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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니언 중계석/‘한반도 핵 위기의 비용’ 요약

    북핵 위기와 관련,한반도의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한국은 주도적인 입장에 서지 못하고 있다.이 위기를 한국이 자체적으로 소멸시킬 수 없는 현 상황에서,갈등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정부와 지도자들의 위기관리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불교포럼 주최로 지난 9·10일 경기도 파주 보광사에서 열린 ‘한반도위기와 대응’주제의 불교평화포럼을 통해 발표된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의 논문 ‘한반도 핵 위기의 정치적 경제적 비용’을 요약한다. 미국과 북한은 핵문제를 두고 위기게임을 벌이고 있지만,양자의 목적이 전쟁이라고는 볼 수 없다.위기 게임의 고조에 따라 전쟁 위험이 높아가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위기게임이 초래하는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어서 잘못된 인식에 따른 상황오판은,사후의 비용을 대폭 증대시키거나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북한 핵위기의 전개는 한국에 여러 형태의 비용지불을 요구한다.가장 포착하기 쉬운 비용은 북한 핵위기가 한국 경제에 주는 부담이다.2002년 10월부터 시작된 핵위기는 그 어느때 보다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다.특히 2003년 초부터는 한·미관계의 불확실성 문제와 맞물리면서,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자체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음이 드러났다. 북한 핵위기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정치적 비용도 적지않다.북한 핵위기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상호협박과 회유를 통해 상대방의 정책을 강압적으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의 정부와 정치지도자들은 매우 어렵다.한·미공조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유지해야 하며,국내 갈등을 증폭시키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이처럼 민감한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의 외교적,대내 정치적 행마(行馬)가 아주 중요하다. 위기게임에서는 위기의 성패에 따라 양측의 국가적 위신과 정권의 사활이 결정된다.이 북·미간 위기게임에서 한국은 분명 주전 선수가 아니며,중재자로서의 능력도 부족하다.한국 자체로서 두 적대자의 게임을 멈춰세울 능력을 갖고있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한국은 두 행위자의 위기게임 때문에 경제·정치적으로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만약 두 적대자의 게임이 전쟁으로 비화될 경우 치명적 손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두 적대자의 위기게임에 대해 한국은 자신의 위치에 걸맞은 원칙을 세워 행동해야 한다.그 원칙은 도덕적이고 이념적이기보다는,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능란한 현실주의적 처세술이어야 한다.전개될 수 있는 여러상황을 예측,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한국의 피해를 최소화할 ‘최적 선택’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국 정부와 지도자들의 위기관리 능력이다.한국정부는 미국과 북한이라고 하는,통제할 수 없는 고집스러운 행위자를 상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그 내부의 상이한 정치사회적 조류간의 갈등을 악화시키지 말아야 하는 어려운 책무를 지고 있다.특히 한국정부와 사회는 위기대응에서 상대측,또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 교환되는 협박과 강압이 현실적으로 무얼 뜻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핵 위기게임 속에서 행위자간 협박과 강압의 교환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를 과잉반응하거나 무시할 경우,그에 상당한 불필요한 수업료를 지불할 수 있다.우리는 이미 명분상이건 실물적 측면에서건 지불하지 않았어도 될 많은 수업료를 지불했다.한반도의 위기 때문에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그 비용의 크기는 정부라고 하는 행위자의 역량에 따라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한국의 정부,사회가 이러한 비용 초래상황을 소멸시킬 능력이 없다면,사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현명한 행보를 통해 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어떠한 것인지 적극 연구해야 한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한총련 내부갈등 수습 ?

    “시위방식에 대한 국민여론에도 귀를 기울일 것이며 항상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투쟁을 벌이겠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은 8·15통일대축전을 앞두고 내부토론을 거쳐 지난 7일 경기도 포천 미군사격장 진입시위 같은 ‘기습점거’ 방식을 포기하고 거리선전 중심의 평화시위로 전환할 것을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사했다. ●온건 투쟁 선회 배경 한총련측은 지난 7일 장갑차시위가 쇠파이프나 화염병 등이 등장하지 않은 ‘평화적’시위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과격·폭력시위’라는 비난이 잇따르자 자구책으로 시위방식을 바꾸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0일 오후까지만 해도 한총련이나 범청학련(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지도부는 7일 시위를 주도한 범청학련 통일선봉대에 대해 “통선대의 자율적인 활동”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11일 이같은 기류는 변했다.자유시민연합 등 보수단체들이 오는 15일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는 데다 ‘과격시위’ 논란이 지속되면 행사 자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갑차시위를이끌었던 범청학련 통일선봉대의 핵심간부는 “가장 중요한 것은 8·15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라면서 “미군기지 진입과 같은 ‘충격요법’으로 논란의 소지를 제공하는 것은 지금의 시기와 맞지 않는다는 데 범청학련과 한총련 지도부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급진적인 투쟁 방식을 선호하는 경인지역 학생들이 중심이 된 수도권 통선대 지도부와도 토론을 통해 합의 과정을 밟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 ‘온건 투쟁’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론 귀기울일 것’ 간접 유감 표명 한총련도 이날 연세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탄압중단”을 촉구하면서도 장갑차 시위방식에 대한 유감의 뜻을 완곡하게 표명했다. 또 한총련 지도부는 강경파로 알려진 경인지역 통일선봉대의 돌출행동을 우려,이들과 함께 수도권 통선대에 소속된 일부 서울지역 통선대를 이들과 분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총련 관계자는 “시위방식을 두고 한총련 ‘중앙’지도부와 일부 지역 지도부 사이에 이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난해 ‘여중생 투쟁’에서 큰 역할을 한 경인지역 지도부가 과거와 같은 ‘선도투쟁’ 방식을 고집하면서 ‘대중노선’을 강조하는 ‘중앙’과 이견을 보여왔다.”고 귀띔했다. ●통일선봉대란 범청학련 소속인 통일선봉대는 8·15대회를 알리고 경찰로부터 시위대를 지키는 일을 한다. 범청학련은 남북에서 같이 구성된 범민련의 하부기구다.또 범청학련은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를 산하에 두고 한총련의 통일운동을 주도한다. 통선대는 전국 민족민주 계열 대학의 핵심 활동가들 가운데 자원자들로 구성된다. 전대협부터 내려온 통선대는 방학이 시작되는 8월 초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8·15대회의 개최를 알린다. 이세영 이두걸기자 sylee@
  • 6者회담 수석대표 사실상 차관보급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논의하는 6자회담이 이달 말 베이징 개최로 가닥이 잡히면서 회담 수석 대표의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지난 7∼9일 평양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귀국 기자회견에서 “회담 수석 대표는 국장급보다 격상된 차관급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왕 부부장 자신을 언급한 것이란 풀이다.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지난 5일 자신이 러시아 대표로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정부 당국자는 왕 부부장이나 로슈코프 차관은 우리 직제로 보면 차관보급이라면서 우리측 수석 대표는 이수혁 차관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은 제임스 켈리 차관보가 확정적이다.일본도 야부나카 미토지 아시아 대양주 심의관이 수석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한·미·일은 기존의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 멤버들로 호흡을 맞출 공산이 크다. 중국의 경우 지난 4월 베이징 3자회담때는 푸잉(여) 아주국장이었으나,당시는 장소를 제공하는 단순 중재자에 그쳤다.이번엔 중국 정부 내에서 북핵 실무 총책임을 맡고 있는왕 부부장이 나선다는 점에서 중국의 북한 핵문제 적극 개입 의지를 읽을 수 있다.왕 부부장은 날카로운 외모에서 풍기듯 냉철한 판단력과 치밀한 업무 추진력을 평가받고 있으며,대외 협상에서 다소 강성적 인물로 알려졌다. 왕 부부장은 북한 방문 기간 중 강석주 북 외무성 제1부외상 등을 만나 9월 초를 고집해 오던 북측을 설득했다.베이징 출신으로 베이징 외국어 대학 일본어과를 졸업한 대표적인 일본통이다.2001년 외교부내 서열 3위(아시아 담당)인 부부장에 올랐다. 북한의 경우 4월 베이징 회담 때 참석,켈리 차관보를 복도에서 만나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펀치를 날린 이근 부국장이 그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중국측의 회담대표 격상으로 볼 때 강석주 제 1부외상이나 김계관 부외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시나리오 / 노사정협상 결렬땐 親재계안 통과 주목

    주5일 근무제 도입을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가 8일부터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국회에 계류중인 정부안을 중심으로 이달내 본회의 통과를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정 협상 시한도 오는 14일까지로 못박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도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노사정 협상 결과에 따른 파장도 다양하게 예상된다. ●노동계 단일안·정부안 절충 노사의 양보가 전제되어야 한다.임금 보전,연월차 휴가 일수 조정 등 양측의 입장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와 국회의 중재에 합의하는 경우다.노동계도 경제 상황이나 여론의 부담이 만만치 않아 무조건 ‘모 아니면 도’식의 주장만 고집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특히 정부안을 그대로 통과시키기보다는 실리를 챙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계도 정부안을 마지노선으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일방적인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여기에 협상 시한이 촉박한 만큼 서로 ‘주고 받는’ 상생의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시간만 끌다 여야 조정안 통과 노사간 극도의 대립 속에서 결국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을 경우도 예상된다.정치권이 주5일 근무제를 이달내 처리키로 한 만큼 정부안에 추가 사항을 덧붙일 것으로 보인다.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친재계 성향을 보이고 있어 재계의 입장이 보다 많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노동계가 극한 투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상황이 꼬일 가능성이 커진다.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은 “노동계안이 지난 3년동안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면서 “미적거리는 것보다 차라리 정부안이라도 통과시키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노동계가 국회 처리 강행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총파업 등 물리적인 수단을 동원할 경우,정기국회로 처리가 연기될 수도 있다.노사 협상 시간을 좀 더 갖도록 하겠다는 뜻이다.그러나 한나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변수는 무엇인가 정치권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여야가 재계와 노동계를 압박하면 할수록 양측이 불만족스럽더라도 합의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공조가 얼마만큼 지속되느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유연한 한국노총이 적정한 선에서 타협쪽으로 기울어지면 힘의 ‘무게추’가 사측과 정부로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결국 민주노총만 반대 목소리를 내며 ‘외톨이’로 전락할 수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김광림의 플레이볼]기아의 고육책

    기아는 지난 2일 팀 분위기 쇄신과 정신력 재무장을 위해 마무리투수 진필중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기아는 올 시즌 예상치 못한 선발 투수진의 부진과 타력의 응집력 상실로 중위권마저 위협을 느낄 정도로 외나무다리 곡예를 하고 있다.이번 조치는 이런 상황에서 나온 극약처방이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린 조치(8월중 비로 연기된 경기는 다음날 연속경기로 치르며,주말경기가 비로 연기되면 월요일로 순연)는 경기 운영에 투수들의 힘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기아는 지난해 다승왕 키퍼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두산의 최용호와 트레이드,변화를 노렸다.그러나 최용호가 현재 2군에서 몸만들기에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기아로서는 진필중의 안정된 마무리가 절실한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필중의 2군 강등이 과연 팀에 득이 되는 것일까.진필중은 올 시즌 37경기에 출장 3승3패18세이브를 기록중이다.물론 기록상으론 별 문제가 없는 듯 보이지만 코칭스태프를 불안하게 만든 상황을 자주 연출한 것은 사실이다. 기아는 진필중을 지난 7월26일 선발 출전시킨 것을 시작으로 자신감 복원 차원에서 보직변경을 했다.선발로 돌린 뒤 두차례 경기를 치렀다.결과는 1승1패.5이닝 2안타 무실점과 3이닝 7안타 1사사구 1삼진 4실점의 성적을 각각 보였다.그뒤 2군 강등 결정을 내렸다.단 2경기로 테스트가 끝난 것이다.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팀에 연패를 안겨 주었지만 코칭스태프는 믿음으로 그의 출전을 고집했다.올시즌 급성장한 서재응(뉴욕 메츠)도 5승 이후 한달여 동안 7경기에서 5패만을 기록중이다.그러나 여전히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있다.메이저리그가 보여주는 모든 것이 다 좋다고는 볼 수 없지만 선수를 믿음으로 기다려주는 것은 부럽다. 투수난을 겪는 기아가 진필중을 2군으로 보낸 것이 과연 최선책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투수가 무너지면 타력도 덩달아 무너지게 마련이다.팀의 축이 되는 투수가 벤치를 지키고 있는 것과,없는 것과는 야수들의 심리적인 요소에서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다르다.진필중이 일단 2군으로 내려가면 최소한 열흘은 벤치를 비워야 한다.앞으로의 경기에서 기아는 분명 진필중에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을 것이다. 광주방송 해설위원 kkl33@hanmail.net
  • [오늘의 눈] 검찰의 대통령친구 감싸기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청주 향응 자리에 동석한 정화삼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40년지기로 알려져 있다.노 대통령은 부산상고 53회 동창인 정씨를 가리켜 수기에서 ‘(자신의)어머니가 자식처럼 아끼는 친구’라고 표현했을 정도다.지역 사회에서는 청주 상공회의소 부회장인 정씨가 청남대 개방을 노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 성사시켰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일까.양 실장의 ‘향응 몰카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지검에 출두한 정씨는 다른 소환자들과 사뭇 달랐다.정씨가 출두한 5일 새벽,청주지검에는 기자들이 없었다.며칠째 청주지검 1층 시멘트 바닥에서 반(半)노숙 생활을 하며 밤을 새웠던 기자들이 정씨의 소환을 놓친 것이다. 비밀은 전날밤 검찰의 깜짝 연출에 있다.검찰이 정씨 소환을 준비하던 4일 밤 10시30분쯤 수사를 맡은 부장검사와 수사검사,수사관들이 약속이나 한 듯 줄줄이 퇴근했다.한 수사 검사는 “오늘은 더이상 소환자가 없으니 기자들도 퇴근하라.”며 연막을 쳤다.3층 조사실의 불을 모두 끄는 ‘연출’도 벌였다. 그래도 기자들이 반신반의하자 “내일 일은 내일 가봐야 알지 걱정할 것 없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정씨는 기자들이 모두 철수한 새벽에야 청사로 은밀히 들어왔다.검찰 관계자는 나중에 “참고인이 원하는 시간에 조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며 관행”이라고 말했다.정씨가 기자들이 지키고 있는 곳에서 조사를 못 받겠다며 외부 조사를 고집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수사팀은 “정씨에게 전날 밤 소환이 통보돼 오늘 이른 아침 출두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다른 소환자들과 비교하면 해명은 궁색하기만 하다.대통령 친구에 대한 ‘특별 대우’라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과거 ‘옷로비 사건’ 당시 검찰이 현직 법무장관의 부인을 소환하면서 위장 승용차와 대역을 동원하며 과잉보호에 나서 질타를 받은 것이 떠오른다. 안동환 사회교육부 기자sunstory@
  • 편집자에게/ “이젠 남녀 양성 추구하는 시대로”

    -‘여자만 살기좋은 세상이 됐다?’기사(대한매일 8월5일자 17면)를 읽고 일상생활에서 ‘아직도 남녀평등은 멀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성들은 역차별을 느끼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남성들을 이해하는 기회가 됐다.그리고 여성의 입장에서만 양성평등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남성들의 입장에서도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줬다. 특히 직장에서 여성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느끼는 남성들의 불편함을 “얼마 전까지 여성들이 받았을 행동제약”이라고 남성들이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은 반가웠다. 이젠,남성성이냐 여성성이냐가 아니라 양성성(androgyny)을 강조할 때가 된 것 같다. 인간은 누구나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한다.남성적 가치와 여성적 가치를 모두 갖고 있는 사람들이 과거 전통적인 성역할을 고집하는 사람들보다 성취동기와 자아실현은 물론 결혼만족도와 자아발달수준,도덕발달 수준까지 높다고 한다.반면 단지 ‘남성적인 남자’,‘여성적인 여자’는 지능이나 창의성,공간지각 능력이 낮다는 흥미있는 연구결과도 있다. 개인은 물론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가정·학교 교육과 사회·문화 환경이 양성성을 추구하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언론에서 본격적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강성민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사무국장
  • [사설] 실질적 해법 찾는 북핵 회담을

    북핵 사태에 청신호가 켜졌다.북한은 그제 6자회담 수용의사를 밝혔다.이로써 북핵 후속회담이 조만간 6자회담으로 재개되게 됐다.정부는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하고,미 국무부도 ‘매우 고무적’이라며 환영했다.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우리는 우선 북한이 기존 ‘선 북·미회담’ 주장을 접고 미국의 요구대로 곧바로 6자회담을 열기로 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북한이 러시아의 참여를 수용한 것은 중국의 대화압박에 대한 견제로 여겨진다.특히 북한은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북한의 핵보유를 저지하려고 한다는 의구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이는 또 대북 압박에 동북아 관련국들을 동참시켜 공동의 책임을 지우겠다는 미국의 속셈과 맞아떨어진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안도하기엔 이르다.후속회담이 핵위기의 해소로 이어질지 여전히 불투명하다.우리는 조만간 재개될 6자회담이 북핵문제의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장이 되기를 거듭 강조한다.이젠 회담의 내용이 중요하다.북·미는 납득할 만한 협상안을 제시하고,이견을 절충해야 한다.우리는 특히 미국에 대해 북한의 핵폐기에 걸맞은,적절한 체제보장 방안을 준비할 것을 당부한다.북한을 선제 공격하지 않고 김정일 정권을 붕괴시키지 않는다는 보장 없이 핵포기 약속을 받아내겠다고 고집할 경우 회담은 성공할 수 없다.정부도 6자회담 참여국들이 공동으로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고,대북 불가침을 약속하는 방안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하기 바란다. 북한도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핵을 제거해야 한다.’는 미국의 일관된 요구에 상응하는 핵포기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지난 4월 3자회담에서 ‘핵무기 보유’를 시인한 것과 같은 우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그 경우 6자회담은 북한이 가장 우려하듯 미국의 대북 제재조치와 군사적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활용될 수 있다.
  • 北 다자회담 수용 안팎 / 北核해결 본격 ‘대장정’

    북한이 한·미·일·중·러가 참여하는 6자 회담을 전격 수용하고,동시에 미국이 다자속 북·미 양자 회담 방식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져 북핵 문제 해결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반도 주변 4강이 모두 참여하는데다,‘다자속 양자’라는 회담 형태를 갖춤으로써 우여곡절은 겪겠지만,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대전기가 마련될 것이란 성급한 기대도 나온다.회담 시기는 경수로 건설이 사실상 중단되는 8월 말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장소는 6개국에 모두 부담없는 베이징이 거론되고 있다.물론 제3의 장소도 배제할 수 없다. ●회담틀 도출 배경 베이징 북·중·미 3자 회담 이후 “북한과 다른 방에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미국과,양자회담을 고집해온 북한의 체면을 함께 고려했다는 평가다. 북한으로선 양자회담의 명분을 살렸고,미국으로서도 일단 북한을 다자 대화의 틀로 불러냈다는 점에서 성과를 찾을 수 있다. 회담 참여국이 보장하는 체제보장 등 일련의 구상을 감안할 때 양자 대화 자체가 형식에 그칠 가능성이 없지 않고,북한이 결국 다자회담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는 듯하다. 북한 박의춘 주 러시아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on his leadership’s indication)란 말과 함께 6자회담을 수용의사를 밝혔다.다자회담이 결코 북한에 불리하진 않다는 인식 아래 몸값을 최고로 올린 지금이 협상의 최적기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양자회담에 집착하면서 다자대화틀의 무력화를 기도할 것이란 우려섞인 분석도 한다. ●북한,5개국과 다른 발표 한국 정부를 포함,러시아·미국·일본 등 북한측으로부터 6자회담 통보를 받은 4개국은 1일 북한의 6자회담 수용사실을 발표하면서 ‘양자 회담’부분은 빼놓았다.이날 오후 9시쯤 북한 조선중앙방송 보도로 그동안 북·미 접촉 진전 상황이 알려졌다.이와 관련,미국 등 4개국이 미측의 양보로 보이는 ‘양자회담’부분을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북한이 지난달 장관급 회담에서 다자회담 수용 의사를 내비친 데 이어 지난달 31일 오후 모종의 경로로 우리 정부에 6자 회담수용방침을 직접 통보해 온 것은 우리 정부의 역할을 인정하고 남북관계 지속을 원한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체제 보장과 향후 전망 미국은 지난 4월 북한이 제안한 이른바 ‘대담한 제안’과 한·미·일 고위급 협의에서 제시된 북핵 로드맵을 바탕으로 체제보장 등 포괄적 제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제 대장정이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참여국이 6개국으로 늘면서 회담이 우보(牛步)를 할 가능성이 높고,북핵 폐기와 경제지원 문제,경수로 건설 재개 등 난제도 쌓여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들 사이엔 핵문제 해결에만 급급,결국 실패로 끝난 지난 1994년 제네바 핵합의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사설] 부시의 북핵 진전발언 주목한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그제 북핵 문제에 진전이 있다고 말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북핵 문제와 관련,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다자회담 성사에 기대를 갖게 한다.부시 대통령이 다자회담에 진전이 있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주변국들의 책임 공유에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러한 진전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태도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해,북한도 다자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미국의 제안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미국의 제안은 3자회담 다음날 다자회담을 갖는 형식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북·미의 접근 방식은 다르다.미국은 3자회담을 예비회담의 성격으로 생각하지만 북한은 3자회담에서도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기를 원한다.회담을 위해서는 절충안이 필요하다.미국이 3자회담에서 실질적인 현안 논의는 하지 않더라도 북한의 체제보장을 구두로라도 약속하는 것이 하나의 절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에 중요한 것은 체제보장이다.반면 미국은북한의 핵폐기를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오랜 시간과 절차가 필요한 핵폐기만을 고집하는 것은 진지한 협상의 자세가 아니다.핵폐기와 체제보장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미국은 다자회담에서 북한체제 보장이 주요 의제임을 밝혀야 한다.북한도 미국과의 불가침 조약만을 고집해서는 안 될 것이다.북한의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회담이 열리지 못하면 미국 강경파들에게 강경책의 빌미를 줄 것이다.미국은 유엔안보리에서 북핵문제를 다루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그렇게 되면 경제제재로 이어지고 핵문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다.북핵위기설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북한의 실용적인 접근을 당부한다.미국도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핵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협상을 약속해야 한다.시간끌기 회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中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3)잠에서 깨어나는 실크로드

    서부대개발은 서역,즉 지금의 신장(新彊)성의 생활터전과 사람들의 의식까지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1999년부터 시작된 개발 열기가 중국의 오지,고대 실크로드를 서서히 달구고 있는 것이다.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동부 연안도시와 비교하면 거의 10년 이상 늦은 셈이지만 변화의 파장은 대단하다.개혁·개방과 더불어 급속히 유입되는 서구 문화가 중국 동부를 거쳐 서부대개발을 통해 서서히 서진하고 있는 것이다. |시안 우루무치 오일만특파원| 저녁 8시 우루무치의 한 위구르 식당에는 배꼽춤으로 알려진 전통 민속춤이 한창 열기를 뿜고 있다.1300여년전 당(唐)나라 시인 리허(李賀)가 읊었던 ‘푸른 눈의 곱슬머리 아가씨’,바로 그 호희(胡姬)가 열정적인 춤을 선보인 뒤 위구르 주민들이 너나할 것 없이 무대로 나와 멋드러진 집단 춤사위로 이어가는 흥겨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밤 10시가 지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음악은 격정적인 팝송으로 바뀌면서 중앙 무대는 삽시간에 디스코 장으로 변했다.젊은 남녀는 물론 중년까지 가세한 디스코 파티는 자정이넘도록 끝날 줄을 몰랐다.이곳 주민들은 시내 중심지에 대형 나이트 클럽이나 노래방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도 불과 1∼2년 사이의 일이라고 했다. 런춘메이(任春梅) 신장발전위원회 부처장은 “서부대개발이 시작되면서 위구르인들도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며 “지금은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이 돈버는 일”이라고 말했다. ●졸부들 겨냥 호화아파트 신축 붐 우루무치 시내 곳곳에 들어서는 톈산(天山) 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과 중앙아시아 접경지역에서 변경무역으로 떼부자가 된 신장인들이나 외국인들을 겨냥한 호화 아파트 건설 등은 40%에 이르는 한족(漢族)은 물론 40여개의 소수 민족들까지도 서부대개발이 몰고온 현대화의 바람을 정면으로 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구르 도시로 불리는 투르판에도 변화의 바람은 마찬가지다.우루무치에서 동쪽으로 자동차로 2시간 30분 정도,막막한 사막을 달리면 멀리 톈산산맥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투르판 시가 나온다.포도밭이 도시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인구 25만명의 이 도시는 변변한 제조공장 하나 없어 90년대만 해도 주민들 대부분이 농사나 상업에 종사했다. 하지만 중국 동부의 높아진 소득수준 덕에 관광 붐이 거세게 불면서 투르판 경제는 관광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창고성(高昌古城) 등 곳곳에 널린 고대 유적지와 위구르 전통 문화를 보기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명소로 떠오른 것이다. 5년째 투르판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하는 조선족 김철(金哲·31)씨는 “서부대개발이 가속도가 붙으면서 중국 동부의 자금은 물론 서구적 문화가 투르판에도 몰려오고 있다.”며 “최근 생겨난 나이트 클럽에 젊은이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90년대 후반까지 거세게 불었던 위구르 독립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최근 들어 힘을 잃고 있는 것도 서부대개발이 몰고온 경제주의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투르판 시청 옆 먹자시장에서 만난 40대 주인은 “아직까지 위구르인들이 소박한 전통문화를 고수하고 있지만 경제개발이라는 최근 분위기 때문에 먹고 사는 문제가 최대의 관심사가 됐다.”고 변화의분위기를 전했다. “너의 면사포를 들어 올려라.너의 눈썹을 보자.너의 눈썹은 가늘고 길어 나무가지 위의 반달과 같구나.너의 면사포를 들어 올려라.너의 눈을 보자.너의 눈은 맑고 파래 가을의 파도와 같구나….” ●패스트푸드점 속속 문 열어 서역(西域) ‘민가(民歌)의 아버지’로 불리는 왕뤄빈(王洛炙)의 대표작인 ‘서역 아가씨’의 가사다.하지만 광대한 사막이 가로 막았던 서역,실크로드를 따라 어렵게 접했던 위구르 아가씨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이러한 신비감은 어느덧 옛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사실 실크로드의 출발지인 시안에서 시작됐다.1000년 고도(古都) 창안(長安)의 자존심 때문인지 보수적으로 유명한 시안의 주민들에게 KFC와 맥도널드 햄버거가 인기가 높다.20여개에 달하는 KFC 체인점들은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됐다. 38도가 넘는 살인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12㎞에 달하는 격자형 성벽안 시내를 둘러보면 곳곳에 영자 간판이 눈에 띈다.성벽 북문과 남문을 잇는 시내중심가 종루(鐘樓)에는 고풍스러운 기와집 백화점들 사이로 최첨단 현대식 빌딩들이 속속 들어서는 중이다. 밤이 되면 번쩍거리는 네온사인들로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온 것으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본토로 몰려드는 홍콩·타이완 자본과 미국·독일 등 서구자본들,서부대개발과 함께 밀려드는 동부 연안의 내지 자금이 어우러져 시안을 새로운 도시로 변모시키는 중이다. 시안 첨단개발구 초상국 김영식(金永植) 경리(經理)는 “과거 중국의 중심이라는 자존심과 마오쩌둥(毛澤東) 혁명의 근거지라는 자부심이 산시,나아가 시안의 경제 발전을 가로막은 것도 사실”이라며 “지금은 서부대개발의 호기를 놓치지 말자는 분위기가 저마다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전통 고집하는 카자흐족 이런 변화의 와중에서도 세태와 무관한 듯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있다.신장성 소수민족 가운데 두번째로 인구(110만명)가 많은 카자흐족들이 바로 그들이다.신장성 내 초원지대에 방목하는 양떼들과 소,말 등이 보이면 그 옆에는 어김없이 둥근 천연색 텐트들을 발견하게 된다.바로 이들의 생활터전이다.이들은 여름에는 주로 톈산 북부와 동부의 초원지대에 퍼져 살고 있다.이들은 위구르족과 같은 터키계 민족이나 터키인과 몽골인의 혼혈의 특징을 갖는다.독자적인 카자흐어를 사용하고 종교는 이슬람교의 수니파이다. 봄에서 가을에 걸쳐 양과 말을 몰고 초원을 이동하고 강가와 호숫가에 천으로 만든 이동식 주택에 거주한다.겨울에는 도시로 내려와 생활한다. 양목축과 유제품을 만들어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으나 최근에는 밀려 드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음식점 등 관광산업에도 많은 카자흐족들이 진출하고 있다.최근 서부대개발과 현대화의 바람 속에서 많은 카자흐족들은 중국 정부의 한화(漢化) 정책에 상당히 동화된 상태다. 톈산 산맥 기슭 초원지대에서 만난 카자흐족 정링(26)은 “우루무치 전문대학을 나와 호텔에서 5년간 근무했다.”며 “복잡한 도시가 싫어 다시 초원으로 왔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따분한 유목 생활보다는 쾌적한 도시생활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최근 카자흐족 내부의 분위기를전했다. oilman@ ■시안市 리잔수 당서기 |시안 오일만특파원| 중국 대륙의 동·서 교차로에 위치한 시안(西安)은 서부대개발에 도시의 사활을 걸고있다.산시(陝西)성의 성도(省都)로서 앞으로 50년간 지속될 서부대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해 파격적인 투자유치 정책을 내놓으며 외국기업을 손짓하고 있다. 시안시 공산당 청사에서 만난 리잔수(栗戰書) 당서기 겸 산시성 부당서기는 “시안에 진출한 외국기업에 대해 수출 또는 내수 물류비용을 지원해 중국 연안지역의 외자기업들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경쟁력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리 당서기는 다양한 경제발전 청사진을 제시하며 “고급 과학인력이 풍부한 시안의 장점을 살려 앞으로 IT 첨단 도시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부대개발에 발맞춰 경제육성 방안은. 750만명 인구인 시안의 올 대학졸업생은 8만 5770명이다.이 가운데 석사학위가 7000명이나 된다.중국에서도 한 도시에서 중국에서도 한 해에 이렇게 많은 고급 인력들이 배출되는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다.시안은 국가 중점 실험실 55개와 전문기술 인력이 60만명이 넘는다.풍부한 인력을 바탕으로 IT와 생물 화학 제약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을 갖고있다. 시안이 내세울 장점은 무엇인가. 서안시는 중국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동서남북으로 뻗어갈 유리한 요지인 것이다.한국기업들이 이곳에서 창업을 하면 중국 연안지역보다 우수한 과학인재와 인력을 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것이다.서안은 연안지역과 비교하면 임금 수준이 3분의 1 수준이다.시안이 거리상으로 한국과 다소 먼 감도 없지 않지만 철도 도로 항공 등 투자 인프라가 잘 정비돼 별 문제가 없다.항공 수송능력은 한 해 450만명이지만 올 10월 국제공항이 새로 들어서 900만명으로 확대된다. 한국기업 입장에서 동부 연안지역보다 물류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는데. 우수하고 저렴한 노동력은 물류비용을 보완할 수 있다.시안은 첨단기술 제품들의 물류비용의 일정액을 부담해 외국투자기업들의 경쟁력을 돕고 있다.제품에 따라 물류비용을 차별적으로 지원한다.10월에 완공될 국제공항에 대규모 창고를 건설해 물류비용을 최대한 적게 들도록 노력하겠다. 한국과의 경제교류 계획은. 시안에서는 남녀노소 모두 김희선이 나오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산 휴대폰을 사용하는 등 친근감이 높다.나도 지난 3월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많은 한국기업인들과 만나 좋은 논의를 가졌다.서안시는 국가급 첨단산업개발구와 경제개발구를 갖고 있다.한국의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시안에 와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최대한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 鄭대표 단식농성 검토

    민주당 신·구주류가 8월 말 임시전당대회 소집 방침을 정했으나 전당대회 이후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때문인지 “정대철 대표가 단식농성을 통해서라도 통합신당을 추진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리모델링이냐 통합신당이냐,민주당을 해체하느냐 존속하느냐 여부를 묻기로 전날 잠정 결정했으나 전당대회 논의 첫날인 30일부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등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 대표의 단식농성 의견 제시가 주목된다.신주류 온건파의 한 의원이 “전당대회를 열게 되면 후유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당이 깨진다.따라서 대표가 분열없는 통합신당을 위해 대표실에서 단식농성을 하면서 합의에 의한 신당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유해 귀추가 주목된다. 정 대표 주변에서는 즉각 단행할 경우 검찰출두를 미루는 핑계로 비쳐질까봐 정 대표가 검찰에 출두한 뒤 8월 초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당사무처에서도단식농성 건의가 있었다고 한다.정당사상 처음으로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서 당의 장래를 결정하는 실험이 주춤하는 분위기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고문 연석회의에서도 이협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개최 시 파행을 우려했다.최명헌 고문도 전대소집시 불미스러운 사태 발생을 우려했다.신·구주류 모두 기존의 논리를 고집,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무엇보다 신·구주류간 불신의 골이 깊었기 때문이다. 신주류 좌장격인 김원기 고문은 “개혁신당이 청와대 생각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하지만 대통령은 생각보다 빨리 중간지대(통합신당)에 와 있다.개혁세력 중심의 선거(내년 총선)가 승산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구주류를 안심시키려 했다. 그러나 구주류는 여전히 리모델링을,중도파는 통합신당을 주장했다.신주류 강경파인 정동영 의원은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해 보수퇴영적인 정당구도를 깨야 한다.”고 민주당 해체론을 주장했다. 전당대회 소집 시기와 명칭 등을 논의하기 위한 연석회의조차 삐걱거리는 것을 볼 때 임시 전당대회 소집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다. 이춘규기자
  • [씨줄날줄] 평창 진실게임

    #오늘의 진실게임: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방해설,연출:국회 동계올림픽유치지원특위,패널:특위위원 20명,출연자:김운용 IOC위원·딕 파운드 IOC위원·김용학의원·최만립 유치위부위원장·고건 총리 등#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여러 가짜 가운데 진짜를 가리는 진실게임은 추리극을 보는 것처럼 시청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패널이 출연자와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대화를 통해 진짜를 골라낸다.가짜는 진짜처럼 보이려고 사실을 호도하고 둔갑시키려 무진 애를 쓴다.거기에 현혹돼 대부분의 패널과 시청자는 나름대로 확신을 갖고 얼마간 가짜를 진짜로 믿는다.진짜를 확인하고선 무릎을 치거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한다.오죽이나 복잡다양하고 위선이 판치는 사회기에 진실게임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껴야 할 정도인가. 평창 유치방해설의 공방은 그 진실과 상관없이 우리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축소판이다.스포츠가 왜 정치판처럼 얼룩지는지를 보여준다.방해설을 사실로 주장하는 쪽은 정부와 강원도유치위 관계자들의 입과 정황증거를 들며김운용위원의 책임론을 거론한다.유치실패에 따른 책임의 소재를 돌리는 데 일단 성공한다.국익을 개인의 자리와 맞바꾼 김운용위원을 도덕적으로 비난하며 집단시위를 통해 공직사퇴를 요구한다.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2014년에 대한 뚜렷한 대안은 없다. 수세에 몰린 측은 예의 여론몰이식 마녀사냥이라며 이를 정쟁화로 유도한다.정부나 국회,유치위 관계자들의 소극적 방해사실 지적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직접증거가 드러나지 않자 반대파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맞불을 놓는다.자신의 정치적,국제적 위상을 빌미로 삼지만 돈과 파벌,로비에 물든 체육계의 단면을 노출시킨다.2014년을 걸며 공직을 고집하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속셈이 읽혀진다. 그러는 사이 평창의 진실은 묻히고,민심은 갈라지고,정쟁으로 지새우며,나라꼴만 우습게 됐다.평창 진실게임 의도는 과연 무엇이었나.어느 대기업의 얘기를 들어보면 곧 진실을 알 수 있다는 항간의 정설은 무엇을 말하는가. 수많은 진실게임에서 잘잘못을 나무라고 다독이며 실패를 성공으로 이끌어갈 연출자는 없단 말인가. 박선화 논설위원
  • [사설] 주5일제 논란 이제 끝내자

    주 40시간 근무제(주5일제)를 둘러싼 논란과 대립이 다음 달 중순쯤에는 어떤 식으로든 매듭지어질 전망이다.재계가 최근 국회에 계류 중인 주5일제 정부안을 받아들이기로 선회한 데 이어 ‘선(先) 노사합의’를 고집했던 정치권도 다음 달 8일 노사정위에서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시한을 못박았기 때문이다.주5일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금융 등 일부 사업장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노사 합의로 변칙적인 주5일제가 실시되고 있다. 올 임단협에서 주5일제가 최대 쟁점이 되면서 현대자동차 노조의 장기 파업 등 산업현장에서 혼란이 확산되자 재계와 정치권이 팔을 걷어붙인 것으로 풀이된다.때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이다.노동계는 다음 달 6일까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단일 요구안을 만든 뒤 노사정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지금 노동계의 기류를 감안할 때 양대 노총 산하 ‘제조연대’가 마련한 주5일제안이 공동 요구안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안은 휴일 수가 연간 153∼155일로 세계에서가장 많다는 문제점이 있다.일본에 비해서도 14∼16일이나 많다.게다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손실분을 전액 기본급으로 보전토록 하고,사용자가 노동자에게 휴가를 사용토록 독려하는 휴가촉진제의 도입에도 반대하고 있다.주5일제 도입에 따른 과실은 모두 노동자가 챙기고 기업은 부담만 지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는 노사 협의 내용을 토대로 마련한 정부안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다만 임금 보전을 포괄적으로 명시함으로써 노조가 약하거나 없는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손해를 볼 수 있어 문제가 있다고 본다.주5일제 도입에 따른 임금 손실은 제대로 보전해주는 대신 휴일,휴가 부문에서 조정하는 것이 국제기준에도 부합된다.주5일제 도입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면서 기업의 경쟁력도 강화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 ‘위기의 시대’ 詩의미 성찰/ 동인 ‘시힘’ 2집 ‘시인‘

    지난해 ‘무크 시힘 01-햇볕에 날개를 말리다’를 펴내며 눈길을 끈 동인 ‘시힘’이 2집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펴냈다. 84년 뭉친 동인 ‘시힘’은 문학이 죽고 사그라지는 광풍의 시대에 맞서 외롭지만 눈부신 저항을 해오고 있다.그 여정에 안도현 고운기 김경미 김백겸 강태형 고형렬 등의 창립 멤버에 나희덕 이윤학 박형준 김수영 등이 가세했다.그들은 85년 동인지 ‘시힘 제1집-그렇게 아프고 아름답다’를 낸 이후 10권의 동인지로 세상 속에 ‘시의 힘’을 보여주었다.지난해에는 무크지로 전환하면서 동인들만의 잔치를 벗어나 비동인들도 참여시키고 장르도 논문·비평·대담 등으로 확대했다. 변신을 위한 구슬땀은 2집에도 송글송글 배어 있다.제목이 시사하듯 이번의 화두는 시인(詩人).‘시의 위기’가 공론화되는 세태에 조응,‘시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먼저 동료 문인들의 시각에 기대 ‘시의 자리’를 들어본다.그것은 “아무리 써도 숙달될 수 없는 것”(시인 손택수)이고 “천상의 예술,청년의 문학”(소설가 김별아)이다.또 “현세적 가치로 모독할 수 없는 것”(소설가 박성원)이다.그렇다고 이 전망이 장밋빛 일색은 아니다.오히려 차분한 관찰 속에서 “사회역사적 상상력이 부족하다.”며 “시대적 징후가 잘 드러나 있지 않다.”(평론가 황광수)는 등 매서운 질책이 곳곳에 숨어 있다. 다음 방식은 동인들이 생각하는 시론을 통해 ‘시의 자리’를 에둘러 보여준다.안도현은 “모든 관찰력과 상상력을 동원하여 ‘연애’하는 일”에 비유한다. 또 윤동주의 선한 눈동자 혹은 ‘맑음’에서 시를 사랑하게 됐다는 나희덕은 “여전히 도망치고 싶은 그늘이자 영영 도달할 수 없는 영토”로 비유한다.막내뻘인 김선우는 “응답을 기대하지 않고 드리는 기도 같은 것”이기에 “다만 믿을 뿐”이라고 나지막이 말한다. 책읽기가 끝날 무렵 ‘시힘’의 힘은 다음과 같이 멈출 수 없는 ‘도도한 고집’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모든 전근대와 현대와 미래의 문학이론이나 시론은 내 안에선 이미,그리고 미리 폐기처분됐다.(…)나로선 ‘그냥’,시를 쓸 뿐이다.”(시인 김경미) 이종수기자
  • 독자의 소리/ 북한산 경관보호가 우선 외

    북한산 경관보호가 우선 지난 19일자 대한매일에 실린 ‘아찔한 북한산’과 21일자 ‘위험한 북한산 후속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글을 읽고 찾아간 휴일의 북한산은 만원이었다.산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주의를 주는 할아버지가 있었는가 하면,저마다 동행한 사람들과 정치·경제·사회에 대한 비판으로 등산로는 초입부터 열기를 내뿜었다. 그러나 높이 올라갈수록 조금전 세태를 비판하던 사람들조차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며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위험하니 가지말라는 안내문이 있는데도 비웃기라도 하듯 가서는 안될 길을 고집하거나,숲을 짓밟으며 길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산에 오르는지 궁금했다.그런데 기사처럼 통제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하여 안전장치를 한다면 북한산은 어떻게 될까.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산 모든 암벽마다 철심을 박고 로프를 설치할 수는 없다.위험한 암벽과 가지말라는 산길을 가는 기쁨보다는 후손과 다른 많은 사람들을위하여 자연경관을 있는 그대로 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은철(서울 금천구 독산동) 자전거 음주운전 삼가야 얼마전 퇴근길에 지하철역 부근도로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으로 후송했지만,며칠 뒤 관할 경찰서로부터 그 분이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당시 내리막길에 쓰러져 있는 그 분의 입에서는 술 냄새가 났고,곁에는 자전거가 나뒹굴고 있었다.일선에서 일하는 경찰관이라서 밤늦게 술을 마신 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많이 본다.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의 위험에 무신경하지만,사실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운동능력과 신체조작을 필요로 한다.음주운전은 자동차보다 자전거가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술을 마시고 자전거를 타는 것을 삼가야 하겠다. 이지연(성남 중부경찰서 방범과)
  • “한국 건축예술의 美感 세계인에 펼쳐보일 터”파리 기메국립박물관서 회고전 여는 재일동포 이타미 준

    |파리 함혜리특파원|“한국은 내 마음 자체이며,나의 정신입니다.”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66·한국명 유동용)은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통찰력으로 담아내는 작가다. 도자기 가마 모양을 본뜬 조각가의 작업실,우리 민화에 나타난 포도넝쿨을 연상케 하는 호텔,조선시대 도자기의 모양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건축물 등.돌 나무 흙 벽돌 등 자연의 소재를 통해 한국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이룬 이타미 준의 건축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회고전이 파리의 국립 기메 동양박물관에서 30일부터 오는 9월29일까지 열린다. 국 일본 중국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지역 14개국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아시아 예술 전문 국립박물관인 기메 미술관에서 현존하는 건축가의 회고전이 열리는 것은 1899년 이 박물관 개관 이래 처음이다.물론 한국인으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33년 건축인생을 대변하는 도형과 스케치,건축 모형들과 사진,예술가로서의 미학이 담긴 회화작품,가구,그리고 그가 평소 ‘교재’로 사용하는 개인 소장 고미술품 등 17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만난 그는 “한국 전통예술의 미감을 세계인들에게 펼쳐 보일 수 있게 된 것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하다.”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이번 전시회 포스터나 도록 표지에도 자신을 ‘일본에 있는 한국인 건축가’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할 정도로 그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데에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식 이름 ‘이타미 준’을 사용하며,사고 방식 또한 일본 사회에 완전히 통합돼 있다.하지만 정신세계의 근원은 엄연히 한국이다. 목수였던 그의 선친이 그를 포함해 칠남매 모두에게 한국 국적을 자랑스러워하고 이를 지키도록 교육시켰던 덕분이다.그는 “태어나고 자란 일본은 고향이지만 예술의 근원은 한국의 토양”이라고 말했다. 자연과 전통의 조화,자연스러움과 여백의 미가 흐르는 동양적인 건축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들은 예술과 건축의 융화,자연 소재의 통찰을 제안하고 있다.이런 그의 작품들은 그가 30대 초반에 한반도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발견한 한국의 전통미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다. “학교(무사시 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작품활동을 시작한 직후,유럽을 배낭여행했습니다.그곳의 역사적 건축물들을 보고 나서 느낀 것은 내가 조국인 한국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1968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그를 사로잡은 것은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는 조선시대 대중예술의 미감(美感)이었다.투박한 흙벽돌과 초가지붕의 부드러운 곡선,보름달 모양의 도자기,선비의 절개를 연상시키는 기와지붕의 고고한 선,인간미가 배어 있는 부처의 얼굴,침묵처럼 조용한 아름다움을 지닌 차 그릇 등에서 그는 한국인의 고유한 감성을 발견했다.건축가인 그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소재의 발견이었다. 그후 그는 일본과 미국의 크리스티경매장 등에서 한국의 고미술품을 구입하며 조선시대 고미술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공부를 하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에 그대로 반영시켰고 그의 작품은 독창성을 띠며 완성도를 갖추게 됐다. “건축은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것입니다.한국적인 전통미를 어떻게 현대적인 건축과 조화시키느냐가 과제였지요.하늘 돌 나무 흙 등 자연의 소재를 인공적인 콘크리트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기 위해 대비하고,대립도 시키고,조화를 시키면서 사물의 관계에 대해 늘 생각하게 됐습니다.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좋은 조형물이 되는 것입니다.” 디아 잉크하우스(1975년·도쿄) 온양박물관(1982년·온양) 돌의 교회(1991년·홋카이도) 조각가의 스튜디오(1985년·가가와) M빌딩(1991년·도쿄) 레어나드 번슈타인 기념관(1996년·홋카이도)에서부터 최근의 포도호텔(2002년·제주)까지 자연의 소재를 현대적인 건축공간에 자연스럽게 접목시킨 그의 대표작들은 이렇게 완성됐다. 지난해 완공된 제주의 포도호텔은 그의 완성된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준다.부드럽게 흐르는 티타늄 소재의 은빛 지붕은 제주도의 넘실대는 물결,한라산의 능선과 오름,제주 민가의 초가 모양이 녹아들어 자연 친화적인 요소가 강조됐다. “그 지역의 특성과 재료가 어우러지는 건축물이 제가 만들고 싶은 건축물입니다.포도호텔은 유구한 세월이 흘러 폐허가 되더라도 티타늄 지붕은 제주의 풍광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남아 있을 것입니다.” 도쿄의 하네기 미술관에서 수년 동안 조선시대 미술품 소장전을 갖는가 하면 지난 5월에는 도쿄에 한국고미술컬렉션 박물관을 오픈할 정도로 고미술 전문가가 됐다는 그에게 조선의 민화와 도자기들은 ‘영원한 교과서’다.작품세계의 정신적,물질적 근간이 된 ‘한국 전통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신의 소장품을 작품들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한국적이다,일본적이다 라는 평가를 싫어한다는 그는 “동북아시아 공통의 정서인 동양적인 철학을 담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을 역사에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한국적인 전통미가 자연스럽게 녹아 든 독창적인 작품들을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로 우뚝 선 그는 지금도 일본으로부터 귀화할 것을 권유받고 있다.하지만 고집스럽게 한국 국적을 지키고 있다.오히려그의 두 딸과 아들을 한국에서 교육시키면서 자신보다 더 완벽한 한국인으로 자라도록 했다. lotus@
  • “20년 외줄인생 후회는 없어요”최연소 인간문화재 ‘줄광대’ 김대균

    3m 높이의 팽팽한 줄 위로 한발 한발 내딛는다.이내 얼음을 지치듯 한가운데로 나가 부채를 펼치며 몸을 솟구친다.위아래로 출렁거리는 줄을 타며 동작은 더욱 현란해진다.줄광대는 갑자기 소리와 재담을 섞어가며 갖가지 잔재주를 부린다.숨죽이고 지켜보던 구경꾼들은 어느새 신명나는 줄박자에 빠져든다. 른 셋이라는 나이에 최연소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일명 인간문화재)가 된 김대균(37·경기 안성시 죽산면 매산리)씨.사람들은 그를 이 시대의 마지막 ‘줄광대’로 부른다.하지만 20여년 동안 스무 걸음 남짓한 줄 위를 걸어 온 ‘외줄인생’의 서러움이 싫어 고단한 여행이지만 함께 나설 길동무를 찾고 싶어한다. “스승님의 그늘없이 홀로 줄타기 원형을 보존하고 지켜내는 일은 마치 1300년 세월의 무게로 다가오는 그런 압박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줄 위에 오르는 단 한 가지 이유는 천년의 맥을 이어온 위대한 예술,우리 고전 줄타기의 화려한 부흥을 꿈꾸기 때문이다.그 밑거름은 ‘줄타기의 대중화’에서 비롯된다는 신념을 갖고 안성의시골마을에서 첫발을 내딛으려 한다.바로 예비 줄광대들을 키우는 터전을 그 곳에 마련하는 것이다. ‘줄타기 판줄’은 줄광대가 두 길 높이의 공중에 매단 줄 위에서 삼현육각의 반주에 맞춰 재담을 하고 춤도 추며 잔재주를 보여주는 연희예술.곡예만 보여주는 서양의 서커스와는 다르다.조선조 말까지만 해도 임금님 앞에서 공연했을 정도로 마당놀이의 꽃이었다.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에 의해 수많은 명인들이 사라졌지만,줄타기 판줄은 조선 영조 때 명인인 김상봉 이래 최상천·김관보에 이어 스승인 김영철에서 김씨로 이어지는 계보를 갖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옛 것,자기 것만 고집하려는 올곧은 성격이 너무 강했어요.기술은 서로 공유해야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서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처음 줄을 만났을 때만 해도 외로움을 아는 사람만이 제대로 줄을 타는 것으로 여겼다.그래서인지 배우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50여년의 긴 세대간 공백이 생겼다. “제게 기술을 전수해준 스승님이 살아계신다면 80세가 되는데40∼60대 전수자 없이 곧 바로 저한테 넘어왔습니다.” 자신이 포기하면 이땅에 전통 ‘판줄’이 사라질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마음을 급하게 만들었을까? 공연이 없는 날이면 후원회나 문화재 관계자들을 만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2000여평 규모의 땅을 확보해 그 곳에 줄타기 놀이마당과 전수관을 짓겠다는 것이다.안성시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일이 잘 될 것같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그 곳을 아이들 놀이마당으로 개방하고,줄타기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다 많은 전수자들을 키우고 싶어한다.나아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1곳씩을 ‘줄타기 지정학교’로 선정해 예비 줄광대들이 예술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하는 계획도 세웠다. 발을 굽히고 한발을 줄밑으로 늘어뜨리는 외홍잽이.몸을 날려 돌아 앉는 거중틀기.외발을 꿇고 오른발을 세우는 무릎꿇기 등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면서도 입으로는 연신 걸쭉한 재담을 쏟아낸다. 김씨는 1967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아홉살 되던 해 판소리와 북을 다루며 예인의 길을 꿈꾸던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용인으로 올라왔다.아버지가 일하던 용인민속촌에 자주 놀러갔다가 그곳에서 줄을 타며 후계자를 찾고 있던 김영철 선생(1920∼1988)의 눈에 띄어 줄 위에 올려진다.이후 15세 때 처녀공연을 가졌으며,87년 20세 때 줄타기 전 과정을 이수한 전수조교 자리에 올랐다. 중요문형문화재로 선정되던 지난 2000년 7월,국내 모든 매스컴이 역대 최연소 인간문화재의 탄생을 앞다퉈 보도했다.그는 당시 “줄 위에 서있을 때의 어려움보다는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이 더 나를 외롭게 했다.”며 줄타기의 명맥을 꼭 잇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축제의 계절인 봄과 가을에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놀이공원 등에서 공연 제의가 쇄도하는 바람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일년에 서너차례 준비되는 해외공연에도 나서야 한다.여름철인 요즘,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연습시간 말고는 집에 머물 때가 거의 없다.줄타기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을 펴내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틈틈이 원고도 쓰고 있다. 줄타기보전회장도 맡고 있는 김씨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 향기를 느끼게 하고 싶어요.그럴려면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며 말을 맺었다. 안성 김병철기자 kbchul@
  • [사설] 정전에서 평화체제로 가려면

    한국전쟁을 중단시킨 정전협정 체결이 27일로 50주년을 맞는다.정전협정은 한반도의 불안한 평화를 지탱해 오는 역할을 했다.그러나 북한의 끝없는 협정 위반과 무력화 시도로 많은 조항이 유명무실해졌다.정전협정은 특히 냉전시대의 유물로 시대의 변화를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는 낡은 체제다.반세기의 세월이 흐르면서 남북교류가 활발해졌고 비극적 금단의 땅인 비무장지대(DMZ)에도 남북을 관통하는 길이 열렸다.한반도의 달라진 상황을 반영하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은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다.한국과 북한의 접근 방법이 다르고 북한의 핵문제 등 불안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북한은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고집하고 있다.정전협정 서명 당사자가 미국과 북한·중국이기 때문에 한국은 빠져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북한의 주장은 일방적인 논리다.미국은 유엔사 대표 자격이었기 때문에 북·미 협정이라고 할 수 없음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북한은 현실적으로 한국을 당사자로 인정하지않으면 안 된다.한국은 유엔의 결의로 1954년 열린 제네바 회담에도 당사자 자격으로 참여한 바 있다.북한이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방위조약 무력화 의도도 있다. 평화협정은 한국과 북한이 체결하고 미국·중국 등 주변국가들이 보장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무척 많다.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평화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일이다.이를 위해 우선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북한은 다자회담에 나와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군사적 위협도 완화해야 한다.그러한 노력으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받아야 평화협정도 가능하고 미국과의 관계도 개선할 수 있다.핵위기는 북한에 좋은 기회일 수 있다.그 위기를 평화로 승화시키는 북한의 슬기로운 행동을 촉구한다.한국과 미국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젊은이 광장] 젊은이의 동거문화

    지방에서 자취를 하는 친구에게 물었다.“설문조사할 게 있는데,혹시 주변에 동거하는 사람 있어?” 내 친구는 바로 받아친다.“그런 거 내가 하고 싶어.”농담처럼 내뱉는 말이지만,이제 ‘동거’라는 말을 꺼내는 것이 불온해 보이지 않는다. ‘옥탑방 고양이’의 효과인가.지난 화요일 종영된 이 드라마는 젊은이의 동거문화를 유쾌하게 그리면서 동거문제를 TV토론장까지 끌어냈다.드라마 속 옥탑방에서 김치찌개를 끓여먹는 두 남녀는 정겹다.하룻밤 잠자리를 같이한 것으로 서로에게 책임을 지우지도 않을 만큼 ‘쿨(cool)’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도 그럴까.만약 내 친구가 정말 동거를 감행하겠다고 선언하면 난 뭐라고 말해 줄 수 있을까.어떻게 사느냐는 개인의 선택이니까 내가 참견할 필요가 없을까. 일단 나는 친구를 말리겠다.두 가지 이유에서다.영화 ‘싱글즈’에서 자유연애주의자 ‘동미’가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를 낳겠다고 우길 때 친구는 씩씩하게 ‘내가 아버지가 돼줄게.’라며 북돋운다.이것은 어디까지나 영화 속 팬터지일 뿐 현실에서는행복한 장면일 수 없다.기우일지 모르지만 그 친구는 피임법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병원에 같이 가자고 우는 내 친구를 보고 싶지 않다.아이의 우유 값을 대주겠다고 큰소리치는 것은 영화에서나 아름답다. 두번째는 아직 학생인 친구가 ‘인생을 선택할 자유를 주장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그는 부모님이 주신 돈으로 쌀을 사고 여름 샌들을 샀다.경제적인 독립없이 인생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다.부모님이 부쳐주는 돈을 꼬박꼬박 타 쓰면서 부모님을 까맣게 속이는 것은 괘씸죄에 해당한다.흔히 프랑스 등지에서 동거가 얼마나 보편적인지가 동거 찬성론의 근거로 제시되지만,그곳 젊은이는 이미 경제적으로도 독립한 상태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이런 설득에도 친구가 계속 동거를 고집한다면 한가지 더 얘기하고 싶다.‘순진한 친구가 동거한다는데 걱정이에요’,‘만난 지 일주일도 안 돼 동거를 시작했어요.’ 익명의 학교 게시판 역시 고백과 찬반양론으로 뜨겁다.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사랑하는 남친이 예전 여자와 동거를 했다고 고백했어요.’라는 글은 유난히 조회수가 많았는데,수십개의 답글 속에는 글쓴이에 대한 동정과 상대 남자에 대한 분노가 넘쳤다. ‘동거’에 대해서 쉽게 말하고 긍정적이었던 사람도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가 전 애인과 동거의 경험이 있다면?’이라는 질문 앞에서는 별 도리가 없다.한 인터넷 사이트가 회원 265명을 대상으로 ‘동거경험자와 결혼하겠는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7%가 ‘절대 할 수 없다.’고 답했다.‘동거하는 것은 괜찮다.’,‘나도 그럴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여전히 배우자만큼은 순결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지금 우리 사회를 가득 채우고 있는 동거에 관한 담론들은 우리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결여된 채 부풀려지기만 했다. 근본적인 사고의 변화를 동반하지 못했음은 물론이다.유행처럼 크게 부풀린 물풍선을 손에 들고 있는 모양이 위태로우며,그 물풍선이 터지면 물세례는 온전히 본인 몫이다.이런 현실을 떠올리며 동거하겠다는 친구를 말려야 한다는 나의 신념은 더 확고해진다.현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고,앞을 보지 못한 사람은 가파른 선택을 하게 된다.인생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가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선택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남녀사이의 만남,사랑 앞에서도 냉정하기만 한 내가 너무 영악한 걸까. 홍 지 윤 이대 웹진 DEW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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