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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3
  • 환경부 국·과장 7명 유배생활?

    26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환경부 건물 앞. 국장과 과장 대여섯 명이 배낭을 메고 승합차에 올라탔다. “어딜 가느냐.”는 질문에 “시험문제를 출제하기 위해 유배길(?)에 오르는 중이다.”는 한 과장의 답이 돌아왔다. 매년 이맘때 환경부는 사무관 승진 시험문제 출제와 채점을 전담하는 자격검증시험 전담반인 출제·평가단을 꾸린다. 전담반에는 국장 1명과 6명의 과장이 선발돼 6박 7일 동안 격리된 장소에서 시험이 끝날 때까지 함께 생활한다. 마치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들처럼 미리 합숙에 들어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다. 출제위원으로 선발된 홍정섭(대변인실) 과장은 “일주일 동안 외부와 연락을 끊고 생활하려면 솔직히 집안일도 걱정되고 답답할 것 같다.”면서도 “변별력 있는 문제 출제와 채점으로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제·평가단을 구성해 합숙까지 하며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는 곳은 전 부처를 통틀어 환경부가 유일하다. 올해 환경부에서 5급(사무관)으로 승진하기 위해 자격검증시험을 보는 6급(주무관)은 모두 67명. 이 가운데 행정직 7명과 기술직 13명 등 모두 20명만 진급한다. 승진 검증시험은 주관식으로 치러지며, 선정된 주제에 따라 보고서와 보도자료를 작성해야 한다. 이 같은 환경부의 승진 자격검증시험은 2005년 도입된 이후 부처평가에서 인사제도 우수사례로 선정되면서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환경부 내부에서는 검증시험으로 객관성이 담보돼 승진인사에 대한 잡음이 사라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반면 환경부만 유난스럽게 까다로운 절차를 고집해서 인적·시간적 낭비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선글라스 구청장’ 사연은?

    ‘선글라스 구청장’ 사연은?

    이제학(왼쪽) 양천구청장은 지난 일주일 동안 공공 행사장에서도 선글라스를 써야 했다. 구청장이 주민들과 만날 때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나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지난 17일부터 선글라스를 쓰고 주민을 만나고 구청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신비주의를 고집하거나 멋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양쪽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심한 각막염으로 도저히 그냥 다닐 수가 없어서였다. 한쪽만 탈났어도 안대를 할 수 있지만 양눈이 탈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평소 강골로 소문난 이 구청장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내린 집중호우로 2주 이상 수해복구 현장을 누비다가 그만 체력이 바닥났다. 하루에 4시간 이상 쉬지 못했다. 강행군은 주말에도 계속됐고, 예정된 행사도 빼놓지 않고 참석했다. 피로가 누적돼 급기야 지난 16일 양쪽 눈에 병이 온 것이다. 이 구청장은 “내 생애에 가장 민망한 일주일이었다.”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빨간 눈을 내보이며 선글라스를 쓴 이유를 설명하느라 선거 때보다 더 힘들었다.”고 웃었다. 완치되진 않았지만 보기에 흉하지 않을 정도로 양호해져 선글라스를 벗었다는 그는 “구청장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자리인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면서 “꾀부리지 않고 주민과 호흡하는, 초심을 잃지 않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캐나다산 30개월미만 뼈쇠고기’ 가닥

    한국과 캐나다는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해 30개월 미만 뼈를 포함한 쇠고기만 수입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했을 경우의 국내 검역 절차에 대해서는 이견을 드러냈다. 한국과 캐나다는 지난 21~23일 사흘간 경기 안양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양자 협상을 열어 이 같은 방향으로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이 있었다고 농림수산식품부가 24일 밝혔다. 이 방안은 외형상 일본의 캐나다산 쇠고기의 수입 요건(20개월 이하 뼈를 포함한 쇠고기)보다 완화된 것이어서 ‘쇠고기 안전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 측은 이에 대해 “일본의 요건은 2003년 체결된 것으로 현재 캐나다는 이를 완화하기 위한 협상을 일본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 한국과 캐나다는 캐나다에서 ‘BSE’(소해면상뇌증·광우병)가 추가로 발생했을 때 처리 방법 등을 놓고 의견이 갈려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농식품부 측은 “광우병 추가 발생 시 우리 쪽은 사실상 수입금지에 해당하는 검역중단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캐나다는 추가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광우병 위험통제국’ 지위를 유지하는 한 중단 절차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팽팽히 맞섰다.”고 전했다. 또 우리 측은 검역중단과 위험성 여부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 ‘중단을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개진했지만 캐나다는 ‘중단을 해제해야 한다.’는 단정적 표현을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 시기에 대해서도 양측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우리 측은 고시예고→의견수렴→국회심의 등 국내 절차 등을 감안해 결정할 방침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집 낸 하이미스터메모리

    2집 낸 하이미스터메모리

    “노래 때문에 제 삶이 달라졌는데. 제 노래가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한때 통기타로 대표되던 포크 음악이 국내 음악 시장에서 변방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하지만 모던, 네오, 누포크 등 그 명칭이 무엇이든 언제부터인가 서울 홍대 앞 언더그라운드 무대에 새로운 포크 바람이 일고 있다. 국내 포크의 명맥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수잔 베가, 앨리엇 스미스, 제이슨 므라즈, 잭 존슨 등 해외 네오 포크 뮤지션의 영향을 받아 깊이도 더욱 깊어졌다. 언더그라운드의 3대 목소리로 꼽히는 하이미스터메모리(35·본명 박기혁)가 새 앨범을 내놨다. 고(故) 김현식, 유재하, 김광석의 감성을 잇고 있다는 평을 듣는 이다. 2집 ‘내가 여기 있어요’다. 예명에서 따온 첫 앨범 ‘안녕, 기억씨’(하이, Mr. 메모리)를 낸 지 3년 8개월 만이다. 전작이 일기장에 내면의 이야기를 담는 형식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선 바깥으로 눈을 돌린다. 사람들에 대한 기억, 관계에 얽힌 기억을 노래한다. 소설에서 영감을 얻어 외모 지상주의를 꼬집기도 하고 위안부 할머니를 노래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이따금 사랑 낙서도 하잖아요. 사랑이 깨져 세월은 흘러가도 낙서는 남아 있죠. 그런 낙서가 조용히 말을 해요. 내가 여기 있다고.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지나치는 존재들을 따뜻한 시각으로 봐줬으면, 그리고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기본 바탕은 네오 포크이나, 그 안에서만 맴돌지 않고 재즈, 록, 블루스, 펑키 등 다양한 장르를 풀어 놓는다는 게 하이미스터메모리의 설명. 록 밴드 갤럭시익스프레스의 보컬 박종현, 모던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를 비롯해 옥상달빛,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김마스타 등 포크 쪽 싱어송라이터들이 대거 참여해 앨범의 감수성이 더욱 풍부해졌다. “한 장르를 고집하지는 않아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야기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따라 거기에 걸맞은 장르를 선택하곤 하지요. 멜로디를 쓰는 시간보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아요.” 중학교 2학년 때 허영만의 만화 ‘고독한 기타맨’을 보고는 어머니를 졸라서 곧바로 기타를 샀다. 그때부터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디딤돌 삼아 습작을 하곤 했다. 하지만 빼어나게 노래를 잘 부르거나,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기타 연주를 잘하는 건 아니어서 음악을 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문예창작과를 다녔고, 한때 연극배우 생활을 했다. 호구지책으로 좌판을 깔고 머리핀을 팔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음악의 길에 접어든 것은 1999년 제대 뒤. 무대는 특별히 없었다. 무작정 거리에서 심장병 어린이 돕기 공연을 이어갔다. 그리고 신경림, 신경숙, 은희경 등 문인들과의 북콘서트, 네오 포크 계열 뮤지션들과의 기획 콘서트 등 우직하게 라이브를 이어 왔다. 음악하는 외국인 친구가 ‘기혁’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자꾸 ‘기억’(메모리)이라고 불렀고, 농담 삼아 하던 인사말이 예명이 됐다는 하이미스터메모리.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며 눈을 빛낸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프로야구] “스몰야구로 내년엔 무조건 우승”

    [프로야구] “스몰야구로 내년엔 무조건 우승”

    롯데 양승호 신임 감독의 취임 일성은 ‘우승’이었다.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이 반복된 단어였다. 함께한 장병수 사장도 “무조건 내년에는 우승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초보 프로 감독으로 야구 인생 내내 롯데와 전혀 관련이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담이 될 수 있는 공약이었다. 누구에게나 시행착오와 적응 기간은 필요하다. 그러나 양 감독과 롯데는 그걸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양 감독은 “롯데가 날 불러준 데 감사한다. 우승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시즌에는 무조건 우승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이전 로이스터식 빅볼야구와 거리를 둘 것임을 암시했다. “선을 굵게 하고 기초를 튼튼히 하면서 스몰야구를 할 생각이다.”고 했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지난 3년, 로이스터 감독은 전문가들이 의아해할 정도로 여유 있는 시즌 운영을 선보였다. 시즌 초중반, 팀이 하위권을 오가는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투수 로테이션을 고집했다. 유행처럼 번지는 불펜진 과부하도 롯데엔 없었다. 그러나 1년 안에 우승해야 하는 팀은 그런 식으로 시즌을 운영하기 힘들다. 롯데 특유의 팀 컬러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공격 지향적인 빅볼야구에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양 감독은 “공격은 기복이 있지만 수비는 연습을 많이 하면 좋아진다. 수비 연습을 많이 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내년, 롯데는 거시적인 시즌 운영에서부터 미시적인 부분 전술까지 많은 부분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양 감독 앞에 놓인 현실은 만만치 않다. 일단 선수단 장악이 우선이다. 선수들은 로이스터식 자율야구에 익숙해져 있다. 새 감독의 훈련 스타일과 지도 방식을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양 감독은 “대화하면 안 될 게 없다.”고 했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유난스러운 롯데 팬들의 눈높이도 맞춰야 한다. 양 감독 스스로 “좋은 성적을 내면 지금 롯데 팬들의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화끈한 롯데 팬들 특성상 성적만 나온다면 최고의 지지층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하다. 시즌 초반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최루탄 VS 돌… 연금 앞에 佛 이성 마비됐다

    정부의 연금개혁 법안에 반대하는 프랑스 노동계의 총파업에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시위가 급격히 폭력적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폭력시위자 색출에 적극적으로 나서, 19일(현지시간)까지 1400여명을 연행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폭력시위 주동자들을 ‘말썽꾸러기’로 지칭하며 사법처리 방침을 밝히는 동시에 법안 추진 의지도 굽히지 않고 있다. 브리스 오르트푀 프랑스 내무장관도 이날 “석유 고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서부지역 3개의 유류저장소에 공권력을 투입해 파업참가자들이 막은 탱크를 열고, 공급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전날 전국적으로 이어진 시위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정부 추산 110만명(노동총연맹 추산 350만명)이 참가했다. 시위가 급격히 과격해짐에 따라 곳곳에서 충돌도 빚어졌다. 파리 인근 낭테르에서는 오전 시위대가 상점에 이어 시청에 난입, 창문을 부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AFP통신은 시위가 폭력적으로 바뀐 원인으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을 지목했다. 이들이 쓰레기통과 차에 불을 지르고 주요 상점의 간판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위 과정에서 경찰관 62명이 다쳤다. 지난달부터 6차례에 걸쳐 시위에 참여했다는 32살의 교사 리바인 푸어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의 프랑스는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쟁취한 것”이라면서 “(정부의 법안개혁 등) 프랑스가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거리로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프랑스 최대 노동단체인 CGT 등은 시위를 계속하기로 했다. 21일에는 파리 등지에서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가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본격적인 가세가 지난 2006년 노동법 개혁시도 당시와 비슷한 흐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시 자크 시라크 행정부는 젊은 세대의 고용 및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법안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전국적으로 시위가 격화되자 법안을 철회했다.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부분의 국민은 일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공공질서를 해치는 일부 말썽꾸러기(트러블메이커)들은 응분의 대가를 받게 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고 르 피가로 등이 전했다. BVA여론조사가 이날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사르코지의 지지도는 30%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하면서 취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통령 업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는 69%에 달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시위가 연금개혁을 부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폭력시위 과정에서 부상자가 나오면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일방적인 연금개혁을 고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 생활고를 우려한 이탈자의 증가로 뜻밖에 조기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대상포진은 바이러스가 잠복한 신경세포의 위치에 따라 발병 부위가 다양하게 나타나며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가 쉬워 조기 발견이 어려운 병이다. 발병 당시의 고통은 물론이고, 안면마비, 시신경 손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원인과 증상 그리고 예방법까지, 대상포진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상상대결(KBS2 오후 8시 50분) 1초에 5번 넘는 줄넘기부터 3단, 4단을 넘어 5단 줄넘기까지, 줄넘기에 관한 우리나라 신기록을 모두 갖고 있는 줄넘기의 달인. 그에게 줄넘기 잘하는 비법을 배워본다. 대한민국의 젖줄, 세계를 놀라게 한 기적의 강 한강. 도심과 도심을 이어주는 한강 다리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과연, 어떤 흥미진진한 비밀이 숨어 있을까. ●볼수록 애교만점(MBC 오후 7시 45분) 여진은 친구들에게 규한을 결혼 상대로 소개한다. 그러나 이미 결혼을 한 친구는 규한이 결벽증 환자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보며 결혼생활의 안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편 지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부려 고가의 스마트 폰을 사는 성수. 그러나 개통을 해 온 지 하루 만에 휴대폰을 잃어버린다. ●대물(SBS 오후 9시 55분) 산호그룹이 김현갑 후보의 간척지 개발 공약을 후원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강태산 의원에게서 확인한 서혜림은 당황한다. 강태산 의원은 재벌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역공을 취하자고 제안한다. 출구조사 결과 김현갑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사실이 발표되자 왕중기 팀장은 서혜림을 위로한다. ●세계의 교육현장(EBS 오후 8시) 인터넷 포털 다음의 우수 블로거로 독일 교육에 관해 소개해온 박성숙 씨는 독일 아헨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다. 그녀가 경험한 독일 학교의 자기주도 학습은 어떤 것일까. 두 아이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학생회장을 통해 스스로 학교의 주인이 되고, 공부의 주인이 되는 독일의 자기주도 학습을 담아본다. ●꿈꾸는 U(OBS 밤 12시 30분) 딱딱하고 재미없는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은 가라! 시청자 영상을 향한 따끔한 일침과 재치 넘치는 입담, 제작자와 함께 이야기하는 ‘꿈꾸는 U’. 허세 많은 나쁜 남자들을 그린 코미디 영화 ‘배드 보이즈 클럽’과 ‘묻지마 살인’를 소재로 한 스릴러 애니메이션 ‘엘리베이터’의 감독들, 그리고 패널들의 유쾌한 수다가 펼쳐진다.
  • “일부 계층 저작권 내세워 정보 독점”

    “일부 계층 저작권 내세워 정보 독점”

    “문제는 ‘해적질의 문화’(the culture of piracy)가 아니라 ‘문화의 해적질’(the piracy of culture)이다.” 온라인상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주장하는 스웨덴 해적당(Pirate party) 아멜리아 앤더스도터(23) 유럽의회 의원은 지난 18일 서울 성산동 시민공간 나루에서 뜨거운 하루를 보냈다. 오전 기자간담회에 이어 오후 영화 관람, 그리고 저녁에는 운동가들과 ‘토크쇼’를 벌였다. 해적당은 온라인 정보의 사적 사용을 완전히 허용하고, 저작권 보호 기간도 ‘저작권자 사후 70년’에서 ‘출판 후 5년’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주장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2009년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아멜리아를 비롯, 2명의 의원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극받아 지난 4월에는 ‘해적당 인터내셔널’이 결성됐고, 46개국에서 해적당이 출범했다. 한국에서도 창당 움직임이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멜리아 개인 홈페이지(www.ameliatillbryssel.se/english) 참조. →당이 특이하다. 당 결성 과정을 설명해달라.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바깥에서 활동할 게 아니라 입법활동을 전면적으로 벌여 보자는 취지에서 2006년 창당됐다. 원래는 ‘해적항’(Pirate Bay) 프로젝트였다. 정보의 자유로운 공유를 위한 실험 프로젝트였는데, 미국 영화업계의 압력을 받은 스웨덴 정부가 서버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일이 커졌다.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면서 우리에게 관심이 쏠렸고 지난해에는 당선자도 냈다. →해적이란 이름을 고집한 이유는. -온라인상 정보 공유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가. 사실 우리가 선택했다기보다 내몰린 거다. 인터넷 기술의 출발 자체가 공유를 위한 것이고 우리는 그 목적에 맞춰 행동했는데, 이제와서 불법이라 한다. 더구나 불법복제라고 일컫는 것은 대개 온라인 유저들이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것을 막아야 하나. 민주주의적 논의를 벌여야 한다. →온라인상 저작권 폐지 같은 주장은 어디서 나오게 됐나. -역사적으로 정보는 본성상 확산되고 공유되는 것이다. 일부 계층, 특히 다국적기업 같은 곳에서 정보를 독점하려는 것은 이상한 생각이다. 정보는 인간의 활동을 촉진하고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널리 퍼져야 하고 저작권은 이기적인 생각에 불과하다. →불법다운로드가 창작 의욕을 가로막는다는 반론이 있다. -그건 저작권을 기반으로 한 사고방식에서만 유효하다. 다른 방식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 음반과 영화의 새로운 유통방식을 찾아보고 실험해야 한다. ‘자멘도’나 ‘매그너튠’ 같은 음원 사이트는 이용자들이 평가하고 비용을 지불하고, 심지어는 CD를 함께 내서 수익을 나눠 갖기도 한다. 그런 모델을 찾아야 한다. →실현가능한가. EU조차도 저작권에 대한 10가지 지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수익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아무 대책 없이 다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녹음기가 나오자 음악계는 다 죽었다고 했다. 누가 공연 보러 오겠냐고. 그러나 라이브 앨범이 더 많이 팔렸다. 비디오 테이프가 나오자 영화업계도 다 죽는다 했다. 그러나 홈비디오로 쏠쏠하게 재미를 봤다. 새로운 매체는 새로운 기회를 낳는다. 인터넷은 새로운 기회다. 다 함께 그 방법을 찾아 보자는 것이 우리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IT업계 표준화작업 ‘지지부진’

    IT업계 표준화작업 ‘지지부진’

    정부와 정보기술(IT) 업계가 규격 표준화 문제로 새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스마트 기기’는 쏟아지는데, 표준화 작업은 제자리걸음이어서 소비자 혼란과 자원 낭비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글공정에 뒤늦게 재개 얼마 전 논란이 되었던 것은 모바일기기의 한글자판 문제. 1995년 관련 논의가 시작됐지만 업체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15년 동안 별다른 진전이 없다가, 중국의 이른바 ‘한글 공정’ 사업이 알려지면서 정부가 뒤늦게 표준화 작업을 재개했다. 한글의 표준화 규격을 중국에 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의 충전단자 표준화 규격은 어렵게 정해 놓고도 다시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2007년 휴대전화 충전단자 표준 규격을 기존 ‘24핀’에서 ‘20핀’으로 정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마이크로USB’를 채용한 외국산 스마트폰들이 대거 들어오고 국내 제조사들도 스마트폰 제조에 뒤따라 마이크로USB 규격을 채택하면서 20핀 규격이 흔들리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마이크로USB를 요구하는 해외 이동통신사를 위한 수출용과 국내용 생산라인을 별도로 운영하면 생산업체로선 비용 증가의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또 애플 아이폰은 20핀이나 마이크로USB와 다른 별도의 자체 규격을 쓰고 있다. 게다가 국내 제조사들이 20핀 충전기를 보급하는 대신 24핀 충전기와 호환할 수 있는 젠더를 보급하면서 결국 국내 충전단자의 규격은 24핀, 20핀, 마이크로USB, ‘아이폰용’이 혼재하고 있는 양상이다. 휴대전화 핸즈프리용 이어폰 단자도 마찬가지다. TTA가 20핀을 표준으로 채택한 이유는 기존 24핀보다 작은 크기의 20핀 하나로 충전, PC 연결, 핸즈프리용 이어폰까지 한번에 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 흔히 쓰는 이어폰 단자인 ‘3.5파이’ 규격을 탑재하는 제품이 늘어나면서 이마저도 소용없게 됐다. 표준화 작업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각 업체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표준 규격이라는 것이 강제가 아닌 합의사항인 데다 기술개발 투자비용, 특허권, 고객 충성도 등 각자의 이익이 달려 있기에 업체들은 자사 규격을 고집하고 있다. ●신기술 등 쏟아져 대응 어려워 국내 표준이 합의되더라도 휴대전화 충전단자의 사례처럼 시장에서 국제 표준이 통용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이렇게 표준화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더딘 반면 하루가 멀다하고 신기술, 신제품이 쏟아지는 IT 산업 특성도 표준화를 어렵게 만드는 데 한몫 하고 있다. 김종오 기술표준원 연구사는 “제품의 이권이 생기기 전에 기술개발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표준을 정하거나 제품 개발과 함께 표준화를 병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우향우 선회 여권잠룡 2인의 ‘이념 전략’

    우향우 선회 여권잠룡 2인의 ‘이념 전략’

    최근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좌로 일보’ 움직이는 추세다. 여당 지도부가 성장보다는 복지와 서민을 이야기하고, 한나라당의 대표적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복지국가’를 내세우며 중도 노선을 걷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전당대회를 통해 기존의 중도개혁 노선에서 진보 쪽으로 한 걸음 옮겨갔다. 하지만 이런 ‘좌클릭’ 열풍 속에서 오른쪽을 향하는 두 정치인이 있다. 바로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민중당 출신인 두 동지의 서로 다른 ‘우향우’ 전략과 그 이유를 조명해 봤다. ■ 이재오 특임장관 점진적 右 “진보가치 소홀히 하면 안돼” 이재오 특임장관은 민주화운동으로 5번의 옥고를 치렀다.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민주 열사의 상징이었던 그가 민중당 깃발을 들고 나와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친 뒤 신한국당에 입당해 여의도에 입성했을 때 변절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장관은 자서전 ‘함박웃음’에서 민중당 해체 이후 진보정당이라는 가치를 놓아버린 데 대해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계층의 구분과 생활 수준 정도 같은 단순지표로 국민들을 이해할 수 없으며, 미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정치를 하면서 일관성을 잃은 일이 없다고 강조한다. 자서전에서도 “민중당이 성공을 거두고 대안야당으로서 순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더라도 정치인으로서 나의 모습은 지금과 변함이 없을 것이다.”라고 술회했다. 또 신한국당 입당 뒤에도 ‘야당 안에서의 야당생활’을 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민중당 동지였던 김문수 경기지사가 급격히 오른쪽으로 돌아선 것과 달리 이 장관은 여전히 한발은 왼쪽에서 완전히 빼지 않은 채 서서히 보수에 젖어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는 선택적 복지보다는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고, 이념의 과잉을 지양하는 동시에 건전한 보수와 건전한 진보의 양립을 중시한다. 보수를 기반으로 하지만, 서민들을 위해서는 진보적인 가치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랫동안 이 장관을 보좌해 온 김해진 특임차관은 “이 장관의 경우 독재에 맞서긴 했지만 투쟁성향은 이념투쟁이 아닌 민주화투쟁이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보수를 바탕으로 하되 진보적 가치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자서전에서도 1972년 10월 유신반대 배후 조종 혐의로 투옥됐을 당시를 회상하며 “가만히 감옥에 앉아 생각해 보니 참 억울했다. 내가 친북적 사상에 기울어져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사회주의를 지향하며 민주화운동을 한 것도 아닌데…. 국가는 민주화운동을 두려워한 나머지 반공법, 국가보안법 아래 죄 없는 사람들을 빨갛게 색칠해 사회와 격리시키는 데 혈안이 됐다.”고 했다. 이 장관은 본인의 대권 행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말을 아낀 채 김 지사를 포함, 한나라당 대권 주자가 나온다면 도울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여권 ‘잠룡’으로서 본인의 이념 성향을 명확히 정리하고 넘어가야 앞으로 더욱 보폭을 넓힐 수 있다고 의식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는 “내가 지난날에 민주화운동을 했던 것은 군사독재가 장기화되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무너지고 전체주의로 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면서 “그렇게 본다면 보수에 가치를 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제 기본적인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동시에 “다만 남북 분단 상황에서 진보적 가치를 너무 소외시키거나 극단시하게 되면 분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좀 장벽이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늘 갖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김문수 경기지사 “사회주의 혁명은 거짓말” 급진적 右 김문수 경기지사의 ‘급진적’ 우향우 전략은 최근 정치권의 화제 가운데 하나다.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김 지사 스스로 ‘사회주의자’에서 ‘자유민주주의자’로 사상 전향을 한 이유를 설명하기 때문에 더 관심을 끈다. 김 지사는 지난 8일 최고경영자(CEO) 조찬 특강과 지난 11일 세종포럼 특강에서 자신의 ‘변신’ 이유를 소상하게 밝혔다. “나는 혁명을 꿈꾸다 감옥에 갔다. 군사독재·재벌·미제 타도를 외쳤다. 그런데 출소 뒤 소련에 갔다 온 친구들이 ‘청바지 한장이면 예쁜 아가씨들이 하룻밤을 팔 정도로 비참하다’고 전했다. 혁명적인 리더십으로 유토피아를 만들겠다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거짓말이었다.” 현재 자신의 이념적 좌표도 자세하게 밝혔다. “우리나라의 혼란은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 신규공무원 100명 중 대한민국을 누가 건국했냐고 물으면 이승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5명이 안 된다. (공무원조차) 이승만 대통령을 나쁜 영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김 지사를 놓고 정치권은 “대선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김 지사가 본격적인 우향우 전략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은 대체로 6·2 지방선거 직후로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한나라당이 고전한 6·2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는 친 노무현 세력의 핵심이자 야권의 단일후보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대승을 거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크게 고전한 상황에서 김 지사의 큰 승리는 더욱 돋보였다. 마침 세종시 원안 수정 논란 등과 관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고집스러운’ 태도에 우려를 나타내던 보수층에서 김 지사 ‘대안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보수층으로서는 김 지사의 과거 운동권 전력이나 민중당 경력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아직도 보수층에서 김 지사의 민중당 경력을 문제 삼아 보수주의가 맞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바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김 지사 측으로서는 빠르고, 전면적인 우향우 전략이 필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지사의 ‘전향’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의 핵심 멤버였고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함께 주도했던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세상을 바꾸려 했던 옛날의 꿈이 그분의 소중한 자산이 되길 바라지만 그 꿈을 계속 간직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운동권 시절부터 제도 정치권에서도 뜻을 함께하는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국민을 사랑하고, 국가비전을 생각하며, 현장을 중시하는 김 지사의 정신은 절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3 전당대회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등장한 것은 김 지사 측으로서는 위기이자 기회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최근 “김 지사는 손학규씨가 민주당 대표가 되는 순간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운동권 출신, 경기지사 경력, 친서민 이미지가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은 “김 지사는 한나라당을 지켰고, 손 대표는 한나라당을 떠났다.”면서 “김 지사가 오히려 박근혜 전 대표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의 우향우 전략이 성공해 보수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얘기로 보인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라응찬·신상훈·이백순 모두 물러나라”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주주 130여명이 그제 일본 오사카에서 모임을 갖고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3명은 즉시 물러나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난달 2일 신한은행이 모(母)기업인 신한금융의 신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한 이후 불거진 최고경영진 내분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셈이다. 재일교포 주요 주주들은 “신한금융은 최고경영자(CEO)의 잘못된 행위로 창업 이래 쌓아 올린 업적과 신용을 일순간에 무너뜨렸다.”면서 최고경영진 3명의 동반 퇴진을 주장했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지난달 9일 나고야에서 열린 설명회에서는 라 회장에게 사태의 조기 수습을 맡겼지만 1개월여 만에 입장이 바뀐 것이다. 신 사장에 다소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오사카와 나고야에 거주하는 주주들의 모임이었다는 이유로 3명 동반사퇴 주장을 가벼이 넘길 사안은 아니다. 재일교포는 신한은행의 창립 멤버들이다. 지금도 재일교포는 신한지주의 지분 17% 정도를 갖고 있다. 라 회장은 금융실명제법을 어겼다. 신 사장은 다음 주 검찰에 소환돼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는다. 이 행장은 대출 업체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라 회장을 비롯한 소위 ‘빅3’가 현직을 유지하는 게 정상인가. 조직을 만신창이로 만든 3명이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는 게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주주와 국민들은 최고경영진의 내분에 어느 쪽이 더 책임이 많은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리를 탐내고 조직을 망친 것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누가 나가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는 게 최소한의 도리인데도 빅3는 미적대고 있다.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기 바란다. 그게 조직을 위해 보탬이 된다. 상대방의 눈치를 살필 이유도 없다. 빅3가 나가면 관치(官治)가 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내부 출신이 회장, 사장, 행장을 모두 하는 게 좋겠지만 꼭 내부만 고집할 것도 아니다. 썩을 대로 썩었고, 곪을 대로 곪은 조직에 메스를 제대로 가하려면 외부 출신이 과도기적으로 회장을 맡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
  • 파리지앵의 환상과 현실 사이

    누구나 한번쯤 에펠탑이 보이는 프랑스 파리 시내를 배경으로 머플러를 휘날리며 멋지게 걸어가는 파리 여인(파리지앵)들을 동경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37세 동갑내기 여기자인 레일라 드메와 로르 바트탱이 지은 ‘빠리 언니들’(에이미팩토리 펴냄)은 환상과 현실 사이의 파리지앵의 양면성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에 살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끊임없이 투덜대는 파리지앵들. 그녀들은 그것이 비록 불평이나 수다스럽게 비칠지라도 어떤 상황에서든지 자기 의견을 피력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까탈스러운 그녀들도 세일 행사장에서는 ‘여전사’로 돌변한다. 100유로짜리 신발 한 켤레를 60% 세일가에 샀다면, 치수도 안 맞고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색상이라도 60유로를 아꼈다는 생각에 신발 한 켤레를 더 사는 사람들. 이것이 파리지앵의 계산법이다. 그렇다면 파리지앵의 우아함과 세련됨, 고상한 취향을 뜻하는 ‘프렌치 시크’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관리는 파리지앵의 스타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그녀들은 값비싼 크림을 고집하기보다 약국에서 산 제품을 바를 때가 더 많고, 향수도 은은하고 세련된 향을 지닌 제품을 뿌린 듯 만 듯 살짝 뿌리는 것을 선호한다. 교묘하게 신경 쓰지 않은 듯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파리지앵들에겐 주름도 멋이다. 이들은 젊음의 풋풋함, 아름다움이 모두 내면과 좋은 유전자, 조화로운 식생활, 충분한 수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늙는다는 것을 반기는 사람은 없지만 무조건 젊음 지상주의를 외치는 것도 우스꽝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면 프랑스어로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매력을 지닌 여인을 뜻하는 ‘팜므 파탈’의 모델이 된 파리지앵의 실상은 어떨까. 책은 파리지앵들이 ‘팜므 파탈’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겉보기에 쌀쌀해 보이고 다가가기도 쉽지 않지만 실제로는 사랑에 쩔쩔매는 마음 여린 여인일 뿐이라고 털어놓는다. 이 밖에도 요리, 육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리지앵들의 독특한 스타일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1만 2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추상 vs 구상… 두 작가 철조각전 나란히

    추상 vs 구상… 두 작가 철조각전 나란히

    한국 현대조각의 과거와 현재가 궁금하다면 이 전시들을 놓치지 마시길.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한국 추상 철조각의 선구자 송영수’전과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는 여성작가 배형경(55)의 ‘생각하다, 말하다’전이다. 송영수전은 작고 40주기 회고전으로, 배형경전은 조각전문미술관인 김종영미술관이 선정한 ‘오늘의 작가’전으로 마련됐다. 송영수(1930~1970)는 추상조각 1세대, 배형경은 구상조각 2세대 작가다. 송영수가 1950년대 사실적인 인체 석고 위주의 조각 풍토에서 벗어나 추상의 세계를 펼친 반면, 배형경은 지난 30년간 추상 조각에 밀려 비주류로 전락한 인체 조각을 고집하고 있다. 두 작가 모두 한국 현대조각의 태두 김종영에게 배우고, 철을 재료로 삼은 점은 흥미로운 대비와 조화를 보여준다. ■숨쉬는 용접의 美 ‘추상 철조각의 선구자 송영수’展 1950년 서울대 조각과에 입학한 송영수는 대학 3학년부터 내리 4년간 특선을 하며 27세 때 최연소 국전 추천작가가 됐다. 50년대 중반 무렵 해외 조각계로부터 철과 용접이라는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접한 그는 57년 국전에서 드럼통의 철판을 잘라서 용접한 작품 ‘부재의 나무’와 ‘효’를 선보이며 추상 철조의 영역을 개척했다. 이후 평생 용접 조각을 탐구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형언어로 발전시켰다. 전시는 마흔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송영수의 짧지만 불꽃 같았던 예술 세계 전반을 돌아보는 자리다. 주제별로 세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첫번째 공간은 ‘십자고상’ ‘순교자’ 등 독실한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들이 전시됐고, 두번째 공간은 ‘가족’ 등 초기의 인체 조각상과 다양한 형태로 시도했던 대표적인 용접 조각들을 모았다. 마지막 공간에선 1960년대 말 새롭게 시작한 테라코타 작품 ‘거위’ ‘새의 기명’ 등을 만날 수 있다. 제자인 강희덕 고려대 교수는 “송영수 작품의 특징은 유연성과 포용성으로, 차가운 쇠붙이도 인간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작가의 아이디어가 어디서 싹트고 어떻게 가지를 뻗었는지를 보여주는 드로잉북, ‘사명대사’ ‘원효대사’상 등 기념 조형물 제작을 위한 각종 기록 및 사진, 영상 자료 등은 그의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데 도움을 준다. 12월 26일까지. 관람료 3000원. (02)2188-6000. ■실존적 인간 고뇌 배형경 ‘생각하다, 말하다’展 작고 가녀린 작가의 몸 어디에 이런 에너지가 숨어 있는 걸까. 배형경의 인체 조각들은 남성 작가들도 다루기 쉽지 않은 스케일과 무게감을 지녔다. 철과 청동으로 빚은 그의 작품들에는 거칠고 고된 작업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람 사이의 무수한 관계성이 흥미로워서 인체 조각에 매달려 왔다.”는 작가는 초기 민중미술계열의 사회저항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업에서 점차 인간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전시에는 미발표 신작 30여점이 선보인다. ‘떠돌아 다니는 것들’은 철로 만든 인체 군상이다. 녹슨 표면으로 인해 테라코타 같은 질감이 난다. 고개를 숙인 채 양팔을 축 늘어뜨린 사람의 형상을 표현한 것으로 삶과 죽음 등 실존적 고뇌에서 뿜어져 나오는 우울과 고독의 정서가 전해진다. “왜 철인가.”란 질문에 작가는 “철이 본질에 가까운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동으로 만든 작은 인체 조각상 수십개를 차곡차곡 쌓아올린 ‘생각하다2’는 불교 석굴 사원의 감실을 연상시키는 종교성이 강한 작품이다. 최근 작품들에선 여러 사람의 머리가 붙어 있거나 다른 사람의 등 위에 포개져 있는 형상 등 개별적 인간이 아닌 사회적 관계를 강조하려는 경향이 눈에 띈다. 미술평론가 조은정씨는 “작가로서 동시대를 바라보는 사유의 폭이 넓고 치열한 작가”라고 말했다. 11월 11일까지. 무료 관람. (02)3217-648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누드 브리핑] 진익철 서초구청장 “해외좌천 경험이 동포정책에 도움”

    “옛날 서울시 간부로 일하면서 여러 차례 좌천됐던 뼈아픈 경험이 지금 와서는 오히려 장점으로 바뀌었지 뭐예요.” 진익철 서초구청장이 13일 이렇게 말했다. 한 중국동포로부터 편지를 받은 데 따른 소감이다. 그는 “몇년 전 서울시 사업이 자신의 소신과 맞지 않는다며 끝까지 고집을 피우다가 엉뚱하게 해외 근무를 발령받았다.”며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며 겪은 것들이 다문화 정책을 펴는 데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달 5일 보건소에서 마련한 ‘중국동포와 함께하는 만남의 장’을 예로 손꼽았다. 중국동포 근로자 200여명과 진 구청장을 만난 최정옥(47·여)씨는 최근 편지를 보내 “일요일 휴식을 포기한 채 우리 얘기를 경청해준 데 감사하다.”면서 “무료 건강검진, 건강관리까지 해주는 것은 덤이다.”라고 적었다. 최씨는 “고국인 대한민국에 와서도 눈에 보이지 않게 억압과 차별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우를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역할하며 떳떳하게 한국 사회에서 살고 싶은 염원이 이제야 이뤄졌다. 그래도 고국은 우리를 품에 꼭 안는구나 하고 느꼈다.”며 글을 끝맺었다. 진 구청장은 강덕기 서울시장 직무대행 시절인 1998~2001년 비서실장을 지낸 뒤 중국 베이징 서울무역관장, 상수도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05년부터는 1년 6개월간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베이징 수석대표를 역임하는 등 5년 반을 해외에서 근무했다. 진 구청장은 “해외 근무 경험이 없었다면 다문화 국제교류팀을 신설하거나 중국동포 전담 민원창구를 마련하는 등 프로그램을 생각이나 했겠느냐.”며 당시를 회고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26년간 전구 1000여개 먹어온 엽기男

    26년간 쉬지 않고 전구를 먹어온 한 남성이 언론에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신장 자치구 치타이현에 사는 야오광밍(51)은 25살인 1984년, 우연히 친구와 “전구를 먹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가진 뒤 이를 처음으로 시도해 봤다. 전구를 잘게 부순 뒤 입에 넣어 몇 번 씹고 물과 함께 삼키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그는 전구의 맛을 “바삭바삭한 맛”이라고 정의한다. 그가 26년간 먹어온 전구는 어림잡아 1000여 개. 가끔 ‘간식삼아’ 압정과 음료수 캔 등을 잘라 먹어봤지만 단 한 번도 탈이 난 적은 없었다. 야오씨의 이웃은 “그가 전구를 먹는 모습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었다.”면서 “전구를 잘게 부순 뒤 입에 넣어 씹고, 물까지 마시는 사람은 처음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의 아내인 왕씨는 “남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걱정됐지만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점차 응원하기 시작했다.”면서 “남편은 곧 기네스 기록에까지 오르겠다며 전구 먹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리를 소화시키는 튼튼한 내장을 가진 야오씨의 모습에 전문가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창지시인민변원 소화기과 주임인 양장링 박사는 “잘게 부수어진 유리는 차츰 밖으로 배출되는게 정상이지만, 이 남성처럼 ‘소화’ 되기는 어렵다.”면서 “부서진 전구조각은 소화기관을 자극해 염증이나 상처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만약 내장기관에서 출혈이 생기면 곧장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이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일반인은 절대 따라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산이 “JYP여야만 하는 3가지 이유”(인터뷰)

    산이 “JYP여야만 하는 3가지 이유”(인터뷰)

    “요즘 가요 정말 문제가 많아. 시험지처럼 노래보다 필요 없는 전신성형, 모든 노래 똑같은 후크송에 오토튠 질려, 양심이 찔려 빌보드 차트에서 빌려온 실력. 들어본 멜로디, 표절이 트렌드 그래도 팔리는 짝퉁 브랜드” 표절부터 후크송, 오토튠 등 최근 가요계에서 문제가 된 부분들을 노골적으로 지적했다. 주인공은 이제 막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은 래퍼 산이(San E)다. 넉살 좋게 생긴 외모에 겁 없는 그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 하자 주인공 산이는 “중학교 2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힙합에 심취한 힙합청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개를 좀 더 보태자면 산이는 “돈 드는 음악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쉽게 시작해서 즐기다 공연까지 하게 됐다. 래퍼의 꿈을 꾸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 하지만 “너 같은 애들은 널렸다”고 말하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고 잠시 꿈을 접어뒀다. 그러다 “이대로는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장비들을 사서 자신의 음악을 인터넷에 올렸고 러브콜이 쏟아졌다. 이후 JYP 미국지부에 데모CD를 보냈고 발탁됐다. 산이는 “이름 있는 기획사에 들어가니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는 그에게 JYP가 아니면 안 됐던 첫 번째 이유다. 시간을 좀 더 앞으로 되돌리면 그가 JYP에 지원했던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힙합의 대중화’라는 꿈과 ‘음악을 아는 사장’이라는 바람이 그것. “큰 기획사에 있으면 많은 분들께서 제 음악을 들을 기회가 많을 것 같았어요. 제 꿈이 ‘힙합의 대중화’인데 그런 점에서 JYP는 좋은 기회였죠. 또 힙합을 잘 아시는 진영이 형이 사장이라는 것도 크게 작용했어요. 내색을 잘 안 하시지만 기분 좋으실 땐 제가 노력하는 만큼 칭찬을 해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영광이고 큰 힘이 돼요” 박진영에 대한 인간적, 음악적 믿음은 당초 생각보다 앨범발매가 지연되는 와중에서도 지치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언더에서 활동하며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힙합상을 수상했던 그는 박진영으로부터 “네 앨범은 네가 만들어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JYP에서 박진영의 손을 거치지 않은 앨범은 산이가 최초다. 물론 슬럼프가 없었던 건 아니다. 처음엔 무수히 많은 곡을 박진영에게 들고 갔지만 매번 퇴짜를 맞고 그 수가 점차 줄어들었다. “네가 가져온 음악은 네가 아니어도 다 할 수 있다. 너만이 할 수 있는 걸 해보라”는 것이 퇴짜의 이유였다. 산이는 “그래서 가요계를 풍자했고 진영이 형의 OK가 떨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나온 앨범이 ‘Everybody Ready?’. 타이틀곡 ‘맛좋은산(Feat. Min of miss A)’이 특정가수들을 디스(폄하)했다며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그 자체가 아이러니다. 산이가 택한 JYP가 바로 후크송을 만들어낸 곳이기 때문이다. 산이는 “특정 가수나 장르를 폄하한 게 아니라 유행한다고 너도나도 몰려드는 획일화를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도 오토튠으로 랩 많이 해요.(웃음) 힙합의 대중화가 꿈인데 설마 죽자고 누굴 폄하하면서 무겁게 가겠어요? 디스가 꼭 비하하거나 폭력적이란 편견이 있는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언더에서 본토지향적인 뮤지션으로 인정받았다”는 산이는 ‘힙합의 대중화’를 위해 미국적인 힙합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았다. “피자도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한국인 입맛에 맞춰서 들어온다”는 것이 이유.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이게 좋은 거니까 들어봐’라는 식은 거부감만 생긴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음악성을 버리고 현실과 타협한 건 아니다. 산이는 “아무래도 미국에서 힙합을 시작했기 때문에 오리지널 느낌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며 “한국적 정서와 접목해 재미있는 곡이 나왔다. 새로운 음악적 성취감을 맛보게 해줬다”며 뿌듯해했다. “안사도 좋으니 맛이나 보세요”, ‘힙합의 대중화’가 꿈인 산이가 대중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다.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금융 CEO에게 묻다] (9)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금융 CEO에게 묻다] (9)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

    우리투자증권은 요즘 ‘1등이 많은 회사’로 회자되고 있다. 소위 ‘1등 광고’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다른 대형사에 가려 몇 등인지 인식이 없던 회사였다. 브랜드 최초 상기도 조사에서도 ‘우리’라는 이름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카드사와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전 금융권을 두루 거친 황성호(57) 사장이 지난해 취임하면서부터 사정은 달라졌다. 최근 총자산, 채권 인수, 국내 기업 기업공개(IPO) 등 21개 부문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고 회사 주가도 1년 전보다 30% 이상 뛰었다. 황 사장은 “어떤 수치보다도 우리도 1등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직원들에게 돌려줬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1989년 다이너스클럽카드 한국지사장 취임 이후 줄곧 최고경영자(CEO)를 도맡아 온 그는 “조직이 꿈에 미쳐서 뛰게 만드는 게 CEO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모든 것은 꿈에서 비롯됐다. “만나는 직원들마다 제가 묻습니다. ‘꿈이 뭐지? 그 꿈이 이 회사에 있어 없어?’ 감성적인 접근이지만 엄청난 파워를 냅니다. 자신의 꿈을 되돌아보고 그걸 회사의 꿈에 포개면서 왜 내가 이 회사에 다녀야 되는지 확실한 이유를 알고 강력한 동기를 불어넣는 거죠.” 직원들에게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해 줬다. 지점장들이 60세가 돼서도 활약할 수 있도록 2013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지난달 노조와 합의, 정년을 연장했다. 일산에 연수원을 만들어 투자은행(IB), 트레이딩, 프라이빗뱅킹(PB) 스쿨 등을 통한 교육으로 다른 부서에 지원하고 싶은 직원들에게 길을 터줬다. 승진 적체가 있으면 진급 시한을 줄여 줬다. 이후에는 ‘집중’으로 승부했다.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부분을 집요하게 추궁하고 성과를 낸 만큼 보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황 사장은 모든 숫자를 우리투자증권보다 잘하는 경쟁사와 비교해 가져오라고 직원들에게 일렀다. “A사와 비교했더니 영업직원 300명이 모자라는데 이유가 없어요. 그냥 모자라는 겁니다. 왜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럼 300명 뽑으라고 해놓고 계속 확인하죠.” 1등은 늘 부담스럽다. 그래도 황 사장은 1등을 고집한다. “2~3등 하고 편하게 살고 싶죠. 하지만 1등을 목표로 세우면 삶이 역동적이고 즐거워집니다. 꿈이 없는 사람은 절대 즐겁게 살 수 없거든요.” 외국계 금융회사에 오래 몸담은 ‘글로벌 마당발’에 해외 투자자와 직접 담판을 짓는 ‘영업형 CEO’인 만큼 해외시장 개척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황 사장은 해외 사업에서 3년 안에 영업 수익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그는 “지난 상반기까지 투자은행(IB)사업에 치우쳐 있던 동남아 지역에서 온·오프라인 브로커리지 사업을 추진해 해외 거점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구조로 변신시켰다.”면서 “싱가포르 법인의 경우 설립 2년차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시장도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2~3년 내에 경제성장률 10%를 달성하고 인구증가율도 2025년에는 중국을 추월할 대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바탕에 깔려 있다. 황 사장은 “이달 말쯤 인도 재계 3위인 벌라그룹과 인도 주식형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동 이슬람채권 발행에 대비하기 위해 올 3월에는 카타르 이슬람은행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아직은 국내에서 초기단계인 헤지펀드 활성화에 대비해서도 점차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 1200억원을 들여 헤지펀드 투자전문 자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내년에는 국내에 헤지펀드 상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황 사장은 “채권형 헤지펀드의 경우 지난달 말까지 7%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고 연말까지 10%대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는 이 펀드를 이용해 국내 기관투자자와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국내 자본시장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의 IB가 나오는 게 급선무라고 본다. 그는 “개인금융 자산 20조원에 국민연금 300조원, 기타 연기금에 기업체 돈까지 따지면 수천조원인데 이 돈을 어떻게 운용하고 관리하느냐가 국가적으로 큰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정부에서는 이 돈을 관리할 금융산업의 주체를 키우고, 업계에서는 영역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승수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플레이어에 버금가는 인재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벌 회사가 센 이유는 어떤 딜이 나오더라도 전 세계 투자자에게 가서 연락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룹의 민영화라는 큰 이벤트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주인의식 때문이다. “민영화는 주주들이 하는 것이고 우리는 넘버원이 돼 있으면 됩니다. 우리가 1등이 돼 있으면 주주들도 좋겠지만 또 어디서 우리 회사를 넘보겠습니까. ‘그러면 새 주인이 오더라도 너희가 주인’이라고 직원들에게 늘 얘기합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1953년 경북 경주 출생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코넬대 최고경영자 과정 졸업 ▲89년 다이너스클럽카드 한국지사장 ▲96년 한화 헝가리은행 행장 ▲97년 씨티은행 북미담당 영업이사, 서울지점 이사 ▲99년 제일투자신탁증권 대표이사 ▲2004년 PCA투자신탁운용 사장 ▲09년 금융투자협회 부회장,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 [사설] 중국은 G2다운 국제적 행보 보여라

    그제 북한 노동당 창당 65주년을 맞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우호관계를 대대로 전해 내려가자.”는 요지의 친서를 보냈다.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을 주석단에 세운 인민군 열병식을 떠올린다면 북한의 시대착오적 3대세습을 추인한 꼴이다. 자국민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반발하고 있는 사실과 함께 중국이 세계문명사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여서 매우 실망스럽다. 북한은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무대 장치로 삼아 김정은의 군권 인수를 공식화했다. 서방언론까지 불러들인, 계산된 세습 쇼였다. 하지만 김일성광장 무대 위에서 무표정한 ‘어린 왕자’ 김정은을 지켜보는 김 위원장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라. 봉건시대에나 있을 법한, 이런 희화적 장면이 전세계 문명국가의 여론에 어떻게 투영됐을지는 불문가지다. 이처럼 퇴행적 ‘세자 책봉식’에 저우융캉 공산당 상무위원 등 대표단이 참석하는 등 중국이 유일하게 들러리를 섰다. 중국은 올들어 일본을 제치고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에 올랐다. 우리는 지난번 김정일 방중시 개혁·개방을 권고했다는 보도가 나올 때만 해도 중국의 달라진 국제적 위상에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다. 그러나 냉전 때 중국이 ‘항미원조(抗美援朝)’라는 명분으로 한국전에 뛰어들었듯이 아직도 북의 맹목적 후견국을 고집한다면 딱한 일이다. 경제력으로는 G2 반열에 올랐는지 모르지만, 국제사회 지도국으로선 자격이 미달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중국이 G2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보여줘 세계적으로 호평 받는 선린이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북의 3대세습에 맞장구를 칠 게 아니라 자국의 인권 개선과 민주화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 말기적 증상일지도 모를 북의 세습 쇼와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얼마 전 원자바오 총리가 공언한 중국의 정치개혁을 촉진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 조선시대 바로미터 수라상과 상소문

    조선시대 왕의 일거수일투족은 어느 것 하나 사사로운 것이 없었다. 왕의 모든 행위가 정치요 통치행위였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쥔 왕의 일상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담은 책 2권이 나왔다. 통치자의 절대권력 뒤에 숨은 절대고독의 실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왕의 밥상’(함규진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은 조선 왕들의 밥상에서 정치를 읽어낸다.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은 대부분 각 지방에서 진상한 식재료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왕들은 식재료의 상태를 보고 지방 백성들의 상황을 미뤄 짐작해야 했다. 먹는 즐거움조차 온전히 개인적인 것일 수 없었다. 나라에 가뭄·홍수 같은 재난이 들면 왕은 반찬 가짓수를 줄이거나 아예 밥상을 물리는 감선(減膳), 또는 고기반찬을 올리지 못하게 하는 철선(撤膳)을 시행했다. 신하들의 당파 싸움을 다스리기 위해 이른바 단식투쟁인 각선(却膳)도 마다하지 않았다. 조선의 왕들은 절도 있는 식생활로 양생과 공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식(食)이념을 면면히 전승해 왔지만 연산군과 인종만은 예외였다. 연산군은 무절제하고 몰염치한 식욕을 추구했고, 인종은 반대로 고행에 가까운 거친 식사를 고집했다. 조성왕조실록에 나타난 스물일곱 왕들의 식습관과 통치 윤리를 접목한 대목은 흥미롭다. 왕의 밥상에는 어떤 음식들이 올랐을까. 조선 팔도에서 올리는 진상 및 공납으로 식재료를 조달하긴 했지만 뜻밖에도 외국에서 구입해 들여온 진기한 식재료나 민간에서는 먹지 못할 정도로 귀한 음식은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왕의 밥상은 누가 차렸을까. 저자는 수라간의 주역은 남성 숙수들이었고, 궁녀들은 보조 역할을 맡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1만 4000원. 조선의 신하들이 왕에게 문서로 올리는 의견을 상소라 한다. 상소문은 왕을 비롯한 몇몇 신하들에게만 접근이 허용됐던 정부의 공식문서였다. ‘왕에게 고하라’(이호선 지음, 평단 펴냄)는 상소문을 통해 조선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책이다. 상소문은 내용에 따라 간쟁, 탄핵, 시무, 사직 등에 관한 것으로 분류된다. 특히 간쟁은 왕의 결정이나 행동에 관해 지적하는 것인 만큼 왕의 노여움을 살 위험이 컸지만 조선의 신하들은 왕의 잘못을 논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왕은 상소문을 읽고 신하들과 논의해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물리쳤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자기성찰을 제도화한 것은 동서양 어느 문명국에 견줘도 탁월했다.”고 말했다. 책은 조선왕조실록 중에서 태종과 세종조의 상소문을 중심으로 조선의 생활풍속, 정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을 추렸다. 가령 1430년 9월1일 사헌부에서 올린 상소문은 왕의 의복과 궁궐의 일용품을 담당하는 관리의 감독 소홀로 왕의 허리띠 장식에 쓰이는 금과 옷감이 도난당한 사건과 관련해 관리의 파직을 청하고 있는데 최근의 ‘국새 논란’과 맞물려 묘한 여운을 남긴다. 1만 2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길섶에서]옹고집/박대출 논설위원

    얼마 전 전직 국회의원을 만났다. 5선까지 지낸 인사다. 그가 어른으로 모시던 정치인이 있다. 지금은 서로 멀어졌다. 꽤 세월이 흘렀다. 어른이 편찮다는 얘기를 들었다. 병문안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응답이 없다. 어른이 마음을 풀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지인을 만났다. 한때 대통령을 꿈꾸던 정치인의 측근이다. 24년간 비서로 몸 담았다. 최근 어른으로부터 혼쭐이 났다고 한다. 사이가 멀어진 어떤 이 때문이다. 그가 인사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가 타박만 들었다. 어른은 두 마디로 잘라버렸다. “내가 왜 만나. 좋아하는 사람도 만날 시간 없어.” 살다 보면 가까운 이도, 멀어진 이도 생기게 마련이다. 두 어른은 누구나 알 만한 분들이다. 오랜 정치 생활로 그런 이들이 더 많을 게다. 인생 끝자락에 미움은 놓고 가는 게 편할 것이다. 그런데도 막상 그렇지 못하다. 나이가 들면 고집만 세진다는 말이 맞는가. 두 어른도 그러니, 범인(凡人)은 오죽하랴. 평소 미운 사람을 덜 만드는 게 상책일 것 같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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