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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편제(외언내언)

    늦가을 하오 황량하면서도 정겨운 남도의 밭두렁길.완만한 언덕을 이루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그 밭두렁길을 걸어 내려오며 떠돌이 소리꾼 일가족이 노래를 한다.언덕 너머 마을에서 소리품을 팔고 다른 마을로 가는 사이 소리꾼 아비와 아들·딸 세식구가 덩실 덩실 춤을 추며 진도아리랑을 부른다.가을의 인색한 햇빛과 심술 궂은 바람도 소리꾼 일가족의 「신명」에 슬그머니 잦아든다. 영화 「서편제」의 한 장면이다.『혼으로 익힌 자만이 그곳의 몇천년을 지향할 수 있다』(고은)는 남도의 정서를 이 영화는 빼어난 영상으로 보여준다.그 남도의 정서를 바탕으로 한 판소리의 미학도 『보여준다』.판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보여준다는 점에서 「서편제」는 영화로서 성공하고 있다.남도 출신의 소설가(이청준·장흥)와 영화감독(임권택·장성)과 소리꾼(오정해·목포)이 만나 서편제 판소리의 마지막 명창 정응민·권진 부자를 배출해낸 보성의 소릿재주막에서 시작되도록 만든 영화.그리고 강원도 해안 마을에서 끝나도록 한 이 영화는 가장 한국적인 영화다. 소리로 품을 얻어 살며 전국을 떠도는 김유봉과 그의 수양딸 송화,그리고 수양아들 동호의 삶의 여정을 일제시대부터 시작해서 60년대까지 쫓아가는 이 영화는 복고적인 정서에 호소한다.그리고 소리꾼으로 득음하도록 하기위해 의붓 딸을 눈멀게 하는 아비의 집념은 얼핏 이해되지 않을수도 있다. 그럼에도 「서편제」가 지금 장안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일곱번씩이나 영화관을 찾은 할아버지가 있는가 하면 유봉의 장인정신에 감동받아 『내가 저토록 혼을 기울여 글을 쓰는가』 반성한다는 50대의 언론인도 있다.『제2의건국』을 이루어내는 개혁을 이끌기에 여념이 없는 대통령도 어제 이 영화를 감상했다. 반가운 일이다.『한국영화의 차원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이 영화를 계기로 국산영화도 이제 좀 기를 펴기를 기대한다.
  • 민음사 「동주열국지」(책의 해/우리가 만든 책:12)

    ◎출판사 자천도서 시리즈/공·맹·노자 등 저자백가의 사상/시인 김구용씨 8년에 걸쳐 번역 민음사(대표 박맹호)가 펴낸 「동주열국지」(김구용 옮김)는 국에서 처음 완역된 10권 짜리 대하역사소설이다.「열국지」는 기원전 8세기 주선왕에서 부터 기원전 3세기 진시황의 통일천하까지 오백오십년 동안의 중국 역사를 담고 있다.「삼국지」는 「열국지」의 이야기를 이어받고 있는 셈이다. 「열국지」의 배경은 춘추전국시대이다.세계사상 보기 드문 암흑기인 이 시기에 공·맹·노·장·묵·순을 비롯해 법가·병가 등 제자백가가 쏟아져나와 동양사상 황금시대를 이루었다.「열국지」는 바로 1천여명에 이르는 이들의 이야기로 아직까지도 동양 저작의 근간을 이루는 수많은 고사·성어가 녹아들어 있다.「토사구팽」이라는 「사기」에 나오는 한 토막을 최근의 정치상황에 빗댄 정치인의 발언 이후 중국고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열국지」가 다시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이다. 그러나 이처럼 유행을 타는 출판계의 바람 속에서도 「열국지」가 비교적 상업주의적인 냄새를 덜 풍기는 것은 바로 김구용이 우리말로 옮겼기 때문일 것이다.「열국지」는 홍콩판 오계당 「동주열국지」와 상해판 「회도동주열국지」의 두 판본이 전한다고 한다.구용은 앞의 것을 위주로 옮겨 책이름도 「동주열국지」가 됐다. 구용의 「열국지」는 고은이 『말이 번역이지 그동안 죽어있던 「열국지」가 구용 시인을 만나 다시 살아난 문학』이라고 했을 만큼 우리말 번역의 성공사례로 꼽힌다.구용은 서문에서 『2백자 원고지 근 1만5천장을 더럽히는데 8년이 걸렸다.그동안 번역을 중단한 일도 세번이나 있었다』고 회고하고 있다.구용이 이 책을 번역하는데 들인 공을 잘 설명해주는 말이다.구용시인의 문학작업에 대한 결벽에 가까운 꼬장꼬장함은 「열국지」로 인연을 맺은 출판사에서 그에게 새 시집을 내자고 했을때 『시집은 시인이 자기 돈을 들여 정성껏 만들어 마음에 맞는 이들 끼리 돌려보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완곡히 거절했다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민음사 박대표는 『이 책은 지난 1964년어문각에서 내놓아 절판된 것을 1990년 문장을 한글세대에 맞게 고쳐 다시 내놓은 것』이라면서 『우리로서는 드물게 개정판을 낸 것은 사장되어서는 안될 꼭 읽혀져야 할 책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수준급 방화 미·홍콩영화에 도전

    ◎「서편제」 등 5편 4∼5월 잇따라 개봉/아카데미 후보작·무협물과 대접전 미직배영화와 홍콩영화가 극장가를 양분하고있는 가운데 모처럼 한국영화가 끼어들어 치열한 3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최근 촬영을 마친 「서편제」를 비롯,「웨스턴 애비뉴」「무엇에 쓰는 물건인고」「화엄경」「살어리랏다」등 한국영화 5편이 4∼5월 일제히 개봉에 들어가는 때문.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대부분 주제의식및 작품성이 뛰어난데다가 흥행성까지 평가받는 역작들이어서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다. 이 가운데 이청준의 원작소설을 영상화한 「서편제」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임권택감독이 같은 맥락에서 연출한 야심작.판소리라는 한국 고유의 전통음악을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로 몰락해가는 대중예술의 역사를 떠돌이 소리꾼들의 삶속에서 표현했다.말하자면 이 영화는 판소리라는 음악장르를 단지 미학적 관심의 대상으로 보는것이 아니라 현대 한국의 문화사속에서 그것이 차지해온 위상의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헤어짐과 만남,사랑과 그리움등의 드라마 구조 또한 판소리와 멋지게 어우러져 한국적 정서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영화로 김명곤과 신인 오정해가 열연했다. 「웨스턴 애비뉴」는 재미교포 작가이자 영화학도인 오현미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토대로 장길수감독이 연출한 LA폭동 소재의 영화.미국 이민2세인 매리앤의 삶의 행로를 통해 이민세대들의 신문화 행태와 소수민족,특히 한·흑간의 갈등등을 조명했다.LA 폭동장면에 대한 다양한 자료화면을 확보해 사실성의 획득과 새로운 제작장비를 활용해 표현의 극대화를 꾀하는등 새로움을 추구한 화제작으로 꼽힌다.특히 3억원이 투입,오픈세트에서 촬영된 폭동장면은 영화속의 압권을 이룬다.강수연 정보석 자니윤 박찬환외 C J 리슬리,클라이드 존스,조슈 스톨베르그등 할리우드 연기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또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는 고전해학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촌담해이」 가운데 한편을 영화한 작품.「촌담해이」는 조선조 성종때 당대의 문장가 강희맹(14 24∼14 83)이 쓴 대표적인 저서로서 한국민화집 가운데 10대 기서의하나인데 이 영화는 그중 「하용물야」를 원본으로 했다.「하용물야」는 당시 개가금지법으로 인해 수절이란 이름으로 본능을 강압당한 수많은 여인들의 한을 글로써 풀어주기위해 쓰여진 것으로 샤머니즘과 에로티시즘의 접합선상에서 절묘하게 엮은 내용.구구절절이 웃음과 눈물이 끊이지않는 고전해학의 진수이다.양병간감독이 연출했고 김문희 이미지 이상일 김윤아등이 출연했다. 「화엄경」은 고은원작을 장선우감독이 영상에 옮긴 불교소재의 영화. 버려진 어린 나그네 선재를 통해 진리란 무엇이고 참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그리고 과연 슬픔이란 무엇인가를 조명했다.원작이 갖고있는 뼈대만을 추려 우리시대 우리의 이야기로 그린 영화로 오태경 김은미 김혜선 원미경 이혜영 이호재 독고영재등이 공연했다. 「살어리랏다」는 윤삼육 원작 각본 감독작으로 인간의 존엄성을 주제로한 액션 시대물.조선조 수구문밖 백정촌에 사는 망나니의 기구한 생애를 통해 인간이하의 대우를 받고 살아가는 천민의 삶과 당시 지배자와 피지배자간의 알력과 폭력을 담았다.역동적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이덕화 이미연 장항선등이 주역을 맡았다.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화제작과 수준급 홍콩무협물이 주름잡고있는 극장가에 모처럼 도전장을 낸 이들 영화가 관객들의 발길을 얼마나 끌어모을는지 간심을 모은다.
  • 김민기/음악생활 22년 결산음반 출반

    ◎CD·LP·카세트테이프 등으로 제작/그동안 작사·작곡했던 가요 직접 불러/미발표 「철망…」 방송금지곡 「꽃피우는…」도 수록 우리 가요사의 고전으로 평가되는 「아침이슬」의 가수 김민기(41)의 노래가 4장짜리 전집앨범에 수록돼 나왔다.(주)서울음반에서 내놓은 이 결산앨범은 지난 71년 데뷔음반 이후 22년만에 자신의 작품을 직접 불러 출반한 것으로 CD LP 카세트테이프등 모두 3종류로 제작됐다. 80년대 이후 주로 노래극이나 아동용 뮤지컬등을 발표하거나 음악감독으로 활동해온 그가 직접 노래를 부르기는 데뷔앨범 이후 이번이 처음.2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친 그의 이번 앨범에는 그동안 구전으로만 알려진 노래들과 공윤의 심의거부로 음반화되지 못했던 가요·작사 작곡자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발표됐던 노래등 뮤지컬 형식의 긴 곡들을 제외한 그의 거의 모든 작품 40곡이 실려있다.이 가운데 특히 「철망앞에서」는 지난해 남북예술단 교환방문 계획 당시 피날레곡으로 만들었다가 공연자체가 무산돼 빛을 보지 못했던 유일한 미발표곡이며시인 고은이 노래말을 붙인 「가을편지」와 송창식 작곡의 「내나라 내겨레」를 제외하곤 모두 자신의 작품이다. 이번 음반출반은 오랫동안 「구전」의 문화로서 존재해왔으며 그래서 늘 현실이기보다는 「신화」에 가까웠던 그의 노래들이 작자 자신에 의해 비로소 제모습을 드러내게 됐다는 점에서 특기할만 하다.더욱이 이 음반은 단순히 한 개인의 창작물 정리라는 차원을 넘어 한 시대의 문화적 흐름을 주도했던 정신사적 흔적을 살필수 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의의를 갖는다. 이번 전집앨범가운데 1집에는 저항가요의 상징으로 꼽히는 「아침이슬」「을 비롯,그에게 처음으로 방송금지곡의 굴레를 씌운 「꽃피우는 아이」,말의 오염을 경계한 「잃어버린 말」,실천적 인간형을 제시한 「아름다운 사람」,고교시절에 만들었다는 「친구」,가수 최양숙이 부른 「가을편지」등 11곡이 실려있다.2집에는 그 스스로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던 곡을 동료가수 한돌이 찾아내준 「눈산」을 포함,「새벽길」「철망앞에서」「바다」「고향가는 길」등 11곡을 담았다. 가장 대중적인 곡들이 수록된 3집에는 양희은의 목소리로 널리 알려진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로 시작되는 「상록수」,80년이후 「군인」이란 노래 말 대신 부르는 층에 따라 「투사」「교사」「농민」「노동자」등으로 다양하게 바뀌어 불렸던 「늙은 군인의 노래」,김지하의 희곡 「금관의 예수」도입부에 나오는 시를 토대로 작곡한 「주여,이제는 여기에」등 9곡이 담겨있다.또 4집에는 구전동요의 분위기를 살린 놀이요 「고무줄놀이」,어린이노래극 「개똥이」중에 나오는 「날개만 있다면」,반전의식을 시적 가사에 담은 「작은 연못」,동화적 선율의 「백구」등 9곡이 수록돼 있다. 이 음반제작에는 조동익(베이스기타),김광민(피아노),노영심(신디사이저),김영석(드럼),김덕수(장구)등이 참여했으며 장필순 한영애 안치환 김광석등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이 목소리를 보탰다.한편 김민기는 지난 90년 「겨레의 노래」사업단 총감독을 맡아 대중앞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드러냈으며 91년부터는 대학로 학전소극장을 열어 운영해오고 있다.
  • 41,886명 대사면 단행/건국 최대규모

    ◎문익환·유원호·김철호씨 포함/새달 「전과기록 말소법」 제정/경미사범 5백만명도 혜택 정부는 6일 공안·시국사범과 일반사범등을 포함,모두 4만1천8백86명에 대해 대사면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사면대상은 공안및 시국사범 5천8백23명과 일반형사범 3만6천63명에 이르러 건국이래 사상 최대규모이다. 정부는 이날 상오 청와대에서 김영삼대통령 주재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대사면을 의결했다. 출소자들은 이날 상오10시부터 전국 35개 교도소에서 일제히 출소했다. 정부는 또 이번 대사면조치와 함께 향토예비군법위반등의 혐의로 벌금이하의 형을 받거나 기소유예·무혐의 처리된 5백여만명에 대해서도 오는 4월 관계법규를 고쳐 컴튜터기록을 빠른 시일내에 삭제,전과기록을 말소키로 했다. 신건법무부차관은 이날 『국민 대화합과 획기적인 민주발전의 계기를 마련키 위해 은전 대상폭을 과감히 확대했으나 예외조치는 가급적 축소했다』고 밝히고 『특히 공안및 시국관련사범에 대해서는 갈등시대의 반목청산이라는 차원에서 죄질이 중하더라도 과감히 석방했다』고 설명했다. 사면대상자들을 유형별로 보면 ▲잔형면제 3천21명 ▲형선고 실효 3만1천1백26명 ▲감형 1천76명 ▲복권 2천9백87명 ▲사면및 복권 2천7백3명 ▲형집행정지 6명 ▲가석방·가퇴원 9백67명 등이다. 이에따라 이날 실제 출소한 사람은 일반형사범 1천9백88명과 공안사범 1백44명등 모두 2천1백32명이며,유형별로는 ▲잔형면제 1천1백59명 ▲형집행정지 6명 ▲가석방 7백63명 ▲가퇴원 2백4명이다. 이번 조치로 밀입북사건관련 문익환목사(75)와 유원호씨(63),전 명성그룹회장 김철호씨(55)등이 특별가석방됐고 ▲박문재씨등 70세이상 장기복역 좌익수 6명 ▲부산 동의대 방화사건관련자 10명 ▲정원식총리 폭행관련자 7명 ▲「전교조」관련 이부영·이수호씨 ▲「전민련」공동의장 한상렬씨 ▲한미문제연구소결성사건 관련 김현장씨등 1백38명이 특별가석방됐다. 또 밀입북기도사건 관련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한겨레신문 고문 이영희씨,시인 고은씨,홍근수목사,안동수 전KBS노조위원장등 KBS사태 관련자 11명등 이미 풀려난 공안및 시국사범 5천6백여명에 대해서는 복권조치가 취해졌다. 아울러 성폭행한 의붓아버지 살해혐의로 집행유예와 함께 직권보석으로 풀려난 김보은양은 특별복권됐고 함께 구속돼 5년형을 받은 김진관씨(22)는 특별감형 됐다. 또한 5공비리 청문회때 증언거부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 사회정화위원장 김만기씨(63)는 특별사면및 특별복권됐다. 그러나 임수경양 밀입북조종혐의로 복역중인 임종석·박종렬·전문환씨등 「전대협」간부들과,밀입북사건의 서경원 전평민당의원,「사노맹」관련자,유서대필사건의 강기훈씨등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또 이재근 전평민당의원등 뇌물외유사건및 수서사건관련자,박종철고문치사사건 관련자,김근태고문사건 관련자,대학입시부정사건 관련자등과 조직폭력배등 민생치안사범도 제외됐다. 이밖에 서석재 전민자당의원등 선거사범도 제외됐다.정부는 이와함께 형기3년이하의 징역,금고형의 경우 10년으로 된 형실효기간을 5년으로 단축하고 벌금형의 경우 형집행종료 또는 형집행면제후 3년으로 된 실효기간을 벌금선고후 무조건3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 「미전향」 6명 등 공안범도 대상/「3·6대사면」 누가 풀려났나

    ◎총리폭행 7명·이수호·이부영씨/잔형면제/이영희­고은·김남주­홍근수씨/사면·복권 6일 단행된 대사면 조치는 해방이후 69번째로 단행된 사면으로 혜택을 입은 4만1천8백86명은 규모면에서도 13대 대통령취임때의 7천2백34명이나 12대 3천2백30명에 비해 6∼12배에 이른다.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62년 5·16 1주년기념 당시의 2만1천9백10명보다도 2배 가까운 사상 최대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밀입북사건의 문익환목사와 유원호씨를 포함,13대 대통령취임때 1천7백31명의 3배가 넘는 5천8백23명에 달하는 공안·시국사범에대해 대폭적인 은전을 베품으로써 묵은시대의 갈등과 반목을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있다. 법무부는 공안·시국사범의 경우 원칙적으로 관련자 전원을 대상으로 사면해당 여부를 검토,반국가단체구성등 전형적인 반국가사범과 남파·월북간첩·극렬 폭력사범을 제외하고 최대한 관용을 베푼다는 방침아래 잔형집행면제,특별사면및 복권등의 조치를 취해 사회복귀의 기회를 주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문목사와 유씨를 비롯,김현장씨등 5명이 특별가석방됐고 복역중인 부산동의대사건 관련자 16명 가운데 10명이 석방되고 주동자급 6명은 감형혜택을 받았다. 또 정원식국무총리 폭행사건관련자 7명 전원과 「전교조」관련 이수호 이부영씨등도 잔형면제로 석방됐으며 「범민련 사건」의 홍근수·조용술씨,「한겨레신문 방북취재기도사건」의 이영희 한양대교수,「민족문학작가회의」사건의 고은씨,「남민전사건」의 김남주씨등이 사면·복권됐다. 70세이상의 미전향 장기복역수 6명을 형집행정지로 석방하고 재일교포간첩단사건 관련자 3명을 특별감형조치한 것은 일부 공안관계자와 국민들의 우려에도 불구,인도적 차원의 과감한 조처로 볼 수 있다. 이와함께 교통사고등 과실범과 향군법위반 등 경미한 행정법규위반사범으로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3만1천60명에 대해 국민기본권신장차원에서 대대적인 형선고실효 조치를 내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데 장애를 없앤것도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다. 한편 이번 대사면에 자신을 성폭행해 온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보은양(21)과 현재 징역5년형이 확정된 김양의 남자친구 김진관군(22)에게 각각 형선고실효와 나머지 형기를 절반으로 감형한 것은 정상을 참작해달라는 사회 각계의 탄원을 받아들인 것이다. 또 장영자 이철희사건과 함께 5공시절의 대표적인 대형 경제비리사건으로 징역15년을 받고 복역중인 김철호 전명성그룹회장을 특별가석방한 것은 오는 2000년 12월17일에 형기가 끝나지만 오랫동안 복역했고 이미 은전을 입은 장·이씨와의 형평을 감안한 조치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전사회정화위원장 김만기씨는 5공비리 청문회에서의 증언거부등 범죄사실이 개인적 비리가 아닌점이 참작돼 특별사면과 특별복권됐다. 정부는 그러나 김영삼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서석재 전민자당의원등 선거사범 전원과 국회 상공위 뇌물외유사건·수서주택조합비리사건 관련자들은 사면대상에서 제외시켜 공명선거 정착의지와 부정부패 척결의 의지를 보다 명백히 했다. 또 서경원 전평민당의원과 임종석 전「전대협의장」등 전대협 핵심간부,「사로맹」의 박기평씨(일명 박노해)등 이적단체 주동자들에 대해서도 국기수호 차원에서 관용의 혜택을 주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와함께 김근태 전「전민련」의장과 윤영규 전「전교조」의장은 각각 대선법위반으로 기소중지상태 및 수배상태에 있어 이번 사면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사면자 명단 ◇석방·감형된 주요 시국공안사범 명단 ◇시국사건 관련 주요 석방자 ▲하상호 이남우 김형수 이준경 이승석 이영재 송이근 조용우 신상만 정승호(부산 동의대사건) ▲박광렬 정원택 최원일 이용규 공승관 김의연 홍용희(국무총리 폭행사건) ▲송소연 김기수 김진혁 이련희 전상현(자민통사건) ▲김종진 김동찬 정갑득(현대자동차 불법파업 관련) ▲이수호 이부영(전교조 관련) ▲한상렬(전민련 공동의장) ◇시국사건 관련 주요 감형자 ▲무기징역↓징역 20년=윤창호(부산동의대사건) ▲잔여형기의 절반 감형=오태봉 박세진 김영권 이종현 이철우(부산동의대 사건)최원극 구해우 김동규 송규봉(자민통 사건) ◇간첩등 공안사범 석방자 ▲가석방=문익환 유원호(밀입북 사건) 김현장(한미문제연구소 결성사건)허동준 하태경(전대협정책위 사건) ▲형집행정지=고성화 권양섭 김명수 이종환 홍문거(이상 남파간첩) 박문재(북한탈출 기도사건) ◇간첩등 공안사범 감형자 ▲무기징역↓징역 20년=강용주(구미유학생 간첩사건)서순택(재일교포 간첩사건) ▲잔여형기의 절반 감형=박종열(전대협 정책위사건)서순은 고창표(재일교포간첩사건) ◇시국 공안사건 ▲이해학 홍근수 조용술(범민련사건) ▲고은태(민족문학작가회의사건) ▲이영희(한겨레신문 방북취재기도 사건) ▲안동수 김철수 고범중 전영일 엄민형 김영달 구릉회 김태준 김만석 이경희 최창훈(KBS 불법파업사건) ▲강기석 서명석 노광선(평화방송 불법파업사건) ▲홍성담(걸개그림사건) ▲신현준 이창휘 송주명(서사연사건) ▲강민조 박정기(강경대군 치사사건 관련 법정난동사건)
  • 국내 문학계간지들 「90년대 반성」 특집

    ◎시대변화 따른 민족문학 새 좌표 모색/문학사를 보는 관점의 재점검 등 다양 주요 문학계간지들이 최근 나온 봄호 지면을 통해 90년대 문학의 성격과 그 반성등을 각자의 입장에서 분석한 글들을 실어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복간5주년 기념호를 낸 「창작과 비평」은 「미래를 여는 우리의 시각을 찾아­다시 생각하는 민족문학,동아시아·세계질서」라는 내용의 고은·백낙청 대담을 실었다.시대변화에 따른 민족문학의 새좌표를 모색하기 위한 기획물이다.또 10년만에 소설을 발표한 송기원의 단편소설 「아름다운 얼굴」과 김지하 시인의 「예전엔」등 근작시 7편,김사인의 「김남주 시에 대한 몇가지 생각」등 오랜만에 접하는 이들의 글이 많이 실렸다. 「문학과 사회」는 지난해 가을호의 역사특집의 연장선장에서 「문학사에 대한 점검」을 특집으로 마련했다.새로운 방향설정을 위한 기초작업으로 한재영 울산대교수의 「소설사·언어사·소설 언어사」와 10년 단위의 시대구분문제를 비판한 김철 교원대교수의 「문학사의 지양과 실현」,하정일의 「80년 국문학연구의 현황과 90년의 새로운 모색」,문학사를 보는 관점 자체에 대한 점검과 그 대안을 제시한 김진석의 글들이 눈길을 끈다. 한편 「실천문학」은 최근의 소설·시와 리얼리즘을 본격적으로 분석한 글 3편을 특집으로 꾸몄다.문학평론가 김명인의 「실천적 리얼리즘론을 위하여」와 최두석의 「리얼리즘시 재론」,윤여탁의 「시와 리얼리즘 논의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과제」등이다.「작가세계」는 소설가 한수산 특집과 함께 그의 신작중편 「국경」을 실었으며 제2회 「작가세계문학상」수상작인 장태일의 「49일의 남자」를 전재했다.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생의 다른 곳에」등으로 많은 국내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체코 출신 소설가 밀란 쿤데라를 해외작가특집으로 다루었다.그러면서 그의 신작소설론 「판뉘르쥬가 더 이상 웃기지 않게 될 날」을 번역·소개하고 있다.
  • 시인 정현종씨(이세기의 인물탐구)

    ◎사물의 핵심 꿰뚫는 파격적 시어 계발/「도시기질」 집착… 신선한 지적감수성 돋보여/자제된 행동·감정처리… 「침묵의 미」에 눈뜬 사색형/생명있는 모든것 포용할 자세로 시작몰두 「특이한 지적 예리성」과 「황홀하게 축제화된 미적 감동의 세련된 형상화 작업」­. 65년3월 까다롭기로 유명한 시인 박두진씨의 화려한 추천사와 함께 정현종이 문단에 등단했을 때는 그는 당장 젊은 평론가들에게 둘러싸여 「경쾌한 에피큐리안」으로 지칭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빛나며 아름다웠던 추천시 「독무」는 젊은 날의 추억처럼 우리들의 가슴에 남겨져 잊을수 없는 명시의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그후 신촌역 부근이나 태평로 순화동 인사동 남산길등 그가 생계를 위한 직장을 전전하던 무렵 그는 서울의 어느 길목에 서있어도 당황하며 망설이는 모습,겨울날 빈들에 홀로선듯 눈가에 외롭고 춥고 공허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을 보고 시인 고은씨는 「수묵같은 눈동자」라 했고 평론가 김현은 「깨끗하고 맑은 눈」이라 했다. 눈끝이 치켜올라간,그러나 사납거나 날카롭거나 속된 기미는 찾아볼 수 없이 단순하게 「마음의 창」같은 눈이었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사색의 깊이를 짚어볼수 없는 신비감 때문에 그 속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 남에게 나를 드러내보이지 않으려는 겸허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명철의 기색인지는 짐작되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지나 여전히 싱싱한 탄력성을 지닌 시들이 「샘처럼 솟아나고 꽃처럼 피어나자」그의 눈빛은 허공 한 끝을 스치는 짧은 허무나 명철의 멋이 아닌 인간과 사물을 향해 직관으로 치닫는 눈빛,그래서 그의 시마저도 머리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그의 눈빛에서 빛으로 비쳐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형이상학적 초월 추구” 그가 사랑해 마지않고 또 그를 끈질기게 지켰던 김현도 「정현종은 형이상학적 초월을 꿈구는 에피큐리안」이라 했고 이 「에피큐리안」속에는 그의 시적 공간과 구조의 한계를 밝히려는 의혹이 다분히 숨겨져 있었으나 「한 시인이 자기특유의 시적 표현방법을 가지고 시적으로 높은 경지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그런 의미에서 정현종은 「한국 현대시의 표현법과 소재 면에서 큰 충격을 준 시인」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사막에서도 불 곁에서도/늘 가장 건장한 바람을,한끝은/쓸쓸해 하는 내 귀는 생각하겠지,/생각하겠지 하늘은/곧고 강인한 꿈의 안팎에서/약점으로 내리는 비와 안개,/거듭 동냥 떠나는 새벽거지를,/심술궂기도 익살도 여간 무서운/망자들의 눈초리를 가리기 위해/밤 영창의 해진 구멍으로 가져가는/확신과 열애의 손의 운행을,/…. 「곧고 강인한 꿈」 「약점으로 내리는 비」 「확신과 열애의 손의 운행」등등 파격적 시어들은 서정시와 향토시에 익숙해있던 독자들에게 느닷없는 경이를 안겨주면서 「사물에 대한 신선한 감수성과 독특한 서구적 조사법」이란 김현의 호평에 한결같이 공감대를 형성해갔다. 정현종은 전에도 그랬지만 후배들과 그의 제자들의 존경을 받고있는 지금도 「그의 유년시절을 완강하게 숨기고」그의 시의 고뇌가 주는 배경을 설명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때 이미 문학에서 「침묵에 가장 가까운 것은 시」이며 「시는말이 배제되지 않는 침묵의 공간」임을 알고 있었거나 「시는 시 자체일뿐」시를 이루는 배경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뜻으로 이를 묵살했는지도 모를 일이다.어쨌든 그는 어느 장소에서도 그의 시외엔 다른 말들은 별로 늘어놓지 않으려 들었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경기도 고양군 화전에서 보냈다.대광중때부터 다시 서울에 올라와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그이전 10여년을 서울 변두리에서 농촌생활을 했다고는 하지만 시골에서 와서 도시에서 세련되어 가는 사람들과는 달리 시어선택에서 보듯 완강하게 도시기질을 고집하는 형이다. 꾸밈없이 깍듯한 예의,낯선사람에 대한 낯가림,그러면서 자신의 할 바를 과장하지 않고 단정하게 해낸다. 집안은 엄격한 가톨릭 가문으로 가톨릭 본명은 알베르토.그러나 대학시절 채풀시간을 자주 걸러 칼바르트와 니버에 관한 리포트를 추가로 제출하여 뒤늦은 정식졸업을 한 에피소드가 있다. 중학교 시절에 살았던 만리동고개,카바이트 불을 밝혀놓고 책을 빌려주는 서점에 드나들면서 그는 보들레르의 「여인들의 술」처럼 「달랠길 없는 뜨거운 섬망」의 술대신 왕성한 독서에 빠져 그의 손가락이 넘기는 책장은 「슬기로운 회오리바람의 날개」였으며 그는 그 날개를 타고 「몽상의 천국」을 마음껏 누비는 사춘기를 보냈다. 종로2가 르네상스 음악실에선 바하의 「마태수난곡」에 탄복하여 무릎꿇었고 영화 「로얄발레」를 보고는 「육체가 저렇게 아름다울수 있는가」란 충격에 그는 「그 충격이 번개처럼 와서 내 자신의 육체에 우뢰로 흐르다가 감동의 전율」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말한다. 그는 지금도 발레에 미쳐 「이사도라 던칸 자서전」서문을 써주는등 춤은 마침내 「꽃의 침묵」이기를 기원하고 있다. ○음악·춤에 심취하기도 그러나 춤이나 음악에 대한 감동은 문학소년시절 누구가 접할수 있는 흔한 경험이겠지만 연대 숲에서의 그의 존재와 우주에 관한 이야기만은 이 시인만의 특징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일 수가 있다. 그는 수줍어하는 성격탓에 결핏하면 혼자서 울창한 숲속을 거닐었고 그날도 우연히 그속에 앉아있다가 돌하나를 집어 숲 저쪽으로무심하게 내던졌다고 한다. 「숲 위쪽에서 던진 돌은 저아래 어디엔가 떨어졌다.돌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지구무게만한 어떤 느낌이 마치 지진처럼 내속으로 지나가는걸 느꼈다.즉 내가 방금 던진 돌에 의해,나에 의해,여기서 저기로 옮겨진 돌에 의해 우주의 공간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그것이었다.내가 던진 돌하나가 우주의 균형을 바꾼다!」 그 소리는 그의 귀를 「깊이」열어주었고 그의 마음속에서 아마도 그의 육체가 땅에 떨어질때까지 그 소리를 듣게 되리란 것이다. 그는 부모님 타계후 집에서 나와 신촌에서 혼자서 자취를 했다.이 자취방에서 김현 김치수 김승옥과 어울려 거의 매일이다시피 꽁치안주와 소주에 빠져 그들은 문학을 논했던 것같다. 그러다가 72년 첫시집 「사물의 꿈」을 민음사에서 펴냈다. 이 시집으로 인해 그는 문단데뷔이후 처음,아니 난생처음으로 말할수 없는 감격의 순간을 맛보게 됐다고 자랑한다. ○자아·우주에 대해 사색 이 시집은 김현 김치수와 김병익 김주연 이청준 홍성원 황동규 황인철등 평론가 작가 시인 친구들과 「잿빛먼지 황급하게 불어대는 좌절감의 청량리 부근」에서 밤마다 술잔앞에서 내통해 마지않던 문단선배 고은씨가 돈을 모아서 내준 것이기 때문이다. 고은씨는 그가 시를 쓰지않으면 「시 쓰기가 얼마나 힘드는가」를 알면서도 그를 미워할만큼 「우리시대의 언어의 정령」과 만나고 있음을 자축하기 위해 그가 시집내는데 앞장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요즘도 술을 마신다.문지(문학과 지성사)사람들과,또는 동료교수들과 학생들과 호프집에도 간다. 단지 좋아하는 술을 평생동안 즐겨마시기 위해 폭음,폭주는 삼간다. 또 어느 자리에서나 두드러지지 않으려 든다.처신하는 바를 적절히 자제하고 운신의 폭을 파급시키지 않는다.웃음소리도 말소리끝에 「하,하,하,하」라고 문장을 읽는 것처럼 시늉만 할 뿐이다. 기계에 대해선 도무지 무지하여 다른 작가 교수들은 수년전부터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그는 오래지녀온 만년필 「쉐퍼」로 글을 쓴다.17년쯤 살고있는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에서 신촌까지 운전을 할줄 몰라 버스나 택시를 타고있다.가족은 부인 이유미씨와 그리고 아들 민우(연대4). 이렇게 감정내색을 좀체 하지않는 그도 89년 대학후배이자 제자인 시인 기형도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을땐 서대문 적십자병원 영안실에서 남들이 다 돌아간 뒤에도 새벽 2시까지 남아 허공에 잠깐 눈을 돌리는듯한 문단초기의 공허한 그늘을 눈가에 드리워 보였다. 다음해 그의 친구 김현의 죽음은 너무나 허탈하여 도무지 실감할수 없는 듯,「너는 아프냐…너는 아프구나」를 되풀이하더니 이른바, 맥주거품은 늘 왕관모양!/구름모양!부풀어 올랐고/그야 우리는 왕관부터 구름을 마셨으며/…의 김현을 위한 유명한 「황금취기」시리즈를 남기고 있다.김현은 문단의 「별」이었으며 그의 죽음은 문단전체의 통한이었다. 본래 익살스럽거나 짓궂은 구석은 없으나 그는 날이 갈수록 술을 마셔도 말을 줄이고 있다.그는 시인으로 사는동안 「상투적으로 사고하지않고 사물의 핵심을 투철히 바라보는자」 「불가능을 꿈꾸는자」이고자 꿈꾸는지도 모른다.또는 크리슈나무르티의 명상록을 번역하는 동안 말이 말하고자 하는 한계를 알게되었고 말의 그런 모습에 절망한 나머지 「침묵」의 아름다움을 누리고 싶은건지도 모른다. 그의 두 눈은 이제 「아는것」으로부터 마음껏 자유로워져 요즘은 인간과 사물과 그 주변을 둘러싼 모든 생명있는 것을 사랑하는 인류애의 눈빛,눈빛으로 비쳐오는 시가 아닌,삶에 대한 분노와 파란과 비애의 극복이 담긴,심장을 울리는 뜨거운 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 보 ▲1939년 12월 서울 용산 출생 정재도씨와 방은련여사의 3남1녀중 셋째(차남) ▲65년 연세대 철학과 졸업 현대문학지를 통해 시 「독무」「화음」「여름과 겨울의 노래」로 데뷔 ▲66년 「사계」동인 (황동규·박이도·김화영·김주연·김현) ▲70∼73년 서울신문사 기자 ▲74∼75년 미아이오와대 국제창작프로그램 자작시 「고통의 축제」영역 참가 ▲75∼77년 중앙일보기자 ▲77∼82년 서울예전 교수 ▲82년 스웨덴 스톡홀름대·핀란드 헬싱키대 개최 「현대문학 포럼」참가 ▲90년 샌프란시스코 휘트랜드재단주최 「문학회의」참가 ▲82년∼현재 연세대국문과교수 ▲72년첫시집 「사물의 꿈」(민음사),제임스 볼드윈 「또 하나의 나라」번역 출간,로버트 푸르스트·예이츠시선집 번역 ▲74년시선집 「고통의 축제」 ▲75년산문집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 ▲78년시집 「나는 별아저씨」(민음사) ▲79년크리슈나무르티 「아는것으로부터의 자유」번역 출간(정우사) ▲82년시론집 「숨과 꿈」(문학과 지성사) ▲84년시집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문학과 지성사) ▲89년 시집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세계사),산문집 「생명의 황홀」(세계사),파블로네루다 「스무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세계사) ▲92년 시집 「한 꽃송이」(문학과 지성사·이 시집으로 이상 문학상수상)
  • 문학평론가 이광호씨,민족문화권 젊은시인 작품 분석

    ◎민족문학/“탈이념 추구 서정성 확보”/80년대 선배시인들의 추상성 극복/현실직시로 새로운 문학정립 노력 조정국면을 맞은 90년대 문학의 현주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이른바 민족문학진영의 신예시인들이 발표한 시를 총체적으로 점검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문학평론가 이광호씨가 문학계간지 「창작과 비평」겨울호에 기고한 「절망과 희망의 전위:90년대의 젊은 시인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비평은 90년대 벽두에 활동을 시작해 최근 첫시집을 낸 젊은 시인 8명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특히 평론가인 필자가 민족문학권에 속해있지 않아 작품에 대한 평가가 보다 객관적일 수 있다는 견해들이 제시됐다.이글에서 다루고 있는 시인들은 정종목 신동호 김주대 박남원 오민석 이원규등 모두 8명.그는 이들 작품이 『당파성에 경도돼 도식성과 추상성이 노정됐던 80년대 선배시인들과는 달리 어법이 비교적 가라앉아 있고 체험적 진실로부터 배어나온 서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또 예민한 감수성과 다양한 시적 방법으로 각질화된 현실을 직시한 이들의 시는 90년대 초반의 젊은 시인들이 처한 정신적 입지를 드러내주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있다고 진단했다.특히 『생활영역에 대한 관심과 체험적 진실의 천착,구체적·시적 형상으로 제시된 풍부한 서정성,관념적인 당위적 인식을 딛고 확실한 희망에 기대려는 태도는 민족문학의 내일을 일구어나가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그러나 이들 시에서는 80년대 선배시인들이 보여준 파괴력과 준열한 시대정신의 체현이 결여돼있음도 간과하지 않고있다. 그는 이들에게 주어진 두가지 문학사적 요청을 제시했다.진보적 문예운동의 활기를 이어가면서 역사적 전망을 재구성하는 것과 자기반성 구조가 결여된 80년대 시의 이념편향성이 가져온 추상성을 견제,민족문학의 토착적 전통과 유산을 재해석하는 일이다.또 이글은 고은 신경림 이시영 김명인등으로 이어지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이들 젊은 시인들의 시는 『우리문학의 토착적인 전통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80년대시인들을 대체할 수 있을만큼 시적 역량이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작품속에서 80년대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읽어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그러한 가능성은 민족문학진영의 젊은 시인 30여명이 지난 9월 「시와 인간」동인을 결성,창작집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를 펴내고 변화된 문화지형속에서 「민족시」의 새좌표를 모색하고 나선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시집 머리말을 통해 이들은 어떠한 패권주의나 배타적 문학논리도 거부하며 민족문학의 이념적 정당성에 대한 과신이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우리삶의 일상성 이면에 도사린 모순과 허구성을 깨뜨리는 가운데 앞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리고 실천문학사에서 최근 나온 이재무 서홍관등 두사람의 시집 역시 변화된 민족문학권의 좌표설정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 화가 박고석씨(이세기의 인물탐구)

    ◎가식과 물질 탐하지 않는 「산의 화가」/웅대한 산의 정기 힘찬 붓놀림으로 표출/세상잡사에 초연… 「자유 예술인」으로 살아.과묵함 속에서도 친구들 위하는 따뜻한 마음 가득 그가 한 문장으로 길게 말하는 것을 들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시인 고은씨는 『그와 함께 있으면 나 자신은 왠지 혼자서 돌아가는 음반(음반)같을 때가 있다.그는 그 음반의 소리를 들을 뿐』이라고 했을 정도다.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이나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말없이 자유스럽게 움직이는 이가 있다면 그가 바로 「산의 화가」박고석씨다. 그는 60년대에 접어들면서 줄곧 「산」에만 집착해 왔다. 도봉·북악 백양산에서 설악·치악·한라산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명산은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데가 없다. 그의 산은 질풍같고 어느 때는 성난파도와도 같다. 안료가 범벅이된 힘찬 붓자국이 선명하게 지나간 화면을 바라보노라면 싱싱하게 살아있는 산의 정기가 꿈틀거리듯 압도해 온다. ○60년대후 산에만 집착 순간의 감동을 놓칠세라 그 웅대장려함을 작가는 단숨에 끌어안는 식으로 캔버스에 담아낸다. 봉우리와 봉우리,구릉과 구릉 사이로 때론 황금빛,때론 벚꽃빛 구름이 여울져 흐르고 하늘은 지중해의 사파이어로 산의 배경을 이루어 놓고 있다. 특히 그가 애착하는 설악의 용틀림같은 산맥은 마치 베토벤의 장엄미사곡을 듣는 듯한 비장감마저 던져준다. 60년대 후반까지 박고석씨 화실은 지금의 안국동 백상기념관 자리인 공간사랑 건물안에 있었다. 가죽바닥처럼 매끄럽고 긴 복도를 지나면 왼쪽 코너에 화실이 있었고 그곳에는 시인 김수영·구상·고은씨와 고은씨를 따라 소설가 최인훈씨,그리고 첼리스트 전봉초씨가 드나들곤 했다. 그들이 오면 박고석씨는 『어?』큰 눈을 껌벅한다.「왔느냐 반갑다」는 뜻이다. 그리고 술병을 잡아 들어보이며 커피잔에 술을 따라 건넨다. 모두들 가난했던 시절,그 화실에는 술과 함께 중국집에서 시켜온 군만두와 땅콩 부스러기가 널려있곤 했다. 그후 70년에 들어서자 그는 원남동 창경원 돌담길에 위치한 인수빌딩 4층으로 화실을 옮겼다. 먼저 화실보다 넓고 환한데다 창경원이 뜨락처럼 내려다보이는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그의 부인 김순자씨는 미국으로 의상공부를 하러 떠나고 정릉집은 4남매에 맡겨둔 채 그는 노상 이화실에서 기거하는 듯했다. 화가는 화가대로,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마치 소설을 쓰기위해 일부러 설정해놓은 가족구성 처럼 그 가족은 저마다 외롭고 썰렁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중에 안 얘기지만 김순자씨는 아이들과 남편과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러 미국행을 했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의상 공부를 끝내고 워싱턴에 드레스숍을 열게되자 그는 자녀들을 하나씩 데려다 그곳에서 공부시켰다. 그때도 박고석씨는 도무지 말이 없어 왜 부인이 미국에 갔는지 왜 아이들이 이따금 보이지 않는지 아무도 몰랐고 이런것을 물으면 그는 그냥 씩 웃을 뿐이었다. 박고석씨는 생활이나 자녀학비에 관심없이 삽화료만 생겨도 조선일보뒤 아리스다방으로 달려가 친구들에게 술사는 것으로 낙을 삼았다.집에선 굶어도 그의 화실엔 친구들을 위한 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번은 딸아이 은령의 중학교등록금을 내야 한다니까 『걔가 벌써 그렇게 됐냐?』하는 식이다. 김순자씨는 그런 남편을 원망해본적이 없다.『남편은 예술가이니 당연히 그런 일은 모른다』고 생각한다. 자녀들도 학비 한번 제대로 주지않은 아버지를 섭섭해 하기는커녕 『아버지는 화가이고 자유인·자연인』이라고 존경한다.지금 훌륭하게 자란 4남매의 효도는 넘칠듯 극진하기만하다. ○74년,20년만에 개인전 박고석씨는 74년,20년만에 몇번이나 망설이고 미뤘던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모처럼 연 개인전에서 그는 대자연의 황홀한 절경속에서 끓어 오르는 작가의 격정을 담은 「산 시리즈」를 선보였다. 사람들은 산처럼 듬직한 화가의 산그림에 매혹되어 그때부터 그를 「산의 화가」라 불렀다. 그는 어린시절 모란봉과 대동강이 있는,자연조건이 아름다운 평양에서 나고 자랐다. 본명은 박요섭.성경에 나오는 요셉이 그의 이름이었으나 중학교 시절 심산의 낡은돌(고석)이란 예명을 스스로 지어 가졌다. 평양교계의 인물인 박종은목사와 김승은여사의 아들 4형제중 막내.숭실중을졸업하던해 아버지가 큰형을 데리고 상해로 망명하자 비뚤어진 사춘기를 보냈고 35년 도쿄에 유학,니혼대 예술학부 미술과를 나와 동경 팔척화랑서 첫 개인전을 여는등 44년까지 도쿄에 머물렀다. 해방과 함께 중학동창인 전봉초(첼리스트) 서종일(성악)과 함께 월남,그이후 망명떠난 아버지와 큰형,어머니와 두형 등과는 영원한 이산가족이 되었다. ○부친망명으로 생이별 6·25의 와중에서 친구소개로 만난 김순자씨와 결혼.김순자씨는 건축가 김수근씨(86년작고)의 친 누님이기도 하다. 결혼후 부산피난시절의 고물시계장수 이야기는 51년 제작한 「범일동 풍경」에 잘 나타나 있다. 「헌 석유궤짝위에 헌 고물시계 몇개를 나란히 펴놓고 팔았으나 엿장수도 거들떠보지 않았다」(신동아 70년 6월호)는 수필이 그것이다. 박고석씨는 이른바 예사로운 성격은 아니다.그의 과묵으로 인해 그가 무엇을 얼마만큼 생각하고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지는 또박또박 설명할 수가 없다. 단지 격식을 싫어하고 쓸데없는 치장을 역겨워한다.집도 비바람만 들이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넓은 터에 지은 정릉집은 그야말로 이리저리 판자를 얽어맨 바라크에 불과했다. 다만 책만은 산더미처럼 쌓여 그가 한때 동서양의 명작을 난독(난독) 섭렵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0년 4자녀의 유학을 마치자 김순자씨는 16년간의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정릉집과 원남동 화실을 정리하여 83년 명륜동4가 대학로 건너편에 처음으로 아틀리에가 있는 살림집을 장만했다. 김수근씨가 매형을 위해 직접 설계 감리한 독특한 건조물이었으나 이때도 그는 디자인과 장식을 생략하라,살림집과 아틀리에가 독립되도록 현관을 따로 내라,「내집 가지고 건축연습하지 말라」고 처남을 나무랐다. 그해 그는 갑작스러운 순환기계통의 이상으로 보행이 부자유스러운 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산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의 산이란 평생의 과제로 선택할만한 경이의 대상이었다. 산은 말없이 그곳에 엎드려 있으나 한순간도 그에게 같은 감동을 준적이 없었다.사계는 물론 어제와 오늘,아침과 저녁이 다른 변화불측은 화가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아 놓아주지 않는다. 최근의 그의 산은 적묵(적묵)의 기법과 처절하리만치 깊고 짙은 임리의 설채로 소나기가 지나간후의 씩씩한 젊음을 살려내고 있다. 그는 90년 고희를 넘긴 화업기념으로 현대화랑에서 역시 「산의 시대」 개인전을 벌였고 개인전이후 강원도 설악동에 작업실을 마련해서 그곳에 머무르다가 부부가 손을 잡고 두어달에 한번정도 서울에 올라온다. 그리고 동숭동 난다랑에 나타나 커피를 마시거나 「맛있는 점심」을 찾는 만년의 행복을 누리기도 한다. ○설악동에 작업실 마련 그의 걸음걸이는 불편하고 말씨는 어눌하나 설악동에선 거의 하루도 빼지않고 울산바위밑에 화구를 펼쳐놓고 산과 바다를 바라보면서 산에 대한 용솟음치는 열정을 정온으로 다스리고 있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 도다.너의 생명이 무엇이냐,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사라지는 안개인것을­. 한때 분노로 원망했던 부친이 들려준 이 성경 한구절이 어쩌면 평생동안 그를 지배했기 때문에 그는 뭇형식과 가식과 물질을 탐하지 않고 산처럼묵묵하고 정직하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는 이제 표현주의와 야수파적 미학이 돋보이는 도정을 지나 관조적 여운이 감도는 소박한 화경(화경)에 이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단 한점,그를 버리고 간 부친과 두고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도원의 산을 기도로써 그려내려 하고 있다. □연보 ▲1917년 평양에서 출생.목사인 박종은씨와 김승은씨의 아들 4형제중 막내 ▲숭덕소학교·숭실중 졸업 ▲35년 도일 ▲39년 니혼대 예술학부 미술과 졸업 ▲40∼42년 일본서 격조전 창립동인전 연구회출품 ▲43년 도쿄 팔척화랑서 개인전 ▲45년 월남 ▲48년 대광고 미술교사 ▲51년 부산서 현대한국회화전 ▲52년 이봉상 손응성 한묵 이중섭과 구조전 창립동인전 ▲〃 (부산)휘가로다방서 개인전 ▲53년 홍대 미대 교수 ▲〃 손응성 이봉상 이응로 이정규와 5인전 ▲55년 중앙대 미대(미술학과장) ▲52∼62년 유영국 황염수 이규상 한묵 천종자와 모던아트전(연6회 출품) ▲60년 국전 추천작가 ▲65년 세종대 미대교수 ▲67∼76년 구상전 출품 ▲69년 국전운영 자문위원 ▲74년 개인전 공간개인전 ▲83년 개인전(현대화랑) ▲89년 한국미술협회고문 ▲90년 화집 발간및 개인전(현대화랑) 한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
  • 가장 좋아하는 작가·작품/이문열/「소설 동의보감」

    ◎출협,「독서주간」 맞아 독자·평론가·교수 대상 조사/이외수·조정래씨 등 베스트셀러작가 상위랭크/「소설 토정비결」「사람의 아들」「태백산맥」 10위권에 우리나라 독자들이가장 좋아하는 국내작가는 누구일까.또가장 감명깊게 읽힌 우리소설은 어떤 작품일까.대한출판문화협회는 제38회 독서주간(24∼30일)을 맞아 전국의애독자와 문학평론가,교수등 전문가 7백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가 좋아하는 우리작가,우리소설」설문조사를 통해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준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거론된 작가는 총1백55명이었으며 작품집은 2백11편에 이른다.인기작가로는 이문열이 첫손에 꼽혔다. 작품으로는 「소설동의보감」(이은성)이 베스트소설자리를 차지했다.이가운데 5명이상으로부터 추천받은좋아하는 작가는 모두 53명.순위별로는 이문열 이외수 조정래 황석영 이청준 박완서 김홍신 한수산 박범신 최인호등 70년대이후 대중적 인기를 누려온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10위권안에 들어갔다. 여류작가로는 박완서씨가 6위를 차지한데 이어 박경리 양귀자 윤정모씨가 나란히 11∼13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무정」의 춘원 이광수와 「소나기」의 황순원이 각각 15위와 18위에 오른 것도 특기할만한 현상으로 풀이됐다. 베스트셀러로는 「소설동의보감」(이은성),「잃어버린 너」(김윤희),「소설토정비결」(이재운),「벽오금학도」(이외수)와 같은 역사소설과 대중소설이 상위권을 형성,우리 독서계의 대중적 취향과 반응을 그대로 나타냈다. 그러나「태백산맥」(조정래),「장길산」(황석영),「임꺽정」(홍명희),「토지」(박경리)같은 우리 소설사에서 손꼽히는 대작들이 모두 10위권안에 들어 서사적 진폭이 큰 작품들이 여전히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것도 주목할만했다. 베스트작가로 꼽힌 이문열은 좋아하는작품조사에서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사람의 아들」,「젊은 날의 초상」등 초기작품과 최근작 3편이 각각3,4,7위에 올라 작가적 인기도와 작품성을 함께 인정받았다.이문열은 이밖에 「영웅시대」,「금시조」등 무려 8편의 작품이 고루 인기작으로 지목되는 영예를 안았다. 조정래의 경우「태백산맥」한 작품만으로 좋아하는 작가 3위에 올랐고 한수산 박범신 최인호는 뚜렷하게 감명을준 작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작가10위안에 들어 고정적인 독자층 확보에 성공한 대중작가로의 입지를 보여줬다.이밖에 이병주 김동인 홍명희 고은등원로작가가 좋아하는 작가에 꼽혔으며 임철우 고원정 김영현 정도상 김한길등80년대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인 신세대작가들도 인기작가군에 합류했다. 문학평론가 권령민교수(서울대·국문학과)는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특기할만한 사실은 우리 독자들이 작품내용이나 경향이 자신의 성향과 부합될 경우 특정작가를 좋아한다는 점』이라고지적한다.그러면서 『이같은 주관적 취향은 독자층의 개성이 점차 뚜렷해지고있음을 말해주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출판문화협회는 다음달2일부터 8일까지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92서울도서전 특별기획전」코너에 이번에 선정된 작가의 모든 소설집을 전시할 계획이다.
  • 외언내언

    『푸르다 푸르다 붉어진 누이년 입술』­조승기시인은 홍도를 이렇게 읊기 시작한다.그는 이어 『달빛 배어 더욱 붉어진 누이년 울음』이라면서 시를 맺는다.◆영암질이 검붉은 바위섬 홍도.꼭두서니 저녁 노을을 받으면 더욱더 발갛게 수줍어져 버리는 섬이다.조화옹이 혼자만 감상하려고 서해 외딴 물위에 펼쳐 놓았던 커다란 수석의 전시장이라 할까.고은시인은 『절해의 미인』이라 했지만 태고로부터의 풍상을 이겨 내려오는 의연한 공자의 모습이기도.기암절벽의 절경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물고기가 보이는 파란물.그것은 천연의 수주관이다.◆유람선이 돌며 보여주는 홍도십경.흡사 동화의 세계를 노니는 듯하다.구멍바위·거북바위·만물상·돌문·부부탑….탕건바위는 옛날 귀양살이 왔던 양반이 절경에 놀란 나머지 탕건을 떨어뜨려서 굳어진 것.용왕이 벌이는 잔치에 왔던 원숭이가 홍도의 아름다움에 취해 용궁에도 못가고 돌로 굳은 것이 원숭이 바위이다.구멍바위(남문)굴문을 통과하면 1년내내 더위 먹지 않고 소원성취하며 고깃배는 만선을 이룬다고 했다.◆삼국시대 중국과 무역을 하는 뱃길의 기항지가 되었던 섬.여기 쉬면서 항로의 안전을 용왕님께 빈 다음 동남풍을 기다렸다가 뱃길을 잡았다.목포에서 서쪽으로 1백15㎞이니 그야말로 절해고도.지금도 쾌속정으로 2시간남짓 달리는 거리이니 옛날에는 어려운 뱃길이었음을 알게 한다.중국을 오가던 옛사람들은 그러나 홍도 풍란의 향기를 알았다.뱃전으로 난향이 와닿으면 홍도가 가까웠음을 10리밖에서도 기뻐했다는 것이니까.◆최근의 한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국내 휴가지 1순위가 홍도인 것으로 나타난다.2위가 제주도,3위가 설악산이었다.조화옹의 숨겨논 비경이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그러모은 것.이여름 많이 몰려들 듯싶다.보고 감탄만 하고 와야 할텐데 더럽힐라….
  • 주택은행 오늘 창립 25돌/주택금융 전담… 수신13조 “최고”

    주택은행이 10일로 창립 25주년을 맞는다. 67년 한국주택금고로 출발해 69년 1월 한국주택은행으로 이름을 바꾼후 주택금융 전담은행으로 자리잡기까지 주택은행의 발전사는 우리나라 주택금융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국민주거생활 안정과 복지증권을 위한 정부시책에 따라 법정자본금 1백억원,임직원 1백78명으로 시작한 주택은행은 지난 6월말 현재 법정자본금 3천억원,임직원 1만3천여명으로 성장했으며 우리나라 총주택 8백만가구의 3분의1이 넘는 2백98만가구에 24조원의 주택자금을 공급,집없는 사람들의 주택난 해소에 크게 기여했다. 주택자금 조달을 위해 업무영역을 외국환·신탁·증권업무에까지 확대해 후발은행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총예수금 13조원을 달성,국내 예금은행중 수신 최고은행으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 1월에는 자행출신 은행장인 제11대 김재기은행장 취임을 계기로 주택자금 대출제도와 경영면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 만해학회 이달말 정식출범/한용운 불교·문학·독립사상 집중연구

    ◎한계전교수등 각계인사 40여명 참여/「만해학보」발간·회원모집등 기념사업 펼쳐 만해 한용운의 불교사상과 문학사상 독립사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만해학회」가 오는 30일 상오11시 만해의 고향 충남 홍성군 결성면 동헌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 출범한다. 만해 한용운은 불교와 독립사상에서도 많은 업적을 남긴 사상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에선 만해에 대한 연구가 문학분야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해학회는 이같은 실정을 감안,각계의 전문가가 만해의 불교·문학·독립사상을 연관지어 체계적이고 깊이있게 파고든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문학분야에서 한계전(서울대·국문학) 김재홍(경희대·〃) 김선학(동국대·〃) 최동호(고려대·〃)교수가 참여하고 있고 전보삼(신구전문대·국민윤리) 허우성(경희대·불교철학) 김상현(교원대·불교사)교수등 불교학관련 교수와 소장학자 40여명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고문으로는 만해스님의 제자인 김관호씨와 시인 고은,서울대 김용직교수,연세대 신동욱교수 등이 추대됐다. 만해학회는 이들이 모여 지난해 3월 발기인총회를 연지 1년3개월만에 창립을 보게된 것. 만해학회는 ▲만해에 관한 학술연구및 「만해학보」발간 ▲만해기념사업및 현창사업등을 주요사업으로 정하고 회원도 ▲학술회원(문학·종교사상·독립운동사분야의 석사이상) ▲일반회원(기념및 현창사업에 뜻이 있는 사람) ▲명예회원(기념사업후원자)으로 구분,목적사업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학회 창립준비위원회는 이를 위해 현재 서울 종로구 혜화동 「시와 시학사」안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회원가입안내와 함께 창립행사 준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창립준비위원회는 학회의 1차사업으로 우선 「만해학보」를 이달말 창립총회일정에 맞춰 발간할 예정. 이 학보에는 ▲만해 한용운의 문학관에 대하여(권영민교수·서울대) ▲한용운의 화엄사상고찰(전보삼교수) ▲만해 한용운과 건보사 문하생들에 대해(한계전교수) ▲만해연구사 개관(김재홍교수)등 10여편의 논문이 게재되고 연구논저총목록이 전말에 실리게 된다. 준비위원회는 창립총회에때맞춰 만해 48주기를 추모하는 「만해 문학의 밤」도 개최할 예정. 29일 하오5시 수덕사에서 만해스님 48주기 추모법회를 봉행한뒤 하오7시 홍성군청 대강당에서 이 지역 문학회와 합동으로 개최하는 문학행사가 1건. 이 행사엔 박두진·유안진·조병화·신달자·이근배·허영자·고은씨등 중견시인 13명이 참여해 만해의 시와 자작시들을 낭송할 예정이다. 한편 30일 창립총회에 앞서 이날 상오 홍성군 결성면 동헌에서는 제1회 만해학술세미나가 열린다. 한신대 홍정선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 세미나에서는 ▲만해와 건봉사의 시인들(한계전교수) ▲만해의 불교세계(허우성교수) ▲3·1운동과 만해(김상현교수)등 3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만해학회 준비위원인 서울대 한계전교수는 『그동안 부분적으로 추진돼왔던 만해사상 연구를 총체적으로 다듬어낼수 있는 계기로 생각한다』면서 『특히 스님이었던 만해의 사상 연구에 불교계의 협조와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만큼 불교계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 안보리,「신유고연방」제재 결의/석유등 전면금수·해외자산 동결

    ◎항공로 봉쇄·국제경기 출전금지/부시,미국내자산 2억불 동결령 【유엔본부·달라스 AP 로이터 연합】 유엔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은 30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유혈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압력수단으로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주도의 유고연방에 대해 예상대로 경제제재를 결의했다. 안보리는 이날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에 대해 ▲식량과 의약품을 제외하고 석유등을 포함한 전면적인 금수조치 ▲해외자산및 은행계좌 동결 ▲인도적 목적을 제외한 모든 항공로 봉쇄 ▲국제경기 출전금지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제재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3,기권 2표로 이를 채택했다. 안보리이사국들은 이날 채택한 안보리결의 757호를 통해 이로써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유혈사태가 종식되고 휴전이 도입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30일 유엔이 대세르비아및 몬테네그로 제재를 결의한데 뒤이어 미국내 모든 유고슬라비아 자산에 대한 동결을 명령했다. 백악관은 미국내에 있는 약 2억1천4백만달러 상당의 유고자산이 1일이전에 동결될 것이며 그중 1억7천만달러는 미국내 유고은행에 예치된 자금이라고 발표했다.
  • 중국·인도까지 작품무대로/「해외기행문학」 새 장르로 정착

    ◎89년 여행자유화후 문인들 잦은 나들이/여행지 체험·사상·풍물 작품화… 문학의 지평 넓혀 우리 문학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 89년 해외여행 자유화조치 이후 개인별 혹은 단체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던 문인들이 그 성과물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우리문학의 지리적 배경이 훨씬 넓어지고 있는 것.최근 하재봉씨가 지난 해 뉴욕 체류 경험을 장편소설 「콜렉트 콜」에 담아낸데 이어 시인 조병화 백한이씨가 작년 여름 문협주최로 중국 연변에서 열렸던 해외문학 심포지엄에 잇따른 중국여행체험을 각각 시집 「낙타의 눈물」과 기행문집 「핏줄 오만 리」에 실어냈다.이에 앞서 소설가 강석경씨가 89년 4개월여의 인도여행 후 기행집 「인도기행」을 펴냈으며 인도 및 미국으로 수도여행을 떠났던 시인 류시화씨도 지난 해에 명상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수필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동시에 펴냈다. 이밖에 중단편소설로 김원우씨가 「머리속의 도시」,안정효씨가 「황야」,박혜근씨가 「실로폰소리」를 문예지에발표했으며 조성기씨도 중국기행체험을 「돈황의 춤」이란 연작소설 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같은 작품들은 대개 외국여행체험을 직접 소재로 채용하고있거나 현지의 사상과 풍물 등을 반영하고 있어 신선하게 읽힌다.지금까지의 교포문학과는 달리 일종의 기행문학으로 분류되어야 할 이 작품들은 서머싯 몸이나 조셉콘라드가 자기들 나라의 문학을 살찌웠던 방식으로 한국문학을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올해에도 서정주 고은 황지우 유만상 하재봉 이상희 박라연 등 많은 문인들이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해외여행에 따른 활발한 작품출간도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먼저 미당 서정주시인은 78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4월경 러시아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그의 여행목적은 러시아문학 이해와 러시아 체제변동을 현지인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한 것으로 미당은 어학연수 후 코카서스지방에 2년간 체류할 계획이다.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소설가 유만상씨는 올해에도 방학을 이용해 인도 네팔 스리랑카를 여행할 계획이다.이미 중국 남미 등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한 바 있는 유씨는 세계풍물기와 관련소설을 준비중이다.작가 하재봉씨도 올 9월 연월차휴가까지 몰아 3주간 인도와 네팔을 여행할 예정이며 시인 이상희씨도 티벳 여행을 꿈꾸고 있다.이밖에 시인 고은씨가 영화화하는 소설 「화엄경」의 현지취재차 영화감독 장선우씨와 인도를 둘러볼 계획이고 시인 황지우씨도 그가 추구하는 「고향찾기」의 일환으로 인도여행을 타진하고 있다. 문인들은 해외여행에 있어 일반인과는 달리 장기 체류를 적극 원하고 있는데 이는 여행지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기 위한 것으로 이제까지의 여행관의 변화를 드러내 보여준다.또한 문인들의 행선지가 인도권으로 몰려 있는 것도 특징이다.이는 요즈음 문단에 유행하는 선사상 혹은 정신주의의 영향 그리고 인도에 심취해 있는 강석경 류시화씨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그리고 많은 작가들의 인도여행은 우리 문학의 정신성을 깊게 하리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그러나 문인들의 해외여행에 대해 이제까지의 기행문학의 미진한 성과를들어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문학평론가 우찬제씨는 문인들의 해외여행에 대해 『여행체험이 우리 삶의 공간적 배경을 넓히고 소재의 확대를 가져옴으로써 독자의 관심을 높일 수 있지만 호기심만 충족시키는 단순한 「새것 콤플렉스」로 떨어질 위험도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려 시선을 넓히되 그것이 우리문학의 진정성과 우리문제의 성찰에 도움이 되는 쪽이라야 한다』고 말했다.
  • “문학·영상의 좋은 만남” 가능성 제시(TV주평)

    ◎K­1TV 문예극장 「밤주막」을 보고 문학과 영상의 만남을 시도하는 TV문예물의 경우 원작의 메시지전달을 뛰어넘는 작품성 추구가 늘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원작이 갖는 주제의 부각이 TV매체의 특성인 「영상」의 측면에 앞서 강조될때 TV문예물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KBS­1TV 문예극장이 지난 일요일 고은씨의 단편소설 「밤주막」「만월」「만추」등 세작품을 엮어 다듬어낸 문예물.「밤주막」은 TV문예물의 독창성과 가능성을 확인케 해준 좋은 볼거리였다. 「밤주막」은 우선 기존 TV문예물에서 흔히 보여지던 원작에 충실한 기승전결식 스토리텔링을 과감히 벗어나 지극히 절제된 영상 모자이크로 이미지 전달에 다가서고 있다. 즉 원작에서 인간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에 치중한 「고독」과 「소외」의 의식을 「밤주막」에서는 구차한 대사와 몸짓대신 「삶과 죽음」「현재와 과거」의 세련된 영상대비를 통해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딸의 실종과 부인의 죽음이란 아픔속에 살아가는 주인공 정씨(김본근반)가 부닥치는 음독자살한 여자,병사한 노인,갑자기 사망한 친구등이 모두 극을 받쳐주는 「소외」의 모습들로 등장한다. 이같은 등장인물들의 삶과 죽음이 주인공에게는 담담한 삶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영상의 극적 대비가 짙은 이미지로 남게되는 기법이 두드러진다. 즉 도축장으로 돼지를 실어나르던 차가 영구차로 쓰이게되는 모습과,해변에서 음독자살한 여자의 시신뒤쪽에 발랄한 광고촬영현장을 클로즈업시키는 장면,그리고 밤주막에서 제각기 자신의 화려한 과거와 쓰라린 아픔을 털어놓기위해 소리를 지르는 인간들의 모습이 「소외」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채 원작 못지않게 주제접근에 성공했다는 느낌이다. 어찌보면 산만하게 보여질수도 있는 구성이지만 아기자기한 「흥미」와는 또다른 「맛」을 밀도있게 전한 수작이랄수 있다. 스토리의 짜임새있는 구성과 그것을 통한 평면적인 주제전달에 머물지 않은 영상매체의 새로운 문학적 접근으로 봐도 괜찮을성 싶다.
  • 교원노조 금지조항/헌법 소원신청 기각

    헌법재판소는 25일 해직교사인 고은수씨(서울 은평구 갈현동)가 교육공무원의 노동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1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신청을 『헌법소원 청구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고씨는 지난 89년 5월 서울 상신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교원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직되자 『국공립교사의 노조활동을 금지하는 국가공무원법규정은 헌법의 평등권과 결사의 자유등에 위배된다』고 헌법소원을 냈었다.
  • 대학가에 번지는 「우리말 사랑」

    ◎대학보 이용,「바른 쓰임새」 일깨우기 전개/순한글이름 짓기도 큰 호응/「운동권약어」 맹목추종 자제/비속어·일어 잔재·사투리 추방운동도 한글날을 전후로 대학생들 사이에 우리말 바로쓰기운동이 널리 퍼지고 있다. 유인물이나 대자보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잘못 쓰고 있는 문법에 어긋난 표현이나 알맞지 않은 어휘,일본식 말투 또는 대학가에서 흔히 쓰이는 비속어등을 들추어내 올바른 말의 쓰임새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 이와함께 학교식당이나 서점의 한글이름등을 짓는 행사를 마련하는 등으로 곱고 바른 우리말 찾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연세대의 국어운동학생회(회장 정영한·21·영문과 2년)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도서관앞과 학생회관앞등 다섯군데에 「모음함」을 마련해 놓고 순수한 한글이름과 식당이름을 모으고 있다. 이같은 행사는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9일까지 이미 1백60여통의 고은이름들이 접수됐다. 이들 가운데 우리말 이름으로는 「다솜」「한주리」「우랑」「고지하나」「슬아」「아름」등이많았고 식당이름으로는 「침도라」「소리그늘」「맛자랑」「살림터」「고리찾기」「배불샘」「자람터」등이 눈에 띄었다. 국어운동학생회는 16일이후 당선작을 뽑아 도서상품권과 기념품등을 상품으로 주며 학생회관 카페테리어의 이름을 이 가운데서 한가지로 바꿀 계획이다. 연세대는 특히 한글을 사랑하도록 일깨우다 지난 70년 작고한 외솔 최현배선생등 학교가 배출한 동문등 겨레사랑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한글기념탑」을 세울 계획이기도 하다. 한양대 학생들의 우리말 찾기운동 모임인 「참말글 울림터」는 지난 86년9월부터 이틀에 한번씩 정문옆 게시판에 우리말을 내붙이며 우리말 찾기운동을 꾸준히 벌여오고 있다. 고려대의 「우리말 사랑모임」은 고연전 기간인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대학생들이 잘못 쓰고 있는 외국어와 일본식 표현 비속어등을 지적하고 바로잡은 전지 20장으로된 대자보를 학생회관앞 게시판에 붙여 바른말쓰기운동을 벌여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대자보는 또 『운동권 학행들이 사용하는 「난쏘공」(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자민투」「민청련」「전민련」등의 약어가 무비판적으로 일반학생들에게까지 전파되고 있는 것도 빨리 고쳐져야한다』고 덧붙였다.
  • 귀순 북한외교관 고영환씨 1문1답

    ◎“북에도 개혁 외풍… 5년 버티기 힘들것”/“사상 나쁘다” 심한 감시… 소환 위기 처해 탈출 결심/지난 5월 서울에… 가족 신변 염려 “발표연기” 부탁/핵 개발 될때까지 국제사찰 안받을듯/개방 조류… 경제·식량난에 심각한 고민 『남한주민들의 밝고 자유스러운 생활모습과 건설·자동차공업등이 어느 선진국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콩고주재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북한외교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귀순한 고영환씨(38)는 13일 내·외신기자 2백여명 앞에서 귀순동기와 경위,북한의 실상등을 낱낱이 밝혔다. ­귀순동기는. 『지난해 7월 김정일의 지시를 받고 파견나온 2등서기관에게 두달남짓 감시를 받던 터에 평양쪽에서 「사상이 좋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또 소련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신사고에 따른 정치적·경제적 변화가 일어난데다가 알바니아사태까지 빚어져 나의 사고에 변화를 일으키게 했다』 ­귀순경로는. 『평양소식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끼던중 지난 3월2일 「유엔관련회의에 통역 안내를 맡아야 하니 평양으로 귀환하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한쪽에서는 돌아가면 「통제구역」으로 쫓겨난다는 얘기도 들려 콩고를 떠나 국경에서 지니고 있던 돈으로 사람을 사 국경을 넘었다』 ­현재 북한에서의 외교관의 생활과 지위는. 『북한에서는 외교관이란 외국에 나가 돈을 벌 수 있고 외국구경을 할 수 있는 직업이라 최고로 선망하는 직종의 하나이다.물론 경제적으로 국가에서 아파트를 지급 받고 포도주와 담배등의 「보따리장수」로 외국돈을 비교적 많이 만질 수 있다.월급은 1등서기관의 경우 3백50달러,대사관(대사)은 4백50달러로 북한내에서는 높은 월급이지만 제3국대사관이 2천달러이상 받는 것과 비교하면 창피할 지경이다.최근에는 김정일이 외화가 없다는 것을 핑계로 대사관 예산 가운데 10%를 삭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급은 3백50달러 ­남·북한통일문제에 대해. 『북한의 고위간부들은 70년대부터 80년초까지 통일은 김일성주석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남조선당국은 대화의 상대자가 되지않는다고 여겨왔다.따라서 남조선의 야당,「전민련」등의 재야등을 대화의 상대자로 고집해온 것이다.그러나 80년대말부터 북한고위 간부들은 통일의 장애가 남조선과 미국만의 탓이 아니라 서로의 주장만을 옳다며 양보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있다.덧붙여 앞으로 남북관계는 윤기복조국통일평화위원장이 경제전문이기 때문에 학술·체육보다는 경제관계를 우선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일 수교 목적은 돈 ­최근 소련정세의 변화가 북한의 대외정책에 미친 영향은.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신사고정책 발표이후 북한 정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일본과의 수교 목적이 개방보다는 일본으로부터 1백억 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받아 경제난을 타개하고 체제를 강화하려는데 있으며 독일·프랑스등 EC국가나 태국·말레이시아등 동안아국가와의 관계강화도 불리하게 진행되고있는 국제관계를 타개하려는데 주목적이 있다』 ­지난 87년 대한항공기 사건에 대해 알고 있나. 『처음 보고를 받았을 때에는 믿지않았으나 국가보위부 고위층의 연락을 받고 알았다. 당시 고위층으로부터 노동자·농민의 국가에서 어떻게 노동자가 탄 KAL기를 폭파시킬수 있느냐며 KAL기사건은 남한의 조작극이라고 각국에 호소하도록 지시를 받았다.』 ­최근의 소련 상황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입장은. 『소련과의 관계는 정치·군사적 실리를 얻으려는 것이 북한의 기본 입장이다.그러나 소련내 강경파들에 의한 쿠데타가 「3일 천하」로 끝나버리자 매우 당황,이제는 소련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최근 북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사실 북한과 중국관계는 6·25를 통해 피로 맺어진 관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년대 이후 남한과 중국의 교류가 확대되고 한·중 수교의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에 대해 이념적 동맹관계를 내세워 중국을 붙들어 두기위해 애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가 북한의 개방 여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데.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과 식량·생필품 부족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외부세계로부터의 개혁바람등으로개인적으로 앞으로 5년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생각하며 북한의 고위층들도 조금씩이나마 개혁·개방의 필요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북한이 개방된다면 어떤 식이 될것으로 보는가. 『극한 상황에서 체제 자체가 와해될 경우도 생각할수 있으나 그 보다는 현재로서는 당이 모든 정책을 주도하면서 점차 개혁·개방을 시도하는 중국식 개혁정책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가장 높다. 현재 북한사회 내부에서 조금씩 개방의 조짐들이 엿보이고 있으며 결국에는 경제적 개방이 정치적 개방으로 이어질 것을 확신한다』 ○중국식 개혁 가능성 ­북한의 유엔가입결정 배경은. 『국제 정세가 날로 북한에 불리해지면서 국제무대에서 조금이나마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유엔가입을 결정했으나 유엔가입후에도 종전의 「하나의 조선」정책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북한의 핵시설 규모와 핵사찰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50년대말 김일성대학에 처음 핵물리학과가 개설된 이래 점차 남한의 경제·군사력이 성장하는데 위기를 느껴 이에 대한 대안으로핵무기 개발에 주력해 왔다.최근 핵사찰에 응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일뿐 결코 핵사찰을 받지 않겠다는 것이 그들의 기본입장이다』 ­북한에 영변말고도 다른 핵시설이 있는가. 『그 문제는 북한당국내에서도 극히 일부의 고위층만이 알 뿐이며 영변말고도 몇군데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구체적인 장소는 모른다』 ­가족들의 소식은 알고 있는가. 『귀순할 당시 콩고에 남기고 온 아내(35)와 둘째아들(6)을 비롯해 평양에 살고 있는 어머니(68)등 가족들의 신변에 닥칠 위험 때문에 마음이 괴롭다. 그동안 가족들이 겪을 어려움을 생각해 귀순 사실을 발표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지만 이제는 가족들이 내 뜻을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고영환씨 신상명세 ○출생지:자강도 강계시 서산리 ○주 소:평양시 평천구역 새마을2동 21반 무력부아파트2층2호 ○직 채:주콩고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참사대우) ○성 명:고영환,38세(53년7월14일생) ○학·경력 ­72.8 평양외국어학원 불어과 졸업 ­77.8 평양외국어대학 3학부 불어과 졸업 ­79.6 외교부 동아프리카담당 보조지도원 ­80.6 주자이르 북한대사관3등서기관 ­84.12 외교부 아프리카 담당국 지도원 ­87.7 외교부 아프리카 담당국 과장 ­88.11 주자이르 북한대사관1등서기관 ­90.12 주콩고 북한대사관 1등 서기관(참사대우) ○기 타 ­노동당 당원(80년8월 입당)이며 불어에 능통 *재북시 북한방문 불어권 국가수반 및 대표단 통역·안내 □가족관계 관 계 이 름 직 업 비 고 처 김연옥(35) 콩고 거주 자 고은정(9) 인민학교 2년 평양 거주 자 고경림(6) 콩고 거주 부 고필용(72) ·개성시 인민위 부위원장 ·자강도 출하도매사업소 지배인 모 문기섭(68) ·무평양거주 형 고방남(47) ·강계국방대학 로켓발동기학부졸 ·만경대 약전기계공장 (지대함미사일)설계기사〃 형 고영철(42) ·평양방어사령부 정치지도원(소좌) ·당재정경리부4국(건설담당) 지도원〃 제 고영송(35) ·인민경제대 졸업 ·평남 증산군 3대혁명소조 지도원〃 누 나 고춘희(49) ·평양시 915탁아소 보모 매 부 전승이(49) ·당 조직지도부 과장 89년사망 매 고명희(32) ·인민군 출판사 교정원 매 부 설철범(33) ·인민무력부 보위국 지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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