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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 풍년 ‘짧은 신바람’ 고유가·인건비 ‘긴 한숨’

    조기 풍년 ‘짧은 신바람’ 고유가·인건비 ‘긴 한숨’

    ‘ 전남 목포항에서 직선거리로 145㎞, 뱃길로 233㎞(쾌속선으로 4시간30분) 떨어진 국토 최남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크기가 9.6㎢(300만평)로 서울 여의도의 3배로 한반도 국토 방위상 아주 중요한 거점이자 어업 전진기지다. 5일 가거도 방파제에서 바라본 가거 1구(대리마을)는 한 폭의 산수화였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 바닥 조약돌까지 보이는 푸른 바닷물, 독실산(해발 639m)의 상록수림. 그러나 이곳도 경기 한파의 예외지대는 아니다.‘조기 풍년’으로 잠시 신바람이 나기도 하지만 기름값과 인건비 등을 빼면 손에 쥐는 것이 없다. 그래서인지 어부들의 노랫소리보다 정부를 향한 쓴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 ●후박나무 껍질 명성, 중국산에 밀려 옛말 주민 50여명이 두패로 나눠 선착장 옆 빈터에 둥그렇게 줄지어 서서 빠른 손놀림으로 조기가 주렁주렁 매달린 그물을 털어냈다. 요즘 가거도 주변에는 조기 어장이 형성돼 그야말로 ‘물반 조기반’이다. 주민 김순철(65)씨는 “주민들은 가을 멸치잡이 전에 공동으로 조기 그물을 털어 돈을 벌지만 기름값이 많이 올라 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가거도 해역은 수심 100~120m로 조기와 돌돔은 물론 여름에는 보양식인 바닷장어가 잡힌다. 한 주민은 “가거도 장어는 통통하고 기름기가 많아 구워도 불판에 붙질 않아 최고품으로 쳐준다.”고 말했다. 주민들 소득원은 계절별로 다르다. 봄에는 미역이나 톳, 우뭇가사리 등 해조류를 따다 판다.6월에는 한약재인 후박나무 껍질을 벗긴다. 한때는 국내 유통되는 후박나무 껍질의 70%가 가거도 산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값싼 중국산에 밀려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가을 멸치잡이는 뭍에서도 유명하다. 겨울에는 피항하는 선박들이 적잖은 도움을 준다. 국내외에서 피항하는 선박은 연간 1100여척이다. 강태공들도 1만여명이 찾는다. 한 주민은 “가거도 방파제 공사가 1979년 착공돼 28년 만인 올 6월에 완공된 뒤 돈벌이가 줄어들어 아쉽다.”고 했다. 식당에서 나오는 전복, 넙치, 소라, 돔 등 모든 해산물은 자연산이다. 맛이 고소한 뿔소라는 가거도에서만 나온다. 가거도는 물이 깊고 차서 양식이 안 된다. ●관광가이드 “가거도는 국토의 시작점” 마을 선착장 앞에 세워진 이정표의 화살표에는 필리핀, 중국이라고 적혀 있다. 관광가이드 임진욱(44)씨는 “우리 주민들은 가거도가 국토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여긴다. 여기서 북쪽은 중국이고 아래로는 타이완, 오키나와, 필리핀으로 가는 길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인 박성철(40) 레이더 기지장은 “우리 전경대원들이 산속 뽕나무에 기생하는 자연산 상황버섯을 따다 보리차 대용으로 끓여 먹는다.”고 말했다. 김용궁(21·서울) 일경은 “대원들이 상황버섯차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피부가 반질반질하고 건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주민은 233가구에 542명(남자 288명)이다. 경찰서, 우체국 등 공공기관이 8개다.1580년 서씨가 처음 자리잡은 뒤 1800년께에 장흥 임씨가 정착했다. 지금은 경주 고씨와 평택 임씨가 더 많다. 글·사진 가거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자출족, 인생에 날개를 달다

    고유가, 고물가 시대를 맞아 ‘자전거 출퇴근족(자출족)’이 새롭게 뜨고 있다. 자전거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20∼30%나 늘어 났을 정도로 자출족 인구가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자동차 출퇴근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실전정보와 주의사항이 있다. KBS 1TV ‘수요기획’은 자출족 대열에 합류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5일 오후 11시30분에 방영되는 ‘내 인생에 날개를 달다’는 직장인 3명의 ‘자출’ 도전기를 한 달 동안 화면에 담았다. “기름 값에 주차비에…. 한 달 평균 24만원 정도 들어가죠.” 석곤씨는 서울 봉천동에서 강남역까지 매일 승용차로 출퇴근을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니 콩나물시루 같은 공간에서 몸이 녹초가 될 것 같고, 계속 승용차를 몰고 다니자니 매달 들어가는 20만∼30만원의 돈이 너무 아깝다. 그래서 마음먹은 것이 자출이다. 자전거 출퇴근을 하려는 직장인들이 걱정하는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차도 위를 달리면 위험하진 않을까? 너무 힘이 많이 들진 않을까? 사실 한강변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빼면 서울 시내에는 자전거 도로가 거의 없거나 있어도 무용지물이다.프로그램은 보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전거 출퇴근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 자전거 출퇴근이 직장 생활에 미치는 변화 등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직장인 ‘高물가 스트레스’

    직장인 ‘高물가 스트레스’

    직장인 이한국(가명·29)씨는 요즘 스트레스가 하나 더 늘었다. 출근에서 퇴근할 때까지 치솟는 물가의 위력이 갈수록 피부에 크게 와닿기 때문이다. 월급봉투는 두꺼워질 기미가 전혀 없는데 밥값, 교통비에 조촐한 술자리 비용 등 회사 생활에 필요한 품목의 물가는 연일 고공행진이다. 회사에서도 복사용지 등 비용을 절약하라며 난리다. 이씨는 “예전엔 만원짜리 한 장이면 점심 값 등 하루 용돈으로 충분했으나 이제는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면서 “그나마 미혼이라 자녀 교육비 등이 들지 않는데 감사하고 있다.”고 씁쓸한 표정를 지었다. 맞벌이 여성 회사원 김영민(가명·30)씨도 최근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맸다. 손수 도시락을 싸 출근하고, 좋아하던 테이크 아웃 커피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남편과의 저녁 식사도 가급적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쪽으로 바꿨다. 김씨는 “가계부를 쓰다 보면 한달 생활비 중 회사 생활에서 비롯되는 외식 등 관련 비용의 비중이 가파르게 늘어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물가가 가뜩이나 팍팍한 생활을 하는 샐러리맨들의 허리를 더 휘게 하고 있다.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전체 소비자 물가는 4.4% 올랐다. 그러나 직장인들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자주 먹는 우유값은 36% 뛰었다. 빵과 식빵 가격도 각각 17.9%,14.3% 올랐다. 여성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비스킷은 50.9%나 상승했다. 점심을 밖에서 사 먹을라치면 호주머니 걱정은 더 커진다. 직장인들의 단골 메뉴인 김치찌개백반과 된장찌개백반은 각각 8%,6.9% 올랐다. 칼국수도 9.2% 상승했다. 자장면과 짬뽕값은 각각 12.9%와 11.2%나 뛰었다. 라면은 14.6% 상승했다. 밥값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구내식당을 찾아봐도 물가 근심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올들어 구내식당 식사비는 6.2% 올랐다. 자가용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운동도 하고 교통비도 절약하려는 이른바 ‘자출족’도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고유가에 수입 원자재 값 급등 여파 등으로 자전거 가격은 올들어 24.3%나 뛰었다. 사무용품의 대명사인 볼펜은 23.2%, 복사용지는 11.2% 상승했다. 남성정장 가격은 0.2% 하락했으나 드레스셔츠는 4.8% 올랐다. 회사로 이동하는 동안 읽는 신문 및 잡지 가격도 18.6%나 올라 부담이 커졌다. 영어 등 외국어학원비도 5.7% 올랐다. 과중한 업무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퇴근녘 삽겹살과 술 한잔을 위안 삼으려 해도 예전같지 않다. 삼겹살 값은 10.6%, 생맥주 값도 7.4% 뛰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돌았다. 여성 직장인들이 즐기는 아이스크림(외식)은 25%, 커피와 녹차도 각각 10.3%와 10.7% 상승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자동차보험 7년만에 흑자

    고유가로 인한 자동차 사고가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이 7년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8회계연도 1·2분기(4~9월) 동안 전체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5조 52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가 늘었다.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지난해 2006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자동차보험에서 영업이익을 남긴 것은 2001회계연도 24억원 이후 처음이다. 무엇보다 손해율이 크게 감소했다.1·2분기 손해율은 68.3%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4%에 비해 5.1%포인트나 내려갔다. 전통적으로 차량 운행이 많던 여름철에 고유가로 인해 자동차 운전이 크게 줄었든 데다 아열대 기후라 불릴 만큼 장마나 태풍이 거세지 못해 이로 인한 피해가 줄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의 성장세는 여전했다. 올해 1·2분기 동안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시장점유율은 17.8%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포인트 올랐고 매출액은 20.1%나 급증했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문화·관광·생태·그린에너지 녹색성장 레저도시 개발 추진

    문화체육관광부는 기후변화 및 신 고유가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녹색성장을 위한 관광레저도시’ 개발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문화부는 녹색문화도시, 녹색관광도시, 생태환경도시, 그린에너지도시 등 4대 키워드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하고 미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관광레저도시를 개발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도시개발계획 단계부터 친환경적 기술과 재료의 활용을 권장하는 매뉴얼을 보급하고, 주민참여형 평가 모니터링제도를 통해 매뉴얼을 지속 보완해 신규 도시 및 관광레저시설 전반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추진 중인 태안, 무주, 서남해안 등 3개 시범도시의 경우 전체 면적의 10%를 CZZ(CO2 Zero Zone·이산화탄소 제로존)로 지정하고 탄소 저감 시설을 통해 생태관광자원화해 나갈 계획이다. 영암과 해남 등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들은 녹색성장을 위한 저탄소 생태환경 시범도시로 지정해 에너지와 문화를 접목한 미래형 선진관광 모델도시로 육성할 방침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기로에 선 금융위기] 정부 추가감세 추진 논란

    정부가 추가적인 감세 방안 마련을 꾀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하지만 논란이 적지 않다. 당장 경기를 살리는 효과는 낼 수 있으나 금융불안이 악화될 경우 우리 재정이 감당하기 힘든 규모의 감세에 치어 후유증을 앓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미 세제개편안을 통해 법인세 인하로 9조 8000억원, 소득세 5조 8000억원 등 모두 21조 3000억원의 감세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에 유가 환급금 지급 등 고유가 대책에서 발표한 일시적 감세효과 부분 5조 5000억원, 금융시장 안정 목적으로 장기보유 펀드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위해 1조 3000억원을 추가로 감세하기로 했다. 이것만 합해도 이명박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12년까지 무려 30조원에 이르는 대대적인 감세 조치가 이뤄지는 셈이다. ●“경기 회복되면 세수감소 충당 가능” 청와대와 정부는 감세 조치로 소비와 경기가 살아나면 세금이 더 많이 걷혀 세수 감소를 메울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이 대통령은 27일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대한 국회 협조를 구하는 시정연설을 통해 “내년에 13조원 수준의 감세를 통해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면서 “감세는 경기 진작의 일환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정부는 추가적 감세 조치와 시기 조정 등을 고려하고 있다. 소득세의 경우 당초 내년 1%포인트,2010년 1%포인트 단계 인하를 추진했으나 내년에 한꺼번에 내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양도소득세 추가 완화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장기화로 인해 국내 경기가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세금이 예상 만큼 쉽게 걷히지 않아 재정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 ●“금융위기 지속땐 심각한 후유증” 전문가들은 향후 추가적인 감세 조치는 재정 여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우선순위를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립대 박훈 (세무학과) 교수는 “지금껏 감세조치가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면 향후 감세는 금융불안의 실물 전이 차단에 목표를 두게 돼 성격상 차이가 난다.”면서 “금융불안이 지속되고 효과 극대화를 위한 추가적인 감세가 잇따를 경우 2∼3년 뒤엔 감당하기 힘든 재정적자 등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추가 감세안을 마련하더라도 당장 이번 정기 국회에서 처리하려 하지 말고 신중한 분석 등을 통해 내년 임시 국회에서 논의하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세연구원 한 연구원은 “이미 계획한 감세 규모 만으로도 재정 부담은 상당하다.”면서 “기존 스케줄을 앞당기는 정도는 고려할 수 있으나 추가 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여성 & 남성]불황 속 알뜰커플의 데이트 지혜

    환율과 물가는 오르고, 미래를 위해 준비한 주식과 펀드는 반토막 났는데, 그나마 임금이 깎이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하는 요즘. 추운 날씨에 찬바람 부는 청계천을 묵묵히 걷는 커플이 부쩍 늘었다. 기름값 아끼려고 자가용 놔두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판국에 주말마다 10만원 가까이 들어가는 데이트 비용은 그야말로 ‘난공불락’일까. 경제 불황 속 데이트 비용을 줄이면서도 사랑은 지키려는 커플들의 지혜를 들어 보자. ●주말 교외 드라이브 대신 ‘대학캠퍼스 투어´ 회사원 이모(27·여)씨 커플은 요즘 ‘버스투어’를 즐긴다. 만난 지 석 달째인 동갑내기 새내기 커플은 어디서 데이트를 하든지 행복할 때이긴 하다. 둘 다 신입사원이라 일주일에 두 번 정도밖에 만나지 못한다. 가끔 만나는 이들이 서로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해 주고 싶어도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지갑 열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적은 돈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데이트를 찾던 중 이씨가 생각해 낸 것이 ‘버스투어’다. 얼마 전 서울 혜화동 로터리에서 301번 버스를 타고 장지동 종점까지 데이트를 즐겼다. 이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MP3. 버스 맨 뒷좌석에서 음악을 들으며 그동안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낸다. 이씨는 “처음에는 버스 종점까지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버스 안에서 창밖의 세상을 보는 게 재밌더군요.”라며 ‘버스 데이트’의 매력을 소개했다.“특이한 이름의 가게를 보거나 지나가다 재밌는 행사를 발견하면 곧장 내려서 게릴라 데이트를 즐기기도 해요. 단돈 900원(교통카드)에 어디 가서 이런 데이트를 즐기겠어요?”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남모(27)씨는 최근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에 맞춰 ‘캠퍼스 데이트’를 주로 즐긴다.1년 전 친구의 소개로 여자친구를 만난 남씨는 평일에는 영화나 연극 등을 함께 감상하고, 주말이면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만남에 변화가 생겼다. 서로의 애정이 식은 게 아니라 경제사정이 식어 버렸기 때문이다. 남씨가 주말마다 나가는 교외 드라이브를 부담스러워하던 지난 9월. 때마침 여자친구가 “다음부터 차는 집에 두고 나와. 오빠는 돈 아낄 줄 몰라.”라며 남씨를 구박했다. 이후로 남씨는 ‘알뜰 데이트’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며 대학교 캠퍼스 투어를 하고 있다. 남씨는 “다른 곳은 몰라도 서울시내 대학은 다 버스가 다니더군요.”라면서 “운전하는 피곤함도 없고, 흔들리는 버스에서는 자연스레 서로 달라붙게 되더군요.”라고 귀띔했다.“고풍스런 건물과 자연이 어우러진 탁 트인 교정을 거닐다 보면 가끔은 동아리의 무료 공연도 볼 수 있어 좋지요. 대학가 근처 식당들은 값도 싸고 맛은 물론 양도 푸짐해 ‘1석3조’입니다.” 직장인 최모(28·여)씨는 ‘짠순이 데이트’가 생활화됐다.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집세 등 생활비가 만만찮다. 특히 만난 지 9개월 된 남자친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일주일에 4번이나 될 정도로 많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늘어나는 휴대전화 사용량에 맞춰 월 2만원의 커플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은 기본. 영화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예매권을 구해 비용을 줄인다. 음료수와 과자는 미리 슈퍼에서 준비해 영화관에 들어간다. 최씨는 지난여름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남자친구와 함께 버스 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차 없이도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죠.”라면서 “8월에 버스로 경남 거제의 외도에 다녀 왔는데 편하고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남자친구가 이러한 최씨의 절약 방침에 잘 따라 준다는 것. ●마트에서 와인·맥주 산 후 집에서 마셔 직장인 유모(27)씨는 여자친구와 토요일 저녁에 만나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 밤늦게까지 여자친구와 사랑을 나누고 일요일 늦게 일어나는 것이 유씨의 휴일 모습이었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조조할인 영화를 보기 위해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여자친구와 만난다. 최근 본 영화는 ‘맘마미아’였다. 예전처럼 토요일 저녁에 영화를 보려고 했다면 북적거리는 영화관에서 줄을 서서 표를 구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씨 커플은 일요일 오전 10시 관객이 그다지 많지 않은 영화관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휴일 아침에 영화를 보는 ‘실용’ 커플이 늘어난 것 같아요. 오전에 영화를 보고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를 느긋하게 보낼 수 있어 색달라요.” 둘 다 말이 없어 자타가 공인하는 ‘조용한 커플’인 김모(33)씨와 유모(26·여)씨. 중소기업에 같은 해 입사해 내년 가을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두 사람은 공통 취미가 있다. 바로 영화 보기. 둘은 데이트 때마다 영화관을 가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 두 사람에게도 경기침체의 여파가 불어닥쳤다. 결혼에 대비해 전셋집 장만을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 상황에서 각자 굴리고 있던 펀드와 주식이 반토막 난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영화비용조차 아끼기로 합의한 두 사람은 ‘자취방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둘은 요즘 영화관에 가는 대신 김씨의 자취방에서 영화를 다운로드받아 보고 있다. 성격이 깐깐한 유씨는 공유 사이트에서 불법으로 영화를 받아 보는 것을 내켜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두 번 공짜로 영화를 보다 보니 편리함에 맛이 들었다. 두 사람은 토요일이면 근처 대형마트에서 와인, 맥주 등을 산 뒤 김씨 집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요리를 해먹고 김씨가 전날 밤 다운받은 영화를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낸다. ●쿠폰 모으는 그녀 너무 예뻐 늦깎이 대학원생 김모(32)씨는 요새 ‘쿠폰족’인 여자친구 덕에 불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풍족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김씨는 회사에 다닐 때만 해도 데이트 비용을 자신이 부담했다. 하지만 3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입학하고 난 뒤 예전처럼 여자친구에게 많은 것을 해 줄 수 없었다. 이런 김씨에게 여자친구는 “내가 먹여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여자친구는 데이트에 사용할 쿠폰을 모으기 시작했다. 김씨는 ‘쿠폰 몇 개 쓴다고 얼마나 절약될까.’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하지만 10만원에 이르던 데이트 비용이 쿠폰 사용 후 무려 3만 5000원이나 절약됐다. 평소처럼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넉넉하게 즐긴 뒤 연극을 봤는데도 비용이 줄어든 것이다.“인터넷이며 책자며 온갖 쿠폰을 다 모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조금이라도 아끼겠다고 하는 마음이 너무 예쁘죠.” 회사원 이모(31·여)씨는 아침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인터넷으로 할인쿠폰 서비스를 확인한다. 화장품 회사나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할인 서비스는 오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르기 마련이다. 특히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이런 할인 서비스가 집중되는 날이다.“매월 마지막 수요일만큼은 다른 약속을 안 잡고 꼭 남자친구를 만나죠. 데이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날이거든요.” 사실 이씨에게 할인쿠폰이나 휴대전화 제휴 서비스, 포인트 등은 관심 밖이었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따져 가며 할인받는 모습이 구차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지며 자연스럽게 그의 생각도 달라졌다.“친구가 할인받으면 옆에서 덕을 본 적은 있었죠.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따져 보니 데이트비용을 꽤 아낄 수 있더라고요.” ●‘연인과 함께 어디서 뭘하든’ 리서치 회사에 다니는 백모(28)씨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여자친구와의 ‘3주년 기념일’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선물을 마련할 자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화려한 장신구를 좋아하는 여섯 살 아래 대학생 여자친구는 명품 가방이나 18K 화이트골드 커플링을 받고 싶어 하는 눈치다. 하지만 백씨의 자금줄인 중남미 펀드는 일 년 새 반토막 났다. 그는 귀금속 가게를 찾아 여자친구의 취향에 딱 맞는 화이트골드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40만원이라는 가격에 화들짝 놀랐다. 대신 15만원짜리 실반지를 구입했다. 여자친구를 위해선 모든 것을 할 수 있노라던 백씨지만 경제난 앞에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식사도 기념일마다 찾던 고급호텔 레스토랑 대신 자신의 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서툰 실력이지만 요리책을 보고 직접 음식을 만들면 여자친구도 감동하지 않을까 싶어서다.“좋은 선물, 근사한 식사를 제공하고 싶지만 어쩌겠어요. 허세 부리다간 생활비도 남아나지 않을 판인 걸요.” 은행원 김모(27·여)씨는 ‘해외여행 마니아’다.7년째 연애중인 남자친구도 여행을 좋아해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해외로 다녀왔다. 둘은 대학시절 유럽여행을 시작으로 동남아, 북중미, 남미, 아프리카 오지까지 세계 곳곳을 누볐다. 하지만 김씨는 올가을에는 조금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여행 대신 남자친구와 강원도를 둘러보고 올 생각이다. 끝 모르고 치솟는 환율 탓에 비행기를 타고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조금 아쉬워하는 눈치지만 김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년 봄 결혼을 약속한 김씨 커플은 신혼여행도 해외여행 대신 자전거 국토종단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힘은 들겠지만 비용을 줄이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다.“매년 해외에 나갔다 오는 게 삶의 낙이었는데 아쉽죠. 그렇지만 국내에도 즐길 만한 여행지가 많으니 만족해요.” 황비웅 김정은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여성&남성 더 보러가기] 고유가시대 짠돌이·짠순이로 사는법 노처녀·노총각은 왜 결혼을 못할까 난 이렇게 차였다… 이별의 사연들 혼전동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발언대] ‘사용후연료’ 사회적 공론화 서둘러야/서홍석 회사원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발언대] ‘사용후연료’ 사회적 공론화 서둘러야/서홍석 회사원 서울 강남구 삼성동

    “고유가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2008년 6월9일 고리원자력 1호기의 상업운전 30년을 기념하는 ‘원자력발전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었다. 또한 국가에너지위원회는 지난 8월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2008∼2030)’을 심의, 확정하였다. 점진적으로 원전의 활용을 확대하여 2030년에는 전체 발전설비 중 원전의 비중을 41%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원전확대를 위해서는 사용후연료 처리방안에 대한 과학적이고 민주적인 사회적 공론화 즉,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2016년경이면 각 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연료 저장조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포화시점까지 부지를 마련하고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준비기간으로 앞으로 남은 8년은 그리 많은 시간이 아니다. 사용후연료 처리방안의 수립은 원자력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지체할 여유가 없다. 1986년부터 추진된 방폐장 부지선정 작업은 갈등을 빚어온 대표적인 국가 갈등과제였다. 기나긴 산고 끝에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적인 유치신청과 2005년 11월 주민투표를 거쳐 경주시 양북면 일원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부지를 최종 선정한 교훈을 가지고 있다. 많은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고서야 해법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모두 허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방폐장 부지를 결정하지 않고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국민적 화합으로 승화시킨 갈등 해결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노력과 비용을 최소화하여 최대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공론화는 필수요건이다. 정책 결정에 앞서 정부, 전문가, 이해관계자 그리고 참여 의지가 있는 누구든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함께 생각하고 수렴한 의견을 정부의 정책에 반영하는 일련의 사회적 공론화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서홍석 회사원 서울 강남구 삼성동
  • 성장률 3분기 3%대 추락

    성장률 3분기 3%대 추락

    3·4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했다.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경색이 수출 증가세를 꺾고 내수 부진을 이끄는 등 실물경제에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고유가로 무역손실이 크게 늘어나면서 실질 국내총소득(GDI) 성장률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08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동기대비 3.9% 성장에 그쳤다.2005년 2분기(3.5%)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0.6%로 지난해 4분기 1.6%에서 올해 1분기 0.8%로 반 토막 난 뒤 3분기 연속 1%를 밑돌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성장세 둔화가 경제성장률의 발목을 잡았다. 제조업 성장률은 선박, 무선통신기기 등은 호조를 보였지만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등이 부진해 전분기 2.2%에서 0.4%로 떨어졌다. 서비스업도 부동산 및 사업서비스업 성장률이 감소로 돌아서 전분기 대비 0.2% 성장에 머물렀다. 소비와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민간소비는 내구재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고 서비스 소비 지출이 부진하면서 전분기 대비 0.1% 늘어나는 데 그쳤고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2.3% 증가했다.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등이 부진하면서 전분기 대비 1.8% 감소로 돌아섰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도 8.1%로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나타냈다. 3분기 실질 GDI는 전년동기 대비와 전분기 대비 각각 3.2%,3.0%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8.7%) 이후 가장 낮다. 전년동기 대비로도 1998년 4분기(-4.8%) 이후 최저치다. 실질 GDI는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소득지표로, 이 지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그만큼 구매력이 떨어져 국민의 체감 경기와 호주머니 사정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티투어 활성화 방안 설명회

    한국관광공사는 고유가 시대 국내여행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티투어의 활성화를 위해 27일 오후 2시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지하1층 관광안내전시관(TIC) 상영관에서‘국내 시티투어 활성화 방안 설명회’를 개최한다. 관광공사는 설명회를 통해 도시별 시티투어 활성화 방안과 함께 국내 최초로 개발한 시티투어 표준모델을 소개할 예정이다.
  • 은행권 中企대출 ‘시한폭탄’

    은행권 中企대출 ‘시한폭탄’

    중소기업대출이 은행권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둔화가 맞물려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연체율 급증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1.0%에 머물던 중기대출 연체율은 9월 말 1.5%에 육박하면서 올해 말에는 위험 수위인 2%에 다다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제 불황·은행권 경영실패 원인 20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 중기대출 연체율은 1.5%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8월 말 1.5%와 같은 수치지만 은행들이 분기 말에는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부실채권 정리 등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악화된 것이다. 중기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말 1.0%에서 3월 말 1.3%로 올라선 뒤,6월 말에는 1.1%로 떨어졌지만 고유가의 영향이 현실화된 7월 말 1.4%로 다시 올라섰다. 시중은행들의 연체율도 상승 곡선에 있다. 중기대출 점유 비중이 가장 큰 A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에는 0.38%에 불과했지만 ▲7월 말 0.58% ▲8월 말 0.75% ▲9월 말 0.74%로 두배 가까이 뛴 상태다. 작년 말 0.90%에서 3월 1.11%로 1% 선을 넘은 B은행은 6월 말 0.99%로 다시 낮췄지만 ▲7월 말 1.04% ▲8월 말 1.20% ▲9월 말 1.1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C은행 중기대출 연체율도 3월 말 1%를 넘긴 뒤 8월 말 1.33%까지 올라갔다. 올해 중기대출 연체율 급증의 배경에는 경제 불황과 더불어 은행의 ‘경영 실패’가 자리잡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은행 대출은 중기대출로 일제히 쏠렸다. 그 결과 2005년 12조 5000억원이 늘어난 은행권의 중기대출 잔액은 2006년 45조 9000억원 불어난 데 이어 지난해엔 사상 최대치인 68조 2000억원, 올 상반기에는 34조원이나 늘어났다. 다만 하반기 들어 8월 2조 6000억원 등 증가세가 꺾였지만 8월 말 은행권 중기대출 잔액은 413조 8000억원에 이른다. 이 바람에 은행권 예대율(예금대비 대출 비율)도 2004년 99.9%에서 올해 6월말 현재 126.5%까지 치솟았다. 중기대출 문제는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S&P가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깎는 원인이 됐다. ●중기대출 증가세 IMF 시절 연상 금융당국은 중기대출 연체율이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연체율이 다소 높아지고 있지만 2004년 2.1% 등 과거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한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으로 일부 중소기업들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기대출 부실화가 일정 정도 진행되더라도 은행의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은 적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다. 지난해 말 1.0%에 불과했던 은행권 중기대출 연체율은 지난 달 말 1.5%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 대형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 0.80%에서 8월 말 1.61%로 두배 이상 폭등, 올해 말에는 2% 선을 넘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세계적인 실물경제 위기가 내년 중순까지 지속되고, 이후 세계 경기가 빠르게 회복세를 되찾는 ‘U’자형이 아닌 불황이 계속되는 ‘L’자형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 연체율의 지속적인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적정치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는 환율 역시 큰 부담이다.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가 상승은 불가피한 반면 경기 둔화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출증가율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을 봤을 때 중기대출 연체율이 1% 중반대로 유지되는 것은 중소기업들이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는 뜻”이라면서도 “다만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연체율 수준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도 “연체율이 2% 안쪽에서 관리가 된다면 문제가 없다.”면서도 “최근 수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은행권의 부담이 되고 있지만 무턱대고 회수에 나설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버스·트럭 씽~씽~씽~ 녹색바람 쌩~쌩~쌩~

    버스·트럭 씽~씽~씽~ 녹색바람 쌩~쌩~쌩~

    ‘녹색 바람’이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시장에도 불고 있다. 현대차는 친환경 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연료로 이용하는 ‘유니버스 CNG’를 출시했다. 시내버스용으로 생산되던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를 고속버스와 관광용으로 개발, 출시했다. 천연가스는 화석연료 가운데 청정성과 안정성이 가장 뛰어나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 및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는 배기가스와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은 연비개선 노력과 연결돼 CNG 버스의 경우 연비개선 효과가 있어 경제성이 담보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19일 “유니버스 CNG는 가솔린 및 디젤 차량에 비해 연비가 높고, 배출가스도 적다.”면서 “(경유 버스에 비해) 매년 2300만원 이상의 유류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부산모터쇼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버스를 선보였다. CNG보다 에너지 밀도가 더 높아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에너지 효율이 높아 공항버스나 고속버스 같은 차량에 최적”이라면서 “핵심부품인 LNG 저장용기의 부품 국산화와 성능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서울시와 마일드 하이브리드 버스 보급협약을 맺고 2018년까지 친환경 하이브리드 버스 7748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부분 적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버스를 납품하고, 2011년부터는 일반 하이브리드 버스를, 2013년부터는 완전 무공해인 연료전지 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고연비와 친환경성을 내세운 신차 TGS와 TGX를 내놓은 독일 상용차 브랜드 만 트럭버스 코리아의 지난해 판매량은 상용차 시장에서의 친환경 추세에 수요가 반영돼 있음을 방증했다. 이 회사는 지난 한 달 동안 64대를 판매, 월간 최고 판매치를 6개월만에 경신했다. 손주호 영업본부장은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좋은 연비가 국내 시장에서 평가를 받기 시작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난달 만 트럭은 수입대형 트럭시장에서 볼보(102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스카니아(44대)와 이베코(35대), 벤츠(21대)가 뒤를 이었다. 기존 엔진을 개조, 친환경성을 높이는 업체도 약진 중이다. 친환경 엔진개조를 하는 이룸은 지난달 말 국내 최초로 저공해(CNG/LPG) 엔진을 사용한 29인승용 풀 하이브리드 버스를 개발했다. 이 버스는 기존 버스에 비해 25~30%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이룸측은 설명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공기업] “철도 육성 특별법 제정 추진”

    [공기업] “철도 육성 특별법 제정 추진”

    국가성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레일이 지난 15일 공공부문 최초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인 ‘ECO RAIL 2015’를 발표하며 교통부문 녹색혁명의 포문을 열었다. 코레일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친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은 19일 “에너지 다소비 구조인 국내 교통체계를 감안할 때 철도를 중심으로 한 교통체계 전환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필요하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 위원장은 “고유가시대와 더불어 철도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저탄소 녹색성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현재 각각 70%와 15%인 도로와 철도의 수송분담률을 반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나라 철도는 최악의 상태다. 그동안 (정부가 철도)투자를 안 한 것은 일반 국민에게 최소한의 복지를 베풀지 않고 고통을 준 것”이라며 “최고 정책 책임자의 결단과 정책적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1960년대 3022㎞이던 철도 영업거리가 2004년 3371㎞로 1.1배 증가한데 비해 고속도로는 313㎞에서 2932㎞로 9.3배 증가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위원장은 “유럽 선진국은 철도 분담률이 80%를 넘고 있으며 앞으로 도로 비중이 더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선진국과 비슷하게 되려면 엄청난 자본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철도투자에 대한 인식전환을 강조했다. 단순 건설이 아니라 환경과 복지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요체다. 그는 “철도와 해운 등 대량수송체계의 적극적인 활용 및 철도와 자동차간 연계, 철도역에서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갈아탈 수 있는 ‘복합교통역사’ 등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녹색성장의 ‘총아’인 철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국회 차원에서 가칭 ‘철도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국회 및 국토해양부 차원에서는 파급효과가 크고 첨단기술을 보유한 고부가가치 산업인 철도를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나아가 철도가 남북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남북을 연결해 북에서 그 흙을 디디는 순간 내 땅, 내 조국, 대한민국이라는 정신을 느끼고 발견해낼 것”이라며 “백두대간을 따라 한반도 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연결되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창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유럽대륙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 국제철도수송기반 구축에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특징 중 하나인 통폐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 관련,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통합에 대해서는 역할과 기능의 차이를 들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기 시행착오나 부처 이기주의가 야기될 수 있지만 조정을 통해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유라시아 철도 연결은 우리가 세계 속의 일원으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철도는 사색의 창으로, 철도가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美교육 분야 불황 직격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금융위기에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정부와 지방정부들이 허리끈을 바짝 졸라맸다. 주·지방정부의 예산삭감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는 교육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전역에서 공공 교육시스템이 가장 잘된 곳으로 평가되는 버지니아주 패어팩스 카운티는 취학전 특수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 교육 프로그램과 학생들의 건강관련 예산지원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또 대학내 경찰 인력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프린스조지 카운티 당국은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10% 예산삭감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밖에 메릴랜드주의 몽고메리 카운티도 경기침체로 교육예산이 줄어들면서 당초 예정됐던 교사들의 임금 인상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지방정부들은 재산세와 부동산거래세 등의 일부를 교육예산으로 배정하고 있는데, 경기 침체로 부동산거래가 급감하면서 교육예산이 대폭 줄어들었다. 일부 카운티는 외국어교육을 확대하려던 계획을 미루고, 새 학교 청사 건설 계획도 취소하는 등 교육분야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앞서 경기침체에 고유가로 상당수 학교들에서는 디젤유를 사용하는 스쿨버스의 노선을 줄이거나 조정했다. 지난 여름에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여름학기 교육프로그램을 대폭 줄였다. 미국의 일반 가정들에서는 자녀들의 대학 학비를 마련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대학 당국을 통해 등록금 대출을 문의하는 전화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대학들은 재원이 한정돼 있어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에다 신용경색까지 겹쳐 부모들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mkim@seoul.co.kr
  • 지자체 해외 출장 속속 중단

    지자체 해외 출장 속속 중단

    가파른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 등 각급 기관이 해외출장이나 연수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17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최근부터 올 말까지 계획 중인 직원의 해외 파견이나 연수 등을 미루거나 계획자체를 취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월 2일부터 1주간 이탈리아 밀라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일랜드 더블린 등 3개 도시를 방문하려던 해외출장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오 시장은 밀라노에서 세계디자인올림픽(WDC) 2012년 서울개최 휘장을 인수하고, 외국투자 유치 행사를 할 예정이었다. 광주시는 지난 15일~오는 25일 9박 10일 일정으로 예정된 ‘국외공무원 노사관계연수’에 시 직장협의회 관계자를 파견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중단했다. 이번 일정은 당초 네덜란드·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유럽 선진지역을 둘러보는 코스로 잡혀 있었다. 시는 또 다음달 2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러시아·헝가리 등 동유럽지역에 관계 공무원을 파견, 국가재난관리선진제도를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했다. 시 관계자는 “환율 급등으로 불요불급한 해외여행을 제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도 가급적 해외연수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최근 연기된 일정은 사실상 취소된 상태”라고 말했다. ●전남, 경기 호전 뒤로 미뤄 전남도도 최근 공무원의 각종 공무수행을 위한 국외출장 또는 여행을 국내경기가 호전되는 시기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실시해 온 ‘국외 선진지 비교연수 팀훈련’이 전면 취소됐고, 단순 비교연수·견학과 같은 일반 국외연수도 중단했다. 목포시의회는 최근 상임위원장단 회의를 열고 6박8일의 일정으로 계획된 의원 국외연수 일정을 취소했다. 시 의회는 해외 연수 대신 국내 연수와 토론회 등을 갖기로 계획을 바꿨다. 광주 동구도 올 말 예정된 모범공무원 해외연수 계획을 중단했다. 모범 공무원 70여명을 대상으로 계획된 해외연수 일정은 환율이 폭등하면서 잠정 중단됐었고, 최근 일정 자체를 모두 취소했다. 대구시도 최근 노사관계 담당자의 서유럽 출장을 중단했다. 또 연말까지 계획된 30여건의 자료수집 및 선진지역 벤치마킹을 위한 해외출장을 전면 수정하거나 연기하기로 했다. 대구 서구도 2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예정된 우수 공무원 7명의 중국견학을 무기 연기했다. ●불가피할 땐 환율 상승분 본인 부담 경북도는 올 연말까지 예정됐던 65건의 공무원 외국출장을 전면 보류했다. 취소가 불가능한 경우 1달러에 1100원의 환율을 적용해 여비를 제공하고 초과금액은 당사자가 부담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경북 안동시는 23~26일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건강도시 연맹총회’에 참석하려던 인원을 당초 6명에서 2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건강도시와 관련한 벤치마킹을 위해 이달 중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공무원을 보내려던 계획도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고,24~26일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유산도시 아시아·유럽총회’ 참석인원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경북 포항시는 일본 후쿠오카 현지에 아파트를 임대하고 시청 버스를 이용해 연수대상자들은 부산으로 실어나르는 등의 방법으로 공무원 1명의 4박5일 일본 연수비용을 29만원선까지 끌어내렸다. ●사천시의회, 연수 예산 영세민 지원 이 밖에 구미시는 5급 이상 공무원들의 해외출장이나 연수를 될 수 있는 대로 억제하기로 방침을 세웠고, 문경시도 외국출장·연수 관련 지원범위를 축소하거나 인원을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사천시의회 역시 다음달 11~20일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 등 3개국을 방문하려던 해외연수계획을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취소하고 연수예산은 모두 지역의 어려운 계층 지원사업에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현철 시의회 의장은 “환율 폭등과 고유가,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국민들이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마당에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생각에서 취소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알카에다, 금융위기에도 꿋꿋

    알 카에다를 비롯한 이슬람 테러조직들은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끄떡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석유와 마약 판매자금을 두둑히 비축해 왔기 때문이다. 또 테러조직은 은행에 가지 않는다. 손에서 손으로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하왈라스’(hawalas) 방식을 고집해 왔다. 그래서 세계 금융 위기 속에서도 태연하다는 것이다. 고유가도 하나의 원인이다. 미국 재무부 테러분석 담당관 매튜 레비트는 16일(현지시간) “중동지역 산유국들은 사상 유례없는 고유가로 ‘돈 풍년’을 만끽하고 있다.”면서 “오일머니가 늘어나면 테러단체는 합법적, 불법적 활동 자금에도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200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마약 수확량이 20배 이상 증가한 것도 테러조직이 지갑을 두둑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공기업 선진화 앞장서겠다”

    “공기업 선진화 앞장서겠다”

    “개인의 기쁨보다 책임감이 앞섭니다. 그간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공사를 생산성이 높고 효율적인 공기업으로 우뚝 세우겠습니다.” 3년 임기를 마치고 16일 광주도시철도공사 사장으로 연임된 오행원(61)사장은 “공기업의 선진화 방안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만큼 안팎의 요구에 부응하는 강도 높은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살려 광주지하철이 시민의 사랑을 받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사장은 “하루 40여대의 승용차가 늘어나면서 출퇴근길 도심 교통문제와 고유가·고환율시대의 교통수단의 대안은 지하철일 수밖에 없다.”며 “지하철 2호선 건설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기존 도시철도의 서비스 향상과 이미지 개선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적자 해소 방안에 대해 “현행 지하철 요금은 수송원가의 4분의1 수준인 1000원에 불과하다.”며 “서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단계적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며, 최소 인원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영 효율화를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1호선 연장과 2호선의 조기 건설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만성적자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지하철을 또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꾸리기 위해 역사마다 각종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음악회를 여는 등 시민에 다가가는 행정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두바퀴 천국’ 강남구 부푼 꿈

    ‘두바퀴 천국’ 강남구 부푼 꿈

    강남구가 자동차 위주의 도시가 아닌 자전거로 사람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생활공간으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강남구는 지역내 250여곳을 연결하는 방식의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하고 다음주부터 민간사업자를 공개모집한다고 16일 밝혔다. 프랑스 파리나 리옹, 오스트리아 빈 등 서유럽의 주요 도시처럼 쾌적한 도시환경을 가꾸기 위해 자전거 교통을 일반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고유가와 대기오염 등에 따라 친환경 교통수단 및 건강증진 수단으로 자전거 이용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도 반영된 것이다. 단거리 교통수요 흡수, 에너지 절약 및 환경보전 등에 큰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에 도입될 시스템은 총 250여개의 거점에 고급자전거 3000여대를 운영하는 것으로 아파트 단지, 주거지역, 지하철역, 학교, 대형쇼핑센터, 주요 간선도로 주변 등에 골고루 설치돼 누구나 손쉽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30분 무료운행 후 초과시간은 약간의 이용료를 받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강남구는 삼성로와 개포동길에 차선축소를 통한 2.5km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연내에 착공할 계획이다. 또 주요간선 도로14개소 88.1km에는 자전거 자동차 겸용도로를 설치하기로 하고 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자전거무인대여시스템을 운영할 민간사업자는 다음달 중 선정되며, 계약과 동시에 시스템 설치공사를 시행해 내년 5월 중에는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강남구 관계자는 “민간전문업체가 운영하는 자전거무인대여시스템이 도입되고 전 지역에 자전거 전용도로와 겸용도로가 완공되면 강남구는 프랑스의 파리나 리옹과 같은 자전거 천국도시로 거듭 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Best Ceo 열전](9) 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

    [Best Ceo 열전](9) 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

    “긍지와 보람을 갖고 열심히 일하다보면 꿈은 이뤄집니다.” 5년째 글로벌 항공사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이종희(66) 대한항공 총괄사장. 그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강조한다. 글로벌 항공사 총괄사장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도 꿈과 희망을 쫓는 집념이었다고 한다. ●조종사 꿈꾸다 항공사 최고경영자로 비행기를 구경하기도 어려운 시절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꿈 많은 소년이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뒷산에 누워 날아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면서 조종사의 꿈을 키우곤 했다. 비록 조종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조종사가 누릴 수 있는 그 이상의 꿈을 이뤘다. 이 사장의 비행기 사랑은 군입대와 함께 실현된다. 비행기와 가까이하고 싶어 공군을 지원해 정비사로 비행기와 생활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잡을 때도 망설이지 않고 대한항공을 택했다. 이 사장은 대한항공 공채1기다. 이 사장의 직장생활은 한 편의 성공신화다. 직장생활은 군 경력을 인정받아 정비사로 출발했다. 그의 실력은 제트비행기를 도입하면서 빛난다. 이 사장은 13일 기자와 만나 “온통 영어로 된 부품과 정비 매뉴얼을 제대로 이해하는 전문가가 없어 밤을 새워가며 매뉴얼을 번역하느라 정작 정비 현장에는 자주 나가지도 못했다.”고 회고했다. 영어 실력과 집념을 인정한 회사는 그에게 새로운 임무를 준다. 그를 자재와 기획 쪽에 배치한 것이다. 부품과 새로운 기종 도입, 자금조달 업무를 주었다. 이 사장은 “새 비행기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비행기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해 인수할 사람이 없었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회사는 1988년 그에게 로스앤젤레스 여객지점장을 맡기면서 미국인 탑승률을 20%로 끌어올리라는 미션을 준다. 당시 서울로 돌아오는 대한항공에 미국인 탑승률은 10%도 안됐다. 이 사장은 “말이 국제항공사였지 한국인 전용항공사라고 할 정도로 초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업과 여행사를 불이 나게 쫓아다니면서 새 밭을 일군 결과 미국인 탑승률 20%를 채우면서 영업맨으로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993년 이집트 카이로 노선을 개설할 때다. 대부분의 회사 관계자들은 “취항거리도 멀고 비즈니스 수요도 뒷받침되지 않다.”며 모두가 부정적이었을 때 그는 밀어붙였다. 교회를 돌아다니며 성지순례 영업을 하는 등 적극적인 판매 활동을 벌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은 항공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신화는 계속됐다.2000년 여객영업본부장에 오른 이후에는 신공항건설 운영위원장, 월드컵태스크포스(TF) 본부장, 서비스혁신 추진위원장 등을 맡았다. 동시에 조양호 회장이 주도한 국제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 창설에 실무 책임자로 참여한 뒤 사내 스카이팀 운영위원장도 맡았다. 조 회장과 함께 대한항공의 글로벌 항공사 성장 과정의 산증인으로 꼽힌다. 이 대목에서 조 회장에 관해 물었다. 이 사장은 “(조 회장님은)결단력이 대단하고 항공산업의 앞날을 꿰뚫고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조 회장의 미래 비전과 이 사장의 추진력이 결합됐기에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이 사장도 “스카이팀 출범을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비로소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항공사로 태어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제휴사간 선의의 경쟁으로 서비스 수준이 올라갔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제휴사가 팔아주는 수입이 연간 3억달러에 이른다. 물론 대한항공도 노선이 닿지 않는 곳에는 제휴사 항공편을 연결해준다. 이 사장은 늘 새로운 변화를 주문하고 직원들을 교육시킨다. 그는 “세계 주요 항공사 CEO들이 ‘대한항공의 변신을 보라.´고 칭찬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한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멈추면 도전받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 금방 추월당한다.”며 새로운 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정시성·화물서비스 8년 연속 최고등급 대한항공의 정시성(定時性), 승무원 서비스, 화물 서비스 등은 8년 연속 세계 최고 수준이다. 스카이팀 합류를 원하는 항공사는 아예 대한항공에 객실 서비스 교육을 의뢰할 정도다. 하지만 이 사장은 직원들을 강하게 내몰고 있다. 경쟁력을 기르라는 취지에서다. 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차별화밖에 없다는 신념에서다. 영어를 못하면 부장급 이상은 승진이 안 된다. 고객 불만이 나오면 누구를 막론하고 1주일간 ‘지옥훈련’으로 통하는 재교육을 시킨다. 시련도 많았다. 외환위기를 비롯해 최근의 고유가, 고환율은 항공사에는 치명타다. 뼈를 깎는 아픔을 견디면서도 새로운 투자는 게을리 하지 않는다. 현재 기종보다 기름을 30% 줄일 수 있는 B787,A380기 등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는 “항공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이라며 “자원과 금융 인프라에서 국제 경쟁력이 부족한 마당에 서비스산업조차 지면 우리가 설 수 있는 땅이 없다.”고 강조한다. 글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Local] 컨 차량 통행료 면제기간 연장

    부산시는 13일 컨테이너 차량의 통행료를 면제해주던 시내 4개 유료도로 가운데 동서고가로와 광안대로 2곳은 면제 기간을 1년 연장하고 수정·백양터널 2곳에 대해서는 내년부터 통행료를 받기로 했다. 최근 고유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운송업체와 운전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시는 최근 유료도로 통행료 징수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동서고가로와 광안대로는 시 직영이지만 수정·백양터널은 민간자본 도로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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