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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북 ‘박근혜 경계령’/ 야 “”광역단체장 경선 꺼림칙””

    한나라당이 박근혜(朴槿惠) 의원의 탈당이후 광역단체장후보를 경선이 아닌 합의추대 방식으로 선출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경북·대구 등 한나라당 시·도지사가 활동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당직자들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경북·대구지역에서의 박근혜 의원에 대한 지지도는 낮다.”면서 박근혜 의원과의 상관도를 낮춰 잡고있지만,내심 크게 긴장하는 눈치다.공천과 경선 등에서 탈락한 인사들의 집단적인 반발을우려한 때문이다. 4일 권오을(權五乙) 의원의 기자회견은 이같은 분위기를느끼게 해준다.경북지사 선거 출마를 준비중인 권 의원은이날 “일부 중진의원이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뜻을 빙자해 경선에 나서려는 의원들에게 출마포기를 종용했다.”고말했다.그는 또 “주요 당직자들이 ‘경북에서는 경선이 필요없다.’거나 ‘출마를 고집하면 왕따를 시키겠다.’고 협박했다.”면서 “일부 인사는 “‘총재의 뜻은 현 지사의합의추대’라며 있지도 않은 ‘창심(昌心)’을 빙자했다.”고 공개하기도했다. 이 지역에서의 경선은 한때 시행 가능성이 높아 보였으나,박근혜 의원의 탈당 이후 당 일각에서부터 적절치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한 당직자는 “특히 광역단체장의 경우‘현역을 재추대하자.’는 의견이 상당수”라고 분위기를전했다.그는 “만약 현 경북지사가 경선에서 떨어질 경우박근혜 의원쪽에 흡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동안 ‘로열티’를 의심받아온 현 대구시장도 그대로 재추대하는 것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에서는 “경북과 대구에서 박근혜 의원에게 틈을 내줘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여차하면 ‘반 이회창(李會昌) 세력’의 결집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운기자 jj@
  • [발언대] 매장문화 고집하지 말자

    최근 모친상을 당해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영락장례공원에서 장례를 치렀다.평소 화장장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던 나는이곳에서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상주와 문상객을 배려한시설과 직원들에게 감탄했다.하루 이용료도 몇 만원에 불과했고 식당 음식도 청결하고 저렴했다.더구나 장례용품도 품질별로 여러 가지 전시해 놓고 가격표를 붙여 상주가 형편껏 선택하도록 하였다.상주를 상대로 고급 장례용품을 강매하려는 기색은 찾아보려야 찾을 수가 없었다. 평소 조문객으로 다른 장례식장을 찾을 경우 주차문제와 협소한 조문실,조문객의 음식문제 등으로 상주에게 조문만을마치고 서둘러 나왔던 일이 많았다.그러나 시에서 운영하는영락장례공원의 경우 이런 불편함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조문실 방바닥을 전기온돌로 설치해 상주와 조문객 모두 불편함이 없었다.특히 시신을 염하는 과정에서 한번 더 놀랐다. 대학에서 장례학을 전공했다는 여성이 고인의 얼굴에 화장을 정성스럽게 해주는 것이었다.남겨진 사람들에게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아름답게 기억할 수있도록 하는 배려여서 너무 고맙고 흐뭇했다.화장해 유골을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상주들이 먼저 두 손으로 하나씩 받아서 유골함에 넣도록 하였다.장례를 무사히 마치고 너무 고마운 마음에 직원들에게 조금이나마 정성을 보이고 싶었지만 그들은 모두 겸허하게 극구사양했다. 평소 화장장을 막연히 혐오시설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이번 경험은 화장문화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결혼식장도 시설이 좋은 곳을 널리 알려 홍보하듯이 화장장의 경우도 좋은 점을 홍보해 결코 혐오시설이 아님을 알려야 한다.더불어 이곳과 같은 시설이 전국적으로 늘어나 많은 시민들이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전통 결혼식을고집하지 않듯이 장례도 매장문화만을 고집하지 않도록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다. 유덕영[부산 연제구 연산9동]
  • “내 노래에 책임지려 늘 바둥바둥”

    “사느라 지친 전대협 세대들을 위로하려고 시작했는데 이처럼 빨리 인기를 얻을 줄은 몰랐습니다.”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편파적인 판정 시비를 불러일으킨 미국의 오만함을 꼬집는 노래 ‘XX U.S.A.’를 작사·작곡해 인터넷에 올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윤민석(36)씨.그는 이에 앞서 ‘기특한 과자’‘XXX 부시’ 등을 인터넷에 올린 주인공이다.지난 15년 동안 민중가요만 고집해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과자를 먹다가 목에 걸려 졸도한사건을 희화화한 ‘기특한 과자’는 처음에는 인터넷에 떠도는 ‘엽기노래’정도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윤씨가 운영하는 민중가요 보급사이트 ‘송앤라이프(www.songnlife.com)’를 방문하는 회원이 늘면서 젊은이들사이에서 최고의 인기곡으로 떠올랐다.[대한매일 2월6일자 27면 보도] 윤씨는 ‘전대협진군가’‘서울에서 평양까지’‘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등을 작사·작곡·노래한 민중가요계의 스타이자 태생적으로 치열한 ‘반미주의자’다.그의 민중가요는부귀영화를 겨냥한 상품이 아니라‘진짜 민중의 노래’다. 그는 자신의 노래가 휴대전화 벨소리 등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철저히 거부한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송앤라이프’ 게시판에는 동계올림픽 이후 ‘XX U.S.A.’를 들은 뒤 속시원하고 통쾌하다는 의견이 수도 없이 많다.60대 할아버지부터 초등학생까지 회원의연령층도 다양하다. 집을 담보로 ‘배수진’을 치고 송앤라이프를 만든 윤씨의1차 목표는 후원회원 1000명을 확보하는 것이다.상근자 5명의 최저생계비를 벌고 송앤라이프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서다. 한때 ‘외도’한 적도 있었다.아내가 암에 걸렸을 때 주머니가 비어 치료비를 마련할 수 없었던 그는 가수 이정열이부른 상업가요 ‘그대 고운 내 사랑’을 만들었다. 방송횟수 1위를 차지하는 등 ‘그대…’은 큰 인기를 끌었다.그는 흔히 민중가요는 조악하고 유치하다는 시각에 대한 반증으로 ‘그대…’을 제시한다. “‘그대…’은 상업가요를 못 만들어서 안 만드는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는 데서 위로를 찾습니다.” ‘기특한 과자’‘XXX 부시’는 쉽게 따라 부를 수있어야한다는 민중가요의 특성에 맞게 동요 형식으로 만들었다. “제가 만든 노래에 감동을 받아 인생의 목표를 바꾸었다는 중학생도 있었습니다.이 때문에 내 노래에 책임지기 위해언제나 바둥거릴 겁니다.” 윤씨의 꿈은 운동을 하다 희생된 이들의 자녀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만드는 것이다. 윤씨는 송앤라이프의 인기가 우리 국민의 ‘냄비 근성’처럼 쉽게 식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국민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없으면 민중가요를 만들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윤창수기자 geo@
  • 춤인생 50년 회고무대 여는 조흥동씨

    한국무용계에서 가장 많은 레퍼토리와 춤사위를 구사하는춤꾼으로 통하는 중진 무용가 조흥동(61·한국무용협회 이사장).그가 춤인생 50년을 돌아보는 무대를 15일 오후7시,16일 오후5시 문예회관 대극장서 갖는다. “춤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은데 벌써 5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어느 원로가 춤을 오래 출수록 중심이 안잡힌다는고뇌어린 말을 했었지요.지금 제 심경이 그것입니다.할수록더 힘든 게 한국춤인 것 같습니다.” 무대는 조씨가 9살의 나이로 한국춤에 입문할 때 춘 ‘초립동’을 비롯해 ‘태평무’‘남무3대’‘진쇠춤’‘승무’‘잔영’‘한량무’‘장고춤’ 등 8개 소품으로 구성된 1부와,서화담과 황진이의 사랑을 소재로 한 ‘화담시정’의 2부로꾸며진다. 이 가운데 천진난만한 사내아이(무동)의 마음을 그린 ‘초립동’은 신무용의 선구자인 고 조택원·최승희의 작품을 나름대로 재구성한 것.입문할 때의 감회를 되살려 재연한다.다른 소품들은 조씨가 가장 많이 추었고,또 가장 원숙한 형태로 다듬어낸 작품들이다. ‘태평무’는 조씨가무형문화재 강선영으로부터 남성무용수 제1호 이수자로 전수받아 남성 태평무의 맥을 잇고 있다는 평을 듣는 작품.경기도립무용단에서 활약 중인 조씨의 제자들이 무대에 오른다.‘장고춤’과 ‘잔영’ 역시 각각 제주도립예술단과 월륜춤연구보존회의 조씨 제자들이 선보인다.이밖에 ‘승무’는 수제자 김정학이,‘한량무’는 조씨가추며 ‘진쇠춤’은 그와 김정학이 호흡을 맞춘다.가장 눈길을 끄는 춤은 ‘남무3대’(男舞三代).조씨와 그의 제자 김정학,그리고 김정학의 제자인 대학생 2명 등 조흥동류의 직계3대의 맥을 잇는 레퍼토리로 조씨 춤의 흐름과 맥을 집약해보여준다. 경기도 이천 부농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조씨는 집안의 반대 탓에 지금의 명성을 얻기까지는 험한 춤 인생길을 걸어왔다.실제로 중앙대 예술대학을 졸업한 뒤 이 대학 사회개발대학원에서 법학 공부를 했던 이력은 이를 잘 말해준다.그러나놀이패와 굿판이 벌어지는 곳이면 어김없이 마을 춤꾼들을사이에 끼여 춤을 추었던 어린시절의 ‘끼’는 여성천하의한국무용계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굳혀놓고야 말았다.전통춤의 대가를 찾아다니며 춤을 사사할 때도 창작춤의 개념이 강한 ‘신무용’을 고집해 당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었다고털어놓는다. “한국무용은 결코 현란한 테크닉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핏속에 흐르는 자연스러운 ‘영감’을 어떻게 승화시키고 풀어내느냐 하는 게 중요합니다.그래서 어찌보면 서양의 무용보다 더욱 힘이 든다고 봅니다.” ‘신무용’으로 평가되는 자신의 춤이 고전적인 전통춤과다소 다르다는 평가에 대해,조씨는 현대무용의 대가 마사 그레험도 발레를 마스터한 뒤 현대무용을 개척한 예를 들며 “한국춤꾼들은 뿌리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해병대 창설 53년만에 첫 장교부부

    해병대 창설 53년만에 첫 장교 부부가 탄생한다. 해군 보급고등군사반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김갑주(金甲柱·27·해사 52기) 대위와 교육훈련단에서 훈련교관을 맡고있는 김윤전(金潤田·27·청주대 대학원 졸) 소위가 화제의주인공.예비 신랑·신부는 오는 3일 충남 계룡대 무궁화회관에서 김인식(金仁植·해병 소장) 해병보좌관의 주례로 축복속에 화촉을 밝힌다.예비신부 김 소위는 지난해초 해군 학사장교 96차로 입대한 뒤 7월 소위 임관과 함께 해병대에 지원,사상 첫 여성 해병장교가 됐다. 김 소위는 청주대 3학년 시절 친구의 소개로 동갑내기 해군 사관생도인 지금의 김 대위를 만나 7년동안 사랑을 키웠다. 김 대위를 만나며 군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대학원을 마친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군장교로 입대했다. 김 소위가 훈련 후 소위 임관시 “해병대에 자원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자 이번에는 김 대위가 두팔을 들고 말렸다. 김 소위는 “신랑이 지독한 해병대 훈련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말렸지만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면서 “가로막을수록 강해지는 게 해병 정신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대위는 “처음엔 걱정을 무척 많이했는데 잘 적응하는모습을 보고 사랑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새 시집 ‘나무’출간…섬진강 시인의 천진한 언어들

    ‘섬진강 시인’ 김용택(54)씨가 ‘그 여자네 집’(1998년) 이후 4년만에 새 시집 ‘나무’(창작과 비평사 펴냄)를 냈다. 4년이란 세월에 시인은 변했을까.5년을 붙박이로 교편을 잡아온 전북 임실군 운암면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를 떠나,새학기부터 인근 덕치면의 덕치초등학교로 전근가는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 8번째인 새 시집에도 여전히 꾸밀 줄 모르는 순진한 그만의 언어들로 가득차 있다.모두 25편이 실린 이번 작품의 특징은 몇 쪽씩 이어지는 산문시들이 자주 눈에 띈다는 점이다. 방학을 맞아 찾아간 홀어머니의 시골집에서 방 구들을 벗삼아 써내린 시어들은 ‘세한도’라는 제목으로 엮였다.장장 13쪽 짜리다. 문학평론가 남진우씨의 평문처럼 그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 때는 역시 천진한 언어로 농촌공동체의 훼손되지 않은삶을 그리는 대목들에서다.포크레인에 찍혀 앞산 소나무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면 시인의 속은 꺼멓게 탔다.‘너거들정말 그렇게 아무 곳이나 올라가 파고,뒤집고,자르고,산을부술래 이 염병 삼년에 땀도 못 나고뒈질 놈들아.’(‘세한도’에서) 그렇다고 섬진강 시인이 봄내 풀풀 피어나는 강변의 서정을 전해주지 않을 리도 없다.‘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서 있었지/봄이었어/나,그 나무에 기대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나무’에서) 유년의 속살같은 추억담도 고집스레 붙들고 있는 소재다.‘어머니는 동이 가득 남실거리는 물동이를 이고 서서 나를 불렀습니다/…용태가아,밥 안 묵을래/저 건너 강기슭에 산그늘이 막 닿고 있었습니다’(‘이 소 받아라’에서) 이내가 깔리는 시골마을의 해질녘,금방이라도 밥짓는 냄새가 코끝에 훅 끼쳐올 것만 같다. 황수정기자 sjh@
  • [실패 대탐구] 제3부 실패자산을 공유하자 (6)제자리 걸음 노사문화

    노동조합에 대한 ‘알레르기성 반응’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일부 기업주들은 노동조합의 출범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노조 역시 회사의 경영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강경 일변도로 나가 소중한 삶의 터전을 날려 버린 사례가 적지 않다. 회사는 “노조가 알면 되는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노조는 “당하는 근로자들만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노사는 일부 우수업체를 제외한 다수의 기업들에서 건전한 ‘상생’(相生)의 문화를 만들지 못하고 끝없는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두건의 노사협상 실패사례를 통해 교훈을 알아본다. ◆ 사례1:D정보통신 (충남 천안시). ■감정적 대응은 금물이다. 휴대폰 충전기 제조업체로 연평균 매출액 360억원,순이익 20억원에 부채는 거의 없으며,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앞둔 우량 중소기업이었다. 88세의 창업주는 “나의 피땀으로 이룩한 만큼 회사는 내 것”이라고 여겼다. 회사가 어려울 때 개인소유 부동산을 팔아 자금을 충당할 만큼 회사에 애정이 깊었지만 종업원들에게는 생계를책임지는 대가로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했다. 노사관계를 근로자의 합법적인 권리에 근거한 ‘계약관계’라기보다는 봉건적인 ‘주종의 관계’로 인식했다. 경영에 관한 한 모범적인 기업인이었지만 노사관계에서는 시대흐름에 매우 뒤처진 것이 문제였다. D통신에 노조가 창립된 것은 2000년 11월경. 당시 정부의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지원 금지 정책으로 우량기업으로 소문난 이 업체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떠돌았고 마침 회사는 서울사무소와 천안공장을 통합해 직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회사사정을 잘 알던 차장,팀장 등이 주축이 돼 노조가 설립됐고 이때 회장의 ‘오른팔’로 불린 기획실장이 노조창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회장 아들의 후배로 친자식처럼 대해왔던 기획실장의 노조 가담은 노(老)회장에게는 인간적인 ‘배신’으로 느껴졌다. 회장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곧바로 기획실장을 해고하는 악수를 뒀다. ■강경대응은 강경투쟁을 부른다. 회사의 해고에 노조는 조퇴와 잔업거부로 맞섰다. 노조는 “부당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기획실장만큼은 인간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거래선인 S전자는 2001년 2월 납품 주문을 중단하고 거래선을 바꿔 버렸다. 회사는 곧바로 ‘전면휴업’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었고, 노조는 정문 옆에 텐트를 치고 출근 투쟁을 강행했다.두달여의 대치 끝에 회사는 폐업 신고를 했다. 초보 노사간의 ‘자존심 싸움’은 자산가치 250억원짜리 알짜 회사를 공중분해시켜 버렸다.회사는 없어졌지만 노사간 갈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노조측은 “1억여원의 해고예고수당(위로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고,회사측은 “휴업기간에 수당이 지불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위로금은 없다.”고 버텨 현재 법정 소송이 진행중이다. 당시 이 회사를 담당한 천안지방노동사무소 김병기 근로감독관(현 천안고용안정센터장)은 “노조도 출범한 지 얼마 안돼 상급단체의 ‘지시’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유연성이 떨어졌고,연로한 회장은 2세에 대한 경영권 이양이 여의치 않은상태에서 노조가 출범하는 바람에 ‘경영의지’를 상실했다.”고 폐업 이유를 분석했다. ◆ 사례2:D병원 (광주직할시). ■상급단체 과도한 개입 말아야. 95년 3월 건립됐으며 4개병동,25개과에 250병상을 갖춘 준종합병원.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9명의 간호사가 주축이 돼 2000년 5월 노조를 출범시켰다.병원측이 조합원 2명을 인사 조치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측은 “노조 결성 이후 8차례의 인사에서 15명이 자리를 옮겼는데 전부 조합원이었다.”면서 병원측의 조합원 차별대우를 비난했다. 이후 임금체불,대자보 부착과 철거,마스크 시위 등을 거치면서 노사는 충돌했다. 병원 입장에서는 상급단체인 보건의료노조가 일일이 교섭에 참견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병원측은 임단협 교섭에서 “산별노조의 ‘지도’를 받고나면 노조의 요구가 보다 강성화되고 있다.”면서 “불순한 외부세력이 순진한 직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잠정합의를 파기하면 파국 온다. 광주지방노동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노사는한때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 그러나 노조 집행부에 불만을 품은 일부 강성 노조원들이 개입해 교섭을 중단시키자 병원측의 감정은 폭발했다. 병원측은 파업전야제 장소인 현관 로비에 에어컨 공사를 한다며 철봉을 설치하고 전기를 끊었다. 파업이 시작되자 곧바로 직장 폐쇄를 신고하고 조합원의 병원 출입을 막았다. 심지어 물청소를 한다며 농성장에 가루비누를 탄 물을 뿌리기도 했다. ■민형사상 책임은 수습에 걸림돌이다. 노동청의 중재로 노사협상이 재개됐다.노조는 병원측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지으려 했지만 병원측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꼭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D병원사태는 지역문제로 확산됐다.민주노총,시민단체협의회 등이 중재에 나서고, 노조원들의 민주당 광주시지부 사무실 점거농성을 계기로 정치권도 관심을 기울였다. 문제가 확산되자 노동청이 다시 적극 중재에 나섰지만 민형사상 면책 문제를 둘러싼 노사의 의견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노조 출범 7개월만에 병원측은 폐업을 선택했다. 노조는 “무조건 병원에 들어가 노력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불신의 골을 메울 수는 없었다. 병원측은 공권력을 투입하지 않은 정부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해 2월 병원은 5년 임대 형식으로 다른 병원으로 넘어갔고 D병원 출신 직원 91명은 재입사 형식으로 다시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폐업해도 갈등은 남는다. 노사는 지금도 150여건의 고소·고발·진정과 조합원·보증인들의 부동산·통장·임금에 대한 가압류 등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노사는 모든 것을 잃었고 얻은 것은 상처뿐이었다. D병원을 담당한 광주 노동청 김재성 근로감독관의 얘기는 되새겨볼 만하다.“병원측은 애초 노조의 출범 자체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상급단체가 과도하게 개입하고 인신공격을 받으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자 폐업을 선택했습니다. 노조에 몇차례 타결 기회가 있었지만 타협보다는 강경 대응을 고수해 노조원 14명이 1∼3년의징역을 구형받는 비극을 초래했습니다.”특별취재반 yeomjs@ ▲노사협상의 7가지 격언. 1. 노사의 관계는 인간관계와 감정의 문제이다. 피하고 싶다고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피해가려 애쓸수록 더 깊은 곤경에 빠지게 된다. 2. 분규는 쌍방이 원인을 주고받으면서 확대된다. 상대를 탓하기 시작하면 싸움이 되고, 싸움이 길어지면 미움이 된다. 3. 노사관계는 기업의 제일 큰 자산이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위기에서 드러난다. 튼튼하면 서로 먼저 양보하고 협력하지만, 허약하면 나만 살기 위해 투쟁한다. 4. 작은 구멍 하나가 큰 제방을 무너뜨린다. 비극의 최초 원인은 대개 어이없게 작다. 지난친 편견이나 고집이 회사를 죽일 수 있다. 5. 온실에서 화초처럼 가꿔지는 기업은 없다. 기업은 본래 위기를 딛고 자라는 생명체다. 위기 앞에서 생사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노사간의 믿음이다. 6.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인색하다. 세상의 모든 불화는 이래서 만들어진다. 조금만 더 나를 반성하고, 조금만더 상대를 포용하면 불화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꼭 그 반대로 해서 싸움을 일으킨다. 7. 원칙은 옳다. 그래서 모두가 동경한다. 그러나 그로 인해 유연성마저 편법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 새달 국내개봉 ‘알리’/ 링위만큼 치열한 챔피언의 삶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유행어를 남긴 미국의 전설적인 프로 복서 무하마드 알리(1942∼).본명은카시우스 마셀러스 클레이.12세에 복싱을 시작해 18세에로마올림픽 라이트헤비급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그리고 1964년.챔피언 소니 리스톤을 7회 KO승으로 꺾고 프로복싱계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알리의 전성기를 그린 마이클 만 감독의 ‘알리’(Ali)가 3월1일 국내 개봉된다.영화는 알리가 소니 리스톤과의 타이틀 매치로 세계 헤비급 타이틀을 따는 시점에서부터 베트남 징집을 거부하다 타이틀을 박탈당한 뒤 1974년 32세로 조지 포먼에게서 챔피언 벨트를 되찾기까지의 과정에초점을 맞췄다. ‘맨 인 블랙’‘인디펜던스 데이’‘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등에 출연해온 흑인배우 윌 스미스가 알리를 맡았다. “내가 최고야.” “링 위의 나는 내가 만든다.” 등의 고집스런 대사와 함께 입담 좋고 개성 강한 알리의 내면을일궈내는 데 탁월한 연기력을 선보인다.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강력히 거론될만하다. 영화는 알리의 경기 장면에 인종차별의 부당함을 피부로느끼곤 했던 그의 어린시절 기억이 교차편집되면서 시작된다.이후로는 알리의 팬이었다면 웬만큼 꿰고 있을 사실들말고는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흑인차별에 맞서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이름까지 바꾸자 정부는 그를 흑인 과격분자로 내몰아 베트남전 강제징집 처분을 내린다.“월남이 어딨는지 안다.그건 TV속에나 있다.”“나는 베트콩과는 싸우지 않는다.그들은 흑인을 비난하지 않는다.”등의명언을 쏟아내며 맞서지만,징집을 거부하던 알리는 끝내체포되어 챔피언 타이틀을 박탈당한다. ‘떠벌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재치있는 독설로 유명했던 알리의 면모가 링을 주무대로 마치 세밀화처럼 그려졌다.거친 숨소리,떨리는 근육,튀어오르는 땀방울 등의 세부묘사들이 느린 화면을 쓰지 않고도 생생히 표현됐다. 건조한 권투영화로 편견을 갖는 건 오산이다.끝없는 여성편력은 알리를 로맨티시스트로 만들어 극의 분위기를 나른하게 녹여놓기 일쑤다.윌 스미스만큼이나 든든한,보이지않는 영화속 주인공이 또 있다.음악이다.실제로 서로 열렬팬이었던 흑인음악 가수 샘 쿡의 ‘Bring it on home to me’ 등 전편을 휘감는 리듬앤블루스와 재즈선율 덕분에 영화는 권투 소재의 고급스런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한다. 황수정기자 sjh@
  • 국회 부분정상화 안팎/ 여론에 떼밀려 일단 등원화

    지난 18일부터 파행하던 국회가 26일 부분 정상화됐다.철도 등 공공부문 파업사태로 국민 불편이 극심한 상황에서정치권이 정쟁에만 몰두해 있는 데 따른 비판여론에 떠밀려 여야가 일단 머리를 맞댄 셈이다. ▲국회 정상화 안팎=이날 오전 여야 총무들이 부분 정상화에 합의했다.쟁점인 대정부질문은 3월 임시국회를 열어 실시키로 하고 28일까지 상임위와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한 뒤 2월 국회를 매듭짓는다는 내용이다.권력층 비리등 야당의 폭로공세가 예상되는 대정부질문을 피하고 싶은 민주당과 ‘선(先) 대정부질문’을 고집하며 상임위를 거부할 경우 쏟아질 비난여론이 부담스러운 한나라당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부분정상화 합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파행에 대한 비난전은 계속됐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국회의원발언을 폭력으로 저지하고도 제대로 사과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 이회창(李會昌) 총재나 그 가족을 성역처럼 여기기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한나라당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생떼쓰기로 민생을 걱정해야 할 국회가 파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합의에 따라 국회 건설교통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철도부문 파업사태에 대한 현안질의를 벌였다.정보위에서는 탈북자 유태준(劉泰俊)씨의 행적과 수도방위사령부 총기탈취사건 등이 논의됐다.여야 의원들은 “총기탈취사건은 군의 기강해이를 보여준 것”이라며 경계근무 강화를 주문했고,특히 야당의원들은 유씨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함께 탈북자 관리체계를 일원화할 것을 촉구했다. ▲3월 국회 전망=쟁점인 대정부질문 재개여부가 타결되지않은 만큼 3월 국회도 순탄치 않을 듯하다.이날 총무회담에서도 한나라당은 “3월 임시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을 속개해야 한다.”고 말한 반면 민주당은 “대정부질문을 속개하려면 야당이 폭력행위부터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다음달 9일부터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여야가 국회에 당력을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총무가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이유로 조만간 사임할 예정인 데다 시급한현안들도 2월 국회에 집중돼 있는 점도 3월 국회를 굼뜨게 만들 요인이다.결국 3월 국회는 여야간 공방 속에 상당기간 공전될 공산이큰 셈이다. 진경호 홍원상기자 jade@
  • 다섯쌍 父子부사관 “신고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국가 방위에 최선을다하겠습니다.” 22일 전북 익산시 여산면 부사관학교에서 열린 임용식에서 육군 역사상 처음으로 한꺼번에 다섯쌍의 부자(父子)부사관(옛 하사관)이 탄생해 화제다. 이날 임용된 부사관 375명 가운데 김은성(22),황보 원(21),방현준(23),김지성(20),정경오(21)하사가 대(代)를 이어 부사관이 된 것.이들은 사병에서 부대 심의를 거쳐 교육을 받고 임용됐다. 이들 5명의 아버지 역시 모두 부사관으로는 최고 계급인원사로 복무 중이다.부사관은 사병과 장교를 이어주는 하사에서 원사까지의 계급을 통칭하는 것으로 군대 초급간부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김 하사 등은 지난 1월 부사관학교에 입교,6주간 기본 군사훈련과 직무·소양교육을 받았다.앞으로 10주 정도의 주특기 교육을 이수하고 5월쯤 부대에 배치된다. 아들의 부사관 임용식장을 찾은 아버지들은 하사로 입문해 30년 안팎의 세월동안 하사와 중사를 거쳐 부사관 최고의 위치인 원사에 올라 대대 이상급 부대에서 사병들을 지휘하고 있다. 정하사의 아버지 정상훈(45)원사는 “아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니 가슴 뿌듯하다.”면서 “아들이 쉽지 않은 직업군인의 길을 가겠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극구 말렸으나생활자세가 진지해 고집을 꺾었다.”고 말했다. 정 하사는 “제복을 입은 아버지의 ‘당당한 어깨’에 달린 계급장을 보고 매력을 느꼈고 늘 아버지를 존경해왔다. ”며 “초급 간부로서 책임을 다해 군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김지성 하사는 아버지 김동영(46)원사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한편 이날 임용식에서 6쌍의 형제 부사관이 탄생하기도했다. 익산 임송학기자 shlim@
  • [오늘의 눈] 부시 오해생산 ‘험구’ 삼가야

    말의 수준만 놓고 보면 미국도 ‘불량국가’의 범주에서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북한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악의 축’ 발언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미사일 장사꾼’이라는 표현은 외교무대에서 흔치 않은 거친 표현들이다.미국의 혈맹인 영국조차 정치성 발언이라고 부시 행정부의 실수를 지적했다.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한다지만 제임스 켈리 국무부아태담당 차관보는 “햇볕은 북한의 메마른 땅을 경작할 수없다.”고 말했다.이같은 발언들은 한반도에 혼란을 가져왔다. 햇볕정책에 대해 부시 행정부의 반감을 드러냈다든지,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식이다. 실제 의도가 그렇지 않더라도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냉각시킨것만은 분명하다. 일각에선 “부시 대통령의 말 속에 숨은 행간을 읽어야 한다.북한이 고집을 피울 게 아니라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한다.”고 말한다.틀린 말은 아니다.북한의 위협이 실재한다면 미국에 앞서 한국이 먼저 나서야 한다.미국의 일방적인 시각만을 좇을 필요는 없다.한국이 남북간 대화와 협력의 주체임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부시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을 앞둔 회견에서 ‘악의 축’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그러나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중단할 때까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둘수밖에 없다고 말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또다른 오해를불러 불필요한 긴장감을 한반도에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도 방문할 예정이다.‘럭비공’과 같은 행보를 보인 그가 냉전의 현장에서 무슨 말을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지적한다면 말릴 수야 없지만 더이상 자극적인 표현만은 삼가야한다. 정부도 포용정책만 구걸할 게 아니라 부시 행정부의잘못된 표현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 백문일 워싱턴 특파원 mip@
  • 정상회담 의제와 전망/ 재래무기 한·미갈등 우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한·중·일 3개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오는 2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의서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최우선 의제로삼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부시 대통령은 또 회견에서 휴전선 인근 재래식무기의 재배치 문제를 집중 거론,자칫 한·미간 새로운 갈등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대량살상무기]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확산 우려에 대해 한·미간에 솔직히 대화해야 한다.”고말해 이번에 우리 정부에 공동 대응을 강력히 요구할 것임을 예고했다.김 대통령은 이에 우리 정부도 심각히 우려하고 있음을 인식시키는 동시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할것으로 예상된다. [재래식 무기]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핵·미사일과 거의 같은수위로 언급했다. 특히 “누군가 머리에 장전한 무기를 겨누고 있다면 평화는 불가능하다.”면서 “대화를 하게 되면휴전선에서 한국을 겨냥한 무기를 치우라는 것을 강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남북 당사국간 신뢰구축조치(CBM)가 마련된 뒤 논의할 문제라는 입장이다.따라서 미국측이주 의제로 고집할 경우 한·미간 마찰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북한이 이와 관련,엄격한 상호주의를 요구하게 되면 미군뿐아니라 한국군의 군사력 조정문제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관계] 양국 정상은 원칙적이며 원론적인 차원에서 확고한 한·미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는 데 있어 이견이없을 것이다. 양국이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대테러 협력 등을 강화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다만 미국이 한·미 연합작전 능력을 내세워 F-15전투기 구매를 요청할지는 주목되는 대목이다. [햇볕정책 지지] 부시 대통령은 일단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그렇지만부시 대통령의 부정적인 대북관이 여전해 이번 방한에서 북한에 대해 어떤 태도와 자세를 취할지 불투명하다. 김수정기자 crystal@ ■부시 'DMZ 돌출발언' 촉각.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서울 방문기간 중 또다시 예상을뛰어넘는 강경 ‘돌출 발언’을 할 것인가. 정부당국자들은 17일 “부시 대통령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문제를 완곡하게 표현하려 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며 내심 안도하는 모습이다.사실 정부 당국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예기치 못한 한마디’가 한·미 정상회담 전체를 뒤흔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양국 외교당국간 실무채널을 통해 우리의 우려를 전달해왔다. 이는 지난해 3월 한·미 정상회담때 부시 대통령의 ‘대북회의감(skepticism)’이라는 표현 하나로 정상회담의 성과가 퇴색해버린 경험을 갖고 있는 당국자들로서는 가장 공을들이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부시 대통령이 국내외 기자들의 기습적인 질문이나 비무장지대(DMZ) 등 군사시설을 방문하는 동안 강한 어조의 돌출 발언을 한다면,그 한마디가 한·미 정상회담은 물론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신경영 트렌드] (7)변화하는 노동운동

    노사문제가 기업의 명운을 좌우하고 있다. 장기 파업에 따른 후유증을 절감한 노사가 서로를 공생(共生)의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협력,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가 하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신노사문화를 정립하는사업장이 늘고 있다. 반면 노사가 서로에 대한 불신만 쌓은 채 실익없는 명분만고집하다가 회사가 영원히 문을 닫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노사관계를 회사의 보이지 않는 핵심 자산으로꼽는다. 이 무형의 자산이 건전하면 회사는 발전하고,부실하면 실패는 필연이라는 지적이다. [협력만이 살길이다] 태광산업·대한화섬 노조의 최근 화두는 ‘일하는 노조’다.태광노조는 지난해 경영위기에 몰린회사가 250여명을 구조조정하려 하자 83일동안 파업을 벌였다.그러나 4000여억원의 파업손실과 507명이 회사를 떠나는결과만 낳았다. 당시 조합원들은 장기 파업의 폐해를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실시된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현 유동국위원장이 강성집행부를 뒤엎고 당선됐다.일하는 노조란 구호를 내건 것도 이때부터다.유 위원장은 지난달 3일에는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탈퇴했다.현재는 장기 파업으로 끊긴2000여곳의 거래선을 회복하고 제품판매에도 앞장서고 있다. 효성 울산공장 폴리에스테르 노조는 최근 경인지역에 위치한 효성의 거래업체 7개사를 방문해 고객사의 불만을 들었다.이들의 불만을 회사에 전달하고 품질개선에 노사가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다.회사 이미지 개선의 일환이다.효성은 지난해 1개월동안의 파업으로 86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경험이 있다. LG전자 장석춘 노조위원장은 인사담당 임원 등과 함께 지난달 31일 최대의 경쟁국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다녀왔다.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와 주요 백화점의 판매망을 파악해야 중국에서 LG전자가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신뢰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파멸로] 일진알루미늄 아산공장은 노사가 서로 한발씩 양보를 하지 않다가 결국에는 문을닫은 케이스다.일진알루미늄 노조는 97년 외환위기 때 임금을 동결하고,상여금을 반납하면서 버텼다.그러나 회사주변에서 정년이 얼마남지 않은 사원을 정리한다는 소문이 퍼졌다.그러자 노조는 “본때를 보여줘야 회사가 정신을 차린다.”면서 강성으로 돌아섰다.2000년 5월 노조는 150일간 파업에 돌입했고 회사는 직장폐쇄로 맞섰다.지난해 6월에도노사는 파업과 직장폐쇄를 되풀이했다.그러다 그해 9월 폐업을 결정하고 문을 닫았다. 필기구제조업체 마이크로세라믹은 노사가 서로를 믿지 못해 파국을 맞았다.한때 필기구 시장의 65%까지 점유했던 마이크로세라믹은 97년 외환위기 때 일시적인 자금경색으로부도를 냈다.이후 노조 활동은 회사를 살리기보다는 체불임금 해결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해 10월 회사가 법원으로부터 화의를 인가받아 회생 기회를 얻었지만 노조는 경영진의 경영권이 유지되는 화의를처음부터 반대했다.회사측은 해외 매각을 마지막 카드로 내세웠지만 노조는 고용승계 없이는 해외 매각할 수 없다며투쟁에 돌입했다.결국 2000년 5월 완전히 문을 닫았다.현재는 160여명의 임직원이 남아 재고품을 팔면서 회사가 완전히 정리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노조도 경영마인드 갖춰야”. “회사가 있어야 노동조합도 있는 것 아닙니까.” 장석춘 LG전자 노조위원장은 노조도 경영마인드를 갖춰야한다고 믿고 있다.그래야만 경영진의 전략적 동반자가 될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이 우리의 최대 경쟁상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이런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전략을 경영진에만 떠넘길 수 있겠습니까.” 장 위원장 등 노조대표와 인사담당 임원 40여명은 지난달31일부터 6일동안 중국을 방문,중국의 대표적인 가전업체와주요 유통상가 등을 둘러봤다.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방안 등에 노조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초 노조가 설계부터 제작,생산,판매까지 담당했던 ‘유니온TV’를 출시한 것도 경영을 이해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말했다. 장 위원장은 노사가 한가지씩 주고받는 협상은 언젠가는깨지기 마련이라고 단언한다.임금은 사측이 양보할테니 노조는 구조조정안을 수용하라는 식의 협상은 임시방편이라는것이다.대신 노사가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바탕에서 합의점을 찾아야만한다고 강조한다.그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초 노조위원장에 당선되고도 임기 3년동안 분규없이 노조를 이끌었던 것도 그의 이같은 지론 탓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노동부로부터 ‘노동운동의 풍향을 바꿔가는 21인’에 선정됐다.올 초에는 경쟁자없이 위원장 선거에 출마,재선됐다. 노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매주 실무회의, 매월 공장 노사협의회,분기별 전사 노사협의회 등 평소에 끊임없이 대화창구를 열어놓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강충식기자
  • [데스크 칼럼] 대학이 바뀌어야 나라가 산다

    진념 경제부총리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학기부금입학제 허용’과 ‘학생 선발권 대학에 일임’ 등 ‘대학진입장벽 철폐’를 겨냥한 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대학교육정책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진 부총리와 KDI의 제언은 고교평준화 정책의 연장 선상에서 획일적인 규제가 가해지고 있는 현재의 대학생 선발방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국제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 재계는 그동안 ‘풀빵 찍어내기식’ 대학교육의 문제점을숱하게 지적해 왔다.서열도 특징도 없는 대학교육으로 인해기업이 신규 인력을 채용하더라도 2∼3년간 재교육을 시켜야만 원하는 수준의 생산성에 이를 수 있다는 게 기업들의하소연이었다. 기업의 이같은 푸념은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결과를 낳았다.지난 96년 30대 재벌기업과 공기업·금융산업 등 주요 기업집단의 채용자 구성비율에서 신규 채용이 65%,경력직이 35%였으나 2000년에는 26%,74%로 완전 역전된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대학은 흘러간 노래를 고집하는 사이에 기업은 ‘필요한 시점에 필요로 하는 인력을 뽑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지난해 12월의 전월대비 실업자 증가분의 80% 이상이 청년층 실업자였다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볼 수 있다. 대학교육의 후진성은 여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지난해 49개국을 대상으로 대학경쟁력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5∼34세 연령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이 34%로 5위를 기록,양적인 지표에서는최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경제수요 부응도는 47위,교육시스템의 경제수요 부응도는 44위를 기록,질적인 지표에서는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했다. 이는 대학 교육과 노동시장이 그만큼 괴리됐다는 뜻이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현재 취업자 중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는 경우는 29.3%에 불과했다.80∼90년대 대학정원의 증가가 산업계가 요구하는 이공계보다는 교육공급자의편의에 따라 인문사회계 위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인력수급에서 양적·질적 불일치와 함께 인력난과 과잉공급이 병존하는 문제를 낳은 것이다. 따라서 대학도 이제는 ‘규모의 경제’라는 논리에만 집착,모든 상품(학과)을 나열하는 백화점식 경영에서 탈피해야한다.어차피 2004년이면 대학입학 대상연령인 18세 인구(63만명)는 현재의 대학정원(65만 5000명)을 밑돌게 된다.2009년부터 18세 인구가 대학정원을 다소 웃돌다가 2016년부터본격적인 감소세로 돌아서 2030년에는 정원의 73% 수준까지떨어지게 돼 있다. 최근 만난 지방대학의 한 교수는 일용직보다 나을 바 없는취업까지 합쳐 ‘졸업생 80% 취업’이라는 현수막을 자랑스럽게 내거는 오늘의 대학 현실을 개탄했다. 곧 대학의 본격적인 학위수여식이 시작된다.사회에 첫발을내디디는 졸업생들이 ‘실업’이라는 멍에를 지고 대학문을나서지 않게 하려면 교육당국과 대학은 이제라도 기업이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요구가 아무리 가혹한구조조정일지라도 그 길만이 살 길이다. 우득정 사회기획팀장
  • [사설] 고교평준화 개선 논의할 때

    고교 평준화와 대학 기부금 입학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비전 2011’ 보고서가 도화선이 됐다.KDI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국가 발전을 주도할 인적 자원의 효율적인 양성을 위해서는 고교 평준화를 폐지하는 한편 대학의 기부금 입학도 점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교육 쟁점에 대한 논의는 15일 열린 국회에서도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공교육의 부실이 가시화되면서 획일적인 평준화 교육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던터라 쉽게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행 교육 체제에 대한 비판은 엘리트 교육이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출발하고 있다.학생들의 학력 수준을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배정해 학급을 편성하다 보니 학교 수업의 초점이 흐려져 영재나 수재들의 발굴이 봉쇄되고 있다는 것이다.결국 학교교육도 교과 과정이나 수업 수준 그리고 교육 여건 등으로 등급화해 시장경쟁원리를 도입해야한다는 것이다.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고교 평준화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이다.같은 맥락에서대학의 기부금 입학도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의 교육 제도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그러나 평준화 폐지로 요약되는 새로운 대안은 교육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지식을 축적하고 학문을 전수하는 기능만이 교육의 전부가 결코 아니다.교육은 다음 세대를 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한 사회화 과정이다.공부도 시켜야 하겠지만 건전한 가치관도 심어 주고 인성도 길러 주어야 한다.평준화는 전반적으로 학력을 높였고 교육 기회도 확대시켰다.망국적인 과외를 이 정도 수준에서 억제하고 있는 것도 전적으로 평준화의 반사이익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날 대통령에 대한 새해 업무 보고를통해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5개 자립형 사립고를 30개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한다.특히 자립형 사립고가 한곳도 없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증설하는 방안을마련하고 있다는 소식이다.고교의 다양화와 자율화를 통해 평준화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특성화 학교를 세워 엘리트교육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기부금입학제도 기존의 방침대로 금지키로 했다고 한다. 잘못된 제도를 고집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일순간에 교육의 골간을 뒤흔들어서도 안 된다.교육부가 일단평준화의 틀을 유지키로 한 것은 교육 현실을 감안한 현명한 선택이다.교육부는 그러나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금의 교육 시스템에 경쟁력이라는 요소가 배제되어 있다는 지적을 새겨 들어야 한다.이제 고교 평준화 등 교육의틀을 새로 짜는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교육부는 그 물꼬를 앞장 서 터야 할 것이다.
  • [대한광장] 구한말 정세에 비춰본 한·미관계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너무 깊이 관여한다.부시는 9·11사태 이후 세계를 테러라는 색안경을 통해보면서 남의 것을 분간없이 간섭한다.거기에는 남한이 오랫동안 미국에 의지해 왔던 탓도 크다.아울러 북한의 책임도 적지 않다.남북문제를 남한을 제치고 북·미회담을 통해 해결하려고 고집한 것이 미국의 한반도 간섭을 심화시켰다.결국 민족문제가 당사자의 손을 떠나 국제적 원심력에 휘말린 위기를 맞게 되었다.그러한 위기와 오류는 구한말에도 있었다.그러므로 그때의 경험을 반추하며 극복의길을 찾아야 한다.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리훙장(李鴻章)을 비롯한 청나라 정치인들은 조선에 대한 총독정치를 구상했고,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를 비롯한 일본 정객들은 감독정치를구상했다.그것을 알지 못한 조선의 명성황후 세력은 대원군을 거세하기에 바빠 청나라 세력을 등에 업고 보수 반동정치를 본격화하였다.그러한 반동체제의 등장에 위기감을느낀 신진 지식인들이 반명성황후·반청국 쿠데타를 일으켰는데 그것이 김옥균을 중심으로한 개화당의 갑신정변(1884)이다. 그때 명성황후와 청나라의 결탁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朝淸商民水貿貿易章程’에서 사대(事大) 관계를 놀랍게도문서로 명시하자 김옥균은 국운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보고 정변을 일으킨 것이다.다급한 나머지 청나라에 대항할 수 있는 일본 세력을 끌어들여 쿠데타를 일으켰다.명성황후가 청나라를 끌어들인 것이나,김옥균이 일본을 끌어들인 것이나 결과적으로 조선문제를 조선은 제치고 청국과일본의 흥정에 맡긴 꼴이 되었다.그의 첫 흥정문서가 1885년 청일간의 톈진조약(天津條約)이었다.그후 청일 양국은자신들의 국익에 따라 조선문제를 요리하였다.결국 나라를망치고 말았다.망한 뒤에 누구를 책망하랴. 그러한 열강의 조선문제에 대한 패권주의 방식의 관여와처리는 일본이 패전한 1945년에도 계승되어 그해 12월 모스크바 삼상회의에서 나타났다.미국 영국 소련은 임시정부를 새로 만들고 신탁통치를 한다고 떠들어댔다.그 후에도남북 단독정부 수립이나 6·25전쟁 등이 열강에 의해 조종된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오늘날 전세계가 자기문제를 자기 손으로 해결해 가는 21세기를 맞았는 데도우리만이 옛방식 옛생각에 젖어 있다.열강의 간섭도 여전하다.근래에 다소 줄어들었는가 했더니 작금 부시의 언동을 보면 불쾌할 정도로 더욱 고조되고 있다.한반도를 냉전시대의 쓰레기통으로 만들 작정인가? 2000년 6·15공동선언이 나오자 우리는 만세를 불렀다.통일을 언제 달성할는지는 몰라도 우리 문제를 우리 스스로가 해결할 길을 열었다는 뜻에서 만세를 불렀다.그후 우리는 냉전 공포에서 해방되고 있다.작년에도 공식 비공식으로 교류하면서 동포애를 나누었다.그런데 새해의 정세는또다시 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한반도의 문제가 미국이나중국의 손에 넘어가는 듯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양해가 있어야 통일할 수 있다는 것은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통일문제가 열강의 손에 넘어가서는 안된다.그래서는 통일도 안되거니와 통일이 된다고 해도 그 속에 반통일을 잉태하여 파탄에 이르고 말기때문이다.근래에 미국이나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을 들으면서 어느 누가 걱정하지 않겠는가. 부시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말도 누구도 말하지 못할 부시다운 비도덕적 발언이다.그러나 우리는 당황하지도 현혹되지도 말자.부시를 달랠 수밖에 없다.북한도 그런 모욕적인 말이 어떻게 나왔는가를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그리하여 모처럼 시작한 금강산사업도 계속하며통일을 촉진해야 한다. 퍼주기식이라고 하지만 통일운동에서 국민적 참여를 높이는 방법은 금강산사업 이상 좋은 묘안이 없을 것 같다.금강산사업이 현대건설의 전매 특허처럼 되어 부작용이 많다면 그것은 빨리 고쳐야 한다.몇 개기업이 연합해 추진하는 방법도 바람직하다.그것이 국민적참여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통일사업이 국민적 참여에 의해서 추진되어야 열강이 함부로 관여하지 못하고 관여한다고 해도 흔들리지 않을 힘을 갖는다.그런 의미에서 시민단체의 통일운동도 대중화되어야 할 것이다. 조동걸 국민대 명예교수·역사학
  • 美 경기부양책 ‘불발’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 상원은 6일 민주·공화당이 각각 마련한 경기부양책이 본회의 표결에 상정되지 못하도록 모두 봉쇄함으로써 포괄적인 경기부양책이 연내 마련될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양당 지도부는 경기부양책 통과를 위해 서로 인정할 수있는 내용들만 포함시킨 절충안을 마련,통과시키는 방안을논의했으나 공화당이 기업에 대한 대폭 감세를 고집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지도자는 실업수당 지급을 지금보다 13주 늘리는 방안이 우선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은 공화당의 경기부양안을 본회의표결에 상정할지 여부에 관한 투표에서 찬성 48 반대 47을기록했다.민주당안에 대해서는 찬성 56 반대 39의 결과가나왔다.이들 경기부양안이 본회의 표결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각각 60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한다.이에 따라 두안은 사실상 폐기됐다. mip@
  • 설특집/ 올해는 새로난 길로 고향가볼까

    이번 설 연휴 귀성길은 노선선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전망이다.지난해 서해안선,중앙선,대전∼진주선 등 전국에서 540㎞에 달하는 고속도로가 확충됐기 때문이다.예전에는 경부고속도로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올 설에는 그만큼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중부고속도로 하남∼호법간 제2고속도로가 개통돼 중부고속도로 정체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또 이번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토요일과 일요일이 끼어있기 때문에 귀경길보다는 귀성길이 한층 편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 설 연휴기간 동안 고속도로 이용차량은 지난해에 비해 8.2% 늘어난 1527만대에 이를 것으로보고 있다.또 귀성길은 11일 오전 8∼11시,귀경길은 13일오후 시간대가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 뚫린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이번 설 고향가는 길을알아본다. ◆서해안선=이번 설 연휴엔 인천∼목포간 총연장 353㎞가완전 개통된 서해안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많을 전망이다. 서울 강북지역 귀성객은 서부간선도로 및 석수·광명인터체인지(IC) 등으로 진입하면된다.하지만 교통량이 많아진입이 곤란하면 과천∼의왕간 고속도를 이용,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탄 뒤 학의분기점에서 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 동북부에서는 서울외곽순환선 구리·남양주·토평IC로,서울 동남부지역에서는 강일·상일·서하남·송파IC 등으로 진입해 조남분기점에서 서해안선을 이용하면 된다. 또 고양·일산 등 경기 서북부지역에서는 서울외곽순환선을 이용하다 조남분기점을 거치면 되고,인천지역에서는 경인선 및 제2경인선을 이용하면 서해안선을 쉽게 탈 수 있다. ◆중앙선=대구·경북지역을 찾을 귀성객은 경부고속도로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춘천∼대구를 관통하는 총 연장 280㎞의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가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선을 이용할 수 있다.특히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는 가변정보표시판에서 제공하는 소통상황을 확인해 중부선과 제2중부선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대전∼진주선=전북 동부·경남 서부지역 귀성객들은 총연장 181㎞의 대전∼진주선을 이용하면 좋다.대전과 충남금산,전북 무주,장수,경남 함양,산청,진주를 통과해 전북동부와 경남 서부지역 귀성객들이 이용하게 된다. 일단 경부선을 타고 대전까지 간 뒤 호남선 서대전분기점이나 경부선 비룡분기점에서 빠져나와 대전남부순환선을타면 산내분기점에서 대전∼진주선으로 진입할 수 있다. 함양분기점에서는 88선과,진주분기점에서 남해선과 각각연결된다. ◆국도 임시개통=건설교통부는 이번 설 연휴기간 동안 도로체증을 완화하기 위해 공사중인 4번 국도 영천 원재리∼작산동 7.4㎞구간,38번 국도 당진 신평∼고잔 12.4㎞ 등 12개 구간 62㎞를 부분준공,9일 0시터 14일 밤 12시까지 임시개통할 계획이다. 또 고속도로 체증에 대비,국도·지방도를 우회할 수 있는 교통안내지도 50만매를 제작,주요 톨게이트에서 나눠주는 한편 상습체증구간·톨게이트 등 99곳에 안내 입간판을세워 교통량을 분산시킬 계획이기 때문에 안내판을 참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상소요시간= 이번 연휴는 주말과 이어져 기간이 길고서해안·중앙고속도로 등 신설고속도로가 개통됐으며 하남∼호법간 제2중부고속도로가 개통돼 지난해 추석보다는 1∼2시간 줄어들 전망이다. 귀성길은 서울∼대전 4시간,서울∼부산 9시간,서울∼광주 8시간이 추정된다.하지만 귀경길은 광주∼서울 9시간30분,부산∼서울 11시간30분 등 귀성길보다 더 많이 걸릴 예상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히딩크호 긴급 점검] (3)한국만의 색깔을 갖자

    북중미골드컵대회를 통해 드러난 한국 축구의 가장 큰 문제는 골 결정력이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스스로도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마무리”라고 말했고 로이터 통신은 ‘화력 빈곤이 한국의 월드컵 희망을 흐리게 했다.’고 보도했다. 드러난 현상만 놓고 보면 골 결정력이 가장 큰 문제라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그러나 이같은 지적이 모든 책임을골잡이들에게 돌리는 어리석음으로 연결돼서는 곤란하다.전체적인 경기운영 잘못이 골 결정력 빈곤의 근본적인 원인이됐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골드컵에서 드러난 골 결정력 부재는 전체적인 팀전술과 작전의 결과이기도 하다.마무리 능력이 없는 선수를 고집스레기용한 문제도 있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수비 또는 미드필더들의 효율적 뒷받침이 유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은데서 비롯됐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한마디로 말해 체력과 개인기가 우세한 상대와 비슷한 작전으로 맞불을 놓은데서비롯됐다.결론적으로 우리 체형에 맞는 우리만의 색깔 있는축구를 구사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사실 한국 축구는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이렇다 할 특징을 갖지 못한 채 어정쩡한 유럽축구 흉내내기로일관했다. 공격수와 수비수를 가리지 않고 전원이 90분 내내 하프라인을 넘나들며 중앙돌파와 대각선 패스에 의한 공략을 시도하는 것이 공격의 기본틀이었다. 그러나 중앙돌파는 수비벽에 막히기 일쑤였고 대각선 패스는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맥이 끊기는 일이 많았다.그 결과공격수로 하여금 수비라인과 동일선상에서 상대와 몸싸움만벌이게 하는 안이한 패스가 속출했다. 또 감독의 취향대로 기술보다는 체력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지만 결국 미국전 등에서 드러났듯이 체력적인우위도 점하지 못한 채 후반에 가서 조직력이 일시에 무너지는 현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체력만 강조하기보다는 스피드와 조직력을 한층 높이면서 측면돌파에 의한 공격루트의 다양화를 꾀하는 등 고유의 팀컬러를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기간에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과거 선수 시절을 떠올리며 “막상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감독의 주문대로 플레이가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볼을 빨리 보내라고 하면 엉뚱하게 내질러 버리는 일도 생긴다.”고 말했다. 변화무쌍한 작전도 좋지만 눈을 감고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탄탄한 조직력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박해옥기자 hop@
  • [신경영 트렌드] (5)무차입경영 모범 4대 기업

    ■'부채율 0%' 신화 아니다. 빚이 없는 알짜 기업,작지만 이익을 많이 남기는 기업…. 기업들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존재한다.그러나 최근 한국은행의 조사결과에서 나타났듯 국내 1078개 상장 제조업체 중 36.3%는 영업이익으로 이자 조차 갚지 못하고 있다.매출 부진도 원인이지만 방만한 차입 경영에 따른 이자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은 IMF를 겪으면서 부채비율과 무차입경영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외형 부풀리기보다는 적지만짭짤한 이득을 남기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벌어들인 한도 내에서만 투자=남양유업은 지난 64년 창업 이래 아직까지 사옥 하나 없다.서울 남대문 한 빌딩에30년 이상 세들어 살고 있다.사옥을 살 돈이 있으면 차라리 연구개발에 투자하겠다는 것이 경영진의 고집이다. 남양유업은 98년 다른 기업들이 자금난으로 휘청거릴 때오히려 180억원의 차입금을 갚아버린 뒤 무차입 경영을 선언했다.남양유업이 자금난에 시달리지 않았던 것은 번 만큼 투자한다는 원칙 때문이다.문어발식 확장을 하지 않고유가공품에만 전력을 다한 결과이기도 하다. 제품의 경쟁력과 수익성도 무차입 경영구조에서 비롯된다.금융비용이 없다보니 경쟁업체보다 좋은 품질의 재료를비싼 가격에 사용하고도 경쟁업체 제품가격에 맞출 수 있다.당연히 소비자는 같은 가격에 고품질의 제품을 찾게 되고 수익은 비례해서 늘게 된다는 설명이다. ▲작지만 부채없이 빛나는 회사=한국도자기는 약속 날짜하루전에 현금으로 결제를 해주는 기업으로 유명하다.이같은 기업경영은 60년대 중반 회사가 겪은 자금난 때문이다. 당시 한국도자기는 매출의 40%를 이자로 내야 할 정도로부채로 골머리를 앓았다.그러다 70년대 초 모든 사채를 갚은 뒤로는 100%의 부채비율을 유지해 오고 있다.97년부터는 차입금을 모두 갚아 부채 비율이 0%다. 무차입의 원칙아래 사옥을 지어 완공에만 6년이 걸렸다. 매출도 99년 680억원,2000년 730억원,2001년 770억원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는 먼나라 이야기=신도리코는 99년 말부터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60년대부터 핵심사업만 집중 육성했기 때문에 과도한 차입은 필요없었다.자산규모가 3900억원에 달하는 신도리코의 현금 자산은 1500억원대에 이른다.사무용기기 업계가 침체에 빠진 2000년과 지난해 각각3000억원,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도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순간에는 과감한 투자도 병행했다.94년 세계 세번째 OPC드럼 개발,99년 서울공장 증·개축,지난해 아산공장 증·개축에 수백억원을 쏟아부었다.물론 사내유보금 한도 내에서다.이런 투자로 신도리코는 올해 7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부채비율 0%에 도전=전해콘덴서 전문제조업체인 삼영전자는 2000년 결산에서 부채비율 30.4%,금융비용 부담률 1. 2%를 나타냈다.무차입까지는 아니지만 근접한 수준이다.또 받는 이자가 주는 이자보다 많아 이자 부담은 없다.유보율이 2800%인 2800억원에 달한다.삼영전자도 철저히 내부자금으로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남양유업 홍원식 사장 “무분별한 사업다각화 반대”. ‘한 우물 경영.’남양유업 홍원식(洪源植) 사장은 2800억원에 달하는 사내 유보금을 다른 분야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자주 받는다.홍 사장의 대답은 한결같다.시설 재투자 및 품질향상 등 주력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최우선이므로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홍 사장의 경영철학은 지난 99년부터 짓고 있는충남 천안의 제4공장에서 잘 나타난다.홍 사장은 종전의시설을 도입하면 400억원이면 제4공장을 지을 수 있지만 1300억원을 투입했다.무결점 품질관리가 가능한 최첨단 무인가동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다.유가공 사업에 쓰는돈이라면 아끼지 않는다. 홍 사장은 분유캔을 만드는 회사나 사료공장,광고회사를차리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내부 의견에도 꿈쩍하지 않는다.제품 다양화는 추진하되 사업 다각화는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남양유업이 창사 이래 확장한 분야는 오로지 80여가지로 종류가 늘어난 유가공 제품 뿐이다. 해외사업 진출도 꺼린다.경쟁업체가 중동이나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고 있지만 남양유업은 오로지 내수에만 치중하고 있다.일부에선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경영이라고 비판하지만 홍 사장은 유가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기업이 되기까지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홍 사장은 지난 98년부터 기본에 충실하라는 뜻이 담긴‘올바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모두가 한 방향을 지향하며 기본·행동·역할·의식이 바로 세워야 한다는 뜻을담았다.이런 의식개혁운동이 직원들의 행동 혁신 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강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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