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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K, 민주·한국 “6·13 승리의 조건”

    부산·경남 판세 민주 ‘박빙 우세’ 지방정권 교체 열망 커 한국 고전 부산·경남(PK)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승리의 조건’으로 규정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지난 25일 추미애 대표가 첫 일정을 택한 지역도 부산이었다. 반면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를 비롯해 현재 한국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여섯 곳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홍 대표는 지난 28일 성균관대 특강에서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는 절대 안 진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까지 부산·경남은 민주당이 박빙우세 또는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주일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를 보면 부산시장 선거는 오거돈 민주당 후보가 서병수 한국당 후보를 5.8(프라임경제, 폴리컴, 26~28일)~23.4(중앙일보, 20~21일)% 포인트 앞서고 있다. 경남지사 선거 역시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김태호 한국당 후보를 6.8(머니투데이, 조원씨앤아이, 26~27일)~25.4(KBS, 한국리서치, 25~26일)% 포인트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경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댓글 조작을 주도한 ‘드루킹’과 연루됐다는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김태호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벌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의 아성이었던 부산·경남에서 한국당이 고전하는 이유는 지역 경제가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남과 인근 부산 경제까지 떠받치고 있던 조선업과 제조업이 침체되면서 지난 몇 년간 부산·경남을 석권했던 한국당에 대한 지지가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한국당은 보수층의 막판 결집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아울러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다른 선거에 비해 낮았던 것도 보수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문고전 2만3000여종 첫 집계… 번역·DB화로 숨은 작품 찾는다

    한문고전 2만3000여종 첫 집계… 번역·DB화로 숨은 작품 찾는다

    우리 조상들이 한문으로 남긴 문헌이 모두 2만 3000여종, 5만 9000여권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문 고전의 전체 규모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후 중요 자료의 번역, 해제, 자료화(DB)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관련 연구도 전기를 맞게 됐다.교육부 산하 기관인 한국고전번역원(고전번역원) 신승운 원장은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00여곳에 이르는 정부 기관과 도서관, 외국 소장처 등이 보유한 한문 고전의 낱자료 정보 43만여건을 우선 정리한 결과 모두 2만 3000여종으로 집계됐다”면서 “중요 문헌을 올해 말까지 추린 뒤 번역하거나 자료화하는 ‘한국고전총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라 말부터 조선까지 현존하는 한문 고전은 전체 문헌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글 창제 이후에도 대부분 한문으로 글을 썼기 때문이다. 한문 고전은 글의 주제에 따라 경부(經部), 사부(史部), 자부(子部), 집부(集部)로 나뉜다. ‘경부’는 유가의 경전을 뜻하는 경학과 관련한 글, ‘사부’는 역사, ‘집부’는 문학 작품을 일컫는다. ‘자부’는 유가 이외의 제자백가 사상 연구나 법학, 기술, 과학 등 나머지를 총칭한다. 번역은 주로 집부에 집중됐다. 앞서 고전번역원 전신인 민족문화추진회는 1909년 이전 개인이 쓴 문집을 가리키는 ‘별집’ 5000여종을 조사하고, 이 가운데 중요 문집 1259종을 선별해 1986년부터 2012년까지 500권의 단행본으로 편찬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와 같은 국가 기록 문헌을 비롯해 ‘한국경학자료집성’, ‘법제자료총서’, ‘한국과학기술사자료대계’와 같은 자료 정리 사업도 있었다. 고전번역원과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등에서도 소장 자료를 일부 정리했다. 그러나 일부 고전만 번역됐을 뿐 그동안 한문 고전이 얼마나 있는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전체 규모는 알 수 없었다. 양이 워낙 많은 데다 각종 정부 기관과 도서관, 외국, 개인 등에게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황의 퇴계집은 18세기 판본과 19세기 판본이 있으며 내용이 다른 데도 소장 기관마다 개별 종으로 치는 등 주먹구구로 관리하기도 했다. 고전번역원은 ‘한국고전총간 편찬사업’에 따라 올해 말까지 한문 고전 전체 목록을 만들고 2000~3000종을 확정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번역, 해제 작업 등을 벌인다. 김재훈 고전번역원 원전정리실장은 “소장 기관별로 정리 사업을 하다 보니 작업이 체계적으로 수행되지 못한 사례가 다소 있었다”면서 “차후 상세한 조사를 거치면 2만 3000여종의 규모가 다소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한국문집총간 작업을 비춰 볼 때 정리 작업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 원장은 “전체 번역 작업은 적어도 30년 이상이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고전이 새로이 주목받는 등 연구도 활력을 띨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백지연의 생각의 창] 오후 다섯 시와 여섯 시 사이

    [백지연의 생각의 창] 오후 다섯 시와 여섯 시 사이

    근 몇 년 동안 페미니즘의 사회적 관심사를 담은 작품 창작과 더불어 고전적 이론서에 대한 관심이 부쩍 활발하다. 청년 세대들이 ‘성의 정치학’(케이트 밀레트)이나 ‘다락방의 미친 여자’(산드라 길버트, 수전 구바)와 같은 고전들을 열심히 읽는 모습을 보면 ‘페미니즘 리부트’의 열기가 새삼 실감난다. 여러 책 중에서도 근대 여성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에 스며들어 있는 불안과 분노, ‘괴물’과 ‘미친 여성’의 상징을 고찰한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페미니즘 비평 담론에 주요한 상상력을 제공한다.오랜만에 다시 본 이 책에서 나의 눈길을 여전히 붙드는 부분은 ‘제인 에어’에 관련된 해석이다. 십대 시절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제인 에어’는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와 ‘작은 아씨들’의 조, ‘빨간머리 앤’의 앤이 성장한 듯한 모습을 보여 주는 캐릭터였다. 제인은 예쁘지 않지만 지적이며 독립심이 강한 매력적인 여성이다. 더구나 고아인 제인과 귀족 로체스터의 사랑, 제인의 유산 상속으로 벌어지는 반전은 신데렐라 로맨스의 대중적인 플롯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페미니즘 비평 공부를 하면서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새롭게 만나는 버사 이야기는 그동안 기억 속에 묻혀 있던 몽환적 존재를 생각하게 했다.다락방에 감금된 미친 여성 버사는 당대 영국의 제국주의 이데올로기가 억압한 식민지 현실을 상징하기도 하고 상속제도에 얽혀 원치 않는 결혼 생활을 해야 하는 가부장적 체제의 모순을 드러내기도 한다. 비평가인 길버트와 구바가 무엇보다 공들인 해석의 중심은 제인 에어와 버사 메이슨의 공통점에 있다. 버사는 엄격한 계급사회에서 고아로서 투쟁하며 살아온 제인의 표출되지 않은 분노를 투사하는 인물이다. 제인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여성이기는 했지만, 큰 틀에서는 당대 사회의 관습과 규범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따르는 여성이었다. 그녀 내면에 숨겨진 결혼에 대한 불안, 신분사회에 대한 비판, 잠재한 광기와 폭력은 버사라는 존재를 통해 작품 속에서 발현됐던 것이다. 최근 5권으로 재출간된 ‘오정희 컬렉션’(문학과지성사ㆍ2017)을 살펴보며 환기하는 것도 여성 존재의 내면 안에 숨은 여러 가지 욕망의 양상이다. 오정희 소설이 주목하는 광기와 불안, 황폐한 일상은 가부장적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역사를 다양하게 보여 준다. ‘유년의 뜰’ ‘중국인 거리’ ‘저녁의 게임’ 등 뛰어난 작품들이 많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야회’(夜會ㆍ1981)다. 이 작품은 어떤 현란한 이론과 비평에도 묶이기를 거부하며, 여성의 삶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주부의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명혜는 어느 날 남편을 따라 한 저택의 사교 모임에 참석한다. 그녀는 아이를 키우는 주부의 일상 속에서 소설을 쓰는 쉽지 않은 시도를 하고 있다. 그녀 마음에 일렁이는 고독과 불안은 “오후 다섯 시와 여섯 시 사이”의 시간에 극대화된다. 가족들의 식사 준비를 하며 무심히 내다보는 바깥 풍경은 “한없이 느린 흐름과 불투명한 긴장” 그리고 “해가 지고 밤이 되기까지의 외로움과 적막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녀가 대저택의 숨겨진 풍경에서 발견한 감금된 미친 남성은 자신의 내면에 일렁이는 불안과 욕망이기도 하다. 밤이 깊어 아이를 업고 길을 걸어나오는 명혜는 술기운에 ‘보잘것없는 사람들의 더러운 모임’이라는 욕지기를 내뱉는다. 그녀의 나지막하면서 싸늘한 이 고백은 오정희의 ‘야회’를 떠올릴 때 독자인 내가 가장 위로받는 구절이기도 하다. 가부장적 삶의 모순 속에 살아가는 여성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현실들을 마주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세계를 끊임없이 꿈꾼다. 소설 속의 명혜는 밤마다 늦도록 불을 켜놓고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려고 분투한다. “흰 종이 위에서는 어떤 것도 유치하고 흔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명혜는 밤마다 책상 앞에 앉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 구절에서도 감지되듯이 ‘오후 다섯 시와 여섯 시 사이의 기나긴 흐름을 날아가는 흰 새’는 ‘글 쓰는’ 여성의 내부에만 있는 열망이 아니다. 삶이라는 들끓는 현실을 감당하면서 또 다른 나은 세계를 꿈꾸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있는 상징이다.
  • “2010년 이전 대진침대 제품에서도 라돈 검출”

    “2010년 이전 대진침대 제품에서도 라돈 검출”

    2010년 전에 대진침대가 판매한 제품에서도 고농도의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환경보건시민센터는 28일 서울 종로구 피어선빌딩에서 라돈 침대 관련 2차 기자회견을 열고 탈핵단체 ‘태양의학교’와 조사한 결과, 2010년 이전 판매된 제품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달 20일 서울 여의도에 거주하는 대진침대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2007년 구매했다는 대진침대 ‘뉴웨스턴슬리퍼’에 대해 방사능을 측정했다. 센터는 “방사능 측정기 ‘인스펙터’로 측정한 결과, 해당 제품에서는 시간당 0.724마이크로시버트가 나왔다. 이는 연간 피폭 기준 1미리시버트의 6.6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내 라돈 측정기인 ‘라돈아이’로 측정해보니 라돈이 254베크렐 나와 안전기준(148베크렐)의 1.7배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세 차례 보도자료를 내면서 2010년 이후 생산된 제품에서만 연간 기준치 이상의 라돈과 방사능 수치가 나왔다고 했지만, 실상은 달랐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2010년 이전에 생산된 대진침대의 고농도 라돈 측정 사례는 피해자 인터넷 카페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며 “그런데도 이달 25일 발표한 원안위의 3차 보도자료에는 2010년 이전에 생산된 라돈침대가 또 누락됐다”고 강조했다. 센터에 따르면 문제가 생겨 교체한 침대에서도 고농도의 라돈이 검출됐다. 센터는 “대진침대는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대진침대 매트리스 ‘네오그린헬스’를 회수한 뒤 이달 제조돼 안전하다는 ‘모젤’로 교체했다”며 “하지만 새 매트리스에서도 안전기준의 6배가 넘는 932베크렐의 라돈이 측정됐다”고 밝혔다. 해당 침대 사용자는 원안위에 이 내용을 알렸고, 현재 문제의 ‘모젤’ 매트리스는 원안위가 측정 시험을 위해 인수해 간 상태다. 이처럼 라돈 침대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센터는 안전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했다. 센터는 “미량이더라도 라돈이 검출된 침대는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구매·사용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기록해야 한다”며 “침대 이외의 방사능 우려 제품 역시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사용을 멈추고, 정부에 신고해 안전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측정 결과 라돈이 검출됐다면 대진침대에 연락해 수거하도록 해야 한다”며 “당분간 집에서 보관할 수밖에 없을 때는 큰 비닐로 겹겹이 싸둬야 하고, 버릴 때는 일반폐기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라돈 침대 사용·피해 신고전화(02-741-2070)도 개설했다.향후 침대 이용 현황을 파악하고 정부와 제조사에 보완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머리에 칼 박히고 걸어다니는 재소자…상태 멀쩡

    머리에 칼 박히고 걸어다니는 재소자…상태 멀쩡

    머리에 칼이 박힌 남자가 저벅저벅 걸어간다! 고전 공포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지만 이건 브라질에서 벌어진 실화다. 교도소에서 공격을 받아 머리에 마체테 칼이 깊숙이 박힌 남자가 치료를 마치고 교도소로 돌아갔다.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벌어진 사건이지만 25일 당시의 또 다른 영상이 공개되면서 또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곳은 브라질 레시페에 있는 바레토 캄벨로 교도소. 재소자 페드로 페레이라(34)는 교도소에서 기습적인 공격을 당했다. 자신을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의 감방을 찾아갔다가 당한 봉변이다. 공격은 생명을 앗아갈 만큼 위력적이고 잔인했다. 가해자는 마체테 칼을 들고 페레이라의 머리에 꽂아버렸다. 단숨에 숨이 끊어질 상황이었지만 페레에이라는 기적처럼 목숨을 건졌다. 머리에 마체테 칼이 박혔지만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않은 건 물론 의식조차 잃지 않은 것. 발칵 뒤집힌 교도소 측은 서둘러 페레이라를 병원으로 옮겼다. 긴급후송을 위해 준비된 차량에 페레이라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은 채 스스로 올라탔다. 물론 머리에 마체테 칼이 꽃힌 상태였다. 차량에 올라타는 페레이라의 표정은 차분했다. 현지 언론은 "고통을 전혀 읽을 수 없는 남자의 표정을 보면 기적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병원에서 페레이라는 5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기적의 연속이었다. 페레이라는 신경이나 시력 등에 전혀 손상을 입지 않고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회복기를 거쳐 최근 교도소로 복귀했다. 페레이라는 사건 당시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가해자로 같은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안토니오 다실바(27)를 지목했다. 현지 언론은 "다실바가 페레이라를 공격한 이유를 수사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사건은 남자가 마체테 칼이 머리에 꽂힌 채 차에 올타나는 모습을 담은 1차 영상에 이어 마체테 칼이 꽂힌 상태로 붕대를 감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2차 영향이 공개되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사진=영상 캡처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서동욱의 파피루스] 소년의 나라

    [서동욱의 파피루스] 소년의 나라

    딸아이가 초등학교에서 처음 어린이 신문을 구독했을 때의 일이다. ‘소년××’ 식으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신문이었다. 신문을 받아서 집에 온 아이가 시무룩해서 말했다. 처음엔 잘못돼서 두 장이 중복으로 배달된 줄 알았다는 것이다. 옆에 앉는 남자 아이에게는 ‘소년××’ 신문, 자기에게는 ‘소녀××’ 신문이 올 줄 알았는데, ‘소년××’만 두 장이 온 것이다.그 실망감에 동참하자니 마음이 아팠다. 아이는 오로지 ‘소년××’만 있는 세상의 문턱에 깜짝 놀라며 첫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국어사전상 소년의 첫 번째 뜻은 ‘어린 사내아이’로 돼 있다. 당연히 ‘소년’이란 단어로 검색되는 외국어도, 예를 들면 ‘boy’이다. 국어사전에서 소년의 두 번째 뜻은 중성적인데, ‘젊은 나이. 또는 그런 나이의 사람’이다. 이런 사전을 근거로 들어 ‘소년’에는 어린 남자나 여자 아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고 위로했어야 할까? 그러자니 아이가 생활 속에서 생생하게 체득한, 소녀와 반대되는 의미의 소년이란 뜻을 무시한 채 무슨 법이라도 지키는 양 사전에만 맹종해서 억지 강요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럼 왜 ‘소녀’라고 표기하고서, 소녀라는 말에 남녀 모두가 포함되는 것으로 쓰면 안 돼?” 이렇게 반문할 게 뻔했다. 말의 역사에는 불평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고, 어쨌든 우리 집 소녀는 지금 마음에 들지 않는 이름을 지닌 소년 신문을 본다. 지불하는 구독료는 소년들이 내는 것과 동일하다. 문화와 역사와 말이라는 것은 지층이나 암석의 결처럼 단단히 형성돼 있는 것이라 불만족스럽기 짝이 없더라도 바꾸기 어렵다. 그러니 못생긴 지층의 표면만 슬쩍 가리듯 타협안으로 여기저기 임시 공사를 한다. 예를 들면 소년이란 단어가 소녀라는 말의 반대말인 동시에 슬쩍 중성화되는 것도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정말 문화와 역사와 말(써 놓고 보니 세 가지의 정체는 사실 ‘일상생활’ 그 하나다) 안에 내재하는 성적 불평등을 아이와 함께 뚫고서 만족스러운 삶에 도달하기는 매우 어렵다. 딸아이가 어렸을 때 읽을 만한 동화책을 골라 보려니 정말 못 읽을 것투성이였다. 안 그럴 것 같지만 이른바 고전 명작일수록 더 그랬다. 기껏 지위가 높아 봐야 아버지 보호를 받는 공주, 왕자로 인해서만 수동적으로 행복해지는 여자, 왕자 구해 주는 조연으로 만족하기, 마녀로 몰아 왕따시키기, 효녀의 아버지 뒷바라지, 현모양처라는 이름의 끝 모를 노동, 식민지 개척자 백인 청년과 토착민 유색인 소녀의 사랑 등등. 동화는 남자의 판타지가 신나게 점령한 식민지인가? 한마디로 모두 아이에게 읽힐 게 못 됐다. 문화가 길이 아니라 꼭 장애물 같았다. 우리가 고전으로 아는 것들 가운데는 지금은 폐기돼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은 것이다. 고전이 되기 위한 좁은 관문을 지키는 평가의 시선 역시 다 남자들의 눈으로부터 나왔기에 그러리라. 이와 정반대편의 요즘 작품들도 접했지만, 솔직히 만족스럽지 못했다. 성적 불평등의 서사를 너무 잘 알고서 그 대척지에서 제시돼야만 하는 명제에만 마음을 둔 나머지, 빈약해진 도식적인 이야기를 밀고 나가기 급급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념을 학습하는 일은 어느 나이에 도달한 인간에게는 매우 중요하지만, 아이들은 정해진 목적지를 두지 않고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독서란 아직 인위적인 노력의 성과가 아니라 물고기의 물과 같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곡절 끝에 든 생각은, 성적 불평등의 해소는 현재 입법의 문제(물론 이게 가장 중요하다) 이상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악습을 지우는 문제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성적 불평등의 해소는 신화, 종교, 고전, 명작 등등의 긍정적 이름으로 암석의 결처럼 오래 굳어진 문화 그 자체와 싸우는 일이다. 유전되는 나쁜 형질이 있다면 그것은 피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 역사, 말 안에 있다. 인간의 지혜는 인간의 어리석음도 함께 가져가는 까닭에 문화, 역사, 말 자체가 싸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물을 것이다. 이게 싸움이 되냐고? 우리가 니체냐? 모든 가치의 전도 후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기대하는 거냐? 대답은 단순하다. ‘그렇다’이다.
  • [인사]

    ■서울신문 ◇편집국 △비주얼뉴스팀 차장 이완형 △국제부 차장 안동환 △체육부 전문기자 최병규 ◇경영기획실 △전략사업기획부 차장 이태성 ◇독자서비스국 △공보전략2부 차장 김응록 ◇광고국 △광고전략부 차장 이성준 ◇사업국 △전략사업부 차장 김태유 ◇제작국 △편집제작부 차장 정보경 김수경 ◇시설안전관리국 △부동산사업부 차장 조병준
  • 천재가 살던 도시, 도시가 만든 천재

    천재가 살던 도시, 도시가 만든 천재

    천재의 발상지를 찾아서/에릭 와이너 지음/노승영 옮김/문학동네/512쪽/1만 8500원지금이야 깨끗하지만 18세기 오스트리아의 빈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모차르트가 살았던 빈의 돔가세 5번지는 부산스럽기 짝이 없었다. 아이들이 발밑으로 마구 돌아다니는 것은 예사였다. 개가 짖고 애완용 새가 꽥꽥거리고 손님들은 서성거렸다. 내기 당구에 큰돈을 건 이들은 고함을 질러댔다. 나른한 잘츠부르크를 떠나 빈으로 온 모차르트는 이런 상황을 오히려 즐겼다. 빈을 가리켜 “작곡하기 최적의 장소”라고 했다. 비슷한 시기 빈에 살았던 베토벤은 어떤가. 모차르트가 방에 당구대를 설치한 것쯤은 애교다. 그의 아파트에는 여자들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방 곳곳에 의뢰받은 초고가 항상 널브러져 있었다. 그의 목욕법은 또 어떻고. 베토벤은 한창 작곡하다 방해가 될까 봐 거실에서 물을 그냥 끼얹었다. 술친구로서는 제격일지 몰라도, 집주인에게는 악마 같은 존재였을 터다. 수없이 이사를 다닌 베토벤이지만, 그는 빈에 정착한 뒤 무려 36년을 살았다. 모차르트와 베토벤뿐만 아니다. 하이든, 슈베르트까지 18세기 빈은 그야말로 ‘천재들의 도시’였다. 왜, 도대체 왜 빈인가. 거기에 대체 무엇이 있었기에.천재는 태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가정환경이나 교육 등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과학계의 고민에도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다. 전미 라디오 방송국(NPR)의 외국특파원이었던 저자는 초점을 조금 달리했다. 천재들이 몰렸던 도시를 눈여겨봤다. 저자는 민주주의와 철학의 모태인 고대 아테네에서부터 10~13세기 과학기술을 선도한 중국 송나라 수도 항저우, 르네상스 중심지 이탈리아 피렌체, 계몽주의 시대 근대학문의 기틀을 다진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 문학과 예술을 꽃피운 인도 콜카타, 고전음악과 정신분석학의 도시 빈, 그리고 정보기술(IT) 혁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까지 시대를 풍미한 창조적 천재가 출몰한 7곳을 직접 발로 찾았다. 저자는 역사에 능통한 가이드를 대동하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거나 때론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지리적, 문화적, 역사적 관점을 두루 아우른다. 천재에 관한 역사적 평가와 적절한 인용, 심지어 과학적 근거까지 내세웠다. 예컨대 18세기 당시의 빈이 단지 시끄러운 곳이어서 천재들이 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16세기쯤 이탈리아에서 오페라가 들어왔을 때 빈 주민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이후 교향악단이 우후죽순 생겨나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는 사실을 눈여겨봤다. 또 당시 새 황제에 오른 요제프 2세가 런던이나 파리에 뒤지고 싶지 않아 음악에 아낌없이 지원한 점도 챙겼다. 여기에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가족관계와 인간관계는 물론 당시 산책 코스까지 꼼꼼히 살폈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작곡에 몰두할 수 있었던 비결에 관해서는 콜린 마틴데일의 ‘반 억제 가설’까지 등장한다. 뇌파 검사를 해 보니 고도로 집중하면 뇌의 가운데 부분인 소뇌가 활성화하는데, 작곡이나 소설 집필은 어느 정도 주의가 분산돼야 영감이 나온다는 내용이다. 이렇듯 다양한 방식으로 천재들의 도시를 답사한 저자는 천재에 관한 통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천재는 유전이나 노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독창성을 북돋우는 도시 문화의 산물이라는 점을 보라는 것이다. 저자는 창조적 장소의 조건으로 ‘무질서’, ‘다양성’, ‘감식안’을 꼽는다. 거꾸로 말하자면, 사람과 도시라는 교차로에서 생겨나는 창의성을 잘 살피면 천재를 배출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로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집요한 추적과 과학적 근거, 그리고 사색까지 두루 갖춘 그야말로 ‘종합 선물세트’ 같다. 특히 적당한 타이밍에 툭툭 터지는 유머가 즐겁다. 항저우에서 만난 중국 최고의 갑부 마윈으로부터 “중국은 문화를 잃고 종교를 잃었다”는 말을 듣고 커피를 뿜을 뻔하거나, 빈에서 만난 고전음악 프로그램 진행자로부터 “알프스 산맥이 빈에서 시작한다. 빈은 마력을 지닌 뱀의 머리 같은 곳이어서 천재가 많이 나오는 것”이라는 뜬금없는 설명을 듣고 ‘무슨 뉴에이지 음악 같은 소리냐’며 뒷목을 잡기도 한다. 천재들의 빛나는 성과로 밥벌이가 벌어지는 씁쓸한 풍경들 역시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천재에 관한 분명하고 명확한 과학적인 결론을 책에서 찾기는 어렵겠지만, 저자의 여행은 재밌고 유익하며, 읽을 가치 역시 충분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꿈같은 동화 세계냐 고전 중 고전이냐

    꿈같은 동화 세계냐 고전 중 고전이냐

    ‘헨젤과 그레텔’ 모험 이야기로 온 가족 즐기는 작품으로 각색러시아 발레 진수 ‘백조의 호수’ 볼쇼이극장 무대 그대로 재현세계 유명 발레단이 오랜만에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27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의 ‘헨젤과 그레텔’과 28~29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다.영국 4대 발레단 중 하나로 꼽히는 스코틀랜드 국립발레단은 1992년 영국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비 방한 당시 첫 내한 공연을 한 이후 26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를 찾았다. 이 발레단이 공연하는 ‘헨젤과 그레텔’은 독일 작가 그림 형제가 쓴 동명의 동화를 무대로 옮겼다. 원작은 마음씨 고약한 새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두 남매 헨젤과 그레텔이 숲속에서 길을 잃는다는 이야기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남매들이 사라진 친구들을 찾아 스스로 숲으로 모험을 떠난 이야기로 재탄생한다. 스코틀랜드 지역 주민들과의 워크숍을 통해 원작이 지닌 잔혹함을 순화하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각색한 덕분이다. 안무를 맡은 이 발레단의 예술감독 크리스토퍼 햄슨은 “이 작품의 큰 특징은 스코틀랜드의 어른과 어린이들 도움으로 이야기를 완성했다는 것”이라면서 “극 중 남매가 모험을 통해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교육적 목적이 분명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화려한 의상과 빙글빙글 돌아가는 캔디, 달콤해 보이는 과자 집, 반짝반짝 흩날리는 별 모래로 채워진 환상적인 무대는 관객들을 동화 속 세계로 인도한다. 4만~13만원. (02)2005-0114. 1776년 창단한 볼쇼이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인 ‘백조의 호수’는 러시아 발레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간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다섯 번 내한했지만, 볼쇼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한 것은 1995년 이후 23년 만이다. 공연 지역의 악단과 잠시 손발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공연하는 무대 그대로를 재현한다. 이번 ‘백조의 호수’는 1964년부터 1995년까지 볼쇼이극장의 예술감독을 맡았던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안무한 버전이다. 공연하는 이틀 동안 각기 다른 무용수들이 주인공 오데트 공주와 지크프리트 왕자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28일에는 수석 무용수인 율리야 스테파노바와 아르템 오브차렌코가, 29일에는 이 발레단의 마하르 바지예프 감독이 ‘히든 카드’로 꼽은 신예 무용수 알료나 코발료바와 자코포 티시가 각각 공주와 왕자를 연기한다. 7만~25만원. (02)599-5743.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증오·이념의 ‘페스트’ 극복하는 분단 한반도 은유”

    “증오·이념의 ‘페스트’ 극복하는 분단 한반도 은유”

    “페스트(흑사병)는 ‘보이지 않는 공포’라 더 두렵고 정신마저 황폐화시키는 존재예요. 스스로 시스템을 통제하고 있다고 믿는 그래서 헌법마저 손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잘못된 신념에서 가해진 ‘블랙리스트’도 일종의 페스트죠. 하지만 공포와 부조리가 전부는 아니에요. 카뮈는 화해와 휴머니티, 저항 정신을 통해 페스트를 극복하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 줘요. 그게 페스트를 국립극단 무대에 올리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해요.”지난 18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 연극 ‘페스트’는 박근형(55) 연출가가 5년 만에 국립극단에 복귀한 작품이다. 그가 2013년 9월 국립극단에서 초연한 연극 ‘개구리’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악평을 받으면서 정부 검열과 블랙리스트 사태의 발단이 됐다. 지난 22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박 연출가와 페스트의 무대를 만든 박상봉(39) 디자이너를 만났다. 박 연출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부터 ‘페스트’까지 두 사람이 ‘합’을 맞춘 작품만 7편에 달한다. 1947년 발표된 ‘페스트’는 ‘이방인’과 함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카뮈의 대표작이다. 지중해의 소도시 ‘오랑’에서 어느 날 쥐들이 떼로 죽은 후 사람들이 피를 토하며 처절하게 죽어간다. 페스트가 점령한 도시는 외부와 차단돼 고립되고 시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카뮈의 페스트는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변주된 고전이지만 2015년 한국에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라는 현실 상황이 됐다. 페스트를 직접 각색한 박 연출가는 “병균이 재난이 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한국 사회와 연결됐다”며 “하지만 작품을 구상하면서 동시대 문제로 다루고 싶었던 건 메르스가 아니라 증오와 이념이 지배하는 분단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카뮈의 페스트를 비틀어 한반도의 분단 상황에 빗댄 건 ‘박근형표’ 반전이었다. 그는 원작의 해안 도시 ‘오랑’을 연극에서는 고립된 섬으로 바꾸고, 거대한 철문 방화벽을 무대에 내리는 방식으로 한반도의 ‘장벽’을 상징화한다. 박 연출가는 오랑을 한반도로, 장벽은 남북을 가른 휴전선으로 대입해 연상했다고 한다. “남북 간 적대감이야말로 거대한 페스트 같은 거예요.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는 집단 최면이나 광기이기도 해요.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원인인 페스트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그것에 대응하는 태도, 그것을 극복하고 마침내 화해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어요.” 박 디자이너는 “작품에서 보면 권력자가 장벽을 더 높게 올리고, 군인들이 감시하면서 공포를 키우고, 페스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전가한다”며 “박 연출가가 무대에 장벽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때 ‘아, 남북 분단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 디자이너의 토로다. “장벽이 필요하다는 연출가의 주문을 어떻게 소화할까 꽤 고민했어요. 그러다 철로 된 방화벽을 떠올렸죠. 그건 소방법에 따라 공연장에 설치돼 있던 진짜 방화벽이에요. 큰 부담을 덜었죠.” 연극 ‘페스트’의 무대는 극도로 절제돼 있다. 격랑이 이는 바다, 바람 등 자연의 물성을 이미지화한 수조와 커튼을 제외한 소품이나 장치는 무대에서 치워 버렸다. “연극의 공간은 심리적 공간이에요. 고립감이든 공포심이든 배우들이 표현해 내고 만들어 내야 하는 것입니다. 박근형 연출가의 미학은 소극장에서 더 생생해져요. 군더더기 없는 무대를 만든 이유죠. 배우들의 존재감이 제대로 드러나는 무대를 만들자고 의기투합한 결과물이죠.”(박상봉)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절망의 땅에서 희망의 땅으로… 시간을 돌린 도시

    절망의 땅에서 희망의 땅으로… 시간을 돌린 도시

    드레스덴은 흔히 ‘엘베강의 피렌체’라 불린다. 바슈타이 일대를 ‘작센 스위스’라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왜 ‘자체발광’의 아름다움을 가진 곳에 굳이 이웃 나라의 도시 이름을 얹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만큼 고전적인 풍경을 갈무리한 곳이라 이해하면 될 듯하다. 독일 작센주의 주도인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등 연합국의 폭격으로 도시의 90% 이상이 파괴됐던 곳이다. ‘융단 폭격’의 기원이 된 곳도 바로 여기다. 하지만 드레스덴 사람들은 절망의 땅에서 희망을 일궜다. 전쟁만큼 고된 시간을 거쳐 거의 완벽하게 도시를 되돌려 놨다. 이방인이 이 도시에서 마주하는 건 우아한 중세의 시간이다. 엘베강을 따라 돌거나, 두 발로 옛 시가지를 걸을 때마다 늘 경탄할 만한 풍경들이 따라온다.먼저 옛 시가지의 프라우엔 교회부터 찾는다. 바로크풍의 거대한 돔이 인상적인 교회다. 드레스덴 재건의 상징 같은 곳이기도 하다. 2차대전 뒤 드레스덴 사람들은 산산이 부서진 프라우엔 교회의 돌들을 모아 번호를 매겨 보관했다고 한다. 그 돌 하나하나에 재건의 희망과 의지도 새겼을 터다. 교회 재건의 모티브를 제공한 이는 독일 태생의 미국인 생물학자 귄터 블로벨이다. 그가 1999년 노벨 의학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을 모두 기부한 이후 국민 성금과 정부의 지원이 이어졌다. 프라우엔 교회는 안팎이 예술 작품이다. 외형은 웅장하고 내부는 우아하다. 교회 가장 높은 곳은 전망대다. 늘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전망대에 서면 여태 지나온 곳과 앞으로 가야 할 곳이 한눈에 담긴다.드레스덴에서도 바로크 건축의 정수로 꼽히는 건물은 츠빙거 궁전이다. 18세기 초 지어졌다가 2차대전 때 완파됐고, 이후 20년간 복원 작업을 거쳐 옛 모습을 되찾았다. 현재는 미술관, 박물관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미술관이 인상적이다. 대표적인 소장품은 ‘시스티나의 성모’다. 르네상스 시대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라파엘로의 걸작이다. 그림은 1514년 완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교황과 성녀 바르바라를 정돈된 구도로 그려 냈다. 이 밖에 렘브란트의 ‘사스키아와 함께 있는 자화상’(1635), 베르메르의 ‘뚜쟁이’(1656년) 등 수많은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드레스덴을 말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강건왕’ 아우구스투스(1670∼1733)다. 작센의 제후이자 폴란드의 왕이었던 인물이다. 마초들에겐 354명의 자녀를 뒀다는 그의 ‘전설적인 강건함’에 더 귀가 솔깃할 법하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선출권을 가진 선제후였던 그는 당대 최고의 바로크 예술품들을 수집하고 드레스덴궁을 미술관처럼 꾸미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곳이 바로 현 드레스덴궁의 ‘그린 볼트’다. 은의 방, 청동의 방 등 7개의 방에 당대 최고의 예술품들을 채워 넣었다.가장 널리 알려진 건 보석의 방이다. 41캐럿짜리 녹색 다이아몬드 등의 보물들이 가득하다. 그가 수집한 예술품들은 지난해 말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왕이 사랑한 보물’전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선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한국에 전시되지 못한 작품이 ‘무굴 제국 아우랑제브 황제의 왕좌’다. 무굴제국 황제의 연회장을 보석과 귀금속으로 재현한 작품이다. 5000개의 다이아몬드와 각각 500개의 루비, 에메랄드가 쓰였다고 한다. 전시된 보물들은 진품이다. 2차대전 동안 작센 스위스 국립공원에 보관된 덕에 화를 피할 수 있었다. ‘브륄의 테라스’도 필수 방문 코스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유럽의 발코니”라고 상찬했다는 곳이다. 원래 강변의 성벽이었다가 사람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 ‘브륄의 테라스’라 불리게 됐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빼어나다. 옛 시가지의 건물과 발 아래 엘베강 일대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테라스는 무료로 상시 개방된다. 아울러 ‘강건왕’ 아우구스투스의 심장이 묻혔다는 가톨릭 궁전교회와 국립 오페라하우스, 슈탈호프 외벽에 그려진 101m 길이의 ‘군주의 행렬’ 벽화 등도 빠짐없이 둘러봐야 한다.이제 엘베강을 따라 드레스덴을 돌아볼 차례다. 수백년 전부터 이 강을 오갔던 증기선들이 여태 운항하고 있다. 물론 증기선 안팎으로 시설 개·보수는 했지만, 증기를 이용해 수차를 돌리는 방식은 여태 이어지고 있다.‘브륄의 테라스’ 앞 선착장이 출발지다. 증기선이 물살을 헤치며 나갈 때마다 사뭇 다른 풍경들이 다가섰다 사라진다. 필니츠궁은 또 하나의 바로크 걸작으로 꼽히는 건물이다. 아우구스투스가 부인을 위해 지은 여름 별궁으로 알려졌다. 강변 쪽 건물은 ‘물의 궁전’, 그 뒤로 바로크 양식의 정원을 갖춘 건물은 ‘산의 궁전’이라 불린다. 저물녘에는 공연도 열린다. 증기선 관광객을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이긴 해도 거대한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오페라를 감상하는 듯하다. 드레스덴은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옙스키가 여러 차례 방문했던 곳이다. 1869~71년 사이엔 실제 거주하기도 했다. 이 시기에 그의 딸이 태어나고 드레스덴의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디 이터널 허즈밴드’, ‘악령’ 등의 초고가 작성되기도 했다. 엘베 강변에 그의 동상이 서게 된 데는 이 같은 사연들이 얽혀 있다. 2006년엔 메르켈 독일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해 동상 제막식을 갖기도 했다. 글 사진 드레스덴(독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인사]

    ■서울신문 △심의실 심의위원 진경호 최광숙 안미현 박상숙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이두걸△전략사업기획부장 김철홍 △인사관리부장 이연경 △기획부장 송경섭 △재경부장 전선미△편집국 부국장 김성수 오일만 송한수 류기혁 이경숙 △소셜미디어플랫폼TF 팀장 박홍환 △정치부장 김상연 △사회부장 이창구 △정책뉴스부장 김경두 △국제부장 김미경 △경제부장 전경하 △산업부장 조현석 △문화부장 손원천 △체육부장 이지운 △탐사기획부장 유영규 △사진부장 이호정 △온라인뉴스부장 최여경 △나우뉴스부장 박종익 △선임기자 김명국 이기철 △독자서비스국 부국장 박종덕 △공보전략1부장 정경수 △광고전략부장 임철재 △사업국 부국장 안창섭 △디지털사업부장 한정일 △제작국 부국장 김헌국 △제작지원팀장 이동규 △편집제작부장 이덕승 △시설안전관리국 부국장 정성주 △부동산사업부장 김종현 △감사팀장 조원석 ■여성가족부◇ 과장급 승진△다문화가족과장 조선경
  • ‘신서유기5’ 9월 방송 확정 ‘전역한 이승기 컴백?’ 출연진 관심↑

    ‘신서유기5’ 9월 방송 확정 ‘전역한 이승기 컴백?’ 출연진 관심↑

    ‘신서유기5’ 방영 소식이 전해지며 라인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23일 CJ E&M이 발표한 하반기 라인업에 따르면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5’는 오는 9월 방송을 확정했다. 출연진과 여행지 등은 미정이다. 나영석·신효정 PD가 연출하는 ‘신서유기’는 중국 고전 ‘서유기’의 주인공을 바탕으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다. 2015년 웹예능에서 출발해 B급 코드로 두터운 마니아층 보유하고 있다. 원년 멤버는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였으나 이승기가 2016년 2월 입대하면서 ‘신서유기2’부터 안재현이 이승기의 자리를 채웠다. 시즌3부터는 슈퍼주니어 규현, 위너 송민호가 합세하며 여섯 멤버 체제로 큰 웃음을 안겼다. 그러나 현재 규현이 입대한 상태며 이승기는 전역했다. 이에 이승기가 다시 돌아올지 ‘신서유기5’의 멤버 구성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CJ E&M은 “‘꽃할배’, ‘신서유기’ 시리즈 등 검증된 콘텐츠의 시즌제 도입을 공고히 해 CJ E&M만의 우수한 경쟁력 및 미래 가치를 극대화 할 것”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톱 미디어 기업 및 디지털 플랫폼사를 활용한 수익을 다변화하고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30만명 참여 30회 여주도자기축제 성료

    30만명 참여 30회 여주도자기축제 성료

    여주도자기축제가 18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2일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여주 도예인들이 발로 뛰어 자료를 마련하고 정성을 기울인 ‘여주도자기축제 30주년 기념 특별전’이 눈길을 끌었다. 특별전에서는 30년간 이어진 여주도자기축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귀중한 사진은 물론 옛 도자기 작품 등을 전시하면서 역사를 돌아보도록 했고, 역대 여주도자기축제 포스터도 진열해 놓아 관람객의 시선을 머물게 했다. 또 여주도자기컬링대회 이벤트를 진행해 2018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컬링의 여운을 여주도자기축제를 통해 여운을 잇는 기회로 발전시켰다. 특히 축제기간동안 여주시와 코레일이 운행한‘세종대왕열차 타고 떠나는 여주명품여행’ 이벤트 열차는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하게 했고, 모든 열차가 운행 매진되는 기록을 남기면서 주말 수도권 가족단위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같은 노력과 더불어 여주도자기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이벤트 등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운영 결과 축제기간동안 30만 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물레체험을 비롯해 머그컵 낚시체험, 도자기 흙 밟기 체험 등에서 어린이를 비롯한 온 가족이 소중한 추억과 낭만을 간직하는 행복한 축제로 승화시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여주 전국 도자접시깨기 대회’였다. 완벽한 형태의 도자기를 만들고자 이가 빠지거나 모양이 뒤틀린 도자기를 깨버렸던 여주 도예인들의 장인정신에서부터 시작한 이 대회는 매년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는 참가자들이 있을 정도로 도자기축제장의 인기몰이에 한 몫 했고, 올해 행사에 2800여명이 함께하며 관심이 집중됐다.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 A씨는 “생활자기부터 액세서리, 고전적인 자기들과 달항아리같은 작품까지 모든 도자기들을 망라한 축제이다 보니 어른들을 모시고와서 알차게 구경했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미술계 버팀목’ 김환기 발자취를 따라서

    ‘미술계 버팀목’ 김환기 발자취를 따라서

    침체기를 이어 가고 있는 한국 미술 시장에서 유독 굳건한 이름이 있다. 경매 시장에 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불패 신화를 써 나가고 있는 김환기(1913~1974) 화백이다. 특히 오는 27일 서울옥션이 홍콩 완차이 경매에 내놓을 그의 ‘붉은 점화’(3-Ⅱ-72 #220·1972년 작)가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경신할지에 관심이 쏠린다.●‘붉은 점화’ 100억원대 낙찰 가능성 그의 예술 세계의 정수를 보여 주는 전면 점화는 대부분 ‘환기 블루’라 불리는 오묘하고 신비로운 푸른빛을 주조로 한다. 반면 이번 경매에 나올 점화는 전면이 청량한 붉은색 점으로 채워진 가운데 왼쪽 상단에 푸른 점들이 삼각형 꼴로 자리해 시선을 붙드는 희소한 작품이다. 세로 254㎝, 가로 202㎝의 대작인 데다 그의 붉은 점화가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홍콩 경매에서 시작가 80억원으로 출품될 이 작품은 100억원대 낙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작가 경매 최고가 기록(‘고요(Tranquility) 5-Ⅳ-73 #310’·65억 5000만원)도 그가 세운 만큼 ‘환기의 라이벌은 환기’라는 말이 재연될 전망이다.●시대별 대표작 100여점 전시 그가 국내 미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대구미술관에서는 작가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대규모 회고전을 마련했다. 22일부터 8월 19일까지 대구미술관 2·3전시실에서 열리는 ‘김환기’ 전에서는 시대별 그의 대표작 100여점이 펼쳐진다. 바다, 산, 달, 매화, 항아리 등 우리 민족의 전통과 자연을 중심 모티브로 한국의 서정을 풍요로운 색채로 펼친 일본 도쿄시대(1933~1937)와 서울시대(1937~1956)를 시작으로 그의 초창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형태를 단순화해 간결한 추상화 경향이 짙어졌던 파리시대(1956~1959)와 두 번째 서울시대(1959~1963), 자연스러운 번짐과 스밈, 농담의 조절로 그가 독자적인 점화 추상 회화를 발전시켰던 뉴욕시대(1963~1974)를 압축하는 작품들은 작가의 도전과 통찰을 엿보게 한다. 최승훈 대구미술관장은 “한국적 정서를 세련되고 정제된 조형 언어로 승화시킨 김환기 화백은 우리 미술의 새로운 시도를 위해 평생을 몰두했던 작가”라며 “전시를 통해 그의 면면을 다시 조명해 보고자 한다”고 했다. 입장료 1000원. (053)803-79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 MBC 시청률 올려줘?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 MBC 시청률 올려줘?

    ‘애국가 시청률’ 수준까지 떨어진 MBC 드라마가 다시 부활할 수 있을까. 올 들어 선보이는 드라마마다 1~2%의 시청률로 고전을 겪는 가운데 지난 16일 첫 방송한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가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로맨스 스릴러라는 독특한 장르에다 신예 배우들의 풋풋함과 오랜만에 등장한 중견 배우 허준호의 능숙한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드라마는 희대의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을 아버지로 둔 경찰 채도진(장기용)과 피해자의 딸이자 배우 지망생인 한재이(진기주)가 중학생 시절 처음 만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릴 적 윤나무(아역 남다름)와 길낙원(아역 류한비)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두 사람의 비극적 운명은 낙원이 나무가 다니는 시골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시작된다. 1~4회 방송에서는 소년·소녀의 풋풋한 첫사랑과 사이코패스 살인마 윤희재(허준호)의 섬뜩한 분위기가 대비되게 그려졌다. 특히 두 아역 배우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극 초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이다.5회부터는 두 사람을 갈라놓은 비극적 사건과 어른이 된 이들의 재회가 그려질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펼쳐질 로맨스의 주인공 장기용, 진기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떠오르는 신예 장기용은 최근 종영한 ‘나의 아저씨’(tvN)에서 아이유를 끊임없이 괴롭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주는 동네 사채업자로 나와 눈길을 끌었다. 훤칠한 키에 선인과 악인의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날렵한 생김새가 특징이다. 단숨에 주인공을 꿰찬 진기주 역시 드라마 ‘미스티’(JTBC)에서 김남주의 경쟁 상대이자 당돌한 후배 앵커로 나와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순수한 시골 아가씨로 나와 상반된 매력을 보여 줬다. 데뷔 전 대기업 사원, 지역 방송사 기자 등을 경험한 다채로운 이력이 공개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리와 안아줘’의 시청률은 첫 주 5% 가까이 오르며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연출을 맡은 최준배 PD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디까지 안아 주면서 인간애를 지킬 수 있는지 여러 형태로 보여 주려고 한다”면서 “두 남녀 주인공 역시 신인이라는 우려를 금방 떨쳐낼 수 있을 정도로 주인공에게 요구된 여러 가지 모습들을 완벽하게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구광모의 LG, 전장·바이오에 승부

    LG그룹이 구광모 상무의 ‘4세 경영’ 시대를 맞아 보여 줄 차세대 청사진에 관심이 쏠린다. 전자와 화학·통신·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4위 기업이지만, 뚜렷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없고 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전자 분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에서다. 구 상무는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LG㈜ 등기 이사로 선임되는 직후 조만간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LG’는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와 바이오 분야에서 승부수를 걸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바이오를 차세대 신수종 산업으로 꼽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일전도 불가피해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선친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분야에서 결단을 내려 오늘날 LG 사업의 한 축으로 뿌리내린 것처럼, 구 상무 역시 승부처를 걸 미래 산업을 찾아야 한다”면서 “이는 그룹의 승계 작업과 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LG가 백색가전에서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11%대를 달성하는 등 잘나가고 있지만, 스마트폰 담당 사업본부는 12분기 연속 적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안팎으로 힘든 환경”이라면서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승부처는 전장, 바이오, 배터리 분야”라고 덧붙였다. 경영권 승계 시점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시점과도 맞물렸다는 것이다. 전장 사업을 위해 2013년 설립된 LG전자 내 VC사업본부는 아직은 적자 단계다. 그러나 지난달 말 오스트리아의 글로벌 자동차 조명업체 ‘ZKW’를 약 1조 4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미 경쟁업체들이 전장 사업에 뛰어든 만큼 그룹 차원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G화학이 주축인 바이오 분야는 신약 개발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데다 노령화 등으로 인해 유망시장으로 꼽힌다. LG화학 내 생명과학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5515억원, 영업이익 535억원으로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보다도 한발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문을 연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 내 LG사이언스파크가 연구개발(R&D)을 뒷받침할 허브가 될 전망이다. 1년여간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도 근무했던 구 상무는 인공지능(AI), 로봇 분야에도 관심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AI·로봇 분야에서도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실제로 LG전자는 아크릴·로보티즈 등 국내 AI·로봇업체 지분을 취득하고, 실리콘밸리 AI 프로세서 설계업체와 협업하는 등 개방형 기술협력을 늘리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긴급신고전화 통합 이후…공동대응시간 절반 가량 단축

    긴급신고전화 통합 이후…공동대응시간 절반 가량 단축

    행정안전부는 긴급신고전화 통합 서비스 실시 이후, 신고시 반복 설명의 불편은 줄고 현장 대응 시간은 빨라졌다고 20일 발표했다. 다른 신고전화를 해당 기관으로 이송하는 데 걸리는 신고 이관 시간 접수는 통합 이전 169초가 걸렸지만 현재는 112초까지 줄었다. 경찰이나 소방, 해경 등 공동 출동이 필요할 때 협업해 대응하는 ‘공동대응’ 시간은 466초에서 50% 가량 줄어든 253초까지 단축됐다는 설명이다.긴급신고전화 통합 서비스는 21개에 달하던 각종 긴급신고번호를 범죄 관련은 112, 재난은 119, 민원상담은 110 번호로 통합한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시 신고과정에서 반복 설명 등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에 따라 만들어졌다. 행안부 주관으로 경찰, 소방, 해경, 국민권익위원회 등 4개 유관기관이 57개 상황실 간 신고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한다. 신고정보가 단 한번의 클릭으로 통합시스템을 통해 공유되고 각 기관으로 신고 이관되므로 경찰과 해경, 소방이 빠르게 공조할 수 있다. 이러한 긴급신고전화 통합 사업은 2016년 7월 시작됐다. 그 결과, 지난 3월 부산 좌수영교 진입로 부근에서 경차가 다른 승용차와 충돌 후 난간을 들이받고 수영강으로 추락하는 사고 때도 빠른 대응이 가능했다. 신고는 당시 오전 8시 57분 경찰이 접수했지만 긴급신고 공동대응 시스템을 통해 해경과 소방도 오전 8시 59분 사고를 인지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 결과 해경은 차 안에 있던 사람을 구조했고 소방에서는 심폐소생술 후 인근 병원으로 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할 수 있었다. 올해 1월부터는 2단계 통합을 통해 공동대응에 걸리는 시간을 16초 추가로 단축하기도 했다. 기존의 4단계였던 신고 이관 및 공동대응 요청 처리 절차를 2단계로 간소화시켰다.해경 파출소와 함정에는 경광봉이 설치됐다. 긴급 신고가 들어오면 해경에서는 접수단계부터 경광봉과 공동청취장치를 작동한다. 함정은 경광봉 신호를 보고 공동청취를 통해 신고내용을 미리 파악해 출동 준비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신고를 접수한 뒤 함정에 연락이 간 뒤에야 출동 준비가 시작됐지만, 경광봉 출동예고와 LTE 공청으로 신고접수에서 출동까지 6분 정도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전국 경찰 순찰자 5100대에도 태블릿으로 신고내용과 위치 등 공동대응 정보가 바로 전달돼 신속한 출동이 가능해졌다. 모든 신고 내용과 처리 상황은 대구 달성군에 있는 긴급신고공동관리운영센터 상황실을 통해 관리된다. 행정안전부는 앞으로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능형 신고접수 시스템을 구축하고 22개에 달하는 긴급신고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공동대응에 걸리는 시간을 3분 10초대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긴급신고공동관리운영센터는 “현재 66.9%인 긴급전화 통합 서비스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올해 7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원구 교사 성추행 입건…수업시간에 “여자들 강간 좋아한다”

    노원구 교사 성추행 입건…수업시간에 “여자들 강간 좋아한다”

    서울 노원구의 한 사립여자고등학교 현직 교사 두 명이 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서울 노원경찰서는 A학교에 재직 중인 국어교사와 체육교사를 학생들을 강제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달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재학생들의 수사 의뢰로 수사를 진행하던 중 A학교 졸업생들이 인터넷에 올린 제보 글이 늘어나면서 수사도 확대됐다. 경향신문이 전날 보도한 피해 학생들의 진술서에 따르면, 졸업생 A씨(26)는 “3학년 고전문학 수업시간에 국어교사가 고전소설을 해석하면서 ‘여자들은 강간당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고, 손가락으로 성행위 장면을 재현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졸업생 B씨(20)는 “국어교사가 질문하려는 학생이 다가오면 학생들의 손, 어깨, 팔, 귓불 등 신체부위를 수시로 만지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말했다. 체육교사에 대한 제보도 쏟아졌다. 졸업생 C씨(20)는 “체육교사에게 무용을 전공하고 있다고 말하자 ‘다리 잘 벌리겠네’라고 말했다”면서 “너무 당황해서 ‘스트레칭 말씀하시는 거냐’고 묻자 어물쩍 상황을 넘겼다”고 말했다. 졸업생 D씨(20)도 “체육교사가 수업시간에 댄스 동작을 가르쳐주면서 허리, 엉덩이, 가슴 부위를 만졌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진행 상황과 관련해 “아직 수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A여고 졸업생들은 재학시절 현직 교사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며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냈다. 일부 남자 교사들이 수업 도중 성적 발언을 일삼았고 여학생들의 엉덩이나 가슴을 툭툭 치거나 입술이나 볼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고 적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6일 A여고 전교생 1103명을 대상으로 성희롱·성추행 피해 전수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당시 해당 국어교사와 체육교사에 의한 피해가 다수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해물질 총 아플라톡신 초과검출된 땅콩·견과류가공품 회수 조치

    유해물질 총 아플라톡신 초과검출된 땅콩·견과류가공품 회수 조치

    식품의약안전처는 18일 식품제조가공업체인 ㈜우농이 제조해 판매한 ‘라이스피넛’ 제품에서 총 아플라톡신이 기준(15.0 ㎍/㎏ 이하)을 초과한 양인 62.8 ㎍/㎏이 검출돼 해당 제품을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했다고 밝혔다.회수 대상은 ㈜우농이 생산한 제품 가운데 유통기한이 올해 12월 26일로 표시된 ‘라이스피넛’(포장단위 400g) 제품과 유통전문판매업체인 ㈜GS리테일이 판매한 ‘라이스피넛’(포장단위 80g) 제품이다. 해당 제품들은 각각 2184개(873.6kg), 2772개(221.8kg)씩 생산됐으며 제조일자는 지난달 27일이다. 식약처는 관할 지자체에 해당 제품을 회수하도록 조치했으며,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 대해 판매 또는 구입처에서 반품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는 불량식품 신고전화(1399)를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식품 관련 불법 행위를 목격한 경우 1399 또는 민원상담 전화 110으로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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