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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역사에 남을 재판… 정치적 악용 막을 것”

    [월드이슈] “역사에 남을 재판… 정치적 악용 막을 것”

    세계적인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를 심판대에 올릴 권오곤(56) 유고슬라비아국제형사재판소(ICTY) 부소장과 20일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권 재판장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카라지치 재판뿐 아니라 3년간 진행해온 뷰자딘 포포비치 외 6명에 대한 판결을 2010년 1월 선고할 예정이라 요즘 매일 재판관들과 눈코뜰 새 없는 ‘회의 열전’을 펴고 있다고 했다. 한국 법조인으로 처음 거물 전범의 재판장으로 뽑혀 화제가 된 권 부소장은 “2년 6개월에서 3년 안에 재판을 끝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권 부소장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카라지치가 재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카라지치도 지난 2006년 옥사한 유고 전쟁의 전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경우처럼 변호인 없이 스스로 재판을 받겠다고 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피고인이 재판절차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면서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재판의 최대 논란은 미국 정부가 1995년 데이턴 평화협정과 정계 은퇴를 조건으로 카라지치에게 기소 면책을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상소 재판부가 지난 13일 “효력이 없다.”고 판시하자 카라지치는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면책 결의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권 부소장은 “그 문제는 상소 재판부 결정에 의해 일단락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 재판소가 유엔안보리에 의해 설립된 것이니 유엔안보리가 면책 결정을 하면 재판을 할 근거가 없어지겠습니다만, 과연 그렇게 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겠죠.” 그는 이번 공판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 재판 이후 유고전범재판소의 의미를 점검하게 될 ‘최후의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만큼 책임감과 부담감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역사에 오래 남을 재판을 국제사회를 대표해 특히 재판장으로서 하게 되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권 부소장은 밀로셰비치 재판에도 재판관으로 참여했다. 1979년 서울민사지법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한 권 부소장은 대구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내던 2001년 ICTY 재판관으로 선출됐다. 2008년에는 ICTY 부소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8월에는 대법관 후보 4명 중 1명으로 추천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日 마쓰시타정경숙 민주당 정치인 요람

    │도쿄 박홍기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에 8명의 마쓰시타정경숙(松下政經塾) 출신이 포진했다. 또 중의원 480명 가운데 31명이 정경숙을 나왔다. 때문에 일본에서는 지난 6월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마쓰시타정경숙의 역할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17명의 각료 가운데 4600억엔(약 6조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인 얀바댐 사업중단 등 최대 현안에 매달린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과 방송·통신정책을 주도하는 하라구치 가즈히로 총무상 등 2명이 정경숙에서 정치를 배웠다. 또 내각에 노다 요시히코 재무부상과 다케마사 고이치 외무부상 등 4명의 부상, 야마이 가즈노리 후생정무관과 미카즈키 다이조 국교정무관 등 2명도 정경숙의 혜택을 입었다. 현재 중의원에는 ‘8·30’선거에서 첫 당선된 8명을 포함해 8선의 자민당 아이사와 이치로 의원까지 민주당 25명·자민당 6명 등 모두 31명이, 참의원에는 3명이 있다. 가나가와현과 미야기현 등 2명의 지사, 도도부현과 기초단체 등 각각 13명의 시의원도 정경숙 출신이다.정경숙은 지난 1979년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국가의 리더를 기른다.”는 취지 아래 70억엔의 사비를 털어 가나가와현의 2만㎡부지에 세웠다. 해마다 200명가량이 입숙을 원하지만 22~35세의 대졸 및 사회경험자 가운데 5명 안팎만 뽑고 있다. 소수 정예의 교육을 위해서다. 교육기간 3년 동안 창업자 마쓰시타 연구, 고전강좌, 검도, 다도, 서도 등 2시간 단위로 구분, 교육이 진행된다. 1년에 한차례 100㎞ 밤샘 행군도 실시한다. 모든 입숙자에게 숙식과 함께 매달 25만엔의 연수활동비와 연 100만~150만엔의 활동자금도 지원한다.정경숙을 찾는 이들은 지연이나 혈연, 학연의 배경이 약한 정치 지망생이 많다. 2~3세 세습 및 관료 출신의 공천이 주류를 이루는 자민당에 들어갈 수 없는 정치지망생들이 정계진출의 통로로 정경숙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민주당에 정경숙을 나온 의원이 많은 이유이다. 정경숙에서는 다양한 현장체험에다 정계에 나간 선배나 동료를 통해 “선거가 두렵지 않다.”는 경험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hkpark@seoul.co.kr
  • 쉽고 재미있는 심리학 이야기

    스키너의 상자는 실험동물의 환경을 철저하게 통제하면서도 측정하려는 행동이 나타난 횟수를 쉽게 기록할 수 있는 실험용 우리다. 이 도구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번거로움을 싫어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행동주의 심리학의 전성기를 연 프레데릭 스키너는 1930년대 미국 하버드대의 대학원생이었다. 당시 심리학계는 쥐나 비둘기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많이 했다. 쥐의 학습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스키너는 미로를 헤매는 쥐를 한없이 지루하게 지켜봐야 했다. 이게 귀찮았던 스키너는 이 실험을 자동화할 수 있는 도구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스키너는 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형성과 왓슨의 행동주의 원리를 종합한 새로운 심리학 연구 방법을 만들어 냈다. 심리학과 영화를 접목시킨 칼럼니스트로, 또 인기 블로거로 온·오프라인 상에서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장근영은 ‘심리학 오디세이’(예담 펴냄)에서 최근 들어 부쩍 대중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심리학 이야기를 쉽게 풀어낸다. 다양한 방면에서 인간의 마음을 탐험했던 사람들과 그들이 발견해낸 심리에 대한 39가지 이야기가 담겼다. 매 주제마다 저자가 직접 위트를 담아 그린 카툰도 독자들을 흥미로운 심리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길라잡이다. 1만 3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파출소의 부활

    파출소의 부활

    2003년 이후 도심에서 자취를 감췄던 파출소가 부활하고 있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민생 풀뿌리 치안’을 강조하면서부터다. 일선 경찰들은 “파출소가 치안에 가장 적합한 구조”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인력증원 없는 부활은 경찰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처사라고 지적한다. 서민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치안시스템이 구체적인 검토 없이 너무 잦은 변화를 보인다는 비판도 있다. 치안의 최전선인 파출소. 부활하기까지의 배경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살펴봤다. ■ 신문로파출소 근무 르포 15일 밤 10시40분, 서울 신문로 1가에 위치한 신문로 파출소. 폐쇄회로(CC)TV 화면을 지켜보던 유성범(43) 경사가 야간 순찰 채비에 나선다. 광화문 지구대가 신문로 파출소와 사직파출소로 나뉜지 이날로 꼭 일주일째. 지구대 시절의 4조 2교대 근무가 3조 2교대 근무로 바뀌었다. 야간조는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5명 1팀으로 근무한다. 2명씩 짝을 지어 두 시간씩 순찰과 파출소 근무를 번갈아 맡는다. ●밤샘 순찰에 취객과 실랑이도 강석권(55) 팀장이 순찰차에 시동을 걸고 유 경사가 조수석에 앉았다. 순찰차는 시속 20㎞로 성곡미술관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신문로 파출소의 관할지역은 신문로 1가를 비롯, 정부종합청사 뒤쪽인 도렴동·내수동·내자동·적선동 등 8개 동. 지구대 시절에 비해 관할 구역은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인원 부족은 여전하다. 파출소 직원은 지구대 시절 34명에서 17명으로 줄었다. 순찰차도 2대로 반분됐다. 밤 11시부터 새벽 3시 사이 치안수요가 몰리지만 내근자도 필요해 동시 2대 순찰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지구대 시절엔 야간근무 시간이 12시간이었지만 파출소로 바뀌면서 대기근무 시간만 2시간 더 늘어났다. 지구대 시절보다 주민 치안점검은 쉬워졌다. 유 경사는 “아무래도 구석구석 살펴보게 된다. 낮에 도보순찰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야간순찰 때는 24시간 편의점, 여성 1인 운영업소 위주로, 주간에는 주택가 중심 순찰을 한다. 순찰차가 사직동 골목길을 빠져나오는 사이 112 무전은 쉴 새 없이 울려댄다. “목이 졸려 말을 못한다.”며 ‘이하불상’(주소·신고위치 등이 접수 안 된 신고) 무전이 들어왔다. 서울청에 접수된 모든 이하불상 신고는 일단 신문로파출소로 확인 명령이 떨어진다. 그러나 지구대가 파출소 2개로 쪼개진 뒤 이를 전담하다 보니 벅찬 점도 있다. 112신고 건수는 하룻밤 20여건에서 많게는 30여건에 이를 때도 있다. ●인원부족 14시간 야간근무 세종문화회관 뒷길로 들어선 순찰차가 멈춰섰다. 이날 밤 빌딩가 뒷골목은 네온사인 불빛과 술취한 이들이 뒤섞여 휘청거렸다. 경찰은 인도에 테이블을 펴놓고 영업 중인 술집 주인에게 계도장을 발급했다. 이날 밤 서울청과 인근 오피스텔가 순찰만 네다섯 차례. 새벽 1시쯤, 약 9㎞ 동안 이어진 순찰근무를 일단락하고 자리에 앉지만 신고전화가 이어진다. 경찰서 9개과에서 떨어지는 업무지시가 말단 치안조직인 파출소로 쏟아지다 보니 짬짬이 잡무처리도 해야 한다. 새벽 3시, 다시 순찰을 나서 싸움난 취객들을 진정시키고 나면 어느새 동이 튼다. 무기입고 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야근은 마무리된다. 경찰들은 “파출소로 바뀐 뒤 휴무가 줄었다. 쉬는 날에도 사격연습, 교육, 주간 정상근무를 하다보면 업무강도는 더 해졌다.”고 하소연했다. 글 사진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2009년 최고의 할리우드 여배우는 누구?

    2009년 최고의 할리우드 여배우는 누구?

    미국 야후가 네티즌을 상대로 2009 최고의 할리우드 남녀배우와 영화를 뽑는 투표를 진행중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최고의 여배우 부문에는 드류 베리모어, 산드라 블록, 메릴 스트립 등 원조스타 뿐 아니라 페넬로페 크루즈, 메간 폭스 등 전성기를 자랑하는 스타들이 후보로 올랐다. 현재(17일 오후 4시) 11만 4054명의 네티즌이 참여한 이 투표에서 압도적인 비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우는 메간 폭스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육감적인 몸매로 남성팬의 마음을 뒤흔든 그녀는 26%의 지지를 받아 올해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에 바짝 다가섰다. 뒤를 이어 영화 ‘프로포즈’로 재기에 성공한 산드라 블록이 20%,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며 최고의 연기력을 자랑한 메릴 스트립이 14%의 지지를 받으며 뒤를 쫓고 있다. 2009 최고의 할리우드 영화 부문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전 세계에서 흥행에 성공한 블록버스터 영화 10편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J.J. 에이브람스 감독의 ‘스타 트렉: 더 비기닝’이 2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엠마 왓슨, 다니엘 레드클리프 주연의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와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성인 코미디인 ‘더 행오버’(The hangover)가 각각 20%, 16%로 뒤를 쫓고 있다. 특히 2009 최고의 영화 후보작 10편중에는 한류스타 이병헌이 출연한 ‘지.아이.조’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현재 2%라는 다소 낮은 지지율로 고전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준다. 남자 배우 부문에는 숀 팬, 모건 프리먼, 로버트 드니로 등이 후보에 올랐으며, ‘더 게이머’에 출연한 제라드 버틀러가 24%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009 최고의 할리우드 남녀배우와 영화를 뽑는 이번 투표는 야후 사이트에서 26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불륜·폭력·패륜 난무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그리스의 귀신들

    불륜·폭력·패륜 난무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그리스의 귀신들

    귀신이나 신이나 국어사전에서는 모두 ‘초인적이고 초자연적 위력을 가진 존재’로 정의된다. 그런데 왜 우리가 제사로 모시는 조상들은 귀신이라고 하고 제우스, 헤라, 프로메테우스, 아르테미스는 신이라고 할까. 그들을 ‘그리스 귀신’이라고 부르면 왜 이상할까. 그리스 철학자 크세노파네스는 그리스 신들이 인간과 같은 존재이고 음모·계략·살인·절도 등 범죄와 폭력을 일삼는 부도덕한 존재라고 비판했고, 플라톤도 “신화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면을 부채질한다.”고 신화를 거부했다. ●권선징악조차 빠진 그리스 신화 그리스 신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시각은 고대 그리스부터 있었지만, 우리에게 그리스 신화는 학생들에게는 강력 추천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서양 문화, 예술, 지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신화를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도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있고, 알에서 나왔다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하늘에서 떨어진 황금알이 변한 가락국의 시조 수로왕 등 신적인 존재가 있지만 그리스 신화만큼 추앙받지는 못한다. 진보 법학자로 꼽히는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그의 최신작 ‘그리스 귀신 죽이기’(생각의나무 펴냄)에서 거꾸로 뒤집어 그리스 신화를 파악한다. “그리스 신화는 여러모로 유해하다.”는 박 교수는 가부장적 권위성, 세속성, 오락성이 뒤섞인 그리스 신화를 불륜, 폭력, 복수 등이 난무하는 한국의 막장 드라마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의 막장 드라마가 조금 더 낫다. “극단적인 요소들의 뒤범벅으로 오락성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그 외양만은 권선징악이라는 최소한의 도덕성을 띠는 반면 그리스 신화에는 그것조차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제목처럼 ‘그리스 신’을 ‘그리스 귀신’이라고 하는 것은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서 부정에 가깝다. 그리스 신화에서 주체인 자기는 신과 영웅들이고, 남성에다 지배자이며, 그리스이고 서양이다. 객체인 타자는 괴물이나 여성, 피지배자, 그리스가 아닌 비서양이다. 게다가 사악하고 음탕한 존재들로 묘사된다. 신이나 영웅은 항상 ‘한번 보면 반하고야 마는’ 선과 미를 갖춘 얼짱에 몸짱이다. 그리스 신화는 태생부터 당혹스럽다. 우주와 신들의 탄생에 대해 가장 체계적이고 신뢰할 만하다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는 ‘카오스(혼돈)’에서 ‘에레보스(암흑)’와 ‘닉스(밤)’가 생기고, 그 둘 사이에서 ‘아이테르(하늘)’와 ‘헤메라(낮)’가 생겼다고 한다. 결국 에레보스와 닉스는 형제 사이인데, 그들에게서 하늘과 낮이 나왔다니, 패륜이라는 것인가. 또 닉스는 혼자서 운명과 죽음, 고뇌, 운명의 여신과 죽음의 여신 등의 자식을 낳는데, 이는 죽음이 여성에게서 비롯됐다는 것을 드러내는 극단적인 가부장적 태도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모습을 한 전지전능한 신 제우스만 봐도 그렇다. 절대 권력의 상징인 제우스는 정복하고자 마음 먹은 대상은 성별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부인은 첫번째 지혜의 여신 메티스부터 마지막인 여동생 헤라까지 무려 다섯명이다.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다른 여인인 레다를 유혹하기 위해 백조로 변신했고, 황금비로 변해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의 딸 다나에에게 내려 페르세우스를 낳았다. 그러나 전쟁과 이성의 여신 아테나에게는 정절을 강요한다. 아테나가 고취하는 미덕은 정치적 영지, 용기, 조화, 규율, 자기억제이며 처녀의 전형이다. 인간 여성의 기원도 차별적이다.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은 프로메테우스 때문에 화가 난 제우스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판도라를 만들게 했다. ‘신통기’에는 판도라를 ‘파멸을 가져다주는 여자들의 종족’으로 표현한다. 괴물을 무찌르는 헤라클레스를 비롯한 영웅의 모습은 다분히 제국주의적 이미지이다. 폭압성과 무법성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정의를 실현하고 세상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정당화된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는 그 안에 신과 인간, 영웅과 괴물, 남성과 여성 등의 차별구조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신화에 대한 열광은 정신적 제국주의” 저자는 “그리스 신화가 원초적 본능을 숨김 없이 드러내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것이라고 예찬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음란, 강간의 폭력주의만이 아니라 전제주의, 제국주의, 침략주의, 귀족주의, 영웅주의, 군사주의, 물질주의, 권위주의, 성차별주의, 남성주의, 기계주의 따위를 상징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열광은 비윤리적 행태와 서구 중심의 사유를 퍼뜨리는 ‘정신적 제국주의’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동양에 대한 편견과 폄훼가 묻어 있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이 제기하는 서구 제국주의의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수단이고,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근원적 힘일 뿐이다. 저자는 민족과 계급, 성별 등의 투쟁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리스 귀신이 추방돼야 한다.”고 꼬집는다. 책은 그리스 신화를 읽는 것조차 막아 서지는 않는다. 다만 읽으려면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기를 권한다. 더 멀리는 평화적 질서를 뒤흔드는 서구의 폭력성을 이해하고 서구중심적 사유를 넘어서는 길로 인도한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차량파손 이유로 2세 아이 ‘황당 고소’

    “두 살 짜리 꼬마를 체포해주세요.” 영국에 사는 한 남성이 2세 여아를 신고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고의적으로 막대기를 이용해 차를 망가뜨렸다.’는 것이 이유다. 치펜험에 사는 이 남성은 아이가 막대기로 자동차를 건드리는 모습을 보고는 곧장 경찰에 신고전화를 걸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차 주인이 아직 말도 잘 못하고, 잘 걷지도 못하는 아이를 상대로 조사를 요청했다.”면서 “아이를 차량파손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경찰은 신원보호법규 상 아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정확히 자동차의 어떤 부위가 파손됐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아이의 부모는 “어린아이의 사소한 잘못을 용납하지 못하고 고소하겠다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신고인을 상대로 맞대응하고 나섰다. 경찰은 “피해자 측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달라고 신고한 만큼, 가해자의 나이와 상관없이 사건 현장과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문제는 조사 대상인 가해자가 너무 어리다는 것이다. 적어도 10세는 넘어야 가해자로서 인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건을 접한 어린이 자선재단 키드스케이프(Kidscape)의 관계자는 “두 살짜리 아이를 용의자라고 주장하는 건 제정신이 아닌 처사다. 내가 들어본 사건 중 가장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라고 차 주인을 비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권위조 갈수록 담대해진다

    여권위조 갈수록 담대해진다

    지난달 10일 태국인 P씨가 인천공항에 도착, 입국심사대에 섰다. 그는 관광하려고 한국에 왔다고 했다. 그러나 인천공항 출입국사무소 사전승객분석시스템(AP IS)에는 P씨와 이름과 생년월일은 같고 성만 다른 태국인이 2007년 8월28일 위변조 여권으로 입국하려다 적발된 적이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위·변조 여권을 감식하는 직원들이 투입됐고, P씨가 다른 사람의 여권을 사용한 것을 알아냈다. 가방에서는 진짜 이름이 적힌 신용카드가 발견됐다. 2006년 11월8일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불허 처분을 받자 P씨는 2007년에는 위조 여권을, 이번에는 타인 여권을 이용했다. 위·변조 여권 등을 갖고 인천공항을 드나들다 적발된 내·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1948명. 지난해 같은 기간(2404건)에 비해 19% 줄었지만, 그 수법은 훨씬 교묘하다. 출입국심사대에 디지털 현미경 등 최신감식장비가 등장하면서 여권의 사진을 교체하는 고전적 방법은 줄었지만 다른 사람의 여권을 사용하거나 인적사항 전체를 위조해 제작하기 시작했다. 중국·태국·몽골 국적자의 위·변조가 60%가량 된다. 위조된 홍콩여권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으로 가려던 중국인이 지난달 9일 붙잡혔다. 항공사 직원이 여권이 의심스럽다며 정밀감식을 의뢰한 것. 감식 결과 여권의 인적사항면을 동판으로 위조해 제작한 여권이었다. 최신 감식장비가 없었다면 육안으로는 차이점을 발견하기 쉽지 않았다. 하루 평균 7건의 위·변조 여권을 이렇게 찾아낸다.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는데도 위·변조 사범이 줄어든 것은 APIS를 도입한 덕분이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APIS는 승객이 외국 공항에서 체크인하면 인천공항 도착 2시간 전에 그 승객의 범죄 정보를 받아보고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APIS는 한국 내 불법체류나 여권 위조 경력이 있는 승객을 자동적으로 입국 거부자(빨간색)나 의심자(파란색)로 분류한다. 그러면 직원이 입국 심사대에서 그 승객의 여권을 면밀히 검토하고 심층 면접한다.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승객이라도 범죄 경력이 있으면 공항에 머무르는 동안 폐쇄회로(CC)TV로 행적을 추적한다. 석동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공항 출입국관리소는 우리나라의 관문으로 안보의 최전선이라 24시간 멈추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빈부 격차 세계 1위는 홍콩…한국은 16위

    세계에서 가장 빈부 격차가 심한 나라는 홍콩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 27개 나라 가운데 16위를 차지했다.사회복지제도가 비교적 잘 돼있는 북유럽 국가들과 일본은 상대적으로 소득균형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경제잡지 비즈니스위크는 15일 유엔개발계획(UNDP)이 내놓은 전세계 소득 불평등에 대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국가별 빈부 격차 순위를 공개했다.유엔개발계획은 지니계수 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바탕으로 국가 및 지역별 빈부격차 순위를 매겼다.이탈리아의 통계학자 코라도 지니가 개발한 지니계수는 소득분포의 불평등도를 측정하기 위한 계수로,1에서 100까지 숫자 중 1에 가까울수록 분배가 불평등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빈부 격차가 가장 심한 나라는 홍콩으로 지니계수 43.4를 기록했다.홍콩은 상위 10% 부유층이 전체 소득과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9%나 차지한 반면 하위 10%는 겨우 2%에 그쳤다.2위는 싱가포르로 지니계수는 42.5였다.미국(지니계수 40.8),이스라엘(지니계수 39.2),포르투갈(지니계수 38.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지니계수 31.6으로 17위를 차지했다.상위 10% 부유층이 전체 소득과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5%였고 하위 10%는 2.9%에 불과했다.  비즈니스위크는 1990년대 말 아시아에 닥친 금융위기 이후 소득 불균형이 한국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고 소개했다.또 현재는 개인별 뿐만이 아니라 기업별로도 빈부 격차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삼성이나 LG와 같은 대기업들은 경기침체 가운데서도 성장하고 있지만 중소형 기업들은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니계수 24.9를 기록하면서 덴마크(지니계수 24.7)에 이어 두 번째로 빈부 격차가 작은 나라로 꼽혔다.이 외에 스웨덴 (지니계수 25.0), 노르웨이·체코(지니계수 25.8), 핀란드 (지니계수 26.9) 등도 빈부격차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유엔개발계획이 발표한 국가별 빈부격차 순위와 지니계수  1위 홍콩 : 43.4  2위 싱가포르 : 42.5  3위 미국 : 40.8  4위 이스라엘 : 39.2  5위 포르투갈 : 38.5  6위 뉴질랜드 : 36.2  7위 이탈리아 : 36.0   영국 : 36.0  9위 호주 : 35.2  10위 아일랜드 : 34.3   그리스 : 34.3  12위 스위스 : 33.7  13위 벨기에 : 33.0  14위 프랑스 : 32.7  15위 캐나다 : 32.6  16위 한국 : 31.6  17위 슬로베니아 : 31.2  18위 네덜란드 : 30.9  19위 룩셈부르크 : 30.8  20위 오스트리아 : 29.1  21위 독일 : 28.3  22위 핀란드 : 26.9  23위 노르웨이 : 25.8   체코 : 25.8  25위 스웨덴 : 25.0  26위 일본 : 24.9  27위 덴마크 : 24.7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페루 “아르헨 대표팀, ‘경기 져달라’ 사정”

    페루 “아르헨 대표팀, ‘경기 져달라’ 사정”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남미예선 아르헨티나-페루 전이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볼리비아 주심이 편파 판정으로 홈팀 아르헨티나에 유리하게 경기를 유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경기 중 페루 선수들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동정심에 호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만만하게 봤던 ‘약체’ 페루가 만만치 않은 저력을 발휘하면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자 “페루는 이미 예선에서 탈락하지 않았느냐. 우리라도 월드컵에 가게 제발 한 경기 져달라.”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경기 중에 있었던 ‘비밀’을 폭로한 건 페루 월드컵 대표팀의 주장 로베르토 팔라시오스. 그는 귀국 후 페루 신문 ‘엘 볼콘’과의 인터뷰에서 “10일 경기 때 아르헨티나 대표팀 주장인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지금 우리 상황이 복잡하고 다급하다. 우리가 이기게 좀 도와달라.’고 빌더라.”고 말했다. 그는 “아르헨티나가 이기게 도와주었으면 좋겠는데 우리도 워낙 예선성적이 안 좋기 때문에 승리를 선물로 줄 수는 없다고 대꾸했다.”고 밝혔다. 첫 폭로가 나오자 나머지 페루 대표팀 선수들도 “경기 때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서 줄줄이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페루의 수비수 후안 바르가스는 “누구라고는 꼭집어 얘기하지 않겠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도중에 져달라고 사정을 한 건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주장이 말한 건 모두 사실”이라며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천천히 해라’ ‘너무 뛰지 말라’는 얘기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마치 정신병자들처럼 절망에 빠져 있었다.”고 비꼬았다. 아르헨티나 일부 현지 언론은 페루 대표팀 선수들과 전화인터뷰를 하고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구걸했다.”고 보도했다. 페루는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10개국 중 10위로 꼴찌를 달리고 있다. 10일 ‘꼴찌’와의 홈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고전 끝에 2대1로 간신히 승리해 꺼져가던 월드컵 본선직행의 꿈을 극적으로 되살렸다. 아르헨티나는 14일 오후 7시 우루과이와 남미예선 18차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편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본선에 가든 못 가든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마지막 경기 후 사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면서 “마라도나 감독과 (대표팀에서 부진한) 리오넬 메시가 이미 말을 안 하는 지 오래되는 등 대표팀 내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풋볼아르헨티나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겨울 겜심 잡아라”…외산 대작 4파전

    “겨울 겜심 잡아라”…외산 대작 4파전

    외산 대작 온라인게임이 올해 겨울 국내 게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4파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주인공은 ‘워해머 온라인’, ‘에이지 오브 코난’, ‘삼국지 온라인’, ‘룬즈 오브 매직’으로 모두 MMORPG(온라인모험성장게임) 장르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이들 게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의 성공 이후 크게 눈길을 끈 외산 게임이 없는 상태에서 국내 게임시장의 벽을 넘고자 일차적으로 현지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지 오랜 기간이 지났지만 그동안 쉽게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도 이 때문. 서둘러 게임을 내놓기보다 시간을 들여 한글화를 진행하는 등 국내 게임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준비기간을 거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들 게임은 최근 경쟁적으로 한글화 과정을 공개하고 소규모 테스트 등을 진행해 국내 게임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세몰이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 일각은 현지화 외에 국내 게임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게임 내외적 장치를 선보일지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앱스토어 서비스를 선보인 ‘아이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개성 강한 토종 신작들과 경쟁하기 위해 타 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룬즈 오브 매직’은 2차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앞두고 일부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요금제 논란이 일자 국내 요금 및 아이템 정책을 유럽 서비스와 다르게 운영할 뜻을 내비쳤다. 국내 게임시장에서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외산 대작 게임들이 줄기차게 선을 보이는 것에 대해 관련 업계는 국내 게임시장의 높은 시장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전세계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 가운데 국내 게임시장은 전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중심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외산 대작 게임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올해 겨울시즌은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들 게임의 참여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전쟁에 관한 불멸의 고전 첫 완역판

    19세기의 유명한 군사사상가였던 골츠는 전쟁론을 남긴 클라우제비츠의 업적을 이렇게 기렸다. “클라우제비츠 이후에 전쟁을 논하려는 군사이론가는 마치 괴테 이후에 파우스트를 쓰거나 셰익스피어 이후에 햄릿을 쓰려는 작가처럼 모험을 무릅써야 한다.” 이렇듯 전쟁에 관한 불멸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Vom Kriege)’(김만수 옮김, 갈무리 펴냄) 3권이 4년여 만에 완역, 출간됐다. 미국의 군사전략가인 브로디가 “단지 가장 위대한 책이 아니라 전쟁에 관한 한 진정으로 위대한 유일한 책”이라고 했던 바로 그 책이다. 갓 12살에 입대해 13살에 첫 전투를 겪었으며, 15세에 소위로 임관해 참모장과 군사학교장을 역임한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은 동양의 손자병법과 쌍벽을 이룬다. 이 저술에 대한 클라우제비츠의 자부심은 대단해 “나는 자명하고, 몇 백번이나 언급되어 일반적이라고 생각되는 평범한 것은 모두 피하려고 했다. 2∼3년 후에 잊혀질 책을 쓰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책은 ▲전쟁의 본질 ▲전쟁이론 ▲전략 일반 ▲전투(1권) ▲전투력 ▲방어(2권) ▲공격 ▲전쟁계획(3권) 등을 담고 있다.1∼3권 각 2만원·2만 5000원·1만 5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외모보다 내면? 솔직해지죠 우리!

    이런 이야기를 들어봤는지. 예쁜 여대생이 A+학점을 받으면 남자들은 “얼굴도 예쁜데 공부도 잘해.”라고 칭찬한단다. 그런데 못생긴 여대생이 A+를 받으면 남자들은 “독한 년!”이라고 몸서리를 친다는 것이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지만 생겨나기를 못생기게 태어난 여자들 입장에서는 부모 탓을 할 수도 없고, 그저 씁쓸할 뿐이다. 그러나 씩 웃는 남자들이여, 이런 멋진 외모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여자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는지. ●태어나면서부터 멋진외모는 혜택 노스캐롤라이나대 경영학과 다이엘 M 케이블 교수와 플로리다대 경영학과 티머시 A 저지 교수의 2000년 연구에서, 미국 성인남자의 평균 키는 173㎝인데 이보다 2.5㎝ 더 클 경우 연봉을 약 879달러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사례니까 안심할 수 있다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읽어보면 안다. ‘외모, 상상 이상의 힘’이란 부제를 가진 ‘룩스’(고든 팻쩌 지음, 한창호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아름다운 것이 좋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나 뿌리 깊고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인 고든 팻쩌는 외모연구소의 설립자이고, 시카고 루스벨트대 종신 재직 교수. 30년 동안 외모지상주의(lookism)를 연구했다. 인류가 500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기 시작한 이래로 아름답다는 것은 사실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표였다. 한 예로 동양에서는 숱이 많고 윤기가 흐르는 삼단 같은 머리를 선호하는데, 스트레스로 30대부터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해지고 소갈머리와 주변머리가 속속 빠지는 것을 경험해 본 현대인들이라면 그런 아름다움에 대한 선호가 건강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느낄 것이다. 이 건강은 자신의 유전자를 파트너가 후대에 잘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의 외형적인 표현이자 신호로,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남자의 경우 큰 키, 멋진 근육, 강인한 다리 등이 선호되고, 여성의 경우 백옥 같은 피부(소화기가 건강하다는 증거)나 흑단 같은 머리, 자그마한 몸집(출산 성공률이 높다고 함) 등이 선호된 것이다. ●법관·인사권자들도 편견 못 벗어나 매력적인 외모로 인한 혜택은 신생아실에서 시작된다. 매력적인 신생아는 특별대우를 받고, ‘다섯 손가락 중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어디 있느냐.’고 장담하는 부모들의 손을 거쳐, 학생을 교육시켜야 하는 선생들에게 넘어간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각 기업이나 국가의 인사담당자들도 매력적인 외모를 선호한다. 정의로워야 할 법관과 배심원들은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에게 늘 관대한 판결을 내리고, 능력에 대한 평가가 가장 확실할 것 같은 군대에서도 승진에 더 유리하다. 외모에 대한 편견은 성경에서도 나타날 뿐만 아니라 신데렐라 등 고전이 된 동화책을 통해서도 내면화되고, TV와 잡지 등 대중매체를 통해 확대재생산되면서 후대로, 후대로 전승돼 간다. 이를테면 성경 창세기에서 이삭의 이란성 쌍둥이 아들 야곱과 에서가 나오는데 어머니는 야곱을, 아버지는 에서를 각각 사랑한다. 후계자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어머니는 자신이 사랑하는 야곱이 선정될 수 있도록 술수를 쓴다. 병원 신생아실의 간호사들은 몸집이 작은 여자 신생아와 덩치가 큰 남자 신생아에게 더 매력을 느끼고, 그 결과 이들은 간호사들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몸무게 증가가 더 빠르고, 더 빨리 병원에서 퇴원할 수 있게 된다. ●성경·동화에서도 외모가 성격 대변해 2003년 웨스턴일리노이대 크라우어홀츠와 베이커-스페리가 그림형제의 동화 168편을 분석한 결과 94%에서 이야기당 평균 14번 외모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고, 외모가 떨어지는 인물은 아주 형편없이 지낸다. 또한 동화 5편 중 1편에서는 못생긴 외모와 사악한 행동이 연관성을 지니고, 끔찍한 처벌도 받는다. 텍사스대 대니얼 해머메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아름다운 여성 교수는 남자학생들에게 대단히 긍정적인 평가를 얻게 된다. 루키즘에 경도된 사회는 비극을 유발한다. 1999년 4월 미국 콜로라도 주 리틀턴 소재 컬럼바인 고등학교에서는 학생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학생과 선생 12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당한다. 이후 알래스카와 조지아에서 18개월 동안 12건의 유사 사건이 발생하는데 범인은 11살짜리도 있었다. 이들 총기난사 학생들의 공통점은 매력적이지 않은 육체로 괴롭힘을 당해오던 애들이었다. 이 책의 매력은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소중하다.’고 끝내 말하지 않는다는 것. 물론 ‘그래서 못생긴 나보고 어쩌라고.’하는 짜증이 몰려온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도 감수차 이 책을 읽고 괴로웠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본다.’고 자신하는 사람들, 또는 학생을 가르치거나 인사권을 행사하고 평가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자신의 판단이 그 인물의 능력보다 외모에 머문 것은 아닌지 세밀히 검토할 자료로 참고하길 바란다. 1만 3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디렉터스 체어/함혜리 논설위원

    미국 유학파 감독 하길종의 등장은 1970년대 초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서울대 불문과 출신으로 명문 UCLA 영화과에서 영화를 공부한 보기 드문 인텔리인 그가 ‘도떼기시장의 난장판’ 같았던 영화계의 관심을 끈 것은 당연했다. 졸업작품 ‘병사의 제전’이 MGM 영화사가 전 미국의 영화 전공학생 가운데 4명을 선발해 주는 메이어 그랜드상을 받은 것만으로도 그의 실력은 이미 검증을 마친 상태였다. 하 감독은 1972년 직접 각본을 쓴 영화 ‘화분’을 선보였다. 한 가족의 붕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한 내용으로, 당시 한국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실험적인 영상들로 가득 찼다. 그러나 관객들은 외면했고 영화제 심사위원들은 그의 영화를 아예 심사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듬해 ‘수절(1973년)’을 발표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그를 더욱 힘들게 만든 것은 당국의 검열이었다. 20여분이나 사라진 ‘수절’을 보면서 그는 “눈알과 입이 없고, 팔 다리가 잘려나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고 탄식했다. 유신시대 젊은이들의 꿈과 상처를 다룬 75년 작 ‘바보들의 행진’ 역시 검열관들로부터 무참하게 가위질 당했다. ‘여자를 찾습니다.’(1976),‘한네의 승천’(1977)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한 뒤 하 감독은 ‘속 별들의 고향’(1978)을 만들어 그해 최고 히트를 기록한다. 제작자와 딱 두 편만 흥행영화를 만든다고 약속한 까닭에 이듬해 ‘병태와 영자’를 발표했다. 개봉과 함께 몰려드는 관객들을 보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다짐하던 그는 땅바닥에 풀썩 쓰러지고 만다. 고혈압에 따른 뇌졸중. 닷새 뒤 그는 38년의 짧은 생을 어이없이 마감했다. 한국영화가 세계영화와 함께 놓이기를 꿈꿨던 그는 시대증언과 인간탐구의 역작을 구상 중이었다. 올해로 30주기를 맞은 하길종 감독이 제 1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이 됐다. 2001년부터 이 회고전의 밤 행사를 후원해 온 에르메스 코리아는 오늘 저녁 그의 이름이 새겨진 디렉터스 체어를 헌정한다. 영화계의 기존세력와 냉랭한 관객, 그리고 숨막히는 사회로부터 매만 맞다가 떠난 천재 영화감독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으련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제14회 부산영화제 ‘여신’의 조건…우아·고전·보수

    제14회 부산영화제 ‘여신’의 조건…우아·고전·보수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우아하고 화사한 여신들의 강림이 이어졌다. 8일 오후 7시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130명에 달하는 국내외 톱스타들과 저명한 영화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레드카펫의 꽃’으로 불리는 여배우들은 특유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부각시키는 드레스를 선택해 팬들의 시선이 끌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여배우들의 스타일은 바로 우아함과 고전미 그리고 보수적인 스타일로 요약됐다. 한동안 이어졌던 미니드레스의 유행이 지나간 자리에는 여신들의 길고 화려한 옷자락이 드리웠다. 특히 올해는 걸음에 따라 우아하게 움직이는 얇은 실크 소재의 이브닝드레스가 많이 등장해 여신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드레스 컬러의 대세는 블랙 앤 화이트였다. 과감한 레드 컬러 드레스를 선택한 김소연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많은 여배우들이 흰색 혹은 검은색 계통의 드레스를 많이 입었다. 특히 배우 임수정과 하지원 한예슬 등은 화이트 혹은 크림색의 롱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여신 같은 모습을 선보였다. 블랙 컬러를 선택한 고은아 전혜빈 성유리 등도 섹시하지만 고전적인 슬림 앤 롱 스타일의 드레스를 선보였다.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유행이 돌고 돌아서 미니를 지나 롱 드레스의 시대가 왔다. 샤넬 지방시 등 유명 브랜드들은 올해 패션쇼의 이브닝드레스 섹션에 공을 들여 우아한 롱 드레스들을 많이 선보였다. 이는 세계적인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정면으로 맞닥뜨린 브랜드들의 안전 노선 선택에 영향을 받은 것. 각 브랜드들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모험을 하기보다는 고전적이고 보수적인 디자인을 쏟아낸 것이다. 이에 트렌드에 민감한 여배우들은 패션계의 동향에 따라 롱 드레스를 선택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한 패션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와 같은 현상은 1920년대와 30년대 패션 동향의 복습이다. 1920년대 유행했던 미니 스타일의 드레스가 유행했다. 하지만 1929년 경제 공황을 겪은 후 1930년대에는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롱 드레스들이 돌아왔다. 현재 경기 회복기에 들어섰지만 호된 경기 불황을 겪었던 국내에도 다시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스타일이 유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에 대한 반영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대의 영화축제라 불린다. 따라서 시선을 잡는 파격적인 의상보다 한 사람의 영화인으로서 우아하고 정중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는 의도도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은 올해 칸 영화제에도 찾아볼 수 있었다. 우아한 클래식 드레스를 입은 여배우 모니카 벨루치, 페넬로페 크루즈 등에 찬사가 쏟아진 반면 미니 드레스를 입은 패리스 힐튼은 영화제 레드카펫이 아닌 클럽에 어울리는 차림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바 있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크렘린 발레단 예술감독 안드레이 페트로프 인터뷰

    크렘린 발레단 예술감독 안드레이 페트로프 인터뷰

    “평가는 공연이 끝난 뒤에….” 이 말에 그만큼 자신감이 묻어날 수 없다. 크렘린 발레단의 예술감독 안드레이 페트로프는 자신의 작품 ‘에스메랄다’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1층부터 10층까지 차근차근 올라가는 길목, 그 중간에 서 있을 뿐”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7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만난 그는 전막 초연하는 ‘에스메랄다’에 대해 “이번 작품은 원작에 충실하고, 드라마와 발레의 기교가 뛰어나다.”라고 소개했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기본으로 한 ‘에스메랄다’는 쥘 페로, 마리우스 프티파 등 대안무가를 통해 재탄생을 거듭해 왔다. 페트로프는 기존의 작품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어 2006년 러시아에서 첫선을 보였다. 갈라 공연이나 콩쿠르 레퍼토리로 채택될 정도로 구성과 기교가 탁월한 다이아나와 악테온 2인무를 비롯해 집시 춤, 에스메랄다와 페뷔스의 2인무 등이 이 작품에서 유명한 장면이다.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지젤’ 등 유명한 고전뿐 아니라 차이콥스키의 음악이나 스네구로치카(눈의 요정) 같은 러시아 민담을 배경으로 한 작품도 다양하게 선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그는 수많은 레퍼토리 중에서도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에스메랄다’를 꼽는다. 집시의 인생과 사랑, 억압에 맞서는 자유 의지 등이 매력적이란다. 페트로프는 20년간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에 몸담은 발레 마스터 출신으로, 러시아의 상징인 크렘린 궁 옆에 1990년에 세워진 크렘린 극장의 창립부터 함께 했다.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유리 그리가로비치 등 옛 소련을 대표하는 안무가의 작품부터 20세기 초 디아길레프 발레단의 작품들까지 폭넓은 공연 레퍼토리로, 6000석에 달하는 이 극장의 객석점유율은 무려 평균 85%를 유지한다. 그가 조국의 공로상, 러시아 정교회의 총대주교 알레세이 2세의 훈장, 헝가리 문화공로상 등을 수상하며 러시아 최고의 예술감독으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관객들이 중간에 나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며 짐짓 자신을 낮춘 그는 “이야기, 무용수, 음악 등 모든 게 훌륭해도 얼마나 즐기느냐는 결국 관객의 몫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크렘린 발레단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피가로’를 한국에 소개할 기회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10월의 발레 성찬… 맛있게 즐기자

    10월의 발레 성찬… 맛있게 즐기자

    볼 만한 발레 공연이 10월 한달 동안 줄줄이 이어진다. 전막 발레의 한국 초연, 고전의 재구성, 창작력이 돋보이는 한국의 현대발레 등 저마다 개성이 만만치 않다. ●최고의 기량으로 만나는 ‘에스메랄다’ 국립극장이 진행하는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의 해외초청작인 러시아 크렘린 발레단의 ‘에스메랄다’가 막을 올렸다.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사랑과 인간, 법과 사회의 모순을 풀어낸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에 등장하는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이야기를 발레로 녹인 작품이다. 프랑스의 안무가 쥘 페로가 1844년 첫선을 보였고, 고전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의 수정을 거쳤다. 이번 작품은 크렘린 극장의 창립자이자 발레단의 예술감독인 안드레이 페트로프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로 재해석한 버전이다. 전막(2막 14장)으로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 공연에는 러시아에서 가장 촉망받는 발레리나인 크리스티나 크레토바(에스메랄다 역), 러시아 공훈배우인 아이다르 샤이둘린(페뷔스 역)과 올가 춥코바(플뢰르 드 리스 역)가 출연해 최고의 기량을 뽐낸다.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이자 음악원 오페라의 예술감독인 알렉산드르 페투코프의 지휘로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해오름극장에서 10일까지. (02)2280-4115~6. ●독특 ‘로미오와 줄리엣’ vs 신선 ‘라디오와 줄리엣’ 지난 5일 개막한 제12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에는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바탕으로 한 두 작품이 있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이탈리아 국립 아테르발레토 무용단의 ‘로미오와 줄리엣’(23~24일·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이 원작의 마지막인 ‘죽음’에서 시작된 독특함을 강점으로 한다면, 슬로베니아 국립 마리보르 발레단의 ‘라디오와 줄리엣’(15일·예술의전당)은 록음악과 결합한 신선함이 무기이다. 아테르발레토의 예술감독 마우로 비곤제티는 10쌍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젊은이의 열정, 갈등, 사랑, 죽음을 표현한다. 두 연인이 처음 만나는 무도회를 바이크족의 집회로 바꾸는 등의 파격과 도발이 있다. 화려한 무대장치와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이 더해져 새로운 느낌을 배가시킨다. 이종호 시댄스 예술감독이 단번에 애착을 느꼈다는 ‘라디오와 줄리엣’은 영국의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음악과 명작을 접목한 작품이다. 고전을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닐곱명의 무용수를 통해 기계화된 현대사회 속에 살아남는 사랑의 섬세함을 보여준다. (02)3216-1185. ●30~31일 한국 안무가의 ‘격정’적 신작 서울발레시어터의 모던발레 프로젝트가 10월의 발레 향연을 마무리한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과 독일 뒤셀도르프 발레단 지도위원 허용순의 신작으로 꾸민 ‘격정’을 30~31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올린다. 제임스 전의 ‘러브, 볼레로’는 생명의 탄생 과정을 통해 사랑과 기다림을 이야기한다. 그의 스승인 프랑스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의 ‘볼레로’가 관능적이라면 ‘러브, 볼레로’는 강인하고 역동적이다. 허용순 안무의 ‘웨이브 오브 이모션스(Wave of Emotions)’는 인간의 감정을 파도에 빗댔다. 8명의 무용수들이 각기 다른 동작을 조화시키며 숨 돌릴 틈 없이 빠른 속도감을 연출하는 게 압권이라는 설명이다. (02)3442-2637.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8전 전승’ 카펠로의 잉글랜드는 완벽한가?

    ‘8전 전승’ 카펠로의 잉글랜드는 완벽한가?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제 적게는 1경기 많게는 2경기를 치르게 되면 본선 직행 팀이 가려지게 되며 아쉽게 직행 티켓을 놓친 팀들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잔여 티켓을 노리게 된다. 현재 남아공행이 확정된 팀은 유로2008 우승국인 ‘무적함대’ 스페인과 ‘축구종가’ 잉글랜드 그리고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다. 반면 포르투갈과 체코, 프랑스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마법사’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전차군단’ 독일과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 중 객관적인 지표상 가장 ‘퍼펙트’한 전력을 선보이고 있는 팀은 단연,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잉글랜드다.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 우크라이나 등과 함께 6조에 속한 잉글랜드는 8경기를 치른 현재 8전 전승에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일찌감치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공수에서도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잉글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31골을 상대 골문에 성공시켰으며 단 5골만을 실점했다. 이는 득점부분 2위에 올라있는 독일보다 7골이 많은 수치이며 최소실점인 스페인과 네덜란드 보다 3골 더 허용했을 뿐이다. 이처럼 잉글랜드는 유로2008 탈락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낼 만한 놀라운 실력을 뽐내고 있다. 그동안 잉글랜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조직력이 살아나며 유럽 예선 내내 기복 없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이번 예선을 통해 하나의 팀으로 완성되고 있다는데 전문가들은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잉글랜드의 가장 큰 문제는 최고의 선수 11명이 하나의 팀으로 완성되지 못하는 점이었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인 스티븐 제라드와 프랑크 램파드를 보유했지만 이 둘은 불협화음을 보이며 1+1=2가 아닌 1+1=0 이 되는 효과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잉글랜드의 최대 장점인 중원의 힘이 발휘되지 못했고 덩달아 전방과 후방에서도 그들이 지닌 재능을 100% 끌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카펠로 감독 부임 이후 잉글랜드는 가시적으로 많은 변화를 보여 왔다. 우선, 풀리지 않는 숙제와도 같았던 제라드와 램파드의 공존을 가능케 했고 루니의 득점력을 극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글렌 존슨과 가레스 배리를 중용하며 잉글랜드의 새로운 동력카드로 적극 활용했다. 무엇보다 제라드와 램파드가 동시에 살아나며 잉글랜드의 장점이 보다 부각되기 시작했다. 램파드는 배리와 함께 중원에서 자신의 역할을 십분 발휘할 수 있게 됐고 제라드는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 자유롭게 전방에 대한 지원사격을 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공격형 윙백으로 거듭난 존슨의 발견은 카펠로호의 공격력을 배가 시켰다. 그렇다면, 카펠로 감독의 잉글랜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우승후보로서 자격을 갖춘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을 섣불리 내리기는 쉽지 않다. 잉글랜드가 유럽 예선에서 객관적인 지표상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인 것은 사실이나, 크로아티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팀들이 앞서 언급한 변화가 없이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약체들이었다. 또한 잉글랜드의 가장 위협적인 대항마로 지목됐던 크로아티아의 부진도 잉글랜드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본선행 티켓을 타낼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다. 즉, 유럽 예선만으로 잉글랜드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완벽해 보이나 여전히 잉글랜드에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많다. 마이클 오웬의 장기 부상 이후 루니의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는 점과 제라드와 램파드의 공존 역시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 검증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안한 골문은 잉글랜드가 다른 강팀들과 비교할 때 최대 약점 중 하나다. 잉글랜드의 유명한 칼럼리스트 사이먼 쿠퍼는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두고 이런 말을 했다. “잉글랜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비슷한 승률을 유지해왔다. 카펠로호가 이전의 맥클라렌호 보다 나아 보일지 몰라도 승률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매우 일관적인 모습을 유지해왔다고 지적했다. 쿠퍼의 발언은 잉글랜드가 왜 1966년 이후 월드컵 우승이 없는지 말해주고 있다. 승률이 일정한 팀보다 승률이 일정하지 못한 팀이 우승할 확률이 높다. 어느 순간 평균 이상의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998년 프랑스가 그랬고 2004년 유로대회에서 그리스가 그랬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너무 일관적이다.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카펠로호가 보다 완벽해지기 위해선, 바로 이 일관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야 40년 넘게 이루지 못하고 있는 ‘축구종가의 꿈’ 월드컵 우승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MC몽 ‘호러쇼’ 뮤직비디오 조회수 1만건

    MC몽 ‘호러쇼’ 뮤직비디오 조회수 1만건

    MC몽 5집 리패키지 타이틀 곡 ‘호러쇼’가 공개된 지 하루만에 조회수 1만건을 기록하며 절대강자로 떠올랐다. MC몽의 ‘호러쇼’의 뮤직 비디오는 음악사이트 ‘엠넷닷컴’에서 조회수 1만 건을 기록하는 동시에 곰TV 뮤직비디오 시청 순위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고 있다. 뮤직 비디오에는 강호동이 고전 공포 영화 ‘사이코’(Psyco)를 패러디한 장면으로 시작돼 몬스터로 변신한 격투기 선수 최홍만이 등장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 요소를 제공한다. 한편 뮤직비디오 인기에 힘입어 MC몽의 타이틀 곡 ‘호러쇼’는 온라인 음원차트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사진 = MA와일드독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계로 피어나는 한글 재조명

    ‘죽어가는 언어를 살리기 위해 인도네시아의 섬이 한글을 출동시키다.’(월스트리트저널, 2009년 9월11일), ‘한국의 최신 수출품, 한글’(뉴욕타임스, 2009년 9월12일). 인도네시아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하면서 한글이 국제적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한국어 사용인구는 2005년 현재 남북한 7107만명을 비롯해 전세계 7739만명으로 세계 13위이며, 2007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에서 9번째 국제 공개어로 채택되는 등 위상이 강화되는 추세다.563돌 한글날(9일)을 맞아 한글의 우수성을 되새기고, 한글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학술대회와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제1회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가 7~9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된다. ‘한국어교육자’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모든 사람을 뜻한다. 한국어교육기관인 세종학당, 한글학교는 물론 국내·외 대학 한국학과 교육자, 다문화가정지원센터 한국어강사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번 행사에는 중동 지역 대학에 최초로 한국어과를 개설한 공일주 전 요르단대 한국어과 교수를 비롯해 러시아, 북미, 아시아 63개국 300여명의 한국어교육자들이 참석해 한국어 보급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령 전 문화부 초대장관이 ‘한국어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미국 미네소타에서 ‘숲속의 한국어 마을’을 운영 중인 로스 킹 UBC대 교수가 한국어 교육의 실제 사례에 대해 강연한다. 외솔회, 세종대학기념사업회, 한글재단 등은 9·10일 이틀간 집현전 옛터인 경복궁 수정전에서 한글 학술대회를 연다. 초창기 한글학자들의 생애와 사상을 살피고, 정보화 사회에서 한글의 현주소와 발전 가능성을 점검한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기리는 국제학술회의도 처음 열린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세종국가연구소는 9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제1회 세종학 국제학술회의를 열어 다양한 분야에 걸친 세종대왕의 업적을 살펴본다. 기조강연을 맡은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미리 배포한 ‘미래를 여는 세종의 리더십’ 발표문에서 “세종의 리더십을 통해 조선왕조는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여유를 찾게 됐으며, 사회적으로 질서를 이뤘고 문화적인 독자성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로버트 프로바인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교수는 ‘세종대왕과 음악’을 주제로 발표하고, 서울여대 한재준 교수는 ‘디자이너 세종, 그의 한글미학’에 대해 설명한다.국립중앙도서관은 30일까지 ‘고전에서 찾는 한글의 멋과 아름다움’을 주제로 기념전을 연다. 별주부전, 흥부전 등 한글로 쓰인 고대소설과 가사, 유교경전, 불경 등 다양한 주제의 고전 자료 22종이 전시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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