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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유가족 “교황 시복식까지 농성 계속”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특별법 재협상 방침을 정한 가운데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을 더욱 강하게 요구했다. 이들은 한 달에 이르는 단식 농성에도 희생자 가족들의 의사가 반영된 특별법 제정이 지지부진하자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간에도 단식 농성을 이어 가기로 했다. 영화인들도 단식 농성에 동참하기로 했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12일 단식 농성 한 달을 맞아 농성장이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식이 열리는 16일까지 ‘416인 광화문 국민농성’을 이어 가 기소권과 수사권이 빠진 특별법의 부당함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대책회의 측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4월 16일을 기리자는 뜻으로 시민 416명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함께 농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300명은 4박 5일 동안 단식에 동참할 예정이다. 이날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일반인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는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야는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박찬욱·봉준호·임순례·변영주·신연식 감독과 배우 문소리·고창석·조은지·장현성 등 영화인들도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에 동참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마지막 한 명까지 구조 총력 기울여달라”

    “은하야, 중근아 집에 가자”, “윤민아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전남 진도 팽목항이 다시 눈물과 통한의 바다로 변했다. 세월호 참사 35일째를 맞았지만 아직도 실종자를 찾지 못한 가족들은 20일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이름 17명을 부르면서 통곡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마지막 한 명까지 구조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정부의 미숙한 구조작업을 성토했다. 대책위는 “대통령의 담화문에서 깊은 고민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아직도 남은 17명의 실종자가 ‘대한민국 국민’이란 사실을 단 한마디도 찾을 수 없었다”며 “대통령조차도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 우리 곁을 떠난 실종자를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말했다. 가족대책위는 또 “해경을 해체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라며 “실종자들이 단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우리 가족의 품으로, 우리 국민의 가슴에 안겨 눈물 흘릴 수 있도록 민·관·군 합동구조팀, 해경을 응원해 달라”고 말해 해경 해체에도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대국민 담화에 실망한 실종자 가족들은 조립식 주택 입주도 거부하기로 했다. 한편 19일 사고해역에서 18㎞ 떨어진 해상에서 승객 구조를 위해 배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숨진 승무원 양대홍(45) 사무장의 임명장이 그물로 수거됐다. A4 용지 크기의 두꺼운 종이로 된 임명장에는 흙물이 옅게 배었지만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발견됐다. 2013년 3월 15일로 기록된 임명장에는 ‘귀하를 본선 세월호의 보안담당자로 임명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열린세상] 세월호의 영령들이여, 용서하소서/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세월호의 영령들이여, 용서하소서/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온 국민이 슬퍼하고 있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금쪽같은 아들딸들을 보고 끓어오르는 서러움을 억누를 수가 없다. 온 국민이 미안해하고 있다. 어른들이 못나서 지켜주지 못했으니 안타깝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아이들에겐 어른들이 정부이고 국가일 텐데, 어른들이 꾸며놓은 세상이 얼마나 허술했기에 그 많은 아이들이 사지(死地)로 몰렸을까. 조선산업의 최강국이라 자부하는 나라에서 중고선박들을 수입해선 무리하게 개조해 운항했으니, 우리의 연안해로가 중국의 차마고도보다도 훨씬 더 위험천만했으리라. 사고경위가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우리의 행동체계가 얼마나 어수룩했는지 자괴감만 커진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한 오전 8시 48분부터 선체가 완전히 뒤집힌 10시 31분까지 황금 같은 1시간 43분 동안 우리는 갈팡질팡, 허둥지둥 갈피를 못 잡고 헛손질만 해댔다. 승객의 안전에 아랑곳하지 않고 구명도생한 뻔뻔한 선박지휘부는 끝내 우리의 초라한 자화상을 들춰내고 말았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 최고속으로 “빨리빨리” 국가를 건설하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차례차례 이뤄냈다고 자부했다. 이제는 아들딸들에게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를, 배우던 나라에서 가르치는 나라를, 절망의 나라에서 희망의 나라를 물려주게 됐다고 자랑해 왔다. 선진국 사람들을 보면 열등감에 젖어들곤 했던 예전의 우리와 달리 어깨를 쭉 펴고 씩씩하게 세계를 누비는 아들딸들을 보고 속으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자부심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금과옥조로 삼았던 “빨리빨리” 정신은 이제 시효를 다한 구시대의 유물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전 세계 사람들이 “빨리빨리” 정신으로 매진했던 우리의 집중력과 속도감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대충대충”과 “얼렁뚱땅”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세월호 참사는 이와 같은 “빨리빨리” 정신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앞으로 자세히 밝혀지겠지만 지금으로서도 얼렁뚱땅 과적하곤 평형수를 빼내고, 대충대충 화물들을 결박하곤 안전수칙도 겉 넘었던 것 아닌가 짐작된다. 선진국에서 유람선들은 승객이 배에 오르면 각자 자기 선실에서 구명조끼를 들고 갑판으로 나오게 해서 한 시간가량 안전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승객마다 각자 배 안에서 어떤 경로로 빠져나와 어떤 구명정을 타야 하는지, 구명정에서 연막탄이나 조명탄을 어떻게 터뜨리는지 알려준다고 한다. “빨리빨리”의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안전교육을 해 본 적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빨리빨리 정신이 빚어낸 도덕적 해이를 날카롭게 인식한 프란체스코 교황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이 윤리적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우리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태어나려 해도 “빨리빨리” 서둘러서는 물론 안 될 것이다. 그러면 또다시 “대충대충”, “얼렁뚱땅”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가스폭발사고와 같은 대형사고를 겪고도 또다시 쳇바퀴를 돌게 된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급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자신의 본분을 다한 세월호의 영웅들이 우리를 일깨우고 있는 듯하다.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 친구들을 다 구해주고 나중에 갈게”라고 대답했던 박지영 승무원, “지금 아이들을 구하러 가야 해. 길게 통화 못 해. 끊어”라고 통화했던 양대승 사무장. 객실에 앉아 있던 아이들을 물이 머리에 차오를 때까지 밀어냈던 남윤철 교사. 자신의 첫 제자들을 지키려고 몸부림쳤던 최혜정 교사.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야 한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전수영 교사, 목이 터져라 소리치며 아이들을 탈출시킨 “또치쌤” 고창석 교사,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 준 정차웅 학생. 우리의 영웅들은 행동으로 말해주는 듯하다. “기본으로 돌아가라”고. “차가운 바다에서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 영령들이여. 안식하소서. 용서하소서. 부끄럽사오나 다시금 다짐하나이다. 기본으로 돌아가 “뚜벅뚜벅”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나이다.”
  • “실체없이 떠도는 소문은 파괴자… 한번 걸러 진실 보는 여유 가지길”

    “실체없이 떠도는 소문은 파괴자… 한번 걸러 진실 보는 여유 가지길”

    오랜 무명생활 끝에 마침내 빛을 보게 된 여배우가 있다. 그런데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아 인기 가도를 달리려는 순간 일명 ‘증권가 찌라시’에 모 정치인과의 스캔들이 터지고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 결국 여배우는 목숨을 잃고 그녀와 동고동락했던 매니저는 찌라시(사설 정보지)의 최초 유포자를 찾아 나선다. 20일 개봉하는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의 줄거리다. 사회문제로 대두돼 법적으로 유통이 금지되면서 찌라시는 더욱 음성적으로 만들어져 유포되고 있다. 영화는 누가, 왜, 어떻게 이 찌라시를 만들어 퍼뜨리는지를 사실적으로 접근해 촘촘히 풀어 나간다. 범죄 액션 장르를 빌린 영화의 한가운데 배우 김강우(36)가 있다. 극중 매니저 우곤 역의 그는 여배우를 파멸시킨 소문의 근원을 맹렬히 뒤쫓는 인물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저는 소문에 밝은 편이 아니에요. 아마도 배우들이 직장인들보다 소문을 더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래도 가끔 단체 SNS 메시지로 찌라시를 몇 번 받은 적이 있어요. 잘 아는 동료에 대한 허위 사실이 떠돌아다닐 때는 정말 위험천만하다는 생각이 들지요.” 영화에는 “찌라시의 95%가 진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우곤도 자신이 키운 여배우 미진의 스캔들이 근거 없는 소문이라 믿고 찌라시 유통 업체를 추적한다. 그곳에서 찌라시 유통업자 박사장(정진영), 불법 도청업자 백문(고창석)을 만나 찌라시의 정보가 생성되고 유통·소비되는 세계의 진상을 더듬어 간다. “감독이 찌라시 유통업자 등을 직접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화 내용처럼 회사의 홍보 담당자들이 낮에 밀폐된 장소에 모여 정보회의를 하거나 사우나, 당구장에서 잡담하듯 의견을 주고받는 얘기가 모여 찌라시가 된다고 하더군요.” 찌라시가 얼마나 위협적인 것인지, 그 또한 직접 경험했다. 여배우 한혜진의 형부이기도 한 그는 처제가 축구 선수 기성용과 결혼할 당시 여러 소문 때문에 힘들어하는 과정을 곁에서 그저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정말 안타까웠죠. 다들 남의 이야기는 너무나 쉽게 하잖아요. 워낙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가족끼리도 겉으로 드러내거나 표면화하기 힘들고 그냥 지켜보고 감내하는 수밖에 없죠. 영화 속 미진 역시 소문이 사실처럼 포장되고 그것에 대해 아무리 항변하고 부정해도 대중이 믿어 버리는 데 절망하거든요. 그건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고통일 겁니다.” 영화는 후반부에 찌라시가 단순한 스캔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재계에 걸쳐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 따른 거대한 음모에 얽혀 있다는 사실까지 다룬다. 그는 “이 영화 한 편으로 찌라시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계속 찌라시를 만드는 사람이 있더라도 대중은 그것을 100% 믿지 않고 걸러 받아들이는 여유를 가질 것 같다. 그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했다. 2002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해 ‘태풍태양’ ‘식객’ 등에 출연하며 열혈 청년의 이미지를 쌓은 그는 2010년 결혼 이후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에 출연했다. 현재 찍고 있는 영화 ‘카트’도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고민한 작품이다. “주변에서 입당해 정치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 분도 있더군요(웃음). 물론 그럴 생각은 없고요. 저는 제가 연기하는 인물이 허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대사를 했을 때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건 싫거든요. 이번 영화를 한 것도 제 나이에 연기하면 캐릭터를 더 설득력 있게 묘사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아직 대중이 기억하는 흥행작이 나오지 않은 것에 조급한 마음은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두 아이의 아빠다운 느긋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제 고작 연기생활 10년이 넘었고, 연기의 재미를 한창 깨닫고 있어요. 연기가 어떤 승부수를 띄우고 바둥거린다고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요즘 40대 배우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 할 수 있는 배역의 연령 폭도 그만큼 커졌어요. 좋은 40대 배우가 되도록 준비하는 것, 그것이 요즘 제 고민이자 목표입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정진영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에서 거친 카리스마 발산

    정진영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에서 거친 카리스마 발산

    배우 정진영이 지적인 카리스마를 벗고 새로운 거친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오는 20일 개봉 예정인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에서 정진영은 지적인 카리스마를 벗고 전직 기자 출신의 찌라시 유통업자로 변신,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사극과 코미디, 액션과 드라마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을 오가며 탁월한 연기력과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여 온 정진영은 1230만 관객을 동원,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TOP 5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연산군’ 역으로 섬세하고도 깊은 연기력과 폭발력 있는 카리스마를 동시에 보여준 바 있다. 정진영은 2011년 드라마 ‘브레인’에서 신경외과 교수 ‘김상철’ 역을 맡아 안방극장까지 사로잡으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여기에 정진영은 이준익 감독의 영화 ‘황산벌’, ‘평양성’에서 카리스마와 유머러스한 매력을 지닌 장군 캐릭터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바 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작품 속 무게감 있는 연기력과 특유의 카리스마, 지적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배우 정진영은 ‘찌라시: 위험한 소문’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대기업의 비리를 취재하는 유명 기자였지만 의문의 사고를 당한 뒤 한쪽 다리에 부상을 입고 지금은 찌라시 유통업자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박사장’ 역을 맡은 정진영은 평소엔 실 없는 농담 치기를 좋아하고 장난끼 넘치지만 중요한 순간 전직 기자다운 번뜩이는 날카로움을 보여준다. 특히 정진영은 카리스마 있는 모습 속 편안하면서도 유머가 베어 있는 명품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고. 더불어 무턱대고 등장해 루머의 최초 유포자를 찾는 찌라시 추격자 ‘우곤’ 김강우과 함께 찌라시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나서는 박사장 정진영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도청 전문가 고창석과 찌라시 해결사 박성웅까지 찌라시를 둘러싼 스페셜리스트들과 함께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는 찌라시 유통자 ‘박사장’ 정진영은 이전과는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찌라시 : 위험한 소문’은 오는 20일 개봉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응답하라 1994’ 삼천포엄마 알고보니…배우 고창석 아내 이정은

    ‘응답하라 1994’ 삼천포엄마 알고보니…배우 고창석 아내 이정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김성균 분)의 엄마로 등장했던 배우가 고창석의 아내 ‘이정은’으로 밝혀져 눈길을 끈다. 16일 방송된 ‘응답하라1994’에서는 삼천포의 고향 삼천포로 일출을 보러 떠난 신촌하숙 멤버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는 삼천포의 어머니인 이정은이 출연했다. 그런데 이정은은 배우 고창석의 부인으로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정은은 1973년생으로 부산이 고향이다. 그래서 극중에서 자연스럽게 맛깔나는 사투리 연기를 했다. 이정은은 1991년 영화 ‘하얀 비요일’을 통해 데뷔한 뒤 ‘좋지 아니한가’, ‘사랑’ 등에 단역으로 출연했으며, ‘시선 너머’와 ‘니마’에서는 주연을 맡았다. 2010년 개봉한 ‘혈투’에서는 고창석과 극중 부부로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기도 10년은 묵어야 제맛… “버텨야 산다”

    연기도 10년은 묵어야 제맛… “버텨야 산다”

    ‘톱스타’는 배우의 이면을 관찰하는 영화다. 톱스타의 화려한 모습만큼 도드라지는 것은 조연들의 뜨겁고 치열한 삶이다. 간신히 작은 역을 따낸 태식(엄태웅)은 촬영을 거부하는 촬영감독의 멱살을 잡고 “당신에게는 드라마 한 편이겠지만 나한테는 전부”라고 외친다. 적은 분량이지만, 아니 적은 분량이라서 더더욱 조연들은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소원’과 ‘스파이’의 라미란(38)은 “살아야 하니까 그렇다”고 담담하게 설명한다. 최근 한국 영화에서 눈에 띄는 열연을 보여준 라미란과 ‘톱스타’의 오성수(38), ‘깡철이’의 김성오(35)와의 인터뷰를 통해 배우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어떻게 연기를 시작했나. -오성수 고등학생 때부터 꿈이 배우였다.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지만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군대에 갔다 와 7년을 방황했다. 술집에서 일을 하고, 택시를 몰았다.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그러다 연기라는 게 내 삶을 온전히 바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해 2006년 ‘맨발의 기봉이’에서 단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김성오 처음에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군대에서 인생에 모험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연극 무대 근처를 기웃거렸다. 그러다 우연히 오디션에 합격한 게 계기가 됐다. -라미란 대학을 졸업하고 1995년에 연극 무대에서 시작했다. ‘이 얼굴에 무슨 영화야’ 생각하다가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에게 총을 만들어 주는 ‘오수희’ 역으로 영화를 시작했다. 운 좋게 그 뒤로 조금씩 얼굴이 알려졌다. →쉽지 않은 길이었을 텐데. -라미란 비인기종목 스포츠 선수 같다고 할까. 이름을 떨치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 없으면 굶고, 여기저기 빌붙고 그랬다. 힘들었지만 후회해 본 적은 없었다. 연기는 기본적으로 10년은 묵으면서 견뎌야 하는 것 같다. 다른 생각하지 않고 버티는 게 남는 거다. -김성오 사는 건 누구나 힘들지 않나. 의사나 판사를 하려고 해도 10년 정도는 투자한다. ‘아저씨’의 ‘종석’ 역 이후에야 돈이 조금 들어왔지만 한 번도 우울한 인생을 산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르바이트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들과의 일상이 너무 즐거웠다. 불행하게 여긴다고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니고(웃음). -오성수 2009년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그때도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다. 내가 가야 하는 길이 맞나,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1년 정도 방황했다.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래도 연기를 하는 이유는. -라미란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다. 달리 할 줄 아는 일이 없다. 다른 일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정년이 없으니 나이 들면 나이 든 역할도 할 수 있고(웃음). -오성수 발 디뎠으니 후회 없이 가는 데까지 가보고 싶다. 힘들지만 작은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톱스타’의 ‘조 실장’은 정말 인생을 건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오 영화배우가 10만원만 버는 직업이었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거다. 영화배우가 되면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내 목표는 정말 100억원 만들기다. 현금으로 모두 찾아서 방에서 돈 냄새 맡아 보고 싶다(웃음). →맡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라미란 격정 멜로, 치정 멜로(웃음). 멜로 연기하고 싶다고 하면 자꾸 오달수, 고창석이랑 하라고 하는데 젊은 배우들과 정극 연기를 하고 싶다. -김성오 사람이 짜장면도 좋아하고 짬뽕도 좋아하지 않나. 어떤 성격이든, 직업군이든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잘하는 역할보다는 어려워서 못할 것 같은 역할에 도전하는 게 좋다. -오성수 선택할 수 있는 복이 주어진다면 악역은 하고 싶지 않다. 내가 기독교인인데 매일 ‘톱스타’ 현장에서 태식이를 괴롭히느라 마음고생이 심했다. 배우는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살아야 하니까.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받는다면 수상 소감은. -오성수 아….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힘들어도 잘 버티라고 응원해 준 분들에게 제일 먼저 감사하다고 할 것 같다. -김성오 음…. “해냈다.” -라미란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어휴 오래 기다렸네요. 이제야 이런 날이 오네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 “아내 소유진 때문에 CF 안찍어”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 “아내 소유진 때문에 CF 안찍어”

    배우 소유진과 결혼해 화제가 된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씨가 CF를 거절한 사연이 공개됐다. 백종원은 연 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10여개 브랜드 200여개 점포를 관리하고 있어 CF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증폭됐다. 15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는 힐링 동창회 편으로 꾸며져 법륜스님, 홍석천, 김성령, 고창석, 윤도현, 백종원이 출연해 힐링캠프 출연 후의 달라진 인생관에 대해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출연이 후 CF 제의가 많이 들어왔다”며 “냉장고, 주방가구 등 광고를 모두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유는 바로 아내인 소유진의 때문으로 밝혀졌다. 백종원은 “방송계 선배인 아내가 ‘이럴 때 나대는 것 아니다’라고 하더라”면서 “저도 이렇게 방송에 나오는 걸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힐링캠프’는 저한테 큰 도움을 준 방송이라 큰 결심을 하고 나왔다. 다른 방송을 일체 안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배우 김성령은 과감한 댄스실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사]

    ■한국수력원자력 ◇승진△실장급(1을) 하재곤 심재훈 이남석 이상희 고창석 이인호 노성래 손형목 이명춘 조성득 공승주 김찬중 노기경 양희관 이신선 정성현 박현철 성기홍 홍기성 김상복 김준석 정대율 전수철 허윤휘 이선일 김종래 황달연 황선기 이정학 이동휘 권병석 이재용 김희근 맹성준 이명수 하상준 ■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 선임기자 전정희△교계광고국 부국장대우 김주탁
  • ‘보고싶다’ 오정세 “내게 박유천이란…”(인터뷰)

    ‘보고싶다’ 오정세 “내게 박유천이란…”(인터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친근한 느낌이 드는 배우들이 있다. 주로 매 장면 등장하는 주연보다는 조연에게서 자주 받는 느낌이다. 요새는 주연을 능가하는 친근함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배역이 ‘명품 조연’인데, 배우 오정세는 이 명품 조연 대열에서 ‘대세 중 대세’가 아닐 수 없다.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에서 박유천(한정우 역)의 단짝 형사 ‘주형사’로 열연중인 오정세는 특유의 코믹함과 진지함을 적절히 배합한 명품 연기로 “주형사 때문에 드라마 본다.”는 극찬까지 이끌어냈다. 바쁜 촬영일정 중 꿀맛같은 휴가를 받았다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오정세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코믹 전문 차세대 명품조연’ 수식어, 감사하지만…” 고창석, 성동일에 이어 ‘차세대 명품조연’으로 주목받는 오정세는 그들과 비슷하게 코믹한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현재 출연중인 드라마 뿐 아니라 영화 ‘500만불의 사나이’, ‘시체가 돌아왔다.’, ‘퀵’ 등 다양한 작품에서 ‘찌질하면서 웃긴’ 역을 자기 옷을 입은 양 알맞게 소화해냈다. “‘차세대 명품조연’이라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배우에게는 오르락내리락 하는 일종의 물결 그래프가 존재한다. 지금은 주목받는 시기지만 언젠가는 내려가는 시기가 올 것이다. 잊혀졌다고 상처받을 일은 아니고, 열심히 하면 또 올라가는 시기가 온다. 요새는 코믹한 캐릭터가 굳어질까봐 고민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다른 캐릭터를 보여줄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 시청자나 관객이 보아 온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 아니라, 어떤 질문에도 진지하게 또는 심각하게 답변하는 그의 모습은 코믹을 벗고 완벽하게 다른 옷을 입은 또 다른 배우 오정세를 기대하게 했다. ●배우 오정세에게 ‘박유천’이란? ‘보고싶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유천과 윤은혜는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선명한 배우들이다. 경력이 출중한 배우들 중 이들에 대한 선입견을 가졌었노라고 고백한 스타들도 없지 않다. 오정세에게 같은 질문을 하니 다소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사실 유천이와 은혜는 내게 아이돌이 아니다(웃음). 나는 슈퍼주니어나 비스트라는 그룹이 있다는 건 알지만 멤버가 누군지, 몇 명인지 등은 전혀 모른다. 아이돌에 대한 개념 자체가 거의 없는 셈이다. 때문에 유천이와 은혜 역시 애초에 가수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선입견이 전혀 없다. 오히려 ‘노래하던 애들이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잘하지?’라는 생각은 했다.” 드라마에서 ‘베스트 커플’로도 불리는 박유천과는 이미 ‘절친’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에 대한 선입견도 없는데다 스타라고 어깨에 힘만 잔뜩 든 여타 배우들과 박유천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 친해질 수 있었던 이유란다. 그는 “오정세에게 박유천이란? 정말 오래된 친구·동생같은 배우다. 10년 전에 알던 친구인데 같이 작품을 하는 느낌? 카메라의 온오프에 따른 경계선이 거의 없다. 연기도 잘하지만 겸손과 예의까지 갖춘 친구”라며 한동안 박유천의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팬들에게 바라는 점? 제발 절 잊어주세요” 인기가도를 달리는 오정세의 소망은 놀랍게도 “제발 절 잊어주세요.”다. 팬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먹고 사는 배우가 팬들에게 잊어달라고 호소(?)하는 이유가 뭘까. 그는 배우로서 자신의 색깔이 각인 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한 작품에서 대중에게 빨강색으로 인식됐다면, 다른 작품에서는 검은색으로 인식됨과 동시에 ‘그 배우가 이 배우였어?’ 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기 때문. “한 작품이 끝나면 그 작품 속에서 각인된 이미지가 사라지길 바란다. 새 작품마다 ‘누구지? 처음 보는데?’ 라며 새로워 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보고싶다’가 끝나면 대중들이 ‘주형사’를 빨리 잊어줬으면 좋겠다. 수식어가 없는 배우, 기억에 남지 않는 배우, 기본적으로는 투명하지만 매 작품마다 그에 맞는 색을 입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연기란 ‘척’하지 않는 것”이라는 신조로 카메라 앞에 선다는 배우 오정세. 2013년에는 이시영과 호흡을 맞춘 첫 주연영화 ‘남자사용설명서’ 개봉이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그의 소망처럼 완벽하게 다른 모습으로 대중들을 놀라게 해주길 기대해 본다. ※사진 설명-오정세가 서울신문 나우뉴스에 단독 제공한 위 사진은 ‘보고싶다’ 촬영 중 ‘차 안에서 잠든 주형사’ 씬을 촬영하다 실제로 잠든 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는 “연기중인 주형사. 실제 아님!” 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촬영한 매니저는 “잠든 것이 분명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음을 밝힌다. 사진=오정세 ‘직접’ 제공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5개 키워드로 본 2012 영화계

    5개 키워드로 본 2012 영화계

    2012년은 한국 영화계가 양적·질적으로 성장한 한 해였다. 장르와 내용이 다양화되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신뢰가 쌓였고 이는 두 편의 1000만 관객 영화와 연간 관객 1억명을 돌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하지만 상업 영화의 빛나는 성공 속에 저예산 영화가 여전히 외면당하는 현실의 그림자도 짙어졌다. 올해 영화계를 5가지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1000만 관객 올해 영화계의 가장 큰 이슈는 1000만 영화다. 2009년 ‘해운대’ 이후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1000만 영화는 올해 두 편이나 탄생했다. 기현상처럼 보였다. 바로 한여름 극장가에서 독주한 ‘도둑들’과 비수기 개봉의 공식을 깨고 흥행에 성공한 ‘광해, 왕이 된 남자’다. 영화계에서 1000만 관객은 영화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 등 외적 요인이 작용해야 한다는 속설로 볼 때, 폭염 특수를 등에 업은 ‘도둑들’이나 대선 이슈와 맞물린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계는 1000만 영화 두 편이 결코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고 말한다. 올해 상반기 ‘댄싱퀸’,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등 400만이 넘는 ‘중박’ 영화가 꾸준히 나왔다. 한국 영화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가 높아졌고 지속적인 관심이 두 편의 1000만 영화를 나오게 한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또한, 한동안 침체기를 보내며 절치부심했던 영화계가 2~3년 전부터 거품을 빼고 좋은 기획과 질 좋은 콘텐츠 생산에 집중한 결과가 올해 나타났다는 분석도 있다. 박루시아 CJ엔터테인먼트 과장은 “2005~06년 한국 영화가 호황을 보이면서 대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양적인 팽창을 했지만 2007년부터 수준 미달의 영화들도 개봉하는 등 버블 현상과 함께 침체기를 겪었다.”면서 “이후 영화계가 2~3년간 불황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기획과 투자에 신중했고, 2000년대 후반 영화계에 투입된 좋은 인력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하면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열었다.”고 말했다. ■감독 세대 교체 올해 영화계 또 하나의 특징은 감독들의 세대 교체였다. 해외 유학파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출신 신진 감독들의 작품이 흥행에 성공했다. ‘할리우드 키드’였던 1세대 영화 감독들 대신 3040 젊은 감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도둑들’의 최동훈(41) 감독을 필두로 ‘건축학 개론’의 이용주(42),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민규동(42),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윤종빈(33) 감독이 대표적이다. 확장판을 포함해 700만 관객 동원으로 멜로 영화 1위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늑대소년’의 조성희(33), 270만 관객을 동원한 ‘내가 살인범이다’의 정병길(32), 임창정·최다니엘 주연의 스릴러 영화 ‘공모자들’의 김홍선(36) 등 올해 데뷔한 감독들도 선전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10대나 20대 때 느꼈던 감수성을 영화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8090을 회고한 복고 트렌드를 이끌기도 했다. 최근하 쇼박스 과장은 “386 감독들이 자신들의 향수를 이야기했고 관객들로서는 듣고 싶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30~40대 관객들이 극장에 몰리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감성 올해 한국영화를 강타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아날로그 감성이다. 상반기 ‘건축학개론’이 400만 관객으로 한국 영화 멜로 사상 1위를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늑대소년’이 이 기록을 경신했다. 이 두 영화를 관통하는 코드는 바로 첫사랑의 신드롬이다. 한때 진부함의 대명사로 치부되던 첫사랑은 아날로그 감성을 일깨우며 멜로 영화의 부흥을 가져왔다. 이는 ‘빠름’이라는 속도성을 강조하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정서적인 균형을 맞추려는 속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잊혀가는 남자들의 우정과 의리를 1980년대를 통해 표현한 ‘범죄와의 전쟁’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소재는 1980~90년대의 아날로그 정서지만 장르는 판타지나 느와르, 사실성을 강조한 장르로 감각의 교체를 가져온 것이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고 말했다. ■멀티 캐스팅 원톱이나 투톱 주연의 영화가 줄고 여러 명의 배우가 동시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멀티 캐스팅이 유행한 것도 올해 한국 영화의 경향 중 하나다.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등 10명의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도둑들’을 필두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범죄와의 전쟁’, ‘건축학개론’, ‘이웃사람’ 등은 4명 이상의 공동 주연 영화였다. 내년에도 ‘베를린’, ‘관상’ 등의 공동 주연 영화가 개봉할 전망이다. 영화계에서는 류승룡, 조진웅, 곽도원, 고창석, 조성하 등 일명 ‘신스틸러’로 불리는 명품 조연들의 위상이 강화되고, 공동 주연은 배우 한 명의 매력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쇼박스의 최근하 과장은 “한 명의 배우가 완벽할 수 없는 만큼 공동 주연은 원톱 영화의 부족함을 메울 수 있다.”면서 “최근 중견 배우들을 중심으로 ‘신스틸러’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이들이 주연 못지 않은 무게감을 느끼게 돼 멀티 캐스팅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상영관 독과점 1000만 영화가 두 편 탄생하는 사이 대기업의 상영관 독과점 문제가 불거졌다. 김기덕 감독은 저예산 또는 독립 영화가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하고 대기업 계열이 배급하는 영화들이 영화관을 독점하는 문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터치’의 민병훈 감독도 저예산 영화를 교차 상영하는 관행에 반발해 자진 종영을 선언하기도 했다. 강유정 평론가는 “올해 1000만 흥행 영화가 두 편 탄생한 것은 멀티플렉스가 늘어나면서 대기업이 배급하는 영화가 유리해진 덕분”이라면서 “최근 일부 저예산 영화들은 조조나 심야 시간대에 배치돼 관람 자체가 어려워지는 등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하지원-가인 등 ‘조선미녀삼총사’ 크랭크업, 내년 개봉

    하지원-가인 등 ‘조선미녀삼총사’ 크랭크업, 내년 개봉

    하지원, 강예원, 가인(브라운아이드걸스) 등 세 미녀가 조선시대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이 되어 펼치는 액션사극 ‘조선미녀삼총사’(감독 박제현, 제작 웰메이드필름)가 지난 18일 약 3개월에 걸친 촬영의 마침표를 찍었다. 웰메이드필름 측은 영화 크랭크업을 기념해 세 주연배우와 감초 조연배우들의 모습이 담긴 촬영현장 사진 및 크랭크업 기념 사진 등을 공개했다. ‘미녀 삼총사’지만 남자 배우들 못지않은 강도 높은 액션과 블록버스터 사극다운 방대한 촬영분량을 소화한 ‘조선미녀삼총사’는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출동, 제작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액션여신 하지원과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강예원, 가수에서 배우로 이미지 변신을 선언한 가인 등 비주얼과 액션에서 최강을 자랑하는 여배우 뿐 아니라 고창석, 주상욱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앙상블을 이뤄 기대를 더했다. 한국판 ‘미녀 삼총사’로 화려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를 자랑하는 ‘조선미녀삼총사’는 내년 개봉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꽃미남 송중기 무한도전 ‘못친소’ 깜짝 등장 사실은…

    꽃미남 송중기 무한도전 ‘못친소’ 깜짝 등장 사실은…

    꽃미남 송중기가 무한도전 ‘못친소’ 예고편에 깜짝 등장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못친소(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 페스티벌’ 특집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선 ‘무한도전’ 멤버들이 평소 친분이 있는 못생긴 친구들에게 초대장을 보낸 가운데 초대에 응한 고창석, 김영철, 권오중, 김C, 김제동, 이적, 윤종신 등이 참석했다. 눈길을 끈 것은 다음 주 예고편에서 배우 송중기가 등장한 장면이다. 김제동이 송중기 가슴에 이름이 적힌 종이를 붙이는 모습과 ‘송중기 못친소 페스티벌 참여?’라는 자막이 나와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네티즌들은 “김제동이 왜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지?” “왜 송중기가?” “송중기 나왔으면 좋겠다” “무슨 일이지?” “예고편만으로도 폭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방송에선 박진영, 유해진, 싸이, 빅뱅의 멤버 대성 등의 ‘못친소 불참사유’도 공개 웃음을 자아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크린 ‘신 스틸러’의 도발 “이제 무대까지 훔칠 거예요”

    스크린 ‘신 스틸러’의 도발 “이제 무대까지 훔칠 거예요”

    주연보다 더 매력적인 조연, ‘신 스틸러’로 불린 배우 고창석(42)이 이제는 무대까지 훔칠 준비를 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고창석’이라…. 조금은 어색하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도 “뮤지컬을 해요?”라고 되묻는다. 사실 그가 연기가 아닌, 탈춤과 노래로 먼저 대중 앞에 섰다는 것을 아는 이가 많지 않으니 그럴 수도 있다. 일단 많이 알려진 얘기부터 꺼내 보자. 지난해 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의 ‘명품 조연 특집’에 출연했을 때다. “왜 연기를 시작했나?”라는 질문에 그는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술을 엄청 마시고 기절했는데, 선배들이 데리고 가서 눕힌 곳이 연극반이었다.”고 대답했다. 좀 더 정확하게 부산외대 일본어과 89학번 신입생 고창석이 만취해 잠든 곳은 풍물패 동아리방이었다. 그렇게 탈춤을 배우고 민요를 부르면서 마당극에 참여했다. 장구가 좋고 탈춤이 재미있던 그는 술 한 잔 기울이고 학생운동도 하는 학창 생활을 이어 갔다. 그런데 끝도 없는 데모에 지쳐갔다. 대학생활이 힘겨워지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민중가요를 부르는 노래패 ‘희망새’에 들어갔다. 1년 정도 노래를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한 생활이 4년이 넘었다. 그 사이 함께 노래패 활동을 하던 아내 이정은(39·연극배우)을 만났고 인생 방향이 확 틀어졌다. 다양한 경험을 재산으로, 1998년 서울예대 연극과에 다시 입학했다. 영화에 얼굴을 드러내면서 ‘영화배우’ 수식어를 붙였다. “12년 전 서울에 와서 뮤지컬을 두어 개 했죠. 현대극장에서 올린 ‘장보고’와 ‘이순신’이었는데, 주연은 아니고 코러스고요. 이후에도 연극에 출연했었고요. 그러고 보니 4년 전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올린 신체극 ‘보이첵’이 최근작이네요. 이래 봬도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대표 배우인데….” 지난 7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고창석은 익숙한 그 표정으로 껄껄 웃으며 인터뷰를 이어 갔다. “20대에는 탈춤이 좋고, 20대 후반에는 노래 부르는 것이 좋았는데, 30대가 되니 안정적인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연기를 시작한 이유다. 2001년 아내를 따라 단편영화 ‘여름, 슈퍼맨’ 촬영장에 갔다가 현장에서 덜컥 캐스팅됐다. 그의 설명으로는 “뚱뚱한 슈퍼맨이라는 설정에 완벽하게 일치했기 때문”이다. 상업영화 데뷔작은 ‘마지막 늑대’(2004)이지만, 얼굴을 알린 작품은 ‘친절한 금자씨’(2004)다. 이후 웬만한 흥행 영화에는 그의 얼굴이 보일 정도로 캐스팅이 이어졌다. 이젠 액션·코미디 영화에서는 그가 나올까 은근히 기대할 정도다. 그런데 덜컥 뮤지컬을 선택했다. 오는 27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올리는 프랑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벽뚫남)다. 마르셀 에메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셸부르의 우산’, ‘007 시리즈’ 등 명곡을 만든 영화음악가 미셸 르그랑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1996년 11월 파리에서 초연하고 이듬해 몰리에르상 최우수 뮤지컬상과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했다. 벽을 뚫는 능력을 갖게 된 주인공 두티율은 임창정과 이종혁이 맡았고, 고창석은 임형준과 함께 의사 듀블과 변호사, 경찰 역할을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살면서 가장 바쁜 시기”라면서도 지친 기색 대신 마냥 즐거운 표정이다. “오랜만에 오르는 무대가 내게는 힐링의 공간인가 봅니다. 12년 동안 노래한 적이 없으니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이건 기분 좋은 긴장감이에요.”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야 하거나, 높은 음을 지속적으로 내는 역할이 아닌 것도 다행이다. “게다가 역할이 정상적인 인물도 아니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무대마저 탈환할 계획인가. 그는 내년 2월 말에 아내와 2인극 ‘타이피스트’를 올릴 계획도 세웠다. 6년 전 결혼기념일 선물로 ‘타이피스트’ 대본을 건네면서, 함께 작품을 만들자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물론 ‘벽뚫남’에서 고창석의 매력에 빠지는 게 먼저다. “드라마가 강하면서 음악도 좋고, 프랑스 특유의 움직임과 연극적인 몸짓이 내 스타일과 딱 맞는다.”라니, 스크린을 걷어낸 그가 얼마나 배꼽 빼줄지 기대감 상승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고창석 “마흔까지 돈이 더럽게 안 들어왔다 연기는 재밌는데…지금, 마흔둘 재미있고 생활도 되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고창석 “마흔까지 돈이 더럽게 안 들어왔다 연기는 재밌는데…지금, 마흔둘 재미있고 생활도 되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자꾸 보면 질리는 얼굴이 있다. 비슷한 이미지를 소진하는 경우다. 반면 볼 때마다 양파처럼 다른 속살을 드러내는 배우도 있다. 촬영 분량에 관계없이 주연과 맞먹는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스틸러’의 대명사 고창석(42)이 그렇다. 딱 3장면 나왔던 ‘의형제’(2010)의 베트남 조폭 두목, ‘헬로우 고스트’(2010)의 2대8 가르마를 탄 골초 귀신, ‘미쓰GO’(2011)의 말 더듬는 형사는 주인공보다 짙은 인상을 남겼다. ●차태현만 믿고 출연했습니다 그가 ‘아부의 왕’ ‘미쓰GO’에 이어 올여름에만 세 번째 영화를 들고 나타났다. 코미디와 액션을 버무린 사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작은 9일 개봉)의 도굴 전문가 석창 역을 맡았다. 서자로 난 탓에 시장통에서 세월을 흘려보내던 덕무(차태현)가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운 좌의정 일가가 관리하던 서빙고 얼음을 통째로 턴다는 게 영화의 얼개다. 덕무가 얼음 3만 정을 훔쳐 내려고 화약·도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움직이는데 그중 한 명이 석창이다. 사극판 ‘오션스일레븐’을 떠올리면 무난하다. 영화 ‘협상종결자’(이명세 감독 하차 후 ‘미스터K’에서 바뀐 제목)의 촬영이 비던 지난달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창석을 만났다. 그를 ‘바람과’로 이끈 건 차태현이다. “태현이가 시나리오 보낼 테니 읽어 보라더라. 무슨 역할이냐고 했더니 ‘보면 알 거예요’라는 거다. 책을 보니까 ‘석창’이란 캐릭터가 있더라. 크하하. 권선징악 스토리가 좋았다. 복수만을 위해 서빙고를 터는 게 아니라 얼음이 귀한 시절 훔친 얼음을 서민에게 푼다는 설정이 좋았다.” 둘은 ‘헬로우고스트’에서 서로 알아봤다. 그는 “신인 감독(‘바람과’는 김주호 감독의 입봉작)은 복불복”이라면서 “배우가 할 일은 감독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을 가르치려 들면 영화도 이상해지지만, 지켜보는 다른 배우도 짜증이 난다. 그런데 태현이는 그 선을 잘 지킨다.”면서 “그래서 신인 감독이나 시나리오에 관계없이 택했다.”고 설명했다. ●긴머리 덕분에 여배우 대접도 받고요 한겨울 남양주 운길산 중턱에 토굴을 파고 촬영했기 때문에 육체적으론 힘들었다. 하지만 “(등장인물 숫자가 비슷한) ‘도둑들’은 우리랑 레벨이 다르다. 보기만 해도 긴장감이 느껴지는 배우들 아닌가. 반면 우리는 유쾌한 인력시장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극 중 긴 머리를 한쪽으로 늘어뜨린 범상치 않은 외모를 보여야 했기 때문에 함께 출연한 민효린·이채영만큼 분장팀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았다고도 했다. “난생 처음 여배우 대접을 받았다.”며 해맑게 웃었다. 지난해부터 굵직한 영화마다 고창석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로 밥 먹고 살게 된 건 불과 2~3년”이라고 할 만큼 그가 대중의 시계(示界)에 들어온 건 최근이다. 본래 연기에 뜻이 없었다. 부산외대 일어일문학과(89학번)에 입학했고, 20대 초반은 탈춤 동아리에서 마당극을, 20대 중후반에는 민중가요 노래패 희망새에서 노래극을 했다. 그는 “동아리에서 선배들의 구박을 많이 받았다. 머리는 크고 팔다리는 짧아서 탈춤에 어울리는 체형은 아니니까. 그런데 2~3년 지나니까 몸 좋고 잘하던 애들은 나가고 홀로 남아 후배를 가르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 극단에서도 선배가 이 팀은 벨칸토 창법인데, 넌 민요에 어울릴 목소리니 그만두라고 했다. 역시나 3~4년 지나니까 최고참이 됐더라.”고 털어놓았다. 1980년대~1990년대 탈춤·노래 동아리는 운동권과 떼어 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부산외대 부총학생회장까지 했으니 ‘팔뚝질’도 꽤나 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좋은 걸 하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래서 딴따라질이 힘든 거다. 그런데 난 데모질하는 딴따라였으니 더 힘들지 않았겠나. 하하하.” ●뒤늦게 시작한 연기, 내 천직이죠 서른 즈음 고민이 깊어졌다. 노래패에서 결혼하고 싶은 여자(지금의 아내 연극배우 이정은)를 만났고, 평생 직업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엄습했다. 1998년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했다. “29살에 다시 새내기가 됐다. 늦깎이라 나쁜 점은 없었다. 19살에 연기를 시작한 애들은 서른 즈음 좌절하고 지치는데 난 그때 시작했다. 부산에서의 10년도 든든한 밑천이 됐다. 장구 치며 익힌 리듬감은 연기의 움직임에 도움이 됐고, 노래하며 익힌 음감은 대사에 보탬이 되더라.” 2004년 ‘친절한 금자씨’로 충무로에 뛰어들었다. 오랫동안 단역이 주어졌다. 30대 후반의 가장에게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진득하게 버텨 내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학교에서 만들어진 기교가 아닌, 삶에서 우려낸 그의 연기는 조금씩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 그가 찍은 영화만 11편. 이쯤 되면 충무로 섭외 0순위다. 연극배우 출신 중에는 엇비슷한 코믹·조폭 캐릭터를 되풀이한 경우가 많았다. 그는 “1년에 영화를 4편 정도 찍지만, 촬영은 1주일에 3일 정도”라면서 “남들은 바쁜 줄 알지만, 동네 사람들이랑 술도 한 잔씩 하고, 정신적·육체적으로 피곤하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를 고민할 시간도 많다.”며 웃었다. “다작은 맞지만, 매번 다른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미지를 소모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후배가 잣대로 삼을 선배되고 싶어요 그는 “마흔 살까지 돈은 더럽게 안 들어왔지만, 연기가 정말 재밌었다. 지금은 재미도 있고 생활도 되니 얼마나 행복한가.”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 (인기가 떨어지면) 돈은 사라지고 재미만 남을 수도 있지만, 재미는 빠지고 돈만 남는 건 싫다. 1주일 내내 찍고 한 달에 1000만원을 버느니 주 3일 촬영하고 300만원 받는 게 낫다.”고도 했다. 누구보다 늦었지만, 누구보다 진중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의 머릿속 그림이 궁금했다. “멋있게 늙었으면 좋겠다. 영화를 찍고, 아내랑 연극도 함께 하고, 뮤지컬도 좀 하고 싶다. 톱스타는 되지 못하겠지만, 후배들이 단점이든 장점이든 자신의 길을 걷는 데 잣대를 삼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무생 “서부극·에로틱 코미디 다 어울려 밋밋한 얼굴이 나만의 경쟁력”

    이무생 “서부극·에로틱 코미디 다 어울려 밋밋한 얼굴이 나만의 경쟁력”

    순제작비 10억원 이하를 보통 저예산 영화로 본다. 저예산 영화 중에는 공들여 촬영을 끝내고도 창고에서 썩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봉만대 감독의 에로틱 코미디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이하 ‘섹거비’·제작비 1억 5000만원)와 지하진 감독의 서부극 ‘철암계곡의 혈투’(이하 ‘철투’·제작비 4000만원)는 운이 좋은 편이다. 그런데 두 작품의 출연진을 살펴보니 주연배우가 같았다. 고창석, 이문식, 성동일 등 충무로의 조역 감초배우라면 몰라도 주연배우가 같은 영화가 한 날 개봉하는 건 드문 일이다. 어디선가 본 듯한데 이름은 낯선 이무생(32)이 주인공이다. 운이 좋다 할 수도 있지만, 우산 장수, 나막신 장수 아들을 둔 부모 마음일 수도 있겠다. 저예산 영화라면 개봉 첫주 흥행에 따라 1주일 만에 간판이 내려지는 게 이 바닥 생리다. 이무생은 “개봉 못 할까 조바심을 내지는 않았다. ‘철투’는 이미 2년 전에 찍은 영화다. 그동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안절부절못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느긋해지자는 주의”라고 말했다. 신인치곤 담담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런 것은 아니고요. 엄청 기쁘죠. 가슴도 쿵쾅거리고….”라며 슬쩍 웃는다. 어린 시절 3인조 악당-작두, 도끼, 귀면-에게 일가족을 잃은 한 남자가 강원도 탄광촌을 배경으로 악당들을 처단한다는 내용의 ‘철투’는 2010년 10월쯤 찍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10분짜리 영화학교’란 책을 읽고 서부극을 기획했다.”는 게 지하진 감독의 설명. 일부러 못 찍은 B급 영화 정서를 풍기고 싶었다는 얘기다. 이무생은 “(한국형 서부극이라는 게)나도 의아했다. 감독을 만났더니 웨스턴에 대한 확신이 넘쳤고, 예산 내에서 어떻게 표현할지도 확고했다.”고 말했다. 4000만원짜리 영화이니 현장의 열악함은 불 보듯 훤했다. 그는 “유리조각과 석탄가루가 날리는 폐광촌에서 액션 장면을 찍는다는 게 육체적으로는 괴로웠다. 그런데 한달 동안 아파트를 얻어 감독과 배우, 스태프가 합숙을 하다 보니 대학 때 MT를 온 것처럼 가족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좋았다. 저예산의 어려움을 가족애로 극복했다.”며 웃었다. 고생한 덕인지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2관왕(유럽판타스틱영화제연맹 아시아 영화상·후지필름 이터나상)을 받았고, 몇몇 해외영화제의 초청도 받았다. 한국 성인영화의 거장으로 통하는 봉만대 감독의 복귀작 ‘섹거비’는 올 초에 찍었다. 1996년 포르노 유통시장의 먹이사슬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경제적 압박에 몰려 가짜 스너프 필름을 찍는 영화감독 경태 역을 맡았다. 세운상가에서 탱크도 만들고 총도 만든다는 우스갯소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박정희 정권 때 핵개발의 중심이 청계천이었다는 황당한 음모이론을 코미디의 요소로 끌어 왔다. 그는 “알고 지내던 조감독 형님이 밤 9시쯤 전화를 걸어와 봉 감독과 당장 만나보지 않겠냐고 했다. 봉 감독은 (그의 전작처럼) 섹스 장면을 야하게, 흥분시키듯 찍을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사랑이 없는 섹스, 음지에서 살아가려고 몸부림치는 군상들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랭크인 한달 앞서 결혼을 한 터라 ‘야한’ 영화가 부담됐을 법도 했다. 두 차례에 걸쳐 극 중 여배우와의 정사 장면이 나오기 때문. 그는 “부담이 되긴 했지만, 특정 장르를 피할 생각은 없었다. 소재가 다를 뿐이지 에로틱한 장면도 연기다. 다른 반찬으로 밥을 먹는 것과 한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와 같이 영화를 봤는데 별 얘기는 안 했던 것 같다. 재밌다고만 했다. 솔직히 미안하긴 하다. 아내는 말을 안 했지만, 지인들이 이러쿵저러쿵 하면 불편할 수도 있을 테니까.”라고 덧붙였다. 두 작품 모두 B급 영화의 정서가 짙은 데다 난이도(?) 높은 장면도 유독 많았다. 이무생은 “우연히 B급영화스러운 작품을 거푸 찍었다. 딱히 그쪽 취향인 건 아니다.”라면서 “‘섹거비’는 4월 초 바닷바람을 고스란히 맞으면서 카섹스 장면을 찍었기 때문에 고생스러웠다. 하지만 물리적 고통은 탄광촌에서 찍은 ‘철투’가 훨씬 심했다.”고 털어놓았다. 2007년 연극 ‘그놈, 그년을 만나다’, 영화 ‘방과후 옥상’으로 데뷔했으니 어느덧 6년차다. 아직 성공에 대한 초조함은 없다고 했다. “대중에게 각인되고 싶은 욕심은 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클 수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다. 끝으로 그에게 배우로서 본인의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꽃미남도 아니고 못 생긴 것도 아니다. 밋밋하니까 다양한 색깔을 입힐 수 있는 게 나의 경쟁력”이라며 활짝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미쓰고’ 주연 고현정 “시사 때 눈물났죠…함께 고생한 생각나서”

    ‘미쓰고’ 주연 고현정 “시사 때 눈물났죠…함께 고생한 생각나서”

    2011년 5월 충무로의 뜨거운 관심 속에 ‘미스고 프로젝트’가 크랭크인됐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서 함께 단편영화를 찍던 90학번 정범식 감독, 장소정 (영화제작사) 도로시 대표, 그리고 배우 고현정이 20년 만에 의기투합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전체 분량의 30%쯤이 끝난 8월 초 부산 촬영이 중단됐다. 공식 해명은 쏟아진 비 때문이었다. 곧이어 감독이 바뀌었는데, 정 감독의 건강악화가 교체 사유라고 제작사 측은 밝혔다. 결국 ‘달마야 놀자’(2001)의 박철관 감독이 바통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는 완성됐다. 그 사이 제목은 ‘미쓰고’로 바뀌었다. 영화는 공황장애를 앓는 천수로(고현정)가 수상한 수녀의 심부름을 하다가 500억원짜리 마약·위조지폐 범죄 조직의 다툼에 휘말리면서 인생이 뒤바뀌는 소동극이다. 범죄 스릴러와 코미디를 버무린 영국 감독 가이 리치의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 ‘스내치’를 떠올리면 될 듯하다. 고현정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성동일, 이문식, 유해진, 고창석, 박신양 등 입이 벌어질 만한 캐스팅을 했다. 그럼에도 영화의 완성도는 후한 점수를 받기에는 엉성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덕여왕’의 미실, ‘대물’의 서혜림 등 카리스마 여걸을 도맡던 고현정과 건달, 악역 전문이던 유해진의 변신은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20일 서울 사간동 카페에서 고현정을 만났다. CF 촬영과 토크쇼 ‘고쇼’의 준비 탓에 지쳐 보였고,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그래도 트레이드 마크인 ‘물광 피부’는 명불허전이었다. 고현정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선 강한 역할만 들어오는 나의 18~19살 때를 기억하는 친구들이라 이런 역을 제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의 결혼(1995년) 못지않게 시끄러웠던 이혼(2003년). 이후 2005년 드라마 ‘봄날’로 복귀한 고현정의 연기 인생 2막은 ‘선덕여왕’ ‘대물’ 등 ‘갑’(甲)의 위치에 선 강한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 고현정은 “다시 일을 시작할 무렵 만난 분들은 날 어른으로 대했다. 그런데 난 어른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결혼과 이혼, 아이도 낳았지만 서툴고 미숙하고 불안했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딴에는 재벌집에도 갔다가 오고 이혼도 했으니 센 듯 보이는 게 세상 사람들의 예상치에 맞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쓰고’의 천수로 캐릭터는 관객은 물론 본인에게도 어색했다. “소리를 마구 질러대는 강한 역할을 할 땐 살아왔던 경험에서 도움받을 수 있다. 천수로는 전혀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너무 오버하지 않도록 경계했다. 자칫 공황장애를 앓는 분들에게 잘못된 선입견을 덧씌우는 건 옳지 않기 때문이다.” 개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감독 교체 과정에서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질문을 받고도 한참 침묵을 지키던 고현정은 “마음고생은 내가 가장 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감독을 비롯해 이 영화로 입봉하는 스태프들이 많았다. 위기가 왔을 때 그분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나.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개봉하는 게 맞다. 좌초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개봉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시사 때는 집중할 수 없었다고 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박 감독과 스태프들 생각도 나고, 8개월가량을 부산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찍은 순간들이 스쳐 갔다.”고 털어놓았다. ‘미쓰고’는 그의 첫 번째 상업 영화다. ‘해변의 여인’(2006),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 ‘여배우들’(2009)은 저예산으로 제작된 소규모 개봉 영화였다. 흥행 부담도 있을 법했다. 영화의 순제작비는 53억원. 프린트 수급과 홍보마케팅 비용(P&A)을 포함한 총제작비는 70억원을 웃돈다. 200만명이 영화를 봐야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한다. 관객 숫자를 점쳐 달라는 질문에 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난 그런 건 진짜 모르겠다.”며 배시시 웃었다. 이어 “제작자(장소정 대표)가 친구여서 더더욱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잘 안된다고 하더라도) ‘고현정, 역시 영화는 안돼.’란 소리만 듣고 넘어가면 그뿐이다. 하지만 투자·제작사엔 잔인한 일이다. 또한 이름 없이 고생한 스태프들도 있다. 그래서 책임감도 느껴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연기 외에도 TV 토크쇼와 영화전문지의 인터뷰어(객원기자)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어떤 일이 가장 재밌냐고 물었다. 손가락 끝을 물어뜯고 한참 생각했다. “다 재밌다고 해야 하는 건가? 솔직히 재밌는 일이 하나도 없다. 다 힘들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사소한 일까지 관심받고 질문을 당하는 게 고맙고 즐거운 일이다. 내가 이 자리에 강제로 있는 게 아니다. 못해서 난리를 칠 때도 있었다. 다 원했던 일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뭐든 ‘싫어, 싫어’가 입에 붙어 버린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역지사지의 상황을 경험해 보는 인터뷰어 일은 흥미롭다. 그러고 보니 그 일이 가장 즐거운 것 같다.”며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6·25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군의 기습남침으로 6·25전쟁이 발발했다. 그리고 개전 이틀 후인 6월 27일, 한 미국인 여성 종군기자가 전쟁의 심장부인 서울로 잠입한다. 그의 이름은 마거리트 히긴스이다. 미국 일간지인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극동지국장인 그는 6·25전쟁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목격자였는데…. ●맨발의 꿈(KBS2 밤 1시 25분) 원광(박희순)은 한때 촉망받는 축구선수였지만, 지금은 사기꾼 소리를 듣는 전직 스타다. 이제 원광이 인생역전의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곳은 내전의 상처로 물든 동티모르뿐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커피장사로 대박을 꿈꾸던 그는 다시 사기를 당하고, 대사관 직원 인기(고창석)는 전직 스타에게 귀국을 권한다. ●주얼리 하우스(MBC 밤 11시 15분) 야구선수 이종범이 금가루를 뒤집어쓰고 탈의한 채 사진을 찍었던 일명 ‘금종범 사건’의 전말을 공개한다. 그리고 과거 가수 양수경, 선동열과 함께 앨범을 발매한 경험이 있는 그의 노래실력을 들어 본다. 또한 그의 극성 스타야구팬 김창렬과 야구사를 뒤흔들었던 김성한 감독이 깜짝 등장해 그동안 못다한 야구 이야기를 펼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SBS 밤 8시 50분) 채식주의 붐은 더 이상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채식주의 스타들마저 굴복시킨 별난 채식주의자가 살고 있다는 서울의 한 아파트. 입구부터 짖어대는 강아지들 때문에 좀처럼 들어설 수가 없다. 채소에 죽고 채소에 산다. 고기보다 채소를 더 좋아하는 채식주의 견(犬) 뽀송이와 보들이를 소개한다. ●달라졌어요(EBS 밤 7시 35분) 35년의 결혼생활, 황혼의 여유를 만끽하며 살아야 할 부부에게서 냉기가 흐른다. 두 딸을 출가시킨 뒤, 막내아들과 함께 지내는 부부. 15년 동안 백수였던 남편과 30대에 들어선 백수 아들. 바뀌지 않는 현실 때문에 이제껏 가족을 지탱해 오던 아내의 분노는 폭발하고 마는데…. 과연 이 가족에게 행복한 미래는 있는 것일까. ●건강버라이어티-올리브(OBS 밤 11시 5분) 주식으로 방송까지 꿰찬 개그맨 김수용. 과거 다시마에서 대체연료가 개발된다는 지석진과 김용만의 말에 넘어가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이어 한 번에 큰돈을 벌 수 있을 거란 허황된 꿈은 버리고, 1년에 20%의 수익만 나도 성공한 투자라며 10여년간 익힌 투자 노하우를 공개한다.
  • [프리뷰]고현정 영화 미쓰GO ‘묘한 맛’의 이유는?

    [프리뷰]고현정 영화 미쓰GO ‘묘한 맛’의 이유는?

    공황장애에 시달리며 손 하나 밖으로 내놓지 못한 채 웅크리고 사는 여자 천수로. 함께 사는 아는 동생과 진정제 처방을 돕는 의사 말고는 낯선 이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어려워 짜장면도 혼자 시켜먹지 못할 정도다. 소심함의 극치를 달리던 이 여자가 우연한 기회에 살인사건을 목격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 연루된 남자 다섯이 그녀와 쫓고 쫓기는 한바탕 추격전을 펼친다. 영화 ‘미쓰GO’(미쓰고)는 남자들만 득실댔던 영화 ‘달마야 놀자’(2001)로 충무로에 정식 입성한 박철관 감독이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고현정과 만나 내놓은 복귀작이다. 전작 이후에 이렇다 할 작품 활동이 없었던 박철관 감독과 달리,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까지 진행 중인 고현정의 첫 상업영화 출연작이라는 점이 일단 주요한 티켓 파워로 작용한다. 여기에 충무로의 대표 감초배우인 성동일과 고창석, 이문식과 ‘달마와 놀자’ 출연의 인연으로 특별 출연하는 박신양 등의 캐스팅에, 최근 유례없이 성수기를 맞은 한국영화의 붐까지 타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앙상블이 인상적이었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감초’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이문식과 자타공인 최고의 연기력 소유자인 박신양은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카리스마로 영화를 빛냈다. 성동일과 고창석은 (이제는 다소 식상하지만) ‘코믹 감초’ 분야에서 톱(Top) 자리를 사수하고 있는 만큼 적재적소에서 웃음 폭탄을 터뜨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현정과 유해진의 호흡이다. 여왕에서부터 여성 대통령까지, 대체로 당차고 씩씩한 역할을 도맡아 온 고현정이 연기하는 공황장애 캐릭터는 어색할 겨를 없이 완벽했다. 코믹함을 벗어던지고 시종일관 날 세운 재킷과 선글라스로 무장한 유해진 역시 ‘우려’와 달리 옴므 파탈의 로맨스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하지만 너무 다양한 소스가 한데 버무려진 탓일까. 영화 전체에서 애매하고 묘한 맛이 난다. 훌륭한 배우들의 앙상블은 있지만, 스토리에 제대로 녹아들지 않은 느낌이다. 영화 카피처럼 ‘어쩌다 보니 범죄의 여왕’이 된 천수로(고현정 분) 주위에서는 로맨스와 음모, 배신, 복수가 쉴 틈 없이 전개된다. 유쾌하고 빠르긴 하지만 치밀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공황장애를 앓던 천수로가 갑자기 ‘범죄의 여왕’으로 변모한다거나, 가짜 지폐와 마약을 둘러싸고 뺏고 빼앗기는 추격 스토리는 중요한 퍼즐 조각이 빠진 것처럼 엉성하다. 다만 ‘달마와 놀자’처럼 코믹액션영화의 규칙은 철저히 지키고자 한 감독의 노력 덕분에, ‘미쓰GO’에게 있어 영화 곳곳에 포진한 코믹 에피소드들은 위로 아닌 위로가 되어준다. 기대를 내려놓고(?) 본다면 킬링타임용으로 나쁘지 않다. 21일 개봉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리뷰]‘시체가 돌아왔다’가 신선한 범죄사기극인 이유

    [리뷰]‘시체가 돌아왔다’가 신선한 범죄사기극인 이유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각본/감독 우선호)는 특별한 시체 한 구를 둘러싼 각계각층의 속고 속이는 범죄사기극이다. 여기서 특별한 시체라 함은 연구원들이 애써 개발한 신기술을 가로챈 회사 김택수 회장의 시신을 일컫는 말로, 그의 시신 안에는 신기술 내용이 담긴 수 백 억 원의 칩이 숨겨져 있다. 한편 같은 연구원 소속인 한진수는 신기술을 되돌려 달라는 시위를 하던 중 회장의 수하들에게 뺑소니를 당하고, 그의 딸인 동화(김옥빈)와 후배인 현철(이범수)는 한진수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시체를 훔쳐 흥정하려 하지만, 기껏 훔친 시체는 다름 아닌 시신보관소에 숨어 시체인 척 한 진오(류승범)다. 무릎을 탁 칠만한 기가 막힌 ‘플랜B’부터 소소한 반전까지, ‘시체가 돌아왔다’는 범죄사기극으로서의 플롯 공식을 성실하게 따른다. 그렇다고 ‘뻔하고 빤한’ 오락영화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 그 어떤 비주얼도 당해낼 수 없다는 탄탄한 스토리가 관객을 쉬지 않고 클라이맥스로 이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울링’, ‘가비’, ‘화차’를 비롯한 2012년도 상반기 개봉 영화와 ‘해를 품은 달’ 등 다수의 드라마들이 원작을 발판으로 탄생한 것에 반해 ‘시체가 돌아왔다’는 우선호 감독의 ‘순수 창작’인 까닭에 더욱 신선하게 다가온다. 물론 단편 ‘정말 큰 내 마이크’(2005) 이후 첫 장편데뷔작을 내놓은 감독의 젊고 발랄한 연출도 영화 전반을 매끄럽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주·조연 할 것 없이 빛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발군이다.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명품조연배우 고창석을 비롯해 떠오르는 신인 유다인, 진오의 친구이자 ‘숨은 주연’급 웃음폭탄 오정세 등은 감초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이후 류승범 특유의 ‘똘끼’를 그리워한 관객이라면 역시 쌍수 들고 환영할 만 하다. 대한민국 남자배우 중 류승범 이상으로 기괴하고 괴상한 ‘돌+아이’를 온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항기 가득한 핑크빛 단발로 변신을 꾀한 김옥빈과 이 모든 색깔을 아우르는 듯한 스펙트럼으로 흥행배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이범수까지 모인 ‘시체가 돌아왔다’는 한마디로 버라이어티(variety)하고 비비드(Vivid)하면서 프레시(fresh)한 영화다. 시도 때도 없이 장기적출을 시도하는 사채업자 일당과 가능성 없는 미래 때문에 검은 돈에 손을 뻗는 젊은이들, 연구원들의 피땀 흘린 연구결과를 가로채려는 파렴치한 자본세력 등을 보면 뒷맛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영화는 정해진 공식처럼 약자의 손을 들어준다. 마치 약육강식의 현실 속에서 한바탕 웃음으로 통쾌한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오는 29일 개봉.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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