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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루살렘 동굴에서 1900년 전 성경사본 조각 발견, 그런데 그리스 문자?

    예루살렘 동굴에서 1900년 전 성경사본 조각 발견, 그런데 그리스 문자?

    이스라엘 고고학자들이 예루살렘 인근 사막 동굴에서 19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성경 사본 조각 등을 찾아냈는데 왜 그리스 문자로 적혀 있을까?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문화재청(IAA)은 예루살렘 남부 ‘유대 광야’(Desert of Judea)의 동굴에서 발굴된 20여개의 양피지 조각에는 구약성서의 스가랴서와 나훔서의 일부가 그리스어로 적혀 있다. 문화재청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이 조각들이 1900여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양피지 조각 중 하나에는 하느님(God) 대신 히브리(Hebrew)라고 표기돼 있다. 그런데 모두 그리스 문자로 성경 사본을 적은 것은 왜일까?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이 유대를 정복한 이후 이 문자를 써왔기 때문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고대 히브리 문자는 기원전 10세기 것부터 지금도 금석문 등에 남아 있다. 기원전 6~2세기에 고전(또는 정통) 히브리 문자가 팔레스타인에서 초기 히브리 문자 대신 쓰이고 있던 아람 문자를 차츰 밀어냈다. 고전 히브리 문자는 BC 2~1세기에 완전히 자리잡은 뒤 1500년 동안 근대 히브리 문자로 발전했다. 또 발굴팀은 이 조각들이 로마 제국에 대항한 유대민족의 저항운동인 ‘바르 코크바의 반란’(132∼135년)에서 패주한 반군들이 이 동굴에 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사해 서안의 동굴에서 발굴된 구약성서 사본과 유대교 관련 문서들은 ‘사해문서’(死海文書, Dead Sea Scrolls)로 불린다. 새로운 사해문서가 발견된 동굴은 1960년대 발굴 과정에서 40여구의 유골이 한꺼번에 발견된 뒤 ‘공포의 동굴’로 불린 곳이다. 로프를 타고 절벽을 80m가량 내려가야만 동굴에 도달할 수 있고 동굴이 층층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도굴범 등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지금까지 발굴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사해문서는 1940∼1950년대 사해 서안의 쿰란 동굴에서 나왔으며, 연대는 기원전 3세기부터 1세기 경으로 추정됐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지난 2017년부터 도굴범들이 손길이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유대 광야의 동굴에 대한 대대적인 발굴작업을 진행해왔는데 성경 사본 말고도 1만 5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완벽한 형태의 바구니와 6000년 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의 미라 등도 찾아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뭐야, 남성 배역에 여성 배우네… 우와, 메시지는 더 강하네

    뭐야, 남성 배역에 여성 배우네… 우와, 메시지는 더 강하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욕망의 계약을 한 노교수 파우스트, 죽음과 삶 사이에서 고뇌하는 왕자 햄릿, 천재 모차르트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궁중 음악가 살리에리. 이들은 여태껏 남성 배우들을 통해 세상에 그려졌다. 고전과 역사 속에서 강한 이미지로 굳어진 인물이 성별을 바꿔 작품의 메시지를 전한다. 탄탄한 연기력을 앞세운 ‘젠더 프리’ 캐스팅의 도전이 무대와 객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국립극단의 ‘파우스트 엔딩’에서는 배우 김성녀가 파우스트로 변신했다. 괴테가 평생에 걸쳐 쓴 작품을 110분으로 압축해 더 쉽고 단순하게, 현재에 맞춰 재해석한 세계에서 김성녀는 연륜과 카리스마를 앞세워 욕망과 열정의 경계를 오가는 파우스트를 섬세하게 그려 낸다. 작품을 재창작한 조광화 연출은 ‘여성 파우스트’를 통해 인간에 대한 공감을 더욱 세밀하게 풀어낼 수 있었다고 자부했다. “파우스트가 그레첸이라는 어린 여성에게 품은 감정을 남녀 간 사랑을 넘어 인간 사이 교감과 연민으로 더욱 넓힐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메피스토의 유혹에 넘어가 쾌락을 좇다 파국을 맞는 파우스트는 원작과 달리 신의 구원을 단호히 거부한다. 책임지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고를 담은 뒤집힌 엔딩을 김성녀 파우스트는 담담하게 표현해 설득력을 높인다.국립극단이 지난달 25~27일 온라인 극장을 통해 선보인 ‘햄릿’에서도 배우 이봉련이 공주 햄릿이 됐다. 덩달아 오필리어를 남자로 바꿨다. 햄릿 공주는 칼싸움에 능한 해군 장교 출신으로 우유부단하고 생각만 많은 햄릿 왕자와 달리 생각을 곧바로 행동에 옮기는 저돌성을 가졌다. 그가 휘두르는 칼은 무모하기보단 절박했고 연인 오필리어와 친구 호레이쇼 등 주변 인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직설적이면서도 감정을 어루만졌다. 광기 어린 모습마저 결코 거칠거나 과하지 않게 그려 낸 이봉련의 연기가 햄릿 공주를 감각적으로 꾸몄다. 사흘간 네 차례 열린 온라인 공연에서 7000여명이나 햄릿 공주를 만났다.지난달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를 맡은 차지연은 “캐릭터 짙은 실존 인물인데, 나를 관객들이 받아 주실 수 있을까 걱정됐다”며 몇 차례나 캐스팅을 고사했다. 그러나 매회 혼자 전막을 연습하는 등 부담감을 노력으로 풀어낸 차지연은 모차르트에 대한 질투와 동경, 자신의 한계에 대한 고뇌 등 몰아치는 감정을 묵직하고도 예리하게 그려 호평을 받았다. 배우들조차 “상상도 못 한” 파격 캐스팅의 이유에 대해 각 작품 창작진과 배우들은 같은 답을 내놓는다. “성별과 관계없이 인간 본연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다. 짙은 욕망과 깊은 감정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인물들을 그간 많은 벽을 마주했을 여성 배우들이 스스로를 깨듯 더 넓게 파헤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배우들조차 “상상도 못했다”…무대 넓히는 ‘젠더 프리’ 캐스팅

    배우들조차 “상상도 못했다”…무대 넓히는 ‘젠더 프리’ 캐스팅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욕망의 계약을 한 노교수 파우스트, 죽음과 삶 사이에서 고뇌하는 왕자 햄릿, 천재 모차르트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궁중 음악가 살리에리. 이들은 여태껏 남성 배우들을 통해 세상에 그려졌다. 고전과 역사 속에서 강한 이미지로 굳어진 인물이 성별을 바꿔 작품의 메시지를 전한다. 탄탄한 연기력을 앞세운 ‘젠더 프리’ 캐스팅의 도전이 무대와 객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국립극단의 ‘파우스트 엔딩’에서는 배우 김성녀가 파우스트로 변신했다. 괴테가 평생에 걸쳐 쓴 작품을 110분으로 압축해 더 쉽고 단순하게, 현재에 맞춰 재해석한 세계에서 김성녀는 연륜과 카리스마를 앞세워 욕망과 열정의 경계를 오가는 파우스트를 섬세하게 그려 낸다. 작품을 재창작한 조광화 연출은 ‘여성 파우스트’를 통해 인간에 대한 공감을 더욱 세밀하게 풀어낼 수 있었다고 자부했다. “파우스트가 그레첸이라는 어린 여성에게 품은 감정을 남녀 간 사랑을 넘어 인간 사이 교감과 연민으로 더욱 넓힐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인간을 유혹해 영혼을 두고 거래하는 악마 메피스토(박완규 분)는 익살스러운 광대 같은 캐릭터로 표현해 고뇌하는 파우스트와 더 뚜렷이 대비시켰다. 메피스토의 유혹에 넘어가 쾌락을 좇다 파국을 맞는 파우스트는 원작과 달리 신의 구원을 단호히 거부한다. 책임지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고를 담은 뒤집힌 엔딩을 김성녀 파우스트는 담담하게 표현해 설득력을 높인다. 국립극단이 지난달 25~27일 온라인 극장을 통해 선보인 ‘햄릿’에서도 배우 이봉련이 공주 햄릿이 됐다. 덩달아 오필리어를 남자로 바꿨다. 햄릿 공주는 칼싸움에 능한 해군 장교 출신으로 우유부단하고 생각만 많은 햄릿 왕자와 달리 생각을 곧바로 행동에 옮기는 저돌성을 가졌다. 그가 휘두르는 칼은 무모하기보단 절박했고 연인 오필리어와 친구 호레이쇼 등 주변 인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직설적이면서도 감정을 어루만졌다. 광기 어린 모습마저 결코 거칠거나 과하지 않게 그려 낸 이봉련의 연기가 햄릿 공주를 감각적으로 꾸몄다. 사흘간 네 차례 열린 온라인 공연에서 7000여명이나 햄릿 공주를 만났다.지난달 28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에서 공연된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를 맡은 차지연은 “캐릭터 짙은 실존 인물인데, 나를 관객들이 받아 주실 수 있을까 걱정됐다”며 몇 차례나 캐스팅을 고사했다. 그러나 매회 혼자 전막을 연습하는 등 부담감을 노력으로 풀어낸 차지연은 모차르트에 대한 질투와 동경, 자신의 한계에 대한 고뇌 등 몰아치는 감정을 묵직하고도 예리하게 그려 호평을 받았다. 배우들조차 “상상도 못 한” 파격 캐스팅의 이유에 대해 각 작품 창작진과 배우들은 같은 답을 내놓는다. “성별과 관계없이 인간 본연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는 것이다. 짙은 욕망과 깊은 감정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인물들을 그간 많은 벽을 마주했을 여성 배우들이 스스로를 깨듯 더 넓게 파헤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기충격 당하는 너구리…中 모피농장의 ‘불편한 진실’

    전기충격 당하는 너구리…中 모피농장의 ‘불편한 진실’

    중국의 여러 모피농장에서 동물들이 전기 충격기에 감전돼 극심한 고통 속에 죽어가는 끔찍한 모습을 동물보호 운동가들이 폭로했다고 뉴스위크 등 외신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이하 HSI)은 중국 전역의 모피농장 13곳에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비밀리에 조사를 진행해 이들 농장이 동물의 주거와 복지, 살처분 그리고 전염병 억제에 관한 현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밝혀냈다.한 농장에서 HSI의 조사관들은 고전압 배터리와 연결된 쇠막대에 의해 감전돼 죽어가는 너구리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이들 너구리는 천천히 괴로워하면서도 의식을 잃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HSI의 자문위원인 영국의 수의사 앨러스테어 맥밀런 교수는 “영상 속 동물들은 신체에 폭력적이고 혼란스러운 전기 충격으로 심장마비 증상과 같은 극심한 신체적 통증과 고통을 몇 분간 경험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기충격으로 즉사하는 대신 의식이 남은 상태에서 움직이지도 못한 채 감전으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들 조사관은 또 작고 열악한 우리 안에서 여우들이 빙빙 돌며 서성거리는 이상하게 행동하는 모습도 포착했다. 이는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의 전형적인 징후로 잘 알려졌다. 이에 대해 클레어 배스 HSI 영국지부장은 “이런 모습은 모피업계가 그리는 화려한 이미지에서 동 떨어진 모피농장 동물들의 생사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라고 말했다.이번 조사에서는 또 한 농장주가 모피를 얻기 위해 도살한 동물의 육류를 현지 식당에서 팔고 있다는 점을 시인하는 모습도 기록했다. 배스 지부장은 “우리 조사관들은 모피농장에서 비좁은 환경 외에도 질병 관리와 건강보호 대책이 거의 없다는 점을 목격했다”면서 “밍크와 너구리 그리고 여우는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실제로 HSI 조사에서는 어떤 농장도 기본적인 바이오보안(동물의 질병 확산을 막는 것) 대책을 따르지 않아 질병 관리 규정은 일상적으로 무시되고 있었다. 이 단체는 이런 조사 증거를 중국 당국에 제공했다고 밝혔다.중국은 세계 최대 모피 수출국으로 2019년 기준으로 여우 1400만 마리, 너구리 1350만 마리, 밍크 116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하지만 모피농장에서의 극단적인 피해는 중국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배스 지부장은 “이번 조사는 중국에서 이뤄졌지만 유럽과 북아메리카 전역의 모피농장에서도 동물들은 작고 열악한 공장처럼 생긴 우리 안에 갇혀 정신 질환까지 앓는 끔찍한 광격을 볼 수 있다”면서 “모피를 목적으로 한 공장식 동물 사육은 본질적으로 끔찍한 고통과 받아들이기 어려운 공중보건상의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사진=HSI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여왕이 날려 버린 기회/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여왕이 날려 버린 기회/박상숙 국제부장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가 앞으로 자사 제품을 광고할 때 ‘노멀’(normal)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크림이나 염색약 등에 ‘보통의’ 또는 ‘정상적인’이라는 뜻의 단어를 사용해 인종·외모에 대한 차별과 고정관념을 고착화해 왔다고 반성하며 “모든 피부색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사에 ‘윤리’를 앞세운 유니레버의 선언에서 기업만큼 추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물건 하나 사는 데도 ‘정치적 올바름’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니 변화의 몸부림은 필수다. 차별 해소와 다양성 존중은 국경과 영역을 초월하는 화두다. 지난해 흑인 미국 남성의 죽음 이후 촉발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여파로 이런 경향은 짙어지고 있다. 특히 영미권 시위대의 분노는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동상의 목을 날리고, 2차 대전 영웅 처칠의 얼굴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먹칠할 지경에 다다랐다. ‘서구판 문화대혁명’은 해를 넘겨서도 거침이 없다. 최근엔 인종차별적 표현과 묘사가 담긴 문화 콘텐츠가 줄줄이 도마에 오른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디즈니플러스는 ‘피터팬’, ‘덤보’ 등 고전 애니메이션에 새삼 ‘7금(禁)’ 딱지를 붙였다. 원주민 조롱과 흑인 비하가 담긴 이들 작품이 현재 감수성과 맞지 않아 어린이 정서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제작된 지 80년이 넘은 고전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노예제 미화라는 비난 속에 사라질 뻔하다가 얼마 전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는 부록 영상을 달고서야 대중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높아진 인권의식에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서 인종, 젠더, 성 정체성, 장애 등 다양성 지표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성 추구 기조는 ‘브리저튼’ 같은 성공작을 탄생시킨 거름이 됐다. 19세기 영국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 로맨스물은 작년 말 공개되자마자 대박을 쳤는데 인기 요인은 무엇보다 흑백차별이 지독했던 시대를 비튼 파격적 인물 설정에 있다. 영국 역사가들 사이에서 흑인 혼혈 여부를 두고 이견이 분분한 실존 인물 샬럿 왕비를 등장시킨 이 작품에서 흑인 공작을 비롯해 히스패닉, 동양인도 상류사회의 일원으로 나온다. 역사적 진실이 어떻든 흑인 왕비가 이룬 인종평등 세상은 허구지만 정치적 올바름을 중시하는 시청자에게 쾌감을 줄 만하다. 물론 불편한 시선도 만만찮다. ‘브리저튼’이 구현한 대안적 역사가 오히려 인종차별 역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철저한 역사 고증을 요구하는 쪽에선 단순히 유색인종을 귀족의 지위로 끌어올려 평등세상을 꾸며낸 판타지보다 억압과 차별의 잔혹함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것에서 진정한 역사 바로 세우기가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지적대로 ‘브리저튼’의 평등세상은 여전히 현실에선 요원해 보인다. 메건 마클 왕자비의 폭로로 인종차별에 찌든 영국 왕실의 민낯이 드러났다. 역시 흑인 혼혈로 샬럿 왕비에 비견됐던 메건은 자신의 왕궁 탈출이 ‘피부색’에 따른 차별이 원인이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군복무 등에 솔선수범해 존경을 한 몸에 받던 버킹엄궁은 최대 이슈인 인종차별 문제 앞에서 ‘집안일’이라며 국민과 세계를 향해 빗장을 걸었다. 역사상 최초로 노예제도를 폐지했던 국가의 왕실답지 못한 ‘좀스런’ 처사다. 당장 ‘여왕이 인종차별을 시정할 기회를 날렸다’는 비난이 들끓었다. 리더의 언행은 그 자체로 메시지다. 다른 ‘색깔’이 내심 싫더라도 밖으로는 존중하는 것이 참된 지도자의 덕목이 아닐까. okaao@seoul.co.kr
  • 나흘 연속 언더파 ‘펄펄’…김시우 “부진이 뭔가요”

    나흘 연속 언더파 ‘펄펄’…김시우 “부진이 뭔가요”

    김시우(26)가 나흘 내내 언더파를 치며 40일 가까이 이어진 부진을 벗어던졌다. 김시우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소그래스(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 공동 9위로 마쳤다. 순위만큼이나 부진을 벗어난 흔적이 뚜렷했다. 그는 지난 1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우승 후 나선 5개 대회에서 세 차례나 컷 탈락하는 등 고전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나흘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로 되찾은 샷감을 증명했다. 공동 순위 포함 ‘톱10’ 16명 중 나흘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10명뿐이다. 그린 공략에서 전체 2위, 그린적중률에서는 12위에 오를 만큼 샷의 정확도도 빼어났다. 순도 높은 타수는 33만 8375달러(3억 8456만원)의 상금과 랭킹으로 보상받았다. 그는 주간 세계랭킹에서 6계단 오른 48위가 됐다. 랭킹이 이대로 유지되면 한 나라에 두 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하게 된다. 김시우의 랭킹은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높다. 최종일 66타의 ‘데일리베스트’를 쳐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친 임성재(23)가 18위로 가장 높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美 우버 승객, 기사가 마스크 착용 요청하자 인종차별·폭행(영상)

    美 우버 승객, 기사가 마스크 착용 요청하자 인종차별·폭행(영상)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우버 택시 기사의 요청에 폭력으로 답하는 여성의 모습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공개된 영상 속 우버 택시 기사는 7년 전 미국 미국으로 이주한 네팔 출신 남성 카드카(32)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자신의 우버 택시에 여성 승객 두 명을 태웠다. 문제는 여성 승객 중 한 명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고,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자 갑작스러운 몸싸움이 시작됐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승객은 택시 기사에게 거칠게 항의하며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는 등 몸싸움을 벌였고, 급기야 택시 기사를 향해 일부러 기침을 하거나 택시기사의 마스크를 강제로 벗기려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이어갔다.택시 탑승 당시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던 또 다른 여성 승객도 마스크를 내린 채 기사에게 “나는 코로나에 걸렸다”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두 승객 모두 택시 기사에게 인종차별적 발언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기사의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배를 통해 승객 한 명을 체포하고, 다른 승객의 행방을 찾고 있다.  우버 택시 기사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이나 주요소, 택시 등 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 친구들도 대부분 비슷한 사례를 겪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우버 측은 “가해 승객이 앞으로 우버를 이용할 수 없도록 계정을 정지시켰다”라고 발표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광장] 윤석열의 나비효과/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윤석열의 나비효과/이종락 논설위원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대도시에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이다. 어떤 변화가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지금 정치판에 바로 이 나비효과가 생각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인이 될 태세를 보이자 정치권에 태풍이 일고 있다. 윤석열의 나비효과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경기지사 24.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4.9%였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윤 전 총장은 29.0%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이 지사는 24.6%, 이 전 대표는 13.9%에 머물렀다. 특히 윤 전 총장은 범야권 차기 지지도에서는 29.8%의 지지율로, 홍준표(9.6%) 의원, 유승민(5.7%) 전 의원에 비해 확고한 우위를 점했다. 차기 대선을 꼭 1년 앞둔 현재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의 양강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허리케인급 돌풍은 야권뿐만 아니라 여권의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여야 대선주자들에게도 타격을 입히는 등 전방위로 요동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인맥은 과거 민주당 계열 거물부터 국민의힘 내 검찰 출신 의원들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야권 주자로 분류되는데도 민주당 대표를 지낸 김한길·정동영 전 의원과 친하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을 구심점으로 ‘반문·비문(반문재인·비문재인) 텐트’가 펼쳐질 수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전통적인 여야 구도에 빨려 들어가기보다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양상의 정계 개편과 대선 구도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기대다. 윤 전 총장과 같은 제3지대 후보들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의 돌풍을 단기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고건 전 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같이 기존 권력에 기대던 제3지대 후보와 다르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권력의지가 강하고 현재의 권력에 맞서 국민에게 던지는 메시지와 비쳐지는 이미지가 좋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공적 정보를 도둑질한 망국의 범죄”, “게임의 룰을 조작해 청년들이 절망” 등의 메시지를 내 공정과 부패의 이슈를 선점해 현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여기에다 김종필, 반기문 등이 분루를 삼켰던 ‘충청 대망론’도 탄탄한 지역 기반이 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윤 전 총장은 지난 1994년 4월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등장했던 이회창 전 총리와 행보가 유사하다”면서 “기존의 제3지대 후보와 다른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전 총장의 급부상은 대권 구도도 뒤흔들었다. 1위를 달리던 이 지사를 주저앉혔고, 나머지 대선주자들을 고만고만한 후보들로 재편시켰다. 이 지사는 당장 윤 전 총장에게 “구태 정치 말라”고 견제구를 던졌다. “야권에 오면 잘 모시겠다”던 홍 의원은 지난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치 검사’ 문제를 지적하며 윤 전 총장을 견제했다. 극복할 과제도 만만찮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이 코로나 이후의 피폐해진 민생경제 회복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공정이나 부패청산 등 검찰 이슈만 쥐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외교·안보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것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윤 전 총장은 사법고시에 도전해 9수 끝에 합격했다. 고시생과 달리 나라의 운명이 걸린 기로에서 대통령의 선택과 판단의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여러 현안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훈련이 돼 있어야 한다. 윤 전 총장은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지금 구름 위를 걷고 있는 줄도 모른다. 중국 고전 장자의 ‘호접몽’(胡蝶夢) 얘기처럼 나비가 되는 꿈을 꾸며 이 상황을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대통령의 자질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그동안 명멸한 제3지대 정치인들처럼 순식간에 국민의 뇌리에서 사라진다. 윤 전 총장은 다음달까지 외부 활동을 자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어떤 비전을 가지고 차기 대선에 임할지, 시대정신이 무엇일지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 답을 가지고 국민 앞에 나서라. 법치주의 질서에 대한 입장뿐만 아니라 대통령 자질에 대한 일면을 보여 달라. jrlee@seoul.co.kr
  • 고전 애니메이션 디즈니 피터팬·덤보, 인종차별 경고문·7세 이하 시청 차단

    고전 애니메이션 디즈니 피터팬·덤보, 인종차별 경고문·7세 이하 시청 차단

    미국 월트디즈니가 애니메이션 고전으로 손꼽히는 ‘피터팬’에 인종차별 경고를 붙인 데 이어 7세 이하 어린이의 시청을 차단했다. 디즈니의 동영상 스트리밍 자회사 디즈니플러스는 1953년 제작된 피터팬이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며 7세 이하 어린이 계정으로는 볼 수 없도록 했다고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이 보도했다. 앞으로 어린이를 위한 동영상 콘텐츠 메뉴에서 삭제되며 7세 이하 아동에게 이 만화를 보여 주려면 성인 계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앞서 디즈니는 피터팬을 포함해 ‘아기 코끼리 덤보’, ‘아리스토캣’, 실사영화 ‘로빈슨 가족’에도 인종차별 경고 문구를 부착하고 7세 이하 아동이 볼 수 없도록 했다. 디즈니 측이 이 조치를 한 것은 과거 만들어진 만화들이 잘못된 고정관념을 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디즈니는 자사 홈페이지 ‘이야기는 중요하다’(Stories Matter) 페이지에서 “스토리텔러로서 우리는 영감을 주고, 세상의 다양한 목소리와 관점을 의도적으로 옹호할 책임이 있다”며 어떤 점이 잘못됐는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피터팬의 경우 “원주민의 다양성과 진정한 문화 전통을 반영하지 않았다. 만화에서 인디언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말하는 것으로 그려진다”고 봤고, 덤보에서는 얼굴이 검게 그을리고 누더기를 걸친 백인이 남부 농장의 흑인 노예를 흉내 내고 조롱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또 덤보를 도와주는 까마귀의 이름이 ‘짐 크로’인데, 과거 흑인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한 법인 ‘짐 크로 법’에서 따왔다. 아리스토캣에서는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고 뻐드렁니를 가진 고양이와 서툰 영어 억양에 젓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는 고양이가 등장해 아시아인에 대한 비하라고 지적받았다. 디즈니는 “이런 고정관념은 당시에도, 지금도 잘못”이라며 “우리는 이 콘텐츠를 제거하기보다는 유해한 영향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대화를 촉발해 더 포용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지름 2㎜ 공으로 역대 최소 중력장 측정

    지름 2㎜ 공으로 역대 최소 중력장 측정

    오스트리아 국립과학아카데미 양자광학·양자정보학연구소, 빈대학 물리학부, 양자중력간섭(TURIS) 연구 플랫폼 공동연구팀은 금으로 만든 직경 2㎜의 작은 구 2개(사진)로 역대 가장 작은 중력장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3월 11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질량 90㎎, 직경 2㎜의 금구와 진공상자 등을 이용해 정전기력, 공기 진동으로 인한 외부 간섭 등을 최소화한 뒤 순수한 중력 분리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뉴턴의 고전물리학에서처럼 미세중력도 두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고 물체 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실험 감도를 높이면 암흑물질의 중력 효과와 양자 세계에서의 중력결합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발레리나가 무대 아닌 얼음판에서 ‘백조의 호수’ 선보인 이유 (영상)

    발레리나가 무대 아닌 얼음판에서 ‘백조의 호수’ 선보인 이유 (영상)

    얼어붙은 러시아 연안에 차이콥스키의 명작 ‘백조의 호수’가 울려 퍼졌다. 지난달,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레닌그라드스카야 오블라스트 연안에서 고전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 공연이 펼쳐졌다. 무대가 아닌 얼음판 위에 선 발레리나 일미라 바가우트디노바(39)는 우아한 몸짓으로 한 마리 백조를 표현해냈다. 볼쇼이 극장과 함께 러시아 최고의 발레 및 오페라 공연 극장으로 꼽히는 마린스키 극장 발레리나가 이 먼 곳까지 와 나홀로 공연을 선보인 이유는 뭘까. > 모스크바타임스는 이 발레리나가 바타레이나야 연안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 운동가로서 얼음판 위에 섰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5월 폴란드의 발트양곡터미널 측에 바타레이나야 연안 일대를 10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까지 350억 루블(약 5404억 원) 규모의 곡물 수출입 항구 터미널을 포함한 물류 단지가 건설될 예정이다. 환경운동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습지에서의 야만적 파괴 행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청원사이트에 글을 올려 계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바타레이나야 연안이 철새 수천 마리가 인근 습지로 날아가는 경로에 있어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1997년에도 석유 수출 기지를 세우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러시아 과학자들과 환경 전문가 반대로 무산된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항구 터미널이 건설되면 희귀 식물 종과 해양 포유류가 서식지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100년 역사를 간직한 대규모 소나무숲 개간으로 생물 다양성이 파괴될 처지라고 호소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모두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시민 휴식처로서, 또 동식물의 오랜 보금자리로서 개발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을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마린스키 극장 발레리나 바가우트디노바도 힘을 보탰다. 바가우트디노바는 “바타레이나야 연안은 봄에는 백조가 둥지를 틀고, 여름에는 어린이들이 뛰놀고, 겨울에는 어부들이 얼음 낚시를 즐기는 독특한 자연사적 장소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면서 “이 모든 것이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낼 개발 중단 요구 탄원서에 서명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바타레이나야 해변과 맞닿은 호수에서 선보인 나홀로 공연 실황을 공개했다. 발레복을 차려입고 얼어붙은 호수 위에 선 그녀는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열연을 펼쳤다. 발레리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낼 개발 반대 탄원서에 서명해달라. 이곳에서 죽어가는 백조가 춤을 추는 슬픈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영유아 등 취약계층 대상 제조업체 7곳 식품의약관리법 위반 적발

    이유식 및 영·유아용 식품을 제조하는 업체 7곳이 식품위생 관리를 엉망으로 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단속에 적발됐다. 식약처는 17개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지난달 17∼23일 ‘이유식 및 영·유아용’으로 표시된 과자류, 음료류 등을 제조하는 업체 574곳을 대상으로 점검을 시행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적발된 곳을 사례별로 보면 ▲자가품질검사 미실시(2곳) ▲유통기한 경과 제품 조리목적 보관(1곳) ▲생산일지 미작성(1곳) ▲보관기준 위반(1곳) ▲건강진단 미실시(1곳) ▲위생모 미착용(1곳) 등이다. 관할 지자체는 적발된 업체에 행정처분 등의 조처를 내리고 3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 또 이번 점검 대상 업체 제품을 포함해 시중에 유통 중인 이유식 및 영·유아용 표시 식품 131건을 수거해 식중독균 등을 검사한 결과, 2건이 세균수 기준을 초과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건강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식품에 대해 지속적인 지도와 점검, 수거·검사 등으로 안전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식품 안전 관련 위법 행위를 목격하거나 불량식품 의심 제품에 대해서는 불량식품 신고전화 ‘1399’로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강국진 기자 betul@seoul.co.kr
  • 중국 유치원, 아이들에 채식 먹였다가 분노 사자 고기급식 제공

    중국 유치원, 아이들에 채식 먹였다가 분노 사자 고기급식 제공

    중국 청두의 한 유치원에서 어린이들에게 고기없이 채소만 먹는 식단을 제공했다가 분노를 사자 다시 고기 요리를 아이들에게 먹이기 시작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9일 채식이 영양학적 불균형을 낳느냐 아니냐에 대한 국가적 논쟁을 낳았던 유치원이 다시 고기 급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의 더인이란 유치원은 우유와 달걀은 먹지만, 동물로부터 제공된 고기나 생선과 같은 음식이 없는 채식을 아이들에게 먹인다며 자랑삼아 인터넷에 사진을 올렸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퍼져나간 사진은 단숨에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고 급기야 교육 당국까지 개입해서 미취학 아동들에게 고기를 먹이지 않는 것은 국가의 규제를 어기는 것이란 발표가 나왔다. 유치원 아이들이 채식을 하는 사진은 채식을 권장하는 웨이보 계정에 게재됐으나 이후 비판이 쏟아지자 채식 옹호 계정은 삭제됐다. 많은 중국인들은 어린이들이 채식만 한다면 영양학적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며 우려했고, 유교에서는 채식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아이들에게 채식을 먹이는 것은 학대와 다름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채식 인구가 늘고 있지만, 중국에서만은 아직 예외다. 중국 저장대의 저우웬웬 식품과학 교수는 채식은 영양실조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우 교수는 “인간의 몸은 고기를 통해 섭취하는 아미노산과 단백질을 필요로 한다”면서 “만약 유치원생들이 학부모와 상의를 통해 하루에 한끼 정도만 유치원에서 채식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완전 채식은 아이들에게 영양실조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많은 중국 아기들이 죽은 사건을 비롯해 여러 불량식품 사건으로 채식을 찾는 중국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비만 아동이 증가하면서 중국의 고전을 읽고 채식을 하는 교육기관이 인기를 얻고 있다. 베이징에서 채식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인 청징런을 운영하는 장은 “채식은 안전하고 영양도 풍부하다”면서 “동물을 학살해서 얻는 고기와 우유, 달걀이 어떤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지 우리는 모르지만 채식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콩과 견과류를 통해 혹시 채식만으로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군산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 울외장아찌 채만식 이은주

    군산에 대해 미처 몰랐던 것들, 울외장아찌 채만식 이은주

    전북 군산이 좋은 도시란 것은 누구나 안다. 신선하고 횟감이 그득하고 아름다운 섬들이 지척이다. 전라도 땅이면서 충청 사람이 많아 한결 부드럽고 눙치는 사투리가 질펀하고 지붕 없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지난해 도발적인 제목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늬들이 서울을 알아?’을 펴냈던 SBS 기자 출신 김병윤 선배가 2편 격으로 ‘늬들이 군산을 알아?’(감미사)를 펴냈다. 전작이 조선시대 얘기가 많았다면 이번은 불과 100년 전, 일제 강점기 아픈 얘기들이 수놓는다. 1987년 야구 취재를 위해 처음 찾았다가 바쁜 기자생활 속에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군산을 30년을 훌쩍 넘긴 지난 2019년 운명처럼 다시 찾았단다. 군산의 속살을 취재한다며 고샅을 누비다 창피함을 느꼈다고 했다. 군산의 아픔을 모르고 살았던 스스로가 미워질 정도였다고 했다. 해서 속죄의 심정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아예 군산에 터 잡고 군산사람들 얘기를 속속들이 글로 옮겼다. 과거를 끄집어냈다. 현재를 적었다. 미래를 그렸다. 한 문장을 쓰느라 2시간을 썼다 지우기를 반복했다. 원고를 미리 살피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울외장아찌였다. 임금님이 먹던 음식이다. 군산의 특산물이다. 울외는 군산에서 많이 재배하는데 성산면이 울외장아찌 특화마을로 조성돼 있다.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식물인데 박과 오이, 참외를 두루 닮았다.호남평야의 좋은 쌀은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됐다. 비옥한 농지는 일본인에게 빼앗겼다. 소작농으로 전락해 힘겨운 삶을 이어갔다. 군산의 선조들은 먹을 쌀이 없어 벼 옆에 자라는 잡초인 피죽으로 연명했다. “피죽도 못 먹었냐”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군산에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 동국사가 남아 있다. 일본식 가옥 170여 채도 잘 보존되고 있다. 히로쓰 가옥은 거의 원형 상태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군산세관 건물은 옛 모습 그대로, 국내 3대 서양고전주의 건축물의 하나로 보존돼 슬픈 역사를 웅변하고 있다. 군산내항은 수탈당한 쌀들이 실려나간 고통의 현장이다. 빛바랜 임피역은 그 시절의 아픔을 감춘 채 낭만을 찾는 이들에 쉼터가 되고 있다. 군산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섬이 아름답다. 왕들이 반한 섬이다. 신선의 섬이다. 군산의 섬을 걷다보면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된다. “석양이 비출 때 몽돌해변을 걸어 보라. 황혼의 노부부가 걸으면 지나온 삶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서로가 미안한 마음에 두 손 꼭 잡게 된다. 젊은 연인이 걷게 되면 말없이 껴안게 된다. 석양의 붉은 빛보다 더 뜨겁게 사랑해야 되겠다며.” 너무 아름다운 섬들이 많은데 다섯 곳만 책에 실어 안타깝다고 했다. 싱싱한 해산물. 바닷바람을 견뎌낸 채소 등 음식 재료가 풍성한 곳인데 손맛이 더해지고 넉넉한 인심에 사투리가 더해진다. 군산에 머무는 내내 저자는 객지에 와서 먹을 걱정을 안해 행복했다고 했다. 군산 사람들은 강하다.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다. 과거의 아픔을 미래의 희망으로 탈바꿈 시켰다. 진취적이다. 현대중공업과 GM자동차의 철수로 지역경제가 힘들지만 문화예술관광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융합된 특색 있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 섬과 바다가 어우러진 해양관광도시가 설립된다. 군산은 이방인의 도시다. 많은 예술인들이 정착을 하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들이 터를 잡아 채만식과 이은주 등의 뒤를 잇고 있다. 군산은 건강의 도시다. 시내에 나지막한 산이 많다. 해발 200m 안팎의 산이다. 언제나 부담 없이 올라갈 수 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면 된다. 자연과 역사가 숨쉬는 트레킹 코스도 자랑거리다. 11개 코스로 이뤄진 구불길은 트레킹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백제부터 현재의 역사를 체험하며 걸을 수 있다. 고군산군도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된다. 몽돌해변의 파도 소리에 시름을 씻겨 보낼 수 있다. 아! 군산 가고 싶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주향아 고맙다”… 기업은행, 3시즌 만에 봄배구

    “주향아 고맙다”… 기업은행, 3시즌 만에 봄배구

    프로배구 여자부 토종 공격수 김주향이 IBK기업은행에 한 장 남은 ‘봄배구’ 티켓을 선물했다. 기업은행은 7일 경기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홈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3-2(26-24 25-27 21-25 25-23 15-8)로 제압했다. 이로써 승점 42점(14승15패)을 확보한 기업은행은 한 경기를 남겨둔 한국도로공사(승점 39점)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3위를 확정했다. 3시즌 만에 봄배구 무대에 나서는 기업은행은 20일 정규리그 2위 팀과 플레이오프(3전 2승제) 1차전을 벌인다. 1, 2위는 두 경기씩을 남겨둔 흥국생명(56점)과 GS칼텍스(55점)가 살얼음판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김희진의 공격이 매치포인트를 만드는 순간 기업은행 선수들은 코트에 둥글게 모여 어깨동무를 하고 껑충껑충 뛰면서 봄 배구 진출을 자축했다. 이어 선수들이 ‘포스트 시즌 진출’이 적힌 현수막 앞에서 기념촬영도 했다. 기업은행은 안나 라자레바(32점)가 허리를 붙잡는 모습이 간간이 목격되는 가운데 레프트 김주향이 서브에이스 3점과 블로킹 등 올 시즌 개인 최다인 25점을 올리는 ‘인생 경기’를 펼쳤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 22개의 디그를 성공하며 리베로 신연경(4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김주향은 경기 직후 “주전으로 뛴 시즌에 봄배구를 가는 건 처음이다. 그래서 더 기쁘다”며 “포스트 시즌에 더 좋은 경기력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김주향의 활약에 첫 세트를 가져왔으나 내리 두 세트를 내주면서 고전했다. 4세트에서 15-18로 끌려가던 기업은행은 표승주의 연속 득점과 라자레바의 공격으로 21-21로 간신히 따라갔다. 이어 라자레바와 김주향 연속 득점에 표승주의 공격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에서 조직력이 되살아난 기업은행은 초반부터 압도했다. 인삼공사는 발렌티나 디우프(47점), 박은진, 고의정(이상 10점)이 분전했으나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한쪽 눈 감은 바워에 ‘3구 삼진’… 침묵한 김하성

    한쪽 눈 감은 바워에 ‘3구 삼진’… 침묵한 김하성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정상급 투수에게 고전했다. 김하성은 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하성은 1회 초 2사 2, 3루 기회에서 트레버 바워에게 3구 삼진을 당했다. 초구 직구에 헛스윙하고, 2구째 직구는 파울로 걷어낸 김하성은 3구째 변화구에 배트를 헛돌렸다. 실점 위기를 모면한 바워는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한쪽 눈을 감고 공을 던졌다는 제스처다. 바워는 2020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바워는 경기 직후 “나는 그저 스스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다른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을 즐긴다. 내 자신을 향상시키는 방법 중 하나”라며 “한쪽 눈을 감고 던지다 양쪽 눈을 뜨고 던지면 상대적으로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바워는 제구 정확도 향상을 위해 불펜과 라이브 피칭에서 한쪽 눈을 감고 던지는 훈련을 해왔다. 김하성은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토니 곤솔린과 대결했다. 김하성은 볼 카운트 2-2에서 곤솔린의 직구에 배트를 내밀었지만 2루수 뜬공에 그쳤다. 김하성은 4회 말 수비 때 가토 고스케와 교체되며 일찍 경기를 마쳤다. 김하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0.182(11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수비에서 아찔한 모습을 보였다. 2회 말 2사 1루에서 셀던 노이스의 땅볼 타구를 잡았지만 공을 향해 달려들던 3루수 닉 타니엘루와 충돌해 공을 던지지 못했다. 기록은 내야안타였다. 김하성은 다시 일어나 수비를 이어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단 1표 차… 美상원 2145조원 ‘코로나 구제법안’ 통과

    단 1표 차… 美상원 2145조원 ‘코로나 구제법안’ 통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1조 9000억 달러(약 2145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구제법안이 미 상원을 통과했다. 1300만명을 빈곤에서 탈출시킬 비책이지만 향후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화당의 조직적 반대가 표출된 법안 처리 과정은 바이든에게 통합정치 구현 및 당내 갈등 해결이라는 정치적 숙제를 안겼다. 상원은 전날부터 25시간에 걸친 밤샘 논의 끝에 지난달 하원에서 통과된 코로나19 구제법안을 일부 수정해 찬성 50표·반대 49표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했고, 공화당은 장인 장례식으로 불참한 댄 설리번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반대표를 던졌다. 수정 법안은 하원에서 다시 통과돼야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당이어서 무난하게 가결될 전망이다. 하원은 9일 열리며, 바이든은 오는 14일까지 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제법안에 따르면 연간 8만 달러(약 9000만원) 미만 소득자거나 연간 소득이 16만 달러(약 1억 8000만원)에 못 미치는 가구는 성인 1인당 1400달러(약 158만원)를 받는다. 현금 수령 자격은 하원안(개인소득 10만 달러·가구소득 20만 달러 미만)보다 강화됐지만, 자격에 해당되면 지난해 12월 통과됐던 지원금(1인당 600달러)을 더해 1인당 총 2000달러(약 226만원)로 대폭 상승한 지원금을 받게 된다고 CNN이 전했다. 수혜 대상은 미국 가정의 85%다. 실업급여는 주 400달러(하원안)에서 300달러로 낮췄지만, 지급 기한을 오는 8월 29일에서 9월 6일까지로 연장했다. 주 정부 및 지방 정부를 위한 지원금으로 3500억 달러를, 학교 정상화에 1300억 달러를 배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컬럼비아대 분석을 인용해 “빈곤층의 3분의1인 1300만명이 가난에서 구제될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고, 너무 관대한 지원에 실업자를 일터로 복귀시키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구제법안을 평가했다. 정치적으로는 백악관·상원·하원을 거머쥔 민주당이 위력으로 이번 법안을 처리하면서 공화당의 적대감을 키운 측면이 지적됐다. 상원의 경우 대부분 법안의 정족수가 60표여서 상원의 절반인 50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향후 고전할 수 있다. 또 민주당 내 극좌파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추진했던 연방 최저임금 인상안(7.25→15달러)에 대해 전날 온건파인 조 맨친 의원 등 민주당 의원 7명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되면서 당내 갈등구도도 노출됐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코르다 자매 전무후무한 자매 3연승에 발판…고진영은 컷 탈락 걱정

    코르다 자매 전무후무한 자매 3연승에 발판…고진영은 컷 탈락 걱정

    코르다 자매가 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자매 3연승’이라는 진기록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이 코르다 자매와 동반 플레이 첫 날 완패를 당했다.고진영은 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 오칼라 골프 클럽(파72)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대회인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버디 3개를 뽑아냈지만 보기도 6개나 적어냈다. 그린 적중률이 61.1%에 그친 고진영은 그린에서 특히 고전했다. 퍼트 개수는 31개까지 치솟았다. 고진영이 오버파를 친 건 지난해 12월 US여자오픈 1라운드(2오버파) 이후 13라운드 만이다. 공동 86위까지 밀린 고진영은 컷을 통과하려면 2라운드 분발이 필요하다. 2018년부터 LPGA투어에서 뛴 고진영은 컷 탈락은 단 두 차례 벆에 없었다. 반면 넬리 코르다는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선두로 1라운드를 마쳤다. 12차례 버디 기회에서 5개의 버디를 잡아냈고 무엇보다 보기가 하나도 없었다. 파퍼트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퍼트는 고진영보다 6개 적은 25개에 불과했다. 올해 치른 두 차례 대회 모두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3위와 우승이라는 성과를 낸 넬리 코르다는 2주 연속 우승도 바라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LPGA 투어 사상 처음으로 ‘자매 3연승’이라는 진기록에도 시동을 걸었다.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한 제시카 코르다는 2타차 공동 6위(3언더파 69타)에 올라 선두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제시카는 동생 넬리보다 많은 6개의 버디를 뽑았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곁들였다. 제시카가 우승했던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 때 챔피언조에서 언니와 동반 플레이를 했던 넬리는 “언니와 1, 2라운드 동반 플레이는 아주 오랜만인데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둘은 고진영의 부진에도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제시카는 “고진영은 못 하는 게 없는 선수”라고 말했고, 넬리는 “오늘 좀 경기가 안 풀렸지만, 표정 변화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현대車 코나EV 리콜비 LG가 70% 낸다

    현대車 코나EV 리콜비 LG가 70% 낸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3년간 15차례 불이 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에 대한 리콜 비용을 3대 7 비율로 나눠 내기로 했다. 연이은 전기차 화재가 LG 배터리 결함으로 발생했다고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비용 배분 협상을 진행한 결과 3대 7 비율로 비용을 부담한다고 공시했다. 총 리콜 비용은 약 1조 4000억원 규모로, 현대차는 기존 리콜 비용(389억원)을 포함한 4255억원을, 나머지 9914억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낸다. 해당 품질 비용은 양사의 영업이익에서 차감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 7813억원에서 2조 3947억원으로 3866억원이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 전 법인인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6736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5550억원 감소했다. 재계에서는 양사가 합의한 리콜 비용 부담률을 ‘과실 비율’로 해석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조·납품하는 배터리셀의 불량이 직접적인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까닭에 70%를 부담하게 됐다는 것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로직을 잘못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현대차와 책임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현대차 측은 “LG에너지솔루션과 고객 불편 및 시장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고 리콜 비용 분담에 대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면서 “양사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속하게 시정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고, 적극적인 고객 보호 정책을 추진해 품질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소비자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리콜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코나 일렉트릭의 화재 원인을 조사한 결과 배터리 셀의 제조 불량에 따른 내부 합선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2017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코나 일렉트릭 7만 5680대, 아이오닉 일렉트릭 5716대, 전기버스 일렉시티 305대 등 8만 1701대에 탑재된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모차르트·말러·윤이상…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진다

    모차르트·말러·윤이상…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진다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여름으로 밀렸던 교향악축제가 다시 봄을 찾았다. 아직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진 않았지만 ‘새로운 표준’(뉴 노멀)을 주제로 어려운 시기에도 음악을 즐기고 나눌 수 있는 무대를 꾸민다. 소규모 위주였던 지난해보다 프로그램도 더욱 풍성해져 클래식 팬들은 일정을 꼼꼼히 챙기며 푸짐한 성찬을 만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 ‘뉴노멀 ’로 만나는 음악 축제 오는 30일부터 21일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에는 21개 단체와 협연자 23명이 참여한다. 지난해 14개 단체보다 늘었고, 하이든부터 윤이상까지 바로크와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로 다채로운 무대를 예고한다.첫 시작은 30일 성남시립교향악단이 연다. 금난새의 지휘로 플루티스트 최나경과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플루트 버전으로 선보이고 멘델스존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로 서정적이면서도 특색 있는 선율을 연주한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작곡가는 모차르트다. 모차르트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도 특히 많이 연주됐는데 비교적 소규모 편성으로 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원시향이 31일 ‘엑슐타테 유빌라테’를 연주하는 것을 비롯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2번(수원시향), 23번(대전시향), 27번(포항시향) 등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바순 협주곡(군포프라임필하모닉)과 교향곡 35번 ‘하프너’(원주시향),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포항시향)도 만날 수 있다. ●소규모였던 작년과 달리 말러도 편성 화려한 라흐마니노프도 피아노 협주곡 1번(경북도향), 2번(대구시향), 3번(KBS교향악단)과 교향곡 2번(부천필하모닉·강남심포니)이 연주되는 등 인기다. 대편성이라 지난해 만나기 어려웠던 말러 교향곡도 1번(대구시향), 4번(수원시향), 6번(대전시향) 등 세 곡이나 준비됐다. 교향악축제 무대는 처음인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이 윤이상 ‘체임버 심포니Ⅰ’을, 최수열 지휘로 부산시향이 김택수의 ‘짠!’을 선보이는 것도 눈에 띈다. 경기필하모닉은 프로코피예프·라벨·레스피기 등 근현대 작곡가들의 음악으로 무대를 채운다. 마지막 무대는 다음달 22일 KBS교향악단이 베르디, 라흐마니노프, 브람스로 장식한다.●활동 활발한 연주자 대거 무대에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연주자들을 대거 만날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2019년 윤이상국제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그의 스승인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비롯해 신창용·김태형·문지영·이진상·김다솔 등 협연자 중 피아니스트가 10명으로 가장 많이 무대에 선다. 첼리스트 양성원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슈만 첼로 협주곡으로 깊이 있는 연주를, 원주시향은 하프시코디스트 안종도와 하이든의 하프시코드 협주곡으로 고전음악의 진수를 보여 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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