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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세계 첫 10나노 D램 양산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난공불락’이었던 ‘10나노급 D램’의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10나노(㎚)급 8Gb(기가비트) DDR4(Double Data Rate 4) D램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5일 밝혔다. 1㎚는 10억분의1m 크기로, 숫자가 낮을수록 생산성은 높지만 그만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미세 기술 한계로 여겨져 왔다. 2014년 세계 최초로 20나노 4Gb DDR3 D램을 양산한 삼성전자는 2년 만에 10나노급 8Gb DDR4 D램까지 양산하는 데 성공해 다시 한번 메모리 기술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에 양산한 10나노 8Gb DDR4는 ‘초고집적 설계 기술’을 적용해 20나노 8Gb DDR4 D램보다 생산성은 30% 이상 높이고 소비전력은 10~20%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미세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낸드플래시 양산에 적용한 ‘사중 포토 노광 기술’을 업계 최초로 D램에도 적용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그의 논에는 우렁이와 붕어가 살고 그의 밭에는 해와 별과 바람뿐이다

    그의 논에는 우렁이와 붕어가 살고 그의 밭에는 해와 별과 바람뿐이다

    충남 논산시 상월면 김광영(46)씨의 논에는 우렁이가 살고 토종 참붕어가 산다. 추수가 끝난 논의 물을 빼는 날이면 아이들이 논두렁에서 양동이를 들고 기다린다. 바닥이 채 드러나기도 전에 철퍽철퍽 뛰어드는 아이들과 함께 여름내 살이 오른 우렁이를 줍고, 한쪽 둠벙에서 배를 뒤집고 펄떡이는 참붕어를 줍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녁 밥상에는 우렁이 된장찌개와 참붕어찜이 오른다. 그가 경작하는 땅은 그만큼 순순하고 깨끗하다. 철저하게 자연 재배 방식을 고집하는 김씨는 대부분의 유소년기를 서울에서 보냈다. 1998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시절 대전에 있는 신학대학 석사 과정 2학기 때 돌연 옷 보따리 하나 달랑 메고 논산으로 갔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슬슬 비가 그친다. 길가에 만개한 노란 개나리 군락이며 진달래 무더기가 말갛게 씻긴 낯빛으로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낮아지는 산등성이에 돋아나는 연둣빛 봄의 기운이 더욱 완연하다. 금강의 한 지류를 따라 달리다 주변 풍광에 정신이 팔려 마을 초입에서 길을 놓쳤다. 마침 김씨로부터 전화가 온다. 주말이라 아이들과 함께 딸기를 수확하고, 잠깐 짜장면을 먹으러 나왔는데 차가 고장 나 버렸다는 것이다. 곡절 끝에 만난 김씨는 그러나 여유로운 모습이다. 28살에 내려와 18년 동안 흙과 함께 살았다는데도 어쩐지 도시의 자유로운 젊은이를 연상시킨다. # 신학도가 농부가 된 이유 한창 수확 중인 딸기 밭이 근처라 하여 자리를 옮겼다. 하우스 입구에 마련된 작업장으로 들어가자 대형 고무 통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EM’(유용한 미생물) 발효액을 숙성시키는 통이다. 작업장 한쪽으로는 책상이 있고, 책상 위에는 컴퓨터도 있다. 김씨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명함을 건넨다. 사람이 땅과 새싹을 감싸 안고 있는 예쁜 그림 위에 직함과 이름이 쓰여 있다. ‘농부 김광영’ 그의 내면에 가득 찬 자부심이 그 한 장에 모두 들어 있는 듯하다. 김씨는 신학 공부를 하던 시절부터 사람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바른 사회에 대한 열망이 컸고, 처음 논산으로 들어오게 된 것도 농민회 일을 맡게 되면서부터였다. “그런데 사실 종교적인 이유도 있었어요.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한 후에 마지막으로 만든 게 사람이잖아요. 그 이유는 땅을 경작하고 수확하며 관리할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그는 땅을 택했다. 공부보다도 말씀대로 살고 싶었다. 땅을 빌려 경작하며 배워 가는 한편으로 일 년 반 정도 목회 일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자꾸만 회의가 일더란다. 교인들 앞에서 자신이 말한 대로 살아야 하는데, 꼭 그렇게 살아갈 수만은 없는 것이더라고. 세월이 흘러 믿음으로부터도 멀어졌지만, 김씨는 지금도 가끔 교회에 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특히나 해가 긴 여름날 저녁 혼자 들판에서 일할 때, 어디선가 익숙한 차임벨 소리가 들려오면 허리를 펴고 들판 너머 그 먼 곳을 바라보게 된다고. # 그들이 꿈꾸는 세상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시끌벅적한 웃음 소리와 함께 아내 박현희(43)씨와 아이들이 밭으로 온다. 씩씩한 세현이와 수줍음 많은 정현이, 호기심 가득한 공주님 다현이는 우리 일행과 인사를 나누자마자 부리나케 딸기 밭으로 들어간다. 금세 한 바구니의 딸기를 따 와서 그대로 제 입에도 넣고 내 입에도 넣어 준다. 흔히 마트에서 사 먹는 것과는 맛이 완연히 다르다. 단단한 육질에 새콤달콤 진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굉장히 큰데도 어릴 때 먹던 밭 딸기 맛 그대로이다. 부부는 신학 공부를 하던 시절에 만났다. 교육학을 전공한 아내 박씨는 남편이 논산으로 온 후에도 학업을 계속하며 대전과 논산을 오갔다. “그때는 뭐든 그냥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농촌 현실도 잘 몰랐고. 가까운 곳에 영화관이나 서점 같은 게 없어서 그런 문화적 그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마냥 좋았죠.” 처음에는 주위에서 가르쳐 주는 대로 농사를 지었다. 한 해 두 해, 하나씩 알아 가다 보니 이건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더란다. “건강에 관심이 있어서 건강교실 같은 곳에 다녔는데, 의외로 아픈 사람이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규모화된 ‘관행 농사’보다는 작고 소박하게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자는 결심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일본의 성공 사례를 본보기 삼아 여러 작물로 시험해 보다가 본격적으로 자연 재배로 벼농사를 시작한 지는 올해로 8년째다. 처음 몇 년은 일반 쌀의 50%밖에 소출이 나지 않았다. 다수확을 위해서는 비료를 넣어야 하고, 비료를 넣으면 병충해가 생겨 약을 쳐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 과정에서 땅은 황폐해져 가는데, 그 고리를 끊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그때만 해도 안전한 농작물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아 판로가 마땅치 않았다. 읍내에 있는 방앗간에 일반 쌀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를 부탁했는데, 그나마도 반 정도밖에 팔리지 않았다. 한 해 농사를 망치면 그 여파가 3년 동안 간단다. 땅을 마련하기 위해 받은 대출금은 농사만 지어서는 갚을 길이 없었다. 김씨는 2만평까지 욕심을 냈던 것을 5000평으로 줄이고, 가을걷이가 끝나는 대로 일을 찾아 타지로 나갔다. 목수 일부터 빌딩의 선팅지 바르는 일까지 안 해본 일이 거의 없었다. 농장에서 하우스의 연탄만 가는 일을 한 적도 있었다. 일산화탄소 때문에 방독면을 쓰고 하루 평균 2400장의 연탄을 갈았다. 박씨도 남편의 농사일을 돕는 한편으로 학교에서 복지사로 근무했다. 겨울이면 남편은 타지로 나가고, 직장일과 병행해야 하는 육아와 가사는 오롯이 박씨 혼자만의 몫이었다. 이사를 여덟 번이나 다녀야 했고, 겨울이면 물이 얼어 길어다 먹어야 하는 집에서 산 적도 있었다. 그래도 부부는 농사법을 바꾸지 않았다. 여타의 작물들도 철저하게 무농약, 무비료를 고집했다.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더욱 확고해졌어요. 내 아이들이 이 논두렁, 밭고랑 사이를 뛰어다니며 놀 텐데, 저걸 따서 입에 넣어 우물거릴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약을 칠 수 없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내 아이들에게 먹일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파는 일은 더욱 할 수 없는 거잖아요.” 3년 전부터는 겨울마다 타지로 돈을 벌러 나가는 대신 하우스 3동을 마련해 논산시의 주력 작물인 딸기 재배를 시작했다. 자연 재배를 추구했던 만큼 하우스는 될 수 있는 대로 안 하고 싶었지만, 그것은 또 하나의 도전이 되었다. 철저하게 무농약의 원칙을 지켜 벌레가 생기면 마요네즈를 물에 풀어서 뿌리고, 달걀 껍데기로 칼슘을 보충하고, EM 발효액을 만들어 비료 대신 뿌렸다. 힘은 들었지만 비싼 비료와 농약 값이 들지 않으니 오히려 경제적이었다. 하우스 3동에서 한 해 3000만~3500만원의 수익이 났다. 웬만한 도시 노동자의 연봉이 부럽지 않았다. 아직은 마을 단위로 공동 선별해 ‘무농약 마크’만 달고 출하하지만, 내년에는 뜻을 같이하는 더 많은 농가들이 모여 ‘유기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해당 기관의 철저한 관리와 검사하에 무농약 2년에 유기 전환기 2년을 거치면 5년째 절차가 마무리된다. 현재 완전 유기농 딸기는 국내 전체 생산량의 0.3%에 불과하다. 인증을 받으면 수익이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거기에 직접 기른 안전한 먹을거리들이 지천에 널려 있고, 자연 재배 쌀의 소출도 늘어 이제 70%까지 올랐다. 낱알은 더 통통해지고 쌀알에서는 윤기가 흐른다. 5000평의 논에서 직거래만으로도 1500만~2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이 역시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자연 재배와 관행 재배의 차이를 산삼과 인삼에 비유한다. 물을 부어 며칠 동안 놔두어 보면 관행 재배 쌀은 부패해 악취가 나는 반면, 자연 재배 쌀은 그대로 발효가 된다고 한다. 처음에 화학비료와 살충제로 찌든 땅을 해독시키기까지가 힘들지, 이후에는 그야말로 땅과 해, 바람, 별빛이 벼를 키운다. 그 노동력을 손이 많이 가는 유기농 딸기 재배에 쏟아부을 수 있는 것이다. 김씨는 자연 재배에 대한 자부심으로 쌀에 대해서만큼은 유기 인증을 받지 않으려 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유기농 전문점이나 학교급식 등 좀 더 넓은 시장에서 정당한 가격으로 적절하게 판매하기 위해 지금은 절차를 밟고 있다. “그래서 아직은 직거래로만 판매하고 있어요. 도매로 넘겨 버리면 꼭 필요한 사람들이 꼭 필요할 때 살 수 없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자연 재배로 쌀을 생산하는 농가는 현재 20가구 남짓뿐이다. 젊은 귀농인을 중심으로 부쩍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인데, 충남도에서도 도내 전체 생산 작물의 70%까지 유기 작물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각종 혜택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건강한 땅과 바른 농작물에 대한 인식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누군가는 꼭 가야 하는 길이었다. 누군가가 먼저 가면 뒤에 오는 사람들은 좀 더 수월할 것이다. 부부는 거기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 귀농을 고민한다면 그들처럼 아내 박씨는 귀농을 고민하고 있다면 너무 오래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직접 내려와 부딪치든가, 여유 자금이 있더라도 일단 집만 구해서 내려올 것을 권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자본을 들여 시설을 갖추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어떤 작물이든 맞는 땅이 있고 맞는 사람이 있단다. 직접 경작해 본 뒤 자신에게 맞는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김씨는 귀농 수강생 1인에 20인의 전문가가 붙는 ‘밀착 교육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뜻을 같이하는 스무 명의 귀농, 귀촌인이 모여 이미 70% 이상의 공정이 끝났다. 그는 또 2002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논산재배 INTO THE WILD’라는 온라인 카페에 농사 일기를 비롯해 자연 재배와 관련된 각종 자료들을 올려 정보를 나누고 있다. 농촌 마을에서 아이들과 함께 소소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자연 재배 쌀의 직거래 판매도 같이 한다. 건강한 땅에서 나는 바른 농작물이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김씨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꿈꾸는 세상이다. 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 2013년 제2회 EBS 문학상 우수상 수상 ▲ 소설 ‘붉은 나무젓가락’, 그림동화 ‘옥상에 텃밭이 생겼어요’, 옴니버스 에세이집 ‘가족이 힘이다’, ‘수업’, ‘가족, 당신이 고맙습니다’ 등
  • [총선 D-11] ‘박근혜 마케팅’ 펼치고… 호남 텃밭 다지고… 1·2번 비판하고

    [총선 D-11] ‘박근혜 마케팅’ 펼치고… 호남 텃밭 다지고… 1·2번 비판하고

    김무성 새누리 대표 ‘경기 남부 집중’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야권 연대를 모색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치가 장난이냐”라고 비판했다. 4·13총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일 김 대표는 경기 안산 상록을 지원 유세에서 “같이 살다가 정체성이 안 맞아 이혼하고 딴살림 차렸는데, 새누리당을 이기지 못하니까 (국민의당의) 옆구리를 찔러가면서 같이 살자고 하고 있다”면서 “(더민주는) 정치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절대 안 넘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경기 ‘남부벨트’에 화력을 집중했다. 경기는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60개(23.7%)의 선거구가 몰려 있는 지역으로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중앙선대위 첫 현장 대책 회의를 수원 경기도당에서 개최한 김 대표는 “경기 지역 승리가 곧 총선 승리”라며 이날 행보에 의미를 부여했다. 수원역 앞에서 열린 수원갑·을·병·정·무 후보자 합동 유세에서 김 대표는 “경기 정치 1번지인 수원이 ‘일자리 1번지’가 될 수 있도록 기호 1번 ‘독수리 5형제’를 모두 당선시켜 달라”고 외쳤다. 김 대표는 수원에 이어 군포갑, 안양 만안, 광명을, 시흥갑, 안산 상록갑·을, 단원갑·을 등 모두 9개 지역을 연달아 방문해 유세전을 펼쳤다. 대부분 ‘경합’ 혹은 ‘열세’로 꼽히는 지역들이다. 김 대표는 군포 산본시장 앞 유세에서 “세계 경제가 전례 없는 어려움에 놓여 있는데 그나마 박근혜 대통령이 잘해서 선방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이 이러한 경제 위기를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 4대 개혁”이라며 ‘박근혜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산악회 회원들에게 쌀을 1포대씩 제공한 의혹이 제기된 김진표(수원무) 더민주 후보를 향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1970년대 고무신 돌리듯 쌀을 돌리느냐”라면서 “표를 매수하는 행위는 가장 저질, 근절돼야 할 부정 선거”라고 공격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 ‘국민의당 작심 비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1일 야권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을 찾아 ‘텃밭 지키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 전주 덕진에 위치한 김성주 의원의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는 것으로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와 치열한 양자 대결을 펼치고 있는 김 의원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국민의당을 ‘작심 비판’하며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 줬다. 그는 “국민의당이 싸울 대상은 새누리당 정권이고 경제 실패”라며 “몇몇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위해 분열하는 것은 호남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도 정 후보를 향해 ‘분열주의자’, ‘배신주의자’, ‘기회주의자’라며 맹비난했다. 김 대표는 전주에서 유세를 벌인 뒤 군산, 익산, 완주·무주·진안·장수, 정읍·고창 등 전북 주요 지역을 돌며 더민주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날 순창군 복흥면에 있는 조부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생가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덕진공원에 마련된 ‘김병로 동상’을 예정에 없이 찾았다. 자신의 새누리당 경력을 둘러싼 비판을 의식해 뿌리가 호남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달 26~27일에 이어 닷새 만에 호남을 찾은 김 대표는 2일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를 방문한다. 또 선거전 막판에 호남을 다시 찾는 일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은평갑·을, 강서을, 양천갑·을 등 서부벨트를 중심으로 선거 지원에 나섰다. 문 대표는 유세 중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자꾸 고집을 하고 계신데 국민의 간절한 염원을 더 우선순위에 놓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수도권 표심 공략’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일 경기 서남부와 인천, 서울 등 12개 지역을 넘나들며 수도권 민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경기 안산벨트와 인천벨트는 국민의당 소속 현역 의원인 김영환(안산 상록을), 부좌현(안산 단원을), 최원식(인천 계양을), 문병호(인천 부평갑) 후보가 출마해 국민의당에 대한 수도권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지역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6시 30분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역 9번 출구에서 출근 인사를 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안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도 다야(多野) 구도로 낙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지지부진한 수도권 지지율을 끌어올려 야권후보 단일화 바람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안 대표는 이어 경기 안양으로 이동해 안양 동안갑 백종주 후보 지원 유세에서 “1번, 2번이 싸우느라 민생 해결을 못 하는 데 질린다고 한다”며 “3번이 못 싸우게 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안정적으로 최소 28~29석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며 “추가로 관심 있게 가능성을 보고 있는 지역이 5개 이상 돼 전략적 목표를 40석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열린세상] 사랑과 지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사랑과 지혜/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최근에 사랑니 하나를 잃었다. 그런데 그저 그런 사랑니가 아니었다. 아주 오래전에 맨 뒤의 큰 어금니를 잃었는데, 기묘하게도 바로 그 공간에 자리를 잡은 긴요한 사랑니였다. 얼추 계산해 봐도 반세기 넘게 어금니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사랑니였다. 그러니 그 사랑니가 뽑혀 나간 자리는 무척 허전했다. 씹을 때 느끼는 불편함과는 차원이 다른, 어떤 본질적인 허탈감이 밀려왔다. 그런데 며칠 전 바로 그 자리에 임플란트를 했다. 씹는 데 아직 큰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 자연스럽게 다른 한쪽으로 씹게 될 걸 생각하니 인위적으로라도 씹는 균형을 잡는 게 좋겠다 싶어 그렇게 결정했다. 그런데 이런 시술 과정을 겪으면서 뜻밖에도 만감이 교차했다. 한국어에서는 ‘사랑’니라고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지혜’의 이(wisdom tooth)라고 한다. 실제 기능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괜히 사람에게 고통을 안기는 이빨을 두고 사랑이니 지혜니 하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아마도 사랑을 알고 지혜를 접할 10대 후반 곧 성인이 된 자라야 그런 이빨을 경험할 수 있기에 자연스럽게 붙여진 것 같다. 그 이빨을 어떤 문명권에서는 이성 간의 사랑에 눈뜰 나이가 됐다는 일종의 ‘자격증’으로 인식했고, 어떤 문명권에서는 지혜를 알고 실천할 만한 나이가 됐다는 하나의 ‘인증’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그런데 사랑니가 갖는 바로 이런 상징성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현대인은 살면서 이를 꽤 뽑는다. 사랑니도 그렇다. 심지어 사람(주인)에게 아무런 고통도 불편도 주지 않는데도, 그 주인은 치과의 현대의술을 동원해 사랑니를 아예 발본색원(拔本塞源)해 버린다. 그런데 이런 행위를 인류 문명사의 맥락에서 보자면 나이가 들어 갈수록 어른답게 더욱 빛을 발해야 할 두 가지 덕목, 곧 사랑과 지혜의 뿌리를 아예 미리 제거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에 어쩔 수 없이 사랑니를 뽑으면서 크나큰 아쉬움이 온몸을 감싼 이유는 바로 이런 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또한 임플란트를 하면서 느낀 자괴감은 사랑과 지혜를 제거해 생긴 그 공간에 아무런 감정도 느낌도 없는 인공 조형물을 기계적으로 박아 넣었다는 사실에 닿아 있다. 나도 이제 50대 중반인데, 내 생각과 언행에는 과연 사랑과 지혜가 묻어나는가? 내 주변의 사람들을 사랑하는가? 단순한 처세술이 아닌, 삶의 지혜를 그들과 진정으로 나누는가? 사랑과 지혜는 인간의 유연성과 포용성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키워드이자 양대 축인데, 그것을 상징하는 근원(사랑니)을 상실한 내게는 과연 무엇이 남을까? 혹시라도 마치 임플란트 철심처럼 나의 마음과 삶도 그렇게 경화(硬化)될 것이라는 징조는 아닐까? 사랑과 지혜의 뿌리를 네 개나 갖고 태어났는데, 이제 어느덧 두 개를 잃었으니, 그만큼 내 삶과 생각도 경직되지는 않을까? 사랑니가 있던 공간을 대신한 임플란트 철심처럼 내 마음도 고집불통으로 강퍅해지지는 않을까? 주위 사람들을 사랑과 지혜로 포용하는 나무그늘 같은 ‘어른’으로 나이를 먹어 가지 못하고, 혹시라도 자기만 항상 옳고 남들은 죄다 그르다면서 어떤 소통도 거부하는 한갓 고집쟁이 ‘노인’으로 늙으면 어떡하나? 내심 두렵다. 눈을 돌려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둘러본다. 정치 무대 위의 군상들은 다들 선남선녀인 양 미소 지으며 입을 열어 한 표를 구하지만, 혹시라도 사랑과 지혜의 근원을 이미 오래전에 제거해 버린 입안에는 딱딱하고 감정 없는 임플란트가 박혀 있지는 않을까? 그래서 선거만 끝나면 다시금 어깨에 힘주며 안하무인 식의 옹고집으로 똘똘 뭉치는 것은 아닐까? 민주주의의 생명인 합리적이고도 상식적인 대화와 절충 소식은 여간해서는 들어 보기 어렵고, 독선과 아집으로 뭉친 이전투구 뉴스만 하루 세 끼 밥 먹듯이 자주 접하는 현실이니 하는 말이다. 차라리 그저 사랑과 지혜의 이빨만 잃었다면 그 공간을 새롭고 건설적인 유연성 좋은 다른 것으로 채울 수 있다는 기대라도 하겠건만, 요즘 인왕산 자락과 여의도로 출근하는 이들의 입안에는 죄다 쇠처럼 딱딱한 ‘임플란트’뿐인 것 같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못내 무겁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제품에 고객 감동 더하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제품에 고객 감동 더하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사람 중시 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권 회장은 제품력만으로는 고객의 감동을 끌어내기 어렵다고 보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휴먼 솔루션’의 개념을 제시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고객에게 ‘평생 친구가 되겠다’는 전략을 펼쳐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으로 거듭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30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 회장은 최근 임직원과의 스킨십 경영을 강화하면서 휴먼 솔루션을 강조하고 있다. 제품을 파는 포스코는 ‘을’의 입장이기 때문에 단순히 제품 판매에만 신경쓰지 말고 고객의 마음을 헤아려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도요타를 예로 들면서 딜러를 ‘파트너’로 여기는 문화가 회사의 장기 성장을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일본 자동차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기술, 성능으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딜러 중시 정책’을 일관되게 고집하면서 동일 딜러의 재구매 비율을 60% 넘게 올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고객사인 쌍용자동차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신차 ‘티볼리에어’를 전시,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휴먼 솔루션의 일환이다. 권 회장은 또 휴먼 솔루션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지론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사내 프로그램인 토요학습의 강연자로 나선 권 회장이 논어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리더가) 바른 방향으로 솔선하면 구성원도 스스로 바른길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포스코청암재단은 이날 포스코센터에서 제10회 포스코청암상 시상식을 열고 과학·교육·사회공헌 분야 수상자들에게 각각 상패와 상금 2억원을 줬다. 과학상 수상자로는 조윤제 포스텍 생명과학부 교수가 선정됐다. 교육상은 기술명장 양성에 앞장선 금오공업고등학교, 봉사상은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한 라파엘클리닉이 받았다. 시상식에는 권 회장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각계 인사 250여명이 참석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클린턴 ‘블랙베리 사용금지’ 묵살… 美대선 새 변수

    클린턴 ‘블랙베리 사용금지’ 묵살… 美대선 새 변수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 147명이 수사에 관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탐사보도를 통해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점과 수사 현황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경선과 대선 본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WP는 특히 FBI 요원 147명이 클린턴 이메일 수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의 말을 전해 결과에 따라서는 클린턴이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다시 각인시켰다. WP는 “FBI가 11월 대선에 즈음해 결과를 발표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문건 수백 건을 검토하고 미 정부 고위 인사 10여명과 인터뷰한 결과 “클린턴이 비밀 자료를 다루는 법과 규정, 정부 기록 보전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클린턴이 (자신이 사용한 개인 휴대전화인) 블랙베리의 보안에 관한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는 동시에 자신과 최측근 보좌관들이 자택 지하의 개인 서버를 사용함으로써 명백히 보안상 위험을 감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WP는 “클린턴이 모든 이메일을 블랙베리를 통해 주고받기를 고집했다”면서 “‘마호가니 로’(Mahogany Row)로 알려진 보안 공간인 (국무부) 7층 집무실에도 블랙베리를 반입하다가 결국 반대에 부딪혀 관뒀으나 다른 장소에서는 블랙베리를 공무에 사용했으며 자택 지하에 설치한 개인 이메일 서버도 폐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클린턴과 그의 사람들은 국무장관 임기 동안 블랙베리의 ‘열렬한 중독자’였다”고 강조했다. 또 블랙베리를 통한 개인 이메일 및 개인 서버 사용은 보안 담당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덧붙였다. 클린턴은 그동안 개인 이메일 사용은 “실수”였으며, 사용 당시에는 비밀 자료를 주고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147명의 FBI 요원이 개인 이메일·서버 사용에 의한 국가 안보 저촉 가능성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것은 수사 당국이 그만큼 사태를 엄중하게 다루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이날 “FBI와 검찰이 클린턴의 측근들을 공식 소환 조사하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전해 이메일 스캔들 국면이 의외로 심각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면서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러한 예상이 빗나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의 초점은 개인 이메일을 통해 비밀 자료가 다뤄진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있는지, 자택에 설치된 개인 서버가 해킹됐는지 등으로 전해졌다. 수사 결과는 7월 이후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결과 발표 시기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7월 전당대회에서 클린턴이 민주당 최종 후보로 지명되면 유야무야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소식통은 “유력 언론들이 앞다퉈 비판적으로 보도한 뒤 기소까지는 안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애플, 삼성 따라가나…아이폰7S에 곡면 아몰레드 적용할 듯

    애플, 삼성 따라가나…아이폰7S에 곡면 아몰레드 적용할 듯

    내년 출시되는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엣지와 비슷한 구부러진 아몰레드(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밍치 궈 KGI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출시할 아이폰은 앞뒷면을 모두 곡선형 유리로 마감한 새로운 디자인일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CNN머니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궈는 아이폰7S는 그간 애플이 고집했던 LCD(액정표시장치) 기반의 레티나 디스플레이 대신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가을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7에는 기존 LCD패널이 들어갈 전망이다. 아몰레드는 삼성전자가 주로 채택해온 디스플레이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아몰레드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애플은 아몰레드 패널 공급원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대만 업체 등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플러스 모델에는 기존 5.5인치보다 큰 5.8인치 대화면을 도입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무선 충전 기능을 도입하고 지문인식보다 보안이 강화된 얼굴인식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궈는 설명했다. 한편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 SE는 중국에서 이미 340만개 선주문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선택적 식이장애’…그녀는 3년 간 KFC만 먹어야 했다

    많은 사람이 치킨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매일 치킨만 먹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질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국의 한 20대 여성은 지난 3년간 치킨, 그것도 KFC(켄터키프라이드치킨)만 먹어온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그랬던 그녀가 최근 최면 치료를 받은 뒤 3년 만에 처음으로 과일을 먹을 수 있었다고 영국 일간지 메트로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잉글랜드 포츠머스에 거주하고 있는 조지 스코트니는 젊은 나이에 선택적 식이장애(Selective Eating Disorder·SED)가 발생해 지금까지 남모를 고통 속에 살아왔다. 이 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제외하고는 먹지도 못하고 먹더라도 다시 토해내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대개 특정 음식으로 제한돼 있고 심하면 특정 브랜드까지 한정된다. 그녀 역시 어렸을 때부터 치킨과 감자칩만 먹게 됐고 이후에는 특정 브랜드의 것만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포츠머스 체조학교(Portsmouth School of Gymnastics) 학생으로 영국 체조 대표단에 소속된 조지는 자신의 질환이 훈련에 늦지 않기 위해 식사를 거르기 시작했을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믿고 있다. 이 때문에 그녀는 지난 3년간 KFC에서 산 음식만 먹으며 살았다. 물론 치킨 외에도 감자칩이나 토스트 등 이 브랜드의 기름진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약 1시간 동안 최면 치료를 받게 됐고 마침내 과일을 포함한 다음 음식 섭취를 시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치료 전 아침으로 먹던 토스트는 베이컨과 소시지, 버섯, 달걀 등의 아침식사로 바뀌었다. 3년간 점심 메뉴였던 KFC 치킨텐더나 팝콘치킨, 그리고 감자칩은 옥수수와 브로콜리를 곁들인 치킨 파스타로 바꿀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매일 체육관에 가서 운동하고 있지만 칼로리가 높은 식사로 인해 체중 관리를 위해 지금까지 저녁을 굶었다는 조지. 이제 여러 가지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심지어 일요일 저녁에는 구운 고기류도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조지도 처음에는 최면 치료를 의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SED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학자 펠릭스 이코노마키스의 최면 치료를 받은 뒤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내 고집이 너무 세 결코 바꿀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해 모두에게 경고했다”면서 “그런데 치료 뒤 내 모든 것이 바뀌었고 심지어 전에는 꿈에서조차 먹지 않았던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고 실제로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지정맥류 실손보험 제외’ 의료계 반발

    금융 당국이 종아리, 허벅지에 새파란 핏줄이 비치거나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 치료를 실손보험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의료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흉부외과학회와 대한흉부외과의사회는 최근 ‘하지정맥류 약관 개정 공동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에 규정 재개정을 촉구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있는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밖으로 돌출되는 질환으로 심하면 통증, 부종, 경련, 궤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통적인 하지정맥류 치료는 사타구니와 무릎 아래 몇 군데 피부를 절개하고 병든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주삿바늘로 1~2㎜ 크기의 구멍을 내서 정맥 안에 레이저나 고주파를 넣고 강한 열로 병든 정맥을 태우거나 굽는 혈관 레이저 폐쇄술, 고주파 혈관 폐쇄술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1월 금융감독원은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해 올해 신규 가입자의 레이저·고주파 수술을 보험 혜택에서 제외했다. 국민건강보험 적용 대상인 절개수술(상부결찰 및 광범위정맥류 발거술)만 실손보험 대상으로 인정하고 건보 비급여로 분류된 혈관 레이저 폐쇄술, 고주파 혈관 폐쇄술 등은 단순 미용치료로 판단해 실손보험에서 제외한 것이다. 일부 병원의 과잉 진료와 값비싼 수술법 권장이 실손보험료 인상의 원인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오태윤 대한흉부외과학회 상임이사는 “폐 질환자를 수술할 때 조그만 상처를 내는 복강경은 미용 목적이기 때문에 목에서부터 배까지를 절개하는 수술을 하라고 강요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철 대한흉부외과의사회 총무이사는 “레이저 수술법이 절개수술보다 출혈이나 혈종 발생이 4배, 상처 감염은 6배 그리고 신경 손상은 2배로 낮다”며 “고주파 수술 역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평균 3일로 절개법(12.5일)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정맥학회에서도 열로 치료하는 수술법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술법을 두고 절개수술만 고집한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金 “공천이 옆길로 가서 잠이 안 와”

    金 “공천이 옆길로 가서 잠이 안 와”

    “국민공천 부족하지만 만족복당 불가론 말할 단계 아냐” “공천이 옆길로 가서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걱정이 많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13총선 공천을 마무리한 심경을 지난 26일 이렇게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부산 중·영도구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여는 등 그동안 못 챙겼던 지역구 다지기에 나서며 총선 지휘에 시동을 걸었다. 27일엔 지역구인 영도구의 한국해양대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 조찬기도회에 참석했다. 전날 박민식(부산 북·강서갑)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김 대표는 “싸워서 이기는 것은 군인 정신이고, 정치는 지면서도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 과정에서 이유를 막론하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정치는 협상과 타협이다. 국민과 조직을 위해 타협한 것이며, 비굴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특히 “당규를 고집했다면 결국 파국의 길로 갔을 것”이라며 “이를 막으려 제가 타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권 여당이 공천 때문에 분열돼 공멸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고, 2년 남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서도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공천제와 관련해서는 “100%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87.5% 달성했고, 부족하지만 만족할 수밖에 없다”며 이해를 구했다. 김 대표는 “잘못된 공천제도를 해결하면 정치권 부조리의 90%를 해결할 수 있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한 뒤 “하지만 당규를 개정해 이를 실현하려 하는데 옆길로 가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한 후보들의 ‘복당 불가론’을 밝힌 원유철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아직 그런 것을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현청 교육산책] 부모와 학부모

    [이현청 교육산책] 부모와 학부모

    어느 공익광고에서 “학부모와 부모의 차이”에 관한 내용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멀리 보라 하는 것은 부모고, 앞만 보라 하는 것은 학부모라고 말합니다. 최선을 다하라고 하는 것은 부모고, 일등하라고 하는 것은 학부모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이 참된 교육의 시작이라 말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참부모는 없고 학부모는 있다는 자조 섞인 말이 있습니다. 우리 교육 현실과 우리 부모들의 현주소를 잘 표현한 말입니다. 우리 교육 현장에서 보면 일류지상주의, 일등주의로 가득 찬 교육문화 속에서 우리 자녀들이 참다운 인간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선진국의 교육은 모든 아동들이 다 각기 다른 일등을 길러 내는 교육인데 반해 우리 교육은 오직 성적 위주의 일등 한 사람만을 중요시하는 교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시대는 암기 위주, 입시 위주, 사교육 위주의 교육으로는 세계 인재로 성장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창의적이고 긍정적이며 아름다운 인성을 갖출 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인재가 되는 시대입니다. 1990년 초 PC가 보편화된 이래 지난 20년 동안 우리 사회는 엄청나게 변했습니다. 미래학자들은 2050년쯤에는 현재 우리 직업의 절반 정도는 바뀔 것으로 예측할 정도입니다. 얼마 전 알파고의 인공지능 충격이 우리에게 말해 주듯 직업세계 또한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장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읽지 못하고 전통적 교육관에 매달리는 한, 특정대학, 특정학문 분야를 고집하는 학부모가 있는 한 이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기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이 시대의 교육은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이 아니라 빠른 변화에 적응할 수 있고 즉시 쓰일 수 있는 교육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기러기 가족이 없고, 수능시험을 위해 비행기를 멈추게 하는 나라도 없으며, 영어 발음을 좋게 하려고 자녀의 혀를 수술시키는 나라도 없습니다. 학부모와 부모가 합치될 때 우리 교육은 진정한 교육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니 엔젤로의 ‘대통령을 만든 어머니들’이라는 책을 보면 미국 대통령 16명을 만든 부모들이 자녀에게 가르쳤던 것은 윤리, 도덕, 행동양식 등 삶의 기본 가치였고 옳고 그름과 자신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신앙심을 길러 줬고 긍정적 사고와 독서 교육에 치중했습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진정한 실패가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참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더불어 사는 것을 가르치고, 남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것을 가르칠 때 학부모가 아니라 진정한 부모인 것입니다. 또한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 속에서 위대함을 추구하는 선진국의 교육과 달리 틀 속에서 우수함과 열등함을 나누는 우리 교육은 진정한 위대함과 다름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이기 쉽습니다. 다름을 가르치는 부모가 많을 때 우리 사회의 편견과 갈등은 적어질 것입니다. 세계를 움직인 위대한 사람 중에서도 정상인들과는 달리 장애를 안고 위대한 승리를 한 사람도 많습니다. 아인슈타인, 헬렌 켈러, 밀러, 베토벤, 에디슨, 스티븐 호킹 등 많은 분들이 정상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위대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것은 부모의 사랑과 위대함은 다름 속에서 탄생한다고 하는 것을 통해 교육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1980년 2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런 공익광고가 났었습니다. “만약에 당신이 좌절감에 사로잡혀 있다면 이런 사나이를 생각해 보세요. 그는 초등학교를 9개월밖에 다니지 못했습니다. 그는 잡화점을 경영하다 파산했고, 그 빚을 갚는 데만 무려 17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그는 주의회 의원 선거에서 낙선했고,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떨어졌으며, 부통령 선거에서도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이름을 항상 A 링컨이라고 서명했습니다.” 이처럼 삶의 고난 속에서도 새어머니의 큰 사랑이 있었으므로 위대한 대통령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어머니는 학부모가 아니었습니다. 참부모였습니다. 한양대 석좌교수
  • [씨줄날줄] 독불장군/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독불장군/최광숙 논설위원

    2차 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이 강한 ‘독불장군’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신념과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자신의 스타일만 고집하지 않고 유연한 방식으로 접근해 자신의 뜻을 이루는 ‘소통의 대가’이기도 했다. 나치의 침공으로 위기에 처한 영국을 구하고자 참전을 주저하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2000여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결국 미국을 참전케 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방문 당시 백악관 침실에서 벌거벗은 채로 루스벨트와 마주쳤을 때 “미 합중국 대통령 각하, 영국 총리 처칠은 각하에게 숨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자, 보십시오”라고 말해 루스벨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비타협적인 성격 때문에 정치적으로 실패한 아버지를 반면교사로 삼아 그는 정적들에게 타협과 유머와 기지를 발휘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우리 정치권에서는 처칠의 유머는 눈 씻고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진독’(진짜 독불장군) 2명이 화제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바로 그들이다. ‘오만’과 ‘독선’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더욱 부채질한다는 평이다. 그들은 “니들이 뭘 알아”라는 식의 무소불위의 언행 등 여러 면에서 닮았다. 우선 그들은 가는 곳이면 어디나 ‘갈등의 진원지’, ‘트러블 메이커’가 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지난 대선 때 정책 방향을 놓고 이 두 고집불통끼리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대선 당시 김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게 “나와 이한구 중 선택하라”고 압박해 그를 선대위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봉합이 됐단다. 얼마 전 당을 바꿔 야당 대표가 되고서도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친노·운동권 세력과 크게 충돌해 당내 분란이 일어났다. 이한구 위원장 역시 공천 과정에서 ‘배신자 찍어 내기’를 금과옥조로 무리한 공천 작업을 벌여 욕을 먹었다. 심지어 김무성 대표를 향해서도 “바보 같은 소리”라며 인신모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아 친박·비박 간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친박 내에서조차 그는 ‘비호감’ 소릴 듣는다. 호가호위(狐假虎威)하며 ‘공천 칼춤’을 추다 지금은 청와대에서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유승민 의원 고사작전을 벌이다 결국 김 대표의 ‘옥새투쟁’을 야기해 일을 크게 그르치게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앞뒤 재지 않고 맡은 직책의 ‘전권’을 행사하겠다며 과욕을 부리는 성향이라는 평을 듣는다. 정적에게는 무자비하게, 하지만 자신은 과신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들이 앞으로 어떤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을지는 모른다. “독불장군에겐 미래가 없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말이 새삼 생각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오늘의 눈] 공천 단상/이영준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공천 단상/이영준 정치부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014년 7월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국민경선제) 도입을 공언하며 대표직에 올랐다. 당 대표 권력의 상징이었던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현실화될 경우 국내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 보니 그것은 여권 내 지독한 공천 내홍의 서막이었다. 그로부터 20개월 후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공천이 마무리됐다.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은 미완의 실험으로 막을 내렸다. 대량 탈당 사태, 김 대표의 ‘옥새 반란’을 비롯한 숱한 계파 갈등이 빚어졌고, 모두에게 깊은 상처만 남겼다. 대의 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상향식 공천제는 직접·참여 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다. 국민의 손으로 공직자를 추천한다는 것은 꽤나 이상적이다. 권력자의 손에 좌지우지됐던 ‘내리꽂기식’ 전략 공천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고, 김 대표의 여권 내 지지율도 30%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상은 현실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국내 정치 지형이 지역마다 다른 까닭이다. 영남에서는 공천이 곧 당선이지만, 수도권에서는 공천이 당선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전 지역 ‘100% 경선’만 고집했다. 취지는 좋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선거 전략 측면에서도 큰 모험이었다. 상향식 공천을 지역별 정치 풍토에 맞게 보다 탄력적으로 적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준비도 부족했다.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100% 여론조사’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는 말은 실제 공천 과정에서 현실로 드러났다. 여론조사 공천은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에서 한 번이라도 들어 본 이름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 그 응답의 진실성을 검증할 방법도 없다. 세계 어느 나라도 여론조사로 공천을 하지 않는 이유다. 중우(衆愚)정치로 흐를 가능성도 농후하다. 당헌·당규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김 대표가 우선·단수추천제가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에 “상향식 공천제는 당론”이라고만 응수했던 건 다소 안이한 대응이었다. 하물며 ‘상향식 공천’이 절대선(善)도 아니다. 조직·동원 선거로 변질될 우려가 크며, 이에 따라 정치 신인보다는 현역 다선 의원과 지방토호 등이 원천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다분하다. 선거를 사실상 두 번 치르는 데 따른 혈세 낭비도 감수해야 한다. 김 대표는 ‘상향식 프레임’에 갇혀 새로운 인재 발탁에도 실패했다. 역사적으로 천하의 인재는 극진한 ‘영입’을 통해 등용된 경우가 많다. 유비가 제갈량을 얻을 때 그랬고, 은나라의 탕왕이 이윤을 발탁할 때도 그랬다. 국내 정치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능한 인재가 제 발로 찾아오는 경우는 대개 정치적 야심에 따른 자천일 가능성이 높다. 훌륭한 인재를 천거해 국민 앞에 선보이는 것은 정치권의 몫이다. 국민들은 여론조사가 아닌 투표로 정치를 심판하길 원한다. apple@seoul.co.kr
  • 김무성 “정치는 지면서도 이기는 것”…갈등 진화

    김무성 “정치는 지면서도 이기는 것”…갈등 진화

    당내 공천 과정에서 극한의 갈등을 표출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갈등 진화에 나섰다.  김 대표는 26일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하는 비박(비 박근혜)계 박민식 의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공천 과정에서 이유를 막론하고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싸워서 이기는 것은 군인정신이고 정치는 지면서도 이기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대차게 나가라. 끝까지 밀어붙이라는 등 이번 일(공천 갈등)과 관련해 별 이야기가 다 나왔다”며 “하지만 그런 말에 넘어가면 큰일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정치는 협상과 타협이다. 국민과 조직을 위해 타협한 것이며 비굴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규를 고집하고 했다면 결국 파국의 길로 갔을 것”이라며 “공멸의 길을 가는 것을 막으려고 어제 제가 타협했다”면서 “집권 여당이 공천 때문에 분열돼 공멸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며, 2년 남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서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그동안 내세웠던 국민공천제와 관련해서는 “100%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87.5% 달성했고, 부족하지만 만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같은 취지의 말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지역 현역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소식에서 “국회의원이 욕을 먹는 이유를 고민했는데 결론은 잘못된 공천제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90%가 권력자의 공천권이 잘못 행사돼 그런 것”이라며 “공천 문제를 해결하면 정치권 90%의 부조리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국민공천제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밖에 “망국법인 국회 선진화법을 없애려면 180석을 얻어야 한다”며 “저는 자신 있는데 공천이 옆길로 가서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로 걱정이 많다”고 공천 갈등으로 민심이 이반될 수 있음을 우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이런 공천으로 20대 국회에 뭘 기대하겠는가

    여야의 무원칙한 공천이 극심한 후폭풍을 불렀다. 정체성 논란 끝에 새누리당을 떠난 유승민 의원과 주호영·류성걸 등 대구 지역구 의원, 친이계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 등이 어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무성 대표가 유·이 의원 지역구 등 5개 선거구 무공천을 고집하면서 여권은 종일 벌집 쑤신 분위기였다. ‘막장 공천’이란 면에서 도긴개긴이었던 야권도 어수선하긴 마찬가지다. 원조 친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에게 “미쳐도 곱게 미쳐라”라는 말을 들으며 친노 운동권을 솎아 내는 시늉을 했던 김종인 대표가 친문 세력의 비례대표 독식을 묵인, 가까스로 봉합된 내홍은 문재인 전 대표가 복귀하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이런 공천 여진은 여야가 자초했지만, 20대 국회에서 국정 혼선으로 이어진다면 통탄할 노릇이다. 작금의 공천 여진으로 정당 민주주의가 한계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치열한 토론으로 의견의 간극을 좁히고, 그래도 이견이 남으면 다수결로 결정을 내리고 패자는 이에 승복하는 게 민주주의의 요체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가 줄을 잇는다는 건 여야의 공천 과정에서 이 기본 원리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특히 여당 지도부가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결정도 않고 탈당을 유도한 것은 무책임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그가 탈당하자 대구 동을 후보로 이재만 전 구청장을 단수 공천했고 김무성 대표는 이곳을 포함한 5개 선거구 후보에 대한 최고위 추인을 거부했다. 자당 대표에게 “김무성 죽여 버려”라고 막말했던 친박 윤상현 의원은 무소속으로 나오겠단다. 국민의 눈엔 국정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여당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런데도 여당 지도부는 이런 민심을 제대로 못 읽는 것 같다. 김 대표가 뒤늦게 공관위의 5개 선거구 공천에 직인을 찍지 않겠다고 버티며 어제 한때 당내 갈등은 비등점을 향해 치닫지 않았나. 이 공관위원장은 탈당한 유 의원을 향해 “당에 침 뱉으며 자기 정치 위해 떠났다”고 해 분열된 여권이 선거 후 한 배를 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4·13 총선 이후가 사뭇 걱정스럽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안보와 경제 양쪽으로 위기인 상황에서 출범할 20대 국회가 제대로 국정을 ‘선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무한 정쟁에다 국회선진화법으로 입법 기능이 마비된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으로 평가됐지만, 20대 국회는 한 술 더 뜰지도 모르겠다. 각 당의 공천에 불복한 인사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나올 선거 판도로 볼 때 그렇다는 말이다. 여야가 선거 결과가 나오자마자 친여·친야 무소속 당선자들까지 뒤엉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합집산과 권력투쟁을 벌이는 시나리오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번 공천은 여야 모두 참담하게 실패했다. 여론조사에 의한 상향식 공천이든, 새 인물 발탁을 위한 전략 공천이든 계파 패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졌다는 점에서다. 여야 양쪽 열성 지지층조차 투표장에 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의 막장극이었다. 이제 고장 난 정당 민주주의, 그리고 총선 이후의 의회 민주주의를 되살리려면 유권자들의 옥석을 가리는 밝은 눈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야 할 듯싶다.
  • 고민 또 고민… 안 떠난 김종인

    고민 또 고민… 안 떠난 김종인

    “선거 20여일밖에 안 남아 책임감 당 정체성 문제 해결해야 수권” 비례대표 공천 논란으로 대표직 사퇴 배수진까지 쳤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얼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3일 당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더민주는 ‘셀프 공천’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대표의 비례 2번 배정을 확정했다. 이로써 김 대표와 구(舊)주류의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졌던 더민주의 내홍은 사흘 만에 봉합됐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일부 세력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혀 총선 이후 갈등의 불씨는 고스란히 남았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며칠 동안 깊이 고민을 해 봤다”며 “고민, 고민 끝에 일단 이 당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입장만을 고집해서 당을 떠난다면 선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책임감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이 끝나고 나서 대선에 임하는 데 있어 일부 세력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 정당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며 구주류 강경파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당의 정체성 운운하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중앙위) 표결 결과로 나타난 것을 보면 말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더민주는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여 줬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2번에 대해 “내가 당을 끌고 가기 위해 필요했기에 선택한 것”이라며 “당을 떠남과 동시에 비례의원직 사퇴를 던진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또한 김 대표의 전략공천 몫인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와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김성수 대변인을 각각 1번, 4번, 10번 등 상위 순번에 확정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했지만, 김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15번을 받았다. 더민주는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좌장 이해찬 의원의 지역구인 세종시에 부장판사 출신 문흥수 변호사를 이날 공천하는 등 4·13총선 공천을 매듭지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종인 대표직 유지, 비례 2번도 그대로…“고민 끝에 당 남아”

    김종인 대표직 유지, 비례 2번도 그대로…“고민 끝에 당 남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3일 “고민 끝에 이 당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대표직 유지 의사를 밝혔다. 비례대표 2번 배정에 대해서는 “당을 끌고 가려면 필요했기에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민주가 아직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봤다”며 “제가 여기 남아 무슨 조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 상황에서 나의 입장만 고집해 우리 당을 떠나면 선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에 나름대로 책임감도 느끼게 됐다”고 당에 남는 이유가 더민주를 위한 것임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총선이 끝나고 대선에 임할 때 현재와 같은 일부 세력의 정체성 논쟁을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약속한 바대로 모든 힘을 다해서 이 당의 방향을 정상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하도록 결심하고 당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배정한 비례대표 명부를 추인할지에 대해서는 “내가 큰 욕심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비례 2번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을 끌고 가기 위해 필요했기에 선택한 것이며, 당을 떠남과 동시에 비례의원직을 사퇴한다는 각오도 하고 있다”고 수용을 시사했다. 전날 비대위원들이 일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에는 “어제 얘기를 처음 들었다. 좀 더 생각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여러 문제로 소란한 모습을 보인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핫뉴스] “백미러 접어라”…운전기사 발로 찬 재벌3세 ▶[핫뉴스] 오세훈 여동생, 더민주에 비례 신청했다 돌연…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여행 | 호시노 리조트 카이 아소 HOSHINO RESORT KAI ASO- 따뜻한 신세계

    해외여행 | 호시노 리조트 카이 아소 HOSHINO RESORT KAI ASO- 따뜻한 신세계

    Ryokan HOSHINO RESORT KAI ASO어느 해인가 아소의 산 구비를 구불구불 오르며 울컥 올라왔던 멀미를 기억했다. 참기 힘든 시간이 지나고 한껏 나른해진 시선 안으로 들어온 원시의 산 덩어리와 평야. 놀라운 그 풍경에 경외와 감동이 절로 일었었다. 그리고 몇년이 흘러 다시 찾은 아소. 그 산 풍경을 바라보며 계곡 속에서 머물렀던 하루가 다시 그 따뜻함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터이다. 노란 카보스를 띄워 더욱 운치 있는 호시노 리조트 카이 아소의 개별 노천탕 일본의 대표적인 럭셔리 료칸 & 리조트 브랜드인 호시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카이界, KAI’는 일본 전역 14곳에 자리한 온천 료칸 브랜드로 각각 그 지역만의 특별한 매력을 차별화해 부각시키는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다. 호시노 리조트 특유의 지극한 환대에 지역 특산물로 만든 먹거리, 온천으로 완성되는 힐링 여행을 지향한다. 지난 2015년 12월에는 이시카와현 야마시로 온천의 옛 자취를 느낄 수 있는 호시노 리조트 카이 가가界加賀가 새롭게 리뉴얼 오픈했다. kr.hoshinoresort.com 카이 아소 본관 테라스에서 바라본 아소 규슈 구마모토현과 오이타현에 걸쳐 있는 아소쿠주국립공원에 자리한 호시노 리조트 카이 아소. 약 2만6,500m2 대지에 12개의 객실 동이 들어서 있는 퓨전 온천 료칸으로 2인실 8동, 4인실 4동으로 구성된 객실들이 너른 대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객실이 들어선 정원 쪽을 바라보며 서 있는 본관 건물에는 다이닝 레스토랑, 전망 테라스, 라운지와 스파 및 숍 등이 들어서 있으며 간이 라이브러리와 벽난로를 설치해 그 앞에 앉아 책을 읽거나 군고구마와 소주 칵테일 등을 즐기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숲길 곳곳에 자리한 별채 객실의 내부는 무엇보다 투숙객의 편의를 고려했다향기로운 노천탕 풍경 조용하고 깔끔한 산 속 마을 풍경. 별채 객실들이 숨은 듯 길 굽이굽이 자리하고 있다. 시선을 빼앗는 아소의 풍경과 하늘 그리고 사위에 내려앉은 고즈넉함에 호흡마저 한 템포 느려진다. 쉬어 가기에 온전한 조건이다. 열쇠로 문을 열고 나만의 객실로 들어서면 차분한 거실 너머 창밖으로 깊은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객실은 일본 전통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투숙객의 편의를 고려했다. 각 객실의 실내는 전통 이부자리 ‘후통’을 이용할 수 있는 일본식 다다미방과 침대가 놓여 있는 양실 그리고 소파와 텔레비전이 갖춰져 있는 온돌식 마루 거실, 실내 자쿠지가 놓여 있는 실내 욕실로 구성해 투숙객의 다양한 취향과 편리에 신경을 썼다. 와이파이 이용 또한 원활하다. 침대 방과 거실이 양실의 장점을 살렸다면 다다미방은 자연 속으로 한껏 연장되어 있는 듯 한결 시원한 느낌을 준다. 방의 벽 두 면에 드리워진 커튼을 열어젖히면 숲의 풍경이 시원스레 방 안으로 들어온다. 물론 그중 최고는 나만의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개별 노천탕. 탕 한 켠에 물에 띄울 노란 카보스 대여섯 개가 바구니에 담겨 입수를 기다리고 있다.망설임 없이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갔다. 짜릿한 따뜻함이 온몸에 밀려들고 물 위에 동동 뜬 노란색 카보스가 물결에 흔들려 이리저리 몸을 뒤챈다. 알 듯 모를 듯 올라오는 과실의 향기에 숲속을 떠도는 겨울 바람이 한껏 싱그러운 향기를 매달고 합세한다. 몸은 이완되고 머리는 한껏 깨어나는 최상의 상태. 이런 호사가 없다. 겨울 밤, 따뜻한 물속에 앉아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는 것. 한겨울 일상의 냉기를 한동안은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따뜻하고 또 따뜻하다. 아소가 펼쳐지는 환상적인 전망을 즐길 수 있는 테라스와 레스토랑 등이 자리한 본관 건물 일본의 대표적인 럭셔리 료칸 & 리조트 브랜드인 호시노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카이界, KAI’는 일본 전역 14곳에 자리한 온천 료칸 브랜드로 각각 그 지역만의 특별한 매력을 차별화해 부각시키는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다. 호시노 리조트 특유의 지극한 환대에 지역 특산물로 만든 먹거리, 온천으로 완성되는 힐링 여행을 지향한다. 지난 2015년 12월에는 이시카와현 야마시로 온천의 옛 자취를 느낄 수 있는 호시노 리조트 카이 가가界加賀가 새롭게 리뉴얼 오픈했다. kr.hoshinoresort.com 온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저녁노을이 아소에 내려앉았다카이 아소가 안내하는 칼데라 아소의 칼데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규모로 카이 아소에서는 몇몇 프로그램을 통해 리조트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칼데라의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 소소하고 귀여운 프로그램들로 인해 자연 속 한적하고 조용한 시간들에 유쾌한 균열이 일어난다. 그 첫 번째가 2015년 10월에 개장한 칼데라 바에서 진행하는 칼데라 체험 시간. 바텐더가 직접 아소의 사계절을 영상으로 보여 주고 아소 특산품과 지역 특성, 칼데라 생성 원리 등에 대한 설명과 간단한 체험을 진행한다. 아카우시赤牛 육포에 아소의 고구마 소주 칵테일을 마시며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매일 20여 분씩 5회 진행되며 참여하려면 체크인시 미리 예약해야 한다. 또 매일 아침 7시30분에는 투숙객들을 위해 체조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겨울 아침, ‘칼데라 체조’는 본관 발코니에 서서 멀리 아소의 기슭에 먼동이 트는 것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큰 기대 없이 꼼지락거리며 시작한 간단한 몸풀기 체조였는데 떠오르는 해의 기운과 아소의 기운이 함께하며 새삼 특별한 시간이 된다. 카이 아소에서는 영양 많고 질 좋은 지역의 특산물로 맛깔난 식사를 차려 낸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대접받다 카이 아소에서는 본관 건물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매 끼니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한 물과 화산재의 양분을 받고 자란 달고 맛있는 고구마를 포함해 각종 야채, 초원에 방목해서 키운 지방이 적고 건강에 좋은 아카우시, 영양이 풍부하고 질 좋은 해산물과 고구마 소주까지, 제철 재료와 지역 특산품으로 차려 낸 정갈한 코스 요리는 눈과 입맛을 사로잡는다. 거기에 아침이면 운해에 깔린 산 풍경이, 저녁이면 온 세상을 물들이는 저녁노을의 환상적인 풍경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오감이 자극받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저녁 식사 후 벽난로 주변에 앉아 입에서 살살 녹는 달디 단 군고구마를 호호 불며 담소를 곁들이면 그 시간은 더욱 훈훈해진다. 극진하고 정성스러운 대접을 받으며 흥미로운 코스 요리에 열중하다 얼핏 주위를 돌아보면 식사를 즐기고 있는 투숙객이 많아 새삼 깜짝 놀라게 된다. 카이 아소는 겨울은 물론, 녹음이 우거진 자연과 시원함을 찾아든 사람들로 여름에도 인기다. 외국 여행자들에게뿐만 아니라 일본 내국인들에게도 희망 여행지로 손꼽힌다고. 구로가와 온천마을은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많아 반나절 정도 시간을 보내기 좋다 카이 아소와 구로가와 온천마을 카이 아소의 객실들이 자리한 길을 따라, 또는 리조트 밖으로 한적하고 별다른 산책에 나서 본다. 자그마한 산사 주변을 걷듯,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주변에는 작은 케이크 집과 카페 이외에 편의시설이라곤 전혀 없다. 특별할 수도 있고 불편할 수도 있다. 꼭 필요한 물품들이 있다면 구로가와黑川 온천마을까지 나가 사 와야 한다. 그 불편함이 다시 나를 쉬게 하는 이상한 역설. 카이 아소는 구마모토현 구로가와 온천마을을 거쳐 들어가게 된다. 차로 약 10분 정도. 후쿠오카 공항에서 차로 2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구로가와 온천마을에 도착한다. 구로가와 온천마을은 매해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규슈 최고의 온천마을로 해발 700m 산 속에 자리해 있으며 계곡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를 따라 마을 곳곳에 온천 료칸들이 들어와 있다. 구로가와 료칸에 투숙하지 않더라도 구로가와 온천마을 사무실에서 1,200엔에 자유이용권을 구입하면 3개의 온천을 두루 이용할 수 있다. 주변에 맛집과 도예품 판매점, 우동집 등이 자리해 걸어다니며 점심도 먹고 구경도 하고 필요한 물품도 사면서 반나절 정도 즐기기 좋다. 호시노 리조트 카이 아소에서는 구로가와 온천마을까지 왕복 송영 차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시노 리조트 카이 아소 628-6 Yutsubo Senomoto, Kokonoe-machi, Oita +81 (0) 50 3786 0099 자유여행 전문 컨설팅 여행사 샬레트래블앤라이프Chalet Travel and Life는 ‘내가 원하는 나만의 여행을 위해’라는 콘셉트로 하이엔드 럭셔리 여행 브랜드인 ‘샬레프라이빗’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 일정 및 가이드, 차량까지 개개인의 필요에 따라 일대일 맞춤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샬레트래블앤라이프는 호시노 리조트 카이 아소 상품을 비롯해 유럽·미주 등 지역별 맞춤 여행상품들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www.chalettravel.kr 02 323 1202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샬레트래블앤라이프 www.chalettravel.kr
  • [서울포토] 거취 입장 표명하는 김종인 대표

    [서울포토] 거취 입장 표명하는 김종인 대표

    비대위 대표 사퇴를 의사를 내비쳤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23일 오후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당이 서있는 상황에서 저의 입장만 고집해 이당을 떠난다면 선거가 20여일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책임감을 느꼈다”며 당에 잔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新전원일기] 서우석 산머루 농원 대표

    [新전원일기] 서우석 산머루 농원 대표

    산머루는 그를 만나 명품 와인이 되었다 2010년 여름, 한 스쿠버다이버가 발틱해에서 오래전 침몰한 난파선을 발견한 일이 있었다. 난파선 안에는 수천병의 와인이 들어 있었고 난파선의 제작 연대를 확인한 결과 배에 보관되었던 와인은 무려 19세기 초에 만들어졌다는 게 밝혀졌다. 여러 걱정과는 달리 발틱해의 와인은 전문가들로부터 ‘신의 물방울’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게다가 병당 8000만원이라는 고가에 거래되었다고 한다. 수년 전에 읽은 기사의 한 토막을 떠올리며 임진강과 연한 37번 국도 위를 달렸다. 파주 감악산 중턱에 와이너리를 갖춰 놓고 머루와인을 생산한다는 서우석(69) 대표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토종 산머루로 와인을 만들었고 ‘명주 장인’이라는 칭호까지 얻은 그의 곡절이 궁금했다. # 사람도 숙성되는가 머루밭에서 올라온 서 대표는 바랜 청색 점퍼에 앞부리에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구멍이 뚫린 검정 고무신을 신고 있었다. 악수를 위해 내민 그의 손은 거칠었다. 늘 흙과 사는 그의 삶이 손바닥으로 전해졌다. 그를 쫓아 농원 구경에 나섰다. 마침 대만 관광객 20여명이 와이너리 체험을 위해 도착한 상황이었다. 흔한 일이 아니다 싶어 그에게 물었다. “지난해에만 외국 관광객 6만명이 다녀갔지요.” ‘6만명이라니….’ 그는 오래전부터 관광과 연계된 농사의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하곤 했다고 한다. 농원을 찾은 6만명이 일일이 머루즙을 만들어 보고 머루와인 시음도 하고, 숙성통에서 와인을 직접 받아 가는 체험도 경험했다고 한다. 그의 안내를 받아 귀농교육을 하는 강당에까지 가게 되었다. “머루에 대해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무료로 교육을 하는데 고등학생부터 귀농을 결심한 분들까지 교육받고 있어요. 1년 내내 정신없이 바빠요. 그래도 귀농교육에도 소홀히 하지 않고 관광농원화 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죠. 곧 캠핑장도 재오픈을 하는데 그럼 더 바빠질 겁니다.” 산머루 농원 전체가 그의 철학이 담긴 현장이었다. 1979년 파주 객현리에 들어와 흑염소를 키우며 건너편 산에서 발견한 산머루가 와인의 시작이었다. 여러 차례 산머루를 생산하는 데 실패를 거듭하다 한 농부로부터 묘목 1500그루를 분양받아 자신의 밭에 심게 되었다. 그마저도 2년 사이에 질소 과다와 동해(凍害) 등으로 모두 죽고 살아남은 묘목은 단 다섯 그루였다. 살아남은 0.3%에 희망을 걸고 밭에 심었다. 산머루 농사를 짓겠다고 각오한 뒤 햇수로 4년 만에 처음으로 묘목에서 산머루가 달렸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농부란 그렇게 시간과 곡절에 순응하며 사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다음 장소로 우리를 데려간 곳은 와이너리였다. 산머루 농원의 와이너리는 70m 길이였다. 프랑스에 포도농가 연수를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조성한 와이너리였다고 한다. 프랑스엔 지선까지 모두 합해 26㎞에 이르는 숙성터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시작한 일이었다. 그의 숙성터널은 한국에서 최초로 뚫은 와인터널이었다. 프랑스 와이너리와 비교하면 규모에서 좀 뒤떨어지지만 프랑스 론 지방에서 장인 정신으로 와인을 빚어내는 소규모 와인 동굴과 비교해 보면 부족함이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느낀 서늘함 속에서 숙성되는 와인들의 숨소리 같은 걸 들었고 그의 노력에 감탄했다. “이 감악산은 3개 지자체를 품고 있어요. 감악산을 중심으로 각 지자체에서 2㎞씩만 뚫으면 모두 6㎞가 되는데 그럼 프랑스의 숙성터널 못지않은 훌륭한 숙성터널이 만들어질 겁니다. 1979년부터 산머루랑 살았으니 산머루 인생 40년이 다 되어가네요. 이젠 프랑스 숙성터널 못지않은 터널을 뚫어도 될 만큼 우리 와인도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프랑스 와인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그는 그런 구상까지 하고 있었다. 그는 무모해 보이지만 그렇게 창의적이었다. “물론 오크통으로도 와인을 숙성시키지만 우린 주로 항아리를 이용하죠. 옹기가 숨을 쉬니까요. 2004년 고려대 생명과학연구소에 연구 의뢰를 했는데 오크통보다 우리 옹기에서 생산한 와인이 맛이나 향기에서 더 훌륭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 신과 비밀 사이 그가 마지막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좀 색다른 곳이었다. 공개하는 와이너리의 규모에 비하면 5분의1 크기의 저장고였다. 그만의 비밀 와이너리였다. 저장고 안쪽 깊은 곳에 묵은 때가 두껍게 앉은 와인이 저장되어 있었다. “이게 20년이 넘었죠. 이 와인 저장고는 정이랑 망치만으로 혼자 수백일 걸려 만들었죠. 지금은 보기 좋지만 내가 여기 들어왔을 땐 그야말로 돌밭이었어요. 농장이 만평쯤 되는데 전부 돌밭이었으니까. 돌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아주 지긋지긋했죠. 돌도 작기나 해요. 땅 좀 파다 보면 바위가 나와요. 집채만 한 바위가 박힌 땅이었던 겁니다. 이 밭을 사들이고 농사를 짓겠다니까 다들 미친놈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도 감히 어쩌지 못하고 돌산인 채 내버려뒀다는 땅을 개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굴착기도 뚫기 힘들다는 돌밭을 상대로 망치와 정 하나 달랑 들고 밭에 달라붙어 개간을 시작했던 것이다. 무수히 나오는 돌을 쌓아 담을 만들고 집채만 한 바위가 나오면 몇날 며칠을 깨 부숴 흙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돌산이 언젠가는 비옥한 옥토가 될 것이라 믿으며 망치질을 했고 실제로 산머루와 나무들이 우거진 옥토가 됐다. 그는 중국 고대 우화의 보고집으로 알려진 ‘열자’(列子)에 나오는 우공(愚公)이었다. 왜 그토록 열정적이었느냐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잠깐 도시 생활도 해 봤지만 천성이 농사꾼이에요. 그리고 어느 일보다 정직하고. 지금 귀농교육도 열심히 하는 건, 농부들도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게 가장 큰 이유죠. 나 혼자가 아니라 농부의 꿈을 가진 모든 분들이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경쟁력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의 거친 손을 보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삼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는 조심스럽게 흰 도자기에 담긴 와인 한 병을 가져왔다. “이 술이 내가 가장 처음 와인답게 만든 농원 최초의 머루 와인입니다. 해가 바뀌었으니 올해로 20년이 되었네요.” 20년 된 와인. 머루로 만든 와인이니 지구상에 머루로 만든 와인 중에는 아마 가장 오래된 와인이지 않을까. 머루즙을 만들다 즙 생산공장을 구상하고 시에 지원을 요청했는데 공무원이 ‘즙’이 아니라 ‘주’로 바꾼 한 글자 때문에 머루와인 생산 공장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20년 전의 일이었다. 운명적 우연과 오랜 기다림과 숙성의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명품 와인이 생산된다는 걸 실감했다. 우공 못지않은 그의 노력에 ‘디오니소스’(그리스 술의 신)도 탄복했을 터. 디오니소스가 건넨 신의 물방울은 신이 그에게 준 선물이었을 것이다. 그의 와인은 고려대 생명연구소에서 실험을 통해 포도 와인보다 안토시아닌 등 암을 억제하는 영양분이 5배쯤 높은 와인이라는 실험 결과도 나왔다고 한다. 세월을 기다릴 줄 알아야 빚어낼 수 있는 와인을 그는 완성했다. 그가 만든 머루 관련 상품들은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중국에서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그의 제안으로 우리나라의 다른 농산품들과 함께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터라 머잖아 중국 백화점에서도 한국의 머루와인이 진열될 날이 올 것이다. 요즘은 1년에 400t 규모의 머루와인과 머루즙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매출액도 15억원으로 높은 편이었다. 직원은 15명 정도다. “한번은 대형 매장에 대기업 머루제품이 깔렸다길래 더럭 겁이 나서 달려가 봤죠. 우린 100% 머루 제품인데 대기업 제품은 원액 5%쯤 넣은 거였어요. 그때 정직하게 하면 대기업에도 밀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몸과 마음을 다해 농사를 지은 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그의 농사 철학이나 느려도 곧게 나가야 한다는 삶의 철학이 빚은 ‘옹기의 와인’. 그를 만난 시간은 새로운 술의 세계에 대해 문을 열어준 시간이었다. 또한 옹기에 담은 그의 머루와인이 머잖아 세계적인 제품이 될 거라 장담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글쓴이 소설가 전민식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 주요 작품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불의 기억’ ‘13월’ ‘9일의 묘’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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