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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꼬마 니콜라 50살 생일잔치

    佛 꼬마 니콜라 50살 생일잔치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에서 ‘꼬마 니콜라’ 의 탄생 50돌을 축하하는 열기가 거세게 불고 있다. 프랑스 어린이의 고전으로 불리는 ‘꼬마 니콜라’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전시회·영화·출판·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행사가 잇따라 벌어진다. 르네 고시니가 쓰고 장 자크 상페가 그린 ‘꼬마 니콜라’는 1959년 3월 벨기에의 한 지방 신문에 연재되면서 세상에 태어났다. 장학사가 학교에 온 날 벌어지는 소동, 공놀이를 하다가 꽃병을 깨트린 이야기 등 어린 시절 누구나 겪었을 에피소드를 모아 어른이나 어린이 모두 좋아하는 작품으로 자리 잡으며 여러 나라에 번역 소개됐다. 먼저 파리 시청은 6일(현지시간)부터 5월7일까지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회에서는 ‘좀머씨 이야기’로도 유명한 화가 상페가 그린 니콜라 그림 160점과 작가 고시니의 미공개 원고 등을 모아서 일반인에게 보여준다. 또 고시니의 딸이 최근 발견한 미출간 작품들을 50년 전에 상페가 그린 70점의 수채화와 함께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된다. 이밖에 ‘꼬마 니콜라’는 로랑 티라르가 각색한 영화로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또 민영방송 M6에서는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꼬마 니콜라’를 방영해 동심을 일깨울 것으로 보인다. vielee@seoul.co.kr
  • [부고] 향가 연구가 황패강 교수 별세

    신라향가와 한국 신화, 설화 연구에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일영(日榮) 황패강 단국대 명예교수가 6일 별세했다. 80세.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평양사범대 국문과를 나와 평양제일고급중, 숭의여고 등에서 중·고교 교사로 활동하다 1967년 단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됐다. 한국고전문학연구회 회장과 국어국문학회 대표이사, 단국대 천안캠퍼스 부총장, 동아시아고대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한국서사문학연구’, ‘신라불교설화연구’, ‘임진왜란과 실기문학’, ‘일연(一然) 작품집’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2001년에 출간한 단행본 ‘향가문학의 이론과 해석’은 40년간의 신라향가 연구를 집대성한 성과물로 평가된다.유족으로는 성호(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철호(단국대 교수)씨 등 2남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9일 오전 9시. (02)3010-2295.
  • 감 찾은 이용대

    │버밍엄(영국) 임일영특파원│‘윙크왕자’ 이용대(21·삼성전기)가 잃어버린 감을 되찾았다. 이용대는 5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버밍엄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남자복식 16강전에서 새 짝꿍 신백철(20·한국체대)과 함께 세계 35위인 요리트 데 뤼테르- 위르겐 바우터스(네덜란드) 조를 2-0(21-11 21-7)으로 요리, 8강에 올랐다. 특히 지난주 독일오픈부터 전영오픈 32강전까지 좀처럼 밸런스를 찾지 못해 고전했던 이용대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것은 남은 일정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대목. 세계 2위인 ‘디펜딩챔피언’ 이경원(29)-이효정(28·삼성전기) 조도 16강전에서 예카테리나 아냐니나-아나스타샤 러스키크(러시아·세계 17위) 조를 2-0(21-18 21-9)으로 완파했다. 고질적인 왼발목 부상에 전날 오른발목마저 삐끗했던 이효정의 컨디션은 여전히 나빴다. 하지만 맏언니 이경원이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다행히 이효정의 어깨 근육통이 호전돼 2연패 도전도 가능할 전망이다. argus@seoul.co.kr
  • [新 귀거래사] ‘가문학 권위자’ 이수봉 충북대 명예교수

    [新 귀거래사] ‘가문학 권위자’ 이수봉 충북대 명예교수

    우리나라 근대화의 전초 기지인 울산. 바다를 낀 작은 도시였던 울산은 1997년 광역시로 초고속성장했다. 1962년 시로 승격한 지 35년 만이었다. 경향 각지에서 산업 일꾼들이 모여들면서 인구가 110만명에 이르지만 여전히 잠재력이 큰 도시다. 이 과정에서 울산은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라는 명성을 얻었다. 정체성의 혼란이란 ‘성장통(成長痛)’도 적잖이 겪고 있다. 현재 울산 인구의 80%가량이 외지 출신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의 정체성을 찾아 들려주는 여든의 노교수가 있다. 5일 울산 울주군 두동면 치술령 아래 작은마을 이전리를 찾았다. 신라 충신 박제상의 유적을 간직한 마을에는 이수봉(80) 충북대 명예교수가 15년 전 정착했다. 그는 국문학사에 ‘가문소설(家門小說)’이라는 한 장르를 발굴·정립한 ‘가문학’의 권위자다. 그는 “울산은 30~40년 된 운좋은 산업도시가 아니라 천년이 넘는 역사와 문화를 지닌 전통도시”라고 자랑했다. ●94년 정년퇴임 후 고향 위한 일 힘쏟기로 그는 1994년 정년퇴임 이후 충북·서울·울산을 오가는 분주한 삶을 보내던 중 고향을 위한 일에 마지막 힘을 쏟기로 결심했다. 첫 시작은 도산서원 원장을 지낸 울산 출신 한학자 박용진(1902~1989년)의 서적을 정리해 알린 것. 그는 울산 북구 박용진의 서가에서 유목(글씨), 간찰(편지), 저서 등 1500종에 달하는 방대한 서적을 다시 정리해 국사편찬위원회에 소개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압니까. 바로 ‘뿌리’ 입니다. 뿌리는 오늘의 나를 있게 했고, 내일의 나를 만드는 근본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뿌리를 잊고 사는 이들이 많아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울산의 정체성 찾기 운동은 38년간의 교직생활을 통해 쌓은 전문성이 큰 힘이 됐다. 고전문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에서 내내 ‘가문’을 가르쳤다. 이런 까닭으로 우리나라의 여러 문중에 대해 해박하다. ●지역 일간지에 연재·요가·등산도 즐겨 2000년부터 지역 일간지에 ‘울산 옛 이야기’와 ‘철 따라 살펴보는 세시순례’ 등을 잇따라 연재하고 있다. 울산 박씨 종가의 서가를 열람하다 ‘부북일기(赴北日記)’를 발견했다. 이는 조선 선조때 울산 출신 무관 부자(父子)의 함경도 회령지역 생활상을 소상히 기록한 일기다.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울산출신의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1884~1921년)의 한문 편지도 번역했다. 그가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쉬 드러나지 않았을 귀중한 사료들이다. “이유야 어떻든 울산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은 모두 한 가족입니다. 그러나 상당수가 울산을 제대로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울산을 알리기 위해 명문가를 찾고, 서고에 쌓아둔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교통사고로 다친 부인을 간호하고 있다. 마을 노인들과 요가를 배우거나 등산을 즐긴다. 또 짬짬이 텃밭에서 상추와 고추·깨·마늘 등을 심고 가꾸는 재미도 붙였다. 날씨가 풀리면 그동안 생각해 왔던 울산 토박이 12개 성씨의 문집을 만들 계획이다. 자료 수집은 거의 끝났다. 그에 따르면 울산에는 학성 이씨와 송정 박씨, 달성(다전) 서씨 등 12개 성씨가 정착해 번성했다. 그는 서재에 놓인 상패 중 하나를 꺼내 보이면서 “울산시가 별로 한 것도 없는 늙은이에게 문화상까지 줬다.”면서 “남은 힘으로 울산의 뿌리를 더욱 파고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이수봉 충북대 명예교수 약력 -1928년 11월25일생 -홍익대 국문과 졸업(1956년) -동아대 대학원 문학박사(1978년) -경북산업대 부교수(1968년) -충북대 사범대 교수(1976년) -충북대 박물관장(1979년) -호서문화연구소 소장(1990년) -문화교육부 문화재감정위원(1993년) -동아시아 고대학회 고문(1999년) -울산시 문화상 수상(2007년)
  • 기형도, 그를 잊지 못합니다… 내맘속 떠도는 겨울안개처럼

    기형도, 그를 잊지 못합니다… 내맘속 떠도는 겨울안개처럼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 … /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술 자리에서 술 대신 콜라 마시기 좋아했던 청년, 작풍과는 다르게 활기차고 발랄한 청년이었던 시인 기형도(1960~1989). 그는 문단에 나타나 단 한 권의 시집도 자기 손으로 완성하지 못했다. 그는 곧 출간될 시집의 원고를 손에 쥔 채 서울 종로의 한 영화관에서 음울하게 세상과 작별 인사를 했다. 하지만 문청들의 마음 속에 이렇게 오랫동안 빈집으로 남아 있는 시인도 드물 것이다.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이 된 ‘입 속의 검은 잎’은 1989년 출간 이후, 재판을 거듭하며 65쇄 24만부가 팔려 나갔다. 산문을 같이 엮은 전집만 해도 15쇄, 4만 7000부가 팔렸다. 문학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아직 기형도는 겨울안개처럼 떠돌고 있는 것이다. 그가 떠난 지 20년, 3월7일 그의 기일을 맞아 한 주 동안 기형도를 추모하는 행사가 그득하다. 지난 3일에는 그를 추모하는 문인 27명이 산문집 ‘정거장에서의 충고-기형도의 삶과 문학’(문학과지성사 펴냄)을 냈다. 생전의 그와 인연이 있었던 문인들의 글과 기형도를 주제로 한 비평 등을 모았다. 출간과 더불어 각종 행사도 이어졌다. 1980~1990년대를 거쳐 온 문인들에게 기형도는 통과의례이자 열병이었다. 90학번인 시인 김행숙은 당시에는 ‘자발적으로든 분위기에 휩쓸려서든’ 기형도를 읽을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한다. 김행숙이 선물로 받은 첫 시집도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이었다. 재수시절 처음 ‘기형도 월드’를 접했다는 김경주는 김행숙과 반대로 가장 많이 준 선물이 ‘입 속의 검은 잎’이다. 김행숙의 말대로 이들은 어쩔 수 없는 ‘포스트 기형도 세대’인 셈이다. 젊은 문인들에게 기형도는 넘어야 할 산이면서도 또 쉽게 떨치지 못하는 존재였다. 시인 심보선은 기형도가 ‘부정하고 싶은 신화’라고 했지만, 오랜만에 기형도 전집을 펼쳐 보고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다고 고백한다. 떠난 시인에게서 받은 영향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추모문집은 3부로 구성했다. 1부는 포스트 기형도 세대 시인들의 좌담과 글을 모아, 한국 문학에서의 기형도가 가지는 의의를 밝혔다. 생전에 만났던 문인들의 산문을 모은 2부는 기형도의 인간적인 면모와 고민을 생생히 전해준다. 3부는 그간의 기형도 비평 가운데 수작을 뽑아 모았다. 지난 5일에는 추모문집 발간에 맞춰 문학콘서트도 열렸다. 서울 홍대거리 한 카페에서 열린 행사는 시인 성기완의 사회로, 소설가 성석제, 한강, 시인 이문재, 황인숙 등의 시낭송, 그룹 ‘더 촙(the Chop)’의 공연이 이어졌다. 6일 오후 7시에는 기형도가 나서 자란 광명시에서 추모행사를 연다. 시민회관에서 열리는 행사 ‘어느 푸른 저녁의 노래’는 사진전과 음악 등이 어우러진 ‘기형도 회고전’이다. 기형도의 생전 친구이자 평론가인 장석주를 비롯, 시인 정희성이 출연해 기형도의 시를 낭송한다. 또 ‘엄마 생각’ 등 시인의 대표시에 곡을 붙인 헌정곡도 부른다. 시화전, 음악공연, 시 쓰기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오는 13일 KBS 1TV ‘낭독의 발견’에서도 기형도를 집중 조명한다. ‘영원한 청년, 시인 기형도를 읽다’편에 시인 이문재, 소리꾼 이자람 등이 시낭송과 노래공연을 펼친다. 그리고 생전에 남아 있던 그에 대한 기억을 나눠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도예가 김기철

    [만나고 싶었습니다] 도예가 김기철

    자연을 빚는 도예가 지헌(知軒) 김기철(金基哲·77) 선생. 전통적인 조선 백자의 맥을 현대적인 조형미로 이어 가고 있는 선생의 작품들이 자연을 닮은 것은 그의 삶이 자연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흙을 좋아하고 꽃과 나무 가꾸기를 즐기는 그는 자연과 더불어 살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뒷동산과 산기슭에 온갖 향기나는 식물들을 심어 놓고 계절따라 피고지는 꽃들을 들여다 보고, 새 소리를 들으며 행복에 젖는다. 팔다리를 부지런히 움직여 농사를 짓고 거둬 들인 수확물로 손님들에게 식사대접을 하며 뿌듯해 한다.그렇게 30년을 살다 보니 그도 어느 덧 자연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그런 그의 삶은 작품 속에 오롯이 담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봄을 주제로 오는 13일부터 동숭동 샘터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 선생을 만나러 경기도 곤지암의 양지바른 산기슭에 자리한 보원요(寶元窯)를 찾았다. 한창 물이 오른 매화나무가 줄지어 선 언덕길을 오르니 가득 쌓아 놓은 장작더미가 인상적이다. 가마에 땔 소나무 장작이다. 바람 결에 실려 오는 향긋한 나무 냄새가 기분좋게 코끝을 스친다.대문도 없이 나무 등걸을 가로 세운 마당 입구를 지나 돌너와지붕을 얹은 돌집이 작업실 겸 생활공간이다. 마당 저편으로 산 언덕에 자연스럽게 배를 깔고 엎드려 있는 가마가 눈에 들어 온다. 조선시대의 전통가마를 그대로 재현한 재래식 용가마다. 그는 편리한 가스나 전기가마 대신 재래식 가마에 우리의 소나무인 좋은 육송만을 지펴 도자기를 굽는다. 소나무 땔감을 구하기도 힘든 요즘이다. 그가 소나무 장작을 고집하는 이유는 살아 숨쉬는 제대로 된 백자를 만들기 위해서다. “잘 만들어진 백자가 빛의 방향과 세기, 보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백자가 숨을 쉬기 때문이죠. 소나무 장작의 불기운과 그을음, 공기의 조화만이 그런 오묘한 효과를 지닌 살아 숨쉬는 도자기를 구워 낼 수 있습니다. 가스나 전기로 구워 낸 것은 도자기라고 할 수 없지요.” ●가스·전기가마 대신 소나무 땔감만 고집 소나무 장작은 단순히 도자기를 익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불기운이 도자기 살 속까지 파고 들었다가 다시 내뿜기를 반복하는데 그 힘든 과정을 견딘 도자기만이 맑고 윤기있고 단단한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그의 백자가 시간이 지날수록 청아해지는 것은 이런 조화에서다. 백자는 가장 만들기 어려운 도자기로 꼽힌다. 특히 불때기가 까다롭다. 산소가 들어가면 도자기가 산화돼 누렇게 변색되는데 이런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연기와 그을음을 적당히 만들고 불길이 끊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때기는 도자기 빚는 것보다 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장작 가마는 전기나 가스가마에 비해 실패율도 높다. 대작의 경우 열개 중에서 두세개 건지면 성공이다. 그럼에도 백자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 “백자는 도자기 중에서 가장 가치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입니다. 물론 청자도 좋지만 백의민족과 가장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자기는 역시 백자입니다. ” 백자와 함께 보원요의 또 다른 트레이드마크로 꼽히는 옅은 적갈색 도자기도 소나무 장작불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자연스러운 흙빛이 윤기있게 살아나는 독특한 작품들은 유약을 바르지 않고 불의 힘으로 유약의 효과를 얻는 자연유(自然釉) 방법을 사용한 것들이다. 초벌구이를 한 뒤 도자기 안쪽에만 유약을 바르고 바깥은 유약을 생략해 재벌구이를 한다. 13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이틀간 굽는데 이때 육송의 송진이 타면서 자연스럽게 유약 역할을 한다. 자연유의 푸근한 번짐과 이리저리 튀면서 만들어 내는 무늬 또한 볼수록 신비롭다. ●흙장난 하듯 해학 넘치는 연잎·청개구리 그저 흙과 자연이 좋아 평생 소박한 농사꾼으로 사는 것이 꿈이었던 작가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모두 자연에서 온 것들을 소재로 삼고 있다. 식물의 잎이나 꽃, 열매, 연잎과 연꽃이 피어 있는 연못의 이미지를 좋아한다. 새, 물고기, 청개구리, 두꺼비, 사슴 같은 동물 이미지도 자주 등장한다. “천성이 촌놈이라 화초 가꾸고 농사짓는 것을 좋아합니다. 들판이나 계곡의 돌틈에 핀 이름모를 꽃들을 보면서 우주가 숨쉬고 있는 것을 느끼지요. 그런 모습들에 새 생명을 불어 넣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 흙장난으로 하듯이 작품을 빚습니다.” 연잎 위에서 세월 모르고 앉아 있는 청개구리는 그가 특히 좋아하는 소재다. 흙으로 빚은 조그마한 청개구리는 그의 작품에 포인트처럼 놓여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청개구리는 전래동화에서도 있듯이 우리 민족의 눈물나는 감성과 해학의 상징이에요. 해학의 미학이 있는 것이 최상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은 물레를 쓰지 않고 모두 손으로 작품을 빚는다. 번잡스러운 기교가 없음에도 날아갈듯 자유스럽고 살아 숨쉬는 것 같은 특유의 분방함이 느껴지는 이유다. “살아 숨쉬고 쓸수록 정이 피어 나는 유정의 도자기를 만들고 싶어서입니다. 물레 위에서 뽑아 내는 것은 무정의 정물에 불과합니다. 불균형 속에 균형이 있는 그런 자연의 형태를 물레 작업으로는 표현할 수 없어요. 손으로 빚어야 불균형 속에 균형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형태에 좀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흙 고르기부터 굽기까지 전통방법 고수 그는 흙을 고르는 작업부터 고온에서 구워 내는 작업까지 철저하게 조선 백자의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한다.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도자기를 빚은 뒤 정성껏 가마에 넣고 그 다음은 불의 몫으로 남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 하늘의 도움을 기원하는 옛 도공의 모습 그대로다. “고되고 비능률적이며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실패율도 높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빚어 내는 도자기가 첨단 과학과 기계 문명으로 잃어가고 있는 인간성 회복에 일조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자연의 숨결을 온전히 품은 나의 작품들이 쓰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 도공 김기철의 세계 시골서 만든 ‘장작불 도자기’ 교황청·대영박물관까지 퍼져 충북 괴산 출생으로 고려대 영문과를 나온 영문학도였던 그는 원래 직업이 고등학교 영어교사였다. 스코트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을 동경하며 서울의 변두리에 살면서 텃밭에 꽃과 나무를 가꾸는 낙으로 살던 그는 마흔 중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도예가이자 농사꾼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허리를 다쳐 쉬던 중 우연히 일민미술관을 지나다 나전칠기 중요인간문화재 김봉룡 선생의 고희 회고전을 보게 됐어요.정성을 기울여 만든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에 감동을 넘어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분은 이렇게 기막힌 것을 해서 사람을 감동시키는데 나는 마흔 중반이 되도록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으니 인생 헛살았구나 하는 생각에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무언가 창조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생각난 것이 도자기였다. 도자를 배우던 아내의 친구가 심심풀이 삼아 흙이나 만지라고 가져다 준 청자 흙덩어리로 꽃병이랑 단지를 만들었는데 보는 사람마다 재주가 있다고 칭찬을 하던 터였다. 모교에서 교수로 임용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그는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도자기에 매달리기로 뜻을 세웠다. 겨울방학에 무작정 가마가 있는 이천의 도요에 가서 사정 사정해서 도자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만난 도공이 그의 재능을 알아 보고 내친 김에 같이 재래식 용가마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가마터를 물색한 지 석달 만에 지금의 보원요 터를 찾아냈다. 도예가로서 그의 예술적 감각과 재능은 1년 뒤 공간대상 도예상 수상(1979년)으로 입증됐다. 그해 선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도예 평론가이기도 했던 초정 김상옥 시인은 1979년 4월17일자 서울신문 전시평을 통해 “한때 단절될 위기에 놓여 있던 백자가 김기철씨의 집념의 결과로 시대적인 전승이 가능함을 보여 줬다.”고 평했다. 눈코뜰새 없이 휘몰아치는 세상살이에서 벗어나 시골 구석에서 천수답처럼 살고 있지만 그의 작품은 세계 곳곳에 퍼져 있다. 가까이는 국립현대미술관부터 멀리는 로마 교황청과 대영박물관, 스웨덴 에벨링박물관까지. 법정 스님을 비롯한 선승들의 다실에서도 손으로 빚어 장작불에 구운 그의 다기는 아낌을 받는다. 한때 소설가 지망생이기도 했던 그는 수필집 ‘꽃은 흙에서 핀다’(1993년)와 ‘고향이 있는 풍경’(2006년)을 냈으며 엘리아수필집과 포 단편집도 번역했다.
  • IPTV “학교 덕분에…”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찬사와는 어울리지 않게 서비스 초기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인터넷TV(IPTV) 업계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올해 안에 전국 1만 1000개 초·중학교에 IPTV를 보급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실시간 양방향 다채널’ 방송이 가능한 IPTV로 사교육비를 잡겠다는 생각이고, 방통위는 IPTV 시장을 부양시키겠다는 의도다. 방통위는 추경예산에서 300억원을 확보해 학교 인터넷망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학교 전용통신망은 10메가비트(Mbps)급이어서 실시간 방송이 불가능하다.”면서 “50Mbps급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3사 모두 “학교에서 IPTV로 공부하는 게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가정에서도 설치가 확대될 것”이라면서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더라도 학교 유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2월 현재 IPTV 가입자는 13만 2000명(KT 10만명, LG데이콤 2만 6000명, SK브로드밴드 6000명)에 불과하다. 올해 200만명이 가입할 것이라는 정부의 장담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7080 명작만화 줄줄이 리메이크

    7080 명작만화 줄줄이 리메이크

    리메이크는 영화나 드라마, 대중음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진진돌이’, ‘로봇 찌빠’, ‘번데기 야구단’, ‘번개 기동대’ 등 1970~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만화의 고전명작이 후배 작가의 터치를 거쳐 새 감각으로 줄줄이 부활한다. 고전 명작만화 리메이크 사업을 벌이고 있는 부천만화정보센터(이사장 조관제)는 미르출판사, 보리별출판사, C&C레볼루션, 거북이북스, 재담북스 등 5곳을 사업대상자로 선정해 4일 ‘진진돌이’ 등의 원저작자와 작품 사용권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기성 세대에게 큰 인기를 누렸던 작품을 젊은 세대에 어필할 수 있도록 재해석하여 한국 만화 부흥을 이끄는 모델로 삼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각 작품은 먼저 온라인용 웹 만화로 연재한 뒤 이르면 5월부터 단행본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진돗개 같은 동물을 의인화한 전쟁만화인 ‘진진돌이’는 ‘왈순아지매’로 한국 시사만화에 큰 획을 그은 정운경 화백이 1970~80년대 소년월간지 학원과 소년중앙에 연재해 인기를 끈 작품이다. 한동안 아동학습 만화 쪽에서 활동했던 윤종문 작가가 리메이크를 맡았다. ‘번데기 야구단’은 ‘고인돌’로 한국 성인만화를 개척한 박수동 화백이 1977년 그린 명랑만화다. 팀 해체 30년 뒤 중년의 나이로 다시 뭉친 번데기 야구단 멤버들이 프로야구계에 파란을 일으킨다는 얘기를 김경호 작가가 그린다. ‘로봇 찌빠’는 1978년부터 3년 넘게 연재됐던 명랑만화의 대가 신문수 화백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 리메이크작은 한국 최고 로봇 박사가 된 팔팔이가 찌빠 주니어를 만들어낸 뒤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을 담는다. 김상욱 작가가 붓을 쥔다. ‘로보트 킹’ 등 한국형 공상과학만화 장르를 개척한 고유성 화백의 ‘번개 기동대’는 1980년부터 어깨동무에 6년 동안 장기 연재되며 인기를 끌었던 작품. 고 화백이 후배인 박성진 작가와 함께 리메이크에 참여해 특유의 유머 감각과 추리 요소를 되살리게 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환율 1600 턱 밑까지… 정부 개입으로 1552.4 마감

    환율 1600 턱 밑까지… 정부 개입으로 1552.4 마감

    미국 증시가 주저앉은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추가된 돌발 악재가 없는데도 시장이 연 이틀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이 때문에 환율이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나 경제주체들의 위기 인식이 안이하다는 경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은 동유럽 부도(디폴트) 위험, 외환보유액(2월 말 기준 2015억달러)에 육박하는 유동외채(지난해 말 기준 1940억달러), 슬금슬금 오르는 국가부도위험지수(2일 기준 CDS 프리미엄 4.65%포인트), 수출 급감, 외환보유액 가용성 논란 등이다. 하지만 계속 제기돼 왔던 문제들이다. 오히려 3월 경상수지 35억달러 이상 흑자 가능성, 은행 단기 외화사정 개선 등 추가된 소식 중에는 호재들도 적지 않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동유럽과 한국을 동일시하는 외신의 잇단 부정적 보도가 기폭제가 됐지만, 새로운 대형 악재는 없다.”면서 “(투자자들이)좀 더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같은 주문은 비관론 진영에서도 나왔다. 환율 1600원 상승론을 줄기차게 펴왔던 이진우 NH선물 기획조사부장은 “언론에서 패닉(공황) 운운하면 끝이 가까워졌다는 때라는 게 그동안 시장이 보여준 예외없는 공식”이라면서 “미 증시 급락에도 생각보다 잘 버텨낸 3일 시황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몇 주 더 고전은 하겠지만 환율 천장(달러당 1600원)을 거의 확인한 만큼 1480원대까지 다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천장이 뚫렸다고 생각해 달러를 더 사재기하는 세력은 크게 낭패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국도 최근의 요동 장세 이면에는 투기 세력의 가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 급락 가능성을 점치는 이도 있다. 노상칠 국민은행 트레이딩팀장은 “한국은행이 통화스와프(교환) 자금을 적극적으로 풀면서 은행들의 단기 외화 사정은 괜찮다.”면서 “외환대책 발표 이후 초기 실효성 논란과 달리 해외 쪽에서도 우리나라의 장기채권 매수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참가자들 모두 지금의 환율 수준이 높다고 인식하면서도 달러화의 글로벌 강세 때문에 선뜻 매도하지 못하고 있지만, 팔자 주문이 나오기 시작하면 매수 세력도 없다.”며 급락 가능성을 내비쳤다.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달 1조 8000억원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지난 2일 현재 6363억원어치의 한국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날 한은이 실시한 한·미 통화스와프자금 30억달러 경쟁입찰에서도 낙찰금리가 평균 연 1.316%, 최저 연 1.00%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 은행들의 외화자금 여력을 입증했다. 하나은행이 이날 유럽계 ING은행으로부터 1년 만기 조건으로 5000만달러 차입을 성공시킨 것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박찬익 모건스탠리 전무는 “미국 증시가 1995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꺼진 것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형 악재”라면서 안이한 인식을 경계했다. 그는 “한국은 글로벌 경제에 취약해 경기 침체가 의외로 길어질 수 있는 만큼 슈퍼추경 편성, 구조조정 가속화, 금리 추가 인하 등 동원 가능한 수단을 모두 꺼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2009 논술 기출문제 분석했더니

    기출문제는 곧 최고의 예상문제다. 2010학년도 대입 논술을 대비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2009학년도 논술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일이다. 대성마이맥 정원석 논술본부장은 “2009학년도 정시 모집 논술고사는 대체로 기존 논술 유형을 유지하는 가운데, 대학별로 일부 변화를 꾀했다.”고 평가했다. 인문계열의 경우, 고려대와 연세대는 정형화해 온 논제 유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서울대는 문항수와 논술 양에서 변화가 있었다. 자연계열의 경우에는 수리와 과탐 영역에서 영역 내 전이를 꾀하는 고난이도 논제가 주를 이뤘다. 대체로 2008학년도 논술고사 경향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급적 직접적인 답안보다는 풀이 과정을 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서울대(인문계열)-장문형 논술 서울대는 그동안 정시 모집 논술고사에서 일정한 논제 유형이나 구성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매년 변화를 꾀해 왔다. 올해 논술고사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첫째, 통합교과형 논술 출제 이후로 도입됐던 단문형 논술 대신 장문형 논술을 택했다. 총 7문항으로 800자 미만의 단문형 논술만을 요구했던 2008학년도 논술과는 달리, 800~1800자에 이르는 장문형 논술을 요구했다. 둘째, 인문계열 논술고사에서도 일부 수리 추리형 문항을 출제했던 계열 통합적 성격을 포기하고 언어·사탐 영역의 논술 문제만을 출제하였다는 점도 두드러진 변화다. 셋째, 교과서에서 제시문을 발췌하는 경향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3번 문항에서 무려 4개의 그림을 제시문에 포함시키는 등 시각적 자료를 대거 도입했다는 점도 파격이었다. 따라서 서울대 정시 논술에 대비하는 수험생들은 평소 교과 영역에 대한 학습을 충실히 하면서 틈틈이 다양한 문항 유형에 대한 실전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자연계열)-통합교과 문제 이번 서울대 자연계 논술은 4개 문항, 총 15개 논제였다. 제시문은 대체로 교과서에서 발췌했으며 평이한 수준이었다. 문항 1은 지구과학과 화학 및 물리의 통합 교과 문제였다. 물의 화학 결합의 특징과 증기 압력에 대한 내용을 기초로 물방울의 생성으로 인한 강수 현상에 관련된 지구과학의 교과 내용을 통합해서 출제했다. 마지막으로 인간 활동으로 인한 대기 오염이 기상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어 과학 지식을 활용해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으로 심화시켰다. 문항 2는 생물과 화학의 통합 교과 문제였다. 세포막의 구조와 인지질의 화학적인 구조를 설명하는 생물Ⅱ 교과서의 내용을 제시문으로 활용했다. 문항 3은 물리와 생물을 통합했으며 이 내용을 기초로 일상 생활의 태양광 전지에 대한 문제로 사고의 폭을 확장하는 문제였다. 전자기파의 특징에 대한 과학 교과서의 내용, 광합성에 대한 생물Ⅱ의 내용, 태양광 전지와 한국전력공사의 전기요금 기준표를 제시문으로 활용했다. 문항 4는 수리문항으로 각각의 제시문을 읽고 논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단계적인 문제 해결력을 평가했다. 제시문의 구성이 미분방정식, 도함수의 그래프, 수열, 카오스 이론으로 내용이 단계적으로 연결돼 있었다. ●고려대(인문계열)-창의적 평가 2009학년도 고려대의 정시 모집 논술은 ‘공감(共感)’이라는 포괄적 주제 하에, 시민적 의무와 지구적 정의간 우위, 타인의 고통과 나의 고통간 연관성, 사랑의 본질 등 세부적 주제를 포섭하는 흐름이었다. 제시문은 사회과학(정치학), 인문학(철학), 동양문헌, 문학(시), 논리적 추론 분야 등 다양하게 나왔고 제시문들 사이 연관성을 높였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우선 요약형인 1번 논제는 2008학년도 이후로 정형화된 고려대 논술의 기본 논제 유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장문의 제시문을 효율적으로 독해하고 이를 자신의 표현으로 재구성하는 독해력·표현력에 따라 논술의 성패가 좌우됐다. 2번 논제 비교 분석형과 추리형은 가장 보편화된 논제 유형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해당 유형 대비 훈련이 돼 있는 수험생들이라면 충분히 해결 가능했다. 3번 논제는 수시 논술 수리추리형 대신 논리추리 및 비판논증형의 결합 형태로 출제됐다. ‘예방접종을 받으면 장티푸스를 피할 수 있는 먼 나라의 아이를 돕지 않는 행위’라는 기본 논의 대상을 비판적으로 평가하되, 제시문에서 제시된 ‘최소한의 도덕성’ 및 ‘합리성’을 기본 논의 관점으로 삼도록 요구한 논제 유형 역시 전형적인 인문 논술의 유형에 해당된다. ●연세대(인문계열)-다면사고형 논술 비교분석, 양자택일 및 비판적 논증, 도표해석 등의 논제 유형으로 구성됐다. 2008학년도 이후로 정형화된 논술 유형은 그대로 유지됐다. 연세대 논술은 고교 교과 과정에 포함된 고전 텍스트 중심으로 주어진 제시문에 근거해 답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해 왔다. 이번에도 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등에서 제시문을 발췌했다. 또 주제 면에서는 ‘창조’와 ‘파괴’라는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역사 해석과 현실 분석, 경제현실 변화와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 변화 등 다양한 영역을 관통하는 사고를 요구했다. 다각도의 지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고자 하는 연세대학교의 ‘다면사고형 논술’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도움말 대성마이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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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국제영화제 유현목 감독 회고전

    제33회 홍콩국제영화제(HKIFF)에서 유현목(84) 감독의 회고전이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이 후원해 ‘유현목 사실법도(寫實法度)’라는 이름으로 22일 시작되는 영화제 기간 동안 열리는 회고전에서는 ‘오발탄’(1961), ‘김약국집 딸들’(1963), ‘막차로 온 손님들’(1967), ‘장마’(1979) 등 4편이 소개된다.
  • [핸드볼큰잔치] 전승 우승… ‘산’들은 높았다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7전 전승으로 결승에 올라온 두산과 벽산건설이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깔끔한 전승 우승을 일궈냈다. 13년 만에 국내에 복귀한 ‘월드스타’ 윤경신(36·두산)은 우승은 물론 최우수선수(MVP)상과 득점상(73골), 역대 최다골 기록(556골) 등 네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 핸드볼큰잔치의 큰 별로 우뚝 섰다.두산은 1일 성남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핸드볼큰잔치 남자부 결승에서 인천도시개발공사를 28-23으로 제압하고 6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결승전은 경기 시작 5분 동안 딱 1골, 10분 동안 단 4골이 터질 만큼 팽팽하게 전개됐다. 양팀의 촘촘한 패스와 한 박자 빠른 슈팅은 결과 예측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두산은 윤경신(9골), 도요다 겐지(5골), 박중규(5골) 등이 골고루 살아나며 일찌감치 격차를 벌려 전반을 13-7로 마쳤다. 인천은 후반 들어 유동근(6골), 김민구(7골)의 득점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만 ‘4관왕’ 윤경신의 중거리포에 밀려 마지막까지 4~5점차 열세를 뒤집지 못했다.여자부에서는 ‘우생순 사령탑’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벽산건설이 김온아(11골), 문필희(9골), 박정희(8골) 등을 앞세워 용인시청을 38-29로 물리쳤다. 경기 초반 ‘주포’ 김온아가 상대 이정희에게 묶이고, 7m 드로마저 김민희(방어율 34%)의 선방에 막혀 고전한 벽산은 후반 체력이 떨어진 용인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흐름을 바꿨다. 결국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내리 5골을 꽂아 38-29, 9점차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1월 효명건설을 인수해 창단한 벽산건설은 이번 대회 풀리그 예선과 토너먼트 결승을 거치는 동안 한 차례의 패배도 없이 8연승으로 우승하는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윤경신과 문필희(27·벽산건설)는 대회 남녀 MVP에, 강일구(33·인천도개공)와 이민희(29·용인시청)는 우수선수에 뽑혔다. 득점상은 두산의 윤경신(73골)과 벽산건설의 김온아(21·81골)에게 돌아갔다. 윤경신은 “13년 전보다 스피드도 좋아지고 수준은 높아졌다.”면서도 “선수층이 얇아 부상을 달고 사는 것, 관중석이 썰렁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허울뿐인 전범 재판소

    허울뿐인 전범 재판소

    국제사회의 전범 논의가 활기를 띠고 있다.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 TY)에 기소된 밀란 밀루티노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이 26일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3월4일 대량학살 혐의를 받고 있는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ICTY 검찰 측은 조만간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고전범 밀루티노비치 무죄 선고 전범 재판이라는 국제사회의 공동의 노력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ICC에는 세계 108개국이 가입해 있지만 그 영향력은 미약하다. 미국의 국제전범재판연합(AMICC)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108개국 가운데 절반이 아프리카 국가이며 인구 비중으로도 소수에 불과하다.”고 설명, 그 한계를 지적했다. 실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신유고연방 대통령이 고의로 재판을 연기하다가 사망, 끝내 형을 선고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계획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AP통신은 “수단 정부와 반군세력 정의평등운동(JE M)의 평화협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범 재판 논의가 활기를 띠면서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특히 유고의 경우 전범재판도 서구의 정치논리와 맥을 같이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세르비아에 친 서방정권이 들어서면서 대대적인 숙청작업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미국 전범재판소에 부정적 입장 올해 초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가자사태의 전범 논의도 나오고 있다. 가자사태로 희생된 사망자가 1300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16세 이하 어린이가 430명에 이른다는 통계는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뒷받침하고 있다. ICC도 이스라엘 군사령관들을 기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이 전범 재판에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 2006년 레바논 전쟁을 비롯해 여러 차례 이스라엘의 전범 의혹이 불거졌지만 제대로 조사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반면 전범 재판에 회부된 인물들은 미국과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아프리카의 정치인사 및 반군 지도자들이 대부분이다. 미국은 소극적이다. 미국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ICC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밝히면서 그 이론적 근거를 댔지만 실제로는 파병된 미군들이 불법 행위로 소추되는 일을 막기 위한 속내다. 예산도 문제다. ICC에 따르면 80 00만유로(약 1528억원)의 예산 가운데 유럽연합이 65%인 5190만유로를 지원하고 있고, 일본이 2000만유로를 대고 있지만 미국의 지원액은 없다. 이에 AMICC는 “미국은 ICC의 로마 규정에 동의의 뜻을 나타내고 예산 지원 등을 통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섬세한 감정연기 보여드릴게요”

    “섬세한 감정연기 보여드릴게요”

    “오랫만에 한국 무대에 다시 서는 데 기대반, 걱정반이에요. 철없이 춤만 췄던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쁩니다.” 새달 20~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의 ‘신데렐라’는 발레리나 김지영(31)이 7년만에 서는 고국 무대. 26일 예술의전당 피가로그릴에서 만난 김지영은 고국 무대에 서는 소감을 묻자 “기쁘다.”는 짤막한 말로 운을 뗐다. 1997년 최연소로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그녀는 2002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단원이 됐다. 2007년 수석 무용수로 올라선 뒤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립발레단의 ‘신데렐라’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안무한 버전으로, 고전적 이야기의 틀 위에 현대적이고 파격적인 표현을 덧씌웠다. 그녀는 여기서 유리구두도, 토슈즈도 아닌 맨발로 춤을 추는 신데렐라로 변신한다. ‘신데렐라’를 “혁신적이고 세련된 작품”이라고 간략히 소개한 그녀는 “예전과 달라진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지영은 이번 공연을 끝내고 네덜란드로 돌아간 뒤 8월에는 국립발레단으로 완전히 복귀한다. 한창 주역으로 활약하는 때에, 그것도 화려한 유럽 무대를 뒤로하고 돌아오기 때문에 발레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었죠. 하지만 솔직히 내 자신도 활짝 피고 있는 시기라고 느꼈고, ‘어떻게 들어간 유럽무대인데….’라는 아쉬움으로 고민도 많았어요.” 실제로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은 ‘라 바야데르’, ‘돈키호테’에 그녀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한국행을 만류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한국무대를 선택한 건 최태지 국립발레단장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그녀가 예원학교 시절 최 단장이 ‘돈키호테’의 주역으로 선 무대에서 큐피드 역할을 맡았다. 그녀가 러시아로 유학을 떠날 때도, 국립발레단에 입단할 때도 최 단장은 큰 후원자가 됐다. 최 단장도 7년 전 어버이날에 그녀가 준 ‘엄마’라고 쓴 펜던트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을 만큼 김지영을 아끼고 있다. “당분간은 네덜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할 겁니다. 물론 한국 무대의 비중이 크죠. 앞으로 한국에서 그동안 해외에서 경험한 것을 후배들에게 전달하며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우리 전통에 현대 옷 입히니 ‘예술작품’

    우리 전통에 현대 옷 입히니 ‘예술작품’

    서양 복식을 다루는 한국 디자이너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풀어야 하는 숙제 같은 것일지 모른다. 글로벌 패션 무대를 주름잡는 일본, 중국의 디자이너들은 대개 고유의 색채를 서양의 틀에 맞춰 그럴싸하게 풀어내 찬사를 받은 이들이다. 맹목적인 모방은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다. 디자이너의 경쟁력은 고유의 것, 자신만의 것을 익숙한 방식이지만 어떻게 낯선 매력을 창조해 내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디자이너 이상봉의 ‘한글 패션’이 국내외에서 찬사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유의 전통을 서양 패션에 접목시켜 온 디자이너로 ‘이영주 컬렉션’의 이영주 대표도 빼놓을 수 없다. 2000년부터 전통적 요소를 가미한 의상을 선보여 왔으니 서양 복식 디자이너로서 우리의 것을 탐하는 그의 작업은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새달 2일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2009년 봄·여름 컬렉션 준비에 바쁜 그를 서울 청담동 매장에서 만났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꽤 낯익은 미니 원피스가 내방객을 먼저 맞는다. ‘피겨 요정’ 김연아가 에어컨 광고에서 입은 의상이다. 연예인 마케팅을 하지 않아 옷 짓는 솜씨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이 대표는 “이 옷 때문에 (사람들로부터)요즘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 겸손해하지만 그의 의상은 방송가와 예술계, 정계 인사들이 즐겨 입을 정도로 유명하다. 특히 그가 만든 드레스는 조수미, 장한나 등 클래식음악 스타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유명 수입 브랜드를 마다하고 그의 드레스를 찾는 이가 많은데 어떻게 전통에 눈을 돌리게 됐을까. “IMF가 계기가 됐죠. 당시 상황은 디자이너로서 나는 무엇인가라는 회의에 빠지게 했어요.” 불황 때문에 타격을 입기도 했지만 물밀듯 들어오는 해외 고가 수입 브랜드 물결 속에서 독창성, 차별화에 대한 필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됐다는 것.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쏟아부어 한국 시장을 잠식하는 수입 브랜드와 똑같이 해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2~3년간 가슴앓이를 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홀대하는 백화점의 영업 횡포, 일부 연예인의 무분별한 수입 브랜드 선호가 자신은 어떤 길을 가야할지에 대한 쓰디쓴 깨달음을 주었다고 했다. 그래서 찾은 해답이 우리 고유의 것, 외국 디자이너가 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전통의 문양, 그림, 색깔이었다. 뭔가 다른 것에 대한 절박감은 고유의 문화를 좀더 세련되게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자리잡았다. 연꽃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래 전통 조각보, 오방색, 민화 등을 활용한 ‘작품’ 같은 의상들을 선보여 호평을 받아 왔다. “옷 팔아 번 돈을 1년에 두 차례 여는 컬렉션에 다 쏟아붓는다.”는 그는 서공임 선생의 민화가 그려진 의상 한 벌을 제작하는 데 무려 1500만원을 들이기도 했다. 이번 컬렉션의 전통 요소는 한지와 묵화다. 한지에서 뽑은 실로 짠 옷감에 자연 풍경을 그린 묵화를 넣었다. 지금까지는 95%를 수입 원단에 의존했으나 이번에는 한지 섬유를 주로 사용했다. 한지 섬유는 천연 소재로 땀 배출이 잘되고 피부 건강에 좋아 친환경, 웰빙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설명한다. 모두 65벌. 은은한 색을 머금은 한지 섬유를 화폭 삼아 펼쳐진 부드러운 묵화가 의상 전체에 은근하고 우아한 멋을 깃들게 한다. “우리의 것은 촌스럽다는 그릇된 편견을 변화시키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욕심. 그는 한국적인 것을 천시하는 경향에 대해 쓴소리를 뱉었다. 특히 해외 영화제에 참석한 일부 한국 여배우가 외국 디자이너의 의상을 자랑인 양 걸치고 나오는 현실에 대해 씁쓸해했다. 그러면서 중국 유명 피아니스트 랑랑을 예로 들었다. “그가 공식 석상에 입고 나오는 의상을 보면 항상 가슴 한구석에 작은 용이 앙증맞게 수놓아져 있어요. 어떻게 해서든 민족적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거죠. 우리에게도 그런 정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내년은 브랜드 창립 15주년을 맞는 해다. 여러가지 의미 있는 일들을 구상중인데 모교인 미국 FIDM과 손잡고 미국에서 회고전을 여는 것이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다. “지금까지 발표했던 전통 요소가 가미된 의상들로 꾸며질 겁니다. 서양인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가가 디자이너로서 색깔을 더욱 뚜렷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요. 또한 한지 섬유처럼 우수한 소재가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바람도 있고요.”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최태환 칼럼] 속도전과 화이부동

    [최태환 칼럼] 속도전과 화이부동

    이재오씨 귀국이 임박했다. 지루한 유랑 생활을 청산한다. 그는 지난 설 명절 백두산에 올랐다. “이명박 만세”를 외쳤다고 전한다. 정권이 청사진을 막 펼쳐 보일 때 그는 떠났다. 지난해 봄이었다. 정권 1년 성적표는 초라하다. 각종 여론 조사가 뒷받침한다. 소리만 요란했다. 되는 것도 없고, 될 만했던 것도 좌절을 거듭했다. 그는 바깥에서 하릴없이 지켜봤다. MB정권 탄생의 1등 공신이었던 그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이 대통령은 지난 연말 “한국에서 함께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여권이 여전히 어수선하다. 대통령만 보인다. 국무총리도 없고, 국무위원·청와대 비서진도 보이지 않는다. 촛불위기, 용산참사의 와중에서도 책임지겠다는 당국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여권에 스타 장관·정치인이 없다. 지난 정권에선 달랐다. 자칭·타칭 스타들의 부침이 두드러졌다. 대통령에게 계급장 떼고 토론하자는 이가 있었고, 고비마다 대통령을 몸으로 지키려는 복심이 줄을 이었다. 청와대·정부·민주당 곳곳에 포진했다. 이해찬, 김근태, 유시민, 문재인, 이병완, 김병준, 김창호, 김두관, 안희정 등등. 당시 한나라당은 “깜도 안 되는 인물들”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지금 여권 분위기나 면면과 비교하면 일당백의 전사들이었다. 소수 정권의 이념과 가치를 지킨 버팀목들이었다. MB정권이 1주년을 맞았다. 달라져야 한다. 대통령의 사람들이 변해야 한다. 청와대 참모와 측근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 대통령 그림자에 숨어 안주하는 시스템으론 희망이 없다. 각자도생의 뒷궁리나 해선 정권에도, 그들에게도 미래가 없다. 앞장서야 한다. MB 전도사가 돼야 한다. 더불어 대통령의 ‘오버’, ‘과잉’을 제어하려는 노력은 있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1년 내내 ‘고언’보다 ‘부화뇌동’의 분위기가 앞섰다는 지적을 깊이 새겨야 한다. 대통령의 부정적 스타일, 부족한 이미지를 보완해야 한다. 대통령 말의 절제를 유도해야 한다. 대통령 혼자 모든 일을 챙기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대통령의 화법은 각론 제시형이라고 분석했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지적하고 언급한다. 정책 우선순위가 애매해졌다고 했다. 말의 권위를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했다. 감동의 언어가 필요한 때다. 절제 속에 국민이 공감대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화의 언어를 적절히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 내내 정제되지 않은 즉흥적 언어로 국민들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반면교사다. 고전에서 군주와 신하는 조화를 이루되 같아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대통령이 속도전을 주장할 때, 신하가 이를 찬양하면 ‘화’가 아니라 ‘동’이다. 공멸을 재촉할 수 있다. 앞서 나가려 할 땐 속도조절을, 속도가 느릴 땐 속도를 내도록 진언해야 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대통령의 철학과 가치에서 온기를 느끼기 어렵다. 원칙, 법치, 실용의 지나친 강조 때문이다. 무미건조함만 부각시킬 우려가 있다. 국민정서, 눈높이를 감안하지 못한 정책, 타이밍을 놓친 인사 모두 대통령과 측근들의 ‘화이동’의 단면이다. 화이부동의 가치를 다시 생각할 때다. 그래야 정권이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권의 지지 여부를 떠나 국민들이 편해지는 길이기도 하다. 최태환 논설실장 yunjae@seoul.co.kr
  • [캠퍼스 라이프]

    美신약개발연구소 분원 설치 ●강원대 세계 최고의 신약개발연구소 미국 스크립스(SCRIPPS) 연구소 분원이 4월쯤 춘천캠퍼스에 설치된다. 강원대는 지난달 연구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김진선 강원도지사와 권영중 총장 등 유치단은 다음달 27일 샌디에이고에 있는 연구소를 방문, 특허 등 세부적인 사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 졸업생 34명 日기업 취업 ●영진전문대학 졸업생 가운데 34명이 일본 현지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일본 하얏트 호텔을 포함한 3개 호텔 채용 담당자를 비롯, 일본 기업 관계자들은 이례적으로 영진전문대 캠퍼스를 방문해 채용면접을 실시한 결과 25일 현재 호텔을 비롯한 관광분야 16명, 자동차설계분야 15명, IT분야 3명 등의 취업이 확정됐다. 특히 일본 내 자동차 설계 전문회사 가운데 매출 규모가 1조 1000억원으로 가장 큰 트랜스코스모스 측은 졸업생 17명을 면접해 15명을 채용했다. 남명학당 한문 무료 강좌 ●경상대 남명학연구소 다음달 12일부터 연말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3시간씩 남명학관 106강의실에서 ‘남명학당 한문강좌’를 무료로 운영한다. 맹자를 완독할 예정이며, 고전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강사는 상반기에 경상대 한문학과 황의열 교수, 하반기에는 경남문화연구원 전병철 연구교수가 맡는다. 메디프라임과 산학협력 ●경성대 산학협력단 지난 24일 메디프라임과 산학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메디프라임 최병기 대표이사, 경성대 산학협력단 김태운 단장, 경영대학원 문석웅 원장, 상경대학 정기호 학장 등 관계자 10명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보건의료 실무 관련 상호 연구 ▲의료관광 관련 전문기술인력양성 및 정보 교류 ▲보건의료정보 실무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공동 개발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 스타 내세운 드라마 줄줄이 ‘쓴잔’ 왜?

    스타 내세운 드라마 줄줄이 ‘쓴잔’ 왜?

    소지섭, 신현준, 한지민, 채정안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SBS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이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6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 결과 지난 25일 방송된 ‘카인과 아벨’은 11.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을 벌인 KBS 2TV ‘미워도 다시 한번’은 18.2%의 시청률로 수목극 정상을 차지했고 MBC ‘돌아온 일지매’는 11.8%로 ‘카인과 아벨’과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카인과 아벨’은 13.7%. ‘미워도 다시 한번’은 16.5%를 ‘돌아온 일지매’는 10.8%의 시청률로 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미워도 다시 한번’이 수목극 정상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카인과 아벨’, ‘돌아온 일지매’와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 한편 ‘카인과 아벨’은 방송 첫 회 이후 시청률 하락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률을 따져보면(TNS기준: 15.9%(1회)→14.9%→13.7% / AGB닐슨: 13.7%→11.7%→11.8%) 매주 시청률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아직은 극 초반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 이르지만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이다. 최근 방송가는 톱스타들을 내세운 드라마들이 줄줄이 시청률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는 게 사실. 얼마 전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은 최지우, 유지태가 출연해 열연을 펼쳤지만 한자릿 수 시청률로 쓸쓸히 마무리됐다. 이에 앞서 종영된 송혜교, 현빈 주연으로 화제를 모은 KBS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에서는 외면을 받았다. 최근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서 드라마 관계자들은 “예전처럼 스타를 앞세워 성공해보겠다는 시대는 지났다. 스타를 기용하면 초반 시선끌기에는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시청자 수준이 높아졌고 성향도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탄한 시나리오와 짜임새 있는 연출력 등 다양한 면을 충족시킬 때 시청자들의 사랑과 시청률을 함께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이제 스타가 시청률을 만드는 시대는 끝난 것일까? 방송가와 스타들은 지금도 고민에 빠져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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