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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이분법적 틀 벗어난 중국서 배워야/김윤태 동덕여대 중국학 교수

    [기고] 이분법적 틀 벗어난 중국서 배워야/김윤태 동덕여대 중국학 교수

    중국의 뻗어나가는 기세가 무섭다. 20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연평균 10%의 경제성장률과 2조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외환보유고, 1조달러의 미국 국채 보유 등을 통해서 중국의 달라진 경제적 위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낙후된 기술과 부족한 자본을 메우기 위해 다급히 세계의 자본과 기술투자를 유치하던 국가에서 이제는 거꾸로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투자하는 거대한 자본의 나라로 탈바꿈된 것이다. 중국의 거리 하면 자전거가 연상되었지만, 이제 벤츠나 아우디 같은 고급 승용차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제정치적 위상도 이와 다름이 없다. ‘위안화 기축통화론’을 비롯해 미국에 대한 거침없는 쓴소리 등 중국의 달라진 태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미국도 급기야 ‘G2 시대’를 인정하기에 이르렀고, 오바마 대통령은 방중 전 중국을 명실상부한 국제사회의 실력자이자 강력한 동반자로 인정함으로써 환심을 사려 했다. 중국을 상징하는 수식어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황화(黃禍)’ ‘쿨리’ ‘수수께끼의 나라’ 등 기존의 부정적 용어가 물러나고, ‘항공모함’ ‘상승하는 제국’ ‘중국 궐기’ 등 힘을 상징하는 수식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이러한 상전벽해는 덩샤오핑이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라는 기존 사고의 틀을 깨고, 사회주의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시장경제를 도입한 데서 비롯됐다는 데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가난하게 평등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비록 자본주의적인 것일지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른바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에 의해서다. 결국 중국은 성공적으로 사회주의와 시장경제를 결합시켰고, ‘죽(竹)의 장막’을 걷어치운 지 30년만에 자본주의 본가인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사회주의 대 자본주의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과감히 벗어난 위대한 결정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둘로 나누어 보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길들여져 있다. 전통과 현대, 강남과 강북, 우등과 열등, 자본가와 노동자 등 언젠가부터 편을 가르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정치권은 또 어떠한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진보와 보수를 가르고, 여당과 야당을 가르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갈등이 아니라 조화를, 투쟁이 아니라 화합을, 불구대천의 원수가 아니라 동무를 추구하는 인식은 좀체 찾아볼 수 없다. 이로 인한 사회적 모순의 확대와 충돌은 불 보듯 뻔하다. 이분법적 사고는 대립과 갈등, 반목이라는 결과물을 배출해 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분법적 분류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벗어나려는 노력조차 안 하고 있다. 다원화·첨단화로 치닫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고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방법만을 고집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사고로 전환해야 미래가 있다. 이분법적 사고는 상호 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 ‘차이’의 존재를 인정할 때 비로소 사고의 전환은 시작되는 것이다. 이 점을 정치인들은 물론 보수집단과 진보세력, 종교계와 문화계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상대를 폄훼하고 자신의 것만 강조하면 결국 자기 것도 지키지 못하는 우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 2009년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화이부동(和而不同)’이 선정되었다.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하자는 의미에서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우리 사회가 얼마나 이에 부합했는지 묻고 싶다. 지역·계층간 갈등, 이념의 차이, 우와 열의 질곡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내년의 화두가 더 이상 화이부동이 아니길 바란다.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방법만을 고집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사고로 전환해야 미래가 있다. 김윤태 동덕여대 중국학 교수
  • 삼성전자-하이닉스 ‘적과의 동침’

    삼성전자-하이닉스 ‘적과의 동침’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1위 삼성전자와 2위 하이닉스가 서로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생산장비를 만드는 국내 중소기업과 함께 신규 설비를 공동개발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두 라이벌 기업이 ‘공생’을 선택한 이유는 하청 장비업체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국내 반도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 다지기 위해서다. ●2013년 4000억어치 장비 구매 7일 지식경제부와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하이닉스는 반도체 장비업체인 유진테크와 디엠에스, 케시텍 등과 장비구매 계약을 조건으로 정부의 도움을 받아 핵심 반도체 장비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모델이어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이미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STT-램’을 공동개발하고 있지만 두 회사가 중소기업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개발하고 구매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부터 3년 동안 진행될 이 사업에는 중소기업별로 매년 21억원의 정부지원도 이뤄진다. 삼성과 하이닉스는 개발이 완료되는 2013년에 4000억원 정도의 장비를 중소기업으로부터 구매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삼성과 하이닉스의 후원을 받아 외국 장비업체들이 아직 양산하지 않은 차세대 장비와 30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생 통해 글로벌 경쟁력 고양 올해 3·4분기(7~9월) 국산 D램 반도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7.2%에 이른다. 반면 국내 제조장비 업종의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실제로 지난해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58억 4600만달러로 수출액 11억 4600만달러의 5배에 달했다. 수입액이 70억달러에 달했던 2006년보다는 개선됐지만 일본, 미국 등에 비해서는 갈 길이 먼 셈이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장비산업이 받쳐줘야 전후방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과의 협력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0% 중반대, 하이닉스반도체는 20%대의 견고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엘피다 등 바짝 뒤를 쫓고 있는 외국 경쟁업체들을 확실히 따돌리기 위해서는 이번 ‘공생협력’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의 향방이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서 차세대 메모리로 손꼽히는 M램(고집적 자기 메모리 소자) 등에서 두 회사가 기술을 공동개발하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면서 “차세대 표준 등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경쟁이 아닌 상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씨줄날줄] 예스맨/박대출 논설위원

    ‘정관의 치(治)’를 이룬 당 태종의 책사는 위징이었다. 위징은 시도 때도 없이 간언(諫言)을 했다. 643년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당 태종은 “나는 거울을 잃었다.”라는 비문을 남겼다. 위징은 “신하가 간언하면 자신이 위태롭지만, 하지 않으면 나라가 위태롭다.”라고 했다. 소아마비로 좌절에 빠진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미 합중국 대통령이 되기까지에는 루이 하루의 역할이 컸다. 루이의 지론은 “참모의 예스는 먹기 좋은 독약”이었다. 걸프전의 영웅 미 슈워츠코프 장군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예스맨 무리”라고 했다. 정운찬 국무총리의 ‘예스맨’ 발언이 화제다. 지난 2일 관훈토론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할 말은 많이 하고 있다.”면서 “(자신은) 예스맨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에게 4대강 사업의 규모와 속도에 대해 여론이 비판적이다(고 얘기했고),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도 안(案)을 언제까지 낼지, 그리고 그 형식과 내용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은 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나라 2세 황제 호해 때 환관 조고가 난을 일으켰다. 호해는 왜 미리 알리지 않았느냐며 어린 환관을 꾸짖었다. 그러자 어린 환관은 이렇게 말했다. “일찍 말씀드렸다면 지금 제 목은 붙어 있지 않았을 겁니다.” 위나라 문후가 대신들에게 물었다. 임좌만이 어진 군주가 아니라고 했다. 문후가 버럭 화를 냈고, 임좌는 물러났다. 문후는 다시 물었다. 적황은 “어진 군주이십니다.”라고 했다. 이유를 묻자 적황은 이렇게 말했다. “군주가 어질면 신하가 솔직해집니다. 임좌는 솔직하게 말했으니 어진 군주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문후는 부끄러웠고, 임좌를 다시 중용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청와대란 6개월이면 눈을 막고 귀를 멀게 하는 곳”이라고 했다. 쓴소리를 달게 받아들이는 것은 성공한 지도자의 덕목이다. 그 못지않게 지도자의 눈과 귀를 열게 하는 쓴소리도 기술이 필요한 것 같다. 정 총리는 “밖에서 보면 고집이 센 것처럼 보이지만 제가 관찰한 바로는 아주 개방적이고 소탈한 분” “안 듣는 척하면서 듣는 분”이라고 이 대통령을 평가했다. ‘듣게 하는 기술’을 살짝 곁들인 건지 궁금하다.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열린세상] 혜안(慧眼)으로 대통령의 결단을 봐야/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충북대 총장

    [열린세상] 혜안(慧眼)으로 대통령의 결단을 봐야/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충북대 총장

    세종시 건설에 대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충청권 자치단체장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촉구했고 26일에는 공주와 연기 주민들이 ‘궐기대회’를 열었다. 엊그제엔 이완구 충남지사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 계획에 반발하며 사퇴했다. 그런가 하면 비(非) 충청권에서는 세종시에 특혜가 몰린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종시 블랙홀’ 주장이다. 왜 이런 대립 양상을 보이는가. 절대 양보는 없다는 식의 주장은 나라 전체의 공익이 아닌 각 지자체의 이익만 추구하기 때문에 생긴다. 조금이라도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합의 가능성이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자기 지역의 이익만 고집할 뿐 국가 공동체의 번영을 고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필자는 그 어떤 지자체에서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양보할 의향이 있다는 성명서는 듣지 못했다. 공동체 발전을 위한 전제는 남과 서로 조화롭게 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어떻게든 남의 것을 빼앗겠다거나 절대로 나의 것을 남에게 주지 않겠다는 것은 자기 이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전체의 이익에는 해가 될 뿐이다. 세종시 건설, 4대 강 사업, 혁신도시 등 각종 국책사업에서 그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책 사업이 힘차게 추진되지 못하고 이 사람의 주장, 저 사람의 말에 흔들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무엇은 절대로 안 된다.”라는 말이 넘쳐났다.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제안은 많지 않았다. 더는 우왕좌왕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직접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 것이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면 우려의 목소리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국가 발전을 이뤄야 한다면 무조건 반대보다는 보다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겠는가. 세종시 건설의 초점을 ‘원안이냐, 수정이냐?’ 식의 이분법으로 꿰맞춰 놓고 대통령의 판단을 이리저리 흔드는 것은 결코 좋은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한 최적의 선택은 무엇이냐?”가 돼야 한다. 대통령의 고민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국가 미래와 국민 전체의 복리 증진을 위한 올바른 선택은 무엇인가?”일 것이다. 대통령의 결단은 특정 지역의 혜택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복지 향상을 위해 나온다. 당장 표를 얻으려고 그른 길을 택하지 않는다. 올바른 정치가는 사회 통합의 가능성을 추구한다.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여 국민을 설득한다. 여당도, 야당도 자기 목소리만 높이지 말고 다 함께 공감할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 자신의 이익만 내세우는 사람들의 시선을 국가 공동체의 공익으로 돌려야 국책사업이 거침없이 추진될 것이다. 정부의 대규모 건설 정책은 ‘플러스섬(plus-sum)’을 추구한다. 세종시 건설, 4대 강 사업, 혁신도시 등은 국가 전체의 이익을 늘리고자 추진하는 국가 백년대계이다. 사회 전체의 이익이 일정하여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인 ‘제로섬(zero-sum)’을 만들고자 그 큰 비용을 들일 이유는 없다. 당리당략을 추구하면 당장의 이익은 얻을 수 있으나 먼 미래의 국가적 장기 이익은 자꾸만 깎이게 된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서 언제까지고 논쟁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결단과 그에 호응하는 여론이 함께 호흡하여 힘차게 나아가야 한다.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새로운 이익과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 지역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식으로 자신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국가 이익이라는 넓은 시각에서 보아야 대통령의 결단을 이해할 수 있다. 더 크게 보자. 남을 넉넉히 안아 줄 수 있는 사람은 ‘우리’를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말이다. 신방웅 한양대 석좌교수·전 충북대 총장
  • [씨줄날줄] 고참 리더십/이순녀 논설위원

    고참(古參). 국어사전에 따르면 ‘오래 전부터 한 직위나 직장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맡은 일에 매진하는 숙련된 전문가일 테고, 부정적으로 보자면 내세울 거라곤 나이밖에 없는 연장자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선 후자의 의미로 통용될 때가 더 많다. 군대 고참은 상식이 안 통하는 막무가내 마초이고, 직장 고참은 하는 일 없이 월급만 많이 받는 무능한 상사란 인식이 강하다. 오죽했으면 국립국어원이 고참을 선임, 선참으로 순화해 사용하도록 권장했을까. 그런데 최근 들어 고참의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름하여 ‘고참 리더십’이 새롭게 등장한 것. 고참의 반란은 스포츠계에서 시작됐다. 올해 프로야구 정규리그 우승팀인 기아 타이거즈의 이종범 선수가 대표적이다. 1993년 해태 타이거즈 시절에 입단해 경력 17년의 최고참인 그는 지난해 은퇴 제의를 뿌리치고 연봉 삭감까지 감내하며 현역을 고집한 끝에 마침내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과정에서 이종범은 자신을 희생해 후배 주자를 밀어주는 팀 플레이에 주력했고, 훈련도 가장 먼저 시작해 가장 늦게 끝내는 등 솔선수범의 미덕을 실천했다. 지난 2일 밤 방송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봉이 깎이고, 못 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선수 유니폼은 절대 벗고 싶지 않았다.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는 그의 말은 현실에 굴복하지 않는, 이 시대 진정한 고참의 자세를 보여준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얼마 전 내놓은 ‘고참의 재발견’ 보고서는 기업이 요구하는 고참 리더십의 덕목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보고서는 먼저 ‘임원이 아닌 45세 이상의 간부’를 고참으로 규정하면서, 고참이 높은 인건비의 주범이자 임원과 신참의 소통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취급받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 같은 부정적 평가에서 벗어나 당당한 대접을 받기 위해서 고참이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으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솔선수범, 개선 의지, 전문성 확보, 부하 육성이다. ‘나는 진정한 고참이 될 준비가 돼 있는가’ 스스로 자문해 볼 일이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선택의 혼돈/김미경 상명대 행정학 교수

    [열린세상]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선택의 혼돈/김미경 상명대 행정학 교수

    더나은 결과를 원하는 바람은 인간 누구나의 소망이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최종 결정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객이 줄어 고심하던 한 호텔 지배인이 어느 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고객들에게 우리 호텔에서 가장 불편한 게 뭐냐고 물었다. 많은 고객들이 엘리베이터를 지목했다. 느리다고 했다. 엘리베이터 앞에 볼만한 것이 없다 보니 실제보다 더 오래 기다렸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실제로 엘리베이터 속도가 느리다고 답한 사람도 있었다. 지배인은 엘리베이터가 정말 느린 게 아니라 고객들의 지루함이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에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곳에 어항을 갖다 놓고 거울을 달았다. 좀더 빠른 엘리베이터를 도입하자는 의견은 제쳐 놓았다. 지배인은 비로소 이 문제가 해결됐다며 흡족해했다. 그러고는 다시 설문조사를 했다. 호텔을 이용하면서 느낀 불편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고객들의 대답은 달라지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느립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잘못된 판단과 결정으로 헛돈만 쓰고 고객들을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문제 탐색에는 주의했지만, 정작 문제와 해결수단이 적절히 연결되는지는 소홀히 한 결과다. 이런 모습은 정부부처 성과관리에서 주로 나타나는 문제점들과도 상통한다. 부처들은 비전과 전략적 목표를 달성해줄 중요한 민생사안의 정책문제를 탐색하면서도 해결수단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소 동떨어진 성과지표를 설정하고 있다. 정책문제와 정책내용을 괴리시키는 성과지표들은 100% 달성이 되어도 정책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를 탐색하고서 이와 연계되지 않는 정책목표와 정책수단을 결정하는 실수들은 이제는 그만해야 할 때다. 왜 그런지는 요즘 우리 사회가 치르는 혹독한 정치적 비용들을 통해 너무나 확연히 알 수 있다. 정책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로부터 타당한 정책내용이 정책목표로 설정된다면, 결정된 정책에 대한 지지부진한 왈가왈부를 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혼돈은 결과에 대한 상반된 가치갈등에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 나은 결과에 대한 집착은 상반되는 두 개의 가치 때문에 대개의 경우 선택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하나의 입장은, 세상에는 엄격한 도덕 법칙이 있다고 믿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인생에는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적이 따로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대신 옳은 행위와 그른 행위를 분간함에 있어 표준의 구실을 할 수 있는 도덕의 법칙이 있다고 확신한다. 도덕의 원칙을 무시하고 만들어내는 결과는 옳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하나는 우리가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목적이 있을 때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 어찌되었든 목적에 도달하면 좋은 것이고 바로 그것이 옳다는 것이다. 전자는 옳음이라는 엄격한 가치를 강조하여 우리로 하여금 당위적인 사고와 행동을 이끌어낸다. 당선된 이후 공약을 바꾸거나 목적달성을 위한 거짓말을 하면 용서하지 않는다. 아무리 GNP가 늘어도 쉽게 일을 잘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증가한 GNP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도 따져서 옳음을 구분한다. 반면 후자는 좋음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며 어찌되었건 목적이 달성되도록 상황에 따른 사고와 행동을 중시한다. 당선된 이후 공약을 바꾸어도 결과가 좋으면 용서가 되며 GNP가 늘면 좋은 것이며 그렇다면 옳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치갈등은 늘 존재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세종시와 관련하여 원칙과 수정의 갈등국면에 휩싸여 혼돈을 거듭하고 있다. 어떤 행위나 어떤 정책이 옳고 그르냐의 문제는 그 누구도 고집할 수 없다. 다만 주장을 정당화하는 도덕의 원칙이나 국가적 실익의 결과에 정파적 이익이나 정치적 고려가 배제되길 바랄 뿐이다. 김미경 상명대 행정학 교수
  • [오늘의 눈] 시린 에바디와의 인터뷰/오달란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시린 에바디와의 인터뷰/오달란 국제부 기자

    그녀는 참 작았다. 150㎝가 채 안 되는 키였다. 히잡(이슬람 여성들의 머리쓰개)을 두르는 대신 단정한 회색 정장을 입고 짧게 친 곱슬머리를 드러냈다. 언뜻 보면 옆집 할머니처럼 친근한 생김이었다. 시린 에바디, 반평생 이슬람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위해 싸워 온 그의 첫인상이었다. 에바디는 이란 정부의 눈엣가시다. 반체제 인사들의 인권변호사로 활약했고 국제사회에 이란의 인권 유린 행위를 낱낱이 고발했다. 그런 그가 최근 정부로부터 2003년 수상한 노벨평화상 메달을 빼앗겼다. 은행계좌도 모조리 동결당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뒤 지난 1일 방한한 그는 기자들 앞에서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눈빛은 형형했고 말투는 힘이 넘쳤다. 영국 런던에서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의 육성을 통해 듣는 이란의 현실도 소름끼쳤지만 그의 방한 자체가 기적처럼 느껴졌다. 에바디는 온몸으로 탄압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를 초청한 한국 단체의 관계자는 “이란 정부의 감시를 받는 요주의 인물이라 초청하는 데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했다. 통역 구하는 일조차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남녀가 내외하는 이슬람 문화 때문에 남성 통역인은 애초부터 배제됐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이란인 유학생은 물론 이란어학과 교수들도 통역 맡기를 꺼렸다고 한다. 에바디를 통역했다간 비자 발급을 거절당해 이란 입국이 영영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에바디는 어느 정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러나 공식석상에서는 이란어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모국에 대한 그의 사랑과 자부심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독실한 이슬람 신자이면서도 알라(신)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잔혹한 인권 유린에 분노할 줄 아는 평화주의자, 모든 이슬람 여성의 어머니. 시린 에바디가 지금의 시련을 꿋꿋하게 버텨내길 바라며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오달란 국제부 기자 dallan@seoul.co.kr
  • ‘제2의 브아걸’ 뜨나…여성밴드 ‘니아’ 출격

    ‘제2의 브아걸’ 뜨나…여성밴드 ‘니아’ 출격

    힙합 프로듀서 겸 가수 MC한새(본명 윤성훈)가 ‘제2의 브라운아이드걸스’를 목표로 실력파 여성4인조 걸그룹을 전격 선보인다. MC한새의 소속사 BCR미디어는 2일 “MC한새가 실력과 비쥬얼을 겸비한 신인 여성 4인조 모던락 밴드 ‘니아(NIA)’의 새 싱글 앨범의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다.”고 밝혔다. ’니아’는 리더이자 드럼를 맡고 있는 써지, 베이스의 최영신, 보컬 전소연, 기타를 치는 황보나래 등 4명의 멤버로 구성된 밴드형 걸그룹. 이들은 이미 올해 중순부터 지난 4월 발표한 싱글 ‘마이 에브리싱’(My everything)으로 공연 위주로 활동하며 홍대 인디신에서 ‘제2의 브아걸’로 주목받아왔다. BCR미디어 측은 “니아는 ‘얼굴없는 가수’의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화려한 비쥬얼에도 불구 공연을 통해 음악성으로 인정받고 싶어했다.”며 “이러한 고집은 브아걸과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2일 공개된 니아의 새 타이틀곡은 ‘굿 바이’(Goodbye)로 보컬이 위주가 된 송 버전(Song Version)과 프리스타일 미노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랩 버전(Rap Ver.)으로 이뤄져 있다. MC한새의 프로듀서 변신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그간 걸그룹 포미닛의 막내 권소현이 데뷔했던 어린이 그룹 ‘오렌지’를 비롯해 신인 보이그룹 ‘DNT’와 싱어송라이터 ‘유리’ 등 다수의 앨범을 프로듀싱했던 바 있다. 특히 2000년 국내에 힙합과 발라드를 접목시킨 ‘힙합발라드’란 장르를 처음으로 시도한 그는 음악적 실험 정신을 바탕으로 음반 프로듀싱에 있어서도 R&B, 하우스, 힙합, 일렉트로닉, 모던락 등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폭넓은 감각을 선보여왔다. 한편 MC한새는 지난 달 송 메이트(Song mate) 박소연과 함께 발표한 랩앤 블루스(Rap & Blues) Take2 버전인 애절한 힙합 발라드곡 ‘아프다’로 가수 활동도 겸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임권택 감독 101번째 도전

    임권택 감독 101번째 도전

    “한지(韓紙)를 만드는 작업은 달빛을 길어올리는 듯한 섬세함이 요구됩니다. 이 위대한 유산에 미쳐 가는 사람들과 그 정신적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자 산증인 임권택(75) 감독. 그가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로 돌아왔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우리 민족의 불굴의 정신과 끈기를 상징하는 ‘한지’를 소재로 이야기를 꾸려 나갈 작정이다. 1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영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만난 임 감독은 “비단은 오백년밖에 못 가지만 한지는 천년을 간다.”며 “그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화면에 담아내 한국 사람, 더 나아가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로 발돋움시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101번째 도전이지만 노장 감독은 특유의 질박한 말투로 “처음처럼”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런 주문을 곁들였다. “이 영화가 내 101번째 연출작이 아니라 첫번째 영화로 불렸으면 좋겠다. 지난 100편의 작품에서 벗어나 새로운 임권택으로 데뷔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 실제 ‘첫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필름 영화를 고집해 왔던 그가 처음 찍는 디지털 영화다. 디지털로도 필름의 영상을 그대로 재연할 수 있다는 실험정신을 발휘해 보겠다는 각오다. 임 감독은 “필름 영화에 비해 디지털 영화는 심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디지털 영화의 장점을 직접 배워가면서 촬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시작하고자 한다는 그의 다짐만큼 영화에 대한 애착도 강렬하다. 그는 영화감독들이 기피하는 겨울 촬영을 고집했다. “한겨울 얼음 밑으로 흐르는 물에서 최상의 한지가 만들어진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했지만 한지의 깨끗하고 고결한 이미지가 겨울의 풍경과 맞아떨어져서”라며 임 감독은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제작발표회에는 주연을 맡은 박중훈·강수연, 제작 및 제작투자를 하는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도 함께했다. 박중훈은 한지를 통해 속물 근성을 극복하게 되는 공무원으로, 강수연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출연한다. 강수연은 “나이가 들어서도 임 감독과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게 큰 영광이다. 나 역시 데뷔작이란 마음으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영화 제작비는 20억원으로 영화진흥위원회와 전주시가 지원한다. 내년 4~5월쯤 관객과 만난다. 민 위원장은 “촬영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새해 4월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시크릿’ 류승룡 “악랄? 이정도면 젠틀한 것”

    ‘시크릿’ 류승룡 “악랄? 이정도면 젠틀한 것”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자 생각해낼 때까지 사정없이 때린다. 진실이든 아니든 거짓말이라고 생각되면 망설임 없이 작두를 들이민다. 또 사람 입에 골프공을 가득 채우고 골프채를 휘두르기도 한다. 이 장면들은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스릴러영화 ‘시크릿’에서 살해된 동생의 복수를 명목으로 범인 사냥에 나서는 깡패 두목 재칼 캐릭터가 일상적으로 보여주는 모습들이다. 이정도면 악랄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마련이지만 정작 재칼 역을 맡은 배우 류승룡은 “캐릭터가 젠틀하고 멋있어 보이게 하려고 이 정도에 그친 것”이라고 말한다. “제가 생각한 재칼 캐릭터는 클래식도 듣고 동양화도 그리는 등 고급문화를 통해 악을 희석시키는 인물이에요. 또 죽인 사람 사진을 찍어서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그런 사람일 것 같았죠. 하지만 스릴러에서 악역은 긴장감을 증폭시키기는 것이 주된 역할이기 때문에 거기에 충실하면 된다는 생각에 가지를 쳐버린 거예요.” 가지를 쳐버린 대신 류승룡은 자신이 생각했던 재칼 캐릭터를 아예 뿌리에 심어버렸다. 재칼이 습관적으로 씹는 루악이 한 통에 30만원이고 섬뜩하게 내뱉던 ‘킥’ 같은 의성어는 승마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부의 상징이다. 또 악랄함을 넘어선 싸이코틱한 기질은 미묘한 그의 표정과 행동 하나 하나 그리고 낮게 치켜뜬 눈빛에 담아낸 것. 류승룡은 몇날 며칠 열병을 앓을 정도로 고심했던 열정과 맞바꿔 별다른 상황설정 없이 자신이 생각했던 캐릭터를 재칼에 녹여낼 수 있었다. “제가 처음 생각했던 재칼을 감독님께 보여드렸더니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와 비슷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봤더니 정말 날름거리는 혀나 초점 없는 시선처리 등 여러모로 제가 생각했던 것과 똑같은 거예요. 결국 더 다듬은 뒤에 지금의 재칼을 완성할 수 있었죠.” 그냥 넘어갈 수도 있으련만 더 고민해가면서 캐릭터를 수정한 것은 “다른 연기를 답습하지 말자.”라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류승룡은 캐릭터를 설정할 때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참고하지 않는다. “무의식중에 따라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 사실 말이 쉽지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긴 어려운 법이다. 류승룡이 고집스러울 만큼 자신만의 연기관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1986년부터 20여 년간 연극무대에서 갈고 닦아온 연기내공이 있기에 가능했다. 정극은 물론 모든 장르의 공연을 섭렵한 류승룡은 비록 단역이었지만 2004년 ‘아는 여자’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류승룡의 두 번째 작품은 2005년 ‘박수칠 때 떠나라’로 이번에 ‘시크릿’에서 호흡을 맞춘 차승원과 처음 만났다. 나이는 같지만 당시 류승룡은 갓 장편에 데뷔한 신인이었고 차승원은 톱스타였다.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차승원 씨의 존재감이 부담스럽기도 했죠. 촬영을 마치고 제가 절제된 연기를 잘 했다며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사실 절제된 연기가 아니라 긴장해서 그런 거예요. 숨도 못 쉬고 대사를 내뱉었어요.(웃음) 지금은 많이 편해졌죠.” 그도 그럴 것이 류승룡은 ‘시크릿’에서 차승원을 다시 만나기까지 13편의 영화와 2편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해 왔다. 5년 동안 15작품에 출연했으니 쉼 없이 달려온 셈이다. 힘들었을 법도 했지만 류승룡은 “인간의 뇌는 놀라운 것 같다. 바쁠 때 더 많은 에너지가 생성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열정을 불사른 만큼 변한 것도 많다. 류승룡은 “이젠 현장이 낯설지 않다. 내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체득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류승룡보다 앞으로의 류승룡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장소불문’ MB 발언 이후… 남북정상회담 탄력 받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특별 생방송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서울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뜻을 밝힌 게 남북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들어 남북은 제3국에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예비접촉을 가져왔다. ●전문가 “큰 걸림돌 제거” 한입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도 2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지난 8월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서울을 방문한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남북간 접촉이 있었다.”면서 “접촉 겨냥점은 정상회담이었으며 이를 쉽게 보아넘길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접촉횟수는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북은 여러 차례 접촉 과정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두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왔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변 안전 문제를 들어 3차 남북정상회담도 북한에서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측은 지난 1, 2차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던 만큼 이번만큼은 형평성 차원에서 반드시 김 위원장이 답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27일 북핵과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인 핵심의제로 제시했지만 서울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밝힌 만큼 양측이 의제 조율에 합의점을 찾는다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내년에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남북정상회담 장소로 이 대통령이 서울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남북간 걸림돌 하나를 제거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실현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쯤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고 북측에 나름대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국제적 성격을 띠고 있는 북핵문제와 남북이 풀어가야 할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는 서로 병행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함께 핵심의제로 꼽은 것은 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관계 진전이 북핵 진전을 이끌수 있다는 정부의 발상의 전환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의 개최 장소를 양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미 2차례 평양에서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평양이라면 우리에겐 유리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 장소로 제주나 개성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 대통령이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은 성과도 없이 만남을 위한 만남은 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지금 당장 정치적으로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北 “남한 반통일자세 여전” 한편 이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입장을 밝힌 지 하루만인 28일, 북한 노동신문은 남북관계에 대한 남측 당국의 “반통일적인 입장과 자세가 꼬물만큼도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우리(북한)는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할 바를 다했으며 이제는 남조선 당국이 그에 응해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우리말 여행] 몽니

    뭔가 뒤틀리고 못마땅하다. 그렇다고 드러내 놓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뭣하다. 슬쩍 심술을 부리고 싶어진다. 그래서 괜히 트집을 잡거나 훼방을 놓기도 한다. 이런 게 온당하게 보일 리 없다. 공연한 고집이고 투정이고 심술처럼 비쳐진다. ‘몽니 부린다’고 한다. 못마땅해하며 심술을 부린다는 말이다. 몽니를 잘 부리는 사람은 몽니쟁이 또는 몽짜라고 한다.
  • 킬힐에 변형된 빅토리아 베컴의 발

    킬힐에 변형된 빅토리아 베컴의 발

    집 앞 슈퍼마켓에 갈 때도 아찔한 높이의 구두를 고집하는 ‘킬힐 마니아’ 빅토리아 베컴(35)이 심각한 발 변형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굽 높이가 18cm 이상인 킬힐을 즐겨신던 베컴이 엄지발가락 안쪽에 염증이 생기는 건막류(腱膜瘤)로 고생하고 있다고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측근은 “빅토리아는 발이 아파서 집에 오면 하이힐을 던지면서도 외출할 땐 꼭 높은 구두만 신는다. 발이 아파 얼음찜질을 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베컴은 의료진에게 염증을 제거해야 한다는 경고를 받았으나 수술 뒤 두 달 가량 구두를 신지 못하는 것이 두려워 수술을 미루고 있다고 측근은 덧붙였다. 베컴은 여러 차례 킬힐 마니아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녀는 “발레리나 같은 플랫 슈즈는 예쁘지 않다. 스타일을 멋지게 하려면 높은 구두를 꼭 신어야 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쌍둥이 얻을때까지”…14번째 임신女 논란

    “쌍둥이 얻을 때까지 계속 낳을 거예요.” 자식을 13명이나 둔 여성이 또 다시 임신했다. 1년에 한번 꼴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이유가 쌍둥이를 얻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 때문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대중지에 따르면 더비셔 주에 사는 사라 포스(39)가 처음부터 많은 아이를 낳으려고 했던 건 아니다. 16세에 첫 아들을 출산하다가 정신적 충격을 받은 그녀는 더 이상 임신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출산 10년 뒤 지금의 남편인 스테픈 스미스(40)을 만난 뒤 생각이 바뀌었다. 둘째 아들 스테픈을 낳은 그녀는 본격적으로 아기 낳기에 돌입, 1년에 평균 한번 이상 임신과 출산을 했다. 영국 정부가 지원한 집에서 자식을 13명이나 키우고 있는 그녀는 최근 또 다시 임신을 했다. 게다가 “쌍둥이를 낳을 때까지 출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벌써 자식이 13명이나 있는데 굳이 쌍둥이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포스는 “쌍둥이 기르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오래 전부터 그런 소망을 가졌다.”고 철 없는 대답을 했다. 정부로부터 매년 1억원(5만 파운드) 가까운 돈을 받아 생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영국 네티즌들은 “키울 능력도 없는 여성이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아기 낳기 놀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나이도 직업도 묻지마! 야구의 꿈 찾을 테니까

    나이도 직업도 묻지마! 야구의 꿈 찾을 테니까

    마운드에 섰던 마지막 기억은 아직도 선명하다. 조명탑 불빛이 눈부셨다. 관중들 함성에 귀가 먹먹했다. 3일째 이어지는 연투. 어깨가 찢어질 듯했다. 다리를 들어올리기조차 힘들었다. 그래도 던져야 한다. “이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열아홉살 까까머리 투수는 이를 악물었다. 상대는 서울 대광고였다. 지난 대회 16강팀. 만만찮은 상대였다. 8회초까지 2-2 동점이었다. 기회는 8회말에 왔다. 투수 권점용은 이날 네 번째 타석에 올랐다. 초구 스트라이크. 윽박지르는 상대 투수 공은 매서웠다. 2구째. 공이 밋밋하게 흘렀다. “이거다!” 순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관중 함성도 아득했다. 역전 2점 홈런. “뛰어라. 뛰어.” 권점용은 주변 외침에 그제서야 루를 돌았다. 그리고 마지막회. 권점용은 한구 한구 신중했다. 하나…둘…세 타자를 잡은 뒤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팀 동료들이 마운드로 뛰어들었다. 1976년 봉황대기 3회전 광주상고 대 대광고의 경기 모습이었다. ●권점용씨 33년만에 다시 운동장에 창호기술자 권점용씨. 53세다. 30여년 전 기억을 아직 안고 산다. 주머니에는 그날 경기를 기록한 옛날 신문 조각이 들어 있다. 죽도록 야구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형편이 안 됐다. “그때는 먹고 살기도 빠듯했으니까…” 권씨가 말을 흐렸다. 고교 졸업 뒤 바로 군대에 갔다. 그러곤 평생 창호기술자로 살았다. 그러나 야구를 못 잊어 제1기 한국야구심판학교에 입학했다. “기회 있으면 심판으로라도 다시 운동장에 서고 싶어서요.” 50 넘은 기술자의 마지막 바람이다. ●쌍둥이엄마 김영순씨 “아이들 때문에” 쌍둥이 엄마 김영순(31)씨. 두 아들은 곧 초등학교 3학년이 된다. 일찍 결혼했다. 대학생이던 21세때 덜컥 임신했다. 먹고 살기가 막막해 시댁에 들어가 살았다. 가족들은 남세스럽다며 결혼식도 못하게 했다. 아이 낳고 1년이 지나서야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그래도 아이들은 잘 자랐다. 던지고 부수고 구르던 아이들은 지난 5월 갑자기 “야구가 하고 싶다.”고 했다. 옆동네 야구부 아이들 유니폼이 멋져 보여서다. 돈이 많이 들 것 같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고집불통이었다. 학교를 전학하고 야구부에 가입했다. 엄마는 이때부터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그래서 심판학교에 지원서를 냈다. 이제 목표는 야구 관련 직업을 얻는 일. “꼭 심판이 아니더라도 여성기록원 같은 일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1기 한국야구심판학교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대한야구협회, 국민생활체육야구연합회, 명지전문대가 함께 열었다. 일반인 과정과 전문 과정이 있다. 매주 금·토·일 16시간씩 10주 동안 수업한다. 일반과정 수료자 가운데 성적 우수자는 프로야구나 아마추어 심판으로 활동할 기회가 열린다. 처음 열린 심판학교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가장 어린 수강생은 18세. 최고령자는 64세이다. 지하철 기관사, 회계사, 세무사, 경찰, 주부, 대학생 등 직업도 갖가지다. 심판학교장 김광철 전 프로야구 심판위원장은 “인간 군상은 다양해도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모두 야구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란 점이죠.” 김 교장이 웃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열린세상]독일의 이방인, 그리고 우리는?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독일의 이방인, 그리고 우리는?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11월3일은 독일 통일 2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독일 통일의 세계사적, 정치적, 경제적 의미가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독일의 통일로 한국이 유일한 냉전·분단국가로 남아 있어서다. 분단, 통일(비용)에 대한 논의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기로는 독일에 못지 않은 한국이건만 독일의 이방인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하다. “독일 사람들이 내게 가장 궁금해하는 게 독일 말과 태권도 잘 하느냐는 거야! 나는 내가 독일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나는 이방인이야!” 필자의 독일 유학시절에 한국계 독일인 후배가 한 말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 말을 독일 사람처럼 잘하고 독일 국적을 가지고 독일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고 여자 친구도 독일인인데 이방인이라니? 그럼 유학생인 나는? 그 후배는 이방인이고 나는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무슨 이유로든 독일에서 살고 있지만 자신이 어디에 속한다는 것을 잘 알며 민족국가로 구성된 질서를 따르고자 하는 반면, 이방인은 독일 사람과 함께 살고 있는 이웃이지만 독일인들이 만들어 놓은 질서나 생활양식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는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다. 이웃이지만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이다. 이런 거부감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들과 달리 종교를 비롯해 독자적인 삶의 양식을 고집하는 유대인, 터키인, 아프리카인에 대한 대응은 확연히 다르다. 물론 거부감의 정도에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다. 점차 줄어드는 일자리와 국가의 보조·지원을 둘러싼 경쟁자로 인식될 경우 이방인에 대한 독일인의 질투와 증오심은 아시아인이든, 유대인이든, 터키인이든 가리지 않는다. 신나치계열 젊은이들의 무차별적 테러가 좋은 예다. 전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함께 근로자의 활동영역도 전 세계로 넓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우리끼리’ 살아왔던 많은 한국 사람들이 외국으로 나가고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가 하기 싫어하거나 못하는 부분에 기여하면서 살고 있다. 모두가 이방인이거나 그럴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이들 외국인, 또는 이방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독일인들은 그들과 함께 사는 이방인에게는 살갑게 대하지 않지만 가난한 나라 원조에는 적극적이다. 돕거나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 지역적으로 거리가 멀수록 강해지는 모순적인 현실이다. 독일의 원조를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반성의 일부로 볼 수도 있고, 장기 투자라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원조를 받아왔던 한국도 늦게나마 원조를 시작하겠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함께 살고 있는 이방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때리지 마세요!”, “월급주세요!”라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절규를 자주 듣는다.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욕설과 매질이라니. 게다가 백인에게 그렇게 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피부색에 따라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사용자나 관리자에게 매를 맞는 이방인이 독일에는 없다. 물론 이방인이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렵지만 최소한 근로관계가 성립되면 이런 차별은 없다.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가 경제 원조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어렵사리 벌어 놓은 세상의 긍정적인 평가를 함께 사는 이방인에 대한 매질로 까먹고 있다. 법적인 것은 물론 국가 이미지 관리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농어촌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나 웃음소리가 나는 것은 대부분 ‘외국인’ 며느리 덕분이라는 보도가 있다. 이제 우리도 피부색과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가까운 이웃에게 살갑게 대하며 함께 살아가는 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독일 통일 20주년을 계기로 통일은 물론 이방인 문제에 대해서도 독일에서 배울 것과 버릴 것을 분명히 할 수 있어야겠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 취업난 대학가 ‘학점 성형’ 몸부림

    취업난 대학가 ‘학점 성형’ 몸부림

    19일 인천 A대학 캠퍼스. 학교 곳곳에는 ‘학점포기제 도입하라’는 내용의 대자보와 현수막이 나붙었다. 단과대학 학생회장에 출마한 후보가 이미 성적이 확정된 과목의 학점을 ‘없었던 일’로 만드는 ‘학점포기제’ 도입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대다수 학생은 이를 크게 반기고 있다. 대학가는 학점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려는 ‘몸부림’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좋은 학점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이른바 ‘취업스펙’의 기본인 까닭이다. 학생들은 학점포기제, 재수강 요건 완화 등을 요구하며 ‘학점 성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학교측은 겉으로는 “학점에 안달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노린 공약(空約)에 불과하다.”며 난색을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내심 취업률을 올릴 수 있는 방편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 학생회장 선거에서도 학점포기제는 단골 공약이다. 새 총학생회장 후보 임모씨는 7학기 이상 등록 학생이 최대 9학점에 한해 학점을 포기할 수 있는 ‘학점포기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6년 전 총학이 제시했지만 학교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많은 학생들의 요구로 이번에 또 등장했다. 같은 학교 다른 후보자는 ‘학점적립제’ 카드를 재차 꺼내 들었다. 당해 학기에 수강하지 않은 학점을 다음 학기에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연세대는 내년부터 재수강 요건을 기존의 평점 D+ 이하에서 C+ 이하로 완화했다. 학교 관계자는 “그동안 다른 학교에 비해 엄격한 재수강 제도로 학생들이 취업에 불이익을 받았는데,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희대는 재수강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최고학점이 A0 였지만 올해부터는 상한을 없앴다. 한 발 더 나아가 서울의 모 대학 관계자는 “기업들이 성적 인플레를 우려함에 따라 재수강 요건완화 이외에도 대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학교측의 이런 움직임에 학생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대학생 김정인(23)씨는 “학점은 기본적으로 학생의 성실성을 반영하는 수치인데 학점관리를 위해 제도를 바꿀 경우 학점세탁 악용소지도 있고, 학교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학생 홍모(22)씨는 “학점 인플레의 근원인 취업률 문제는 대학도 고민하는 것 아니냐.”면서 “대학도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관련 제도를 바꾸면서 학생만이 고집하는 문제인 양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안석 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 [히트상품 뜯어보기] 판매 1위 PN풍년 ‘통삼중 프리미엄 압력솥’

    [히트상품 뜯어보기] 판매 1위 PN풍년 ‘통삼중 프리미엄 압력솥’

    ‘맞벌이 부부에겐 끼니 해결도 속도전이다.’ 주방용품 전문업체 PN풍년의 ‘통삼중 프리미엄 압력솥’은 식사를 거르기 일쑤인 직장인 부부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여러가지 요리를 소화할 수 있는 데다, 요리시간이 짧게 걸리기 때문. 시장에선 마치 기다렸다는 듯, 출시 1년 만에 압력솥 업계 판매 1위에 올랐다. 판매량이 4만 1000여개에 이를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GS홈쇼핑에서는 판매를 시작한 뒤 방송 중 3차례나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통삼중 프리미엄 압력솥은 우선 다양한 크기의 압력솥과 찜솥, 양수냄비로 구성돼 있어 밥과 찜, 국, 찌개요리 등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멀티기능 제품인 셈이다. 용량에 따라 깊은형(4.5ℓ)과 낮은형(3.0ℓ)으로 구성돼 있어 밥하는 압력솥과 요리하는 압력솥으로 취향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낮은형의 압력솥은 적은 양의 요리를 하기에 적합해 싱글들이 반색할 만하다. 또 통삼중 구조로 제작돼 가볍고 열전도가 빠른 알루미늄의 장점, 광택과 내구성이 뛰어난 스테인리스의 장점을 함께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바닥만 3중인 다른 제품에 비해 요리시간이 단축되고 온기가 오래 지속된다. 옆면에 음식이 덜 눌어붙으니 설거지하기도 편하다. 국내 주방용품 전문기업 PN풍년은 통삼중 프리미엄 압력솥으로 주부들의 믿음을 더 얻었다고 말한다. PN풍년은 1954년 세광알미늄㈜으로 시작해 1970년대 순수 우리기술로 압력솥을 처음 개발하기도 했다. 업체명보다 ‘풍년 압력솥’으로 많이 알려져 있을 정도로 압력솥은 PN풍년의 대표제품으로 통한다. 대부분의 주방 브랜드가 중국, 동남아 등지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취하는 것과는 달리, 엄격한 품질관리와 100% 국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원칙 덕분인지 지난해 320여억원의 매출로 압력솥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 동남아, 일본 등 세계 12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PN풍년 마케팅팀 이준규 부장은 “PN풍년의 다른 압력솥이 매월 평균 500~1000개 정도 판매되는 데 비해 통삼중 프리미엄 압력솥은 평균 3000개가 판매되고 있는 효자상품이다.”면서 “통삼중 프리미엄은 압력솥 한 개 구입으로 다양한 기능의 세트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커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비결을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美 “도발 → 대화 → 양보 되풀이 없다” 경고

    [한·미 정상회담] 美 “도발 → 대화 → 양보 되풀이 없다” 경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방북 일정을 공개하면서 북핵 문제의 시계 소리가 갑자기 크게 들리는 느낌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문제 해결의 시침(時針)은 더 느리게 돌아갈 것이란 예감이 든다. 오바마 대통령의 시선이 북한과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1대1 담판을 원한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그럴 뜻이 없음을 강력 시사했다. 굳이 한국에서 대북 특사 일정을 공개함으로써 한국과 공동보조를 취할 것임을 과시한 것이다. 앞서 그는 중국에서 ‘6자회담을 통한 해결’이란 약속을 받아놓은 바 있다. 나아가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도발→대화→양보’라는 북한의 전매특허격 전략에 놀아나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다. 미국 측이 북한 실세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보즈워스의 대화 파트너로 고집한 데서도 질질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 보즈워스의 방북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사전협의의 성격일 뿐 담판은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 한·미의 대북카드인 ‘그랜드 바겐’은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북한으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자칫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적거린다면 문제는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미국과 중국 모두 무리한 해결보다는 현상유지가 차선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북한이다. 미국의 제재를 받으며 배고픈 고난의 행군을 더 끌고 갈 여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유연성이 기대되는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뭔가를 얻어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도 북핵 해결 성공은 지지율에 보탬이 될 것이다. 낙관을 배제하기 힘든 대목이다. 결국 보즈워스의 방북은 안개가 자욱한 숲속에서 작은 보석을 찾아 가는 여정처럼 보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판소리 3인창극으로 변신

    판소리 3인창극으로 변신

    판소리가 변했다. 창자(唱者) 한 명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 3명이 연극을 하듯 이끌어간다. 이른바 ‘3인 창극’이다. 극단 ‘수천’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국악 특성화 공연장인 서울 북촌창우극장에서 판소리의 대명사 ‘심청전’을 3인 창극으로 각색, 공연한다. 여자 창자가 심청 등 여자 배역을, 남자 창자는 심봉사 등 남자 배역을 맡는다. 북을 치며 추임새를 놓던 고수가 극의 진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창극 100년 역사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게 기획의도다.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서 개발된 3인 창극은 기존 창극이 가지고 있던 폐쇄적 한계를 극복, 독창적인 연희양식을 구축해 보려는 취지로 생겨났다. 그간 판소리가 창자의 몫으로만 돌려져 관객과의 소통이 다소 부족했다는 자성에서 ‘발상의 전환’이 시작됐다. 마당놀이처럼 다 함께 신나는 놀이판을 벌이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자와 관객의 교감을 유도, ‘판’의 공간을 ‘프로’의 세계에서 ‘아마추어’로 끌어 내리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그간 퇴색됐던 판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의욕도 감추지 않는다. 이를 위해 수천은 공연 장소로 대규모 극장보다는 소규모를 고집한다. 아무래도 규모가 커지면 관객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공연 단가도 낮아졌으니 일석이조다. 언제, 어디서나 판소리를 즐길 수 있는 저변을 마련한 셈이다. 3인 창극이 서울문화지원재단이 선정하는 ‘예술표현지원사업’으로 채택돼 이들의 실험 정신은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새로운 한류 열풍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수천 측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판소리는 전 세계인들과 함께 나눌 가치가 있다.”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물놀이처럼 3인 창극으로 전 세계인이 판소리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02)747-3809.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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