, ‘한드미 자연 놀이터’, ‘농촌의 사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한드미 농촌유학센터의 자랑”이라고 했다. 센터의 활성화는 시골 마을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07년 센터 설립 후에 아이들을 따라 귀농한 집만 해도 12곳에 이른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마을 곳곳에서는 허름한 집들을 새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부산에서 단양으로 온 지 7년 됐다는 정영광(33) 생활지도교사는 “체험 마을로 쓰던 숙박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등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젊은 사람들의 수가 많아지니 마을에 활력이 넘친다”고 전했다. 센터 직원들은 농촌이 아이들에게 창의력을 심어 줄 수 있는 좋은 장소라고 입을 모았다. “도시에 있는 학생들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학원 이곳저곳을 옮겨 다닌다. 그런데 농촌에 오면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풀을 하나 뽑더라도 더 쉬운 방법을 찾게 되고 상상력을 나름대로 동원하게 된다. 이곳은 아이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놀이터이자 공부터이다.” 단양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강원도 막국수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강원도 막국수

    “예전에는 손님이 찾아오면 꼭 밤참을 냈어. 막국수만 한 것이 없었지. 밀가루는 귀해서 생각도 못했고, 메밀로 국수를 뽑았어. 그런데 메밀은 찰기가 없잖아. 무릎 꿇고 엎드려서 녹진하게 치대야 해. 덩어리 덩어리 동그랗게 떼어 나무국수틀에 눌러 면을 빼내지. 반죽보다 중요한 것은 물 온도야. 팔팔 끓이지 않으면 퍼져서 죽이 되어 버리거든. 뜨거운 물에 들어간 면이 두 번째 올라올 때 건져 씻어야 해. 잽싸게 손을 움직여도 순메밀로 뽑은 면은 뚝뚝 끊어져서 올챙이국수처럼 수저로 먹어야 했어.” 팔순을 앞둔 강원도 춘천의 최명희(79) 할머니는 잠시 창가를 내다보았다. 메밀에 얽힌 배고프고 기막힌 과거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에효, 모든 것이 다 귀했지. 밤에 뽑은 메밀국수를 남겨놨다가 아침에 손님 떠날 때 다시 대접했어. 화롯불에 맑은 장국 끓여서 면 넣고 뜨끈하게 상에 올리면 속 훈훈하게 먹고 길을 떠났지. 전날 술이라도 마셨으면 면수(메밀국수 삶은 물)를 드렸어. 간장 타서 훌훌 마시면 속이 뚫려. 지금 식당에서 내는 면수의 전통은 그렇게 이어진 거야.” 할머니는 대를 잇고 있는 불혹의 아들을 든든하게 쳐다보면서도 고달팠던 시간들이 자꾸만 떠오르는 눈치였다. 어쩌겠는가, 그땐 그랬는걸. 시집오니 시어머니는 젊은데 입은 아홉이요, 땟거리가 없더란다. 식구들 굶기지 않으려고, 내 식구들 밥상 차려내듯 밤낮 모르고 밥장사를 했는데 그게 어느덧 44년. 세월은 가혹하여 새색시가 백발이 되었다. 어쩌면 강원도의 메밀음식은 할머니의 독백처럼 ‘한’이다. 의병활동하다 산으로 숨어들어 화전을 일궜던 산사람들이 장터로 들고 온 곡식이 메밀이었고, 서민들이 다랑이밭 천수답 농사에서 가뭄 들어도 두 달 지나 고맙게도 수확이 가능했던 작물이 메밀이었다. 기실 냉면과 막국수는 겨울에 먹어야 별미라고들 한다. 동치미가 제 온도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계절이 겨울이고 보면 겨울음식이 맞다. 하지만 김치냉장고의 등장으로 발효음식의 계절성은 모호해졌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난 여전히 여름 막국수가 좋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차가운 면은 냉면, 막국수, 밀면 세 가지다. 그 중 현대의 냉면과 막국수는 전분과 밀가루 등을 섞기도 하지만 메밀을 주로 쓰고, 부산 쪽에서 유명한 밀면은 진주식 해물육수에 밀가루 면을 쓴다고 보면 큰 테두리는 그어진다. 강원도권 막국수는 숙성 양념을 쓴 붉은 비빔면이다. 변수는 국물이다. 비빔을 기본으로 하는 막국수는 냉면보다 육수에 대한 관심이 덜하지만 여전히 동치미와 고기육수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육수는 집안에 따라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꿩고기가 두루 쓰이고 동치미와 육수를 섞는 집, 오직 묵은 무만 고집해서 동치미를 담가 쓰는 집이 있다. 면은 메밀과 전분을 섞는데 메밀 함량이 많을수록 끈기가 덜하다. 간혹 순수 국산 메밀을 즉석에서 말아 주는 집이 있기는 하지만 대개는 메밀 70~80%를 쓴다. 강원도를 돌던 이날도 주춤주춤 하루 두 끼를 막국수로 먹게 되었다. 춘천토박이 손에 이끌려 간 곳은 외갓집처럼 한옥을 그대로 살려 오목한 마당이 있는 집이었다. 마루 기둥에는 거울이 걸려 있고 방마다 빈 상이 잔칫집처럼 많다. 으레 그렇듯이 막국수와 속 든든한 돼지고기 편육, 감자와 녹두전까지 시켜 놓고 탁주를 고민한다. 술을 부르는 편육 한 점의 애수는 커서 고기를 잘 삶느니, 삼겹살을 쓰다가 뒷다리 살로 부위가 바뀌었느니, 질겨졌다느니 말도 많고 집집마다 쉬쉬 하는 편육 삶기 비법경쟁이 치열하다. 심심하고 별 맛 없는 메밀면에 담백한 편육 한 점 싸 먹는 맛은 유별나기 때문이다. 국수에 풍미를 돋워줄 뿐 아니라 속도 든든히 채워 주니까. 미리 나온 면수를 홀짝홀짝 마신다. 붉은 빛이 돈다. 밍밍하지만 향이 짙다. 음식의 간이 세고 자극적인 것 투성이인 시대에 ‘네 맛도 내 맛도 아닌’ 면수의 맛이 어떻게 사람들의 향수를 파고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마시면서 익숙해질수록 그런 생각이 든다. 부침과 편육이 먼저 나왔다. 막국수가 나오기 전 고소한 전을 찢으며 세상 얘기 찧고 까부는 것이 국수집 재미이기도 하다. 시골어머니의 밥상이 생각나는 열무김치는 깊은 맛이 배어 있고, 배추김치는 고춧가루를 많이 넣지 않아 시원하며 아삭아삭 씹힌다. 막국수가 나왔다. 왜 대한민국의 막국수에는 모조리 김가루가 얹어지는지, 묵은 불만이 목젖까지 터져 나온다. 외양은 여느 집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체로 양념은 양파와 배를 갈아 바탕을 잡고 여기에 물엿과 고추장, 간장, 설탕, 다진 마늘 등을 섞어 저온 숙성한 것을 쓴다. 갓 뽑은 면발 위에 양념을 두르고는 삶은 달걀이나 채소로 고명을 얹는다. 이곳 사람들은 막국수에 처음부터 육수를 흥건하게 부어 먹지 않는다. 퍽퍽한 면이 비벼질 만큼 육수를 넣고 기호에 따라 식초와 겨자를 곁들인다. 식초는 살균 효과가 있고, 메밀의 차가운 성질을 겨자가 잡아 주니 ‘찬 면’ 집에는 꼭 따라다니는 강력한 기호다. 여기에 거개 동치미를 곁들이는 이유는 무가 메밀의 독성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는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음식이니 지금처럼 고명과 채소가 올라가는 호사는 생각도 못했다. 그저 면만으로는 별 맛 없으니 양념에 비벼 먹거나 동치미에 말아먹는 속 편한 음식이었고, 고추장이 들어가도 속이 화르르 자극적이지 않다. 입으로 물면 툭툭 끊어져 냉면이나 쫄면처럼 강하지 않고 담백하며 고소하다. 수육 한 점을 면에 감아 씹으니 삼겹살의 감칠맛이 배어 막국수 맛이 더 담백하다. 비벼진 국수가 거의 바닥을 드러낼 즈음 육수를 부어 양념까지 싹싹 비워 마시고 나니 세상일 아무런 욕심도 생기지 않는다. “막국수나 한 그릇 하세” 하는 이 욕심 없는 여름인사가 진정한 막국수의 마음일 것이다. 느리게 해찰할 새도 없이 국수가 나오자마자 붇기 전에 허위허위 젓가락질을 해야 하는 여름 밥. 문득 누군가에게 기별을 넣어 안부를 물어야 하지 않겠나. “덥지? 막국수 한 그릇 하세.” 글 사진 음식평론가 손현주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막국수만큼 개인의 기호가 크게 작용하는 음식도 드물 것이다. 강원 5대 막국수니, 7대 막국수니 손꼽는 맛집은 그래서 조심스럽다. 육수와 메밀의 함량, 편육 삶기에 따라 막국수로드는 ‘미식가 열전’이다. 동해안은 고기육수를, 춘천과 강원 남부는 동치미와 고기육수를 섞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지역은 다르나 고기육수를 쓰는 경기도 여주 천서리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계절맛집(지역번호 033) 춘천 ‘평양막국수’(257-9886) ‘샘밭막국수’(242-1712) ‘유포리막국수’(242-5168) ‘실비막국수’(254-2472) ‘남부막국수’(256-7859) ‘부안막국수’(254-0654) ‘명가막국수’(242-8443), 그 외 지역 양양 ‘영광정메밀국수’(673-5254) ‘범부막국수’(671-0743)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무덤 가까이 가보았더니, 구월이가 먼저 와서 오들오들 떨고 앉아 있었다. 목덜미가 선뜻하게 차가운 야기에 떨고 있는 구월이를 발견하는 순간, 배고령은 얼른 입었던 배자를 벗어 궐녀의 어깨를 덮어주었다. 구월이는 건네준 배자를 껴입자마자 배고령의 품속으로 덥석 상반신을 던지며 우는 목소리로 물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구월이도 알지 않나. 상단 모두가 적굴 놈들 소탕한답시고 갖은 경난을 겪었네.” “억수장마에도 빨래 말미는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남의 눈치도 있고 해서……” “남의 눈치 안 볼 날이 언제쯤 올까요? 우리는 언제 따뜻한 봉노에 두동베개 나란히 베고 누워 늘어지게 한잠 잘 수 있을까요?” 배고령이 바로 코밑에서 얼굴을 되들고 쳐다보는 구월이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대답을 주저하는 기색이더니, “글쎄…… 나도 그런 날이 오기를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다네.” 구월이가 입을 빼죽하더니, 앙칼지게 쏘아붙였다. “언제? 나중 늙어서 고추상투 되고 나서……? 이녁도 알고 보니 맹물이네요. 허우대가 걸출한 남정네가 그렇게도 수완이 모자란다면, 장차 살아갈 궁리가 아득할 따름이지요. 따귀 한 대 맞을 요량하고 엄니한테 얘길 하면 양단간에 결단이 날 것 아닙니까.” “나도 그런 생각이 없지는 않지만, 엄니가 애지중지 키운 외동딸을 나이 많은 노닥다리 신랑에게 시집보낼 수 없다고 냉갈령을 쏘아붙이면 그땐 어찌할지 몰라서 주저하고 있다네.” “늦깎이 장가든다고 누가 악담이라도 할까봐서 주저하고 있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지하세월로 나만 쳐다보고 있을래요? 과단성 있는 남정네들은 마음먹었다 하면 혼인을 여축 없이 성사시킵디다. 난 이러다가 성말라 죽겠어요.” “강짜 그만 놓게…… 창졸히 결단낼 일이 아닐세……” “예전에 나더러 곁을 달라고 너부죽하니 엎드려 삭삭 빌며 애걸할 때는 창졸히 될 일이 아니란 얘기 없었잖아요.” “내가 언제 그랬나?” “고추박이* 될까 걱정되어 딴청 피우고 주저하십니까?” “그럴 리가 있나. 난 상놈 아닌가.” “상것들끼리 혼인하자는 일도 이렇게 어렵습니까?” “그것 참…… 어지간히 파고드는군.” “어서어서…… 부지하세월하고 있을 겨를이 없어요.” “알고 있으니 기다려보게.” 그렇게 도담도담 얘길 나누면서도 배고령은 구월이 어깨에 걸친 배자 속으로 가만히 손을 집어넣었다. 구월이가 처음엔 선뜻한 냉기 때문에 달팽이처럼 가슴을 움츠렸다가 나중에는 자기 손으로 배고령의 손등을 잡아 젖무덤에 닿도록 끌어당겨 주었다. 자기 젖무덤으로 손을 끌어당기는 구월이 손도 파르르 떨고 있었다. 나이 이팔이라 하나 구월이 젖무덤은 예나 지금이나 주발을 엎어놓은 것처럼 푸짐하고 탱글탱글했다. 야합(野合)이란 오랫동안 금기시해왔다. 또한 비바람으로 날이 어둡거나 천둥 번개가 칠 때는 남녀가 관계를 가져선 불길하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들판의 무덤가에서도 관계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했다. 이런 경우 양기가 너무 심해 사람의 건강을 해치고 만약 임신을 하면 태어나는 아이에게 대단히 이롭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런 따위를 경계하고 자시고 할 처지가 아니었다. * 고추박이 : 천한 여자의 남편
  • 파란 눈의 한류 전도사들 “한국 문화체험 GO!”

    파란 눈의 한류 전도사들 “한국 문화체험 GO!”

    한류를 좋아하는 러시아 학생과 시인 등이 충남 홍성을 시작으로 한류 원형 체험에 나섰다. 대학생과 시인, 수필가 등 20~40대 초반의 러시아 한류 팬과 박정곤(39) 모스크바 고리키국립문학대학교 교수 등 원정대 6명은 12일 홍성군 장곡면 산성리에 도착, 전통 한옥인 중요민속자료 제198호 조응식 가옥에 여장을 풀었다. 이들은 이날 밤 마을 주민들과 만나 한국의 전통문화와 풍습 등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박 교수는 “K팝 등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지난달 나에게 ‘K팝과 드라마가 한류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한국으로 직접 가서 원형을 찾아보고 싶다’고 말해 일반인까지 참여했고, 각자 자비를 들여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도착 이튿날 아삭이 고추를 따고 딸기밭을 정비하는 등 농촌체험을 한다. 종가인 조응식 가옥에서 절하는 법과 차 마시는 법, 전 부치기 등 전통 예절을 배운다. 이어 서부면 속동마을 앞 갯벌에서 각종 바다 체험을 하고 김좌진·한용운 생가 등 유적지도 둘러본다. 서부면 궁리에서는 아름다운 낙조를 촬영하는 시간도 갖는다. 신주철 홍성군 관광계장은 “홍성이 서해안의 중심도시인 데다 전통문화와 갯벌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관광을 한꺼번에 해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첫 방문지로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여행을 ‘푸른 눈의 신 한류 리포트’라고 이름 지었다. 주러 한국대사관·문화원이 자료제공 등 후원을 했다. 이들은 14일 홍성을 떠나 오는 22일까지 열차와 버스를 이용해 전남 순천, 부산 해운대, 경북 경주·영주, 강원 속초·평창·춘천을 거쳐 서울에 이르는 총 2000여㎞의 대장정을 펼친다. 귀국 후에는 이번 원정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러시아 방송과 인터넷, UCC 등을 통해 한류의 원형과 한국을 알릴 예정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여행에 나선 러시아인들이 한국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겠다”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행사를 계속 마련하고, 원하는 러시아인들이 많은 만큼 규모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배고령은 차인꾼 한 사람과 동행하여 길세만을 찾아나섰다. 정한조의 말대로 그의 성품이나 버르장머리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사람은 행중에서 배고령 한 사람뿐이었다. 행중 사람들이 짐작했던 것처럼 투전판보다는 색주가 갈보들에게 혼이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갈보는 그의 전대가 완전히 거덜나서 먼지가 풀썩풀썩 날 때까지는 사타구니에 끼고 뱉어내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평소 길세만은 장삿길보다는 간색에 정신이 팔려 실성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는 성품이었고, 장가도 들지 않은 형편이어서 고향에 공양할 사람도 없었다. 애틋하게 아끼는 계집사람도 없는 형편이어서 애써 번 푼돈이라도 아낄 줄 몰랐다. 필경 담벼락에 용수를 내걸고 떡 벌어진 술청을 차린 소문난 색주가보다는 고샅길 안쪽에 숨어 있는 허름한 선술집 뒷방에 계집과 함께 홀딱 벗고 누워 있을 게 분명했다. 보부상들은 자나깨나 한결같이 옷을 벗고 잠을 청한 적이 없기 때문에 물것들을 몸에 달고 살아 옷 한 번 벗고 자는 것이 평생소원이기도 했다. 일행 중에서도 길세만이 걸핏하면 옷을 벗었다. 그러나 낮 동안 윤기호의 훼가출송으로 내성 저잣거리가 발칵 뒤집힐 정도로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그것까지 나 몰라라 하고 계집을 사타구니에 끼고 누워 있을 만치 그의 배짱이 두둑했을까. 그런 의심까지 들었으나, 배고령은 차인꾼을 데리고 색주가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번 일로 길세만이 소금 상대에서 윤기호처럼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뒤통수를 짓눌렀다. 계집을 좋아하는 병통이 있어서 곧잘 빈축을 사긴 하지만, 사람의 심덕 한 가지는 무던해서 남을 해코지하는 일은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날씨를 알아맞히는 재간은 일행보다 하루이틀이 빨랐다. 보통 비가 내릴 조짐이 있으면 지렁이가 땅 위로 올라온다든지, 고추잠자리가 낮게 난다든지, 개구리가 지악스럽게 운다든지 하는 징조가 보이지만 길세만의 한마디보다 정확하지는 않았다. “보게 배고령. 내 어깨가 결리는 것을 보니, 내일은 비가 오겠는걸.” 한마디하면 내일쯤은 반드시 비가 내렸다. 소금 섬이나 건어물과 미역 짐을 지고 다니는 소금상단에서는 언제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는지 하루나 이틀 전에 알아맞히는 사람이 행중에 있다면, 시세를 결단하고 점락(漸)이나 안매(安賣)를 막는 데 크게 한몫을 하는 셈이었다. 그래서 정한조도 날씨가 수상해 보이거나 말래를 발행할 임시에는 반드시 길세만을 불러 어깨가 아프지 않느냐고 묻곤 했다. 이러저러한 연유로도 길세만의 은신처를 반드시 찾아내야 했다. 그러나 두 사람만 내성에 떨어뜨리고 소금을 곡물로 바꾼 상단은 다시 말래로 떠난 지가 이틀이 지났다. 이틀 동안 서캐 잡듯 내성과 현동 저자의 술청거리를 뒤졌으나 길세만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보통 울진의 흥부장 쪽에서 온 소금 상단이 떠나면 내성의 색주가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고 7, 8일 후에 소금 상단이 다시 회정하면 색주가는 다시 초파일의 절간처럼 야단법석이 되었다. 배고령은 이틀 동안이나 길세만을 찾아 동분서주하던 끝에 어떤 허름한 숫막 봉노에서 10여 명이나 되는 상대들과 마주쳤다. 면목을 찬찬히 살펴보았으나 안면이 익숙한 사람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그들은 좁은 봉노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거동이 살얼음 밟듯 조용조용한 편이었는데, 입성들이 중구난방인 소금 상단들과 달리 매우 깨끗하고 언사도 차분했다. 그중 행수로 보이는 자가 문밖에서 궁싯거리며 숫막을 살피는 배고령을 보고 물었다. “노형께서는 사람을 찾으시오?”
  • 배고플 때 음식 그리면 ‘공복감 감소’

    배고플 때 음식에 관한 그림을 그리면 공복감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뉴욕 세인트보나벤처대 연구진이 (3분의 2가 여성인) 학생 61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위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참가 학생들에게는 빨강, 녹색, 검정 색연필이 주어졌다. 이들 학생은 네 그룹으로 나뉜 상태에서 각각 앞에 놓인 컵케이크, 피자, 딸기, 고추를 그리도록 지시받았다. 이 실험은 심리학계에서 정서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모두 공복 상태였고 그림 그리기 전후 공복감이나 기분, 흥미, 흥분 수준을 상세하게 체크받았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그림을 그린 뒤 한결같이 공복감이 줄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기분 변화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당분이 높은 컵케이크와 딸기를 그린 그룹은 각각 27%와 22%가 기분이 좋아졌지만, 저지방에 당분이 없는 고추를 그린 그룹은 단 1%만이 기분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또한 고지방 음식인 피자를 그린 그룹은 28%나 기분이 좋아졌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참가자들이 그린 대상은 모두 붉은색 계열이었기 때문에 색상이 아닌 그리는 대상물에 따라 기분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단순히 음식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증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과학 저널인 ‘행동과 뇌 과학’(Behavioural and Brain Science)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온라인몰 ‘MBC팔도장터’ 팔도 명품 특산물 한자리에

    온라인몰 ‘MBC팔도장터’ 팔도 명품 특산물 한자리에

    팔도 명품 특상물을 한자리에 판매하는 온라인 ‘MBC팔도장터(www.mbc8do.co.kr)’가 열렸다. 기장 앞바다 돌 바위 미역을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돌미역’, 물맛 좋은 순창에서 명인이 직접 만든 ‘순창 고추장’, ‘매실장아찌’ 등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특산물을 현지 생산자가 직접 배송하고, 조리법 등 다양한 정보를 동영상과 푸드스토리로 제공해 주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MBC팔도장터에 따르면 팔도장터는 ‘전남 신안 임자도 갯벌 수제김’, ‘경남 기장 순(純)국산 착한 천연 조미료’, ‘강원도 속초 가시리 가자미식해’ 등 지역색이 뚜렷하고 다양하게 검증 받은 제품들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온라인 쇼핑족 사이에서도 전통 식품의 참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한 테마 상품과 함께 지역의 제철 상품, MBC방송을 통해 소개된 팔도 명품 특산물 등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현재 그랜드 오픈 기념으로 진행하고 있는 ‘MBC팔도장터와 떠나는 세계의 참 맛 여행’, 대한민국의 참맛을찾아 떠나는 ‘팔도 참맛 원정대’, 대한민국의 숨은 요리 고수들을 볼 수 있는 ‘MBC팔도요리왕’ 등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 상황. MBC팔도장터 오형권 팀장은 “단순히 상품 소개나 할인 판매하는 쇼핑시스템이 아닌 고객들에게 즐거움과 나눔의 감동 그리고 다양한 혜택까지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온라인 장터 서비스”라며 “전문 특산물 피디가 진실하고 정확한 제품을 올바르게 선보이는 것으로,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뗏목 타고 포도 따고… 가족과 ‘힐링여행’ 떠나요

    뗏목 타고 포도 따고… 가족과 ‘힐링여행’ 떠나요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피서지에 대한 ‘폭풍 검색’이 시작되는 시기다. 특히 자녀들의 여름방학에 맞춰 휴가 계획을 세워야 하는 가정마다 힐링과 교육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여행지를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을 터다. 이럴 땐 농산어촌 체험 마을이 좋은 대안이 된다. 어른들에겐 고향의 향수를, 아이들에겐 싱싱한 농촌 체험을 안겨주는 힐링 명소 다섯 곳을 소개한다. ① 종갓집만 8곳 경북 영덕 인량 전통테마마을 극히 드물게 한 동네에 8개 성씨의 종실이 있는 마을(narabori.go2vil.org)이다. 걸출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된 만큼 역사와 전통이 마을 곳곳에 살아 숨 쉰다. 목화씨를 들여온 문익점과 이색, 나옹화상 등이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 ‘인량’(仁良)이란 이름도 마을의 풍속이 순후하고 효행과 학문이 높은 선비가 많아 붙여졌다. 400년 가까이 우계파 종가 노릇을 하고 있는 우계종택 등 도시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고택들을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차 타고 종택 둘러보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유교 전통과 예절 등을 배우는 시간도 갖는다. 주변에 고래불해수욕장 등 유명 관광지도 많다. ② 벌꿀 딸 수 있는 전남 순천 용오름마을 꿀벌이 테마인 마을(oreum.go2vil.org)이다. 대단위 한봉업을 하는 마을이어서 꿀 채취는 물론 밀랍을 이용한 양초 만들기, 한봉 분양받기, 꿀벌 생태 관찰 등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햇볕에 말린 태양초 고추에 벌꿀을 넣어 만든 태양초 꿀고추장을 이용한 요리는 이 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농사 체험뿐 아니라 대나무로 만든 다양한 도구로 물고기를 잡거나 활 쏘기 등 전통 체험도 할 수 있다. 마을 안쪽으로 흐르는 계곡에선 물놀이를 즐기기에 딱 좋다. 자그마한 마을을 돌아 나가는 물줄기치고는 제법 깊고 빼어나다. ③ 포도가 주렁주렁 충북 영동 금강모치마을 갈기산과 비봉산을 돌아 나온 금강 상류의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는 마을(mochi.go2vil.org)이다. 갈기산 기암절벽에서 흘러내리는 샘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한 이후부터 장수마을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 대표적인 포도 산지 가운데 한 곳인 학산리에 터를 잡고 있다. 포도와 블루베리 등을 수확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직접 딴 포도와 블루베리로 와인이나 잼 등을 만들기도 한다. 맑은 금강에서 ‘올갱이’(다슬기의 사투리) 잡기 등 다양한 물놀이와 나무 ‘구루마’(수레) 타기 등의 전통 체험 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주변 볼거리로는 월류봉과 반야사, 등이 꼽힌다. ④ 얼음 같은 계곡물 경기 양평 수미마을 맑은 물과 맛있는 쌀의 산지란 뜻에서 이름 지어진 마을(soomyland.com)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멀지 않다는 것도 강점이다. 최근 ‘도농 교류 홍보 메신저’로 선정된 축구 선수 송종국 가족이 홍보 영상을 촬영한 장소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여름철엔 역시 물가에서 즐기는 수중 슬라이드가 인기다. 원시어로법인 노방렴으로 물고기 잡기, 딸기 찐빵과 인절미 만들기 등의 이색 체험 프로그램도 관심을 끈다. 차로 5~10분 정도 나가면 곤충박물관과 민물고기생태학습관, 황순원문학관 등의 다양한 체험 학습관과 만날 수 있다. 용문산과 산음자연휴양림도 가깝다. ⑤ 해수욕장·갯벌 동시에 충남 서천 동백꽃마을 형상이 조개를 닮았다는 마을(camellia.invil.org)이다. 조개가 많이 나 합전(蛤田)마을이라 불리다 봄과 여름철 마을 곳곳에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것에 착안해 동백꽃마을로 ‘개명’했다. 마을은 서쪽으로 서해와 접했고 남쪽으로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전북 군산시와 마주보고 있다. 마을 앞은 너른 갯벌, 뒤로는 대나무 숲과 크고 작은 산들이 둘러싸고 있다. 갯벌에서 썰매와 뗏목 타는 재미가 각별하다. 조개를 캐 구워 먹는 맛도 쏠쏠하다. 주변 대숲에서 나온 죽통에 밥을 지어 먹는 죽통밥, 죽염 된장찌개도 맛볼 수 있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문단데뷔 40년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김문이 만난사람] 문단데뷔 40년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그의 집은 ‘와초문학뜰’이다. 뜰 바로 아래에는 조용히 출렁이는 탑정호(塔亭湖)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잔디 마당에는 조각가 류훈의 작품 ‘오늘 저녁 술 한잔 어때요’가 있다. 이 조각은 세 명의 인간형상이다. 하나는 담배를 피우며 시름에 빠진 중년의 노동자이고 나머지 둘은 서로 떠들다가 ‘술 한잔 하자’는 자세를 취하며 어른을 바라보는 젊은 노동자이다. 집 뒤에는 작은 정자가 있다. ‘흐르고 머무니 사람이다’(流留亭)라는 문패가 그럴듯하게 걸려 있다. 그가 직접 쓴 글씨로 새겨넣었다. 얼핏 보아도 붓글씨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의 부인은 10년 동안 서예공부를 했다. 부인이 그가 쓴 ‘흐르고 머무니~’를 보더니 “10년 공부한 사람보다 더 잘쓰면 어떡하느냐”며 한동안 삐쳤다(?)고 한다. 정자 바로 앞에는 앙증맞은 작은 계곡이 있다. 물이 졸졸 흐르고 붕어새끼들이 이리저리 뛰놀기에 딱이다. 정자에서 몇 발짝 걸어가면 텃밭이 있다. 상추와 고추 등 푸성귀들이 자라고 있다. 글을 쓰다가 소일거리로 잠깐씩 들러 자라는 식물과의 대화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곳이다. 시간과 공간이 흐르는 곳,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홀로 가득 차고 따뜻이 비어 있는 집’이다. 이 집은 팬들을 위해 ‘행복한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1년에 봄, 가을 두 번 공개한다. 그럴 때면 전국 각지에서 200여명이 찾아온다. 글을 써서 인세로 장만한 집일까. “논산시에서 임대해 준 것이고 임대료는 내지 않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집필실은 1층과 2층에 있다. 1층은 정자가 바라보이는 곳이고 2층은 호수가 내려다보인다. ‘영원한 청년작가’ 박범신. 최근 ‘와초문학뜰’에서 문단 데뷔 40년이 되는 해에 40번째 장편소설 ‘소금’을 썼다. ‘은교’ 이후 홀연히 고향 논산으로 내려간 그가 2년여의 침묵 끝에 발표한 작품이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와 ‘비즈니스’로 연결되면서 자본의 폭력성에 대한 ‘발언’을 모아 펴낸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거대한 자본의 세계 속에서 가족들을 위해 ‘붙박이 유랑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그래서 가출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달 26일 고향에서 첫 작품을 쓴 박씨와 와초문학뜰에서 만났다. 늘 그렇듯이 편하고 허름한 옷차림이다. 마당에서 만남이 이루어지다 보니 정자 얘기부터 먼저 나왔다. “원래는 마음 심(心)자를 써서 ‘심유정’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뻥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이 머무는 적은 없어요. 그래서 흐를 유(流)자로 바꿨더니 뻥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지요. 원래 붓글씨를 배워 본 적이 없는데 제가 직접 먹을 갈고 화선지에 쓰고 현판에 새겨 달아놓았습니다.” 머물고 흐르는 것이 곧 마음에 있는 것은 아닐까. 그는 잠시 후 배도 고픈데 식당으로 가자고 했다. 미리 와 있던 두 명의 손님과 함께 인근 민물고기 매운탕집으로 옮겼다. 식당 주인이 그를 단골손님처럼 반긴다.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닭도리탕’과 ‘매운탕’을 주문하고 “막걸리 두 병과 소주 한 병 주세요”라고 했다. 주종과 주량을 물었더니 “오늘은 속이 별로 안 좋아 막걸리 두어 잔만 하겠다”고 말한다. 술은 많이 마시지 못하지만 잠자기 전 소주 반 병 정도나 과실주를 주로 마신다고 했다. 2년 동안 고향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원래는 고향으로 내려올 생각을 안 했는데 하루는 40대의 젊은 시장이 ‘형님, 고향으로 오시죠’라고 해요. 그 형님 소리가 듣기 좋더라구요.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여기에서 2년 동안 살면서 금강문화권을 다시 공부했습니다. 탑정호수 건너편에 황산벌이 있습니다. 계백이 깨진 곳이지요. 이 금강문화권은 또 백제와 후백제의 멸망, 그리고 동학군이 최후를 맞이한 곳이기도 합니다. 원혼이 많아 한밤중에 귀신이 자주 나타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단다. 밤에 술을 마시고 마당에 앉아 있는데 누가 절뚝거리며 다가오더라는 것. 누구냐고 했더니 ‘계백 장군 똘마니 장수’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 안 가고 그러고 있느냐고 재차 물었더니 장수는 ‘계백 장군을 버리고 갈 수 없어서’라고 했단다. 얘기를 흥미롭게 듣다가 웃으면서 패망한 군인들의 원혼과 함께 있어서 외롭지 않겠다고 했더니 “뼛골만 있어도 생명을 불어넣고 그런 것이 작가가 아니냐.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묻혀 있는 곳이다. 2년 동안 고향사랑을 많이 했다”고 말한다. 술 한 잔을 마시고 담배 한 대를 입에 문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추억만 가지고 있어서 고향에 오기가 싫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잠시 창밖을 바라본다. 40번째 장편소설 ‘소금’에 대해 얘기한다. “과거에는 어머니들이 희생했다면 요즘은 아버지들입니다. 베이비부머 시대의 아버지들이 쓸쓸하고 외롭습니다. 가부장의 권위도 해체되고, 아버지는 늘 자식을 위해 과실을 따오고 30대의 장성한 자식조차 여전히 아버지 등에 빨대를 꽂아 과실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거대한 소비문명이 자식들을 빼앗아 갔습니다. 이것은 건강하지 못한 사회입니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은 어디에서 부랑하고 있는지, 지난 반 세기동안 무엇을 얻었고 잃었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들이 젊었을 때에는 자식을 위해 수시로 돈을 뺄 수 있는 통장 역할을 하고 나이 들어서는 보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 소설은 가족을 버리고 끝내 ‘가출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거대한 폭력과 쓸쓸함을 비판하면서 특정한 아버지가 아닌 동시대를 살아온 ‘아버지1~아버지10’을 다루고 있다. 애당초 젊은이들에게 읽히고 싶어 시작한 소설인데 정작 젊은이들에게 반발을 일으킬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며 웃는다. ‘은교’의 경우 시간의 반란을 그리기 위해 남자 주인공을 원래 77세로 설정했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젊은이들이 읽지 않는다며 65세로 해달라고 했다. 겨우 타협점을 찾은 것이 70세. 뚜껑을 열었더니 예상과 달리 20대 여자들이 책을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번에 쓴 ‘소금’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소금’은 지금까지 7만부를 찍었다. “요즘 글을 쓰는 사람은 많고 독서 인구는 그에 비해 적어요. 예를 들어 문학책이 10만부가 팔렸다고 할 때 문학을 알고 사는 사람은 2만명, 나머지 8만명은 사회적 이슈이거나 자극적인 데서 책을 구입합니다. 5만 독자를 유지한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문학은 작업”이라고 말하면서 우리 수준이 문화적으로 높아져야 잘못된 제도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소설이란 마라톤과 같으며 빈틈없는 전략으로 뒤집기를 잘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요즘 작가들은 스타트는 좋으나 체력이 문제라면서 “소설이란 걸어갈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하며 달의 뒷면, 어두운 면까지 가는 것이 문학”이라고 설명한다. 정신적인 끈기와 투지가 있어야 하며 작가의 뒷심이 약하면 시대를 바라보는 뒷심 또한 약한 것이라고 한다. 요즘 젊은 작가들은 정보에 의존해 쓰다 보니 이야기를 확실히 장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다. 그는 신문을 잘 안 본다고 했다. 나머지 인생을 굳이 정보에 의존해서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순간 달의 뒷면을 볼 수 있는 직관력으로 살아가려고 한단다. “30대에는 사랑받고 싶어 넓이에 정체성을 두고 글을 썼고 40대를 넘기면서 깊이를 추구했습니다. 치열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글을 써오는 동안 벌써 40년 연애한 것처럼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저 자신에게 아직도 순정주의 문학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도 연애한다고 생각하니 행복합니다.” 그는 히말라야 등정을 15차례나 했다. 존재의 등반이다. 자신의 내면 속으로 걷기, 초월적인 세계를 실감하기, 인간의 갈망이 있는 그곳에서 불멸과 순간, 현세적 삶과 초월적 삶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 ‘비우니 향기롭다’, ‘나마스테’, ‘촐라체’ 등이 이 같은 산악 세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금도 걷는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있어 한다. 앞으로 그의 ‘문학적 걷기’는 어떻게 될까. “여기 올 때 고전소설 몇십 권을 가져왔는데 다시 틈틈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밀란 쿤데라 작품도 읽어봤고, 아마 다음은 역사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조선 후기 노론의 기반이 되는 곳이 바로 논산이거든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생활의 모토에 대해 물었더니 ‘가난한 밥상’과 ‘쓸쓸한 배회’라고 했다. 달랑 물에 만 밥과 김치를 먹으며 육체와 정신의 기름기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범신은 누구 194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원광대 국문과와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78년까지 소외된 계층을 다룬 중·단편 소설을 발표하며 문제작가로 주목받았다. 1979년 장편소설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등이 베스트셀러가 됐다. 1981년 ‘겨울강 하늬바람’으로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주요 장편소설로는 ‘불의 나라’, ‘더러운 책상’, ‘나마스테’, ‘촐라체’, ‘고산자’, ‘은교’,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비즈니스’ 등이 있다. 김동리문학상(2001년), 만해문학상(2003년), 한무숙문학상(2005년), 대상문학상(2009년) 등을 수상했다. 현재 상명대 석좌교수로 있다.
  • [서울 플러스]

    구로여성한마당 축제 구로구(구청장 이성) 여성주간을 맞아 2일 구로여성한마당 축제를 시작으로 오는 6일까지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 성폭력 예방 인형극, 성폭력 추방 캠페인 및 서명운동, 가족 사랑 프로그램 ‘최고다 우리 부자’가 구 청사와 구민회관 등에서 잇따라 열린다. 보육지원과 860-2843. 저소득가구 도배·장판 교체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오는 12월까지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을 벌인다. 도배와 장판 교체, 방충망 설치 등에 간단한 집 수리까지 해준다. 주민생활지원과 2094-1629.성동구(구청장 고재득) 상추, 토마토, 고추 등을 재배할 수 있는 친환경 텃밭을 분양한다. 행당도시개발지구 내 유휴지를 이용한 사업이다. 1일부터 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받는다.지역경제과 2286-5455. 유휴지 활용 친환경 텃밭 분양 성동구(구청장 고재득) 상추, 토마토, 고추 등을 재배할 수 있는 친환경 텃밭을 분양한다. 행당도시개발지구 내 유휴지를 이용한 사업이다. 1일부터 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받는다.지역경제과 2286-5455.
  • [하반기 달라지는 것들] 11월부터 교통카드 한장으로 전국 버스·지하철·KTX·통행료 ‘OK’

    [하반기 달라지는 것들] 11월부터 교통카드 한장으로 전국 버스·지하철·KTX·통행료 ‘OK’

    1일부터 음식점 수산물 원산지 표시가 확대돼 명태, 고등어, 갈치를 조리해 판매하는 음식점도 원산지를 꼭 표시해야 한다. 9월부터는 전국 우체국에서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보다 요금이 20~30% 싼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다. 11월부터는 선불 교통카드 한 장으로 전국의 버스와 지하철, 고속철도(KTX) 운임은 물론 고속도로 통행료를 낼 수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새로 시행되거나 바뀌는 제도와 법규 등을 소개한다. 편집국 종합 [사법·행정] ■난민법 시행 난민으로 인정받으려는 외국인은 유엔의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따라 공항·항만에서 바로 난민신청을 하고 사전심사를 받을 수 있다.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들은 사회보장, 기초생활보장, 교육 보장, 직업훈련 및 사회적응교육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성년 연령 하향 민법상 성년의 기준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변경돼 19세 이상은 부모의 동의 없이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유실물 습득기간 단축 유실물 습득 공고 후 6개월간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습득자가 소유권을 얻게 된다. 기존 1년에서 단축했다. ■임신 직후·출산 직전 공무원 하루 2시간 휴식 임신 직후나 출산 직전의 공무원은 하루 2시간씩 휴식이나 병원진료를 위한 모성보호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임신 후 12주 이내, 36주 이상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대상이다. ■지방세 촉탁제도 시행 지방세 체납자의 주소지와 재산소재지를 다른 시·군·구에 위탁해 지방세를 대신 받아 달라고 의뢰할 수 있는 지방세 촉탁제도가 시행된다. 납부기한이 2년 이상 지난 500만원 이상(1인 기준) 체납액이다. [외교·국방] ■군내 성범죄자 처벌 강화 군 형법이 개정돼 성범죄의 친고죄 조항 삭제로 피해자의 고소 여부에 상관없이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 공중 화장실, 목욕장 등 공공장소에서 이성의 신체를 몰래 훔쳐보면 처벌된다. ■공익근무요원 명칭 변경 및 복무 분야 조정 공익근무요원의 명칭을 사회복무요원으로 개정하고 국제협력봉사요원과 예술·체육요원은 기타 보충역으로 분리한다. ■예술·체육요원 중 부정행위자 편입취소 근거 마련 승부조작 사건과 같은 부정행위를 하는 경우 예술·체육요원의 편입이 취소된다. ■한국 운전면허, 뉴질랜드서 시험 없이 교환 가능 한국 운전면허를 가진 우리 국민은 7월부터 뉴질랜드에서 별도 시험 없이도 현지 운전면허증을 교환 발급받아 운전할 수 있게 된다. [교육·문화] ■정부지원 학자금 대출자에 대한 군복무 기간 이자면제 일반상환학자금과 정부보증학자금 등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대출 이용자의 군복무기간 발생 이자가 면제된다. 별도 신청 없이 5월 10일부터 발생하는 이자가 모두 면제된다. ■민간자격 관리 강화 민간자격관리자가 자격기본법을 위반하면 국가가 자격검정 등의 정지 및 등록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3~5회 위반 시 6~12개월 동안 자격검정을 정지하고, 6회 위반 시 등록을 취소한다. ■저작권 보호기간 70년으로 연장 저작자 생존기간 및 사후 50년까지 보호되던 저작권자의 권리가 다음 달 1일부터 사후 70년으로 연장된다. 저작인접권자인 가수, 연주자, 배우 등의 실연자나 음반기획사 등 음반제작자의 권리도 8월 1일부터 첫 실연 및 음반 발매를 기준으로 70년까지 20년 연장된다. [노동·환경] ■산업재해 범위 확대 뇌혈관 또는 심장 질환 발병 전 12주 동안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60시간을 넘으면 만성과로로 인해 발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산업재해 보상 시 적극 반영된다. 또 업무상 질병을 유발하는 유해 요인에 엑스선과 감마선, 비소, 니켈, 카드뮴 등 모두 35종이 추가된다. ■근로시간 면제 한도 확대 조합원 구간 50명 미만과 50~99명 구간을 통합해 조합원 100명 미만 구간에 대해 근로시간 면제한도 2000시간을 부여한다. 전체 조합원 1000명 이상인 전국 분포 사업장에 대해서는 해당 사업장 면제한도의 10~30%를 추가 부여한다. ■비정규직 차별금지 강화 9월 23일부터 비정규 근로자에 대한 임금, 상여금, 성과금 등의 차별 처우가 금지된다. 기간제, 단시간, 파견 근로자가 차별 처우를 받은 경우 차별 처우가 있었던 날부터 6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신청할 수 있다. ■고위험물질 7종, 특별관리물질로 추가 발암성, 생식세포 변이원성, 생식독성 물질 등 근로자에게 중대한 건강 장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고위험물질 7종이 특별관리물질로 추가된다. 추가된 물질은 1브로모프로판, 2브로모프로판, 에피클로로히드린, 페놀, 트리클로로에틸렌, 납 및 그 무기화합물, 황산 등이다. ■어린이용품 환경 유해인자 사용 제한 9월 28일부터 ‘어린이용품 환경 유해인자 사용제한 등에 관한 규정’이 시행되면서 유해 어린이용품 관리가 강화된다. [교통] ■전국 호환 교통카드 출시 11월부터 전국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선불교통카드가 발행된다. 카드 한 장만 있으면 전국 지하철과 버스뿐 아니라 KTX 등 철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기존 권역별 환승 할인 혜택은 그대로이지만 추가 할인은 없다. ■음성∼충주 간 고속도로 개통 음성∼충주 구간이 개통된다. 당초 내년 말 개통 예정이었지만 ‘2013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공사 기간을 17개월 단축했다. ■교차로 꼬리물기·끼어들기에 과태료 부과 11월부터 교차로에서 차량으로 꼬리물기나 끼어들기를 하다 무인 카메라에 적발되면 끼어들기 4만원, 꼬리물기는 승합차 6만원, 승용차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업·금융] ■주택 유상거래 취득세 감면 폐지 오는 12월까지 9억원 이하, 1주택에 대해서만 표준세율을 50% 감면해 취득세율을 2%로 해주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감면 혜택이 없어진다. ■현금영수증 가맹점 의무 가입 대상 확대 10월 1일부터 일반교습학원과 부동산중개업, 장례식장업, 산후조리원 등도 의무가입을 해야 한다. 신용카드 단말기 등에 현금영수증 발급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전자금융사기 예방 서비스 전면 시행 9월 26일부터 은행권역과 비(非)은행권역에서 시범 시행하던 ‘전자금융사기 예방 서비스’가 모든 금융 이용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중소건설업체 공사 수주 확대 정부공사 발주 시 중소기업 수주 영역에서 대형 기업이 수주하는 것을 제한하고 중소 건설업체의 수주 비중을 80%로 확대한다. 정부공사 입찰시 상위등급 업체의 공동도급 지분도 20%로 제한된다. 7월 조달청에서 공고하는 등급별 경쟁입찰 대상 공사부터다. [정보통신] ■이동통신 가입비 40% 인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8월 중 이동전화 가입비를 40% 인하한다. 현재 SK텔레콤은 3만 9600원, KT는 2만 4000원, LG유플러스는 3만원의 가입비를 각각 받고 있다. ■우체국에서 알뜰폰 가입 9월부터 전국 우체국에서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보다 요금이 20∼30% 싼 ‘알뜰폰’에 가입할 수 있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출범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KONEX)가 공식 출범한다. 1956년 유가증권 시장, 1996년 코스닥 시장에 이어 17년 만에 세 번째 장내시장이 개장하는 것이다. 21개사가 ‘상장 1호’ 기업 타이틀을 달고 7월 1일 상장된다. ■펀드 슈퍼마켓 도입 다양한 회사의 펀드를 모두 온라인상에 모아 놓고 판매하는 펀드 슈퍼마켓이 이르면 연말 도입된다. 펀드 슈퍼마켓은 온라인 기반이어서 수수료가 싸고 다양한 상품을 한눈에 비교 분석할 수 있다. [농식품·수산] ■농업재해보험 대상품목 확대 농작물 22품목, 임산물 3품목, 가축 15품목으로 지정된 농업재해 보험 전국사업 대상 품목에 풋고추·애호박·국화·장미 등 농작물 4품목이 추가된다. ■쌀 고정 직불금 지급단가 인상 농민의 소득안정을 위해 2013년산 쌀 고정직불금의 단위면적당 지급단가가 농업진흥지역 안은 ㏊당 85만 127원, 농업진흥지역 밖은 68만 102원으로 인상된다. ■공공비축 대상 확대 9월 23일부터 이상기후 등에 따른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쌀뿐 아니라 밀, 콩도 비축 대상 양곡에 포함된다. ■음식점 수산물 원산지 표시 품목 확대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 품목이 6품목에서 9품목으로 늘어난다. 현재 수산물을 조리해 판매하는 음식점의 원산지 표시 의무 항목은 넙치, 조피볼락, 참돔, 미꾸라지, 뱀장어, 낙지 등 6개 품목이나 명태, 고등어, 갈치가 추가된다.
  • 깐깐해진 소비자 위한 새로운 장, ‘MBC팔도장터’ 론칭

    깐깐해진 소비자 위한 새로운 장, ‘MBC팔도장터’ 론칭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전국 주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요즘 소비행태 변화상이 신뢰(Credible)·건강(Healthy)·저비용(Inexpensive)·간편 (Convenient)의 영어 머리글자인 ‘시크(C·H·I·C)’로 요약된다. 급성장해온 온라인 쇼핑시장에서 먹거리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주부들이 식품을 고를 때 냉정하고 깐깐해진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는 현상을 보이는 것. 이러한 소비양식을 고려해 MBCNET(유기철 대표이사)은 7월 5일 대한민국의 대표 특산명품의 참맛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MBC팔도장터(www.mbc8do.co.kr)쇼핑몰을 공식 오픈해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참맛을 전한다는 슬로건으로 탄생한 이번 MBC팔도장터는 전국 특산명품을 엄선하여 제품구성을 하고, 다양한 검증을 통한 안전성과 신선함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또한 쉽게 접할 수 없던 특산명품을 현지 직배송을 실현, 비용절감을 이뤄내면서 온라인과 모바일 등을 통해 간편한 구매를 제공한다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쇼핑몰의 구성면에서도 차별화된 화면구성과 함께 최단 클릭으로 현지 특산현장을 실제로 보는 듯한 동영상을 연동, 팔도특산품의 면면을 다면적으로 쉽고 생생히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구매방식 또한 쉽고 간편한 쇼핑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특히 MBC팔도장터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푸드스토리 웹진을 통해 대한민국 팔도의 특산물들의 탄생역사와 현지 생산과정, 과학적인 효능분석, 새로운 레시피 발굴, 국내 명인·명장들의 푸드 칼럼 등을 통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점도 돋보인다. MBC팔도장터 측은 회원가입하는 모든 소비자에게 할인쿠폰을 증정하고 기획 상품전을 통한 파격 할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수량 관계없이 모든 고객 무료 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론칭기념 대규모 이벤트 축제도 5일 오픈과 동시에 진행된다. 회원만 가입해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무료 할인쿠폰과 적립금을 증정하고, 특산명품을 체험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현재는 사전 이벤트로 회원가입 관계없이 판매 예정된 특산명품인 경기연천버섯세트, 순창고추장, 된장세트, 명품차랑 2종세트 등 총 12세트와 피부미용을 위한 스크럽 200세트를 나눠주는 응모이벤트가 SNS상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MBC팔도장터 오형권팀장은 “MBC방송 콘텐츠의 장점을 살려 대한민국의 특산물을 입체적으로 소개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차별화해나갈 것”이라며 “공영방송으로서의 혁신적인 신뢰 프로세스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을 본분으로 삼고 본사뿐 아니라 18개 지역 MBC와 연계하여 지역사회에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나눔의 실천에도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한식 세계화 사업 4년간 ‘헛짓’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한식 세계화 지원 사업’ 예산이 5분의1 이상 부당하게 전용되거나 제대로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2월 말 국회의 요구를 받아 ‘한식세계화 지원 사업 집행실태’를 감사하고 결과 보고서를 21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감사 대상은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 한식재단,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이 2009~2012년에 진행한 한식세계화 사업 전반이다. 한식세계화 사업에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총 931억 1700만원이 투입됐다. 이 중 23.9%(222억 7800만원)는 다음 해로 이월하고, 8.7%(81억 1700만원)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 등 실제로 집행한 비용은 68.7% 수준이었다. 관계 부처에서 사업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예산을 편성한 탓이다. 특히 2011년에 진행한 ‘미국 뉴욕 플래그십 한식당’ 사업은 예산 50억원을 받아 추진했으나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해 결국 사업을 접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는 공고 기간이 40일로 정해져 있으나 20일만 공고했고, 무리하게 재공고 절차를 거치는 등 허술하게 운영했다. 사업을 철회하면서 잔액 49억 6000만원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고 농기평 등의 연구용역비와 콘텐츠개발 사업비로 무단 전용했다. 또 제일기획에 의뢰한 한식 해외 홍보와 관련, 미국 잡지에 브룩 쉴즈가 고추장을 고르는 사진 1장만 아무 설명 없이 실렸는 데도 농식품부는 “쉴즈는 한식을 좋아해 잡채와 비빔밥 재료를 직접 구매했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에게 관련자 주의를 촉구하고, 예산 집행의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는 한편 한식세계화추진단 전체회의 내실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글쎄올시다…. 별반 본 게 없는데….” “노인장의 처지는 십분 알고 있으나, 근자에 조금이라도 수상쩍은 낌새가 있었던 떨거지들이 분천을 지나다녔다면 슬쩍 귀띔을 해 주시지요.” “글쎄…, 내가 이젠 기력도 쇠약한 데다 안질까지 앓고 있어서 거루를 타고 건너다니는 사람들의 면목을 딱히 분별하지도 못한다오.” “그들이 강을 건너 내성 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소, 아니면 울진 쪽으로 오는 것을 보았소?” “글쎄요. 짐 없이 건너다니는 장정들이 어디 한둘이랍디까.” “노인장에게 욕이 돌아가지 않도록 할 것이오. 혹여 왈패들에게 조리돌림이라도 당할까 두려운 게로군요.” 정한조가 그렇게 말하자 늙은 사공은 드디어 말문을 트기 시작했다. “그런 패거리들이 며칠 전에는 내성 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안질을 앓고 있어 보이는 게 없다면서 붉은 고추만 골라 딴다더니… 잘도 봤구려.” “요사이는 좀 나아졌지요.” “노인장과 내가 트고 지내기는 이게 몇 년째요?” “십오륙 년 가까이 된 것 같으오.” “노인장이나 나나 불상놈으로 손가락질받으며 곡경을 치르는 처지지만, 우리끼리 서로 두남두고 의리는 상하지 말고 지냅시다.” 분천 강변에서 40년 넘게 거룻배를 저으면서 늙어 가는 처지라면, 강을 건너다니는 인총들 중에서 어떤 자들이 수사리 살이 하는 자이며, 어떤 자가 무뢰배이며, 어떤 자가 행상인지 거울 속 들여다보듯이 훤하게 꿰뚫어 보는 안목을 가지게 될 것이었다. 그래서 길손들의 내왕이 빈번한 강가의 사공들은 산적들의 방조는 물론이고 결탁까지도 서슴없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강 건너 맞은편에는 요사이 들어 보기 드물었던 도포짜리 한 사람이 바라보였다. 그는 새앙머리 처자와 괴춤에 견술 한 병을 차고 수행하는 행랑짜리 하나를 데리고 서서 거룻배가 닿기를 눈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한가한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속내가 다급하고 갈 길이 먼 소금 상단에 비하면 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등짐과 쪽지게를 실은 거룻배는 그제야 사공막 앞을 떠나 강심을 향해 끄덕끄덕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때 누구의 입에선가 구성진 사설이 흘러나왔다. 소금 미역 어물 지고 내성장을 언제 가노 가노가노 언제 가노 열두 고개 언제 가노 시그라기 우는 고개 내 고개를 언제 가노 한평생을 넘는 고개 이 고개를 넘는구나 가노가노 언제 가노 열두 고개 언제 가노 시그라기 우는 고개 내 고개를 언제 가노 한양 가는 선비들도 이 고개를 쉬어 넘고 가노가노 언제 가노 열두 고개 언제 가노 시그라기 우는 고개 내 고개를 언제 가노 꼬불꼬불 열두 고개 조물주도 야속하다 가노가노 언제 가노 열두 고개 언제 가노 시그라기 우는 고개 내 고개를 언제 가노…
  • MB정부 ‘한식세계화’ 예산 부당집행 적발

    MB정부 ‘한식세계화’ 예산 부당집행 적발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한식세계화 사업의 예산 가운데 5분의 1 이상이 잘못 집행됐다고 감사원이 지적했다. 감사원은 국회의 요청에 따라 실시한 한식세계화 지원사업 집행실태 감사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감사 결과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09~2012년 한식세계화 지원사업으로 편성한 예산 931억원 중 704억원만 계획대로 집행하고 나머지 227억원(24.3%)은 내역을 변경해 사용하거나 이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한식 스타셰프 양성과정’에서는 교육생 선발 기준을 조리학과 졸업생 또는 경력 3년 이상의 외식업체 근무 경험자로 정해놓고 실제로는 비전공자나 조리 경력이 없는 현직 공무원 등 부적격자를 대거 선발한 사실이 적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0∼2012년 선발된 교육생 227명 중 23.3%(53명)가 조리 경력 3년 미만의 비전공자이며, 선발 당시 직업이 조리사인 교육생 비율은 2009년 70.8%에서 2012년 45.9%로 급락했다. 농식품부가 브룩 쉴즈 등 유명 여배우를 기용해 제작한 한식세계화 홍보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홍보 효과를 과장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쉴즈가 고추장을 고르는 사진 1장만 미국 잡지에 아무런 설명없이 실렸는데도 농식품부는 “쉴즈가 고추장을 쇼핑하는 장면이 보도돼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쉴즈는 잡채와 비빔밥을 만들기 위한 당면 등을 직접 골라 주변인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또 미국 뉴욕에서 추진하던 ‘플래그십 한식당’ 개설사업이 신청자가 없어 무산됐는데도 사업비 잔액 49억6천만원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고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등의 연구용역비와 콘텐츠개발 사업비로 무단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농림부 장관 등에게 국회 보고도 하지 않고 사업예산을 변경 사용하지 말도록 통보하고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름철 식음료 가이드] 오뚜기, 웰빙 담은 휴양지 끼니해결사

    [여름철 식음료 가이드] 오뚜기, 웰빙 담은 휴양지 끼니해결사

    즉석식품의 계절이 돌아왔다. 실제 7~8월에는 즉석식품 업종의 매출이 30% 이상 증가한다. 찾아보면 편리함은 기본, 맛도 일품인 제품이 많다. 오뚜기의 휴가철 최고 인기상품은 카레와 3분 요리 등 레토르트 제품이다. 오뚜기의 ‘맛있는 오뚜기밥’ 시리즈는 일반 순수 밥과 덮밥, 리조또 등 총 20여종의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돼 골라먹기만 하면 된다. 웰빙 추세에 맞춰 3분 백세카레는 강황 함량을 50% 정도 높이고, 로즈메리, 월계수 잎도 넣었다. 즉석식품 대신에 직접 지은 밥을 더 좋아한다면 ‘씻어 나온 오뚜기쌀’을 추천할 만하다. 씻을 필요 없이 바로 물만 부어 밥을 지을 수 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4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만큼 인기가 높다. 야외에선 ‘뚝딱 볶음장 참치’, ‘뚝딱 김치&날치알 참치’, ‘뚝딱 청양고추 참치’, ‘한입꽁치’ 등도 훌륭한 반찬거리다. 라면은 좋아하지만 열량이 걱정인 사람에겐 ‘컵누들’이 제격이다. 일반 컵라면 열량의 반도 되지 않는다. 녹두당면을 사용해 칼로리를 낮췄지만 차지고 부드러운 면발을 유지했다는 평이다. 매콤한 맛, 우동맛, 매운찜닭맛, 계란탕맛, 새우탕맛 등 다양한 맛을 고를 수 있다. 지난 5월 선보인 ‘힐링타임 아이스티’는 과일 과즙의 함량이 높고 천연 과즙을 사용했다. 유자, 복숭아, 매실, 오미자, 석류의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주민센터 옥상 텃밭… 어르신 행복 ‘무한 리필’

    주민센터 옥상 텃밭… 어르신 행복 ‘무한 리필’

    서울 성북구 정릉1동은 인구 2만 152명 가운데 65세 이상이 12.3%인 2485명이다. 고령화 비율이 다소 높다. 여러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년층에 대한 관심과 활동, 대화를 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온 동네 사람들이 직접 나섰다. 지난 15일 홀몸 노년층의 고독감과 먹을거리 해결을 위한 ‘아름다운 리필텃밭’이 주민센터 옥상에 문을 열었다. 텃밭에서 키운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 등의 채소를 상자텃밭에 옮겨 심어 상자째 홀몸 노년층에 배달하고, 상자가 비워지면 새것으로 바꿔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친환경 채소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원하는 양만큼 바로바로 먹을 수 있어 음식물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주민센터는 채소를 키울 공간을 제공했다. 주민들로 구성된 녹색생활실천단이 직접 재배하고 자원봉사자 모임인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사모)이 리필 역할을 맡았다. 재배하는 채소도 세심하게 골랐다. 홀몸 노년층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해 상추와 토마토, 고추를 모종으로 선택했다. 이사모는 한 달에 한 차례 이상 이들을 방문해 상자텃밭을 교환해 줄 계획이다. 단순히 배달만 하는 것은 아니다. 리필 때마다 말동무가 되는 것은 물론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등 홀몸 노년층의 고독감을 해소하는 데 옷소매를 걷어붙인다. 김영배 구청장은 “이처럼 사회문제를 주민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는 사례가 확산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정성으로 5시간 고아낸 한 그릇의 보약

    정성으로 5시간 고아낸 한 그릇의 보약

    뜬 모를 끝낸 논은 벼들이 뿌리를 내리고 푸르게 근육이 생겼다. 물꼬를 살피러 나온 농부의 느린 걸음 속에서 들밥을 떠올렸다. 그리고 지독하게 가물던 그 해 봄도 찔레꽃처럼 피어올랐다. 어죽 한 솥 끓여 들판에 펼치면 지나가던 사람 모두 불러 수저를 들던 나눔의 음식. 배고픈 시절 양 늘려먹는 고단백 음식이었으나 지금은 어렵게 찾아가 먹는 힐링 푸드다. 화천수력발전소 인근 간동면 구만리. 13년째 한 길을 걷고 있는 ‘화천어죽탕’(033-442-5544) 이장인(58)씨를 찾아갔다. 그는 춘천이 고향이다. 중3 때 친구들과 놀러왔던 기억이 늘 화천 언저리를 돌게 하더란다. 끝내는 강이 보이는 자리에서 어죽을 끓이기 시작했다. 어죽은 누치, 참마자, 붕어, 민물새우, 잉어, 끄리 등 어부들이 인근에서 가져온 자연산 잡어를 쓴다. 5시간 푹 고아 비린내를 제거하는 향 채소를 넣고 맷돌기계에 갈면 뼈 등이 콩 국물처럼 흘러내리는데 여기에 들깨와 고추장, 된장, 계절야채, 시래기, 버섯 등을 넣고 다시 끓인다. “단순히 한 끼 음식이 아니라 좋은 약이에요. 어죽은 많은 정성이 들어갑니다. 한 우물을 파다보면 그 물길이 깊고 차지잖아요. 그 마음으로 날마다 약 죽을 내 놓습니다.” 어죽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수리봉아래 강은 녹음에 휩싸였다. 잠시 한 눈 팔다가 국물을 뜬다. 걸쭉하고 쌉싸래하다. 시래기를 건져 먹는다. 잘 물러 구수하다. 국물에 산초와 들깨가루를 넣었더니 추어탕 느낌도 돈다. 근동에서 나는 싱싱한 재료를 오랫동안 끓여 낸 느린 음식. 수저가 자꾸 가는 것을 보니 몸이 좋은 반응을 하는가 싶다. 같이 시킨 감자전은 제법 덩어리가 씹힌다. 운전 때문에 곡주를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아내가 화가이기도 하거니와 호기심 많은 주인이 수집해놓은 피아노와 그림, 음향기기 등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다. 주인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정태춘의 낮은 목소리 ‘시인의 마을’이 귓가에 들려왔다. ‘창문을 열고 음~ 내다봐요 당신의 부푼 가슴으로 불어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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