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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작용 반작용의 법칙/오승호 논설위원

    일상 생활에서 뉴튼의 제3의 법칙, 즉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참 많이 적용되는 것 같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조치(action)를 취할 때 반작용 없이 같은 방향으로만 힘이 쏠리기는 쉽지 않다. 추진 과정에서 하기 싫은 기운(반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정부가 기업 때리기를 하면 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도 같은 이치로 이해할 수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은 작용·반작용 법칙을 설명해 주는 대표적인 예.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선 주자들의 반값 등록금 공약에도 작용과 반작용 원리가 있을 법하다. 대학에 갈 사람은 혜택을 보지만, 고졸자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다면 역차별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어서다. 등록금 부담이 줄어들면 대학진학률이 높아져 고학력실업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수능시험이 끝났다. 가정 형편 등으로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반값 등록금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1)서울시 첫 고졸채용 합격자에 듣는다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1)서울시 첫 고졸채용 합격자에 듣는다

    2013년, 공무원이 되는 문턱이 한층 낮아지게 됐다. 고등학교 교과목이 9급 공무원 시험의 선택과목으로 채택되면서 고교 3학년생 공무원이 탄생하게 됐다. 한해 15만명가량이 응시하는 국가직 9급에 내년부터 고교 3학년생과 대학 신입생까지 몰릴 전망이다. 올해도 추천채용제도 등을 통해 300여명의 고등학생이 공직에 입문했다. 2011년에는 3000여명을 뽑는 국가직에 채용된 고졸은 26명뿐이었다. 서울시에서는 최근 십수년 만에 처음으로 고교 3학년생이 기술직 공무원에 합격했다. 2012년 서울시 고졸자 경력경쟁채용시험 합격자 3명을 만나 비결 등을 들었다. 이들은 공무원이 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고졸 채용정책이 꾸준히 뒷받침되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잊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공공기관 고졸 신입사원과 국가직 고졸 공무원 등을 만날 예정이며, 고졸로 공직에 입문한 선배들의 이야기도 이어서 소개할 계획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서울시는 지난 2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공업, 보건, 시설, 방송통신 4개 직렬에서 40명의 고졸 공무원을 뽑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시험 준비기간이 3개월여밖에 되지 않아 합격최저점인 과목당 40점에 못 미치는 과락자가 많이 나와서 보건, 일반기계, 일반토목 분야에서 10명의 고졸 공무원만이 선발됐다. 이들은 내신 성적이 해당 학과의 상위 50% 이내로 전공과목 필기시험을 세 과목 치르고, 면접을 거쳤다. 합격한 10명은 분야별로 3대1에서 10대1의 경쟁률을 뚫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승훈 신진자동차고등학교 3학년으로 이번에 서울시 토목직 9급에 합격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였는데 특성화고가 되면서 학교 이름이 바뀌었다. 고등학교에서 전공은 건설교통과다. 지적기능사를 포함해 4개의 자격증을 땄다. -양소영 화곡여자정보산업고에서 화곡보건경영고등학교로 이름이 바뀐 특성화고 1기다. 서울시 보건직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고, 마포구청으로 발령이 날 예정이다. 보험심사분석사 2급 등 자격증 9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호인 특성화고인 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 3학년으로 일반기계직에 합격했다. →어떻게 공무원 시험을 보게 되었나요. -승훈 선생님이 2월 말에 서울시에서 고졸자 공무원을 뽑는다는 공문이 왔다고 알려줬다. 3월 초부터 필기시험을 준비했는데 6월 9일이 필기시험일이라 일정이 촉박했다. 원래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께서 특출난 재능이 없으면 특성화고를 가라고 하셨다. 적성검사를 하면 항상 이공계 쪽으로 나왔다. -소영 주위에서 해보라고 권유했다. 내신성적은 10%다. 특성화고는 집안이 부유하지 않아 전액 장학금을 준다고 해서 지원하게 됐다. 어려서부터 조부모와 같이 살았는데 두 분의 몸이 안 좋아서 보건에 관심이 있었고, 특성화고에 가면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호인 선생님들이 추천해줬다. 고등학생한테만 기회를 주는 시험이라고 했다. 필기시험으로 기계일반, 기계설계, 물리 세 과목을 봤는데 기계설계 과목이 어려웠다. 내신은 2등급 정도다. 자격증은 밀링기능사 자격증이 하나 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승훈 응용역학, 측량, 물리 세 과목을 시험 봤다. 원래 다른 고등학교는 2학년 때 역학을 배우는데 우리 학교는 3학년 때부터 역학에 들어간다. 처음 배우는 거라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물리 과목도 1학년 이후 과학을 배우지 않았는데 시험에는 물리Ⅱ까지 나왔다. -소영 필기시험 준비는 방과 후 학교에 공무원 시험준비반이 생겨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8명이 함께 공부했는데 혼자 합격했다. 선생님이 도움을 많이 주려 했지만 고졸자를 대상으로 처음 행하는 시험이라 학교에서도 잘 몰랐다. 김일환 선생님께서 전공이 화학인데도 생물을 가르쳐 주셨다. 혼자서 주로 인터넷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정보를 얻었다. 시중의 수험서나 문제집을 보진 않았고 기출문제를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많이 풀어봤다. 경쟁률은 5대1이었다. -호인 같은 학교에서 일반기계 분야에 5명 응시했는데 혼자 합격했다. 이선주 선생님께서 전공이 화학인데도 방과 후 학교를 통해 물리를 가르쳐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필기시험이 고등학생 수준을 뛰어넘어 너무 어려워서 30~40%는 찍었다. 면접 때도 무척 떨렸는데 교복을 입고 갔더니 면접관들이 귀엽게 봐 주셨다. -소영 필기시험은 생물, 공중보건, 환경보건 세 과목을 봤는데 무척 어려웠다. 암기과목이라 정신적으로도 부담됐다. 먼저 회사나 병원에 취업한 친구들을 보면 나타나는 불안과 초조함이 제일 힘들었다. →내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은. -승훈 저보다 시험 준비기간이 길므로 남은 시험일정에 따라 과목별로 공부 날짜를 잘 배분하고, 계획을 탄탄하게 짜는 것이 중요하다. -소영 끝까지 불안해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는 게 중요하다. 혼자 집에서 어려운 내용을 보려면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방과 후 학교에서 선생님이 어려운 지문을 알기 쉽게 말씀해 주셔서 제일 큰 도움이 됐다. -호인 문제집과 인터넷 강의는 별로 도움이 안 됐다. 시험 준비기간이 2개월밖에 안 돼서 이론 문제만 외우고 인터넷으로 서울시 기출문제를 내려받아서 공부했다. 변호사가 쓴 ‘불합격을 피하는 법’이란 책에 나오는 “공무원 시험은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시험통과가 목표니 이해가 안 되면 무조건 외우라.”는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됐다. 취업이나 수능 시험 대신 공무원 시험을 택하더라도 선택에 따른 결과에 옳다, 그르다는 없다.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이 된 소감은. -승훈 올해 초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공무원은 모두가 되고 싶어하는 직업인데 내가 된다는 것은 생각도 하기 어려웠다. 학교 정문에 합격 축하 플래카드가 붙었다. -소영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로 공무원이 된 학교 선배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며 선생님이 힘들어도 부딪쳐 보라고 하셨다. 민원인들이 전화 목소리가 너무 어리다고 안 좋게 볼까 봐 걱정이다. -호인 누가 정권을 잡아도 고졸 채용 정책이 계속 뒷받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일자리 공약에 미래가 없다/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자리 공약에 미래가 없다/오승호 논설위원

    일자리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때는 더욱 그렇다. 저출산도, 우발 범죄도 일자리와 상관이 크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고학력자들도 사회 불만세력으로 바뀌기 쉽다. 사물에 논리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감성적으로 대응한다. 사고의 깊이가 없어지고 표피적으로 흐르기 쉽다. 취직을 해야 소득이 생겨 소비를 하고 내수가 살아난다. 직장이 없으면 결혼과 출산도 생각하기 어렵다. 일자리가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대선 주자들도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나름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산업 집중 육성, 벤처·청년창업 활성화,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제시한 일자리 공약의 내용들이다. 일자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 크게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지 않는다. 대증적이거나 짜깁기식 접근에 가까워 보인다. 청년 일자리와 관련해 고학력 실업자가 양산되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짚어봐야 한다. 미래 사회는 어떤 부문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겨날 것인지, 그에 따른 인력 육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내놔야 미래 지향적인 정책이 된다. 정치만이 쇄신 대상이 아니다. 일자리 정책에서도 개혁을 부르짖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일자리는 교육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졸자 과잉 학력사회가 이어지는 한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2020년까지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고졸 인력이 32만명 부족할 것으로 예측한다. 반면 대졸자는 50만명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2년 전 전망에서는 대졸자가 연간 4만 8000명 초과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연간 5만명으로 늘었다. 내년 중장기 인력 예측에서는 대졸 초과 인력이 더 늘어날지 모른다. 노동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즉 학력 불일치를 어떻게 해소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의 1970~79년 입사자의 93%는 고졸자였다고 한다. 대졸자는 7%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학진학률이 껑충 뛰어오른 2000년 이후에는 대졸자 98%, 고졸자 2%로 바뀌었다. 대학진학률은 1977년 21.4%에서 2008년 83.8%까지 높아졌다. 은행 임원들은 “고졸자들을 채용하라고 은행들을 다그치지만 학력 인플레로 고졸자들의 취업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학벌에 목매는 풍토를 바꾸기 위해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 격차를 좁혀야 한다. 능력 위주의 채용 방식을 정착시켜야 한다. 4년제 대학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안도 제시돼야 한다. 대학 진학률이 40%가량인 독일은 마이스터고 같은 현장형 장인 육성 교육으로 경제 강국을 유지하고 있다.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기업에 비해 훨씬 높다. 성장을 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확대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제조업의 일자리는 점점 사라져 가지만, 서비스산업이나 여가산업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다. 2000년대 들어 제조업은 1% 성장할 때 고용은 오히려 0.1% 감소하고, 서비스업은 1% 성장할 때 일자리가 0.66% 늘어난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생산성은 선진국의 60% 수준이다. 서비스 생산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를 면치 못한다. 낙후된 서비스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보건, 사회복지, 교육, 정보처리 등 생산성과 고용 증가율이 높은 부문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고용이나 생산성 증가율이 모두 낮은 음식·숙박업 등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새로 생기는 일자리의 70%가 여성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을 앞지르는 시대다. 섬세함과 유연성, 서비스 마인드 등 남성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후기 정보화 시대에 대비하는 길이다. osh@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우울증 50대’ 대안을 제시했더라면…/심영섭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강사

    [옴부즈맨 칼럼] ‘우울증 50대’ 대안을 제시했더라면…/심영섭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강사

    주말이면 신문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커버스토리’라는 읽을거리 때문이다. ‘우울한 축제공화국’(10월 20일 자)처럼 잘못된 정책을 질타하기도 하고, 때로는 ‘영암 F1 코리아그랑프리’(10월 6일 자)나 ‘싸이의 힘’(9월 22일 자)처럼 성공스토리를 알려주기도 한다. 10월 27일에 게재된 ‘50대 남자 소리 없이 울고 있다’를 읽다 문득 떠오른 것은 조세희의 소설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 중년 가장인 난쟁이 김불이에게 정부의 도심재개발 정책과 무한성장으로 치닫는 사회가 준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난쟁이는 운명이 버거워 벽돌공장 굴뚝 위에서 천국을 향해 날아간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는 말은 무기력해진 중년 가장의 우울한 자기 고백이다. 기사에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로 지칭한 50대 가장의 모습은 소설 속 난쟁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695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는 평균 고졸(44.7%) 학력에 결혼을 한 가장(83.5%)이고, 2.04명씩의 자녀를 두고 있다. 또 절반 이상(58.8%)은 임금 근로자로 주로 아파트(52.3%) 등 자기 집(59.6%)을 소유하고 있고, 평균자산은 부동산 소유로 인해 3억 30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국민연금(47.2%)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노후대책이 없는 세대다. 더욱이 주어진 인생의 또 다른 기회가 일주일에 2~3일 꼬박 일해도 매월 20만~30만원 받는 공공부문 근로가 전부라면 우울할 수밖에 없다. 자영업도 기사 속 58년 개띠 박씨처럼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그래서인지 기사에서 지적하듯 ▲직장 내 고립과 실직에서 오는 사회적 자존감 하락 ▲경제적 궁핍과 노후 고민 ▲성장한 자녀와 소원한 아내 등 가족들의 관심 부족 ▲남성성과 힘의 쇠약에서 느끼는 좌절감 등으로 운명에 순종할 수밖에 없는 50대 가장들의 모습은 슬프고 외로웠다. 50대는 우울증에도 쉽게 노출된다고 한다. 2007년에 2만 7000여명이던 50대 우울증 남성은 2011년 3만 2000명으로 급증했다. 이렇다 보니 난쟁이 김불이와 같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사망원인 통계에서 인구 10만명당 남성 자살자는 43.4명으로 여성(20.1명)의 두배다. 좋은 커버스토리였다. 현실을 감추기에 급급한 정치보다 더 현실감이 있어 좋았다. 패배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기 위해서 차라리 울어버리고 가족과 함께 소통하라고 제안한 것도 좋았다. 울지 못하는 중년들에게 용기가 필요하다. 허무함에 취해 마음이 가난해진 중년의 가장들에게 필요한 한 걸음일 것이다. 그러나 울고 나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연금과 퇴직의 불균형, 커져만 가는 사회적 불평등은 여전한데 울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솔직해지는 것이 50대의 심리적 불안을 치유하는 방편의 하나일 수는 있겠지만 사회구조적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 보다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점은 좀 아쉬웠다. 고령화사회에서 50대 가장의 실직은 본인과 가족에게 큰 불행이다. 사회적으로도 일할 수 있는 숙련 노동자의 조기 방출이다. 이들은 분명 우리 사회에 필요한 노동력이다. 그런데 대선 출마자들도 청년실업은 고민하면서 조기은퇴의 문제점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별다른 관심조차 없는 듯싶다. 50대는 고정표인가? 아니다. 아마도 울고 나면 다른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주말판 커버스토리를 읽다 보면 2%가량 부족한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심층취재 부족과 대안 제시 부재 탓이다. 좀 더 기대되는 커버스토리를 위해 2%를 채워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사족을 달면, “대우받고 살다가 갑자기 몸을 낮추려니 배알이 꼴렸다.(3면 기사 중)”라는 표현은 “배알이 뒤틀렸다.”“라고 순화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현실에 분노할지라도 기사는 냉정해야 한다. 신문은 한글을 아름답게 순화하고 품격을 세워야 할 책임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세 후보 대학생 관련 주요 공약은

    세 후보 대학생 관련 주요 공약은

    대학생을 향한 대선 후보들의 구애가 뜨겁다. 후보들은 등록금과 취업 문제를 대학생들이 갖고 있는 고민의 양대 축으로 보고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소득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체 등록금 부담을 지금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예컨대 전체 계층을 10분위로 나눈 뒤 하위 1~2분위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3~4분위는 75%를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납부하는 등록금 액수에 따라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등록금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실질적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 후보는 2013년부터 국공립대학부터 반값 등록금을 실현한 뒤 이듬해에는 사립대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는 정부 재정을 압박할 수 있어 정책의 지속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고졸 이하 계층과의 형평성 문제도 논란거리다. 안 후보는 향후 5년 동안 점진적으로 등록금을 낮춰 임기 내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등록금 의존비율이 높은 현 대학재정의 구조개혁 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취업 문제와 관련해 박 후보는 ‘스펙 초월 채용시스템 구축’을 내걸었다. 소질과 재능을 기준으로 교육생을 뽑아 멘토링과 직업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900여개 직무능력 표준을 만들어 학벌과 관계없이 취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입사지원서에 출신 학교를 기재하지 않는 학력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스펙이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정책이 아니냐는 평가도 적지 않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화제의 공무원] 박만용 중소기업청 공정혁신과 사무관

    [화제의 공무원] 박만용 중소기업청 공정혁신과 사무관

    “고졸 취업에 대한 왜곡된 인식, 무조건 대학에는 가야 한다는 부모의 생각을 바꿔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중소기업청 공정혁신과 박만용(51) 사무관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공개경쟁을 거쳐 기업에 채용되는 과정을 담은 방송프로그램 ‘스카우트’를 기획, 실현했다. 기획 의도는 단순했다. 지난 2010년 인력개발과에 근무하면서 고질적인 중소기업 인력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 특성화고(690여개) 업무를 담당하던 박 사무관은 학교 현장을 돌아보면서 학생들의 역량이 우수하다는 점을 간파했다. ●방송 프로그램 ‘스카우트’ 기획 박 사무관은 “1990년대 8.2%이던 특성화고 학생들의 진학률이 2009년 73.5%까지 치솟았다.”면서 “고졸 취업자를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문제였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를 초청해 학교를 찾아다니며 특강을 했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있었을 뿐 한계를 드러냈다. 그는 기업의 채용 담당자 앞에서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학생들의 우수성을 보여 주자는 기획안을 내놨다. 학생들의 역량을 목격한 실무자로서 자신이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별 반응이 없었다. 성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고졸채용 확대와 실력위주의 공정한 사회 만들기를 정책에 반영하면서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었다. ●1년새 130명 취업… 대통령이 깜짝 면접관 2011년 11월 9일 첫 방송 날짜가 잡혔지만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기업과 학교, 학생 섭외가 어려웠다. 학교와 학생들이 새로운 경험, 실패에 대한 불안감에 출연을 주저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도전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지난 9월 말까지 44회 방송을 통해 130여명이 꿈의 기업에 입사하는 성과를 올렸다. 기본 콥셉트는 매주 1명을 채용하는 방식이었는데 결선에 오른 후보자가 모두 채용되는 돌발 상황이 잇따랐다. 대통령과 중기청장이 특별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는 등 화제를 만들어 냈다. 9월 인사에서 공정혁신과로 자리를 옮긴 박 사무관은 “학생들의 진로 지도에 ‘스카우트’를 활용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원인과 해법이 현장에 있었기에 단순하게 접근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시대 앞서간 ‘박제가 된 천재’들… 제대로 평가 받을 길 열리나

    시대 앞서간 ‘박제가 된 천재’들… 제대로 평가 받을 길 열리나

    오늘날 우리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 사람의 힘이 세상을 바꾼 사례는 흔치 않고, 이 때문에 천재는 쉽게 사라진다. 실패한 천재라면 더욱 그렇다. 학자의 최고 영예로 꼽히는 노벨상 수상자들도 먼저 연구를 시작한 사람의 아이디어를 이어받아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거나 검증한 덕분에 영광을 얻게 된다. 지난 17일 미국에서 잊혀진 천재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그의 이름은 어느 곳에도 없다. 반면 영국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잊혀진 천재들을 기억하기 위한 운동이 시작됐다. 잇따른 두 개의 사건은 우리에게 역사가 승자의 시각에서 쓰여진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동시에 한번 내려진 평가가 언젠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고졸 ‘발명영웅’ 美 재조명 한창 토머스 에디슨이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발명과 사업에서 모두 성공한 그가 혁신과 실용을 중시하는 미국의 정신에 걸맞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17일 미시간에서 전립선암 때문에 89세를 일기로 숨진 스탠퍼드 오브신스키도 그 길을 걸었다. 고졸인 그는 독학으로 1947년 고속 자동선반을 개발했고, 1952년에는 방위산업체인 허프의 연구디렉터가 됐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바꿨다. 1950년대 후반 오브신스키는 ‘비정질 불균질’ 물질인 실리콘이 반도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1951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지만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쓰이게 된 것은 오브신스키의 발견 이후였다. 하지만 고졸인 그의 공헌은 철저히 무시됐다. 1960년 두 번째 아내인 이리스를 만나면서 오브신스키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에너지 컨버전 랩’이라는 회사를 세워 발명품을 상품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로 태양전지를 만들었고, 지금도 사용되는 ‘태양열 계산기’도 출시했다. 400개가 넘는 특허를 가졌던 오브신스키의 가장 큰 업적은 ‘니켈-메탈 배터리’다. 현재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모든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원동력이다. LA타임스는 “그는 50년 전에 석유산업의 종말을 예견했다.”면서 “수소연료전지를 만들었고, 자동차 내연기관까지 완성하면서 하이브리드의 역사를 혼자서 썼다.”고 추앙했다. 세상도 그를 인정하는 듯했다. 시사주간 타임은 그를 ‘지구의 영웅’으로 칭했고,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지칭했다. 7개 대학이 명예박사 학위를 줬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수상소감에서 오브신스키에 존경을 표했다. 오브신스키는 “진정한 발명가는 돈이 아닌 아이디어와 창조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런 오브신스키의 몰락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됐다. 그의 니켈-메탈 배터리는 1996년 GM이 출시한 전기차 EV1에 탑재됐다. 오브신스키의 배터리는 4시간 충전에 최대 시속 130㎞의 속도로 100㎞ 이상을 달릴 수 있었고, 곧 300㎞까지 거리가 늘어났다. 톰 행크스, 멜 깁슨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EV1의 첫 구매자였다. 하지만 GM은 돌연 EV1을 모두 수거해 애리조나의 사막에 폐기처분했다. GM은 오브신스키의 회사들을 적대적으로 합병했고, 이 회사들은 화학회사와 석유회사로 팔려나갔다. 2006년 다큐멘터리 감독 크리스 페인은 ‘누가 전기자동차를 죽였나’라는 영화에서 오브신스키의 몰락 뒤에 석유회사와 자동차회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음모론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헬무트 프리츠슈 시카고대 교수는 “그는 교수 생활 40년간 만나본 수많은 이들 중 유일한 천재였다.”고 그를 회고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男에 가린 女과학자들 발굴 열기 에이다 러브레이스는 1815년 영국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비상한 재능을 보였지만, 19세에 러브레이스 백작과 결혼하면서 평범한 귀족부인으로 살아야 할 운명이 됐다. 우울증까지 생긴 에이다는 어느 날 찰스 베비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발명품 소개회에 참석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 당시 베비지는 로그와 삼각함수를 계산할 수 있는 계산기인 ‘차분기관’을 완성한 상태였고, 모든 종류의 계산을 할 수 있는 기계식 자동계산기 ‘해석기관’을 설계 중이었다. 에이다는 베비지의 해석기관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같은 공식을 반복하는 ‘루프’, 사용한 공식을 다시 사용하는 ‘서브루틴’, 구문을 뛰어넘어 실행하는 ‘점프’, 조건식이 달린 구문인 ‘IF’ 등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에이다는 36세인 1852년 세상을 떴고, 그후 100년간 까맣게 잊혀졌다. 1975년 미 국방부는 서로 난립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통합하기 위한 작업을 완료한 뒤 이 언어를 ‘에이다’라고 명명했다. 에이다를 ‘최초의 프로그래머’로 인정한 것이다. 지난 19일은 에이다를 기념하는 ‘에이다 러브레이스의 날’이었다. 엘리노어 맥과이어 런던대 교수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편집 마라톤’을 계획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을 보태는 위키피디아의 특성을 살려 ‘역사의 그림자 속에 숨은 여성과학자에 대해 각자의 지식을 모으는’ 마라톤이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은 여성을 냉대했다. 원자폭탄을 만들어낸 맨해튼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여성과학자들이 동원돼 ‘인간계산기’로 사용됐지만 역사는 그들의 존재를 기록하지 않았다. 또 1892년 레드클리프 칼리지를 졸업한 천재소녀 헨리에타 스윈 리비트는 빛이 변하는 변광성의 주기를 발견, 빅뱅이론의 토대를 제공했지만 공적은 하버드천문대장이었던 에드워드 피커링에게 돌아갔다. 위키피디아의 과학자 서술에서도 남녀차별이 존재한다. 여성에게 까다롭기로 유명한 ‘왕립학회’의 문턱을 넘은 여성과학자들조차 위키피디아에서 외면받고 있다. 최초의 흑인 신경외과의인 알렉사 캐나다는 고작 5줄로 위키피디아에 기록돼 있고, 단백질결정학의 선구자 루이스 나피에르 존슨 옥스퍼드대 교수는 지난달 사망소식이 보태져 고작 8줄 뿐이다. 존슨 교수의 남편인 노벨상 수상자 아브두스 살람 교수는 200줄이 넘는다. 왕립학회 종신회원인 우타 프리스 박사는 “에이다조차도 베비지와의 공동연구가 서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편집 마라톤’은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19일 이후 수백명 여성 과학자들의 위키피디아 서술이 크게 늘거나 새로운 여성과학자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영국 책임자인 샘 하르켈은 “일반인이 아닌 여성과학자들조차 마리 퀴리 이외의 여성과학자의 이름을 잘 대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들의 업적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대선 여론조사] 朴 38.5 vs 安 25.8 vs 文 20.2

    [대선 여론조사] 朴 38.5 vs 安 25.8 vs 文 20.2

    이번 서울신문, 엠브레인 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 지지율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38.5%, 안철수 무소속 후보 25.8%,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20.2%의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박 후보가 60세 이상에서 59.3%(2위 안 후보 12.1%), 50대에서 51.9%(2위 안 후보 16.0%) 등 고령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안 후보는 20대 39.5%(2위 문 후보 24.4%)), 30대 30.8%(2위 문 후보 28.2%) 등으로 젊은층에서 우위를 보였다. 문 후보는 지지율 1위에 오른 연령대가 없었으나, 30대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승부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40대에서는 박 후보 32.1%, 안 후보 31.2%, 문 후보 21.5%의 지지율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박 후보가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대구·경북에서 60.4%(2위 문 후보 14.9%), 강원·제주 55.1%(2위 안 후보 20.4%), 대전·충남·충북 43.7%(2위 안 후보 23.4%), 부산·울산·경남 43.1%(2위 문 후보 21.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광주·전남·전북에서는 안 후보가 46.9%(2위 문 후보 20.9%)의 지지율로 가장 높았다.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서울(박 후보 34.0%, 안 후보 29.3%, 문 후보 18.7%)과 인천·경기(박 후보 36.3%, 안 후보 25.8%, 문 후보 23.1%) 등 수도권에서는 세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전국 평균보다 좁혀졌다. 학력별로는 박 후보의 경우 중졸 이하(59.0%)와 고졸(45.6%)에서, 안 후보는 대학 재학 이상(32.7%)에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 밖에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는 85.5%가 박 후보를,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48.2%가 문 후보를, 무당층에서는 34.3%가 안 후보를 각각 지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40대·대졸·자영업자… ‘기부 꽃피우는 그들’

    지난해 한국 사회에서 기부에 가장 적극적인 연령대는 40대, 학력은 대학 졸업 이상, 직업으로는 자영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임에도 연평균 기부 금액이나 기부 참여율도 증가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지난 6~7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9명을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지난해 기부(종교기부 제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40대의 기부 금액은 20대의 약 7배에 달했다. 20대는 3만 5400원, 40대는 24만 4300원이다. 40대 다음으로는 50대, 60대 이상, 30대가 뒤를 이었다. 기준을 학력에 둘 경우 대학 졸업 이상이 16만 4400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기부했다. 중졸 이하는 9만 1700원에 그쳤다. 기부 참여율은 57.5%로 2009년 55.7%보다 증가했으며 정기 기부 참여율도 31.7%로 높아졌다. 학력별 참여율을 보면 중졸 이하가 61%로 대졸 이상, 고졸에 비해 높았다. 직업별로는 자영업자들이 2009년에 비해 2배 이상을 기부, 화이트칼라층을 제쳤다. 2009년 조사에서는 화이트칼라층이 17만 5000원, 자영업자는 12만 100원을 기부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자영업자가 27만 9300원을 기부해 소폭 하락한 화이트칼라층을 앞섰다. 연평균 기부 금액도 상승 추세다. 2011년 평균 기부 금액은 21만 9000원으로 2009년(18만 2000원)과 비교해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성이 기부 참여와 강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나왔다. 종교인(76.7%)이 비종교인(51.8%)에 비해 1.5배 높은 기부 참여율을 보였다. 평균 기부 금액도 종교인이 31만 6697원인 데 비해 비종교인은 6만 2689원으로 약 5배 차이를 나타냈다. 천주교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이 기독교였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깜깜한 터널 끝엔 밝은 빛 마지막까지 최선 다할 것”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지난 4년을 보면 위기를 두 번씩이나 만났는데 온 세계가 깜깜한 터널을 지나는 것 같다.”면서 “그런데 그냥 절망하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계속 가면 터널의 끝에 밝은 빛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라디오연설 100회를 맞아 서민 2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희망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이 대통령이 혼자 출연해 연설했던 것과 달리 이날 행사에는 취업에 성공한 노숙인, 고졸 취업 직장인, 20년간 부산에서 해산물을 팔아온 상인 등 20명이 출연해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은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했지만, 여러분의 이야기가 현재 어려움을 겪고 포기하고 싶은 분들에게 용기를 주는 게 아닌가 싶어 그런 뜻에서 여러분을 초대했다.”며 감사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좋은 일도 많았지만 ‘우리 살림이 이게 뭐냐’, ‘나는 대학을 나왔지만 일자리도 없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국정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정말 잠이 안 올 일”이라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일을 하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제플러스] LH, 고졸 신입 200명 공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고졸 신입사원 200명을 채용한다고 14일 밝혔다. 고졸 채용 규모는 공기업으론 최대 규모다. 직업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종합고 등의 학생 및 졸업생으로 한정해 실무 중심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응시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 및 내년 2월 졸업 예정자로 해당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이번에 채용하는 고졸사원은 50% 이상을 지역인재로 충원하고 국가유공자·장애인·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우대한다. 채용된 고졸사원은 인턴과정 없이 바로 3개월의 수습과정을 거쳐 정식사원으로 임용될 예정이다. 모집분야는 회계·전산·토목·건축·전기·기계·조경 등 7개 분야다. 접수는 16일부터 25일까지 LH 홈페이지(www.lh.or.kr)에서 할 수 있다. 필기시험 및 적성 검사, 면접 등의 전형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군 미필자도 지원 가능하며, 채용 이후 입대하면 군 복무 기간을 근무기간으로 인정해 준다.
  • [사건 Inside] (46) “사실은 내가 재벌 친척인데…” 장흥교도소 ‘범털’의 비밀

    [사건 Inside] (46) “사실은 내가 재벌 친척인데…” 장흥교도소 ‘범털’의 비밀

    달콤한 말로 사람을 유혹하는 사기꾼을 일반인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들과 늘상 맞부딪치는 일선 경찰관이나 교정시설 직원들은 교육과 경험을 통해 비교적 쉽게 거짓말을 판별한다.  그런데 재소자가 교도관을 상대로 장장 2년간 금전 사기를 쳤다면 믿을 수 있을까?  이같은 사기꾼이 붙잡혔다. 교도관들은 사기 혐의로 복역 중인 이 재소자의 능수능란한 언변과 포장술에 속혀 언제나 ‘사주 경계’를 풀었다. 그에게 폐쇄적인 교도소는 전혀 장애가 되지 않았다. 경제 활동을 하는 교도관이 오히려 좋은 타깃이었다.  이 ‘불세출의 사기꾼’은 교도관에게 뜯어낸 돈을 다른 교도관에게 상납을 하면서 ‘교도소 안의 황제’로 군림해 온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일반 재소자와 달랐던 사기범, 날마다 경제지 펼치면서…  사기 전과 5범이었던 박모(36)씨가 사기 혐의로 전남 장흥교도소에 수감된 것은 지난 2007년 1월. 수감 직후 그는 여느 수감자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노역이 끝난 뒤 쉬는 시간이 되면 조용히 증권전문 서적이나 경제지를 들고 공부 에 전념했다. 처음에는 ‘샌님’, ‘별종’으로 부르던 동료 재소자들도 점차 그의 경제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이후 박씨는 한 일간지가 주최한 증권 모의투자 대회에 참여하면서 교도소 안에서 ‘경제통’으로 불렸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주식 용어와 그가 ‘대외비’라며 흘리는 재계의 소문은 재소자는 물론 교도관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박씨의 행동은 연기에 불과했다. 고졸 출신으로 이렇다할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는 박씨는 사기 행각을 위해 독학으로 익힌 얄팍한 경제 지식을 익혀온 것이었다.  자신을 보는 주위의 눈빛이 달라지자 박씨는 모 대기업 사주의 친척이라며 ‘신분 세탁’을 했다. 그가 포장해 떠벌린 기업 정보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하지만 바깥 세상을 잘 모르는 재소자와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교도관들에게 그의 속임말은 ‘눈이 돌아갈 만한’ 것들이었다.  박씨의 말을 ‘신의 말’처럼 여겼던 인물은 교도관 정모(49)씨 였다. 주식투자로 수천만원을 날린 정씨에게 박씨는 ‘주식의 교주’와 다름이 없었다. 잃은 돈을 만회하려던 정씨는 ‘재벌가 친인척’ 박씨의 말에 완벽히 속아 넘어갔다.  “보통 유명 기업의 주가는 조금 오르면 팔죠? 그런 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에요.”  박씨는 “저가의 유망 주식에 투자해 몇배로 불려 주겠다.”며 정씨에게 접근했다. 이렇게 시작된 정씨의 사기극은 2007년 1월부터 2009년 5월까지 2년이 넘게 이어졌다. 이 기간에 정씨가 41차례에 걸쳐 박씨 어머니의 계좌로 송금한 돈은 무려 5억 5900만원. 한번에 500만~3500만원씩을 보냈다. 박씨는 수익률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돈을 묻어두면 더 벌 수 있다.”며 정씨의 의심을 피했다. 배당금 명목으로 틈틈이 약간의 돈을 정씨에게 쥐어줬기 때문에 정씨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가짜 주식 고수, ‘대박’에 목마른 교도관에게 받은 돈으로 ‘범털’되다  박씨는 정씨가 송금한 돈의 대부분을 가족에게 송금했다. 교도소 생활을 편하게 하려고 또다른 교도관 정모(45)씨에게 건넨 돈도 1000만원에 육박했다. 외부농장 노역을 감독하던 정씨는 다른 재소자와 달리 박씨를 특별히 대우했다.  박씨는 되레 농장노역을 나갈 때마다 정씨에게 50만~200만원을 용돈으로 건넸다. 이 돈은 ‘대가성 뇌물’이었다. 또 농장노역 재소자들은 농장에서 주는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하지만 정씨는 박씨에게 고기를 몰래 반입해 건네고 원할 때마다 담배도 줬다. 심지어 최신 영화가 담긴 자신의 PMP를 빌려주며 문화생활까지 보장해 줬다.  박씨의 교도소 생활은 날이 갈수록 편해졌다. 공중전화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때로는 교도관 정씨의 휴대전화로 바깥 세상과 소통을 했다. 그는 착용이 금지된 지퍼가 있는 점퍼까지 입고 다니면서 교도소의 실력자 행세를 했다. 박씨의 이런 모습에 재소자들은 그를 ‘범털(호랑이털이란 뜻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재산이 많아 교도소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감자를 뜻하는 은어)’로 불렀다.  정씨는 박씨에게 건넨 자신의 돈이 동료의 주머니로 흘러 간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가끔씩 들어오는 몇 푼의 배당금이 그를 안심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씨는 배당금 명목으로 받은 돈마저 다시 박씨에게 건넸다. 투자돈이 궁해지면 대출은 물론 친척들의 돈까지 끌어 들였다.  세월은 흘러 2009년 5월. 박씨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투자한 돈에 얼마나 수익이 났는지 등 주식 투자와 관련한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정씨는 애가 탔다. 하지만 박씨는 더 노골적인 요구를 해왔다.  “형님, 명색이 주식 전문가인데 제가 걸어 다녀서야 쓰겠습니까? 차 한대 뽑아주시죠.”  정씨는 박씨에게 최고급 국산차와 함께 활동비 명목으로 신용카드 5장을 마련해 줬다. 하지만 수익이 났다는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정씨는 원금 상환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박씨가 사기를 쳤음을 알아 차렸다. 하지만 재소자와 금전 거래를 금지하는 내부 규정을 어긴 것은 정씨. 경찰 신고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그에게 돌아온 것은 5000만원 가량의 신용카드 결제대금 영수증과 어렵사리 찾은 차량뿐이었다.  교도관을 옴짝달싹 못하게 했던 박씨의 사기극은 어이없는 계기로 들통이 났다. 교도소에서 담배가 거래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범털’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서야 박씨의 정체는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에게서 돈을 받은 노역근무 담당 교도관 정씨 등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박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주식의 달인’으로 알려졌던 박씨는 한번도 주식 거래를 한 적이 없었다. 그가 떠벌리던 그럴싸한 말들은 본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공염불 같은’ 경제 단어였다. 사기를 당한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대체 내가 왜 속았는지 모르겠다.”며 뒤늦게 땅을 쳤다. 하지만 주식 투자금은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공직열전 2012] (43)고용노동부 (상)주요 고위 간부

    [공직열전 2012] (43)고용노동부 (상)주요 고위 간부

    고용노동부의 역할과 위상은 고용 여건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는 노동(노사문제)쪽이 중요했다. 매년 10% 가까운 고성장을 구가하는데 고용촉진정책을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지자 고용 정책이 전면에 부상, 지금은 노사와 고용 양쪽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경제 부처로서 고용부의 위상 역시 높아지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평가다. 고용부 인사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5급 공무원 공채시험(옛 행정고시) 출신이 중심인 다른 부처와 달리 7급, 9급 공채 출신 고위공직자도 있다. 고졸 출신에 여성 고위 공직자도 있다. 출신 대학 역시 다양하다. 지연이나 학연 대신 실력이 우선되는 분위기 때문이다. ‘적재 적소 적시’를 중시하는 이채필 장관의 인사 스타일도 역동성을 높이고 있다. 이 장관이 총무과장 시절인 2003년 세운 인사운영지침이 고용부 인사의 근간이다. 운영지침은 적재적소와 실적주의, 투명·공정, 균형성 등이다. 이 장관은 “고위직의 80% 이상은 행시 기수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적재적소 원칙에 따라 인사했다고 자부한다.”면서 “(내가) 내부 출신 장관이라 업무와 사람 둘 다 잘 안다는 점이 효과적 인사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차관은 최고의 고용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고용보험제도의 초석을 다지고, 2003년부터 3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국제고용정책을 담당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춘 ‘덕장’(德將)으로 분류된다. 고려대 10대 총장을 지낸 이준범씨가 부친이다. 전운배 기획조정실장은 노사관계에 밝다. 2010년 노조법 개정의 산파 역할을 했다. 이례적으로 노사 양쪽으로부터 신뢰받는 공직자다. 온화한 성품의 외유내강형에 가깝지만 협상력이 뛰어나면서도 충청 출신 특유의 끈기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한창훈 고용정책실장은 고용 전문가이면서 기획통으로 손꼽힌다. 합리적이면서도 업무를 깔끔하게 처리한다는 평가다. 국제노동기구(ILO), OECD 등에서도 근무한 국제통이다. 김경선 대변인은 하미용 전 직업능력정책관(국내 교육), 박성희 직업능력정책관 등과 더불어 고용부의 여성 고위 공직자다. 여성 고용과 노조 관계 업무에 정통하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배우자출산휴가제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도 있다. 이재홍 노동시장정책관과 박종길 근로개선정책관은 차기 실장 감으로 꼽힌다. 고용 분야에 주로 일했던 이 정책관은 박학다식하면서도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박 정책관은 근로기준법 전문가로 퇴직연금제도와 우리사주제도 도입을 이끌었다. 원만한 성품에 뛰어난 업무능력을 갖췄다. 이태희 인력수급정책관은 추진력과 열정이 높다는 평가다. 중국 노무관을 지낸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 권혁태 노사협력정책관은 고용과 노사를 모두 섭렵했다. 일처리가 깔끔하면서 빈틈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시민석 공공노사정책관은 고교 졸업 뒤 주경야독으로 행시에 합격했다. 노사관계 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이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었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 후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김대중·노무현·이명박 공통점 알고보니

    김대중·노무현·이명박 공통점 알고보니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이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었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 후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고졸신화 대통령 배출 상고 저물고 뒤를 이어선

    ‘고졸신화 대통령 배출 상고 저물고 뒤를 이어선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배턴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 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은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였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하면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시 고졸 500명 채용 프로그램 만들자”

    “서울시 고졸 500명 채용 프로그램 만들자”

    김명수 서울시의장이 4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고졸 500명 스카우트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 의장은 이날 제241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얼마든지 취업이 가능하다는 모범사례를 서울시가 앞장서 만들어야 한다.”며 “시와 의회가 손잡고 고졸 500명 스카우트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말했다. 시 투자·출연기관과 각종 지원기관에서 고졸 취업준비생을 1명 이상만 의무 고용해도 500명 채용이 가능하다는 게 김 의장의 설명이다. 김 의장은 또 이 자리에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서울 교육수장 공백이 현실화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특히 김 의장은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등을 놓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이 대립하며 학생·학부모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며 “교육청 관계자들이 단결해 당초 계획한 정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 시장에 대한 쓴소리도 남겼다. 김 의장은 “박 시장의 시정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터넷 등 한정된 공간에서만 활성화되고 있다.”며 “자칫 서울 시정이 온라인 속에서만 운영된다는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꼬집었다. 이번 임시회는 오는 12일까지 진행되며 각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60여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내년 서울시 7·9급 공채시험 9월시행

    내년 서울시 7·9급 공무원 공채시험이 6월이 아니라 9월 초에 시행된다. 2013년부터 9급 일반행정, 지방세, 사회복지, 사서 직렬의 시험과목에 고등학교 교과목인 사회, 과학, 수학이 선택과목으로 추가됨에 따라 서울시는 수험생의 수험준비기간을 고려해 시험시기를 3개월 늦춘다고 설명했다. ●9급, 고등 사회·과학·수학 선택과목 추가 사회, 과학, 수학은 과목별로 담당교수 3~5명에게 문제를 의뢰하여 그중에서 난이도를 고려해 최종 출제문제를 선정하게 된다. 고교 수업을 정상적으로 들은 사람이 풀 수 있는 문제를 낸다는 방침이어서 대학 수학능력시험 대비 요령과 비슷하게 수험 준비를 하면 된다는 것이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고교 졸업생도 공무원 시험 응시가 가능하도록 선택과목이 추가됐지만 변별력 확보를 위해 문제 난이도를 상, 중, 하에 따라 일정 비율로 나눠 출제하는 만큼 너무 쉽게 출제하지는 않는다. 올해 서울시 7·9급으로 최종 선발된 814명 가운데 최종 학력이 고졸인 10대는 1.2%로 10명에 불과했다. 그동안 다른 지방직 공무원과 달리 필기시험 문제를 공개하지 않았던 서울시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문제를 공개한다. 우선 응시인원이 가장 많은 일반행정 7·9급 모든 과목과 전 직렬의 공통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를 내년에 공개한다. 기술직렬은 희소 과목의 출제교수를 사전 확보하고자 2014년부터 공개할 예정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또 문제 이의신청 접수 및 정답확정 심사 시스템을 운영, 시험문제의 타당성을 확보하고 수험생 권익도 보호할 예정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문제 공개 때문에 시험의 난도가 오르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지만 국민의 알 권리를 고려하면 너무 늦게 문제 및 정답 공개가 이뤄졌다는 반응이다. ●올 814명 합격… 57.6%가 여성 올해 합격한 814명은 남자가 345명(42.4%), 여자가 469명(57.6%)이며 연령은 20대가 491명으로 60.3%를 차지했다. 30대는 287명, 40대 24명, 50대 2명이 합격했다. 거주지는 서울 200명(24.6%), 경기도 353명(43.4%), 인천 23명(2.8%)이었다. 특히 올해는 면접 응시인원을 필기시험 합격자의 110%에서 130%로 확대하고 필기성적과 학력 등을 면접관에게 제공하지 않는 무자료 면접을 통해 공무원으로서의 정신자세를 심층적으로 평가했다. 면접위원으로 민간기업 임원 출신 등을 위촉하여 공무원으로 일할 사람을 시민의 입장에서 뽑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LG, 그룹차원 장애인 200여명 공채

    LG그룹은 23일 그룹 차원에서 장애인 공개채용을 실시하기로 하고 총 200여명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장애인 채용은 계열사별로 해왔으나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이번엔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게 됐다. 이번 공채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들은 고졸 이상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신입과 경력 직원을 뽑는다. 이에 따라 LG의 올해 장애인 채용 규모는 4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분야는 연구개발(R&D)·기술·영업·마케팅 등 사무직과 현장기술직 등으로, 그룹 공통 인성검사인 LG 웨이핏(Way Fit) 테스트와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계획이다. LG그룹 홈페이지(www.lg.co.kr)에서 2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원서를 받는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일자리 찾는 특성화고 학생

    일자리 찾는 특성화고 학생

    특성화고 학생과 기업을 이어 주기 위한 ‘2012 고졸 성공 취업 대박람회’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여고생들이 취업 게시판을 보며 관심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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