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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회화록’ 출간

    지식인에게 말은 곧 그 자신이다. 지식인으로서 존재의 표현양식이자 지식인됨의 정체성 자체다. 지식인이 한 시대를 살아가며 대면한 사회와 역사, 시대적 책무에 대한 지적 고뇌는 그의 말 속에 집약돼 나타나고, 지식인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무겁게 짊어지며 지식인으로서의 소임을 다한다. 말과 행동, 비평과 실천이 하나의 길 위에서 합일하는 몇 안 되는 학자 가운데 한 명이 백낙청(69) 서울대 명예교수다. 백 교수가 1968년 1월부터 2007년 6월까지 참여한 좌담, 대담, 토론, 인터뷰 등을 모아 엮은 ‘백낙청 회화록(會話錄)’이 15일 창비에서 출간됐다.5권의 책으로 지어진 백 교수 말과 언어의 집이다. 지난 40여년간 한국 사회를 분석한 백 교수의 시각과 사회현실 한 가운데로 뛰어들며 생산해온 담론과 논쟁을 총체적으로 정리했다. 백 교수가 관여한 지적담론은 곧 한국 현대사의 담론이기도 하다. 그의 ‘민족문학론’과 ‘분단체제론’은 민족모순과 계급모순이란 한국사회 두 가지 모순의 한 축을 설명하며 오랜 세월 논쟁을 이끌었다. ‘백낙청 회화록’은 한국 출판사에서 독특한 시도로 평가할 만하다. 특정 학자가 평생 걸어온 실천적 학문의 길과 그 길에서 탄생한 담론과 논쟁의 자잘한 편린까지 꼼꼼히 수집해 묶었다는 점, 그 대화의 도반(道伴)이 133명에 이른다는 점, 도반의 면면이 백철·김동리·선우휘·박현채 등 작고 인사를 포함해 리영희·강만길·고은·김지하 등 국내 대표 지식인들과 이매뉴얼 월러스틴·프레드릭 제임슨·가라타니 고진 등 외국의 석학까지 망라했다는 점, 백 교수가 흩어놓은 말을 수집·정리하기 위해 별도의 간행위원회(염무웅·임형택·최원식·백영서·유재건·김영희)가 꾸려졌다는 점 등이 책의 특색을 더한다. 5권 말미에 실린 ‘후기’에서 백 교수는 “이 회화록은 나 개인의 업적을 넘어 한 시대의 지성사를 담았다.”면서 “분단과 독재와 갖가지 식민성에 시달리면서도 자주력과 민주주의를 키워온 지식인들과 문학인들의 치열한 이바지에 주목해달라.”고 적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亞문학 ‘보편제국주의’ 탈피 민족적 특색 살려야”

    “亞문학 ‘보편제국주의’ 탈피 민족적 특색 살려야”

    한국의 고은(74) 시인과 중국의 문학평론가 장종(張炯·74)이 만났다.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 위치한 대산문화재단에서였다. 두 사람은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11∼17일 열리는 ‘한·중문학인대회(한국문화예술위원회·대산문화재단·중국작가협회 공동주최)’의 양국 작가단 단장을 맡고 있다. 두 나라 문학계를 대표하는 원로 작가들이다. 고은은 올해도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후보로 거론된 세계적 시인이고, 중국작가협회(중국공산당 산하기구인 전국 문인협의체) 명예부주석이자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장종은 사회주의 문학론의 탁월한 이론가로 평가받는다. 장종은 국제 케임브리지 전기센터에서 수여하는 ‘20세기 성취상’과 은상 포장을 받은 바 있다. 고은과 장종은 1933년생 동갑내기다. 두 사람이 밟아온 지난 시간은 전쟁과 분단, 이데올로기 갈등으로 점철됐다. 유사한 시대적 격랑을 헤치고 살아온 두 사람은 역사라는 큰 퍼즐 속에 찍어온 각자의 발자국을 확인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들은 과거 양국 문학이 담당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역할과 현재 문단이 직면한 과잉 시장주의의 위협을 서로를 통해 거울처럼 비춰봤다. 통역은 한국외국어대 중국어학과 BK21사업단 권영실 연구교수가 도왔다. 사회 및 정리 이문영기자 ●“역사가 우리 몸과 문학에 새긴 상처” -장종 고은 선생을 매우 존경합니다. 나와 동갑인데도 그토록 많은 작품을 쓰셨다는 사실이 놀랍기만합니다. 선생께서 불교에 귀의했던 동기와 문학을 택해 환속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고은 저의 산중생활은 전적으로 한국전쟁 탓입니다.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그 죽음 속에서 제가 살아남았습니다. 그때까지 절 행복하게 했던 모든 가치들이 파괴됐습니다. 땅 위의 모든 것들이 초토화됐고, 살아남은 제 마음까지 폐허가 됐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인간됨을 부정하는 모습에 심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산에 들어가 방황하며 10년을 보냈고, 문학은 다시 저를 산에서 내려오게 만들었습니다. -장종 전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때 서구 민주주의 사상을 처음 접했어요. 그후 자유와 혁명의 가치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48년 공산당에 가입했습니다. 당시 공산당 활동은 비밀리에 이뤄졌기에 드러내놓고 움직이진 못했습니다. 지하에서 글을 인쇄해 전단지를 만들고 거리에서 몰래 뿌리는 식으로 선전작업을 하곤 했지요. -고은 48년이면 15살 소년입니다. 당시는 나이 어린 소년까지 역사를 정면 대결토록 만드는 시대였지요. 억압받는 식민지 소년에 불과했던 저 또한 한국전쟁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시대는 시련의 시간이었고, 우리 두 사람의 인생엔 각기 자기 나라의 아픔이 새겨져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만남을 통해 두 나라 현대사의 아픔이 만나고 있는 것입니다. -장종 선생의 말씀처럼 우리에게 새겨진 시대적 아픔은 우리 문학의 아픔으로 고스란히 이어졌습니다.1919년 5·4운동 이후 로마·그리스 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서구 문예사조가 한꺼번에 밀고 들어왔습니다. 심지어 일본과 소련문학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당시 중국문학엔 다양한 문학사조가 한 시대에 공존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루신 선생의 작품만 봐도 ‘축복’과 ‘아큐정전’은 현실주의에 가까운 반면,‘고사신편’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성격을 띱니다. -고은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는 서양의 고대문학조차 근대에 와서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세문학, 르네상스시대 문학도 마찬가지에요. 우리는 서구문학이 오랜 시대를 거치며 쌓아온 변화의 흐름을 한꺼번에 만나버린 겁니다. 단테는 옛날 사람인데 근대에 만났기 때문에 단테조차도 근대의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혼란이라 명명하는 게 당연합니다. ●“시장주의에 종속된 문학의 위기” -장종 양국 문학에 정치색이 강한 것은 그런 혼란과 무관치 않습니다.1919년 태동된 중국 ‘신문학’ 이후 약 50년간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면 ‘대혼돈’‘정치·계급투쟁’‘내우외환’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문학은 순수문학의 길만 가라는 목소리가 생겼습니다. 개혁·개방 이후엔 ‘문학은 문학으로 족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강해져서 정치색 없는 작품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지요. 하지만 창작을 하면 어떤 현상과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 정치성과 철학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게 사실입니다. -고은 한국문학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때론 정치노선을 아예 배격하는가 하면, 때론 지나치게 정치에 밀착되기도 했습니다. 정치 때문에 문학이 죽기도 했고, 정치가 문학을 살리기도 했지요. 민주화 이후엔 물질적으로 풍요해지면서 중국처럼 문학이 내면화 경향을 걷고 있어요. 그러나 내면화 경향이 오래 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린 작가입니다. 작가는 마치 딱따구리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쪼아대야 합니다. 자신의 아픔만을 투시하던 문학으로부터 타자의 아픔을 바라보고 그 아픔을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야 합니다. 전 향후 문학의 전망을 ‘타자읽기 문학’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래야 문학이 타자와의 합일을 이룰 수 있습니다. -장종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중국문학은 생산과 소비에서 유사 이래 가장 큰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어떤 책은 1000만부 이상을 찍기도 합니다. 중국문학 전대미문의 번영기라 할 수 있지요. 그래도 문제는 있습니다. 이전엔 정치에 종속돼 있던 문학이 이젠 시장에 종속돼 있습니다. 원고료에 집착한 작가들이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일회성 통속문학에 치중하면서 작품성이 떨어졌고, 지나치게 사회문제를 등한시하면서 사상성과 도덕관념이 쇠퇴하고 있습니다. 우려할 일이지요. -고은 한국도 진즉에 겪어온 일입니다. 시대·경제상황이 변하면서 무한한 문학적 가능성을 개척해 왔지만 시장적 가치에 의해 문학의 가치가 좌우되는 현상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역적 색채 강할수록 세계성 강해” -장종 중국과 한국문학이 세계화되려면 민족적 특색을 살려야 합니다. 루신 선생은 지역적 색채가 강할수록 세계성이 강하다고 했습니다. 중국인이 서양인의 문화와 생활을 작품에 쓴다면 서양인이 딱히 읽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수한 번역인력 양성도 시급합니다. 중국은 56개 민족으로 이뤄져 있는데, 특히 서부 신강성엔 13개의 민족이 모여 삽니다. 위구르족 하자크족엔 이미 상당 수준의 장편소설이 창작돼 사랑받고 있지만,10억 이상의 중국인들이 이들 작품을 독해도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고은 몇 년 전에 나이지리아 노벨문학상 수상자 윌레 소잉카와 대담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전 ‘보편성’을 믿지 않는다고 단적으로 말했습니다. 특히 아시아문학이나 아프리카문학에 세계적 보편성이 결여돼 서구문학에 뿌리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럴 듯 해보이지만, 보편성엔 무서운 함정이 있어요. 한마디로 ‘보편제국주의’입니다. 장 선생 말씀처럼 자기 자신의 특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야 가치가 있습니다. 소잉카도 동의하더군요. 자기 언어와 목소리, 생각을 담지 않으면 서구 문학을 흉내내는 것밖에 안 됩니다. -장종 베이징에서 서울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밖에 안 걸립니다. 아시아문학의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서라도 이번 문학인대회를 계기로 양국의 문학교류가 더 풍성해지길 바랍니다. -고은 한·중 양국은 그간 각자가 너무 아팠습니다. 이웃을 돌보고 쳐다볼 겨를이 없었지요. 장벽도 높았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만났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몰랐던 서로를 적극적으로 알아나간다면 분명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문학을 태동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2moon0@seoul.co.kr
  • 고은 노벨문학상 질문엔 답변 안해

    1933년생,74세. 고은과 장종 동갑내기 두 작가는 만나자마자 서로를 ‘친구’라 불렀다. 대담 전날 저녁 ‘한강 선상낭독회’에서 두 사람은 즉흥시를 지어 낭송하며 손을 맞잡았고, 대담 당일 오전엔 ‘근대와 나의 문학’이란 포럼의 첫 번째 공동발제자로 나서 깊은 생각을 나눴다. 때문에 세 번째 만남인 대담은 더없이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장종 교수는 ‘일견여구(一見如舊:처음 만났지만 마음이 맞고 정이 들어 옛날부터 사귄 벗처럼 친밀함)’란 한 마디로 ‘형제애’를 표현했고, 고은 시인은 자신을 중국식 이름 ‘가오인’으로, 장종을 한국식 이름 ‘장형’으로 부르며 화답했다. 대담 이틀 전인 11일은 노벨문학상 발표일이었다.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고 시인은 이번에도 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대담 막바지에 물어본 ‘노벨문학상 소회’에 대해 그는 “대답 안하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노벨문학상과 관련해선 어떤 말도 꺼내지 않기로 오래전부터 원칙을 세웠다.”면서 “수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한 번도 답한 적이 없다. 이해해달라.”고 짧게 말했다. 장 교수는 대담을 마친 후 전날 지어 낭송한 즉흥시를 한자 한자 종이에 옮겨 보여줬다.‘한강의 밤’이란 제목의 시는 그가 처음 만난 한국의 문인들과 한국 땅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으로 가득하다. “한강의 밤 얼마나 아름다운가/은하수처럼 찬란하고 용궁처럼 눈부시도다/한강의 밤 얼마나 아름다운가/산과 같은 건물과 등불의 협곡을 지나 무지개 같은 다리를 지난다/(중략)한강의 밤 얼마나 아름다운가/도도히 흐르는 한강이여 세월을 다 흘려보내지 못하고 중한 양국민의 우정도 다 흘려보내지 못할지라(장종 ‘한강의 밤’중에서).”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노벨상 밖으로 시야를 넓히자”

    “노벨상 밖으로 시야를 넓히자”

    2007년 노벨문학상은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에게 돌아갔다. 한국은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문학상 홍역’을 치렀다. 집중되는 관심이 부담스러웠던지, 수상자 발표가 있던 11일 밤 고은 시인은 자택 앞에 진을 친 기자들을 피해 집을 떠나 있었다. 매년 10월 ‘노벨문학상 시즌’마다 반복되는 ‘사회적 흥분’을 바라보며, 문학계 내부에서도 좀더 차분하고 냉정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한국 문학의 세계화 방안을 근본적으로 재성찰하자.’는 고민이자, ‘노벨상 밖까지도 사유하자.’는 문제의식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한국문학 발전과 세계화에 미칠 효과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반면 노벨상에 지나치게 경도되는 분위기를 우려하는 시각은 적지 않다.“매년 10월 반복되는 왁자지껄함은 고은 선생이든 누구든 한번 받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부드러운 의견’에서부터 “국민은 둔감한데 언론이 자꾸 분위기를 과열시키고 있다.”는 ‘짜증 섞인 지적’까지 다양하다. 백인우월주의자였던 영국 시인 키플링(1907년)과 자신의 전투경험을 쓴 처칠(1953년)에게 상을 수여해 논란을 일으키는 등 노벨문학상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고은·황석영 “꼭 그런 상 타야 하나”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후보로 매년 거론되는 고은과 소설가 황석영 자신도 “한국 문학이 꼭 그런 상을 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사양하겠다.” “노벨문학상은 서구적 가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한국 문학을 세계화하기 위한 차분한 접근과 충분한 지원 없이 노벨문학상 ‘한방’에 기대 한국 문학의 위상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도전이지만, 한국 문학의 세계화는 좀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소설 번역 스웨덴 출간 지원 확대해야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문학작품 번역사업은 극히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93년부터 올해까지 한국문학번역원과 문예진흥원이 지원해 스웨덴에서 출간된 국내 작가 작품은 총 20건이다. 여기에 고은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번역된 책이 6개 언어 19건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상을 받기까지 해외에서 번역된 책 수가 보통 100건을 훌쩍 넘는 것을 생각하면, 고은이 매년마다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것만 해도 기적적이다. 고영일 한국문학번역원 사업본부장은 “겉으로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매우 강조하는 듯하지만, 실제 국가가 이를 위해 지원하는 것은 거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번역원 이사를 맡고 있는 소설가 김남일은 “경제우선주의 정책을 조금만 수정해도 한국문학은 지금보다 훨씬 성장할 수 있다.”며 정부정책의 총체적 재점검을 촉구했다. ●개인 능력만으로는 유럽중심주의 극복 못해 ‘노벨상 홍역’을 바라보는 문단 일각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노벨문학상의 유럽중심주의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소설가 김남일은 “‘동양적 가치’ 운운하며 서구 문단이 고은 시 중 선시(禪詩)에 가장 환호하는 것도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이라면서 “이것이 서구와 노벨문학상이 아시아를 바라보는 현실적 시각”이라 말했다. 문학평론가 김재용 원광대 교수는 “지금은 비유럽권 작가들이 개별적으로 노벨상을 받으면 바로 유럽중심주의 판도에 흡수돼 작품성격이 왜곡되고 마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문학이 아닌 아시아문학의 틀에서 접근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아시아문학시장도 따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통합문학상 제정 움직임 아시아의 일부 비평가그룹이 아시아 통합문학상 제정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다. 가칭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아시아 비평가연대’는 서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4개 지역총 8명(각 2명씩)의 비평가가 네트워크를 만들어 상 제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용 교수는 “현재 유럽문학은 본격문학을 생산하지는 못하면서 과거의 권위를 바탕으로 세계 문학을 관리만 하려 한다.”면서 “상 제정은 유럽적 가치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지구적 세계문학을 발굴·육성하려는 고민의 소산”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는 현재 상 제정 틀거리를 설계한 초안을 합의한 상태로, 상금조성 방안 등을 구체화시키는 중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고은 시인 안성 자택 표정

    11일 경기 안성시 공도읍 마정리에 위치한 고은 시인의 자택은 노벨문학상 수상 탈락 소식이 전해지자 긴 침묵에 휩싸였다. 시인은 이날 외부 출입을 삼갔고,50여명에 이르는 취재진만이 자택 주변을 지켰다. 수상 발표 예정 시간인 오후 8시를 전후해 일본 교도통신 등 외신기자들이 속속 도착하자 고 시인이 수상하는 것 아니냐며 잠시 술렁이기도 했다. 그러나 수상 탈락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은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고 시인의 자택 대문은 굳게 잠겨져 있었지만 실내에는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지난해 시인이 부인을 통해 전달했던 수상 실패에 대한 심경이 적힌 쪽지 같은 것은 없었다. 올해는 수상 가능성이 다소 낮게 점쳐진 탓인지 이웃 주민들도 크게 낙담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한 주민은 “지난해보다 취재진의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 같다.”며 “선생님도 조용하고 담담한 분위기에서 ‘노벨상의 계절’을 보내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성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시인 고은, 올해는 노벨문학상 수상할까

    시인 고은, 올해는 노벨문학상 수상할까

    고은(74) 시인은 “잘 모릅니다.”란 말만 반복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일주일 가까이 앞둔 5일, 시인은 몇 년째 반복되는 ‘유력 수상후보’ 거명과 그에 따른 언론의 관심이 꽤나 불편한 듯 했다. 몇 차례의 질문에도 돌아오는 시인의 답은 “잘 모릅니다.”뿐이었다. 스웨덴 노벨재단은 최근 노벨상 발표 일정을 공개했다.8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9일 물리학상,10일 화학상,12일 평화상,15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줄줄이 발표된다. 반면 노벨재단 홈페이지는 문학상 발표 일정에만 물음표를 붙여 놨다. 다만 10월 둘째 주 목요일에 발표해온 관례상 최종 수상자는 11일에 확인될 듯 하다.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되는 이는 올해도 역시 고은 시인이다. 발표 직전 수상 후보를 거명해 도박을 벌이는 영국의 베팅업체 래드브록스는 유력 수상후보로 고 시인을 배당률 10대 1의 6순위에 올렸다. 이탈리아 소설가인 클라우디오 마그리스(5대 1), 호주 시인 레스 뮤레이(6대 1), 미국 소설가 필립 로스(7대 1), 스웨덴 시인 토머스 트란스트로메르(7대 1),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8대 1)에 이은 확률이다. 고은 시인의 수상 확률을 바라보는 국내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고영일 한국문학번역원 사업본부장은 “작년보다 수상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본다.”며 스웨덴에서 가속화되는 시인의 작품 번역 움직임을 근거로 꼽았다. 현재 스웨덴에 번역돼 있는 시인의 작품은 4편(‘선시집’ ‘만인보’ ‘순간의 꽃’ ‘화엄경’)으로, 이 중 ‘순간의 꽃’과 ‘화엄경’은 지난해 노벨상 발표 이후 번역됐다. 고 본부장은 “노벨재단은 스웨덴 독자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에게 상을 주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면서 “작년보다 두 작품이나 더 번역된 지금이 어느 때보다 수상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작년 수상자로 터키의 오르한 파묵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고려와 대륙 안배에 민감한 노벨재단이 2∼3년 내에 한국 작가를 수상자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분위기상 올해 수상은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외에도 1996년 폴란드 시인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이후 시인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고 시인의 수상 가능성을 높인다는 의견과 노먼 베일러, 토머스 핀천, 조이스 캐럴 오츠 등 미국 작가가 받을 확률이 높다는 진단, 중국의 정치적 위상을 고려해 중국작가가 유력하다는 분석 등 관측이 분분하다. 철저한 비밀주의를 고수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올해 역시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한편 또 다른 수상 후보로 꼽히는 소설가 황석영씨는 “노벨상은 서구중심주의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 문학적 가치는 상이 아닌 작품에 있다.”며 지나치게 노벨문학상에 경도된 분위기를 우려하기도 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보은, 명품 덧간장으로 만든 대추장 개발

    1ℓ가 5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은 덧간장으로 만든 대추장이 선보였다. 충북 보은군은 3일 장안면 하개리 보성선씨 영흥공파 21대 종부 김정옥(54)씨 집에서 대추된장과 대추고추장을 일반에게 공개했다. 군은 김씨와 손잡고 5000만원을 지원, 이들 대추장을 개발했다. 이들 장은 대추를 고은 물에 350년 된 이 집안의 덧간장을 넣어 만들었다. 이 간장은 지난해 4월 서울 현대백화점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명품 로하스 식품전’에서 1ℓ에 500만원의 고가에 팔려 화제를 모았다. 군은 이들 장에 ‘아당골(娥堂谷·아름다운 집이 있는 골짜기)장’이란 상표를 붙였다. 장 맛을 본 관광객 이도화(36·여·대전 서구 도마동)씨는 “오래 묵은 덧간장과 대추의 깊은 향이 은은하고 달거나 짜지 않은 독특한 맛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종부 김씨가 사는 집은 ‘선병국 고가’로 불리는 아흔아홉칸 전통한옥으로 국가중요민속자료 제134호이다. 군과 김씨는 이들 대추장을 시판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보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中 대표작가 22명 한국 온다

    中 대표작가 22명 한국 온다

    중국의 대표 작가 22명이 다음주 한국을 찾는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중국작가협회와 공동으로 ‘한·중문학인대회-한강에서 장강까지, 장강에서 한강까지’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은 개별적으로 문학교류를 가져왔지만, 양국 정부의 후원으로 공식 문학교류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작가단엔 현재 중국작가협회의 대표 문인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협회 명예부주석이자 중국 사회주의 문학이론가인 장종,‘붉은 수수밭’의 작가인 모옌, 중국 현대시의 새 조류인 몽롱시(정치적 목소리 대신 모더니즘을 추구하는 시)의 대표주자 쑤팅, 한국 고등학교 교과서에 소설 ‘빨간 기와’가 실린 차오원셴, 김구와 윤봉길의 전기소설과 평전을 써 화제가 된 샤롄성, 조선족 소설가 추이홍이(崔紅一)·진런순(金仁順) 등이 방한한다. 반면 한국측에선 시인 고은·김광규·정호승, 소설가 김원일·신경숙·김연수 등이 중국 작가들을 맞아 서울과 전주에서 ‘한·중 작가 선상낭독회’ 등의 행사를 펼친다. 대산문화재단의 김대영 상임이사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일본까지 참여하는 ‘동아시아문학포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고은·하루키, 노벨문학상 놓고 ‘한일 대결’

    고은·하루키, 노벨문학상 놓고 ‘한일 대결’

    고은 시인, 이번에는 노벨문학상 가능할까? 2007년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가 고은(74)시인과 일본을 대표하는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58)가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고은 시인과 하루키는 지난해에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안타깝게 탈락했다. 고은 시인은 지난해 시집 ‘순간의 꽃’ 스웨덴어판을 출간해 현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으며 하루키는 소설 ‘상실의 시대’로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 니칸스포츠는 2일 “세계 최대 규모의 도박베팅 전문업체인 영국의 ‘래드브록스닷컴’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예상하는 온라인 베팅을 실시한 결과 고은과 하루키가 배당율 11배인 6위 그룹으로 동률을 보였다.”고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또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6배의 배당율을 보인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이탈리아)이며 필립 로스(미국)가 그 뒤를 이었다.”며 “총 5명의 작가가 10배 이하의 배당율을 보여 유력 후보”라고 덧붙였다. 2007 노벨상 발표는 10월 8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9일), 화학상(10일), 평화상(12일), 경제학상(15일)이 차례로 발표되며 문학상 발표일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10월 둘째 주 목요일에 발표해온 관행으로 볼 때 11일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설명=왼쪽부터 고은 시인, 무라카미 하루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윤이상 칸타타 ‘나의땅… ’ 부산서 국내 최초 연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고(故) 윤이상(1917∼1995) 선생의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가 20일 부산에서 국내 최초로 연주됐다. 이날 오후 8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윤이상 선생 탄생 90주년 기념공연에는 동베를린 사건 이후 40년만에 모국을 방문한 윤 선생의 부인 이수자(80) 여사 등이 참석해 감격의 순간을 지켜봤다. 칸타타는 윤 선생이 지난 1987년 박두진, 김남주, 고은 등 시인 9명의 민족시 11편을 ‘민족의 역사’ ‘현실1’ ‘현실2’ ‘미래’라는 4개 테마로 나눠 만든 44분짜리 곡. 그해 10월에 초연된 지 20년만에 울려퍼진 것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90일간 ‘윤이상 혼’을 느낀다

    90일간 ‘윤이상 혼’을 느낀다

    “유럽인은 내 음악의 깊이를 알려고 애쓰지만 마음에 차지 않는다. 평양 연주자들은 매우 잘하지만 건조하게 느껴진다.” 생전에 후배 음악인들에게 이 같은 아쉬움을 토로했던 고 윤이상의 한이 풀린다. 윤이상평화재단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탄생 90주년을 맞아 16일부터 11월10일까지 ‘20007 윤이상 페스티벌’을 연다. 생전에 “내가 태어난 남한에서 누군가 내 음악을 연주한다면 위의 두 가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윤이상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두달간 그의 탄생일인 9월17일부터 서거일인 11월3일까지 열리는 윤이상 페스티벌은 한국에서 10개의 행사가 진행되고 베를린과 평양에서도 특별음악회가 열린다. 또 올해 처음으로 ‘국제 윤이상 음악상’이 주어지는데 2년마다 재능있는 젊은 작곡가들에게 2만달러의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올해는 한국인 최명훈을 포함해 말레이시아, 베네수엘라, 스페인, 중국의 작곡가 5명이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유럽에서는 현대를 움직인 5명의 작곡가로 꼽히는 윤이상의 음악축제는 16일 4시 서울 예술의전당 개막공연으로 시작된다. 윤이상의 구명운동에 앞장선 프란시스 트라비스와 정치용의 지휘로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실내 앙상블을 위한 낙양(洛陽)’ 등이 연주된다. 윤이상이 음악교사로 일했던 부산에서는 2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가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다.1987년 평양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군사정권 때 투옥돼 고생한 시인 9명의 작품에 곡을 붙였다.9명의 시인 가운데 생존해 있는 고은, 백기완, 양성우는 음악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이상평화재단측은 “매년 가을 윤이상 페스티벌을 연례 공연화할 생각이며, 남북 협력으로 윤이상 전곡을 녹음하는 사업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월척 樂漁 웰빙 樂漁] 충남 보령 청라지

    폭염에 잦은 비. 때론 감당하기 힘든 집중호우로 갑자기 불어나는 저수량. 올여름은 유난히 낚시하기에 어려운 날씨였다. 이제 더위도 수그러들고, 가을을 맞는 처서가 지나면서 하늘은 파란색을 드러내며 높아만 간다. 한줄기 비가 뿌려대는 오후. 충남 보령시 청라면에 자리한 한적한 계곡지 청라지로 달려갔다. 저수지 물가는 어느새 가을색으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커다란 밤나무에 달린 밤송이는 어른 주먹만한 크기로 영글고, 알알이 여물어 가는 벼이삭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 채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드넓은 저수지에 가득 들어찬 물로 탁 트인 시야가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한다. 물색도 하늘색을 닮듯 푸르기만 하다. 청라지는 1960년 준공돼 담수를 시작한 지 47년정도 된 곳으로, 토종붕어와 잉어, 가물치 등이 많다. 몇 년 전 보령댐이 건설된 후 상수원 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서 낚시가 허용됐다. 무엇보다 우수한 수질이 자랑.50㎝가 넘는 대형 떡붕어와 향어, 잉어가 잘 낚여 많은 조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충남 광천에서 온 한 조사는 “그동안 내린 비로 수위가 오르며 호조황을 이어가다, 며칠전 배수가 한 두차례 진행되면서 조황도 주춤한 상태”라고 귀띔했다.20㎝정도 떡붕어 10여수를 살림망에 담아 놓은 또 다른 조사는 “낮낚시 보다 밤낚시에 40㎝급의 떡붕어가 낚인다.”며 “가을이 깊어갈수록 조황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섬유질 떡밥을 사용한 떡붕어 낚시가 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토종 대물 붕어가 많고, 자생 새우도 많아 대물낚시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모습에서 청라지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제방을 기준으로 왼쪽은 수심이 깊은 편. 수초가 별로 없다. 오른쪽은 비교적 낮고, 완만한 수심이어서 수초가 잘 발달해 있다. 하지만 어디가 포인트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곳곳에 조사들이 들어차 있고, 조황도 고른 편이다. 청라지는 관리자가 없는 무료터. 대부분의 무료터가 그렇듯 후미진 곳이면 어김없이 쌓여 있는 쓰레기가 눈에 거슬린다. 낚시인이 낚시터를 아끼지 않는다면 누가 저수지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으랴. 청라지 주변에 대천해수욕장을 비롯해 고은식물원, 명대계곡, 성주계곡 등 여러 관광명소들이 있어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광천 대물낚시 (041)641-7764∼5. 김원기 붕어낚시 전문가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대천나들목→대천시내→청라방향→청라지 서해안 고속도로→광천나들목→광천→대천방향→주포→부여방향→청라지
  • “현대시의 알맹이 좀더 친숙하게 접하세요”

    “현대시의 알맹이 좀더 친숙하게 접하세요”

    시인 정지용의 ‘향수’, 임화의 ‘깃발을 내리자’, 신동엽의 ‘진달래 산천’, 천상병의 ‘귀천’…. 한국 현대시들이 도자(陶瓷)의 옷을 입고 다시 태어났다. 현대시 탄생 100년을 맞아 신경림(71) 시인이 시를 고르고, 도예가 김용문(52)씨가 흙을 다져 시를 얹었다. 작품은 9월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이화’에서 전시된다. 전시회에 맞춰 ‘갈대는 조용히 속으로 울었다’(글로세움 펴냄)란 제목의 시도자집도 나온다. “내가 한 건 시 고른 일밖에 없어요. 고생은 김 선생이 다 했지.” 28일 ‘갤러리이화’에서 만난 신 시인은 언어로만 존재하던 시가 다양한 모양의 외형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도예가의 공이라고 강조했다. 말을 아끼던 시인은 가끔 “시를 도자기로 만들어 놓으니까 장관은 장관이네.”하며 추임새를 놓기도 했다. 김용문씨는 2000년부터 도자에 시를 새기는 실험을 해왔다. 그는 현대시 탄생 100주년에 맞춰 시도자 작업을 기획했다. 신 시인에게 시 선별을 부탁했고, 시인이 골라낸 시인 100명의 시 100편을 6개월의 작업기간을 거쳐 접시며 장승, 토우 등의 도자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유약이 마르기 전 불과 5초 안에 폭발하듯 그려낸 ‘지두문’(指頭紋·손가락으로 그린 문양) 기법은 단순하나 힘이 넘친다. 갈대(신경림의 ‘갈대’) 문양도, 북어(최승호 ‘북어’)와 대꽃(최두석의 ‘대꽃’) 문양도 그렇게 탄생했다. 신 시인은 출간될 시집 서문에 “나는 일단 조형하기에 조금이라도 더 용이한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골랐다.”고 선정 기준을 밝혔다. 작고 시인 백석(‘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과 이용악(‘북쪽’)에서 원로시인 고은(‘문의 마을에 가서’)과 민영(‘답십리 하나’)까지, 중견시인 김용택(‘눈’)과 이성복(‘남해 금산’)에서 젊은 시인 김선우(‘내 혀가 입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와 문태준(‘가재미’)까지 다양한 세대의 시인과 시가 선택됐다. 신 시인은 “지난 100년간 한국 현대시는 우리 시의 전통을 발전적으로 계승, 수용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하고도 아름다운 시를 창조해 냈다.”면서 “이번 도자 작업이 시가 안 읽히는 시대에 독자들로 하여금 현대시의 알맹이를 좀더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여성&남성] 이럴 땐 동성친구가 더 좋더라

    [여성&남성] 이럴 땐 동성친구가 더 좋더라

    ‘네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상관없어(?)’같은 명대사를 날리는 꽃미남 공유(최한결 역)와 남장 여자 윤은혜(고은찬 역)의 로맨스 라인으로 ‘폐인’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TV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 화제다. 공유는 드라마 속에서 상대가 남자라고 생각하면서도 묘한 감정을 느낀다. 굳이 ‘동성애적 감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성 친구보다 동성이 더 잘 통하거나 오히려 동성 친구랑 사는 게 훨씬 속 편하다는 경험과 생각들을 한 번쯤은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동성 친구의 존재가 어떨 때 간절하고 떠오르는지 남녀들의 속내를 들어봤다. ●눈치없고 답답한 남친보다는 여친이 최근 새로 만난 연인과 ‘소통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직장인 오모(32)씨는 남자 친구가 여성 심리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무시할 때면 동성 친구가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귀띔했다. 오씨는 “남자들이 여자들의 몸 상태에 따른 세심한 변화 등을 이해하지 못 할 때나 공통의 관심사가 다를 때 그런 상상을 해본다.”고 밝혔다. “자신은 게임이나 스포츠에 미친 듯이 몰두하면서 옷이나 가방을 사기 전에 며칠씩 고민하는 나를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거나 인기 드라마나 유행에 관심을 쏟는 나를 무시할 때는 차라리 말이 통하는 동성 친구가 낫다는 생각이 든다.” 늘 남자 친구가 끊이지 않는 회사원 김모(29)씨도 남친과 심리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 때 동성 친구 생각이 많이 난다고 밝혔다. 김씨는 “여자끼리는 기분이나 컨디션을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얼굴만 봐도 알아서 조심해 주지만, 남친에게 일일이 설명하다 보면 꼭 다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들이 연애서적이나 자신의 경험에 의존해 여성 심리를 짐작하고 행동할 때가 많은데, 한계가 있고 실제는 그와 다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남친에겐 말못할 고민들 속시원하게 털어놔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김모(26)씨는 “남자 친구에게 말하기 힘든 고민들을 털어놓을 때 동성 친구가 생각난다.”고 답했다. 김씨는 “사귀기 전에는 물론, 그 이후에도 자존심 때문에 신체적 콤플렉스나 집안 사정 등을 터놓고 말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해심이 떨어지는 연인보단 편하게 받아주는 동성 친구가 낫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생 우모(22)씨와 김모(22)씨는 ‘감성적 교류’를 예로 들었다. 우씨는 “여성들은 같은 경험을 공유한 부분이 많아서인지, 감성적인 공감이 더 빨리 이루어진다.”면서 “똑같은 대화를 할 때도 여자들은 더 빨리 알아듣고 쉽게 맞장구를 쳐주는 반면, 남자들은 굳이 따지고 분석하려고 들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쇼핑이나 전화를 오래 붙들고 있을 때, 남자친구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눈치를 보게 된다.”면서 “남자친구가 여자들의 감정변화를 잘 몰라줄 때 한 번쯤은 ‘여자친구만큼만 나를 이해해주는 남자를 만났으면’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동병상련´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준다 직장인 여모(32)씨는 취직 후 수년간 동성 친구들만을 만나왔다. 여씨가 동성 친구만을 만나는 이유 중 하나는 여중·고·대를 나온 것도 한몫했다. 여씨는 “이성을 돌같이 보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친구처럼 편하게 ‘필’이 꽂힌 이성은 없었다.”며 ‘싱글’인 이유를 설명했다. 여씨는 동성친구가 이성친구보다 편한 가장 큰 이유로 신체적인 특성을 꼽았다. 아픈 날이 비슷한 점, 함께 쇼핑과 산책을 즐기면서도 걸음의 속도에 대해 말할 필요가 없는 점, 시간에 신경쓰지 않고 여유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점 등이 동성친구의 장점이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이 대부분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 점도 비슷하다. 새로운 관심사를 찾거나 맛있는 커피나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때 언제나 친구를 찾는다는 여씨는 “약속을 하지 않아도, 설명을 하지 않아도 말없이 이해해주고 통하는 점에서 동성 친구들이 좋다.”며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프리랜서 광고인 김모(33)씨는 지금도 10년 지기인 이모(33·회사원)씨와 일주일에 두 차례씩 꼬박꼬박 만난다. 그나마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탓(?)에 줄인 것이라고 한다. 한창 때는 1주일 내내 술자리를 함께할 정도로 우정을 과시했다는 이들은 동성친구가 편한 이유를 ‘공감대’라는 말로 정리했다. 김씨는 “서로 다른 직장을 다니더라도 여성이 겪는 불편함과 차별에 대해 본인의 일처럼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이성 친구보다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씨도 “퇴근 후 직장동료들과 함께 맥주 한 잔을 마실 수도 있다. 동성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회사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느낌과는 스트레스 해소의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한 “출산과 결혼 후 집안문제도 이성보단 동성친구와 상의하는 것이 편하다.”면서 “동병상련을 느껴 서로 위로하거나 해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조언하는 점도 동성친구를 찾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인의 앞에선 의무감에 따른 행동도 해야 하지만 동성친구는 의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음반제작자 이모(36)씨는 소신있고, 멋있게 일하는 여성을 봤을 때 묘하게 끌린다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출세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남자들을 보다가 자기 소신대로 정정당당하게 일해 인정받는 여자 동료들을 볼 때, 동경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한 “남자 같은 씩씩함도 있는 ‘중성적인 여자’를 볼 때 한 번쯤 사귀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임일영 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문학 위기는 현장감 외면 탓”

    “문학 위기는 현장감 외면 탓”

    한국문학평화포럼이 새달 법인화된다. 애초 법인화 목표 시한은 지난해 상반기였다. 1년이 늦어졌다. 포럼의 모태인 민족문학작가회의와의 관계설정을 놓고 고심한 것도 이유가 됐다.2004년 10월, 포럼은‘임진강 문학축전’으로 첫발을 뗐다.‘상생·평화·공존’을 화두로 세웠다. 한국문학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현장으로 가자고 제안했고, 서울 중심의 문화적 섹트주의를 극복하자고 외쳤다. 문학의 사회적 책무도 강조했다.3년여 동안 30여 차례의 문학축전을 꾸렸다. 한국의 상처난 땅을 샅샅이 밟았다.11일과 12일엔 전북 고창 전봉준 생가터에서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을 위무했다. 두 달 뒤면 창립 3주년이다.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중앙대 교수)회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를 되짚어봤다. 그는 1대 고은 회장에 이어 2대 회장을 맡고 있다. ●법인화 왜 1년 늦어졌나 포럼의 법인화가 늦어진 데는 새로운 단체 결성에 대한 작가회의측의 우려 섞인 시선도 작용했다. 작가회의 명칭에서 ‘민족’을 떼는 데 반대한 포럼측 문인들의 목소리조차 일각에선 ‘독립을 위한 수순’으로 해석했다. 임 회장은 “적극적으로 지지할 줄 알았던 작가회의 문인들로부터 포럼 초기 뜻밖의 오해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그런 오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회의 회원들의 현실인식이 안이해지는 것이 아쉬워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작가회의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면서 “작가회의를 쪼갤 목적이었다면 포럼은 애초에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법인화 추진은 참여도와 신뢰도 강화를 통해 포럼 문제의식의 확대심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럼의 근본적인 관심사는 문학의 사회적 역할 제고다. 문학과 사회를 갈라놓은 유미주의적 경계선을 넘으며,1970∼80년대 민족문학운동은 사회개혁의 주체로 우뚝 섰다. 굳이 찾지 않아도 시대는 늘 문인들 옆에서 고민을 강제했다. 지금은 다르다. 작가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으면 시대는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지 않는다.‘민주화’나 ‘경제성장’이란 화려한 겉옷 속에 ‘비민주적 잔재’와 ‘경제적 양극화’를 꽁꽁 숨겼다. ●문화예술운동 단체로 자리잡아 포럼은 시대와 대면하는 ‘제2의 민족문학운동’이라 할 만하다. 포럼이 찍어온 문학축전의 발자국은 참여 문인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잘 보여준다. 미 공군의 폭격으로 찢긴 매향리를 어루만졌고, 우토로 강제철거를 반대했다. 논에 모를 심으며 한·미 FTA 타결 후 농업을 근심했고,‘나눔의집’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맞잡았다.“문인들이 가본 적 없는 소외지역을 최우선으로 하되, 오늘날 한국사회의 예리한 쟁점을 드러내는 지역을 위주로 찾아갔다.”고 임 회장은 설명했다. 포럼은 이제 한국 사회의 가장 활발한 문화예술운동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서사의 빈곤은 현장과의 유리서 기인 임 회장은 “B학점은 되는 것 같다.”며 포럼의 성적을 매겼다.“현장 반응도 매우 뜨거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포럼이 아무리 용을 써도 문단의 흐름을 바꿀 순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문단의 ‘안타까운 흐름’은 포럼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포럼이 결성된 2004년은 과거 민족문학진영의 대가들마저 현실문제에서 발을 빼는 분기점이었다고 임 회장은 회고했다.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면서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자만심으로 문인들이 너무 성급하게 긴장감을 잃었어요. 과연 그런가요? 한국과 무관한 전쟁에 군대가 파병됐고, 민중의 삶은 더 극악해졌습니다.” 임 회장은 올 2월 ‘기초예술연대’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한국 작가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잃었다.”는 날선 비판으로 문단을 달군 바 있다. 장편소설 하나 써낼 능력 없는 서사의 빈곤은 현장과 유리된 데서 오는 필연적 결과라는 것이다. ●10월엔 카자흐스탄서 포럼 “문학의 가장 큰 위기는 대중들이 문학을 외면한다는 겁니다. 현장성이 없기 때문이에요. 드라마보다 현실감이 없습니다. 자기 이야기가 아닌데 독자들이 읽을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그가 “각 대학의 문예창작학과가 한국 문학을 망쳤다.”는 논쟁적 언사를 던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시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작가들의 단견은 인문학 교육 없는 문창과가 원인”이라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포럼이 외연 확대를 꾀하는 것도 현장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서다. 향후 문인들만의 행사를 지양하고 문학축전 현지 자치단체와 관련 연구자, 타 장르 예술인 등이 함께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올 10월, 포럼은 중앙아시아 고려인 강제이주 70주년을 맞아 카자흐스탄을 찾는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청원 분터골 유해 발굴·공개

    1950년 7월 충북 청원군 분터골에서 집단학살된 국민보도연맹원들의 유해와 유품이 8일 발굴·공개됐다. 이번 발굴 유해 70여구는 약 30여m에 걸쳐 열을 지어 층층이 쌓인 채로 발견됐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수십여점의 탄두와 탄피가 함께 발견돼 당시 집단희생 정황을 선명하게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는 이날 분터골 발굴 현장에서 설명회를 개최했다. 청원 분터골 사건은 1950년 7월4일부터 11일까지 청주경찰서와 청주교도소 등에 소집, 구금돼 있던 청주시·청원군 관내 보도연맹원 200여명이 군과 경찰에 의해 고은리 분터골 등에서 집단 희생된 사건이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고은이 말하는 ‘시대·역사·개인’

    “나도 문둥병에 걸려야겠다.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고. 발가락이 썩어서 떨어져 나가고…. 그 다음에 떠돌다가 시 몇 편을 써야겠다.” 십리길 통학로에서 주운 ‘한하운 시초’는 중학생 고은에게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나병 시인 한하운의 시집을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밤새도록 읽은 고은은 그날로 ‘한하운처럼´ 시인이 되기로 결심한다. EBS 인터뷰 다큐 ‘시대의 초상’은 31일 오후 10시50분 ‘시인 고은이 말하는 시대와 역사와 개인’을 방송한다. 해마다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영어·불어·스페인어 등으로 번역된 시집이 적어도 17개 나라에서 읽히는 시인 고은이 육성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들려준다. 한국 전쟁으로 3년만에 500만명 가까이가 죽어나갔다. 죽음과 폐허만이 가득한 시기에 고은은 피란을 다니며 하루에도 10여편씩 습작 시를 짓는다. 훗날 그는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살아남은 자로서 고통과 죄의식이 자신을 ‘죽음’이란 화두에 매달리게 했다고 고백한다. 1970년 전태일 열사의 죽음을 겪으며 작가의 사회적·역사적 책무를 깨달은 그는 군사독재시절 민족과 현실을 질타하다 네 차례나 구속된다. 이후,2000년에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하고,2004년에는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을 맡는 등 현대사의 중심에서 민족적 사업을 이끌어나간다.“우리 민족에게 통일이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미래의 문화적 고향으로 가는 것이다.” 한민족과 언어에 대해 얘기하는 그의 음성이 절절하게 다가온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보안사, 6共초 계엄대비 예비검속자 작성

    노○현, 이○찬, 단○호, 심○철, 임○석, 오○식, 이○영…. 24일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가 보안사령부 민간인 사찰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처음 공개한 6공화국 초기 보안사의 ‘A급 예비검속자’ 명단이다. 노무현 대통령, 이해찬 전 총리, 단병호·심재철·임종석·오영식·이인영 의원이 맞느냐는 질문에 과거사위 관계자는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답했다. 고은·황석영·신경림 작가, 오충일 국정원과거사위 위원장, 박형규 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장명국 내일신문 발행인으로 짐작되는 인물도 있다. 모두 1989년 보안사가 계엄 대비 예비검속 시나리오인 ‘청명계획’을 작성하면서 점찍은 사전 체포대상자다. 대통령 중간평가 유보와 문익환 목사 방북, 서울지하철과 현대중공업 파업 등으로 공안정국이 조성되고 ‘친위쿠데타’설이 나돌던 89년 4∼6월 보안사 3처가 작성했다.1990년 윤석양 이병에 의해 폭로된 보안사 민간인 사찰카드도 이 명단에 기초해 작성된 것으로 과거사위는 보고 있다. 보안사는 대상자를 A급(계엄목표 달성 결정적 장애자) 109명,B급(계엄시책 수행 장애자) 315명,C급(국민공감대 확보 위해 처리해야 할 대상자) 499명으로 나눠 개인별로 5∼6쪽씩 카드를 만들어 관리했다. 카드엔 인적사항과 주거환경 및 주거지 구조, 예상 도주로 및 은신처, 출동할 체포조 등이 꼼꼼하게 기록됐다. 과거사위 관계자는 “예비검속 계획을 친위쿠데타 기획과 연계짓는 견해도 있었지만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성적 고정관념 깬 로맨틱 코미디

    성적 고정관념 깬 로맨틱 코미디

    MBC 월·화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첫 회 시청률 14.4%(TNS미디어코리아 조사)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방송 6회만에 23.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보다도 더 특기할 만한 것은 이 작품이 ‘논쟁적 문화코드의 집결판’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드라마’라는 장르가 한 시대 문화의 리트머스지와 같은 것이라면 ‘커피프린스 1호점’은 여러 면에서 우리 문화의 성숙도를 드러낸다.먼저 ‘팜므 파탈’에 대한 시선을 들 수 있다. 완벽한 외모에 성격도 좋고 실력도 뛰어난 화가 한유주(채정안). 능력있고 당당한 모습이 일본영화 ‘스트로베리 쇼트케이크’에서 나나난 기리코가 연기한 지각있는 예술가 도코를 연상시킨다. 이들은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는 ‘알파걸’에 속한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팜므 파탈의 모습도 보여준다. 이제까지의 영화·드라마들에서 팜므 파탈이 보통 남성을 유혹해 치명적인 상황으로 몰고가는 악녀 정도로 그려졌다면, 이들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능동적인 삶을 사는 진정한 여성 실력자들로 묘사된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기 위해 남장을 한 여성 고은찬(윤은혜)은 ‘미소년’으로 통한다. 드라마 시작 전후로 터져나오는 보도들도 앞다퉈 윤은혜 캐릭터의 중성적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할머니의 맞선 압박을 피하기 위해 게이 행세를 하는 최한결(공유)은 어떤가. 은찬이 여자라는 사실을 아직 눈치채지 못한 채 한결은 자신이 은찬에게 끌리는 것을 고민한다.7회 방송분에서는 병원 정신과까지 찾게 된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씻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는 우리 사회 성관념과 성적 논쟁이 한결 더 개방적이고 자유로워졌음을 보여준다. 가부장적인 홍사장(김창완)이 시대 감각이 뒤떨어지는 ‘꼰대’로 그려지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금까지 드라마들에서 중년 남성이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현실의 반영으로 여겨졌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젊은 사람들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문제 요인으로 간주된다. 이밖에 노선기(김재욱)가 일본에서 만난 여자친구를 찾으러 한국까지 날아온 것은 어학연수나 유학 등으로 국제 연애가 활발한 시대상을 반영한다. 또 한결이 취중에 얼떨결에 예랑(민서현)과 모텔에서 함께 투숙하고, 연인인 한유주와 최한성(이선균)도 집에서 잠자리를 함께 하지만, 이에 대해 ‘두 사람이 잤느니 안 잤느니’ 하는 논쟁은 일지 않는다. 혼전 동거 논란이 들불처럼 타올랐던 4년 전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 시절만 떠올려 봐도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문화평론가 김헌식 씨는 “‘커피프린스 1호점’은 개방적인 이성관계나 동성애 코드를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장치로 사용하되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예전에는 이런 소재 자체가 화제가 됐지만 요즘은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우리동네 맛집] 청진동 ‘한성옥’

    [우리동네 맛집] 청진동 ‘한성옥’

    우리 주변에 제법 맛있다는 설렁탕, 곰탕 집은 수두룩하다. 더구나 맛집이 넘쳐나는 종로에서 돋보이는 집을 고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충용 종로구청장은 그런데도 서슴없이 구청 민원실 건너 편 도가니설렁탕집 ‘한성옥’을 추천했다. 공식 행사가 없으면 얼른 달려가서 고소한 국물 맛에 흠뻑 빠지곤 한단다.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 전군표 국세청장,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등도 자주 찾는다. 한성옥 설렁탕은 뽀얀 국물이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맛이 난다. 비결은 뽀얀 색이 우러나는 반골(엉덩이뼈)과 맛이 고소한 사골(다리뼈) 고은 국물을 1대3의 비율로 섞은 데 있다. 고명으로 얹어주는 고기는 값 싼 머리고기가 아니라 산후 미역국에 넣는다는 질좋은 양지머리다. 18년째 한성옥을 경영하는 김옥란(57)씨는 “소금으로 간을 한 국물에 새우젓을 곁들이면 색다른 맛이 나고, 양지머리 고기도 새우젓에 찍어 드시면 맛이 다르다.”고 권했다. 소금은 전북 부안의 천일염을 다시 볶아서 잘게 빻아 쓴다. 새우젓은 7·8월에 곰소항에서 나오는 이른바 ‘추(秋)젓’이라 짜지 않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계절에 따라 감칠 맛나는 젓갈이 반찬으로 나오는데, 요즘엔 밴댕이젓이 손님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주인 김씨가 직접 담근 파김치도 일품이다. 설렁탕을 먹기 전에 꼬리찜(한 접시 5만원)이나 도가니찜(4만 5000원)을 곁들이면 첩경이다. 모듬수육(5만원)에는 꼬리와 도가니, 양지머리 등이 함께 나온다. 음식점 규모가 120석으로 넓은 편이지만 낮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기다리기 일쑤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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