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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심차게 뒤집는다 이번엔 중국 역사다

    야심차게 뒤집는다 이번엔 중국 역사다

    이중톈 중국사1/이중톈 지음/김택규 옮김/글항아리/200쪽/1만 2000원 지난날의 기록인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관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거역할 수 없는 진실의 궤적’, ‘승자의 입맛에 맞춘 이기적 각색’, ‘미래를 위한 통렬한 교훈’…. 이처럼 많은 정의와 개념이 혼재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공유의 흔적’이란 사실은 공통적으로 인정된다는 점에서 역사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에 걸쳐 변함없이 강조되는 사안이다. 역사의 중요성은 거역할 수 없는 명제라지만 후대에 뒤집어지는 역사와 역사적 사실의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이중톈 중국사1’은 역사 다시보기를 시도한 역작으로 눈길을 끈다. 저자는 현대적 시각으로 역사와 고전을 해석해 ‘중국대륙 최고의 역사 고전 해설가’란 별명이 붙은 인물. ‘2018년까지 모두 36권으로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의 중국 역사를 다시 정리하겠다’는 야심찬 선언의 첫 결과물이 바로 ‘이중톈 중국사1’ 선조(先祖) 편이다. ‘중국 역사를 다시 쓴다’는 저자가 통념처럼 굳어진 기존 학설을 뒤집어가며 풀어내는 선사시대 중국의 모습은 새록새록 새롭고 흥미롭다. 이를테면 중국 최초의 신이라는 여와는 뱀이 아니라 개구리이며 황제(黃帝)는 특정 인물의 지칭과는 먼 황제족의 1·2·3대 족장임을 들춰낸다. 그런가 하면 요임금과 순임금의 평화로운 선양(왕위를 물려줌) 신화는 말짱 거짓말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면서 그 와전과 왜곡의 이유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원래의 개구리 여와가 후대에 뱀으로 둔갑한 것만 해도 복희나 복희의 추종자 혹은 계승자가 통치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변조한 사실이라는 것이다. 책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화와 전설 시대를 대표하는 제왕이나 문화영웅들을 실존 인물이나 상상의 산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그들이 속한 시대와 문화를 상징하는 기호로 간주한다. 서로 분리된 듯한 등장인물과 그들의 이야기를 긴밀하게 연결하는 사관이 독특하다. 이른바 ‘통하지 않는 통사’이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의미심장한 역사 서술에 담긴 재기넘치는 문체다. ‘엄숙함은 태도이고 발랄함은 표정’이라는 저자의 말 그대로 ‘서사시적 통사’로 읽히는 역사 다시보기의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기아차 K9, 미국 질주 준비 끝냈다

    기아차 K9, 미국 질주 준비 끝냈다

    기아자동차의 최고급 모델인 K9이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올렸다. K900이란 이름으로 내년 초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3 LA 오토쇼에서 K9을 북미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800여명의 전 세계 기자단과 자동차 전문가가 참석해 K9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K9의 미국 진출은 의미가 각별하다. 1994년 세피아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기아차가 처음 내놓는 고급차이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K9을 앞세워 현대자동차의 동생 이미지를 벗겠다는 각오다. K9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각별히 아끼는 ‘애마’이기도 하다. 올해 초부터 정 회장은 K9을 타고 출퇴근하고 있다. 기아차는 K9이 미국 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에 출시된 중대형 세단 K7(이하 현지명 카덴자)은 월 평균 980대가 팔리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같은 급인 현대차 그랜저(아제라·960대)를 소폭 앞질렀다. 중형차인 K5(옵티마)도 월 1만 3000대가 넘게 팔리며 현대차 아반떼(엘란트라), 쏘나타에 이어 세 번째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디자인과 성능이 대폭 강화된 K시리즈의 현지 경쟁력이 입증됐고, 슈퍼볼 광고, 각종 스포츠대회 협찬 등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 왔다”며 “지금이 K9 미국 진출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미국 고급차 시장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전체 차(트럭, SUV 제외) 판매량은 전년 대비 평균 6.6% 증가했는데, 고급차 판매는 22%나 껑충 뛰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의 최고급 세단 시장이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날고 기는 수입차 브랜드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유럽 등에서는 고가 정책을 고집하는 대형 세단들도 미국에서는 전 세계 최저가로 판매될 정도다. 독일 폭스바겐은 2002년 최고급 모델인 페이톤을 미국 시장에 내놨다가 큰코다쳤다. 페이톤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렉서스 LS 등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다 2006년 철수했다. 폭스바겐은 최근 페이톤의 미국 재도전을 준비 중이다. K9은 북미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새롭게 거듭났다. ‘프리미엄 차량은 곧 8기통 엔진’이라는 인식을 가진 북미 고객을 겨냥, 기아차 처음으로 V8 타우 5.0엔진을 앉히고 전면부와 내부를 손봐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이날 LA 오토쇼에서 투싼ix 수소연료 전지차의 미국 출시계획을 밝혔다. 현대차는 내년 초 LA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부터 리스 판매를 시작해 판매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 2월 울산공장에 세계 처음으로 수소연료 전지차 양산체제를 갖춘 현대차는 4월부터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 공급해 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씨티은행, 한국 영업점 10% 감축

    한국시장에서 고전해 온 미국계 씨티은행이 국내 점포를 10분의1 정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같은 이유로 한국 내 점포를 4분의1 정도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19일 금융권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올 들어 영업점 22개를 폐쇄했다. 이로써 지난해 말 218개였던 국내 영업점은 현재 196개로 10.1% 줄어든 상태다. 한국은 씨티은행의 글로벌 매출 기준으로 미국, 멕시코, 영국에 이어 전 세계 네 번째 시장이다. 한국씨티은행이 구조조정에 나선 데는 영업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3분기 한국씨티은행의 총수익은 3537억원, 순이익은 27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15.3%, 53.3% 감소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3분기 2.76%로 전분기보다 0.03% 포인트 하락했다. 총자산도 3분기 54조 44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가 더 안 좋아질 것에 대비해 수익이 많지 않은 점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면서 “최근 금융감독 당국이 지시했던 적자 점포 정리를 선제적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SC은행도 국내 영업점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피터 샌드 SC 최고경영자는 지난 11일 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SC은행의 지점 중 20%가량을 이미 축소했고 앞으로 25%를 더 줄이겠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한국SC은행은 100여개 지점이 더 줄어 250개 정도만 남게 된다. 앞서 영국계 HSBC은행도 한국에서 기업 금융을 제외하고 소매 금융 및 자산운용 사업 철수를 발표한 바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제19회 서울광고대상 특집] “광고는 투자… 기업·상품 존재감 높여”

    [제19회 서울광고대상 특집] “광고는 투자… 기업·상품 존재감 높여”

    세계의 성공한 기업들과 위대한 경영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위기를 기회로 보고, 또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점이다. 그들에게 어려움은 회피나 변명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과 활용의 기회였다. 이 점은 광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 광고계는 너나 할 것 없이 어렵다는 말로 인사를 주고받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신문 등 전통매체의 광고 사정이 더욱 그렇다. 그런 현실 속에서도 이 위기를 기회로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어 희망을 잃지 않게 한다. 올해 서울광고대상의 수상작들 역시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광고의 역할과 능력을 신뢰하고 꾸준히 광고활동을 지속해온 점에서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삼성의 창립 75주년 기념광고는 부침이 심한 한국의 기업역사에서 한결같이 제자리를 지켜온 75년의 초심과 진심을 차분하게 전달하고 있다. 75년 전의 삼성상회 모습이 75년 후의 첨단제품 안에 재현되면서 일관된 기업정신을 전달하는 광고였다. 최우수상의 SK텔레콤 기업광고는 사람과 기술의 공존이라는 기존 캠페인을 전통시장과의 ‘행복동행’이라는 소재로 발전시켜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익숙한 소재와 모델에서 발견되는 친근감이 기업에 대한 신뢰로 연결되는 광고로 평가되었다. 우수상의 삼성전자 갤럭시 광고는 제품을 주인공으로 돋보이게 하는 광고로서, KB금융그룹의 광고는 업계 리더십을 잘 전달하는 광고로서 광고 리더십을 통해 기업이나 상품의 리더십을 전달하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 한편 기업 이미지광고가 크게 감소한 중에서도 SK텔레콤, 두산, SK(주), 현대모비스는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주제의 기업광고를 통해 기업의 철학과 공유가치가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대정신을 잘 이어가고 있어 주목되었다. 한국투자증권과 IBK기업은행, 코웨이 광고 또한 광고의 일관성이 잘 유지되고 있고 표현의 전달력 또한 높게 평가되었다. 상품을 주인공으로 존재감이 잘 유지되는 광고로는 기아자동차의 K9,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돋보였고, 대우건설과 에너지관리공단은 어려운 환경에도 광고의 힘을 믿고 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LG화학은 광고하기 쉽지 않은 소재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전달하고자 하는 기업 메시지를 잘 표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광고에서 적극성과 일관성은 기업이나 상품이 ‘존재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품을 성공시키고, 가장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프록터앤드갬블(P&G)의 존 페퍼 전 사장도 일찍이 “P&G의 어느 브랜드도 훌륭한 광고 없이 성공한 것은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광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잘 팔리던 상품이 광고를 중단하자 매출이 크게 줄어 고전한 사례는 이미 국내외 어디서나 발견되는 공통된 현상이다. 그런 점에서 ‘광고는 투자’라는 말이 더욱 중요해지는 요즘이다.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광고의 힘을 신뢰하고 소비자와의 소통을 잘 유지하고 있는 수상 기업과 광고회사, 광고인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내며, 내년에는 더욱 좋은 광고 캠페인으로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조병량 심사위원장 ●심사위원 명단 조병량 한양대 광고홍보학부 명예교수(심사위원장) 김충현 서강대 언론대학원장 오병남 본사 이사 주병철 본사 광고국장
  • [열린세상] 두 날개의 균형/최흥집 강원랜드 대표

    [열린세상] 두 날개의 균형/최흥집 강원랜드 대표

    골목길, 불 켜진 구멍가게의 호빵 찜통에서 솔솔 김이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전봇대의 방범등에 비친 연탄재의 그림자는 점점 그 키가 커지고 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며 동동거리는 아이의 안타까움과 함께 겨울이 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두 날개만으로 수천㎞를 날아왔다는 겨울 철새 소식에 조류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방역에 고생하시는 분들을 생각하다, 두 날개라는 말에서 문득 균형이라는 의미를 떠올려 봅니다. 균형(均衡). 균형은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은 일상에서 균형이란 단어를 매우 흔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체의 균형과 함께 매일 먹는 식단을 두고 영양소의 균형을 이야기하며, 생각도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정치에서도 여야의 균형을 말하고, 지역 간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도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균형은 우리의 몸에서 시작하여 사회의 안정과 질서, 평등과 정의의 가치까지 포함하고 있는 말로 아주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균형의 반대쪽에 불균형이 있습니다. 불균형은 다른 말로 극단, 또는 양극화라는 말로 바꿀 수 있습니다. 불균형이란 말 속에는 불평등과 옳지 않다는 의미도 들어 있습니다.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갈수록 부유해진다는 말입니다. 사회의 부(富)가 일부의 가진 자들에게 집중되자, 빈부격차와 일부 금융자본의 부도덕성에 반발한 세계의 젊은이들이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과 적게 가진 사람 사이의 불균형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처럼 균형은 안정과 뜻이 통하고 불균형은 불안과도 통합니다. 우리 사회는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된 상태로 옮겨가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된 상태로 바뀌어 가는 것을 사회의 발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균형을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사회의 균형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건전한 비판과 이를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중국 역사상 정치가 가장 안정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시기 중의 하나는 당나라 태종이 나라를 다스리던 때입니다. 당시 당 태종은 간의대부(諫議大夫)라는 벼슬을 만들어 신하가 직접 황제의 잘못을 지적하도록 하였습니다. 당태종이 다스리던 이 시대를 역사학자들은 ‘정관(貞觀)의 치(治)’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니의 창업자로 모리타 아키오(盛田昭夫)가 있습니다. 어느 날, 그와 의견이 달라 회의 때마다 항상 대립하던 부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나와 늘 의견이 같은 사람들은 있으나마나한 사람들이다. 나와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당신이 필요하다”며 사표를 되돌려 주었다고 합니다. 그때 소니는 세계 최고의 전자업체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처럼 어느 사회나 기업이든지 균형이 중요합니다. 균형이 제대로 잡힐 때 그 사회나 기업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회의 불균형은 파국을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불후의 고전인 나관중의 ‘삼국연의(三國演義)’는 황건적(黃巾賊)의 난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황건적의 난은 후한 말기 정권을 장악한 십상시(十常侍)라 불리는 환관들의 악정과 생활고에 시달린 농민들이 태평도와 결탁하여 일으킨 난입니다. 황건적의 난으로 촉발된 후한 사회의 불안은 결국 후한의 멸망으로 이어졌습니다. 히틀러의 나치주의와 일본의 군국주의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그 사회를 지배하는 동안 그 어떤 비판도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독일과 일본 사회가 가졌던 사고의 불균형은 패전이라는 참담하고 비극적인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한쪽 바퀴만을 가진 자동차는 더 이상 달리지 못합니다. 한쪽 날개만을 가진 새는 더 이상 날지 못하고, 땅에 떨어져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얼어붙지 않은 강가에서 먹이를 잡으려는 청둥오리가 엉덩이를 치켜들고 자맥질하고 있습니다. 두 날개로 수천㎞를 날아온 장한 녀석입니다.
  • ‘미래 먹거리’ 찾는 금융권 해외진출 진퇴양난

    ‘미래 먹거리’ 찾는 금융권 해외진출 진퇴양난

    거액의 비자금 조성과 막대한 투자 손실 등 국내 금융권의 해외 사업이 곳곳에서 말썽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기관 해외영업의 수익성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국내 성장성의 한계 때문에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지만 현지 정착이 쉽지 않아 금융권은 진퇴양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해외에 374개 현지 사무소와 법인, 지점 등을 갖추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의 해외 진출은 해마다 늘고 있다. 은행의 경우 현지 사무소 등 설립이 2011년 134개에서 올 9월 말 148개로 10% 증가했다. 보험사는 2011년 74개에서 올 9월 80개로 7% 늘었다. 은행의 경우 중국(17개), 베트남(16개), 홍콩(12개) 등 전체의 67.6%(100개)가 아시아 지역에 몰려 있다. 금융권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것은 과열 경쟁과 장기 저금리 기조로 국내 성장에 한계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국내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은 1.81%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던 2009년 2분기 1.72%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국내은행 해외 영업점(지점·현지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억 8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5% 감소하는 등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금융권의 해외 영업이 쉽지 않은 것은 내부와 외부 모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해외 진출국 금융당국이 자국 금융회사 보호를 위해 현지법인 설립 허가를 지연시키는 등 강력한 규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단기 실적을 위해 영업하기 어려운 현지인보다는 해당 국가 진출 기업이나 유학생, 교민들을 중심으로 영업하는 등 국내 금융회사들의 문제도 있다. 보수적인 영업 행태의 한계도 있다. 해외 지점에 근무했던 은행권 관계자는 “현지 금융당국과 국내 금감원 및 본사 등 3단계의 감독을 받는데 충당금 설정이나 BIS 비율 등 저마다 보는 기준이 제각각이라 이를 맞추는 데 어려움이 커 최대한 보수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발달된 예금보호제도 등을 밴치마킹 하기 원하고 국내 기업 진출이 활발한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진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금융은 신뢰의 문제인데 외국계 은행이 우리나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처럼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이 수익성을 찾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현재 국내 금융사들은 해외 진출에 자신이 없는 상태로 금융당국이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의 경우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비해 자본력이나 유명세가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글로벌 IB가 약한 부문, 예를 들어 온라인 거래 등의 강점을 키우는 전략 등을 먼저 설정한 후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보화시대, 동양고전에 길을 묻다

    동양고전의 번역과 교육을 통해 전통문화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모색해 온 사단법인 전통문화연구회(회장 이계황)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20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학술발표회를 연다. 전통문화연구회는 한국학 및 동양학도의 양성과 일반인의 교양한문 교육에 뜻이 있는 인사들이 의기투합해 1988년 4월 발족했으며, 같은 해 7월 고전연수원을 개설해 지금까지 3만여명이 수강하는 등 고전 교육 사업을 활발히 펴고 있다. ‘동양고전 현대화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한 이번 학술발표회에선 학계 원로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동양고전의 번역, 교육, 정보화를 토대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한다. 전호근 경희대 교수는 ‘동양고전 번역의 현대적 의의-논어 번역을 중심으로’란 주제발표에서 첨단 정보화 시대에 고전 번역의 중요성에 대해 재조명한다. 정재철 단국대 교수는 ‘동양고전 교육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중·고등학교에서의 한자교육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전통문화연구회와 한국고전번역원, 태동고전연구소 등 전문기관의 바람직한 고전 교육방법을 알아본다. 가천대 의대 뇌과학연구소장인 조장희 석학교수는 ‘한자교육 효과의 뇌과학적 실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한글을 읽을 때보다 한자를 읽을 때 뇌의 일부 기능이 더 활성화된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제기한다. 조 교수는 남녀 대학생 각 12명을 대상으로 2음절짜리 한자 단어와 한글 단어를 소리내지 않고 읽을 때 뇌 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자 교육이 뇌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차이는 한자의 형태학적 특성과 철자적 특성이 한글과 다르고 의미의 인출 및 사용 빈도와도 관계가 있다고 조 교수는 설명한다. 이 밖에 옥철영 울산대 교수는 ‘현대 한글문헌에 대한 한글한자 자동변환기술’에 대해, 김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동양고전어휘 정보화의 방법 및 활용방안’에 대해 주제발표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먹이 찾다가 ‘병에 머리 낀’ 새끼 라쿤

    먹이 찾다가 ‘병에 머리 낀’ 새끼 라쿤

    새끼 라쿤이 작은 병에 머리를 끼인 모습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 지역방송국인 ‘로컬10’(local10)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간으로 지난 16일, 미국 마이애미 소방구조대는 ‘라쿤을 구조해달라’는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사고 현장에는 작고 귀여운 새끼 라쿤 한 마리가 작은 플라스틱 병에 머리를 끼인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이 라쿤은 먹이를 찾아서 도심을 헤매다가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거리를 찾던 도중 이 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라쿤은 오랜 시간 병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애를 쓴 듯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에 마이애미 긴급소방구조대가 구출을 시작했다. 한 소방관이 조심스럽게 다가간 뒤 지쳐있는 새끼 라쿤의 몸을 잡았고, 한 손으로는 병을 잡아 살살 돌려가며 잡아 당겨서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자유를 되찾은 라쿤은 현장을 마구 뛰어다니다 인적이 드문 곳으로 자취를 감췄다. 사고현장과 구조과정은 동영상으로 기록됐으며, 이는 고스란히 현지 뉴스를 통해 방영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현지 소방관은 “새끼 동물을 구조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면서 “동물을 구조하는 일 역시 우리 소방대가 꼭 해야 할 임무다. 앞으로도 시민들이 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신고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제국의 몰락(김구철 지음, 책생각 펴냄) 국내 정치와 기업 사례를 통해 본 위기관리 전략. 언론인인 저자는 위기대응의 핵심은 여론이며, 이를 위해선 진정성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야한다고 말한다. 384쪽. 1만 8000원. 유대인 창의성의 비밀(홍익희 지음, 행성B잎새 펴냄) 어릴 때부터 독서와 토론을 통해 창의성과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훈련을 받으면서 베스트(최고)보다는 유니크(독창성)를 지향하는 유대인의 특별한 교육법. 328쪽. 1만 7000원. 딸에게 힘이 되는 아빠의 직장생활 안내서(김화동 지음, 민음인 펴냄) 30년 공직 생활을 한 저자가 신입사원인 둘째 딸과 3년차 직장인 맏딸에게 직장생활에서 겪게 되는 실제 사례들을 중심으로 실무 경험의 정수를 전해준다. 296쪽. 1만 4000원. 잔도를 불태워라(김영환 지음, 두리미디어 펴냄) 고전과 인문학 등 폭넓은 독서경험을 바탕으로 조선 500년의 역사현장과 인물들에게서 한국 정치가 지향해야할 올바른 길을 모색한다. 288쪽. 1만 5000원. 새롭게 읽는 김대건 이야기(유홍종 지음, 문창콘 펴냄) ‘명성황후’‘왕국의 징소리’ 등을 쓴 중견작가 유홍종이 새로운 시각으로 쓴 한국 최초의 사제 순교자 성 김대건신부의 영성과 생애. 250쪽. 1만 5000원.
  • ‘테소로’ 뜨거운 관심… 구독 문의 쇄도

    ‘테소로’ 뜨거운 관심… 구독 문의 쇄도

    서울신문이 한국 종합일간지 최초로 일본에서 15일 창간한 일본어판 타블로이드 신문 ‘테소로’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뜨겁다. 도쿄신문은 이날자 25면을 통해 ‘서울신문 일본어 월간지 창간’, ‘일·한관계에 일조를’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고 ‘테소로’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창간호는 36페이지로 앞부분에 일·한 관계 특집을 꾸몄다”면서 “역사인식의 차이나 양국 정상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주는 인물에 대해 전문가, 서울신문 기자가 해설하고 있다”고 창간호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한국경제의 전망이나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는 한국 실정에 대한 분석기사와 함께 경상남도의 옹기 명인 등 관광이나 한류 정보도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신문은 최근 일본의 출판물 시장의 불황에 대해서 언급을 하면서 ‘인터넷 시대에 오히려 종이’란 부제목을 통해 종이매체를 통한 ‘테소로’의 일본 진출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국내에서 지난해 발행된 월간지, 주간지 등의 총부수는 29억부, 발행매체는 총 3300개에 이른다. 2007년의 39억부, 3600개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도쿄신문은 “‘테소로’는 종이 매체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창간됐다”면서 “종이매체는 인터넷이 따라올 수 없는 뉴스를 단번에 볼 수 있는 매력이 있으며 지면이 한정돼 있어 갈고닦은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는 ‘테소로’ 편집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도쿄신문의 기사를 읽었다며 ‘테소로’를 발행하는 서울신문재팬 및 서울신문 도쿄지국으로 구독 문의가 잇따랐다. ‘테소로’의 정기구독을 원한다는 한 일본인은 “지금 일본에는 한국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많은 상황에서 한국 정보를 올바로 제공하는 일본어로 된 한국 매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한·일 양국이 한때 불행한 시기도 있었지만 좋은 때가 더 많았던 이웃으로서 제대로 된 정보를 얻고 싶어 정기구독을 신청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테소로’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느냐”는 일본 언론들의 문의도 쇄도했다. 글 사진 도쿄 황성기 특파원 marry04@seoul.co.kr
  • 가을 밤 물들이는 인문학 강의

    서울 관악구가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학 고전 강연으로 가을밤을 물들인다.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구청 강당에서 ‘동서양의 인문학, 삶으로 스며들다’를 주제로 릴레이 강좌를 마련한다. 인문학 명강사인 김상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가 ‘인문학의 추구하는 기본 가치’로 문을 연다. 동양 철학의 대가로 20년에 걸쳐 사서삼경을 완역하고 쉽게 풀이한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교수와 세계 최초로 ‘사기’를 완역해 중국 고전의 대가로 손꼽히는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가 각각 ‘동양 고전에서 찾는 성공의 메시지’, ‘시대의 흐름과 한국의 미래’ 강의로 뒤를 잇는다. 첫 강의를 맡았던 김상근 교수가 ‘인문학적인 삶’으로 마지막을 장식한다. 올 들어 세 번째 릴레이 특강이다. 지난 4월 ‘서양 고전, 인간을 말하다’ 특강을 12회에 걸쳐 진행했다. 강의마다 1600명이 넘게 몰리는 등 열풍을 일으켰다. 7월부터는 내 삶을 바꾸는 인문학’을 주제로 방송인 김미화 등 유명 저자를 초청했다. 구민 누구나 구 홈페이지(www.gwanak.go.kr)를 통해 예약한 뒤 참여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길섶에서] 빠져든다는 것/손성진 수석논설위원

    뭔가에 빠진다는 것은 삶에 활력소가 된다. 도박이나 게임 중독 같은 나쁜 것만 아니라면 말이다. 젊은 시절에 누구나 한두 번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사랑에 빠져 보았을 것이다. 바둑에 빠진 지는 수십 년이 된다. 빠져 볼 만한 대상은 많다. 독서, 고전음악 듣기, 등산, 낚시, 그림 그리기 등등. 인생을 윤택하게 할 취미들이다. 근래에 두 가지에 빠졌다. 하나는 드라마틱한 중국현대사의 주인공들에 관한 책읽기다. 섭정 독재자 서태후, 마지막 황제 푸이, 중국 혁명의 선도자 쑨원, 국민당 정부 주석 장제스, 중국 공산당의 아버지 마오쩌둥. 이들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는 대하소설보다 흥미롭다. 또 하나는 어떤 젊은 남자 가수다. 요즘 노래는 이해하기도 어렵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TV 가요 프로에 나온 어느 아이돌 가수가 1970년대 노래를 기가 막히게 부르는 모습을 보고는 푹 빠져버렸다. 그 노래를 듣고 또 듣고, 그 친구가 누군지 알아보면서 나 스스로 팬이 되어 왜 10대들이 열광하는지를 알게 됐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17개월 아기 무슨 죄? 주먹으로 때려 ‘반신불수’

    17개월 아기 무슨 죄? 주먹으로 때려 ‘반신불수’

    아기 돌보미가 17개월 된 아기를 마구 구타하는 바람에 반신불수가 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SBS보도에 따르면 지난 7월 50대 여성이 아기가 구토를 한다면 119로 신고전화를 했다. 구급대원이 출동했지만 정작 신고한 보호자는 병원에 가지않겠다고 버텼다. 병원에 데려가 보니 아이의 뇌가 심하게 부어 있고, 피가 고여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돌보미는 “주먹으로 때렸다”고 실토했다. 수술하려고 깎은 아이 머리에서 멍 자국이 여러 개 발견됐다. 아이는 4시간 넘는 대수술 끝에 목숨을 건졌지만 몸의 반이 마비되고 한쪽 눈에 이상이 오는 장애를 입었다. 돌보미는 사건 석 달만인 지난주에야 검찰에 구속됐다. 또 아동학대 처벌이 성인에 비해 턱없이 낮아 문제로 지적된다고 SBS는 보도했다.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면 아동복지법으로 최고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데, 아이가 아닌 어른에게 장애를 입혔다면 중상해죄에 해당돼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요네하라 마리 한정판 특별컬렉션(요하네라 마리 지음, 마음산책 펴냄) 일본의 유명 작가이자 동시 통역사인 저자의 책 16권 국내 번역 완간을 기념해 이중 다섯 권을 골라 1000질 한정판을 펴냈다. 대표작인 ‘미식견문록’과 ‘프라하의 소녀시대’, ‘발명 마니아’, ‘교양 노트’, ‘언어 감각 기르기’ 등으로 구성됐다. 6만 4000원.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이애경 지음, 허밍버드 지음) 조용필, 유리상자, 윤하 등 유명 가수의 노랫말을 만들어 온 작사가 이애경의 감성 에세이. 30대에 접어든 여성이 삶과 나이듦에 대해 느끼는 고민들을 노랫말 같은 메시지 67편에 담았다. 232쪽. 1만 3000원. 누구나 인재다(육동인 지음, 북스코프 펴냄) 유대인과 이스라엘이 어떻게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는지를 분석한 책. 저자는 유대인의 성공 뒤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생각과 교육이 있었으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유대인 특유의 창의성이라고 강조한다. 192쪽. 1만 2000원. 세기초의 한국언론(유일상 지음, 시간의 물레 펴냄) 건국대 명예교수이자 언론학 박사인 저자의 네 번째 한국언론 평론서. 언론 문제를 중심으로 당시의 현안과 시대상을 반영한 칼럼, 논단, 수필, 학술논문 등의 글을 묶었다. 336쪽. 1만 4400원. 신사대기서(장개충 편저, 너도밤나무 펴냄) 중국 고전인 삼국지, 수호지, 금병매, 초한지를 ‘신(新)사대기서’로 묶었다.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생의 진리와 교훈을 담은 작품들을 각각 한 권으로 간추려 고전을 읽는 부담감을 낮췄다. 각권 1만 5000원.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풍수 (하)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풍수 (하)

    >>> 치산치수·종묘사직 보전 위해… 풍수도 성형 인공산·연못 만들고 돌 하나 나무 한 그루까지 통제 풍수학의 고전 ‘청오경’에 “명당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도 있고 인위적으로 조성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온다. 완벽하지 않은 땅을 사람과 환경이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는 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비보(裨輔)라고 한다. 장승을 마을 어귀에 세우거나 물새를 앉힌 솟대를 물가에 꽂거나 물길이 흘러 나가면서 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돌탑을 쌓거나 마을이 외부로 훤히 트여 있으면 나무를 심는 당숲 등이 우리가 흔히 보는 신앙 비보 사례다. 물에 관련된 수구(水口) 비보와 연못을 파거나 해태상, 돌거북을 설치해 불길을 누르는 화기(火氣) 비보, 땅의 힘이 부족하거나 훼손되기 쉬운 곳을 가다듬는 산천(山川) 비보, 이름을 바꾸는 지명(地名) 비보 등을 통틀어 비보풍수(裨輔風水)라 이른다. 한국의 비보풍수는 도선 국사(827~898)에게서 비롯됐다. 고려는 산천비보도감, 조선은 관상감이라는 관청을 두고 국가 차원에서 운영했다. 우석대 김두규 교수는 “비보풍수는 국토의 지형 지세를 살펴서 부족한 것을 보완하고자 하는 일종의 국역 조경”이라고 평가했다. 한양은 풍수지리학상 완벽한 도읍이 아니었다. 결점을 보완하고자 나무를 심고 인공산(가산)을 쌓고 연못을 팠다. 한양은 중세 세계 최대 도시 중 하나였다. 인구가 개국 초기 10만명에서 후기 20만명까지 늘어나면서 주택 공급, 생활 하수 처리, 산림 녹지가 급선무였다. 그래서 풍수는 승려나 풍수학인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왕과 성리학자들이 풍수서를 읽고 연구했다. 가장 중요한 국가정책인 치산치수와 종묘사직의 보전이 곧 비보풍수였기 때문이다. 사산금표도(四山禁標圖)란 소나무를 베거나 돌을 캐거나 무덤을 쓰거나 사찰을 짓는 행위를 금한 영역표시 지도이다. 문을 폐쇄하고 소나무를 심고 민가나 사찰을 철거했다. 지맥과 수맥을 보호하기 위해 법제화한 강력한 통제책이었다. 현대적 시각에서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라고 볼 수 있지만 훨씬 적극적인 개념이다. 금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철거하거나 공사를 해 보존했다. 삼각산(백운대, 만경봉, 인수봉)~보현봉~백악(북악)으로 이어지는 주맥(主脈)을 보호하는 데 힘을 쏟았다. 숙종과 영조에 이어 정조 때도 보현봉에 흙을 쌓았다. 김정호는 ‘수선전도’에서 보현봉 아래를 ‘보토소’라고 표기했다. 북한산 여러 봉우리 중에서 구준봉(구봉) 뒤쪽의 잘록한 고개를 보토고개(보토현)라고 부르는데 이곳이 삼각산~보현봉~백악을 잇는 급소라 하여 중점적으로 관리한 것이다. 사산금표도를 보면 한양의 행정구역이 보인다. 금표 지역과 사대문 밖 성저십리(城底十里) 지역이 거의 일치한다. 성저십리는 도성으로부터 정확하게 10리는 아니었다. 5리도 있고 10리가 넘는 지역도 있었다. 대개 우이동~장위동~석관동~중랑천~전농동~살곶이다리~옥수동~용산~마포~망원동~성산동~역촌동을 잇는 선이다. 남쪽은 한강, 북쪽은 북한산이 경계다. 행정구역상 한강 이북의 6분의5에 해당하며 강남 개발 이전의 서울 면적과 비슷하다. 금산과 금표는 조선 전기 엄격했고 연산군대에 최고조에 오른 이후 느슨해졌다. 왕권과 신권의 헤게모니 쟁탈전이 영향을 미쳤다. 성종실록에는 임금과 신하 간 풍수 기 싸움에서 임금이 패한 이색적인 대목이 등장한다. 성종 12년 창덕궁 뒤편 응봉산 남쪽 기슭에 세도가의 가옥 100여채가 들어서 궁궐을 억누르고 있다는 상소가 올라왔다. 왕이 철거를 명했으나 신하들의 반대가 빗발치자 흐지부지됐다는 내용이다. 오늘날 혜화동쯤인데 이 지역에 사는 권신과 유생들의 조직적 반대에 왕이 한걸음 물러난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관문에 얽힌 풍수 이야기도 흥미롭다. 서울성곽을 축조할 때 4개의 대문과 4개의 소문을 두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새 통로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물자와 사람이 가장 많이 오가는 한강나루(한남동)에서 도성 안으로 들어가려면 남산을 빙 돌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세조 3년 숭례문(남대문)과 광희문 사이에 남소문(南小門)이라는 길을 열었다. 장충단길 국립극장과 반얀트리호텔(옛 타워호텔) 사이쯤이다. 13년 후인 예종 1년에 남소문 폐쇄론이 제기됐다. 황천살(黃泉殺)이 열려 세자가 요절하고 임금도 시름시름 앓는다는 풍수설이었다. 그 후 200여년간 폐쇄된 남소문이 당쟁의 대상이 됐다. 남소문을 열면 남인이 득세하고 닫으면 서인이 권세를 잡는다며 개문파와 폐문파로 나뉘어 다퉜다. 태종 13년 돈의문(서대문)을 경희궁이 있던 남쪽 언덕으로 옮기면서 이름을 서전문(西箭門)이라고 고쳤다. 풍수 최양선이 경복궁의 지맥 보전에 필요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세종 4년 백성의 통행 불편에 대한 원성이 잇따르자 본래 자리로 옮기고 이름도 되돌렸다. 지금의 강북삼성병원 앞이다. 최양선은 도성의 북쪽 큰 문인 숙정문(숙청문)과 작은 문인 창의문(장의문, 자하문)도 경복궁의 양팔에 해당하므로 지맥 보호를 위해 폐쇄할 것을 건의해 관철했다. 숙정문은 원주 가는 길이지만 산이 높고 길이 험해서 이용하는 사람이 드물었고 주로 혜화문을 통했다. 숙정문을 폐쇄한 이설(異說)이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전해진다. “이 문을 열어두면 성 안에 음풍(桑中河間之風)이 불어댄다 하여 폐했다”라고 기록돼 있다. 한양의 세시풍속에 ‘정월 보름 이전에 부녀자들이 숙정문을 세 번 다녀오면 액운이 없어진다’고 하여 부녀자들의 북문 나들이가 성황을 이루자 남자들이 모여들었고 급기야 ‘사내 못난 것 북문에서 호강받는다’는 속담이 생겼다는 것이다. 풍기 문란 탓에 북문을 걸어 잠그게 됐다는 얘기다. >>> 물 확보 위해 ‘공사다망’ 했던 조선의 왕들 광화문 해태상·숭례문 세로현판으로 불기운 막아 조선의 역대 왕들은 물을 얻으려고 끊임없이 공사를 일으켰다. 풍수학의 고전 ‘금낭경’에서 ‘풍수지법(風水之法) 득수위상(得水爲上) 장풍차지(藏風次之)’라 하여 장풍보다 득수를 중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경복궁에 물이 부족한 것이 흠이므로 도랑을 파서 물을 끌어들이고(태종), 소격서 골짜기에 못을 조성하고(세종), 숭례문 밖에 못을 파고(세조), 흥인지문 안에 인공산 3개를 조성하고(성종), 동지를 파고 인공산을 쌓고(명종), 관왕묘를 흥인지문 밖에 짓고(선조), 흥인지문 밖에 못을 파고(광해군), 두모포(옥수동)의 채석을 금지(인종)했다. 특히 동지(연지동), 서지(천연동), 남지(숭례문), 북지(삼청동 소격전) 등 4개의 큰 연못을 조성했다. 동지(東池)와 서지(西池), 남지(南池)는 물론 경회루와 성균관 연못, 광화문 앞 해태상, 숭례문의 세로 현판이 모두 불을 막기 위한 풍수 장치였다. 숭례문 밖 남지에 대한 기록은 1629년 이기룡이 그린 ‘남지기로회도’에 잘 나타나 있다. 연못에는 연꽃이 무성했고 버드나무가 보인다. 남지는 지금의 서울역 광장과 대우빌딩 자리쯤으로 어림된다. 1899년 일제가 서울역을 확장하면서 메워 버렸다. 동지는 흥인문 밖과 경모궁 밖에 있는데 두 곳 다 연꽃을 심었다고 ‘동국여지비고’에 기록돼 있으며 김정호의 ‘수선전도’에는 경모궁 앞, 연동 앞, 흥인문 앞 등 3곳에 연못이 그려져 있다. 돈의문 밖 지금의 영천시장 자리에 서지가 있었다. 태종 및 세종실록에는 ‘길이가 100m, 폭 122m의 네모진 못에 낮은 담을 쌓고 버드나무를 심었다’라고 적혀 있다. ‘한경지략’에는 ‘돈의문 밖 서지가에 천연정이 있는데 꽃이 무성해서 여름철 성안 사람들이 연꽃 구경하는 곳으로 제일’이라고 적었다. 경복궁의 명당수 역할을 위한 삼청동 북지(北池)를 제외한 동·서·남지가 백성의 출입이 잦은 큰 문 앞에 자리한 것은 화재 방지용 방화수는 물론 경관 조성을 통한 유희용 등으로 두루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풍수 개념상 내(內) 명당수인 개천(청계천)을 둘러싼 풍수 논쟁도 끊이지 않았다. 명당수냐 아니면 도시의 배수구냐의 다툼이었다. 세종 26년 집현전 수찬 이선로가 “개천물에는 더럽고 냄새나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게 하여 물이 늘 깨끗하도록 해야 하겠나이다”라는 상소를 올렸다. 세종은 중신들과 논의한 끝에 한성부(서울시)가 나서서 개천에 오물을 버리지 못하도록 하고 어기는 자는 사헌부로 하여금 엄벌토록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집현전 교리 어효첨이 개천의 오염은 지리적인 특성과 도시 생활 하수 배출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로 풍수 논리를 잘못 적용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세종은 하수구를 잃게 된 백성의 원성을 대변한 어효첨의 손을 들어 줬다. 세종은 “풍수서라는 것은 다 믿을 것이 못 되나 옛 사람들이 다 풍수서를 알고 있으니 이런 사람들에게는 풍수설을 자문할 것이고 어효첨 같은 자는 마음으로 풍수설을 그르게 여기니 그것에는 일하지 말게 하라”는 명을 내렸다. ‘풍수대왕’ 세종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눈물을 머금고 태조가 정한 명당수를 하수구로 판정한 것이다. 항상 열려 있어야 할 개천(開川)이 복개와 복원을 반복한 통한의 과거사를 상기시키는 문답이다. joo@seoul.co.kr
  • 처절함… 눈을 뗄 수 없다

    처절함… 눈을 뗄 수 없다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대서사시 ‘신곡’이 연극으로 재탄생한다는 소식은 연극계에 엄청난 기대감과 궁금증을 안겼다. 총 1만 4233행의 방대한 분량, 특히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지옥의 광경들을 어떻게 묘사할지 기대하면서도 당시의 기독교적인 관점이 담겨 있는 내용들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연극 ‘단테의 신곡’은 고전의 가치와 한태숙 연출, 고연옥 작가, 배우 박정자·정동환·지현준 등의 명성 덕에 개막도 전에 티켓이 일찌감치 동났다. 지난 2일 막이 오른 ‘단테의 신곡’은 원작의 치열한 문제의식 위에 현대적인 재해석을 더했다. 지옥과 연옥, 천국을 묘사한 무대는 현대적이면서 강렬하다. 1막의 지옥을 상징한 건 폐허가 된 공사장과도 같은 2층 구조물이다. 악취가 풍기는 늪과 불구덩이 등 원작의 광경들을 일일이 구현하는 대신 앙상한 구조와 날카롭게 내리꽂는 기둥들이 현실적인 처참함을 안긴다. 2막의 연옥은 기울어진 암벽 위에서 펼쳐진다. 한 걸음 올라가면 두세 걸음 도로 미끄러지는 정죄산(淨罪山) 위에 영혼들이 힘겹게 매달려 있다. 단테가 꼭대기에 오르자 하늘에 별이 비치고 천국이 나타난다. 꽃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광경은 아니지만,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무대에서 몸을 비틀며 펼치는 신체 연기가 영혼의 안식을 보는 듯한 황홀함을 선사한다. 작품은 인간의 악을 들춰 내고 잔인하게 매질한다. 하지만 기독교적인 선악 구도에 매몰되지는 않았다. 지옥과 연옥에서 고통받는 이들은 폭력의 광기에서 희열을 느끼고, 타인을 모함하거나 배신하며, 순간의 쾌락을 추구하는 어리석은 삶을 살았다. 또 예수가 탄생하기 전에 태어나 신앙이 없는 이유로 천국에 오르지 못했던 베르길리우스는 극 속에서 오만과 아집에 사로잡혔던 죄인으로 재해석된다. 또 금지된 사랑을 나눈 프란체스카와 파울로,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가족의 시신을 뜯어먹는 우골리노는 ‘죄인’이기 이전에 나약한 인간의 맨얼굴을 보여 준다. 단테는 ‘불완전한 청년’으로 입체화됐다. 주변인들의 배신으로 분노에 떨던 그는 지옥의 문 앞에서 죄가 없다고 떳떳하게 외친다. 처참한 지옥의 광경을 목도하고는 베르길리우스와 갈등하고, 심지어 인간에게 악을 심어 놓은 채 침묵하는 신에게 도전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를 뒤흔든 건 원작에는 없던 그의 그림자다. 지옥의 끝에서 마주한 그림자는 단테의 죄를 추궁한다. 비로소 단테는 자신이 이기적인 삶을 살았고, 불의에 눈감았으며, 가엾은 이들을 외면했노라고 고백한다. 원작보다 극적인 변화를 거치며 단테는 한층 더 통렬한 자기반성에 이른다. 2시간 30분 동안의 공연은 연극이라는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무대예술의 향연을 보여 준다.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진 음악 위에 지옥의 기괴함은 창(唱)으로, 천국의 아름다움은 성악으로 표현했다. 빛과 영상이 엉키는 조명·영상 효과와 의상 및 분장도 놓쳐선 안 된다. 지현준(단테)과 정동환(베르길리우스), 박정자(프란체스카)와 국립창극단 소속 정은혜(베아트리체), 김금미(미노스), 이시웅(카론)의 열연과 함께 죽은 자들로 분한 배우들의 처절한 연기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9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원. (02)2280-411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부고]

    ●권석주(GS건설 상무)은경(계원예술대 교수)석찬(사업)씨 부친상 조용구(영동대 교수)씨 장인상 권석기(홍익대 교수)오식(현대건설 전무)씨 형님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2)3410-6920 ●노광열(넥스티어 과장)복영(KB국민은행 종로중앙지점 부지점장)선영(한국고전번역원 선임행정원)은영(NC백화점 씨씨스카이 매니저)씨 부친상 전상대(자영업)조영훈(이데일리 금융부장 겸 부국장)김재훈(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설윤환(하얏트호텔 팀리더)씨 장인상 채경희(한국암웨이 차장)씨 시부상 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2227-7550 ●배수향(경북도의원)씨 시모상 7일 김천제일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30분 (054)420-9491 ●최준호(전남도립옥과미술관장)씨 부친상 6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8시 (062)250-4455 ●김성수(보경건설 대표)문수(한일ENG 대표)치수(KB투자증권 자금팀장)씨 모친상 정광운(한국전력공사)씨 장모상 7일 여의도 성모병원, 발인 9일 오전 5시 (02)3779-1963 ●권만영(자영업)영철(하늘사랑교회 목사)씨 모친상 김영식(부산교통공사 기획본부장)씨 장모상 7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51)711-1452 ●이상민(워너뮤직코리아 클래식마케팅팀 부장)씨 모친상 7일 서울대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10분 (02)2072-2022 ●황창하(구룡포 황외과 원장)용하(대웅제약)씨 부친상 최재경(대구지검장)씨 장인상 7일 경북대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53)200-6141 ●이계홍(신일토목 대표)씨 별세 길범(대구지법 판사)씨 부친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7일 오전 (02)3410-6902 ●고영수(삼성카드 회원지역총괄 상무)영진(김치나라 대표)씨 부친상 7일 충주 건국대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43)840-8444 ●백태현(부산일보 논설위원)씨 부친상 유재영(SK에너지 석유1공장장)씨 장인상 7일 부산 좋은강안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51)610-9672
  • [씨줄날줄] 애널리스트 데이/안미현 논설위원

    지난 6월 JP모건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줄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확 낮췄다. 이 보고서 한 장으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하루에만 14조원이 증발했다. 화들짝 놀란 삼성은 JP모건이 왜 이런 보고서를 냈는지 분주하게 배경을 파악하는 한편 소통 부재를 반성했다. ‘애널리스트 데이’(Analyst Day) 부활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오늘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2회 애널리스트 데이를 연다. 2005년 첫 행사 이후 8년 만이다. 국내외 기관투자가, 애널리스트 등 4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권오현 부회장, 신종균 사장 등 수뇌부가 총출동해 직접 마이크를 잡는다.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스마트폰과 반도체 이후를 끌어갈 확실한 먹거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1회 때처럼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시장의 불안감을 달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칭찬에 도통 인색한 미국 뉴욕타임스조차 “삼성전자가 장막을 걷어내고 있다”고 호평했다. 어떤 이는 애널리스트의 약칭을 동성애에 빗대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애널리스트의 기업 보고서는 칭찬 일색이고 어쩌다 부정적인 내용은 뒷북이기 일쑤다. 애널리스트들이라고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나쁘게 쓰면 중요 정보를 제때 주지 않거나 기업탐방에서 배제해 ‘물먹기’ 십상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래서인지 부정적인 보고서는 대체로 외국계 몫이다. 외환위기의 시발점이 된 ‘대우에 조종이 울리고 있다’는 보고서도 일본 증권사(노무라)에서 나왔다. 요즘 삼성에는 ‘일’이 많다.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을 떼어 삼성에버랜드에 갖다 붙이더니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사업을 떼어 별도 회사를 만든다고 한다. 삼성의 거듭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를 경영권 승계와 연결지어 보는 시각이 파다하다. 이건희 회장은 칠순이 넘었고, 세 자녀(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는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부사장이 주도한 패션사업의 실적이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모처럼 핵심 경영진을 한자리에서 만난 애널리스트들이 와인잔만 부딪치지 말고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날카롭게 물고 늘어졌으면 한다. 삼성전자는 숫자로 도배한 장밋빛 청사진이 아닌, 주식을 계속 들고 있고 싶게 만드는 미래전략을 내놓았으면 한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의 냉소대로 ‘민첩한 시장적응자’로 남을지, 아니면 보란 듯이 ‘진정한 혁신자’로 도약할지는 삼성의 손에 달렸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실크로드는 문명 통로… 동쪽 끝은 한반도”

    “실크로드는 문명 통로… 동쪽 끝은 한반도”

    실크로드와 문명교류에 관한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실크로드 사전’(창비)이 나왔다. 10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저서를 완성한 이는 정수일(79)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다. ‘실크로드 사전’은 중국과 일본에도 있지만 정 소장이 엮고 쓴(편저) 사전은 표제어 1907개, 색인 8015개로 규모 면에서 그들을 압도할 뿐만 아니라 실크로드의 3대 간선인 오아시스로, 초원로, 해로를 망라해 내용에 있어서도 세계 최대의 ‘실크로드 사전’으로 꼽을 만하다. 정 소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인류가 풀지 못한 전쟁 등의 갈등과 모순은 문명이란 공통분모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인류의 미래 비전인 문명교류학 확립이 내 연구의 최종 목표이고, ‘실크로드 사전’은 문명교류학 사전의 첫 단계”라고 말했다. ‘실크로드 사전’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15년. ‘무함마드 깐수’란 이름의 대학 교수로 활동하던 그는 간첩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던 1998년 4월부터 2000년 형 집행정지로 출소할 때까지 약 2년 반 동안 편지지 앞뒷면과 도배지 등의 빈 공간에 실크로드의 기본개념을 정리했다. 자신의 구속으로 폐강된 실크로드학 강의를 옥중 편지형식으로 되살려 보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 그때 작성한 원고지 6000장 분량의 표제어 974개 항목은 출소 이후 펴낸 ‘실크로드학’과 ‘고대문명교류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됐다. 하지만 사전 출간은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다가 경상북도의 ‘코리아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올 초부터 집필을 재개,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됐다. 정 소장은 “중국은 해로를 인정하지 않는 데다 80% 이상이 중국 내 이야기이며, 일본은 가장 큰 규모의 사전도 표제어가 192개에 불과해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실크로드 사전으로는 미흡한 점이 있다”며 “이번 사전에서는 ‘왕오천축국전’ ‘지봉유설’ 등 우리 고전 속에 그려진 실크로드의 모습도 재현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실크로드 육로의 동쪽 끝을 한반도로 규정한 것은 이 사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함께 출간된 도록 ‘실크로드(Silk Road)-육로편’은 경주에서 로마까지 실크로드 59개 도시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중국 옌볜 출신으로 실크로드를 23차례나 답사한 정 소장은 “실크로드는 하나의 선으로 이뤄진 단순한 무역로가 아니라 그물 형태의 범지구적 문명 교류 통로”라면서 “지금까지 실크로드 3대 간선의 동쪽 끝이 중국이라는 진부한 통념을 깨고, 실크로드 상의 한반도란 역사적 위상을 사전 문자로 각인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역사 교과서뿐이랴, 다른 과목도 고칠 것 수두룩… 교총 포럼서 일선 교사들 지적

    “초등 교과서는 빛의 3원색을 합치면 ‘하양’이 된다고 가르치는데 중학교 교과서는 제각각이었다. 5개 출판사는 ‘백색광’이라 했고, 2개 출판사는 ‘하양’, 1개 출판사는 ‘흰색’이라고 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에서 시작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초등교과는 물론 중·고교 국어, 체육, 미술 등의 교과서 역시 오류가 많고 난이도도 제각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새교육개혁포럼 창립총회 포럼에서는 일선 교사들이 직접 초등교과와 중등교과의 도덕, 국어, 체육, 미술, 기술가정 교과와 교과서 문제를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초등교과는 2009년부터 4년 동안 4차례 개정됐다. 때문에 교사들도 바뀌는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민철 서울덕암초교 수석교사는 “학생들은 사회를 가장 어려워했으며, 이는 현실과 학습하는 내용의 괴리가 심했기 때문”이라며 “중학교에서는 사회를 하나의 교과로 접근하지만 초등교사는 가르쳐야 하는 교과 수가 6~9개나 된다. 난이도를 재조정하고 내용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어 교과서의 난이도도 문제였다. 한 예로 중2 학생들이 어렵다고 제기한 부분은 ‘양반전’, ‘사랑손님과 어머니’ 등이었다. 국어 과목을 분석해 발표한 김향숙 인천 용현여중 수석교사는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데는 시대적 배경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양반전과 박씨전 등 고전은 한문투 어법도 생소하고 조선후기 역사도 배우지 않아 학생들이 매우 어려워했다”고 설명했다. 기술·가정은 2007년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강제적 집중이수제로 학생들이 2년 동안 3권의 교과서로 공부했다. 하지만 2009년 교육과정 개정 이후에는 집중이수제가 유명무실해지면서 3개 학년에 걸쳐 2권을 분산 이수했다. 하형숙 인천 계산여중 수석교사는 이를 가리켜 “오락가락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미술교과서 11종에는 색 이름 표기법과 색 이름에 대한 잘못된 개념이 기재된 교과서가 5종이나 됐다. 고교 체육 교과의 선택 과목 가운데 ‘운동과 건강생활’은 교과서가 10종이 있지만, ‘스포츠 과학’은 교과서가 단 1종밖에 없어 외면받는 실정이었다. 포럼 주제발표를 한 황규호 한국교육과정학회장은 “교과서와 교육과정 논란은 교육적 필요보다 정치적 논리와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임기응변식) ‘묘수’ 중심의 잦은 교육과정 개정 때문”이라며 “그동안의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위한 집단적 대화 여건부터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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