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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장훈, 리얼한 분노 연기 “고집부리지 말고 내 말 들어”

    서장훈, 리얼한 분노 연기 “고집부리지 말고 내 말 들어”

    ‘연애의 참견2’ 서장훈이 리얼한 연기로 참견러들의 화를 폭발시킨다. 15일 방송되는 KBS Joy 예능프로그램 ‘연애의 참견 시즌 2’에서는 스튜디오를 분노로 가득 차게 한 최악의 남자친구를 소개한다. 이날 스튜디오에는 이기적인 남자친구 때문에 싸운다는 고민녀의 역대급 사연이 찾아온다. 한달만에 속전속결로 연인이 된 5살 연상의 남친은 힘들고 지친 고민녀에게 포근한 둥지가 되어주는 사람이었다고. 하지만 남친을 만난 뒤 고민녀의 인생은 180도 바뀌게 되고 연인 관계에서 상상도 하지 못할 남친의 태도에 고민녀가 섭섭함을 표현하면 오히려 그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 뿐만 아니라 사연 속 남자친구에 몰입한 서장훈이 “고집부리지 말고 내 말 들어”라며 리얼한 남친 연기를 펼침과 동시에 참견러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다짐(?)까지 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고. 특히 곽정은은 폭풍 말빨(?)과 허탈 웃음으로 격한 반응을 보인다. “어디 계신지 알면 제가 가서 데려오고 싶네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즉시 바로 잡으세요!”라며 사연녀에게 촌철살인 멘트를 날려 그녀를 이토록 격하게 만든 사연이 밝혀질 오늘 방송을 더욱 기다려지게 한다. 한편, KBS Joy ‘연애의 참견 시즌2’는 15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데뷔 30주년’ 이승환 “나는 현재진행형… 언제나 정직하게 음악했다”

    ‘데뷔 30주년’ 이승환 “나는 현재진행형… 언제나 정직하게 음악했다”

    美캐피톨스튜디오서 빈티지 악기로 녹음 “새달 ‘무적전설 콘서트’ 관객 기대 넘을 것” 1989년 데뷔 이래 ‘공연의 신’으로 군림해 온 이승환(54)이 5년 만에 정규 앨범 ‘폴 투 플라이 후’(FALL TO FLY 後)를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발매하는 정규 12집이다. 이승환은 신보 발매를 하루 앞둔 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연 음감회에서 “항상 젊은 음악을 하는 현재진행형 음악인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앨범 작업기를 풀어놨다. 타이틀곡 ‘나는 다 너야’는 최근 가요계에 몰아치고 있는 ‘뉴트로’(뉴+레트로) 경향의 곡이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미국 음악 시장을 지배한 모타운 사운드에서 착안해 빈티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곡을 완성했다. 미국에서 빈티지 악기들을 섭외해 리얼 사운드를 쌓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굴절시켜 모던하게 다듬는 등 완벽을 고집했다. 이승환은 뉴트로 트렌드를 따라간 이유에 대해 “20대들은 음악 페스티벌에서 ‘강제 관람’할 때만 저를 알게 되는 상황”이라고 농을 던지면서 “후배들에게는 노쇠한 음악인이라는 손가락질 받지 않고 언제나 영향력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12집에는 이 밖에 30주년을 돌아보는 내용의 ‘30년’, 사랑스러운 보컬이 매력적인 스텔라 장이 피처링한 ‘너만 들음 돼’, 화려하면서 장엄한 오케스트라 현악기 사운드가 인상적인 ‘백야’ 등 모두 10곡을 담았다.“언제나 정직하게 음악을 해 왔다”고 자부한 이승환은 현재 음악 시장의 부조리에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그는 “PD에게 촌지 요구를 받지 않아도 좋은 세상이 됐는데 얼마 전부터는 업계에 이상한 일이 많아졌다”며 음원 차트 사재기 의혹을 꼬집었다. 이어 “나도 어렸을 땐 차트에 들어야 한다는 조바심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겸허하게 좋은 앨범 만드는 것이 팬과 후배 음악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승환은 매 앨범 아낌없는 자본을 투자해 최고의 사운드를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작업은 유서 깊은 녹음실이 있는 미국 캐피톨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이승환은 “1990년대 미국에선 약간의 업신여김과 냉소를 겪었는데 지금은 저를 케이팝 가수로 잘못 알고 환대하더라”며 한국음악의 달라진 위상을 전하며 웃었다. 이승환은 “공연을 위해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연에 있어서만큼은 여전히 국내 최고임을 자부했다. 그는 록밴드 U2가 공연에서 기상천외한 장면을 연출할 때 쓰는 ‘키네시스’라는 장치를 소개하며 “그 모터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곳이 한국 업체”라며 이번 공연에 거의 모든 모터를 쓰겠다고 장담했다. “공연은 결국 자본의 미학”이라고 단언한 그는 “관객의 기대를 120% 뛰어넘는 공연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승환은 다음달 30일과 12월 1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 ‘무적전설’을 열고 레전드 공연의 감동을 이어 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데뷔 30주년’ 이승환 “나는 현재진행형… 언제나 정직하게 음악했다”

    ‘데뷔 30주년’ 이승환 “나는 현재진행형… 언제나 정직하게 음악했다”

    1989년 데뷔 이래 ‘공연의 신’으로 군림해 온 이승환(54)이 5년 만에 정규 앨범 ‘폴 투 플라이 후’(FALL TO FLY 後)를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발매하는 정규 12집이다. 이승환은 신보 발매를 하루 앞둔 1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구름아래소극장에서 연 음감회에서 “항상 젊은 음악을 하는 현재진행형 음악인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앨범 작업기를 풀어놨다. 타이틀곡 ‘나는 다 너야’는 최근 가요계에 몰아치고 있는 ‘뉴트로’(뉴+레트로) 경향의 곡이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미국 음악 시장을 지배한 모타운 사운드에서 착안해 빈티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곡을 완성했다. 미국에서 빈티지 악기들을 섭외해 리얼 사운드를 쌓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굴절시켜 모던하게 다듬는 등 완벽을 고집했다. 이승환은 뉴트로 트렌드를 따라간 이유에 대해 “20대들은 음악 페스티벌에서 ‘강제 관람’할 때만 저를 알게 되는 상황”이라고 농을 던지면서 “후배들에게는 노쇠한 음악인이라는 손가락질 받지 않고 언제나 영향력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12집에는 이 밖에 30주년을 돌아보는 내용의 ‘30년’, 사랑스러운 보컬이 매력적인 스텔라 장이 피처링한 ‘너만 들음 돼’, 화려하면서 장엄한 오케스트라 현악기 사운드가 인상적인 ‘백야’ 등 모두 10곡을 담았다. “언제나 정직하게 음악을 해 왔다”고 자부한 이승환은 현재 음악 시장의 부조리에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그는 “PD에게 촌지 요구를 받지 않아도 좋은 세상이 됐는데 얼마 전부터는 업계에 이상한 일이 많아졌다”며 음원 차트 사재기 의혹을 꼬집었다. 이어 “나도 어렸을 땐 차트에 들어야 한다는 조바심이 있었다”면서 “지금은 겸허하게 좋은 앨범 만드는 것이 팬과 후배 음악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이승환은 매 앨범 아낌없는 자본을 투자해 최고의 사운드를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작업은 유서 깊은 녹음실이 있는 미국 캐피톨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 이승환은 “1990년대 미국에선 약간의 업신여김과 냉소를 겪었는데 지금은 저를 케이팝 가수로 잘못 알고 환대하더라”며 한국음악의 달라진 위상을 전하며 웃었다. 홍보차 캐피톨 스튜디오에 와 있던 아이돌그룹 NCT를 보고 먼저 다가가 인사한 일화도 소개했다. 이승환은 “공연을 위해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연에 있어서만큼은 여전히 국내 최고임을 자부했다. 그는 록밴드 U2가 공연에서 기상천외한 장면을 연출할 때 쓰는 ‘키네시스’라는 장치를 소개하며 “그 모터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곳이 한국 업체”라며 이번 공연에 거의 모든 모터를 쓰겠다고 장담했다. “공연은 결국 자본의 미학”이라고 단언한 그는 “관객의 기대를 120% 뛰어넘는 공연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승환은 다음달 30일과 12월 1일 이틀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 ‘무적전설’을 열고 레전드 공연의 감동을 이어 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비싸진 음식값에, 종업원들 불만에… 실패로 끝난 美 ‘노 팁 실험’

    비싸진 음식값에, 종업원들 불만에… 실패로 끝난 美 ‘노 팁 실험’

    손님은 “비싸” 직원들 “수입 줄어” 불평 “무조건 팁 20% 요구 옳지않아” 주장도미국 생활에서 생소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팁’(tip) 문화다. 한국은 식당에서 딱 음식값만 계산하고 나오면 된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메뉴판에 적힌 음식값만 생각하면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가령 식당에서 20달러짜리 음식을 먹는다면 팁과 세금을 합쳐 26달러 이상 내야 한다. 보통 팁은 음식값의 20% 내외, 여기에 세금 10% 내외를 포함해 전체 음식값에 30% 이상을 더 내야 한다. 미국의 직장인 대부분이 푸드트럭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이유 중 하나도 팁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하물며 우리처럼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팁은 그야말로 자신의 ‘생돈’을 강탈당하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미국 뉴욕 등의 일부 식당에서 팁을 없애는 실험에 나섰다. 아예 음식값을 10~20% 정도 올리고 팁 자체를 없앤 것이다. 하지만 결과를 단정하긴 아직 이를 수 있지만 ‘실패’라는 것이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레스토랑 업계 관계자는 “미국인들에게 ‘팁’은 당연히 내야 할 것으로 인식돼 있다”면서 “팁을 내지 않는다면 미국인들은 식당 종업원에게 미안한 마음만 갖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 팁 실험에 나선 식당 대부분이 다시 팁을 부활하고 있다”면서 “노 팁은 어떤 이유로든 미국 문화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2016년 4월 ‘노 팁’을 선언한 뉴욕의 스칸디나비아 식당인 ‘에이건’을 소개했다. 에이건은 고객들의 ‘팁’에 대한 고민을 없애겠다며 ‘노 팁’을 선언했다. 팁을 받지 않는 대신 종업원에게 급여와 혜택을 주기 위해 음식 가격을 주변 식당보다 20% 정도 높게 정했다. 하지만 2년여 동안 에이건의 영업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결국 에이건은 지난 2월 ‘노 팁’ 정책을 포기했다. 에이건을 찾은 고객들은 팁을 안 내는 것을 감안하지 않고 에이건의 음식값이 비싸다고 불평했다. 또 뉴욕 맨해튼의 중국 식당 카페차이나와 차이나블루도 1년 넘게 ‘노 팁’ 정책을 실험하다 최근 팁을 부활했다. 초기에는 ‘좋은 서비스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지 돈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는 식당 운영 철학을 고집했다. 하지만 이들 식당의 노 팁 철학은 종업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팁을 받지 않으니 자신들의 수입이 줄었다는 것이다. 차이나블루의 한 직원은 “서빙하는 직원들의 올여름 수입이 이전보다 25∼40% 많아졌다”면서 “그동안 직원들이 식당을 떠난 이유는 노 팁의 실험으로 자신의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고객들에게 팁에 대한 부담을 덜어 주고 종업원들에겐 안정적이고 공정한 임금을 보장하겠다는 노 팁 정책은 ‘팁이 없어지자 서비스가 떨어지고 가격은 비싸졌다’는 고객들의 불만과 ‘수입이 줄고 노동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종업들의 불평으로 ‘역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팁은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인데, 무조건 20% 이상으로 관례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만난 레오 월리엄스는 “얼마 전 한 식당의 종업원이 팁이 적다며 노골적으로 고객을 험담했다”면서 “팁을 얼마나 줄지 등의 결정은 고객의 권리이기 때문에 강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섬유기술 강국’ 한국 왜 전투복은 제대로 못 만들까

    ‘섬유기술 강국’ 한국 왜 전투복은 제대로 못 만들까

    우리나라 섬유산업은 긴 역사와 높은 기술력으로 유명합니다. 10일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 섬유기술력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에 이어 4위에 올라 있습니다. 국내 섬유패션산업은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이를 정도로 핵심 기간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그런데 이상합니다. 이렇게 훌륭한 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전투복은 후진국’이라는 혹평을 듣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950억원을 투입해 2014년 보급한 ‘사계절 전투복’은 ‘땀복’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죠.이후 거의 해마다 정부와 군이 연구를 진행한다는 얘기는 나오는데, 아직 ‘훌륭하다’는 찬사는커녕 ‘우수하다’는 말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선진국들은 실제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인 ‘난연 성능’과 ‘내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우리는 ‘덥다’, ‘춥다’는 논쟁에 막혀 첨단 소재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그럼 ‘세계 최강’이라는 찬사를 받는 미군 전투복은 대체 우리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증을 풀어 줄 자료가 올해 공개됐습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연구팀이 국방기술품질원에 보고한 ‘워리어 플랫폼 전투복 개발을 위한 신소재 개발동향’ 보고서를 보겠습니다. ●美전투복, 비싼 기능성 의류보다 성능 월등 현재 미 육군이 사용하는 ‘기본 전투복’(ACU)은 미국 섬유업체인 인비스타사의 ‘T420 나일론66’과 ‘면’을 50대50으로 혼합한 듀폰사의 ‘코듀라 니코’ 원단으로 제조합니다. 코듀라라는 브랜드는 섬유나 패션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잘 아실텐데요. 이미 아웃도어 브랜드 등 스포츠용품부터 청바지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원단은 100% 면과 비교하면 강도가 4배, 폴리에스테르·면 혼방보다 강도가 2배 높다고 합니다. 통기성은 100% 면과 같지만 수분 건조 속도는 훨씬 빠른 장점도 있습니다. 연소실험에서는 다른 원단보다 훨씬 강한 ‘괴력’을 보여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전투복’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가의 민간 기능성 의류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성능을 확보한 것입니다.미군은 기본적인 소재는 유지하면서 기능성을 계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나일론과 면 비율을 57대43으로 조정한 신형 전투복 6만 5000벌을 하와이에 주둔하고 있는 제25보병사단에 제공해 평가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배합 비율이 50대50인 기존 원단과 비교해 내구성은 그대로인데 더 얇고 가벼우며 건조속도가 빠르고 공기투과도도 향상된 것으로 나왔습니다. 수분 흐름에 방해가 되는 섬유층과 솔기(천과 천을 봉합할 때 생기는 선)를 제거하고 호주머니, 연결선 개선 등 디자인 개선 작업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사계절 모두 입을 수 있는 전투복’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2011년부터 3년간 새 전투복을 보급했습니다. 구조는 ‘폴리에스테르’와 면을 68대32로 섞은 것이었는데 여름엔 도저히 입을 수 없을 정도로 더운 것이 문제였습니다.●‘땀복’ 비난 쏟아지자 생활기능 중심 개발 장병들의 비판이 쏟아졌고 결국 폴리에스테르와 통기성이 좋은 ‘레이온’을 65대35로 섞은 하계전투복이 새로 보급됐습니다. 올해부터는 사계절 전투복은 폴리에스테르와 면 비율을 73대27, 하계전투복은 폴리에스테르와 레이온 비율을 70대30로 조정한 제품을 공급한다고 합니다. 미군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내구성이 높고 화재에 강한 나일론·면 혼방소재를 사용해 왔지만 우리는 지금까지도 내구성이 떨어지는 폴리에스테르·면, 폴리에스테르·레이온 소재를 고집한다는 겁니다. 물론 우리 군복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언제까지 ‘통기성’과 가격만 쳐다보고 있어야 할까요. 연구팀에 따르면 2000년대 초 내구성이 강한 미군 전투복 같은 나일론·면 소재 전투복 개발 시도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방적기술 부족, 원료수급 어려움, 군과 정부의 공감대 부족으로 내구성이 높은 첨단 소재 개발 연구는 계속 진행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확보하고도 연구개발을 멈추지 않는 미국과 다른 모습입니다. 전투원은 모든 작전 환경에서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전투복에 불에 쉽게 타지 않는 난연 성능을 더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실제로 2017년 K9 자주포 폭발사고 당시 화재로 육군 장병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병사들이 입고 있었던 전투복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 피해가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앞으로 인구 감소 등으로 전체 병력 규모는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따라서 병사 개개인이 중요한 자산이 될 수밖에 없고, 생명 보호와 부상 방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병사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가 바로 전투복입니다.●“쾌적·내구성 모두 만족하는 전투복 필요” 군은 2017년 사고를 교훈으로 삼아 올해 4월 K9 자주포 등 궤도차량 승무원에게 난연 성능을 대폭 보강한 신형 전투복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병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병사들에게는 아직 이런 기능성 전투복을 보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섬유개발원 연구팀은 “현재는 기술 발전과 원료 공급 확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 여건이 조성된 만큼 기존 전투복 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섬유소재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쾌적성과 내구성을 모두 만족하는 혼방사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부는 ‘워리어플랫폼’이라는 이름으로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개인 전투장비를 모두 개선할 방침입니다. 2024년 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는 전투복부터 방탄복, 방탄헬멧, 조준경, 탄창, 대검, 개인화기 등 33종의 신형 장비를 차례로 개발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장비체계를 보여 주겠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 포함된 새 전투복도 ‘가볍고 시원한’ 생활기능을 앞세웠습니다. 생활기능을 넘어 세계가 주목할 만한, 전투에 최적화된 섬유소재를 개발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지독한 가뭄·굶주림·장애… 악전고투하는 인간 군상들

    지독한 가뭄·굶주림·장애… 악전고투하는 인간 군상들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 옌렌커가 직접 고른 작품 네 편이 실린 중·단편 모음집이다. 집필하는 작품마다 판매나 홍보가 금지되면서도, 중국 평단이나 대중은 물론 세계 문학계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작가다. ‘연월일’은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의 중·단편집이다. 표제작 ‘연월일’은 ‘태고 이래 최악의 가뭄’에 사람들이 모두 떠난 마을을 눈먼 개와 함께 홀로 지키는 셴 할아버지의 이야기다. 특별한 줄거리 대신 이 고집 센 할아버지와 그 옆을 지키는 눈먼 개의 일상이 한 폭의 그림처럼 생생하게 묘사된다. 한 줄기 오줌도 옥수수 거름으로 주려고 아끼고 아끼는 할아버지와 개.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는 옥수수 이파리 표면에 웬걸, 짙은 갈색 반점이 생긴다. ‘가뭄 때문인가’ 하다가 할아버지는 언뜻 스치는 진실 앞에 대뜸 눈앞의 개를 걷어찬다. 사람보다 더 기름지고 뜨거운 개의 오줌 탓에, 거름이 지나쳐 생긴 반점이었다. 소설은 이처럼 지독한 가뭄과 굶주림, 장애와 가난 등 극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악전고투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다. 소설의 특징인 ‘허구’에 환상적 요소가 결합되며 때로는 기담이나 설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죽은 인물이 살아 있는 것처럼 다시 등장하기도 하고 이제 막 죽어 저승으로 건너가려는 주인공이 자신의 생애를 영화 보듯 목격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현실적인 설정이 쌩뚱맞아 보이지 않는 까닭은 이들이 처한 극한 상황과 감정 변화를 워낙 세밀하게 써내려 가는 작가의 문체 덕이다. 옌렌커의 소설에서 인간과 자연, 부모와 자식, 아내와 남편, 남자와 여자는 ‘생생히’ 살아 있다. 거기에 옌렌커 특유의 흡인력 있는 묘사가 더해져 책은 뜻밖에 ‘페이지 터너’다. ‘태고 이래 최악의 가뭄이 덮쳤던 그해에는 세월도 타서 재가 되어 버렸다’(연월일)라든가 “낯짝이 있으면 가서 밭이나 갈아요. 가서 저 당나귀처럼 땅을 갈아 보라고요” 하는 아내의 일갈(골수)도 재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추천사에 이렇게 썼다. ‘중국 최고의 풍자소설가. 현대 중국의 어두운 역사에 색다른 유머와 초현실적 이미지를 배치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 가을 내 속을 달래 주는 순대씨

    이 가을 내 속을 달래 주는 순대씨

    춥고 배고프던 시절, 서민들의 든든한 식사 겸 안주였던 ‘순댓국’이 이제는 동네 구석구석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30년 전만 해도 가축시장이나 재래시장 근처에서 돼지 부산물에 각종 채소를 섞어 팔던 ‘싼 국밥’이 대중화됐다. 우리나라가 아니면 좀처럼 맛보기 힘든 전통음식이기도 하다.용인의 백암순대국밥, 천안의 병천순대국밥, 포천의 무봉리순대국 등 체인사업으로까지 발전하며 중국집보다도 많아졌다는 소리를 듣는다. 도축장이 많기 때문인지, 순댓국집은 유난히 경기 북부에 많다. 그중 인구가 가장 많은 고양시와 행정중심지인 의정부에는 각각 100여곳에 이르는 순댓국집이 있다. 순댓국은 돼지 뼈를 긴 시간 우려 만든 육수에 순대와 내장, 허파, 간, 염통, 머리 고기 등 각종 돼지 부산물을 ‘백화점식’으로 넣어 끓여 먹는 국밥 형태의 음식이다. 핏물을 뺀 돼지 뼈와 대파, 통마늘, 생강 등을 함께 넣어 24시간가량 푹 끓인다. 기호에 따라 양념장을 넣어 얼큰하게 먹기도 하며 부추로 만든 겉절이를 곁들이면 궁합이 좋다. 김영성(식품공학박사) 신한대 식품조리과학부 학장은 “순댓국은 나쁜 병균을 몰아내고 납, 수은 등 우리 몸에 유해한 독을 풀어 줄 뿐 아니라 비타민 F라 불리는 리놀산을 비롯한 많은 종류의 비타민이 다량 함유된 건강식”이라고 말했다. 리놀산은 혈액의 콜레스테롤양을 줄여 동맥경화, 심근경색, 고혈압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댓국에 풍부한 단백질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선조들의 지혜의 산물이다.서울신문은 10일 뜨끈한 국물 음식이 생각나는 계절을 맞아 해당 지역 공무원들이 추천하는 순댓국집을 소개한다. 이들 음식점의 공통점은 같은 장소에서 20~40년 고집스러운 방식으로 국물을 내고 고기를 삶는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냄새 잡는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돼지 뼈로 오랜 시간 육수를 내고 김치, 깍두기는 직접 담근다. 대부분 식자재가 같고 조리 방식이 비슷해 어느 집이 더 맛있다는 말은 사실 큰 의미가 없을 듯하다. 지역 공무원들이 맛있다고 꼽는 집은 한 곳에서 오랜 세월 그들과 동고동락했고 양이 푸짐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양 원당 또와순대국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전통시장 입구 2층 상가 건물에 있다. 30년 전 원당 리스상가 지하에서 오설매(72·여)씨가 창업했다. 초창기부터 같이했던 김옥련(68·여)씨가 1년 반 전 인수해 여전한 맛을 자랑한다. 순댓국 맛의 핵심은 불쾌한 돼지 냄새를 잡는 것. 김씨는 “깨끗하게 손질하고 피를 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청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방은 완전히 개방했다. 위생과 청결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양념을 아끼지 않은 김치와 깍두기 맛도 일품이다. 일산 지역에서는 ‘조박사가만든족발과순대국’과 일산시장 초입 ‘중앙식당’ 등이 입소문이 나 있다. ●파주 봉일천순대국 오랜 세월 한 곳에서 장사를 해 온 묵직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2년여 전 금촌 방향 통일로변으로 이전해 식당 내부가 깔끔하다. 약 반세기 전에는 소시장이 있던 봉일천교 입구에 있었으나 봉일천사거리를 거쳐 이곳으로 확장 이전했다. 맑은 국물에 당면 순대 2개, 옛날 순대 2개, 살코기, 내장 등 각종 돼지 부산물이 들어간다. 해장에 좋은 얼큰순댓국이 별도로 있고, 맛보기순대가 철판에 나온다. 순댓국을 불편해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다. 금촌에 있는 ‘큰손집’은 장단 피난민 출신으로 파주시청 공무원과 토박이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양주골전통순대국 양주시 유양삼거리 근처 ‘순대촌’에 있다. 이 마을에는 예부터 순대를 직접 만들어 먹던 관습이 아직 남아 있다. 그 중심에 양주골전통순대국집이 있다. 이명률(61)씨가 1998년 개업했다. 주메뉴인 순댓국뿐 아니라 소고기선지해장국도 많이 찾는다. 자칫 방심하면 잡내가 나기 때문에 한약재를 넣어 2~3번 삶기를 반복한다. 언제나 최고급 ‘곱’을 골라 구입하고 속재료도 재래시장에 나가 직접 만져 보고 씹어 본 후 산다. 이런 정성을 인정받아 2006년 양주시가 ‘모범음식점’으로 선정했다. 같은 마을에 자리한 ‘유양리토종순대국’, ‘원조할매순대국’, ‘양주순대국전문’ 등 다른 집도 저마다 단골손님이 있다. ●포천 미성식당 포천시청 뒤편에 있다. 5년 전 타계한 주정숙씨가 1980년 떡볶이로 시작했으나 이듬해 손자(우경호)가 태어난 후 순댓국집으로 업종을 바꿨다. 아들 우종운(74)씨와 손자 경호(38)씨 부자가 가업으로 이어받았다. 국물이 다른 집보다 조금 더 맑은 느낌이 난다. 맛을 내려면 머리뼈와 잡뼈를 오래 끓이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매일 14~15시간을 끊인다. 밥을 국물에 말아 나가는 ‘토렴식’ 순댓국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15회 이상 토렴을 한다. 국물이 약해지면 판매를 중단한다. 일반인들에게는 43번 국도변 ‘무봉리순대국 본점’이 더 잘 알려졌다. ●동두천 그집순대국 동두천에서는 창업한 지 몇 년 안 된 집들이 강세다. 그집순대국은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조리법을 고수한다. 누린내 없이 고소한 육수를 만들기 위해 국내산 사골과 살코기에 한약재를 넣어 24시간 동안 우려낸다. 주재료인 돼지고기는 물론 쌀, 김치 등 모든 식자재를 국내산만 사용한다. 순댓국과 잘 어울려 단골 반찬이 된 김치와 깍두기는 매일 담근다. 양파와 자체 개발한 소스가 곁들여져 이 집만의 특별한 맛을 낸다. 매년 주변 홀몸노인들에게 음식 대접도 하는 ‘착한 가게’로 소문나 있다. 동두천중앙역 앞 ‘청년순대국’은 정말 20대 젊은이가 사장이다. 깊고 풍부한 맛과 넉넉한 인심이 할머니 못지않다.●의정부 윤할머니순대국 의정부경전철 흥선역 인근에 자리한 허름한 식당이다. 큰길가에 ‘순대국’이라고만 쓰여 있어 초행길인 사람은 근처에서 헤매는 경우가 있다. 주메뉴보다 먼저 나오는 겉절이 형태의 배추김치와 깍두기 사촌 격인 섞박지 맛이 일품이다. 보통 순댓국집에서는 간을 맞추는 용도로 맑은 새우젓이 나오는데, 이 집에선 양념 새우젓이 나온다. 주인공인 순댓국은 뽀얀 국물에 고기가 뚝배기 밖으로 삐져나올 만큼 가득하다. ‘회룡전통순대국’은 어린이를 위한 메뉴가 있어 가족 외식에 좋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무자비한 식민 도시화의 상흔에 민족혼 부활의 새살 돋다

    무자비한 식민 도시화의 상흔에 민족혼 부활의 새살 돋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4차 창덕궁~창경궁 궁장 길’ 편이 가을이 농익어 가는 지난 5일 종로구 와룡동과 원서동, 계동 일대에서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창덕궁 정문 돈화문 앞에서 집결, 궁장을 따라 은덕문화원과 카페 ‘싸롱 마고’를 지나 ‘한양 3대 빨래터’로 유명한 원서동 빨래터를 찾았다.외삼문 앞에는 한샘디자인센터 연구소의 층층 한옥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중앙고등학교 교정에서 기미년 삼일운동이 태동한 비밀아지트 3·1기념관과 창덕궁 안 비공개 공간인 신선원전의 속살을 엿봤다. 성균관과 창경궁을 경계 짓는 성균관대 캠퍼스 옆 사색의 길을 따라 창경궁 앞으로 내려왔다. 국립어린이과학관에서 옛 청량리행 전차와 과학의 문을 구경한 뒤 창경궁 정문인 홍화문에서 투어는 마무리됐다. 이번 코스의 유일한 서울미래유산인 은덕문화원 탐방은 백미였다. 100여년 전에 지어진 한옥 세심당과 일본식 가옥 인화당이 한 몸을 이루는 묘한 건물이다. 은덕문화원 김법열 원장이 “귀한 손님 오셨다”면서 투어단을 직접 안내했다. 해설을 맡은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해박한 궁궐지식으로 주말나들이를 흥겹게 했다.신이 자연을 창조했다면 인간은 자연개조를 통해 도시를 만들었다. 특히 도시는 근대를 대표하는 인간의 창작품이다. 이 땅에 근대성이 강제 이식된 일제강점기 경성(서울)은 식민지 종주도시의 특징에 맞게 근대도시로 성형됐다. 이 시기 창덕궁과 창경궁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안식처였다. ‘총독부’라는 살아 있는 권력 앞에 ‘이왕직’이라는 식물성 권력이 숨을 죽이며 엎드려 있는 암담한 공간이었다.식민지 근대화를 실현하는 무자비한 도시계획이 경성을 휩쓸었다. 경성의 근대화는 1912년 발표된 ‘경성시구개수’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다. 옛 한양의 간선도로망을 정비하고 공간구조를 재편하는 내용이다. 요새 말로 서울도시계획이며 이때 서울 구도심의 얼개가 갖춰졌다. 당시 조성된 도시화의 대표 업적은 첫째 경복궁~남대문 구간 태평로(세종대로)의 개설이고, 둘째 경운궁(서울시청)~황금정(을지로) 간 방사성 도로망 구축이며, 셋째 경복궁~총독부의원(서울대병원) 간 종묘관통선(율곡로)의 부설이었다. 이 밖에도 26개의 남북 간, 동서 간 도로망 개설계획이 실행에 옮겨졌다. 경성 도심부를 격자형으로 정비, 전통적 중심 북촌과 일본인 거류민들의 신개척지 남촌을 연결했다. 1926년 경복궁 앞에 조선총독부를 신축이전하기에 앞서 총독부와 총독부광장을 중심으로 경성시내의 모든 도로를 연결하려는 사전정지 작업이었다. 조선왕조의 상징적 공간구조를 해체하려는 속셈이 숨어 있었다.창덕궁·창경궁 앞 도로 즉 지금의 율곡로가 바로 종묘관통선의 산물이다. 경성시구개수 제6호선 구간이다. 1912년 발표된 경성시구개수 예정계획도에 보면 ‘광화문 앞~대안동(안국동)광장~돈화문통(돈화문) 횡단~총독부의원(서울대병원) 남부 관통~중앙시험소(대학로 방송대 역사관) 부근의 너비 12간 도로’라고 돼 있다. 1간이 1.818m이니 21m가 넘는 신작로가 생긴 것이다. 문제는 이곳이 본래 길이 아니고, 길이 들어설 수 없는 곳으로 여겨졌다는 점이다. 조선의 핵심적 상징 공간이자 하나의 권역으로 인식된 창덕궁·창경궁·종묘 사이에 새로운 길이 뚫리는 걸 의미했다. 종묘관통선은 창덕궁·창경궁과 종묘를 분리, 관통하는 길이었다. 종묘관통선은 1912년에 계획이 수립됐지만, 1926년에야 공사가 시작됐고 1932년 완공될 만큼 거센 반발을 겪었다. 새로운 길이 종묘 영녕전 20여m 앞을 지나간다는 보고를 들은 순종이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종묘를 훼손하는 일이라면서 기겁을 했다. 1907년 즉위 이래 통감부나 총독부에 반대한 것은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 사건이었다. 당시 이왕직 장관이던 이재극은 순종의 꾸중을 듣자 “종묘를 헐고 그곳으로 길을 낸다고 함은 열성조에 대하여 황송한 일”이라면서 총독부와 협의를 시도했다. 종묘관통선은 순종 생전에 추진되지 못했다.1926년 순종 사후 종묘관통선 부설계획이 다시 수면에 떠올랐다. 전주이씨 종약소를 중심으로 이른바 ‘종묘이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총독부기관지 매일신보는 1926년 4월 29일자에서 “…장차 신설할 공원은 종묘이다. 현금 불경의 염려가 유하야 임의 출입을 금하는 터이나, 중인이 그 안에 들어가서 배관을 자주 할수록 숭경하는 심도가 더할 터임으로 공원으로 개방하는 것이…”라며 종묘를 궁에서 분리해 공원화하는 계획을 보도했다. 매일신보는 또 같은 해 5월 28일자에서 “이 길이 새로 나기만 하면 교통을 위해서는 비상히 편리할 터이나 대궐로서는 종묘와 연하였던 길이 끊어지고 종묘 중앙부가 끊기어 도저히 옛날의 엄숙함을 유지할 수가 없음으로 차라리 다른 적당한 장소를 택하여 이봉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하여 그런 이전설이 생긴 것이라더라”라면서 이전움직임을 제시했다. 종묘를 관통하는 도로의 개설과 공원화가 식민당국과 관제언론의 일방적 주장만은 아니었다. 동아일보는 1926년 6월 28일자 사설에서 “혹자는 말하리라. 종묘는 지엄함 곳이니 일반 민중을 위하여 지대를 개방함은 그 숭엄을 범함이라고. …그러나 이것도 시세의 문제이다. 종묘사직이 계견불문처(닭이나 개 짓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서만 그 숭엄을 보장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이다. …종묘지대는 경성부민의 보건과 도시미를 위하여 한걸음 더 나아가서 공원으로 공개될 것은 금후의 조선정세가 여하히 변할지라도 필연히 닥쳐올 운명이라고 아니 볼 수 없다”면서 당시로서는 매우 ‘불경한’ 주장을 폈다.종묘관통선 부설은 민족혼 말살차원에서 창덕·창경궁과 종묘를 분리시키려는 일제의 풍수단맥 시도인가 아니면 일반 공중의 교통편의와 도시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근대적 도시계획의 선택인가. 그동안 풍수단맥을 노린 의도적 도시계획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당시 일제가 굳이 종묘를 통과하는 직선노선을 고집하지 않고 종묘를 우회하는 새로운 수정노선을 제시한 점 등으로 미뤄 풍수단맥설을 정설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백영 광운대 교수는 “피식민 대중의 정서에 반하는 식민권력의 근대주의적 실천이 식민주의적으로 오인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종묘관통선 개설은 1928년 공식화되고 1932년 준공됐다. 무시무시한 식민권력도 1912년에 계획을 세운 뒤 무려 20년 만에 완공한 도로이다. 서울시는 1986년 창경궁과 종묘의 단일 권역화를 처음 시도했지만 고궁의 원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문화재 당국의 반대로 진척되지 못하다가 1988년 흐지부지됐다. 다시 20년이 더 흐른 2009년 창덕궁·창경궁과 종묘 사이의 통과구간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지하화 공사에 들어가 연내 개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방안이 표류하는 가장 큰 원인이 교통흐름 처리문제이고 보면 100년 전 종묘관통선 개설 사례에서 배울 점이 많다. 돈과 시간이 들더라도 율곡로와 사직로를 직선으로 지하화해서 온전한 광화문광장을 만드는 게 정답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5차 성균관과 반촌 ■일시 및 집결 장소 : 10월 12일(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황교안 “한국 경제, 난치병 넘어 불치병…대통령 정신 못 차려”

    황교안 “한국 경제, 난치병 넘어 불치병…대통령 정신 못 차려”

    국회서 ‘민부론’ 입법 세미나 열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우리 경제가 난치병을 넘어 불치병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소리를 하는 등 대통령과 정권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부론 제1차 입법세미나’에서 “민부론을 발표한 뒤 최근 2주 동안 쏟아져 나오는 경제뉴스만 봐도 눈앞이 아득할 지경”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책을 내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국민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면서 “이에 민부론에 담긴 정책 과제를 입법을 통해 실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권여당의 무책임과 무모한 고집 때문에 입법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국민이 우리 편이라는 확신을 갖고 국민 중심의 입법 실현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는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우리 경제 패러다임을 대전환하는 것과 좌파 정권의 천민 사회주의로 인해 실종된 올바른 ‘부의 담론’ 복원이라는 두 가지를 토대로 민부론 후속 입법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은 이날 금융혁신지원 특별법과 정보통신 진흥 활성화 특별법,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공정거래법 등 민부론 후속 법률안 발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황교안 “문대통령과 친문이 나라를 인민재판 소용돌이에 빠뜨려”

    황교안 “문대통령과 친문이 나라를 인민재판 소용돌이에 빠뜨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주말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촛불집회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 세력이 대한민국을 거대한 인민재판의 소용돌이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을 등에 업은 친문 세력들은 관제 시위로 검찰을 겁박하고, 정당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검사들에게 인신공격까지 퍼붓는 등 무법천지가 됐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결국 이 국가적 혼란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 본인밖에 없다”며 “조국을 파면하고 공정한 검찰 수사를 보장하는 것만이 국정을 정상화하는 유일한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10월 3일 광화문 광장과 도심을 가득 메우고 정의와 공정을 외친 국민의 함성이야말로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을 향한 진짜 민심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아무리 친여 매체를 동원해서 관제 시위를 띄워봐야 그럴수록 진짜 민심은 더 뜨겁게 분노하며 불타오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끝끝내 친문 수장 자리만 고집하면서 대통령의 책무를 내팽개친다면 국민께서 이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北 “역스런 협상” 美 “창의적 아이디어 내”… 비핵화 계산법 충돌

    北 “역스런 협상” 美 “창의적 아이디어 내”… 비핵화 계산법 충돌

    영변+α대가 석탄 수출 제재 3년 유예 해제 요구 北, 하노이 때보다 후퇴 판단 트럼프 재선 겨냥… “美, 조미관계 악용” “2주내 부응할만한 대안 가져올리 만무” 트럼프 꺼리는 ICBM 실험 재개 압박도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미국이 협상에서 ‘새로운 제안’을 했는지 여부를 두고 진실 게임이 벌어진 양상이다.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협상 결렬 성명에서 ‘미국이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자 3시간여 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갔다’고 반박했다. 15시간 후인 6일 오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이 자신들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 조처를 하기 전에는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체제 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를 요구한 것은 물론,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협상 재개 조건으로 내건 것은 사실상 미국의 선(先)행동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북미 협상 재개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복기해 보면 실무협상에서 북한 주장처럼 미국이 완전히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았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미국 측은 새로운 보따리를 가지고 온 것이 없다는 식으로 기존 입장을 고집했다”고 했다. 또 북측이 ‘미국이 당리당략을 위해 조미 관계를 악용하려 한다’고 언급한 것은 내년 초 본격화될 미국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끌면서 상황 관리만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시했더라도 북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의 핵심사안 각각에 대해 진전을 이루게 할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preview)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더불어 고농축 우라늄 생산 중단 등 플러스 알파에 합의하는 대가로 석탄·섬유 수출 제재를 36개월간 유예하는 방안을 제안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렇다고 해도 하노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따른 상응 조치로 유엔 대북 제재 결의 5건을 해제하라고 요구했던 북한 입장에선 후퇴한 안이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북한은 영변 이외 핵 시설까지 현 단계에서 동결·신고하는 것은 사실상 ‘무장 해제’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영변의 가격’에 대한 시각차가 유지됐다고 볼 수 있다. 김 대사가 협상 결렬 후 “우리의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입장에 달려 있다”고 밝힌 점도 예사롭지 않다. 재선 레이스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가장 아픈 것은 북한의 ICBM 활동 재개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시한을 ‘연말’로 못 박으면서 미국을 압박했다. 또한 미국은 2주 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측의 초청을 수락했다고 밝힌 반면, 북한은 “2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 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 리 만무하다”고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은 미국이 수세에 몰렸다고 생각해 더 세게 밀어붙이면 원하는 답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강경 노선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물리적 시간 때문에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내년 2월 이후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대선) 유세에 집중되기에 2월이 한계선”이라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스톡홀름 노딜… 北 “적대정책 철회전 협상 없다”

    스톡홀름 노딜… 北 “적대정책 철회전 협상 없다”

    美 “좋은 논의… 2주내 재협상 수락했다” 北외무성 “실제조치부터 취해라” 재반박 연말 시한 강조… 대화 운명 美로 넘어가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7개월여 만인 지난 4~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렸지만 또 노딜로 끝났다. 하노이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비핵화 범위와 미국의 상응 조치 수준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 시간) 약 8시간 30분간 미국 측과 협상을 마친 뒤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김 대사는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나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한 대표단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고 북한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주 내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6일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이를 재반박했다.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조미(북미) 대화 운명은 미국 태도에 달려 있으며 그 시한부는 올해 말까지”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또한 “협상에서 새로운 보따리를 가지고 온 것이 없다는 식으로 기존 입장을 고집했다”, “협상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저들의 국내정치 일정에 조미 대화를 도용해 보려는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려 했다”며 미측 협상 태도를 비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北 외무성 “연내가 시한, 적대정책 완전철회 전 협상할 의욕 없어”

    北 외무성 “연내가 시한, 적대정책 완전철회 전 협상할 의욕 없어”

    북한 외무성이 전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6일 성명을 발표해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우리는 이미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북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환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문제 해결의 방도를 미국측에 명백히 제시한 것만큼 앞으로 조미(북미) 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으며 그 시한부는 올해 말까지”라고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번 협상에 대해 “미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자기들은 새로운 보따리를 가지고 온 것이 없다는 식으로 저들의 기존 입장을 고집하였다”며 “아무런 타산이나 담보도 없이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막연한 주장만을 되풀이하였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은 이번 협상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저들의 국내정치 일정에 조미 대화를 도용해 보려는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려 하였다”고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협상을 통하여 미국이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오직 저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조미관계를 악용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거듭 밝혔다. 북측 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협상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 대응해 미 국무부가 대변인 명의로 반박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도 “훌륭한 토의를 가지었다느니 하면서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두 주일 후에 만날 의향이라고 사실과 전혀 무근거한 말을 내돌리고 있는데…”라며 미 국무부가 밝힌 ‘2주 내 협상 재개’ 가능성도 일축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北 “적대정책 완전 철회 전, 역겨운 협상 없다”…연말 시한 통첩

    北 “적대정책 완전 철회 전, 역겨운 협상 없다”…연말 시한 통첩

    “북미대화 운명 美에 달려…올해 말까지 시한”‘2주내 협상 재개’ 美 주장도 “사실무근” 반박협상 결렬로 막을 내린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북한이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완전히 철회하는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북미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렸으며 그 시한은 올해 말까지라고 못박았다. 북한은 6일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빈손’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에 대해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말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북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환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문제해결의 방도를 미국측에 명백히 제시한 것만큼 앞으로 조미(북미) 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으며 그 시한부는 올해말까지”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이행방안을 논의했다. 북미 간 협상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여만이었다. 그러나 기대 속에 만났던 6시간가량의 협상은 김 대사의 결렬 선언으로 끝났다. 김 대사는 협상 결렬 직후 현지에서 미국에 대해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다”,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제안이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불만으로 해석된다. 김 대사의 언급과 연결해 유추해보면 한미연합훈련 등은 생존권을, 대북제재는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시 정책’으로 철회돼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번 협상에 대해 “미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자기들은 새로운 보따리를 가지고 온 것이 없다는 식으로 저들의 기존 입장을 고집하였다”면서 “아무런 타산이나 담보도 없이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막연한 주장만을 되풀이하였다”고 주장했다.또 “미국은 이번 협상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저들의 국내정치 일정에 조미 대화를 도용해 보려는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려 하였다”고 비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협상을 통하여 미국이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오직 저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조미관계를 악용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거듭 밝혔다. 북측 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협상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 대응해 미 국무부가 대변인 명의로 반박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도 “훌륭한 토의를 가지었다느니 하면서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협상 결렬 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고 밝힌 뒤 김 대사의 담화에 대해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두 주일 후에 만날 의향이라고 사실과 전혀 무근거한 말을 내돌리고 있는데”라며 ‘2주내 협상 재개’ 가능성도 일축했다. 앞서 미국은 협상 조기재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 초청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판문점 수뇌상봉으로부터 99일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것도 고안해내지 못한 그들이 두 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 리 만무하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5시간 감금폭로 주장, 아이돌학교 이해인 父 “회사에 방치” 진실은? [EN톡]

    5시간 감금폭로 주장, 아이돌학교 이해인 父 “회사에 방치” 진실은? [EN톡]

    ‘프로듀스X101’에 이어 ‘프로듀스48’까지 투표조작 정황이 포착됐다는 경찰의 입장이 전해져 논란을 샀다. 이 가운데 ‘아이돌학교’ 이해인 부친의 글과 ‘5시간 감금 당했다’는 폭로글까지 올라오며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3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프로듀스X’와 ‘아이돌학교’ 제작진 측이 해당 방송 전부터 이미 합격자를 내정해놨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뉴스데스크’ 측은 “‘프로듀스X’와 ‘아이돌학교’ 제작진들이 방송 전부터 이미 합격자를 선정하고 조작했으며 경연곡이 특정 연습생에게 사전 유출됐고 심지어 오디션에 오지도 않았던 사람이 본선에 합격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아이돌 학교’ 출연자 B씨는 “오디션 했을 때도 3000명 있는 곳에 본선 진출자 40명 중 4명 밖에 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립싱크를 한 조에서 보컬 1등을 뽑았다고도 말했다.이날 또 다른 ‘아이돌학교’ 출연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의 폭로글이 디시인사이드 ‘프로듀스X101’ 갤러리에 게재됐다. 해당 네티즌은 ‘아이돌학교’ 접수 완료 화면과 함께 자신이 ‘아이돌학교’ 출연자라고 인증하면서 ‘폭로글’을 시작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밖에 못 나가게 했다. 나가면 오디션 포기로 본다고 해서 5시간 넘게 갇혀 있었다. 밥도 못 먹었다. 엄마 아빠랑 같이 온 초등학생도 많았다. 나와 같이 있던 사람은 외국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주작(자작)인지도 모르고 너무 불쌍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어 “현장에서 (이)해인 언니를 보고 사진도 찍었다. 오디션 봤다는 사람도 있고 안 봤다는 사람도 있고 말이 많았다. 300명 넘는 사람들 꿈 갖고 사기 친 엠넷”이라며 분노를 터트렸다. 해당 게시물처럼 실제로 ‘아이돌학교’ 투표수 조작 의혹의 중심에는 연습생 이해인이 있다. 이해인은 ‘아이돌학교’ 출연 당시 참가자 41명 중에서 압도적 지지도와 고정 팬층을 자랑해 첫 방송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이해인을 지지하는 팬들은 투표 당시 모바일 투표 인증 사진을 5000건 넘게 확보했는데, 실제로 방송을 통해 공개된 투표수는 2700표에 그쳤다며 ‘투표수 조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2일 디시인사이드 이해인 갤러리에는 이해인의 부친이 글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해인의 부친은 “저는 요즘 오디션 프로 조작 논란으로 말 많은 아이의 아빠다”라고 밝히고, “너무 억울하고 비인간적인 일에 참을 수가 없어 딸 모르게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딸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봐, 프로그램이나 회사 이름은 말하지 못했겠으나, 대략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해인 아버지에 따르면 이해인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위해 5개월가량 합숙하던 중 CJ ENM과 전속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는 “아무리 성인이지만 어릴 때부터 연습생만 하고 사회 경험도 없는 어린 딸과 부모 동의도 없이 계약하는 게 정상적이지도 않았고 데뷔 멤버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계약서를 주는 게 이상하다고 말을 했지만 계약을 하지 않으면 그 오디션에서 떨어뜨릴 것 같은 불이익을 당연히 당하지 않겠냐는 딸의 말을 듣고 참았다”고 말했다. 이해인 아버지는 이해인의 탈락에 대해 “방송 다음 날 조작이니 뭐니 해서 문제가 되는 것 같고 논란도 많아 아빠라도 팬들이랑 같이 조사해보고 잘못됐으면 회사와 계약도 해지하고 바로잡아야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그 회사에서 늦어도 내년 10월까지 떨어진 애들이랑 몇 달 이내에 데뷔시켜 준다고 약속을 했다더라. 그사이 개인 활동도 꼭 시켜주겠다고 했다”며 “내가 또 딸의 말을 믿은 게 잘못이지만 이후 활동이라고는 라디오 하나 나간 거밖에 보지 못했고 회사에서 트레이닝도 받고 숙소 생활도 하길래 팀 데뷔를 믿고 기다리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약속한 10월이 됐는데 회사는 전속 계약한 아이를 연습생처럼 회사에 방치하고, 심지어는 (딸과) 연락도 안 됐다. 휴대전화도 없는 애가 가끔 연락이 될 때마다 언제까지 기다릴 거냐며 다그쳤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고집부리다 올해 여름이 돼서야 회사를 나왔다. 계약 해지도 늦어져 또 시간 낭비만 한 딸은 그 회사 덕분에 아무런 일도 못한 채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 사건이 잠잠해질 때까지 데리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해인 아버지는 “이번에 다른 오디션 조작 문제 때문에 출연했던 프로(‘아이돌학교’)도 고발해 조사하고 있다는데 만약 조작 증거가 드러나면 두 번이나 어린 딸을 희롱한 거고 도저히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동인 것 같아 너무 억울해 글을 올린다”며 “만약 증거가 확실히 나오면 꼭 바르게 정정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돌학교’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달 6일 서울중앙지방경찰청에 주식회사 씨제이이엔엠(CJ ENM) 소속인 성명 불상의 직접 실행자들을 사기의 공동정범 혐의 및 증거인멸교사 공동정범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에 경찰은 ‘아이돌학교’ 제작진 등을 상대로 경찰 조사에 돌입했으며 그 달 21일 제작진 사무실을 압수 수색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아이돌학교 이해인 父, “요즘 말 많은 아이의 아빠” 전문 보니..[EN톡]

    아이돌학교 이해인 父, “요즘 말 많은 아이의 아빠” 전문 보니..[EN톡]

    Mnet ‘프로듀스 101’, ‘아이돌학교’ 출신 이해인의 아버지가 CJ ENM의 부당한 처사를 폭로했다. 자신을 이해인 아버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 2일 이해인 갤러리를 통해 “오디션 프로 조작 논란으로 요즘 말 많은 아이의 아빠”라며 “너무 억울하고 비인간적 일에 참을 수 없어 딸 모르게 글을 올린다. 딸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프로그램이나 회사 이름은 말하지 못하겠으나 이젠 대략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해인은 ‘아이돌학교’ 출연 당시 참가자 41명 중에서 압도적 지지도와 고정 팬층을 자랑해 첫 방송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아이돌학교’ 유력 데뷔 멤버로 꼽히던 이해인은 결국 11위로 탈락했다. 이해인의 탈락을 두고 다수 네티즌들은 ‘아이돌학교’ 제작진의 조작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해인 아버지에 따르면 이해인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위해 5개월가량 합숙하던 중 CJ ENM과 전속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는 “아무리 성인이지만 어릴 때부터 연습생만 하고 사회 경험도 없는 어린 딸과 부모 동의도 없이 계약하는 게 정상적이지도 않았고 데뷔 멤버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계약서를 주는 게 이상하다고 말을 했지만 계약을 하지 않으면 그 오디션에서 떨어뜨릴 것 같은 불이익을 당연히 당하지 않겠냐는 딸의 말을 듣고 참았다”고 말했다.이해인 아버지는 이해인의 탈락에 대해 “방송 다음 날 조작이니 뭐니 해서 문제가 되는 것 같고 논란도 많아 아빠라도 팬들이랑 같이 조사해보고 잘못됐으면 회사와 계약도 해지하고 바로잡아야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그 회사에서 늦어도 내년 10월까지 떨어진 애들이랑 몇 달 이내에 데뷔시켜 준다고 약속을 했다더라. 그사이 개인 활동도 꼭 시켜주겠다고 했다”며 “내가 또 딸의 말을 믿은 게 잘못이지만 이후 활동이라고는 라디오 하나 나간 거밖에 보지 못했고 회사에서 트레이닝도 받고 숙소 생활도 하길래 팀 데뷔를 믿고 기다리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약속한 10월이 됐는데 회사는 전속계약한 아이를 연습생처럼 회사에 방치하고 심지어는 (딸과) 연락도 안 됐다. 휴대전화도 없는 애가 가끔 연락이 될 때마다 언제까지 기다릴 거냐며 다그쳤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고집부리다 올해 여름이 돼서야 회사를 나왔다. 계약 해지도 늦어져 또 시간 낭비만 한 딸은 그 회사 덕분에 아무런 일도 못한 채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 사건이 잠잠해질 때까지 데리고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해인 아버지는 “이번에 다른 오디션 조작 문제 때문에 출연했던 프로(‘아이돌학교’)도 고발해 조사하고 있다는데 만약 조작 증거가 드러나면 두 번이나 어린 딸을 희롱한 거고 도저히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비인간적 행동인 것 같아 너무 억울해 글을 올린다”며 “만약 증거가 확실히 나오면 꼭 바르게 정정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돌학교’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달 6일 서울중앙지방경찰청에 주식회사 씨제이이엔엠(CJ ENM) 소속인 성명 불상의 직접 실행자들을 사기의 공동정범 혐의 및 증거인멸교사 공동정범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에 경찰은 ‘아이돌학교’ 제작진 등을 상대로 경찰 조사에 돌입했으며 그 달 21일 제작진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북미, 오늘 스톡홀름서 비핵화 협상 예비 접촉…5일 실무협상

    북미, 오늘 스톡홀름서 비핵화 협상 예비 접촉…5일 실무협상

    북한과 미국이 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협상을 위한 예비 접촉에 들어간다. 북미는 5일 예정된 실무협상에 앞서 이날 스톡홀름에서 예비 접촉을 통해 탐색에 나선다. 양측은 오전 10시쯤(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북미는 이번 만남에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이행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이를 위해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항공편으로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미국 협상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곧 스톡홀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서는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미국에서는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가 예비접촉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접촉 장소는 밝혀지지 않았다. 북미가 접촉 일정은 밝히고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언론 노출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협상 자체에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미 양측 모두 협상 결과를 낙관할 수 없어 외부 노출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번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연내 북미 3차 정상회담 개최 논의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과 미국 모두 비핵화 접근 방식에 대한 입장에는 큰 차이가 없다. 북한은 최근 미국에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단계적 합의’로 이행하자고 거듭 촉구해왔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포괄적 합의’를 고집하는 상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비밀이 많은 작가’ 뱅크시 런던 남부에 점포 열어, 구색 살펴보니

    ‘비밀이 많은 작가’ 뱅크시 런던 남부에 점포 열어, 구색 살펴보니

    ‘비밀이 많은 아티스트’ 아트 뱅크시의 작품들을 한 데 모은 점포가 영국 런던 남부 크로이돈에 문을 열었다. 처치 스트리트 모퉁이의 중고용품 아울렛 자리에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밤부터 1일 새벽 사이에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이란 요상한 이름의 가게가 문을 열었다고 BBC 방송이 2일 전했다. 글래스턴베리 음악축제에 래퍼 스톰지가 입고 나와 화제가 됐던 흉기 방어 조끼가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붙들어 맸다. 바닥에는 호랑이가 포효하는 ‘토니 더 타이거’ 러그(깔판)와 CCTV들에 둘러싸인 흔들 요람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지금 가게를 열고 있다. 하지만 문이 늘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두고 오프라인 매장은 2주 뒤에 찾으면 되겠다고 했다. 점포 자체가 손님이 들락거릴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곳은 오직 전시장으로만 기능할 것 같다.한 번도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는 작가가 왜 매장을 열겠다고 결심했을까? 한 초대장 업체가 자신의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거래를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의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열면 저작권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조언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뱅크시는 성명을 통해 “한 초대장 업체가 내 작품의 저작권을 다퉈 보겠다며 가짜 뱅크시 상품을 합법적으로 팔 수 있도록 이름을 넣어보겠다고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내가 법정에서 스스로를 변호하려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가게에서 파는 것들 중에는 지중해 연안에서 난민들이 걸친 구명조끼들에 그리스 난민캠프에 수용된 여성들이 손으로 수를 놓은 환영매트도 있다. 경찰 진압 헬멧으로 만든 디스코 조명등, 견인 트럭에다 이민자 모양 나무조각을 집어넣도록 만든 계산놀이 장난감 등도 있다. 뱅크시는 판매 수익은 이탈리아 당국에 압류된 난민 구조선 대신 새 선박을 구입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전히 저작권만 고집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누구라도 재미로나 학문적 연구나 행동주의로 내 작품을 베끼고, 빌리고, 훔치고, 변형하는 것은 할 수 있다. 난 단지 내 이름을 슬쩍 하는 일만은 원하지 않는다.”거리의 아트갤러리 ‘Rise’를 운영하는 케빈 주코프스키모리슨은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가장 유명한 작가의 작품들을 한눈에 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보다 더 진지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뱅크시 수집가는 가게를 살펴본 뒤 “휘황하다 . 이런 일이 일어나 아주 좋다”면서 “그가 나타나 ‘안녕 친구들, 어때 좋아’ 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가 분명히 근처를 맴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팬인 존은 미국에서 휴가를 왔다며 “뱅크시 작품 가운데 기념비가 될 만한 것들은 다 있다. 현란하며 뻔뻔하고 똑똑한 짓”이라고 했다. 한편 3일에는 뱅크시가 영국 하원을 침팬지가 득시글거리는 곳으로 빗대 묘사한 작품이 소더비 경매에 부쳐진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울 중고교 60% ‘코르셋 교복’ 벗는다

    서울 중고교 60% ‘코르셋 교복’ 벗는다

    450곳 중 343곳 교복 개선·생활복 도입 교내서 체육복·점퍼 입는 등 다양한 변화 두발 길이 자율 95%… 염색·파마 허용도서울 중랑구 상봉중학교(교장 전필규) 학생들은 봄과 가을에는 교복 재킷 대신 후드점퍼를, 여름에는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로 구성된 ‘생활복’(정장 형식이 아닌 교복)을 입는다. 여학생도 치마 대신 바지를 입으며,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는 것도 허용된다. 매년 학생들이 모델로 나서는 ‘교복 패션쇼’가 열려 ‘교복 맵시’를 뽐낸다. 이성무 상봉중 학생자치부 부장교사는 “교복이 편안하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교복 패션쇼, 교복 포토타임 같은 행사를 통해 교복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중·고등학교 10곳 중 6곳이 상봉중처럼 ‘코르셋 교복’ 대신 생활복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교육청이 관내 중·고등학교 701개교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1학기까지 486개교(69.3%)가 복장 및 두발 규정에 대한 공론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각 학교가 ‘편안한 교복’을 도입하거나 두발 규정을 완화하도록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를 밟을 것을 권고해 왔다. 중·고 450개교(64.2%)가 교복에 대한 공론화를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343개교(공론화 진행 학교의 76.2%)가 기존 교복을 개선하고 생활복과 혼용하는 방안, 39개교(8.7%)가 교복을 개선하는 방안을 택했다. 교복 개선은 신축성 있는 소재로 바꾸거나 몸을 조이는 허리선을 여유 있게 바꾸는 등의 방식이다. 15개교(3.3%)는 교복을 생활복으로 대체했으며 3개교(0.6%)는 복장을 자율화했다. 나머지 50개교(11.1%)는 기존 교복을 유지했으나 체육복이나 후드 점퍼 착용 등을 허용했다. 2018학년도 이전에 교복 규정을 개선한 학교까지 포함하면 전체 중고교의 62.3%인 437개교가 생활복을 도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복에 체육복과 자율복을 혼용하는 등의 규정을 둔 학교도 72개교(10.3%)에 달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등교 시에는 교복을, 학교 안에서는 체육복을 입게 하는 등 규정이 다양해졌다”면서 “기존의 불편한 교복만 고집하는 학교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두발 규제에 대해서는 434개교(61.9%)가 공론화를 진행해 407개교가 두발 길이를 자율화했으며 253개교는 염색을, 296개교는 파마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내 전체 중·고등학교의 94.7%(664개교)에서 두발 길이를 제한하는 규정이 사라졌으며 65.0%(456개교)는 염색을, 72.2%(506개교)는 파마를 허용하게 됐다. 교육청은 아직 공론화를 진행하지 않은 학교들 중 79개교가 2학기 중 공론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그들의 시선] “노래는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예요” 뇌병변 장애인 유튜버 민이의 꿈

    [그들의 시선] “노래는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예요” 뇌병변 장애인 유튜버 민이의 꿈

    “노래할 무대가 필요했고, 단 한 명이라도 들어줄 관객이 필요했어요.” 선천적으로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민이(23)씨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다. 유튜브 방송은 이제 그가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가 됐다. 2019년 1월 10일 민이씨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 이름은 ‘노래하는 민이’다. 그는 주로 가수들의 노래를 커버해서 올리는데, 벌써 15만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겼다. 노래에 푹 빠진 민이씨를 지난달 24일 만났다. 민이씨의 꿈은 “작은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꿈을 위해 그는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회계, 문서실무사, 심리상담사 2급 자격증 등을 취득하며 차근차근 스펙을 쌓았고, 여러 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번번이 좌절해야 했던 민이씨는 문득 “앞으로도 계속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제가) 입장하자마자 면접관들이 보는 게 몸이었다. (제게는) 질문도 별로 하지 않았다”며 “그때, 스펙 같은 게 다 소용없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뭐지?’에 대해 숙고했다. 이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노래’라는 결론에 다다랐고, ‘노래하는 민이’가 탄생했다. 물론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과정에는 상당한 두려움이 따랐다. ‘장애인이라고 무시당하거나 차가운 시선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업로드 후 반응이 왔다. 그는 “제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는 분들이 있었다. 그 말씀이 저한테 큰 힘이 됐다”며 “누군가가 제 노래를 듣고 감동 받았다는 것, 그것이 제가 계속 노래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노래하는 민이’, 그가 한 곡의 커버 영상을 완성하기까지는 20~30번 노래를 부른다. 스스로 마음에 들 때까지 촬영하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촬영에서 편집까지 영상 제작 전 과정을 혼자서 한다. 민이씨는 “편집할 때 가사가 짧은 노래는 보통 2~3시간 걸리고, 가사가 많은 경우 최대 5시간까지 걸린다”고 설명했다. 비록 속도는 비장애인보다 느리지만, 정성을 다해 한 편씩 완성해내고 있는 것이다.그런 민이씨의 진심이 통한 걸까. 현재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벌써 15만명이 넘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그는 “제가 노래를 좋아하지만, 객관적으로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많은 사랑을 주셔서 그저 감사하고, 영광일 따름”이라며 응원해주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유튜브의 구독자와 수익은 비례하는 법이다. 하지만 민이씨의 경우는 예외다. 저작권 때문이다. 그는 “유튜브 자체로는 수익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실시간 방송을 할 때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며 “한 달에 20~30만원, 많을 때는 50만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작권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누군가가 직접 연주해 주는 방법이 있는데, 그건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민이씨의 유튜브 도전은 처음은 아니다. 앞서 ‘노래하는 경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으나, 얼마 못 가 채널을 폐쇄했다. 악플(상대를 비방하는 나쁜 댓글) 때문이었다. 민이씨는 “지금도 물론 악플이 있지만, 그때는 처음이다 보니 심적으로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을 닫았다”면서 “지금은 응원해주시는 분도 많고, 면역력이 생겨 괜찮다”며 밝게 웃었다. 그럼에도 그는 악플러들에게 “좋은 일 할 시간도 모자라다”며 “악플 받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서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자제를 부탁했다.이렇게 고생하는 아들을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민이씨 부모님은 처음에는 그의 도전을 강력히 만류했다. 물론 지금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그는 “처음에는 제가 안쓰러우니까, 안 했으면 하셨다. 근데 제 고집을 꺾지는 못하셨다”며 “지금은 대견하다고, 자랑스럽다고 말씀해 주신다. 여전히 ‘그 힘든 걸 왜 하냐?’고 말씀하시지만, 많이 응원해 주신다”고 말했다. 민이씨는 노래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힘을 드리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를 밝힌 그는, “저 같이 몸이 불편하고,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장애인들과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도 분명히 도전하고 싶은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민이씨가 마이크 앞에 선 이유는, ‘세상과 희망을 나누기 위해서’인 것이다. “노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고, 조금이나마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민이씨, 그는 “노래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다. 언젠가 오프라인 무대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그런 꿈을 꾼다…”며 작지만 따뜻한 희망을 내비쳤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goph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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