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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무법정권’발언 파장/국내외 전문가 긴급진단

    ***백학순 세종연구소 연구실장 부시 대통령의 연두연설에도 불구,그동안 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미국에 대화 등을 설득하려 했던 외교적 노력이 위축돼선 안 된다.중재 시도는 북·미간 양자구도에서 구조적 공간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바람직하다. 미국도 양자구도를 고집하는 북한을 상대할 때 러시아 등이 제안하는 다자틀을 이용해 비용부담 등을 분산하려고 할 것이다.미국은 이라크에 모든 것을 걸고 있고 북한에 대해선 이라크전 속결 후에 본격 나설 것이다. 기본적으로 볼 때 부시의 생각이 변한 게 없다. ‘악의 축’이란 표현만 안 썼을 뿐 맥락을 같이한다. 그러나 한반도를 교훈 삼아 이라크에서 더 큰 위협을 야기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부시의 발언은 북핵 문제를 이라크전의 명분으로 이용한다는 측면보다는 ‘한반도의 교훈’을 강조한 표현이다. ***강성윤 동국대 북한학과교수 기본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시각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용어의 선택에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지만 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정책 기조는 아무 변화가없다고 보여진다.‘국제적 해결’이라는 해법도 마찬가지다. 사용한 단어를 볼 때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을 때보다 톤이 낮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하지만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핵문제 원칙은 거의 고수했다고 봐야 한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한반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한 대목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읽혀진다. 다만,현재 이뤄지고 있는 협상이 깨지지 않도록 북한을 코너로 몰아붙이진 않고 있다. 북한 핵문제에 있어서의 사실관계와 그동안의 입장을 다시 되풀이했을 뿐 종전에 비해 더 자극적인 언사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점이 그렇다. ***팀 새비지 극동문제硏 연구원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 이라크 등을 ‘악의 축’으로 부르지 않고 ‘무법 정권들’이라고 바꿔 부른 것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이 끝난 뒤에는 북한과 이란이 다음 차례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다. 올해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의 핵심은 이라크이다.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지만평화적 해결책을 추구한다는 기존의 미국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이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부시 행정부내 강경·온건파간에 입장 조율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핵과 관련해 정리된 미국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던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로서는 미국의 모호한 입장 때문에 혼란만 가중됐을 수 있다.동시에 러시아와 중국 등 관련국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측면도 있다.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회장 대외정책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지금 미국이 얼마나 결정적인 시기에 처해있는지 수 차례 강조했다.그러나 북한과 관련해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최근 수주 동안 계속돼 온 모호한 입장을 되풀이했다.외교를 통해 평화적인 해결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에 대해 핵을 먼저 포기하라는 이중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다.이라크에 대해 선제공격 의사를 분명히 한 것과는 대조된다.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서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이 생화학무기 등 대량 살상무기를 무장해제하라는 유엔결의안을 무시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수차 지적됐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공개를 또다시 거부했다.미군 병사들은 앞으로 수주 뒤면 이라크전을 위해 위험한 전장으로 나가게 될 전망이다.이 전쟁이 얼마나 위험할지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 8집 ‘페인킬러’ 낸 이현우

    반항아적 이미지로 ‘꿈’(1992년)을 부르며 소녀 팬들을 사로잡았던 이현우.최근 머라이어 캐리가 립싱크를 고집하다 출연을 퇴짜맞은 MBC ‘수요예술무대’의 진행을 6년째 맡고 있는,자존심 강한 음악인이다.라디오의 인기 DJ 순위에서 늘상 정상을 지키고 있는 그는 당당하면서도 겸손한 태도로 자신만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가수로 정평이 났다. 그가 최근 8집 ‘페인 킬러’(Pain killer)를 들고 나타났다.1년여의 시간을 들여 만든 앨범에서는 자신이 8곡을 작사·작곡하고,프로듀싱도 직접 맡았다.편곡은 테크노 언더 뮤지션 ‘프랙탈(Fractal)’. 새 앨범의 구성은 이별의 슬픔을 이겨내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차례로 나열해 놓은 듯한 인상이 짙다.스타일은 자연스럽고 노래는 편안하다. 타이틀곡 ‘stay’는 앨범 제목과는 반대로 실연 당한 사람을 더욱 슬프게 만들 듯한 애절함이 가득하다.슬플 때는 즐거운 음악을 듣는 것보다 차라리 슬픈 음악이 낫다는 이애치애(以哀治哀)라고나 할까.영화 ‘쉬리’로 유명해진 캐럴 키드의 ‘When Idream’ 전주 부분이 ‘stay’의 도입부를 장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많은 노래는 어두운 음색과 컴퓨터 사운드가 인상적인 세번째 곡 ‘중독’이라고 한다.그의 데뷔곡인 ‘꿈’의 멜로디가 이 노래의 후렴으로 나온다.네 번째 곡 ‘사랑은 죽었다’는 함춘호의 라틴 기타가 가미돼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지난해 동대문에 패션브랜드 ‘팻독’(fat dog)이란 옷가게를 연 때문인지 새 음반에 ‘팻독’ 캐릭터를 넣었다.협찬 기업의 협찬품을 타려는 구매자들은 ‘팻독’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어눌해 보이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직접 스타 마케팅까지 하고 나선 점이 눈길을 끈다.신인 가수들을 키워 내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주현진기자
  •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 잊혀져간 4·3사건 판타지 섞어 되살려

    4·3사건에 조명을 맞춰 화제가 된 극단 목화의 신작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작·연출 오태석).하지만 연극은 특정 사건만을 조명하기보다는,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두루 껴안는다. 해방직후,주인공 성춘배(이병선)와 부인 맹구자(황정민)는 이승만 박사의 초상화와 태극기를 팔며 생계를 유지한다.평범한 민초의 삶에 균열이 생긴 건 1948년 4월3일 토벌대가 제주도에 진입하면서부터.토벌대에 잡힌 성춘배는 용의자를 지목하라는 신문관의 요구를 거부하다 형무소로 이송되고,맹구자는 면회를 틈타 남편과 자리를 바꿔치기 하는데…. 작품은 4·3사건이라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 비현실적인 판타지를 삽입시켜,한 발자국 떨어져 4·3사건 이후의 현대사를 조망하게 한다.성춘배는 맹구자 대신 여자로 살아가면서 해녀가 되고,성춘배의 자리에 들어간 맹구자는 감옥에서 여전사로 살아간다는 설정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하지만 이런 설정은 오히려 근대화라는 명분으로 진실을 묻어버린 우스꽝스러운 현실을 은유하는 데는 제격이다. 근대화는 해녀파크로 상징된다.“나한텐 꿈이 있어.해녀파크…”라고 외치며 맹구자의 노력마저 무참히 짓밟는 성춘배.“돌덩이(비석) 하나 세운다고 죽은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나.해녀파크 세워 개혁하자.”는 성춘배 일당의 논리는 70년대 이후 흔히 통용되던 논리였다.근대화의 꿈에 의해 역사의 비극적 실체는 가려지고,이제 와서는 세상의 빠른 속도에 묻혀 무관심 속에 역사를 방치하는 현실.4·3사건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 속에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을 잊지 말자는 것이 작품의 진정한 주제다. 역사의식과 더불어 작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제주도 방언.처음에는 대사의 의미를 알아 듣기도 힘들지만,극이 전개되면서 오히려 더 친근하게 귀에 쏙쏙 들어온다.역시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언어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착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완벽한 사투리를 구사하며,온 몸을 던져 좌중을 휘어잡는 황정민의 연기력도 놀랍다. 다만 광복 직후부터 현대사를 쭉 훑으며 너무 많은 내용을 담아,보통의 연극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코믹적 요소가 종종 긴장을 이완시키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작품이 무겁기 때문에,제주의 전통놀이 디딤불미로 대화합을 이루는 마지막 장면조차 흥을 돋우는 데는 역부족이다.새달 23일까지.극장 아룽구지(02)745-3967. 김소연기자
  • [대한포럼] 홍어와 아나고

    차기 정부 요직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지역구인 부산지역 출신 인사들이 많아지면서 회식문화도 달라지고 있는 모양이다.측근들이 종로구 인사동 뒷골목 허름한 음식점에서 아나고(붕장어의 일본말)를 즐겨 먹는다는 것이다.서민적인 부산 자갈치시장의 상징과도 같은 아나고회는 이미 인수위 기자실에도 한 차례 등장했다는 전언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차기정부를 재미있게 ‘아나고 정권’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국민의 정부 회식 때는 대표적인 음식이 홍어(洪魚)였던 점을 들어 ‘홍어 정권’이라고 대칭적으로 부르면서…. ‘홍어 정권’과 ‘아나고 정권’-음식은 그 지방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색채,풍토 등이 오랜 풍상을 거치면서 한데 버무려진 지역문화의 결정체다.그 지역민들의 기질과도 어느 정도 맥을 같이한다고 봐야 한다.그런 점에서 그 지역의 특색있는 음식에 빗댄 별칭이 일견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다.우스개 조어(造語)지만,시사하는 바 역시 적지 않다. 아나고는 남방붕장어로 뱀장어(민물장어)나 야행성인 먹장어(일명 곰장어)와는 다르다.고급 횟집이 아닌 자갈치시장 주변의 원통형 좌판에 딱맞는 서민적인 횟감으로 가격이 싸고 초고추장과 어우러진 쫄깃쫄깃함이 일미다.맥주나 양주보다는 대중주인 소주와 곁들여 먹는 것이 제격이다.그래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자리에는 맞지 않는다.소주에 아나고회를 듬뿍 집어 먹다보면 자연히 목소리가 커지면서 타협보다는 고집이 어울린다.합의점을 찾기보다는 일단 자기 주장을 펴는 데 적격이다.또 취기가 오르면 ‘부산갈매기’나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의 가요가 아니면 운동권 노래가 분위기에 맞다. 반면 남도지방의 대표적인 홍어는 오래 삭히면 삭힐수록 맛이 우러나는 곰삭은 음식이다.아나고회와 달리 텁텁한 탁주에 어울리고,돼지고기·김치와 함께 섞어먹는 삼합(三合)을 최고의 별미로 친다.취기가 오르면 부르는 노래도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애절한 남도창이나 육자배기 가락,‘목포의 눈물’이 딱떨어지는 연분이다. 홍어중에서도 워낙 귀하고 맛이 좋은 흑산도 홍어가 최상품이다.이런 일도 있었다.김대중 대통령이 정계를 은퇴하고 영국 케임브리지에 머물고있을 때다.현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영국 방문을 앞두고 흑산도 홍어를 한마리 사기 위해 목포 가게에 들러 보기 좋은 홍어를 보고 값을 물으면서 ‘선생님께 드릴 것’이라고 했더니,갑자기 주인이 멋쩍어하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더라는 것이다.그러면서 뒤창고에 숨겨놓은 다른 홍어를 가져다 주더라는 얘기 끝에,홍어에는 격(格)이 있다고 농담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단순한 술자리의 우스갯소리로 치부할 수도 있으나 그냥 막회로 먹는 아나고와 유일하게 삭혀먹는 홍어회는 분명 다르다.더구나 홍어는 매생이국(목포·완도에서 나는 바닷말의 일종)과 세발낙지 요리와 어우러지면서 고급화한 터다.그러나 둘 다 공통점은 청산 대상인 끼리끼리 문화 또는 패거리 문화의 다른 말은 아닐까.‘아나고 정권’이라는 조어의 저변에는 ‘정권 재창출이 아니다.’는 항변 같은 것이 숨어있는 것은 아닐는지…. 차기 노무현 정부에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지역·세대·이념·빈부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다.정권이출범도 하기 전,‘아나고’니 뭐니 하는 것들은 작지만,경계해야 할 일이다.곰삭은 음식은 곰삭은 대로,날 음식은 날것대로 조화롭게 안고 가야 한다.성공의 비결은 여기에 있다. 양 승 현 yangbak@
  • 편집자에게/ 공무원 채용제도 전면개편 바람직

    -‘공직채용방식전면개편’ 기사(대한매일 1월27일자 1면)를 읽고 이번 공무원 채용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안은 그동안 학계에서 논의되어 온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인턴제는 우리나라에서 1960년대에 일시적으로 도입했던 제도로 잘 활용하면 효율적인 제도로 발전시킬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대학의 인재배출 기능과 공무원 교육훈련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개방형직위제의 경우 직위를 장기적으로 과장급과 그 이하까지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필요한 조치다.이와 함께 고시합격자를 반드시 5급 공무원으로 임명할 것을 고집하지 말고,6∼7급으로 임명한 후 기존 공무원과의 경쟁을 통해 승진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각 부처에 대한 인재선발권의 보장은 개방형 직위가 확대되고 인턴제가 도입되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인사제도 개편과정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정실인사에 대한 감시감독이다.제도개편과 동시에 적절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며 구체적으로는중앙인사위원회의 독립성과 기능강화가 요청된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인적자원센터 소장
  • 부천필 달라졌네

    부천필하모닉은 최근 KBS교항악단,서울시교향악단과 함께 ‘빅 3’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급성장했다.실력과 의욕을 두루 갖춘 젊은 단원들이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하면서 뛰어난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넉넉지 않은 기초자치단체 교향악단으로는 놀라운 일이다.그러나 한편에선 주민에게 봉사하기보다는,중앙무대에서 음악적 야심을 펼쳐나가는 데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그랬던 부천필이 2003년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올 여지는 사라졌다.나아가 지방자치단체 교향악단이 가야할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부천필은 새달부터 베토벤 교향곡 전곡연주회를 갖는다.사실 기획연주회는 부천필의 장기였다.‘바하와 쇤베르크’‘바르톡의 밤’‘베베른 50주기 음악회’ 등이 그것이다.대부분 음악적 성공을 거두었지만,제목에서 보듯 중앙음악계를 향한 도전이었을 뿐이다. 베토벤 시리즈는 다르다.주제를 보통사람에게 친숙한 작곡가로 삼은 것도 그렇지만,9차례 연주회를 모두 부천시민회관에서갖는다.부천시민들을 위한 최초의 대형기획이다. 지휘는 2월에는 정치용과 강석희,4월 구자범과 박정호,6월 박영민,7월 장윤성,9월 김덕기,10월 이대욱이 맡는다.12월은 이 악단을 키운 지휘자 임헌정이 합창교향곡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지휘자들에게는 다양한 무대를 제공하고,청중에게도 다양한 베토벤을 맛보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협연자도 화려하다.2월은 피아노 김대진과 바이올린 양성식,4월은 첼로 송영훈,6월은 피아노 김주영,9·10월은 바이올린 박재홍과 이재민이다. 협연 레퍼토리는 베토벤도 있지만,굳이 고집하지는 않았다.멘델스존과 슈만,하이든,모차르트 등으로 다양하다.자칫 클래식 음악이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에게 지루함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로 읽고 싶다. 변화는 이뿐이 아니다.올해 계획하는 연주회는 24차례.과거 부천보다 무게 중심을 더 두었던 예술의전당 연주는 6차례로 줄였다.예술의전당과 공동기획한 말러의 교향곡 전곡 연주회가 3차례,1차례 교향악축제 공연이 여기에 포함된다.‘종교음악 시리즈 Ⅰ’과 제71회 정기연주회도 부천시민회관에서 먼저 연주하고,한 차례 더 공연하는 ‘원 프로그램 투 콘서트’다.활동의 본거지가 부천으로 ‘정상화’되고 있다. 부천필이 이처럼 중앙음악계에서 높은 평가를 유지하면서,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하는 교항악단으로 탈바꿈해가는 배경은 무엇일까.아마도 음악적으로 일정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자부심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일 것 같다. 말러 교향곡 시리즈에 대해선 “어떤 점에서는 유럽의 교향악단보다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왔다.지난해 9월 일본오케스트라연맹 초청으로 도쿄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에서 연주했을 때도 극찬을 받았다.실력이 검증됐으니 더 이상 중앙음악계에 “우리를 좀 봐달라.”는 애절한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된다. 부천필이 진정으로 변화했는지는 새달 7일 오후 7시30분 베토벤 시리즈 첫 연주회에서 판가름날 것이다.중앙무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려 열심히 연습했듯,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같은 노력을 했는지를 지켜보자. 그러나 아무리 연습했어도 텅 빈 연주회장에서는 의욕이 생기지 않는 법.부천필의 변신을 격려하자.정치용 지휘,김대진 협연으로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와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3000∼1만원.(032)340-3481. 서동철기자 dcsuh@
  • 어린이 책꽂이/천둥과 번개는 어떻게 생기나요? 외

    ●천둥과 번개는 어떻게 생기나요?(오즈 벨버사 엮음,데트레프 커스텐 그림,선우미정 옮김) 무지개는 왜 생기고 하늘은 왜 파랄까? 썰물때 바다는 어디로 가고 별은 왜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지? 꼬리를 무는 자연에 대한 궁금증을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풀어주는 과학교양서.동물들의 일상에 물음표를 찍은 ‘너구리가 씻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자잘한 생활필수품들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치약의 줄무늬는 어떻게 생기나요?’가 함께 나왔다.6∼9세.느림보 각권 8500원. ●어? 내 몸이 작아졌어!(조대현 글,권영묵 그림) 내 몸이 손가락만큼 작아진다면….이런 상상을 하다 정말로 몸이 작아진 어린 주인공 윤우.장난감 자동차를 타고 제과점의 빵을 훔쳐먹고,개미들을 짓밟으며 장난도 치지만 나중엔 자연과 동물을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지은이는 ‘범바위골의 매’로 알려진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의 동화작가.초등 저학년용.교학사 7000원. ●붓으로 조선 산천을 품은 정선(조정육 글) 진경산수화의 대가 정선의 삶과 작품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교양서.옛 그림에 무조건 거부감을 갖는 어린이들을 위해 도판 중심으로 편집했다.정선의 작품뿐만 아니라 당대 화단의 분위기를 전해주는 다른 화가들의 작품도 나란히 실려 비교감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초등 3학년 이상.아이세움 8000원. ●둥!(야마시타 요스케 글,조 신타 그림,유문조 옮김) 도깨비 용이와 건이는 장난꾸러기.집에서 쫓겨나고서도 둘은 티격태격 쌈박질만 하는데….서로의 마음이 모르는 사이에 하나가 되는 놀랍고도 행복한 이야기가 익살맞은 그림 속에 잘 녹아 있다.3∼7세용.돌베개어린이 8000원. ●당나귀 부부(아델하이트 다히메네 글,하이데 슈퇴링거 그림,김경연 옮김) 남편이 은혼식 날을 깜빡 잊어버리자 부부싸움 끝에 각자 더 나은 짝을 찾아나선 고집쟁이 당나귀 부부.그러나 더 좋은 짝을 발견하긴커녕 날이 갈수록 서로의 소중함만 절실히 깨닫는다.당나귀 부부에게 초점이 맞춰진 간결한 그림이 집중력을 키워줄 듯.5세 이상.달리 8000원. ●땡땡의 모험-태양의 신전(8권)(에르제 글·그림,류진현·이영목 옮김)‘유럽만화의 아버지’ 에르제의 대표작 시리즈.소년 기자 땡땡이 여행길에서 만난 고대 잉카제국의 모든 것.그 시대의 의상과 장식,요새 도시였던 마추픽추를 재현한 장면 등에서 지은이의 날카로운 상상력이 돋보인다.9권 ‘오토카 왕국의 지휘봉’이 함께 나왔다.초등 고학년 이상.솔 각권 8000원.
  • 남북 적십자회담 타결 의미 이산가족 교류 정례화 ‘디딤돌’

    제3차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이 22일 극적으로 타결돼 5개월여 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게 됐다.동시에 이산가족 면회소도 규모 문제는 남았지만 건설작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이번 접촉의 최대 난제는 면회소 규모.지난 2차 접촉에서 이미 시각차를 확인한 양측은 6차 이산가족 상봉을 다음달에 실시한다는 데는 일찌감치 합의했지만,규모 문제를 놓고 이날 오전 수석대표 접촉만 세차례나 갖는 등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남북한은 이날 오전 비공식 전체회의를 열고 면회소 규모에 대해 다시 절충작업에 들어갔다.남측은 여전히 ‘1000명 수용 가능한 2300평 규모’로 배수진을 쳤고,북측 역시 2만 2000평을 고집했다.그러나 북측 단장인 이금철 북적 중앙위 상무위원이 비공식 접촉을 제의,양측은 두 차례에 걸쳐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았다. 계속된 줄다리기 끝에 북측이 남측 제안을 받아들이되 구체적인 것은 쌍방 건설전문가들이 확정하는 안을 수용하면서 한때 결렬 직전까지 갔던 접촉이 합의 쪽으로 급선회했다. 북측이 회의 내내 대규모 면회소 설치에 집착한 속내는 금강산 관광이 활성화될 경우 면회소를 관광 인프라로 이용하려는 복안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남측은 이번 접촉에서 파국 직전에서 북측의 양보를 이끌어내면서 그동안의 ‘퍼주기 논란’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이산가족 교류를 정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6·25 전쟁 당시 실종자의 생사·주소 확인 문제는 다음 접촉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겨두게 됐다.북측이 막판에 한발 뒤로 물러선 것은 최근 핵위기 여파로 신호대기 상태인 남북 교류·협력을 어떻게든 진전시켜야 할 필요성 때문이란 관측이다. 금강산 공동취재단·이두걸기자 douzirl@
  • 남북적십자회담 안팎/면회소 규모 이견 못좁혀

    남북은 21일 금강산 해금강 호텔에서 열린 적십자회담 3차 실무접촉에서 한때 2월 말 각 100명 규모로 제6차 이산상봉 행사를 치르는 데는 의견을 모았으나 면회소 규모를 놓고 대립,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남북은 이날 잇따라 열린 1차 전체회의와 개별 실무접촉 등에서 대립각을 세웠다.남측 수석대표인 이병웅(李柄雄) 대한적십자사 총재특보는 “북측이 (현재 남북 각 100명인) 상봉규모를 늘린다면 면회소 규모를 10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2300여평까지 확대하고,구체적인 평수는 2월 중순 건설추진단을 구성해 협의해 가자.”고 제안했다.그러나 북측은 면회소를 일종의 ‘통일 종합센터’로 이용하겠다며 2만여평을 고집하고,착공시기도 3월로 하자며 맞섰다. 양측은 이어진 수석대표 접촉에서 의견조율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더구나 남측은 이날 밤 만찬이 끝난 후 다시 회담을 재개하려 했지만 북측이 “원래 염두에 둔 규모는 2만 2000평이다.”라며 도리어 숫자를 높여 부르는 바람에 지난 2차 회담 때 1만 5000여평까지 의견차가좁혀져 한때 회담 결과를 낙관하던 남측 관계자들을 당혹케 했다. 전체 회의에 앞서 양측은 날씨와 숫자 이야기로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이 남측 수석대표는 “어제는 대한이었지만 그 다음에는 입춘이 온다.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스한 봄이 온다는 이치인데,이번 접촉에서 통일의 새봄을 앞당기는 마음으로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이금철 북한적십자사 중앙위 상무위원은 “3이란 숫자는 길조를 나타낸다.우리나라를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하고,절도 세 번 한다.이번이 세 번째 접촉인데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화답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이두걸기자 douzirl@
  • [새해 시정] 심대평 충남지사

    “원형 그대로 복원할 수 없다면 친환경적으로 건립하는 게 더 바람직합니다.”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는 최근 승인한 계룡산 자연사박물관 건립과 관련,“문화적 가치,관광자원 확충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등 공익적 측면이 더 강해 승인했다.”고 21일 밝혔다.그는 “당초 계획했던 전통가옥 전시장을 없애는 등 시설을 대폭 축소하고 친환경적인 시공을 하는 조건으로 건립 승인을 내줬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환경단체와 언론 등이 건립부지 이전을 주장하면서 내세우는 산림·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지금까지 충남도는 한곳만을 부지로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태안 안면도 국제관광지 사업은 알나스르사가 현재 계획을 수립중이라고 말했다.이 회사는 국제적 무기거래상 카쇼기의 회사다.심 지사는 “알나스르사가 국내법에 맞는 관광개발 기본계획을 제출하고 투자이행을 보장하면 후속 절차를 밟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사업도 카쇼기측에서 카지노와 골프장 건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그는 “골프장은 종합관광지 조성을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지만 카지노는 국내법상 허가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와 마찰이 잦은 것과 관련,그는 “NGO는 21세기 새로운 정책 주도세력”이라며 “이들과의 협력방안에 대한 세부 기본계획을 세워 발전적 관계를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충남도는 최근 용역기관 충남발전연구원으로부터 도청이전 후보지 3곳을 추천받았으나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연계,추진하겠다.’며 발표를 미루고 있다.심 지사는 “도청이전 문제는 행정수도 이전 계획이 드러나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데다 내가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그는 “도청이전 후보지 공개 및 행정수도 연계 검토 여부는 도의회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심 지사는 또 “올해 보령∼안면도간 연륙교 기본설계 추진 및 사전 환경성 검토를 위해 국비 45억원이 확보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자랑했다.이 연륙교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공사가 추진된다.이에 앞서 안면도를 가로지르는 지방도가 국도 77호선으로 승격돼 정부가 이 사업을 주도하는 데 발판이 됐다.심 지사는 “정부를 상대로 예산 확보 활동을 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관광산업이 최고의 전략산업으로 부상했다.”며 “행정력을 집중,충남을 전국 제1의 신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지난해 천안∼논산고속도로와 금강변 ‘백제큰길’이 완공돼 교통망이 훨씬 좋아졌다며 “관광지 주변에 숙박과 쇼핑시설 등을 갖추겠다.”고 했다. 지난해 성공을 거둔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되새기는 이벤트도 마련했다.안면도 일대 40만평에 유채를 심어 올 봄에 ‘유채축제’를 열고 박람회가 열렸던 기간에 꽃 전시회도 갖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우리고장이 원조] 대게

    ◆울진대게 ‘대게 말도 마∼이소.영덕 사람들이 울진대게를 가지고 영덕대게라고 자꾸 우겨대니 분통이 터집니더.’ 울진지역 주민들은 언제부턴가 대게라는 말만 나오면 쌓인 분(墳)을 거침없이 토해낸다.울진 앞바다에서 잡힌 대게의 대부분이 인접한 영덕에서 불명예스럽게 ‘영덕대게’로 둔갑돼 거래되기 때문이다. 울진대게는 조선 중종때(1530년) 발간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자해(紫蟹)로 표기,울진의 주요 특산물로 기록돼 있다. 울진군 관계자는 “울진의 특산물인 대게가 1930년대 이후부터 동해안의 교통요충지이자 수산물 집하지인 영덕에서 주로 판매되면서 영덕대게로 마구 둔갑되고 있다.”며 “이는 울진대게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것으로 마땅히 울진대게로 고쳐 불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관계자는 “대게가 많이 잡히는 곳이 당연히 본적이 되고,그 지명을 따 이름을 짓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최근 5년 연 평균 울진지역의 대게 어획량은 256t(전국 어획량의 51%)으로 영덕의 2배 정도가 된다.이마저도 대부분이 울진군 평해읍 연안 약 12마일 앞 해상인 왕돌암 주변에서 잡힌다. 이에 따라 울진군은 민선 이후 대게의 본적을 되찾기 위해 총공세를 펴고 있다.대게의 사진을 담은 달력을 대량 제작,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식당가에 배포하는가 하면 동해안 7번 국도변에 ‘울진대게’ 문구를 새긴 현수막과 대형 입간판을 집중 설치했다. 또 ‘울진대게 홍보 비디오’를 제작,매일 지역 유선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울진대게’를 널리 홍보해 지역 이미지를 높이자.”고 권유하고 있다. 특히 2000년부터 해마다 국내 최대의 대게 어획지인 후포항에서 울진대게 축제를 대대적으로 개최,관광객 등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한편으로 울진지역 어민들은 이 무렵부터 영덕대게와의 품질 차별화를 위해 영덕지역과는 달리 대게포획금지기간을 1개월 자진 연장,6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운영하고 있다.대게 껍질이 무르고 속살이 덜 차 상품가치가 현격히 떨어지는 대게를 절대 잡지 않겠다는 다짐에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울진지역 주민들은 영덕대게에 빼앗긴 울진대게의 명성을 되찾아 올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울진 김상화기자 shkim@kdaily.com ◆영덕대게 독특한 맛과 희귀성으로 존재 가치를 뽐내며 ‘게의 귀족’이라 불리는 ‘대게’.이 지체(?)높은 대게가 민선 이후 인접한 지방자치단체들에 의해 관광 상품화되면서 ‘본적(本籍) 논쟁’에 불이 붙었다. 최근 대게의 본적을 놓고 주산지인 경북 울진군과 인근 집산지인 영덕군이 벌이는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 경쟁이 뜨겁다.울진은 ‘양(量)’을,영덕은 ‘질(質)’을 각각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게 가운데 동해안 영해에서 나오는 것이 최고의 명품이다.’조선 말기의 문신인 최영년(1856∼1935)이 자신의 저서인 ‘해동죽지(海東竹枝)’에서 영덕대게를 극찬한 대목이다. 영덕대게의 유래는 크게 2가지로 전해진다.고려 태조인 왕건이 영덕군 영해를 순시했을 때 지역 특산물인 대게가 임금의 주안상에 올랐다는 것.또 하나는 조선조 초기 신하들이 대게를 임금에게 진상하기 위해 수개월을 찾아 헤맨 끝에 영해의 죽도(竹島) 인근에서 게를 구했다고 전해진다.죽도는 대나무의 자연 군락지로 지금의 영덕군 축산면 차유마을 앞에 있다. 그래서 영덕에서 잡힌 대게를 한자로는 죽해(竹蟹)라고 한다.큰 게라는 뜻이 아니라 다리의 모양이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으며 길쭉하고 곧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영덕군은 지난 99년 죽도가 훤히 바라다 보이는 이 마을 앞에 ‘대게문양과 유래,대게원조 마을’ 문구를 새긴 대게표석을 세워 대게의 본고장임을 알리고 있다. 이 지역 어민들은 다른 지역 어민들과는 달리 수산업이 발달한 요즘도 옛날 방식대로 소형어선을 이용,인근 해역에서 대게를 잡는다.주민들은 영덕이 대게의 본적이라는 근거로 이 점을 앞세운다.특히 이 일대 바다는 청정해역으로 수온이 3℃ 이하이고 300∼800m의 금모래 바닥으로 이뤄져 대게 서식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대게는 울산·구룡포 앞바다와 오호츠크해·북미서안·일본서안·알래스카해 등 세계 곳곳에서 잡힌다.우리나라의 경우 영덕보다는 울진에서 대게가 훨씬 많이 잡힌다. 그럼에도 불구,영덕대게가 명물로유명하다.껍질이 얇고,속살이 많으며 긴 다리에 쫄깃쫄깃한 감칠맛이 일품이기 때문이라고 강구·영덕대게상가번영회 이춘국 회장은 설명한다.그래서 영덕대게를 한 번 맛본 사람은 언제나 영덕대게만을 고집할 뿐 울진대게는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그는 자랑했다. 이 때문에 대게 출하가 시작되는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영덕은 대게를 맛보러 각지에서 몰려든 미식가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중에서도 MBC의 주말연속극인 ‘그대 그리고 나’의 무대로 더욱 유명해진 강구항은 ‘대게 반(半) 사람 반’으로 가득하다. 이런 까닭에 영덕지역 주민들은 영덕대게가 ‘영광 굴비’나 ‘울릉도 오징어’처럼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 만큼 누가 뭐래도 대게의 본적은 영덕임이 틀림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영덕 김상화기자
  • [열린세상]기성세대도 할 일 많다

    지난번 대선을 치른 이후,60대 이후의 연세 드신 분들이 느끼고 있는 허탈감이 손쉽게 치유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이를테면,자식 낳아서 마른자리 진자리 골라가며 애지중지 길러서 교육시키고 밥 먹여온 슬하의 살붙이들이 집안 어른들의 신념이나 의견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서,아니라도 숯검정 같은 가슴속에 또 다른 응어리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그 소외감의 응어리는 허탈과 상실감으로 연결되면서 배신감으로까지 발전된다.물론 이러한 세대간의 심정적 괴리가 생겨난 것에는 상당하는 근거가 있다. 6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은 그 참혹하고 황폐했었던 한국전쟁을 몸소 겪고 치른 사람들이다.지금의 서울을 예로 들더라도 전쟁의 포화가 물러간 뒤의 시가지는,말 그대로 쑥대밭과 방불하여 상전벽해였다.그토록 참담한 폐허 속에서 삽과 곡괭이로 찌그러진 냄비를 찾아내고,양식을 캐내어 이를 악물고 식솔들을 연명시켰다.무너진 집터에서 한 장 한 장 흙벽돌을 찍고 비바람에 굴러다니는 종이 박스를 수습해서 그나마 식솔들이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만한 가옥을 만들어 갔다.들려 오느니,살벌하고 위압적이기만 했었던 정권 아래에서 숨죽였고,깃발과 제복에 처연히 고개 숙이며 살았다.그랬던 것은 오직 슬하의 내 핏줄들의 생계를 거두어야 한다는 일념 한가지 때문이었다.조석으로 뒤틀리고 변하는 교육제도에 입도 뻥긋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아이들을 올곧게 키워내려고 식은땀 비지땀을 번갈아 흘려 왔다. 그런데 도도하게 흐르는 양자강의 강물도,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는 불변의 이치에 도달하여,어느 날 문득 사회의 중심으로부터 거세되어 뒷방 차지가 내 차지되면서,박탈감과 상실감도 내 차지가 되고 말았다.자신의 희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오다보니,크게 가진 것도 없는데,몰밀어서 구세대 혹은 부패세력으로 몰아붙이니까,나는 아닌데 싶어서 억울하기 그지없기도 하다.피땀 흘려가며 키워놓은 슬하의 자식들은,어쩐 셈인지 나와는 신념도 가치관도 다르다는 트집과 넋두리가 쏟아지기 마련이다. 기득권으로 분류되고 지목되는 계층은,은연중 혈육들이 모든 것은 내 틀에 맞추어져야 한다는 고집이 생겨난다.그럼으로써 연하의 사람들에겐 자신도 모르게 합리적이기보다는 강압적이거나 위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네가 뭘 안다고 떠들고 설치느냐는 식의 빈정거림이 생겨나 자기를 스스로 묶어버리면서 일찌감치 의욕상실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문고리를 힘껏 잡고 있어도 들고나는 바람의 내왕은 결코 막아낼 수 없다.그렇다 해서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일찌감치 등 돌리거나 단념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넋 놓고 앉아 푸념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진솔한 심정으로 찾아내고 허탈한 심경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그리고 가진 경륜과 지혜를 패기 있고 활달한 젊은이들에게 전수하는 일에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한 마리의 작은 토끼에게도 반드시 들어갈 집이 있듯이 늙은이에게도 반드시 앉을 자리가 있을 것이다.봉화에 살고 있는 농사꾼인 전우익씨는 “왜들 아버지 어머니는 말 잘 듣는 아이들을 만들려 합니까.”라며,교육이란 순종과 반항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반드시 반항할 줄 아는 자식을 키우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젊은이다운 가치관을 지닐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우리는 젊은이들이 가진 독특한 무늬를 인정해야 한다.그 무늬 역시 이 사회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이다.그것을 인정함으로써 위화감이 사라지고 그들의 모습을 올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난다.그것이 바로 통합의 길일지도 모른다.기성세대와 다른 국가관과 가치관을 가졌다 해서 고집으로,모든 것이 잘못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자기를 그르치고 나아가서 사회를 그르치게 된다. 김 주 영
  • [사설]북·미 포괄협상 당장 시작하라

    북한 핵 문제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미국이 북핵 ‘신(新)협정’ 체결 의향을 피력하면서 상황이 복합적으로 돌아가고 있다.외견상으론 대화명분을 찾기 위한 북·미간 마지막 기싸움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5일 미국의 대화론을 ‘기만극’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근본적으로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핵 폐기를 전제로 에너지 및 식량 지원 등 ‘과감한 구상’을 제시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일부의 우려를 사고 있다. 북한은 일단 미국의 진의를 파악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자신의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하지만 최후의 일전을 염두에 두고 고지를 선점하려는 ‘샅바싸움’이라고 보면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미국은 북한과 ‘대화는 하되 협상은 없다.’던 입장을 바꿔 경제지원 의사를 비치며 북핵 해결을 위한 ‘새로운 합의’ 메시지를 북한과 국제사회에 전달했다.미국의 입장은 한마디로 기본틀을 완전히 바꿔 북핵을 원천봉쇄하는 대가로 북한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제네바합의를 대체할 새 틀의 형식은 양자가 아닌 다자 합의일 것으로 보인다.그 내용은 철저한 핵폐기 사찰과 검증,경수로건설 지원 대신 화력발전소 건설 또는 가스 지원,송전을 통한 직접 전력지원,집단적 형식의 북한 체제보장 등으로 압축될 전망이다.미국은 북핵만 가둬둘 수 있다면 가능한 한 다 주겠다는 복안인데,북한은 핵을 생존권 문제로 규정해 선(先)체제보장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협상이 성공하려면 전제조건 부분이 먼저 풀려야 한다.북·미 양측이 전제조건에만 너무 매달릴 경우 실리와 명분을 나눠가질 호기를 놓칠 수 있다.양측이 모든 카드를 내놓은 만큼 상황에 맞춰 현실을 재단해 나가야 할 것이다.국제사회의 중재노력도 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북·미는 더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당장 공식적 포괄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 젊음이 넘치는 무공해 연극 ‘비포장연극제’ 대학로서 바람

    상업연극만이 살아남는 시대에,외길을 고집하는 젊은 연극인들이 있다.제2회 비포장연극제를 열어 대학로에 작은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다.‘비포장’ 표현에는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고 연극성 본연을 강조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먼저 한성대 입구 원형무대 소극장.19일까지 극단 원형무대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연출 홍인표)가,21∼30일에는 극단 여백의 ‘살아간다는 것’(연출 임형수)이 오른다.‘어디서…’는 최인훈 원작으로 평강공주 이야기를 비틀었고,‘살아…’은 ‘진흙’으로 유명한 미국의 극작가 마리아 아이린 포네스 작품으로 일그러진 가족을 다뤘다. 성신여대 입구 작은극장에서는 19일까지 서울연극앙상블의 ‘덤불 속 이야기’(연출 박찬진)를,21∼30일은 극단 오리사냥의 ‘존경하는 엘레나 세르게예브나’(연출 최범순)를 공연한다.‘덤불…’는 서로 다른 살인사건의 진술로 구성된 작품.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라쇼몬’으로도 유명하다.‘존경…’는 소통 불가능의 사제관계를 그렸다.평일 오후 8시,토·일오후 4시·7시30분(02)762-0810. 김소연기자 purple@
  • 신승남 前총장 변호인 선임

    ‘이용호 게이트’ 수사상황을 누설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된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이 함께 근무한 검사 출신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그동안 ‘나홀로 변론’을 고집하며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던 신 전 총장은 최근 자신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 대검 과학수사과장이었던 이문호(李文鎬) 변호사를 선임했다.이 변호사는 이번 재판에서 검찰측 신문을 맡은 대검 중수2과장 김진태(金鎭太) 검사와는 연수원 동기(14기),주심인 김상균(金庠均) 부장판사와는 사시 동기(23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전직 검찰총수가 법정에서 후배 검사들과 직접 논쟁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변호사 선임계를 낸 것”이라면서 “신 전 총장의 간곡한 선임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 전 총장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김대웅(金大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모교인 광주제일고 출신의 부장판사급 출신 변호사를 대거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은 윤형한(尹炯漢) 변호사 등 변호인 5명 가운데 3명을 광주제일고 후배로 선임했다. 한편 두 피고인의 재판은 지난해 7월 기소된 뒤 13일 6개월 만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또 연기됐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는 “신 전 총장이 최근 변호사를 선임해 변론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며 연기신청을 했다.”고 밝혔다.첫 재판은 다음 달 28일 열린다. 홍지민기자 icarus@
  • “덕수궁 옛모습 되살리자”

    34년 동안 덕수궁 오른쪽 담장 모서리를 차지했던 경찰초소가 헐리고,행정수도 및 주요기관의 이전 논의가 가시화됨에 따라 덕수궁을 원래 모습대로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문화계의 뜨거운 논쟁거리였던 미 대사관의 덕수궁터 신축·이전 문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전 반대를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복원 문제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덕수궁 복원 여론 확산 서울시는 지난 6일 덕수궁 한쪽 모서리에 있는 남대문경찰서 교통센터 및 태평로파출소 건물을 헌데 이어 올 상반기 안에 담장을 복원할 예정이다.이에 따라 덕수궁 완전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덕수궁 복원운동을 벌여온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노 당선자의 공약대로 행정수도가 이전하면 미 대사관이 굳이 대사관과 직원 아파트의 신축·이전을 위해 덕수궁터를 고집할 명분이 사라진다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덕수궁 터 미 대사관·아파트 신축반대 시민모임’은 “경찰초소 철거가 미 대사관 신축·이전 계획의 백지화와 덕수궁의 완전 복원으로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김홍남 교수는 “서울시가 170개의 길을 ‘역사·문화 미관지구’로 지정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덕수궁터 주변 정동길은 빼놓아 마구잡이 개발에 노출시켰다.”면서 “현행 지자체 건축조례에서 주요문화재 100m 이내의 건축물 신축 제한 규정을 500m 이내로 확대하는 등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덕수궁터 미 대사관 신축철회 권고결의안’의 발의를 주도했던 한나라당 서상섭 의원측도 “여야를 막론하고 덕수궁 복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가 결단 내려야 시민단체와 문화재 전문가들은 덕수궁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새 정부의 결단과 의지를 촉구하고 있다.미 대사관측에 ‘행정수도 이전’ 등을 명분삼아 덕수궁 완전 복원의 걸림돌인 미 대사관 신축·이전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모임의 천준호 집행위원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에 면담을 신청했다.”면서 “노 당선자가 후보 시절 대사관 신축 이전 반대 입장을 밝힌 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미 대사관측도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한 채 여론과 새 정부의 분위기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우리 궁궐지킴이’ 강임산 대표는 “덕수궁 터에 미 대사관과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덕수궁 완전 복원이 어려운 것은 물론 ‘왜곡된 한·미관계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시민사회의 여론을 수렴,체계적이고 일관된 문화재 관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박지연기자 sylee@
  • [사설]盧·부시 북핵 조율 계기돼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오늘 정부종합청사 별관 집무실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 특사인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를 면담한다.대통령에 당선된 뒤 처음으로 미 정부 고위인사를 통해 부시 대통령과 간접적으로나마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특히 부시 대통령이 전달할 메시지에 북한 핵문제 및 한·미 공조체제와 관련해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사실 노 당선자는 취임도 하기 전에 한반도 핵위기라는 어마어마한 국제적·국가적 현안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에 이어 지난 10일 100만 군중동원 집회 등 북한의 ‘벼랑끝 전술’로 볼 때 취임 이후에도 장기간 북핵의 외교적 해결에 매달려야 할지 모를 일이다.그러나 노 당선자와 미국 사이에 원칙론적 측면에서는 별차이가 없으나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놓고 다른 부분이 있는 게 현실이다.미국이 북한의 무조건 핵개발 포기 입장이라면 노 당선자는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한 평화적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켈리 특사 면담을통해 노 당선자와 부시 대통령간 북핵 인식차를 없애는 일은 매우 절실하고,중차대한 문제다.또 정대철 특사의 방미를 통해 한·미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일도 시급하다고 본다.무엇보다 노 당선자측과 부시 행정부간 핵문제 조율 및 협조를 위해 핫라인을 마련하는 일이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이 있다.9·11 테러사태 이후 북핵이 미국의 이익과 직결된 중요 문제로 떠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나,촛불시위에서 보여주듯이 이제 한국내에도 한·미간에 상호 존중하는 협력체제를 구축하라는 목소리가 높다.미국이 일방적인 강경일변도 정책을 고집할 경우,그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는 형국이다.또 그러한 정책은 노 당선자의 입지를 축소시킬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한국 새정부 출범이 상호보완적 공조를 만들어가는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
  • [우리고장이 원조]땅끝마을

    한반도 최남단은 어디일까.백두산 천지에서 용틀임한 한반도 정기는 백두대간을 타고 힘차게 내뻗어 노령산맥 줄기가 다하는 곳에 똬리를 틀었다.민선이후 지방자치단체마다 관광상품 개발과 성과를 단체장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땅끝논쟁’에 불이 붙었다.전남 해남의 ‘원조 땅끝론’에 완도군이 ‘신 땅끝론’으로 맞받아치고 있다.뭔가 각오를 다지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제 ‘땅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자 출발점이 되고 있다.연말과 새해벽두면 국토순례단이 찾는 단골 출발점이자 수학여행단과 단체관광객이 몰려와 셔터를 눌러대는 물좋은 관광상품이다. ★해남 갈두마을 대한민국 전도를 펼쳐보라.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갈두(땅끝)마을은 보다시피 육지의 맨끝에 놓여 있다.각종 문헌에도 한반도의 땅끝으로 공인돼 있다.흔히 땅끝마을로 불리는 곳이 갈두마을이다.순 우리말로 칡머리라는 뜻이다.원님이 마을 진상품인 칡을 보고 이름지었다고 전해진다. 이 땅끝마을 끝에 있는 86년에 세워진 땅끝탑이 위도상으로 북위 34도17분21초로 기록돼 있다.한반도 뭍에서 이보다 더 낮은 위도는 없다.땅끝마을에서 12대째 사는 이장 김유복(55)씨는 “주민들이 국립지리원에 요청해 토말이란 한자말 대신 94년부터 순우리말인 땅끝으로 공인받았다.”고 말했다. 땅끝이 알려지게 된 것은 80년대 초반.윤선도 유적지인 완도 보길도를 찾는 사람이 급증함에 따라 땅끝마을이 뱃길(1시간)로 가는 최단항로로 개발되면서부터다. 땅끝에 가면 땅끝을 알리는 기념물이 3개나 버티고 있다.땅끝마을 바닷가에 서있는 땅끝탑(높이 10m)과 갈두산 사자봉 전망대 아래쪽에 땅끝비(1.2m)가 있다.삼각형의 땅끝탑에는 ‘우리나라 맨 끝의 땅,갈두리 사자봉 땅끝에서 서서 길손이여….’라고 새겨져 있다.사자봉 아래쪽에 묘비석처럼 생긴 땅끝비에는 ‘태초에 땅이 생성되었고 인류가 발생하였으니….’라는 시를 우록 김봉호선생이 남겼다. 군은 사자봉에 있던 기존 땅끝 전망대를 헐어내고 지난해 33억원을 들여 전망대를 새로 세웠다.남북통일을 염원하고 21세기 세계로 뻗어가는 대륙의 출발점을 지향,‘동방의 횃불’을 형상화한조형물이다.지하 1층 지상 9층에 높이 39.5m로 전망탑과 소망 새기기 판 115개가 부착돼 있다. 해남군은 86년 송호리에 460억원을 들여 2006년까지 20년 계획으로 ‘땅끝 관광지’를 만들고 있다.조금 떨어진 통호리 9만 8000㎡에는 100억원으로 2004년까지 조각공원을 조성중이다.기반공사를 마치고 올부터 장승 30점,조각작품 20점,미술관 1동을 설치한다. 해남군 공보계 조충범(50·6급)씨는 “지난해 땅끝에서 마련한 해맞이에 관광객 1만 5000명이 몰려와 소원을 빌었고 지난 한해동안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128만여명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황도훈 해남 문화원장 1861년 고산자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에서 한반도 남쪽의 끝을 ‘갈두’로 표기했고 현재도 이 지명이 남아 있다.‘갈두’를 ‘토말’로 하다가 지금은 ‘땅끝’으로 부른다. 여기서 한양까지 1000리,한양에서 함북 온성부까지 2000리로 잡아 한반도를 3000리로 보았다. 또 신증동국여지승람의 만국경위도에서 남쪽 기점을 해남현으로 잡았다.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도 “3000리 금수강산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해남 땅끝에서 함북 온성까지로 잡아 3000리 금수강산이며,대륙에서 내려온 우리민족이 이곳에서 발을 멈추고 한겨레를 이루었다.”고 적었다. 반도의 끝이란 모름지기 대륙에 이어진 곳이라야지 바다를 건너서 땅끝이 있다면 제주도를 한반도의 땅끝으로 봐야 한다. 한마디로 완도가 땅끝이라는 주장은 그야말로 억지다.또 국민 정서적으로도 맞지 않다.다리가 연결된 섬이 육지라면 그런 육지는 얼마든지 많기 때문이다. ★완도 넉구지 지난해 광주와 전남 도심 곳곳에 내걸린 ‘신 땅끝 완도에서 해넘이와 해맞이를’이라는 플래카드가 눈길을 끌었다. 완도에서는 ‘원조 땅끝론’ 시대는 가고 ‘신 땅끝론’ 시대가 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주민들은 “시시각각으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바다가 육지가 되고,있던 섬도 사라진다.완도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완도읍 중도리 고갯마루인 넉구지는 북위 34도16분59초다.해남 땅끝보다 1분이상이 적으니까 말하자면 직선거리로 따져도 1850m나 아래쪽에 있는 셈이다. 2대째 고향을 지키는 중도리 이장 최광채(48)씨는 “70년대까지 넉구지에 5∼6가구 사람이 살았으나 간첩이 출몰한 이후 지금은 군부대 초소만 있다.”며 “2∼3년전부터 신 땅끝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68년 섬과 뭍을 잇는 완도대교가 놓이면서 완도는 도서촉진법상 육지로 분류되고 있고 지도상으로도 맨아래쪽이다. 이 때문에 완도군은 정부로부터 도서개발비를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97년 개정된 도서개발촉진법 시행령 제1항에 ‘도서(섬)는 만조시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곳을 말한다.’고 규정돼 있다.하지만 2항에서 방파제나 교량으로 육지와 연결된 때부터 10년이 지난 섬은 더 이상 해상의 섬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공박하고 있다. 완도군은 넉구지에서 3㎞ 떨어진 정주산 일대 5만 6000여㎡에 60억원을 들여 전망대와 진입도로,주차장,산책로,조각공원을 조성한다.다음달 공사에 들어가 내년까지 마무리한다. 전망대는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전망대 바닥 부분을 50.7m로 높여 총 높이는 57.7m로 한다.1층에는 특산품 판매장과 휴게실·식당·전시장 등을 갖추고 2층에는 망원경을 갖춘 전망실로 꾸민다. 완도군 경제정책팀 김승조(40·7급)씨는 “완도(청해진)는 장보고 대사의 찬란한 해양문화를 꽃피운 역사유적지가 산재하며 이를 신 땅끝 관광지와 연계해 해양역사의 체험 및 휴양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해남·완도 남기창기자 kcnam@kdaily.com ★김희문 완도문화원장 연륙이 된 뒤 완도는 지도상에서 한반도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다.주민들은 해남 땅끝보다 아래쪽에 있으므로 당연히 완도가 새로운 땅끝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위도상으로 볼 때 ‘넉구지’는 왕두산 끝자락이다.한때는 넉구지를 산의 이름을 따 왕머리라고도 불렀다.그 옛날 바다를 항해하던 배들이 뭍이 가장 가까운 이곳 넉구지에 배를 대고 올라왔다는 기록이 있다. 1605년 가리포진(현 군청자리)의 방어를 책임진 최광 첨사가 완도 앞바다에서 왜구를 전멸했다.이후 한 많은 왜구의 시신이 밀려서 비가 오거나 궂은 날씨가 되면 떠올라이들의 넋이 운다고 해서 넉구진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전설도 있다. 지난해 군민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신 땅끝인 이곳을 널리 알리고 관광상품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아무튼 완도대교 개통 이후 이제 완도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옛날 사고방식대로 해남만이 땅끝이라는 고집은 접어야 한다.
  • [사설]정부 인수에 잡음 없어야

    정부 인수 과정에서 잡음이 많이 들린다.현 정부 관계자들은 원만한 새 정부의 출범을 돕는 입장이기보다 기존 정책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려 하지 않고,인수위원들은 이를 참지 못해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는 데서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이런 정부의 태도와 일부 인수위원들의 처신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자칫 국민의 여망인 ‘변화와 개혁’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정부의 출범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인수위의 임무는 ‘새 정부의 청사진 제시’와 ‘새 정부 정책의 기본 방향 설정’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정부는 그 동안의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새 정부의 국가경영 철학에 맞는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본다.새 정부의 청사진이라면 그 어느 선거보다 정책 대결을 펼쳤던 지난 대선에서 제시한 공약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이를 이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일로서 새 정부의 의무이기도 하다.이에 따라 인수위는 사전에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을 요약해각 부처에 회람시키고 이를 참고로 업무보고를 해달라고 주문까지 했다고 한다.그런데도 불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차별 철폐 문제와 검찰 및 재벌 개혁 방안을 다룬 노동부와 법무부·검찰,재경부는 ‘수용불가’라며 공약을 무시하고 기존의 정책과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이를 올바른 태도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나가는 인수위원의 고압적인 태도도 안 된다.대통령직인수위원회라 해서 내각의 상급기관이 아니다.현 정부와 인수위는 어떤 경우에도 머리를 맞대고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국가 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이 주일의 아동도서/퀼트할머니의 선물

    제프 브럼보 글/게일 드 마켄 그림 양혜원 옮김/ 홍성사 펴냄 미국에서 날아온 그림책 ‘퀼트할머니의 선물’(제프 브럼보 글,게일 드 마켄 그림,양혜원 옮김,홍성사 펴냄)은 술술 책장을 넘기다 책을 덮는 순간 한줄기 깨달음에 미소짓게 되는 우화다.오래된 이야기를 다시 듣는 듯 친숙하게 다가온 책은,매우 색다른 소재와 접근법으로 나눔의 즐거움을 웅변한다. 옛날옛적 푸른 산꼭대기에서 아름다운 퀼트를 만들기로 소문난 ‘퀼트 할머니’와,선물받기만 좋아하는 욕심쟁이 왕이 주인공.왕의 욕심은 아무도 못 말린다.진귀한 선물들을 수십만개나 가진 것도 모자라 일년에 생일잔치를 두번이나 여는 이상한 법까지 선포했을 정도다.그런데도 왕은 행복해 할 줄을 몰랐다.“나를 정말로 행복하게 해줄 아름다운 보물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거야!” 과연 욕심쟁이 왕의 손에 할머니의 아름다운 퀼트가 온전히 전해질 수 있을까. 전횡을 일삼는 고집쟁이 왕과,그런 왕에게 나눔의 미덕을 깨우쳐 주려는 할머니의 심리전에 책은 초점을 맞췄다.왕의 갖은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할머니의 고집도 보통이 넘는다.왕이 보물을 하나씩 이웃에 나눠줄 때마다 퀼트 한 조각씩을 꿰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할머니.누구 고집이 더 셀까. 퀼트 조각을 연상시키듯,여러 컷으로 잘게 쪼개진 화려하고도 익살스러운 그림들이 상상력을 한껏 부풀린다.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왕이 할머니의 지혜로 나눔의 즐거움을 깨우치는 과정이 훈훈하다.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선정한 ‘올해의 최고 인기있는 그림책’ 수상작.1만 2000원. 황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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