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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치·나무·아이들… 모두 품은 자연, 인간과 삶 자체

    까치·나무·아이들… 모두 품은 자연, 인간과 삶 자체

    까치와 나무, 집과 어린이, 강아지, 시골 길, 해와 달…. 어린아이의 그림처럼 단순하고, 맑고, 소박한 그림을 남긴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장욱진(1917~1990)의 작품은 보는 이의 마음도 순수하게 만들어 준다. “나는 심플하다”는 말을 평소 강조했던 장욱진은 누구보다도 철저한 작가의식을 통해 특유의 작품세계를 구현했다. 스스로에게는 엄격했지만 인간에 대한 속 깊은 애정과 자연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자그마한 캔버스에 동심처럼 순수한 세계를 담았다.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 등과 함께 2세대 서양화가에 속하는 화가 장욱진의 탄생 100년을 맞아 경기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장욱진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상설전을 마련했다.‘장욱진의 삶과 예술생애’라는 타이틀을 단 상설전은 그의 예술세계를 대표하는 작품 20여점과 유품 등 다양한 아카이브로 꾸며졌다. 이번 상설전은 삶과 예술세계를 ‘까치의 눈’, ‘인간’, ‘자연’ 등 큰 주제로 묶어 보여 주고 아카이브와 영상, 오브제의 방, 화가의 아틀리에 등 6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까치는 장욱진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어린 시절 독특하게 그린 까치 그림을 미술교사가 히로시마고등사범 주최의 전일본소학생미전에 출품해 1등상을 받았다. 어린 장욱진에게 그림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 준 까치 그림을 계기로 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이후 까치는 그의 예술활동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소재로 등장한다.장욱진의 작품에서 인간은 자기 자신과 가족, 아이 혹은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한 인간을 통해 그의 인본주의적 예술철학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아이는 인간 심성의 가장 본질적인 순수함을 추구했던 그의 주된 소재였다. 마치 아이가 그린 듯 아주 단순하게 순수하고 본질적인 요소만을 작은 화면에 응축한 조형성은 그의 예술세계를 관통하는 표현 방식이다. 장욱진은 삶과 예술의 순수한 본질을 찾고자 했으며 그 근원을 자연에서 발견했다. 단순하지만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자연은 그가 꿈꾸던 이상세계이자 그의 삶 자체였다. 대표작 ‘자화상’(1951) 등 그가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기부터 1990년 작고할 때 마지막까지 작업했던 ‘밤과 노인’(1990), 유족들이 올 초 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한 ‘가족도’(1972) 등 작품들이 각 주제에 맞게 전시돼 있다. 아카이브 자료는 영상과 생활기록물 및 문서, 사진과 신문기사, 전시도록, 단행본 등으로 구성됐다. 오브제의 방에는 그가 평생을 즐겼던 술을 위한 술병과 파이프, 안경과 시계 등 필수품들과 창작활동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전시된다. 간결하고 단순한 삶을 추구했던 그의 삶이 그대로 드러난다. 장욱진은 두 번의 사회생활, 즉 광복 후 귀국해 2년간 몸담았던 국립중앙박물관 재직 경험과 1954년부터 6년간의 서울대 미대 교수 시절을 제외하고는 시골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자연과 함께 완전 고독을 즐기며 창작활동에 전념했다. 그의 생애는 주로 작업실을 중심으로 덕소 시기(1963~1974), 명륜동 시기(1975~1979), 수안보 시기(1980~1985), 용인 시기(1986~1990)로 나뉜다. 마지막 화실이었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리 고택은 직접 개조한 한옥과 양옥 그리고 정자가 함께 어우러진 공간으로 ‘전통적 사고방식을 현대적으로 구현해 낸’ 장욱진만의 예술 철학과 가치를 잘 드러내고 있다. ‘화가의 아틀리에’는 용인 고택화실이 연상되는 공간으로 그의 예술 생애와 자연친화적인 삶이 주는 메시지를 담았다.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이사인 장녀 장경수(73·경운박물관관장)씨는 “탄신 10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에 상설전시실을 마련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아버지의 작품뿐 아니라 예술가로 치열하게 작업하고 순수하고 심플한 삶을 고집하셨던 아버지의 정신세계에 대해 깊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로 개관 3년째를 맞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관장 변종필)은 상설전에 앞서 장욱진의 자연친화적 삶과 자연관을 소개하는 ‘장욱진과 나무’전도 화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고 있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테라로사 성공신화 김용덕 대표는? “은행원 출신 늦깎이 바리스타”

    테라로사 성공신화 김용덕 대표는? “은행원 출신 늦깎이 바리스타”

    스타벅스에 도전한 토종카페 테라로사 김용덕 대표의 성공스토리가 26일 KBS1 ‘장사의 신’ 방송에 소개됐다.테라로사는 전국에 11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며 연 매출 약 240억 대의 스페셜 티 커피전문점으로 자리잡았다. 전국 5만여개의 카페, 수많은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테라로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김용덕 대표만의 확고한 고집이 있었다. 김용덕 대표는 최고의 커피 맛을 위해 전 세계 각지의 커피농장을 찾아가 직접 원두를 선별하여 직거래를 해왔다. 그는 전국의 매장마다 공간의 특성과 감수성을 살린 카페 인테리어를 직접 설계하여 감성과 예술이 담긴 카페 공간을 확립했다. 남다른 경영 철학으로 강릉에서 시작한 카페는 서울로 역진출에 성공했다. 테라로사는 고급원두를 사용하는 ‘스페셜 티’ 전문점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이 테라로사의 커피 맛을 찾는다. 하지만 김용덕 대표는 지금도 최고의 커피를 위해 연구한다. 영원히 최고의 커피를 찾을 수 없다고 말하며 커피의 세계에 빠져있는 김용덕 대표. 그는 40대에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된 늦깎이 바리스타다. 어린 시절 달동네와 판잣집에서 자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은행원으로 취직했다. 은행원 시절 승진도 하고 업무도 잘 했지만, 그는 외환위기가 닥치자 과감히 21년간 다닌 은행에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미술 학원을 다니며 돈까스 레스토랑을 차렸다. 그때 후식으로 나오는 커피를 더 맛있게 하는 방법을 찾으며 커피의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 2002년 강릉에서도 외진 시골에서 시작한 카페 ‘테라로사’. 주변 사람들은 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이 같은 창업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끊임없는 커피 연구와 노력은 연 매출 약 240억 원대의 ‘카페’를 만들어냈다. 김용덕 대표는 카페를 창업하는 많은 사람들이 카페가 쉽다는 ‘착각’을 한다고 말한다. 김용덕 대표를 찾아와서 자신이 카페 창업을 해도 되는지 물어보는 이들에게 그는 단호하게 ‘하지마세요’ 라고 말한다. 이미 그렇게 묻는 것 자체가 자세가 안 되어 있다고 말하는 그는 장사가 잘 되는 집은 다 찾아보고 관찰하며 자신보다 조금이라도 고수인 사람한테는 묻고 또 물으라고 한다. 김용덕 대표도 계속하여 커피 맛을 연구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중이다. 강릉에서 시작하여 이제는 세계 진출을 꿈꾸고 있는 테라로사. 지금의 테라로사가 있게 된 이유에는 김용덕 대표의 커피를 대하는 남다른 자세이다. “그 집이 아침에 문을 열기 전에 서 있고 문 닫을 때까지 그 집을 다 관찰해보세요. 그리고 바리스타가 하는 일들을 초 단위로 끊어서 관찰을 해보세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잘 되는 집과 안 되는 집은 정말로 완전히 달라요.”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환경 위해 종이컵대신 머그컵? 그럼 빨대는…

    환경 위해 종이컵대신 머그컵? 그럼 빨대는…

    환경보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실 때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컵홀더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여기서 번번이 빠지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플라스틱 빨대다. 최근 영국의 한 재활용기업 대표가 빨대를 두고 “환경적 재앙”이라고 지칭하며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활용기업 ‘비즈니스웨이스트’ 대표 마크 홀은 “플라스틱 빨대는 인간의 궁극적인 사치품”이라면서 “이를 사용하는 성인은 8살 된 아이들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비난했다. 홀 대표가 이처럼 ‘격분’하는 이유는 작은 빨대 하나가 땅에 버려져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몇십 년에서 몇백 년에 이른다는 사실 때문이다. 게다가 시장에서 분해가 잘 되지 않는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종이 빨대가 버젓이 팔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플라스틱 빨대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홀 대표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빨대의 수명은 고작해야 20분 정도다. 그 이후에는 버려지는데,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나 가게들은 분리수거를 할 때 빨대를 따로 분리하지 않고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비닐봉지에 세금을 붙여 사용량을 줄였던 것처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세금을 더 내도록 해야 한다”면서 “당신은 ‘더 이상 8살 난 어린아이가 아니다’라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분해가 쉽고 빠르긴 하나, 일부 종이 빨대에는 화학 코팅제가 입혀져 있어 플라스틱 빨대와 마찬가지로 환경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이용순 전(작품) 고미술품 속 달항아리와 가장 흡사한 색감을 내기 위해 흰색 태토와 맑은 유약은 자신이 채취한 재료만을 고집해 온 작가의 달항아리전. 24일~6월 1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 (02)733-4867. ●‘조각의 미학적 변용’전 조각으로 특화된 미술관의 올해 첫 번째 기획전. 현대조각의 변용된 조형상을 미학적으로 모색한다. 김정명, 신옥주, 이재효, 홍순모 등 4인의 작가는 저마다의 고유한 조형적 표상으로 예술적 감흥을 일으키는 작품을 선보인다. 6월 28일까지. 경기 남양주시 모란미술관. (031)594-8001~2. 대중음악 ●김광진 콘서트 ‘지혜’ ‘마법의 성’ 등 시대를 뛰어넘는 명곡으로 사랑받아온 더 클래식의 보컬이자 작곡가 김광진이 3년 만에 신곡 ‘지혜’, ‘배다리’ 등을 발표하고 갖는 콘서트. 더 클래식의 또 다른 멤버 박용준을 비롯해 드러머 신석철, 기타리스트 이성렬, 베이시스트 김정렬 등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26일 오후 8시, 27일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삼성홀. 8만 8000원. (02)549-5520.●플랫폼 창동61 개장 1주년 기념 페스티벌(포스터) 서울 북부 지역 대중음악 공간인 도봉구 플랫폼 창동 61이 1주년을 맞아 공연, 대중음악 100대 명반 전시, 장터 등을 연다. 고고보이스, 잔나비, 칵스(26일 오후 7시), 국카스텐, 몽니, 신대철과 한상원의 프로젝트 밴드 블루스 파워 어게인(27일 오후 6시 30분). 서사무엘, 카더가든(28일 오후 5시) 등이 무대에 오른다. 무료. (02)993-0567. 뮤지컬·연극●뮤지컬 ‘밀사’ 1907년 고종의 밀령을 받아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던 네덜란드 헤이그로 파견됐던 특사 이상설, 이준, 이위종의 활약을 그렸다. 6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2만~5만원. (02)399-1772.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한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지난 2월 초연 당시 인기에 힘입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질문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느 쪽이 타당한가’라는 묵직한 주제를 놓고 각 분야의 패널로 분한 배우들이 열띤 토론을 벌인다. 7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4만원. (02)744-4331. 클래식●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프랑스 3대 교향악단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이 4년 만에 갖는 내한공연이다. 지난해 정명훈의 바통을 이은 예술감독 미코 프랑크는 첫 방한. 시벨리우스와 라벨 등을 들려준다.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한다. 25일 오후 7시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4만~15만원. (02)399-1114. ●말러 천상의 삶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단장인 성시연이 오랜만에 서울시향 지휘봉을 잡고 세계 음악계의 프리마돈나 임선혜와 함께 말러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성시연은 보스턴 심포니,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거치며 명성을 쌓고 있다. 25, 26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만~7만원. 1588-1210.
  • 매케인 “사드 비용 우리가 낸다” 美부담 원칙 확인

    미국 공화당의 중진 의원이자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 의원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운용 비용에 대해 ‘미국 부담’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이 20일(현지시간) 밝혔다. 홍 이사장은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국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매케인 의원이 워싱턴DC 상원 의원회관에서 만난 자리에서 ‘사드 비용은 우리가 내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공화당을 이끌어 온 인사이며, 미국의 대외 군사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상원 군사위원장이 ‘미국 부담 원칙’을 단언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러시아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반발’을 무릅쓰고 사드 비용의 ‘한국 부담’ 원칙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케인 위원장의 말처럼 사드 비용 부담 문제는 원래 한·미 양국이 합의한 대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매케인 위원장은 또 한·미 동맹에 대해 “한·미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같이 잘 해 나가자”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왜 나같은 아이는 책에 없어요?” 딸 위해 동화책 만든 아빠

    “왜 나같은 아이는 책에 없어요?” 딸 위해 동화책 만든 아빠

    어린 딸이 아빠를 올려다보고는 물었다. “아빠, 왜 이야기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아무도 나 같지 않아?” 순간 아빠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허핑턴포스트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인 제리 장이 4살 딸 메디슨을 위해 ‘특별한 동화책’을 쓰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제리의 딸 메디슨은 평소 ‘엘로이즈(Eloise)’, ‘팬시낸시(Fancy Nancy)’와 같은 고집불통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좋아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어린 백인소녀들이었다. 이해가 안됐던 딸은 아빠에게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등장하는 책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요청했다. 이에 제리와 그의 부인은 아시아인이 나오는 책을 찾아내려고 서점을 수소문했고, 노력 끝에 아시아계 미국인 캐릭터가 주인공인 책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들의 문화와 유산에 근거한 다소 무거운 소재는 4살짜리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아빠는 딸을 다독이며 “메디슨, 넌 중국인이기 때문에 중국의 문화에 대해 읽는 것도 중요하단다”라고 설명하려 애썼지만, 딸은 “난 중국인이 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며 책을 옆으로 치워버렸다. 이 말은 제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 반면, 뭔가 정말로 놀랄만한 무언가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자극이 됐다. 그리고 낙담해 있는 딸을 위해 이야기를 쓰겠다는 결심이 섰고, 결국 미국의 대표적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 Kickstarter)의 도움을 받아 ‘페퍼 장’이라는 동화책을 창작해냈다. 기대했던 목표치 5000달러(약 561만원)를 훌쩍 넘어선 3만 달러(약 3363만원)를 모아 다음 시리즈도 낼 수 있게 됐다. 제리는 “이 책은 페퍼가 평범한 아이에서 어떻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가 되는지에 관한 것으로 ‘페퍼의 모험’ 이야기다. 메디슨을 위해 책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다양한 출생 배경을 지닌 아이들과 부모님에게도 전해져 하나의 선택지로 제공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 광고 right --> 딸 바보 아빠 덕분에 자신과 똑닮은 주인공이 나오는 책을 갖게된 메디슨은 이제 ‘그게 나예요’라며 자신있게 책장을 휙휙 넘겨 볼 수 있게 됐다. 사진=허핑턴포스트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단돈 10弗로… 랜섬웨어 확산 막은 ‘우연한 22세 영웅’

    “아직 공격 끝나지 않았다” 경고 지난 12일부터 영국은 물론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랜섬웨어 확산을 막은 사람은 온라인 보안회사에 다니는 22세 청년이라고 BBC 등 영국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립토스 로그’라는 회사에 다니던 이 청년은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 확산을 중단시키는 ‘킬 스위치’를 발견해 이를 활성화했다. 자신을 ‘멀웨어테크’(악성소프트웨어 기술자)라고만 밝힌 그는 “분석을 통해 공격에 사용된 악성소프트웨어 샘플을 발견했으며 등록되지 않은 특정 도메인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가 해킹에 쓰이는 악성코드나 악성코드에 감염된 컴퓨터 집단을 말하는 ‘봇넷’을 추적하는 업체인 만큼 봇넷이 어떻게 확산되는지 보려고 글자로 된 인터넷 주소 도메인을 사들인 뒤 이를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도메인을 등록하는 데 사용한 돈은 겨우 10.69달러(약 1만 2000원)에 불과했지만 엄청난 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청년이 등록한 도메인이 랜섬웨어 확산을 중단하는 역할을 하는 스위치로 작동하면서 확산을 중단시킨 것이다. 보안업계 등은 그를 ‘우연한 영웅’(an accidental hero)이라고 말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이버범죄 배트맨’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1주일간 휴가를 얻은 그는 대학에 가거나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해 회사에 취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휴가를 반납하고 위기에 대처한 공로를 인정받아 1주일 추가 휴가를 얻었다. 이번 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그는 “명백히 나쁜 사람을 상대로 일을 하는데 그들이 이번 일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익명으로 남아 있겠다고 고집했다. 또 아직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어떻게 확산을 멈췄는지 알아차리고 공격집단이 코드를 바꿔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이번에 등록한 도메인을 유지하면서 동료와 함께 인터넷주소(IP)를 수집한 뒤 법집행 기관에 보내 악성 소프트웨어 감염 피해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경제 블로그] “가보지 않은 길 간다” 넥타이 푸는 은행원들

    [경제 블로그] “가보지 않은 길 간다” 넥타이 푸는 은행원들

    보수적인 은행원들이 ‘시도 때도 없이’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본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타이’ 제도를 전면 시행했는데요. 대부분의 은행들이 여름에는 ‘쿨 비즈’(Cool Biz)라고 해서 노타이 복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적용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복장에 변화를 줌으로써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하네요.많은 기업들이 최근 들어 자율과 혁신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비즈니스 캐주얼을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만지는’ 은행들만큼은 정장 차림을 고집해 왔습니다. 전문적이고 단정한 이미지가 고객들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이 때문에 고객을 직접 상대할 일이 없는 부서의 직원들까지도 넥타이를 매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은행들도 정보기술(IT) 기업들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이죠. 우리은행도 최근 임원들부터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남기명 우리은행 국내부문장은 지난달 국내 부문 아래에 있는 개인그룹, 기업그룹, 부동산금융그룹 등 소속 임직원들에게 넥타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규정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대신 3분기 안에 목표 달성을 하고 4분기에는 내년을 준비하자고 주문했지요. 스마트뱅킹을 담당하는 디지털금융그룹 직원들은 아예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만 낼 수 있다면 옷차림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은행 직원들은 부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넥타이만 풀어도 일의 능률이 훨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옷차림의 문제가 아니라 고정관념을 깨고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시대] 日, 韓 위안부 재협상 거론 없어 ‘주목’

    “두 정상 조기 회동 일정 조정 한뜻” 부각…7월 獨 G20정상회의 회동 타진 계획 일본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을 전하면서도 ‘재협상’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12일 전날 두 정상의 전화통화 내용과 관련, “두 정상이 가능한 한 조기에 정상회담을 실시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정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는 내용을 부각시키면서 조기 정상회담 개최에만 초점을 맞췄다. 대북 공조가 발등의 불인 일본으로서는 문 대통령이 재협상을 먼저 거론하지 않은 만큼 현시점에 굳이 나서서 갈등을 유도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일단 여지를 둬 행동반경을 좁히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일본 때문에 한·미·일 대북 공조의 틀이 손상됐다는 비난을 받지 않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일본은 한국과 (대북) 공조에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얻을 이익이 있다. ‘대북 정보’도 개중 하나다.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은 이날 “한국 새 정권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런 점에서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국 내의 비판적인 여론 때문에 위안부 합의가 한·일 관계에 계속 불씨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정세”라면서도 “다만 일본 정부는 문 대통령이 직접 재협상을 거론하지 않는 등 극단적인 ‘반일 자세’를 보이지 않은 만큼 향후 추이를 주시하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이날 문 대통령이 전날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비판적인 국내 여론을 전한 것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 내 여론이 실제로 좋지 않아 앞으로 한·일 관계에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아사히신문은 “첫 협의에서부터 현안에 대한 양 정상의 입장 차가 선명했다”며 “문 대통령이 ‘재협상’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 필요성은 강하게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산 소녀상의 조속한 철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문 대통령이) 보여 줬다”고 해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재협상에는 절대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요구하면서 “문 대통령이 (재협상) 공약을 고집하면 한·일 관계가 한층 냉각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도쿄에서 열려다 막판에 좌절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가능한 한 일찍 열고, 그 기회를 이용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별도 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중·일 정상회의 조기 개최가 중국의 부정적인 자세로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오는 7월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한·일 정상회담을 별도 정상회담으로 먼저 여는 방안도 한국 측에 타진할 계획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철 없이’ 넥타이 푸는 은행원들

    ‘철 없이’ 넥타이 푸는 은행원들

    보수적인 은행원들이 ‘시도 때도 없이’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달부터 본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타이’ 제도를 전면 시행했는데요. 대부분의 은행들이 여름에는 ‘쿨 비즈’(Cool Biz)라고 해서 노타이 복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계절에 상관없이 적용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복장에 변화를 줌으로써 딱딱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하네요. 많은 기업들이 최근 들어 자율과 혁신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비즈니스 캐주얼을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만지는’ 은행들만큼은 정장 차림을 고집해 왔습니다. 전문적이고 단정한 이미지가 고객들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준다고 믿었기 때문이지요. 이 때문에 고객을 직접 상대할 일이 없는 부서의 직원들까지도 넥타이를 매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은행들도 정보기술(IT) 기업들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이죠.우리은행도 최근 임원들부터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남기명 우리은행 국내부문장은 지난달 국내 부문 아래에 있는 개인그룹, 기업그룹, 부동산금융그룹 등 소속 임직원들에게 넥타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규정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대신 3분기 안에 목표 달성을 하고 4분기에는 내년을 준비하자고 주문했지요. 스마트뱅킹을 담당하는 디지털금융그룹 직원들은 아예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만 낼 수 있다면 옷차림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은행 직원들은 부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넥타이만 풀어도 일의 능률이 훨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옷차림의 문제가 아니라 고정관념을 깨고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전망… 문재인 시대 각국 관계와 과제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전망… 문재인 시대 각국 관계와 과제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동북아 외교에 ‘공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주변국들은 우리나라와의 관계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특히 한반도 정세에 따라 외교·안보·경제적으로 핵심이익이 교차되는 미·중·일 등은 9년 만에 들어선 한국의 진보 정권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중·일의 한반도 전문가를 만나 문재인 시대 각국과의 관계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한·미 협력채널 구축 “북핵 접근법 달라 마찰 불가피… 토론으로 해결 韓, 모든 채널 동원해 외교적 영향력부터 키워야” “분명히 심각한 마찰은 있겠지만 한·미 양국이 공통된 이해관계 때문에 그 마찰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미 관계를 비교적 낙관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지금 미국의 모든 대북 제재의 초점은 북한을 회담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도 같은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한·미 양국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총론에서는 서로 동의하고 공감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북한 문제의 접근법이 다른 한·미 정상의 철학에 따라 크고 작은 마찰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교·경제적 강한 압박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과 대화·인도적 전략을 내세우는 문재인 대통령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미 관계는 일종의 가족 문제(family matter)와 비슷하다. 이는 가족 안에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라면서 “한·미 관계는 관리 가능하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미 마찰의 해결 ‘열쇠’로 솔직하고 열띤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한·미 양국 중 한쪽이 상대방과 긴밀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을 초래하는 실수”라면서 “양국이 서로 독립적으로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협력 ‘채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을 이른 시일 내에 성사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 문제뿐 아니라 사드 배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의 각종 현안을 정상들이 얼굴을 맞대고 풀어야 한다”면서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재 상황에 맞는 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그는 “문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등에 참여한 지 9년이 지났다”면서 “한국의 안보상황과 외교·경제적 여건이 완전히 변했음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서울과 워싱턴의 공동 정책 수립 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급한 과제로 한국의 외교적 영향력 회복을 꼽았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대통령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한국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동북아에서도 외교적 영향력이 축소됐다”면서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서 한국의 목소리를 주변국에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한·미, 미·중, 한·중 간 벌어진 틈에서 기생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과 벌어진 외교적 틈을 빨리 메우고 포괄적인 정책 조정, 공동 목표의 조율을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위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한·중 전화위복 기회 “14일 베이징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땐 대화 ‘물꼬’ 사드, 中에 해 되지 않는다는 점 설명·美도 설득해야”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전쟁 직전으로 치닫던 남북 관계가 전환을 맞게 됐고, 최악의 한·중 관계도 회복될 기회가 왔다. 한국의 새 정부가 이 기회를 슬기롭게 이용하길 바란다.”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베이징대 진징이(金景一) 교수는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동북아 정세에 전화위복의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의 정치·외교·안보 관련 인사들과 두루 친한 진 교수는 전날 문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 “외교 전략을 과단성 있게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특히 국가정보원장으로 내정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은 내가 본 한국의 대북 전문가 가운데 단연 출중하다”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향후 임명될 신임 주중 한국대사도 대선에 공을 세운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급 인사를 고집하기보다는 중국을 잘 알고 한·중 관계 개선에 발벗고 뛸 실력파를 기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특히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새 정부가 대표를 파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드 갈등 때문에 한국을 초청국에서 제외했던 중국 정부는 지난 10일 “한국이 참석하겠다고 하면, 적당한 시기에 관련 소식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진 교수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은 시진핑 주석이 총력을 기울인 행사”라면서 “시간이 촉박해 공식 특사가 참석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새 정부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방문하면 한·중 대화 재개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의 사드 갈등과 관련해 진 교수는 “한국이 당장 사드 배치를 중지하거나 철회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대화를 통해 국면을 전환시킬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도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여유가 생겼고, 문재인 정부도 외교·안보 정책을 다시 짜고 있기 때문에 이전 정부보다 훨씬 유연하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양측의 유연함에서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면서 “대선 기간에 문재인 캠프에서 안보 전략을 담당하는 인사들을 만나 봤는데, 이미 청사진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진 교수는 “중국 역시 사드로 촉발된 각종 조치로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한국은 사드가 중국 안보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는 동시에 미국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진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제1과제로 내세우고 있고, 시 주석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이 기회를 이용해 남북문제와 한·미·중 관계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한·일 해법은 투 트랙 “역사문제, 한·일 협력 사안과 별개로 다뤄 관계 진전 위안부 합의 ‘재협상’ 용어 자제… 실질 성과 노려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를 여타 한·일 협력 사안과 연계시키지 않고, 별개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투 트랙 정책’이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공약대로 유지되기를 기대합니다.”오쿠조노 히데키(53) 시즈오카 현립대 교수는 11일 “위안부 갈등을 비롯한 역사 문제로 인해 한·일 관계 전체가 악영향을 받고 어그러지는 일이 이어져 왔는데 역사문제는 역사문제대로 가게 하고, 이와 별개로 미래를 향한 한·일 관계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합의 갈등에 대해 그는 “재교섭이란 표현을 쓰지않고도, 재교섭 이상가는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선 캠프의 브레인들이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치 및 한반도문제에 대한 일본의 대표적인 전문가인 그는 지난달만 해도 3차례나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캠프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교환해 왔다. 오쿠조노 교수는 “아베 신조 정부가 위안부 합의 재교섭, 재협상이란 용어를 사용한 한·일 협상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한국 측도 잘 알고 있었다”면서 새 정권의 관계자들이 조심스럽게 로드맵을 그려 나가고 있는 점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존중한다는 전제 아래, 이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후속조치 등 합의 정신을 더 잘살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자’는 등의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위안부 문제) 피해자와 당사자들이 더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현재 가장 절박하고 시급한 일은 북한의 도발을 둘러싼 안보문제라면서 한반도 정세는 과거 북한 핵위기 때와는 차원이 달라졌다면서 이에 대한 한·일 양국의 대비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의 북한은 김정일 시대에 비해서도 더 불투명해졌다. 거기에 더해 (예측이 어려워진) ‘트럼프의 미국’이란 변수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일본과 충분한 상의 없이 미국이 북한 핵시설 등 필요 부분을 타격하는 외과적 공격(surgical strike)을 감행하거나, 미국과 북한 사이에 부분적인 군사충돌이라도 일어난다면, 북한의 보복 공격 등으로 인한 피해 등은 고스란히 한국과 일본이 뒤집어쓰게 된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이 한반도에서 미국, 북한이 모험적인 행동으로 나오지 않도록 협력하고, 전략적 소통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에서 군사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뢰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디지털 뱅킹에 사라지는 점포…디지털 소외 고객은 부글부글

    디지털 뱅킹에 사라지는 점포…디지털 소외 고객은 부글부글

    대기고객 수 급증 등 불편 늘어 신탁 등 직접 방문 거래도 많아 디지털 서비스 보완책 마련해야직장인 한모(30)씨는 최근 통장을 해지하려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K은행에 갔다가 대기 인원이 60명인 번호표를 받고 짜증이 났다. 통장을 해지하는 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안 됐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사무실에 간신히 늦지 않게 돌아갈 수 있었다. 스마트기기 세대이지만 금융 거래는 웬만하면 은행 창구에서 한다는 한씨는 “아직까지는 직접 은행에 가야 하는 업무가 많고 저처럼 창구 거래를 고집하는 고객들도 여전히 많은데 덮어 놓고 점포부터 줄이는 게 능사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시중은행들이 점포를 통폐합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디지털 서비스가 충분히 편리하고 발달하지 않아 고객들의 불만도 높다.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무작정 점포만 줄일 게 아니라 ‘디지털 문맹’ 소비자를 위한 방안 등 보완책 마련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개 주요 은행(국민·우리·신한·KEB하나·농협·기업) 점포 176개가 없어졌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은행 일을 보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고 은행들도 비용 절감과 디지털 전환을 위해 앞다퉈 점포 수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부 점포에서는 대기 고객 수가 급증하는 등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은행 측에서는 디지털 뱅킹을 이용하라고 권하지만 노년층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도 비대면 거래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뱅킹은 시간과 비용을 줄여 준다는 점에서 편리하지만 금융 거래에서 발생하는 실수를 고객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이나 안전성을 원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점포를 찾는다”고 말했다. 통장 개설과 계좌이체, 신용대출 등 많은 업무가 모바일로 가능해졌다고 해도 여전히 은행 방문이 필수인 업무도 있다. 예컨대 신탁 업무는 비대면 거래가 불가능하다. 점포에서 가입한 예·적금도 만기 때 반드시 은행에 가야 해지할 수 있다. 최근엔 주택담보대출 신청도 스마트뱅킹으로 할 수 있지만 설정 등기를 위해서는 꼭 한 번 은행을 방문해야 한다. 고객뿐 아니라 은행 직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선결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씨티은행은 전국 126개 지점을 25개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이런 흐름이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느낀 노조원들은 지점 통폐합에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를 지켜보는 다른 시중은행 임원은 “디지털은 어차피 가야 할 방향이지만 은행원들조차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면 어떻게 고객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공감대 형성은) 씨티뿐 아니라 모든 은행 경영진의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은행의 평직원은 “씨티의 실험이 성공할까봐 두렵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핀테크(금융+IT)는 은행 거래가 어려운 금융 소외자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주는 측면도 있다”면서 “은행들마다 각자 특성을 살린 디지털 전략 짜기와 효율적인 점포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대기인원 60명..” 준비덜된 점포폐지, 올라가는 고객짜증

    “대기인원 60명..” 준비덜된 점포폐지, 올라가는 고객짜증

    직장인 한모(30)씨는 최근 통장을 해지하려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K은행에 갔다가 대기 인원이 60명인 번호표를 받고 짜증이 났다. 통장을 해지하는 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안 됐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사무실에 간신히 늦지 않게 돌아갈 수 있었다. 스마트기기 세대이지만 금융 거래는 웬만하면 은행 창구에서 한다는 한씨는 “아직까지는 직접 은행에 가야 하는 업무가 많고 저처럼 창구 거래를 고집하는 고객들도 여전히 많은데 덮어 놓고 점포부터 줄이는 게 능사인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시중은행들이 점포를 통폐합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디지털 서비스가 충분히 편리하고 발달하지 않아 고객들의 불만도 높다.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무작정 점포만 줄일 게 아니라 ‘디지털 문맹’ 소비자를 위한 방안 등 보완책 마련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6개 주요 은행(국민·우리·신한·KEB하나·농협·기업) 점포 176개가 없어졌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은행 일을 보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고 은행들도 비용 절감과 디지털 전환을 위해 앞다퉈 점포 수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부 점포에서는 대기 고객 수가 급증하는 등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은행 측에서는 디지털 뱅킹을 이용하라고 권하지만 노년층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도 비대면 거래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뱅킹은 시간과 비용을 줄여 준다는 점에서 편리하지만 금융 거래에서 발생하는 실수를 고객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이나 안전성을 원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점포를 찾는다”고 말했다. 통장 개설과 계좌이체, 신용대출 등 많은 업무가 모바일로 가능해졌다고 해도 여전히 은행 방문이 필수인 업무도 있다. 예컨대 신탁 업무는 비대면 거래가 불가능하다. 점포에서 가입한 예·적금도 만기 때 반드시 은행에 가야 해지할 수 있다. 최근엔 주택담보대출 신청도 스마트뱅킹으로 할 수 있지만 설정 등기를 위해서는 꼭 한 번 은행을 방문해야 한다. 고객뿐 아니라 은행 직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선결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씨티은행은 전국 126개 지점을 25개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이런 흐름이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느낀 노조원들은 지점 통폐합에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를 지켜보는 다른 시중은행 임원은 “디지털은 어차피 가야 할 방향이지만 은행원들조차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면 어떻게 고객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공감대 형성은) 씨티뿐 아니라 모든 은행 경영진의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은행의 평직원은 “씨티의 실험이 성공할까봐 두렵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핀테크(금융+IT)는 은행 거래가 어려운 금융 소외자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주는 측면도 있다”면서 “은행들마다 각자 특성을 살린 디지털 전략 짜기와 효율적인 점포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中 “김일성 때문에 중국군 수십만 죽었다”

    “미·중 냉전도 北 고집이 가져온 피해” 조선중앙통신 논평에 맹비난 퍼부어 중국 관영 매체들이 북한이 가장 숭배하는 김일성까지 대놓고 비난하는 등 북한에 대한 불만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외적 외교관계를 고려해 수위를 조절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해외판 소셜미디어 매체인 협객도는 지난 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중국 비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는 제하의 평론에서 “중국은 조선중앙통신의 글에 대해 논쟁하고 싶지 않지만 할 말이 있다”고 밝혔다. 협객도는 “북한이 북·중 관계가 악화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맞다”면서 “비이성적인 인간처럼 핵을 반대하면 적이고 지지하면 벗이라고 하는데 이런 시각에서 보면 북한은 이미 벗이 하나도 없고 전 세계가 다 북한의 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김일성이 한반도를 통일시키려고 하지 않았다면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몇십만 명의 중국 지원군이 북한에서 죽었고 20년에 걸친 미·중 냉전을 초래했으며 심지어 양안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데 모두 다 북한의 고집이 가져온 피해”라고 강조했다. 협객도는 “중국의 핵심 이익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인데 북한이 중국의 이익을 완전히 무시해 버린 것 같다”면서 “조선중앙통신의 글은 북·중 간의 이익 갈등을 드러냈으며 글 마지막 부분의 경고적 표현은 거의 북·중 관계의 결렬을 선고함과 다름이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 매체는 “북한이 끊임없이 핵·미사일 시험을 감행하는 것은 한반도 정세를 임계점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에 직면한 북한은 중국의 중재 외교 덕분에 일정 부분 외교 공간이 생겼으니 북한이야말로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객도는 “북한이 자신의 안위를 핵무기와 함께 묶는 것은 절대적인 불안을 초래한다”면서 “1972년 미·중 관계의 완화는 한국전쟁에 대한 화해라고 볼 수 있는데 북한은 여전히 대항적인 사고방식 속에 자승자박하고 있으며 중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있어서 중국은 공기와 같아 있을 때는 감지되지 않지만 없을 때는 치명적”이라며 “북한의 언론이 중국의 감정을 많이 상하게 했지만 중국이 실망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으며 북한은 핵 포기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김철’이라는 개인 명의로 게재한 논평에서 “조중 관계의 ‘붉은 선’을 우리가 넘어선 것이 아니라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주말마다 ‘오페라 진수성찬’

    주말마다 ‘오페라 진수성찬’

    창작 ‘자명고’ ‘토스카’ 등 무대에…20일 ‘평창 성공 기원’ 갈라 공연한국 창작품을 비롯해 다채로운 오페라를 연달아 감상할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오는 12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주말마다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오페라 저변을 확대하고 오페라 단체에 안정적인 공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축제로 올해 8회째다.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80여 오페라단 중 중견 5곳과 국립오페라단이 참여해 릴레이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9월 공동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유망 성악가 8명도 무대에 오른다. 메인 무대인 오페라극장에는 창작 오페라 ‘자명고’(노블아트오페라단)와 ‘토스카’(무악오페라),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팔리아치’(솔오페라단), ‘진주조개잡이’(국립오페라단)가 올려진다. 1969년 김달성 작곡으로 초연된 ‘자명고’는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설화를 현대시어와 서양 전통 오페라 기법으로 옮긴 대표적인 국내 창작 오페라다. 이번 공연에서는 상고시대부터 전해 오는 오고무(五鼓舞)와 삼국시대 화랑의 칼춤이 곁들여진다. 푸치니의 대표작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스카’는 CF계 스타 감독인 채은석의 첫 오페라 연출작이라 흥미롭다. 1800년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오페라 가수 토스카와 그의 연인인 자유주의파 화가 카바라도시, 비밀경찰 스카르피아 사이의 사랑과 질투, 탐욕, 증오 등이 비장한 선율과 서정적인 화성에 실린다. 사실주의 오페라 두 편을 엮은 ‘까발레리아…’를 통해서는 명예살인에 얽힌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발굴한 세계적인 디바 피오렌짜 체돌린스가 출연한다. 서정성이 돋보이는 ‘진주조개잡이’는 ‘카르멘’으로 유명한 비제의 숨은 진주 같은 작품이다. 고대 실론섬을 배경으로 여사제와 절친인 두 남자의 삼각 관계와 우정이 그려진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서는 창작 오페라 ‘고집불통 옹’(하트뮤직)과 ‘봄봄&아리랑 난장굿’(그랜드오페라단)을 즐길 수 있다. ‘고집불통 옹’은 전래동화 ‘옹고집전’을 각색한 가족 오페라다. 출연진과 스태프가 초연부터 수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어 최고의 팀워크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봄봄&아리랑 난장굿’은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봄’을 바탕으로 우리 민족 특유의 해학과 풍자를 오페라 형식으로 담아내며 밀양백중놀이의 작두말타기, 풍물놀이의 개인놀음, 아리랑의 대동놀이 등 우리의 전통 마당놀이를 보탰다. 이 밖에 20일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서는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오페라 갈라 무대가 열린다. 오페라극장 공연 1만~18만원, 자유소극장 공연 3만~5만원. (02)580-1300.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30년 숙원 푼 신격호… 롯데월드타워 첫 방문

    30년 숙원 푼 신격호… 롯데월드타워 첫 방문

    123층 꼭대기서 만족감 표시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5) 총괄회장이 국내 최고층 건물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 꼭대기에 올라 자신의 숙원 사업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이날 낮 12시쯤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함께 롯데월드타워를 찾았다. 신 총괄회장의 수행 및 안내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아닌 롯데 비서실에서 맡았다. 박현철 롯데물산 대표이사,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이사 등 롯데 임직원들이 동행했다. 신 총괄회장 일행은 1층 홍보관에서 롯데월드타워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그니엘 호텔(76~101층), 전망대(117~123층) ‘서울 스카이’ 등을 차례로 관람했다. 방문은 약 3시간 동안 이뤄졌다. 신 총괄회장은 전망대에 올라 “여기가 세계에서 몇 번째로 높은 건물인가”, “사람들은 많이 찾는가” 등을 물었고, 수행원들이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전망대이며, 하루 평균 20만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고 답하자 만족감을 보였다. 롯데월드타워를 포함한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는 30년 전인 1987년 신 총괄회장이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며 대지를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들어가는 반면 단기간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주위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아무도 신 총괄회장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월드타워 현장을 찾은 것은 2015년 12월 1일 103층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노병용 당시 롯데물산 대표로부터 공사·영업 현황을 보고받았을 때가 마지막이었다. 이번이 롯데월드타워 완공 이후 첫 방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3일 있었던 개장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좋지 못한 날씨와 인파 등을 고려해 날짜를 재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학생부 관리 = 대입”… 학종시대 컨설팅업체 기승

    “학생부 관리 = 대입”… 학종시대 컨설팅업체 기승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10명 중 7명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컨설팅을 받고 있습니다. 생활기록부 컨설팅은 연간 600만원이고 논문은 한 편에 360만원입니다.”●年 600만원… 사춘기 멘탈 관리도 2일 통화한 A컨설팅교육업체 관계자는 “이제는 교육의 양과 질이 동시에 중요해지는 시대다. 부모의 절대적인 시간 투입이 중요한데 이걸 (업체가) 대신 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논문도 고1·고2 때 각각 한 편씩 만들어 두면 좋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컨설팅과 논문 준비에 2년간 1920만원을 들여야 하는 셈이다. 최근 학종 선발 인원을 늘리겠다는 주요 대학들의 발표가 잇따르면서 컨설팅 업체가 인기 절정이다. 업체들은 황금연휴를 맞아 상담 예약이 가득 찬 상태라고 했다. 문제는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면접, 동아리 활동 등을 평가해 시험 성적뿐 아니라 학생의 잠재능력을 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사교육에 이용된다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다니며 학생부에 적을 내용을 만들지 않으면 대학 가기 힘들다’는 말에 맞벌이 부모들은 컨설팅 업체에 돈을 내어 주면서도 속이 탄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9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체 모집인원의 76.2%(26만 5862명)가 수시모집으로 대학을 간다. 이 중 학종 비중은 24.3%(8만 4764명)로 정시모집인원(8만 2972명)보다 많다. 특히 명문대일수록 학종 비율은 높아진다. 서울대는 수시 인원의 100%를 학종으로만 선발할 계획이다. 이 발표 이후 컨설팅 업체에 상담 예약이 늘고 있다. 중학생 상담생까지 늘면서 5월 둘째주까지 상담 예약이 가득 찬 상태라는 게 한 컨설팅 업체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1회 비용은 25만원인데 컨설팅 내용에 멘탈(정신) 관리도 들어간다”며 “대학을 위해 사춘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맞벌이 학부모 이모(42·여)씨는 “옛날에는 ‘돼지맘’(소수정예로 팀을 꾸려 과외 교사를 연결해 주는 사람을 일컫는 은어)에게 아이를 맡겼는데 이제는 컨설팅 학원에 보내야 한다”며 “일하느라 제대로 챙겨 주지도 못하는데 우리 아이도 (컨설팅 업체에) 안 맡길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푸념했다. ●대학측 “업체 손길 가려낼 수 있어” 대학들은 업체에서 준비한 경우는 걸러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입학처 관계자는 “입학사정관들은 평균 6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다”며 “업체의 손을 거친 자기소개서나 논문 글귀는 신기하게 눈에 띈다. 학종이 완벽한 제도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4차산업 시대가 오는데 계속 정시모집만 고집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정확한 정보는 대학이 가지고 있는데 업체가 부모들을 자극하고 있다”며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이를 악용하는 사교육 시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이은경의 유레카] ‘기술과 상상력의 결합’ 로봇에 부여할 가치는

    [이은경의 유레카] ‘기술과 상상력의 결합’ 로봇에 부여할 가치는

    생명체처럼 특히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계장치를 만들기 위해 동서고금의 기술자들은 많은 시도를 했다. 15세기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는 단순한 물시계가 아니라 2시간마다 자동으로 12지신 인형이 종을 치는 시보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18세기 프랑스의 자크 보캉송은 시간 맞춰 소리를 내고 헤엄치거나 날개를 퍼덕이는 기계오리를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계장치는 점점 더 정교해졌지만 사람처럼 움직이는 자동기계장치란 여전히 꿈으로 남았다. 현실의 물질을 다루는 기술자들과 달리 상상력을 무기로 한 예술가들은 이 꿈을 실현했다. 1920년에 발표된 카렐 차페크의 희곡에는 ‘로봇’이라 불리는 인조인간이 등장했다. 로봇들은 원래 인공물이고 영혼과 감정이 없는 존재였지만 나중에 자의식과 감정을 가진 존재로 묘사됐다. 이후 수많은 SF 영화에서 인간을 닮은 자동장치로서 로봇에 대한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교하게 움직이는 기계장치로서 로봇과 그 두뇌에 해당하는 연산장치로서 컴퓨터가 각기 다른 갈래로 발전했다. 로봇은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특정한 목적을 수행하는 용도로서 산업용, 의료용으로 개발됐다. 정교한 동작을 위해 엔지니어들은 곤충이나 동물들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이를 기계적으로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한편 컴퓨터는 고집적회로 기술에 힘입어 정보처리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다. 1997년 5월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체스 챔피언 게리 가스파로프를 이기는 이변을 낳았다. 딥블루는 저장된 수많은 체스 기보 데이터를 이용해 가능한 모든 경우를 조사한 뒤 다음 수를 결정하는 방식의, 매우 많은 연산을 매우 빠른 시간 안에 해낼 수 있는 컴퓨터였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2017년 1월 그간 온라인 대국에서 바둑의 세계 최고수들을 차례로 이긴 플레이어가 모두의 짐작대로 구글의 알파고임이 밝혀졌다. 알파고에 적용된 딥러닝 기술은 컴퓨터를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엔지니어들은 이 두 갈래의 기술이 결합하면 사람처럼 학습하고 판단하고 행동에 옮기는 기계장치, 지능형 로봇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이미 도로 시험주행을 시작한 자율주행 자동차, 애완 로봇, 서비스 로봇이 개발됐다. 특히 서비스 로봇은 국방, 의료 등에서 사용되기 시작했고 일상에 관련된 개인 서비스 로봇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에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을 제정하고 산업 성장을 위한 정책을 해 오고 있다. 첨단 기술이 야기할 사회 문제, 기술 위험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이 강한 유럽연합(EU)에서는 2017년 초에 로봇 민법 제정의 필요성과 규칙을 승인했다. 이와 관련해 EU는 지능형 로봇에 전자인간(electronic person)이라는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 선언의 핵심은 지능형 로봇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EU는 지능형 로봇이 일으킬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윤리적 대응 원칙을 강조한다. 로봇 윤리라고 불리는 이 원칙들은 실제로는 로봇을 디자인하는 엔지니어들을 향한 지침에 가깝다. EU는 이 선언에서 로봇 윤리의 기본으로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1942년의 소설에서 제안한 로봇 3원칙을 인용한 것은 흥미롭다. 특히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1원칙을 강조했고 인간이 위험에 처했을 때 강제로 로봇 작동을 멈추게 하는 ‘킬 스위치’(kill switch)를 필수로 요구했다. 로봇의 역사에서 인간을 닮은 자동장치에 대한 기술적 소망과 예술적 상상력의 공(共)진화를 볼 수 있다. 로봇에 의한 위험에 대응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때 SF 영화에서 그리는 디스토피아나 기술영향평가에서 제안하는 로봇의 잠재적 위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과연 비현실적인 것일까?
  • [달콤한 사이언스] “남성호르몬 많으면 고집 세고 독단적”

    누군가가 ‘그 사람은 남성호르몬 과잉이야’라고 한다면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고집이 세다는 의미다. 실제로 남성호르몬이 과할 경우 직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고집이 세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ZRT임상연구소, 캐나다 웨스턴대 공동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리성보다는 순간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독단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리과학’ 5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남성 243명을 무작위로 뽑아 심리검사를 받도록 했다. 그다음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 그룹에는 젤 형태로 된 테스토스테론을 바르고 다른 한쪽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4시간 뒤 심리검사, 의사결정과 관련한 수학 문제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처리를 한 남성 그룹은 그렇지 않은 남성들보다 문제 풀이 속도는 빨랐지만 정답률은 20~30% 낮았다. 또 테스토스테론 처치를 받은 사람들은 처지 전에 비해 ‘내가 옳다’라는 생각과 직관적 사고를 더 신뢰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오르면 자신감과 공격성이 함께 높아지면서 위험 감수 능력은 좋아지지만 위기를 관리하는 능력과 타인과 협력하고 경청하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콜린 캐머러 칼텍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의 의사결정과 인지능력이 테스토스테론과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음을 보여 주는 첫 번째 사례”라며 “최근 중년 남성의 갱년기 치료나 자신감 상승을 위해 남성호르몬을 주입하는 치료법을 사용하는데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北·美·中 3자 대화 출구 모색 국면, 北 핵 고집…대화 당장은 어려울 것”

    한국 뺀 ‘코리아 패싱’ 방지 중요 차기 정부 국민 공감 얻어야 대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대북 정책에 대해 국내 상당수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제재·압박을 이행하면서 동시에 대북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가 예상됐던 지난 15일 이른바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25일 북한군 창건일이 고강도 도발 없이 지나가면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차기 정부가 대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지만 북한의 반응에 따라 다시 긴장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시각도 여전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7일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관련 공동성명에 대해 “지금까지의 압박이 결국은 협상으로 가기 위한 것이었으니 서서히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중국을 활용해 4월 한반도 위기를 넘겼고 성명에 협상의 문을 열어둔다고 명시하면서 북한의 체면을 살려준 것”이라면서 “북한도 다음달 9일 대선 투표일까지는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중국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고 나오려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위기 국면 전후로 트럼프 정부의 톤이 많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중국을 움직여 북한 상황을 관리한 것이고 이제는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라면서 “레드라인(최후 금지선)이라는 6차 핵실험이나 ICBM 도발이 없으면 트럼프도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형식적으로 중국은 6자회담을 말하지만 지금은 실질적으로 북·미·중 3자 대화가 돼 가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한국을 빼고 논의하는 코리아 패싱은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미국이 ‘협상의 문’을 열어준다고 하더라도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대외 협상력을 높인다는 북한의 전략이 즉시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는 동결로 시작해 궁극적 비핵화로 가야 하지만 북한은 핵능력을 가지고 실리를 확보하는 대화를 원할 것”이라면서 “대화 탐색 국면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의 데자뷔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대화를 모색하는 것은 맞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트럼프도 동북아의 특수성 때문에 이런저런 고민을 해 왔지만 결국은 평화적 수단을 최우선 옵션으로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대북 대화 의지가 없지는 않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일정한 반응을 해야 하고 우리 정부도 새로 들어서는데 북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져 있다”면서 “차기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정교한 논리를 만들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때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대화는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과거 오바마 정부가 못 한 것, 즉 더 큰 채찍을 휘두르고 중국의 역할을 계속 강조해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겠다는 의도”라면서 “핵동결이 목적은 아니고 결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해야 대화가 된다는 입장이라면 성사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또 “초기 잡음을 어떻게 완화할지, 한·미 입장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큰 외교적 과제”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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