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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쿠웨이트등도 개방 움직임 / 사우디, 석유개발 외국기업에 허용

    사우디아라비아가 23일(현지시간) 내년부터 외국 업체들의 사우디 천연가스전 개발 참여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는 이날 런던에서 열리고 있는 사우디 에너지 개발을 위한 투자설명회 이틀째인 이날 로열 더치 셸 및 앵글로 더치,토털사 등 40여개 국제석유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내년 1·4분기까지는 천연가스 개발에 참여할 외국업체가 선정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사우디의 발표는 쿠웨이트와 이란 등 중동 산유국들이 최근 30년 가까이 계속돼 온 석유산업 국영화에서 탈피,외국 자본들의 참여를 모색하는 가운데 나왔다. 때문에 국제 석유업체들은 중동 산유국들이 그간 폐쇄했던 석유산업에 대한 문호를 개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는 기대 속에 이들 중동 산유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0년 가까이 국유화라는 덫에 갇혀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국제 석유업계가 다시 중동 유전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30년 안팎 자원민족주의가 지배하던 중동 석유산업의 국영화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온 것은 다름아닌 이라크전쟁이다.사담 후세인 축출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과도통치기구가 전후 복구사업에 소요되는 재원 조달을 위해 이라크의 석유 개발에 외국 기업들의 참여를 허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이 경쟁에서 뒤쳐질 것을 우려,그동안 고집해 왔던 석유산업 국영화에서 벗어날 것을 시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미국 등과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란 역시 지난주 이란의 새 유전 개발을 위해 노력해온 외국 기업들에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세진기자 yujin@
  • 주5일제 노사합의땐 수용 / 권노동 “정부안 고집안할것”

    권기홍(權奇弘) 노동부 장관은 23일 “노사가 협상을 벌여 주5일제 합의안을 도출해내면 정부안을 고집하지 않고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금으로서는 정부안대로 주5일제가 시행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그러나 이해 당사자인 노사가 합의안을 마련해 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R&B 듀오 비상 꿈꾼다 / 4집 ‘Missing You’낸 플라이투더스카이

    남성 2인조 R&B그룹 플라이투더스카이(Fly to the sky)가 올여름 부쩍 성숙해 보인다.이들이 새로 내놓은 4집 앨범 ‘Missing you’의 분위기 덕분이다.이참에 데뷔 초기부터 굳어져온 아이돌(idol) 스타의 이미지를 벗으려 했다면,나름대로 성과를 본 것 같다. “데뷔 이후 고집해온 R&B 장르에 이번에도 충실했어요.그러나 좀더 다양한 연령층한테 사랑받을 수 있는 대중적인 곡들을 담았죠.30대가 들어도 편안한 발라드곡이 많아요.” 깊고 풍부한 음색을 자랑하는 환희,감미롭고 부드러운 보컬로 조화를 이루는 브라이언.둘은 올해 21세의 동갑내기다.3집 활동을 마무리한 지난해 10월 이후엔 두문불출.10대 스타로 출발했던 풋풋한 이미지를 이제쯤 걷어내야 한다는 데 생각이 일치했다.9개월여의 공백기간에 연습실과 녹음실을 오가며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성숙한 하모니를 끌어내려 힘을 모았다. 두번째 트랙인 타이틀곡 ‘Missing you’에 그 의도가 고스란히 담겼다.“처음 접하자마자 둘다 반해버려 맨 먼저 녹음한 곡”이라고 입을 모으더니 “둘의목소리가 가진 특장이 자연스럽게 녹아든,쉬우면서도 감미로운 R&B 팝발라드”라고 소개했다. 새 작품에 거는 기대가 유별날 수밖에 없다.공식활동을 쉬는 동안 브라이언은 보컬 트레이닝까지 따로 했다.4집에서의 보컬 비중이 많아졌기 때문이다.“부드러운 음색을 더욱 풍부하게 살리되 듣기 편안한 저음을 구사하기 위해 연습했다.”는 게 브라이언의 말이다. 유명 작곡가들이 무더기로 참여한 것도 자랑거리다.휘성의 ‘안되나요’,빅마마의 ‘Break away’ 등을 작곡한 이현정,J의 ‘어제처럼’과 양파의 ‘알고 싶어요’ 등에 곡을 붙인 심상원 등 ‘히트곡 제조기’들이 손잡고 앨범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뮤직비디오도 화려하다.영화 ‘미션 임파서블’‘트리플X’ 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체코 프라하의 카를교에서 찍었다. 둘이 함께 노래를 부른 지도 어느새 4년이 됐다.뭐든 닮은꼴이 돼가는데,특별히 애착을 둔 곡만은 그래도 다르단다.새 앨범에 실린 11곡 가운데 브라이언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2 become 1’.“첫 느낌이 좋았으며 코러스 부분의 멜로디가 특히 마음에 든다.”는 브라이언의 말에 환희는 “플라이투더스카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는 뭐니뭐니 해도 4번째 트랙인 ‘습관’일 것”이라고 웃으며 맞받아친다. 그러나 다시 한목소리.“어떤 경우에도 우린 R&B를 고수할 겁니다.그게 우리 고유의 색깔이니까요.물론 거기에 뿌리를 두고 여러 장르와의 접목은 꾸준히 시도해야겠죠.” 황수정기자 sjh@
  • 崔대표도 ‘언론탓’ “기자들 소설 쓴다”

    한나라당 최병렬(사진) 대표의 리더십이 노무현 대통령과 상당히 유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특히 언론에 대해서는 최 대표도 노 대통령 못지않게 불만을 갖고 있는 듯하다. 최 대표는 21일 이회창 전 총재와의 ‘갈등설’을 보도한 일부 언론과 출입기자들을 겨냥해 “우리 당에는 기자가 아닌 소설가가 너무 많은 것 같다.”면서 “소설도 터무니없는 소설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그는 “내가 이 전 총재와 무슨 이해가 충돌해 불화가 생기겠느냐.”면서 “나는 진실되게 써줄 것이라고 믿고 직접 전화도 받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데 소설가들이 있는 한 앞으로는 전화도 받지 않고 얘기도 안할 것”이라고 흥분했다. 변호사 출신인 노 대통령과 달리 신문사 편집국장을 지낸 최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매우 이례적어서 당직자들마저 놀라는 모습이었다.‘여과없는 보도’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으로 비쳐졌다.당 주변에서는 노 대통령의 ‘신문 불신’을 그대로 닮아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보수적인 최 대표와 개혁적인 노 대통령의 또다른 공통점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애써 숨기려 하지 않으며,‘옹고집’에 가까울 정도로 소신과 논리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경남 출신으로 부산에서 고교를 나온 두 사람은 솔직한 성격에 걸맞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접적으로 쏟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노 대통령은 취임 초 ‘대통령 못 해먹겠다.’ ‘패가망신’ 등 거친 용어로 감정을 털어놨다가 비판을 받기도 했다.최 대표도 최근 ‘나 열받았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적행위를 했다.’는 등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냈다가 여론의 따가운 눈총에 시달려야 했다.다만 노 대통령의 말수가 취임 초기에 비해 크게 줄어든 반면,최 대표는 거침이 없어 위험수위를 오르내리고 있다는 평이다. 용병술에 있어서도 두 사람은 소장파들에게 상당한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노 대통령이 인정과 의리를 중시하는 반면 최 대표는 능력과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 다르다고 꼽는다. 전광삼기자 hisam@
  • 임대료도 받지않고 학교매점 수의계약

    서울 일선 학교 매점들이 대부분 수의계약을 통해 턱없이 낮은 가격에 임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21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 매점이 운영되고 있는 서울 시내 중·고교 376개교 가운데 76개교의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의계약이 66곳인 반면,직영은 6곳,공개경쟁 입찰은 4곳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수의계약으로 매점을 임대한 학교의 경우 G고가 올해 145만 8000원에 임대한 것을 비롯해 K고 140만 5000원,N고 18만 3000원,M여고 43만 1000원 등으로 임대료가 18만∼750만원에 불과했다.D고,S고,Y여고 등 사립고 5곳은 아예 임대료를 받지 않았다.반면 공개경쟁 입찰로 매점을 임대한 학교에서는 연 3000만∼5000여만원의 임대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금천고는 올해부터 매점 임대에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도입,지난해보다 30배 가까운 44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구로고도 지난해보다 9배에 달하는 315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서울시교육청 최홍이 교육위원은 “공개경쟁 입찰로 운영하면 학교 수입이 늘어 학생복지비에 획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지만 대다수 교장들이 ‘계약 행위는 학교장의 고유 권한’이라며 수의계약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이사람 / 한국 라면의 산증인 전중윤 삼양식품 회장

    한국 라면의 산증인’ 전중윤(全仲潤·83) 삼양식품 회장.라면 하나로 1960년대 보릿고개를 해소하는 데 일조(一助)한 ‘그 사람’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이 생산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작지만 단단한 체구였다.적어도 20년은 젊게 보이는,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특별한 건강비결은 없고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0시에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틈만 나면 뛰거나 걷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애를 씁니다.” 점심 식사 후 30분 정도 낮잠을 즐기고 주말이면 강원도 대관령 삼양목장을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시는 습관도 건강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한때 즐기던 골프는 1998년 회사가 화의를 신청하면서 그만뒀다. “1961년 회사를 설립해 승승장구했지요.그런데 1989년 우리 회사를 포함한 5개 식품업체들이 라면에 비식용 우지(牛脂)를 넣었다고 검찰이 발표했어요.이 무슨 날벼락입니까.나중에 대법원이 무죄라고 판결했지만 엄청난 타격을 받았어요.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경영난이 심화돼 화의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는 최근 영업이익이 몇년째 흑자를 보이고 있어 2,3년이 지나면 화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달 채무액 2300억원 중 보증채무 400억원을 출자전환해 줬습니다.담보채무의 금리는 연 10%에서 7%로,무담보채무는 7%에서 4%로 각각 낮춰줬어요.큰 혜택이지요.” 전 회장은 시간 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무슨 일을 하더라도 정직과 신용을 가장 앞세워라.당장의 이익에 급급하지 말고 먼 미래를 내다보고 생각하라.그래야만 우리가 일구어놓은 기업이 후손들에게 이어지고 대대손손 번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30여년 동안 그를 지켜본 정호권(鄭鎬權·전 건국대총장) 박사는 “전 회장은 아마 기업인보다 교수를 했으면 더 잘 했을 것”이라면서 “항상 책을 읽고 확고한 철학도 가지고 있는 데다 바른 정신을 갖기 위해 노력한다.”고 평했다. 그래서일까.전 회장은 한달에 50만박스씩 팔려 회사의 주력상품으로 40년째 자리를차지하고 있는 삼양라면의 맛은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라면시장의 70%를 매운 라면이 차지하고 있지만,삼양라면의 맛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요즘 입맛으로 치면 맨송맨송할 수 있겠지만,“맵게 먹어 건강에 좋을 게 없다.”는 전 회장의 지론 때문이다.다만 품질만 업그레이드할 뿐이다.전 회장은 “우리나라에 암환자가 많은 것은 맵고 짜게 먹는 탓”이라면서 “시장에서 잘 팔리지 않더라도 처음 내놓은 삼양라면의 맛을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먹거리 철학은 경영권을 넘겨준 아들 인장(40)씨에게로 이어졌다. 인장씨는 1999년 처음으로 매운 맛의 수타면을 내놓았다.회사를 살리기 위한 비상대책이었다.그럼에도 무작정 맵게는 하지 않았다.수프를 분말· 플레이크·고추양념 등 세 가지로 만들었다.소비자가 기호에 따라 매운 맛을 조절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다른 회사 제품은 매운맛과 야채 등 두 가지 수프로만 돼 있다.세 개의 수프는 먹거리의 철학을 지키면서도 시장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는 고심의 결과라고 주변에서는 풀이한다.그러나 앞으로 새로운 매운 라면은 내놓지 않을 작정이다. 그가 ‘우지 파동’을 겪은 것은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건”이었다.“(그때를 회고하며 지금도 화가 나는 듯) 난생 처음 듣는 공업용 우지라니,말이나 됩니까.검찰 발표가 무책임했죠. 결국 3개월간 회사 문을 닫고 시중에 유통 중이던 라면을 전량 회수해 사료로 처분했습니다.” 이때 가슴을 차지한 한(恨)을 다스리기 위해 독서에 매달렸다.전 회장이 소장한 책은 무려 9000여권.관심 분야는 식품회사 창업자 답게 주로 식품과 건강 서적이다.요즘은 역사와 철학,불교 책을 읽는다.끊임없이 독서한 덕분에 불교 입문서인 ‘대승불교경전(大乘佛敎經典)’과 교육 방법론인 ‘인격과 교육’ 등의 책을 펴냈다. 정박사는 “전 회장은 특히 불교와 유교 등 동양문화에 철학적 깊이를 두고 있다.”면서 “‘자기가 정당하면 반드시 바로 선다.하지만 한번 잘못하면 나는 말할 것도 없고 후손들에게 해가 미친다.’는 말을 외우고 다닐 정도”라고 전한다. 슬쩍 화제를 정치 등 다른 사안으로 옮기려 하자 전 회장은 손사래를 친다.우지파동에 워낙 ‘덴’ 탓인지 “그런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면서 “정치나 사회 얘기를 하다 보면 잡념이 생겨 회사일을 그르칠 수 있다.”고 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라면을 만들 때 안전한 천연 원료만을 고집한다.“다른 업계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식품업계가 돈벌이에 급급하면 안됩니다.자칫 안전성이 떨어지고 영양이 부실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죠.식품은 절대 안전해야 합니다.인간은 120살까지 살 수 있습니다.사람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식품이 75%를 기여하는 만큼 건강식품을 만들기 위해 안전성이 검증되고 영양이 많은 성분을 추가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의 이같은 생각은 라면산업의 낙관적 전망에서 비롯된다.라면 시장은 해마다 4∼5%씩 꾸준히 신장하고 있고,세계 120여개국에서 소비되고 있다.하지만 경영이 정상화되더라도 결코 사업의 외연(外延) 확장에 치중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재무구조 건전화와 윤리경영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라면의 인기는 21세기에도 계속됩니다.가격이싸고,빨리 조리할 수 있으며,맛도 있고,영양을 갖춘 식품이기 때문이죠.특히 시장개방 물결이 아무리 거세게 밀려와도 라면만큼은 수입품이 발을 못 붙일 것입니다.” ‘인생백회 천세우(人生百懷 千歲憂)’ 그의 좌우명이다.사람은 백년을 살지만 천년 후를 생각하자는 뜻이다.폭넓은 독서를 통해 그가 찾아낸 이 좌우명은 인간과 기업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김규환기자 khkim@ ■‘삼양라면' 발자취 ‘제2의 쌀’로 불리던 삼양라면의 탄생은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남대문시장을 지나가다 사람들이 한 그릇에 5원 하는 ‘꿀꿀이죽’을 사먹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전 회장이 식량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제일생명 사장직을 포기하고 나와 삼양식품을 설립하면서 비롯됐다. 하지만 라면을 생산하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계속됐다.1년여 동안 하월곡동 창고에서 숙식을 하며 개발에 착수,우리 입맛에 맞는 라면을 개발했으나 곧바로 생산에 들어가지는 못했다.일본에서 라면기계를 들여올 만한 자금이 없어 생산라인을 갖추지못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외환보유고가 1800만달러에 불과할 때였죠.라면기계구입비 6만달러가 어디 있겠습니까.그래서 주무부서인 상공부를 찾아가 설득했습니다.5개월에 걸친 끈질긴 설득작전이 주효해 5만달러를 지원받았죠.” 전 회장은 5만달러중 2만 7000달러로 일본 명성식품으로부터 라면기계 2대를 구입하고 로열티 지불없이 선진 제조기술까지 전수받았다. 지한파(知韓派)인 당시 명성식품 사장이 국민들의 식량난을 해결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그를 ‘예쁘게’ 봐준 덕택이다. 특히 당시로는 거액인 나머지 2만 3000달러를 국가에 반환함으로써 정부의 신뢰감도 얻었다.63년 9월15일 마침내 ‘삼양라면’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러나 첫발을 내디딘 삼양라면의 행로는 순탄치 않았다.광고매체가 발달돼 있지 않아 제대로 홍보할 기회를 갖지 못해 알려지지 않은 탓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무료 시식회였는데 대성공이었다. 서울역·남대문시장에 설치한 즉석 라면 요리대의 쫄깃쫄깃한 면발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고,극장가등에서 무료로 나눠주면서 라면은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때마침 정부의 분식장려운동이 적극적으로 펼쳐져 라면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라면 개발 초기 2년 동안 무려 1억원의 적자를 낸 삼양식품은 3년째 들어 흑자로 돌아섰다.63년 29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65년 2억 3900만원,67년 10억 1400만원,71년 100억원대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였다. 거침없이 질주하던 삼양식품은 89년 우지파동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30년 가까이 쌓아온 명성이 뿌리째 흔들렸다. 4000여명이던 종업원들 가운데 1000여명이 떠나갔고,65%를 웃돌던 시장 점유율도 6%대로 곤두박질쳤다. ‘화불단행(禍不單行·화는 잇따라 온다)’이라고 했던가.우지파동으로 위기를 겪는 와중에 97년 외환위기라는 악재가 겹치자 결국 98년 1월 화의를 신청했다. 이후 서울 종로 본사 부지 등 비업무용 토지를 매각하고 강원레저 등 계열사 매각과 함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했다. 이러한 자구책과 ‘수타면’ 등 신제품 개발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이 20%대로 올라갔다. 지난해에는 2500억원대의 매출과 2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전중윤 회장은 ●1919년 8월 강원도 철원 출생 ●57년 동방생명보험 부회장 ●61년 제일생명보험 사장 ●61년∼현재 삼양식품 회장 ●67년 경희대 경영행정대학원 졸업 ●76년 연세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82년∼현재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 [사설]새만금 네탓 공방만 할건가

    법원의 새만금공사 일시중단 결정에 반발해 김영진 농림부 장관이 참여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전북지역의 자치단체나 시민단체들은 새만금사업이 중단되면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유치 철회,전국체전 반납은 물론 정권퇴진 운동까지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사법부가 국책사업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게 타당하냐는 논란까지 겹치면서 ‘새만금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도 없이 무기력한 모습이어서 안타깝다.특히 “친환경적으로 공사를 계속하되 용도변경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정부측의 설명은 설득력이 없다.어제도 이영탁 국무조정실장은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친환경적’이란 무슨 말인지,누가 용도변경 방안을 검토해 언제까지 제시하겠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우리는 법원의 결정에 기존 공사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뜻이 담겼다고 본다.정부는 “수질오염이 예상되며 애초의 사업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을 또 묵살해선 안 된다. 우리는 김 장관 사퇴를계기로 정부의 정책조율 기능 재검검을 당부한다.각 부처가 ‘나홀로 정책’을 고집하며,범정부 차원의 이견 조율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지 오래다.새만금 갈등은 사업 규모나 성격상 일방의 논리로만 풀 수 없는 사안이다.관련 부처간 충분한 의견조율과 양보,타협이 절실히 요구된다.농지 활용에 대해 재검토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간척지를 모두 농지로 개발하겠다는 식의 막무가내식 주장은 곤란하다.민주당 주도의 새만금사업 특별위원회도 재검토돼야 한다고 본다.관련 부처는 물론 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신구상기획단을 만들어 합리적인 대안을 찾기 바란다.
  • 이라크 우라늄 해명 / CIA 따로 백악관 따로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16일(현지시간) 상원 비공개 청문회에서 백악관의 한 관리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 ‘이라크가 아프리카에서 우라늄을 구입하려 했다.’는 부분을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고 증언했다. 백악관은 이를 즉각 반박하고 나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CBS방송은 17일 민주당의 딕 더빈 상원의원의 말을 인용,이같이 보도하면서 “테닛 국장은 문제의 백악관 관리의 이름을 밝혔지만 비공개 청문회라는 점에서 그 과정은 비밀로 해야 하기 때문에 이 관리의 이름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NBC는 이 백악관 관리가 국가안보위원회(NSC)의 로버트 조제프라고 밝혔다. 이같은 CBS 보도에 대해 백악관은 즉각 “말도 안되는,웃기는 소리”라고 반박했다.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더빈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조치를 지지하지 않은 소그룹에 속한 의원이라는 점을 들어 이같은 얘기가 더빈 의원으로부터 나온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백악관측은 또 “CIA가 그 부분을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면 우리는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더빈 의원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테닛 국장은 그 사람(백악관 관리)이 누구인지,누가 CIA로서도 믿기 힘든 이 말을 집어 넣을 것을 고집했는지 분명히 우리에게 얘기했다.”고 말했다.더빈 의원은 또 “백악관과 CIA는 어느 정도까지 말해야 진실에 가깝게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협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행히도 그 16개 단어는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연설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클렐런 대변인은 “사담 후세인이 제기한 위협이 현실이 아니었다는 그 모든 생각은 과거에는 결코 논의되지 않았던 것”이라면서 “이것은 역사를 계속해서 다시 고쳐 쓰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더빈 의원은 “정보위원이기 때문에 나는 백악관의 누가 그렇게 미국민을 오도하기 위해 애썼는지를 밝힐 수 없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대통령으로부터 나와야 하며 대통령은 그가 오도되고 다시 미 국민을 오도하게 된데 대해격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세진기자 yujin@
  • CEO에 듣는다

    국내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느끼는 기업현실은 어떨까?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의 불투명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CEO들은 일반인들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요 CEO로부터 기업 경영의 ‘현실’과 청사진’을 들어봤다. ■이윤우 삼성전자 사장 반도체시장 “국내에 국한된 이슈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닙니다.정부는 정책방향이 기업활동의 활성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어간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윤우(李潤雨)삼성전자 반도체(DS·디바이스 솔루션)총괄 사장은 우리 경제 여건상 정부정책은 기업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정부측에 쓴소리를 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국내 기업끼리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기술력,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당장 정부와 기업,국민이 힘을 합치지 않으면 10∼20년 뒤 국내 산업계의 장래를 기약할 수없다는 얘기다. 이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삼성 반도체 신화의 산증인’이다.1968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해 76년 삼성반도체(현 삼성전자)로 옮긴 뒤 줄곧 외국 경쟁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반도체 기술개발 경쟁을 주도해 왔다. 반도체 전문가답게 반도체산업의 미래에 대한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현재는 전체 소비시장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2.5%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먹고 마시는 것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 반도체가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활용 범위가 오락·자동차·의료장신구 등 일상생활 분야로 확대되면서 2020년이면 세계 시장 규모가 현재의 20배에 이를 것입니다.” 그의 분석대로라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1600억달러였으니 17년 뒤에는 3조 2000억달러로 불어나게 되는 셈이다. 그는 또 “전체 산업에서 신규 이머징산업(새로 떠오르는 산업) 분야를 빼고 두자릿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산업은 반도체밖에 없다.”면서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10년 이상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유망 산업”이라고 반도체 예찬론을 폈다. 세계 IT(정보기술)경기의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세계 IT산업을 견인할 기업체들의 정보기기 수요와 회복이 더디다는 점을 가장 큰 요인으로 들었다.하반기에도 미국 등 주요 시장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다만 하반기 IT경기는 크리스마스 수요 등 계절적 요인 덕분에 상반기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반도체 부문만 놓고 보면 아직 수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하지만 중국은 이미 0.25㎛(마이크로미터) 분야 기술을 확보했고,곧 0.18㎛ 미세공정까지 진입하는 등 기술발전 속도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습니다.더이상 추격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첨단기술의 연구·개발과 우수인력의 조달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특히 인재육성과 관련,“한때 세계 메모리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했던 일본 반도체업체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은 인재 육성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며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우위를 지켜나가려면 창의성 있는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게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단순한 것이 최고(Simple is the best)’라는 경영소신을 갖고 있다.서글서글한 외모만큼 호탕한 성격과 거침없는 업무처리 방식으로 유명하다.기술적인 호기심도 대단해 새로 나온 디지털 카메라나 PDA 등 첨단제품을 보면 직접 써봐야 직성이 풀린다.그래서 ‘얼리 어댑터(early adapter)’ ‘상품 뜯어보기’로 유명한 이건희 삼성 회장과 성격이 비슷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흑자경영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가장 좋은 제품을 가장 낮은 원가에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평소 직원들에게는 “품질만은 절대로 타협하지 말라.”고 강조한다.한 달의 절반 정도를 외국에서 보내느라 많은 업무를 임원진에게 위임했지만 품질만은 지금도 직접 챙긴다. 이 사장은 향후 한국 반도체산업의 유망 분야로 반도체 장비와 반도체 재료를 꼽았다.특히 “반도체장비는 국산화율이 60%에 이를 정도로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면서 “그러나 아직도 노후기술을고집하는 한 미래는 있을 수 없다.”면서 “인수·합병(M&A) 등 장비업계의 구조조정에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승기자 ksp@ ■우남균 LG전자 사장 - 디지털 TV 글로벌 톱 “10년 내지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욱 강화된 디지털 사회가 될 것입니다.새로운 산업구조가 형성된다는 얘기지요.” LG전자 디지털디스플레이앤미디어(DDM)사업본부장인 우남균(禹南均) 사장의 미래 진단은 ‘디지털’로 요약된다.그는 10∼20년 후 세계는 기존 산업사회의 패러다임과는 다른 디지털에 의한 지식기반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연히 국내 산업계도 이런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새로운 IT와 제조업의 시너지 창출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해 세계 일류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 사장은 LG전자에서 디지털TV 등 각종 디지털제품군(群)을 총괄하고 있다.IT경기와 연관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전세계 IT 경기는 컴퓨터 기기와 반도체 관련 장비를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여기에다 점차 회복세를 보여주는 미국의 IT 및 경기지표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부터 수출환경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 IT 경기를 기반으로 2005년 전세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5% 이상을 달성,디지털TV 분야에서 글로벌 톱 수준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또 디지털TV 및 AV기기 그리고 통신기기가 융합되는 ‘디지털 컨버전스’ 그리고 ‘유비쿼터스 네트위킹’을 사업환경의 ‘키워드’로 설정,이를 적극적으로 준비중이다. 그는 전세계 디지털산업 시장을 리드하기 위한 당면과제로 국제표준 기술의 확보를 내세웠다.국제 표준 기술의 확보가 해외시장 진출 및 향후 기술개발에서도 국제적인 우위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그가 역설적으로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디지털컨버전스 시대에는 ‘독불장군’이 있을 수 없으며 업종과 성격이 다른 기업,심지어는 경쟁 관계의 기업과 함께 어떻게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을 만들어 가고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경영활동의 중요한 부분이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현재 대내외적으로 여러가지 난제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글로벌 무한경쟁체제,과격한 노동운동….급격한 환율변동도 그중 하나다.그러나 이를 헤쳐나가야 할 방도를 제시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기도 하다. 우 사장은 특히 환율변동으로 인한 기업경영의 불투명성을 ‘기술력’으로 정면돌파하고 있다. “LG전자는 수출 비중이 70%가 넘는 전형적인 수출업체입니다.대부분의 수출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환율변동이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해 왔던 것이 사실이지요.그러나 제품의 첨단 기술력,기업의 신뢰도 등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출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대외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환율변동이라는 수출의 장애요인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에 대한 ‘고언’도 잊지 않았다.그는 “정부가 북핵 위기와 금융시장 혼란 등에 따르는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기업 및 가계,그리고 외국인 투자가의 불안정한 심리를 해소하는 데 역점을 두기를 바란다.”면서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리기 위한 각종 규제완화 등의 제도적 조치들도 시급히 성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턱밑까지 파고든 중국의 추격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PDP,LCD TV 등 첨단 디지털분야 제품군에서 중국은 아직 기술격차가 있다고는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는 중국의 무서운 추격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의 위협이 상당한 수준이지만 현재 중국에 비해 앞서 있는 사업적,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큰 사업영역에서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에 ‘화두’가 된 우수인재 발굴과 관련해서는 지식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성품과 직업관을 더 중시한다는 견해다.그는 “중요한 일을 하고 그 일에 열정과 재미를 느끼고 있으면서 자신만의 만족이 아닌 타인과 조직에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사람을 우수인재로 볼 수 있다.”면서 “미래의 경영자 자질이 있는 재목들을 미리 발굴해내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글로벌 인턴십을 운영하면서 우수인재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이집이 맛있대요 / 전주 중앙동 ‘가족회관’

    맛의 고장 ‘전주’하면 으레 비빔밥을 떠올린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가족회관’에는 전통 전주 비빔밥의 진수를 맛보려는 손님들의 발길로 늘 북적인다.계단에 오르면 입구에 전주 비빔밥의 유래와 맛의 비결을 설명하는 초대형 홍보물이 눈에 들어온다.호남이 낳은 선비 강암 송성용의 글씨와 동양화가 걸린 탁 트인 실내는 깔끔하면서도 운치가 넘친다. 손님들이 직접 비빔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개방된 주방에서는 지지고 볶는 구수한 비빔밥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전통미가 물씬 나는 유기그릇에 담겨나오는 비빔밥은 그 절묘한 맛을 눈,코,입으로 모두 느낄수 있다.눈으로 보는 비빔밥은 당근,오이,고사리,도라지 등 각종 나물류의 살아있는 색깔이 정갈하면서 맛깔스럽다.냄새로 느끼는 비빔밥은 고소하면서 상큼하다.30여 가지의 재료들이 어우러진 비빔밥의 맛은 개운하면서 입에 쩍쩍 안기는 감칠맛이 그만이다. 가족회관 비빔밥이 맛을 내는 비결은 주인 김연임(여·66)씨가 정성스럽게 직접 고른 싱싱한 재료와 고집스럽게지켜오는 전통적인 조리법에 있다. 전통 비빔밥에는 콩나물,표고버섯,오이,당근,밤,대추,은행,잣,계란,육회 등 갖은 양념과 나물 등 30여가지가 들어간다.밥은 호남평야에서 생산되는 특미로 짓는다.밥 짓는 물도 한우 사골 육수이기 때문에 밥알에 윤기가 흐르고 쫀득 쫀득한 맛을 낸다.고추장,간장 등도 모두 재래식 방법으로 직접 담근 것이다.콩나물은 쥐눈이 콩으로 재배한 것으로 특허를 받은 무공해다.양념류도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다져 만들어 손맛이 살아있다.밑반찬이 김장아찌,더덕장아찌,계란찜,각종 김치,낙지무침,굴비구이,부추전 등 20여가지나 돼 푸짐하고 후덕한 전라도 인심을 만끽할 수 있다.주 메뉴인 비빕밥 외에 여름철에는 보양식인 삼계탕을 즐길 수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北核 중대국면’ 물밑접촉 조짐/北·美·日·中 채널 재개

    지난 8일 북·미간 북핵 후속회담 방식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협의가 뉴욕에서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비슷한 시기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한성렬 주 유엔 차석 대사와 야마모토 다다미치 주 미 일본 공사가 만났고 지난 주말에는 다이빙궈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평양을 전격 방문했다.한계선을 넘는 북한의 핵 발언,미 강경파의 새로운 대북 작전계획 수립 보도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파국을 막기 위한 미·중·일의 대북 물밑 접촉이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징후들이다. ●북·일 대화재개의 의미 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북한 재방문 검토 보도가 나오는 등 납치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일 관계를 어떻게든 타개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지는 강하다는 분석이다.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성렬·야마모토 다다미치간 협의는 지난 9월 정상회담을 가능케 했던 다나카 히토시 외무성 심의관과 북한 정부간 채널과는 다른 채널이다.일본인 납치 문제와 핵문제 등 현안에 대해선 평행선을 그었지만,현재 대북 정책 책임자로 있는 야부나카 미토지 외무성 심의관의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뉴욕 채널 재개 ‘상황 악화’쪽으로 방향이 틀어지긴 했지만,박길연 유엔 주재 대사와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 대사간 지난 8일 회동은 회담 재개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시사로도 보인다.북한이 “북·미 채널만 유용하다.”거나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언급,미국측으로부터 다자회담을 고집하게 하는 역효과만 나게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하지만 해결 국면 직전에 피어나오는 ‘연기’의 하나란 긍정적 관측도 없지 않다. ●중국의 총력전 긴장 고조로 이어지는 요소들만 가득한 가운데,중국 다이빙궈 부부장의 북한 방문은,유일한 지렛대 역할자로 인정받는 중국의 직접적 활동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다자 회담의 불가피성,그리고 다자회담에 나올 경우 받을 혜택 등에 대해 집중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다만 중국 외교의 성격상 북·중 협의 결과가 공개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여름방학 반기는 가족공연/그림자연극·서커스 뮤지컬·동화발레…풍성한 볼거리 동심‘무럭무럭’

    산으로,바다로 뛰쳐 나가고 싶은 계절.하지만 가족 휴가지를 꼭 야외로만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조금만 눈을 돌리면 도심의 공연장에서도 가뭄속 한줄기 소나기 같은 청량감을 맛볼 수 있다. 종전 휴가철 공연가에는 타이틀만 가족용일뿐 어른이 보기엔 미흡한 것들이 적지 않았으나,요즘은 어른 아이가 함께 즐기기에 손색이 없는 공연물이 부쩍 늘었다.방학중 자녀와 손잡고 가볼 만한 볼거리들을 소개한다. ●앗,이런 연극도 있었네 고만고만한 어린이 연극에 싫증난 관객이라면 귀가 쫑긋할 만한 이색 공연들이 있다. 극단 은세계의 오필리아의 그림자극장은 빛의 마술을 활용한 아름다운 그림자극을 선보인다.배우가 되고 싶었던 할머니 오필리아가 무대에서 ‘그림자들’과 멋진 공연을 펼치다 숨을 거둔다는 환상적인 내용.‘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의 그림동화를 연극화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겐 과학연극 집에서는 따라하지 마세요가 제격이다.푸르빗 교수와 괴짜 조수 크래시가 실험실에서 과학을 소재로 펼치는 코믹한 에피소드로 구성돼 놀이와 학습,두가지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다.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 실험을 함께 하는 순서도 마련돼 있다. ●그래도 역시 뮤지컬이야 가족뮤지컬도 이젠 블록버스터 시대.뮤지컬컴퍼니 대중은 제작비 23억원을 들인 피터팬을 선보인다.실물 크기의 해적선과 허공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피터팬 등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판타지의 세계를 무대위에 펼쳐 놓는다. 신시뮤지컬컴퍼니의 사운드오브뮤직은 국내에선 보기 드물게 20인조 오케스트라로 매회 라이브 음악을 선사한다.수녀원,알프스 산,대령의 집 등 오스트리아의 자연을 빼닮은 서정적인 무대로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킬 계획이다. 한·러시아 합작뮤지컬인 일곱난쟁이와 백설공주는 접시돌리기,푸들 묘기 등 러시아 배우들이 국립서커스학교에서 익힌 갖가지 묘기로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온가족이 흥겨운 춤무대 좀처럼 어린이 관객에 눈돌리지 않던 무용계가 이번 여름엔 가족을 겨냥한 작품을 여러편 내놓았다.파사현대무용단의 흥부와 놀부의 타임머신 여행은 제비가 박씨 대신 선물로 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이동하는 두 형제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현대무용으로 형상화했다.스타크래프트 등 컴퓨터게임의 음악을 배경으로 사용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서울발레씨어터의 백설공주와 김선희발레단의 인어공주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전래동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가족발레 작품들이다. 이밖에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아이스발레단의 신데렐라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는다.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 19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국내외 작품 8편이 참가한다. 해외작품으로는 병따개·빗자루 등 일상용품을 이용한 물체연극 ‘크다고 무서워 말아요’(독일),곤충들의 세계를 무용으로 표현한 ‘탈바꿈’(덴마크),베트남의 민화를 소재로 한 ‘소년과 대나무 피리’(호주),‘파랑새(루마니아) 등을 만날 수 있다.(02)745-5851. 이순녀기자 coral@
  • 항암·노화억제·당뇨예방·미용효과… / 토마토는 ‘영양 덩어리’

    재배기술의 발달로 한겨울에도 토마토를 먹을 수 있지만 맛과 영양에선 제철인 요즘을 따라 올 수 없다.영양의 보고인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는 얼굴이 파래진다.’는 서양 속담 속에는 토마토의 효능이 상징적으로 들어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채소인 토마토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약 400년 전.1614년 편찬한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토마토를 ‘남만시(南蠻枾)’로 기록하고 있어 최소한 그 이전에 이미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남미가 원산지인 토마토가 국내에서 본격 재배된 것은 1950년대 이후다.서양에서는 채소로서 요리법이 다양하게 발달했지만 우리에겐 기껏해야 샐러드나 주스로 먹는 정도다. 토마토를 처음 먹으면 풋내같은 토마토 특유의 냄새가 나지만 계속 먹으면 괜찮아진다.풋내가 싫어 설탕에 찍어 먹으면 맛은 좋을지 몰라도 비타민B가 파괴된다.토마토에는 단맛과 신맛,짠맛이 있다.단맛의 주성분은 과당과 포도당,신맛은 시트르산과 말산이다.짠맛은 음식을 조리할 때 소금을 적게 써 혈압상승을 줄일 수 있다. 토마토에는비타민류와 미네랄류가 매우 풍부한 영양의 보고다.생 토마토 100g에는 베타카로틴 형태의 비타민A가 열매채소 가운데 호박 다음으로 많다.비타민C도 11㎎이나 있다.토마토의 비타민C는 열에 의한 손실이 많지 않아 생식만 고집할 것은 아니다.또 비타민B1 0.04㎎,비타민B2 0.01㎎ 등도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비타민P와 비타민H.비타민P는 모세혈관을 강화해 고혈압을 예방하거나 비타민C의 흡수를 도와 피부를 아름답게 해 주는 미용효과가 있다.비타민H 역시 피부 트러블 개선에 효과적이다.비타민C와 상승효과를 발휘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고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한다.골다공증에 좋은 비타민K도 있다. 또한 토마토에는 15종류의 미네랄이 들어있다.이들 가운데 칼슘 9g,칼륨이 178㎎,인 19㎎,철 0.3㎎ 등의 순으로 많다. 토마토에 있는 셀레늄은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무기질이다.비타민E(토코페롤)와 마찬가지로 과산화지질을 분해해 간암이나 B형 간염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바가 있다. 식이섬유인 펙틴이 많아 소화에 좋고 대장암예방에 효과가 있다.토마토를 삶으면 섬유소가 증가한다.아침에 토마토 주스 1잔씩을 마시면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토마토에 붉은 색을 내는 리코핀은 항암성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리코핀은 노화방지,항암,심혈관질병 예방,혈당저하에 효과가 있고 항산화력은 베타카로틴의 2배에 이른다는 것. 리코핀은 덜 익은 토마토보다는 잘 익은 것에 더 많다.미국 하버드대학 에드워드 지오바누치 박사의 연구결과 토마토를 많이 먹는 사람의 피속에는 리코핀의 함량이 높아 암 발생률이 낮았다고 한다.이쯤되면 빨갛게 익은 토마토 때문에 할 일이 없어진 의사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릴만하다. 고기나 생선 등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토마토를 곁들이면 위속에서 소화를 촉진하고 위의 부담을 가볍게 한다.또한 산성식품을 중화한다.토마토가 위벽에 음식이 달라 붙는 것을 막아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육식이나 산성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은 토마토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 ●토마토를 고르는 요령 좋은 토마토는 껍질에 탄력이 있고 외관상 광택이 나고 단단하면서 무거운 것이 좋다.일반 토마토는 지나치게 큰 것보다 200g 내외가 좋다.잘 익은 토마토가 영양가가 더 높기 때문에 빨갛게 잘 익은 것을 골라야 한다.푸른 빛이 도는 토마토는 상온에 두고 완전히 익히는 것이 좋다.또 같은 양이라면 방울 토마토가 더 낫다.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함유량이 일반 토마토를 웃돌기 때문이다. 반면 토마토가 각이 져 있으면 내부가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좋지 않다.색깔이 선명하지 않거나 모양이 기형적인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한귀정 농촌생활연구소 연구관,박은혜 건강요리연구가 이기철기자 chuli@ ■토마토 요리 3題 신선한 토마토에는 리코핀이 많이 들있지만 그냥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열을 가하면 리코핀이 토마토의 세포벽 밖으로 빠져나와 체내 흡수가 잘 된다고 한다. 토마토는 생것으로도 먹지만 케첩,퓨레,소스 등으로 가공하기도 하고 덜익은 것은 피클로도 이용된다. 방울 토마토로 피클을 만들려면 방울 토마토(50개)의 꼭지를 떼낸 후 물에 깨끗이 씻는다.레몬(1개)는 껍질째로 잘게 썰고 양파는 1개를 굵게 채 썰어 준비한다. 밀폐가 가능한 유리병에 방울 토마토와 레몬,양파,월계수잎 5장,바질 1개,통후추 1큰술을 넣어둔다.냄비에 물 3컵,설탕·소금 각 1컵을 넣고 끓이다가 식초 2컵을 넣고 다시 끓여 병에 붓고 밀폐한다.6일쯤 지나 국물만 따라내 끓인 다음 식혀서 병에 다시 부어 밀폐시켜 놓는다.열흘정도 지나면 맛이 우러나 먹을 수 있다.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을 때 토마토 피클을 곁들이면 소화에 좋다. ‘토마토 라이스’를 준비할 땐 쌀 2컵을 물에 20∼30분 가량 불려 놓는다.물 2컵,올리브 기름 2큰술,얇게 저민 마늘 2큰술,토마토 4개,당근·옥수수·파와 소금 약간을 준비한다. 토마토는 껍질을 벗겨 다져 놓고,당근·옥수수·파는 잘게 다져 준비한다.냄비에 올리브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향이 나도록 볶은 다음 불린 쌀을 넣어 끈기가 느껴질 때까지 볶다가 물과 다진 토마토를 함께 넣고 뚜껑을 열어둔 채 끓인다.10분쯤 끓이다가 불을 약하게 해 당근과 옥수수·파 등 잘게 다진 야채를 넣고 뜸을들여 완성한다. ‘토마토 두부찜’을 만들 땐 토마토(3개)는 통째로 사용하되 안을 파 낸다.두부(⅓모)는 1㎝ 크기의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 준비한다.속을 파낸 토마토 안에 두부를 넣고 간장을 약간 넣어 간을 맞춘다. 잘게 썬 파를 위에 올린 다음 알루미늄 포일에 싸서 10분쯤 찐다.체력이 약한 사람이나 냉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좋다.
  • 와인에 홀딱 빠진 30년 ‘물류 맨’/와인학교 ‘보르도아카데미’ 최훈 원장

    “너희가 와인맛을 알아?” 칠순을 앞둔 노(老)교수의 거칠고도 부드러운 입담은 좌중을 금방 압도해버린다. “방향타 없는 삭막한 위스키문화를 생각해보세요.와인은 클래식이자 생활의 여유입니다.” 철도청장 출신으로 33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3년째 ‘와인학교’를 이끌고 있는 최훈(崔燻·67) 보르도아카데미 원장.한때 프랑스 정통와인의 본고장에 유학한 실력을 되살려 ‘인기짱’으로 각계 인사들에게 격조높은 ‘와인학’을 흐드러지게 설파하고 있다. “숙녀가 있으면 숙녀 먼저,그렇지 않으면 시계방향으로 술잔을 권합니다.잔을 드는 방법에는 엄지와 검지로 잔의 목 부분을 잡거나,엄지·검지·중지 세 손가락으로 가볍게 목을 쥐는 방법 등 세 가지가 있습니다.” ●3년전 아카데미 설립… 와인전도사 나서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2층의 ‘보르도아카데미’ 강의실.휴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6시쯤이면 포도주같은 그의 감미로운 ‘와인학’ 강의가 어김없이 시작된다.3년 전에 처음 시작했지만 입소문이 퍼져 그동안 정계·재계·언론계 등 각계 인사들이 상당수 찾을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막수회’ 멤버 10여명이 일일과정으로 이곳을 찾았다.막수회는 90년대 후반 일본에 근무할 당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친목모임으로 정용석 KBS앵커,유원정 한국금융연수원 부원장,김대욱 용평리조트사장,염시종 대한항공객실담당상무,박상기 국제금융센터 선임연구원,최상렬 국가정보대학원 명예교수 등이 멤버로 속해 있다.강의실에서 만난 염시종 대한항공객실담당상무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 친목을 다지고 있다.”면서 “뭔가 추억을 만들고 뜻깊은 시간을 갖기 위해 감칠맛나는 최 원장의 포도주 강의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트모던화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보르도아카데미를 찾는 단체나 계층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얼마 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부설 최고 정책과정의 인사들이 참석,‘와인과의 만남’을 가졌다. 특히 연세대 행정대학원생들의 경우 3년째 오리엔테이션을 겸해 보르도아카데미에서 ‘와인과의 만남’을 갖고 있다.부드럽고 여유있는생각과 친화력을 배울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라고 최 원장은 강조했다. “삼성과 한진그룹 등 대기업 간부들도 와인특강을 받고 있습니다.외국의 바이어들을 만나기 위한 해외마케터들이나 고소득을 올리려는 보험설계사 등은 매우 적극적입니다.특히 지난달 19일에는 원광대학원 정책과정 100여명이 부부동반으로 이곳에서 3시간 동안 와인강의를 들었습니다.지방에도 와인족이 부쩍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 원장이 와인학교를 이끌어오는 동안 와인을 매개로 한 새로운 조직 ‘클럽 르서울,노블레스 오블리제’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재계·언론계·관계·의료계 등을 포함,150명의 저명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오는 11월 정식 출범할 예정이라고 한다.사회지도층이나 자녀들이 병역기피 등 국가적·사회적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취지에서 결성했다고 한다. ●교통공무원만 33년… 물류전문가 최 원장은 대구출신으로 대구상고를 나와 경북대 사범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뒤 61년 교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이후 교통부의 관광국장·육운국장·수송정책국장을 거친 뒤 91년 교통부 수송정책실장을 맡았다.93년 철도청장에 발탁된 그는 이듬해 10월 경남 밀양과 삼랑진 사이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사고의 책임을 지고 철도청장직에서 물러났다. 33년의 공직생활을 갑자기 마감했던 탓에 그는 집에서 무작정 쉬는 신세가 됐다.궁리 끝에 소일거리로 종로2가 파고다학원에서 중국어와 불어공부를 하기 시작했다.불어를 신청한 이유는 1967년 프랑스 유학시절의 경험을 살리기 위해서였다.또 장차 중국이 동북아의 중심국가로서 정치·경제분야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중국어를 선택했다. 그렇게 8개월 동안 어학공부를 하던 중 한진교통물류연구원 초대원장 자리가 생겨 자리를 옮기게 됐다.3년여 근무하는 동안 그는 두 가지 길을 생각했다.물류전문연구원과 와인연구원이었다.결국 와인연구원쪽으로 방향을 틀었다.프랑스 유학시절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67년 佛유학시절 와인에 눈떠 “19세기 나폴레옹3세가 세운 파리의 르그랑호텔,알베르1세 호텔,프랑스 남부의휴양도시인 니스의 네그레스코호텔 등에서 5개월 동안 와인유학을 했었지요.” 당시 재미삼아 와인공부를 했던 것이 국내 와인학교를 세우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주위에서는 최 원장을 보고 “무슨 와인학교냐.”고 여러 차례 반문했지만 정통 와인강의가 필요하다는 고집으로 밀어붙였다.결국 프랑스 보르도와인학교에서 최종자문을 받은 그는 2000년 7월19일 현재의 위치에 국내 처음으로 정통 보르도와인학교를 세우게 됐다. “처음에는 학생도 오지 않고 고생이 많았지요.그러나 일주일에 3명씩 프랑스 현지에서 강사를 초빙,격조높은 질로 승부하겠다는 신념으로 꾸준히 일해왔습니다.” 학교설립 당시에는 국내 와인학교가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5∼6개정도 생겼다는 최 원장은 그동안 일일과정,3일과정,5일과정,CEO과정,2개월의 전문과정 등을 거쳐간 와인제자들만 모두 2500명이 넘는다며 웃었다. 김문기자 km@
  • SKG 국내·해외채권단 협상 결렬

    SK글로벌의 국내채권단과 해외 채권단간 3차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이에 따라 국내 채권단은 오는 14일쯤 운영위원회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10일 채권단에 따르면 지난 9일 홍콩에서 해외 채권단과의 3차 협상을 가졌으나 캐시 바이 아웃(채권 현금 매입) 비율에 대한 의견 차이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하루 만에 끝났다. 해외 채권단은 캐시 바이 아웃 비율을 국내 채권단이 제시한 43%보다 훨씬 높은 72% 이상을 고집,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채권단은 해외 채권단이 채무재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한 계획에 따라 다음주 채권단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협상 창구는 열려 있지만 일단 법정관리 신청 절차는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복수의 칼앞에 마주선 우정/16일 개봉 청풍명월

    코미디와 섹스를 조미료삼아 고민없이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요즘 영화들 틈바구니에서 머리를 든 액션사극 ‘청풍명월’(제작 화이트리엔터테인먼트·16일 개봉)은 이래저래 특기할 만한 작품이다. 조선의 역사적 사건 ‘인조반정’을 모티브로 끌어들인 의고적(擬古的) 발상부터 그렇다.감각적인 이야기와 소재에 길들여진 신세대 주류관객층을 의식했다면 결코 쉽지 않았을 접근방식이다.굵직한 특기사항 또 하나.요즘 만들어진 사극이 맞나 싶게,철저히 아날로그식 액션만을 고집했다는 사실이다.공중을 날아다니는 팬터지 액션이나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눈속임 화면은 단 한 장면도 없다. 장대한 스케일의 영화를 움직이는 주인공은 연기파 배우 조재현과,한동안 스크린 활동이 뜸했던 최민수다.엘리트 무관 양성소인 청풍명월에서 지환(최민수)과 규엽(조재현)은 뛰어난 검술에다,우정도 유별나다. 그러나 수련이 끝난 뒤 규엽은 국경부대로,지환은 궁궐수비군으로 나뉘어 배치되면서 숙명적인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된다.규엽은 부대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반정에 가담하고 궁성을 수비하는 지환에 칼을 겨눈다. 검술액션을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미덕이 많은 영화다.칼날이 부딪치는 살벌한 소리가 한순간도 화면을 떠나지 않은 채 고강도의 검술이 이어지는 데다,끔찍할 만큼 생생히 리얼리티를 살려내는 극사실주의 표현기법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영화는,이내 반정의 소용돌이가 있은 지 5년 뒤로 시선을 옮긴다.그리고 숙적으로 맞서게 된 두 남자의 비극적 운명을 비장감 넘치게 그리는 데 주력한다.반정에 가담하지 않은 이유로 스승이 무참히 죽임을 당한 뒤 스승의 딸 시영(김보경)과 숨어지내던 지환이 피의 복수를 시작하는 것. 일절 기교를 부리지 않는 극사실주의 영상은 영화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비린내가 전해올 듯 내내 선혈이 튀고 잘린 목이 바닥에 나뒹굴기 예사인 화면은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육중한 갑옷차림에 난이도 높은 검술을 구사하는 배우들의 노고는 한눈에도 읽힐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드라마다.우정과 배신,복수 등의 극대비 개념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재주는 보이지 않는다.실제 같은 활극에 눈만 긴장시킬 뿐 심리적 긴장을 유발할 장치없이 지나치게 단선적이고 밋밋한 이야기 얼개는,인내심없는 관객들을 힘들게 할 것 같다.지환과 시영의 연애담이나,두 남자와 시영의 삼각관계라도 선명한 톤으로 묘사했다면 드라마가 한결 촘촘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동방불패’‘신용문객잔’‘황비홍’의 무술감독 원빈이 무술을 지도했다.‘결혼이야기’‘북경반점’등을 연출한 김의석 감독작. 황수정기자 sjh@
  • 말말말˙˙˙

    남한에서 시인은 배고픈 직업이라며 일반 글을 쓰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충고도 있었지만 시를 사랑하기 때문에 시를 고집했다. -탈북자로는 처음으로 한국 문단에 데뷔하는 김성민(41)씨,9일 한 인터뷰에서-
  • 명창 박동진 그는 누구인가 / 소리에 눈 뒤집혀 산 ‘큰 광대’

    8일 타계한 박동진 옹은 20세기 후반을 대표할 만한 판소리 명창이었다.1992년 한 TV 광고에 출연하여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고 일갈한 것이 지금도 화제가 되고 있듯,우리도 몰랐던 우리 것의 소중함을 심어준 진정한 광대(廣大)였다.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인 박 명창은 1916년 현재의 충남 공주시 무릉동 감나무골에서 태어났다.어려운 살림살이에도 부모는 면서기라도 시킬 요량으로 그를 대전에 있는 중학교에 보냈지만,졸업을 몇달 앞두고 이동백 송만갑 장판개 이화중선 김창용 등 당대 명창이 망라된 협률사의 공연을 보고 자신의 말처럼 “눈깔이 홀랑 뒤집혀지는” 체험을 한다. 이후 머슴노릇을 하며 청양의 시골소리꾼에게 배우고,대구의 기생들 소리선생을 하다가 박초월 김소희 박귀희 등이 활동했던 여성창극단의 뒷바라지를 하기도 했다.조학진에게 적벽가,정정열에게 춘향가,박지홍에게 흥보가,유성준에게 수궁가,김창진에게 심청가를 잇따라 배우면서 앞길이 열리는가 싶더니 25살 무렵 목소리에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자살을 하려고 독약을 마시는 쓰라린 기억도 있었다. 그러나 열등감을 오기로 극복하면서 한국전쟁 직후 만난 두 번째 부인의 내조 속에 하루 10시간씩 6년 동안 소리공부에 전념한 것이 오늘날 그를 있게 한 바탕이 됐다.1962년에는 국립국악원,1967년에는 국립창극단에 들어가 소리공부를 계속하면서 1968년 흥보가를 시작으로 판소리 다섯 마당을 완창했다.잊혀져 가던 판소리를 부흥시키고,수많은 명창들이 완창에 도전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1970년 서울신문 문화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1973년에는 적벽가로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가 됐고,1982년에는 은관문화훈장도 받았다.1998년 늦가을 고향에 판소리 전수관을 세우면서 후진양성에도 의욕을 보였지만,다음해 평생을 뒷바라지하던 부인과 사별한 뒤 급격히 쇠잔해졌다. 그는 지난달 7일 언론과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다시 태어나도 소리를 하시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하지.소리보다 더 좋은 것을 보지 못했어.요즘은 너무 양악에들 빠져 있지만….세상이 미쳐 돌아가 민족의 얼과 정신을 잃어가는 거지.”라고 변함없는 우리 것에 대한 애정과 걱정을 남겼다. 한편 박 명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이날 저녁부터 조문행렬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노무현 대통령과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심대평 충남지사 등 각계에서 보낸 조화도 빈소 안팎을 메웠다. 빈소를 찾은 윤미용 국립국악원장은 “판소리 발전에 큰 획을 그으신 분”이라면서 “앞으로 이만큼 국악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고 추모했다.국악인 신영희씨는 “내가 TV코미디에 나가는 것을 두고 말이 많았지만 ‘국악인이 무슨 귀족이냐,광대지.’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자신감을 얻은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빈소에는 이밖에 고인과 30여년 동안이나 호흡을 맞춰온 중요무형문화재 고법 보유자 주봉신 명고수와 이영희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을 비롯하여 최승희·강정자 등 후배 국악인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한편 고인이 마지막까지 원로사범으로 적을 두고 있던 국립국악원 광장에서 10일 신영희씨의 추모창 등으로 영결식이 치러지면 유해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선영에 안장된다. 서동철 기자 dcsuh@ ■소리에 시대정신·현장성 담아 민초 곁으로 69년 흥보가 등 다섯마당 완창 신기원 “나는 명창보다 광대가 더 좋다.좌중을 웃기고 울리는 광대야말로 소리꾼이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다.” 박동진 명창이 생전에 몇 번이고 강조하던 얘기다.그는 종종 ‘욕쟁이 명창’이라고 불릴 만큼 육두문자를 섞은 욕설을 늘어놓는 것이 특기였다.품위를 떨어뜨린다고 곱지않은 눈으로 보는 사람도 없지 않았지만,“관객이란 파안대소하면서 웃음보를 터뜨려야 비로소 마음을 열고 소리에 서서히 빠져들기에” 적절히 의도된 것이었다. 박 명창은 국악팬들로부터 판소리의 대부로 떠받들어지기 이전까지는 ‘근본을 알기 어려운 소리’라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당대의 명창들로부터 판소리 다섯 마당을 모두 섭렵했지만 스승들로부터 충분한 구전심수(口傳心授)를 이루지 못하고 ‘피나는 탐색 끝에 스스로 터득한 소리’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박 명창의 ‘약점’은,역설적으로 판소리의 시대정신과현장성을 살리는 강점으로 작용했다. 완벽하게 물려받은 스승의 바디가 없으니,평생 추종해야 할 소리의 모범 또한 없었다.판소리 문화의 보수적인 틀에서 벗어나 대중성을 획득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설도 과감히 바꾸었고,어려운 한문투를 쉬운 요즘 말로 고치는 것은 물론,그때그때 유행하는 말까지 집어넣은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대중성에만 머물렀다면 오늘날의 박동진으로 추앙받지는 못했을 것이다.그는 1969년 흥보가를 시작으로 판소리 전 마당을 완창해 토막소리에 그치던 소리판에 일대 경종을 울렸다. 여기에 변강쇠타령과 배비장타령,옹고집타령,숙영낭자전,무숙이타령 등 판소리 열두 마당 가운데 잊혀졌던 마당을 차례로 모두 세상에 빛을 보게 만들었던 것은 그가 판소리 문화의 재정립을 위하여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다. 1973년에는 9시간40분짜리 창작판소리 ‘이순신전’을 발표하고,‘예수일생’을 판소리로 짜 선교활동을 폈던 것은,현대사회에서도 판소리가 살아있는 예술로 충분히 효용을 갖고 있음을 확신했기에가능했던 일이었다. 서동철기자
  • 올 稅收 1조5000억 감소 ‘비상’

    올해 세수(稅收)에 비상이 걸렸다.특별소비세 인하와 근로소득 공제폭 조기확대로 올해 1조 5000억원 안팎의 세수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감세(減稅)’는 당장 국민들의 입에 달지 몰라도 경기부양 효과는 낮다는 점을 들어 차라리 과감하게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소세 인하로 7000억원 세수감소 예상 승용차 특소세 인하안이 예정대로 8일 국회를 통과할 경우 3000억∼4000억원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그러나 한나라당이 배기량 2000cc이하 중·소형 승용차의 특소세율을 정부안(6%)보다 낮은 5%를 고집하고 있고,산업자원부는 1600cc미만 소형차에 대해 특소세를 아예 면제하자고 주장하고 있어 세수감소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TV로는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PDP(1%)와 프로젝션 TV(10%)도 특소세가 완전히 폐지돼 600억원의 세수가 증발하게 됐다.한나라당 주장대로 에어컨도 인하대상에 포함될 경우,1050억원가량(30%인하시)의 세수감소가 발생한다. ●차라리 추경규모 확대해야 경유 등 유류에 붙는 특소세도 정부가 올해 인상분을 화물차주들에게 보전해주기로 함에 따라 이미 900억원의 세수가 축났다.버스·택시·레미콘 기사들도 같은 요구를 하고 있어 감소분 확대는 불가피한 실정이다.게다가 근로소득 공제폭 확대도 야당의 주장대로 올해부터 소급적용키로 함에 따라 7000억∼8000억원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근소세와 특소세 분야에서만 1조 5000억원가량이 ‘펑크’난 것이다.지난해 기업들이 장사를 잘해 올해 법인세가 1차 추경예산 편성분 1조원 외에 1조원가량이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지만 세수감소분에 못미친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健) 전무는 “1차 추경 4조 2000억원을 모두 쏟아부어도 올해 성장률이 3%에 간신히 턱걸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기 경기부양 효과가 낮은 감세보다는 추경 규모를 5조∼6조원대로 확대하거나 2차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 SKG채권 현금매입 ‘힘겨루기’ / 국내외 채권단 40%對80% 대립

    SK글로벌의 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내 최종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국내 채권단과 해외 채권단간에 채권현금매입(CBO) 비율을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해외 채권단의 동의가 없으면 SK글로벌의 자체 정상화를 포기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공언해 온 국내 채권단은 실제 법정관리를 위한 법률검토에 착수하는 등 대응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채권단 ‘법정관리’ 신청 실무검토 착수 SK글로벌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관계자는 7일 “오는 18일로 예정된 정상화 양해각서(MOU) 체결 전까지 해외측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막바로 ‘회생형 법정관리’를 신청할 방침”이라며 “이미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국내 채권단이 지난달 17일 결의한 채무 재조정안을 토대로 사전정리 계획안을 마련,이번주 초 운영위원회 소속 채권 금융기관들과 검토작업을 한다는 계획이다.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해외 채권단이 언제든 SK글로벌 채무에 대한 회수에 나설 수 있어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바로 실행에 옮긴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양쪽의 입장차이 국내 채권단은 지난주 2차 협상에서 해외 채권단에 CBO비율 40%를 제시했다.즉,SK글로벌이 해외에서 진 부채나 보증채무의 40%를 현금으로 줄 테니 나머지는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영국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을 주축으로 한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는 “SK글로벌 실사결과를 못 믿겠다.”면서 “CBO비율을 80%선까지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해외 채권단 내부에서는 한국 채권단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즉각 채권회수에 나서는 한편 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특히 2000년 ‘대우사태’ 당시 대우 해외 금융기관이 채권의 60% 정도를 챙겼던 점을 들어 이번에도 최소한 이 정도는 보장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법정관리는 압박용카드? 국내 채권단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해외 채권단보다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보고 있다.해외 채권단이 받을 빚이 주로 보증채권이어서 법적으로 상거래채권·금융채권 등 다른 채무에 비해변제순위가 뒤로 밀리는 데다 채권단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그나마 채권의 40%만큼도 챙길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고집을 부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계는 대체로 협상시한인 18일에 임박해 국내 채권단과 해외 채권단이 제시한 CBO 비율의 중간쯤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채권단이 제시한 CBO비율은 공평한 손실분담 원칙에 따른 것으로 더 이상 추가양보는 없다.”면서 “법정관리 신청 준비는 단순히 해외 채권단의 협상을 앞둔 압박 차원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김유영기자 carili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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