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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이화씨, ‘한국사 이야기’ 완간

    한국사 5000년을 생활사·문화사 중심으로 풀어낸 재야 역사학자 이이화(67)씨의 ‘한국사 이야기’(한길사)가 22권으로 완간됐다.기획에서 집필,편집에 이르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린 출판사상 유례 없는 마라톤 작업의 성과다.선사시대부터 1945년 해방까지 장구한 한국사를 통사형식으로 서술한 이 시리즈는 이번에 ‘우리 힘으로 나라를 찾겠다’(20권),‘해방 그날이 오면’(21권),‘빼앗긴 들에 부는 근대화 바람’(22권) 등 세 권이 나옴으로써 마침내 마무리됐다. ‘한국사 이야기’는 철저한 현장조사와 문헌고증을 바탕으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 쓴 것이 특징이다.그런 만큼 역사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저자는 역사 용어의 선택부터 분명히 한다.고조선을 그냥 ‘조선’이라 부르고,남북국 시대를 ‘남국 신라’와 ‘북국 발해’로 명명한다.또 임진왜란은 ‘조일전쟁’으로,병자호란은 ‘조청전쟁’으로,일제 강점기는 일본 식민지 시기로 부른다.역사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겠다는 뜻에서다. 이번에 펴낸 6차분 세 권은 ‘식민지 3부작’이라 할 수 있다.저자는 ‘식민지 수탈론’이냐 ‘식민지 근대화론’이냐의 양자택일보다는 절충론의 입장에서 구체적인 사실 전개에 역점을 둔다.기존의 독립운동사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좌파 계열의 민족해방운동사도 충실히 다뤘다.임시정부 위주의 역사서술에서 탈피,김구 등 우파의 활동과 함께 김원봉 등 좌파의 활동도 비중있게 다룬 것이 그 한 예다. ‘한국사 이야기’ 완간을 계기로 출판사측과 저자는 ‘우리 역사 바로 읽기 운동’을 펴나갈 계획이다.저자와 함께 하는 역사기행,전국 대학순회 역사강좌 등을 준비중이다.각권 1만원. 김종면기자˝
  • 40년 ‘무등산 지킴이’ 박선홍씨

    무등산은 광주의 상징이다.도심 근처에 해발 1187m 높이로 솟아 웅대함이 돋보인다.그러면서 정상 가까이에 발달한 원기둥 모양의 절리(節理)의 절경이 어머니 품처럼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광주 사람들에게 무등산은 이 고장의 역사이자 기념비다.백제 땐 무진악(武珍岳),고려 때 서석산(瑞石山)이라고 불렸다.북쪽은 나주평야,남쪽은 남령산지의 경계에 있다.버스 토큰 하나로 산자락에 내려 등산을 즐기고 지인들과 만나 담소하는 휴식처다.그래서 주말 휴일이면 시민들로 북적이는 살아 있는 산이다. ●민둥산을 울창한 숲으로 바꾼 광주토박이 이런 무등산도 6·25전란을 거치면서 황폐화의 위기를 거쳤다.나무를 땔감으로 쓰던 70년대 이전까지 벌거숭이 민둥산이었다.멧돼지와 고라니가 뛰놀고 산새가 지저귀는 울창한 숲으로 바뀐 지는 최근이다.153과 897종의 식물이 분포한다.이 가운데 465종은 약료작물로 알려져 있다. 오늘의 무등산이 제 모습을 찾게 된 뒤안에는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베어 있다.그럼에도 한 사람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주저없어 박선홍(79)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공동의장을 추천한다.그는 ‘무등산 지킴이’‘무등산 박사’‘광주토박이’등으로 통한다.무등산과 함께 해온 광주의 산증인이기도 하다.“모든 시민의 사랑으로 무등산의 자연생태계가 복원됐습니다.지금은 야생동물이 인근 농작물에 피해를 줄 정도이니 ‘상전벽해’가 아니겠습니까.”.박의장은 모든 공을 시민에게 돌린다. 그가 무등산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청소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충장로 5가에서 태어난 그는 1940년대 초까지 천연 원시림의 모습을 보고 자랐다.그러나 일제의 세계2차 대전 도발과 전쟁물자 고갈에 따른 연료난으로 산림 남벌이 시작되면서 옛 모습을 잃어갔다.해방후 광주시청 공무원으로 잠시 재직하다가 1952년 광주상공회의소로 자리를 옮겼다.그는 같은해 보이스카우트 ‘무등소년대’ 대장으로 무등산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는다. ●산악회 창설·책발간 등 무등산 보호 앞장 이어 55년 이 지역 최초의 산악회인 ‘전남산악회’를 조직하고,69년엔 ‘전남 산악연맹’ 창설을 주도했다.“개구쟁이 시절 노닐던 산자락이 무차별 벌채로 망가져가는 것을 그대로 볼 수만 없었다.”는 그는 산악인을 중심으로 무등산 보호에 나서기로 맘 먹는다.매일 산을 누비벼 자생 동·식물을 관찰하고 사찰,문화재 등을 조사했다.관련 자료가 될 것 같으면 무엇이든 주워 모았다.유래나 전설을 담은 자연물에 대해서는 나이 지긋한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물었다.무등산에 대해 무언가 알아야 ‘보호’라는 명분을 내걸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당시만해도 ‘무등산 보호’를 시민운동으로 이끌어낼 만한 토대가 마련되지 않았다. 그는 이를 토대로 1976년 ‘무등산’이란 507쪽짜리 책을 펴냈다.무등산의 유래와 전설·경관 등을 망라했다.“풀 한 포기 돌 한조각에도 생명이 있음을 느겼다.”는 박씨는 “내 삶을 부려 놓을 때까지 살아 움직이는 무등산에 대한 기록을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현재 6번째 개정 증보판을 내 놓았다.소설가 송기숙(전남대 명예교수)씨는 “폐허가 된 절터를 찾아 하나 하나 유래와 전설을 밝히고 유려한 필치로 구수하게 이야기를 펼쳐간다.”며 “이 책은 그의 해박한 지식과 철저한 고증이 담긴 향토문화의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무등산이 70년대 산업화 이후엔 벌채가 아닌 개발로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등산객이 아무데서나 밥을 짓고 쓰레기를 마구 버렸다.산중에서 고성방가와 술주정까지 벌어졌다.그는 자연보호운동을 시작할 때라고 판단했다.1989년 지역 산악단체와 YMCA,흥사단 등 12개 단체가 참여,‘무등산 보호 결의대회’와 ‘오물수거 캠페인’이 열렸다.그는 이를 계기로 같은해 봄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를 창설했다.거창한 구호 보다는 ▲쓰레기 버리지 말기 ▲취사 삼가기 ▲세제류 안쓰기 등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지금은 800여개 단체가 가맹한 대표적 시민단체로 성장했다.협의회는 최근 모 업체가 무등산 자락에 추진중인 ‘온천개발’을 백지화하도록 유도했다.시민들의 호응도 급속히 확산됐다. 그는 2001년 ‘무등산 공유화 재단’을 설립하고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펼치고 있는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에 뛰어들었다.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무등산의 사유지를 사들여 영구 보존하는 운동이다.시민과 지역 기업들의 협조로 지금까지 무등산 자락 사유지 7만 5000여평을 사들였다. ●내셔널트러스트 운동 등 공감대 확산 노력 그는 또 지방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86년 ‘민학회’를 창설했다.고향의 발자취를 더듬고 자기 정체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19세기말 개화기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광주의 향토자료와 역사를 집대성한 ‘광주 1백년’이란 3권짜리 책도 펴냈다.“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정신이 건강한 후세들이 태어날 것이라 믿습니다.무등산 보호도 결국은 삶의 터전을 풍요롭게 가꾸자는 실천운동이지요.”단 한 번도 고향을 떠나보지 않았고,이 곳에서 숨쉬고 부대끼며 80평생을 살아온 그의 얼굴에는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짙게 배어 있었다. 글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그가 걸어온길 ▲ 1952년 광주상공회의소 사무국장,보이스카우트 ‘무등소년대’대장 ▲ 55년 이 지역 최초 산악회인 ‘전남산악회’ 조직 ▲ 69년 전남산악연맹 창설 ▲ 89년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창설 ▲ 94년 조선대 이사장 ▲ 99년 광주전남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창설,초대회장 ▲ 2000년 제1회 대한민국 산악대상 산악환경상 수상 ▲ 2001년 무등산 공유화 재단 설립 ˝
  • 술따라 맛따라-서울 ‘송절주’

    “약주는 균이 살아 있어야 제 맛이 납니다.” 서울 송절주(서울 무형문화재 2호) 기능 보유자인 이성자(57)씨는 “요즘 나오는 약주는 살균 과정을 거치면서 효모균이 모두 죽어 마치 생수가 아닌 증류수를 마시는 느낌이 난다.”고 했다. “살균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장기 보관을 위해섭니다.더 이상의 발효를 막아 술이 쉬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지요.하지만 혀끝에 착착 달라붙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맛 또한 죽어버립니다.” 이씨는 송절주를 1년에 서너번 정도만 담근다.그것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주변의 지인들이 부탁해서,또는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해서다.또 1년에 한 두번 서울 한옥마을에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서 송절주 빚는 법을 시연할때뿐이다. 이유는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아 장기보관이 어렵기 때문이다.상온에서 1주일만 지나면 금방 맛이 변해 유통과정을 거쳐 전국적으로 판매하기가 도저히 불가능하다.한때 대량생산도 해보았지만 미처 팔리기도 전에 술이 상해 절반 이상 반품이 들어와 엄청난 손해를 보기도 했다. 남들처럼 살균시설을 갖추면 상온에서도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지만 이씨는 이를 포기했다.제맛을 잃은 술을 팔기 위해 생산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절주(松節酒)는 이름 그대로 소나무 가지의 마디가 들어간 술이다.싱싱한 소나무 가지에서 잘라낸 마디와 솔잎,그리고 한약재인 당귀,진득찰을 넣고 삶은 물로 술을 빚는다.관절염과 피부 습진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알코올 도수는 16도. 송절주의 유래에 대한 정확한 고증은 없다.그러나 ‘임원십육지’‘규합총서’ 등에 소개된 것으로 보아 조선 중엽인 16세기 이후 빚어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의 시댁인 전의 이씨 집안에선 대대로 가양주로 송절주를 빚어 마셨다고 한다.이씨는 91년 작고한 시어머니 박아지씨로부터 송절주 기능을 전수받았다. “저나 시어머니 모두 술은 잘 못해요.시어머님은 시조부님께서 술을 워낙 좋아하셔서 집에 술이 끊기지 않도록 수시로 술을 빚으셨다고 해요.술빚는 솜씨가 좋아 근동에 소문이 자자했다고 합니다.” 송절주를 대량생산할 수 없어 시작한 것이 증류소주인 한주다.한주는 송절주를 증류해 얻는다. ‘한주’란 이름은 문화재보호재단에서 붙여줬다고 한다.송절주 생산이 어려워 이를 증류한 소주를 선보인 뒤 반응이 좋자 재단측에서 대량생산해 판매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고어체 아래아 ‘ㆍ’를 쓰는 ‘한’은 술을 내릴 때 소주고리에 맺히는 소주방울이 꼭 땀(한)과 같다는 의미와 함께 ‘크다’라는 뜻,또 한민족의 ‘한’의 의미를 혼합했다. 한주의 생산공장은 충북 옥천에 있다.처음엔 서울에서 생산했으나 깨끗한 지하수를 찾기 어려워 옥천까지 가게 됐다고.약주인 송절주는 상온에서 며칠만 놓아두어도 맛이 변하지만,증류소주인 한주는 오래 놓아둘수록 맛이 좋아진다고 한다. 송절주는 쌉싸름하면서 감칠맛이 특징.매운맛도 미세하게 느껴진다.입안을 가득 채우는 솔향도 좋다.증류주인 한주도 똑같지는 않지만 이같은 맛을 느껴볼 수는 있다.그래서 송절주 맛을 잊지 못하는 이들은 한주를 즐겨 마신다고 했다. 한주는 대부분 명절 선물용으로 나간다.일부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도 인기 품목.그러나 대부분의 민속주가 그렇듯 고가의 도자기에 술을 담느라 값이 만만치 않다. 수요가 선물용에 몰려 있는 탓에 일반 유리병을 쓸 수도 없고,도자기에 계속 담자니 값이 비싸 대중화에 걸림돌이 된다.사소한 문제 같지만 이는 우리나라 민속주 업계가 풀어야할 공통 숙제다. 글 임창용기자 sdragon@ ■ 따라 빚으세요 술 재료:멥쌀,찹쌀,송절,솔잎,진득찰,당귀. 1.멥쌀 3㎏을 하룻밤 불려놓았다가 백설기를 찐다. 2.통밀누룩 2㎏을 가루로 만든다. 3.송절과 솔잎,당귀,진득찰을 넣고 삶은 물 6ℓ에 백설기와 누룩가루를 섞어 독에 담는다. 4.1주일 정도 발효시킨다(밑술 완성). 5.멥쌀 5㎏과 찹쌀 5㎏을 섞어 고두밥을 찐다. 6.고두밥 및 누룩가루 0.5㎏,약재 삶은 물 6ℓ를 밑술에 섞는다. 7.3주 정도 익히면 16도의 송절주가 완성된다. 8.용수를 박아 술을 떠내거나 보자기로 술덧을 짜내 병에 담는다. 9.보자기에 짜낸 술은 찌꺼기를 다시 가라앉히고 말간 빛깔이 나는 윗부분의 술만 따라 마셔야 송절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 가족·연인과 함께 가볼만한 공원

    지난 94년 작가 황석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드라마로 기획됐지만,작가의 방북으로 제작이 무산됐던 ‘장길산’.‘장길산’이 시대적 아픔을 딛고 10년 만에 다시 빛을 본다.21세기 버전으로 부활하는 생생한 촬영 현장을 WE가 찾아갔다. #하나:CF만큼 힘든 타이틀 촬영 “컷!연기자 밥 안먹었냐?대역한테 다시 배워!”“깡∼”“박자를 놓치니까 칼날끼리 부딪치잖아!”“칼이 처지기 시작해요.힘이 달려서….” 지난달 30일 오후 충남 태안군 구례포 해수욕장 인근 해변.오는 17일 첫 전파를 타는 SBS 대하드라마 50부작 ‘장길산(이희우 극본,장형일·박경렬 연출)’타이틀 촬영이 한창이다. 긴장한 탓일까.주인공 장길산 역을 맡은 유오성은 카메라 앞에서 몸을 회전하며 양손에 쥔 장검을 연신 허공으로 휘젓지만,원하는 포즈는 좀처럼 나올 생각을 않는다.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팔을 부들부들 떨고,다리마저 비틀거린다.감독의 ‘컷’소리만도 수십차례.결국 대역을 맡은 무술 연기자로부터 ‘족집게 과외’를 받고 나서야 애타게 기다리던 ‘OK’사인이 났다.유오성의 입에서 절로 나오는 한숨과 이어지는 한마디.“거의 CF 수준으로 찍는데.(웃음)” #둘:긴장되는 사극 첫 나들이 ‘장길산’은 이야기 전개의 근간이 되는 ‘개혁’과 ‘혁파’사상만큼이나 캐스팅도 파격적이다.유오성은 물론 그의 첫 사랑인 ‘묘옥’역의 한고은,길산의 아내 ‘봉순’역의 양미라와 길산의 어릴 적 친구인 ‘갑송’역의 정준하 등 주요 배역들이 모두 사극에 경험이 없는 연기자들로 포진됐다.때문에 몽산포 인근 폐(廢)염전부지에 건립 중인 오픈 세트장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만난 이들의 표정에서는 한결 같이 비장함과 진지함이 묻어 나왔다. 노랑 저고리와 다홍 치마,‘가체(부인이 예장할 때 얹는 커다란 머리)’를 머리에 얹고 영락 없는 기생 차림새를 하고 나타난 한고은은 “묘옥이 출가하는 장면을 위해 삭발도 마다하지 않을 거예요.”라며 각오를 드러냈다.특히 그동안 자신에게 굳어진 도회적이고 이국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려는 듯 연신 “저 한복 잘 어울리나요?괜찮아요?”라고 묻는다.“소녀,이만 물러가옵니다.좋은 시간 되시옵소서.”끝인사도 ‘사극 대사체’어투로 마무리 짓는다. “사극은 연기를 잘하고,인생에 대한 통찰력도 있고,역사에 대한 통시적인 시각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제 자신에게 지금도 ‘나는 그런 자질을 갖췄나?’하고 자문하죠.”유오성은 사극에 대한 부담감을 벗어던지기 위해 몇달 전부터 전통 검술·봉산탈춤·서도소리 등을 전수받고 있다고 했다.“장길산 출연을 원했던 다른 배우들의 몫까지 대신해 내가 맡았기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며 독기를 품는다. #셋:“세트장이야? 관광 시설이야?” 4만평 규모에 제작비 40억원이 들어간 ‘장길산’오픈 세트에는 다음달까지 조선시대 전통 초가집과 기와집 등 97채의 가옥이 들어선다.조선시대 ‘해적’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하기 위해 실물크기의 목선 6척도 건조된다.이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곧바로 철거되는 기존 세트장과 달리 촬영이 끝난 뒤 인근에 펜션 단지를 건립,종합 관광레저 시설로 영구 보존할 계획.펜션 단지에는 야외수영장,골프 연습장,해수탕 등 부대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글 태안 이영표기자 tomcat@ ■ 내 부활을 팬들에게 알려라 “음메,기죽어!” 의적 장길산이 이순신을 보면 이같은 말을 내뱉으며 꼬리를 내릴지도 모르겠다.무슨 소리냐고? 드라마 세트장이 그렇다.오는 8월14일 첫 방영될 KBS1TV 대하 드라마 100부작 ‘불멸의 이순신’세트장은 ‘사상 최대’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을 만큼 물량과 규모가 엄청나다.전북 부안군 변산면 일대에 건립 중인 이 세트장은 건립비만 드라마 ‘장길산’의 2배 반인 100억여원이다.미술비 등을 합치면 200억원에 육박한다. 격포리 ‘부안영상테마파크’에는 궁궐을 비롯해 사대부가와 초가민가 등 100채의 가옥이 시계바늘을 조선시대 되돌린 듯 그대로 재현된다.인근 궁항에는 전라좌수영,위도 논금해수욕장에는 조선군 진지,적벽강과 성촌에는 각각 명나라와 일본 수군의 진지를 꾸몄다.거북선과 판옥선,일본배도 정확한 고증을 통해 실제 크기로 제작된다.특히 민간자본 120억을 유치해 실내 스튜디오는 물론 공연장·조각공원·펜션 등의 위락시설도 마련할 예정.때문에 벌써부터 “21세기에 부활한 이순신이 핵폐기장 문제로 고통을 겪는 부안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영표기자 ˝
  • 히스토리채널, 4부작 다큐 방송 “4대 야만족은 문화개척자였다”

    흔히 피에 굶주린 약탈자이자 야만족으로 인식돼 온 고트족,훈족,바이킹,몽골족.하지만 이들은 로마제국 못지 않은 대제국을 건설했고 상당한 수준의 문화를 갖고 있었다. 히스토리채널은 1000년에 이르는 네 민족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특집 다큐멘터리 4부작 ‘바바리안’을 7일부터 매주 금요일(오전ㆍ오후 10시)에 방송한다. 전세계 히스토리채널에 편성돼 ‘월드와이드’이벤트로 진행되는 이번 4부작 다큐에서는 역사가의 철저한 고증으로 중세의 성곽과 요새,바이킹 농장,마을 등을 생생하게 재현해 냈다.고고학을 바탕으로 다시 만들어진 3척의 바이킹 배도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고,스턴트맨을 동원한 실감나는 전투장면은 영화 같은 현장감을 살렸다. 1부 ‘고트족,찬란한 로마 문화의 수호자’는 고트족이 로마제국 붕괴 이후 프랑스와 스페인 일대에 문명국을 건설했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이후 이들은 로마제국의 문화를 보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2부 ‘훈족,고대 세계 최고의 기병대’는 게르만족 대이동의 발단을 만든 훈족의 역사를 살펴본다.5세기 서구 문명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던 훈족은 전술의 대가였고 국제외교에도 능했다. 3부 ‘바이킹,바다의 정복자’는 해적으로 묘사돼 온 바이킹이 실제로 아이슬란드,그린란드 등을 개척한 탐험가이자 개척자였다는 사실을 조명한다.이들은 무역상인으로서 유럽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마지막 4부 ‘몽골족,군사 전략의 선구자’에서는 세계 최대제국을 건설한 몽골족의 전술을 소개한다.몽골족은 기마술과 치밀한 전술의 조화로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해 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눈도 귀도 즐거워]‘화해’ 박씨 물고온 日뮤지컬 ‘제비’

    일본 극단 와라비자의 뮤지컬 ‘제비’가 국립극장 초청으로 8·9일 이틀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극단 와라비자(대표 고지마 가쓰아키)는 일본 민요의 보고로 알려진 북서부 아키타현에서 집단 예술촌을 이루고 있는 독특한 연극단체.반전이나 한·일관계,재일동포 문제 등 진보적인 역사관과 함께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극단이다. 뮤지컬 ‘제비’(작·연출 제임스 미키)는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주최를 기념해 초연한 작품으로 지금까지 일본 전국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400년전 임진왜란 직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건너간 임경식이 그곳에서 십년전 실종된 아내 연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한·일간의 가슴아픈 역사를 재조명하고,진정한 화해를 모색한다. 일본인 작가가 썼지만 객관적인 시각이 돋보인다.극중에 삽입되는 국악·사물놀이·소리를 한국인으로부터 전수받는 등 철저한 연구와 고증을 더했다.뮤지컬 ‘제비’는 오는 10월 국립창극단 안숙선 예술감독의 작창과 국립극단 이윤택 예술감독의 연출로 창극으로 소개되고,내년 일본 순회공연에도 나선다.(02)2274-3507. 이순녀기자 coral@˝
  • [열린세상]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 예수는 있는가?/김진호 당대비평 주간·목사

    한 잡지사는 내게 이 영화가 예수를 세밀하게 묘사하기위해 치밀한 고증을 거쳤냐고 물어왔다. 물론 영화는 전혀 사실적이지 않았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말에 의아해할 사람은 없다.모양이 닮았지만,양자는 서로 별개임을 사람들은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한데 ‘교회에는 예수가 없다.’고 말한다면 이 말은 매우 심각한 문제제기로 들린다.예수와 교회는 서로 깊게 연루되었다,되어야 한다는 게 상식이기 때문이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한참 시사회를 할 무렵 한 영화 잡지가 내게 글을 청탁하면서,최근의 ‘예수에 관한 역사적 연구’의 관점에서 이 영화의 예수를 다루어 달라는 요청을 했다.그것은 ‘패션‘이 예수에 관한 ‘사실적’ 묘사를 위해 치밀한 고증을 거쳤다는 주장의 타당성을 점검해 보라는 얘기겠다.물론 예상대로 영화는 전혀 사실적이지 않았다.예수에게 고문을 가하는 장면의 리얼리티 정도가(비록 직접적인 정보는 없더라도) 개연성을 지닐 뿐,그 외의 역사적인 고려는 최근의 연구 성과는커녕 고전적인 연구조차 참조하지 않았다. 얼마 후 나는 감독인 멜 깁슨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지지하지 않는,가톨릭 신자라는 정보를 들었다.‘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현대의 신학적 성과를 수용하여 교리적이고 체제적인 개혁을 결의한 가톨릭 교회회의였다.그리고 그는 이 영화를 자신의 신앙적 신념과 결부시켰다.요컨대 멜 깁슨의 영화가 현대 신학의 역사학적 논의를 충실히 반영하였는지를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그가 사실 고증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열렬하게 토로한다 할지라도,그것은 적어도 학문적인 개연성을 갖지 못한다. 한데 흥미롭게도 이 영화는 가톨릭뿐 아니라 개신교 신자들에게까지도 열광적인 환영을 받는 데 성공했다.특히 미국이나 한국처럼 원리주의적 기독교가 성행한 사회에서 그러하다.이것은 교회가 학문적 구성물인 ‘역사의 예수’를 수용하지 않는 태도와 맞물려 있다.실제로 ‘역사의 예수’와 ‘교회의 예수’는 많은 경우 대립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의 거대 규모의 한 개신교 교단 신학교에서 교수 두 사람이 교수직과 성직자의 직위를 박탈당하는 일이 벌어졌다.그 이유 중의 하나는 ‘역사의 예수’에 관한 연구 성과를 수용한 학문적 논의를 했다는 것이었다.신학 학술사적으로 이 분야 연구가 그리 일탈적인 것이 아님에도 대학교에서 이러한 학문적 견해가 파면의 이유가 된다는 것이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그것은 분명 사실이다.이것은 극단적인 사례지만,한국의 어떤 신학교에서도 ‘역사의 예수’ 연구는 학생들에게 거의 제대로 소개되지 않고 있는 형편에 있다.그나마 최근 영미권에서 이 연구가 붐을 일으키고 있는 덕에,몇몇 학술지나 비판적인 연구기관 등에서 최근의 논의가 종종 소개되고 있는 형편이다. 신학교가 이런 사정이니 교회는 말할 것도 없다.요컨대 교회에는 ‘역사의 예수’가 없다.물론 그것이 신학 관련 매체가 아닌 곳에 고자질할 만큼 중요한 문제거리냐고 반문할 수 있다.하지만 ‘패션‘의 경우는 이런 양상이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내가 다른 글에서 언급한 바 있거니와,이 영화는 인종적·성적·계급적 편견을 담고 있다.사람들이 온갖 고문을 당하며 처참하게 죽임당하는 예수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고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고 고백할 때,그러한 감정 이입은,의도했든 아니든,영화 속에 함축된 여러 편견들과 함께 우리 내면에 끼어 들어온다. 마치 지난 총선에서 정치인들의 ‘자학적인’ 선거운동이 유권자에게 감정 이입되면서 그들에 대한 냉정한 판단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었던 것처럼,‘신의 자학’이라는 ‘교회의 예수’ 담론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지극히 감성적인 반응만을 자극하는 리얼리티만을 부각시키면서 다가올 때,신앙의 비판적인 성격은 실종되고 만다.더구나 ‘패션‘은 모든 인간사를 ‘선과 악’ 이분법으로 단순분할하고 있다.최근 미국과 한국에서 정치세력화하고 있는 원리주의적 기독교가 그렇듯이 말이다.이럴 때 ‘악’은,‘악’으로 규정된 존재들은 세상의 증오와 복수의 대상으로 전락한다.미국인에게 아프간과 이라크가 그랬던 것처럼. 김진호 당대비평 주간·목사˝
  • 내수 살리기 폭탄세일·특소세 인하도 시큰둥

    ‘폭탄세일’도 안먹히고,감세(減稅) 카드도 빛바랬다.창고에는 팔리지 않고 남은 재고물량들이 쌓여가고 있다.이르면 2·4분기말부터 내수가 회복될 것이라던 정부 관측이 무색해졌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의 봄 정기세일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뒷걸음질쳤다.롯데백화점의 경우,세일기간(2∼13일)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 줄었다.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세일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8%,7.8% 감소했다.백화점 관계자는 “가전제품 등의 특별소비세 인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폭탄세일 품목까지 다량 준비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특소세 인하효과가 먹혀들지 않기는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이달 들어 10일 현재까지 현대·기아·GM대우·르노삼성 등 6개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판매량은 총 1만 9934대.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율은 0.9%에 그쳤다.통상 4월초는 계절적으로 판매 증가세가 확연해지는 시점이다.여기에 ‘투싼’ 등 신차 출시,특소세 인하 등의 호재까지 겹친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이렇듯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서 재고 증가폭이 다시 커지고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기업의 재고량을 표시하는 생산자 재고지수가 지난해 11월 110.0을 바닥으로 3개월 연속 올라 올 2월말 현재 116.5를 기록했다. 산업활동 규모가 커져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경기가 바닥권이었던 지난해 7월(113.6)은 물론,외환위기 발생 직후인 1998년 2월(110.8)보다도 높은 수치다.재고 증가율도 전년동월 대비 5.0%로 전월(3.4%)보다 증가폭이 커졌다.통계청은 “재고증가율이 10%를 넘나들었던 지난해 중반과 비교하면 많이 완화된 것”이라며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안미현기자 hyun@˝
  • 불교의식 ‘육법공양’ 대중앞으로

    1600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한국불교에는 수천가지의 종교의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그 의식들은 대부분 불교계 내부에서 의식 그 자체로 행해질 뿐,일반 대중에 보여주는 차원에서는 멀다.따라서 불교의식은 흔히 너무 어렵고 엄숙해 스님들만의 전유물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 점에서 오는 29일 오후4시,7시30분 두차례 호암아트홀에서 동희범음회(대표 한동희 스님)주최로 열리는 ‘육법공양’ 은 불교의식을 대중속으로 끌어내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첫 공연이란 점에서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육법공양’은 원래 신라시대부터 전통적으로 행해 온 불교의 6가지(향·등·꽃·과일·쌀·차) 공양을 그 의미와 특색에 따라 연주와 춤으로 꾸민 전통의식.의식을 시작하는 예배인 명발부터 원만한 재(齋)를 기원하는 팔부금강,선신(善神)들을 청해 모시고 악신(惡神)들을 떠나 보내는 요잡,도량을 청정하게 하기 위해 사방에 물을 뿌리는 걸수,공양에 대한 찬탄인 육법,축원의 일종인 원아게와 화청 등 모두 13개의 과정으로 구성된다. 공연은 이 13개 과정 모두에서 철저한 고증과 수련을 거친 스님들이 각 과정을 나눠 맡아 무대화한 것으로,범패와 작법을 꾸준히 연마해 온 한동희 스님을 비롯한 8명의 스님이 직접 출연한다.특히 지난 2001년 입적한 박송암 스님 추모 3주기를 맞아 ‘육법공양’의 모습을 원형에 가깝도록 재현해서 스승의 가르침을 가슴 깊이 되새기려는 보은(報恩)의 무대란 점이 더욱 관심을 끈다. 중요무형문화재 영산재 이수자인 동희 스님은 6세에 출가해 1959년부터 영산재 예능보유자인 송암 스님으로부터 40여년 동안 범패를 비롯해 작법 등 불교예술을 두루 배워 비구니로서 최초로 범패승 계보에 오른 인물.현재 봉원사를 비롯해 영산재 집전과 범패와 작법 등 문하의 많은 스님들에게 불교예술을 전승하고 있다 동희 스님은 “스승인 송암 스님은 생전 ‘부처님께 공양 드리는 그 기꺼운 것을 굳이 극장 무대에까지 올릴 게 뭐냐.’며 반대했지만 지난 40년 간 스승님께 배운 것을 영전에 바치고 일반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어렵게 대중 앞에 서게 됐다.”며 “이번 무대를 계기로 일반 대중들이 불교의식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북한도 새달 독도우표 발행

    |홍콩 연합|일본의 터무니 없는 독도 영유권 주장에 맞서 독도가 한반도의 영토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독도우표’가 북한에서도 발행된다. 북한 우표 해외판매 총책임자인 이금철 북한 조선우표사 중국지사장은 28일 북한도 독도우표 디자인을 완성하고 다음달 초부터 우표 제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북한의 독도우표는 독도를 우리의 영토로 명시한 18세기 초반의 조선 8도 지도를 사진으로 삼아 고증 자료를 통해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제주도와 울릉도,독도까지 그려놓은 한반도기를 디자인에 포함시켜 지난 1월 남한의 독도우표 발행 취지에 북한도 공감하고 있다는 뜻을 적극 표현했다.북한 독도우표 한국 독점판매 대리인으로 선정된 고선필름의 장주성 사장은 “북한의 독도우표는 남한이 지난 1월 발행한 독도우표에 비해 직설적”이라고 말했다. 북한 독도우표는 액면가로 북한 돈 110원짜리 원형우표가 포함된 소형전지와 3원,12원,106원짜리 우표 3장과 부표 등 4장을 묶은 전지 등 2종이다.˝
  •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박상진 지음

    어느 민족이든 건국과 관련된 신화에는 으레 나무가 등장한다.북유럽 신화에는 하늘과 땅,지옥을 뿌리와 가지로 연결한다는 이그드라실이라는 우주수(宇宙樹)가 나온다.북아시아의 경우는 전나무,시베리아 사람들에게는 자작나무가 그들의 민족나무다.‘일본서기’에 실린 개국신화는 삼나무,편백나무 등 주요한 나무마다 그 쓰임새를 아주 구체적으로 정해 놓고 있다.그러면 우리 단군신화에 나오는 신단수의 실체는 무엇일까. ●신단수, 박달나무인가 느티나무인가 나무학자인 박상진 (경북대 임산공학과·64)교수가 쓴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김영사 펴냄)는 역사의 베일에 가린 나무의 진실을 흥미롭게 파헤친 인문교양서다. 단군신화에 따르면 우리 민족의 출발은 환웅이 하늘나라에서 3000명의 무리를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神壇樹)에 내려오면서부터다.곰 여인 웅녀는 바로 이 나무에 빌어 환웅과 혼인하고 단군을 낳는다.그러나 이승휴의 ‘제왕운기’의 이야기는 좀 달라 환웅의 손녀가 단수신(檀樹神)과 혼인해 단군이 태어났다고 전한다.학자들은 대부분 ‘제왕운기’에 적힌 한자의 의미에 따라 신단수를 박달나무로 해석한다.단군으로 하여금 나라를 열게 한 나무는 과연 박달나무일까.그렇지 않다.저자는 박달나무는 천년을 넘길 만큼 오래 살지 못할 뿐 아니라 가지를 널리 뻗어 주위를 감싸주고 악귀를 쫓아줄 만한 위엄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차라리 단을 오늘날의 당산(堂山)과 관련지어 본다면 신단수는 당산나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느티나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천마도의 재료, 자작나무 아니다 책은 신라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천마도의 비밀도 밝힌다.옛사람들은 보통 천이나 비단,가죽 등에 그림을 그렸다.그러나 천마도는 특이하게도 나무껍질을 캔버스로 사용했다.그 나무껍질은 천연방부제와 방수성분을 지니고 있어 수천년 동안 땅 속에 묻혀 있어도 거뜬히 버틸 수 있었다.그러나 문제는 천마도가 알려진 대로 백화(白樺),즉 자작나무 껍질 위에 그린 그림이냐는 점이다.저자는 천마도의 재료는 백두산에서 시베리아 벌판에 걸쳐 자라는 자작나무 껍질이 아니라 남쪽 지방인 신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거제수나무나 사스레나무 껍질이라고 주장한다.자작나무 껍질이라면 고구려에서 들여와야 하는데,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신라에도 비슷한 품질과 쓰임새의 나무들이 있기 때문이다. ●무령왕의 관은 금송으로 만들어져 나무의 세포 형태를 연구하는 목재조직 학자로서 그의 명성을 확고히 해준 것은 백제 무령왕릉의 관재(棺材)를 밝혀낸 일이다.‘잃어버린 왕국’ 백제의 무령왕릉 발굴은 광복 이후 가장 가치 있는 발굴이란 평가와는 달리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저자가 접한 발굴보고서에는 “목관의 재질은 밤나무다.”라고 적혀 있는 것이 고작이었다.하지만 그는 관재의 표본을 어렵사리 구해 무령왕과 왕비의 시신을 감싸고 있던 관 나무는 일본 남부지방에서 가져온 금송(金松)임을 밝혀냈다.이는 무령왕이 어릴 때 일본에서 자랐다는 역사적 기록을 증명하고 백제와 일본의 관계를 규명한 귀중한 연구성과로 꼽힌다. ●팔만대장경은 해인사 근처에서 제작된 것 저자가 30년에 걸쳐 나무문화재와 씨름하면서 무엇보다 관심을 기울인 것은 단일 나무문화재로는 최대라고 할 수 있는 해인사 팔만대장경이다.팔만대장경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저자는 팔만대장경의 전설과 진실,그 간극을 파고든다.그리고 마침내 팔만대장경은 자작나무로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에서 흔히 보는 산벚나무와 돌배나무로 만든 것이며,제작장소 또한 강화도가 아니라 해인사 근처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저자는 “나무문화재야말로 우리 역사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하드디스크”라고 말한다.우리 고전과 역사문헌 속의 나무문화재들은 저자의 새로운 눈과 고증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얻는다.1만 39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잠실서 ‘카르멘’ 연출 맡은 델 모나코 현지 인터뷰

    “‘카르멘’ 연출을 세 차례 했지만 이렇게 큰 야외공연은 처음입니다.장엄하고 웅장한 무대를 보여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오는 5월 잠실 서울올림픽경기장을 수놓는 오페라 ‘카르멘’의 연출을 맡은 잔 카를로 델 모나코.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스페인의 전설적인 테너 마리오 델 모나코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음악적 재능을 물려받아 1967년 ‘삼손과 데릴라’로 데뷔한 델 모나코는 “안 해본 작품을 꼽는 것이 빠를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37년 경력의 베테랑 연출자.지난달 2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자신감에 가득차 보였다. 프랑스의 극작가 메리메의 소설을 작곡가 비제가 직접 각색한 ‘카르멘’은 정열의 집시여인 카르멘과 순수한 청년 돈 호세의 비극적 사랑을 담고 있다.‘하바네라’‘꽃노래’‘투우사의 노래’ 등 주옥같은 선율이 가득하다. 서울 공연에는 이른바 ‘스리 테너’의 뒤를 잇는 최고의 테너로 대접받는 호세 쿠라가 돈 호세 역을 맡는다.엘레나 자렘바는 카르멘 역으로 한국 무대에 선을 보인다.델 모나코는 호세 쿠라를 가리켜 “폭풍같은 기질을 지닌 세계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배우”라고 치켜세우고는 “아주 잘생겼기 때문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델 모나코는 이번 공연을 두고 “1830년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의 분위기를 그대로 자아내는 게 목표”라면서 “130m나 되는 서울 무대는 밀라노나 베로나 야외무대보다 4배나 크지만 디테일한 측면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생생한 이미지 전달을 위해 무대 위에 가로 100m,세로 20m 크기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기로 했다.델 모나코는 “배우들의 몸짓,표정뿐 아니라 주름까지 보게 될 것”이라고 농담을 하며 생동감 넘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세비야에 있는 투우장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계획이다.델 모나코는 투우장 외벽에 칠해진 것과 같은 노란색을 고집할 정도였다고 한다.안톨로지아 무용단을 서울로 초청하는 것도 스페인 전통춤 플라멩코의 분위기를 살리겠다는 의도이다.완벽한 고증을 통하여 200벌이 넘는 의상도 제작했다. 델 모나코는 한국에서 야외 오페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했다.그러나 “마리아 칼라스는 비판한 사람이 90%였고,칭찬한 사람은 10%에 불과했는데도 위대한 성악가로 남아 있지 않으냐.”면서 “남들이 비판하지 않으면 작품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재치있게 답했다.야외 오페라의 문제점인 음향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개미 같은 목소리도 큰 무대에 맞게 표현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면서 “각종 페스티벌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 어떻게 소리를 모으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70억원의 제작비를 들이는 블록버스터 오페라 ‘카르멘’이 ‘투란도트’와 ‘아이다’를 넘어 새로운 오페라 문화정착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마드리드 박상숙기자 alex@˝
  • [이런 책 어때요] 원전 소녀경/최형주 옮김

    음양의 교접과 조화를 추구하는 중국고대의 성의학서를 완역.전설상의 군주인 황제가 소녀와 대화하는 체제로 이뤄진 ‘소녀경’은 단순한 방중술을 뛰어넘어 음과 양의 조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천지인(天地人)이 합일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준다.‘소녀경’은 남자를 불,여자를 물로 인식한다.물은 불을 단번에 끌 수 있지만 불은 물을 끓이기 위해 은근하고 부드러워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청말 고증학자인 예더후이(葉德輝)가 정리한 판본을 우리말로 옮겼다.‘소녀경’외에 ‘소녀방’‘옥방비결’‘통현자’등 방중술 문헌들도 함께 실었다.1만2000원.˝
  • UN산하 국제해양재판소 박춘호 재판관

    ‘삼산육수일평지(三山六水一平地).’산은 지구의 3할이고 바다는 6할이며,평지가 1할이라는 뜻이다.20세기가 ‘육지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바다의 시대’다.바다는 광활하고 신비스러운 곳이며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마지막 보고(寶庫)이기도 하다.그래서 세계 각국은 호시탐탐 ‘해양패권’에 혈안이 되고 있다.이에 따른 분쟁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국제해양법재판소의 박춘호(74) 재판관.그는 유엔(UN)산하인 이 재판소의 첫 한국인 출신 재판관이다.그는 1980년 세계 해양법학자 300명이 참가한 독일 ‘키일 총회’의 의장을 역임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이어 96년 8월 유엔본부에서 국제해양법재판소 초대재판관을 뽑을 때 그는 100개국 중 69개국의 지지를 얻어 9년 임기의 선두그룹으로 당선돼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문패’에 걸맞게 ‘분쟁의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 지구를 80바퀴나 돌면서 세계와 상대하고 있다. ●해양법·학문 겸비한 국제적 에세이스트 ‘바다를 보거든 산을 보고,산을 보거든 바다를 생각하라.’그의 좌우명이다.‘해양법 35년 외길’을 걸어온 그는 비단 해양법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의 금쪽 같은 학문과 지식을 두루 섭렵한 문명비평가로도 명성이 높다. 그는 얼핏 딱딱한 인상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해박한 지식에다 풍부한 유머가 철철 넘친다.‘순도 100%의 촌놈’ 출신의 사투리까지 섞어 좌중의 배꼽을 죄다 흥분시켜야만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영어·중국어·프랑스어·일본어·독일어·베트남어 등 6개국어를 구사한다.박식과 기지가 넘치는 국제적인 ‘에세이스트’다. 에피소드1.얼마전 독일 함부르크에서 국제해양법 재판관들의 회의가 열렸다.격무에 시달린 재판관 1명이 과로사로 순직한 직후였다.각국 재판관 21명이 참석한 회의실.최근 1년 사이에 벌써 3명이나 과로사를 당해 다들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박씨는 침울하게 앉아 있는 재판관들의 얼굴을 좌우로 쭉 훑었다.한 재판관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박씨 왈,“다음은 누군지 보려고 하는건 아닙니다.” 딱딱한 회의실이 금방 웃음바다로 변했다. 에피소드2.지난 12일 독도개발법과 관련,국회 농림해양수산위 공청회에서 모의원이 박씨에게 독도 영유권을 놓고 국제재판을 열면 결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불쑥 물었다. 그러자 박씨는 이렇게 답변했다.“세상에는 열어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것이 다섯가지가 있소.첫째 도박,둘째 전쟁,셋째 선거,넷째 재판이오.” “나머지 하나는 뭐요?”하고 모의원이 다시 물었다.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머금던 박씨가 “부부싸움이지.한창 싸움하다가 한 사람이 ‘여보 사실은 그게 아니고….’하면서 꼬랑지내리면 누가 이겼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말했다. ●무궁무진한 촌철살인 에피소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하다.베이징대에서 강의할 때 우리나라의 전라도 사투리 같은 산둥어를 자주 구사해 학생들을 웃기는가 하면,그의 생일(1930년 4월15일)이 김일성 주석과 같아 그를 만난 사람들이 불편해하기도 했다(한·중 수교전부터 베이징에 자주 다녀 북측 요원들과도 가끔 맞닥뜨릴 수 있었다). 또 지난 83년 5월 중국 민항기가 피랍돼 춘천의 미군 비행장에 불시착했을 때였다.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라는 정식국호를 사용하며 이례적일 만큼 신속하게 나선 진짜 배경에 대해서도 박씨만이 알고 있는 일화다.즉 승객 중에 중국 최고의 국방비밀을 쥔 유도탄 전문가가 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13일 때마침 한국에 머물고 있는 박씨를 잠시 만나 영화보다,소설보다 더 진한 그의 인생역정을 들을 수 있었다. “선생님,우문 한가지만 감히 여쭙겠습니다.” “그래,해봐.” “독도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어떻게 해야 해결됩니까?” “독도문제? 이 사람아,해결되지 않는 게 해결되는 것이어.그냥 놔둬부러,왜 다들 난리방구야.” 성철 스님의 ‘돈오돈수’(頓悟頓修) 경지에서 나오는 즉답이라고나 할까.거침없으면서도 명쾌했으며 목소리는 거의 고성에 가까웠다.득도한 사람한테 감히 질문을 어떻게 하랴. ●“인생은 촌놈서 태어나 촌놈으로 가는 것” 어쨌든,추억의 시계바늘을 그의 과거로 돌렸다.지리산 첩첩 산골짜기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3세 때 부친을 잃고 농림학교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했다.6·25때 경찰에 투신해 지리산 전투에 참가했고 군산 미공군부대 클럽 바텐더 생활을 했다.10년 만에 대학 졸업 후 문교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으며,중국집 종업원,나이 39살에 해양법을 배우기 위한 영국 유학길 등 아시아해양법 개척자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인생의 시작과 끝이 뭐냐고 조심스럽게 묻자 박씨는 “촌놈에서 태어나 촌스럽게 가는 것이어.”라고 하면서 “이거봐,기자 양반.인류는 본디 굴속에서 살던 혈거부족(穴居部族)이어.촌놈들의 집단에서 싹튼 게 아닌가.”라고 일침을 놓았다. 박씨는 전북 남원군 대강면 평촌리에서 맏아들로 태어났다.어린 시절 여수에 사는 고모댁에 갔다가 넓은 바다를 보고 감동해 ‘바다를 생각’하게 됐다고 그는 술회했다.‘장보고,이순신,그래 다음은 박춘호야.’라고…. 그는 어쩌면 독도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확실한 ‘해법’을 가지고 있다.“독도개발법? 무슨 똥같은 얘기여.재판이 열리면 아무 소용이 없어.고증,그래 우리가 좀 유리하지.그러니까 좀 가만 있어봐.” ●새벽4시에 일어나 세계 각국과 이메일 박씨는 ‘서울대가 뭐가 잘났느냐.’는 오기로 원서를 냈다가 합격했다.그러나 6·25전쟁으로 10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그는 문교부 차관 비서관으로 발탁된다. 이때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중국집에서 이른 아침에 호떡장사 아르바이트를 했다.중국어를 배우겠다는 일념 때문이다.외국어 욕심이 남달리 강한 그는 아침에는 중국어,밤에는 독일어를 터득했다.남대문 시장에서 단파 수신기를 하나 사서 밤에 베이징방송을 들으며 독일어 뉴스를 청취했다. 문교부 차관 비서관 때 친구와 우연히 광화문에서 좌판깔고 있는 점쟁이를 만나 인생히 확 변했다.“수륙만리를 뛰어야 하는데 한 인간(문교부장관)이 가로막고 있구나.”라는 점쟁이의 말이 영국 유학(해양법)을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유학 다녀온 후 그는 해양법의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박정희 정권 때 석유개발에 대해 ‘코미디’라고 해서 당국의 신경을 건드린 적도 있었다.그는 중국과 수교전에 50여 차례 베이징을 다녀오면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세계 각국과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김문기자 km@˝
  • 아차산 보루 대대적 발굴·보존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맏아들인 장수왕의 남하정책에 따라 군사목적으로 축조된 광진구 아차산 보루(堡壘)군이 대대적으로 발굴·보존된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사학계 및 문화재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복원된 보루(조망하기 좋은 곳에 쌓은 둘레 300m 이하의 소형 석축산성)를 북한의 고분군과 연계,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하지만 보루만으로는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쉽지 않고,북한과의 협의도 예측할 수 없어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임재호 시 문화국장은 11일 “아차산 보루는 훼손이 심각해 복원·보존이 시급하다.”면서 “가능한 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겠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아차산 1·3·4보루 등에 설치된 체육시설 및 헬기장을 자치구와 협의해 이전하고 등산로를 우회시키는 등 보루 훼손시설을 철거키로 했다.아차산 일대의 보루군이 문화재(사적)로 지정될 수 있도록 이달중 문화재청에 건의하고 다음달 사업자를 선정,경기도 등과 공동으로 발굴할 방침이다. 시는 학술가치가 높고 보존 필요가 있는 8곳을 우선 발굴 대상으로 정하고,올해 아차산 홍련봉 1보루와 수락산 보루를 발굴하기로 했다.내년에는 홍련봉 2보루와 아차산 3보루,2006년에는 용마산 2·4보루,2007년에는 망우산 2·3보루를 발굴한다. 최용규기자 ykchoi@˝
  • 상종가 드라마 '옥에 티’

    ‘옥에 티’없는 드라마 무슨 재미? 드라마 속 실수는 드라마 시청의 또 다른 묘미.순간 포착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보물찾기’에 버금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정확한 고증이 필요한 사극에서 사소한 실수는 더욱 두드러지게 마련.MBC ‘대장금’은 이런 의미에서 불리하다.사기그릇에 영문이 적혀 있다든가 기방 장면에서 가야금이 거꾸로 세워져 있다든가 하는 것들은 웬만큼 눈이 밝지 않으면 잡아내기 힘든 실수들. 그러다 지난주 방영분에서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장금과 함께 의녀로 나오는 신비의 치맛자락 밑으로 굽 높은 구두가 드러난 것.‘조선시대 웬 하이힐?’자신의 눈을 의심한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도배했고 결국 신비 역의 한지민이 이에 대해 해명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대장금이 만든 또 다른 작품 하나.휴대용 가스버너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 옛날 부엌(소주방) 장면은 요즘 한창 인터넷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네티즌들은 ‘혹시 장금이가 음식재주가 뛰어난 것은 그 시대에 없었던 버너를 사용해서는 아닐까.’라는 해설을 달았다. 시청자들은 귀도 밝다.문정왕후가 장금에게 해달라고 했던 메밀총떡은 어선경연이 아니라 최고상궁 경합 때 메뉴였다는 지적이 있었다.이에 한 시청자는 국사에 치중해야 할 왕비가 아랫것들의 일에 무슨 그리 신경을 썼겠느냐며 왕비가 실수한 게 더 왕비다운 행동이라는 ‘꿈보다 좋은 해몽’을 내놓기도 했다. MBC ‘천생연분’에서는 엄마 황신혜가 극중 쌍둥이 이름을 ‘아람이 보람이’(원래 아람이 우람이)로 바꿔불러 엄마가 애들 이름도 모르느냐는 눈총을 받기도. 종영을 앞두고 있는 ‘천국의 계단’은 ‘옥에 티 왕국’으로 통한다.인터넷상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리스트가 떠돌 정도.애교스러운 실수는 그렇다 쳐도 무리한 설정은 거의 코미디 수준.유리가 정서에게 훔쳐 넣은 지갑은 화상환자의 것.지갑은 불탄 흔적조차 없다.주민등록증도 없는 정서가 어떻게 취직했는지,한교수는 친자 확인을 위한 DNA테스트를 왜 안 하는지,극중 탤런트로 나오는 이휘향이 5년째 똑같은 작품(대원군)만 찍을 수 있는지 등 헤아리기도 힘들다.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안암에 걸려 코앞도 못보는 정서는 멀리 있는 송주를 귀신 같이 알아본다.경찰에 쫓겨 숨이 턱에 차도록 도망가던 태화는 행인과 부딪치자 멈춰서 사과도 하고 정서에게 전화까지 한다.결국 붙잡힌 태화.저러다 잡힐 걸 뭐하러 죽어라고 달렸을까? 박상숙기자 alex@˝
  • 주말매거진 We/전쟁의 상흔 그때 그대로-BEXCO ‘태극기‘ 전시장 오픈

    제작비 150억원을 들인 한국 최대의 블록버스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새달 6일 개봉된다.어떤 영화인지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어 좀이 쑤신다면 부산으로 떠나보자. 지난 10일 낮 12시 해운대 벡스코(BEXCO) 특별전시장에서 ‘체험!태극기 휘날리며 展’이 막을 열었다.65일 동안의 대장정이다. 광장에 설치한 1200평 규모의 하얀 조립식 돔이 체험관이다.영화촬영에 쓰인 의상과 소품 등 2만여점과 탱크·증기기관차·장갑차·지프 등 차량 25대가 ‘태극기…’의 현장감을 고스란히 안고서 관객을 기다린다. 25억원을 들인 전시회는 국내 처음 시도되는 테마파크형 영화콘텐츠.홍보용으로 소품·캐릭터전이 마련된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영화 속 상황을 큰 세트로 재현해서 체험을 하게하는 전시회는 처음이다. ●영화 맛보기 장갑차가 호위하는 입구에 들어서면 ‘태극기 주제관’이다.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호기심의 문을 열어준다.이어 왼쪽으로 돌면 영화의 배경 가운데 하나인 1950년대 ‘서울 종로거리’가 나온다.엿장수,뽑기아저씨 등이 관람객에게 다가와 상품 선전을 하면서 당시 거리를 재현한다.‘구두방‘‘라디오 수리점’ 등의 세트는 ‘영화 맛보기’ 효과로는 안성맞춤. ●야!탱크다 좀 더 걸어가면 커다란 탱크와 장갑차(M8 Greyhouse) 등이 눈길을 확 끈다.철저한 고증을 거쳐 영화에서 사용된 105mm곡사포와 화염방사기,3.5인치 무반동총이 나 보란듯 도열해 있다.또 주인공 진석(장동건)과 진태(원빈) 등이 받은 상장 등 아기자기한 소품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영화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전운이 감도는 컴컴한 터널을 지나면 평양 시가전 장면이다.매캐한 연기 속에 기관단총의 연발음과 포성이 울리고 불꽃이 번쩍이는 평양의 야간전투 광경이다.‘미군 도당을 앞세운 이승만을 까부수자’ 등의 플래카드가 걸린 건물과 미군 폭격으로 무너진 잔해 등과 어우러진 세트장은 전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징집 열차…아!낙동강 전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대구역 풍경이 나온다.영화 속에서 피란길에 나선 주인공 진태(장동건)와 진석(원빈)이 강제 징집돼 군용열차에 오르는 장면이 스크린을 비춘다.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서니 전쟁의 참화가 담긴 낙동강 전선이 기다린다.연방 울려대는 긴박한 사이렌 소리,비행기의 굉음과 총성 속에 곳곳에 널브러진 시체,카빈 소총에 철모를 씌운 무명용사의 무덤 등이 전쟁의 참상을 증언한다. 문의 1544-0113 글 부산 이종수기자 vielee@ 사진 부산 왕상관기자 skwang@
  • 청계천 발원지 어디? 종로구, 서울시에 고증 건의

    ‘청계천 발원지는 어디일까.’ 서울의 얼굴을 바꿀 청계천 복원사업과 맞물려 청계천의 발원지를 찾아내 관광상품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종로구 관계자는 12일 “청계천 복원사업 못지않게 청계천 발원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발원지를 복원사업 준공 이전에 결정해 줄 것을 시에 건의했다.구는 학계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용역과 고증자료 분석을 통해 청계천 발원지를 결정짓고,청계천 복원사업의 의미가 담긴 표석을 제작해 시티투어 코스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냈다. 현재 토박이 주민들에 의해 청계천 발원지로 전해지는 곳은 종로구 청운동 52의 58 백세청풍계곡(百世淸風溪谷) 고 정주영 가(家) 일대와,청운동 1 창의문 주변 벽산빌라 뒤쪽,청운동 산4의 25 청운약수터(인왕산지역 샘터) 등 3곳이다. 최용규기자 ykchoi@
  • “日, 54년 독도우표에 먹칠해 배달”/한·일 50년전에도 ‘우표 분쟁’

    정부가 오는 16일 발행할 예정인 ‘독도의 자연’ 우표와 관련,50년 전에도 한·일 간 ‘우표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정보통신부 우표 고증 심사위원인 허진옥(56·대구 중구 남산동)씨에 따르면 지난 54년 체신부는 독도의 전경을 담은 ‘독도우표’ 3종(2환·5환·10환짜리)을 제작했고,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은 ‘독도 우표’가 붙은 우편물은 아예 받지 않겠다고 밝혀 우표 분쟁이 발생했다는 것. 그러나 만국우편연합(UPU)법 ‘우편물 중계의 자유보장’조항에 따라 독도우표가 붙은 우편물이 일본으로 보내졌고,일본 정부는 독도 우표에 먹칠을 해 수신자에게 배달했다고 허씨는 밝혔다. 허씨는 “당시 우리 정부는 일본이 독도 우표를 제작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이보다 빠른 54년 9월15일부터 보통우표인 독도우표 3종 총 3000만장을 발행했다.”고 증언했다. 이뿐만 아니라 불과 2년 전에도 독도우표가 나왔다.2002년 8월1일 전국적으로 모두 32종이 발행된 ‘내 고향 특별우표’ 경북편에 ‘독도’,‘안동차전놀이’ 2종류의 우표가 나왔던것.당시 독도우표는 90만장이 제작됐으나 일본 정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우표 분쟁의 재발에 대해 허씨는 “그릇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우리 국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면서 “흥분하지 말고 정부와 국민들은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2년 파라과이와 볼리비아는 국경을 맞대고 있던 ‘그란차코’지방에서 석유가 발견되자 서로 자기네 땅이라며 앞다퉈 우표를 발행하다 결국 4년 간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법이 먼저냐 상관지시가 먼저냐 인천시 ‘실미도’ 갈등

    ‘법집행이 우선이냐,상관지시를 따라야 할 것인가.’ 북파공작원들의 실태를 다룬 영화 ‘실미도’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세트장과 관련된 행정절차를 이행한 공직자는 문책성 인사를 당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일자 인사에서 이웅수 중구 부구청장에 대해 총무과 대기발령을 내렸다. 중구청은 지난해 6월 ‘실미도’ 촬영을 위해 무의도에서 2㎞ 가량 떨어진 무인도인 실미도에 설치한 세트장에 대해 불법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고발했다.영화사측이 어떠한 행정절차나 토지주의 사용승인도 없이 세트장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18면 세트장은 지난해 초부터 생존자들의 고증 등을 거쳐 섬 서쪽 1만 2000여평의 해변에 20억원을 들여 3개월간에 걸쳐 만들어졌다. 훈련병과 기간병 막사를 비롯한 통신대와 탄약고,유격장 등 7개 동이 30년전의 모습 그대로 재현됐다. 그러나 실미도는 천혜의 자연경관까지 갖춰 촬영이 끝나더라도 드라마 ‘왕건’ ‘야인시대’ 세트장과 같이 관광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았다. 안상수 시장은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지난해 7월 실미도를 방문,‘세트장을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영화사측은 이에 따라 세트장 보존을 모색했으나 구청측이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어서 철거가 부득이하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자 지난해 11월 초 시설물을 철거했다. 이 전 부구청장은 “당초 영화사가 촬영이 끝내는대로 철거한다고 약속했었다.”면서 “불법 건축물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 관가에서는 “실미도는 무인도여서 민원의 소지가 없는데다 토지주와 협의하는 등 행정력을 발휘했으면 충분히 보전할 수 있었다.”면서 “무사안일에 대한 징계가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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