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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북핵위기, 민족공조 기회로

    지난 14일 저녁 일본 고이즈미 총리는 한 강연회에서 북핵문제로 기세를 올렸다.지금 일본사회에 팽배한 ‘북한 때리기’ 풍조와는 달리 ‘대화노선’을 역설했다.“개인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신용하는 것도 불신하는 것도 아니다.어느 쪽이든 간에 교섭해야 되는 상대인 것은 사실이 아닌가? 일본의국익과 세계 평화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납치에 이은 새로운 핵개발 문제로 북·일관계 전망에 대한비관론과 강경론이 지배적인 매스컴과 여론을 생각할 때 당돌한 느낌조차 든다. 그러나 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일본의 외교적 움직임은 오히려 활발해지고있다.후쿠다 관방장관,가와구치 외무장관이 연일 북·일교섭의 재개,한·미·중·러 등 관계국과의 협의를 강조하고 나섰고,중·일 외무장관의 전화회담,한·일 수뇌 전화회담에 이어 17일부터 개최되는 미·일 안보회담을 거쳐 1월의 고이즈미 총리 방러까지 시야에 넣은 외교전략 구축이 한창이다.여기에는 두가지 배경이 있다. 그 하나는 핵문제가 강조될수록납치문제가 상대화되고,경색된 북·일관계를 타개할 국내정치적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계산과 판단이다.일부 우파들의 주도권 하에서 일본의 민족주의적인 ‘국민감정’과 직결되어 버린 납치문제는 좀처럼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도대체 무엇이 ‘해결’인지도불분명하다.북한도 대일교섭에의 기대를 포기하고 ‘대미일변도’의 종래 자세로 되돌아 가 북·일간의 채널을 모두 닫고 있다.당분간 북한이 굽히고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먼저 움직일필요가 있지만 그를 위해서도 우선 소규모의 인도적 식량지원마저 ‘매국노’로 규탄되는 경직된 국내여론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있다.핵위기의 고조가 오히려 일본여론이 문제를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기회가 될 수도있다. 둘째는 미국이 북·미간의 양자교섭 구도를 회피하고 지역내 관계국을 포함한 다자간 협조체제에 의한 대응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이다.부시 정권내에도 아직 의견이 갈려 있어 궁극적으로 어떠한 대북정책을 취할것인지 불분명한 점이 많다.그러나 “대결도 타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큰 틀로 보인다.북한의 체제와 대량파괴무기에 대한 원칙적 문제제기와 대응은 하되 직접적 관여는 최소한으로 낮추려는 방향성이라 할 수 있다.이것은단기적으로는 이라크 전쟁에 집중하려는 의도에 기인한다.그러나 장기적으로도 북한 문제에의 관여를 축소하려는 발상이 부시정권내에 엿보이는 점이 주목된다.전략적으로 그리 중요하지 않은 북한의 체제 보장이나 핵개발 문제등의 ‘부담’을 미국이 떠맡을 필요가 없으며 중국을 포함한 지역내 국가들에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는 주장이다.90년대에 자주 논의된 ‘관대한 무시’(benign neglect)의 변형으로서 ‘적대적 무시’라고 표현할 수 있다. 최근의 러시아 및 일본의 활발한 수면하의 외교적 움직임은 이같은 경향과무관하지 않다.문제는 정작 당사자인 남북의 진정한 의미에서의 ‘민족공조’가 오히려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 점이다.선거의 와중에 있는 한국의 외교가 거의 정지상태에 있는 것은 정치적으로 피할 수 없는 현실인지도 모른다.하지만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이전에라도 시급히 거국적 태세를 갖추고 남북관계 타개와 전방위 외교에 나서야 한다.북한을 안심시키면서 바람직한 ‘민족공조’ 틀로 끌어 들이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말할 것도 없이 북한이 쥐고 있다.현재의 교착과 긴장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종래의 ‘대미일변도’ 전략에서 전환할필요가 있다.북한이 핵과 미사일 카드를 통한 벼랑끝 전략을 구사해서 대미교섭에 집착해 온 것은 90년대 초반의 국제적 고립감과 위기의식에 그 배경이 있다.그러나 지금은 한반도 주변 환경이 이전과는 다르다.북한의 급속한붕괴보다 점진적 변화에의 유도가 바람직하다는 공통 인식이 서서히 형성돼왔다.김정일 정권도 경제재건을 향한 정책전환 의사와 관리능력을 내외에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확실한 체제 유지의 ‘보장’이 될 것이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교수
  • 日, 美에 적극해결 촉구 방침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한의 핵 시설 재가동을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이고있는 일본 정부는 17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에서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제기할 방침이다.양국의 외무·국방 장관이 참석하는 이 회의는 당초 이라크 문제와 관련,미국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일본측의 전폭적인 협력을 얻기 위한 회의로 인식됐으나 북핵도 주요 의제로다루어질 전망이다. 제네바합의로 상징되는 한반도 핵 질서가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해야한다는 게 일본정부의 기본인식이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일본의 안보가 위협받는 것은 물론 북·일 최대 현안의 하나인 납치문제 해결도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과의 교섭채널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선택할수 있는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일본 정부는 당초 고위급 인사를 지난 주말 베이징에 보내 북한과의 비공식 접촉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핵 재가동 선언’으로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북·일간 접촉은 올스톱된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미국과의 긴밀한 연대를 통한 대북 외교 압박을 최상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핵 재가동 위협을 받아들이는 미·일간 온도차를 줄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일본이 피부로 느끼는 북한 미사일·핵에 대한 ‘위기감각’과는 달리 미국은 이라크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커다란 입장차가 있다고 일본측은 보고 있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16일 총리 관저에서 우다웨이(武大偉) 주일 중국대사와 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일 양국의 연대를 확인,향후 북핵문제 해법과 관련,큰 관심을 모았다. marry01@
  • 고이즈미 지지도 급랭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풍(北風)의 약발은 떨어지고 뾰족한 경제대책은없고.’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에 대한 일본 국민의 지지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6일 고이즈미 내각 지지율이 지난 여론조사보다 무려 15%포인트 떨어진 49%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아사히(朝日)신문의 조사에서도 11%포인트 떨어진 54%를 기록했다. 10%포인트를 넘는 지지율 하락폭은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전 외상 경질 파문 직후인 지난 2월 여론조사 때의 24%포인트에 이어 2번째로 컸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9월17일 북·일 정상회담 개최로 지지도를 40%에서 67%(마이니치)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최근의 지지율 하락 요인은 크게 세가지이다.첫째,10월 말 북·일 국교정상화교섭 이후 북·일 관계가 진전되지 않은 채 피랍자 5명의 북한 가족 귀국문제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이른바 ‘북풍 효과’가 사라진 점이 꼽힌다. 둘째,구조개혁의 핵심인 은행의 부실채권 처리 대책과 도로공단 민영화 등각종 개혁정책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비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모자라는 세수 확보를 위해 정부와 여당이 담배와 발포주에 물리는 세금을 각각 1엔,10엔씩 인상키로 결정하면서 서민들의 반발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이니치는 “여론은 분명한 경기대책 우선의 경제운영을 요구하고 있지만총리가 여당 내 저항세력과 영합할 경우 지지율이 한층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사히 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65%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있으며 일본 정부의 이지스함 파병에 대해서 48%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일본의 지원에 대해서는 “협력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57%에 달했다. marry01@
  • 韓日정상 北核 전화논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4일 오후 전화 통화를 갖고 최근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 등과 관련,한·미·일 3국이 긴밀한 공조를 통해 냉정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김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와 가진 통화에서 “북한의 핵동결 해제 담화는극히 유감이며,북한이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을 가시적인 방법으로 즉시 철폐함과 동시에 핵시설의 동결해제 등을 실행에 옮기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밝혔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李북핵회견.유세 이모저모“한반도 위기 北 핵장난 탓”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13일 아주 강경했다.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다. 표정은 단호했고,어투는 거침이 없었다.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날 경남지역 유세 후 울산에서 하룻밤을 묵은 이 후보는 이날 일정을 울산시내 한 호텔에서 북핵 관련 기자회견을 여는 것으로 시작했다.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과 김대중(金大中) 정부에 있다는 게 이 후보 회견의 요체였다. (기자)“북한은 미국이 먼저 제네바합의를 파기했다고 하는데….” (이 후보)“상식적으로 보건대 그동안 합의 이행 문제는 북한에 더 많은 문제가 있었다.생명이 걸린 문제다.말장난으로 책임을 미루면 안 된다.” “북한에 체류중인 우리국민에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그들의 안전을 북측에 강력 요구하고 필요하면 즉각 대처해야 한다.” “북핵문제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이 시점에서 핵 개발을 선언한 북한의 의도가 아주 의심스럽다.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신(新)북풍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이 후보의 ‘초강경’은 유세 때도 이어졌다.그는 오전 울산 남목동 유세에서 “중국과 러시아까지 북한에 핵을 포기하라고 하니까,이번엔 94년 동결시켰던 핵 가동 시설을 치고 나왔다.”며 “지금 한반도의 위기는 북한이 핵을 갖고 장난치고 위협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강산 관광에 현금을 대주던 때부터 북한이 뒷구멍으로 핵개발을 몰래 해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현금을 퍼주었지만,나는 일본 고이즈미 총리처럼 북한에 당당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대 정몽준 회장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와 같은 생각인데 왜노무현 후보와 손을 잡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어 청중들의 폭소를 불렀다. 이 후보는 오후에는 선거운동 시작후 처음으로 강원도를 방문,속초·강릉·동해 등에서 수재민을 위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울산·강릉 김상연기자 carlos@
  • 北 核시설 재가동선언/주변국 반응

    ◆日””대단히 유감...韓.美와 긴밀 협조””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나 북한이 핵 시설 재가동이라는 행동을 실제로 취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제네바합의 준수가 요구되는 데도 그것을 파기하려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의발표를 보면 평화적인 해결을 원하는 입장이므로 한국,미국과 긴밀한 연대를 통해 냉정히 대응해 가겠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어 북한 외무성 발표가 북·일 평양선언을 어긴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 “앞으로 북·일 교섭에서 다루어 갈 문제”라고 덧붙였다. 외무성도 논평을 통해 “북한이 실제로 (핵 시설 재가동의)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북한이 동결중인 핵 관련 시설을 실제로 가동한다거나 건설을 재개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강공책이 한반도 정세변화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총리실과 외무성을 중심으로 정보수집과 대책 수립에 나섰다.일본 정부는 교착상태에 빠진 북·일 관계 돌파구 마련을 위해 연내 제3국에서 북한과의 비공식협의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일단 유보할 것으로 전해졌다.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북·미 관계가 초냉각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북·일관계에도 큰 진전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한 소식통은 “이번 발표는 북한이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벼랑끝 전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marry01@ ◆中,비핵화는 지지...北 비난은 자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국 정부는 12일 북한이 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것과 관련,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동시에 오랜 우방인 북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신중한 입장을보였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현재 중국을 방문중인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과 이 문제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그러나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원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라고 말해 오랜 우방인 북한에 대한 지원 입장도 재확인했다. 중국은 북한의 핵 문제는 한반도 주변 관련 당사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첸치천(錢其琛) 외교 부총리와 탕자쉬안(唐家璇)외교부장 등 중국 고위관리들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북한 핵에 대해 중국과 미국은 입장이 같다.”면서 “중국이 한반도에서의 핵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북한에 행동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2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중·러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는 한편 제네바 합의를고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중국이 북핵과 관련, 이처럼 미국과 공조를 취하고 있는 것은 고도성장을지속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oilman@
  • 선택2002/경제·과학분야 TV토론/李·盧 ‘감정대결’ 權, 盧공격 치중

    10일 저녁 열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 등 세 후보의 경제·과학분야 2차 TV합동토론회는 주제의 어려움 때문인지 질문과 답변 대부분이 정곡을 찌르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회창 후보는 비교적 차분하면서 안정감을 강조하려는 흔적이 역력했고,노무현 후보는 또렷한 말씨로 이 후보에 대한 공세적 입장을 취했다.권영길후보는 전반적으로 양비론적 시각을 보였지만 1차 때와는 달리 노 후보 공격에 좀더 비중을 뒀다.특히 이 후보와 노 후보는 서로 상대방이 대통령이 되면 “제2의 IMF가 온다”,“증시가 불안해진다.”는 등으로 네거티브 설전을 벌였으며 막판에는 위험수위 직전까지 갈 정도로 감정대결을 펼치기도 했다.이 때문에 이날 토론은 1차 때와는 달리 유권자들이 더 재미를 느꼈다는 평이다. ◆상호토론 및 정책대결 1차 토론에서 방어적 자세를 취했던 노 후보는 시작부터 이 후보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 나란히 앉은 두 후보 사이엔 시종 팽팽한 긴장감이 나돌았다. 1차 토론에서 예상밖의 ‘대박’을 터뜨렸던 권 후보는 이·노 후보를 ‘IMF당(한나라당)’‘정리해고당(민주당)’이라고 몰아붙이며 틈새공략의 장으로 활용했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직업을 잃고 헤매는 가장,졸업하고도 취업 못한젊은이,직장 잃은 40대들은 얼마나 외로운가.사교육비,물가 등 주부의 고민도 많을 것”이라고 김대중 정권의 실정을 부각시키며 실타래를 풀었다. 노 후보는 “정치만 잘 되면 우리 국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는 시대를 만들겠다.”며 새정치론을 전개했다. 권 후보는 “재벌과 소수 부유층만을 살찌우는 경제에서 서민과 노동자가잘 사는 경제로 바꿔야 한다.”고 목청을 돋우었다. 상호토론이 본격화되면서 이 후보는 현 정권의 경제성적표가 ‘형편없다.’면서 노 후보를 현 정권의 계승자로 몰아붙였고,노 후보는 오히려 이 후보를 IMF시대를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반격했다. 첫번째 토론 주제인 가계부채 급증 원인과 대책에서 이 후보가 “경기부양을 한다며이 정부가 소비를 너무 부추긴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하자 노 후보는 “이 후보가 지적한 소비조장은 가계부채 급증의 한 원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성장이냐,분배냐에 대해 이 후보는 노 후보의 ‘동북아 특수’ 운운이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이 주장한 ‘남북관계 특수’ 내용과 동일하다며 ‘DJ후계자’ 공세를 폈다.또 이 후보와 노 후보는 행정수도 이전 공방을전개하면서 각각 “이전비용이 6조원밖에 안든다고 했는데….”,“(이전비용으로)40조원을 말하는데….”라며 참모들이 주입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느낌이었다. ◆마무리발언 먼저 권 후보는 웃으며 “수많은 분들을 만나면 권영길이 똑똑하고 인물도 잘 생겼다고 한다.당선가능성도 있다고 얘기한다.”면서 “권영길에게 찍는 한표 한표가 이 세상을 희망으로 만드는 씨앗”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입법효율성은 정치효율성으로,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면 된다.”고 전제,“정치가 바로 잡히면 행정도 개혁될 수 있다.이를 통해 규제를 해소할 수 있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면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다.”면서 “노사관계를 잘 조정해본 경험이 있는 만큼 안정된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이 후보는 “중요한 결단의 시기가며칠 안 남았다.저는 97년 대선에 나왔고 이번에도 나왔다.재수하고 있는 셈이다.”면서 “지난 5년간은 값진 기간이었다.야당이 됐고 땅바닥에 뒹굴면서 위를 봤다.소외된 국민과 마음을 나누는 기회가 됐다.”고 회고한 뒤 “사사로운 것을 희생하면서 온 국민에게 힘을 바쳐 열심히 일하겠다.”고 역설했다. ◆장외 설전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과 임태희 제2정조위원장은 기자실에 나타나 “민주당 재벌개혁 8대원칙에 정경유착 내용이 빠지고,노 후보가 토론에서 두 문제를 분리한 것은 현 정권의 정경유착을 승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이에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정경유착 근절은 재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다른 기업에도 해당되는 경제 전반적인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춘규 홍원상기자 taein@ 1.행정수도이전 10일 열린 대선후보 TV합동토론에서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내세운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문제가 핫이슈가 됐다. 노 후보는 “수도권 과밀 해소와 균형있는 지방발전을 위해 행정수도는 지방으로 이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이전 비용과 수도권 공동화 가능성을 들어 “비현실적 공약(空約)”이라고 몰아붙였다. ◆이회창 후보-행정수도 이전이 아무 문제없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면 좋겠다.대전과 충청권도 잘 될 것이다.그러나 불가능하다고 본다.국회까지 옮긴다고 하는데 이러면 서울을 옮기는 것이다.서울은 어떻게 되겠나.주택을 은행에 담보로 잡힌 서민들은 어떻게 되겠나.부동산과 주택 토지 등이 다 값이 떨어질 것이다.서울이 공동화되면 경제혼란이 올 것이다. 좀더 신중한 결정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노무현 후보-사실을 대단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행정기능을 충청권으로 옮겨가 신도시 건설한다는 것이지 100만명씩 서울시민을 모시고 간다는 것이 아니다.서울이 다 옮겨간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이는 불가능하다.서울은 경제적 기능과 물류 비즈니스 중심지로서,경제수도로서 그대로 남는것이다.50만∼60만명,100만명의 신도시가 건설될 것이다.일종의 선동처럼 말하는데,시민들이 옮겨가지 않는데 땅값과 집값이 왜 올라가나.서울은 환경,교통,교육문제 때문에 온갖 파동이 일어나고 있다.강남이 집값을 선도,집값이 올라가 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서울 과밀로 고통받는 서민을 위해 행정수도를 옮기자는 것이다. ◆이 후보-정부와 국회가 옮기면 산하단체가 다 옮겨간다.그럼 서울에 뭐가남나.공동화되면 주택 갖고 사는 시민들의 삶이 어떻게 되나. 이전비용이 6조원이라고 했는데 권영길 후보도 말했지만 전남도청을 옮기는 데만도 2조 5000억원이 든다.행정수도 이전 비용은 지난 70년대 박정희 정권 때 검토할 적에도 5조원이었다.현실성이 없다.충남·북지역은 대청댐을통해 식수를 공급받고 있는데 갈수기 때 식수난이 심하다.이전하면 댐을 새로 파야 하는데 그런 생각은 했나.전혀 현실성이 없다. ◆노 후보-공동화되지 않는다는 게 내 결론이다.수도권 집중이 완화될 것이다.이 후보의 예측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이전비용을 40조원이라고 말하는데 분당을 만드는 데 토지공사가 투자한 돈이 2조 5000억원이었고,일산이 4조원 정도였다.서로 바뀐 숫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다.기반시설 비용은 (공공용지를) 분양해 회수하면 된다.둔산의 선례가 있다.토지를 매입하고 정지해 기반을 조성하고 행정관청만 옮기면 된다.이것은 1조 3000억원이면 된다.전부 4조 5000억원 가량이면 된다. 진경호기자 jade@ 2.안정론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는 이날 토론 말미에 서로 ‘자기가 더 안정된후보’라는 ‘안정론’으로 뜨거운 공방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다음은 두 후보의 문답. ◆노 후보-저더러 불안한 사람이라고 하고,지난번 버스운전대를 잡은 장면을 광고하셨는데 저는 운전면허가 있지만 이 후보는 없다.이 후보는 대결적이어서 전쟁불안이 생기고 그러면 경제위기 불안이 있다.이 후보가 훨씬 대결적이라서 그렇다.노사간 위기 불안,정치보복 불안도 있다.노사분규 문제도제가 더 잘 풀지 않겠나. 특히 안보문제는 남북문제인데 이는 곧 경제문제다.이 후보가 되면 경제도불안하지 않을까 본다. ◆이 후보-파이낸셜 타임스를 말했는데,나는 외국 투자자에게서 노 후보가되면 증시가 불안하게 돼 외국자본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외국언론이니 무디스사니,뭐니를 기준으로 할 게 아니다.정치가 불안하면 안 된다.국민 대다수가 내가 되면 정치가 안정된다고 보고 있다. 남북관계도 해결돼야 한다.남북관계의 불안 원인이 뭐냐.핵문제 아니냐.(포기하라고) 말하면 싫어하니까 계속 주기만 하자는 것이냐.핵문제 포기하라,먼저 그것부터 해결하라고 하는 지도자가 더 불안한가.고이즈미 총리를 봐라.납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했다.남북문제에 대해 원칙있게 하자는것이다. ◆노 후보-증시불안을 말했는데 얼마 전 머니투데이라는 신문이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명이 노무현이 되면 증시가 투명해지고 잘될 것이라고 했고,이 후보의 경우에는 24명이 그랬다.주가동향을 보면 내가 인기가 높을 때 주가가 높았고,지지도가 낮아졌을 때 낮아졌다.우연의 일치겠지만 노무현이 되더라도 경제와는 관계없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핵을 보유했는지 안 했는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이 후보는 핵이 있다고 가정해 말했다.그러니까 남북관계가 불안해지는 것이다. ◆이 후보-그런 것(증시등락 등) 갖고 말다툼하고 싶지 않다. 핵개발은 분명히 자백하지 않았나.플루토늄이나 농축우라늄을 단시일내에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살펴야 하지만,갖고 있는 것은 명백하지 않나.이것을 해결해야 안정을 이루고 경제도 좋아지는 것이다.남북관계가 안정돼야 그 기반 위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경제도 안정되는 것 아닌가.노 후보가 되면 안정되겠나. 김재천기자 patrick@ 3.재벌정책 세 후보간 색깔이 극명하게 나타난 분야가 재벌개혁이었다.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재벌을 개혁이 아닌 해체의 대상이라는 시각을 보였고,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재벌개혁을 하지 않으면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이회창 후보는 선별적이고 소극적인재벌개혁론을 폈다.이런시각차이는 재벌개혁의 구체적인 방법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노 후보는 먼저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옛날 재벌이 되살아나 IMF가 다시 올지 모른다고 보도했다.”면서 “한나라당이 제1당이 되면서 재벌개혁이 후퇴했다.”고 이 후보를공격했다.한나라당이 출자총액한도제에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고 집단소송제와 계열분리에 반대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권 후보는 “한나라당은 IMF당이고 민주당은 정리해고당”이라며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이 해외로 나갔지만 체포결의를 한 적이 있느냐.”며 두후보를 한꺼번에 몰아세웠다.이 후보는 “현 정권은 정경유착과 관치경제를끝내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오는 위기는 이 정권이 경제를 잘못한 데 직접적 원인이 있다.”고 노 후보가 현 정권의 상속자임을 부각시켰다. 권 후보는 “대우그룹이 망한 것은 내부감시제도가 없기 때문”이라며 노동자의 기업경영 참여,민주적이고 투명한 경영보장이 재벌개혁의 관건이라는재벌개혁방안을 제시했다.그는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하면 재벌당된다고 말해놓고 재벌과 합작회사를 차렸는데 과연 재벌개혁을 이룰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노 후보를 겨냥했다.이 후보는 “노동자의 직접적인 경영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업은 그릇과 같아 못쓰는 것은 깨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닦아서 써야 한다.”는 논리로 선별 개혁론을 폈다.문제있는 재벌은 고치면서 퇴출시켜야 할 재벌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현 정권의 빅딜 정책이 실패한 정책이라는 데 세 후보의 의견은 일치했다.이 후보는 “빅딜정책은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고 지적했고 노 후보는 “정상적인 정책이 아니었으며 앞으로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4.가계부채 가계부채 및 신용불량자 급증은 10일 대선후보의 경제·과학분야 TV합동토론에서 첫번째 질문으로 던져질 만큼 ‘핫 이슈’로 부각됐다.후보들은 가계빚이 늘어난 원인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다.신용불량자를 위한 개인워크아웃(신용회복제도) 등 제도적 보완,은행 영업형태 개선 등 해결책에 대해서도 미묘한 차이를 나타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가계부채 급증은 현 정부가 경기를 부양시키기위해 돈을 풀어 소비를 너무 조장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면서 “벤처거품·부동산 거품이 생겼다가 이제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후보는 “신용을 갑자기 축소해서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것이 아니라 개인워크아웃제도 등을 법제화해서 풀겠다.”면서 “채무자를 갑자기 신용불량자로 취급할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빚을 갚을 수 있는 기간을 둬 등록을 유예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신용불량자로 등록되기 전 회생기회를 줘 불량자 수를 줄이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소비조장은 가계빚 증가에 대한 하나의원인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이어 ““은행이 신용대출이 아닌 부동산담보로 돈을 빌려줬고 금리가 낮아져 가계대출이 늘었다.”면서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남발도 주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모든 원인에 대한 문제점을 하나하나 제거해나갈 것”이라면서“정부의개인 워크아웃 제도에 대해 한나라당이 최근 많이 비판하더니 태도가 바뀐 것 같다.”고 꼬집었다.노 후보는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모든 채무자가 개인워크아웃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신청기준을 완화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가계빚 급증은 정부와 금융권이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면서 “정부의 은행 대형화·개방화 정책이 가계대출을 부추겼고,금융권은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하고 주택담보에 의한 가계대출만 늘렸다.”고 지적했다.권 후보는 “가계대출 위주의 은행 영업방식을 바꿔야 하며금리를 상한 25%로 맞추고 주택을 담보로 잡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5.경제성장.분배 후보들은 성장전략과 부(富)의 분배 등 거시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분명한입장차를 보였다.그러나 현실적인 대안제시보다는 상대의 약점을 잡아내는데 주력하는 인상을 주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연 평균 6%의 성장잠재력을 가져야 10년내 국내총생산(GDP) 2만 5000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과학기술과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을 21세기 성장엔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이 후보의 전략은 너무 협소하다.”면서 “과거 월남특수나 중동특수처럼 동북아시아 특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잘 풀어야 하고 노사화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시장구조개선을 이뤄내야 하지만 이 후보는 잘 안될 것 같다.”고공격했다. 이 후보는 “노 후보가 말하는 동북아 특수는 북한을 포함시킨 것이지만 북한에 들어가서 안전하고 수익성 있는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두 후보의 발언을 ‘숫자놀음’이라고 일축한 뒤 “사람 중심의 성장을 이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10% 경제성장률을 이뤄낸 1999년에 정리해고가 가장 많았다.”면서“성장률이 높아지면 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하는데 박정희 정권 이후 성장의 혜택은 모두 소수 부유층 재벌들에게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민노당이 공약으로 내건 부유세도 쟁점이 됐다. 이 후보는 “돈 많이 가진 사람,소득 많은 사람이 세금을 더 내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권 후보는 “건물을 27채 갖고 있으면서도 세금을 안 내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부유세를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6.파견근로제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세 후보의 문제 인식은 대체로 비슷했다.하지만 해법에 있어서는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제도의 ‘보완’을대책으로 내놓은 반면,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폐지’를 주장하는 등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또 민주당 노 후보,민노당 권 후보는 해외자본 국내기업 유치와 관련,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 후보,민주당 노 후보는 일단 노동시장의 유연성 때문에 비정규직 근로자나 파견근로제를 없애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다만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이 커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대책으로 한나라당 이 후보는 근로감독 강화를 내놓았다.또 비정규직에 대한 4대보험 차별 철폐와 공공직업훈련제도 강화를 통한 정규직 전환 기회 제공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노 후보는 파견근로 남용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주문했다.기업주들도 비정규직이 일단 돈은 덜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숙련도·충성도가 떨어지는 데다,지식정보사회에선 정규직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특히 파견근로제법이 지난 96년 말 한나라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법안이라며 이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민노당 권 후보는 김대중 정권의 가장 큰 실수가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월급도 정규직의 절반에 불과하고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의 어려움도 소개했다.파견근로제를 없애는 방법이 유일한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대우차 매각 등 기업들의 해외자본 유치와 관련,노 후보는 외국·내국 자본을 따져서는 고용창출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외국자본 유입을 반대하는 권 후보를 공박했고,권 후보는 “외국자본을 무조건 막자는 것이 아니라투기자본과 투자자본을 구분하자는 것”이라고 맞받았다.조승진기자 redtrain@ 7.시장.농업개방 시장개방에 대해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현재의 개방속도를 유지하면서 문제점을 시정해 가는 ‘현실적 대처’를 주장했다. 반면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개방에 대해 매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면서 전면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이 후보와 노 후보가 별다른 의견차를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노 후보와 권 후보가 선명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설전을 벌이는 형국이었다. 권 후보는 “김대중 정부는 대책도 없이 무조건 시장을 개방해 굴뚝산업이망하고,뉴욕 월가의 투기자본이 알맹이를 다 먹었다.”며 “개방만이 대세라는 개방 지상주의를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 후보는 “기업들이 모두 개방 때문에 망한 것만은 아니다.만일 개방하지 않았다면 삼성차나 대우차가 안 팔려 심각한 상황에 몰렸을 것”이라고 반박했다.이 후보도 “세계화는 빈부격차를 가져오는 부정적 측면이 있지만,개방을 안하고 우리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는 논리도 비현실적이다.”고가세했다. 그러자 권 후보는 “개방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속도조절을 하자는 것”이라고 반박한 뒤 “예컨대 조흥은행이 곧 미국에 매각된다면 우리 시중은행의 거의 전부가 외국 손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노 후보는다시 “우리는 외국에 투자하면서 우리 것은 팔아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비현실적이다.”고 반박했다. 농업개방과 농가부채 등 농업 문제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농민 표를 의식한 듯 “정부가 책임지고 농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연기자 carlos@ 8.이공계기피대책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세 후보의 의견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고 여겨질 만큼 인식의 괴리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세 후보는 과학기술 분야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대학 진학에서 이공계 선호 풍토 마련 등 주장을앞다퉈 내놓았다.하지만 세 후보는 “이공계 기피 현상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해결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주장을 펴면서 문제의 발생 배경이나 구체적·현실적인 해결책 제시에는 한계를 드러냈다.그러다 보니 여타 경제 분야와 달리 후보간 뜨거운 논쟁도 없었고 의견의 교환폭도 크지 않았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공계 기피 현상은 일하는 사람들의 위기이며 실제 대덕단지 연구원들의 80퍼센트가 이민가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공계 홀대 현상은 이제까지의 정부가 금융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외형을 키우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라고 두 후보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강조했다.권 후보는 ▲안정적 연구 조건 보장 ▲안식년 제공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이공계 진학생 두 사람중 한 사람에게 학비 등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과 지역별로 초일류 공과대학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약속했으나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과학기술 분야 우대를 위해 공공분야에서 먼저 모범적으로 제도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노 후보는 “공직,특히 상위직 채용의경우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한국이경쟁력을 가지려면 과학기술 발전을 중점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아미티지 美국무 부장관“한반도 비핵화 총력”

    (도쿄 황성기특파원)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은 9일 북한핵개발문제와 관련,주변국과 긴밀히 협력해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일본을 방문중인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오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와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장관 등과 각각 회담을 가진 후 기자들에게 “주변국인 한국·일본·중국·러시아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노력에 맞춰 한반도를 비핵화하지 않으면 안되며,이같은 생각은 미국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후쿠다 장관과의 회담에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문제와 관련,“(이라크가 제출한) 신고서만으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며 “(신고서를) 정밀 분석한 후 유엔에서 다시 관계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자발적으로 무장해제하고 국제사회가 압력을 계속 가해 이라크에 비무장화의 기회를 주는 것을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와 함께 일본 정부가 인도양에 이지스함을 파견키로결정한데 대해 “적절한 결정이며 일본과 일본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평가했다.그는 일본측이 북한에 납치됐던 소가 히토미(43)의 남편인 월북 미군찰스 로버트 젠킨슨(62)이 일본을 방문할 경우 특별사면 등의 선처를 베풀어 줄 것을 요청한데 대해 해결책을 찾아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arry01@
  • 황성기 특파원의 도쿄이야기/멀고 먼 日도로공단 개혁

    재미있는 한 편의 정치 드라마가 지난주 끝났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각본을 쓰고 ‘7인의 사무라이’가 출연한 이 드라마는 연출자 고이즈미 총리의 의도대로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고이즈미 총리가 ‘도로공단 민영화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킨 것은 지난 6월이었다. 민간인 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40조의 부채를 안고 있는 ‘부실덩어리’4개 도로공단의 민영화 여부를 심사한 결과,추가 건설을 억제하고 민영화가필요하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고이즈미 총리에게 제출했다. 7인의 사무라이로 불린 이 위원회가 발족 때부터 관심을 끈 것은 결론을 정해두고 심사 흉내만 내고 끝나는 흔하디 흔한 위원회와는 180도 달랐기 때문이었다. 위원 선정부터가 특이했다.작가·평론가·교수 등 도로 이권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 다수 뽑혔다.뿐만 아니라 이들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고속도로 건설이 얼마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생한 목소리로 토론했으며 회의 내용은 철저히 공개했다. 드라마는 지난 6일 절정에 올랐다.이마이다카시(今井敬) 위원장이 “사임하겠다.”며 회의장을 나선 것이다.재계를 대변하는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의 명예회장인 그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회의장을 나왔다. 건설 찬성·반대로 엇갈린 의견을 다수결로 정리하자는 위원들의 주장이 “있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위원장이 사임한 가운데 위원회는 다수결로 ‘도로건설 억제,민영화’라는 하나의 결론을 만들어 냈다.이전 같았으면 애매모호하게 ‘도로건설 추진’의 의견도 나란히 보고서에 올렸을 테지만 이런 ‘일본적인’ 관행을 과감히 버렸다. 건설회사로부터 정치헌금을 받고 있는 ‘도로족’ 의원들은 “풋내기들이뭘 아느냐.국회에서 통과될 줄 아느냐.”고 비웃었다.한쪽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비장한 얼굴로 “이제 정치가 나서야 할 때”라고 응수했다.이들의 모습은 생생히 TV 전파를 탔다. 개혁 대 저항세력,선과 악의 단순 대결구조로 정치를 이끌어 ‘퍼포먼스 총리’ 고이즈미의 개혁이 정말 알맹이가 있는 것인지를 가늠하는 것은 지금부터다.
  • 日 ‘이지스함 파견’ 위헌 논란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정부가 해상자위대 소속 최신예 호위함 이지스함을 인도양에 파견키로 결정한데 대해 일본 열도가 논란에 휩싸였다.제1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자유,공산,사민당 등 4개 야당이 4일 일제히 비난하고나섰지만 언론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위헌 논란 가열 일본 야당은 정부의 이지스함 파견 결정이 헌법에 금지돼 있는 집단적 자위권에 저촉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민주당의 나카노 간세이(中野寬成) 간사장은 “이지스함 파견에 따른 정부의 설명이 부족하다.”면서 이라크 공격 준비를 위해 인도양에서 걸프만으로 전력을 이동시키고 있는 미군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 의문을제기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자유당 당수는 “미국의 단독 전쟁에 자위대를 파견해서는 안되며 자위대 파견은 유엔의 평화활동을 위해서만 가능하다.”면서 “군함 파견은 전쟁에 참가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이지스함은 테러공격으로부터 자위대 연료보급함 등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기 때문에 집단적 자위권에 저촉될 이유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야당을 비롯,반대파들은 이지스함이 수집한 정보를 미군에 제공하는 것 자체가 집단적 자위권에 저촉된다고 반박하고 있다.사민당의도이 다카코 당수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지스함 파견은 “미군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5일 “이지스함 파견이 집단적 자위권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이 반(反)테러특별법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테러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이지스함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거듭 정당성을 강조했다. ◆언론도 찬·반 논쟁 일본 언론들도 이지스함 파견 결정에 대해 찬·반으로 입장이 엇갈렸다. 아사히신문은 5일자 ‘이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정부의 파견 결정은 뚜렷한 명분이 없어 대(對)국민 설득력이 없다.”고 비난했다.이어 “고이즈미 총리가 여당내 반대 의견을 누르고 파견을 결정한 것은경제대책이나 북한 문제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결단력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는 것 같다.”면서 “자위대 활동이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지 국민은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반면 보수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막연한 평화주의에서 탈피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당연한 것을 결정한 데 지나지 않으며 결정이 너무 늦었다는 느낌마저 있다.”며 파견 결정을 지지했다. merry01@
  • 차기 日銀총재 누가될까/다케나카장관.사카키바라 전차관 물망

    내년 3월 물러나는 하야미 마사루(速水優·77)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자를두고 전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4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다음달 후임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이는 향후 일본 경제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것이라고 지적했다.침몰하는 세계 제2 경제대국의 부활이 차기 총재의 개혁성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하야미 총재는 그간 금융·통화정책을 둘러싸고 디플레이션 타개를 최우선으로 삼는 일본 정부와 잦은 마찰을 빚어왔다. 유력 후보들로는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歲) 금융·재정경제상,이마이 다카시(今井敬) 일본제철 회장,후쿠이 도시히코 후지쓰 연구소장,나카하라 노부유키 전 일본은행 정책위원회 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케나카 장관은 경제학 박사로 미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한 경력이 장점으로 여겨지고 있다.미 연방준비이사회,유럽중앙은행과 달리 일본은행에는 경제학자 출신들이 거의 없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마이 일본제철 회장은 고이즈미 총리 측근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인물이다. 올해 72살인 이마이 회장은 수출 부흥을 위해 엔화 약세를 주장하며 하야미총재의 유연하지 못한 금융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후쿠이 후지쓰 소장은 일본은행 간부들이 가장좋아하는 후보.그러나 후쿠이 소장은 일본은행 간부 출신답게 엔화 강세를유지하는데만 몰두,디플레를 타개하려는 고이즈미 총리의 구미에 맞지 않는인사로 여겨지고 있다. 나카하라는 일본은행 재직 시절 통화량 확대와 제로금리를 주장한 급진파로 일본 통화정책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일부의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일본은행 내부 인사들은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
  • 日 이지스함 인도양 파견/대테러전 지원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정부는 4일 인도양에서 전개되고 있는 대테러 소탕작전의 후방지원 활동에 해상자위대의 최신예 호위함 이지스함을 이달 중순 파견하기로 최종결정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방위청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자신과 의견 조율을 마친 뒤 이지스함 파견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일본 정부의 이런 결정은 미군의 대이라크 공격 단행시 전력 약화가 예상되는 대테러 작전부문을 보완함으로써,이라크 공격을간접 지원한다는 차원이다. 일본 정부는 16일 워싱턴에서 열릴 미·일 안보협의위원회에서 이같은 방침을 미측에 전달할 방침이다. 이지스함 파견을 둘러싸고는 연립 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이고,자민당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제기되어 왔다. 야당측은 “이지스함이 수집한 정보를 미군에 제공하는 것 자체가 헌법이 금지한 집단적 자위권에 저촉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일본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도 미국측으로부터 고도의 정보수집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의 파견 요청을 받았으나,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 등으로 이를 거부해 왔다. marry01@
  • 日 미군범죄로 ‘들썩’/성폭행미수 미군신병 기소전 인도요구,주일미군 지위협정 불평등 논란 재점화

    (도쿄 황성기특파원) 오키나와(沖繩)주둔 미군이 외국인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해 한동안 잠잠했던 주일미군 지위협정(SOFA)의개정 논란이 일본에서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4일 열린 미·일 합동위원회에서 최근 필리핀 출신 여성을 강간하려던 미 해병대 마이클 브라운(39) 소령의 신병을 기소 전에 인도할 것을 미국측에 정식 요구했다.오키나와현 경찰은 전날 브라운 소령에 대해 체포장을 발부했다. 브라운 소령은 지난달 2일 오전 1시30분쯤 도로에 세워진 자동차 안에서 일본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이 여성이 심하게 저항하자 그녀의 휴대전화를 부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브라운 소령은 소속 부대로 도주했으나 이 여성은 정문까지 쫓아가 헌병에 신고했다. 최근 10년 동안 오키나와에서 미군 장교가 범죄와 관련해 체포장을 발부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신병 인도 요구가 이처럼 신속히 이뤄진 것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일본 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선 것과 미·일 합동위원회가 조기 개최된 것은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미감정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군 4만 7000여명이 주둔하고 있는 오키나와에서는 현지 여성을 상대로 한 미군의 성폭행 사건이 빈발,주민들은 SOFA의 개정을 중앙정부에 강력히 요구해 왔다. 지난 1995년 미군 병사 3명이 12세 초등학생을 차례로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일본측은 기소 전 인도 요구를 했으나 SOFA의 불평등 조항을 근거로 미국은 이를 거부했다.그러나 지난해 6월 미군 중사의 성폭행이 또다시 발생하자 SOFA 개정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민주당 등 야당도 SOFA 개정 없이는 진정한 미·일 동맹관계가 유지되기 힘들다며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고 다나카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까지 가세했다. 결국 일본 내 여론에 밀린 미국이 신병을 인도함으로써 이 미군은 일본 경찰에 구속됐다.앞서 2000년 오키나와 선진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빌 클린턴대통령은 주일미군의 성범죄와 관련,일본 국민에게 직접 사과했다. 그러나 정작 개혁을 전면에 내걸고 출범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정권은 국민 기대를 저버린 채 미·일 동맹관계를 우선시,현상 유지에 급급한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당분간 (SOFA)운용 개선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적극적 개정 주장을 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marry01@ ★美.日지위협정 문제조항 미·일 지위협정은 1960년 미·일 안보 조약에 입각해 체결됐으며 범죄를저지른 미군의 처리에 대해 “(범죄자의) 신병이 미국의 수중에 있을 때는일본국이 기소할 때까지 미국이 담당한다.”(제17조)고 규정,미군 범죄자에대한 일본의 기소 전 구속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이 조항은 1995년 9월 오키나와(沖繩)에서 발생한 미군 병사의 성폭행 사건을 둘러싸고 오키나와 주민들이 불평등 조항이라고 강력히 반발한 것을 계기로 약간의 수정이 가해졌다.살인·강간과 같은 흉악 범죄를 저지른 경우 미국이 기소 전 신병 인도를“호의적으로 고려한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하지만 구속력은 없다.일본의 현행 형사 소송법은 기소 전 용의자의 경우 변호사 없이 신문이 가능하고 외국인의 경우도통역없이 신문을 진행할 수 있게 돼 있다.
  • 日­싱가포르 FTA 발효/교역 99%무관세 혜택

    (싱가포르 AFP 연합) 일본과 싱가포르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달 30일발효됐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이날 FTA 발효로 양국 교역의 99%,싱가포르 대일(對日)수출의 94%가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은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 무역협정을 선호해온 일본으로서는 최초의 양자간 FTA이다. 싱가포르는 대일 수출품목중 석유화학,전기전자제품,플라스틱류,의약품,교통장비 등 광범위한 품목이 관세상 이익을 받게 돼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3400만달러의 관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1월 FTA에 서명하면서 민감한 농업문제는 제외시켰다.
  • “北체제 연착륙 유도해야”日총리 외교자문기구 보고서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한의 급격한 체제 전복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일본은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들여 자연스럽게 북한의 정치·경제체제가 단계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외교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일본의 ‘대외관계 태스크포스’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 제안한 것으로 일본 언론들이 29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일본의 외교분야 관련 정책을 자문해주는 자문기구인 이 태스크포스팀이 하루 전인 28일 채택한 ‘21세기 일본 외교의 기본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미국과의 동맹이라는 세 가지 체제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은 일본에 있어 가장중요한 지역전략 파트너”라고 지칭하면서 한국과의 사이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보고서는 “협조와 공존,경쟁과 마찰이 겹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 외교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전제하고“중국이 군사력을 증강하면 일본은 물론 주변국가들에까지 큰 위협이 될 것이므로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중국에 대해서는 군사예산의 투명성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과 관련해서 보고서는 “미국에 의한 대이라크 공격이 시작되면 연료보급함 경호 차원에서 자위대를 걸프만에 파견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고 미·일 동맹관계에 대해서는 신뢰감이 흔들릴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국간 안전보장관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지금까지 일본 외교는 장기적 전략에 기초한 비전이 결여되어 있었다.”고 지적,일본의 중·장기적 외교정책 검토를 위한 ‘외교안전보장 전략회의’(가칭)를 설치할 것을 고이즈미 총리에게 제안했다.태스크포스팀이 구상하고 있는 ‘외교안전보장 전략회의’는 내각 관방장관이 관장하며,지식인 그룹이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marry01
  • 대선과 북한/북풍은 없다?

    북한이 조용하다.남한의 대통령선거를 20여일 앞둔 현재 북측의 언론 매체를 통한 구체적인 선거 관련 언급이 거의 없다.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도 전에없이 약하다.휴전선과 서해상에서 특별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이라는 굵직한 사건에 대한 공식 반응도 당초 예상을밑돌고 있다.남북한간 경의선·동해선 연결사업 착수,북·일 관계개선 등 일련의 혁신적인 조치를 취해오다 미국에 대한 핵개발 시인으로 대외정책에 제동이 걸린 북한 입장에서 이번 대선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 있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간 ‘보혁대결’구도가점쳐지는 이번 선거에서 북한이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그리고 후보들과의 역학관계는 무엇인지를 짚어본다. ◆북한이 바라보는 연말 대선 지난 6·29 서해교전이 발생한 일주일 뒤 북한은 ‘유감 표명’과 함께 남북 장관급회담을 제의해왔다.이때부터 한반도 정세는 급진전됐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정상회담,8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의 잇단 합의 등 북한이 내놓은 조치와 관련,대북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은 북한이 포용정책을 펴온 김대중(金大中) 정권임기 내 성과를 만들어놓으려 한다는 것이었다.다시말해 이번 대선이 북한에는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북한에 대해 철저한 상호주의와 군사문제의 우선 해결로접근해야 한다는 이회창 후보와,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승계하면서 대북 교류·협력은 지속해야 한다는 노무현 후보간 정책 대결로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현재 북한은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한 선거와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내는 일은 거의 없고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평양방송 등에서 후보들의 구체적인 발언을 문제삼고 비난하는 일이 있었지만 빈도수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유호열(柳浩烈) 교수는 북한의 최근 태도와 관련,“최대한 문제를일으키지 않고 대선을 일단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현재핵문제로 미국과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은 군사분계선 지뢰제거 작업과 관련,유엔사의 개입은 안 된다며 상호검증을 거부,결국 동해선 도로 연결 연내 완공에 차질을 빚게 하면서도 지난 25일에는 금강산 관광지구 사업을전격 발표했다. 대북 핵포기 압박책인 미국의 대북 중유공급 중단에 대해서도 제네바 핵합의 파기상황에 대한 미측 책임만 거론하는 강도 낮은 반응을 보였다. 후보에 대한 비방도 지난 7일 북한핵문제와 관련,한나라당을 비난한 것을제외하곤 드물게 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는 북한이 현재 대내적으로 처한 어려움과 고민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 후보와의 역학관계 북한이 실제로 어떤 후보를 선호하는지,어떤 후보를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평가는 전문가에 따라 엇갈린다.현상적으로는 남북 정상회담을 정례화하고,각종 교류를 제도화하자는 노무현 후보를 선호할 것이란 추측에는 대체적으로 이견이 없다.노 후보가 햇볕정책을 이어가리란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노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지원하지 않고 있는 ‘현실’도눈여겨볼 대목이라고 지적한다.만약 노 후보의 당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길 원했다면 포용정책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 이산가족 연내 추가상봉과 경의선·동해선 연내 연결 등에 앞장섰어야 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강경한 부시 미 정부와의 핵 협상을 통해 과실을 얻고자 하는 ‘큰 과제’를 해결하기엔 남한 정부의 변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북한이 핵포기 선언 등 전향적인 자세로 최근 한반도상황과 체제 변화를 꾀하지 않고 다시 벼랑끝 전술로 북·미관계 돌파를 시도하려 한다면,이회창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의미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평양에 주재했던 외교관은 “김정일 위원장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교류·협력의 길을 뒤로 물릴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김 위원장은 남한의 상대역이 누구인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수정 박록삼 기자 crystal@ ★역대선거와 북풍사례 지난 87년 13대 대통령선거. 그해 6월 연세대 이한열(李韓烈)군의 죽음 뒤 연인원 2000여만명이 거리로뛰쳐나와 ‘군부독재 철폐,직선제 개헌’을 외치는 ‘6월 항쟁’이 들불처럼 일어났다.그 결과 5공정권이 이른바 ‘체육관선거’를 포기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한 개헌을 받아들였다.그러나 민주정부를 수립하려는 국민들의 요구가 뜨거웠음에도 김대중(金大中) 평민당 후보와 김영삼(金泳三) 통일민주당 후보간 ‘후보 단일화’가 불발하는 바람에 정권교체는 이뤄지지 못했다.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全斗煥) 대통령의 후계자격인 노태우(盧泰愚) 민정당 후보가 결과적으로 어부지리를 얻은 것이다. 특히 87년 11월 ‘대한항공 858기’가 폭파됐다.그리고 대통령 선거 투표일 하루 전날인 12월 15일 ‘미모의 폭파범 김현희’는 자해를 방지하기 위해입에 재갈이 물린 채 서울로 압송됐다.비행기 트랩을 내리는 사진과 기사가모든 신문 1면에 일제히 실렸고 ‘당연하게도’ 유권자들의 반북 이데올로기와 보수심리를 자극하며 이 또한 문민정부 수립의 열망을 위축시켰다. 결국 선거는 36.6%를 득표한 노태우 후보의승리로 판가름났다.15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시민단체들이 KAL기 폭파 사건의 진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만큼 이 사건이 당시 대선의 변수였다. 이처럼 지난 남측의 크고 작은 선거에는 북한의 의도와 상관없이 항상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고 영향력을 미쳐 왔다.분단된 상황에서 이른바 ‘북풍(北風)’이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데 요인중의 하나로 작용해왔다.87년대선 이후에도 92년 대선 직전 안기부가 발표한 ‘거물 간첩 이선실과 남조선노동당 사건’ 역시 북한 변수로 작용하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것은 대다수 선거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대목이다. 급기야 지난 96년 4월 13대 국회의원 선거인 4·11총선때는 ‘판문점 무력시위 사건’이 일어나며 집권 세력이 북한 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상황까지 번졌다. 이듬해 15대 대선에서는 ‘오익제 편지사건’이 일어나며 당시 조심스럽게 당선을 자신하면서 ‘북풍 대책팀’까지 가동했던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대선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오익제 전 천도교 도령이 월북한 뒤김대중 후보에게 보냈다는 편지가 안기부를 통해 공개된 것이다. 상지대 서동만(徐東萬) 교수는 “최근 북핵문제가 현안인 만큼 이와 관련해보수세력에서 반북 이데올로기를 조장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하지만 선거 공간에서 분단 상황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남북의 화해·협력에도 맞지 않으며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북한과 선거관련 일지 ◆13대 대통령 선거(87.12.16) 87년 11월 29일 KAL 858기 폭파.12월 15일 폭파범 김현희 서울 압송.여당인민정당 노태우 후보 당선 ◆14대 대통령 선거(92.12.18) 92년 10월 안기부,남파간첩 이선실 및 남조선노동당 사건 발표.여당 민자당김영삼후보 당선. ◆첫 지방자치단체장 선거(95.6.27) 95년 6월26일 김영삼 정부는 민간의 대북지원도 금지하다가 갑자기 강원도동해항의 대북 쌀 수송선 출항식.역효과 불러 신한국당 참패. ◆15대 국회의원 총선거(96.4.11) 96년 4월5∼7일 무장 1개 중대 무력시위.11일 북한군 군사분계선 월경.여당신한국당139석,제1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79석 확보. ◆15대 대통령선거(97.12.18) 97년 11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 인사 북한 관계자 만나 ‘북풍 공작’ 시도.새정치국민회의 미리 알고 문제 제기.한나라당 패배.
  • [도쿄 이야기] 비난받는 ‘비밀외교’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막후 주역인 일본 외무성의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요즘 ‘잊혀진 존재’가 됐다. 그의 공로로 역사적인 북·일 평양회담이 이뤄졌건만 공(功)은 온데간데 없이 언론과 여론의 질타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고이즈미 총리가 ‘북풍(北風)’에 힘입은 지지율 상승으로 미소짓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면뿐이면 다행이다.일부 언론들은 그를 ‘매국노’로까지 매도한다.주간지들은 파파라치를 동원해 사생활을 뒤쫓는다.인맥,학연까지 뒤져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찾기도 한다.마치 북한과 내통한 ‘스파이’ 취급이다.이유는 간단하다.총리와 심복 몇사람 외에는 철저한 보안 속에 극비리에 정상회담을 추진했고 회담이 열린 지난 9월17일 북측으로부터 받은 납치자 생사명부를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이다.이른바 ‘비밀주의’ 외교를 폈다는 것이 그를 비난하는 쪽들의 논리이다.정상회담 개최 발표(8월30일) 이후 “역사의 장을 연 주역”으로 대접받던 그에 대한 평가는 아이로니컬하게 회담을 고비로 급전직하했다.그가 쥐고 있던 대북 외교의 지휘봉은 자민당 내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부장관에게로 넘어갔다.공교롭게도 다나카 국장의 퇴조는 북·일 관계의 교착으로 이어진다.그는 10월 말 콸라룸푸르 수교협상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일본의 보수층들에게 결정적으로 미움을 산 것은 일본인 피랍자 5명의 북한 귀환을 둘러싼 그의 원칙론이다.다나카 국장은 “(북한과의)약속이니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일본 정부는 결국 피랍자를 돌려보내지 않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북한은 이를 트집잡아 11월 중 개최에 합의한 북·일 안보협의를 거부하고 있다.이런 일본의 외교는 ‘극장형 외교’로 비유된다.관객인 국민의 여론만을 의식한 외교라는 점에서다.때로 외교에 비밀주의도 필요하다는 의견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1년여간의 극비 교섭을 통해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됐고 회담을 통해 평양선언 채택,납치 진상 규명이 이뤄졌다는 역사적 평가는 다나카 국장 당대에는 어려워 보인다. 황성기 특파원marry01@
  • “강제징용 사죄·보상을”日변호사회,고이즈미에 권고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변호사연합회는 19일 태평양전쟁 기간 한반도로부터 일본 국내 광산과 건설현장에 강제징용됐던 재일 조선인과 가족에게 사죄 및 배상할 것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관련 기업에 권고했다.일본변호사연합회가 강제징용 관계로 정부와 기업측에 권고를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변호사연합회는 강제징용 피해자인 정운모(81)씨와 김일수(94년 6월 사망)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5년간 현장조사 등을 통해 피해 실태를 파악한 결과,이들의 강제징용이 강제노동에 관한 조약 등 국제법 위반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전했다. marry01@
  • 日 야스쿠니 대체시설 논란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이 새 전몰자 추도시설 건립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의 사적 자문기구는 18일 전쟁 전몰자를 추도하는 무종교의 국립시설 건설을 일본 정부에 제안키로 했다.추도시설을 무종교로 규정한 것은 일본 총리가 종교시설인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는 것이 헌법상의 정교(政敎)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 자문모임의 구상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을 추도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유보하고 있다.뿐만 아니라 새 시설이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하는 시설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한술 더 떴다.그는 “신설되는 시설이 야스쿠니를 대체하는 시설은 아니며 야스쿠니는 야스쿠니”라고 못박았다.게다가 그는 내년에도 참배를 할 것인지에 대해 “시기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혀 새 시설이 생겨도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할 뜻을 밝혀 사실상 새시설의 건립 자체가 무의미하게 됐다.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해 8월 야스쿠니 참배이후 한국,중국이 반발하자 대체 위령 시설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marry01@
  • [열린세상] 모호한 북핵의혹 그 진실은…

    한반도 주변에 검은 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시계가 불투명해지면서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지금 우리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북핵’이라는 엄청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전히 ‘납치,납치,납치’에서 한발도 벗어나지 못하며,한국은 ‘선거,선거,그리고 선거’다.외교가 국내정치,정쟁의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어느 때보다 냉정한 판단이 요청된다. 북한이 새로운 핵개발을 인정했다는 미국정부의 발표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의 애매성이 우리를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또 강경기류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여야 할 한국의 존재와 위상이 갈수록 초라하게 축소되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북핵의 실상이 어떠한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북한의 ‘고백’으로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조금 생각해 볼 일이다.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을 포함해서 어디에서도 북핵의 상황에 대한 정부차원의 구체적인 공식발표가 아직 없다. 지난10월16일의 미국 국무부 성명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보유를 켈리 특사에게 인정했다는 사실은 공표되었다.그러나 구체적으로 핵개발이 어떤 단계인지,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 등에 대한 후속 공식 발표는 행하지 않고 있다.그후 매스컴 등을 통해 보도된 사실들은 공식 확인된 것들이 아니다.이것은 90년대 초의 북핵위기,이라크사태 때에 미국정부가 항공사진이나 기타 증거들을 상세히 밝힌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이상하기조차 하다. 관계국들의 공식 반응도 애매하다.10월25일 미·중 정상회담 후의 기자회견에서 장쩌민 주석은 “최근의 상황에 대해 우리는 완전히 어둠 속에 있다.(We are completely in the dark)”고 했다.“우리도 전혀 몰랐다.”라는 번역과는 다소 뉘앙스가 다르다.11월4일 북한대사와 회견한 러시아 외무차관은 “새로운 핵개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북한 자신이 오랜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보인 10월 25일자 외교부 논평도 “핵무기는 물론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는 것을 켈리에게 인정했다는 묘한 표현을 썼다.영어로는 “가질 권리가 있다.(We are entitled to)”라고 번역됐다.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이전에 미국으로부터 핵개발 관련 정보가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북·일정상회담을 ‘강행’했다고 전해진다.일본 나름대로의 상황판단을 엿보게 하는 부분이다. 필자는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우리의국익을 위해서도 난무하는 정보전의 밀림을 헤치고 왜 이 시점에서 핵문제가 불거졌는지,또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다.핵문제를 공표한 미국이 실상에 대해 더 이상의 확인을 하지 않고 있는 것에는 논리적으로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하나는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공표를 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다.그 이유는 이라크와의 전쟁일 것이다.부시 정권에 이라크 공격은 최우선 과제이다.만약 북한이 핵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밝혀질 경우 대(對)이라크전쟁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미국으로서는 알면서도 우선 애매한상태로 덮어두고 내년 이후로 처리를 미루고 있을 수도 있다.또 하나는 아직확실하지 않은 상황을 서둘러 다소 과장해서 발표했을 가능성이다.서둘러야할 이유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 묶여있는 동안 북한의 외교공세에 일본과 한국이 끌려들어가 미국의 존재감이 상대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우선 큰틀을 씌워놓자는 의도일지도 모른다. 그 어느 쪽이든 문제는 북핵문제가 미국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수위조절,속도조절되고 있다는 점이다.일본까지를 포함해서 북핵을 둘러싼 정보전·외교전이 수면하에서 전개되고 있다.한국의 무력감과 소외감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종원 일본 릿쿄대 국제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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