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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고에서 시작된 ‘수제 맥주’… 26조원 대박 축배 들다

    차고에서 시작된 ‘수제 맥주’… 26조원 대박 축배 들다

     시작은 ‘엄마 집’에 딸린 작은 차고(Garage)였다. 스코틀랜드 맥주회사 ‘브루독’(Brewdog)의 공동창업자 제임스 와트(35)는 23살 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자퇴하고 죽마고우인 마틴 디키와 본격적으로 맥주를 만들어 팔기로 결심했다. 스코틀랜드 남동 해안의 작은 어촌 마을 출신인 와트는 13세 때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수영 대회에 출전하면서 친구와 몰래 맥주를 숨겨 가져갔을 정도로 일찍이 맥주 맛에 눈뜬 타고난 ‘맥주광’이다.  와트는 ‘고루하고 진부한 영국 맥주’가 늘 불만이었다. 당시만 해도 영국 맥주는 전통 맥주인 ‘캐스크 에일’(Cask ale)과 헤이네컨류의 ‘라거’(Lager) 맥주 일색이었다.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에 목말랐던 와트는 에든버러대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아르바이트로 어선에서 고기를 잡는 일을 하면서 디키와 틈틈이 맥주를 만들어 마시곤 했다. 에든버러의 헤리엇와트 대학에서 양조·증류학을 공부한 디키 덕분에 둘은 수준급 홈브루잉(Homebrewing)을 즐길 수 있었다.  처음 와트와 디키는 와트 어머니의 집 창고에서 맥주를 만들어 주말에 열리는 장에 내다 팔았다. 일반 맥주와 달리 주로 홉에서 내뿜는 과일향과 쓴맛이 두드러지는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를 표방한 맥주로 상품을 차별화했다.  이듬해 와트와 디키는 은행에서 3만 파운드(약 4200만원)를 대출받아 프레이저버그의 한 건물을 임대해 양조장을 차렸다. 브루독이라는 브랜드도 론칭했다. 양조장 직원이라곤 와트와 디키, 그리고 와트가 키우는 골든 래브라도 개 한 마리가 전부인 ‘초미니 회사’였다.  이들이 만든 ‘펑크IPA’라는 미국식 크래프트 맥주는 에일 맥주의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이 강한 영국 사람의 입맛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특히 2008년 대형마트인 테스코에 맥주를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브루독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5만 6000여명에게 투자를 받아 양조장과 펍을 확장하는 등 몸집을 키웠다.  창업 첫해 14만 파운드(약 1억 9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던 브루독은 지난해 세계 55개국에 맥주를 수출하면서 직원 약 650명에 718만 파운드(약 9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초기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했던 1300여명의 투자자는 2800%에 달하는 수익을 얻게 됐다고 CNN머니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 사모펀드 회사인 TSG 컨슈머파트너스는 2억 6500만 달러(약 2980억원)를 투자해 브루독의 주식 23%를 사들였다고 발표했다. 현재 브루독의 기업가치는 12억 달러(약 1조 3770억원)로 평가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차고에서 시작한 소규모 맥주 회사가 불과 10년 만에 시장 가치 10억 파운드에 달하는 놀라운 회사가 됐다”면서 지난 9일 브루독의 성공스토리를 전했다.●제2의 IT 신화 연상케 하는 크래프트 맥주 시장  크래프트 맥주(수제 맥주)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란 지역에서 소규모로 양조해 다양한 레시피를 구현하는 맥주를 뜻한다. 1979년 지미 카터 미국 정부가 자가양조를 법적으로 허용하면서 1980년대부터 미국 각 지역의 마을에서 소규모 맥주 양조장이 생겨난 것이 기원이다.  크래프트 맥주는 비슷한 맛의 라거 맥주만 생산하는 대기업 맥주와 달리 여러 가지 홉과 맥아, 부재료를 조합해 기존에 없는 맥주 스타일을 창안하고 독특하고 개성이 넘치는 맥주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크래프트 맥주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맥주 신화’를 쓴 주인공도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적은 돈으로 집 앞 차고나 허름한 건물에서 양조장을 시작해 백만장자, 억만장자가 됐다. 마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처럼 집에 딸린 차고에서 컴퓨터 몇 대로 사업을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이전의 ‘IT 신화’를 연상케 한다.  특히 크래프트 맥주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선 스코틀랜드의 브루독 성공스토리가 특별하거나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15년 11월 미국 주류업체 콘스텔레이션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크래프트 맥주 회사인 밸라스트포인트(Ballastpoint)를 10억 달러(약 1조 1420억원)에 인수했다. 창업자 잭 화이트도 대학시절 맥주 만들기에 매료돼 1992년 홈브루잉 장비를 파는 작은 가게로 맥주 비즈니스를 시작, 4년 뒤 양조장을 열었다.  이후 크래프트 맥주 열풍에 맞물려 밸라스트포인트는 한 해에 1억 1500만 달러(약 1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맥주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지분을 완전히 정리하고 경영에서 손을 뗀 화이트는 5000만 달러(약 570억원)를 챙겨 샌디에이고, 하와이 등에 대저택을 구입해 초호화 요트에서 낚시하며 화려한 ‘백만장자의 삶’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크래프트 맥주 회사 ‘시에라네바다’의 창업자 켄 그로스맨(62)도 수년 연속 포브스 억만장자 명단에 오르고 있다.●소비자들 취향 저격…식을 줄 모르는 인기  ‘소규모’가 특징인 크래프트 맥주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수년째 식을 줄 모르는 크래프트 맥주의 인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행이라기보다는 대기업 라거 맥주가 지배했던 기존 해당 산업의 판도가 뒤바뀐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취향이 점점 세분화되면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크래프트 맥주가 채워 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크래프트맥주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크래프트 맥주 시장 규모는 236억 달러(약 26조 8000억원)로 전체 맥주 시장(1076억 달러·약 122조원)의 약 12.6%를 차지한다. 특히 미국 크래프트 맥주 시장은 2015년까지 5년간 평균 20%라는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성장률은 10% 이하로 주춤했지만 이는 그동안의 매서운 성장세가 안정기로 접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 이 같은 속도라면 2020년 크래프트 맥주 시장 규모는 전체의 2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CNBC는 보도했다. 시장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양조장도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 전역의 양조장 수는 5000개가 넘는다.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이 12시간마다 한 개씩 생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영국에서도 크래프트 맥주 열풍으로 1700개에 이르는 양조장이 성행하고 있다. 4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영미권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베이징, 상하이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크래프트 맥주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크래프트 맥주의 글로벌 열기가 계속되자 기존의 대규모 맥주 회사는 공격적으로 크래프트 맥주 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네덜란드 맥주회사 헤이네컨은 2015년 9월 캘리포니아 크래프트 맥주양조장인 라구니타스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소 8억 달러(약 9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세계 최대 맥주 업체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는 2011년 시카고의 크래프트 맥주회사인 구스아일랜드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5년간 무려 9개의 크래프트 맥주 회사 지분을 샀다.  현재 미국에선 크래프트 맥주 상위 50개 회사 절반 이상이 대기업에 흡수되거나 일부 지분을 판 상태다. 장인 정신과 지역성, 독립성을 기반으로 형성된 크래프트 맥주업계에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면서 크래프트 맥주 고유의 본질을 잃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그렇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크래프트 맥주가 현재 가장 ‘돈이 되는’ 산업 중 하나라는 것을 입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2014년 4월 주류법 개정안이 시행돼 소규모 양조장의 외부 유통이 허용되면서 크래프트 맥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크래프트 맥주 업체 수는 현재 약 80여개에 달한다. ‘더 부스’처럼 자본금 1억원, 직원 2명으로 시작해 창업 4년 만에 직원 90여명에 연매출 약 80억원을 달성하는 크래프트 맥주 업체도 나왔다.  아직 시장 규모는 전체 맥주 시장 5조원에서 약 1%에 해당하는 500억원에 불과하지만 수년 내 점유율 5~6%까지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한국의 ‘브루독’을 꿈꾼다. ‘더 부스’ 양성후 대표  “사람 사이에서 가장 강한 형태의 신뢰는 돈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믿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잖아요. 그런데 더부스 크라우트 펀딩에선 불과 24분 만에 10억이 채워졌어요. 한국에서도 크래프트맥주가 그만큼 시장성이 있다고 보시는 거죠”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의 더부스 캠퍼스(사무실)에서 만난 양성후(30) 대표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인터뷰 전후로도 모두 미팅이 잡혀 있었고, 일정을 마친 이후엔 당장 더부스 맥주공장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유레카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더부스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투자회사에 다니던 양 대표가 ‘맥주가 너무 좋아’ 2013년 당시 여자친구였던 부인 김희윤(30) 대표와 공동 창업한 크래프트맥주 회사다. 김희윤 대표도 한의사로 일하다 더부스를 창업한 뒤 최고경영자(CEO)로 ‘전직’했다.  둘은 다니엘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한국특파원과 함께 자본금 1억 1000만원으로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 근처에 펍 ‘더부스’를 차렸다. 피자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컨셉의 이 펍은 오픈하자마자 ‘대박’을 쳤다. 이후 더부스는 맥주 수입사, 양조장, 미국 진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창업 4년 만에 직원 90명, 매출 80억 이상을 달성하는 등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  더부스가 덴마크 맥주회사 미켈러와 만든 ‘대동강 페일에일’은 현재 전국 1000여 곳의 마트와 펍에서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크래프트맥주가 됐다. 더부스가 지난 1월 일반인을 대상으로 유치한 크라우드펀딩은 24분 만에 목표 금액 10억을 달성해 큰 관심을 모았다.  “운이 좋았던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크래프트 맥주 성장기에 사업을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단순히 맥주 회사가 아닌, 정말 맛있는 맥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수출도 하는 세계적인 회사로 키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직장도 관두고 여기에 올인했죠.”  지난해 스타트업 회사로서는 이례적으로 기관투자 30억을 받은 더부스는 투자금을 모두 미국 양조장에 쏟아 부었다. 현재 더부스는 주력 맥주 국민IPA의 드래프트(생)맥주를 판교 양조장에서 만들고, 미국 유레카 공장에선 병맥주로 만들어 한국에 역수입해 팔고 있다. 한국 맥주 회사가 미국에 양조장을 연 것은 더부스가 처음이다.  “처음에는 한국의 각종 규제 때문에 미국 진출을 타진했는데, 지금은 크래프트 맥주가 탄생한 미국에서 맥주를 만들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홉, 몰트(맥아), 효모 등 신선한 맥주 원료를 쓸 수 있는 환경에서 맥주를 만든다는 게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장점이거든요. 재료의 신선함은 당연히 맥주 맛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죠”  이 정도 사업 규모면 돈을 벌만큼 벌지 않았냐고 묻자 양 대표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잘 되는 기업들을 보면, 초기에 수익보다 품질에 더 투자하더라고요. 저희도 지금은 돈 보다는 맥주 품질에 더 쏟아부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콜드체인’(냉장배송)이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콜드체인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더부스 맥주는 맛있고, 관리도 잘된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입니다.”  더부스의 최종목표는 미국,유럽의 크래프트맥주 회사처럼 더부스의 맥주를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것이다. 양 대표는 “최근 동남아 국가들을 다녀왔는데, 크래프트맥주가 여기서도 유행이더라. 동남아 시장이 한국 크래프트맥주계엔 큰 기회가 아닌가 싶었다”며 “언젠가는 동남아 진출도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브루독 같은 회사요? 당연히 닮고 싶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장기적으론 브루독을 뛰어 넘어 세계 곳곳에서 더부스 맥주를 마시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만들겁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김욱동의 창문을 열며] ‘나’와 ‘우리’

    [김욱동의 창문을 열며] ‘나’와 ‘우리’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는 여러모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미국 역사에서 ‘가장 인기 없다던’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상대로 싸워 패배했다. 그렇다면 클린턴 후보는 왜 졌을까? 이메일 사건과 몇몇 거짓말에서 볼 수 있듯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을까? 이런저런 이유로 유세를 열심히 펼치지 않아서였을까? FBI 제임스 코미 국장이 무모하게 끼어들어서였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에게 투표했던 극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그랬을까? 이 모두가 선거 패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지 모른다. 그러나 11만표로 승패가 갈린 이번 투표에서는 그 어떤 요인도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선거 유세 동안 클린턴이 사용한 언어 표현 방법도 패배 요인 중 하나로 꼽을 만하다. 클린턴은 일인칭 단수 대명사 ‘나’(I)와 그와 관련한 대명사(my, me, mine)를 유난히 많이 썼다. 트럼프는 일인칭 단수보다는 일인칭 복수 대명사 ‘우리’와 그것과 관련한 대명사(us, our, ours)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이 일인칭 단수 대명사를 즐겨 사용한 것은 비단 트럼프와의 대선 경쟁에서만은 아니다. 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도 클린턴은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과는 사뭇 다르게 언어를 구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은 유세 때마다 자신을 도드라지게 하는 ‘나’라는 일인칭 대명사를 주로 사용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통틀어 대선에 나선 후보 중 클린턴만큼 가장 다채로운 경력을 지닌 사람이 없었다. 미국 사학명문인 웰즐리대학과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데다 대통령 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두루 거쳤다. 그래서 그런지 클린턴은 자신의 다채로운 경력과 풍부한 경험을 돋보이게 하려고 유독 ‘나’라는 낱말을 사용했던 것이다. 한편 클린턴과 달리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은 ‘나’보다는 ‘우리’라는 낱말을 선호했다. 샌더스는 이렇게 언어 사용에서도 될 수 있는 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구호로 ‘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Yes, We Can)라는 문장을 내건 것도 그가 대선에 성공하는 데 톡톡히 한몫을 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뜻 보면 특정 후보가 일인칭 단수 대명사 ‘나’를 선호하건 일인칭 복수 대명사 ‘우리’를 선호하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언어는 생각과 사상이 깃들어 있는 집이다. 마르틴 하이데거가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부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나’라는 낱말은 배타적이고 자아도취적인 성격이 강한 반면, ‘우리’라는 낱말은 포용적인 성격이 강하다. 한국어 관습에서 배우자를 가리킬 때 ‘내 남편’이나 ‘내 아내’보다는 ‘우리 남편’이나 ‘우리 아내’라고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내 아내’나 ‘내 아내’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어딘지 얄미운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나’라는 낱말을 즐겨 쓰는 사람들이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면, ‘우리’라는 낱말을 즐겨 쓰는 사람들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최근 한국은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국내 체류 외국인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 결혼 이주자, 귀화자, 유학생을 포함해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의 수는 2016년 현재 무려 200여만명에 이른다. 그래서 주위에서 피부색과 문화가 다른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렇듯 한국은 하루가 다르게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 국가로 변하고 있다. 지금 한국인은 ‘나’가 아닌 ‘우리’, ‘홀로’가 아닌 ‘더불어’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국경이 허물어진 세계화 시대에 배달민족이라고 고집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한 태도도, 올바른 태도도 아니다. 우리는 이제 다문화 사회의 일원, 좀더 시야를 넓혀 지구촌의 주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증도가자보다 중요한 것/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증도가자보다 중요한 것/서동철 논설위원

    충북 청주는 잘 알려진 것처럼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의 고향이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줄여서 ‘직지’는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됐다. ‘직지’는 두 권으로 이루어졌지만 상권은 전하지 않고, 하권만 프랑스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세계 금속활자의 중심지답게 청주에는 고인쇄박물관이 있다. 전시실에는 당연히 ‘직지’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직지’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고인쇄박물관의 ‘직지와 흥덕사실(室)’에는 복원한 금속활자와 활자판, 그리고 ‘직지’의 영인본이 있다. 증도가자(證道歌字)도 만날 수 있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찍어낸 금속활자다. 당나라 승려 현각이 남종선(南宗禪)의 개창자인 육조 혜능으로부터 깨우친 도(道)의 경지를 설파한 ‘증도가’의 구절을 송나라의 남명 법천 선사가 해설한 책이다. 초간본이 1076년 중국에서 간행됐는데, 고려는 이 책을 수입해 금속활자로 찍어냈다. 하지만 이 금속활자본은 활자도, 책도 전하지 않아 누가·언제·어디에서 찍어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1239년 목판으로 다시 새긴 번각본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고려시대 문인 최이는 책 말미에 ‘참선을 배우려는 사람은 누구나 이 책으로 입문하고 높은 경지에 이른다. 그런데도 전래가 끊겼으니 각공(刻工)을 모아 주자본(鑄字本)을 바탕으로 다시 판각하여 길이 전하게 한다’고 적었다. 2010년 고려가 처음 ‘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썼다는 금속활자 12점이 모습을 보였으니 놀라운 일이었다. ‘직지’의 연대를 훨씬 뛰어넘는 금속활자라면 인쇄 문화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세계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진짜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가짜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문화재위원회가 그제 증도가자를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할 것인지를 가리는 동산문화재분과 회의에서 ‘부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활자의 진위, 먹의 위조 가능성, 분석의 적절성 등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며 많은 논란이 있었다”는 문화재청의 설명이 뒤따랐다. 고인쇄박물관으로 돌아가 조선시대 전시실을 보자. 조선은 1403년 주자소(鑄字所)를 설치하고 계미자를 만들었다. 경자자(1420)와 갑인자(1434)도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보다 앞선다. 그러니 ‘직지’만 고집할 것도, 증도가자에 목을 맬 것도 아니다. 이참에 일찍부터 금속활자가 얼마나 폭넓게 활용되어 지식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세계에 알려야 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존경받는 어른 사라진 시대 향한 경종

    존경받는 어른 사라진 시대 향한 경종

    어른의 의무/야마다 레이지 지음/김영주 옮김/북스톤/216쪽/1만 1800원1979년 제작된 일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상관 람바 랄은 당시 어른의 상징과도 같다. 약자를 보호하는 어른,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각오가 체화된 어른, 참을성 있게 후배의 성장을 지켜보고 몸소 모범을 보이며 가르치는 어른이다. 하지만 이후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어른은 ‘없는 존재’가 됐다. 1995년 발표된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단적인 예다. 아이들은 어른에게 명령만 받아들 뿐, 대화도 진심 어린 교감도 나누지 않는다. 어른이 그림자 같은 존재, 무시당하는 존재로 전락한 일본 애니메이션의 변화는 시대의 반영이다. 연장자들을 더이상 존경하지 못하는 젊은 세대와 젊은 세대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에일리언 취급하는 기성세대. 세대로 나뉜 두 개의 광장 사이에는 혐오와 불신만 팽팽히 맞선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일본의 유명 만화가 야마다 레이지는 어른들이 어른의 자격을 갖추는 데 필요한 ‘어른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어른의 권리’만 강조하며 젊은이들을 실망시킨 게 원인이라고 짚어 낸다. “거듭된 실망 끝에 ‘어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 지금의 젊은이들”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나이가 많으면 윗사람이라는 무조건적인 규칙만 남아 멋대로 행동하고 뒤로는 무시당하는 어른이 많아졌다는 것. 이는 젊은이들의 ‘수준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목표를 삼을 사람이 없어서라고 저자는 지적한다.그렇다면 동경할 만한 어른의 자격, 의무란 무엇일까. 저자는 10여년간 ‘성공한 인생’이라 인정받은 작가, 의사, 작곡가, 안무가, 전문 분야의 장인 등 200여명의 유명인을 만나 ‘인간은 왜 사는가’란 질문을 건넸다. 삶의 비밀을 꿰뚫어 보는 통찰을 지닌 이들과의 대화에서 그는 마음으로 존경할 만한 어른들의 교집합을 찾아냈다. ‘잘난 척하지 않고, 자기보다 어린 사람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였다. 요즘 젊은이들은 가혹한 현실을 상처투성이로 통과한다. 이들을 위해 저자는 자신이 움켜쥐어 온 기득권이 젊은 세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나 되돌아보고 의무를 다할 때라고 조언한다. 첫째는 불평하지 말라는 것. 연장자가 결론도 발견도 없이 내뱉은 불평은 아랫사람에게 ‘선물’이 아닌 ‘배설물’일 뿐이다. 둘째는 잘난 척하지 말라는 충언이다. 그가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이타마현의 한 종이 장인을 인터뷰하러 갔을 때다. 고집스럽고 깐깐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장인은 관대함과 겸손함으로 스스로 찾아오는 제자들을 거느린 ‘참어른’이었다. “상상과 다르시네요”라는 저자의 말에 장인은 말한다. “가르쳐 주지 않고 스스로 깨우치라는 방식은 시대에 맞지 않아요.” 셋째는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이런 어른의 의무를 포기하는 것은 ‘고독한 최후’를 향해 나아가는 행위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저자가 책을 쓰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분노 때문이다. 그는 “오늘날 ‘기성세대 중심의 정치’가 경제, 에너지, 의료, 환경 등 모든 문제를 젊은 세대에게 떠넘기고 도망치려는 모습에 분노를 느꼈다”고 밝혔다. 때문에 젊은 세대가 마음껏 도전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어른의 의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어른이 있다면 그는 ‘사람을 많이 사랑한 사람’일 것이라는 단언과 함께. 타인을 위해 애쓰면서 스스로도 구원하는 어른인 셈이다. 다음 세대의 절망이 아닌 구원이 돼 주는 어른이 절실한 요즘, 책은 차분한 언어와 냉정한 판단으로 둔중한 깨우침을 전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제주 고사리 좀 꺾어수과?

    제주 고사리 좀 꺾어수과?

    제주의 봄나물은 고사리다. 봄이 찾아온 제주 들판과 숲에는 요즘 야생 고사리 채취가 한창이다. 고사리를 찾아내는 눈맛과 툭툭 꺾는 손맛에다 직접 꺾은 햇고사리를 먹어 보는 고사리 삼매경에 푹 빠져 있다. 최근에는 관광보다는 고사리만 꺾으러 다니는 고사리 투어가 인기를 끌면서 육지 사람들까지 고사리 꺾기 행렬에 가세했다.고사리가 뭐길래, 4월 제주에서는 마치 수렵 채취하던 원시시대로 돌아간 듯 너도나도 들판으로 숲으로 야생 고사리를 찾아 나선다. 제주 자연이 봄이면 아낌없이 주는 노다지 야생 고사리. 제주섬은 요즘 온통 고사리앓이 중이다. ●해녀들도 잠시 물질 멈추고 바다 아닌 들판으로 “고사리 좀 꺾어수과?” 4월 제주의 봄 인사는 고사리다. 진료실의 의사도 연구실의 교수도 휴일이면 한번쯤은 고사리꾼으로 변신한다. 심지어 해녀들도 잠시 물질을 멈추고 바다가 아닌 들판으로 향한다. 노인들로 넘쳐 나던 시골 동네 병원은 갑자기 손님들이 뚝 끊기면서 비수기를 각오해야 한다. 시골동네 경로당도 마을회관도 개점휴업이다. 할망(할머니), 하르방(할아버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매일 고사리 사냥을 떠난 탓이다. 제주에서 야생 고사리를 꺾을 수 있는 시기는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딱 한 달간. 5월 하순이면 고사리 잎이 펴 버리고 줄기가 단단해져 맛도 없다. 야생 고사리는 아직 잎이 피지 않고 동그랗게 말린 새순을 꺾는다. 고사리를 잡아채 톡톡 툭툭 꺾는 손맛은 느껴 본 사람들만 안다. 들판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초록색의 가늘고 긴 고사리는 백고사리, 가시덤불 등 그늘에서 자란 진한 갈색의 통통한 고사리는 흑고사리다. 고수 고사리꾼는 흑고사리만 고집해 곶자왈 가시덤불로 뛰어들고 초보 고사리꾼은 들판의 백고사리에도 만족해한다. 조상 모시기에 유별난 제주의 제사상에는 반드시 고사리가 올라간다. 집집이 그해 꺾은 햇고사리를 잘 보관했다가 정성껏 제사상에 올린다. 양진건 제주대 교수는 16일 “봄에 제사상에 올릴 고사리를 미리 충분히 꺾어 놓아 보관해 두는 게 제주사람들의 오랜 풍습”이라며 “가시덤불을 헤쳐서라도 봄에 질 좋은 고사리를 좀 꺾어 둬야만 조상들 볼 면목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야생 고사리 줄기는 꺾어도 아홉 번까지 새순이 돋아난다. 4월 중순부터 제주에는 비가 자주 내린다. 이 비는 고사리를 땅속에서 쑥쑥 키워내 ‘고사리 장마’라 부른다. 고사리 장마철이면 앞사람이 지나간 곳을 뒤따라 가도 금세 자란 새 고사리를 만날 수 있다. 제주에는 ‘고사리는 아홉 성재(형제)다’는 속담도 있다. 고사리처럼 자손들이 강하게 자라고 번성하기를 바라는 제주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고사리 꺾기 고수는 혼자, 하수들은 몰려 다녀 제주 고사리는 예로부터 ‘귈채’라 불리며 임금님께 바친 진상품으로 쫄깃하고 뛰어난 맛과 향기를 자랑한다. 곶자왈이며 오름(기생 화산) 등 제주의 청정 자연환경이 키워내 제주산 고사리는 명품 대접을 받는다. 최고의 품질답게 소고기보다도 비싸다. 1㎏ 제주 한우 등심이 7만원여원인데 잘 말린 제주 햇고사리는 12만~13만원을 호가한다.시골의 할망들은 고사리 철이면 한 달 동안 부지런히 발품 팔아 200만~300만원을 거뜬히 번다. 제주 오일장에 내다 놓으면 관광객들에게 날개 돋친 듯 팔린다. 최근에는 고사리 꺾기에 관광객도 가세했다. 관광은 뒷전이고 고사리만 꺾는 고사리 투어가 인기다. 박미정 제주올레 홍보팀장은 “봄이면 어느 올레길에 고사리가 많이 있는지 문의 전화가 온다”며 “올레길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면 고사리를 흔하게 발견할 수 있어 올레길도 즐기고 고사리도 꺾는 올레길 고사리 투어객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제주 이주민들은 고사리철이면 신바람이 난다. 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야생 고사리 꺾기에 하루하루가 설레고 즐겁다. 이주민 김민희(52)씨는 “제주 토박이들은 어디선가 크고 굵은 고사리를 수북이 꺾어 오지만 고사리 꺾기 초보 이주민들은 작은 고사리에도 만족해한다”며 “고사리 꺾기에 푹 빠져 꿈에도 고사리 꺾는 꿈을 꾸곤 한다“고 말했다.제주 토박이에겐 나만이 알고 있는 고사리 포인트가 있다. 할망들은 며느리에게도 고사리 포인트를 안 알려준다고 한다. 야생 고사리가 많은 곳으로 유명한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는 요즘 고사리꾼들로 넘쳐난다. 남원 토박이 김만수(53)씨는 “여행객까지 가세하면서 요즘 남원 들판에는 고사리보다 고사리꾼들이 많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며 “고사리 꺾기 고수들은 나만의 포인트를 찾아 혼자 가고 하수들은 여럿이 몰려 다닌다”고 말했다. 조선 중기 제주에서 10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정온(1569~1641)은 야생 고사리를 즐겨 먹었고 인조반정으로 제주에서 풀려난 후 병자호란을 겪은 뒤 그의 은거지도 고사리를 캐는 집이라는 뜻의 채미헌(採薇軒)이라 지었다. 고사리철이 되면 119도 바짝 긴장한다. ‘길 잃음’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하고, 고사리 채취객 등을 대상으로 안전사고 예방 홍보에 발 벗고 나선다. 지난해 제주에서 발생한 길 잃음 사고 75건(89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45건(48명)이 고사리를 채취하다 숲속에서 길을 잃은 사고다. 제주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숲속에서 고사리를 꺾다 보면 나도 모르게 더 깊은 숲속으로 자꾸 들어가게 돼 자칫하면 길을 잃을 수 있고 더구나 제주 지리에 밝지 않은 관광객이나 이주민들은 주의해야 한다”며 “일행을 동반하고 휴대전화와 호루라기 등 연락 가능한 장비를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9~30일 한남리서‘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 야생 고사리가 절정을 이루는 이달 말이면 제주에서는 고사리 축제가 열린다. 오는 29~30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국가태풍센터 인근)에서는 ‘생명이 움트는 남원읍, 몽클락헌(몽특한) 고사리와 함께’라는 주제로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가 펼쳐진다. 축제가 열리는 한남리 일대는 제주에서 야생 고사리가 가장 많은 곳이다. 고사리 꺾기와 고사리를 삶고 말리는 제주 고사리 풍습, 고사리를 넣은 흑돼지 소시지 등 고사리 음식 만들기, 고사리 염색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고사리 축제를 기념해 머체왓 숲길 걷기대회도 열린다. 머체왓 숲길은 남원읍 한남리 공동목장 일원에 야생화 숲길, 돌담쉼터, 머체왓 전망대, 산림욕 숲길, 목장 길, 머체왓 집터, 서중천 숲 터널 등 6.7㎞ 코스다. 머체왓 숲길 중간지점에는 40~50년 전에 마을주민들이 거주했던 머체왓 마을집터와 올레 등을 부분적으로 복원해 놓았고 방목 중인 소와 말들을 구경하면서 목장길을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 축제 기간 오토캠핑장도 운영한다. 남원읍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제주 들판에서 고사리를 꺾으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봄기운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축제여서 관광객도 잠시나마 고사리 삼매경에 빠져 보면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물컵 엎고도 침착했던 劉, 명확한 근거 댄 沈이 1차 승자”

    “물컵 엎고도 침착했던 劉, 명확한 근거 댄 沈이 1차 승자”

    토론·연설 전문가와 이미지 컨설팅 전문가들은 지난 13일 밤 방송된 첫 번째 19대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어떻게 봤을까. 14일 서울신문이 일부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구한 결과 비교적 많은 호평을 받은 후보는 5명의 후보 중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저조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였다.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 소장은 “토론의 매뉴얼과 연설의 기본을 가장 잘 지킨 후보가 유 후보였다”면서 “특히 열띤 토론 도중 물컵을 쓰러뜨렸지만 침착하게 토론을 이어 갔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시간을 많이 못 드려 죄송하다’고 한 점 등 실수를 만회하는 모습과 태도가 돋보였다”고 말했다. 김재화 말글커뮤니케이션 대표도 “유 후보가 차분하게 정책 청사진을 잘 펼쳤다”면서 “지지율 꼴찌라는 압박감이 전혀 안 느껴질 정도로 당당한 모습이었으며, 안정적이고 진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다만 “유 후보는 지나치게 고급스럽고 귀티가 난다”면서 “신생 정당에서 지지자를 모아야 하는 만큼 전투적인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민영 휴스피치 대표는 “주장에 명확한 근거가 뒤따르는 것이 토론의 기본인데 심 후보가 그랬다”면서 “다른 후보들과 비교했을 때 공격적인 질문에도 평정심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반면 허은아 소장은 “자신의 전문분야(노동)와 그 외 분야에서 토론 능력 차이가 많이 난다”고 낮은 점수를 줬다. 김해민 나다움스피치 원장은 “심 후보는 모든 질문에 정확한 자신의 답이 있고 메시지가 명료하다”고 호평하면서도 “질문을 할 때 원하는 답을 유도하려는 느낌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는 호평과 혹평이 엇갈렸다. 권수미 스마일스피치 대표는 “공감과 경청을 잘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며 “시종일관 온화한 표정으로 이야기해서 호감을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정연하 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은 문 후보가 토론 중 너무 많은 웃음을 지었다고 지적하며 “여유로움을 드러내기 위해 웃을 수는 있지만 상대에게 곤란한 질문을 하면서 웃으면 비웃음이 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서도 보완해야 할 점들이 지적됐다. 김재화 대표는 “‘좌파냐 우파냐’고 묻는 질문에 바로 ‘상식파’라고 답하는 순발력 등 말 기술이 상당히 늘었다”면서도 “완전한 성인 발성법이 아니고, 고쳤다고는 하나 아직도 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민영 대표는 “정책 프레젠테이션 코너에서 발표자를 세워 놓고 자신의 정책에 관한 질문을 했다”면서 “너무 자기 쪽으로 끌고 가려는 티가 났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대해 적극적인 개선을 주문했다. 권수미 대표는 “외적으로 봤을 때 표정이 우울해 보였고 전체적으로 고집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표정을 좀더 밝게 하고 어투를 리듬감 있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연아 회장은 “너무 ‘핫’(hot)한 빨강 넥타이가 지나치게 튀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했다”면서 “하지만 의도적인 색상 선택이었을 것 같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들이 첫 토론회에서 드러난 단점을 다음 토론회에서 얼마나 보완해 나올지 관심”이라고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문재인 “나라를 나라답게”, 안철수 “국민이 이긴다”…대선 슬로건

    문재인 “나라를 나라답게”, 안철수 “국민이 이긴다”…대선 슬로건

    홍준표 “당당한 서민 대통령”유승민 “보수의 새희망”심상정 “노동이 당당한 나라”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들이 대선 슬로건을 14일 사실상 확정했다. 후보들의 대선 슬로건은 정치 철학과 비전을 함축한 것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식 포스터와 각 캠프의 홍보물, TV·인쇄 광고, 거리 홍보물 등에 사용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슬로건은 ‘나라를 나라답게’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권자들의 요구 중 하나가 제대로 된 국가 역할 정립이라는 점을 고려해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촛불민심’ 사이에서는 ‘이게 나라냐’라는 외침이 크게 울려 퍼졌다”며 “이에 화답하는 의미로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문구를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선대위는 최종 검토를 거쳐 19일까지 슬로건과 공식 포스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는 복지·배려·민주 등 세 가지 가치를 담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으로 대선을 치른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국민이 이긴다’로 슬로건을 정했다. 김경진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아무리 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나 최순실 같은 숨은 실세가 헌정파괴 행위를 해도 결국은 국민이 이긴다는 내용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좌우로 나누고 국가를 대결구도로 분열시키려는 의도와 흐름이 있지만, 결국 국민 전체가 승리할 것이라는 뜻에서 ‘국민이 이긴다’를 썼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 측 역시 19일까지 최종 검토를 거쳐 슬로건과 포스터를 확정, 선관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안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 때는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당당한 서민 대통령’을 내세웠다. 그는 3월 18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때부터 ‘서민 대통령’을 꺼내 들었다. 핵심 브랜드 가치로 ‘서민’을 고집하는 까닭은 후보 자신이 밑바닥에서부터 치열하게 살았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과 중산층의 마음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윤한홍 후보 비서실장은 “후보가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 출신이고 우리 대부분도 서민인 만큼 ‘서민’에 방점을 찍었다”면서 “서민이 돈과 배경 없이도 당당하게 살도록 뒷받침하겠다는 뜻에서 ‘당당한’이라는 수식어를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슬로건은 ‘보수의 새 희망’이다. 최순실 사태 이후 궤멸하다시피 한 기존 보수에서 낡고 부정적인 면을 털어내고 건전하고 따뜻한 새 보수로 바로 서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민현주 선대위 대변인은 “유승민이 보수진영의 대표주자이고 우리 후보가 주장하는 가치와 정책이 보수의 정통성을 지닌다고 생각한다”며 “이 시대에 맞는 보수는 유승민에서 시작한다는 의미로 슬로건을 정했다”고 말했다. 슬로건을 뒷받침할 구호로는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를 택했다. 유능한 개혁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의 슬로건은 ‘노동이 당당한 나라’다. 이와 함께 ‘거침없는 대개혁’,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문구도 심 후보의 슬로건으로 함께 쓰인다. 심 후보 측 관계자는 “‘노동’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의미이지만, 보수적인 시각에서 노동이 계급적이고 과격한 용어로 인식됐다”며 “노동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미로 슬로건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 후보는 노동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일한 만큼 당당히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 것”이라며 “국민의 삶의 기초인 노동에 대한 인식 전환이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상한 파트너’ 지창욱, 뇌섹 검사로 변신 “촬영하고 싶어 잠이 안 와”(일문일답)

    ‘수상한 파트너’ 지창욱, 뇌섹 검사로 변신 “촬영하고 싶어 잠이 안 와”(일문일답)

    로맨틱 코미디 ‘수상한 파트너’로 팔색조 매력을 발산할 배우 지창욱이 올봄 반전 매력의 ‘로코킹’을 예약해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범접불가 뇌섹검사로 변신하는 그는 남지현과 파트너로 찰떡궁합 연기를 펼칠 예정인 가운데, “촬영하고 싶어 잠이 오지 않는다”며 드라마에 대한 설렘을 대놓고 드러냈다. 오는 5월 10일 첫 방송될 SBS 새 수목 드라마 스페셜 ‘수상한 파트너’ 측이 14일 드라마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을 위해 지창욱의 인터뷰를 공개해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수상한 파트너’는 범접불가 뇌섹검사 노지욱과 무한긍정 아웃사이더 사법연수원생 은봉희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겪으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심장쫄깃 개미지옥 로맨스 드라마. 지난 11일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수상한 파트너’의 포스터 촬영이 진행됐다. 드라마를 이끌어 갈 지창욱-남지현-최태준-나라는 벌써부터 남다른 팀워크를 과시하며 프로페셔널하게 촬영을 이어갔다. 덕분에 즐거운 분위기의 촬영장에서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촬영 중간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창욱은 최근 공항 사진에 대본과 함께한 모습이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 “대본을 들고 있으면 틈날 때마다 계속 보기 때문에 항상 들고 다니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이기 때문에 저 스스로도 너무 기대가 되고 궁금하다. 대본도 너무 재미있고, 배우들끼리도 친해서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극중 노지욱 캐릭터에 대해서는 “자기 직업이나 삶의 철학에 있어서 굉장히 고집이 있다. 고집이 있다는 건 그만의 색깔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분들이 보셨을 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또한 “극 중에서 지욱이랑 봉희가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린다. 둘이 굉장히 상반된 캐릭터지만 알콩달콩 재미있는 케미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파트너’ 남지현과의 케미를 예고하기도 했다. 지창욱의 본격적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도전이 기대되는 가운데, 그의 설렘이 고스란히 담긴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대본 리딩 때부터 ‘노지욱’에 완벽 빙의 된 모습으로 ‘은봉희’ 역의 남지현과 찰떡 연기 궁합을 과시해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는 등 범접불가 뇌섹검사 노지욱 신드롬을 일으킬 예정. ‘수상한 파트너’ 측은 추후 노지욱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지창욱의 다양한 매력이 담긴 모습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 이하 ‘수상한 파트너’ 지창욱의 인터뷰 일문일답. Q. 최근 공항에서 대본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콩 팬미팅에서 ‘수상한 파트너’에 대한 깨알 홍보도 잊지 않았는데, 이를 본 팬들 사이에서 ‘수상한 파트너’에 대한 다른 애정이 이슈다. A. 대본을 들고 있으면 틈날 때마다 계속 보기 때문에 항상 들고 다니려고 한다. 이번 드라마는 로맨틱 코미디이기 때문에 저 스스로도 너무 기대가 되고 궁금하다. 대본도 너무 재미있고, 배우들끼리도 친해서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오늘 지현 씨랑 같이 포스터 촬영을 했는데 호흡이 잘 맞았다. Q. 극중 ‘범접불가 까칠함으로 중무장한 츤데레 뇌섹검사’ 노지욱 역을 맡았다. 스스로 생각하는 노지욱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 A. 노지욱은 자기 직업이나 삶의 철학에 있어서 굉장히 고집이 있다. 고집이 있다는 건 그만의 색깔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분들이 보셨을 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겉으로는 까칠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섬세하고 감성적인 내면을 가진 캐릭터다. 그래서 두 가지의 모습이 주는 반전 매력이 있을 것 같다. Q. 남지현 씨와 함께 서울가요대상에서 시상한 적도 있고, SBS 드라마 ‘무사 백동수’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수상한 파트너’에서 다시 만났는데 어떤 ‘파트너’가 될 것 같은지. A. 수상한 파트너가 될 것 같다(웃음) 지현 씨랑 심지어 숍이 같다. 머리해주시는 선생님도 같아서 평소에 얘기를 많이 들었고, 그래서 되게 친숙하다. 사실 ‘무사 백동수’라는 드라마에서는 지현 씨가 아역이었고 제가 성인이었는데 그때는 만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파트너로 직접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일단 오늘만 봐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Q. 온라인에서 남지현 씨와 ‘케미’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A. 아무래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닮았다’ 이런 말인 것 같은데 우리 만의 케미가 있을 것 같다. 특히 극 중에서 지욱이랑 봉희가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린다. 둘이 굉장히 상반된 캐릭터지만 알콩달콩 재미있는 케미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에 임하는 소감과 각오 한마디. A. 이번 드라마는 정말 즐겁게 촬영할 것 같다. 너무나도 설레고, 기대도 되고.. 촬영하고 싶어서 잠이 안 온다(웃음) 현장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는 촬영장이 되지 않을까.. 너무 기대된다. 한편 ‘수상한 파트너’는 ‘사임당, 빛의 일기’ 후속으로 오는 5월10일 수요일 밤 10시 첫 방송되며, 대본리딩의 훈훈한 분위기가 담긴 다량의 사진은 추후 SBS 홈페이지 내 PD노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선후보 첫 TV토론] 文·洪, 세월호 빚 탕감 공방… 安 “질문 공세, 제가 주적인 듯”

    [대선후보 첫 TV토론] 文·洪, 세월호 빚 탕감 공방… 安 “질문 공세, 제가 주적인 듯”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토론회가 시작되기 직전 마이크를 점검하기 위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말을 걸자 “우리 문재인 후보 신수가 훤합니다. 불편하지 않은 질문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문 후보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서울 상암동 SBS 공개홀 스튜디오에서 13일 열린 19대 대선 후보자 초청 첫 합동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홍 후보의 날카로운 질문에 대체로 방어를 해냈지만 때때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세월호 1155억원을 노무현 정부 때 탕감하면서 (유병언의 세모그룹이) 살아났다”는 등의 주장을 이어 가자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은 법원에 개입했는지 몰라도, 적어도 우리 참여정부는 개입한 적 없다”면서 “아니라는데 자꾸 우긴다”고 설전을 벌였다.문 후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관련 언급을 하다가 이 부회장을 ‘이재명 부회장’으로 잘못 말했다. 유승민 후보를 향해서도 “우리 유시민 후보”라고도 했다. 홍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협공으로 ‘빨래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유 후보는 앞서 홍 후보가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확 한 번 돌리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국민은 홍 후보를 세탁기에 넣고 돌려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 후보는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할 것이라는 의미로 “저는 세탁기에 들어갔다 나왔고 다시 들어갈 일 없다”고 응수했다. 이에 심 후보는 “고장 난 세탁기 아니냐”고 공격했고 홍 후보는 “삼성 세탁기였다”고 농담으로 흘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대부분의 질문에 로봇처럼 또박또박 대답했다. 토론 중 심 후보가 자신의 학제 개편 공약에 문제를 제기하자 “제대로 정책을 못 보신 듯하다”고 말했다. 주도권 토론에서 다른 후보들이 첫 번째 질문을 자신에게 하자 “모든 분이 저한테 가장 먼저 질문하는 걸 보니까 제가 주적(主敵)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여유 있어 보이는 토론 내용과는 별개로 입가에 자주 경련을 일으켜, 심하게 긴장했음을 감추지 못했다. 유 후보는 정책 발표 시간에 자신과 바른정당의 ‘전매특허’인 ‘재킷 벗기’를 보여 줬다. 다른 후보와 달리 양복 상의를 벗어 두고 정책 토론에 임했다. 그는 토론에서 시종일관 예의를 지켰지만 ‘보수 적자’ 경쟁 상대인 홍 후보를 상대할 때는 정책 토론 시간에 후보 자격 문제를 제기하는 등 거친 공격을 펼쳤다. 홍 후보가 ‘강남좌파’라며 보수 정체성을 건드리자 어깨를 으쓱하며 “홍준표 후보는 누구보다 뼛속까지 서민후보라고 주장하시면서 실제로는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존의 낡은 보수가 하던 정책을 계속 고집한다”면서 “그런 보수로는 희망이 없다. 우리 보수가 억울한 사람들, 서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보수라야 희망이 있다”고 되받았다. 안 후보가 “홍 후보가 보수 적자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유 후보는 “보수가 저런 적자를 둔 적이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모든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두루 공략했다. 특히 홍 후보에게는 2011년 특수활동비 유용 논란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되면 홍 후보가 국민의 세금인 특수활동비로 사모님 생활비 드린 돈을 알뜰하게 챙겨 청년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대통령 되실 일 없으니 그런 꿈은 안 꾸셔도 된다”고 맞받자 심 후보는 “이런 분들이 있어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국정농단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대선후보 토론회] 대선후보 첫 TV토론 사드배치·경제정책 놓고 격렬한 논쟁

    [대선후보 토론회] 대선후보 첫 TV토론 사드배치·경제정책 놓고 격렬한 논쟁

    각 정당 대선후보들은 13일 서울 상암동 SBS 공개홀에서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19대 대선 후보자 초청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배치 등을 놓고 각각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문재인 후보는 “찬성이냐 반대냐, 배치냐 철회냐 등 양쪽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다음 정부로 미뤄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가 찬성으로 노선을 바꾼 안철수 후보는 ‘말 바꾸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올 초부터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현재 사드가 배치되는 상황이고 중국은 경제제재를 하고 있고 북한도 더 많은 도발을 하는 등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후보는 “사드배치는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당연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 또한 기존의 사드배치 찬성 입장을 고수했다. 심상정 후보는 “사드 때문에 경제 위기가 오고 한반도가 강대국의 각축장으로 전환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북선제타격 가상 질문에 文·安 “중단요구” 최근 미국의 항공모함이 한반도 인근에 배치된 것과 관련, 미국의 선제타격 움직임을 가상한 질문에 문재인 후보는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동의 없는 일방적인 선제타격이 안 된다고 알려 보류시키겠다. 전군에 비상명령을 내려 국가비상체제를 가동한 뒤 대북채널을 가동해 도발 중단을 요구하고 중국과도 공조하겠다”고 답했다. 안철수 후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해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에 압력을 가해달라고 얘기하겠다. 북한이 도발을 즉각 중지하라는 성명을 내고 군사대응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미국·중국과 협의해 선제타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만약 선제타격이 이뤄지면 전군 비상경계태세를 내리고 전투준비를 하고 국토수복작전에 즉각 돌입하겠다”고 했다. 유승민 후보는 “선제타격은 북한의 공격 징후가 임박할 때 하는 예방적 자위권적 조치로 한미 간 긴밀히 조율해야 한다. 선제타격한다면 한미 간 충분한 합의로 군사적 준비를 한 뒤 해야 하며,군사적 준비태세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이 있을 수 없다는 대통령 특별담화를 하겠다. 미중 정상화 통화는 물론 필요시 특사를 파견해 한반도 평화원칙을 설파하고, 전군 비상체제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심상정 “최저임금 1만원” 안철수 “임금격차 해소” 홍준표 “서민복지” 유승민 “창업혁신” 경제정책 우선순위와 관련 문 후보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중소·대기업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중소 상공인·자영업자가 잘 되게 국가가 적극 지원해야 하며,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월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내걸었다. 안철수 후보는 “가계소득이 낮은 이유는 좋은 일자리가 없어 자영업으로 몰리고 대중소기업 간,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크기 때이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처치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홍준표 후보는 “일자리와 국민소득을 높여주는 기업의 기를 살리고, 특권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멍들게 하는 강성귀족노조를 타파하겠다. 서민복지를 강화해 가난한 사람 중심의 복지체계를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일자리는 중소기업과 창업혁신기업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 위주의 정책을 펴겠다. 비정규직 문제에도 5년 내내 올인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최저임금 1만원과 동일임금 동일노동을 실현으로 국민 월급을 올리겠다”며 대형마트 규제·임대료상한제 도입·카드수수료 인하 등을 제시했다. 설전도 있었다. 홍준표 후보는 “민간일자리가 안 만들어지는 것은 문 후보를 비롯한 좌파 정치인들이 반기업 정서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공세를 폈고, 문재인 후보는 “선거 때마다 차떼기로 정치자금을 걷고 재벌에 돈 걷는 게 반기업”이라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유승민 후보에게는 “강남좌파”, “정책적 배신을 했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유 후보는 “홍 후보는 ‘누구보다 뼛속까지 서민’이라고 주장하면서 실제 정책을 보면 재벌 대기업 이익을 대변한다. 낡은 보수가 하던 정책을 고집한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퍼스트레이디 스캔들/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퍼스트레이디 스캔들/최광숙 논설위원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박철언 청와대 정책보좌관을 제2부속실로 조용히 불렀다. 김 여사의 고종사촌 동생인 박 보좌관은 말이 보좌관이지 ‘6공의 황태자’로 불린 실세였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여동생 남편인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이 총선 출마를 원한다면서 박 보좌관의 의견을 물었다. 또 대선 때 활동한 여의사 3명을 거론하며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써보라고 했다.박 보좌관은 노 대통령에게 신영순 안양병원장을 전국구에 추천해 결국 신 원장은 금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금 전 장관은 민정당과 청와대 정무 파트에서 ‘대통령 친인척 배제’를 고집하는 바람에 그의 국회행은 무산됐다.(박철언의 저서 ‘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 김 여사는 역대 영부인 중 ‘내조형’으로 알려졌지만 뒤에서 국회의원 공천권을 행사할 정도로 ‘베갯속 영향력’이 막강했다. 하지만 앞에 나서지 않는 처신으로 국민의 관심사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발휘했다. 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취임식 때부터 화려한 옷차림과 요란한 처신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특히 이 여사의 작은아버지 이규광씨의 처제인 장영자 사기 사건으로 정권이 흔들릴 정도로 부담을 줬다. 이씨는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당시 미안해서 별거까지 생각했다”고 했다. 대통령과 달리 영부인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자다. 대통령에게 귓속말을 할 수 있는 위치이기에 토머스 패터슨 하버드대 교수는 퍼스트레이디를 ‘제1의 특별조언자’라고 했다. 영부인 주변의 비리 스캔들이 종종 생기는 이유도 이 같은 권력의 속성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부인 이희호 여사의 ‘옷로비 사건’ 연루 의혹으로 당시 60%를 상회하던 지지율이 10% 포인트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최근 일본 정치권이 ‘아키에 스캔들’로 들썩거린다고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오사카 학교법인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도 모자라 이번에는 지난해 여름 참의원 선거 기간 공무원들의 수행을 받으며 선거 지원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총리 부인의 경우 청와대 부속실 같은 별도의 보좌 조직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아키에가 권력형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것은 ‘알아서 기는’ 일본 특유의 ‘손타쿠’(忖度)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말하지 않아도 아키에 뒤의 아베를 의식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영부인의 스캔들은 사안의 민감성과 폭발성 때문에 정권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김혜주의 포크&라이프] 미니멀 라이프 “뭣이 중헌디?”

    [김혜주의 포크&라이프] 미니멀 라이프 “뭣이 중헌디?”

    곧 평수를 줄여 이사를 한다. 몇 달 전부터 살림살이를 조금씩 정리했다. 이미 수십 벌의 옷과 수백 권의 책을 정리했는데도 여전히 옷장이며 책장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아직도 버린 만큼 더 버려야 한다. 채움은 순식간에 가능하지만 비움은 위대한 내공의 영역임을 절절히 깨닫는다. 며칠 전부터는 냉장고 파먹기, 일명 냉파에 들어갔다. 냉파는 시장에 가지 않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을 가지고 요리하는 것을 말하는 신조어다. 냉장실은 냉파를 할 만한 게 딱히 없었다. 작년 이맘때부터 대형마트에 가는 대신 동네 슈퍼와 유기농 매장에서 과일은 일주일치, 채소는 사나흘 정도 먹을 만한 분량만 구입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장 보는 비용도 줄었다. 유기농이란 단어만 들어가면 으레 두세 배쯤 비싼데 무슨 소리냐고? 대형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해 못 먹고 버리는 일을 반복하느니 차라리 유기농을 고집해야 할 식품에는 과감히 그렇게 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낫다는 게 그간의 결론이다. 혹시 ‘더티 더즌’, ‘클린 피프틴’이란 말을 들어보셨는지. 미국의 비영리 환경 단체인 EWG(Environment Working Group)가 매년 과일과 채소의 농약 잔류량을 검사해 그 결과를 발표하는데 바로 농약 잔류량 상위 12가지(더티 더즌)와 하위 15가지(클린 피프틴)를 가리킨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의 검사 결과라는 점이 걸리기는 하지만 우리 농산물 검사 결과를 찾아볼 수 없으니 아쉬운 대로 참고(https://www.ewg.org/foodnews에서 전체 리스트를 볼 수 있다)하고 있다. 딸기, 사과, 포도, 복숭아, 시금치, 셀러리, 파프리카 등은 매년 더티 더즌에서 자주 보이는 것들이다. 2017년 더티 더즌에는 새롭게 서양배와 감자가 포함되었다. 대신 체리토마토와 오이가 빠졌는데 그래 봤자 13위, 14위를 기록했으니 여전히 유기농 매장에서 구입해야 할 것들로 여기고 있다. 반면 버섯류, 양배추(우리나라 양배추는 병충해에 약해 농약을 많이 사용해 키운다고 한다), 고구마, 가지, 아스파라거스, 아보카도, 그린빈 등은 클린 피프틴의 단골 아이템이다. 사실 냉파가 필요한 곳은 냉동실이었다. 칸마다 발견된 것은 각종 해산물. 워낙에 해산물을 좋아해 종종 노량진이나 가락동 수산시장을 가는데 그때마다 이것저것 사서 넣어둔 탓이다. 우리 집 냉동실은 쟁여 놓고 보자는 심리가 불철주야 작동했던 예전의 내가 아직도 머물러 있는 곳이었다. 서서히 비어 가는 냉동실을 보면서 냉파를 하고 있는 요즘과 같은 패턴을 유지한다면 작은 냉장고로도 충분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하니 살림살이 역시 그만큼 정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실 살림하는 처지에서는 냉장고만큼은 마지막까지 양보하고 싶지 않은 품목이다. 결심이 서고 마음을 다잡기 위해 친한 지인들과의 단체카톡방에 이 사실을 알렸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다 구입하기로 한 모델 사진과 함께 배송 날짜까지 알려주니 그제야 다들 ‘냉장고 커봤자 괜히 쌓아 두기만 한다’며 내 결정을 응원해 주었다. 애플에서 쫓겨났던 잡스가 복귀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오래된 서류와 장비를 모두 없앤 것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목표에 집중하고자 목표를 위한 일 외의 것들은 최소한으로 줄였다고. 아이폰의 군더더기 없이 단순한 디자인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삶에서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그 소중한 것을 위해 나머지를 줄일 줄 알고 거둘 줄 아는 지혜가 가져다 주는 효과를 나는 요즈음 톡톡히 체험하고 있다.
  • 패션은 질 수 없다… 펑리위안·멜라니아 자존심 대결

    패션은 질 수 없다… 펑리위안·멜라니아 자존심 대결

    펑리위안 꽃무늬 수놓은 남색 드레스 멜라니아 심플한 빨간 원피스와 대조 “심플하고 현대적인 단색 드레스를 입어라.”홍콩의 패션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에게 이렇게 조언했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차이나 풍의 꽃무늬 드레스를 입고 모델 출신의 영부인 멜라니아 옆에 서면 초라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펑리위안은 자기 스타일을 고집했다. 펑리위안은 7일 마라라고 리조트 만찬장에 중국 전통 디자인의 짙은 남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온갖 색깔의 꽃무늬가 수놓아진 드레스였다. 목을 완전히 감싼 옷깃은 약간 답답해 보일 정도로 보수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는 빨간 단색의 심플한 원피스를 입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깔을 택해 상대방을 배려한 듯한 느낌을 풍기면서도 목은 물론 어깨까지 확 트인 드레스여서 펑리위안과 대비를 이뤘다. 그렇다고 펑리위안이 촌스럽게 보인 것은 아니다. 만일 전문가들의 조언대로 모던 풍의 단색 드레스를 입었다면 오히려 차별성이 사라져 키 크고 늘씬한 멜라니아 앞에서 존재감을 잃을 수도 있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安 “文 대세론 없었다… 대탕평 시대 올 것”

    安 “文 대세론 없었다… 대탕평 시대 올 것”

    “정치자산 물려받은 文 부러워 이제 자수성가한 사람이 성공 당선되면 안랩 주식 백지신탁 사드, 중국 정부 최대한 설득”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6일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 “처음부터 대세론은 없었다”면서 “그 정도 지지율을 가지고 대세론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문재인 대세론은) 그쪽 진영의 주장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이제 상속자의 나라가 아닌 자수성가한 사람이 인정받고 성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후보가) 정말 많은 정치적 자산을 물려받은 것을 보면 부럽다”며 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상속자’임을 에둘러 강조했다. 이처럼 안 후보는 자신과 문 후보에 대해 ‘자수성가 대 상속자’, ‘미래 대 과거’, ‘탕평 대 계파’로 대비시키면서 양강 구도를 강조하는 동시에 강점을 적극 내세웠다. 안 후보는 “이제 대세론은 가고 대탕평의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상대 캠프에서 치열하게 싸운 사람도 문제를 푸는 데 최적이면 등용해 쓰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와 차별화된 자신의 강점에 대해서는 ‘미래’와 ‘안보’를 꼽았다. 4차 산업혁명 공약과 관련, “저는 민간에 자율성을 주고 정부는 지원하자는 입장이라면 문 후보는 정부가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국민이 어느 쪽을 선택할지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후보나 정치세력과 연대하지 않는다고 이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예. 그렇다”면서 “편 가르기 낡은 사고방식의 시대는 지났다. 진정한 통합은 국민이 합쳐야 하고 진보와 보수 국민 모두로부터 지지받을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집권 시 여소야대 국면에서 안정적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권한을 내려놓고 반드시 개헌해야 한다”면서 “개헌 전 권한을 내려놓으면 협치가 가능해질 것이고 개헌을 통해 제도화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 안 후보는 “제대로 해야 한다. 중국 정부를 최대한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사드 반대를 당론화한 데 대해 “상황이 바뀌었는데 고집하는 것도 문제”라며 “대선 기간에는 후보 중심으로 당내 생각들을 한 방향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 후보는 당선되면 보유 중인 안랩 주식에 대해 “당연히 백지신탁하겠다. 그게 법에 규정된 것이다. 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벤처 신화로 꽃길… ‘또 철수’ 오명 딛고… 다시 安風

    벤처 신화로 꽃길… ‘또 철수’ 오명 딛고… 다시 安風

    국민의당 안철수(55) 전 대표의 대선 도전은 두 번째지만, 본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묻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철수신드롬’에 힘입어 2012년 9월 19일 18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그는 65일 만인 11월 23일 “정권 교체를 위한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미완의 정치실험’을 끝냈었다.‘2012년의 안철수’와 ‘2017년의 안철수’는 천양지차다. 지난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그는 이제 39명 의원이 소속된 원내 3당의 후보가 됐다. 2012년의 그는 정치 경험이 전무했지만 지금은 재선의원으로 ‘여의도’를 알아가는 단계다. 또 4·13 총선(국민의당)은 물론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시절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까지 세 번의 전국단위 선거를 지휘했다. 그가 “압축을 넘어 농축 경험을 했다”고 자신하는 이유다.정치에 입문하기 전 따라다니던 수식어는 ‘벤처 신화’, ‘1세대 정보기술(IT) 개발자’, ‘컴퓨터 의사’처럼 화려했다. 대중들은 그가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꽃길’만을 걸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본인은 ‘노력형’, ‘대기만성형’이라고 말한다. “초등학교 때 성적표에 ‘수’가 보인 게 이름 철수의 ‘수’뿐”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어렸을 때는 평범한 아이였다고 한다. 활자 중독이라고 할 만큼 독서를 좋아했고, 고교 2학년이 돼서 비로소 성적이 올랐다. 공대에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뜻대로 서울대 의대에 진학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컴퓨터 바이러스’와의 인연은 1988년 의대 박사 과정을 밟던 때 찾아왔다. PC가 ‘브레인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발견, ‘V1’이라는 백신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는 “그때부터 7년간 밤에는 백신을 만들고 낮에는 의사로 일했다”고 한다. 그리고 백신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했다.결국 1995년 의대 교수직 사표를 내고 컴퓨터 벤처기업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다. 결단력과 추진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컴퓨터를 하면서 느끼던 자부심과 성취감 등은 의학을 공부하면서는 느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안철수연구소 최고경영자(CEO)로서 헤쳐 나간 10년간의 세월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날이 돌아오는 게 무서웠다”고 말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거쳤다. 안철수연구소는 이후 1999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한글과컴퓨터에 이어 두 번째로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CEO 출신의 고집스러움이 이 시기 강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2005년 안랩의 대표이사직을 그만두고 학자의 길로 나선다. 2모작도 쉽지 않은 인생인데 3모작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은 후 2008년 귀국, KAIST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2011년 모교인 서울대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맡았다.터닝포인트가 찾아온 것은 2009년 6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면서다. 이후 법륜 스님, 시골의사 박경철씨 등과 함께 ‘청춘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었는데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50% 가까운 지지율을 넘나들며 유력 후보로 부상한다. ‘안풍’(안철수 바람), ‘안철수 신드롬’의 서막이다. 하지만 지지율 5%였던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조건도 없이 후보를 양보했다. 정치권에 넌덜머리가 났던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안풍은 더 거세졌다. 2012년 9월 19일 ‘새정치’를 기치로 걸고 대선에 출마했다. 인생의 마지막 승부수로 직업정치인의 길을 택했다. 공익재단인 동그라미재단에 1500여억원을 기부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협상에 실패했고, 결국 후보직을 사퇴하며 물러났다.대중의 관심에서 잠시 멀어졌지만, 2013년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를 통해 재기했다. 기세를 몰아 독자 신당 창당을 목표로 정치세력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현실 정치의 벽에 부딪히면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합당했다. ‘또 철수(撤收)’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를 도왔던 많은 이들이 떠났다. 2015년 2·8 전당대회로 문재인 대표 체제가 들어선 뒤 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었다. 결국 같은 해 12월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불과 3개월여 만에 치러진 4·13 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양당 체제를 깨고 제3당의 지위에 올랐다. 당 안팎의 연대론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강론’을 고수한 끝에 얻은 성과였다. 측근 박선숙 사무총장이 연루된 총선 리베이트 의혹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1심에서 관련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기회를 얻었다. 문제는 지지율이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번갈아 20% 안팎까지 치솟는 동안 안 후보는 좀처럼 10%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결국, 안철수의 시간은 온다”,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라며 당 안팎의 동요를 막아냈다. 그의 말은 조금씩 현실이 됐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불러들여 경선의 판을 키웠고,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반 전 총장, 그리고 안 지사를 지지했던 중도 또는 합리적 보수 성향의 표심을 흡수하면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安 ‘문재인 대항마’ 부각 적중… 보수층 흡수 최대 난제

    安 ‘문재인 대항마’ 부각 적중… 보수층 흡수 최대 난제

    대박 난 호남경선 압승이 원동력 지지율 떨어질 때도 자강론 고수‘반문 정서’ 결집… 대선후보 우뚝 “안철수 ‘남풍’이 수도권에 와서 ‘태풍’이 됐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대선 후보 경선 득표율은 경선을 거듭할수록 치솟았다. 호남에서 60%대였던 득표율은 수도권 경선에 이르러서는 80%를 넘어섰다. 안 후보는 4일 대전·충청·세종지역 순회경선을 포함한 7차례 현장 투표(80%)와 여론조사(20%) 결과를 합산한 결과 누적 득표율 75.01%로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안 후보의 목소리도 경선을 거칠수록 굵은 중저음으로 달라졌다. 단순한 경선 승리가 아니었다. 경선 초기 10% 초반대였던 대선 후보 지지율은 20%대로 솟구쳤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 대결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4차 산업혁명 공약 좀더 구체화 필요 먼저 안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도박’이었던 국민완전경선이 ‘대박’이 되면서다. 첫 경선이었던 호남 현장투표에서만 투표자 수가 9만명을 넘어서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초 당이 예상했던 수보다 2~3배를 뛰어넘는 수치였다. 당초 현장투표는 조직 동원력이 강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선 참여 인원이 늘면서 조직 동원의 의미가 없어졌다. 각을 세웠던 당내 호남 의원들도 다시 안 전 대표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반문(반문재인) 정서 집결’도 안 후보의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안 후보는 지지율이 바닥일 때도 ‘안철수와 문재인의 1대1 대결’을 외쳤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5% 아래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면서 “문재인과의 양자대결을 외칠 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과연 가능할까’ 의문을 품었지만 안 후보가 고집스럽게 ‘안철수의 시간이 온다’는 것을 외쳤고,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경선에서는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안철수’, ‘한 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 등의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며 문 후보의 대항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안 후보는 당 안팎의 연대론 요구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자강론’을 외쳤다. 그는 이날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의 시간이 시작됐다. 스스로 믿어야 국민이 믿어 주신다”면서 “국민에 의한 연대, 그 길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지층이 겹치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유권자들은 다시 안 전 대표에게 눈을 돌렸다.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양자 대결에서 안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문 후보를 역전하는 결과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가정된 상황일 뿐이다. 현재로서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완주한다면 5자 대결이 될 수밖에 없다. 보수·중도 연대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장 민주당 경선이 끝나고 갈 길을 잃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자들을 얼마나 흡수하느냐도 중요하다. 국민의당이 이날 마지막 경선을 대전에서 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안 지사가 경선 레이스에서 잇따라 퇴장하면서 구심점이 사라진 중원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이다. ●39석 소수정당 집권 불안 해소도 중요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안 후보가 연대론 없이 사실상의 양자 대결을 만들려면 반문 정서를 넘어 보수·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확실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내세우는 4차 산업혁명 공약도 국민이 좀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39석의 소수 정당이 집권하는 데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지친 국민은 이제 새로운 정권이 빠르게 국정 공백을 메워 주길 바라고 있다. 소수 정당이 과연 쌓여 있는 난제들을 풀고 정권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불안감이 크다. 안 전 대표가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을 널리 찾아 쓰겠다”면서 “편 가르기 정권이 아니라, 실력 위주의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한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문 후보 측 캠프는 매머드급이라는 점에서도 안 후보와 비교가 된다”면서 “안 후보가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불안감 해소를 위해 섀도캐비닛(예비 내각) 구상을 밝힐 필요가 있다. 안 후보가 최근 자강론을 확대해 ‘열린 자강론’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대전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금혼식’ 강부자, 젊은 시절 9명 대시 한 번에..‘팜므파탈’

    ‘금혼식’ 강부자, 젊은 시절 9명 대시 한 번에..‘팜므파탈’

    배우 강부자의 금혼식이 화제다. 4일 방송된 KBS1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는 배우 강부자가 출연했다. 이날 강부자는 다시 태어나도 이묵원과 결혼하겠다고 밝혔다. 이묵원은 강부자의 남편이자 배우다. 강부자는 이묵원과 올해 결혼 50주년을 맞아 금혼식을 올렸다. 두 번째 결혼식을 올린 강부자에게 “다시 태어나도 이묵원과 결혼하겠냐”고 묻자 그는 “내가 하려고 한 거 아니다”고 운을 뗐다. 강부자는 “우리 남편이 지인들 모임에 가서 다시 태어나도 지금 부인하고 살 거냐는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 남편만 ‘나는 또 강부자하고 살거야’ 그랬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딴 남자하고 살아볼까 했더니 나를 다시 택한다는데 너무 안됐지 않나”며 “그렇다면 나도 같이 고집스럽고 깐깐하고 애교 없는 이런 여자를 또 만나서 살고 싶어 하는데 그럼 나도 같이 살아줘야지”라고 말했다. 또 “(남편이) 나보다는 덜 바쁜 배우였으니까 다시 태어난다면 아주 바쁜 배우로 만들어서 내가 의상 챙기고 스케줄 보고 된장국 끓여서 먹여 내보내고 나는 좀 덜 바쁜 배우로 살아볼까”라고 덧붙였다. 강부자는 남편의 외도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강부자는 “남자는 너무 조이면 안 된다. 난 남편이 사흘씩 나가 호텔에 어떤 여자랑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한 번도 거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여자가 누군지 알고, 방송국에 와서 저녁 5시만 되면 그 여자와 사라지고 그러는데도, ‘난 이 남자하고 끝까지 살아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참았다”며 “그 때가 우리 아들이 아장아장 걸을 때다. 근데 남편은 사흘을 나가 지금의 S호텔에 있었다. 그 여자가 누군지 난 다 안다. 불결하긴 뭐가 불결하겠나? 씻으면 되지”라고 말했다. 강부자와 이묵원은 4년간 열애 끝에 지난 1967년 결혼했다. 한편 강부자는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젊은 시절 남다른 인기를 전한 바 있다. 당시 MC들은 강부자에게 “9명이 동시에 대시했다던데”라고 말했고, 강부자는 “당시 남자들이 시력이 좋았다”고 능청스럽게 답했다. 이어 강부자는 “당시 방송국 직원들 중에 9명이 나에게 대시했다. 그 중 한 명이 현재 남편”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청년 백수 탈출, 노하우가 여기에.

     2017년 상반기 주요 대기업의 인적성 고시가 시작됐다. 지난 1일에 실시된 현대자동차 그룹과 이랜드를 시작으로 4월 한달에만 LG, CJ 그리고 상반기가 마지막 기회인 삼성그룹까지 굴지의 대기업에서 필기전형에 나선다.  취업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주요 대기업의 인적성 전형의 최신 정보를 공개했다.  오는 8일 실시하는 LG그룹의 인적성검사는 190분에 걸쳐 진행된다. 인성검사인 LG 웨이 핏 테스트(Way Fit Test) 342문항(50분)과 적성검사 125문항(140분)이 주어진다. 인성검사는 개인별 역량 또는 직업 성격적인 적합도를 확인하는 검사이며, 적성검사는 언어이해, 언어추리, 인문역량, 수리력, 도형추리, 도식적추리 등의 문제가 출제된다. 또 기존에 출제되던 한국사와 한자영역도 유지되며 한국사와 한자는 각 10문항이 출제된다. LG 인적성검사는 문항이 많아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일수록 한 문제에 고집하기 보다는 스피드 있게 빨리 푸는 스킬이 필요하다.  오는 9일 열리는 CJ그룹 ‘CAT CJAT’는 인성 270문항(40분), 적성 95문항(55분)으로 총 95분에 걸쳐 진행된다. CJ인적성은 인문학영역에서 대중문화 및 한국사와 연계된 인문학적 지식 문제가 출제된다는 특징이 있다. 인문학영역에서 대중문화와 한국사와 연계된 인문학적 지식 문제가 출제된다는 특징이 있다. 또 독해, 어휘능력을 요구하는 문제 비중이 높아지면서 단순히 외워서는 문제를 풀 수 없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벼락치기보다는 평소 책이나 신문을 꾸준히 보면서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현명한 준비 방법이다.  삼성그룹 ‘GSAT’는 16일 열린다. 총 140분에 걸쳐 진행되며 기초능력검사와 직무능력검사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기초능력검사는 언어논리(30문항), 수리논리(20문항), 추리(30문항), 시각적사고(30문항), 직무능력검사는 상식(50문항)으로 총 160문항이다. 단, 삼성 GSAT의 경우에는 오답이 발생하면 감정 처리를 하기 때문에 모르는 문제는 빈칸으로 남겨 두는 것이 관건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오는 22일 인적성검사를 실시한다. 적성검사(언어능력 40문항 5분, 수리능력 30문항 12분, 추리능력 40문항 8분, 지각능력 40문항 6분, 분석판단능력 30문항 7분, 상황판단능력 30문항 7분, 직무상식능력 40문항 6분)/인성검사(210문항 50분)/ 한자시험(50문항 40분)으로 총 141분에 걸쳐 진행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인적성검사는 다른 기업에 비해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항의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시험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 배분을 잘하여 자신 있는 문제부터 풀 것을 추천한다. 한자시험은 40분이 주어지기 때문에 그나마 시간적 여유가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문항 수가 50개나 되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 한자 급수시험 2~3급 수준의 문항이 출제되며, 한자의 음과 훈, 사자성어 문제가 출제된다고.  포스코그룹도 23일 인적성검사를 실시한다. 적성검사와 인성검사로 나눠 진행된다. 적성검사는 언어, 수리, 공간, 도식 상식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해 평가한다(총 120문항, 130분 소요). 인성검사는 포스코의 핵심가치인 고객지향, 도전추구, 실행중시, 인간존중, 윤리준수 등을 판단하기 위해 실시한다(총 400문항, 50분 소요). 특히 타기업에는 없는 도식(도형의 서식,규칙)영역이 출제되는 만큼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문제유형에 익숙해지는 것은 필수. 그밖에 포스코 면접 전형에는 역사에세이 평가가 진행된다.   SK그룹도 23일 ‘SKCT’를 실시한다. SKCT는 실행역량 30문항, 인지역량 60문항, 한국역사 10문항, 심층역량 360문항으로 총 160분에 걸쳐 진행된다. 인지역량에는 모든 지원자가 함께 실시하는 언어, 수리능력 외에 직군별 검사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지원직무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더욱 세밀한 측정을 위해 직군을 5개로 나눠 해당직군별로 요구되는 역량을 검증한다. 심층역량은 무려 360개의 문항을 50분 내에 풀어야 함으로 한 문제당 약 8초에 풀어야 한다. 이럴 때는 SK그룹의 인재상을 미리 체크하고 푸는 것도 좋지만, 자칫 거짓으로 판명될 수 있기 때문에 소신 것 빠른 시간 내 푸는 것이 관건이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적성검사는 반복 풀이로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며 스피드를 키워보는 것이 좋고, 인성의 경우 질문을 오래 생각하는 것 보다는 떠오르는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풀이에 즉시 반영하라”면서 “꾸준한 준비를 못한 청년들은 한개 그룹 시험에 집중하는 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트럼프 ‘북핵·무역’ 문제로 中 압박… 시진핑, 투자 선물로 달래기

    트럼프 ‘북핵·무역’ 문제로 中 압박… 시진핑, 투자 선물로 달래기

    백악관 “남중국해·경제·안보 다룰 것” 트럼프 “무역 적자·일자리 손실 한계” 中, 미국정부에 25억弗 투자 유화전략 세컨더리 보이콧·사드 반대에는 강경 오는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의 의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무역 불균형 문제, 역내 안보 현안 등이 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고 “우리는 남중국해부터 무역, 북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큰 문제들을 안고 있으며 해결해야 할 국가적, 경제적, 안보적으로 큰 이슈들이 있다”면서 “1박 2일 정상회담에서 많은 것이 논의의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라고 리조트는 앞서 미·일 정상회담이 열린 곳이다.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선 제압을 시도했다. 트위터에 “중국과의 만남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며 “우리에게 거대한 무역적자와 일자리 손실은 더는 있을 수 없다”고 올렸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생산하는 자국 업체들을 염두에 두고 “미국 기업들은 다른 대안을 살펴볼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은 최대한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31일 오전 트위터 내용이 알려지자 정쩌광(鄭澤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 간 협력에 방점을 뒀다. 그는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두 차례 통화와 서한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중대한 합의를 했다”면서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훌륭한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핵과 사드 배치 등 북한 문제 해법 논의 회담의 첫 번째 의제가 ‘북핵’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이번 정상회담 기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노골적으로 북한과 중국을 비판해 왔다. “북한은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수년간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 중국은 도움되는 일은 거의 안 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대립을 최대한 피하는 전략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북핵 문제를 최대 핵심 의제로 삼은 만큼 시 주석도 여기에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연출하지 않을 순 없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북한 원유 공급 중단과 같은 극단적인 대북 제재에는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시 주석은 본인이 직접 구상한 북핵 해결 원칙인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을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부장도 이날 회견에서 “미·중 정상은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해 매우 깊이 있는 의견 교환을 이룰 것”이라면서도 “한반도 핵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대화 메커니즘에 들어가도록 유관 각방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선제타격 같은 극단적인 방법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할 만큼 급한 상황이지만, 중국은 북핵의 경우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풀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시 주석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적극 설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양국 현안에 집중할 가능성 커 미·중 정상이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는 북핵이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보다는 양자 관계에 더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시 주석이 이번 방미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는 두 개로 압축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받는 것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인정하지 않았던 불충돌, 불대항, 상호존중, 합작공영 등 본인이 주창한 ‘신형대국관계’의 조건들을 동의받는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해 중국은 무역 등 경제 분야에서 상당 부분을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상무부가 “시 주석 방문 기간에 캘리포니아, 텍사스, 아이오와 등 주 정부와 각종 투자 협의를 적극 확대하겠다”면서 “이 주 정부들과의 투자 협의액이 25억 달러(약 2조 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이는 지난해 미·중 기업 간 거래 규모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를 통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 주려 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비판하면서 집권 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도 제소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한 압박을 이어 왔다. 시 주석의 ‘선물’에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만족하느냐가 ‘무역’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은 미국의 또 다른 압박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현재 남중국해에선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며 일본 등과 함께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주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명분은 중국이 챙기고 실리는 미국이 챙기는 정상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성역 없는 수사로 ‘모래시계 검사’ 별칭…보궐선거로 재기 성공한 ‘정치 승부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의 인생은 ‘마이 웨이’ 그 자체다. 정의롭지 않은 일에 소신을 굽히지 않는 ‘강골 검사’였고, 정치적 코너에 몰릴 때마다 오뚝이처럼 기사회생한 ‘정치 승부사’였다. 그 고집 센 ‘검사의 전설’이 마침내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 자리에 올랐다. 홍 후보는 지독한 가난 속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합천에서 초등학교, 대구에서 중·고교를 다녔다. 고려대 법과대학 행정학과로 진학했으나 사법시험에 번번이 고배를 마시자 군에 입대했다. 전북 부안에서 14개월간 단기 병사로 복무한 뒤 일병으로 전역했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홍 후보는 사법연수원을 거쳐 1984년 청주지검 검사시보로 부임했다. 홍 후보는 청주지법 판사였던 한국당 이주영 의원의 권고로 ‘홍판표’라는 이름을 ‘홍준표’로 개명했다. 홍 후보는 검사 부임 초기 연 2000건의 사건을 처리하는 수완을 보였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외조카를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하는 등 굵직굵직한 권력형 비리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993년에는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6공화국’의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전 의원 등 권력의 실세들을 여럿 구속기소했다. 아울러 검찰과 법무부의 수뇌부와 선배 검사에게까지 칼날을 들이대는 등 성역 없는 수사로 유명세를 탔다. 이어 1995년 SBS 드라마 ‘모래시계’에 등장하는 ‘강우석 검사’의 모델로 알려지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았고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도 생겼다. 홍 후보는 1995년 10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1996년 15대 총선 때 서울 송파갑에서 출마해 국회에 첫발을 내디뎠고 이후 서울 동대문을에서 3선을 더했다. 그가 늘 승승장구했던 것만은 아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 경선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패했다. 2007년 7월 전당대회에선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석패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4위에 머물렀다. 홍 후보는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대표에 모두 올랐다. 그러나 2011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사태로 지도부가 붕괴되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2012년 4월 19대 총선에서도 낙선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2012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경남지사 취임 후 진주의료원 폐업을 추진하고, 전교조와 대립각을 세우는 등 노조 세력과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이어 국고의 무분별한 지출을 막겠다며 무상급식 사업 지원을 중단해 경남도 교육감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홍 후보는 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에 이름이 적혀 1억원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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