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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곤의 시시콜콜] 기로에 선 현대차동차 51년

    [김성곤의 시시콜콜] 기로에 선 현대차동차 51년

    오늘로 현대차가 창립 51주년을 맞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현대차는 창립기념식에 별도의 행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하면 50주년을 맞은 지난해 한판 크게 행사를 치를만한데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 조합원 등 일반 사원들의 휴무 외에는 별다른 행사가 없다. 일본의 닛산이 1933년, 도요타가 1937년에 창립했으니 이들 회사보다는 대략 30년 이상 출발이 늦은 셈이다.그러나 현대차와 자동차의 인연은 그보다는 뿌리가 깊다. 고 정주영 명예 회장은 1940년 3500원에 자동차 정비소(아도서비스)를 인수했다. 이 카센터는 자동차 정비 공장(현대자동차공업사)으로 발전하고, 건설사(현대토건)를 합병해 1967년 12월 29일 현대모타주식회사(현대차 전신)를 만들었다. 그리고 동생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에게 맡긴다. 다음해 울산공장에서 제휴사 미국 포드의 소형세단 ‘코티나’를 생산하기 시작한 현대차는 1976년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를 출시하고 에콰도르에 5대를 수출하면서 창립 9년 만에 ‘포니 신화’를 창출하기 시작한다. 1985~1986년에는 엑셀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이때 쏘나타와 최초 그랜저 모델이 나온다. 미국에서 한동안 선풍적 인기를 모았으나 내구성 등이 문제가 되면서 금세 시들해지고, 싸구려 이미지가 굳어져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굴하지 않고 1991년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첫 자동차 엔진 ‘알파엔진’ 개발하고, 1995년에는 아반떼를 출시해 서서히 글로벌 업체로서의 기반을 다져간다. 1997년 터키를 시작으로 1998년 인도, 2002년 중국, 2005년 미국, 2008년 체코, 2011년 러시아, 2012년 브라질로 해외 생산공장을 확장한다. 그 결과 지금은 한국을 포함해 8개 나라, 20개 공장에서 연간 500만대 이상의 차를 생산하는 세계 5위의 자동차 회사로 발돋움했다. 흔히들 용장(勇將) 위에 지장(智將), 지장 위에 덕장(德將), 덕장 위에 복장(福將) 혹은 운장(運將)이 있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자동차 업계에서 정몽구 회장은 복장이라고 한다.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오지만, 회장의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 반대로 의외의 도움을 받거나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정 회장의 추진력에 여러 운이 결합해 오늘의 현대차가 있게 됐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 ‘왕자의 난’이라는 승계 갈등의 결과인 현대그룹의 분화는 정몽구 회장뿐 아니라 범 현대그룹에 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생인 정몽헌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그룹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현대건설과 전자 등은 물려받지 못하고 자동차와 관련 기업만 받았지만, 결국은 현대그룹의 경영위기나 대북 사업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현대차그룹이 분리돼 있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까. 현대전자나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이 온전히 현대그룹에 있었을까, 아니면 현대차그룹마저 다른 기업에 넘어갔을까. 현대차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고비가 있었다. 2008년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 어려움을 겪던 현대차는 2010년 도요타가 미국에 출시한 일부 차량의 가속페달에서 결함이 발견돼 대규모 리콜에 들어가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미국 시장에서 뿌리가 흔들린다. 이때 현대차 등 다른 자동차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봤다. 현대차는 환율 덕도 많이 본다. 또 좀 어렵다 싶을 때는 폭스바겐 배기가스 문제 등이 터져 현대차는 시장을 넓혀온 것이다. 그런 현대차가 요즘 고전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나 줄어든 2889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자율주행차 시장에서는 글로벌 10위권에 머물고 있고, 전기차 등에서는 여전히 고전 중이다. 고질적인 노사문제는 강성노조에 끌려다닌다고 시장의 질타를 받지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1인당 생산성도 글로벌 업체에 크게 못미친다. 이러니 원화 가치가 조금만 올라도 실적이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최근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들이 계열사 등으로 물러나고,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의 측근이 그 자리를 꿰찼다. 그렇지만, 삼성 등에 비하면 후계경영 구도는 아직 초보단계다. 지분정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순환출자를 해소하려고 지난 3월 말 현대모비스 모듈·AS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하는 방식의 분할합병안을 발표했지만, 글로벌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정 부회장 중심의 후계구도는 좀 더 빨랐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유교문화가 지배하는 가풍은 이를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였고, 정 부회장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 그러다보니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기회를 놓친 감이 없지 않다. 정 부회장은 최근 오는 2030년까지 50만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생산,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업체다. 국산화율도 99%에 달하고, 도요타와 쌍벽을 이룬다. 그동안 도요타는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았지만, 현대차는 그렇지를 못했다. 하지만, 정부도 올해보다 664.3% 늘어난 1420억 5000만원의 수소차 공급 예산을 확보하는 등 수소차 확산을 지원해 사정은 나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바겐그룹이나 도요타그룹, 르노-닛산그룹을 뛰어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수소연료전지차와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경쟁 프레임이 생겨 새로 경쟁해볼 기회가 열렸다. 늦었지만, 현대차의 세대교체와 미래차 전략이 성공해 창립 60주년 기념식은 성대하게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곤 기자 sunggone@seoul.co.kr
  • 편식하는 아들 덕에...’캐릭터 밥상’으로 SNS 스타된 엄마

    편식하는 아들 덕에...’캐릭터 밥상’으로 SNS 스타된 엄마

    으깬 감자에 콩을 숨겨 몰래 아이를 먹이는 시대는 지났다. 아이들에게 채소를 먹이고 싶다면 이제는 예술가가 될 차례다. 이른바 '캐릭터 밥상'으로 SNS 스타가 된 호주 출신 랄레 모메디(35)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3만명에 이른다. 랄레는 아이들이 싫어하는 시금치, 콩, 아보카도 등을 이용해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곰돌이 푸, 도널드 덕, 구피 등 디즈니의 고전 캐릭터부터 조커, 그루트 등 최신 캐릭터까지 소화한다. 랄레가 꾸준히 공유하는 캐릭터 밥상의 레시피에 특별한 재료는 없다. 파스타로 몸통을 만들고 아보카도로 얼굴을 만들고, 닭고기로 바지를 만들고 콩으로 신발을 만드는 식이다. 랄레는 캐릭터 밥상의 레시피에 대해 “특별한 재료를 구입하기 보다 이미 냉장고에 있는 식료품을 사용한다”며 “일반적인 식사보다 비용이 더 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랄레가 이런 기발한 생각을 하게 된 건 아들 덕분이다. 3년 전 아들 제이콥이 음식 투정을 하자 랄레는 어떻게 하면 채소를 먹일 수 있을까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장난삼아 만들어 준 사자 모양 팬케이크에 제이콥이 흥미를 보여 그때부터 캐릭터 모양의 밥상을 차려주게 됐다. 랄레는 “캐릭터 밥상을 차리면서 제이콥과 부엌에서 함께 창의력을 발휘하고 재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생겼다”며 흡족해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의료기기로 진화하는 스마트폰 – 당뇨 환자도 관리

    [고든 정의 TECH+] 의료기기로 진화하는 스마트폰 – 당뇨 환자도 관리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성능은 전례 없이 강력해졌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전력 소모와 발열을 낮춰야 한다는 근본적인 제약 때문에 데스크톱 PC를 능가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CPU나 GPU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카메라 성능 역시 렌즈와 센서의 크기를 생각하면 DSLR 카메라를 능가할 순 없지만, 보급형 콤팩트 카메라의 몰락을 가져올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성능이 좋은 기기를 단순히 인터넷 검색이나 게임에만 사용한다는 것은 낭비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물론 궁금한 게 있으면 어디서든 검색하고 항상 사진기를 휴대하지 않고도 어디서든 사진을 찍고 심심하면 언제든지 게임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미덕이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표적인 응용 분야가 바로 의료 분야입니다. 이미 스마트폰은 다양한 주변 기기와 함께 의료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초음파 기기인 버터플라이 iQ(Butterfly iQ)는 의료 기기로 FDA 승인을 받아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볍고 휴대하기 편해서 언제 어디서든 환자의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데이터가 연동되는 혈압계, 체중계, 혈당 측정기는 이미 고전적인 사례에 속합니다. 애플이나 삼성전자 같은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스마트폰에 건강 관리 기능이나 앱을 탑재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스마트폰의 길이 측정 기능이 의료용으로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상처나 궤양, 피부 병변의 크기를 간편하게 측정하고 변화를 기록하는 데 스마트폰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 대학 헬스 센터(McGill University Health Centre)의 세일라 왕 박사는 당뇨 환자의 피부 궤양과 상처를 모니터링 하는 데 스마트폰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당뇨는 단순히 혈당만 높은 질환이 아니라 우리 몸 여러 곳에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대표적인 합병증 가운데 하나가 당뇨발이라고 부르는 당뇨병성 족부병증입니다. 당뇨 환자의 발에 생기는 궤양은 발가락이나 발을 절단하는 심각한 상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교통사고 이외에 발을 절단하는 가장 흔한 이유가 당뇨병입니다. 따라서 당뇨발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지만, 그래도 생겼을 경우에는 장시간에 걸쳐 치료와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발은 쉽게 완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당수 당뇨발 환자에서 만성 경과를 취하기 때문에 궤양이 호전되는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일도 때때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병변의 크기를 자를 이용해서 측정하는 일도 번거롭고 만약 궤양이 불규칙한 모양을 한 경우 정확한 크기를 재기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왕 박사와 동료들이 개발한 스위프트 피부 및 상처 앱(Swift Skin and Wound app)은 사진을 찍어 병변의 모습을 기록할 뿐 아니라 접촉하지 않고도 궤양의 크기와 면적을 자동으로 기록합니다. 그 결과 의료진은 수개월에 걸친 면적과 크기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별도의 장비 없이 병변의 측정과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이 앱의 큰 장점이지만, 적외선 FLIR 카메라와 연동할 경우 온도까지 측정해 감염 여부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맥길 대학 헬스 센터에서는 2016년부터 이 앱을 사용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그 결과를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1000개 이상의 기기에 앱을 설치하고 10만 명에 달하는 환자를 관리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참고로 연구팀은 아이폰6로 이 앱을 개발했는데, 이후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더 좋아지고 거리 측정 능력도 더 정교해져 지금은 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합니다. 물론 스마트폰이 이런 목적으로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고성능의 스마트 기기가 개발된 덕분에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시계 같은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 덕분에 이런 사례가 계속해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정현, 증명한다… 그 시작은 아부다비서

    정현, 증명한다… 그 시작은 아부다비서

    “아부다비 대회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세계랭킹 25위)이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새 시즌의 출발을 알렸다. 정현은 27~29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이드 스포츠 시티에서 열리는 ‘무바달라 월드 테니스 챔피언십’에 출격한다. 남자프로테니스(ATP) 공식 투어 대회는 아니지만 2009년 처음 시작돼 매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권위 있는 이벤트 대회다. 올해도 정현을 포함해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케빈 앤더슨(6위·남아공), 도미니크 팀(8위·오스트리아), 카렌 하차노프(11위·러시아) 등 총 6명의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맞대결을 펼친다. 정현은 27일 앤더슨과 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앤더슨은 지난해 US오픈과 올해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톱랭커다. 정현(187㎝)은 자신보다 신장이 15㎝나 더 큰 앤더슨에게 고전해 왔다. 통산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0-2로 패했다. 앤더슨은 2018시즌 ATP투어 66경기에서 서브 에이스를 1082개(전체 2위)나 꽂을 정도로 큰 키를 이용한 서브가 일품이다. 지난 10월 시즌 종료를 선언하고 이달부터 태국에서 동계 훈련에 임했던 정현의 체력과 기술이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정현이 앤더슨을 이기게 되면 이튿날 2회전에서 나달을 만난다. 정현은 앞서 나달과의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0-2로 패했다. 나달은 11회째인 이번 대회에서 총 4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정현은 무바달라 대회를 마친 뒤 곧바로 인도로 이동해 31일 개막하는 ATP투어 250시리즈 타타오픈에 출전한다. 2019시즌을 여는 대회 중 하나인 타타오픈에는 앤더슨, 마린 칠리치(7위·크로아티아), 질레 시몽(30위·프랑스) 등이 출전한다. 3번 시드를 받을 것이 유력한 정현이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후 정현은 다음달 7일 뉴질랜드에서 개막하는 ASB클래식에 출전한 뒤 같은 달 14일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이자 지난해 ‘4강 신화’를 일궈냈던 호주오픈에 나선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대작 몰린 겨울 극장가… 다시 고개드는 ‘추석 연휴의 악몽’

    DC코믹스의 야심작 ‘아쿠아맨’이 겨울 극장가 대전의 승기를 잡았다. ‘아쿠아맨’과 함께 연말 기대작으로 꼽혔던 한국 영화들은 기대와는 달리 고전하면서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쿠아맨’은 24일 34만 3789명을 불러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 19일 개봉한 이 영화의 누적 관객수는 159만 3867명. 같은 날 개봉한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은 19만 1144명을 동원하며 2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140만 1481명이다. 주연 배우인 송강호를 비롯한 조정석, 배두나, 김소진, 김대명, 조우진 등 출연진들의 연기는 호평을 받았지만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관객들의 호불호가 엇갈렸다. CGV 관객들이 매기는 평점인 골든에그지수에서도 ‘마약왕’은 75%로, ‘아쿠아맨’(94%), ‘스윙키즈’(93%)에 비해 낮은 편이다. 또다른 기대작인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는 24일 11만 4283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누적관객수는 77만 5511명으로 전날까지 유지하던 3위 자리를 하루 만에 ‘보헤미안 랩소디’에 내줬다. 전설의 록밴드 ‘퀸’의 이야기를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한 지 두달 가까이 됐지만 이날 하루에만 11만 9923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862만 2000명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900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겨울 성수기 극장가도 추석 때와 비슷한 악몽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시성’, ‘명당’, ‘협상’, ‘물괴’ 등 대작들이 추석 시즌을 겨냥해 거의 동시에 개봉했지만 어느 한 편도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더욱이 25일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등장하는 범블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범블비’와 공룡 애니메이션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2: 새로운 낙원’이 개봉하는 데 이어 26일 하정우·이선균 주연의 ‘PMC: 더 벙커’가 개봉하면서 흥행의 향방을 점치기 어려워졌다. 실시간 예매율에서도 ‘아쿠아맨’과 ‘범블비’가 1, 2위로 ‘스윙키즈’와 ‘마약왕’보다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외화가 연말 흥행 독주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사문난적으로 몰린 박세당, 세상에 굴하지 않고 ‘학문의 길’ 가다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사문난적으로 몰린 박세당, 세상에 굴하지 않고 ‘학문의 길’ 가다

    #우암의 학문 권력이 사문난적 굴레를 씌우다 1700년 4월 12일, 성균관 유생 홍계적 등 180명이 숙종에게 상소해 서계(西溪) 박세당(朴世堂·1629∼1703)이 지은 ‘사변록’(思辨錄)과 ‘이경석신도비명’(李景奭神道碑銘)을 불태워버리기를 청하면서 말한다. 온 세상으로 하여금 주자(朱子)의 말은 헐뜯을 수 없고 송시열의 어짊은 모함할 수 없으며, 성인을 업신여기고 정인(正人)을 욕하는 죄는 징계하지 않을 수 없음을 분명히 알도록 하소서.성인에 버금가는 주자를 헐뜯고 바른 사람인 우암 송시열을 모욕한 서계를 단죄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이 상소로 서계는 일흔다섯의 나이에 삭탈관작과 문외출송의 명을 받고 이어 전라도 옥과로 유배되는 처분을 받는다. 이 상소가 나오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서계 생전에 마지막으로 지은 ‘이경석신도비명’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이경석은 조선이 청나라에 항복한 뒤 “문자를 배운 것을 후회한다”면서 청 태종의 공덕을 찬양하는 ‘삼전도비문’을 지은 바 있다. 서계는 이경석의 신도비명에서 그의 ‘삼전도비문’ 찬술이 불가피한 일이었음을 피력한다. 그리고 송시열과 이경석을 올빼미와 봉황에 견주면서 “불선한 자는 미워할 뿐, 군자가 어찌 이를 상관하랴”라고 해 송시열을 불선한 소인배로 깎아내린다. 성균관 유생이 서계를 단죄할 빌미로 삼은 것은 이경석의 신도비명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사변록’에 대한 노론의 의구심과 분노가 깔려 있었다. ‘사변록’은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을 주석한 주자의 ‘사서집주’를 서계가 비판적 시각에서 새로운 해석을 가한 책이다.#현실에 끝내 고개 숙이지 않다 송시열을 모욕하고 주자에게 반기를 들었으니 주자를 성인시하고 송시열을 ‘조선의 주자’로 여기는 노론의 분노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노론은 서계를 이단으로 몰아 ‘사문난적’(斯文亂賊) 굴레를 씌웠다. 이때 송시열은 이미 죽고 없었지만 그의 학문 권력은 이토록 강고했다.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했던 것일까. 서계는 ‘사변록’을 완성하고 나서 ‘좀’이란 시에서 자신의 운명을 이렇게 자조한다. 좀이라는 놈 평생 책 속에서 살면서 다년간 글자를 먹더니 눈이 문득 밝아졌네 뉘에게 인정받으랴 그래 봐야 미물인 걸 경전 망쳤단 오명만 영원히 뒤집어쓰겠지 그러나 시는 시일 뿐이다. 서계의 진짜 생각은 달랐다. 서계는 ‘사변록’ 서문에서 “육경(六經)의 귀결처는 하나지만 거기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이므로 다양한 견해가 수용되어야 육경의 대체가 온전해질 수 있다”고 역설한다. 주자만을 맹신하던 당시 학문 풍토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서계는 죽음을 몇 해 남겨 두고 스스로 묘표를 지어 또 이렇게 말한다. 맹자의 말씀을 매우 좋아한다. 차라리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며 남과 합치되는 바가 없이 살다 죽을지언정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이 세상에 맞춰 살면서 남들이 선하다고 해 주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자에게 끝내 고개 숙이거나 뜻을 굽히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다. 여기서 “세상에 맞춰 살면서 남들이 선하다고 해 주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여기는 자”는 공자가 말한 ‘향원’(鄕原, 사이비 군자)에 대해 맹자가 그 의미를 부연한 말이다. 맹자는 또 향원을 ‘더러운 세상에 영합하면서 스스로 옳다고 여기지만 요순의 도에는 들어갈 수 없는 자’로 묘사한다. 서계의 짧은 말 속에는 이런 의미맥락이 숨어 있다. 무덤에 들어가서도 향원에 불과한 자에게 고개 숙이거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미완의 꿈-석천동 은거 세상 사람치고 은거를 꿈꾸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서계도 그런 꿈을 꾸었다. 서계는 마흔이 되던 1668년, 벼슬에서 물러나 양주 석천동에 은거한다. 지금의 경기 의정부시 장암동 수락산 골짜기다. 서계는 30년을 넘게 이곳에서 살다가 이곳 언덕에 묻혔다. 스스로 보기에도 재주와 역량이 보잘것없어 큰일을 하기에 부족한 데다 세상도 날로 도가 쇠해져 바로잡을 수 없다고 여겼다. 마침내 벼슬을 버리고 물러나 도성에서 30리 떨어진 동문 밖 수락산(水落山) 서쪽 계곡에 은거하였다. 그 계곡을 ‘석천동’(石泉洞)이라 이름하고, 이로 인해 스스로 ‘서계초수’(西溪樵)라 일컬었다. -서계초수묘표(西溪樵墓表) 하지만 은거한다고 세상과 오롯이 멀어지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깊은 곳이라도 속세로 통하는 길은 나 있게 마련이다. 그 길 너머에는 가까운 피붙이가 있고 그리운 벗도 있으며, 학문적 동지도 있고 적도 있다. 서계는 소론의 거두인 윤증을 비롯해 8촌 아우 박세채, 처남 남구만 등과 교류했다. 우참찬 이덕수, 함경 감사 이탄, 좌의정 조태억 등은 서계의 문하로서 정계에서 활약했다. 이래저래 세상과 얽힐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서계의 은거는 미완의 꿈이었다. 사문난적으로 몰린 게 그 반증이다.#두 자식을 먼저 보낸 아비의 슬픔 게다가 서계의 만년은 그야말로 기구했다. 환갑을 전후해서 4년 사이에 큰아들 박태유를 병으로 잃었고, 촉망받던 작은아들 박태보마저 잃었다. 박태보는 인현왕후 폐비를 반대하는 소를 올렸다가 숙종의 노여움을 사 국문 끝에 죽었다. 박태보를 미워했던 송시열조차 그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고 박태보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도록 자손에게 경계하였다는 기록이 숙종실록에 보인다. 자식을 둘씩이나 앞세워 보낸 아비의 슬픔이 어떠했겠는가. 박태보를 잃은 이듬해 섣달에 서계는 ‘달자(達者)가 어리석다고 욕할까 봐 함부로 슬퍼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울음을 삼킨다. 일 년이 다하도록 아무런 의욕이 없고 종일토록 내내 기쁜 일 드물구나 자식이 죽으면 그래도 아비가 묻지만 아비가 늙으면 다시 누가 보살피랴 -섣달그믐에 소회를 털어놓다 #시인이기를 거부했던 서계 서계의 시와 문은 간결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얼핏 보면 깡마른 고목 같다. 그러나 그 속에는 생명이 꿈틀댄다. 그렇지만 서계 자신은 시인이 되기를 거부한다. 시인이 되느니 차라리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게 낫다. 시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자그마한 명성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명성은 남이 주는 것이고 쓸모없음은 내가 하기 나름인 것이니, 남이 주는 명성에 얽매여 살까 보냐. -한인(閑人)시의 시서(詩序) 서계는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학문을 했다. 그래서 그는 시인이 되기보다는 차라리 쓸모없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서계가 현실에 고개 숙이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었던 힘은 일견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완고함에서 나온 것이고, 그 문학적 성취와 학문적 결실은 문집인 ‘서계집’을 비롯해 ‘사변록’, ‘신주도덕경’, ‘남화경주해산보’, ‘색경’으로 남아 있다. 김낙철 한국고전번역원 교수 ●‘서계집’은 시·서 등 모은 시문집…추각본 포함 총 22권 조선 후기 소론계 학자이자 문인인 서계 박세당의 시문집이다. 1권에서 4권까지는 800여편의 시(詩)가, 5권에서 16권까지는 소차(疏箚), 서(書), 서(序), 기(記), 제문(祭文) 등이 실려 있다. 17권에서 22권은 2차에 걸쳐 추각된 것으로, 간독(簡牘), 시장(諡狀), 연보(年譜)가 실려 있다. ‘한국문집총간’ 134집은 추각본이 모두 포함된 22권본으로 정리됐고,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이를 저본으로 해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에 걸쳐 4권의 번역서를 완간한 바 있다.
  • 이재성 vs 황희찬 벤투호 합류 전 독일 무대 첫 대결, 이강인은

    이재성 vs 황희찬 벤투호 합류 전 독일 무대 첫 대결, 이강인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을 앞둔 이재성(26·홀슈타인 킬)과 황희찬(22·함부르크)이 국가대표팀 합류 직전 독일 2부 분데스리가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둘은 23일 독일 킬의 홀슈타인 슈타디온에서 열린 분데스리가2(2부 리그) 18라운드에 나란히 선발 출전해 나란히 후반 23분 교체될 때까지 뛰었다. 이번 시즌 독일 무대를 밟은 두 선수가 경기에서 만난 건 처음이다. 이재성은 8월 12일 함부르크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도움 2개를 올리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는데 당시는 황희찬의 함부르크 임대가 결정되기 전이었다. 이날 이재성은 킬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황희찬은 함부르크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으나 두 선수 모두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홈 팀 킬이 3-1로 이겼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함부르크를 이번 시즌 두 차례 연속 잡은 킬은 5위(승점 30)를 달리며 승격 도전의 희망을 품은 채 다음달 말까지 이어지는 겨울 휴식기를 맞이했다. 함부르크는 선두(승점 37)를 지켰지만 최근 11경기 무패 행진을 끝냈다. 시즌 첫 대결 때 이재성의 활약 속에 완승했던 킬이 이날도 초반부터 함부르크를 몰아붙였다. 전반 7분 도미니크 슈미트의 헤딩 슛이 함부르크 율리안 폴러스벡 골키퍼 손에 걸린 것을 야니 제라가 재차 슈팅해 선제 골을 만들었다. 전반 18분엔 킬의 킹슬리 쉰들러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찍어 올려준 것을 하우케 발이 골 지역 왼쪽에서 반대편으로 보냈고, 골대 앞에서 다비드 킨솜비가 오른발로 밀어 넣어 한 골을 더했다. 전반 내내 끌려다닌 함부르크는 후반 시작 3분 만에 도글라스 산투스의 긴 스루패스를 바케리 야타가 만회 골로 연결해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5분 만에 킨솜비가 추가 골을 폭발하며 함부르크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 골 차로 앞선 킬은 후반 23분 이재성을 마티아스 혼자크와 교체했고, 얼마 뒤 함부르크는 황희찬을 마누엘 빈츠하이머로, 루이스 홀트비를 요샤 바그노만으로 바꾼 데 이어 후반 33분엔 피에르-미헬 라소가를 투입해 변화를 줬지만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이재성과 황희찬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캠프를 차리고 24일 새벽 첫 현지 적응 훈련에 나서는 대표팀에 곧 합류한다. 한편 17세 유망주 이강인(발렌시아)은 내년으로 프리메라리가 데뷔 신고를 미뤘다. 그는 이날 메스타야 경기장으로 불러들인 SD 우에스카와의 프리메라리가 17라운드 막판 몸까지 풀었으나 끝내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해 결장했다. 발렌시아는 25분 다니 파레호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안 카밀로 에르난데스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이후 찬스를 낭비하며 끌려가던 발렌시아는 추가시간 3분 크리스티아노 피치니의 득점으로 극적인 2-1 승리를 거뒀다. 코파델레이 32강전 두 경기를 통해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라리가와 유럽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13일 맨유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 16일 에이바르와의 라리가 16라운드, 이날 우에스카와의 라리가 17라운드에 연거푸 출전 명단에 올랐지만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벤치에서 2018년 1군 일정을 마무리한 그는 짧은 겨울 휴식기를 보낸 뒤, 내년 1월 6일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원정을 통해 라리가 데뷔를 노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식약처, 위생기준 위반 빵·케이크 업체 48곳 적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0~14일 전국에 있는 빵 제조·판매업체 2898곳을 점검한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48곳을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주요 위반 내용은 ▲건강진단 미실시(24곳)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10곳) ▲유통기한 경과 제품 보관(9곳) ▲표시기준 위반(2곳) 등이다. 적발된 업체는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하고 3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해 위반 사항 개선 여부를 확인한다. 식약처가 시중에 유통되는 케이크 제품 등 271건을 수거해 식중독균 등을 검사한 결과 지금까지 검사가 완료된 135건은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식품안전 관련 위법 행위를 목격하거나 불량식품으로 의심되는 제품을 발견하면 불량식품 신고전화(1399) 또는 민원전화(110)로 신고하면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MIT, 물체를 ‘나노 크기’로 축소하는 3D 프린터 기술 개발

    MIT, 물체를 ‘나노 크기’로 축소하는 3D 프린터 기술 개발

    레이저를 이용해 물체를 나노 크기로 축소해 만들 수 있는 3D 프린트 기술을 미국의 과학자들이 개발했다. 미국 CNN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팀이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이 같은 기술을 소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구조만 단순하다면 어떤 물체라도 원래 크기의 1000분의 1로 축소해 만들 수 있다. ‘임플로전 패브리케이션’(implosion fabrication)으로 명명된 이 소형화 기술은 앞으로 현미경이나 스마트폰용 카메라 렌즈를 지금보다 축소화하는 것부터 일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을 만드는 것까지 어떤 분야에서든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에드워드 보이든 교수는 “사람들은 지난 몇 년 동안 더 작은 나노 물질을 만들어내기 위해 더 좋은 장비를 개발하려고 애써왔다”면서 “이번에 우리가 발명한 기술로 앞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매우 많아졌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기술이 고전 영화 ‘애들이 줄었어요’에서처럼 복잡한 물체까지 축소해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이 암 치료제가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삼을수 있도록 치료제에 미세 로봇 입자를 투입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은 현재 다양한 전자기기에서 쓰이는 마이크로칩을 더욱더 작게 만드는 데 쓰일 수도 있다. 특히 이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점은 생각보다 간단하다는 것에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레이저 장치 외에도 흔히 아기 기저귀에 쓰이는 흡착성 젤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작동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우선 레이저를 사용해 흡착 젤로 구조를 만든 뒤, 거기에 금속이나 DNA, 또는 ‘퀀텀닷’(지름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반도체 결정물질로 특이한 전기적·광학적 성질을 지닌 입자) 등의 물질을 부착한다. 그다음 물질에 의해 모양이 잡힌 구조를 아주 작은 크기로 축소해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연구에 참여한 MIT 대학원생 대니얼 오란은 “이는 필름 사진을 현상하는 과정과 좀 비슷하다. 젤 속 감광재료에 빛을 노출하면 잠상(현상 전 눈에 보이지 않는 상)이 형성된다”면서 “그러고나서 다른 물질인 은을 부착함으로써 이 잠재적 이미지를 실제 이미지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오랑은 숙련된 사진작가이기도 한데 그가 2014년 물리학을 전공한 대학원생 새뮤얼 로드리크스와 공동으로 작업하기로 한 뒤 이번 연구가 시작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원래 보이든 교수가 뇌 조직의 이미지를 확대하기 위해 개발한 ‘팽창 현미경’(ExM·Expansion Microscopy) 기술을 반대로 하는 과정에서 이번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원래 기존 기술은 젤에 물질을 주입한 뒤 그것을 더 크게 만들어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것이지만, 이런 과정을 반대로 해서 나노 크기의 물체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다른 연구팀이 비슷한 레이저 기술을 사용해 2차원 구조를 만들어 낸 바 있다. 하지만 3차원 물체를 축소해 만드는 것은 그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시행 과정도 어렵다. 이번 기술은 앞으로 가정이나 학교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MIT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황제가 된 것처럼… 中 자금성 카페 관광객 ‘북적’

    [특파원 생생리포트] 황제가 된 것처럼… 中 자금성 카페 관광객 ‘북적’

    중국인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국 관광지는 고궁박물관이라 불리는 자금성이다. 지난 1일 자금성 관광을 마치고 나오는 후문 옆에 커피를 주로 파는 코너 타워 카페(古宮角樓)가 문을 열었다. 중국을 상징하는 자금성에 생긴 카페는 개장하자마자 베이징 최고의 명소로 떠올랐다. 커피를 주문한 대학생 장뤼는 “자금성 바로 옆에서 커피를 한잔하다 보면 이곳에서 일어났던 옛날 일이 자연스레 생각난다”고 말했다. 코너 타워 카페의 라테아트도 특별하다. 커피 위의 우유 거품에 ‘如朕親臨’(황제가 친히 임하도다)과 같은 글씨를 새겨 넣어 마치 황제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듯한 기분을 낳는다. 코너 타워 카페의 커피 값은 아메리카노 작은 잔이 27위안(약 4500원)으로 스타벅스(25위안)보다 조금 비싸고 스타벅스를 맹렬히 추격 중인 중국산 루이싱커피(21위안)보다도 가격이 높다. 한꺼번에 40명의 손님을 접대할 수 있으며 30여 가지의 음료를 22~45위안의 가격대에 내놓는다. 가게 내부에서도 자금성에 마련된 카페인 만큼 최고를 추구하는 자부심이 엿보인다. 내부 장식은 창살 무늬를 살려 고전적인 분위기를 냈고, 직원들은 주문한 음료를 직접 가져다줄 정도로 베이징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친절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실내 장식은 자금성 안에서 진행되는 전시회에 따라 조금씩 바뀔 예정이다. 사서 가져가는 커피 잔은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황제를 의미하는 황금색으로 만들어졌다. 가장 인기 있는 음료는 ‘강희제가 가장 좋아한 초콜릿’이란 이름의 35위안짜리 초콜릿 음료다. 하지만 청나라 4대 황제인 강희제는 실제로 초콜릿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역사에 따르면 강희제는 이탈리아 선교사가 올린 초콜릿이 너무 쓴맛이라 서양의 명약으로 생각해 약효가 있는지 물었다. 왕안리우 인민대 연구원은 “자금성은 중국 최고의 문화 자산인 만큼 창의적인 문화 상품을 많이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고궁박물관이 최근 기념품으로 내놓은 자수가 새겨진 고급 비단 잠옷은 732만 위안(약 12억원)의 기금을 모을 만큼 중국인의 자금성과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은 남다르다. 이 잠옷이 원래 목표로 한 모금액은 5만 위안 정도였다. 자금성 입구에는 코너 타워란 이름의 식당이 곧 열 예정이며, 관광 도중 인터넷으로 주문한 기념품을 코너 타워 카페 옆에서 찾을 수 있는 서비스도 시작된다. 중국의 심장은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서양의 문화를 빌려 세련되게 변신 중이다. 글 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마약왕’ 김소진 “송강호 많이 배려해줘서 고마웠다” 눈물

    ‘마약왕’ 김소진 “송강호 많이 배려해줘서 고마웠다” 눈물

    ‘마약왕’ 배우 김소진이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 “고마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범죄 영화 ‘마약왕’(우민호 감독, 하이브 미디어코프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배우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김대명, 김소진, 우민호 감독이 자리했다. 이날 송강호는 영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소진에 대해 “연극할 때부터 좋아했던 후배였는데, 멀리서 지켜본 좋아하는 배우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김소진은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여배우가 아닐까 싶다. ‘마약왕’과 더 잘 어울리는 배우인 것 같다. 아름다움과 극에 맞는 연기를 잘 한 것 같아 너무 만족한다”고 극찬했다. 이에 김소진은 “송강호 선배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그 장면은 긴장하면서 찍었다. 그동안 긴 호흡을 가지고 촬영한 영화가 없어서 많이 몰랐고 많이 어려웠다. 아무래도 부부 역할이라 송강호 선배와 촬영하는 분량이 전부였는데, 그런 부분들을 송강호 선배가 많이 배려해주고 기다려 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소진은 이어 “배우가 때로는 주저하거나 확신이 안 설 때가 있지 않냐. 그런 나를 모른척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감사했다. 나 뿐만 아니라 같이 함께한 호흡을 많이 보고 듣고 계신다는 에너지를 느끼니 굉장히 든든했다. 불안한 부분도 있었지만 편안하게 숨 쉬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영화 ‘마약왕’은 1970년대 대한민국을 뒤흔든 마약 유통사건의 배후이며 마약계의 최고 권력자로 시대를 풍미했던 이두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19일 개봉한다. 사진=뉴스1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쿠아맨’, 위기의 DC 구할수 있을까

    ‘아쿠아맨’, 위기의 DC 구할수 있을까

    지상·바다 통합한 영웅 탄생 그려 해양 생명체·수중 액션신 감탄 평면적 서사·전투신 반복은 지루세계 영화계를 지배한 마블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DC가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 DC의 인기 히어로들을 모은 영화 ‘저스티스 리그’(국내 누적 관객 수 178만명) 부진 이후 야심 차게 내놓은 ‘아쿠아맨’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저스티스 리그’(2017)에 등장했던 ‘바다의 수호자’ 아쿠아맨의 첫 솔로 영화다.영화는 등대지기 아버지와 아틀란티스의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땅의 아들이자 바다의 왕인 아쿠아맨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다. 아쿠아맨이 지상과 아틀란티스의 전쟁을 막고 두 세계를 통합할 수 있는 유일한 영웅으로 거듭나는 여정을 그린다. ‘아쿠아맨’은 공포영화 ‘컨저링’, ‘쏘우’ 시리즈와 액션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등 다양한 장르에서 연출력을 검증받은 제임스 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으면서 일찍이 기대를 모았다. 히어로물은 처음 연출한 완 감독은 “SF영화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이전과는 차별화된 세계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면서 “특히 아쿠아맨의 인간적인 면모에 중점을 뒀는데, 판타지 세계와 관객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선 영화는 시각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화려하다. 이야기의 3분의2가 펼쳐지는 광활한 수중 세계의 모습은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붙든다. 상상과 기술이 어우러져 탄생한 독특한 해양 생명체들과 수중에서 벌어지는 액션신 역시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아쿠아맨과 그를 돕는 제벨 왕국의 공주 메라가 불빛에 의지해 괴생명체 무리를 피해 심해로 미끄러지듯 내달리는 장면은 강렬하다. 캐릭터들도 매력적이다. 배우 제이슨 모모아는 건강한 근육질 몸매에서 풍기는 야성미와 근엄함으로 아쿠아맨에 존재감을 더한다. 아쿠아맨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그를 구해주는 메라를 연기한 엠버 허드 역시 돋보인다. 메라의 솔로 무비를 기대해 볼 수 있을 만큼 강렬한 전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쿠아맨의 어머니이자 아틀란티스의 여왕 아틀라나(니콜 키드먼) 역시 정해진 운명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주체적인 여성상으로 그려진다. 다만 단순하고 평면적인 서사와 강렬한 전투 신이 쉼 없이 반복되는 까닭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러닝타임 역시 143분으로 긴 편이다. 12세 관람가. 19일 개봉.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진심 남매’ 세계 최강 일본 잡고 두 번째 우승행진 첫 발

    ‘진심 남매’ 세계 최강 일본 잡고 두 번째 우승행진 첫 발

    탁구 ‘남북 단일팀 콤비’인 장우진(미래에셋대우)과 차효심(북측)이 2018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에서 세계 챔피언 듀오를 꺾으며 대회 정상을 향해 기분좋은 첫 발을 내디뎠다. 장우진-차효심 조는 13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혼합복식 1회전(8강)에서 일본의 요시무라 마하루-이스키와 카스미 조를 맞아 3-2(12-10 8-11 11-5 9-11 11-5)로 이겼다. 이로써 장-차 조는 8강 대결에서 루보미르 피체-바보라 발라조바(슬로바키아) 조를 3-0으로 돌려세운 임종훈(KGC인삼공사)-양하은(대한항공) 조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지난 7월 첫 호흡을 맞춘 코리아오픈에서 깜짝 우승한 둘은 지난달 오스트리아오픈 4강 진출로 세계 톱랭커 8개 조만 참가하는 그랜드파이널스 출전권을 따냈다.장-차 조는 혼합복식 세계랭킹 2위로 시드를 받아 지난해 독일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일본 조를 만나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진심 남매’는 첫 세트 9-10으로 매치포인트를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고 승부를 듀스로 몰고간 뒤 장우진이 연속 드라이브를 휘둘러 세트를 따냈다. 2세트를 잃었지만 장-차 조는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3세트 일본을 11-5로 여유있게 제쳤다. 왼손 셰이크핸드 차효심이 안정적인 리시브로 뒤를 받쳤고, 장우진이 구석을 찌르는 드라이브로 착실히 점수를 쌓아 일본 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장-차 조는 4세트를 9-11로 잃어 승부를 최종 5세트로 넘겼지만 장우진의 날카로운 드라이브와 상대 범실을 발판으로 승리를 확정했다. 같은 혼합복식에 출전한 랭킹 1위의 이상수(삼성생명)-전지희(포스코에너지) 조는 일본의 모리조노 마사타카-이토 미마 조에 1-3(11-9 7-11 9-11 10-12)으로 져 8강에서 탈락했다. 둘은 첫 세트를 기분좋게 따냈지만 2세트부터 페이스를 잃어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무너졌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원로조각가 김인겸 별세

    원로조각가 김인겸 별세

    원로 조각가 김인겸이 1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73세. 수원 출신으로 홍익대 조소과와 동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고인은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에 한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하고 1996년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 초대돼 활동했다. 지난해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40여년 작업을 망라하는 회고전을 열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 발인은 15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파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화마당] 클래식 대중화의 진정한 의미/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클래식 대중화의 진정한 의미/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여러 문화생활 중 유독 클래식 음악에 대중화라는 슬로건을 많이 사용한다.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면 두 단어의 뜻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클래식은 한마디로 고전음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범위로는 모차르트, 베토벤의 고전주의 시대 음악을 가리킬 수도 있고, 넓게 보면 서양음악 역사를 통틀어 클래식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이 어렵다는 느낌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청중 입장에서는 어렵다며 부담스러워하고, 연주자 입장에서는 청중이 지루해한다고 부담스러워한다. 시작부터 미안한 관계 형성이다. 비교 대상이 대중음악이기 때문이다. 대중음악에 비해 길고, 진지하고, 가사가 없고, 있어도 외국어다. 여기서 우리는 과거 시대의 고전을 동시대의 풍류와 비교하는 오류를 쉽게 저지른다. 누가 ‘용비어천가’를 즐겁게 술술 읽고, 괴테의 산문을 가볍게 읽는다는 말인가? 게다가 원어로 읽어야 한다면 더더욱 힘들 것이다. 고전음악도 마찬가지다. 다른 시대에 다른 국가에서 다른 어법으로 쓰인 음악이다. 그 음악들이 후세에 남겨져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생활 속에 알게 모르게 깊이 자리 잡았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된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전미술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고전소설에 정통하지 못하다. 그렇기에 고전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낭독자와 해석가, 번역가, 편집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들려주어야 그 유산을 누릴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내 스스로가 예술가라 불리기보단 고전음악 연주가, 연구자, 해석자 등으로 불리는 편이 맘이 편하다. 이와 같은 순수한 의미의 전달자가 아닌 공연예술가, 즉 엔터테이너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너무 커질 경우 대중화의 기로에 서기 시작한다. 대중화란 상품이나 생활양식이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려지고 보급되는 현상을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그 전제에 깔려 있어야 한다. 가장 완벽한 대중화 대상에는 과거에는 TV, 인터넷이 있었고, 미래에는 전기차나 로봇 등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선택된 소수만이 가졌었던 것을 많은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게 됐을 때 우리는 대중화됐다고 한다. 나는 사실 클래식 음악은 대중화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고 생각한다. 더이상 베토벤, 모차르트라는 이름이 생소하지 않고, 원하는 음악을 언제든지 인터넷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은 이미 대중화를 넘어선 그 이상의 가치이자 문화 유산이다. 더 대중화되길 원한다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이 괴테의 시를 즐기고 파우스트를 읽기를 바라는 무모한 꿈과 다를 바 없다. 존재 자체를 몰라서 관심을 못 갖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어려워서 관심을 안 갖는 것이니 세일즈가 필요한 때가 아니라 양질의 해석과 연주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괴테의 원서를 깊이 연구하고 해석하는 전문가가 필요한 동시에 만화나 그림책 혹은 연극으로 꾸며 비교적 쉬운 방향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역할 또한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구난방의 크로스오버 같은 가벼운 시도로 시장을 개척하고, 상품을 팔려는 경우는 문화유산 훼손과 다를 바 없다. 창의력을 발휘할 진정한 예술가라면 본인의 작품을 창작하고 맘껏 펼치길 바란다. 이 세상을 떠나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난 작곡가들의 경우 우리의 양심에 물어볼 수밖에 없다. 연주자 입장에서건 청자 입장에서건 언제나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 베토벤이 하늘에서 흡족해하며 미소를 지어 줄까? 혹여 베토벤이 무덤에서 뛰쳐나오지는 않을까?
  • 현대사회에서 변화하는 생명의 의미…김태연 개인전‘살아있는 또는 죽어있는’ 개최

    현대사회에서 변화하는 생명의 의미…김태연 개인전‘살아있는 또는 죽어있는’ 개최

    작가 김태연의 개인전 ‘살아있는 또는 죽어있는’이 12월 12일부터 12월 1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 도스에서 열린다. ‘살아있는 또는 죽어있는’전은 현대사회에서 변화하는 생명의 의미에 관해 조명하며, 회화론 적으로는 이미지 생성 방법을 제시한다. 고전과학의 시대는 지나가고 새로운 생물학의 시대라고 불리는 오늘, 작가는 동시대적으로 생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작품으로 풀어내고 있다. 전시를 통해 공개된 작품은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사물과 생물의 속성에 대해 탐구하여 회화 작업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두 번째는 회화에서의 생물학적 속성을 적용하여 이미지를 생성해 내는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 첫 번째 섹션에 속하는 작업으로는 ‘침공을 위한 여행- 1부대’와 ‘침공을 위한 여행’이 있다. 이 작품은 ‘살아있다’는 의미에 주목해 물질과 생명에 대해 변화하고 있는 개념을 작품에서 표현하고 있다. 기계와 유기체가 합성된 하이브리드는 살아있는 생물과 죽어있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고정된 관념으로 해석되어지는 사물과 생명에 관해 새로운 관계로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두 번째 섹션에 속하는 작업으로는 ‘나와 대면하는 나’, ‘사지’가 있다. 전통회화에서는 재현이나 추상 같은 기법을 사용하였다면 작가는 이를 벗어나 새로운 회화의 방법론을 제시한다. 새로운 방법론은 이미지를 ‘창발’시킨다는 개념이다. 생물이 외현을 드러내는 방식과 속성을 분석한 후 이를 회화의 이미지 생성과 연결시켰다. 갤러리 관계자는 “본 전시에서 김태연 작가의 과학적 시선에 대한 관심과 이미지의 생성 방식을 활용한 새로운 회화의 기조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12월 18일까지 갤러리 도스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소개된 작품은 내년 1월 프랑스 파리 갤러리 리차드(Garlerie Richard, Paris en FRANCE)에서 그룹전으로 다시 소개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첫 여성 원내사령탑 세운 한국당, 보수 일신해야

    앞으로 1년 동안 자유한국당의 원내 대책과 여야 협상을 책임질 새 원내대표로 4선의 나경원 의원이 어제 선출됐다. 한국당 계열의 보수정당 역사상 여성이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것은 처음으로 그에게 쏠린 기대가 적지 않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어느 때보다 무거운 짐과 역할을 맡았다. 친박계(친박근혜계)와 비박계를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나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한국당은 지긋지긋한 계파 얘기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며, 여러분과 함께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친박과 비박의 화합을 도모할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다음달에 활동이 종료될 비상대책위의 인적 청산 과정과 내년 초 전당대회에서 계파 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나 원내대표는 우선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위상을 회복하는 데 힘써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라 정부가 놓치는 정책들을 챙기고 대안을 제시해야 제1야당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 대북 문제에서 변화된 시대정신을 반영할 필요도 있다. 사안에 따라 비판할 대목은 매섭게 따지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안이라면 앞장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건전한 비판 세력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협치의 새로운 모델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여건은 그리 나쁘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살리기에 고전하면서 한국당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세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11월 4주차 주간 집계(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 포인트, 응답률 7%)에서 한국당의 지지율은 26.4%로 집계됐다. 25%선을 넘은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의 12월 1주차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포인트, 응답률 15%)에서도 전주보다 오른 17%를 기록했다. 탄핵정국 이후 흩어졌던 보수가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지리멸렬한 보수의 면모를 일신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탈바꿈하는 데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당대 개혁안 내놓고 실사구시 추구한 이익… 영원한 성리학 스승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당대 개혁안 내놓고 실사구시 추구한 이익… 영원한 성리학 스승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1763)을 말할 때 곧바로 떠오르는 단어는 ‘성호사설’과 ‘실학’이다. ‘성호사설’은 이수광의 ‘지봉유설’, 유형원의 ‘반계수록’과 함께 실학의 대표적 저술이다. 성호는 실학을 한층 체계화해 다산 정약용에게 전한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성호는 아버지 이하진이 당쟁에 휘말려 평안도 운산으로 귀양 갔을 때 그곳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 부친이 귀양지에서 사망하자 모친과 함께 경기도 안산으로 내려와 10세 무렵부터 둘째 형 이잠을 비롯한 집안의 형님들에게서 글을 배웠다. 성호 생애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은 그가 26세 때 일어났다. 이잠이 당시 세자이던 경종을 해치려는 세력을 처단하기를 청하는 상소를 올린 일로 심한 고문을 당하다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다. 아버지에 이어 형까지 이런 참화를 겪게 되자 성호는 과거를 포기하고 학문에 매진하게 된다. #퇴계의 성리학을 계승하다 도산서당은 선생이 손수 지은 것이라 나무 한 그루, 돌 한 덩이도 후세 사람들이 감히 옮기거나 바꾸어 놓지 않았다. 때문에 낮은 담장과 그윽한 사립문, 작은 물길과 네모난 연못이 소박한 예전의 모습 그대로여서 마치 선생을 뵌 듯 우러러 사모하지 않는 이가 없다. 처음에는 마치 선생의 음성이 들리기라도 하듯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가 나중에는 손으로 어루만지며 불현듯 경모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백년이 지난 후에도 사람들이 선생의 유적을 보고서 이렇게 감흥이 일어나거늘, 당시 직접 가르침을 받은 자야 오죽하겠는가. -도산서원 참배기 이잠이 죽은 지 3년 뒤 29세의 성호는 본격적인 학문을 시작하기에 앞서 영남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죽령을 넘어 퇴계의 자취가 남아 있는 풍기의 소수서원과 봉화의 청량산을 둘러본 다음 도산서원을 방문했다. 서원에 들어서서 원생들의 숙소인 박약재와 홍의재, 강의실인 전교당을 지나 퇴계의 위패를 모신 상덕사에 올라 참배했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 퇴계가 생전에 강학을 하던 도산서당을 찾았다. 도산서당은 퇴계가 직접 설계해 지은 것으로, 여타 서원 건물과 달리 소박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왼편 담장 아래에는 정우당이라는 네모진 작은 연못이, 담장 너머로는 퇴계가 손수 기른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방 안에는 사용하던 유품이 많이 보존돼 있었다. 성호는 도산서당을 둘러보며 퇴계를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학문에 대한 열의를 다졌다.성호는 집안 형님들을 제외하면 특별히 배운 스승이 없다. 하지만 그의 학문적 연원은 허목을 통해 퇴계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목은 거창 군수로 부임한 부친을 따라 경상도에 내려갔다가 인근 성주에 사는 퇴계의 문인 정구를 찾아가 퇴계의 학문을 전수했다. 허목은 성호의 조부 이지안과 같은 스승 밑에서 동문수학한 벗이었다. 부친 이하진은 허목이 남인의 영수로서 서인과 대립할 당시 가장 가까이서 보좌했다. 이러한 인연으로 퇴계의 성리학을 계승한 허목의 학문이 자연스레 성호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성호는 자신과 퇴계의 공통점을 자주 강조했다. 퇴계가 태어난 1501년과 성호가 태어난 1681년은 같은 신유년 닭띠 해이고, 두 살 되던 해 6월에 부친을 여의었으며, 심지어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슬픔도 똑같이 겪었다는 것이다. 남들은 이를 우연이라 여길지 모르겠으나 성호는 이마저도 자신이 퇴계의 계승자라는 자부심으로 연결했다. 그러한 까닭에 도산서원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퇴계의 문집이나 문인록의 편찬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이와 함께 퇴계의 중요한 말씀을 모은 ‘이자수어’(李子粹語)와 퇴계의 예설을 정리한 ‘이선생예설유편’(李先生禮說類編)을 직접 편집하고 ‘사칠신편’(四七新編)을 지어 사단칠정에 대한 고봉 기대승과 율곡 이이의 견해를 비판하고 퇴계의 주리론을 옹호했다.#당대의 현안을 논하다 ‘성호사설’은 성호옹(星湖翁)이 생각나는 대로 지은 글이다. 옹이 이 ‘사설’을 지은 뜻은 무엇인가? 아무런 뜻이 없다. 뜻이 없는데, 어찌 이것을 지었는가? 옹은 한가한 사람이다. 독서하는 여가에 남들처럼 전기(傳記)에서 얻기도 하고, 제자백가나 문집에서 얻기도 하고, 시가(詩家)에서 얻기도 하고, 전해들은 이야기에서 얻기도 하고, 우스개에서 얻기도 하였는데, 웃고 즐길 만한 것 중에서 보존하여 볼 만한 것을 붓 가는 대로 어지럽게 기록하니, 어느덧 글이 많이 쌓이게 되었다. -‘성호사설’ 서문 ‘성호사설’은 성호의 겸손한 표현과 달리 평소에 학문을 하면서 생각이 떠오르거나 의심나는 것을 자신의 의견과 함께 적어 둔 글, 제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정리한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천지문’, ‘만물문’, ‘인사문’, ‘경사문’, ‘시문문’의 5가지 분야로 나눠 모두 3007편을 수록했다. 그 속에는 당시의 현안이던 토지, 군사, 교육 등 각종 제도에 대한 개혁안을 비롯해 서양 학문, 유교 경전, 시문학 등에 대한 해박한 식견이 들어 있다. 이는 성호의 열렬한 학구열은 물론이요, 편지를 통한 제자들과의 진지한 토론, 그리고 부친 이하진이 중국에 사신으로 가서 구입해 온 수많은 서적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성호전집’은 이 ‘성호사설’과 내용상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성호는 역사나 예법 등 당시의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제자들이 편지로 질문하면 이에 대해 답장을 먼저 보내고, 그것을 다시 정리해 독립된 단편으로 저술했다. 그런 다음 편지 내용은 문집에 수록하고 단편은 ‘성호사설’에 수록했다. 따라서 성호의 학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두 책을 함께 읽어야 한다.#저술로 영원한 스승이 되다 도를 품고서 혜택을 베풀지 못한 것은 한 시대의 불행이지만 저서를 지어 혜택을 베푼 것은 백 세대의 다행이로다 하늘의 뜻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겠는가 한 시대는 짧지만 백 세대는 길고 길도다 정조대 영의정을 지낸 채제공이 지은 성호의 묘갈명이다. 성호는 ‘성호전집’과 ‘성호사설’, ‘사칠신편’ 이외에도 사서삼경과 성리학 기본서적들에 대한 자신의 연구 성과를 정리해 11종의 ‘질서’(疾書)를 편찬하고, 예론을 정리한 ‘상위록’(喪威錄), 국가적 당면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 ‘곽우록’(藿憂錄), 민간에 떠도는 속담들을 모은 ‘백언해’(百諺解) 등의 저술을 남겼다. 이들 저술에 담긴 성호의 학문은 후대 학자들에게 계승돼 구한말까지 큰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그의 학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성호는 평생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학문에 전념한 삶을 살았기에 자신의 포부를 당대에는 펼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수많은 저술을 남김으로써 후세의 영원한 스승이 됐다. 이는 성호 자신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 된 것이라 채제공은 믿었다. 최채기 한국고전번역원 번역사업본부장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시문 2300여편 수록… 학문 토론 편지 많아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시문 2300여편 수록… 학문 토론 편지 많아

    ●성호전집 성호가 평생 동안 지은 시문을 모아 만든 문집이다. 성호가 세상을 떠난 후 조카인 이병휴가 편집해 둔 필사본을 바탕으로 1922년 경상도 밀양에서 목판본으로 간행하였다. 72권 36책이나 되는 거질로 총 2300여편의 시문이 수록됐는데, 이 가운데 편지가 29권으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다. 퇴계의 영향으로 편지를 일상생활의 안부나 묻는 단순한 통신매체가 아닌 학문을 토론하고 가르침을 주고받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유교경전, 예법, 성리학, 역사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성호의 견해가 담겨 있다. 다음으로 많은 게 11권 분량의 ‘잡저’(雜著)로, 성호의 실학적 경세관을 볼 수 있는 교육, 군사, 경제 등 각종 제도에 대한 개혁안을 제시한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17권으로 번역했다.
  • 서대문 연희로 ‘간판 개혁’ 위원을 찾습니다

    서울 서대문구가 쾌적하고 깨끗한 가로경관 조성을 위해 내년 10월까지 연희로 일대 168개 업소의 간판개선을 위해 주민위원회 구성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연희로 간판개선 주민위원회’는 영업주와 건물대표, 옥외광고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12명 내외로 구성한다. 사업추진 방향 설정, 간판 디자인 협의, 광고물 제작 설치 업체 선정, 주민의견 수렴, 보조금 지원 요청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간판개선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도 맡는다. 위원으로 참여하기 원하는 주민은 오는 14일까지 구청 건설관리과로 전화해 안내를 받거나 서대문구 홈페이지 고시공고를 참고해 신청하면 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간판은 하나의 도시 문화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서대문구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1곳 1775개 업소의 간판을 새롭게 제작했고 지난달에는 서울시 ‘옥외광고물 수준 향상 인센티브 평가’에서 우수 자치구로 선정되는 등 도시미관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꾸준히 해 왔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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