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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양…전교 1등 우등생에 ‘다정한 딸’

    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양…전교 1등 우등생에 ‘다정한 딸’

    세월호 선체 수색 25일 만인 13일 선내에서 수습된 유골의 신원에 대한 추정이 처음으로 나왔다. 며칠 동안 잇따라 수습된 뼈와 유류품들이 미수습자 9명 중 조은화양의 수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조은화양(사고 당시 단원고 2학년 1반)은 학창시절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우등생이었다. 수학을 유독 좋아했고 회계 분야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꿈이었다. 엄마와도 무척 가까운 딸이었다. 등교할 때면 ‘버스에 탔다’고, ‘어디를 지났다’고, ‘학교에 도착했다’고 엄마에게 문자를 했다. 집에 돌아와서 씻을 땐 엄마를 변기에 앉게 하고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조목조목 얘기하는 살가운 딸이었다. 엄마 혼자 밥을 먹을 때면 앞에 앉아서 숟가락에 반찬을 얹어 주고, 아침에 학교 갈 때 엄마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하굣길에 간식거리를 사와 건넬 정도로 정 많은 아이였다. 은화양은 다정하고 속 깊은 딸이었다. 아픈 오빠를 보면서 일찍 철이 들어 엄마를 걱정시키는 일을 하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한테 뽀뽀부터 했고, 문자나 카카오톡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보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엔 비용이 많다고 미안해할 정도였다. 은화양은 ‘배가 45도 기울었어’라는 문자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소식이 없었다. 은화양의 부모는 참사 이후 팽목항에 마련된 임시 숙소에 머물렀다. 인양 이후에는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은화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세월호에 미수습자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미수습자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은화양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생존 학생도 추모의 심경을 남겼다. 당시 은화양과 같은 반이었던 생존학생 장애진(20·여)씨는 “은화는 착하고, 공부 잘하는 친구였다. 굉장히 성실해서 지각 한번 하지 않았던 모범생이었다. 친구에게 말 한마디를 해도 배려심이 느껴지는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장씨는 “다른 미수습자도 어서 빨리 찾았으면 한다. 은화의 부모님도 건강을 챙기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야 할 미수습자는 8명이 남았다. 단원고 2학년 학생이었던 허다윤양, 박영인군, 남현철군, 단원고 교사 고창석씨, 양승진씨, 부자지간인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그리고 이영숙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4층 선미 쪽에서 ‘사람 뼈 추정’ 유해 다량 발견

    세월호 4층 선미 쪽에서 ‘사람 뼈 추정’ 유해 다량 발견

    세월호 4층 선미 쪽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가 다수 발견됐다.정부 합동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12일 오후 4시 40분쯤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의 선미 구역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뼈로 추정되는 유해가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뼛조각이 발견된 위치는 4층 선미 쪽 객실 여자 화장실이었다. 뼈들은 흩어지지 않은 상태로 지장물(쓰레기·폐시설물 등)에 낀 채 발견됐다. 다량의 유해가 발견된 이곳에서는 양말 등 유류품도 함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뼈가 다수 발견된 곳은 경기 안산 단원고 여학생들이 머물던 객실(4-10구역)과 가깝다.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세월호 4층 선미 구역 수색 과정에서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뼈가 전날까지 총 3점이 발견됐고, 미수습자 9명(단원고 학생 허다윤·남현철·박영인·조은화, 단원고 교사 양승진·고창석, 일반인 권혁규·권재근·이영숙) 중 한 명인 조은화양의 가방이 발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4층 선미 수색 집중…이틀새 사람 뼈 추정 3점 수습

    세월호 4층 선미 수색 집중…이틀새 사람 뼈 추정 3점 수습

    사람 뼈로 추정되는 유해가 잇따라 발견된 세월호 4층 선미 구역에 대한 수색 작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수색 과정에서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뼈가 총 3점이 발견됐고, 미수습자 9명(단원고 학생 허다윤·남현철·박영인·조은화, 단원고 교사 양승진·고창석, 일반인 권혁규·권재근·이영숙) 중 한 명인 조은화양의 가방이 발견됐다.현재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세월호 4층 선미 구역은 경기 안산 단원고 여학생들이 머물던 객실이 포함된 영역으로, 미수습자 중 조은화·허다윤양의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 합동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11일 오전 10시 30분쯤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를 수색하던 중 4층 선미 좌현쪽 소형 객실(4-11구역)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뼛조각 1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날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 2점을 수습했던 곳과 같은 지점이다. 유해가 발견된 지점은 조은화·허다윤양이 묵었던 여학생 객실(4-10구역) 부근이다. 또 이날 오후에는 조은화양의 가방이 발견됐다. 가방에는 은화양이 사용한 휴대전화와 학생증, 볼펜, 지갑 등이 들어 있었다.세월호 참사 당시 4층 객실에는 단원고 학생들이 머물렀다. 선수 쪽 객실에는 남학생, 선미 쪽 객실에는 여학생들이 있었다. 3층 객실은 단원고 학생을 제외한 일반 승객 및 승무원·기사 등이 머물던 곳이다. 수습본부는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4층 선미 쪽 객실로 향하는 진입로 확보를 위해 5층 전시실 절단 작업에 돌입했다. 전시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해저에 부딪혀 4층 객실과 짓눌려져 있는 상태였다. 지난 8일 먼저 2곳을 뚫었고, 전날까지 총 5곳을 뚫었다. 이날 하루 수습본부는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1점 외에도 가방 등 유류품 95점과 동물뼈 추정 뼛조각 17점을 수습했다. 현재까지 세월호 인양 및 수색과정에서 수습된 유류품은 모두 1398점(인계 106점 포함), 뼛조각은 809점(수중수색 24점·사람 뼈 추정 3점 포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예기자 마당] ‘법제처의 꽃’ 법제관의 진화

    적절한 비교일지는 모르지만 검찰의 꽃을 ‘검사장’(차관급)이라고 한다면 법제처 내부에서는 법제처의 꽃이 ‘법제관’(과장급)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래서 법제처 과장들은 현 직책과 관계없이 법제관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국장 승진 안 하고 평생 법제관을 하겠다는 과장도 있다. 법제처 과장들이 법제관 자리를 이토록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 그건 아마도 20여개에 불과한 법제관 직위의 희소성, 법제관 이름이 곧 부서명이 되는 상징성, 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정부 입법의 마지막 수문장이라는 자부심 등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법제관은 법제처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법제처 명예법제관인 국민법제관과 어린이·청소년법제관이 모두 1800여명에 이른다. 또 입법기관인 국회(법제실)에도 40여명의 법제관(서기관 또는 사무관)이 있다. 법제관 이름 하나로 먹고살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종전의 수동적 법령심사에 머무르지 않고 사전 입법 지원, 현장심사, 국회 입법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멀티플레이어’로 변신 중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법제를 연구하고 고대 법철학을 학습하며 법과 정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근본을 지키면서도 변화를 받아들여 새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법제관들이 있어 법치행정의 앞날이 밝아 보인다. 채향석 명예기자(법제처 대변인)
  •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위해 4층 객실 진입로 확보 작업 시작

    세월호 ‘미수습자 수색’ 위해 4층 객실 진입로 확보 작업 시작

    세월호 미수습자 9명(단원고 학생 허다윤·남현철·박영인·조은화, 단원고 교사 양승진·고창석, 일반인 권혁규·권재근·이영숙) 중 일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4층 선미 쪽 객실에 진입하기 위한 작업이 30일 시작됐다. 정부 합동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에서 4층 선미 쪽 객실로 향한 진입로 확보를 위해 5층 전시실 절단 작업에 돌입했다. 전시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해저에 부딪혀 현재 4층 객실과 짓눌려져 있는 상태다. 4층 선미 객실은 경기 안산 단원고의 여학생들이 이용했던 공간으로, 허다윤양과 조은화양 등 미수습자 2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습본부는 지난 18일부터 진행한 세월호 내부 수색 과정에서 4층 선미 객실에는 아직 들어가지 못했다. 5층 전시실 절단 작업은 우선 전시실 천장을 벗겨낸 뒤, 전시실 바닥에서 4층 객실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새로 뚫는 ‘부분 절개’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습본부는 전시실 절단 작업과 함께 기존에 해왔던 3·4층 객실에 대한 수색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4층 객실에는 단원고 학생들이 머물렀다. 선수 쪽 객실에는 남학생, 선미(배꼬리) 쪽 객실에는 여학생들이 있었다. 3층 객실은 단원고 학생을 제외한 일반 승객 및 승무원·기사 등이 머물던 곳이다. 앞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전시실 부분 절개가 선체 구조 안전성에 미치는 큰 영향은 없다며 절단 계획에 동의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모전 수상 세계 최다 기록 세운 사진작가 ‘70개국 3206회’

    공모전 수상 세계 최다 기록 세운 사진작가 ‘70개국 3206회’

    “45년 동안 사진에 미쳐 살다 보니 세계 기네스북에 올랐습니다.” 국내외 사진 공모전에서 2300여회 수상한 기록으로 오는 26일 기네스 인증서를 받는 임일태(75·전북 완주군 고산면) 작가. 임씨는 취미로 시작한 사진에 빠져 직장생활도 정리하고 사진작가로 외길을 걸어왔다. 그는 1968년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곧바로 고향인 전북 고창군 동호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시작했다. 임씨가 사진과 인연을 처음 맺은 것은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비싼 값을 주고 가정용으로 니콘 카메라를 구입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고야 마는 성격이어서 사진에도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공모전에 처음 출품한 것은 1981년이다. 당시 ‘여원’이라는 잡지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서비스하는 장면’을 주제로 사진공모전을 열었다. 임씨는 남편이 김치를 담가 아내의 입에 넣어주는 사진을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 첫 공모전에서 대상을 거머쥔 임씨는 작품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90년부터는 아예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전업작가로 나섰다.그는 특정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특출한 역량을 발휘했다. 특히 새를 주제로 한 사진은 국내외에서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상을 받았다. 그가 백로 사진을 찍기 위해 23년 동안 매년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전북 임실군 임실읍 백로 서식지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작품활동을 한 일화는 후배 작가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얘기다. 작가로서 돈벌이가 시원찮아 생활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부인 이혜자(69)씨가 교직에 계속 근무했고 부모 유산도 있어 버틸 수 있었다. 그는 열정적인 작품활동으로 2011년 사진 공모전 수상 한국 기네스 기록을 수립했다. 1981년부터 2011년 5월까지 30년 동안 국내외 사진공모전에서 1048회나 입선 이상의 성적을 거둬 대한민국 최다 기록으로 인정받았다. 수상 기록은 국외 847회(54개국), 국내 201회로 국외가 훨씬 많았다. 임씨는 내친김에 세계 기록에 도전하기로 했다. 2011년 갑자기 찾아온 중풍도 임씨의 작품활동에 대한 열정을 꺾지 못했다. 2015년 7월 12일 그는 세계 기네스에 도전했다. 당시 기록은 2297회 수상이었다. 금상 24회, 은상 16회, 동상 21회, 가작 131회, 입선 2105회 등 세계 어느 사진작가도 넘어서기 어려운 기록을 수립했다. 최근까지 수상기록은 70개국에서 3206회다. 그가 수상한 메달과 상패는 그의 집 벽면을 모두 채우고도 모자란다. 임씨는 “주어진 상황을 보면 어떻게 구도를 잡아 찍어야 수상작이 되겠다는 느낌이 바로 온다”며 “항상 연구하고 노력해야만 좋은 작품을 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40여년 동안 기록한 노트에는 어느 시기에 어디를 가서 어떤 렌즈를 사용해야 좋은 작품을 얻을 수 있다는 정보가 가득 적혀 있다. 연출사진 분야는 국내 1인자로 통한다. 모든 생활을 작품활동에만 매달리다 보니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새벽이슬을 맞으며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산속을 헤매다가 간첩으로 오인돼 경찰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들판에서 잠을 자다가 벌레에 물리거나 눈비를 맞아 병원 신세를 진 적도 부지기수다. 지붕에 누렇게 늙은 호박이 열린 장면과 여성의 몸을 대비시키기 위해 부인에게 나체로 초가지붕 위로 올라가 포즈를 취하도록 한 사진은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2005년 국제심사위원으로 스리랑카를 방문했을 때 해변에서 우연히 포착한 소머리 위에 까마귀가 내려앉은 장면도 국제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았다. 그는 후진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진에 대한 강의나 지도는 모두 무료다. 후배들에게 지도를 시작하면 너무 열정적이어서 귀찮아 도망칠 정도다. 임씨는 사진뿐 아니라 우표수집, 수석, 분재, 사물놀이, 바둑, 서예 등도 취미로 즐기고 있다. 우표는 186개국 1만 6000여점을 수집했고 국내 우표는 최초부터 최근까지 모두 가지고 있어 지난해 한국 기네스에 올랐다. 틈틈이 서예와 목공을 연마해 기능장도 취득했다. “앞으로는 작품 활동보다 후진 양성을 위해 무료 봉사를 할 계획입니다.” 임씨는 “지금까지 수상한 작품 가운데 금상을 받은 사진과 메달, 상패 등은 따로 분리해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며 “지도를 원하는 사진작가 희망생이 있으면 언제든 무료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물의 진면목 정확히 담으려 애쓰죠”

    “사물의 진면목 정확히 담으려 애쓰죠”

    전남 해남의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김영택(72) 화백의 대웅보전 펜화를 보고 “사진으로도 표현되지 않는 미황사의 미(美)가 그림으로 전해진다”고 벅차했다. 갤러리 학고재의 우찬규 대표는 그의 펜화에서 “조선백자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1인 ‘0.03㎜ 선’이 창조하는 미학. 일본인 비평가는 그의 작품을 가리켜 독자적 일가를 이룬 장인에 빗대 ‘김영택류(流)’라고 평가했다.20년 넘게 펜으로 국내외 전통 건축 문화재의 미를 담아온 김 화백이 최근 ‘펜화로 읽는 한국 문화유산’(책만드는집)을 펴냈다. 책에는 담양 소쇄원 광풍각,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 영주 소수서원 취한대, 경주 안강 독락당 계정, 순천 선암사 승선교, 고창 선운사 내원궁 등 우리 건축 유산에 얽힌 이야기와 펜화 96점을 담았다.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화실에서 만난 김 화백은 루페(확대경)를 보며 펜촉을 갈고 있었다. 김 화백이 쓰는 펜은 직접 만든 수제. 전 세계에서 가장 가는 0.1㎜ 펜촉을 다시 사포로 갈아 먹을 찍어 그린다. 그가 작품당 긋는 먹선 수는 50만~70만개. 곱게 치고, 둥글게 치고, 깍아 치다 보면, 그의 주름진 손을 따르던 ‘선’은 ‘면’이 되고, 어느새 화폭 밖으로 뛰쳐나올 듯 본연의 기세를 품은 펜화가 된다. ‘책을 보는 순간 공력이 범상치 않다고 느꼈다’고 건네자 김 화백은 “20년어치의 세월이 담긴 작품들을 담았으니 그럴 법도 하다”며 “친구인 출판사 사장이 ‘당신 그림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고, 느껴야 하지 않겠느냐’며 책에 그림을 최대한 많이 싣자고 한 결과”라고 말했다. 홍익대 미대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였던 그는 1995년 세계 디자인 비엔날레에 참석했다가 프랑스에서 본 펜화에 매료돼 펜화가로 전업했다. 그동안 그린 작품은 300점. 1점당 가격이 2000만원에 달하는 작품이 적지 않지만 상당수가 그를 떠나 주인을 찾았다. 그만의 화법은 무엇일까. 김 화백은 ‘순천 선암사 승선교’ 작품을 꺼냈다. “장대석인 승선교 아치뿐 아니라 쌓아 올려진 돌 하나, 사이 사이 끼어넣은 잡석 개수까지 실제와 똑같아요. 사물이 가진 진면목을 정확하게 표현하자는 주의죠. 그러면 ‘김영택의 승선교’가 아닌 그 자체가 승선교인 그림이 됩니다.” 그는 채식주의자다. “대상이 가진 본질 이외의 ‘삿된 기운(氣運)’을 작품에 더하지 않으려고 펜화를 시작한 후 단 한번도 육식을 한 적이 없어요.” 그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되, 배경의 잡스러운 건 쳐낸다. 이를테면 건축물의 본질을 가리는 잡목이나 보호 시설들은 삭제하는 식이다. 대신 역사적 고증을 거쳐 유실되거나 손실된 부분은 그림에서 복원한다. 김 화백이 가장 애착하는 작품은 ‘황룡사 9층 대탑’ 복원도 2점. 그는 “1억을 준다고 해도 팔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죽고 남은 작품은 모두 미술관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펜화 기행문이지만 우리 건축이 속삭이는 목소리를, 그가 이야기꾼이 돼 풀어낸 ‘입담’이기도 하다. 그는 경북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가리켜 화려함보다 윗길인 ‘조선 맏며느리의 미’에 빗대고, 인근 성혈사 나한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살창’이 있다고 소개한다. 또 병산서원 만대루의 ‘천장 보’를 눈여겨보라며, 특유의 파도치는 형상이 조선 목수들의 심성을 닮았다고 눙친다. 김 화백은 현재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 1호인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전시회에 걸 작품이다. 그는 “앞으로 6개월 동안 파르테논을 끝내고 나면 현대 서울의 전경을 묘사하는 대형 펜화 작품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선균 “첫 사극 도전… 홈런 터질 때 됐죠”

    이선균 “첫 사극 도전… 홈런 터질 때 됐죠”

    배우 이선균(42)이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으로 변신했다. ‘비현실적으로 멋진 외모’를 일컫는 평소 의미와 다소 거리가 있기는 하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 도전했다. 마흔이 넘어 첫 도전한 사극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이다. 오는 26일 개봉한다.다재다능한 괴짜 왕 예종과 한 번 본 것은 또렷이 기억하는 새내기 사관 이서(안재홍)의 티격태격 콤비 플레이가 영화의 뼈대다. 당연히 정통이 아니라 여러 장르가 섞인 퓨전 사극이다. 이러한 코믹 활극 콤비는 ‘조선명탐정’에서의 김명민-오달수, ‘봉이 김선달’의 유승호-고창석 등이 선점하며 익숙한 설정이기는 한데 이선균, 안재홍의 남다른 연기 리듬이 차별화된 앙상블을 연출한다. 임금과 사관의 거리가 ‘오보’에서 ‘삼보’로 좁혀지는 과정에서 군신 간 법도가 깨어지고 깨알 웃음이 솟아난다. “초반에만 익숙하지 않았지 굉장히 즐거웠어요. 용포를 입고 연기하는 건 정말 힘들던데요? 톤 앤드 매너를 많이 고민했는데 대신들과 함께하는 장면에서는 기존 사극 톤으로, 재홍이와 연기할 때는 그런 것을 떠나 편하게 하려고 했죠. 극중에서 어울려 다니는 형, 동생 같은 사이다 보니 실제로도 친해지고 편해지려고 노력했어요. 홍상수 감독님 작품 때문에 원래 알던 사이였는데 덕분에 더 돈독해졌죠.” 이선균이 빚어낸 예종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의 장기인 까칠함은 기본 탑재되어 있고 추리 마니아에 다방면에 걸쳐 두루 학식을 갖췄다. 조선제일검이라고 허세를 떨고, 어리바리한 이서를 골려먹는 데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대전을 벗어나면 체통과 위엄은 멀리 던져버리는데 그 허허실실 속에는 왕권 확립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엉덩이를 붙인 채 어명을 내리는 것보다는 직접 행동한다는 것. 이선균은 까불어야 할 때와 진지해야 할 때의 밸런스, 강약 조절에 무척 신경 썼다고 말했다. “잘 재단된 기성복 같은 느낌의 캐릭터였어요. 잘 입고 상대 배우랑 잘 놀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야기도 술술 넘어갔어요. 안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시나리오였죠. 감독님을 만났을 때 젊은 꽃미남 배우에게 가야 할 책인데 저에게 줘서 정말 고맙다고 인사드렸어요. 빨리 도장 찍자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죠. 하하하.” 제작비가 제법 들어간 작품이다. 70억원을 넘겼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중에 가장 많다. 흥행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저라는 배우를 믿어 준 것이기 때문에 일단 목표는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건데, 요즘 영화가 되는 건 잘되고 안되는 건 겁이 날 정도로 안되니까 걱정도 있기는 해요. 그래도 그간 타율이 좋았어요. 대부분 손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영화를 계속 찍고 있겠죠. 이제 홈런이 터질 때가 됐는데…. 껄껄껄.” 부인 전혜진이 출연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 다음달 열리는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다. 부인을 에스코트해 칸에 가게 되지는 않을까. “(임)시완이와 (설)경구형이 가겠죠. 가더라도 (김)희원이 형까지가 아닐까요. 설마 전혜진씨까지 데려가겠어요? 저도 칸만 가 보면 3대 영화제 다 가 보는 건데…. ‘끝까지 간다’가 초청받았었는데 당시 세월호 참사가 터져서 감독님만 갔어요. (전혜진씨가 가게 되면) 저도 영광스럽죠. 전혜진, 좋겠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생산량 80% 높인 전북 인삼 재배기술

    전북도 농업기술원이 병충해를 최소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비가림 인삼 하우스 재배기술’을 전국 최초로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다. 18일 전북농기원에 따르면 기존 경사식 해가림 재배는 이상기온, 여름철 고온, 기상재해에 취약하고 생리장애, 병충해가 심해 생산량 감소는 물론 농약 살포에 따른 소비자 불신 등의 문제를 지녔다. 전북농기원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비가림 하우스 재배기술을 개발해 인삼 주산지인 진안, 남원, 고창에 배급하고 5㏊의 시범단지 조성을 지원했다. 비가림 하우스는 일반 비닐하우스 형태지만 특허를 받은 청백색 차광 비닐하우스를 사용하는 게 차이점이다. 햇빛을 차단하면서도 병해충을 예방하기 때문에 농약 사용량이 5분의1로 감소한다. 일반 경사식은 연간 15회가량 농약을 살포하는 데 반해 하우스에서는 3회로 줄어든다. 수분공급도 관수식으로 하기 때문에 가뭄과 습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시범단지에서 탄저병, 역병, 점무늬병 등의 병충해가 90%나 줄어 친환경 무농약재배가 가능하다. 특히 생산량이 80%나 늘었다. 김동원 전북농기원 박사는 “생산성 향상과 친환경재배가 가능한 비가림 하우스 면적을 확대하는 한편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로 쓸 유기농 재배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팜 재배시스템 개발 연구도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생산량 80% 늘이는 인삼재배기술 개발

    전북도 농업기술원이 병충해를 최소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비가림 인삼 하우스 재배기술’을 전국 최초로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다. 18일 전북농기원에 따르면 기존 경사식해가림 재배는 이상기온, 여름철 고온, 기상재해에 취약하고 생리장애, 병충해가 심해 생산량 감소는 물론 농약 살포에 따른 소비자 불신 등의 문제를 지녔다. 전북농기원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비가림 하우스 재배기술을 개발해 인삼 주산지인 진안, 남원, 고창에 배급하고 5㏊의 시범단지 조성을 지원했다. 시범단지에서 탄저병, 역병, 점무늬병 등의 병충해가 90%나 줄어 친환경 무농약재배가 가능하다. 특히 생산량이 80%나 늘었다. 김동원 전북농기원 박사는 “생산성 향상과 친환경재배가 가능한 비가림하우스 면적을 확대하는 한편 화장품과 의약품 원료로 쓸 유기농 재배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한 스마트 팜 재배시스템 개발연구도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나쁜 버릇 고친다며 대학생·고교생이 중학생 집단폭행

    나쁜 버릇을 고쳐준다며 중학교 3학년생을 집단폭행한 대학생과 고교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고창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학생 A(22)씨 등 2명과 고등학생 B(17)군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두 달 동안 고창군 고창읍 일대에서 중학생 C(14)군을 집단폭행하고 차량에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군은 지난 2월 말 C군이 고창 읍내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불러낸 뒤 “선배들이 네가 예의 없다고 하더라”라며 C군의 머리와 배 등을 마구 때렸다. B군은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생 A씨와 함께 지난 3월 16일 집단으로 C군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이튿날 오후 9시쯤 다시 모인 이들 6명은 C군을 차량에 강제로 태우고 고창읍의 한 야산으로 끌고 가 폭행했다. 조사 결과 A씨 등 성인 2명은 폭행에 가담한 고등학생 중 한 명과 C군에게 “둘이 싸워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을 당한 C군은 전치 4주의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C군의 행동이 예의 없고 술과 담배에 손을 댄다고 하길래 버릇을 고쳐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등 4명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미수습자 가족 릴레이 인터뷰 5] 故 고창석 교사 부인, ‘배는 올라왔고 이제는 찾기만 하면 된다’

    “구명조끼 여기 있다. 빨리 탈출해!” 세월호에 승선했다가 아직 돌아오지 못한 故 고창석(42) 단원고 교사가 마지막까지 질렀을 고함이다. 그는 미수습자다. 제자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준 그는 세월호 침몰 당시 더 많은 제자를 구하고자 더 깊은 뱃속으로 들어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생존한 제자들은 “선생님이 배에서 탈출하라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며 우리의 탈출을 도왔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오전 그의 부인 민모(38·교사)씨는 3년 전 상황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남편은 그 해 초 단원고에 부임해서 학생인권부에 있었고, 저는 바로 옆 단원중에 있었습니다. 수학여행의 시작일이었던 2014년 4월 15일 남편은 평소처럼 일찍 집을 나섰어요. 이튿날 오전 8시 29분쯤 ‘아이들(당시 6살, 8살 두 아들) 챙기느라 고생했다?. (바다 날씨가 안 좋아)집으로 복귀 직전까지 갔지만 (인천항에서)출항했다’고 보내온 문자가 저에게 남긴 마지막 한마디가 됐네요.” 민씨는 “‘잘 다녀오라’는 저의 문자를 받기는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집을 나서던 그날 제대로 인사 못 나눈 것이 이렇게 두고두고 미안하고 아쉬울 줄 몰랐습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날 오전 9시 조금 넘어, 조회를 하고 교무실로 들어서니 난리가 났다. 여러 차례 전화를 했지만, 남편은 받지 않았다. “구명조끼 입고 바다로 뛰어들기만 하면 살 수 있다”고 다들 위로했지만, 안절부절못하다 수업에 들어갔다. 잠시 후 교감 선생님이 ‘모두 구조되었다’고 전해주셨고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라 안심도 했지만, 남편 성격을 잘 알기에 고민하다 아이 둘을 차에 태우고 남편이 갈아입을 옷을 챙겨 진도로 향했다. 함평쯤 갔을까. 먼저 도착하신 친정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다. “뉴스와 다르다. 생존 학생들이 옆에 고 선생님이 계셨다고 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맘 단단히 먹고 내려오너라.” 친정집에 아이들을 맡기고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바다만 쳐다보며 기다렸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아무 소식이 없더군요. 처음엔 살아 돌아오길 바랐고, 시간이 지나면서는 시신이라도 찾길 바라며 시신이 들어오는 항에서 하염없이 기다린 게 몇 달입니다. 그리고 그해 11월 수색을 종료하고 나서도 돌아오길 기다린 게 또 몇 년입니다. 마지막 순간 얼마나 애들과 저를 보고파 했을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오빠(남편)를 생각하면 눈물이 쏟아집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주말 농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모습을 바라보며 손 꼭 잡고 행복할 미래를 이야기했었는데…. 행복하다 자만해서 하늘에서 벌을 내린 건 아닌지 수없이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단다. 하지만, 남편은 늘 자신이 ‘교사’라는 사실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책임을 다했던 사람이다. 또, 입었던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학생들을 찾으러 배 안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는 남편의 용감한 행동을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모두 돌아오면 돌아올 것이다’라고 믿고 조용히 기다렸다. 아빠를, 남편을 잃은 삶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민씨는 아들 둘을 데리고 정든 안산을 떠나 먼 곳으로 이사했다.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곁에서 갑자기 떠나간 것은 너무나 큰 상처였다. 그런 큰 사고를 겪고 아직 아빠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는데, 주변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들과 다른 아이들이 아빠에 대해 물을 때 조용히 외면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찢기는 듯했다. 밤에 자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더욱더 가슴이 미어지고 울컥해서 눈물을 쏟은 게 몇 번인지 모른다. “얘들아~ 인양되길 기다리자. 아빠 오시면 엄마가 학교랑 친구들한테 다 이야기 해줄게. 훌륭한 사람의 가족들은 원래 좀 힘들대. 조금만 참자.” 꼬맹이들에게 해줄 말이 이 말밖에 없었다. 세월호가 인양된 뒤 진도나 목포를 다녀오면 작은 애가 늘 물어본다. “이번엔 아빠 찾았어요? 저도 TV에서 다 봤어요.” 그래서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고 이제는 찾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민씨는 올라온 배를 보면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고 눈물조차 나오지 않더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상처 될까 전전긍긍하며 미수습자 가족인 것을 숨기며 살았다. 아프다, 슬프다는 표현조차 제대로 못 하고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가슴에 그 큰 상처를 묻어두었더니, ‘죽는 것이 차리리 낫다’라는 말을 실감한다. 인양과정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슬픈 일도 있었고 어려운 일들도 많았다. “하루아침에 그 무거운 배가 어찌 올라오겠습니까. 매순간 관심 보여주시고 함께 기다려주신 많은 분과 인양이 결정되고 배가 올라오는 순간까지 가족의 일처럼 노력하신 분들이 계시기에 지금의 순간이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눈에 보이는 저 배 안에 내 가족이 있을 것이고 ‘이제 조금만 더 버티자’ 생각하며 하루하루 견뎌내고 있습니다. 이놈의 눈물은 왜 마르지도 않는지. 하지만, 모든 일들이 잘 해결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저는 지금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씨는 “누군가를 원망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며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고 인터뷰를 끝내며 간절히 부탁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커버스토리] 하이힐 ‘얼굴킥’ 구둣발 ‘낭심킥’… 민원인 폭력의 최전선 112

    [커버스토리] 하이힐 ‘얼굴킥’ 구둣발 ‘낭심킥’… 민원인 폭력의 최전선 112

    지난 4일 오후 8시 15분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에서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술에 취한 시민이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안에서 소변을 본다는 신고였다. 출동한 경찰관이 소변을 보던 A(76)씨를 역사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 하자 그는 “안 나가. 개XX야!”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강제로 데리고 나가려는 경찰관의 낭심을 발로 가격했다. 낭심을 가격당한 경찰관은 움직이지도 못할 고통을 애써 참고 거듭 연행을 시도했다. 이에 A씨는 경찰관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길질을 해댔다. 결국 30여분의 실랑이 끝에 그는 공무집행 방해로 입건됐다.매일 각양각색의 민원인을 상대해야 하는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는 이른바 ‘민원인 폭력’의 최전선에 있다. 홍대입구, 이태원 등과 함께 서울 시내의 손꼽히는 유흥가인 건대입구역 일대를 담당하는 화양지구대는 그야말로 전쟁터다. 지난해 112 신고 건수는 마포구 홍익지구대(3만 3293건), 강남구 도곡지구대(2만 7525건), 화양지구대(2만 5633건), 관악구 당곡지구대(2만 3741건), 영등포구 중앙지구대(2만 3562건) 순이었다. #폭력으로 인한 공무 방해 입건 일주일 2~3건 밤 10시가 지나자 민원인들이 하나둘씩 화양지구대를 찾아왔다. 10시 20분쯤 지구대 안으로 들어선 B씨는 문을 열자마자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들이 다들 한패 아니냐! 경찰이 차 안에서 자는 거 말고 하는 게 뭐가 있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팔을 휘젓는 모습이 바로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위협적이었다. 경찰관 서넛이 붙어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10분 이상 진정시켰다. 그는 이날 오후 공무집행 방해로 입건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길이라고 했다. 11시가 가까워 오자 또 다른 신고가 접수됐다. 만취한 대학생이 자기 집이라 우기며 들어오려고 한다는 신고였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만취한 상태여서 출동한 경찰의 통제가 전혀 먹히지 않았다. 일반 가정에 행패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어서 경찰들은 극도로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경찰에게도 계속 자신의 집이라고 주장하던 학생은 수십분의 설득 후 물러났고, 진짜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출동 경찰은 “취객만 상대하면 어느 정도 물리적 통제도 할 수 있지만 민간인이 주변에 함께 있는 경우 돌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없이 마음을 다스리며 인내하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며 “현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정(31) 순경은 “욕설이나 고성 등은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라며 “물리적 폭력이 발생하면 어쩔 수 없이 공무집행 방해 등으로 입건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상황도 일주일에 2~3건은 발생한다”고 말했다.#이유 없이 경찰차 파손… 차에 매단 채 도주도 지역 특성상 취객을 많이 상대하는 화양지구대 경찰관들은 늘 물리적 폭력에 노출돼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흉기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방검복, 방검장갑 등을 착용하는 건 필수다. 욕설이나 항의는 다반사다. 만취한 상태에서 단지 기분이 나쁘다고 경찰차를 걷어차거나 교통단속을 하는 경찰에게 침을 뱉는 경우도 있다. 음주운전 등을 단속하던 교통경찰을 차에 매단 채 질주하거나, 경찰을 차로 치고 달아나는 경우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다. 지난달 19일 전북 고창군에서 경찰 3명이 기물 파손 후 차를 몰고 도망가려는 범인을 잡다가 급정거와 후진을 반복하던 차에 부딪혀 다쳤다. 또 지난달 중순 익산에서는 음주단속을 피하기 위해 경찰이 타고 있던 순찰차를 들이받고 도주한 경우도 있었다. 올해 1월에는 행인을 때려 연행되던 범인이 순찰차 안에서 경찰의 얼굴을 손으로 때리기도 했다. 유원재(38) 경사는 “취객은 말로 통제하기가 불가능해 힘든 때가 많다”면서 “특히 깨진 술병 등은 얼마든지 흉기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순찰할 때 잠시라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하이힐을 신은 여성 취객이 뒷좌석에서 발로 차 얼굴이 찢어진 경찰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여성 취객이 급격히 늘면서 이날도 여성 경찰관은 현장 이곳저곳에 불려다니기 바빴다. #공무집행방해 입건 10년 만에 20.5% 증가 화양지구대 5팀장인 장정기(50) 경감은 “경찰뿐 아니라 일반 관공서에서도 경범죄처벌법(3조 3항)에 따라 술에 취한 채 관공서에서 주정을 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에 대해서는 6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경찰도 힘든데 일반 공무원들이 민원인의 폭력 등을 현장에서 바로 제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입건 수는 2011년 1만 3052건에서 2015년 1만 4556건으로 4년 만에 11.6%가 늘었다. 2006년(1만 284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20.5%가 증가한 셈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세월호 전체 육지로 올라와…거치작업은 10일 재개

    세월호 전체 육지로 올라와…거치작업은 10일 재개

    세월호 선체가 9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의 부두 위로 완전히 올라오는 데 성공했다. 받침대에 올려놓는 최종 거치 작업은 안전상의 이유로 10일 오전 7시부터 재개된다. 해양수산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9일 오후 7시40분 모듈 트랜스포터를 통해 진행하던 세월호 육상 거치 작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당초 세월호의 육상이송이 완료되면 반잠수식 선박 위에 있는 받침대 3개를 부두 위로 옮겨 설치하고, 그 위에 세월호를 내려놓는 작업을 밤 늦게까지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야간작업은 무리가 있다고 보고 안정성을 고려해 이날 오후 7시40분 작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육상 거치까지 6~7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경우 내일 오전 중 육상 거치 작업은 마무리 될 전망이다. 세월호 육상거치가 완료되면 선체 세척과 방역작업, 안정도 검사 후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선내 수색이 시작된다. 단원고 남현철·박영인·조은화·허다윤 학생, 단원고 고창석·양승진 교사, 일반 승객 권재근씨와 여섯 살짜리 아들 혁규, 이영숙씨. 해수부와 선체정리 용역을 맡은 코리아쌀베지는 미수습자가 있을 가능성이 큰 구역을 먼저 수색하고, 점차 나머지 객실과 화물칸 등으로 수색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두관 의원, 고창초·풍무초 교육특별교부금 16억 8300만원 확보

    김두관 의원, 고창초·풍무초 교육특별교부금 16억 8300만원 확보

    김두관 (사진, 김포시 갑) 국회의원이 교육부로부터 경기 김포시 장기동 고창초등학교 창호 개선공사 사업비 5억 7800만원과 풍무초등학교 급식소· 체육관 건립비 분할 교부금 11억 500만원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고창초교는 김포한강신도시에 있다. 주변 신설학교보다 시설이 너무 낡아 창호 개선 사업에 대한 학부모의 민원이 끈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경기도 교육청 예산으로 외벽 개선사업 7억원이 편성됐으나, 창호개선 사업비가 부족했다. 교사동 외벽에 비가 새고 노후돼 단열효과가 떨어지는 등 교육환경이 열악했다. 이번 특별교부금 확보로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또 풍무초교 급식소·체육관 건립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1억 500만원을 추가 확보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의 미래인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교육환경 속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교육시설개선을 위한 예산이 확보됐다”며 “교육서비스 개선 요구가 높아져 학생들의 안전시설과 교육시설을 개선해 교육환경이 훨씬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3월 행정자치부로부터 고촌 문화복지센터 건립 특별교부세 5억원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걸포동과 고촌읍 일대 계양천교와 대보천교의 재난안전시설을 보강하는 특별교부세 10억원을 국민안전처에 요청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문체부, 관광공사 ‘2017 열린 관광지’ 선정, 발표

    문체부, 관광공사 ‘2017 열린 관광지’ 선정, 발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17 열린 관광지’ 조성 사업 지원 대상으로 강원 정선 삼탄아트마인, 전북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경북 고령 대가야 역사테마관광지, 경기 양평 세미원, 제주 천지연폭포 등 6개소를 최종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곳은 화장실, 편의시설, 경사로 등의 시설의 개·보수와 관광 안내체계 정비, 온·오프라인 홍보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열린 관광지’는 장애인, 어르신, 영·유아 동반 가족 등이 이동할 때 불편이 없고 관광 활동에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관광지를 말한다. 지난 2015년에는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경주 보문관광단지, 용인 한국민속촌, 대구 근대골목,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가, 2016년에는 강릉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고성 당항포, 여수 오동도, 고창 선운산도립공원, 보령 대천해수욕장 등이 각각 ‘열린 관광지’로 선정됐다. 문체부의 황명선 관광정책실장은 “통계청의 ’15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영·유아 가족, 65세 이상 고령인구 등, 무장애 관광지를 필요로 하는 인구는 최소 1600만 명으로 추산된다”며 “앞으로 열린 관광지 조성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애 없는 관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 가족들 “유해 아니라니 천만다행이다”

    [세월호 인양] 미수습자 가족들 “유해 아니라니 천만다행이다”

    “유해가 아니라니 천만다행이다.”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28일 오후 4시쯤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전남 진도 팽목항에 모여 있던 미수습자 가족 6명은 직접 확인하기 위해 오후 7시쯤 해경경비정을 타고 사고 해역으로 향했다. 조은화양의 부모, 허다윤양의 부모, 양승진 교사의 부인, 권재근씨 형이자 혁규군의 큰아버지 권오복씨 등이 승선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9시쯤 해양수산부가 수습된 유골이 돼지 뼈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문제의 유골’이 외관상 돼지뼈일 가능성이 있으며, 정확한 감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족들은 무너진 하늘에서 솟아날 구멍을 찾은 듯 얼굴과 목소리는 한결 밝아졌다. 5시간 만의 해프닝으로 드러났지만, 국과수 관계자가 동물 뼈라고 확인하는 순간까지 미수습자 가족 6명은 후들거리는 마음과 다리를 가까스로 진정시켜야만 했다. 실종된 동생과 조카가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권씨는 이날 미수습자 유골이 발견됐다는 소식에 “선수 앞부분이면 내 식구들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대를 보이기도 했지만, 막상 동물 뼈로 확인되자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정말 다행이 아니냐”고 본심을 털어놓았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미수습자 가족들은 ‘반잠수식 선박 갑판에서 유해 발견’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아 격렬하게 반응했다. 유해와 유류품 유실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했음에도 선체 밖에서 유해가 발견됐다고 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가족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러 온 윤학배 해수부 차관에게 강력히 항의도 했다. 윤 차관은 “선수 좌측 밑 빔 사이에 6개의 조각 뼈와 신발 등 유류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실종자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49)씨는 “우리가 그토록 유실 방지 대책을 요구했는데 결국은 배 선체 밖에서 나왔다”며 “배수 과정에서 또 다른 일이 이미 발생했을지 어떻게 아느냐”고 울부짖었다. 이씨는 “법도 좋고, 선체조사위 구성도 좋지만 사람 찾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빨리 찾아 달라”고 방바닥을 치며 통곡했다. 조은화양의 아버지 조남성(55)씨는 “세월호 배 인양이 조심스럽게 천천히 올라와야 하는데 너무 빠르게 올라온 것이 걱정스러웠다”며 “말로만 아닌 확실한 대책을 갖고 와라”고 소리쳤다. 세월호 침몰 미수습자는 안산 단원고 학생 조은화양, 허다윤양, 남현철군, 박영인군, 고창석 교사, 양승진 교사와 일반인 권재근씨, 권혁규군, 이영숙씨 등 9명이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포토]세월호 램프에 끼여 있는 차량들

    [서울포토]세월호 램프에 끼여 있는 차량들

    28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해상에 정박 중인 반잠수식 선박에 올려진 세월호의 왼쪽 램프에 소형포크레인과 승용차가 걸린 채 매달려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를 선체 외관에서 발견했다”며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로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는 단원고 2학년1반 조은화, 2반 허다윤, 6반 남현철·박영인, 단원고 교사 고창석·양승진, 일반승객 권재근·권혁규 부자(父子), 이영숙 등 9명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저 안에 우리 아이가…” 미수습자 가족들, 상처 난 세월호 보고 오열

    “저 안에 우리 아이가…” 미수습자 가족들, 상처 난 세월호 보고 오열

    “저 안에 우리 아이들이 있어요. 9명의 미수습자들이 한 번에 발견돼야 할텐데···.” 단원고 학생 허다윤·남현철·박영인·조은화, 단원고 교사 양승진·고창석, 일반인 권혁규·권재근·이영숙.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약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이다. 정부가 지난 22일 오후 8시 50분부터 세월호 선체 본인양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24일 오전 11시 10분 세월호의 ‘해수면 위 13m 인양’ 작업도 완료한 정부는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시킨 뒤 배수 작업과 기름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수면 위로 완전히 떠오른 세월호의 외형에는 지난 3년 동안 바닷속에서 세월호가 견뎌낸 흔적들이 역력했다. 세월호의 선체 외형은 곳곳이 갈라져 있었다. 구멍도 뚫려 있었다. 세월호의 파란색 페인트는 색이 바랜지 오래였다. 2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참사 현장 인근에 반잠수식 선박에 올라온 세월호를 보기 위해 미수습자 가족 6명이 인양 현장을 찾았다. 애초 계획에 없는 방문이었다. 전날 밤 세월호를 반잠수선에 옮긴 잭킹바지선이 철수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 세월호의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다시 인양현장을 찾은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의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간다”고 말한, 고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긁히고, 갈라지고, 색이 바랜 세월호를 보며 주저앉을 듯 오열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전했다. 진흙과 녹으로 뒤덮인 세월호 선미의 일부가 침몰 당시 충격으로 찌그러진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저기가 은화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장소다”면서 참던 눈물을 쏟아냈다.고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도 “저 안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 9명 미수습자들이 한 번에 발견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세월호는 배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아직 안에 있는 한 사람의 생명입니다. 세월호가 수면 위로 부양됐다고 벌써 미수습자 수습이 뒷순위로 밀리는 것 같아요.” 남편과의 결혼기념일에 세월호 인양을 지켜본, 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씨는 “여보 당신에 제 앞에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세월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지금은 울 때가 아니다. 앞으로 미수습자를 찾는 기나긴 싸움이 남았다”면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도 중요하지만, 배 안에 남아있는 사람을 놓치면 안 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족을 찾는다면 이 싸움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면서 “인양을 안 할까 봐 걱정하는 나날보다는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전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배수 작업과 잔존유 방제 작업이 한창인 세월호를 수백 미터 거리까지 배(지원선)를 타고 접근해 비교적 가까이에서 살펴봤다. 가족들은 세월호 안에 미수습자들이 아직 남아있다는 생각에 더는 배를 보고 있기 힘들다며 타고 있던 지원선의 선수를 다시 팽목항 쪽으로 돌려 육지로 향했다. 이날 오전 세월호 유가족 중의 한 사람은 은화 어머니에게 “아이를 먼저 찾아 죄인이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은화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한 마음으로 우리 가족을 찾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제 그만 나오너라”… 기억함 304개 소리 없는 외침

    “이제 그만 나오너라”… 기억함 304개 소리 없는 외침

    명예 주민증·명찰 등 생전 소지품 담아 희생자 초상화·기억詩 등 벽면에 걸려 “기록 정리가 참사 재발 막는 힘이 될 것” “그러니 다윤아, 이제 그만 나오너라/ 네가 그토록 무서워했던 물속에서 어찌 이리 오래 있단 말이냐/ 다윤아, 다윤아/ 아무리 소리쳐 불러도/ 풀리지 않는 문제처럼 답이 없는/ 저 거대한 침묵의 바다 앞에 가만히 무릎을 꿇는다.”세월호 인양 작업이 밤새 힘든 고비를 넘기고 다시 순항을 시작한 24일 늦은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한 연립주택 상가 3층 한쪽에 50여명이 모여 앉았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부터 머리가 희끗한 70대까지 그들의 사이사이를 처연하고 절절한 시가 휘돌았다. 박일환 시인은 자신이 쓴 단원고 2학년 2반 허다윤양의 기억시를 덤덤하게 읽어내려갔다. 이내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는 손짓과 울음을 참아내는 훌쩍임만이 좁은 전시관을 가득 메웠다. 이날 참석한 시민들은 아이들을 기리는 시를 차례로 낭송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주축이 된 시민단체 4·16 기억저장소가 운영하는 이곳은 지난 1073일간 세월호를 둘러싼 각종 기억들을 정리하고 전시해 왔다. 세월호를 잊지 않으려는 이들의 몸부림은 이곳에서 수필, 그림, 시 등으로 승화했다. 교사들의 문학단체인 교육문예창작회는 지난해 9월부터 매주 금요일 이곳에서 희생 학생들을 위한 시낭송을 했다. 참사를 기억하는 것이 진실 규명의 출발이라는 취지에서다. 방문자들은 이곳에 들어서면 우선 단원고 미수습자 6명(양승진·고창석·조은화·허다윤·남현철·박영인)의 기억시를 만난다. 참사로 희생된 2학년 8~10반 45명 학생의 초상화와 기억시도 전시관 벽면에 걸려 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너는 벚꽃으로 피어 꽃비가 되어/ 엄마의 가슴에 내려앉겠구나’라는 시구에서는 사무친 그리움이 묻어나고 ‘나는 네가 신고 싶어 하던/ 축구화를 가져다 놓는다’는 시구에서는 아이들의 생전 모습을 잊지 않으려는 아픈 마음이 드러났다. 145㎡(약 44평) 규모의 전시관 천장에는 별이 된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억함 304개가 있다. 희생자의 이름을 적고 별 모양 스티커를 붙인 기억함에 명예 주민등록증, 학생증, 명찰, 볼펜, 머리끈 등 아이들의 생전 소지품을 담았다. 4반 동수 아버지에게는 수학여행 때 아이에게 쥐여 준 용돈 1만원이 유품으로 남았다. 김나영 4·16 기억저장소 큐레이터는 “희생자 부모들이 생전에 아이들이 사용하던 볼펜이나 시계 등을 기억함에 넣는다”고 설명했다. 전시관 입구에 설치된 방명록에는 ‘늦게 와서 미안해. 잊지 않고 기억할게’, ‘그때 저는 17살이었는데 벌써 20살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미안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잊고 살았던 게 미안해서 찾아왔어요’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희생자 진윤희양의 어머니 김순길 기억저장소 운영위원은 “세월호가 바다 위로 올라오기까지 함께해 준 국민의 힘이 컸다”며 “세월호 참사의 기록을 모으고 전시하는 것이 진실을 밝히는 출발점이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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