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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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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주민 이기주의로 고철된 하수처리장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하수처리장이 끝내 한번도 써보지 못하고 철거될 운명에 처했다. 경기도가 이해당사자인 성남시, 용인시, 토지공사 등 3자 중재에 나서 이같이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구미동 하수처리장은 인근 용인시 수지지구 생활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지난 1997년 완공됐다. 그러나 집값 하락을 우려한 구미동 아파트 주민들이 하수처리장 이전을 요구하는 바람에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공사비 150억원 외에 한해 2억원씩 관리비로만 20억여원이 들어갔다고 하니 혈세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밤에는 불량청소년들의 은신처로 이용됐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번 하수처리장 폐기는 ‘님비현상’ 외에도 극심한 ‘중산층 이기주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구미동은 하수처리장 외에도 분당과 용인 수지를 잇는 연결도로 개설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두 지역은 모두 아파트 택지개발지구로 중산층 이상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구미동 주민들은 왜 우리 지역에 수지주민을 위한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서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구미동 지역이 하천이 합류해 하수처리장 최적지였다고 한다. 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이미 하수처리장 입지로 지정된 만큼 주민들의 이기주의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이런 분쟁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지자체도 이웃 지자체와 하수처리장과 쓰레기매립장을 서로 주고 받으며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초자치단체마다 환경기초시설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중앙정부나 경기도 등 광역행정기관도 지방화시대를 맞아 조정능력을 길러야 한다.
  • 150억 하수처리장 고철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하수처리장을 둘러싼 분쟁이 타결되면서 150억원을 들여 건설한 하수처리시설이 한번도 가동되지도 못한 채 철거된다. 성남시는 11일 “지난 5일 도의 중재로 용인시, 한국토지공사와 구미동 하수처리장 인수인계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면서 “하수처리장 소유권을 토공으로부터 넘겨받아 시설을 철거하고 부지는 다른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하수처리장 소유권을 넘겨받기 전에 토지를 감정평가해 감정가의 50%를 용인시에 지급하기로 했다. 구미동 하수처리장이 용도폐기됨에 따라 성남시와 토공은 주민 민원에 굴복해 막대한 사업비와 유지관리비만 날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토공은 용인시 수지지구를 개발하면서 수지지구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처리할 계획을 세우고 구미동에 150억원을 들여 하수처리장 1단계시설(하루 처리용량 1만 5000t)을 1997년 2월 완공했다. 그러나 구미동이 개발되면서 입주한 주민들이 ‘혐오시설’이라며 반발하자 성남시는 용인시, 토공과 협약을 체결해 구미동 하수처리장을 가동하지 않는 대신 2011년까지 용인 수지·구성지구 하수를 기존 복정동 하수처리장에서 위탁처리해주기로 했다. 이후 성남시는 복정동 하수처리장을 증설해 용인지역 하수(하루 4만t)를 위탁처리해주는 대신 구미동 하수처리장의 소유권을 넘겨줄 것을 토공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는 구미동 하수처리장이 수지지구 개발이익금으로 건설됐고 성남시가 당초 약속했던 하수 위탁처리량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소유권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맞서 갈등이 계속돼왔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조폭, 사이버로 진화

    인터넷 시대에 맞춰 조직폭력배들이 `진화´하고 있다. 13일 경찰에 적발된 서울·수도권 최대 폭력조직 가운데 하나인 `신촌이대 식구파´는 신세대 조직원 관리를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이용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조직원들끼리 `일촌´을 맺고 정기적으로 `형님 홈피´를 방문해 안부를 묻거나 지침을 받아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서울 신촌 일대에서 유흥업소 갈취, 재건축·재개발 이권 개입, 교통사고 보험사기 등 각종 불법행위를 일삼아 온 기업형 폭력조직 `신촌이대식구파´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조직을 결성한 두목 김모(44)씨 등 11명을 범죄단체조직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두목 최모(39)씨 등 조직원 54명은 수배했다.●무허 사채업소 운영 수십억 굴리기도 `신촌이대 식구파´는 70여명에 이르는 젊은 조직원을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관리했다. 조직원들은 각자 미니홈피를 개설해 `일촌맺기´등으로 서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쉬셨습니까, 형님.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형님.”,“형님, 그간 별일 없으십니까, 형님.” 등 조폭 특유의 어법으로 인사말을 남기고, 단합대회 사진을 올리는 등 인터넷을 통한 유대관계 유지에 힘써 왔다. 또 흉기를 이용해 살인하는 방법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공유하는 등 지능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조폭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단순 폭력조직에서 탈피해 기업형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신촌에 `Y유통´과 `N유통´ 등 술과 식자재 공급업체 2곳을 차리고 공갈·협박을 통해 30여개 유흥업소에 물건을 독점 납품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는 `N토건´이라는 건설업체를 차려 재개발지역의 철거 및 고철유통에 관여하기도 했다. 명동을 비롯한 전국 9곳에서는 무허가 사채업소를 운영, 고리의 이자를 떼는 방식으로 수십여억원의 자금을 굴린 혐의도 포착됐다.●보험사기로 활동비 마련… 6개병원 수사 확대 하부 조직원들은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사기극을 벌여왔다. 이들은 연합 조직원과 친구·인척을 끌어들여 교통사고를 위장, 최근까지 228차례에 걸쳐 21개 보험사에서 5억원 정도의 보험금을 가로챘다. 경찰은 이번 보험사기 사건에 모두 300여명이 연루됐다고 보고 이들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6개 병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아킬레스건 절단 `잔혹´… 살찌우려 개사료 먹여 `지능형´`기업형´ 조폭이지만 폭력성과 잔인함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이들은 동료 조직원에게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이유로 다른 조직원 6명을 동원해 박모씨의 아킬레스건을 낫으로 자르는 등 극도로 잔인한 모습을 보였다. 또 신입 조직원들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 등 4곳의 합숙소에 살면서 살을 찌우기 위해 개(犬)사료를 먹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신입 조직원들은 10여명씩 철저한 합숙을 통해 `수사기관에 검거되면 조직의 비밀을 누설하지 말라.´와 같은 행동강령과 흉기 다루는 법을 익혀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번에 적발된 `신촌이대 식구파´는 `신촌파´와 `이대파´가 90년대 중후반부터 지방 폭력조직을 견제하기 위해 연합을 구성해 오다,2004년 5월 두목 간의 합의에 따라 통합한 것으로 드러났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104년된 다리가 1弗”

    미국 뉴욕시가 최근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중 하나인 윌리스애비뉴교(橋)를 매물로 내놓았다. 폭 18m, 길이가 92m나 되는 이 다리의 특매가는 단돈 1달러(약 1000원).15마일(약 24㎞)까지는 무료로 옮겨주겠다는 서비스조항까지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뉴욕시가 맨해튼과 브롱크스 지역을 연결하는 윌리스애비뉴교에 대한 매각방침을 확정하고 구매자를 물색중이라고 보도했다.하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구매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고철용으로 팔아선 안 되며, 다리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재활용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단서가 붙었기 때문이다. 하루 7만 5000대의 차량이 이 다리를 통행할 만큼 이용도가 높지만 부식된 철제를 보강하고 페인트를 새로 칠하는 데 드는 비용만 1년에 110만달러나 된다. 시는 결국 이를 대체할 새 다리를 짓기로 하고 3억달러의 예산까지 책정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1월 인근 주정부와 공원 당국에 공문을 보내 구매의사를 타진했지만 희망자가 나서지 않아 자칫 다리 전체가 철거될지 모를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 다리가 지난 1901년 만들어진 이래 원형을 유지해온 탓에 문화재적 보존가치가 높다는 점이다. 원형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까다로운 단서조항은 그래서 붙게됐다. 최근 ‘시비타스 시티즌’이란 비영리단체가 다리 매입에 관심이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 단체는 랜달섬과 이스트 116번가를 연결하는 보행자용 다리로 사용할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국제강-철인 3대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국제강-철인 3대

    대궁(大弓)양행, 남선(南鮮)물산, 조선(朝鮮)선재, 동국(東國)제강…. 고 대원(大圓) 장경호 회장이 1929년 설립한 가마니 회사 대궁양행을 시초로 한 동국제강그룹의 사명 변천사에는 웅대한 포부가 담겨있다. 활을 숭상하는 민족사를 표방한 대궁이나 바다건너 남쪽으로 뻗어나가길 소망한 남선, 조선, 해뜨는 나라의 긍지를 담은 동국 등 장경호 회장이 강조한 민족사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974년 락희(현 LG), 삼성, 현대, 한국화약에 이어 5대 그룹까지 올라섰던 동국제강그룹은 잇단 계열분리로 인해 지난해 4월 현재 자산 5조 8000억원으로 재계 26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가마니와 못을 팔며 시작한 이 전통의 그룹은 3세인 장세주(53) 회장대에 이르러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고 IT사업에 진출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남철로 수집한 철사 토막에서 연산 860만t체제로 장경호 창업주는 1899년 동래군 사중면 초량동에서 부농인 부친 장윤식씨와 모친 문염이씨 사이의 4남 2녀 가운데 3남으로 태어났다. 지금의 부산 초량동 중앙시장 주변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창업주는 1913년 서울의 보성고등보통학교에 진학했다. 당시 보성학교에는 부산출신 유학생이 단 두명 있었는데 나머지 한명이 4·19직후 과도정부 수반이었던 허정씨다. 둘은 광복 이후 각각 정치인, 기업가로 재회했는데 허정씨가 정계 은퇴 후 어렵게 살 때 장 회장이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장 회장은 은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 맏형 장경택씨가 운영하던 목재소 일을 돕고 농사를 크게 짓고 있던 두 형에게 가마니를 공급하는 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30세 되던 해인 1929년 대궁양행을 설립, 본격적인 가마니 장사에 나서면서 사업인생을 시작했다.1935년에는 남선물산을 세워 수산물 도매업, 미곡사업, 창고업 등으로 발을 넓혔다. 장 회장과 철(鐵)과의 인연은 우연찮게 시작됐다. 남선물산 창고에서 신선기(伸線機)를 설치해 철사와 못을 생산하던 재일교포가 창고에 화재가 발행하자 장 회장에게 신선기를 넘긴 것이다. 동국제강의 모태가 된 조선선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당시 장 회장은 검정 고무신을 신고 보퉁이를 맨 채 지남철을 들고 다니며 고철을 수집해 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 동국제강의 연간 철강 생산량은 유니온스틸을 합쳐 무려 860만t에 이르지만 그 출발은 길거리에 굴러 다니는 쇠붙이였던 것이다. 한국전쟁 후 재건사업으로 못 수요가 폭발하자 조선선재는 큰 돈을 벌게 됐고 1954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동국제강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민간 제철소 시대를 개막했다. 당산동 공장으로는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장 회장은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분개 소금’으로 유명했던 부산시 남구 용호동 일대 갯벌을 매립해 20만평 규모의 부산제강소를 완공한다. 1965년에는 50t 규모의 국내 첫 ‘고로(高爐)’를 준공, 한국 철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당시 동국제강의 위상은 박정희 대통령이 1964년 부산제강소를 방문, 종합제철소 건설을 맡아달라고 당부할 정도였다. 장경호 회장은 “종합제철소는 민간기업이 하기에는 역부족이므로 국책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완곡히 사양했다. 이후 정부는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제철을 설립, 오늘날 포스코를 탄생시켰으니 장 회장이 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한국 철강사가 새로 씌어질 뻔했다. ●아내 반지를 빼서라도 투자하겠다, 강철왕 송원 장상태 장경호 창업회장이 동국제강그룹의 기틀을 닦았지만 장 회장은 워낙 불심(佛心)이 깊어 수시로 절에 들어가 100일간의 수행정진에 들어가는 등 현대적 의미의 경영자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동국제강의 본격적인 역사는 1956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당시 부흥부(경제기획원)에서 일하던 고 장상태 회장이 전무로 입사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큰 형(고 장상준씨)과 공직에 있던 둘째 형(고 장상문씨)과 함께 동국제강을 키워 온 장상태 회장은 1964년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2세경영’을 시작했다. 장 회장은 2000년 4월 지병으로 별세할 때까지 국내 첫 후판공장 설립, 부산신철(현 한국특수형강) 설립, 동일제강 인수, 한국철강·한국강업 인수, 연합철강·국제기계·국제통운 인수, 기업 상장, 직류전기로 도입, 포항 후판공장 준공, 국내 첫 항구적 무파업 선언, 부산제강소의 포항 이전, 일본 가와사키제철(현 JFE스틸)과의 포괄적 협력 체결 등 굵직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64년 취임 당시 4만 8000t에 불과했던 동국제강의 철강 생산량은 2000년 705만t으로 147배 증가했다.5억 6000만원이던 매출은 1조 5442억원으로 불어났다. 장 회장은 약간의 여유만 생겨도 설비투자에 나섰는데 주변에서 자금 걱정을 하자 “내 아내의 반지를 빼서라도 투자금을 마련할 테니 설비만큼은 최고를 써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장 회장의 존재감은 JFE홀딩스 스도 후미오 사장이 동국제강 사보 편찬팀과의 인터뷰에서 “장 회장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 때문에 지금도 동국제강 본사에 있는 장 회장 흉상 앞에 설 때면 자연스럽게 차렷자세로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스도 사장은 2005년 4월 방한했을 때도 경기도 광주에 있는 장 회장 납골탑을 참배하는 등 존경심을 감추지 않았다. ●디지털경영 시도하는 3대 장세주 회장 동국제강은 장상태 회장 별세 직후 포항제철 사장을 역임한 김종진씨를 부회장으로 영입,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취임 1년여만인 2001년 7월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소를 방문하다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졸지에 수장을 잃은 동국제강 계열사 사장단은 ‘회장 주청의 글’을 통해 당시 장세주 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키로 하지만 장 사장은 본인의 미흡한 점을 이유로 몇번을 사양했다. 장 사장은 선친과 교분이 두터웠던 박태준(현 포스코 명예회장) 전 국무총리와 해외 철강업계 수장, 모친인 김숙자(74)여사 등에게 차기 회장감을 상의했고 10여일의 고민끝에 “이젠 자네가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박태준 회장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장세주 회장은 중앙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학사장교(ROTC)로 포병장교 근무를 마친 뒤 미국 타우슨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1978년 말단 사원으로 입사, 경리부·일본지사·인천제강소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9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그가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입사 22년만인 2000년이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에 입사해 부장때까지 다른 신입사원들과 똑같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라면도 끓여먹고 술도 마시곤 했다. 아버지는 늘 현장에 있으라고 강조하셨는데 현장에서 쇳가루를 마시고 커야 나중에 본사에 오더라도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회고했다. 귀공자풍의 장 회장은 골프, 스키 등 만능 스포츠맨이다. 쉰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이들이 즐기는 스노보드도 수준급이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스키를 즐겼던 선친과 많이 닮았다. 골프실력도 남다르다.74년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를 만큼 프로급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자웅’을 겨룰 정도다.2오버파 정도를 친다고 한다. 장 회장은 또 어린시절을 함께 보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도 친분이 두텁다. 방 사장과 허광수 회장이 사돈이고, 장 회장 역시 범 LG가(家)와 사돈이어서 눈길을 끈다. 장 회장 취임 이후 동국제강은 매출이 2001년 1조 7852억원에서 2004년 3조 2674억원으로, 순이익은 149억원에서 456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장 회장은 2004년 7월 동국제강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CI(기업이미지)를 선포하면서 2008년 그룹 매출 7조원 달성 목표를 내걸었다.2005년 들어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유일전자(현 DK유아이엘)와 시스템통합업체인 탑솔정보통신(현 DK유앤씨)을 인수하는 등 IT영역으로도 발을 뻗고 있다. 중앙기술연구소 설립,MBA급 인재 100명 육성, 경영혁신운동 가동 등 인재육성과 기술개발에 정성을 쏟고 있다. 장 회장이 2005년 7월 ‘그룹경영회의’에서 주문한 내용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동국제강의 ‘체질’을 바꾸고 싶어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경영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 철강업, 물류업 등 우리 사업의 개념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이다. 선대 회장 시대의 경영패턴과 지금 시대에 해야 할 일이 바뀌었다는 점을 인식하자.” ●창업회장 시절의 수수한 혼맥 장경호 창업회장은 보성고보 2학년 때 같은 고향 출신의 추명순씨와 결혼, 슬하에 6남 5녀를 뒀다. 창업회장이 성사시킨 11번의 혼사 가운데 유력가문이라고는 동명목재뿐이다. 장남으로 동국제강 회장을 지낸 고 장상준씨는 부산에서 사업을 하던 박상선씨의 딸 명년씨와 결혼,4남 2녀를 낳았다. 장상준씨의 장녀 옥자씨는 부산세무서장을 지낸 송귀범씨와 결혼했고 장남인 세창씨는 타워호텔 회장이었던 고 남상옥씨의 딸 덕자씨와 결혼했다. 덕자씨는 남충우 타워호텔 회장의 누나로 남덕우 전 국무총리의 사촌동생이다. 차녀 옥빈씨는 태광그룹 이임룡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고 이영진씨와 결혼했다. 장상준 회장의 자녀들은 동국제강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조선선재 경영을 맡았는데 선친에 이어 아들들도 일찌감치 유명을 달리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1978년 시집 ‘여(旅)’를 펴내는 등 문학에도 조예가 깊었던 장남 장세창 전 동일제강 사장은 2000년 지병으로 별세했고 차남인 장세명 전 조선선재 사장도 2005년 12월2일 59세로 사망했다. 조선선재는 곧바로 장세명 전 사장의 아들인 장원영씨를 대표이사로 추대해 새출발했다. 보스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원영씨는 불과 서른살이다. 3남인 장세승(57)씨는 조선선재 상무로 일하고 있다. ●불사를 이어받은 둘째 창업회장의 둘째 아들인 고 장상문씨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공직자의 길을 걸었다. 장상문씨의 부인은 부산의 대표기업이었던 동명목재 창업주인 고 강석진 회장의 딸 강정자(76)씨다. 장경호 창업회장과 동향인 강 회장은 같은 불자로 친분이 두터웠다. 외무부 차관보, 스웨덴·멕시코 대사, 유엔대사 등을 역임한 장상문씨는 공직에서 물러난 뒤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1989년 사재 10억원을 출연해 전통문화 전문 출판사 ‘대원사’를 세웠다. 대원사는 현재 그의 아들인 장세우(57)대표가 맡고 있다. 장상문씨가 3대 이사장을 지낸 불교진흥원은 선친이 1975년 임종 직전 박정희 대통령에게 한국불교의 중흥을 염원하는 서한과 함께 헌납한 31억 6000만원(현재가 2000억원)으로 설립됐다. 불교진흥원 초대 이사장은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 당시 제2무임소장관이 맡았다. 동국제강과 LG그룹은 이후 사돈지간으로 발전하는 등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2004년 동국제강 창사 50주년 기념식에 구본무 LG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었다. ●두 아들을 장교로 보낸 장상태 장남인 장상준씨가 일찍(1978년) 타계하고 차남은 회사 경영에 뜻이 없던 터라 동국제강은 3남인 고 장상태 회장 체제로 운영돼왔다. 부산 동래고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장 회장은 미국 미시간주립대 석사를 마치고 귀국, 잠시 부흥부(경제기획원)에서 일하다 1956년 동국제강 전무로 회사에 발을 내디뎠다. 장 회장은 부산에서 무역업을 하던 김영희씨의 외동딸인 김숙자씨와 결혼해 2남 3녀를 뒀다. 김숙자씨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온 미모의 재원이었다. 김숙자씨는 시부모, 시동생 등 대가족을 모시고 살았는데 워낙 검박한 시아버지가 생활비(당시돈 500원)를 매일 매일 나눠주는 바람에 살림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남편인 장상태 회장도 농림부 장학금으로 미국유학을 다녀오면서 부친이 용돈을 많이 주지 않아 고생을 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도 미국 유학시절 부친이 차를 사주지 않아 걸어다녀야 했다고 한다. ROTC 출신인 장남 장세주 회장은 상명여대 교수를 지낸 남희정(44)씨와 결혼했다. 두 아들은 아직 학생이다. 막내인 장세욱(44) 동국제강 전무는 육사 41기생으로 육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96년에야 동국제강에 입사했다. 이후 남가주대 MBA를 졸업했다. 장 전무는 소위시절 친구 소개로 경제기획원 차관, 산업은행 총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을 역임한 김흥기씨의 딸 남연(42)씨와 연애 결혼했다. 장 전무의 처남도 육사를 졸업했다. 장 전무는 “원래는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선친의 권유로 진로를 바꿨다.”고 말했다. 장상태 회장의 장녀인 영빈씨는 지병으로 이미 세상을 떴다. 차녀인 문경(48)씨는 울산대 의대 교수로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의사인 윤준오(52)씨와,3녀 윤희(45)씨는 부산지역 실업가이자 8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이학만 화양실업 회장의 아들 철(47)씨와 결혼했다. 이철씨는 현재 철강유통회사인 세광스틸 사장이다. ●강철가문의 철 박물관 장상태 회장의 바로 아랫동생인 장상철씨는 부산제강소 공사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등 동국제강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다 1991년 세상을 떴다. 장상철씨 사후 유족들은 세연문화재단을 설립해 고인의 뜻을 이어갔다. 세연문화재단은 2000년 충북 음성에 세연철박물관을 개관, 전통제철 복원실험, 대장간 조사 등 철강문화 발굴·보급에 힘쓰고 있다. 장녀 인경(47)씨가 관장을 맡고 있다. 장남인 세훈(44)씨는 동국제강 계열사인 국제기계 전무로 일하고 있고, 차남 세한(41)씨는 철강판매사인 ㈜동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차녀 은주(45)씨의 남편인 송봉헌(49)씨는 주 인도 공사다. ●불사와 사업을 동시에 장경호 창업회장의 5남인 장상건(71) 동국산업 회장은 부산지역 사업가인 김대성씨의 큰딸 명자(64)씨와 결혼,1남 3녀를 뒀다. 장 회장은 부산상고와 동국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1960년 동국제강 감사로 입사했다. 이후 동국제강 부사장, 동국건설 사장을 지낸 뒤 1977년부터 동국산업 경영을 맡아왔다. 장경호 창업회장이 1967년 설립한 대원사가 전신인 동국산업은 2001년 동국제강에서 계열분리됐고 현재 동국S&C, 대원스틸, 한려에너지개발, 동국내화, 신안풍력발전, 고덕풍력발전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장상건 회장의 형인 고 장상준 회장 자손들이 운영하고 있는 조선선재 지분도 16.6% 갖고 있다. 동국산업은 현재 장상건 회장의 외아들인 장세희(38) 전무(경영관리본부장)가 21.52% 지분으로 최대 주주다. 장 전무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96년 동국산업에 입사했다. 장 전무의 부인은 동방그룹 창업주인 김용대 회장의 차녀 유경(36)씨다. 장 회장의 차녀 혜경(42)씨는 김장&리 법률사무소 설립자인 고 김흥한 변호사의 아들 유동씨와 결혼했다. 아직 미혼인 막내 혜원(36)씨는 국민대 시각디자인과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화려한 혼맥, 눈부신 성장 장경호 창업회장의 여섯 아들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이는 막내인 장상돈(69) 한국철강 회장이다. 경복고와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2년 조선선재에 입사, 동국제강 상무·전무를 거쳐 82년 한국철강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85년부터 98년까지 동국제강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2001년 한국철강을 갖고 독립했다. 한국철강은 계열분리 뒤 환영철강, 영흥철강, 대흥산업을 인수하며 한국특수형강, 세화통운, 마산항5부두운영과 함께 6개 계열사를 거느린 철강 전문그룹으로 도약했다. 한국철강 자체만으로도 지난해 매출 6861억원, 순이익 1120억원을 거둔 알짜기업이다. 환영철강 역시 매출이 4000억원이 넘고 한국특수형강도 지난해 매출이 2500억원에 달한다. 장 회장은 동국대 재학시절 이화여대 미대생이던 신금순(66)씨와 연애결혼했다. 장인인 신종식씨는 한때 동국제강 계열사인 부산신철(현 한국특수형강) 사장으로도 일했었다. 장 회장은 3남 2녀를 뒀는데 혼맥이 가장 화려한 편이다. 장남인 장세현(42) 한국특수형강 대표이사 부사장은 뉴욕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한국철강에 입사했고 환영철강 부사장을 거쳤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화학과와 일본 와세다대학원을 나온 차남 장세홍(40) 한국철강 전무는 고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차녀인 박은경(34)씨와 결혼했다. 박 전 회장은 재계혼맥이 두텁기로 유명한데 맏사위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아들인 김선협씨, 셋째 사위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재명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다. 3남 세일(35)씨는 영흥철강 기획이사를 맡고 있다. 차녀인 인영(38)씨는 구두회 극동도시가스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은(42) LS전선 상무와 결혼했다. 구 명예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이다.LG가와 동국제강의 남다른 인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ukelvin@seoul.co.kr ■ 장씨일가 불교와 인연 동국제강 장씨 일가를 이야기하면서 불교와의 인연을 빼놓기 어렵다.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의 묘비에는 ‘대원거사(大圓居士)’라고 새겨져 있다. 부인 고 추명순씨도 적선화라는 법명으로 통했다. 장 회장이 불교에 귀의한 계기는 17세 때 목격한 막내동생의 죽음이다.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으로 인간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된 장 회장은 양산 통도사 주지 구하 스님을 통해 처음 불교에 눈을 뜨게 된다. 이후 1925년 통도사에서 첫 안거를 하면서 인생의 방향을 잡았고 수시로 금강산 마하연, 통도사, 청도 운문사, 부산 금정사, 금정산 무위암 등에서 안거와 정진을 거듭했다. 장 회장의 불사는 이후 불서보급사 설립, 대중포교당인 대원정사 설립 등으로 발전한다.1973년 대원불교대학까지 설립한 장 회장은 죽음을 예감한 1975년 스웨덴 대사로 있던 차남 장상문씨에게 불사를 부탁하고 사재 30억원을 불교사업에 희사, 대한불교진흥원을 탄생시킨 뒤 스스로 자리에 누워 입적했다. 그가 임종 직전 남긴 열반송은 ‘심즉시불(心卽是佛), 마음이 곧 부처이니 이를 믿고 깨달으라.’는 말로 끝난다. 창업 회장을 이어받은 장상태 회장도 부산제강소를 이전하면서 1996년 100억원을 출연해 대원복지재단(현 송원문화재단)을 설립, 장학사업·아동복지사업 등을 펼치며 선친의 유지를 이어갔다. 장 회장은 또 2000년 임종 직전 화장을 부탁해 장묘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는데 이 역시 그의 불심과 무관치 않다. 부인 김숙자씨, 아들인 장세주 회장, 장세욱 전무도 이미 화장을 약속했다. 창업회장이 생전에 불사를 부탁한 둘째 아들 장상문씨는 1981년 대원정사 이사장과 신행단체인 대원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선친이 못다이룬 사업에 속도를 냈다. 장상문씨는 1989년 불교진흥원 이사장에 취임한 뒤 불교계의 숙원이었던 불교방송을 개국하는데 성공했다.UN방송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초대 불교방송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장상건 동국산업 회장도 현재 대원정사 이사장직을 맡아 선친의 뜻을 받들고 있다. 동국산업은 1992년 재단법인 ‘불이원’을 설립, 소외된 이웃을 돕고 있다. 장 회장은 2004년 12월 부산에 대원정사 지원을 마련, 불교 포교에 힘을 쏟고 있다. 또 2005년에는 사재를 털어 부산 대원불교대학을 개교, 부산·경남지역 불교 인재 양성에 나섰다. 장상건 회장과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이 불교계열인 동국대를 졸업한 것도 이 집안과 불교와의 남다른 연을 짐작케 한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철강업계 ‘터줏대감’ 칠순에 담담한 은퇴사

    철강업계 ‘터줏대감’ 칠순에 담담한 은퇴사

    지난 2000년 4월4일 서울대병원. 동국제강 2대 회장인 고 장상태 회장은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장세주 당시 동국제강 사장(현 회장)과 부인 김숙자씨 등 유족들에게 후사를 부탁했다. 장상태 회장을 임종한 유일한 경영인이 6일자로 상근고문으로 물러난 전경두(71) 동국제강 사장이다. 동국제강 역사의 ‘산증인’, 철강업계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전 사장은 마산상고와 부산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조교로 일하다 1964년 10월 동국제강에 입사했다.41년 3개월동안 ‘철강외길’을 걸어온 셈이다. 동국제강 창업주인 장경호 회장부터 장상태 회장, 장세주 회장 3대를 이어오며 한국철강사를 함께 써 온 전 사장은 “이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줄 때”라며 담담하게 은퇴사를 밝혔다. 무역부, 경리부, 경리이사, 관리본부장 등 주로 재무파트에서 일하며 IMF위기 등을 헤쳐 온 전 사장은 99년 CEO 취임 이후 직원들의 사기를 키우는데 힘을 쏟았다.“아무리 강한 로마군단도 기가 센 군대에게는 진다.”는 지론이다. 지난해 일본의 역사소설 ‘대망’을 다시 꺼내 읽으며 “돈으로 해결 못하는 큰 효과를 내고 결집력을 내는 것은 기업의 사기”라는 사실을 또한번 절감했다고 한다. 40년 넘게 ‘철강밥’을 먹다보니 생사의 기로에 선 적도 있었다. 베트남전이 종전으로 치닫던 1974년 12월 무역부 차장으로 사이공에 고철수입 계약을 위해 출장을 갔다가 타고가던 미군 수송기가 프로펠러 고장으로 베트콩 출몰지역인 탈라트시에 불시착한 것이다. 다행히 비행기를 수리해 무사히 빠져나왔지만 “여행보험에는 가입했느냐.”는 현지 가이드의 질문에 등골이 서늘했다고 한다. 전 사장의 검소한 생활태도가 회사의 금융위기를 막아내는데 일조했다는 일화도 있다. 2001년 동국제강은 흉흉한 소문에 시달렸는데 마침 주거래 은행 간부가 주말 롯데백화점에서 전 사장 부부를 만났다. 부부는 한 그릇에 5000원 하는 단팥죽을 먹으러 모처럼 외식을 나온 길이었다. 이 은행 간부는 “대표이사가 저렇게 검소한데 회사가 잘 안될리가 있겠는가.’라고 감탄했고 이 때문인지 금융대출이 쉽게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전 사장은 또 동국산업, 한국철강 등 장상태 회장 형제들간 계열분리를 일찌감치 마무리지어 두산이나 한진과 같은 ‘형제간 분쟁’의 불씨를 제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철현씨와 17년간 끌어온 연합철강(현 유니온스틸) 지분정리도 전 사장이 진두지휘했다. 전 사장은 늘 “직원들 기를 살리고 화목한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한 사장으로 남고 싶다.”고 소망해왔다. 백화점에서 직원 가족들을 만나면 아이들에게 용돈을 직접 쥐어주고 딱딱한 종무식 대신 회식을 시켜주던 전 사장을 ‘든든한 아버지’로 기억하는 직원들이 실제로 적지 않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마포자원회수시설에 자원순환전시관 문열어

    마포자원회수시설에 자원순환전시관 문열어

    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 내에서 가정에서 버린 쓰레기가 어떻게 처리되고,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서울시는 20일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마포자원회수시설 내에 280여평 규모의 ‘자원순환테마전시관’을 연다고 밝혔다. 전시관은 마포자원회수시설 1층에 들어서 있으며, 이곳에서는 쓰레기가 처리되는 과정과 보도블록·바닥재 등으로 재활용되는 과정 등 쓰레기 처리의 전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외에도 재활용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서울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조형물인 ‘서울 상징 미니어처’와 고철을 이용해 만든 대형 로봇 등 각 종 조각품(정크아트)들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도 관심있어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을 비롯해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이다. 전시관은 ▲전시관을 소개하는 ‘안내관’▲자원 재활용과 분리배출을 체험하는 ‘자원순환 이해코너’▲쓰레기더미에서 거듭난 월드컵공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월드컵공원의 자원순환 환경코너’▲환경 선진국 비전을 제시하는 ‘환경 선진국 코너’▲재활용 산업과 제품정보를 제공하는 ‘자원순환 자원회수 정보코너’▲재활용 창작물을 만들어보는 ‘재활용 체험학습장’ 등 5개 테마전시관과 1개 체험학습장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서 관람을 마치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곧바로 5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이곳에서부터 관람코스를 따라 내려오면서 대형 크레인이 2∼3t 규모의 쓰레기를 들어올려 소각로에 넣는 모습 등 마포자원회수시설이 작동되는 과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한상렬 시 청소과장은 “자원순환테마전시관을 통해 자원회수시설이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서울 마포구를 비롯 중구·용산구·경기도 고양시 등 기초자치단체가 처음으로 공동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시 관계자는 “이 시설에 대해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지난 6월 가동된 이래 중국 간쑤성 부시장, 베트남 환경부장관과 호치민 시장 등 외국 관계자 260여명이 방문한 바 있다.”고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씨줄날줄] 청계천 조형물/ 이상일 논설위원

    서울 강남 포스코빌딩 앞에는 ‘아마벨(원제목:꽃피는 구조물)’이라는 조각품이 있다. 세계적인 추상미술의 거장 ‘프랭크 스텔라’가 제작한, 무게 30t의 거대 작품이다.1997년말 17억원을 들여 설치했으나 바로 구설에 올랐다.‘저것도 작품이냐.’‘너무 비싸다.’는 말도 나왔다. 이를 본 사람들은 뭔지 모르겠다며 그저 고철덩어리를 뭉쳐놓은 것에 외화를 낭비했다고까지 비판했다. 철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이라는 설도 돌았다. 결국 포스코측은 조각품 주위에 나무를 심었다. 잎이 무성한 여름철에는 멀리서 잘 보이지 않는다. 미술애호가인 가천의대 이성락총장은 “비판이 많다고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나무를 심어 가린 것은 한심한 짓”이라고 성토했다. 예술품은 보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 그래서 논란이 자주 일어난다. 우리나라에서만도 아니다. 미국 시카고 시청사앞에 설치된 피카소의 조각품 ‘무제’도 마찬가지였다. 높이 15m, 무게 162t의 대형 작품. 피카소가 만들어 1967년 시카고시에 기증했을 때 시민들로부터 꼴불견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지금은 관광가이드 자료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명물 대접을 받는다. 내년 3∼6월께 청계천 기점 부근에 세워질 조형물이 새삼 도마위에 올랐다. 문화연대와 한국미술협회 등의 단체들은 1일 공동성명을 내고 “청계천 공공미술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와 문화적 공론화의 과정이 빠졌다.”고 밝혔다. 또 “설치 가격 340만달러(35억원)는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 조형물은 스웨덴계 미국 작가인 ‘크레스 올덴버그’의 ‘스프링’으로 높이 20m, 폭 6m의 나선형 조개 모양으로 세워진다. 당초 서울시는 이를 구상했지만 올초 문제가 되자 기업이 돈을 대고 기부하는 형식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시측은 미술장식품 분과위의 심의를 거쳐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실 아무리 유명작가가 제작해도 시카고나 포스코 경우에서 보듯 미적 기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주관성이 좌우하는 미술품의 가격을 다른 작품과 비교해 한마디로 싸다, 비싸다고 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다만 국민들의 호응을 받은 청계천에 그런 조각품이 어울리는지 좀더 여론 수렴을 했으면 나았을 듯싶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인천 북항에 부두 3개 건설키로

    인천항 북항에 일반부두 3개가 건설된다.14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쌍용건설과 선광 등 건설·하역업체 6개사가 출자한 인천북항부두운영㈜은 2008년까지 1139억원을 들여 인천 서구 원창동 북항에 2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선석 3개(안벽 길이 700m)를 건설할 계획이다. 인천북항부두운영㈜은 책임감리업체 선정, 현장사무실 건립 등 준비를 마무리하고 15일 부두 건설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부두가 완공되면 현재 주택가에 가까운 인천항에서 처리해 분진·소음 등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원목·고철 등의 화물을 처리하게 돼 민원 해소는 물론 물류비용 절감, 교통난 해소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천덕꾸러기 나이키미사일 해체작전중 또 사고 악몽

    잦은 오작동으로 고철덩어리가 된 지 오래된 ‘천덕꾸러기’ 나이키 미사일이 끝까지 심술을 부리는 것일까. 1일 구마고속도로 대구 달성터널에서 화재가 난 대한통운 소속 15t 화물차 2대에는 우리 공군의 골칫거리인 나이키 미사일의 추진체 각 2대가 실려 있었다. 나이키 미사일은 1950년대에 미국 레이티온사가 개발한 장거리 고고도(高高度) 대공미사일로, 지난 65년 한반도에 첫 배치된 뒤 70년대 말 한국군에 넘겨져 무려 35년 이상된 노후 기종이다. 이 미사일은 세계 각국에서 노후화로 90년대 초 거의 폐기 처분됐으나 그때까지도 우리나라는 나이키 미사일과 호크 미사일을 방공무기의 핵심으로 운용해왔다. 지난 90년대 초에 이미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나이키 미사일은 지난 98년 12월 인천 방공기지에서 오작동으로 공중 폭발해 6명을 다치게 하고 차량 110여대를 부숴버렸다. 이어 99년에는 충남 대천사격장에서 화력시범 도중 1발이 공중에서 자동 폭발하는 어이없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공군이 지난 98년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의뢰한 나이키 미사일 점검 결과는 국민들에게 ‘당혹’을 넘어 ‘경악’을 안겨줬다.ADD가 당시 공군이 보유하고 있던 나이키 미사일의 예상 명중률이 8%선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100대를 발사하면 고작 8대만 목표물을 맞힌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공군은 내년 말부터 총사업비 1조 1000억원을 들여 나이키 미사일을 새로운 미사일로 대체하는 SAM-X 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하고 최근 나이키 미사일 해체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대한통운이 이날 싣고 가던 미사일도 이같은 계획에 따른 것으로, 공군은 전남 벌교 방공포대에서 나이키 미사일 4기를 탄두와 추진체로 분리해 대구기지 1방공탄약대로 운반하던 중이었다.화재차량이 싣고 있던 미사일 추진체는 다행히도 가연성 고체 연료여서 인화시 곧바로 연소되기 때문에 폭발되지 않았을 뿐이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우리땅을 살리자] (2) 조용히 다가오는 공포, 지하수 오염

    [우리땅을 살리자] (2) 조용히 다가오는 공포, 지하수 오염

    강원도 태백에는 천혜의 무공해 젖줄과 죽음의 지하수가 함께 흐른다. 태백시 한복판에 있는 검룡소는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연못이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한 물을 사계절 뿜어내 시민들의 단골 휴식 공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 물은 골지천을 거쳐 남한강으로 유입돼 수천만명의 식수와 산업용수 등으로 이용된다. 반면 문곡소도동 소롯골 소도천 상류는 바닥이 뻘겋게 물들었다. 지난 1989년 문을 닫은 동해탄광 갱내수가 흘러나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금속 성분의 침전물이 바닥에 달라붙어 생긴 현상이다. 태백에는 이처럼 방치된 폐광이 42개에 이른다. 소도천 물은 황지천 본류를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황지천 본류는 아직까지 오염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다행이다. 그러나 폐광을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지하수 오염 공포에 시달릴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수, 서서히 ‘공포수’로 변질 전국의 지하수가 점차 죽은 물로 변하고 있지만 대책 마련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하수 오염원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데다 오염 방지대책 역시 ‘무대책’에 가까울 정도다. 환경부가 실시한 지난해 지하수 수질측정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3865개 중 212개가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공단지역·매립지지역·폐광주변 등 오염우려지역에서는 기준 초과 비율이 7.1%를 기록, 전년도 5.0%보다 2.1%포인트 증가하는 등 오염이 늘고 있다. 특히 폐기물 매립지역, 골프장, 분뇨처리장 인근지역이 수질기준 초과 비율이 높았다. 문제는 지하수 오염의 경우 서서히 진행되는 데다 감시와 단속이 어렵다는 데 있다. 일단 오염되면 깨끗한 물로 되돌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복원 비용 또한 엄청나다. 그렇지만 지하수 관리는 요원하다.“기초수(상하수도) 오염을 막는 일도 어렵다. 지하수 관리는 부수적인 업무다.”라는 환경부 관계자의 말이 지하수 오염 관리의 현주소를 대변해준다. 지하수 오염의 원인으로 ▲산업단지 폐기물 방치 ▲군부대 시설 ▲폐광·폐공 방치 ▲축산 오·폐수 ▲하수관 균열 ▲무분별한 지하수 채굴 등을 꼽을 수 있다. 오염 자체가 의도적이기보다는 예기치 못한 사고 또는 무관심과 무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산업단지 지하수 오염, 폐기물 방치 단속 급선무 산업 폐기물 방치로 인한 지하수 오염은 산업화·도시화가 진전되면서 심각해졌다. 폐기물 방치사업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파악이 안 돼 있지만 지난해 폐수를 배출하는 전국 대형 사업장을 기준으로 적어도 5만 4000개 이상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사업주들이 야적장에 아무렇게나 방치한 폐기물 또는 원자재가 지하수 오염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할 정도로 감각이 무뎌져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외곽에 있는 한 대형 자동차 정비업소. 뒷마당에는 폐타이어와 자동차 부품, 시뻘게 녹슨 고철 등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다. 옆에서는 지하수를 뽑아 쓰고 있다. 김모(53) 사장은 “폐기름만 겨우 분리 수거할 뿐 다른 폐기물들이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줄 몰라 그냥 버려두고 있다.”고 털어놨다. 산업단지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이는 오·폐수 방류 단속에만 그치지 말고 지하수 오염원인을 파악, 폐기물을 방치하는 사업장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실시하는 동시에 사업주의 의식전환을 위한 꾸준한 홍보가 필요하다. ●폐광 방치…관리는 시늉만 지난 22일 환경부 국감에서 제종길(열린우리당) 의원은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폐광 자료를 인용,108개 조사 대상 가운데 29곳에서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지하수 수질도 조사 대상의 23%인 25곳에서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49개 폐광산에서는 카드뮴 등이 섞인 물이 하루에 1995t씩 흘러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경남 고성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 증상인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려 사회문제가 된 것도 주변 폐광에서 나온 물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폐광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국 1844개(석탄광+금속광)의 광산 가운데 1243곳이 휴·폐업한 상태다. 이 중 폐금속광산 687개는 정밀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태백사업소 심연식 팀장은 “폐광 한 곳을 관리하는 데 20억∼30억원 이상 투입돼야 하는데 올해 전국 폐광 관리 예산은 3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따라서 폐광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을 줄이기 위해선 정확한 실태파악이 우선돼야 하며, 지속적인 관리와 복원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지원이 필수불가결하다. 군부대 시설의 오염도 방치됐다. 서울 이태원 녹사평역 부근 지하수가 기름기가 둥둥 떠다닐 정도로 오염됐다는 충격적인 고발이 있었지만 벌써 까마득히 잊었다. 환경단체들은 “군부대, 특히 미군부대는 체계적인 단속이나 감시의 사각지대라서 대형 사고가 도사리고 있다.”고 말한다. 축산 오폐수에 의한 지하수 오염도 만만치 않다.2003년 기준으로 소·돼지·닭·오리 등 가축 사육두수는 1억 7500만 마리. 축산폐수는 기본적으로 축산 농가에서 자체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영세 축산농가의 경우 제대로 된 처리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하수의 무분별한 이용을 자제하고 전국적으로 방치된 폐공을 찾아내 관리하는 것이 지하수 오염을 줄이는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태백 시흥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오염 ‘고속도로’ 폐공 20만~30만개 폐공은 오염물질을 지하로 곧바로 흘려보내 빠른 속도로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어 지하수 오염의 ‘고속도로’로 불린다. 그런데도 정확한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지하수 관정은 크고 작은 것을 모두 더해 122만 8000개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는 파악된 것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상당수는 인허가 및 신고대상에서 빠진 경미한 시설이라서 지하수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시설의 설치와 무관했다. 이 때문에 수질이 좋지 않거나 수량 확보 실패로 내팽개친 폐공이 수두룩하다.200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찾아낸 폐공이 6만개에 이르나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은 20만∼30만개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하수 오염을 줄이기 위해 폐공을 찾아내 제거하거나 오염 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01년부터 수자원공사와 함께 ‘폐공 찾기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참여는 미미하다. 폐공을 찾아내기 위해 신고하는 주민에게는 관정은 6만 4100원, 소형 관정은 3만 8450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주민이 신고한 2500여건에 대해서는 포상금을 내줬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지하수 공개념 도입 마구잡이 개발 제지” 지표수 관리는 국가가 직접 나서거나 지방정부에 위임하고 있다. 하천 물은 개인이 소유할 수 없는 국가 자원으로 인식돼 하천 물을 끌어다 이용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하수는 개인 토지와 밀접하게 연관돼 그동안 정부가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마구잡이식으로 개발, 이용량이 연간 35억t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특히 온천수, 먹는샘물 개발이 증가하면서 대형 관정을 뚫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지하수 역시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개인의 이용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량을 허가나 신고제를 통해 적극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지하수 공개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1997년 지하수법을 만들어 공공자원 개념을 도입했다. 짧은 기간에 재생이 불가능한 지하수는 사유지 지하에 있더라도 가뭄이나 국가 비상사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국유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분류된 지하수는 지표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허가·신고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 올 연말부터 실시될 지하수이용부담금 부과도 이런 취지다. 지하수법에 따라 허가 및 신고시설은 t당 65원을 상한선으로 부담금을 내야 한다. 홍형표 건설교통부 수자원정책팀장은 “지하수 이용부담금 부과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아 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지하수시설 사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냉연 연간 95만t 추가 생산 현대하이스코 정상화 순조

    ‘녹슨 고철덩어리에서 세계 최대 냉연·아연도금 복합설비(CVGL)로’ 지난해 현대INI스틸과 함께 한보철강 당진공장을 인수한 현대하이스코가 공장 정상화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5일 당진공장의 냉연생산설비 가운데 용융아연도금설비(CGL)와 착색도장설비(CCL), 산세·열연도금설비(PGL)의 상업생산 출하식을 갖고 자동차용 강판 생산체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고 밝혔다.PGL이 연산 50만t으로 가장 많고 CGL 35만t,CCL이 10만t 규모다. 이번에 정상화된 설비는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의 3단계 정상화 가운데 두번째. 현대하이스코는 이로써 기존 순천공장 180만t 및 지난 6월 가동된 당진공장 상자소둔설비(BAF) 35만t에 이어 연간 95만t에 달하는 냉연생산능력을 추가했다. 내년 8월 3단계인 산세압연설비(PL/TCM)와 CVGL의 상업생산을 마무리지으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연간 380만t의 냉연제품을 쏟아낼 수 있다. 냉연제품 1t이면 자동차 1대를 만들 수 있다. 현대하이스코측은 이번 2단계 정상화가 당초보다 2개월정도 앞당겨진 만큼 최종 정상화도 예정보다 빨리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품질보증팀 이동길 차장은 “한보철강을 인수했을 때만 해도 고철이나 다름없었는데 각고의 노력끝에 내년이면 국내 최초로 연산 80만t 규모의 CVGL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생산하는 자동차용 강판 전체를 현대·기아차에 납품하지만 현대·기아차 물량의 55%정도 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는 포스코의 몫이다. 당진공장이 완전 정상화돼 자동차용 강판이 현재 120만t에서 200만t으로 늘어나면 자체물량을 대부분 소화할 수 있다. 이상수 경영지원본부장은 “현재 현대·기아차가 진출한 앨라배마, 베이징, 슬로바키아 등에 해외가공공장을 두고 있는데 현대차공장이 있는 인도나 터키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당진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판교·뉴타운 개발 연기론 대두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아파트 공영개발이 업계와 시민단체의 시각차가 커 이달 발표될 최종 부동산대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2일 열린우리당 주최로 열린 2차 부동산정책 공청회에서 손경환 국토연구원 토지주택연구실장은 판교 공영개발과 관련,“저렴한 주택공급으로 집값 안정을 유도하고 개발이익환수로 저소득층 주거지원 재원 마련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평가한 뒤 “그러나 강남 주택수요 대체 효과가 반감되고 장기적으로 주택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하고 공공부문의 비대화를 초래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실장은 주택공급 확대정책 방향으로 ▲광역개발을 통한 서울 강북 뉴타운 개발▲강남 대체 신도시 건설▲중대형 위주의 공급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주택시장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순 공급확대가 아닌 시장이 원하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강북 뉴타운사업에 현행 용적률을 적용하면 늘어나는 가구수는 3%에 불과하기 때문에 용적률·층고제한 규제 완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동산값 상승, 사업비 증가, 토지수용 및 보상절차 지연 등의 부작용이 따르는 만큼 개발이익환수 부담금제가 제대로 도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건축 규제완화와 관련해서는 “단기간에 수요가 많은 지역에 많은 주택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으나 투기 수요 유발 성향이 강하므로 시장 안정기반 정착이 선행된 이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고철 주택산업연구원장은 “공영개발 도입, 원가연동제의 확대, 전매제한기간의 연장은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주택산업 위축으로 전반적인 거시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장기적인 측면에서 신규택지가 부족한 서울과 수도권의 안정적인 주택공급에 매달려야 하며 재건축사업의 순기능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참여연대 김남근 변호사는 공영개발을 확대하는 등 주택산업의 공공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맞섰다.김 변호사는 판교 개발과 관련, 투기억제책과 공급정책을 입체적으로 연계시키는 ‘패기지형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판교나 뉴타운 개발 시점을 종합부동산세 제도와 실거래가 확보, 개발이익환수제 등이 완전히 정착된 2007년 이후로 미루되, 부득이한 경우 후분양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순탁 서울시립대 교수도 “과도한 분양가 억제와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공급을 위한 공영개발방식은 불가피하다.”면서 “분양가의 적정성 심사, 분양가 주요 항목 공개, 후분양제 정착이 바람직하다.”고 거들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19일 개봉 ‘허비, 첫시동을 걸다’

    현대인에게 자동차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 애완동물만큼이나 가까운 친구다. 어느날 자동차가 사람처럼 눈을 껌벅거리고 낄낄거리는 등 감정 표현을 해대며 스스로 움직인다면? 19일 개봉하는 안젤라 로빈슨 감독의 ‘허비, 첫 시동을 걸다’(Herbie:Fully Loaded)는 이같은 만화적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생명력을 지닌 자동차의 일대기가 스토리 전개의 중심축이다. 지난 1969년부터 TV와 스크린을 종횡무진 누비며 많은 사랑을 받은 자동차 캐릭터인 폴크스바겐 비틀 자동차 ‘넘버 53’ 허비가 주인공.‘비틀’ 또는 ‘버그’라 불리는 63년산 폴크스바겐이다. 영화속에서 허비는 범퍼를 이용해 미소 짓고, 헤드라이트를 눈처럼 깜박이고, 화나고 웃는 표정부터 윙크까지 다양한 표정 연기를 해낸다. 사람 주인공도 눈길을 줄 만하다.‘퀸카로 살아남는 법’등의 히트로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는 아이들 스타 린제이 로한이 허비의 새주인인 매기 역을,‘원조 배트맨’인 마이클 키튼이 매기의 아빠이자 나스카 챔피언 레이 역을 맡았다.이렇듯 미국인들의 눈높이에 맞췄기 때문일까. 영화는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의 적잖은 혹평에도 불구하고 첫주 주말 3일동안 3521개 극장에서 1271만달러의 수입을 올려 주말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매기는 최대 규모 자동차 경주대회인 나스카(NASCAR)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아버지 레이는 나스카 챔피언 출신임에도 딸의 출전을 허락치 않는다. 매기 아버지는 딸의 대학졸업 선물로 오래된 고물 자동차를 고르게 하는데, 매기의 눈에는 고철 덩어리 허비가 눈에 쏙 들어온다. 허비는 레이싱카로 전성기를 구가하다 이젠 퇴물이 돼 폐차될 운명에 처한 자동차. 매기와 마찬가지로 레이싱카로 부활해 나스카 대회를 누비는 게 꿈이다. 영화는 이 둘의 교감어린 만남으로 출발한다. 이후 매기와 친구들의 정성어린 도움으로 허비는 최신 기능을 장착한 레이싱카로 개조되고, 드디어 꿈의 무대에 나서게 된다. ‘허비’에 대한 향수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한국인들에게 이 영화는 그저 비슷한 수준의 고만고만한 월트디즈니 영화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기존 자동차 경주 영화에서 맛볼 수 있는 스릴감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만화적 캐릭터와 자동차와 사람 사이의 교감 등 충분히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전체 관람가.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174死 2生 두 행운의 전차 일대기

    174死 2生 두 행운의 전차 일대기

      이제 서울의 어린이들은「크레용」으로 전차를 그릴 수 없게 됐다. 학교에 가고 집에 돌아올 때 눈에 익던 전차는 70년 영욕(榮辱)을 실은 채 말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러나 고철로 변해버리는 176대의 전차 중 단 2대만은 살아남아 어린이들 틈에서 여생을 즐기게 되었다. 이 행복한 두 칠순 할아버지 전차의 애환어린 일대기를 들어보면. 시민들과 함께 늙어온 몸, 고치고 고쳐 옛모습 잃고 행운의 두 할아버지는 230호와 452호. 문교부의 요청에 따라 230호는 창경원에, 452호는 남산 어린이놀이터에 남겨져 찾아오는 어린이들을 반기며『너희 아버지도 내가 타워다줬지』하고 긴 수염을 내리 쓸게 됐다. 도살장에 끌려온 소처럼「해머」로 두들겨 부셔지고 철(鐵)은 철대로 동(銅)은 동대로 갈기갈기 찢겨 고철로 팔려나가는 옛 동료들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시는 두 할아버지는 그러나 옛 동료들을 대표해 살아남게 된 행운을 기뻐하며 지금 몸치장에 한창이다. 창경원에 남게 될 230호는 제작된 지 올해로 만 35년. 일제 때 일본서 만들어져 다음해 우리나라로 건너왔다. 운전대 오른쪽 위에 달린 자동전류차단기가 전류가「오버」되면『퍽!』하고 불꽃을 튀기며 꺼지던 모습은 전차를 타본 사람이면 한번쯤 구경했을 것이다. 이 전차는 직접 제어방식으로 되어있어 운전대 밑에 제어장치가 달려 있다. 가장 서울시민들의 눈에 익은 전차다. 당초 이 땅에 첫 선을 보였을 땐 반강제(半綱製)로서 차체는 나무로 되어 있었으나 58년에 철제(鐵製)옷으로 바꿔 입었다. 또 원래는「트롤리·폴」형으로 전차가 달리면 뒷 차장이 연방 줄을 잡아당겨 공중 전선에 맞춰 놓아야 했던 것이 62년부터 폐차 직전까지 우리 눈에 익은「뷰겔」형(거꾸로 매단 3각형형)으로 바뀌어 뒷 차장의 일손을 덜게 됐다. 트롤리·중간문 없어지고 2인용 좌석도 긴 의자로 이와 동시에 종래엔 문이 셋이던 것을 둘로 개조하고 좌석도 양쪽에 다 놓여있던 것을 한쪽으로만 몰아, 100인승으로 개조했다. 동시에 가운데 문을 맡던 차장은 폐문과 함께 퇴직해야 했고-. 어린이놀이터에 남겨질 452호는 미제(美製). 제작된 지도 40년이나 되는 장년. 그러나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수복 후인 54년. 미국에서 제작되어 한창 사용하다가 전차철거로 폐차 처분된 것을 ICA원조로 우리나라에 들여왔다. 당시 서울시민들은 차체가 좀 넓고 또 2인승 좌석이 나란히 놓여있는「새것」이라 해서 무척 즐겨 탔던 것. 또 종래의 전차가「롱·시트」였던데 비해 이 형은 소위「로맨스·시트」로 되어 두 사람이 나란히 앉게 되어 있었다. 역시 우리나라에 들어올 땐「트롤리」가 붙어 있었으나 62년부터 일제히「뷰겔」로 바뀌었고 시민의 사랑을 받던「로맨스·시트」도「롱·시트」로 바뀌었다. 이 형은 간접제어「시스팀」으로 되어 있어 제어장치가 운전대 아닌 차체 밑에 달려 있는 것이 특색. 새것이라 해체 면한 28대 사갈 만한 임자 없어 골치 멀리「펜실베이니아」의 어느 소읍(小邑)에서 배에 실려 이 땅에 왔다가 이제 같이 온 동료들을 잃고 혼자 남아 이국 어린이들 틈에 끼게 된 벽안(碧眼)의 노옹(老翁)- 그 회포는 어떠할까? 이 두 전차 외에도 해체를 면한 전차는 모두 28대. 이들은 일본「후지」사의 제품으로 63년에 8대, 67년에 20대가 도입되었었다. 이「후지」형은 차체 내의 조명이 모두 형광등으로 되어있으며 선풍기와 자체 난방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최신형. 들여온 지 얼마 안돼 폐차 처분하기가 억울해(?) 남겨두기로 결정을 했으나 사가는 사람이 없어 처리에 골치를 앓고 있다. 외국에선 관광지에 옮겨 숙소·식당으로도 쓰지만 서울시의 계획으론 관광용으로 교외지대에 내보낼 계획이었으나 이 계획이「트램·카」설치 계획으로 바뀌자 궤도문제로 교외운행도 불가능하게 되었다.(「트램·카」는「레일」이 하나뿐) 그래서 서울시 당국은 전차가 없는 대구시, 대전시 등에 구매를 종용했으나 두 도시선 모두 예산부족으로 난색을 보여 갈데올데 없이 동대문 차고에 처박혀 있는 따분한 신세다. 원래 이「후지」형의 도입가격은 8백만원. 서울시측이 각 시·도에 띄운 공문에 따르면 6백만원까지 값을 깎아주겠단다. 그래도 임자가 나서지 않아 주무당국인 서울시 운수사업부는 1억 6800만원짜리 이 전차 처리방안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고-. 가까운 일본의 경우 전차를 민간인이 사서 관광오락지에 부설, 숙소로 개조하거나 식당, 다방 등으로 바꿔 쓰고 있다.「호텔」아닌 전차속 하룻밤이 보다「로맨틱」한「무드」를 마련해 주기 때문.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 전차들을 사서「에어컨」과 난방시설을 모두 유효하게 쓰려면 한 대 6백만원의 전차값 말고도 부대시설인 전기·변압시설 등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 상업적으로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어느 약싹빠른 장사아치의 증언. 미국「샌프란시스코」시에선 전차 철거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시민들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쳐 결국 철거에 실패. 오늘날「샌프란시스코」시의 명물로 전 미국에 알려져 있다. 샌프란시스코선 오히려 땡땡소리를 풍물시(風物詩) 삼아 그래서「러시·아워」가 되면 천천히 달리는 전차에 한 손을 잡고 매달린「샐러리·맨」의 못브이 영화나 우편엽서에 등장하고, 관광차「샌프란시스코」를 찾아오는 손님들은 으레 온가족이 함께 차를 타보곤 한다. 이젠 내년부턴 우리도「샌프란시스코」의 시민들처럼 창경원과 어린이놀이터를 찾아 정들었던 전차와 함께 흐뭇한 시간을 보내게 됐다. 어른들은 하릴없이 서있는 두 전차를 보고『좋았던 그 시절』을 회상하며… 어린이들은『신기한 폐품』속을 마음껏 뛰놀며…. [ 선데이서울 68년 12/15 제1권 제13호 ]
  • 철강 경기 내리막 접어드나

    `내리막길 신호탄(?)´ 지난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국내 철강업계가 이달 들어 철강재 가격을 잇따라 인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3월 ‘원자재 대란’ 이후 1년 3개월만에 가격 반전이다.●동국제강 조선용 후판 t당 3만5000원 내려세계적인 철강재 공급과잉과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반영으로 풀이되면서, 국내 철강 경기도 지난 1·4분기를 기점으로 이제는 내리막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다. 문정업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3월 말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국제 철강재 가격이 국내에 반영된 것”이라면서 “철강재 ‘블랙홀’인 중국의 수입량이 계속 줄어든다면 철강재 가격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다음달 출하분부터 조선용 후판 가격을 t당 3만 5000원을 인하해 68만원에 내놓는다.1년만에 후판 가격을 내린 셈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상반기 다섯번에 걸쳐 후판 가격을 55%가량 인상했었다. 동국제강측은 “원자재인 슬래브의 가격 하락 반영과 최대 수요업체인 조선업계의 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일종의 서비스 차원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와 철근 가격을 놓고 자존심 싸움까지 벌였던 철강업계도 이달 초 한국철강을 시작으로 현대INI스틸, 동국제강,YK스틸 등이 t당 2만 5000원을 내렸다. 지난해 3월 인상 이후 무려 15개월 만이다. 국제 고철가격의 급락과 건설경기 악화, 중국산 수입 저가 철근이 쏟아지면서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향후 가격 반등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세계적인 철강재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에 따른 재고 증가뿐 아니라 지난해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던 중국이 수입 대신 생산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건설 “더 내려라”, 조선 “뜻밖이네” 철강사들의 가격 인하를 놓고 수요업체간 반응도 엇갈린다. 철강업계와 그동안 ‘맞불 작전’으로 맞섰던 건설업계는 “생색내기용 인하”라며 “철근 값을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설업체 자재구매 담당자들의 모임인 ‘건설회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다음달 공문을 통해 철근 가격 인하를 정식 요구할 방침이다. 최현석 건자재 회장은 “수입산 철근 가격이 최근 45만원 수준인 만큼 국내 철강사들도 가격을 더 내릴 여력이 있다.”면서 “현 시세(50만 6000원)보다 5만원가량은 더 내리도록 가이드라인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선업계는 동국제강의 후판 가격 인하에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이)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후판 가격이 순조롭게 인하돼 어리둥절하다.”면서 “양 업종간 상생경영을 위한 배려로 본다.”고 설명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철강업계 건설 푸대접… 조선과 밀월

    철강-조선 ‘밀월’, 철강-건설 ‘힘겨루기’. 수요업계를 다루는 철강업계의 방식이 사뭇 다르다. 조선업계에 대해서는 애정을 맘껏 드러내는 반면 건설업계에는 찬바람이 일 정도로 냉랭하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강과 건설업계는 철근 가격을 놓고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 철강과 조선업계는 최근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상생경영’을 논의할 정도로 우애를 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에서는 철강업계의 ‘건설 푸대접론’이 제기되고 있다. ●철강 vs 건설, 철근값 인하 힘겨루기 건설업체 자재구매 담당자들의 모임인 ‘건설회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최근 현대INI스틸과 동국제강 등에 철근 가격 인하를 다시 한번 요청했다. 철근 가격의 60∼70%를 차지하는 고철의 국제시세가 지난해 2월 t당 340달러로 최고점에 이른 뒤, 지난달에는 t당 253달러까지 떨어져 철근가격 인하 요인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철강업계는 요지부동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하를 고려할 정도로 고철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특히 단기간의 가격 변동은 수시로 있어 왔던 만큼 건설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이기에는 무리”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심 고민하는 눈치다. 비수기인 지난 1·4분기에는 철근 생산량 조절로 재고 물품을 처리했지만 성수기인 2·4분기에도 건설 경기 악화로 판매가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선행지수인 고철 가격의 하락은 전 세계적으로 철근의 공급 과잉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고량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대신증권 문정업 연구위원은 “중국산 철근의 수입 확대와 고철 가격의 하락으로 국내 철강업계도 3·4분기에는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업계는 철강업계가 철근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경우 국산(t당 53만원 수준)보다 5만∼6만원 저렴한 중국산 철근 사용량을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중국산 철근 수입 물량은 지난 2월 1만 6507t에서 지난 4월에는 8만 6593t으로 늘었다. 건자회 최현석 회장은 “철근시장 시장점유율 32%를 차지하는 현대INI스틸이 지속적으로 고가정책을 펴는 것은 일종의 독과점 폐해”라면서 “수입 물량 확대 등 다양한 압박카드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철강 vs 조선 CEO간 상생협의 잘돼 철강과 조선업계는 ‘상생경영’이 한창이다. 두 업계 CEO들은 최근 ▲철강재 수급 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고급 철강재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능력 강화와 안정적인 철강조업 뒷받침▲연구개발 분야 교류 확대▲수급상황 및 공통현안에 대한 수시 협의 등을 합의했다. 또 조선용 후판 최대 공급업체인 포스코는 기존 생산설비 합리화를 통해 조선업계가 필요한 후판 생산량을 최대한 늘릴 방침이다. 조선협회 관계자는 “두 업계 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긴밀한 협력에 전격 합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철강산업은 상호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현대 종합철강사 도약 쇳물 연 700만t 생산

    현대 종합철강사 도약 쇳물 연 700만t 생산

    현대차그룹이 ‘왕회장(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숙원 사업인 일관제철소를 건설한다. 고 정 회장은 1977년과 94년,96년 등 수차례에 걸쳐 제철사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돼 일관제철소 건립은 현대가(家)의 숙원사업으로 남아왔다. 현대INI스틸은 19일 “당진에 연산 7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기로 하고 오는 2007년 공사를 시작,2010년 본격적인 쇳물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INI스틸은 포스코에 이어 국내 두번째로 쇳물 생산부터 열연강판(핫코일) 생산에 이르는 종합제철사로 태어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철(鐵)에서 차(車)까지’ 이어지는 사업구조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게 된다. 또 그동안 포스코의 일관제철 독점 체제가 무너지면서 철강업계의 제품 수급구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대INI스틸은 당진공장(옛 한보철강) B지구 인근의 당진군 송산면 가곡리와 동곡리 일대 96만평을 송산 지방산업단지로 지정해줄 것을 당진군에 이미 요청해 놓았다. 단지 지정 인가를 받으면 부지 매입과 기술·원료 조달을 위한 협력선 물색 등 준비작업을 거쳐 2007년 연산 350만t짜리 고로(高爐) 1기를 착공,2010년 쇳물을 생산하게 된다. 이어 350만t짜리 1기를 추가로 건설, 총 700만t의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총 40억달러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와 제철소 운영을 위한 3800명가량의 고용 창출 효과가 생긴다. 판재류 생산으로 수요업계에 미치는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는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INI스틸은 당진 공장(옛 한보철강)에 건설했던 코렉스 설비를 철거한 데 이어 현재 인도의 에사르스틸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매각 계약이 성사될 전망이다. 현대INI스틸 관계자는 “당진공장의 조기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향후 종합 철강업체로 도약해 글로벌 철강기업의 위상을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로문자 그대로 높이 솟은 거대 용광로를 말한다. 고철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전기로와 달리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국내에서는 포스코만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 고로를 갖고 있다. 현대INI스틸이나 동국제강 등 다른 업체들은 전기로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기로는 고철을 원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간 가공과정에서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반면 고로는 철을 생산하는 기초 원료인 철광석을 넣고 코크스를 태워 쇳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열연과 냉연 등으로 이어지는 일관 공정체제를 갖출 수 있고 고품질의 철강재를 확보할 수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기준은 재민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인영이 힘찬의 선물을 챙겨준 사실을 알고는 인영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갖는다. 인영은 인영이 대로 옹졸하게 구는 기준에게 짜증이 나 마침내 두 사람은 부부싸움을 한다. 선미와 인철은 데이트를 나갔다가 인영에게 들켜 찜찜해 하고….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들의 직업관도 바뀌고 있다. 사자·호랑이 등 맹수들을 돌보는 스물여섯살 처녀 엄마 이민영 맹수 사육사, 한강 위의 유람선을 책임지는 스물다섯의 박혜성 항해사. 색다른 직업에 도전하는 박혜성 항해사와 이민영 사육사를 초대해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박주현의 시사 업클로스(YTN 오후 3시5분) 정부가 부동산 값, 특히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강남의 집값을 잡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부동산을 안정시킬 수 있는지를 진단해 본다. 서종대 건설교통부 주택국장, 고철 주택산업연구원장이 패널로 참석한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최근 수많은 부부들이 오해하고 갈등하며 끝내는 헤어짐을 선택하고 있다. 이혼율이 급증하는 현실의 중심에는 변하지 않는 잘못된 남편상과 아버지상이 자리잡고 있다. 아버지 학교의 김성묵 본부장을 초대해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제자리 찾기를 위한 구체적 활동 등에 대해서 들어본다. ●꼭 한번 만나고 싶다(MBC 오후 7시20분) 남편의 잦은 구타를 못견뎌 어린 딸과 함께 집을 나온 신옥자씨. 신씨는 끼니조차 잇기 어려운 날들이 계속되자 형편이 나아질 때까지 딸을 큰집에 맡겨둔다. 이별을 위한 외출이 딸과 함께 한 처음이자 마지막 나들이였다는 옥자씨.21년간 눈물로 그리워한 딸을 만날 수 있을까. ●윤도현의 러브레터(KBS2 밤 12시15분) 영원한 발라드의 지존 조성모.‘러브레터’에서만 볼 수 있는 그의 커플 이벤트. 소울 발라드 ‘꽃피는 봄이 오면’으로 찾아온 슈퍼 가창력 BMK, 멤버 교체 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 온 플라워, 무공해 순수 음색을 자랑하는 신인 가수 모세와 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
  • “자식같은 비행기 다시 보러 와야죠”

    80대의 베테랑 미국인 기장이 1950∼1960년대 국내 민간항공의 주력기였던 콘스텔레이션을 몰고 한국에 왔다. 미국 록히드사가 만든 콘스텔레이션은 1961년 국내 최초의 대통령 전용기(코드 원)로 사용되기도 했다. 8박9일이나 걸려 이 비행기를 미국에서 한국까지 몰고온 클라이드 랭(83)은 비행경력 58년째로 “정든 자식을 떠나 보내는 느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947년부터 비행을 시작한 랭은 195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까지 콘스텔레이션을 몰았다. 그는 “이 기종은 록히드사가 856대를 생산한 초기 모델로, 대부분 박물관에 전시돼 있거나 고철이 된 추억의 항공기”라면서 “요즘 여객기라면 미국에서 한국으로 곧바로 날아올 수 있지만 콘스텔레이션은 중간 기착지 4곳을 거쳐야 했다.”고 밝혔다. 이 기종은 최근 영화 ‘에비에이터’로 널리 알려진 20세기 유명 비행사이자 영화제작자인 하워드 휴즈의 재정 지원으로 개발된 것으로 유명하다. 대한항공이 사들인 이 비행기는 18일 제주로 날아가 대한항공의 전신인 한국항공에서 사용됐던 모습으로 칠해진 뒤 제주 비행훈련원에 영구전시된다. 랭은 15일 “50년 이상 인연을 맺은 비행기를 넘겨주고 나니 아쉬운 생각도 든다.”면서 “앞으로도 현역으로 일하면서 언젠가 이 비행기를 보러 다시 한국에 오겠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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