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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념의 동양고전연구회 24년 만에 ‘사서’ 완역

    집념의 동양고전연구회 24년 만에 ‘사서’ 완역

    국내 동양철학자들이 참여한 ‘동양고전연구회’가 24년 동안 주석을 달고 번역한 중국 고전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사서’(四書)가 민음사에서 완역 출간됐다. 논어는 1992년 시작해 꼭 10년 만인 2002년 역주본으로 출간됐다. 이번 책은 개정본판이다. 중용과 대학은 8년이 걸렸고 맹자는 3년 만에 종료됐다. 논어를 제외한 나머지는 첫 역주본들이다. 고전인 사서의 우리말 번역은 400여년 전 언해본 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 논어의 경우 번역서만 최소 100여종, 해설서까지 포함하면 700여종에 이르지만 주석에 따라 의미가 다르거나 생소한 고어들이 적지 않아 읽기가 쉽지 않았다. 동양고전연구회는 1992년 6월 이강수 전 연세대 철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중국 철학 전공자들로 구성돼 동양 사상의 근본 문헌이자 유학의 경전인 ‘사서’를 첫 번역 작업 대상으로 정했다. 동양철학자 12명이 24년간 매달린 완역 작업은 방대한 주석을 종합하고 경전의 원 뜻을 최대한 살리는 데 노력을 다했다. 번역문은 격렬했던 토론을 거쳐 합당한 뜻과 용어를 찾아 오역을 예방했고 사서 모두 현대적 언어로 풀어 썼다. 편집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논어와 맹자는 원문과 주석을 왼쪽 면에, 번역문과 해설은 오른쪽 면에 배치했다. 대학과 중용은 번역 전문을 실었다. 2002년 동양고전연구회가 펴낸 논어는 당시 ‘교수신문’이 선정한 ‘최고의 고전 번역서’로 꼽힌 바 있다. 20여년의 완역 작업 중 연구자들이 바뀌면서 최종 12명이 참여하게 됐고 김병채 한양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고인이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뉴스 분석] 경제난에 쫓겨난 ‘브라질 女전사’ 호세프

    [뉴스 분석] 경제난에 쫓겨난 ‘브라질 女전사’ 호세프

    2014년 재선 앞두고 분식회계… 복지 대폭 축소해 지지층 이탈 권력형 부패 ‘희생양’ 시각도 브라질 사상 첫 여성 국가원수였던 지우마 호세프(68) 대통령이 탄핵당하며 13년 만에 좌파정권이 무너졌다. 여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재선까지 성공했지만 결국 노동자당(PT)의 장기 집권에 따른 국민적 피로감과 경기 침체, 권력형 부패스캔들로 몰락했다. 브라질 상원은 3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갖고 호세프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전체 상원의원 81명 중 찬성 61명, 반대 20명으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젊은 시절 좌파 게릴라 조직에 투신하며 군사 독재 정권과 싸웠던 호세프는 2010년 국민 지지율이 80%에 달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당시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에 힘입어 당선됐지만 24년 만에 탄핵당하는 두 번째 대통령이란 불명예도 안게 됐다. 탄핵안이 가결된 지 3시간여 만에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취임선서를 하고 정식 대통령 업무에 들어갔다. 테메르의 임기는 호세프의 잔여 임기인 2018년 12월 31일까지다. 호세프 탄핵의 표면적 이유는 2014년 대선을 앞두고 연방 정부의 막대한 적자를 막고 정부의 경제실적을 과장하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하고 이를 되돌려 주지 않아 재정회계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연방회계법원은 지난해 10월 호세프 정부가 국영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실업보험과 저가주택 공급 등 사회복지사업에 사용하고도 제때 상환하지 못했다며 불법 행위로 판결했다. 호세프가 제거된 실질적 이유로는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경기 침체와 국민적 염증을 일으킨 권력형 부패스캔들의 ‘희생양 찾기’라는 분석도 있다. 브라질은 1990년대 정치적 안정을 바탕으로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이며 승승장구했다. 한때 중국, 러시아, 인도 등과 함께 ‘브릭스’로 불리며 연 10% 이상의 성장률을 구가했다. 하지만 2014년을 전후로 원자재 가격 추락에 따라 2015년 -3.8% 성장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물가상승과 재정적자로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축소하자 지지층도 이탈했다. 탄핵을 통해 집권한 테메르도 명확한 경제 회생 청사진을 보여 주지 못해 향후 브라질의 경제와 정국은 불투명하다. 당장 노동자당은 오는 10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도 고전이 예상된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상파울루 시장 선거도 노동자당 소속 현직 시장의 재선이 쉽지 않고 2018년 대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을 내세워 정권을 되찾는다는 구상도 녹록잖아 보인다. 남미 좌파 블록의 상징인 브라질에서 호세프 정권에 대한 탄핵이 이뤄지면서 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물결을 가리키는 ‘핑크 타이드’가 퇴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남미 12개국 중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뺀 10개국이 좌파 성향의 정권이었으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이 우파 성향 정권으로 교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9월 모의고사 변별력 유지…국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종합)

    “9월 모의고사 변별력 유지…국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종합)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1일 치러진 9월 모의평가(모의고사)에 대해 입시기관들은 영역(과목)별로 난이도 차이를 보였으나 대체로 지난 6월 모의고사 및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변별력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국어영역의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에 비해 약간 어려웠으나 지난 6월 모의고사보다는 쉬웠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수준별 시험에서 올해 통합형으로 전환되면서 지문 길이가 길어지고 융복합 등 새로운 문제 유형이 등장해 체감 난도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유웨이중앙교육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월에 비해 쉽게 출제됐으나 독서영역의 기술과 예술 복합 제시문, 문학영역의 고전산문과 평론, 현대소설과 시나리오 복합 제시문이 출제돼 본 수능에서도 융합 또는 복합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가스터디도 “전체적인 유형은 6월 모의평가와 비슷해 올 수능에서도 비슷하게 출제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특히 문항의 지문 길이가 상당히 늘어나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학영역의 경우 상위권·중하위권 수준별로 난이도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메가스터디는 “수학 전범위가 출제된 이번 모의평가는 가형의 경우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최고난도 문항은 비슷하고 그 외 문항의 전반적 수준이 높아 중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수학 가형은 평소 변별력 확보를 위해 출제되는 21, 29, 30번 모두 쉽게 출제되고 새로운 유형도 없어 최상위 1등급 커트라인이 96점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영어영역도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이투스교육은 보도자료릍 오해 “전반적으로 평이했으나 어법 난도가 높았고(28번), 고난도 비연계 빈칸 추론 문제(34번)도 출제되는 등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다소 높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수능부터 필수로 지정되는 한국사는 지난 6월 모의고사와 마찬가지로 평이하게 출제돼 약 15%가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이투스교육은 예상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국어 1등급 커트라인이 90점, 2등급은 83점, 수학 가형의 1등급은 96점, 2등급은 92점, 수학 나형의 1등급은 92점, 2등급은 88점, 영어의 1등급은 97점, 2등급은 93점으로 각각 추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고참, 장신숲보다 높았다

    3점슛 여섯 방으로 튀니지 장신숲을 거꾸러뜨린 아빠는 딸부터 안았다. 33세 최고참 주장 조성민(kt)이 31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랭킹 21위 튀니지와의 2차 평가전을 23분52초 뛰며 3점슛 여섯 방 등 18득점 4어시스트 1스틸로 99-72 대승을 이끌었다. 어느 후배보다 바지런히 코트를 누빈 아빠는 1년 5개월 된 첫 딸 을하에게 입맞춤을 퍼부었다. 허웅(동부)은 3점슛 네 방 등 23득점으로 거들었다. 한국은 세계 30위로 아홉 계단 아래인 데다 이틀 전 1차전과 달리 시차 적응을 끝낸 튀니지에 고전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막상 뚜껑을 여니 달랐다. 3점슛 16방을 작렬하고 리바운드에서 32-25로 앞섰다. FIBA 아시아 챌린지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6일 이란 테헤란으로 떠나는 대표팀은 2m 이상 선수가 8명이나 포진한 튀니지를 연파하며 기분 좋게 장도에 오르게 됐다. 대표팀은 앞서 4일과 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전자랜드와 연습경기를 갖는다. 1쿼터에 한국은 허웅과 조성민, 이정현(KGC인삼공사), 김선형(SK), 허일영(오리온)이 3점슛을 하나씩 넣어 24-7로 앞섰다. 튀니지는 대표팀의 지역방어를 뚫지 못해 허둥댔다. 김종규(LG)는 리바운드 둘과 슛블록 하나로 튀니지 장신들을 막아냈다. 2쿼터 초반엔 상대 추격에 밀렸다. 한국의 패스 길을 차단해 스틸 3개를 기록하며 18-28까지 쫓아 왔다. 이 흐름을 바꾼 것이 이정현. 전반 종료 3분27초를 남기고 3점을 꽂더니 2분43초 전 자세가 흐트러진 상태에서도 24초 버저비터 3점포를 꽂았다. 3쿼터 종료 직전 형 허웅이 뿌려준 패스를 동생 허훈(연세대)이 또다시 버저비터슛으로 연결하며 완승을 예감했다. 4쿼터에 조성민이 3개의 3점포를 연거푸 꽂아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온 한국은 김선형의 노룩 패스를 허일영이 연결해주자 정효근(전자랜드)이 덩크로 림에 꽂아 사실상 완승을 매조졌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불법 건축 NO” 은평구, 건설사에 승소

    법원 “건설사, 환경영향평가 위반” 區 직권남용 아닌 것으로 밝혀져 서울 은평구가 은평뉴타운 내 아파트 건설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대형 건설사와의 법적 다툼에서 승소했다. 은평구는 31일 대방건설이 지난해 9월 구를 상대로 제기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신청 반려처분 취소 등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제1부)이 기각 및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방건설은 2014년 6월 뉴타운 기자촌 3-14블록을 SH공사로부터 공공주택 부지로 매입한 후 사전 절차인 구청 건축위원회 심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관계 법령 위반을 이유로 구로부터 10차례에 걸쳐 재심의 또는 부결 의결을 받았다. 이에 반발한 대방건설은 “구청장이 공원 조성이라는 공약 이행과 주민민원 때문에 건축심의를 부결시켰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소송을 전후해 서울시 행정심판과 감사원 감사, 국무조정실 감사를 잇달아 제기하는 등 전방위 작전을 폈다. 그러나 법원은 “구 건축위원회가 지적한 환경영향평가 위반 부분을 건설사 측에서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은평구 관계자는 “건축계획에 대해 심의 때마다 다른 이유를 대면서 행정지도가 미비했고, 준수 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을 빌미로 부결하는 등 직권을 남용했다는 게 건설사 주장이었다”며 “그러나 행정심판은 기각·각하됐고, 감사원·국무조정실 감사는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김우영 구청장이 ‘해당 부지를 녹지로 남기겠다’고 공약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대방건설은 언론 호소문을 일간지에 38회 싣는 등 광고전을 펼쳤다. 이에 구는 건설사가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낸 언론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하고 세 차례에 걸친 정정 보도를 얻어 냈다. 구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그동안 대방건설이 관련법을 위반한 건축계획을 작성했고, 구의 직권남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앞으로도 관계 법령을 위반한 무리한 건축계획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플라톤의 결혼 장려 법안/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플라톤의 결혼 장려 법안/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가 동반되면 경제활동 인구와 노동력의 감소로 인해 국민총생산이 위축된다. 게다가 고령 미취업자를 부양해야 할 청장년들의 어깨도 무거워진다. 현대 의학의 발달과 식생활의 개선으로 평균 기대 수명은 길어졌지만, 취업난과 자녀 양육의 어려움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고대에는 어느 사회나 평균 수명은 낮았지만, 높은 출산율 덕택에 사회 전체적으로 젊은 연령대의 인구를 적정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결혼을 장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사회는 한때 낮은 출산율이 심각한 문제였던 모양이다. 27년간 지속된 펠로폰네소스전쟁(BC 431~404)의 여파로 수많은 청장년들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플라톤(BC 427~347)은 대화편 ‘법률’에서 어떻게 하면 청년들의 결혼을 촉진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는 당시로는 매우 급진적인 결혼 장려 법안을 입안하고 이를 채택할 것을 권고했다. “개인은 30세가 되면 35세까지는 혼인을 할 것. 법에 복종하는 자는 벌을 받지 않고 자유로울 것이나, 반대로 불복하는 자는 해마다 얼마의 벌금으로 내게 하라. 독신 생활이 자신에게 이득과 편함을 가져다주리라고 생각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그 나라에서 젊은 연배의 사람들이 자신들보다 연장인 사람들을 그때마다 존경해 주는 그런 면도 누리지 못하게 하라.” 결혼을 못 한 청년들은 미혼도 억울한데, 벌금을 물고 불명예의 처벌까지 받는다면 부당하다고 여겼을 터. 플라톤은 왜 이렇게 터무니없어 보이는 법안을 입안했을까. 그런데 그의 입법 취지는 매우 설득적이다. “결혼을 통해 자녀를 낳는 일이 유한한 생명을 가진 인간이 영원히 사는 불사에 참여하는 경건한 일이며, 이런 책무를 수행하는 자만이 존경과 명예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류가 어떤 본성에 의해 불사성(不死性·athanasia)에 참여하는 방식이 결혼이며, 또한 모든 인간은 이에 대한 온갖 욕구를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후손을 낳는 것이 영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신성한 의미를 부여했다. 플라톤의 결혼 장려 법안은 설득(peitho)과 강제력(bia)을 병행하고 있다. 플라톤의 이런 설득적 법안을 ‘이중적인 형식의 법’이라고 일컫는다. 플라톤의 법안은 이렇듯 꽤 진정성은 있었다. 하지만 이를 실행한 국가가 있었는지는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청년들이 결혼에 적극적이게 만들 수 있을지 우리 사회도 고민이 깊다. 그래도 인구안정처 신설은 단견일 듯싶다. 강제력은 쓸 수 없는 노릇이고 호소력 있는 설득적 정책은 없을까.
  •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지식과감성#, ‘중국어로 떠나는 고사성어 여행’

    [2016 우수기업 우수상품] 지식과감성#, ‘중국어로 떠나는 고사성어 여행’

    도서출판 지식과감성#(www.knsbookup.com)의 ‘중국어로 떠나는 고사성어 여행’은 한국과 중국에서 많이 활용되는 고사성어 100개를 선정해 유래와 함께 중국어 표현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 유래를 재미있게 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중국어 표현과 어휘 실력을 쌓을 수 있다. 또한 성어 속 고전을 이해함으로써 한국어 표현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이 책에는 관포지교(管鮑之交), 목불식정(目不識丁), 와신상담(臥薪嘗膽) 등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사자성어와 평소 접하지 못한 낯선 사자성어 등이 만들어진 과정을 재미있게 소개한 내용과 함께 이를 활용한 중국어 표현 300개가 수록돼 있다. 부록에는 중국에서 많이 쓰는 기타 성어들을 의미별로 묶어 실었다. 지식과감성# 관계자는 “책은 사고력을 강화하고 한국어와 중국어의 표현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며 “친절한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역사적 배경도 익히고 중국어도 함께 배우는 1석 2조의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의 저자인 이수연은 2006년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영어영문학을 전공, 2010년 중국 정부 장학생으로 북경사범대 학교에서 언어학(중국어 교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연합TV·CJ E&M·아주경제 아나운서를 거쳐 현재 한중 MC로 중국 관련 포럼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070-4651-3730.
  • “군대 참 좋아졌지만…그래도 다시 가기는 싫습니다”

    “군대 참 좋아졌지만…그래도 다시 가기는 싫습니다”

    이쯤 되면 “군대 참 좋아졌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합니다. 30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방 예산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병영생활 개선에 쓰는 나랏돈입니다. 일단 모든 병영생활관에 에어컨이 보급됩니다. 부대 생활관에 설치비 포함 580억원을 들여 모두 3만 709대를 놔줍니다. 전기료 폭탄 걱정하지 마세요.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매일 6시간씩(낮 1시간 30분, 밤 4시간 30분) 트는 것을 전제로 50억원의 전기료 예산도 편성했으니까요. 찜통 같은 무더위에 서는 경계 근무도 한결 시원해집니다. 1개 사단(635명)의 휴전선감시초소(GP)와 일반 전초(GOP) 경계병에게 1벌에 15만 8000원인 아이스조끼가 시범적으로 지급됩니다. 상병 기준으로 2012년 9만 8000원이던 봉급은 내년에 19만 5000원으로 2배 오릅니다. 잘 먹고 힘내서 나라 지키라고 급식비도 1일 7334원에서 7481원으로 150원 정도 오릅니다. 신세대 장병의 입맛을 충족시킬 민간 조리원은 1767명에서 1841명으로 74명 늘어납니다. 좋은 소식 또 있습니다. 지퍼 달린 얼룩무늬 더플백(의류대, 보통 ‘따블빽’이라고 부르죠)이 새롭게 보급됩니다. 자대 배치받은 다음, 가방 속 짐을 무작정 침상 위에 쏟아 붓는 풍경이 사라지려나요? 책을 읽으면서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독서카페도 좋아진다 합니다. ‘맥심’ 대신 고전도 한 번 읽어봅시다. 보급용 생활용품 개선에 502억원이 들어갑니다. 이병과 일병의 서글픈 상징인 등에 허연 땀자국 밴 전투복을 입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1벌씩만 주던 여름용 얇은 전투복, 즉 하계전투복이 2벌 지급됩니다. 부지런히 빨아 돌려 입으면 ‘차도남’ 버금가는 군인은?. 역시 무리겠지만요. 국군 역사상 최초로 맵시 좋은 드로즈형 팬티도 나옵니다. 지금까지는 삼각팬티나 트렁크형 팬티만 줬습니다. ‘짬’이 되는 상·병장들은 오래전부터 ‘사제’ 팬티를 입었지만 어쨌든 기쁜 소식입니다. 다만 군 복무 기간 중 1인당 1장씩만 지급된다 하니 구멍 날 때까지 열심히 입어야겠습니다. 브랜드는 물론 ‘브레이브 맨’이고, 용맹한 얼룩무늬입니다. 얼마 쓰지 않으면 곰팡이 냄새가 나던 세면주머니(이른바 ‘세면백’)도 물빠짐이 좋고, 칫솔, 면도기, 비누, 샴푸, 바디클렌저를 구분해서 담을 수 있는 세련된 모양의 제품으로 바뀝니다. 겨울 생활모로 ‘비니’가 지급됩니다. 지금까지는 중국 인민해방군 아니면 북한 인민군 동계모와 비슷한 털모자를 물려가며 썼잖아요. 내년 겨울엔 멋 좀 내봅시다. 오이·알로에 비누 외에 샴푸를 나눠줍니다. 고급까진 아니어도 괜찮은 브랜드로 넣어주길 바랍니다. 군인 머릿결도 소중하니까요. 아쉽게도 클렌징 폼은 내년에도 안 준다고 하네요. 공용으로 적당히 사이즈 맞춰 돌려 입던 정비병, 전차병, 취사병의 작업, 전투, 조리복도 개인별로 지급됩니다. 군대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지만 그래도 다시 가고 싶지 않는 게 남자의 마음입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군대 참 좋아졌지만…그래도 다시 가기는 싫습니다”

    “군대 참 좋아졌지만…그래도 다시 가기는 싫습니다”

    이쯤 되면 “군대 참 좋아졌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합니다. 30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방 예산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병영생활 개선에 쓰는 나랏돈입니다. 일단 모든 병영 생활관에 에어컨이 보급됩니다. 부대 생활관에 설치비 포함 580억원을 들여 모두 3만 709대를 놔줍니다. 전기료 폭탄 걱정하지 마세요.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매일 6시간씩(낮 1시간 30분, 밤 4시간 30분) 트는 것을 전제로 50억원의 전기료 예산도 편성했으니까요. 찜통 같은 무더위에 서는 경계 근무도 한결 시원해집니다. 1개 사단(635명)의 휴전선감시초소(GP)와 일반 전초(GOP) 경계병에게 1벌에 15만 8000원인 아이스조끼가 시범적으로 지급됩니다. 상병 기준으로 2012년 9만 8000원이던 봉급은 내년에 19만 5000원으로 2배 오릅니다. 잘 먹고 힘내서 나라 지키라고 급식비도 1일 7334원에서 7481원으로 150원 정도 오릅니다. 신세대 장병의 입맛을 충족시킬 민간 조리원은 1767명에서 1841명으로 74명 늘어납니다. 좋은 소식 또 있습니다. 지퍼 달린 더플백(의류대)이 새롭게 보급됩니다. 자대 배치받은 다음, 가방 속 짐을 무작정 침상 위에 쏟아 붓는 풍경이 사라지려나요? 책을 읽으면서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독서카페도 좋아진다 합니다. ‘맥심’ 대신 고전도 한 번 읽어봅시다. 보급용 생활용품 개선에 502억원이 들어갑니다. 이병과 일병의 서글픈 상징인 등에 허연 땀자국 밴 전투복을 입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1벌씩만 주던 여름용 얇은 전투복, 즉 하계전투복이 2벌 지급됩니다. 부지런히 빨아 돌려 입으면 ‘차도남’ 버금가는 군인은?. 역시 무리겠지만요. 국군 역사상 최초로 맵시 좋은 드로즈형 팬티도 나옵니다. 지금까지는 삼각팬티나 트렁크형 팬티만 줬습니다. ‘짬’이 되는 상·병장들은 오래전부터 ‘사제’ 팬티를 입었지만 어쨌든 기쁜 소식입니다. 다만 군 복무 기간 중 1인당 1장씩만 지급된다 하니 구멍 날 때까지 열심히 입어야겠습니다. 브랜드는 물론 ‘브레이브 맨’입니다. 겨울 생활모로 ‘비니’가 지급됩니다. 지금까지는 중국 인민해방군 아니면 북한 인민군 동계모와 비슷한 털모자를 물려가며 썼잖아요. 내년 겨울엔 멋 좀 내봅시다. 오이·알로에 비누 외에 샴푸를 나눠줍니다. 고급까진 아니어도 괜찮은 브랜드로 넣어주길 바랍니다. 군인 머릿결도 소중하니까요. 아쉽게도 클렌징 폼은 내년에도 안 준다고 하네요. 공용으로 적당히 사이즈 맞춰 돌려 입던 정비병, 전차병, 취사병의 작업, 전투, 조리복도 개인별로 지급됩니다. 군대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지만 그래도 다시 가고 싶지 않는 게 남자의 마음입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트럼프 “힐러리 멘토가 KKK 멤버” 누구길래?

    트럼프 “힐러리 멘토가 KKK 멤버” 누구길래?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라이벌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멘토가 백인 우월주의 단체 큐클럭스클랜(KKK)의 멤버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대선에서 ‘인종주의’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흑인 지지율을 끌어올리려고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28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클린턴이 “KKK 멤버를 자신의 멘토라고 말했다”는 한 지지자의 글을 리트윗했다. 트럼프 지지 연설을 자주 하는 흑인 자매 리넷 하더웨이와 로셸 리처드슨은 CNN에 트위터에 언급된 KKK 인사가 작고한 로버트 버드(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사망한 버드 전 의원은 1940년대 초반 웨스트버지니아 주 소피아에 있는 KKK의 수장을 지냈고 훗날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당시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 거듭 사과했다. 클린턴은 버드 전 의원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멘토이자 친구”라고 평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어 전날 아이오와 유세에선 클린턴이 1996년 흑인 폭력범들을 “최고의 약탈자”라고 칭한 점을 고리로 공격했다.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이 흑인 청년을 ‘최고의 약탈자’라고 부른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잊을 수가 있느냐”며 클린턴을 인종주의자라고 몰아붙였다. 트럼프의 인종주의 공격은 바닥을 기는 흑인 등 소수인종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계산이라는 분석이 있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의 최근 조사결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클린턴에 3%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지만, 흑인 지지율에선 크게 밀렸다. 트럼프의 흑인 지지율은 5%로 클린턴(79%)에게 압도당했다. 트럼프 측의 공격은 민주당의 인종주의 공세에 대한 맞불 작전 성격도 강하다. 클린턴 캠프는 최근 트럼프의 인종주의적인 면을 부각하는 새 동영상을 공개하며 ‘트럼프=극우’, ‘트럼프=KKK’ 이미지 확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클린턴도 지난 25일 네바다 주 유세에서 “트럼프는 편견과 편집증에 기반을 둔 선거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클린턴은 트럼프를 “백인우월주의자들의 글을 리트윗하고 KKK 전 수장인 데이비드 듀크의 지지를 거부하지 않은 사람”이라고도 규정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최근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에 대한 구애 전략을 펴자 클린턴 캠프가 ‘표심 흔들림’ 방지를 위해 사전에 차단막을 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호모히스토리쿠스(오항녕 지음, 개마고원 펴냄) 전주대 교수인 저자가 젊은 세대를 위해 쉽게 쓴 역사학 개론. 역사를 바로 보려면 사실 또는 사건에 들어 있는 객관적 조건, 자유의지, 우연 등 세 가지 요소를 두루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248쪽. 1만 4000원. 너희 정말, 아무 말이나 다 믿는구나!(소피 마제 지음, 배유선 옮김, 뿌리와이파리 펴냄) 프랑스의 고교 교사인 저자가 안내하는 ‘지적 자기방어’ 수업. 인종차별·동성애 등 무거운 주제들을 놓고 주변의 지식을 의심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284쪽. 1만 5000원. 버려진 아들의 심리학(마시모 레칼카티 지음, 윤병언 옮김, 책세상 펴냄) 아버지의 위상이 추락한 시대에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텔레마코스 콤플렉스’를 제시한다. 252쪽. 1만 5000원.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알파고 시나씨 지음, 헤이북스 펴냄) 14개국 화폐 속에 있는 역사적 인물 52명의 삶을 조명한 책. 저자는 현대 국민국가를 세우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사람만 골라 간략하게 소개했다. 384쪽. 1만 6800원. 문제적 과학책(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윌북 펴냄) 히포크라테스 같은 고전부터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 등 현대 과학책까지 36권의 과학사 강의. 344쪽. 1만 5800원. 코딱지 코지(허정윤 지음, 주니어RHK 펴냄) 코딱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엉뚱하고 발랄한 이야기. 코딱지를 코지로 캐릭터화해서 만든 클레이북. 그림도 친숙하고 귀엽다. 36쪽. 1만 3000원.
  • 초반 속도전… 잇단 영장 기각 등 암초 만나 고전

    초반 속도전… 잇단 영장 기각 등 암초 만나 고전

    초기 수사관 240명 대대적인 투입 본사·17개 계열사 압수수색 ‘강공’ 롯데 측 “너무 저인망식 수사” 불만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 6월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본격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6월 10일 수사관 240여명을 투입해 그룹 본사와 17개 계열사, 신격호(94) 총괄회장 및 신동빈(61)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오너 일가를 정조준하고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후 총수 일가의 횡령, 배임, 비자금 조성, 탈세 등 전방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이어졌다. 압수수색 사흘 만에 검찰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계열사에서 매년 300억원대 자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자금 성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7일에는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오너 일가로선 처음으로 구속됐다. 80억원대 횡령, 배임 등의 혐의였다. 같은 달 23일엔 기준(70) 전 롯데물산 사장을 세금 부당환급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계열사 사장 중 첫 구속이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상품권 깡’ 등을 통해 로비용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파악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심받던 강현구(56) 롯데홈쇼핑 사장은 지난달 14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순조롭게 흘러갈 듯 보였던 수사는 강 사장의 영장 기각에 이어 지난 19일 세금 부당환급 혐의의 허수영(65) 롯데케미칼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암초를 만났다. 롯데그룹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지배구조와 그룹 및 변호인단의 철저한 방어 등으로 수사팀은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최근 검찰은 소진세(66) 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한 데 이어 지난 25일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부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낸 상황이었다. 그러나 26일 오전 소환하기로 했던 그룹 2인자인 이인원(69)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자살하면서 수사 계획과 일정의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한편 롯데그룹 내에서는 검찰이 너무 광범위한 대상을 저인망식으로 훑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하지만 조사 당사자이다 보니 행여 ‘불충’으로 비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검찰 혐의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가 허 사장에 대한 영장이 청구되고 국세청 특별세무조사까지 받았다. 검찰은 지난 6월 10일 압수수색 당시에는 엉뚱한 사무실을 뒤졌다가 뒤늦게 원래 가려던 사무실을 확인하는 해프닝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에선 정확한 정보 없이 압수수색부터 강행했던 사례로 거론된다. 당시 검찰은 차장급 이상 임직원들의 휴대전화를 모두 압수해 최대 2주가량 돌려주지 않아 업무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금요 포커스] 초·중등학교에 고전 읽기 과목을 만들자/이명학 한국고전번역원장

    [금요 포커스] 초·중등학교에 고전 읽기 과목을 만들자/이명학 한국고전번역원장

    최근 우리 사회를 뒤흔든 한 검사장의 몰염치한 행각은 옛날 가렴주구(苛斂誅求)나 일삼던 사또를 보는 듯해 어처구니가 없다. 청소년을 게임에 끌어들여 재산을 모으고, 그 재산을 지키고자 권력 앞에 온갖 비굴한 짓을 다한 게임업체 대표의 치졸한 행위 또한 어이가 없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리 됐는지 생각할수록 한심하기만 하다. 이들은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명문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탐욕에 빠져 최소한 인간적인 예의와 염치도 돌아보지 않고 차마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이런 일을 보고 있자면 우리나라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교사와 부모는 제자와 자녀가 바른 인성을 지닌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부모는 그저 자녀가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풍족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물론 자식에 대한 과도한 욕심과 걱정을 일방적으로 나무랄 수만은 없다. 그러나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살아온 삶을 지켜보았다면 꼭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을 다녔다고 해서 성공한 삶을 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자식에 관한 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따뜻한 인성과 정직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보다는 경쟁에서 무조건 남을 이기도록 하는 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공부만 잘하면 설사 인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잘못을 눈감아 준다. 마음이 따뜻하고 행실이 바르고 정직한 아이가 남을 배려하는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된다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당신의 자녀를 사람답게 키우고 있습니까.” “단 한 번이라도 사람답게 살라고 말해 본 적이 있나요.”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부모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좋은 대학을 졸업해야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대접받는다는 검증도 안 된 공식에서 자유로워지지 못하는 한 우리의 교육은 한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이런 인식을 바꾸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학벌 중심의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고 이런 시스템에 길들여진 사회 구성원의 의식이 획기적으로 전환돼야 한다. 쉽지 않을 수도 있고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언제까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들이 정말 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인생의 가치관과 좌표를 바르게 세우고, 인간 존재의 이유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과목이 있는가. 학창 시절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물질적인 풍요가 진정한 행복인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이 있는가. 책상머리에 앉혀 놓고 무조건 지식을 주입하기보다 인생과 사람에 대해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미국 세인트존스대학은 100권의 고전을 선정해 4년 동안 의무적으로 읽고 토론하게 한다. 고전 읽기가 대학 교과 과정의 전부다. 그럼에도 이 대학 졸업생의 사회적인 성취도는 높다고 한다. 학창 시절 알량한 지식을 주입하는 데 골몰하기보다 선현들의 지혜를 통해 인간의 존재 이유를 성찰하고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인지를 스스로 체득한 것이 사회에 나아가서도 쓸모가 있었던 것이다. 산업체 요구에 걸맞은 인력 양성을 위해 교과목마저 실용적인 것으로 바꾸는 우리의 대학 현실이 씁쓸하다. 고전 속에는 나는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길이 있다. 고전을 ‘내일로 가는 옛길’이라고도 한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갈림길이 나오더라도 망설이지 않고 바른길을 선택할 수 있는 판단 능력이 생긴다. 미국 어느 대학에서처럼 4년 내내 고전 읽기를 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도 ‘고전 읽기’ 과목을 만들어 학생들이 일주일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고전을 읽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스스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좋겠다. 감수성이 풍부한 학창 시절 좋은 글을 꾸준히 읽고 깊이 음미하며 생각하다 보면 설령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생각이 잠시 꿈틀거리다가도 이내 그런 구차한 삶은 살지 않겠다는 올곧은 생각이 번뜩 들지 않겠는가. 어려서 체득한 ‘인문학적 가치’는 나이가 들어도 쉬이 없어지지 않는다.
  • [혁신경영 기업 특집] 현대건설, 과감한 신흥시장 개척… 해외 누적 수주액 100조

    [혁신경영 기업 특집] 현대건설, 과감한 신흥시장 개척… 해외 누적 수주액 100조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결산 기준 해외 누적 수주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2011년 4월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이후 4년여 만의 성과다. 이는 그룹 편입 이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중동 지역 중심 수주 전략에서 과감히 벗어나 중남미·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등 신흥시장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현대건설은 과거와 달리 규모에 연연하지 않고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버리라’는 수익성 중심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신규 진출 지역에 생산과 판매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세계적 네트워크와 현지 인지도를 적극 활용해 베네수엘라·칠레·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신규 수주를 따내고 있다. 2011년 4월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 직후 가진 임직원 조회에서 “현대차그룹의 세계 190여개국에 걸친 광대한 네트워크와 철강, 철도, 금융 등 다양한 사업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은 현대건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그룹 편입 전 11%에 불과했던 신시장 비중을 60% 이상으로 대폭 끌어올렸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세계 경기 침체와 해외 대형 플랜트 공사 손실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고전할 때 현대건설은 양질의 해외 공사를 선별 수주해 수익성을 확보해 가고 있다. 올해도 현대차그룹 편입 이후 지속하고 있는 ‘글로벌 건설 리더를 향한 끝없는 도전’으로 경영 방침을 설정하고, 양적인 성장보다는 선택과 집중, 기술역량 강화를 통해 경영 내실화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ENR(Engineering News Record)에서 평가한 전 세계 건설업계 순위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2008년 59위까지 떨어졌던 현대건설은 지난해 14위를 차지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부부가 붕어빵·떡볶이 팔아 장학금 주는 ‘천사표 동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부부가 붕어빵·떡볶이 팔아 장학금 주는 ‘천사표 동구청장’

    2014년 7월 취임한 이흥수(56) 인천 동구청장은 이듬해 첫날 구내식당을 폐쇄했다. 600여명에 달하는 구청 직원들이 주변 식당에서 식사하면 인천 구도심 가운데 가장 낙후된 동구의 상권 활성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일부 직원들이 불편을 호소했지만 “그래도 공무원이 서민보다 형편이 나으니 고통을 분담하자”고 설득했다. 음식점 업주들이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나선 것은 물론이다. 이 구청장 스스로도 지역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가급적 구청에서 멀리 떨어지고 장사가 잘되지 않는 곳을 이용한다. 지난 16일에는 비빔밥을, 17일에는 불낙전골을, 인터뷰가 이뤄진 18일에는 삼계탕을 들었다. 그는 구청장이 되기 전에도 서민적인 음식을 좋아했다. 2014년 서울신문이 펴낸 단체장 인명록을 보면 이 구청장이 좋아하는 음식은 김밥과 떡볶이로 돼 있다. 전국 자치단체장 가운데 기호 음식으로 이런 종류를 꼽은 단체장은 이 구청장이 유일하다. 그는 지금도 가끔 단골 분식점을 찾는다. 이 구청장은 취임 후 ‘꿈드림’ 장학회를 만들어 130억원을 조성했다. 이 기금을 활용해 지난해 10월 동구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생 전체(494명)에게 장학금 45만원을 지급했다. 올해는 고등학교 1학년생뿐 아니라 대학교 1학년생까지 확대해 대학생의 경우 1인당 50만원을 지원했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한 것은 전국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이 구청장도 직접 장학금 기금 조성에 참여하고 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는 동인천역 광장에서 붕어빵 장사를 한다. 붕어빵 달인에게 기술을 배워 맛이 좋은 데다 취지가 알려져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본래 가격보다 많은 돈을 놓고 가는 이들도 있어 하루 평균 150만∼170만원의 매상을 올린다. 부인 조명순(54)씨도 남편의 뜻에 동참해 옆에서 떡볶이를 판다. 부부가 번 돈은 모두 장학기금으로 기탁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구청장 부부는 더위가 기승을 부린 20일에도 동인천역 광장으로 나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장사해 200여만원 벌었다. 앞서 17일 오전 11시에는 동구통장연합회 등 3개 단체가 구청을 찾아와 장학금을 기탁했다. 재정이 풍부하다고 보기 어려운 단체들이다. 이 같은 상황은 동구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달동네박물관이 있고,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생생하게 다룬 ‘괭이부리말 아이들’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낙후된 지역이다.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으로 행정구역 상당 부분이 재개발·재건축 대상일 정도로 주택의 노후화가 심각하다. 개발 열풍이 몰아쳤을 당시 외지인들이 매입한 집들이 흉가로 방치돼 있기도 하다.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천지역 다른 자치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고전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구도심은 신도심보다 개발비용이 2배 이상 소요돼 민간업체들이 쉽게 달려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지난 2월 송림초등학교 주변 4곳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연계형 사업지구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6곳을 신청했는데 4곳이 선정돼 대박 수준이다. 구 측은 이들 지역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시작으로 1960∼19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주거지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이 사업을 통해 낙후된 주택들이 재정비돼 동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뉴스테이 사업 효과로 도시 개발은 물론 경제 활성화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동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구도심이라는 말 대신 원도심이라는 말을 주로 사용한다. 인천 문물의 상당부분이 동구에서 태동해 인천 전체 인구가 50만명이던 시절 동구 인구가 20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현재 동구 인구는 7만명에 불과하지만 동구에 호적을 둔 인구는 44만명이다. 그래서인지 동구를 가리켜 ‘인천의 정신적 모태이자 발상지’라고 강조한다. 이 구청장은 “인천 출신 정치인이나 학자·운동선수·연예인의 절반이 동구 출신”이라며 이러한 전통을 살려 자신의 임기 중 ‘그 옛날’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솔직히 말해 도시 발전 차원에서 신도시를 따라잡을 수 없겠지만 구민들의 자존심만큼은 동구가 인천의 중심지였던 때로 되돌리고 싶습니다.” 이 구청장은 ‘떠나가는 동구’가 아닌 ‘찾아오는 동구’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문화관광벨트화를 꼽았다. 이 사업의 핵심으로 동인천역 광장을 언급했다. 그는 “인천에는 여러 역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동인천역 광장은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일 수 있는 장소”라며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각종 축제와 나눔장터가 열리고 스케이트장·발광다이오드(LED)전광판 등을 조성, 젊음이 넘치고 활력 있는 광장으로 바뀌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유동인구가 4만명에 달하는 동인천역에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들면 주변 상권이 살아나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송림아뜨렛길과 달동네박물관도 같은 맥락에서 조명되고 있다. 수년간 방치된 지하보도였던 송림아뜨렛길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됐으며, 달동네박물관은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명물이 됐다. 그는 “구청장에 부임했을 때부터 노력했던 관광벨트화 사업의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면서 “개별적인 관광자원을 연계하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자체가 단순히 민원처리나 하는 행정서비스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여건이 어렵더라도 주민들이 먹고사는 데 도움을 주는 적극적인 역할을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우리 구가 더이상 낙후되고 침체된 구도심이 아닌, 비전과 경쟁력이 있는 도시로 거듭나 주민들이 동구에서 거주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구 명칭을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동구라는 명칭은 방위 개념에 맞지 않을뿐더러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동구라는 지명이 6개나 있어 혼동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시 브랜드와 이미지를 창출하는 차원에서도 구 명칭을 바꿔야 된다는 생각에서 인천시와 함께 명칭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민들을 대상으로 새 명칭을 공모한 결과 ‘화도진구’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화도진은 구한 말 인천 최초의 군사방어기지가 있던 곳으로 화도진공원에서는 27년째 화도진축제가 열리고 있다. 인천시 및 행정자치부와의 협의를 거쳐 내년 7월부터 이 명칭을 사용할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구 명칭이 변경되면 침체된 도시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역동적인 미래도시로 거듭나는 데 발판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동구에 많은 변화가 오기 시작했고 지금도 계속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속적인 도전과 열정으로 주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소외계층을 위한 질 좋은 일자리, 재미와 맛이 있는 야시장, 꽃마을 만들기 등 작지만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발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잊을 수 없는 그녀-[동방불패] 임청하(포토)

    잊을 수 없는 그녀-[동방불패] 임청하(포토)

    중화권 무협소설가 김용(金庸)의 소설 ‘소오강호’를 1990년 홍콩에서 영화로 만든 ‘동방불패’(東方不敗)에서 사교 교주인 동방불패 역할을 맡았던 여배우 임청하(林靑霞)의 모습. 소설 속 동방불패는 일월신교 교주가 무공을 연마하다가 중성이 된 비호감 인물이지만 임청하가 맡으면서 절세미녀의 캐릭터로 새롭게 태어났다. 대만 연합보는 25일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고전 캐릭터로 임청하가 연기한 동방불패를 꼽았다. 올해로 61세인 임청하는 최근 중국 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 손발을 잘라줘”…실패한 보험사기

    “내 손발을 잘라줘”…실패한 보험사기

    베트남의 한 30대 여성이 자신을 불구로 만드는 대가로 친구에게 거액을 건넨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리’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올해 30살의 이 여성은 지난 5월 철도 건널목 인근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하노이에 있는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쓰러진 이 여성을 발견한 것은 주위를 지나던 ‘도안’이라는 이름의 남성이었다. 이 남성은 경찰에 “우연히 지나다가 쓰러진 여성을 발견했다”면서 신고전화를 걸었다. 이 남성은 해당 여성에 대해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지만,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진술과정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는 집중 탐문을 시작했다. 조사 결과,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사고를 당한 여성의 계좌에서는 5000만 동, 한화로 250만원이 인출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해당 금액을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신고전화를 걸었던 도안이라는 남성이었다. 경찰이 추궁하자 두 사람은 모든 사실을 실토했다. 이 여성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친구였던 남성에게 날카로운 흉기로 팔과 다리를 절단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를 마치 기찻길에서 사고로 팔과 다리를 잃은 것처럼 위장하려 했다는 것. 그녀가 사고 위장으로 받으려 했던 보험금은 한화로 무려 1억 7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하자 현지 SNS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전형적인 보험사기”라면서 “5000만 동을 잃고 팔 하나와 다리 하나까지 잃었을 뿐 아니라 감옥신세까지 지게 된 것 인과응보”라고 비난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현재 경찰이 이 사건과 관련한 추가 수사를 중단하고, 이 여성에 대한 처벌 수위도 예상보다 낮게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애를 입은 것만으로도 처벌은 충분하다는게 경찰의 생각이라는 것. 하노이변호사협회의 르 반 루안은 BBC와 한 인터뷰에서 “사실 베트남 법률상 이 여성을 처벌할 만한 근거가 마땅치 않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사기 범죄와 관련한 처벌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동참하지 않는 자 시민이 아니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동참하지 않는 자 시민이 아니다

    그리스의 7현인 가운데 한 사람인 솔론(BC 630?~560?)은 아테네의 탁월한 입법자이자 정치가였다. 그는 귀족과 평민들이 서로 다툴 때 양측이 서로 인정하고 양보할 수 있는 입법을 위해 고심했다. 플루타르코스(46~120?)의 ‘영웅전’이 이를 잘 전해 준다. 솔론은 빚에 쪼들리던 민중의 짐을 덜어 주기 위해 토지를 제외한 모든 채무를 탕감해 주고, 채무로 인신이 저당 잡혀 있던 동포들을 외국에서 데려오고 국내에서 종살이하던 이들도 해방시켰다. 그럼에도 솔론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부자들은 채권을 빼앗긴 것에 불만이었고, 빈자들은 토지를 재분배해 주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지나친 격차와 불평등을 크게 완화시켰다. 나아가 그동안 귀족이 독차지하던 정부의 다양한 기구에 대중의 참여 기회를 넓혔다. 시민들을 재산의 보유 정도에 따라 네 계층으로 나누고 계층에 걸맞은 참여 권리를 주었다. 재산이 없는 날품팔이들인 최하층 테테스에게도 민회의 배심원이 될 자격을 부여했다. 솔론의 조치들은 아테네 민주정의 기초를 다졌다고 평가받을 만큼 획기적이었다. 솔론이 꿈꾸던 세상은 모든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서로 불의를 견제하고 정의를 구현하는 사회였다. 그는 피해 입은 사람을 위해 시민 누구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입법했다. 그로 인해 어떤 시민이든 해를 당하는 타인을 위해 가해자를 고발하고 소추할 수 있었다. 오늘날 검찰의 기소 독점과 다르다. 이는 시민들이 남의 불행을 공감하고 동정하는 데 익숙하게 만드는 지혜로운 조치였다. 누군가 솔론에게 어떤 도시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이냐고 묻자 그는 “불의를 당한 자들 못지않게 불의를 당하지 않은 자들도 불의를 저지른 자들을 벌주려고 나서는 도시”라고 대답했다. 솔론은 시민들이 사적 이해에 묻혀 소극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규범과 이익을 위해 용기 있게 나설 것을 권장했던 셈이다. 이런 솔론의 희구를 극명하게 드러낸 아주 역설적인 법도 만들었다. “당파 싸움이 벌어졌을 때,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는 자의 공민권을 박탈하도록 규정한 법”이다. 특정 현안에 대해 분열과 갈등이 벌어졌을 때 시민들은 어느 편에든 가담해야 한다니 이 무슨 괴이한 법인가. 솔론은 시민들이 사적 이익과 안전만 도모하지 말고 더 낫고 더 정의로운 편에 가담해 위험을 공유하며 조국의 고통과 혼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데 나서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는 시민들이 치열한 논쟁과 대립을 하며 정의롭고 합리적인 대안이 어느 정도 도출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리라. ‘목소리 큰 소수’의 특수 이해관계에 국가의 정책이 휘둘려도 국민들이 ‘침묵하는 다수’로 머물 때 공동체의 자유와 평등이 보존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아니었을까. 예나 지금이나 민주주의의 성패는 참여에 달렸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돌아온 클래식, 여전한 클래스

    돌아온 클래식, 여전한 클래스

    수십 년 묵은 할리우드 클래식이 새 옷을 입고 국내 극장가에 잇따라 상륙한다. 짧게는 30여년, 길게는 반세기 만에 새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국내 영화 팬들의 마음을 고루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고스트버스터즈’는 1984년 1탄을 기준으로 무려 32년 만의 리부트 작이다. 유령 퇴치를 코믹하게 그리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원작을 여성 버전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코미디 대세로 떠오른 멀리사 매카시를 중심으로 인기 코미디쇼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 간판 출연자들인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 레슬리 존스가 함께한다. 크리스 헴스워스가 청일점 데스크 직원으로 등장해 얼빠진 연기에 도전했다. 원작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먹깨비, 마시멜로맨 등 인기 유령 캐릭터들이 21세기식으로 재창조됐다. 2년 전 세상을 뜬 해롤드 래미스를 제외한 빌 머리, 댄 애크로이드, 어니 허드슨, 시거니 위버, 애니 파츠 등 원작 주역들도 카메오로 곳곳에 등장해 ‘깨알 재미’를 전달한다. 초·중반을 장식하는 미국 스탠딩 개그식 만담이 지루할 수도 있으나, 후반부에 등장하는 유령들과의 대결은 웬만한 액션 블록버스터 못지않게 멋지게 연출됐다. 국내 영화 팬들은 다음달 14일 개봉 예정인 ‘매그니피센트 7’에 눈길이 더 쏠릴 듯. 서부영화의 고전 ‘황야의 7인’(1960)을 5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인데, 이병헌이 할리우드 진출 이후 처음으로 악역에서 벗어나 화제다.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1954)를 서부극으로 재해석한 1960년 작에서 큰 틀을 가져왔지만 캐릭터 이름이나 성격 등은 새롭게 빚었다. 1960년 작 못지않은 초호화 캐스팅이다. ‘황야의 7인’을 찍을 당시에는 율 브리너만 이름이 높았고 스티브 매퀸,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 로버트 본, 호르스트 부크홀츠 등은 이후 톱스타가 된 경우. 신작에선 덴절 워싱턴을 비롯해 에단 호크, 크리스 프랫, 피터 사스가드, 빈센트 도노프리오, 맷 보머 등 ‘이미 한가락 하는 스타들’이 선한 역과 악한 역을 가리지 않고 즐비하다. 이병헌은 암살자 빌리 록스로 나온다. 칼을 쓴다는 점에서 원작의 제임스 코번 캐릭터에 해당한다. 같은 날 개봉 예정인 2016년판 ‘벤허’는 영화 사상 최고 마스터피스 중 하나로 꼽히는 1959년 작에 견줘 캐스팅이 밀리는 편이다. 서른넷 동갑내기 잭 휴스턴과 토비 캡벨이 각각 찰턴 헤스턴의 벤허 역과 스티븐 보이드의 메살라 역을 이어받았다. 상영 시간이 212분에 달했던 1959년 작은 클래식 공연처럼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을 정도였는데, 신작은 125분으로 압축됐다. 스타일리시한 액션 연출이 장기인 티무르 베크맘베토크 감독이 해상 전투 장면과 전차 경주 장면을 재현하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세 편 공히 캐릭터들의 성(性)과 피부색에 변화가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고스트버스터즈’의 젠더 스와프가 대표적이다. ‘매그니피센트 7’에서는 악당 무리에 괴롭힘을 당하는 마을을 구하는 영웅들의 인종 구성이 크게 달라졌다. ‘황야의 7인’에선 7인을 연기한 배우 전원이 백인-율 브리너에게 아시아 피가 조금 섞이긴 했다-이었지만 흑인인 안톤 후쿠아 감독이 연출한 신작은 흑인 배우 덴절 워싱턴이 율 브리너의 역할을 이은 것을 비롯해 아시아 출신 이병헌, 멕시코 출신 마누엘 가르시아 룰포, 아메리카 원주민 혈통의 마틴 센스마이어가 과반을 이룬다. ‘벤허’에서도 주인공의 복수를 거드는 아랍 족장을 맡은 배우가 백인인 휴 그리피스에서 흑인인 모건 프리먼으로 바뀌었다. ‘고스트버스터즈’, ‘황야의 7인’, ‘벤허’는 영화 음악 자체도 불멸의 작품으로 남은 영화들이다. 새 ‘고스트버스터즈’에서는 레이 파커 주니어가 불러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던 원작 주제가를 록밴드 워크 더 문, 노 스몰 칠드런, 폴 아웃 보이, 펜타토닉스, 마크 론슨 등이 다양하게 변주해 올드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황야의 7인’은 엘머 번스타인이 작곡한 경쾌한 테마 음악이 유명한데, 신작은 ‘타이타닉’, ‘아바타’를 담당한 제임스 호너가 바통을 이어 기대를 더한다. 호너는 지난해 경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 ‘매그니피센트 7’이 유작이 됐다. ‘벤허’는 오스카상을 세 번이나 품은 미크로스 로자의 웅장한 배경 음악이 일품인 작품. 신작에선 ‘설국열차’를 맡았던 마르코 벨트라미가 음악을 새로 깔았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결혼 파티까지 덮친 무자비한 테러… 터키서 50여명 사망·90여명 부상

    결혼 파티까지 덮친 무자비한 테러… 터키서 50여명 사망·90여명 부상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의 한 결혼 축하연 현장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51명이 숨졌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폭발은 이날 밤 10시 50분쯤 가지안테프 도심의 야외에서 열린 결혼 축하연이 끝날 무렵 발생했다. 알리 예를리카야 가지안테프 주지사는 이번 폭발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며 51명이 사망하고 9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터키에서 최대 희생자를 낸 테러로 기록될 전망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21일 자살폭탄 테러범은 12~14세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명에서 “IS가 이번 테러의 가장 유력한 배후”라며 “이번 공격의 의도는 아랍인, 쿠르드족, 터키인 사이에 분열의 씨를 뿌리고 종족 및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를 진행 중인 현지 검찰은 테러 현장에서 폭탄 조끼의 잔해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결혼 축하연의 주인공인 신랑과 신부는 쿠르드족 밀집 지역인 터키 남동부 시르트 출신이며 하객도 대부분 쿠르드족이었다고 현지 도안통신이 보도했다. 신랑과 신부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은 테러 직후 성명에서 결혼 축하연에 당원들이 참석했다고 밝히며 이번 테러를 강력히 비난했다. IS는 최근 시리아에서 쿠르드족 민병대에게 고전을 면치 못 하면서 쿠르드족을 주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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