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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시장 공략’ MK 승부수 통했다

    ‘中시장 공략’ MK 승부수 통했다

    “중국은 미국, 유럽, 일본 등 모든 글로벌 업체들이 진출한 자동차 격전장인 만큼 중국에서의 성공을 담보하지 않고는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으로 중국 자동차시장을 공략해야 합니다.”(2009년 11월 12일 현대기아차 중국 생산 판매현황 방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역발상적 중국 공략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서 그의 경영철학이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내실경영에 역점을 둔 반면 중국시장에서만은 자동차 생산 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이는 당시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 둔화가 예상됐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 자동차 시장을 놓치면 전 세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진출 10년 만인 지난 7월 베이징 현대차 3공장 가동으로 현대차는 연산 10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으며, 2014년 기아차 중국 3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 100만대, 기아차 74만대 등 총 174만대로 확대된다. 베이징현대차 판매대수는 2002년 1002대에서 2011년 73만 9800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3만 95대에서 43만 2518대로 14배 이상 늘었다. 가파른 판매 증가 역시 글로벌 메이커와 다른 정 회장의 ‘역발상 전략’ 때문이란 평가다. 그가 중국시장에 EF소나타, 아반떼XD 등 최신 모델을 투입해 대중 자가용 시장을 겨냥하고 있던 시기에 폭스바겐, GM, 토요타 등 브랜드는 대부분 구형 모델과 관용차 시장을 겨냥한 대형의 고가 모델을 고집했다. 때문에 짧은 시간에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렸다. 질적 성장도 양적 성장에 못지않았다. 최근 발표한 중국질량협회의 ‘2012 고객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현대차 베르나(국내명 엑센트), 위에둥(아반떼HD) 등 모두 6개 차종이 고객만족도 부문 차급별 1위에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의 역발상 전략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인 125만대(현대차 79만대, 기아차 46만대)를 달성해 폭스바겐, GM에 이어 중국 내 3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신라호텔 레스토랑 ‘콘티넨탈’ 28년만에 재단장

    신라호텔 레스토랑 ‘콘티넨탈’ 28년만에 재단장

    서울신라호텔 23층에 자리 잡은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이 내년 28년 만에 새롭게 거듭난다. 1978년 호텔 개관과 함께 태어난 콘티넨탈은 1985년 한 차례 개보수한 이후 30년 가까이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해 왔다. 당시 개보수를 담당한 곳은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인 오가와&페사로 ‘작은 베르사유 궁전’을 콘셉트로 해 로코코 시대의 낭만을 그대로 재현해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픈 명소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잊지 않고 들르는 곳도 이곳이다. 5~10년 단위의 레노베이션이 잦은 요즘 고집스럽게 변화를 거부한 이유는 고객들의 요청 때문.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 전통을 유지하는 양식 레스토랑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단골들의 성화가 끊이지 않았다. 때문에 2006년 호텔 레스토랑이 전면 개보수에 들어갈 때도 유일하게 손을 타지 않았다. 서울신라호텔은 내년 1월부터 7개월간 문을 닫고 전체 객실 재단장에 들어간다. 콘티넨탈 리뉴얼 작업은 막판에 결정됐다. 레스토랑으론 유일하게 개보수가 진행되는 것이다. 콘티넨탈은 재단장을 계기로 국내산 명품 식재료를 발굴해 이를 프렌치 메뉴로 선보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라호텔은 지난해부터 전사적으로 국내산 우수 식재료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팀도 특별 가동하고 있다. 그동안 강화도 밭딸기, 제주산 애플 망고, 가거도 건해삼 등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해 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콘티넨탈은 25일 대표 메뉴가 될 ‘드라이에이지드 한우 등심 스테이크’를 선보이며 새롭게 태어나는 콘티넨탈이 고급 식문화 전파에 앞장설 것이란 기대를 높였다. 최고 등급 한우, 횡성 참숯, 신안 천일염 등을 사용해 그동안 이곳을 방문했던 외국 유명 요리사들을 감탄시켰던 메뉴다. 서상호 총주방장은 “스테이크에 사용된 한우 등심은 전체 등급의 한우 등심 중 2~3%에 해당하는 최고급”이라며 “토머스 켈러, 파스칼 바흐보, 조르디 로카 등 미슐랭 스타 셰프들이 콘티넨탈을 방문해 한우 육질에 놀라고, 숙성 풍미에 두 번 놀라며 극찬한 메뉴”라고 설명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10대그룹 ‘일감 몰아주기’ 여전

    10대그룹 ‘일감 몰아주기’ 여전

    10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류 분야는 경쟁을 통하지 않는 수의계약 관행이 더 심화됐다. 삼성그룹의 물류 수의계약 금액은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화그룹은 아직도 ‘100% 수의계약’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올 초 10대 그룹이 ▲경쟁입찰 확대 ▲중소기업 직접 발주 확대 ▲내부거래위원회 설치 등을 자율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선언한 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 이행현황을 점검한 결과다. 24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4~7월 10대 그룹의 물류·광고·시스템통합(SI)·건설 등 4개 분야를 비교한 결과, 물류 분야 수의계약 비중은 평균 8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되레 2% 포인트 높아졌다. 금액도 6399억원으로 지난해(6367억원)보다 더 늘었다. 대부분이 삼성·현대차·LG·SK 등 ‘빅4’ 그룹의 증가분이다. 특히 한화그룹은 물류 분야의 경우 100% 수의계약을 했다. 현대차그룹도 이 비중이 93%나 됐다. SI·광고 분야의 수의계약 비중은 각각 5% 포인트, 8% 포인트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70% 이상의 물량이 총수 일가가 지분을 대거 보유한 그룹 계열사에 수의계약 형태로 몰리고 있었다. 삼성과 SK그룹은 SI 분야의 수의계약 비중이 각각 94%, 91%에 이르렀다. 두산그룹은 SI와 광고 분야의 수의계약 비중이 각각 98%, 95%였다. 건설 분야의 수의계약 비중은 1년 새 57%에서 40%로 유일하게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그렇다고 대기업들이 ‘개과천선’한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 때문에 공사금액이 많은 설비분야에 대한 투자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지, 대기업들이 자진해서 일감 몰아주기를 개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계열사를 거치지 않고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는 물량은 광고 분야가 36%, SI가 15%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그룹 물류 분야는 1년 새 1482억 2100만원에서 1174억 3400만원으로 21%나 줄었다. 두산그룹 SI 분야는 25%나 감소했다. 건설(-11%), 물류(-10%) 분야는 중소기업 직발주 금액이 크게 줄었다. 건설 경기 불황 탓으로 총 발주액만 33% 줄었다. 다만, 경쟁입찰 확대 등을 감독하는 내부거래위원회 설치는 늘었다. 자율선언 후 23개가 추가 설치돼 총 42개다. 한진그룹이 연내 대한항공에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비롯해 5개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 측은 “사외이사 제도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회사 경영이 100%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이 아니듯이 내부거래위가 있다고 해서 내부 거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제도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형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대기업들이 내부 거래를 유지하는 이유를 수직계열화나 보안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기업 스스로 의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경제정책 총괄장관 ‘주먹구구 전망’ 자인

    경제정책 총괄장관 ‘주먹구구 전망’ 자인

    “내년 성장률 4%는 무리 없는 수준이다.” (9월 25일 경기 화성 보육시설 방문 중) “전망치가 4%이지만 하방위험이 상당히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10월 5일 국정감사에서) “성장률 전망치가 4.0%보다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10월 24일 국정감사에서) ‘아니면 말고’ 식의 애널리스트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이다. 박 장관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경기) 하방위험이 훨씬 크다는 것”이라면서 내년 성장률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정부 전망치인 4%를 밑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9월 예산 편성 과정에서 주먹구구식으로 4%를 제시한 것”이라면서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현실적인 전망치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정부가 ‘부실 전망’을 내놓았다고 자인한 셈이다. ‘올해 3.3% 성장률 전망치가 장밋빛’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6월 정부가 전망할 때만 해도 국제통화기금(IMF)이나 한국은행 등의 전망치도 언저리에 있었다.”며 억울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부는 다른 경제 예측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난 뒤인 9월에도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았다. 당시 변명은 “정부는 성장률 전망 기관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재정당국 관계자는 “충분히 수정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올해 장밋빛 성장 수치를 고집하더니 이제와 억울하다고 항변한다.”면서 “정부 논리대로라면 내년 성장률 전망도 수정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한 달 만에 박 장관이 전망 수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그만큼 애초 전망이 주먹구구식으로 정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전망 때와 지금 국내외 상황이 이렇다 할 만큼 바뀐 게 없기 때문이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나라살림(세수 예측)과 직결되는 문제임에도 재정부가 시장에 신뢰를 주기는커녕 되레 혼란을 키우고 있다.”면서 “성장률을 둘러싼 변명 대신 하향 조정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 장관은 종합부동산세를 과거처럼 부과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종부세는 과도한 징벌적 제도라서 지속 가능하지 않고 특정 계층에 가혹한 부담을 주는 동시에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매우 크다.”면서 “옛날(참여정부)처럼 부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 』·「 」, 가로쓰기에서도 허용… 《 》·〈 〉, 새로 추가

    국립국어원이 그간의 고집을 꺾고 25년 만에 ‘문장부호’에 관한 규정을 현실화하는 한글맞춤법 문장부호 개정안을 22일 발표했다. 국립국어원은 세로쓰기에서만 허용했던 겹낫표 ‘『 』’와 홑낫표 ‘「 」’를 가로쓰기에서도 허용하고, 제목을 나타내거나 강조할 때 흔히 쓰는 겹꺾쇠표 ‘《 》’와 홑꺾쇠표 ‘< >’를 문장 부호에 새로 추가하기로 했다. 1988년 이전에 사용해 오던 방식을 재도입한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한글맞춤법’에 부록으로 수록된 ‘문장부호’의 내용이 언어 현실과 큰 차이가 있어 ‘문장부호’의 개정을 준비해 왔다.”면서 3차례 전문가 검토회의와 6차례에 걸친 실무위원회를 거쳐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1988년 한글맞춤법이 제정된 이후 국립국어원이 문장부호를 내놓자마자 출판계나 학술계, 언론계 등에서는 현실적 필요 때문에 개정을 요구해 왔다. 이번 개정안에서 ‘( )’의 명칭은 ‘소괄호’에서 ‘괄호’로, ‘[ ]’의 명칭은 ‘대괄호’에서 ‘각괄호’로 바뀌었다. 바뀐 명칭을 기본으로 하되 기존 명칭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문장부호 ‘.’의 명칭은 ‘온점’에서 ‘마침표’로 바뀌었다. 줄임표(‘…’)는 여섯 점을 찍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석 점(‘’)만 찍거나 마침표를 세 번 찍는 것(‘...’)도 허용했다. 이번에 허용한다고는 하지만 이미 학계나 출판계에서는 문장부호의 규정을 다 어기며 그동안 사용해 왔던 것들이다. 국립국어원은 오는 2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청회를 열어 여론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선 길목의 프로야구/임병선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대선 길목의 프로야구/임병선 체육부장

    때까 때인지라 프로야구에서 대선과 관련한 얘기가 적지 않게 오간다. 우선 제일 현안인 돔구장 건립 문제. 프로야구는 시즌 700만 관중을 넘어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플레이오프(PO) 매진 기록은 지난 20일 열린 4차전 17경기째에서 멈췄다. 1000만 관중을 목표로 내세워야 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되레 몸을 사린다. 경기장 인프라가 개선되지 않으면 한 시즌 모든 경기가 매진되더라도 1040만명밖에 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유난히 비 때문에 경기가 순연되는 일이 많았던 터. 해서 날씨와 관계없이 돔구장에서 야구하고, 지켜보기를 바라는 열망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서울시는 잠실구장을 돔구장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고집하고 있다. 결국 공사하는 2년 동안 다른 구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구로구 고척동 구장을 쓰라는 얘기가 된다. 입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서울에서도 막다른 곳이라 고척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겠다는 서울 연고 구단도 없는 상황이다. 관중석도 2만을 갓 넘어 잠실에 못 미친다.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이 귀가하는데도 엄청난 불편이 따를 것이란 게 KBO의 판단이다. KBO는 잠실야구장 옆 수영장 자리에 돔구장을 신축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문제는 서울시가 건축비 4000억원의 절반 정도만 부담해 주면 좋겠는데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이는 점. 애초에 아마야구용이었던 동대문구장과 목동구장을 대체할 구장으로 시작한 게 고척구장인 만큼 KBO로선 가기 싫다는 구단의 등을 떠밀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상황이니 중앙정부의 손을 빌려 문제를 빨리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희미하게나마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KBO는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일찌감치 정리된 한국시리즈(KS) 시구자 문제만 해도 그렇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일주일 전 “롯데가 KS에 진출하면 안철수(무소속) 후보와 함께 시구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KBO는 KS 1~4차전은 구단과의 협의를 거쳐, 5~7차전은 단독으로 시구자를 선정하는데 세 유력 후보를 동시에 시구하게 하는 방안이 아니면 어렵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사실 그것조차 실현되기 어렵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 22일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SK가 롯데를 제쳤다. 성사되지 않았지만 롯데가 KS에 올랐더라면 대선 정국에 어떤 파장이 있을까를 둘러싸고도 많은 말들이 오갔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구·경북(TK),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부산·경남(PK) 출신이라 입방아에 오를 요소를 두루 갖춘 셈이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KS에서 삼성에 지면 대선 표심이 요동칠 것”이란 얘기가 떠돌았다. 두산과의 준PO 4차전에 앞서 롯데 선수들에게 부담을 준다며 사직구장의 3000여석을 빈자리로 남겨 뒀다는 얘기가 전해지는 롯데 팬들이다 보니 그럴싸하게 들렸다. KBO에서는 당초 10구단 창단 연고지 선정을 연내에 마무리지을 계획이었지만 그것도 대선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경기 수원시와 전라북도가 워낙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어서다. 창단을 주도할 기업이 나서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끼리 날 선 공방을 벌이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대선 지역 공약을 요청하고 나서는 정치 바람을 탈 수도 있어 KBO는 연고지 선정을 미루겠다는 것이다. KBO는 “선거나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팬들의 높아진 정치 의식을 반영한 결과인지, 아니면 이른바 ‘천신일 효과’ 때문인지 모르겠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얘기는 하나도 그르지 않다. 서울시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대선 유력 주자의 힘을 ‘산뜻하게’ 빌리는 해법이란 없다. 짧은 순간 난제를 해결하면 자생력은 질식할지 모른다. 타이밍이란 것, 좋아해서도 안 된다. 우직하게 제 앞의 길을 걸으면, 야구와 팬만 바라보면 어렵지 않게 길은 열린다. bsnim@seoul.co.kr
  • 야산서 송이캐다 사라진 MB 8촌누나… 실종 미스터리

    지난 15일 오후 2시 20분쯤 경북 안동시 임동면 지리 마을 앞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한 80대 노인이 찍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8촌 누나 이근이(87·포항시 북구 죽도동)씨로 같은 날 인근 청송 야산에서 송이를 채취하다 실종된 지 1주일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씨는 이 대통령 증조할아버지 형제의 증손녀다. 경찰은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이씨가 길을 잃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범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21일 청송경찰서 등에 따르면 청송 파천면 송강리 야산에서 송이를 채취하던 이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된 것은 지난 16일 오전 11시 14분쯤. 이씨는 하루 전인 15일 오전 10시쯤 산에서 함께 송이를 채취하던 큰아들(51)과 딸 2명, 사위 등 가족 4명이 식수를 가지러 산에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 오후 3시 사이에 사라졌다는 것이다. ●일단 실종 가능성에 무게 경찰은 CCTV 등에 찍힌 이씨의 당일 행적으로 봐서 일단 실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이 같은 날 오후 1시 10분쯤 청송 진보면 후평2리 마을 앞 CCTV에서 이씨를 발견했고, 이어 오후 2시 20분쯤 안동시 임동면 지리 마을 앞 CCTV에서 이씨의 모습이 찍힌 것이 각각 확인됐기 때문. 경찰 관계자는 “CCTV에는 이씨 혼자서 지팡이를 들고 산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소방서는 이날까지 연인원 1000여명과 수색견 등을 동원해 인근 민가와 야산, 요양시설 등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교통사고 가능성’도 수사 경찰은 이씨가 송이를 채취하던 곳에서 8~10㎞ 떨어진 청송 진보면 후평2리·안동시 임동면 지리까지를 이동할 때 도로를 이용했을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안동 지리마을 주민들은 이씨가 청송 파천면과 진보면 후평마을로 통하는 마을 앞 지촌교를 걸어서 오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주민들은 “당시 이씨의 걸음걸이가 매우 빨라 80대 노인으로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이씨가 귀가 많이 어두운 것 같았다.”고 했다. 경찰은 이 일대 도로변에 대해 사고 흔적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 할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신고과정 등 미심쩍은 요소 조사 경찰은 이씨 가족들을 대상으로 실종 신고 등에 대해 경위를 파악했다. 가족들은 이씨가 실종되기 5일 전인 지난 10일 오전에도 송이를 채취하다 사라져 밤 10시가 돼서야 찾았고, 이번에도 가족들이 실종된 이씨를 찾아 헤매다 결국 나타나지 않자 뒤늦게 신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씨 가족들이 이씨를 혼자 산 속에 두고 산을 내려온 데 대해 “이씨가 평소 혼자서 송이를 따는 데 자신감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고집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송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씨줄날줄] 의자/임태순 논설위원

    인간이 꾸준히 취하고 있는 몸 자세는 몇 개나 될까. 미국의 인류학자 고든 휴스가 세계 각 지역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1000가지가 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의자에 앉기도 하지만, 걷고 서고 달리고 뛰기도 한다. 쪼그려 앉기도 하고 바닥에 누워 쉬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의자에 중독돼 몸의 다양성을 잃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온돌로 지내던 시절에는 좌식문화였지만 주거 형태가 아파트로 바뀌면서 의자 생활로 변했다. 학교나 직장 등 사회생활도 대부분 의자와 책상이 있는 사무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의자문화’는 컴퓨터 보급 등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하루 생활의 절반가량을 의자에서 지내지 않을까 싶다. 긴 인류 역사에서 의자의 흔적이 처음 나타나는 것은 신석기 시대다. 고고학자들은 옛 유고연방 등 동남부 유럽에서 여성들이 의자에 편하게 기대 앉아 있는 토우(土偶)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의자문화는 훨씬 뒤인 기원 2000~3000년 전의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파피루스에 그려져 있는 그림, 조각, 상형문자들에서 의자가 발견됐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의자는 기원전 1352년에 사망한 젊은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출토된 것이다. 의자가 중국에 소개된 것은 2세기경인데 중국인들은 처음에는 의자에 앉을 때도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경멸이나 무관심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자문화는 오늘날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의자가 사람의 신체 구조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앉아 있으면 서 있을 때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30% 증가하고 등 근육, 허리 부분 신경, 횡경막 등을 긴장시켜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사무 노동자가 육체 노동자에 비해 허리 통증이 25% 더 많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유사 연구 사례가 또 나왔다. 영국 레스터 대학 연구팀은 의자에 오래 앉아 생활하는 사람은 당뇨병 및 심장병 발병과 사망 위험이 2배 높아지며 이러한 위험은 매일 운동을 해도 상쇄되지 않는다고 했다. 앉지 말고 서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와 문명의 상징인 의자문화에서 이제 벗어나야 할 때가 됐다.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하루 종일 우리 몸을 떠받치고 있는 의자에게도 휴식을 주고 몸의 건강을 도모해야 한다. 사무실 내 휴게실이나 공원 등에도 의자만 고집할 게 아니라 그냥 앉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도록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대한민국은 우울한 축제공화국] “보령머드축제서 화장품 산업 진화… 축제는 산업이고 경영”

    [대한민국은 우울한 축제공화국] “보령머드축제서 화장품 산업 진화… 축제는 산업이고 경영”

    세계축제협회(IFEA) 한국지부장인 정강환 배재대 관광축제대학원장은 19일 “축제를 놀고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닌 산업으로 봐야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 중간 과정에 있다.”며 지역의 바다 진흙을 특화한 보령머드축제가 화장품 생산으로까지 이어지고 축제 때 외국인이 들끓는 것을 사례로 꼽았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축제 전문가를 키우고 글로벌 마케팅에 나설 것도 주문했다. →우리나라 축제, 무엇이 문제인가. -매너리즘이 문제다. 콘텐츠가 비슷비슷하고 선심성 축제도 많다. 걸핏하면 가수를 부르는 데다 (단체장 등) 축사가 자주 등장한다. 줄여야 한다. 주제도 약하다. 꽃이면 꽃, 인삼이면 인삼을 집중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이것저것 섞은 ‘종합세트형’이 많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데 그치는 화합형 축제가 많은 것도 문제다. 변해야 한다. →그에 따른 부작용은. -관련 단체 간 예산 나눠 먹기가 판친다. 그러니 실효성이 떨어지고 축제가 맨날 그 타령이다. 발전이 없다. →우리나라 축제가 세계화를 못 하는 이유는 뭔가. -지속적으로 키우지 않는 것이다. 정부가 대표 축제를 선정한 뒤 10년쯤 지원하다 ‘졸업’시킨다. 그러면 성장이 멈추고 오히려 잠재력 있는 축제도 쓰러질 지경에 처한다. 오랜 시간을 두고 육성해야 한다. →선진국 축제와의 차이는. -외국은 축제가 산업이고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이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수익성 제고 등 개선책을 내놓는다. 당연히 기업이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밖에 없다.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는 그곳 맥주산업과 연계되는 축제다. 미국에는 고용 인력만 150명이 넘는 축제도 있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는데 어떤 축제를 골라 집중 육성해야 하나. -함평 나비축제, 진주 남강유등축제 등과 같은 지역 개발형이 우선이다. 주민은 물론 관광객에게 인기 있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 명성도 중요하다. 주차장, 화장실 등 축제장의 서비스 질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예산 지원 말고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지원할 게 있다면.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서라도 축제 전문 인재를 키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축제를 많이 하는 자치단체의 경우도 담당 공무원이 몇 년 일하다 다른 부서로 떠난다. 그러다 보니 축제 노하우를 쌓을 기회가 없다. 글로벌 마케팅에도 앞장서야 한다. →미래에는 어떤 축제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나. -창의성 있는 축제다. 융복합적 사고로 콘텐츠를 보강해야 한다. 우리 것만 고집하지 말고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처럼 세계인이 공감하도록 해야 한다. 마음껏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길섶에서] ‘士’자 설움/오승호 논설위원

    국내 굴지의 로펌에 근무하는 변호사 W씨는 간혹 대학생들에게 진로 선택과 관련해 특강을 한다. 취직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변호사나 공인회계사(CPA) 등 자격시험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과거처럼 희소가치가 크지 않은 점을 들어 자기 비즈니스를 갖는 것이 좋다고 추천한단다.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고 소개했다. ‘사’(士)자가 붙은 전문직 준비를 하겠다는 이들도 꽤 있다고 한다. CPA 자격증이 있는 Y씨는 회계법인보다는 은행 근무 기간이 훨씬 길다. 50명을 뽑을 때 합격한 인재인데, 지금도 은행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Y씨는 CPA 선발 인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한 적이 있다. 인원이 많아야 경쟁력 있는 이들이 살아남아 대고객 서비스가 좋아진다는 논리다. 치과의사 K씨는 항상 돈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한다. 기기 값이 비싸 대출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란다. 입시철이 다가온다. 무조건 자녀의 의과대 진학을 고집하는 학부모들이 또 얼마나 많을까.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새의자] 홍운철 동작구의장 “주민에 스며드는 ‘열린 의회’로”

    [새의자] 홍운철 동작구의장 “주민에 스며드는 ‘열린 의회’로”

    홍운철 제6대 동작구 의회 후반기 의장은 18일 “소통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민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고 열린 의회론을 강조했다. 홍 의장은 “단순히 입으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17명 동작구 의회 의원 전원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거리를 누비고 주민의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나도 30년 이상 동작구에서 살았고 3차례 구의원에 당선됐지만 결코 자만하지 않고 주민의 뜻을 가장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장을 필두로 한 동작구 의회 의원들은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만장일치로 내년도 의정비를 동결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적정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회 외부의 의견이 있었지만, 홍 의장과 구의원들은 토론을 통해 주민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의정비를 자진 동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홍 의장은 주민과의 ‘신뢰’를 중요한 덕목으로 삼고 있다. 홍 의장은 “사업가로 일할 때도, 1991년부터 지금껏 구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면서도 절대로 어기지 않는 나만의 다짐이 바로 신뢰”라면서 “설사 술자리에서 한 실언이라도 잊어버리지 않고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했고, 가족에게도 ‘만약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한번 약속한 것은 절대로 어기지 말라’고 충고한다.”고 강조했다. 고집스러운 뚝심 덕일까. 과거 중년이었던 지지자가 70대 노인이 되어서도 잊지 않고 그를 종종 찾아온다. 홍 의장은 “교육, 복지, 지역개발뿐만 아니라 풍수해 등 재난대비, 일자리 창출, 문화 수요 충족 등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한정된 재원으로 주민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불필요한 전시성 사업은 줄이고 꼭 필요한 사업은 효율적으로 잘 집행되도록 해 구민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 의장은 집행부를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두 개의 수레바퀴’로 여기고 있다. 어느 한쪽에 문제가 생기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만큼 일방의 독주보다 상호공존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집행부도 경쟁력 있는 정책을 발굴해 구 발전에 함께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 불안한 선두…최상 공격조합 찾아라

    한국 불안한 선두…최상 공격조합 찾아라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겨냥한 축구대표팀이 이란 원정을 끝으로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돌았다. 이란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한국은 최종예선 4차전까지 2승1무1패(승점 7·골득실 +5)를 기록, A조 선두를 지켰다. 2위 이란(승점 7·골득실 +1)과는 골득실에서만 앞섰다. 이란을 꺾고 일찌감치 본선 진출의 8부 능선에 오르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1974년 이후 테헤란 원정에서 2무3패를 기록하며 38년간 이어온 지긋지긋한 무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최강희호가 무승부로 승점 1만 챙겼어도 이란은 물론 3·4위팀과도 승점 차를 크게 벌리며 선두를 굳건히 할 수 있었다. 더욱이 앞서 열린 경기에서 3위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1-0으로 제압, 승점 5(1승2무)가 되면서 한국의 독주체제는 사실상 무너졌다. 이러다 보니 내년 3월 26일 카타르전으로 다시 시작하는 최종예선 결과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김보경·이근호·이청용 측면 공격 부진 그나마 다행인 건 카타르전을 포함해 남은 4경기 가운데 3경기를 안방에서 치르는 점. 내년 6월 4일 레바논 원정을 제외하면 일주일 뒤 우즈베키스탄, 또 일주일 뒤 이란과 안방에서 맞붙는다. 레바논 원정에 이은 우즈베키스탄-이란전 일정이 빠듯하지만 남은 경기 대부분을 국내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점은 분명 유리한 요소다. 그러나 남은 일정의 유불리와는 관계없이 이번 이란전 패배는 최종예선 후반부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대표팀으로선 여전히 미완성 단계인 공격진이 가장 큰 숙제다. 이란전에서 최강희호는 슈팅 수 14-5의 절대 우세에도 단 한 골도 얻어내지 못했다. 되레 후반 30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자바드 네쿠남의 ‘원샷 원킬’에 그의 말마따나 지옥을 경험했다. ●또 세트피스 상황서 ‘원샷 원킬’ 부임 후 줄곧 고집해 온 ‘이동국 카드’를 버리고 이번엔 박주영(셀타 비고)을 내세웠지만 재미를 보지 못한 최 감독은 측면 공격수 김보경(카디프시티), 이근호(울산), 손흥민(함부르크), 이청용(볼턴)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최상의 공격 조합 짜내기에 머리를 쥐어뜯게 됐다. 4명 가운데 윤석영(전남) 등 3명을 바꾼 포백라인이 그런대로 안정적이었던 건 흉작 중에 발견한 금싸라기였다. 대표팀은 다음 달 14일 국내에서 호주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최 감독으로선 최종예선의 나머지 절반을 위한 실험 기회를 한 차례 얻은 셈이다. 이란전에서 세대교체의 성과를 낸 수비진, 그렇지 못한 공격진의 재구성이 어떻게 이뤄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아쉬움 남긴 서남표 총장의 개혁실험

    서남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내년 3월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임기를 1년 반 가까이 남겨놓은 상태에서 구설 속에 물러나는 만큼 사실상 ‘불명예 퇴장’인 셈이다. 서 총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 숱한 수모를 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카이스트가 자신을 뛰어넘는 글로벌 경쟁력과 비전, 리더십을 겸비한 새로운 총장과 함께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해줄 것을 당부했다. 우리는 향후 KAIST의 나아갈 길은 서 총장의 말 속에 그대로 함축돼 있다고 본다. ‘대학 개혁의 전도사’로서 서 총장의 공과는 뚜렷하다. KAIST는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인 QS가 최근 발표한 2012년 세계 대학평가 순위에서 1971년 개교 이래 최고의 성적인 63위에 오를 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교수의 테뉴어(종신재직권)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등 강도 높은 개혁정책은 교수사회 일각의 반발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100% 영어강의 또한 현실과 동떨어진 구석도 없지 않지만 의미 있는 교육실험으로 평가할 만하다. 물론 무한경쟁식 학사운영에 따른 부작용은 작지 않다. ‘징벌적 등록금제’는 잇단 학생 자살 사태의 배경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개혁에는 으레 저항이 따른다. 오죽하면 서 총장이 퇴임하며 ‘수모’라는 말을 입에 올렸겠는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KAIST의 개혁은 방식은 다를지언정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벌써 후임 총장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 서 총장의 경우 개혁적 마인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방통행식 리더십으로 교수사회와의 마찰이 문제로 지적됐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서 총장은 특히 2010년 연임 전후 ‘일방적 경영을 고집한다.’는 학내 반발에 부딪히는 등 소통에 취약함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지금 KAIST가 할 일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서남표식 개혁을 능가하는 혁신적 미래 비전을 마련하는 것이다.
  • 대선후보 3인 ‘유머 스타일’

    대선후보 3인 ‘유머 스타일’

    정치에서 유머는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백 마디의 심각한 연설보다 한마디의 번뜩이는 재담이 유권자들을 매료시키고 감성을 움직인다. 때로는 자신에게 불리한 논쟁을 잠재우는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약점인 고령의 나이가 논쟁거리가 되자 70회 생일파티에서 “오늘은 내 39회 생일의 31번째 기념일”이란 재치 있는 위트로 나이 문제를 거론하는 반대파를 머쓱하게 했다. 정치인의 이미지 개선에도 유머는 필수적이다.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은 고집세고 투박한 기질을 감추기 위해 유머로 친숙한 이미지를 연출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이란 이유로 자신을 외면한 백인 유권자들을 유머 넘치는 연설로 사로잡았다. 긴장감이 감도는 살벌한 정치판에 인간미를 불어넣고, 무형의 정치를 생물로 만들어 그 안의 정치인을 돋보이게 하는 게 바로 유머의 힘이다. 진중한 뉴스보다 정치풍자코미디가 흥미를 끄는 것처럼, 정색하고 화만 내는 정치보다는 웃음을 주는 정치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한국에서도 이미지 정치와 감성 정치의 비중이 커지면서 대선 후보들이 유머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이 ‘눈물의 정치’를 활용했다면 이번 대선부터는 ‘웃음의 정치’가 뜨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유머는 ‘감성의 유머’다. 지난 8월 ‘반값등록금 실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대학생들에게 “심장의 무게가 얼마인지 아나. 정답은 ‘두근두근’ 네 근이다. 여러분을 만나러 오면서 제 마음이 바로 그랬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나러 왔는데 어떻게 두근두근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라고 말해 갈채를 받았다. ‘박근혜식 썰렁개그’로 의도된 허점을 보여 친근감을 유도하기도 한다. “충청도 말로 ‘개고기 먹을 줄 아세요.’는 ‘개 혀’인가요.”, 가천대 특강에서 사회자가 물병째 물을 마실 것을 권하자 “이건 나발을 부는 거예요.”라고 농담하는 식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늘 진지한 표정으로 유머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가끔씩 촌철 유머를 던진다. 지난 5일 시민캠프 회의에서는 ‘호남의 아들이냐, 경남의 아들이냐.’는 질문에 “호남의 정치적 아들, 경남의 생물학적 아들”이라고 뼈 있는 위트를 구사했고 15일 전국상공인과의 대화에선 “오랫동안 등산을 못했다. 내년부터 북악산(청와대 뒷산)으로 등산을 다닐 수 있게 도와 달라.”며 재치 있게 지지를 호소했다. 또 “안철수 후보가 ‘정당후보론’에 대해 ‘어처구니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기서 저와 같이 있으면서 취재하셨는데 (안 후보가 청주교대 강연에서 한 말을) 어떻게 들으셨나요.”라며 농담으로 받아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유머도 장고 끝에 내놓는 스타일이다. 지난 7월 SBS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구사한 “복수혈전이 의학영화인 줄 알았다.”, “학창시절 성적표에 ‘수’가 별로 없었는데 ‘수’가 하나 있기에 보니 내 이름 철수의 ‘수’더라.”라는 유머는 안 후보가 고심해 준비해 온 유머였다. IT업계 출신이다 보니 관련 분야의 유머도 잘 구사하는데, 지난 9월 21일 청년창업사관학교 청년 CEO간담회에선 사회자가 무선마이크의 아래를 잡으면 작동이 잘 안 된다고 말해주자 “아이폰과 똑같네요.”라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아이폰4 제품 아랫부분을 잡으면 수신율이 떨어져 애플사를 곤혹스럽게 했던 이른바 ‘안테나 게이트’에 착안한 유머였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배명진 소장, 대선후보 3인 목소리 분석

    대선 후보들의 목소리는 그들이 내세운 공약만큼이나 각자 특징을 갖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정감이 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정열적이며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쾌활함이 두드러진다. 17일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이 대선 후보 3인의 출마 선언 당시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다. 박 후보의 목소리 음폭은 3.5 KHz로 넓고, 톤의 변화가 많아서 문재인·안철수 후보에 비해 2배 이상 정감이 있는 목소리로 분석됐다. 소리 스펙트럼의 음폭이 넓고 음의 고저변화가 많을 경우 청중은 화자의 목소리가 부드럽다고 느끼게 된다. 반면 문 후보보다 목소리의 강인성은 떨어졌다. 문 후보의 목소리는 정열적이고 강인하면서도 다소 격앙·경직된 것으로 분석됐다. 문 후보는 출마 선언문을 낭독한 3분여 동안 세 후보 중 초지일관 가장 큰 목소리로 연설했고, 소리성분의 변화가 별로 나타나지 않아 강인성이 90%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반면 성대의 떨림 주파수를 보면 문 후보는 평균 193Hz에서 55%가 증가돼 다소 격앙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의 목소리 음폭은 2.7KHz로 거의 평탄한 것으로 분석돼 맑고 쾌활한 게 특징으로 나타났다. 발성연령이 젊을수록 2~4KHz 사이의 맑은 목소리로 들린다. 소리 파워는 문 후보나 박 후보보다 낮았다. 배 소장은 “박 후보는 정치 경력 때문인지 발성 톤의 변화를 다양하게 해 청중을 사로잡으려는 특징이 있고, 문 후보의 목소리는 음폭이 좁아 행정적이면서도 강인한 법조인의 성격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안 후보는 발성 시 목젖의 근육을 짓누르고 발성하는 습관으로 보아 주변의 영향을 무시하고 자기 자신만의 길을 고집하는 성격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지방시대] 마이스터 양성, 지연산업 히든챔피언으로/박상규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

    [지방시대] 마이스터 양성, 지연산업 히든챔피언으로/박상규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

    독일경제의 허리는 히든챔피언이고, 히든챔피언의 주역은 마이스터들이다. 독일 제품의 신뢰는 품질에서 나오고 품질의 공신은 마이스터들이다. 독일산(Made in Germany)은 고품질과 혁신의 상징이다. 원산지 효과는 마이스터에 대한 믿음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독일 제품이 무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배경은 자기 기술에 대한 애정과 고집, 혼이 담긴 진품을 탄생시키려는 마이스터 정신(장인정신)이다. 따라서 독일에서 마이스터에 대한 존경심도 마이스터 정신에서 나온다. 대학 진학률이 한국은 82% 정도이고, 독일은 30%에 불과하다. 단순하게 진학률로 평가하면 한국의 경쟁력이 독일보다 높아야 한다. 하지만 국제경영개발원(IMD)에서 평가한 국가경쟁력에서 우리나라는 22위이지만 독일은 9위이고, 독일의 노벨수상자는 80명에 이른다. 독일의 경쟁력은 최고기술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마이스터에 도전하는 젊은이의 건전한 사고에서 나온다. 취업준비로 학창생활을 보내는 한국 젊은이와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자가 되겠다는 독일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경쟁력의 차이이고, 독일을 강건하게 유지하는 기반이다. 독일의 마이스터는 이론적 지식, 기능적 능력, 경영자적 능력, 그리고 도제교육 능력 등을 두루 구비한 장인이다. 그들은 독일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자신들의 권익 보호와 기술자를 우대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독일 정부의 중소기업에 대한 효율적·정책적인 지원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적 협력 지원, 그리고 중소기업들의 자구 노력과 의지 등이 결합하여 오늘날 독일 히든챔피언이 탄생되는 바탕이 되었다. 장인정신에 투철한 독일과 일본의 기술수준은 세계시장을 주도하지만, 선비정신에 빠진 한국은 아직까지 세계적 수준과는 간격이 있다. 도구를 드는 직업은 경시되고 펜을 드는 직업이 존경받는 전통적 가치관이 명장을 탄생시키지 못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 지방정부는 지역여건에 적합한 산업육성보다는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성장동력의 선도전략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경제의 뿌리인 지연산업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 중앙정부는 선도전략산업 지원 예산의 40%를 지연산업의 육성과 그 핵심인 마이스터의 양성을 위해 배정하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길이다. 국가경제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기술과 전통기술, 지역 간 산업구조 등이 균형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의 핵심인 마이스터를 양성하여 지역의 중소기업 육성, 전통기술의 계승 등 정책 변화를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인력난, 난립한 대학 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단기적이고 임기응변적인 성과 위주보다 장기적 차원에서 지역여건에 적합한 마이스터 양성과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정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마이스터의 성공적인 모델을 통해 직업관에 대한 의식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마이스터들이 지역특화산업분야에서의 창업이나, 중소기업에서의 핵심적인 역할을 통해 세계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제품을 생산, 품격 있는 지연산업의 제품 이미지를 고양시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판소리 한토막의 행복

    오랜만에 보건복지부를 찾았다. 명색이 출입처라면서 다른 일에 바빠 근래 얼굴 한번 내밀지 못했던 터라 낯설었다. 두루 인사를 나누자니 뜻하지 않게 저녁 자리로 이어졌다. 생일을 맞은 동료에게 ‘조공’ 삼아 출세(出世)를 축하하는 자리였는데 일단 멍석이 펼쳐지자 회포가 몇 길이라도 되는 양 소주잔이 가쁘게 돌았다. 취기가 돌아 다들 귓볼이 달아오를 무렵 누군가가 기막힌 제안을 했다. 동석한 인사 중에 소리꾼 반열에 드는 ‘천하의 가객’이 있으니 소리 한 토막 청해 듣자는 것이었다. 그 분위기에 누가 그걸 마다할까. 박수로 소리 한 토막을 청했다. 쑥스러운 듯 목을 가다듬은 그 인사는 이윽고 물꼬를 밀어낸 봇물처럼 소리를 터뜨렸다. 수궁가의 고고천변(皐皐天邊) 대목이었다. 수궁의 별주부가 토끼 간을 구하러 세상에 막 나와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읊조리는, 명창 송만갑 선생이 잘 불렀다는 그 대목이다. 우렁한 소리가 활달하고 경쾌하게 술자리를 휘어잡았다. 판소리라는 게 이제는 ‘꼰대들 노래’가 되어 그런 게 있었는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어가지만 어쩌랴, 그 소리에는 우리의 민족 정서를 깨우는 각성의 묘약이 들었으니…. 다들 기이하다, 신통하다는 듯 소리에 빠져들었다. ‘고고천변 일륜홍(日輪紅) 부상(扶桑)에 높이 떠 양곡(凉谷)의 깊은 안개 월봉(月峯)으로 돌고 돌아 어장촌(漁場村)에 개 짖고 회안봉(廻雁峯)에 구름이 떴구나.’ 그 후로도 한동안 그 소리가 환청처럼 들렸다. 배부른 세상에 구곡간장을 끊을 듯 내뱉는 그 절창이 어울리지 않는다지만 예전의 신산했던 시절에 비해 영혼의 주림이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은 세상임을 안다면 그렇게 재단할 일도 아니다. 요즘 아이돌의 얼치기 노래, 음미할 여지조차 없는 맹탕 사랑타령에 지친 내게 그 고고천변 한 토막이 준 울림은 컸다. 나야 그 소리 한 토막에 뿅, 갔지만 사람마다 정서의 층위와 색깔이 다를 터이니 굳이 그것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겠다. 무엇인들 상관있으랴. 위태로운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위해 가끔 그런 도락이라도 즐기며 살 일이다. jeshim@seoul.co.kr
  • [CEO 칼럼] 불황을 즐겨라/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CEO 칼럼] 불황을 즐겨라/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

    매일 쏟아지는 각종 경제전망이나 지표를 보면 온통 잿빛이다. 대다수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채 위기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고, 일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투자를 늘려 미래에 대비하기도 한다. 과연 어느 것이 올바른 결정일까? 필자는 후자가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믿는다. 승자 독식의 시대에 경쟁업체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을 때가 가장 큰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때야말로 후발업체가 선발업체를 제치고 선두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선두업체는 후발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적기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국내 경영학자 대다수가 전 세계적으로 불황인 지금이 기업이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약 82%의 학자가 불황인 지금이 ‘적극적인 투자’, ‘신성장 동력 확보’, ‘연구개발 확대’의 적기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1971년부터 2005년까지 1175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가 시장점유율과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불황 때 이뤄진 선제적 투자는 호황 때 이루어진 투자보다 시장점유율은 19.8%, 수익률은 25.9% 정도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수·합병(M&A)도 마찬가지다. 극심한 침체일 때가 알짜 기업을 인수하기에는 가장 좋다. 호황일 때 비싼 가격으로 M&A를 했던 기업들 가운데 ‘승자의 저주’에 빠져 위기를 겪고 있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 이처럼 누구나 어렵다고 말하는 지금이야말로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로,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이는 동네식당도 마찬가지다. 장사가 안 된다고 재료비 아끼고 인건비 줄여서 잘 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지금 당장은 돈이 드는 것 같아도 좋은 재료를 고집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경쟁식당과 차별화를 꾀하다 보면 성공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루하루 곳간이 비어 가는 상황에서 이런 이상론을 말하는 게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냉철하게 따져보자. 기업의 경영 활동이라는 건 결국 성공확률을 높여가는 게임이다. 무엇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지는 지극히 자명하다. 경쟁자들이 앞만 보고 달려 갈 때 당장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의 자리에 머물게 되면 결국 운명을 걸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기업에 밀려 사라지게 될 것이다.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투자는 꼭 해야 하는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경제는 결국 좋아지게 돼 있다. 1930년대 대공황에서부터 시작해 1, 2차 오일쇼크를 거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회복되지 않은 위기는 없었다. 일본 파나소닉의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호황도 좋지만 불황은 더 좋다.”고 말했다. 아마 그도 불황을 즐기는 참다운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인이었을 것이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여주인공 스칼렛은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며 절망의 상황에서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꺾지 않았다. 그녀처럼 이제 절망을 거두고 희망의 씨앗을 뿌릴 때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기회의 여신 ‘오카시오’는 앞머리가 길고 뒷머리는 없는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앞머리가 긴 독특한 자태는 그를 처음 본 사람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고, 뒷머리가 없는 것은 그를 지나쳤을 때 다시는 잡을 수 없게 하기 위한 것이다. 기회를 뜻하는 영어 단어 ‘Occasion’은 오카시오에서 나왔다. 경제위기의 두려움으로 인해 머뭇거린 뒤 다시는 잡을 수 없게 된 여신의 뒷머리만 안타깝게 쳐다볼 것인가? 어쩌면 지금 겪고 있는 지독한 불황이 내일을 향한,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일 수도 있다.
  • [글로벌 시대] 독일의 인플레 트라우마/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독일의 인플레 트라우마/강승중 한국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2년째 지속되고 있는 유로존 위기는 상황이 악화될 때마다 뒤늦게 미봉책이 발표되어 위기를 일시적으로 모면하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투자자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국채 매입 등의 즉각적 대응조치를 원하고 있는 데 반해 독일 정부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혹자는 이를 ‘속도인식의 괴리’라고 지칭하는데, 그간의 대응책은 늘 타이밍을 놓쳐서 위기를 키워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불이 났으면 우선 불을 꺼야지, 왜 평소에 방화관리를 철저히 못했느냐고 나무라면서 방화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면 불은 더욱 번져만 갈 뿐이다. 중장기적 대응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단기적 대응을 서둘렀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치솟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지난 9월 6일 유럽중앙은행(ECB)은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주도로 재정위기국이 발행한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바라던 정책이었으나 그간 ECB 내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갖고 있는 독일 중앙은행의 완강한 반대로 뒤늦게야 성사되었다. 이 발표로 ECB 드라기 총재의 기민함과 리더십이 찬양을 받았고 시장도 일단 안정세를 회복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독일 중앙은행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국채매입계획에 대해 22명의 ECB 집행위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져 독일을 제외한 나머지 유럽국가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며, 유로존 위기 해결을 둘러싼 독일의 외고집과 고립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인물이 되었다. 바이트만 총재는 ECB의 국채 매입 결정 후에도 연일 비판을 가하면서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까지 끄집어 내었다. ‘파우스트’ 중 메피스토펠레스가 부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황제를 부추겨 화폐를 찍어 내도록 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부채위기를 해결하였으나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화폐제도가 붕괴되는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우회적으로 ECB의 결정을 비판하였다. 독일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후 화폐 남발로 초인플레이션에 시달린 경험이 있으며 생필품을 사기 위해 엄청난 양의 화폐를 수레에 싣고 가는 유명한 사진의 당사자였다. 이의 교훈으로 독일은 중앙은행(분데스방크)에 강력하고 독립된 권한을 부여하여 안정되고 신뢰받는 통화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자국 통화인 ‘마르크’ 시대에서 공동 통화인 ‘유로’시대로 바뀌고 더욱이 유로존이 총체적 재정위기에 빠진 현재 상황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금기시하고 배척하는 것만이 능사인지 의문이다. 지금은 유로존 전체 입장에서의 공조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재정정책 수단의 제약으로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이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와 성장궤도에 진입하려면 독일이 견인 역할을 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플레를 감수하고라도 적극적 내수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그러나 독일 당국자들은 미국식의 양적완화 정책을 무책임한 정책으로 폄하하며 이러한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 독일은 오히려 재정위기국에 긴축과 구조개혁을 강요하면서, 한 마디로 모든 유로존 국가들이 독일처럼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등생이 열등생에게 왜 나처럼 잘하지 못하냐고 윽박지르는 방식이어서는 주변국의 반감만 불러올 뿐이다. 트라우마(trauma)는 대형사고를 겪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심리적 장애현상을 가리키는데, 그 장애현상 중에는 충격을 안겨준 사건과 관련된 일체의 것을 회피하려는 증상이 있다고 한다. 독일 당국자들이 1920년대의 인플레이션 경험으로 양적완화 정책에 심리적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현재의 시대상황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접근방식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과거의 쓰라린 경험이 ‘교훈’이라는 긍정적 요소를 넘어 ‘트라우마’라는 장애요소로 발목을 잡는다면 유로존 위기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뿐이다.
  • 최후의 원시 부족 ‘하자베’족 만나다

    최후의 원시 부족 ‘하자베’족 만나다

    전 세계 육지 면적의 5분의1을 차지하는 거대한 땅 아프리카! 거기에 지구 상에서 인간이 처음으로 거주했던 인류의 발상지 ‘탄자니아’가 있다. EBS는 케냐와 국경을 맞대고 광활한 초원지대를 형성한 이곳에서 장엄한 대자연과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원시 부족을 만난다. 또한 세계적인 자연보호구역인 ‘세렌게티’부터 세계 8대 불가사의로 세계에서 가장 큰 분화구인 ‘응고롱고로’, 아프리카 속 섬나라 ‘잔지바르’까지 곳곳을 영상에 담았다. 아프리카의 광대한 생명력이 물씬 풍긴다. 여정을 함께하는 이종렬씨는 동물 다큐멘터리 작가다. 몇 년 전 촬영을 위해 탄자니아를 방문한 뒤 그곳의 자연에 매료돼 탄자니아에 정착했다. 누구보다 탄자니아를 사랑하는 이씨의 안내를 받아 아프리카의 위대한 유산인 탄자니아로 떠나본다. 15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는 1부 ‘마지막 사냥 부족 하자베’에선 탄자니아 북부의 초원 ‘레이크 에야시’ 지역에 거주하는 원시 부족을 만난다. 수만 년 전의 원시 생활을 여전히 고집하는 ‘하자베’족은 활과 화살만 가지고 의식주를 해결하는 진짜 원시 부족이다. 농사를 짓지 않는 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냥. 일정한 거주지 없이 오직 사냥감을 따라 1년에도 수십 번씩 주거지를 옮기며 유랑 생활을 한다. 그런 그들을 만나기 위해 제작진은 무작정 초원을 누비는 수밖에 없었다. 어렵게 마주한 그들과 제작진 간에는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정글의 전사’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하자베족은 사냥한 동물 가죽을 몸에 걸치고 화살을 든 채 초원을 달리고 있었다. 아직 사냥감을 찾지 못했는지 그들의 두 손은 비어 있었는데…. 그날 사냥의 성공 여부에 따라 부족 전체가 쫄쫄 굶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들은 그날 과연 사냥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문명을 거부한 채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사는 사람들, 최후의 원시 부족 하자베족을 만나본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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